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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의 평균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3.3㎡당 250만 원 이상 비쌌던 것으로 분석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풀리고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는 올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세가 2년 연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3505만 원으로 2022년(3442만 원)보다 1.8%, 2021년(2549만 원)보다 37.5% 올랐다. 반대로 같은 기간 평균 시세는 2021년 3506만 원, 2022년 3376만 원, 2023년 3253만 원으로 계속 떨어졌다.이처럼 분양가는 오르고 매매시세는 떨어지면서 2021년 시세보다 낮았던 분양가는 2022년 시세를 넘어섰다.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는 2022년 66만 원에서 지난해 252만 원으로 커졌다. 다만 강남 3구를 포함하면 3.3㎡당 서울 평균 분양가는 3508만 원, 평균 매매가 4025만 원보다 낮았다. 분양가가 시세를 웃도는 현상은 지난해 1월부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풀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치솟은 공사비를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실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일반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12억3600만 원에서 13억2000만 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1억5000만 원 이상 낮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경우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3억8699만 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1억 원가량 높았다. 향후에도 이런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5일 청약하는 서울 광진구 ‘포제스한강’의 전용 84㎡ 분양가는 32억∼44억 원 선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억1500만 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인 서초구에서 분양하는 ‘메이플자이’의 전용 59㎡ 분양가는 16억7000만 원 수준이다. 3.3㎡당 분양가는 6705만 원으로 광진구 포제스한강의 60%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강남 3구 외 지역에서 분양가가 매매가를 앞지르는 상황이 지속되면 청약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청약시장 냉각으로 미분양이 늘어날 경우 건설경기 악화를 부추기고, 이는 또다시 분양 물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할 수 있다.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부동산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사비 인상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은 분양가가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굳이 가격이 더 비싼 청약에 나설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건설사 사업장의 입주예정자와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애로신고센터가 운영된다. 국토교통부는 민간주택(주택도시보증공사), 공공주택(한국토지주택공사), 비(非)주택(한국금융투자협회) 입주예정자의 애로사항을 각각 접수한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건설사가 증가하면서 입주 지연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대금 체불 등 협력업체 애로사항은 전문건설협회와 공정건설지원센터(각 지역 국토관리청)가 받는다. 금융감독원도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통해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입주예정자와 협력업체는 분양보증,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등을 통해 보호되며, 실제 피해가 발생해도 애로신고센터를 중심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정부 믿고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진행했다가 법이 개정 안 되면 어떡합니까?”(입주민 대표) “일단은 기존 절차대로 추진하시고 법 개정 상황을 지켜보시는 게….”(구청 담당자) 18일 오후 서울의 한 구청 별관 회의실.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긴 이 지역 10여 개 아파트 단지 입주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당 구청에서 1·10 공급대책에 따라 주민 대상으로 연 설명회 자리였다. 이 구는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규제완화 최대 수혜 지역 중 한 곳이라고 밝힌 지방자치단체이기도 하다. 입주민 대표들은 이날 1시간이 넘도록 구청 담당 직원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일단 재건축을 시작하되 사업 승인 전까지는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에 목소리가 높아졌다. A단지 입주민 대표는 “우리 단지는 입주민 대부분이 안전진단이 아예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얘긴데, 그럼 시간도 비용도 절약되는 게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게다가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절차를 시작하려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점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B단지 입주민 대표는 “총선이 코앞인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며 “추진위 구성, 정비구역 입안도 다 비용이 발생하는데 섣불리 진행했다가 사업이 무산되면 나중에 주민들에게 뭐라고 설명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구청 담당자는 “지난해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돼 대부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단은 현행 제도를 따라 사업을 추진하라”고만 안내했다. 정부의 1·10 공급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예정 단지들에선 혼란이 여전하다.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총선 전 관련 법 개정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회의론이 뒤섞여 사업장마다 혼선을 겪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는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다음 달 중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다. 만약 해당 법안이 총선 전 통과되지 않으면 새 국회가 구성된 뒤 다시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안전진단 관련 대책 발효가 여전히 미지수인 셈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그럼에도 기존 절차를 중단하거나 철회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동작구 명수대현대는 정밀 안전진단을 위해 구청에 진단 비용 융자를 신청했다가 최근 취하했다.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안전진단이 필요 없어질 수도 있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판단을 내린 것. 재건축이 논의돼 온 C단지 주민은 “재건축은 속도가 핵심이라 법 개정을 넋 놓고 기다리다간 오히려 사업을 그르칠 수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총선용 대책에 불과하다거나, 그래도 좀 지켜봐야 한다는 등 말들이 많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 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정부가 1·10 공급대책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은 노원구는 최근 내부 보고서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실제 시행 시 단지별 동시다발적 추진위 설립과 정비계획 수립 등으로 주민 혼란 및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과도한 공사비 등으로 시행 취지인 주택 공급 활성화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며 “사업성에 따른 지역별·단지별 사업 속도 차이와 그에 따른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 수혜 지역인 1기 신도시에선 단지별·지역별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도 보인다. 정부는 1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선도지구를 선정해 임기 내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일 경기 성남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김기홍 분당신도시 재정비 총괄기획가는 “주민 간담회에 가면 모든 단지가 선도지구를 하겠다고 한다”며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이 가장 규모가 큰 만큼 최대한 많은 곳이 지정되도록 하겠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2030년이면 댐이나 상하수도 등 주요 인프라 10개 중 4개가 지은 지 30년이 넘는 노후 시설물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위험 등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글로벌 지표로 본 한국 인프라 경쟁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을 기준으로 한국 주요 인프라 시설의 41%가 경과 연수 30년을 넘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안전관리원의 시설물 통합정보관리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주요 인프라 중 댐의 노후화가 가장 심각했다. 