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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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철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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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2024-11-22
칼럼100%
  • [이철희의 워치콘 X]‘키신저 박사와 헨리 씨’, 그리고 트럼프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슬람권 7개국 입국 금지…. 멕시코 대통령에겐 “미군을 내려보내겠다”고 위협하고, 호주 총리와는 통화하다 전화를 뚝 끊어 버리고, 연방지법 판사에겐 “소위 판사라는 자가 가소롭다”고까지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동에 세계가 어수선하다. 취임 3주 만에 벌써 탄핵 얘기까지 나오는 지경이다.‘94세 현자’ 총기 흐려졌나? 이런 트럼프를 두고 헨리 키신저는 지난해 말 “역사에 매우 주목할 만한 대통령(a very considerable president)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상찬했다. 1970년대 데탕트(긴장 완화)와 중국 개방, 중동 셔틀외교의 설계자로서 이제 구순을 훌쩍 넘어 ‘외교의 현자’로 불리는 키신저의 말이니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키신저가 잘못 짚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직 통일부 장관이 몇 년 전 “총기가 흐려진 키신저의 말을 이제라도 가려서 듣자”고 일갈해 논란이 일었는데, 그 말이 틀린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하긴 키신저에겐 늘 아첨꾼(flatterer) 따리꾼(courtier)이란 비판이 따라붙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꼭 칭찬이었을까. 키신저의 발언은 이렇다. “트럼프가 익숙하지 않은 질문을 많이 던지고 있다. 그런 질문들에서 놀랍고 새로운 게 많이 나올 것이다. 외국에는 충격이자 동시에 엄청난 기회다. 여태껏 본 적이 없는 하나의 현상이다.” 트럼프에 대한 평가를 가급적 유보하면서 그의 잠재적 가능성을 내다본 ‘현답(賢答)’ 아니었나 싶다. 키신저가 주목한 트럼프의 가능성은 무엇일까. 그 답은 키신저의 국제정치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키신저는 철저한 현실주의자로서 힘의 균형을 통해 지정학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세력균형론의 신봉자다. 세력균형론은 두 경쟁국이 있을 때 좀 더 약한 나라와 연합해 더 강한 나라를 굴복시키는 전략이다. 아울러 키신저는 강대국 지도자의 경세술(statecraft)을 중시한다. 국내 정치나 관료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 외교를 해내는 지도력을 높이 샀다. 그래서 키신저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양면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 키신저 연구자는 이렇게 말한다. “놀라운 통찰력을 지닌 현실주의 경세술의 왕자 ‘키신저 박사’와 비도덕적이고 권력에 굶주려 자기과시에 열중하는 비밀스러운 모사꾼 ‘헨리 씨’의 이중성은 늘 그의 이력을 평가하는 데 구름을 드리운다.” 키신저로선 온갖 논란에 굴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승부사 트럼프에게서 미국 주도로 세계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 아닐까. 트럼프 내각엔 이미 키신저의 입김이 스며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각각 바이오벤처기업과 워싱턴 싱크탱크의 이사로 키신저와 함께 일한 이들이다.키신저의 책략 ‘트럼푸틴’ 머지않아 키신저의 책략은 ‘반중·친러’로 구체화될 수 있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1972년 닉슨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킨 키신저. 그때 벌써 그는 “언젠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손잡게 될지도 모른다”고 예언했다. 거침없이 굴기하는 중국을 꺾기 위한 ‘트럼푸틴(트럼프+푸틴) 브로맨스’가 세계를 어디로 이끌지 자못 긴장된다.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

    •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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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희의 모바일 칼럼] 황교안의 笑而不答

