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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가 기정사실화되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사이에선 “돌아갈 이유가 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의료계에선 전공의 공백이 이어질 경우 내년 전문의 배출이 끊기고 군의관, 공중보건의 수급에도 연쇄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법원 결정 직후 전공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 “이대로 돌아갈 순 없다”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그동안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 및 원점 재검토 등을 복귀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각 결정에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경제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소수의 전공의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이달 20일까지 수련 병원에 복귀하지 않는 경우 순차적으로 수련 공백 기간이 3개월을 넘으며 규정에 따라 전문의 취득 시기가 1년 미뤄지게 된다. 이는 내년 전문의 배출 중단으로 이어지고, 공보의 및 군의관 수급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는 이날 “법원 결정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대생 집단 유급이 발생할 경우 내년 의대 1학년생은 신입생 4500여 명과 올해 유급생 3000여 명 등 총 7500여 명과 함께 향후 6년 동안 예과 및 본과 수업을 들어야 한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항고심 결정을 앞두고 증원 규모 결정 과정에 대한 정부와 의사단체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올 2월 6일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간호대 정원 1000명 확대도 결정됐다. 그런데 왜 간호대에선 증원 후폭풍이 없었을까. 정부는 2월 8일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대한간호협회, 대한병원협회, 그리고 환자 및 소비자 단체가 참여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산하 간호인력 전문위원회에서 세 차례 논의를 거쳐 증원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보정심 산하에 전문위를 운영한 건 의대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의사인력 전문위가 9차례 열렸고, 이와 별도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양자 협의도 28차례 이뤄졌다. 정부와 전문가, 의사단체가 37차례 만났지만 증원을 해야 하는지조차 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선 의사단체와 간호사단체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의사인력 전문위와 간호인력 전문위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각각 5명씩 참여한다. 하지만 간호사의 경우 의견 일치가 쉽게 이뤄지는 반면 의사는 병원장, 의대 교수, 개원의, 전공의 등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채 1년 넘게 시간만 지났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전문위와 의협 협의를 모두 건너뛰고 2월 6일 보정심 회의에서 증원을 결정했다. 그렇다고 정부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간호대 증원 발표 수개월 전부터 전문위 회의에서 ‘1000명’이란 숫자를 제시하고 관계자 의견 수렴 및 토론을 거쳤다. 한 전문위 참석자는 “여러 안을 두고 논의하던 중 복지부가 1000명 증원을 들고나왔다. 위원들이 논의 끝에 찬성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반면 복지부는 의사단체와의 협의에선 증원 규모를 한 번도 제시하지 않다가 보정심 회의에서 갑자기 ‘2000명’을 언급했고 한 시간 만에 회의를 끝내고 확정 발표했다. 정부가 먼저 의대 증원 규모의 범위라도 제시했다면, 그리고 의사들이 이를 바탕으로 통일된 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의료공백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의료공백 100일을 앞두고 새삼 아쉬운 대목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여부를 판가름할 법원 결정이 16, 17일 중 나올 예정인 가운데 의사단체와 정부가 각자 일본 사례를 거론하며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의사단체는 일본이 17년 동안 점진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렸다며 급격한 증원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반면, 정부는 의사들의 반대로 27년 동안 정원을 못 늘렸다며 ‘2000명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서울고등법원에 탄원서 등과 함께 일본 의사수급분과회 회의록과 일본 의사 증원 결정 과정 자료 등을 번역해 제출했다. 의사단체는 일본의 경우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려 17년 동안 총 1778명을 증원했다고 강조한다. 정진행 전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까지 필요 의사 수를 추산해 7명, 13명, 14명 등 소수의 점진적 증감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또 일본은 회의록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13일 정부 제출 자료 검증 발표에서 “정부와 달리 일본의 경우 모든 회의 자료와 논의 결과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공개된다”고 했다. 정부는 의사단체가 아전인수 격으로 일본 사례를 해석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일본은 2006년 임산부 이송 중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의사회도 의사 부족에 공감했고 갈등 없이 증원이 이행됐다”고 밝혔다. 또 “의사들의 반대로 27년간 증원을 못 했기 때문에 2000명 증원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복지부는 회의록 공개에대해 “회의 내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며 일본처럼 실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건 인신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5일 총회를 연 후 “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진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각하·기각될 경우 근무시간을 추가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식품 규제 정보를 공유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국 식품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3,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식품 규제기관장 협의체인 아프라스(APFRAS) 회의를 열고 전략적 협력을 다짐하는 ‘아프라스 서울 2024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14일 밝혔다.● 아태 지역 식품 규제기관 협력 강화 아프라스는 지난해 5월 식약처 주도로 출범한 협의체로 한국이 초대 의장국이다. ‘식품 안전 혁신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열린 올해 회의에는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칠레 등 11개국과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3곳이 참가했다. 