전국 댐 중 75.2%가 2030년에 지어진 지 30년을 경과한다. 상하수도, 전화 케이블, 가스관 등이 담긴 지하터널(공동구)도 같은 해 30년 이상 비중이 50.0%에 이르게 된다. 항만(48.9%), 하천(43.0%), 상하수도(42.3%) 시설 역시 이때 40% 이상이 준공 30년 이상을 맞게 된다. 도로와 공항은 별도로 관리되고 있어 이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인프라가 지방보다 노후화가 더 심각하다. 수도권 전체 인프라의 약 47%가 6년 후 준공 30년을 넘긴다. 2030년이 되면 수도권 댐의 87.5%, 공동구의 58.3%, 항만의 52.6%가 노후화 단계에 들어선다. 지난해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와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등도 시설 노후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후화된 국가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미흡하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인프라 경쟁력이 조사 대상 70개국 중 3년 연속 16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글로벌 인프라 개발 전문가와 투자자가 모인 ‘글로벌인프라투자협회’가 각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가별 인프라 만족도, 수요 충족도 등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다. 건산연은 “한국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를 포함해 최근 4년간 20조 원대에 머물며 큰 폭의 변화가 없다”며 “노후 인프라 시설에 대한 투자 재원 확대로 안전성과 편의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준비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2020년에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이 외출을 못 하고 지갑을 닫으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극심한 매출 하락을 겪자 정부가 이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입니다. 건물 주인이 본인 건물에 들어선 임차인의 임대료를 깎아주면 임대료 인하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인 소득 및 법인세 세액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애초 2020년 6월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는 일몰이 연장돼 올해 말까지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에선 국세청 홈페이지를 참고해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요건은 무엇이고 얼마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인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법인이나 개인 여부, 매출 규모에 대한 제한은 없습니다. 임대료 인하 대상인 소상공인 역시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건물에 입주한 모든 이들에게 임대료를 깎아줬다고 전부 세액공제를 받는 건 아닙니다. 우선 임차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제조업, 광업, 건설업, 운송업은 10인 미만)이어야 합니다. 또 2021년 6월 30일 이전부터 계속 임차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건물주와 특수관계인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죠. 만약 확인 과정이 복잡하다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1357)에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조건을 갖춘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낮췄다면 임대료 인하액의 최대 7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단, 종합소득금액과 임대료 인하액을 합한 기준소득금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세액공제율이 50%로 낮아집니다.” Q. 보증금을 인하한 것도 세액공제 적용 대상인가요? “보증금 인하분은 세액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만약 상가 임대료 인하액 계산 시 보증금을 임대료로 환산해 적용해도 실제 세액공제 받을 때는 보증금 인하분은 제외됩니다.” Q. 세액공제액이 납부해야 할 세액을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초과된 공제액만큼 이월이 됩니다. 공제대상세액이 종합소득세 또는 법인세 신고 시 납부해야 할 세액을 초과하면 공제받지 못한 부분만큼은 해당 과세연도의 다음 과세연도 개시일로부터 10년간 이월해 해당 과세연도 사업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는 임대료를 낮췄지만, 7월에 재계약하면서 다시 임대료를 올렸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임대료를 낮춘 연도와 다음 연도 6월까지 인하 직전의 임대료나 보증금보다 금액을 올렸거나 5%를 초과해 갱신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2023년 1월 1일 자로 월세 100만 원의 임대차 계약을 2년간 맺었다고 가정해 볼까요? 계약 기간 중 인하 합의 약정을 통해 2023년 2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임대료를 50만 원으로 내렸습니다. 그렇다 해도, 그해 7월 1일 임대료를 인하 직전인 100만 원보다 올리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Q. 임대인이 해당 건물에 거주해야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임대인이 해당 건물에 거주하지 않아도 상가임대사업자로서 나머지 조건을 충족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임대보증금 규모와 관련 없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상가건물’이면 모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신청 방법이 궁금합니다. “종합소득세(5월), 법인세(3월) 신고 때 세액공제신청서와 필요 서류를 같이 내면 됩니다. 필요 서류는 임대료를 인하하기 직전에 체결한 임대차 계약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임대료 인하에 합의한 확약서나 약정서, 세금계산서·금융거래 내역 등 임대료 지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임차인이 법적으로 소상공인임을 증명하는 착한임대인 세액공제용 확인서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급받아 제출해야 합니다.” Q. 올해 지나면 세액공제를 또 받을 수 없게 되는 건가요? “일단 착한임대인 세액공제는 조세특례제한법상 한시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몰 시기가 있다는 뜻으로, 일단 올해 말까지만 운영됩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완화 이후에도 내수 부진으로 인해 한 차례 더 연장해 올해 말까지 운영하기로 한 거죠다. 다만, 일몰 시기 전에 정부와 국회가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제도를 또 연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동아일보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빨간펜’으로 밑줄 긋듯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드립니다.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2020년에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이 외출을 못 하고 지갑을 닫으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극심한 매출 하락을 겪었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입니다. 건물 주인이 본인 건물에 들어선 임차인의 임대료를 깎아주면 임대료 인하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인 소득 및 법인세에서 세액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애초 2020년 6월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는 계속 일몰 시기가 뒤로 밀리면서 올해 연말까지 시행됩니다. 올해도 경기 회복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매출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에선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국세청 홈페이지를 참고했습니다.Q.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요건은 무엇이고 얼마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인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법인이나 개인 여부, 매출 규모에 대한 제한은 없습니다. 임대료 인하 대상인 소상공인 역시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건물에 입주한 모든 이들에게 임대료를 깎아줬다고 전부 세액공제를 받는 건 아닙니다. 우선 임차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제조업, 광업, 건설업, 운송업은 10인 미만)이어야 합니다. 또 2021년 6월 30일 이전부터 계속 임차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건물주와 특수관계인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죠. 