    -대선 출마 생각 있으신가요? “…” -대선 출마 생각 있으신가요? “…” -매일매일 혹시 여론조사에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몰려든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도 묵묵부답 발길을 재촉하고 경호원들이 막아서면서 아수라장으로 바뀐다. 황 대행이 본청을 빠져나와 차를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총리님, 혹시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지도부 만나신 적 있나요? “…” -보수를 위해서라도 빨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 -말할 기회 있을 거라고 했는데, 말할 기회 언제쯤 있을까요? “…” -뭐라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새누리당 지도부가 대선주자로 보는데 어떻게 보세요? “…” 경호원이 다시 “잠시만요. 차 올라옵니다”라며 기자들을 막아선다. -대선 관련해서 언제쯤 말씀하실 건가요? “예, 수고들 하세요.” -입장을 밝힐 계획은 있으신가요? 저희들 계속 총리님 입만 쳐다보고 있는데요. “허허, (기자의 팔을 가볍게 치며) 적당한 때가 있을 겁니다.”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황 대행은 이 한마디만 남긴 채 차에 올랐다. 요즘 연일 벌어지는 황 대행 주변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판 퇴장 이후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정치권의 계속되는 러브콜에 황 대행은 소이부답(笑而不答)이다. 그의 미소가 새누리당이나 정통보수를 외치는 이들에겐 ‘살인미소’로 여겨지는 요즘, 보수층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황 대행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황 대행의 요즘 행보는 많은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그의 행보에서 행정수반이 아닌 노회한 정치인, 머릿속 계산이 복잡한 정객(政客)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김종필(JP) 전 총리와 오버랩된다. 사실 ‘소이부답’은 JP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도 당시 김대중(DJ) 국민회의 총재와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한창이던 시절 JP 자민련 총재는 묵묵부답이었다.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한자로 ‘소이부답’이라 쓰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JP는 “답답하겠지만 기다려. 세상 일이 다 때가 있는 법이야. 때 되면 다 얘기할 거니까”라고 기자들을 다독이기도 했고, “옛날에는 말이야”라며 화제를 돌려 딴청을 피우기도 했다. 하지만 늘 뉴스는 언론에 먼저 나왔다. DJP 단일화를 두고 이미 합의 내용들이 흘러나오고 한편으론 합의 결렬설이 흘러나오는 와중에도 JP는 확인도 부인도 않았고, 분위기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 정치는 대개 밀실에서 이뤄지고 언론을 통해 기정사실화될 때까지 모호성과 가변성 속에 온갖 얘기가 춤을 추게 놔두던 시절이었다. 하긴 지금의 정치라고 딱히 달라진 것도 없긴 하다. 반기문 전 총장도 그랬다. 지난해 말 유엔 총장 임기를 끝낼 때까지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맡은 소임에 충실하겠다”고만 했다. 반 전 총장은 “한 몸 불사르겠다”고 했지만 사실 그는 귀국해서 대선 행보를 하면서도 명시적으로 대선 출마를 밝힌 적도 없다. 하차하면서도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했을 뿐이다. 그러니 황 대행에게 왜 출마 여부를 명확히 안 하느냐 탓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최소한 황 대행만은 달라야 한다. 지금 황 대행은 조금이라도 대선 행보로 비쳐선 안 되는 위치에 있다. 국가적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황 대행에게 대통령 직무를 대행할 책임을 부여했고,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을 경우 공정한 대선 관리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게 지금 황 대행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심판으로 맡겼더니 선수로 나서고 ‘권한대행의 권한대행’까지 낳는다면 나라꼴은 더더욱 우습게 된다. 지금의 애매한 태도에 대해 황 대행 측에선 “잠재적 대선주자로서 가능성마저 없다면 공무원들에게조차 영(令)을 세우기 없다”는 얘기도 한다지만, 이 얼마나 궁색한가. 지금 공직사회가 얼마나 흐트러져 있는지 반문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런 얘기에 혹시라도 황 대행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 딱할 따름이다. 누구라도 대통령 자리에 욕심이 없을 수 없고 지금의 황 대행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큰 꿈을 품었다 할지라도 이번 대선은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중대한 고비 때마다 강단 있게 대처하던 황 대행의 모습이다. 정치권과는 명확히 선을 긋고 술렁이는 공직사회를 틀어쥐고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가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

    •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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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희의 워치콘 X]‘협상의 명수’ 트럼프를 상대하는 법