규제기관장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식품 규제환경을 분석하고 새로운 식품 안전 이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식품 규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최신 식품안전기준과 규제 현황을 공유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를 통해 수출입 상대국의 규제 정책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선 세포 배양 식품 등 신기술 적용 식품의 안전관리 기준과 안전관리에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또 온라인 판매식품의 안전 관리, 항생제 내성 저감화 등 글로벌 식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여러 과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한국의 주요 식품 수출국인 중국, 인도네시아, 뉴질랜드와도 양자 회의를 열고 국내 제품이 수출될 때 규제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중국에는 건강기능식품 수출 시 등록 절차를 개선해 줄 것을, 인도네시아에는 라면 수출 시 검사 성적서 제출 의무 폐지를 요청했다. 한국 식품 업계와 베트남, 태국, 필리핀 규제 당국이 만나 수출 절차 등을 문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서울광장서 ‘식품안전의 날’ 행사 식약처는 아프라스 회의와 함께 14일 ‘식품안전의 날’을 맞아 서울광장 등에서 기념 행사와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기념행사의 주제는 ‘함께하는 식품 안전, 건강한 대한민국’이었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23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식약처는 향후 정책 추진 방향 등을 설명하고 식품안전정책의 개발과 전략 수립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했다. 식품안전 및 위생 연구 분야에서 성과를 낸 하상도 중앙대 교수가 훈장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식품안전관리를 선도한 이경훤 롯데중앙연구소장과 건강기능식품 업계 발전에 기여한 허석현 사단법인 건강기능식품협회 이사가 포장을 받았다. 또 13일 서울광장에는 △안심패밀리관 △디지털 식품안전 홍보관 △국민안심정책 홍보관 △신기술 적용 식품관 등 4개 관으로 이뤄진 식품안전홍보관이 마련됐다. 디지털 식품안전 홍보관에선 스마트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식품의 정보와 조리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푸드 Q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식품 안전관리 정책을 소개했다. 신기술 적용 식품관에선 세포배양식품, 조리 로봇, 식물성·기능성 원료 등을 활용한 식품을 안내했다. 국민안심정책 홍보관에선 해외 직구 올바로 알기, 수입 식품 안전관리, 나트륨·설탕 저감 쿠킹 클래스 등도 열렸다. 국내외 식품 규제과학 전문가와 함께하는 ‘식품안전의 날 기념 규제과학 심포지엄’도 열렸다. 심포지엄에선 코리나 호크스 CODEX 사무총장, 모에즈 사나 WHO 식품영양규격 및 과학자문팀장 등이 연사로 나서 식품 위해 평가에 대해 소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여부를 판가름할 법원 결정이 16, 17일 중 나올 예정인 가운데 의사단체와 정부가 각자 일본 사례를 거론하며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의사단체는 일본이 17년 동안 점진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렸다며 급격한 증원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반면, 정부는 의사들 반대로 27년 동안 정원을 못 늘렸다며 ‘2000명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서울고등법원에 탄원서 등과 함께 일본 의사수급분과회 회의록과 일본 의사 증원 결정 과정 자료 등을 번역해 제출했다.의사단체는 일본의 경우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려 17년 동안 총 1778명을 증원했다고 강조한다. 정진행 전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까지 필요 의사 수를 추산해 7명, 13명, 14명 등 소수의 점진적 증감을 계획했다”고 밝혔다.의사들은 또 일본의 경우 회의록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13일 정부 제출 자료 검증 발표에서 “정부는 2000명 증원을 결정한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았는데 일본의 경우 모든 회의 자료와 논의 결과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공개된다”고 했다.정부는 의사단체가 아전인수 격으로 일본 사례를 해석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자료를 내고 “일본은 2006년 임산부 이송 중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의사회도 의사 부족에 공감했고 갈등 없이 증원이 이행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경우 의사들 반대로 27년간 증원을 못 했기 때문에 2000명 증원이 불가피했다”고 했다.복지부는 또 회의록 공개 여부에 대해선 “회의 내용 등을 투명하고 충실하게 공개해 왔다”며 일본처럼 실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건 의사 사회에서 인신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5일 총회를 연 후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진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각하·기각될 경우 근무시간을 추가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스승의 날을 앞두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50대 교감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영주 전북 무주고 교감(57)이 11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4명에게 기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교감은 또 피부, 뼈, 연골 등 신체 조직도 100여 명에게 기증했다. 35년 동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던 이 교감은 올해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7일 승진 연수를 받으러 짐을 챙기던 중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이 교감이 “세상을 떠날 때 장기를 기증해 다른 사람을 살리고 싶다” “장기 기증을 못 한다면 시신이라도 기증해 의학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걸 기억하고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무주고는 이 교감의 장례가 시작된 11일 온라인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동료 교사와 학생들은 저마다 추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한 제자는 “찾아갈 때마다 매번 밥을 사주시던 선생님, 이번 스승의 날에는 제가 대접하고 싶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무주고 강당에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는데 영결식 때는 제자들이 학교 강당을 메운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 이 교감의 별명은 ‘세인트(성인) 리’로 통했다고 한다. 20년 넘게 어려운 이웃에게 후원을 했고, 생활이 어렵거나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 하는 학생들에게 마음을 많이 쓰던 성품 때문이었다. 아들 겨레 씨는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아버지를 기억하고 본받겠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고려대 의대가 베트남, 라오스 등 개발도상국 9곳의 보건의료 인력 양성에 나선다. 