만약 확인 과정이 복잡하다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1357)에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조건을 갖춘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낮췄다면 임대료 인하액의 최대 7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단, 종합소득금액과 임대료 인하액을 합한 기준소득금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세액공제율이 50%로 낮아집니다.”Q. 임대인이 해당 건물에 입주해 있지 않는데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임대인이 상가임대사업자로서 나머지 조건을 충족하면 세액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임대보증금 규모와 관련 없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상가건물’이면 모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Q.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어떻게 신청해야 하나요?“종합소득세(5월), 법인세(3월) 신고 때 세액공제신청서에 필요 서류를 같이 내면 됩니다. 필요 서류는 임대료를 인하하기 직전에 체결한 임대차 계약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임대료 인하에 합의한 확약서나 약정서, 세금계산서·금융거래 내역 등 임대료 지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임차인이 법적으로 소상공인임을 증명하는 착한임대인 세액공제용 확인서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급받아 제출해야 합니다.”착한 임대인 주요 내용세액공제 요건▲임차인이 소상공인 기본법상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소상공인이어야 함.▲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인. 법인이나 개인, 매출 규모 제한 없음.세액공제 규모▲임대료 인하액의 7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공제 가능.▲기준소득금액(종합소득금액+임대료 인하액)이 1억 원 넘으면 세액공제율 50%.신청 필요 서류▲종합소득세(5월), 법인세(3월) 신고 때 세액공제신청서 제출▲기타 임대차 계약서, 임대료 인하 확약서, 세금계산서 등 임대료 지급 증명 서류,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용 확인서(소상공인 확인서)Q. 보증금을 인하한 것도 세액공제 적용 대상인가요?“보증금 인하분은 세액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만약 상가 임대료 인하액 계산 시 보증금을 임대료로 환산해 적용해도 실제 세액공제 받을 때는 보증금 인하분은 제외됩니다.”Q. 지난해 상반기 중 임대료를 내렸다가 하반기에 재계약하면서 다시 올리면 세액공제 받을 수 있나요?“아닙니다. 임대료를 낮춘 연도와 다음 연도 6월까지 인하 직전의 임대료나 보증금보다 금액을 올렸거나 5%를 초과해 갱신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2023년 1월 1일 자로 월 임대료 100만 원의 임대차 계약을 2년간 맺었다고 가정합니다. 계약 기간 중 인하 합의 약정을 통해 2023년 2월 1일부터 2023년 6월30일까지 임대료를 50만 원으로 내렸습니다. 그해 7월 1일 임대료를 인하 직전인 100만 원보다 올리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Q. 요건을 충족해 세액공제를 받은 경우 최저한세(세금을 감면할 때도 최소한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 적용 대상인가요?“조세특례제한법상 임대료 인하로 인한 세액공제는 최저한세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공제받으면 그중 20%는 농어촌특별세로 내야 합니다.”Q. 세액공제액이 납부해야 할 세액을 넘으면 이월공제도 가능한가요?“가능합니다. 공제대상세액이 종합소득세 또는 법인세 신고 시 납부해야 할 세액을 초과하면 공제받지 못한 부분만큼은 해당 과세연도의 다음 과세연도 개시일로부터 10년간 이월해 해당 과세연도 사업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Q. 올해 지나면 세액공제를 또 받을 수 없게 되는 건가요?“일단 착한임대인 세액공제는 조세특례제한법상 한시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몰 시기가 있다는 뜻으로 올해 연말까지만 운영됩니다. 정부는 코로나19 완화 이후에도 내수 부진으로 인해 한 차례 더 연장해 올해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일몰 시기 전에 정부와 국회에서 착한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를 또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동아일보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빨간펜’으로 밑줄 긋듯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드립니다.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집주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정부 기관에 대신 갚아 달라고 신청한 세입자가 지난해에만 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기관이 집주인 대신 돌려준 돈(대위변제액) 역시 4조3000억 원을 웃돌아 역대 최대였다. 2022∼2025년 기준 정부가 대신 내줄 돈은 총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4조3347억 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1만9350건이다. 보증사고액은 2021년 5790억 원에서 2022년 1조1726억 원으로 3배로 늘어난 뒤 지난해 또다시 2022년 대비 3.7배로 급등했다. 지난해 사고액 중 HUG가 집주인 대신 갚아준 보증금 규모는 3조5540억 원이다. HUG는 지난해 올해 보증사고액이 3조8000억 원일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 사고액은 이보다 5347억 원(14.1%) 컸다. 세입자 피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HUG는 보증사고액이 2025년까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사고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올해 HUG의 보증 업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UG는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4조9141억 원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해 주택도시기금법을 개정해 HUG 법정 자본금을 10조 원으로 늘리고 자본금의 90배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자본금 자체가 손실이 나면서 보증한도가 줄어들수 있다. HUG는 “정부가 올해 주택도시기금 1조 원을 현금출자하는 등 보증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이달 4, 5일 광주, 전남 나주시, 화순·장성·담양군에서는 골조 공사중인 모든 건설 현장이 멈춰 섰다. 지역 31개 레미콘 회사가 제시한 레미콘 단가 인상안을 건설사가 거절하자 레미콘 생산을 중단한 것. 레미콘사들은 1루베(㎥)당 가격을 9만5000원에서 10만7200원으로 12.5%(1만2200원) 인상하는 안을 내놓았는데, 건설사들은 인상 폭이 높다며 반대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건설사와 레미콘사는 6일부터 8일까지 이어진 릴레이 협상 끝에 7200원(6.25%) 인상하는 것으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10일에는 강원 원주시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전면 중단됐다. 레미콘사들이 ‘레미콘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 것. 건설사들은 다음 날인 11일 1루베당 가격을 9만3000원에서 10만6800원으로 14.8% 인상하는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 공사 현장이 멈추니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가격 인상 요구가 거세 현장이 또 멈출까 걱정”이라고 했다. 새해 초부터 레미콘 가격 인상을 놓고 레미콘사들과 건설사 간 갈등이 커지며 건설 현장 셧다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 현장이 연초부터 ‘레미콘 가격 인상’이란 복병을 만나면서 공사 중단 및 지연에 대한 우려도 확산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회사와 건설사들은 18일 오후 3시 6차 레미콘 단가 협상에 나선다. 이달 13일 이뤄진 5차 단가 협상은 결렬됐다. 당시 레미콘사들은 이달 16일부터 1루베당 레미콘 가격을 8만8700원에서 9만6200원으로 7.8%(7500원)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건설사들은 인상 시기를 3월 1일로 미루고, 가격도 9만1900원으로 3.5%(3200원)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서울경인 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레미콘 회사 대표 사이에서 우리도 광주처럼 파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커진다”고 전했다. 레미콘 회사와 건설사 간 갈등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건설사 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주를 비롯해 충남 천안 아산권, 서산·당진권, 전북 전주·완주권, 전남 여수권 등 6개 권역 레미콘사들이 이미 지난해 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천안 아산권은 8만7200원에서 9만9600원으로 1만2400원(14.4%), 서산·당진권은 9만2500원에서 10만5400원으로 1만2900원(13.9%), 전주·완주권은 9만4900원에서 10만6700원으로 1만1800원(12.4%) 인상을 요구 중이다. 