     연설 시작과 함께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이었을까. 뭐가 급한지 길지도 않은 연설문을 빠르게 읽어 내린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사는 종말론적 디스토피아와 ‘오직 미국!’으로 가득했다. 트럼프 뒤에 앉아 난감한 듯 어색하게, 때론 얼굴도 찌푸리는 버락 오바마 부부의 표정은 “더는 기대할 게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 보였다.71세 재벌을 가르친다고? 선거 캠페인 때야 무슨 말을 못 하겠어. 당선돼선 달라질 거야. 트럼프 내각의 합리적 현실주의자들을 봐. 트럼프라고 별수 있어? 많은 이들이 이렇게 예상했다. 지난해 말 한국을 다녀간 공화당 인사들도 한결같이 “선거 땐 으레 말이 거칠어지는 법 아니냐”고 했다. 심지어 “트럼프를 잘 가르칠(educate) 테니 염려 마라”라고 한 공화당 의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부질없는 희망이었다. 하긴 나이 70을 넘은 사람을 누가 가르치겠나. 미국 언론도 “후보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뿌리 뽑아버렸다”(월스트리트저널)고 했다. 취임 직후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는 왜 이렇게 몰아치는 걸까. 타고난 승부사로서 ‘기습적 충격요법’의 효과를 익히 잘 아는 트럼프다. 자신의 책 ‘불구가 된 미국’에 “기습은 승리를 안긴다. 상대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그에게 만능 외교정책은 없다. “언제나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절대 패를 보여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러니 당분간 트럼프발 충격파는 계속될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예측하기 힘든 싱크빅(think-big·통 큰 생각)으로 불확실성을 높인 뒤 지렛대(leverage)로 판을 흔들고 거친 파이트백(fight-back·반격)으로 후려쳤다. 일례로 중국을 상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렛대로 흔들며 중국의 항의에 거칠게 받아쳤다. 한 협상 전문가는 트럼프를 “땅 냄새를 정확히 맡는 사자”(안세영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에 비유한다. 남들이 흑인과 히스패닉에 집중할 때 ‘백인 표밭’ 냄새를 정확히 맡은 것도 그의 동물적 후각 덕분이다. 당장은 멕시코나 중국이 사자의 ‘먹잇감’이지만 곧 한국 차례가 될 것이다. 이미 “일자리를 뺏는 최악의 협상”이라며 한미 FTA 재협상을 외쳤고,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며 “왜 100%는 안 되느냐”며 분담금 인상을 요구했다. 이런 사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미국 내 네트워크를 넓히고 꼼꼼한 대차대조표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당장은 좋은 인상부터 심어주는 ‘여우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본은 벌써 발 빠르게 그런 전략을 펴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국정 공백 속에서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트럼프를 상대할 준비가 돼 있을까.벌써부터 으르렁거려서야 현재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는 문재인이다.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엔 ‘문재인이 당선되고 트럼프가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면 한국은 미군 철수를 내버려둘 수 있다’는 기고문이 실렸다. 이에 문재인은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논점은 내가 당선되면 협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데 방점이 있다”며 ‘당당한 협상’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라면 한국에 가장 민감한 ‘주한미군 카드’를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사자는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먼저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게 과연 협상에 유리할지 의문이다.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

    • 20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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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희의 워치콘 X]중국이 ‘암살자의 철퇴’ 개발하는 이유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대가 12일 대만해협을 통과해 귀항길에 올랐다.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작전이다. 랴오닝 항모전대는 한 달 전 서해에서의 실탄 훈련을 시작으로 서태평양까지 진출했다가 남중국해에서 요란한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보여주고 대만을 한 바퀴 도는 최초의 원양작전을 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칼빈슨 항모전단을 급파했는데, 랴오닝함의 귀항으로 대치 국면은 피한 것이다. 중국은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한 로널드레이건함이 수리 중이어서 미국 본토에서 항모를 출항시켜야 하는 점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2049년 세계 패권 장악” 랴오닝함이 서해∼동중국해∼서태평양∼남중국해를 휘젓고 다닌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만과 미국을 향한 정치적 시위일 뿐 중국은 미국과의 정면 대결은 원치 않는다. 항모의 규모나 성능 면에서 아직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랴오닝함은 1991년 재정난으로 건조가 중단된 옛 소련제 항모를 사실상 녹슨 고철로 인수한 것으로, 10여 년에 걸쳐 전력화했다지만 기술적 한계는 여전하다. 정면 승부는 중국의 군사전략에도 맞지 않는다. 중국은 소련처럼 미국과 무한 군비경쟁을 벌이는 대신 ‘암살자의 철퇴’로 불리는 살수간(殺手鐧) 개발에 주력해왔다. 살수간이란 약자가 강자를 꺾는 비장의 카드, 즉 비대칭 무기를 말한다. 현대전의 필수 무기체계인 군사위성을 우주공간에서 폭파하는 위성킬러 미사일, ‘떠다니는 군사기지’ 항모를 타격하는 항모킬러 미사일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인수위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마이클 필즈버리는 저서 ‘백 년의 마라톤’에서 중국은 공산정권 수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세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야심을 품고 와신상담해 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군부 강경파는 고대 병법 36계와 손자병법의 인(忍)-세(勢)-패(覇)의 전략에 따라 △때를 기다리며 몸을 낮추고 △상대가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며 △때가 되면 허점을 노려 무너뜨리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분석한다. 아직은 아니지만 때가 되면 적시에 상대의 혈을 정확하게 공격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살수간 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서다. 중국의 항모도 미국과 비교하면 유치한 수준이지만, 중국은 이런 불리함을 일거에 날릴 수 있는 항모킬러 미사일로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새 트럼프 행정부에도 중국과의 대결도 불사해야 한다는 초강경파가 득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결코 평화를 추구하는 국가가 아니며 특히 ‘위대한 꿈(中國夢)’을 내세우는 시진핑 체제에선 감췄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칼빈슨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 도착하면 맞불 무력시위를 펼칠 공산이 크다. 미중 대결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강대국 대결 속 자강? 동맹? 하나 또는 소수의 강대국이 주도하는 독과점 체제인 국제정치에서 강대국 간 대결이 거칠어지면 약소국은 자강(自强) 아니면 동맹(同盟)을 선택해야 한다. 어정쩡한 중립 노선으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한국도 살수간 같은 결정적 한 방을 준비하는 자강책을 준비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확고한 동맹만이 있을 뿐이다.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