고려대 의대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주관하는 ‘2024년도 이종욱 펠로십 프로그램 학위과정 통합’ 위탁운영 사업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엔 산하 국제기구 수장을 지낸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1945∼2006)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행 중인 보건의료 인력 연수 사업이다. 이에 따라 고려대는 향후 4년 동안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우간다의 보건의료인 55명을 초청해 △기초의학 △의학교육학 △간호학 분야에서 석사 학위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과정은 대상국 의료 상황에 맞게 학위 취득부터 현업 적용까지 맞춤형으로 진행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운영했던 회의체 4개 중 2개의 회의록을 포함해 관련 자료를 10일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달 30일 법원이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심문에서 “2000명 증원 결정 및 배정 과정에 대한 자료를 10일까지 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내년도 입시 일정 등을 감안해 13∼17일 중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0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법에 따라 속기록이나 회의록이 있으면 제출하고, 그렇지 않은 회의에 대해선 갖고 있는 모든 자료를 다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논의한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전문위),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다. 정부는 이 중 보정심과 전문위에 대해선 회의록을 제출했으나 나머지 두 회의체에 대해선 보도자료 및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 등을 제출했다. 이에 맞서 대한의사협회도 의사, 의대생, 학부모 등 4만2206명의 탄원서와 일본 의사수급분과회 회의록 등 참고 자료 3건을 법원에 제출했다. 제출 자료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박 차관은 “재판 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등의 소송을 맡은 이병철 변호사도 “정부가 제출한 자료 내용은 당분간 공개하지 않고 반박 서면을 제출한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정부는 10일 법원에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및 그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전문위)의 회의록, 의대정원배정위원회(배정위) 회의 주요 내용 요약,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 보도자료 등을 제출했다. ‘2000명 증원’에 참고한 보고서 3개와 지난해 11월 의대 현장 실사 자료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 제출 자료를 받는 대로 2000명 증원 및 배정 과정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밝히며 여론전을 펼 방침이다.● 정부, KDI 등 보고서 3건도 제출 10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법원에서 요청한 자료 목록을 다 제출할 것”이라며 “요청받지 않은 것 중에도 설명을 위해서 필요로 하는 자료들은 충실하게 가능한 한 많은 자료들을 담아서 제출하겠다”고 했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정부에 “2000명 증원 결정 및 배정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공공기록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회의록 작성이 의무인 보정심과 전문위는 회의록을 제출했다. 현안협의체는 의정 합의에 따라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 보도자료와 합동 브리핑 내용 등을 제출했다. 정부는 배정위도 회의록 대신 회의 주요 내용 요약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박 차관은 의사단체에서 공개를 요구하는 배정위 명단에 대해 “(불이익을 막기 위해) 제출 자료에 실명을 익명 처리하되 어떤 직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표기하겠다”며 “의대 교수인지, 어디 소속 공무원인지 등을 알 수 있도록 표기하는 수준으로 정리해 (10일 중) 제출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00명 증원에 참고한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의 연구 보고서 3개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의대를 보유한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하고 이 중 14곳에 대해 현장 실사를 했는데 해당 자료도 학교명을 가린 채 제출했다고 한다.● 의대 교수 “전문가 30∼50명이 정부 자료 검증”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변호인을 통해 정부 제출 자료를 입수하는 대로 전문가 30∼50명을 투입해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의사들은 정부의 2000명 증원및 배정이 밀실에서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탄원서와 함께 일본 의사수급분과회 회의록 번역본, 일본 의사 증원 결정 과정 번역 자료와 의대 증원에 대한 의협 입장문 등을 참고 자료로 제출했다. 의협은 입장문에서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면밀한 검토와 신중을 기해야 할 의대 정원 정책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 왔다”며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이뤄진 행위는 법원이 법률적 판단을 통해 원상회복시킬 의무가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2심 재판의 향방을 가늠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재판 경험이 많은 한 판사는 “재판부가 정부에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만으로 1심과 다른 결론을 염두에 뒀다고 보긴 어렵다”며 “원고 자격 측면에서 의대생 등이 정부 결정으로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을 침해받는지 따져봐야 하고, 원고 자격을 인정하더라도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및 배분 근거가 어느 정도 소명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 강행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증원 주장은) 한마디로 말하면 건물을 짓는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 넣는 걸로도 모자라 수수깡을 넣겠다는 것”이라며 “의대 정원 문제와 필수의료 패키지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서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며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강행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의사단체는 반발하며 “10일 예정된 집단 휴진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국립대 교수들은 “정부는 의대 증원 목표치에 연연하지 말고 정원을 추가 조정하라”는 시국성명을 냈다.