건자회 관계자는 “공문이 취합된 지역 외에도 레미콘 가격 인상 요구가 계속될 것”이라며 “협상이 본격화하면 갈등이 전국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건설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건비와 자재 가격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레미콘 단가마저 인상되면 현장마다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3∼4년 건설사들도 비용 상승으로 체력이 바닥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상 시기를 3월 이후로 늦춰 달라고 레미콘사들에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레미콘 업계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말 주요 시멘트사가 일제히 시멘트 가격을 올렸는데 바로 올리지 않고 기다려 준 것”이라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레미콘사만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은 최근 3년 새 42% 올랐다. 레미콘 주원료인 골재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건설 현장이 본격적으로 돌아가는 3월부터 시멘트 가격이 또다시 오를 수 있어 레미콘 단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비용 압박이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장별로 비용이 커지면 결국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청약시장이 얼어붙어 분양이 안 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도 더욱 격해질 것”이라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전국 주택매매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 7월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12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3500만 원에 육박해 청약 시장 냉각도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전국주택 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전월 대비 0.10% 떨어졌다. 서울(―0.07%)과 경기(―0.13%)도 하락세로 돌아섰고, 인천(―0.35%)은 하락 폭이 커졌다. 1월 들어서도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1월 둘째 주(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이후 7주 연속 내림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불안정한 금융 상황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매수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매물가격이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100.1로 전월보다 1.8포인트 떨어지며 지난해 9월(119.4)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토연구원의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본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가 연일 오르면서 분양 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3494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977만9000원) 대비 17.36%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도 3.3㎡당 분양가는 1736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2.29% 오르며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총선과 겹쳐 부동산 시장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부모님이 회사가 망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을 많이 하셔서 괜찮다고, 문제없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어요.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지만 하루빨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해야죠.”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태영건설 본사 1층 로비. 출근길에 만난 30대 남자 직원 A 씨는 “태영은 50년 넘은 회사고, 잠시 힘든 것일 뿐”이라며 보안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채권단, 실사 위한 절차 돌입 1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회계 업계 등에 실사 법인 선정을 위한 제안서(RFP)를 발송했다. 이르면 이번 주초 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이번 주말에는 회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사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은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및 존속능력 평가 등을 진행하고,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60곳의 처리 방안도 검토하게 된다. 채권단과 태영 측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구계획 이행 방안, 채무 조정 방안, 필요시 주주 감자, 출자전환,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하는 기업개선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공식 확정된 12일 만난 태영건설 직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대해 희망과 우려 섞인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30대 남자 직원 B 씨는 “구조조정이 동반된다고 하니 걱정은 된다”며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30대 여성 직원 C 씨는 “워크아웃이 결정되고 두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법정관리보다는 나은 결정이라 한편으론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50대 남성 직원 D 씨도 “잘나가던 회사인 만큼 담담하게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태영건설은 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기업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PF 사업장별 구조조정과 금융채무 변제, 자구책 이행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직원들의 희망과 달리 태영건설 경영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남아 있다는 시각이 많다. ● 경영 정상화 위한 우선 과제 3가지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국 60여 개에 이르는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채권단은 PF 사업장별로 대주단을 구성해 사업 진행과 매각 등 옥석 가리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개발 초기 단계인 브리지론 사업장 18곳은 상당수가 청산 혹은 매각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리지론은 미착공 단계로 토지 매입비만 빌린 상태를 의미한다. 분양을 앞둔 사업장도 기업 이미지 악화 등으로 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정상화 펀드 투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상거래 채권을 변제하기 위해 태영건설이 5000억 원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근로자 임금과 공사 대금 등을 포함한 상거래 채권 상환용 자금은 태영건설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협력업체들은 태영건설이 대금을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로 지급함에 따라 대금을 자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영건설에 직접 대출을 내준 ‘주채권단’과 개별 PF 사업장에 대출한 ‘PF 대주단’ 중 누가 자금을 지원할지도 관건이다. 정부의 ‘워크아웃 건설사 MOU 지침(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워크아웃 개시까지 발생한 부족 자금과 워크아웃 이후 PF 사업장 이외의 사유로 발생한 부족 자금은 주채권단이, PF 사업장 처리 방안에 따른 필요 자금은 대주단이 내야 한다. 결정이 어려울 경우 양측이 절반씩 자금을 지원한 뒤 사후 정산하게 된다. 회사의 체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자구안을 이행하는 과정에도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에코비트, 블루원과 평택싸이로에 대한 매각 및 담보 제공에 시일이 걸릴 수 있다. 인적 구조조정 방안 역시 태영건설로서는 상당한 고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당부합니다.”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12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창업회장은 “애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과 채권 금융기관 수가 많아 75% 이상 동의를 받아낼 수 있을지 우려가 없지 않았다”라며 “다행히 채권단의 높은 지지율로 워크아웃이 시작됐다. 태영건설 정상화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한 결과”라고 했다. 윤 창업회장은 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태영건설에 자금관리단을 파견해 자금 집행을 관리하고 PF사업장별로 대주단 협의회가 구성돼 향후 1개월 동안 PF별 처리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라고 했다. 그는 “채권단은 향후 3개월 동안 PF처리 방안 이외에 이해 관계자 간 공평한 손실 부담을 원칙으로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이 담긴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하게 된다”라며 “이렇게 마련된 기업개선계획이 4월 11일 예정된 채권단 협의회 2차 회의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하는 게 우리가 넘어야 할 다음 고비”라고 덧붙였다.