    • 201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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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병국 “난 이미 지난 여름 김문수 지사로부터 출마 권유받았다”

    정병국 "난 이미 지난 여름 김문수 지사로부터 출마 권유받았다"김성태 "친박에도 두 부류 있다. 최경환과 홍문종 차이 현격하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지난해 8월 김문수 경기지사가 '남경필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에) 안 나간다고 하니 당신이라도 나가서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 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박찬숙 앵커가 진행하는 채널A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 의원이 김 지사를 만난 것에 대해 "(지난달) 28일 새벽에 남 의원을 만났는데, 이미 출마를 결심하고 이제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 출마에 대한 '박심(朴心) 작용설'에 대해서는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 그렇게 나왔다면 정말 실망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 의원이 당의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해주길 바랐는데 안타깝다"면서 "당당히 한 달간 레이스를 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이기게 되면 남 의원은 돌아가서 원내대표를 하고 개혁세력의 주자로서 이름을 떨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친박계의 당 운영에 반발해온 서울시당 위원장 김성태 의원도 이날 '생방송 토요뒷談'에 나와 "지금 '박심'을 이야기하는 사람에도 두 부류가 있는데, 차이가 너무 현격하다"며 최경환 원내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을 비교했다. 김 의원은 "최 원내대표는 정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심성의 있게 하는데, 홍 총장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진로나 당 권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 확충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홍 총장을 맹비판했다.}

    • 20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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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봉균, “당 대표 했다고 중진이냐” 정동영에 직격탄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정동영 민주 고문에 직격탄 "당에 기여했는지 봐야지 당 대표 했다고 중진이냐"전북지사 출마를 검토 중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전북지사 출마설에 대해 "민주당 중진이나 고문이 과연 민주당이 잘 되게 기여한 것인지 아닌지 봐야지 당 대표를 했다고 중진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박찬숙 앵커가 진행하는 채널A의 '생방송 토요뒷談'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정동영 고문 등 중진 차출설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지역 민심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자신의 안철수신당을 통한 전북지사 출마에 대해 "아직 창당도 안 했고, 지방선거까진 세 달 이상 남았다"면서도 "안철수의 새정치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디딤돌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정치가 쇄신되고 정치판이 바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에서 재경부 장관(경제부총리)을 맡아 달라고 제안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소신대로 하라는 전제가 있다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못할 것 없다. 하지만 소신껏 하라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 201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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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상인의 세계最古 ‘현대식 회계장부’ 찾았다

    19세기 후반부터 25년간 현대식 복식부기로 완벽하게 작성된 개성상인의 회계장부 14권이 발굴됐다. 세계적으로 20세기에 들어서야 현대식 복식부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그보다 앞서 개성상인이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배당 내용까지 포괄하는 현대식 복식부기를 사용해 합리적 경영을 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나온 것이다. 개성상인의 후손 박영진 씨가 소장한 총 1000여 쪽 분량의 회계장부 14권에는 개성상인 가문이 1887년부터 1912년까지 인삼 재배 및 거래, 목화와 면포 거래, 금융업을 하면서 작성한 회계의 모든 과정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여기에는 분개장(分介帳·일기장에 기입한 내용을 원장에 옮기기 전에 대변과 차변으로 나누어 상세히 기입하는 회계장부)부터 총계정원장,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투자자에 대한 이익배당까지 약 30만 건의 거래 내용이 담겨 있다. 박 씨 가문의 회계장부를 연구한 전성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20세기 이전에 현대식 복식부기로 모든 회계 과정을 기록한 완벽한 실무회계기록은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된 적이 없다”며 “이 자료를 통해 개성상인이 이미 19세기 말에 서구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독자적인 방식으로 현대식 관리회계기술을 사용했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박 씨 가문의 자료보다 100년 앞선 1786년에 복식부기로 기록된 또 다른 개성상인의 부채장부도 발굴됐다. 현재 북한 사회과학원이 소장한 이 자료는 국내 한 출판사가 PDF 파일 형태로 입수했다. 이는 한국의 가장 이른 복식부기 장부로 알려진 일본 고베대 도서관 소장 개성상인 회계장부(1854년)보다 68년 앞선다. 전 교수는 “이로써 구체적 자료로 증명되는 한국의 자본주의 전통이 18세기까지 앞당겨졌다. 그 주역은 고려시대부터 개성을 중심으로 국내 상업과 국제 교역을 이끈 개성상인이었다”고 평가했다.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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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한국잠수함의 어제와 오늘