● 윤 대통령 “통일된 의견 없는 게 대화 걸림돌” 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번에 해결할 복안이 있다면 정부가 30여 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겠느냐”며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이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국민도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증원 방침 고수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의정 갈등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 부재’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개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병원협회, 대학협의회 등 다양한 의료계 단체가 통일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라며 “1년 넘도록 (의료계와 협의를) 진행해 오는 동안 한 번도 통일된 의견을 받아보지 못했다. (그냥) 계속 미루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1년 넘게 이 문제를 다뤄 왔다”며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증원을 발표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국민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공감을 표시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걸 두고 “갈등 해결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해오던 방향으로 계속 밀고 나가면 문제 해결만 늦어지는 것”이라며 “국회에 대화 공간을 만들고 협의해야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 의사들 “기대도 안 했다. 10일 집단 휴진” 의사단체는 윤 대통령이 기존 증원 방침을 고수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추가 대책도 없고 그냥 (의대 증원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19개 대학, 51개 병원이 속한 전국의대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0일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창민 전의비 회장은 “오늘 발표는 처음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의료계의 통일된 안은 올해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같이 논의해 내년 정원을 합리적으로 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2000명 증원’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2000명이란 숫자는 의대 증원 회의체에선 전혀 거론되지 않던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그동안 가동된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도 2000명 증원은 논의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교협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의대 교수 2997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해 달라”고 했다. 의대뿐만 아니라 모든 단과대 교수가 소속된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는 이날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일부 의사단체의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의대 정원은 의학교육 평가 기관에서 각 대학 인프라를 분석해 추가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진료와 수술이 대폭 줄어든 대형병원의 재정난은 심화되고 있다. 한승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황은 상급종합병원의 존폐가 불투명한 위기 상황이며 환자로 보면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단계”라며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같은 특단의 정부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서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며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강행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의사단체는 반발하며 “10일 예정된 집단 휴진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국립대 교수들은 “정부는 의대 증원 목표치에 연연하지 말고 정원을 추가 조정하라”는 시국성명을 냈다.●윤 대통령 “통일된 의견 없는 게 대화 걸림돌”윤 대통령은 이날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번에 해결할 복안이 있다면 정부가 30여 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겠느냐”며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이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국민도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증원 방침 고수 입장을 밝혔다.윤 대통령은 이날 의정 갈등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 부재’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개원의 권익을 대표하는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병원협회, 대학협의회 등 다양한 의료계 단체들이 통일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라며 “1년 넘도록 (의료계와 협의를) 진행해 오는 동안 한 번도 통일된 의견을 받아보지 못했다. (그냥) 계속 미루자는 것”이라고 했다.또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1년 넘게 이 문제를 다뤄 왔다”며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증원을 발표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국민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공감을 표시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걸 두고 “갈등 해결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해오던 방향으로 계속 밀고나가면 문제 해결만 늦어지는 것”이라며 “국회에 대화 공간을 만들고 협의해야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의사들 “기대도 안 했다. 10일 집단 휴진”의사단체는 윤 대통령이 기존 증원 방침을 고수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추가 대책도 없고 그냥 (의대 증원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실망감을 표했다.19개 대학, 51개 병원이 속한 전국의대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0일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창민 전의비 회장은 “오늘 발표는 처음부터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의료계의 통일된 안은 올해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같이 논의해 내년 정원을 합리적으로 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의사들은 ‘2000명 증원’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2000명이란 숫자는 의대 증원 회의체에선 전혀 거론되지 않던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그동안 가동된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도 2000명 증원은 논의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교협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의대 교수 2997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제출하며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해 달라”고 했다.