한편, 이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전체 태영건설 채권단 중 96.1%가 워크아웃에 동의해 워크아웃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계된 채권단 수는 512곳, 채권액은 21조7000억 원이다. 워크아웃 개시에 따라 산업은행은 외부 기관을 통해 4월 11일까지 태영건설의 위험 부채 산정 및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정밀 실사를 벌인다. 실사가 종료될 때까지 태영건설에 대한 금융 채무 상환은 유예된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게 됐다. 최소 3개월간의 채권단 실사 이후 워크아웃이 최종 승인 나면 태영건설은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금융채무가 3년 정도 유예되고, 필요시 출자전환이나 채권단 신규 자금 투입도 이뤄질 수 있다. 워크아웃 개시 뒤에도 우발 채무 발생, 실사 과정에서의 다른 부실 발견, 자금 조달을 위한 계열사 매각 지연 등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채권단 실사가 끝날 때까지는 추가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변수다. 태영건설로서는 사업장별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을 서둘러 유동성을 마련해야 해당 기간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 결의)를 통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에 이미 워크아웃 개시 조건(신용공여액 기준 채권자 75% 이상 동의)을 높은 수준으로 충족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집계 결과는 12일 오전에 발표된다. 태영건설은 우선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태영건설이 맡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은 총 60개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 초기인 브리지론 단계가 18곳, 이후 단계인 본PF 단계가 42곳이다. 특히 브리지론 단계의 사업장은 대부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기 전이어서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단초가 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2차’가 매각 1순위로 거론된다. 태영건설은 사업장별로 채권단 협의체를 구성해 청산, 매각, 계속 운영 등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사업장별로 부족 자금이 얼마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채권단 중심의 실사 과정에서 산출될 예정이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발생한 근로자 임금 미지급 문제도 태영건설의 최우선 해결 과제다. 태영건설 사업장 112곳 중 일부 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태영건설 측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근로자 임금이 체불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기 위해 태영건설 전국 현장 전수조사에 나섰다. 채권단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협의 과정에서 채권단에 임금 체납 문제를 먼저 안건으로 올려 자금 지원을 받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원칙상 실사 과정에서의 부족 자금은 태영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가피하게 운영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TY홀딩스나 SBS 지분을 담보로 채권단이 일부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오너 일가의 추가 사재 출연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 협의해 임금 체납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4가지 자구안을 내세웠다. 태영그룹은 그러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 중 890억 원을 태영건설이 아닌 지주사인 TY홀딩스의 연대채무 상환에 사용했다. 채권단은 “신뢰가 깨졌다”며 크게 반발했고 워크아웃 무산 위기론까지 불거졌다. 이에 금융당국과 대통령실까지 나서 강경 발언을 내놨다. 결국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9일 지주사 지분 및 SBS 지분까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워크아웃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정부가 재건축 사업 첫 단계인 안전진단을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서울의 경우 사업 기간이 최대 6년 단축된다. 신축 소형 빌라나 오피스텔을 산 다주택자들은 향후 2년간 ‘다주택 중과세’를 일부 감면해 준다. 일부 조치는 법 개정 사항이 맞물려 있고 공사비 급등 등으로 침체된 시장에서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다주택자를 부도덕하게 보고 징벌적 과세를 하면 그 피해는 서민들이 본다”면서 “이런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들, 임차인들이 혜택을 입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1·10 공급대책 중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총 95만 채를 도심에 공급하기로 했다. 우선 준공 30년만 넘으면 재건축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먼저 설립하고, 안전진단은 사업계획 승인 전까지만 받도록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추진한다. 다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 동의를 얻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건축을 하는데 안전진단을 하지 않는다는 건 뜬금없고 납득이 가지 않는 이야기”라며 “내용을 확실히 파악해보고 (대응책을) 판단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에 “안전진단이 재건축의 걸림돌이 되는 일이 없게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국토부는 도시환경법 개정과 별개로 올해 6월까지 안전진단 기준을 추가 완화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고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30년 이상 아파트 173만 채(2022년 기준) 중 75만 채를 재건축한다는 목표다. 재개발 추진 요건도 준공 30년 이상 건축물 비중을 구역 내 전체 주택의 ‘3분의 2(66.6%)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50% 이상’으로 내린다. 신축 빌라가 난개발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지역 일부도 재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재개발을 통한 공급 목표는 2027년까지 20만 채다. 소형 빌라 및 오피스텔에 대한 세제 혜택은 이날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준공된 신축 주택을 이 기간 내 살 때로 한정한다. 전용 60㎡ 이하로 수도권은 6억 원, 지방은 3억 원 이하인 경우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아파트를 포함해 전용 85㎡ 이하 주택을 사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라도 1주택자와 똑같이 간주된다.30년이상 아파트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野 “총선용 포퓰리즘”[1·10 주택공급 대책]재건축 착수후 안전진단 받으면 돼수서-상계-고양 등 단지 수혜 예상…재개발도 동의 요건 등 낮추기로野 강력 비판… 법개정 난항 예고… 정부, 시행령 바꿔 일부 추진 방침 1988년 준공된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1단지. 1595채 규모로 재건축 안전진단을 2019년부터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인근 13개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가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단지 간 연계 개발을 논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10일 정부 발표대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될 경우 이 단지는 안전진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설립해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막바지 단계인 사업계획 인가 전까지만 받으면 된다. ● 재건축·재개발사업 기간 단축… 야당 설득이 관건 이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금까지 재건축·재개발이 규제 대상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원 대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전환은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 단지도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되는 등 건설 경기 침체가 도심 주택 주요 공급원인 정비사업에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요건 완화 △기간 단축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을 원활히 하려는 것이다. 우선 준공 30년만 넘으면 안전진단 없이 우선 추진위나 조합을 결성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안전진단은 사업인가를 받기 전에만 진행하면 된다. 기존에는 추진위나 조합이 없는 상태에서 안전진단을 진행하려다 보니 수억 원의 비용을 누가 마련할지 명확하지 않아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추진위부터 결성되면 이런 문제가 해소돼 사업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준공 30년이 넘었지만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서울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경기 고양시 백송5단지 △경기 성남시 한솔3단지한일 등이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거론된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에도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구역 내 지분이 쪼개진 토지의 경우 소유자 전원 동의에서 75% 동의로 요건을 낮추는 등 추진 요건을 완화한다. 