    한때 비신사적인 비열한 무기로 간주되던 잠수함. 하지만 이제 잠수함은 해군 무기체계의 핵심 전력이 됐다. 세계 각국은 더 은밀하고, 더 신속하고, 더 강력한 잠수함을 갖기 위해 비밀스럽게 연구 개발하고 있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저자는 세계 잠수함의 발전사와 활약사는 물론이고 한국 잠수함의 어제와 오늘까지 ‘수중의 제왕’의 모든 것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축전지 충전을 위해 수시로 부상해야 하는 디젤잠수함과 달리 원하는 만큼 물속에 있을 수 있는 원자력잠수함이야말로 ‘진짜 잠수함’이라며 한국도 이를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201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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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오바마, 시리아 공격할까… 워싱턴 룰에 달렸다

    앨런 덜레스와 커티스 르메이. 냉전 초기 각각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전략공군사령부(SAC)를 지휘한 이들이다. 영국 신사풍의 덜레스 CIA 국장은 외국 관리를 매수하고 정부를 전복하고 암살을 지시하는 비밀공작을 벌였다. 시가를 질겅질겅 씹어대던 르메이 SAC 사령관은 야수 같은 핵무기의 파괴력을 내세워 세계를 위협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의 신성한 사명’을 내세워 미국의 힘을 무한히 키웠다. 전 지구적 군사패권을 통해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는 맹신을 국가의 제1원칙으로 승격시킨 주역이다. 이들이 기초를 닦은 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워싱턴 룰’이다. 워싱턴 룰은 ‘미국의 신조’와 ‘성 삼위일체’로 구성된다. 미국의 신조는 ‘미국만이 국제질서를 규정하고 운영할 특권과 책임을 가진다’는 신념을 일컫는다. 그 실천 강령이 △군사력의 세계적 주둔 △세계적 힘의 투사 △군사적 개입주의라는 것이다. 해리 트루먼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룰에 충성할 것을 서약했다. 베트남전의 치욕을 겪고도 워싱턴 룰은 살아남았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 실패 이후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워싱턴 룰이 계속되는 한 미국은 영구전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는 어떤가. 저자는 “그도 워싱턴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자신의 취향에 따른 약간의 변형이 있지만…”이라고 말한다. 최근 시리아 공격에 대한 결정을 의회에 떠넘기며 머뭇거리는 모습이지만 워싱턴 룰에서 벗어나진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워싱턴 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왕따’나 ‘또라이’가 되고 만다. 23년 군 생활을 한 예비역 대령으로서 누구보다 조직논리에 충성했던 저자도 늦깎이 공부를 통해 이런 왕따 그룹에 합류했다고 한다. 저자는 머지않아 워싱턴 룰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를 감당하기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민의 피로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룰은 미국이 스스로 방어능력을 갖춘 나라에 대한 방위 의무를 지지 않는 것이 될 거란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에 의지해 온 한국 안보는 어떻게 될까. 원제 ‘Washington Rules: America's Path to Permanent War’.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 201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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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냉전 설계자가 쓴 美외교사

    ‘냉전의 설계자’로 불리는 저자의 강연과 논문을 모은 국제정치학의 고전이다. 한국어판은 첫 출간. 1947년 소련에 대한 봉쇄정책을 주장한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이른바 ‘X 논문’)과 1951년의 또 다른 기고문, 그리고 1951년 시카고대와 1984년 그리넬대 강연을 한데 묶었다. 1, 2차 세계대전에 이은 미소(美蘇) 대립으로 국제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던 20세기 전반기, 냉정한 현실주의적 시각으로 초강대국 미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 저자의 혜안을 엿볼 수 있다. ‘공세적 현실주의’ 주창자인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의 서문도 인상적이다.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 201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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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혁명 꿈꾼 20대 젊은이들, 악마집단이 되기까지