의대뿐 아니라 모든 단과대 교수가 소속된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는 이날 시국 선언을 발표하고 “일부 의사단체의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의대 정원은 의학교육 평가 기관에서 각 대학 인프라를 분석해 추가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의료공백 장기화로 진료와 수술이 대폭 줄어든 대형병원의 재정난은 심화되고 있다. 한승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황은 상급종합병원의 존폐가 불투명한 위기 상황이며 환자로 보면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단계”라며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같은 특단의 정부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현재 같은 ‘심각’ 단계인 경우 해외 의사면허 자격을 가진 사람도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이 장기화하자 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놓은 대책인데 의사단체는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8일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20일까지 입법 예고되는 개정안에는 보건의료 위기 경보 심각 단계에선 해외 의료인 면허 소지자도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면 국내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는 전공의 이탈 직후인 2월 23일 보건의료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상 상황인 만큼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지도·감독하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해외 의사에게 국내 의사면허를 주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국내 학생 중 성적이 최상위권이 아닌 경우 헝가리 등의 의대에 진학해 의사면허를 따더라도 국내로 돌아와 다시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진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해외 의사면허를 보유한 채 곧바로 진료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사단체는 반발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기를 내 환자를 치료하겠다던 복지부가) 전세기는 어디 두고 후진국 의사를 수입해 오느냐”고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4일 ‘식품안전의 날’을 맞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등에서 기념 행사와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열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3번째 ‘식품안전의 날’을 맞아 13∼14일 기념식 행사와 규제과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식품안전의 날은 2002년 식품안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식품안전관리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5월은 일교차가 커 식품 안전에 대한 주의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라며 “가정과 일터에서 식품 안전 습관을 실천하도록 매년 5월 14일을 식품안전의 날로 정하고 7∼21일은 식품안전주간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는 식품안전 홍보관이 설치된다. 홍보관은 △안심패밀리관 △디지털 식품안전홍보관 △국민안심 정책홍보관 △신기술 적용식품관 등 4개 관으로 구성된다. 안심패밀리관에선 지킬박사, 미어로, 나슈로 등 홍보캐릭터가 시민들을 맞이하며, 디지털 식품안전홍보관에선 스마트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푸드큐알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선진 식품안전관리 정책을 소개한다. 국민안심 정책홍보관에선 식중독 예방, 수산물 안전관리, 나트륨 저감화 등 식품안전 주요 정책을 살펴볼 수 있다. 신기술 적용식품관에선 세포배양식품 전시와 국내외 식품 기업 시식 행사가 마련된다. 홍보관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스탬프 랠리와 행운 룰렛 등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홍보관에서 5개 이상 부스를 방문해 스탬프 도장을 받으면 기념품을 주는 방식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보관을 방문한 인증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팝콘과 커피 등 간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식약처 주도로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식품 규제기관장 협의체인 아프라스(APFRAS) 회의도 13,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다. 아프라스는 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중국 등 7개국과 세계보건기구(WHO)·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등 2개 국제기구가 참여해 시작됐다.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칠레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합류한다. 이번 아프라스 회의는 ‘식품 안전 혁신을 위한 새로운 여정’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아프라스 참가국에 국내 식품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비즈니스 미팅도 예정돼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식품 규제기관장들과 직접 소통하고 해외 네트워크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의 수출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등 식품 수출의 규제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식품 분야 규제과학 전문가와 함께하는 ‘식품안전의 날 기념 규제과학 심포지엄’도 14일 열린다. 소비자단체 토크콘서트, 글로벌 해썹 발전 세미나도 함께 열려 안전한 식품의약품 환경 조성을 위한 시민사회 단체와 학계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현재 같은 ‘심각’ 단계인 경우 해외 의사면허 자격을 가진 사람도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이 장기화 되자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놓은 대책인데 의사단체는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보건복지부는 8일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20일까지 입법예고되는 개정안에는 해외 의료인 면허 소지자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업무에 ‘보건의료 위기 경보 심각인 경우 환자 건강을 위해 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의료 지원 업무’를 추가했다. 지금은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교환교수, 교육연구사업, 의료봉사 등의 경우에 한해 진료를 할 수 있다.