이를 통해 최장 3년까지 사업 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다만 이 방안들이 현실화하려면 야당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야당은 이번 대책을 놓고 “집값을 띄워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행령 개정으로 일부 우선 추진… 실효성 논란도 반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정부가 곧바로 추진할 수 있는 조치들도 있다. 안전진단과 관련해 국토부는 올해 6월까지 기준을 추가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조안전성 대신 노후도 비중을 대폭 높여 30년 이상 된 아파트라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거의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안전진단에서 1년, 사업단계 압축에서 2년가량 기간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여기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까지 적용하면 최장 6년까지 사업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추가 완화한다. 신탁 운영비나 공공임대 비용 등을 초과이익 산정 때 비용으로 폭넓게 인정해 부담금의 기준이 되는 초과이익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1인당 부담금이 1억1000만 원으로 매겨진 단지의 경우 3월 개정 재초환법 시행에 따라 5500만 원으로 부담금이 줄고, 이번 대책까지 적용되면 2800만 원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미 진행 중인 정비사업도 공사비 인상 등으로 중단되는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은평구 대조1구역 등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공사비 문제 등으로 멈추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책 방향은 올바르지만 지금 당장 효과가 나오기는 어려운 정책”이라며 “주택 시장이 되살아났을 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앞으로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기 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공매 낙찰가보다 높은 ‘감정가’에 우선 매입한 뒤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해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10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지 보완 방안’에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예방 강화 대책도 담겼다. 우선 LH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감정가에 매수한다. 이를 통해 임차인 보증금을 조기에 반환하고, 반환하는 보증금 규모도 경·공매 절차에 들어갔을 때보다 더 많이 확보하겠다는 방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가보다 보증금이 더 많을 경우 임차인이 보증금을 감정가 이내로 줄여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긴 하다”고 했다. 보증금을 100% 돌려주진 못해도 피해를 최대한 빨리 구제하겠다는 것이다. 피해 주택의 소유권이 여러 명인 빌라나 오피스텔 같은 경우 채권자 협의를 거쳐 감정가 이내로 부채 총액을 조정한 뒤 매입하게 된다.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피해자가 살 집을 구한 뒤 LH가 집주인과 대신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임차인에게 재임대하는 전세임대 지원도 이번에 신설됐다. 특히 통매입이 불가피한 다가구주택도 이번 대책에 포함될 수 있도록 ‘임차인 전원 동의’ 요건을 ‘피해자 전원 동의’로 변경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중개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재 중개사 개인 2억 원, 법인 4억 원인 연간 보증한도(공제한도)를 위험도에 따라 상향·차등화할 것”이라며 “등기부에 포함되지 않는 임대인의 체납, 확정일자 부여 현황 등도 중개인이 직접 확인해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하는 의무도 내달부터 시행된다”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까지 ‘라스트 마일’만 남았다. 워크아웃 결정을 하루 앞두고 추가 자구계획 이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태영그룹의 ‘막판’ 설득 작업이 주요 채권단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태영건설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0일 오전 주요 채권자 회의를 개최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IBK기업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과 여신금융협회 등도 참석했다. 태영그룹 측은 이날 회의에서 워크아웃 추진 방안과 자구계획 상세 내용 등을 설명했다. 전날 발표한 추가 자구안을 향해 일부 채권자들이 “상세 이행 계획이 없다”며 불신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TY홀딩스와 SBS 지분의 담보 제공 계획 등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산은에 따르면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95.3%)과 DMC미디어(54.1%)의 지분을 담보로 76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대출을 받는다.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 25.9%와 지주사(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36.3%(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 제공한 6.3% 제외)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해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워크아웃 개시(채권단 75% 이상 동의)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와 이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워크아웃 개시 자체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돌입으로 태영건설이 위기를 벗어난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당장 채권단 주도의 정밀실사가 최소 3개월가량 진행되는데 그사이 발생하는 부족자금은 태영그룹 및 태영건설이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태영그룹이 밝힌 태영건설 부족자금은 약 1조3000억 원 규모다. 시장에선 태영그룹이 4가지 자구안을 통해 약 1조4000억∼1조5000억 원을 마련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자구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코비트의 경우 매각가만 2조∼3조 원 규모로 매각 절차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 골프장인 블루원 역시 경기 둔화로 골프장 이용객이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3000억 원 규모의 매각대금을 시장에서 소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칫 채권단 실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채권단과 별도 협의를 거쳐 자금지원을 받아야 한다. 채권단은 실사 전 자금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는 말 그대로 회사의 정상화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실무적 절차인데 이게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채권단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태영그룹은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TY홀딩스 지분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800억 원 안팎에 불과하고 SBS 지분 역시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편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 확산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올 1분기(1∼3월) 중에 건설 분야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긴급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건설 위탁을 하는 사업자는 하도급법에 따라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법령이 정하는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해야 하는데 이 규정이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미보증 현장에 대해서는 시정조치에도 나선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무산 위기였던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태영그룹이 기존 4가지 자구계획에 더해 지주사인 TY홀딩스와 SBS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히면서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태영그룹이 사실상 ‘백기 투항’하면서 이제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추가 자구안 이행 확약과 중소 금융사 설득 등의 변수만 넘긴다면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채권단 협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자구안에 포함된 내용 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해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TY홀딩스와 SBS 보유 지분도 담보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그룹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가운데 변수는 SBS 지분 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안의 확약 여부다. 