    “기절할 때까지 때린다. 깨어났을 때는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공산주의화를 받아들일 거다.”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 혁명전사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가해진 동료들의 야만적 폭력으로 12명이 사망했다. 이른바 ‘연합적군 숙청사건’. 가해자는 ‘혁명의 동지’ 19명이었다. 1970년대 전 세계를 떨게 한 일본의 극좌 테러단체 적군파의 실체를 미국인 여성 사회학자가 방대한 자료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해부했다. 혁명을 꿈꾸던 20대 젊은이들이 잔혹한 테러리스트가 되고, 심지어 산장 밀실에서 동지를 살해하는 악마집단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사회심리학적으로 생생히 복원해 냈다.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 201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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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이르면 8일 미사일 발사체에 연료 주입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세워 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 발사대의 연료저장소 2곳에 액체연료를 채우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동창리기지 발사대 주변의 연료저장소에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인력과 차량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연료저장소에 액체연료를 채우는 작업이 끝나면 8, 9일경 발사대에 장착한 로켓 추진체에 연료를 주입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연료저장소에서 장거리로켓에 액체연료를 공급하는 급유배관은 발사장 지하에 건설돼 있어 연료 주입 여부를 위성으로 포착하기는 힘들다. 로켓 추진체에 연료 주입을 끝내면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발사일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기상청의 북한 주간예보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첫날인 10일부터 13일까지 구름이 조금 낀 날씨가 예상되지만 로켓 발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눈이나 비는 오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1∼12일에 쏴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측 인력들은 7일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의 엔진계통과 연료밸브 등을 점검하고 있고, 지상관측소에선 통신차량과 원격통신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광명성3호(북한이 로켓에 싣겠다는 위성) 발사가 성공해야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다”며 “다음 단계는 정지위성의 개발이다. 더 큰 대형 운반 로켓의 개발에도 착수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로켓 연료 주입에 돌입하면 한국군 당국은 최대 1000km 밖에서 쏴 올린 탄도미사일의 비행 궤도를 추적할 수 있는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구축함 3척을 서해로 급파할 계획이다. 최대 탐지거리가 500km인 장거리 대공레이더도 가동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미국도 6일(현지 시간) 탄도탄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벤폴드와 피츠제럴드 등 이지스구축함 2척을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이동 배치하는 한편으로 로켓 발사가 임박하면 이지스함 2척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새뮤얼 로클리어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김정일 사망 1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핵 국가’라는 점을 과시하고 전 세계에 미사일 제조 능력을 보여 주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한반도 일대에 미국의 정보와 자산을 최대한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7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자국 영토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본체나 잔해가 일본 영토에 떨어질 우려가 있으면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과 육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즉시 요격에 나설 계획이다. 파괴조치 명령은 북한이 2009년 4월과 올해 4월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때도 발령됐다.도쿄=배극인 특파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bae2150@donga.com}

    • 201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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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사일 발사 예고]“北 1주일내 발사준비… 1단추진체 격포항 서쪽 140km 낙하”

    북한이 3일 장거리로켓 1단 추진체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의 발사대에 세우는 등 10∼22일로 예고한 로켓 발사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사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1주일 안으로 모든 발사 준비를 끝내고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창리기지 인근의 날씨에 별 문제가 없으면 기술적으로 10일경에 로켓을 쏴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앞으로 1, 2일 안에 로켓의 2단과 3단 추진체를 발사대로 옮겨와 대형 크레인으로 1단 추진체와 결합하는 작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나로호는 지상에서 1, 2단 추진체를 결합한 뒤 발사대에 세웠지만 북한의 장거리로켓은 발사대에서 크레인으로 1단, 2단, 3단 추진체 순서대로 장착하는 과정을 밟게 된다. 모든 단 결합이 끝나 제 모습을 갖춘 장거리로켓이 발사대에 장착되면 로켓을 고정시키는 지원 구조물들이 연결되고, 발사 사흘 내지 이틀 전에는 로켓의 전자항법장치 등에 전력을 공급하고 액체연료를 주입하기 위한 각종 케이블이 연결된다. 이어 발사 전날에는 로켓의 1단 추진체에 액체연료와 산화제의 주입이 시작된다. 로켓 추진체에 액체연료의 주입이 끝나면 사실상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 액체연료가 주입된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추진체 내부에서 부식이나 변질이 발생해 발사 시 최상의 추진력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동창리기지는 액체연료 주입시설이 지하에 건설돼 있고,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기지의 시설보다 자동화돼 있어 연료 주입은 반나절이면 충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D데이(발사 당일)엔 발사된 로켓이 보내오는 모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지상의 원격자료 수신장비와 통신망의 최종 점검이 이뤄지고, 로켓을 지지하던 구조물들이 제거되면서 ‘최종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북한이 최근 관련국에 장거리로켓 발사계획을 통보할 때 활용한 항공고시보(Notice to Airman)를 분석한 결과 1단 추진체는 올해 4월 발사 당시의 예상 추락지점(변산반도 서쪽 140km)보다 남쪽으로 18km 정도, 동쪽으로 6km 정도 떨어진 해상(격포항 서쪽 약 140km)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추진체 낙하지점은 4월 발사 때 예고했던 것과 같은 필리핀 동쪽 190km 공해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에 통보한 항공고시보에는 발사 시기(10∼22일)와 시간대(오전 7∼12시)도 포함돼 있다. 국토해양부는 1단계 추진체와 페어링의 낙하가 예상되는 서해상 해역에서 전체 발사 기간 중 국적기인 대한항공 항공기 6편이 운항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기에 대해선 동쪽으로 약 170km 떨어진 서울∼제주 항공로로 우회 비행하도록 했다. 또 필리핀 동쪽 해역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매일 5편 이상의 항공기가 운항할 예정이어서 운항시간을 조정하거나 우회 비행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은 1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또는 발표와 거의 동시에 북-미 간 비공식 경로인 ‘뉴욕 채널’을 통해 미국 행정부에 이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뉴욕 채널을 이용해 미국 측에 알렸다”며 북한의 통보는 구체적 내용이 담긴 게 아니라 발사계획을 간단히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sh1005@donga.com}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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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소방관 스타일”