복지부는 전공의 이탈 직후인 2월 23일 보건의료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상 상황인 만큼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지도·감독 하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해외 의사에게 국내 의사면허를 주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국내 학생 중 성적이 최상위권이 아닌 경우 헝가리 등의 의대에 진학해 의사면허를 딴 후 국내로 돌아와 다시 의사 면허를 취득해야 진료를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우회 루트’가 인기를 끌면서 헝가리 일부 의대의 경우 재학생 20%가 한국인일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해외 면허를 보유한 채 곧바로 진료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의사단체는 반발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기를 내 환자를 치료하겠다던 복지부가) 전세기는 어디 두고 후진국 의사를 수입해 오느냐”고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의 내는 돈(보험료율)과 받는 돈(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연금개혁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7일 결국 불발됐다. 국회가 21개월 전인 2022년 7월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구성에 합의하고 지금까지 12번의 전체 회의만 열다가 연금개혁 과업을 22대 국회로 미루게 된 것이다.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가 반드시 돼야 한다, 국민의힘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여기에서 의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연금특위는 사실상 21대 활동을 종료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논의를 토대로 22대 (국회) 때 여야 간 의견 접근을 봐서 조속한 연금개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금특위는 논란이 됐던 5박 7일 유럽 출장 계획도 취소했다. 여야는 “허심탄회하게 합의안을 도출해 보겠다”며 8일부터 영국, 스웨덴 등을 방문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연금특위 활동기한을 얼마 남기지 않고서 해외에서 합의를 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 안 되던 합의가 외국에선 되냐”는 비판이 일었다. 주 위원장은 “좁혀진 안으로 무조건 결론을 내보자는 이야기가 있어 출장을 추진했지만 (출장을 가기 전) 미리 확인해 본 결과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고, 서로 자기주장만 하고 결론을 못 내면 출장 동기까지 오해받을 수 있어 출장을 취소했다”고 말했다.2년뒤 지방선거, 3년뒤 대선… “연금개혁 계속 헛돌 우려” 연금개혁 22대 국회로KDI “연금개혁 1년 지체 때마다국민 추가부담 수십조원 이를것” 국회가 연금개혁안을 22대 국회로 넘기면서 개혁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선 특위 구성부터 다시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조사위에 참여했던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2대로 넘어가면 다시 원점으로 가서 오리무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암담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금개혁이 1년 지체될 때마다 추가 국민 부담액이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22일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조사위는 시민대표단 숙의와 여론조사를 토대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는 안을 국회에 보고했다. 받는 돈이 늘기 때문에 ‘소득보장안’으로 불렸지만, 여당은 재정 수지 악화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반대했던 안이다. 이 안을 놓고 여야는 합의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보험료율에선 입장차를 좁히고도 소득대체율에서는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연금특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본래 민주당이 제시한 소득대체율은 50%였는데 이를 45%까지 좁혀놓고 (여당이) 다시 43%를 얘기하는 것은 처음부터 할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의 제1목적은 지속가능성과 미래세대 부담 축소”라며 여당이 더 낮은 소득대체율을 고수한 이유를 강조했다. 21대 국회 임기 내 여야 합의 불발은 예견돼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는 2022년 7월 연금특위 구성에 합의하고도, 두 차례의 연장을 거쳐 이달까지 불과 12차례의 회의만 여는 등 밀도 있는 논의는 미뤄 왔다. 여기에 총선 기간이 다가오자 여야는 직접 구체적인 모수개혁안을 논의하는 대신 세금을 들여 공론화 조사를 벌였다. 국민들의 생각을 들어보겠다는 취지였지만, 표심에 민감한 문제를 숙의라는 이름으로 비전문가들에게 떠넘겼다는 지적도 있었다. 22대 국회에서도 21대 국회 논의 과정을 원점에서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또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또다시 선거 표심을 의식해 논의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금개혁은 윤석열 정부가 내건 3대 개혁과제 중 하나다. 윤 대통령도 여러 차례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국민연금 운영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개혁 시나리오를 24가지 늘어놔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및 배정 과정에서 운영한 회의체 기록 작성 및 제출 여부를 두고 말이 계속 달라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원이 10일까지 회의록 등 의대 2000명 증원 및 배정과 관련된 근거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마감시한을 사흘 앞두고 정부가 혼란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공공기록물관리법 및 그 시행령에 따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와 그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전문위) 회의록을 작성·보관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의 요청에 따라 회의록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는 전문위 회의록과 관련해 5일 “의결 기구가 아니라 (회의록이) 없을 것”이라며 법적으로 작성 대상도 아니라고 밝혔다. 6일에는 다시 “회의 결과를 정리해 둔 건 있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법적으로 작성 의무가 있는 만큼 작성해 보관하고 있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박 차관은 정부 입장이 계속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 “혼선을 초래하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회의록을 법원에 제출하는 게 정부 입장에서 유리하다면 말이 계속 바뀔 리 없다”며 “의대 증원에 대한 근거가 미비한 것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대 증원과 관련된 각종 회의체에서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위 참석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사 수가 얼마나 부족한지는 논의했지만 몇 명을 늘릴지는 논의한 적 없다”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법원이 정부에 의대 증원 2000명이 어떻게 결정되고 배분됐는지 근거 자료와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한 게 지난달 30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마감시한을 사흘 남긴 7일까지도 어떤 자료가 있고, 이 중 어떤 자료를 제출할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며 불신을 자초하는 모습이다.정부가 의대 증원 및 배정과 관련해 운영한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전문위), 정원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4개다.