이날 윤 창업회장이 “모든 것을 걸고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지만 앞서 자구안 이행 약속을 어긴 사례가 있는 만큼 일부 채권자의 불신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추가 자구안 확약은 없었지만 이를 이행하는 형태는 산은과 합의가 이뤄졌다”며 “약속한 자구안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소 금융사의 동의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산은을 포함한 은행권의 채권 보유 비중은 33% 수준이다. 채권단 75% 동의(워크아웃 개시 기준)를 위해서는 중소 규모 금융사 설득이 중요하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태영, 사실상 ‘백기투항’… 채권 67% 쥔 중소금융사 동의가 관건 오너일가 보유 지주사-SBS 지분금융당국 등 압박에 담보로 내놔태영-채권단, 문서 확약은 안해태영측 “임금체불 최우선 해결” 태영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주사 지분과 핵심 자산인 SBS 지분을 담보로 내놓기로 한 건 태영건설 부실이 자칫 그룹 전체 위기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BS 대주주로서의 적격성까지 거론되는 등 대통령실과 금융당국 안팎에서 강경 발언이 나오자 사실상 ‘백기 투항’한 것이다.● “지주사-SBS 오너 일가 지분 담보로 제공” 9일 태영그룹은 윤세영 창업회장, 윤석민 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였다. 이 자리에서 윤 창업회장 등은 오너 일가 소유의 TY홀딩스 지분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민 회장은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TY홀딩스와 SBS 보유 지분도 담보로 제공할 것”이라며 “태영건설을 정상화해 채권단 그리고 모든 이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오너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은 33.67%,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은 36.32%다. 두 지분의 가치는 이날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2803억 원 수준이다. 채권단이 추산하는 태영건설 우발부채 규모인 9조 원의 3%에 그친다. 다만 오너 일가의 경영권과 핵심 자산을 모두 담보로 제공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측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채권단과 태영그룹은 지분 담보 제공을 문서상으로 확약하지는 않았다. 대신 양측은 실사 후 예상치 못한 부족 자금이 발생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하면 해당 지분을 담보로 잡기로 협의했다. 태영그룹은 기존 자구안에 담긴 에코비트도 지분 절반을 가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공동 매각하기로 했다. KKR의 동의를 받아 태영 측 지분만 매각할 때보다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도 이날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약 절차를 밟았다. 또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 지분(91.7%)도 담보로 제공하기로 채권단과 약속했다.● “임금 체불 문제 최우선 해결” 태영그룹은 유동성 위기로 인한 임금 체불 등 현장 혼란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서울 성동구 청년주택 근로자 임금 문제는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최우선 변제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자금 부족으로 착공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선 워크아웃 개시 후 5일 이내 협의체를 구성해 한 달 내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 시공사를 선정해 양도 혹은 철수 등의 절차를 밟는다. 현재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아파트는 22개 단지, 1만9871채다.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현장은 전국 112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이달 11일 1차 채권단 협의에서 결정된다. 다만 일부 채권자 사이에서 태영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어 워크아웃 개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은 및 은행권(33%)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하더라도 ‘채권단 75%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중소금융사(67%)들의 동의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태영그룹이 이미 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 SBS 주식을 선순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린 상태라 뒤늦은 SBS 주식 담보 제공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그룹이 제시한 추가 자구안의 이행 확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담보 제공 방법, 규모, 시기, 이행 여부 모두 불투명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산은은 이와 관련해 “약속한 자구 계획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하면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된다”고 강조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가 8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일부인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한 것은 채권단은 물론이고 정부 당국의 압박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어서로 해석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태영의 자구 노력이) 아직은 좀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그룹은 이에 윤세영 창업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TY홀딩스 지분(33.67%)을 KDB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추가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강조해온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확약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태영, 오너 일가 지분 담보 제공 유력 TY홀딩스는 이르면 9일 이사회를 열어 블루원 담보 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 담보 제공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해당 자구 계획에 대한 구속력을 갖추기 위해 이사회 의결을 요구해 왔었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태영그룹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 시 채권단과 합의한 4가지 선제 자구안은 일단 지키게 된다. 다만 워크아웃 개시까지 남은 관건은 추가 자구안이다. 11일 1차 채권단 협의라는 관문이 남아 있어서다.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 담보 제공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대주주의 ‘고통 분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채권단의 요구 때문이다. 최 부총리 등 정부 당국자들은 8일 오전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도 “충분하고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2015년 그룹 정상화를 위해 산은 등에 신규 자금을 요청하며 금호타이어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것과 유사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내놓을 수 있는 지분 담보 규모는 태영건설 우발채무 규모(약 9조 원)에 비해 작지만 책임경영을 약속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은 33.67%다. TY홀딩스 시가총액은 8일 종가 기준 2393억 원으로 이 지분의 담보가치는 804억 원가량이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절차 중 추가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담보를 무기로 오너 일가와 재차 협상을 벌이는 식으로 책임경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4개월 뒤에야 채권단 신규 자금 투입 1차 채권단 협의회 전까지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추가 자구안을 포함한 관련 내용을 금융지주사, 농협중앙회 등을 통해 전달하고,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하도록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협의회에서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하면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다. 