    소방관들이 1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119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말춤을 추고 있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순간순간 생명을 걸어야 하는 전장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은 강인한 용기와 투철한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격려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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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새 정권 궁합은… 대북 채찍-당근 갈림길

    11·6 미국 대선이 예측불허의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한반도의 ‘안보 방정식’도 복잡해지고 있다. 12·19 한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 미국 정부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이에 북한은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한반도의 안보정세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새 정부의 ‘궁합’이 관건 미국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는 ‘강한 미국’을 내세우며 강력한 외교안보정책을 표방한다. 북한에도 매우 강경하다. 롬니는 대북 식량지원을 ‘뇌물 제공’으로 규정했고, “북한과 거래하는 민간기업·은행에 제재를 가해 북핵을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11·8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출범하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체제에도 롬니는 공세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동북아시아의 ‘주요 2개국(G2) 대결’도 한층 격화될 수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도발에 대한 보상은 없다”며 ‘전략적 인내’를 내세웠지만 재선에 성공하면 한층 자신감 있게 ‘당근’과 ‘채찍’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균형적 외교정책을 선호하는 오바마로서는 집권 2기를 맞아 새로운 갈등을 낳기보다는 해법 마련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마상윤 가톨릭대 교수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오바마든 롬니든 큰 차이는 없고 연속성이 강하다”며 “다만 롬니가 당선된다면 적어도 더 강한 톤과 레토릭(수사)을 쓰게 될 것이고 이것이 북-미 관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대선후보들은 이명박 정부보다 유연한 대북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우선시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북한과의 협력’을 앞세우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경한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한미 새 정부가 어떤 조합으로 짜여질 것인가이다. 양국의 대선 결과는 ①미국 공화당-한국 여당 ②미국 공화당-한국 야권 ③미국 민주당-한국 여당 ④미국 민주당-한국 야권 등 4개의 조합을 낳고, 조합마다 대북정책에서 미묘한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 양국 정당의 정치적인 성향은 ①과 ④가 각각 보수와 진보로 비슷하고 ②와 ③은 서로 엇갈리는 조합이다. 전문가들은 ②‘미국 공화당-한국 야권’의 경우가 가장 마찰의 소지가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③‘미국 민주당-한국 여당’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에서 보듯 정책 공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북한의 선택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권력 승계 이후 미국과는 관계 개선을 모색했고 한국엔 ‘상종하지 않겠다’면서도 직접 충돌은 피하고 있다. 김정은 처지에서는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냄으로써 권력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④‘미국 민주당-한국 야권’ 조합이 가장 바람직하다.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과의 신속한 관계 개선을 추진하면 오바마도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에는 ①‘미국 공화당-한국 여당’ 조합이 최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 경우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과 군사행동 등 ‘벼랑끝 전술’을 지렛대로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미에 성향이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은 선별적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미국 민주당-한국 여당이 승리하면 북한은 미국과의 직거래를 선호할 것”이라며 “반대로 미국 공화당-한국 야권이 이긴다면 먼저 남한에 의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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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3 대선 레이스]安-文, 단일후보 지지율 엎치락뒤치락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 대결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10.0%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9, 20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44.8%로 문 후보(34.8%)보다 앞섰다. 안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49.9%를 얻어 박 후보(44.0%)를 앞섰다. 3자 대결에선 박 후보 35.9%, 안 후보 32.6%, 문 후보 19.7%였다. 반면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해 19, 20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야권 단일화 대결에서 문 후보(45.8%)가 안 후보(39.4%)를 앞섰다. 다만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선 안 후보(48.2%)가 박 후보(42.0%)를 앞섰고, 문 후보(42.3%)는 박 후보(44.9%)에게 뒤졌다.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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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核 제재’ 까부수려 동까모 날조?