보건복지부는 이 중 전문위 회의록을 두고 5일 “의결 기구가 아니라 없을 것”이라고 했다가 “회의 결과를 정리해 둔 건 있다. 제출 여부는 밝힐 수 없다”(6일), “작성·보관 중인 회의록을 법원에 제출하겠다”(7일) 등으로 계속 말을 바꿨다. 교육부 역시 배정위 회의록에 대해 “회의록이 있다”(4일)고 했다가 “회의록 존재 및 제출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5일), “회의 내용을 정리한 건 있다”(6일) 등으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공공기록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차관급 이상이 참석하는 회의 △법에 따라 구성된 위원회·심의회 등이 운영하는 회의 △국장급 공무원 3명 이상이 참여하는 회의 △회의록 작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주요 회의의 경우 회의록을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정부는 보정심과 전문위의 경우 법적으로 회의록 작성 대상이지만 의료현안협의체와 배정위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의료현안협의체의 경우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녹취와 속기록 작성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모두발언만 공개하고 회의 후 보도·참고자료 배포 및 합동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나머지 두 회의도 주요 회의인 만큼 회의록을 작성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의사 증원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고, 법원이 아니더라도 향후 누군가 의사결정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의사단체에선 정부가 입장을 계속 바꾸는 걸 두고 뒤늦게 없던 회의록을 새로 만들어 법원에 제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정부의 갈지자 행보가 공세의 빌미를 만들어 준 셈이다. 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렸다고 하는데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숨기고 싶은 내용이 있었거나 비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졌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가 의사단체 등과 37차례 의사 증원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증원 협의가 투명하게 진행됐고 의사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졌다면 37차례 회의에 누가 참석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법적 의무를 떠나 학급 회의를 해도 회의록을 남기는 게 일반적 상식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금 되새겨야 할 건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오랜 격언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는 올 2월 6일 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 발표 전까지 의료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전문위)를 운영하며 의대 증원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7일 동아일보가 이들 회의체에 참석한 전문가 등 9명을 취재한 결과 어느 회의체에서도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체 참석자들은 “증원의 필요성은 논의했지만 얼마나 늘릴지는 논의하지 않았다”, “한 번도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적 없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발표 1시간 전 ‘2000명 증원’ 첫 공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총 28차례 의료현안협의체를 열고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증원 등을 논의했다. 의협이 성명서만 읽고 퇴장한 마지막 회의 외에는 양측이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거듭했지만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협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회의에 참여한 의협 관계자는 “정부는 증원의 필요성을 계속 언급했지만 한 번도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의협에만 ‘적정 증원 규모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전문가 등이 참여해 지난해 8∼12월 열린 전문위의 경우 격주에 한 번씩 열렸는데 한 위원이 주제 발표를 하면 다른 위원들이 토의하는 세미나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총 14명이 참여했는데 복지부 공무원 2명과 전문가 12명이 정부가 의대 증원의 근거로 든 ‘2035년 의사 1만 명 부족’ 등 의사 수요 추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전문위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위원들은 증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려야 할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2000명’이란 숫자가 처음 공개된 건 올 2월 6일 오후 2시 보정심 회의에서였다. 보정심 위원들은 “회의장에 들어가서야 2000명 증원이 추진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위원은 “숫자 공개 후 돌아가며 찬반 의견을 내놨는데 일부 전문가는 ‘너무 많다’는 의견을 냈고 시민단체 관계자는 ‘3000명 증원’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의는 1시간가량 이어졌는데 막판에 표결 없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반대 의견 없느냐”고 물었을 때 아무도 손을 안 들자 그대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회의가 종료된 직후인 오후 3시 2000명 증원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 “증원 규모는 정책적 결정”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증원 규모는 부족한 의사 수를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관한 정책 결정”이라며 “여러 의견을 듣고 2000명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체는 의견을 취합하는 자리이고 이를 참고해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건 정부라는 취지다. 하지만 의사들은 최소한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보정심과 전문위 등에선 증원 규모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7일 “보정심 회의에서 의대 증원을 논의했다면 증원 찬반 여부 및 증원 규모에 대한 치열한 논의와 표결 등의 과정을 거쳐 증원 규모가 결정됐어야 하고 회의록에는 이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보정심 회의록을 비롯해 법원이 요청한 자료는 모두 제출한다”는 방침이어서 각 회의체 논의 내용이 법정을 통해 공개될 경우 적절한 절차를 거쳐 2000명 증원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논란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의대 입학정원 증원 결정 및 대학별 배분 과정에서 정부가 운영했던 각종 회의체 기록 공개 여부를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즉시 받아서 언론에 공개하고, 전문가 50명을 투입해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2000명 증원 및 배분’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운영한 회의체 3개 중 1개의 회의록만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1개만 제출 검토”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주요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개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건 보정심 회의록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안협의체는 2020년 의사 집단휴진을 마무리하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체결한 ‘9·4 의정합의’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28차례 열렸다. 