의결권은 산은이 파악한 609개 채권자 중 신고 완료한 채권액을 기준으로 부여된다. 워크아웃 성사 시 반대매수청구권을 누가 인수하는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반대매수청구권은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채권자가 본인의 채권액을 찬성 채권자에게 매수해 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산은은 태영건설에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인수하라고 요구했지만 태영건설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만약 태영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찬성 측이 반대 측 채권을 매수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찬성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가 이뤄지면 3∼4개월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2차 채권단 협의를 거쳐 채권단의 신규 자금이 투입된다. 신규 자금 투입 전까지 발생하는 유동성 부족은 태영건설 스스로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 입장이다. 4가지 선제 자구안을 강력히 요구했던 이유다. TY홀딩스 지분 담보 제공은 물론이고 기존 자구안 이행에도 유보적이던 태영건설의 태도가 주말 사이 급변한 것은 금융당국과 대통령실의 강한 압박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BS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정부와 채권단 등이 언급하면서 태영 내부에서 “이러다 다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전액(1549억 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무산 위기라는 급한 불을 껐다. 다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요구한 ‘추가 자구안’의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 담보 제공, 사재 출연 등 추가 자구안에 담길 내용에 따라 워크아웃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태영그룹 측이 4가지 자구 계획의 이행 약속을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을 제시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경제 유관기관 4곳(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수장은 물론 박춘섭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강석훈 회장도 참석했다.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지주사인 TY홀딩스의 연대채무를 갚는 데 사용한 890억 원을 다시 마련해 태영건설에 납입했다. TY홀딩스는 현금 마련을 위해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 SBS 주식(117만2000주)을 담보로 330억 원을 빌렸고, 블루원에서도 100억 원을 차입했다. TY홀딩스는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도 빠른 시일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예정”이라며 채권단이 요구하는 추가 자구계획에 대해서도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태영건설을 살리려는 진정성을 확인해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지주사 지분 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포스코이앤씨는 충남 아산시에 짓는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1순위 청약에서 646채 모집에 3만396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2.6 대 1을 나타냈다고 8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4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전용 96㎡가 최고 82.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지방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적지 않은 청약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앞으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가 들어서는 갈산리, 매곡리 일대 53만6900여 ㎡에 4300여 채 규모의 주거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분양 관계자는 “아산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탕정 택지지구와 연결되는 데다 탕정역과도 인접해 입지 면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조경 공간을 마련하고 주차장을 1채당 1.38대 확보하는 등 입주민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당첨자 발표는 이달 11일로, 22일부터 24일까지 정당 계약이 진행된다. 1차 계약금 1000만 원 정액제를 실시하며 중도금 이자 후불제 혜택도 제공한다. 전매제한이 없어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더샵’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 등이 수요자들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태영그룹이 8일 오전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중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았던 890억 원을 다시 건설에 납입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금 전액 지원은 앞서 채권단이 요구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조건의 하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그룹과 자구안 협의 중”이라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8일 오전 중에 대금을 납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8일 오전 7시 반으로 예정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른바 ‘F4(Finance 4)’ 회의 전까지 추가 자구안을 제출할 것을 태영그룹에 재차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 측은 “자구안 이행을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데드라인’ 넘긴 태영그룹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워크아웃 결정 시점(11일)을 나흘 앞둔 이날까지 채권단과 약속했던 4개 자구안을 이행하지 않았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마감 시한이 지나도록 태영그룹은 답을 내놓지 않았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조건으로 크게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TY홀딩스가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1549억 원 전액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TY홀딩스는 매각대금 중 890억 원을 태영건설 사업장에 설정된 TY홀딩스의 연대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이를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은 태영이 제시한 나머지 자구안들도 이사회 의결을 통해 확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TY홀딩스는 △에코비트 지분 50% 매각 △블루원 지분 매각 혹은 담보 제공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의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밝힌 4가지 자구안 외에 추가 자구책도 마련해야 한다. 채권단은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TY홀딩스나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태영그룹은 TY홀딩스의 연대채무 상환에 쓴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다시 직접 투입하는 방안과 함께 오너 일가의 추가 사재 출연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TY홀딩스에 지원한 416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역시 대출 형태가 아닌 조건 없는 지원 방식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확정하는 채권자협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번 주 초까지 실질적인 자구안이 제시돼야 한다.● 정부 “법정관리 가능성 대비”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항상 대비하고 있다”며 “현실화되면 수분양자와 협력업체의 피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8일 오전 경제 유관기관 4곳(기획재정부,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의 수장들이 참석하는 ‘F4’ 회의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수용 여부와 함께 법정관리 시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태영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협력업체 공사대금 같은 상거래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추가 자금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 분양이 끝난 입주 예정자와 협력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관에서 금융지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임원들과 은행연합회 관계자들을 소집해 부동산 PF 현황 및 대응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