    탈북자 전영철 씨(사진)를 사주해 김일성 동상을 폭파하려 했다고 북한이 주장한 남한의 탈북자단체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동까모는 북한군 대좌 출신 김성민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 대표가 주축이 돼 2010년 10월 결성됐다. 북한 지역별로 6개 지대(支隊)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동까모의 존재를 알리는 것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된다며 이름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동까모가 실제 동상 폭파 공작까지 감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북한군 출신 A 씨는 “2008년 백두산 김정일 생가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지만 경비가 강화되고 북한까지 폭발물을 반입하기 어려워 포기한 적 있다”며 “동까모도 실체가 있다기보다 의기투합한 수준에서 머물러 활동은 유명무실했다”고 말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도 “올해 초 탈북자 북송 사태 이후 국경 경비가 강화되고 김영환 씨 구금사건으로 중국 내 대북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지금처럼 예민한 시기에 중국을 거쳐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를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남 도발용 명분을 쌓기 위해 사건을 날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북한은 동까모가 만들어지기 전인 2007년 9월과 2008년 12월에도 ‘반공화국 테로(테러) 행위’를 적발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외무성은 20일 오후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조선 괴뢰패당이 월남 도주자들을 내세워 꾸민 특대형 음모에 미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진상이 드러났다”며 “제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핵문제에 대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한편 전영철 씨는 2010년 11월 국내 입국했던 53세 탈북자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전 씨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대로 5월 5일 중국으로 간 사실도 출입국 기록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 탈북자는 “전 씨가 북한에서 ‘혁명사적총국 산하 영군봉무역회사’ 지도원 출신으로 외화벌이에 종사했으며 체포된 곳은 북한이 아닌 중국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201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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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군사협정, 26일 국무회의서 슬그머니 비공개 처리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말 일본과 첫 군사협정인 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협정안을 26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슬그머니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이 예상된다.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7일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해 체결에 필요한 국내 절차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이르면 29일 한일 외교당국 간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9일에는 일본 각의가 예정돼 있어 일본의 국내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양국의 서명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이 당국자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면 일본의 정보역량을 활용하고 동북아지역의 안보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된다”며 “한국이 북한의 위협은 물론이고 테러나 자연재해 같은 초국가적 안보문제에 대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협정은 당초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5월 말 일본을 방문해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해 유보됐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서명 주체가 외교부로 바뀌어 다시 체결이 추진되는 것이다.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 상정된 안건 43건을 취재진에 상세히 브리핑하면서도 이 협정안은 비공개에 부쳤다. 더욱이 정부는 국무회의 처리 사실을 일본에는 당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보다 일본에 먼저 알려준 셈이다. 이런 처리 과정이 사실상 ‘은폐’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상대국인 일본의 국내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비공개인 ‘대외 주의’ 안건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일본도 아직 필요한 국내 절차를 밟지 않은 사안을 굳이 한국이 먼저 처리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미국이 군사 정보보호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촉구한 뒤 정부가 서둘러 이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일본의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이) 비밀정보 보호협정이 있으면 안심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만큼 큰 전진이다”라며 반겼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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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칠레, FTA이어 태평양 협력 가교 역할”

    이명박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양 대륙 간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과 칠레가 태평양 동서 연안국 간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칠레를 공식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피녜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004년 양국 간 FTA 발효 이후 교역이 4.6배 신장되고 교류 협력이 증진되는 등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특히 두 정상은 최근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4개국이 결성한 ‘태평양 동맹’과 한국 간 협력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양 대륙 간 가교역할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1일 칠레 동포간담회에서 종북(從北)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은 매우 현명하다. 그런 것들은 다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따라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내부에 종북세력이 나왔다고 하고, 천안함 사건을 겪으면서 깜짝 놀랐을 것”이라며 “(한국인은) 단결력이 없다고 하는데, 싸울 때 싸우더라도 위기 때에는 힘을 합치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산티아고=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201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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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땐 그랬지]反독재 민주화운동의 중심지 명동성당

    1987년 6월 서울 명동성당은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성지였다. 서울 시내는 박종철 군 고문 치사사건의 조작 은폐를 규탄하고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를 외치는 국민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전두환 정권의 강경 진압에 맞선 학생과 시민들은 명동성당을 민주항쟁의 거점으로 삼아 농성을 벌였다. 최루탄 가스가 자욱한 명동성당 주변은 늘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한 짱돌이 쌓여 있었다. 민주화 열기가 들불처럼 전국 곳곳으로 번지자 대통령직선제 실시 등을 담은 6·29선언이 발표됐다. 결국 5공화국은 막을 내렸다.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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