정부와 의사단체는 의정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회의록을 따로 작성하지 않고 합의 내용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정협의체는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 제출할 회의록도 없다”고 밝혔다. 회의록이 없다 보니 “의정협의체에서 증원을 논의했다”는 정부와 “증원 논의는 없었다”는 의협의 주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의정협의체에서 결론이 안 나자 올 2월 6일 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보정심 회의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회의록을 생산할 의무가 있는 만큼 회의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법원에 낼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운영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 회의록은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위의 경우 의결 기구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자료 미제출 시 불리할 수도” 정부는 올 3월 15∼20일 배정위를 열고 대학별 정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 등의 요구에도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배정위 회의록이 있는지, 법원에 제출할지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배정위 회의록은 법원에 제출될 가능성이 낮고, 만약 제출될 경우에도 익명 처리 등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정부가 회의록 제출에 소극적인 경우 증원 집행정지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자료를 요구한 2심 재판부가 정부 결정의 정당성을 따지겠다고 한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정부 측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가능한 모든 자료를 법원에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문가 30∼50명을 투입해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도 “백년 국가 의료정책에 대해 회의 후 남은 게 보도자료밖에 없다”며 정부와 전임 집행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교수 46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으며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교수는 3.5%에 불과했다. 비대위는 8월 말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의대 입학정원 증원 결정 및 대학별 배분 과정에서 정부가 운영했던 각종 회의체 기록 공개 여부를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즉시 받아서 언론에 공개하고, 전문가 50명을 투입해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2000명 증원 및 배분’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현재로선 운영한 회의체 3개 중 1개의 회의록만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1개만 제출 검토”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주요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배정위) 등 3개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건 보정심 회의록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현안협의체는 2020년 의사 집단휴진을 마무리하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체결한 ‘9·4 의정합의’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28차례 열렸다. 의정합의 당시 양 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화 후 의정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등을) 협의한다”고 약속했다.정부와 의사단체는 의정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회의록을 따로 작성하지 않고 합의 내용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정협의체는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 제출할 회의록도 없다”고 밝혔다. 회의록이 없다보니 “의정협의체에서 증원을 논의했다”는 정부와 “증원 논의는 없었다”는 의협의 주장이 계속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정부는 의정협의체에서 결론이 안 나자 올 2월 6일 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보정심 회의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회의록을 생산할 의무가 있는 만큼 회의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법원에 낼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운영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 회의록은 없다고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위의 경우 의결 기구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정부 자료 미제출 시 불리할 수도”정부는 올 3월 16~20일 배정위를 열고 대학별 정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 등의 요구에도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 질의에도 “배정위 회의록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자료가 법원에 제출될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법조계에선 정부가 회의록 제출에 소극적인 경우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자료를 요구한 2심 재판부가 정부 결정의 정당성을 따지겠다고 한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정부 측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정부가 자료를 일부라도 제출할 경우 전문가 30~50명을 투입해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4일 전의교협 세미나에 참석한 배장환 충북대 의대 교수는 “충북대 의대 정원이 현재 49명에서 200명으로 늘면 2조4000억 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원 배분이 비상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교수 46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으며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교수는 3.5%에 불과했다. 비대위는 8월 말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