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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100대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특히 초(超)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핀셋 증세’ 방침의 당청 사전 물밑 조율에도 직접 나섰다. 김 의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조 원 가까운 핀셋 증세와 함께 당정이 조만간 발표할 세제개편안을 통해서도 추가로 3조 원 가까운 세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술 기반 조성,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피해 계층 지원 등에 사용해 더 공정한 ‘상생의 기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들은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야 한다.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초대기업이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것”이라며 “이번 핀셋 증세는 사랑 과세, 존경 과세, 착한 과세”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세제개편안에 담기는 추가 세수 확보 방안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강화,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 축소, 대주주 주식 양도차익 등 자본이득 금융소득 과세 강화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조 원 가까운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구체적인 방안은 당정 논의를 끝내야 밝힐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별도로) 증여 이익 계산 방법 보완 등을 통해 과세를 강화할 것이다.” ―청와대와 당이 속도감 있게 초대기업 등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은….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뒀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기업과 국민의 이해와 공감의 폭이 넓어지면서 기업의 활동 여건도 좋아질 것이다.” ―‘핀셋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고려하지 않나. “초대기업 등에 대한 증세는 형식적으로 증세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과거 정부의 부자 감세를 정상화하는 조치다.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90% 가까운 국민이 지지하고 있다. 이미 국민적 합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법인세율을 25%로 올리는 과세표준 2000억 원은 어떻게 산출됐는지…. “(과표) 5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 25%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경제 상황을 고려해 법인세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거나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측과 올려서는 안 된다는 측의 주장을 종합한 조정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증세 대상에 포함되는 126개 기업 가운데 5대 기업 계열사는 몇 개나 포함되나. “특정 기업을 세분해서 분류한 것은 아니다. 과표 2000억 원 초과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매출 기준으로 2조 원이 넘는 초우량 기업이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측면에서 면세점 인하는 검토하지 않나. “현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봉급생활자들, 근로소득자들은 세원 자체가 워낙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단돈 10원도 누수 없이 정확하게 납부하고 있다. 그분들에 대한 과세 확대는 아직 이르다.” ―증세안이 현실화되려면 여소야대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증세안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내놓은 공약이었다. 바른정당은 명목세율과 법인세 인상, 고소득자 세율 인상을 비롯해 재산세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심지어 간접세인 부가가치세 인상 검토도 주장했다. 국민의당 역시 초고소득층에 대한 최고세율을 상향하고 법인세 최고 과표 구간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과표) 2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해 법인세율을 25%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법안도 냈다. 최소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세법 개정안과 관련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길진균 leon@donga.com·박성진 기자}
2016년 8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두고 국회는 몸살을 앓았다. 일주일 전 여야는 추경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심사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문제는 ‘최·종·택 트리오’(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였다. 야당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 청문회)’에 이들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강경했다.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 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국정 운영에 흠집을 내려는 정치적 의도”라며 결국 청와대 편에 섰다. 여야는 2주일여간 지루한 기 싸움을 벌이다가 정기국회 때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정부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38일 만이었다. 그 후 1년. 한국 정치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란 ‘헌정 파고’를 넘어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여권에선 ‘헌정사가 탄핵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는 자화자찬이 쏟아졌지만 정치만 놓고 보면 아무런 차이가 없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 구도는 공수만 바뀌었을 뿐 1년 전과 똑같다.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정치 시계는 다시 탄핵 이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마이웨이’ 여권, ‘볼모 정치’ 야권 10일 추경안 심사를 위해 소집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또다시 파행했다. 인사 밀어붙이기에 나선 ‘마이웨이’ 청와대와 무기력한 여당, 여러 사안을 연계하는 ‘볼모 정치’ 야당의 속성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7일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당초 예정된 11일은 물론이고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8일 본회의에서도 처리가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도 독설을 퍼부었다. 추 대표는 “현재의 교착은 전적으로 야당의 발목잡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의당의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유미 단독 범행이 아니라는 것은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으로 증명할 수 있다”며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야당은 추 대표의 ‘독설’에 오히려 안도하는 모양새다. ‘국회 올스톱’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어서다. 이른바 ‘적대적 공존’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무조건 딴죽을 걸 생각은 없지만 여당이 야당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협치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여당에) 뺨 맞고 발길로 차이면서 협치하자며 민주당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사정해야 하느냐”고 했다. 이날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 정례 회동과 여야 예결위 간사단 회동은 ‘예상대로’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그칠 줄 모르는 ‘정치 요요현상’ 청와대는 현재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방부 수장 자리를 더 이상 비울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노동부 장관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대타협의 주무 장관인 만큼 시급히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도덕 검증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많은 인물들이 입각 자체를 고사하고 있다. 이만한 인물을 찾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 내부에선 “설령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선택한다 해도 정국 경색이 풀린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두 후보자를 낙마시킨다고 해서 야당이 추경안이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순순히 통과시켜 주겠느냐는 얘기다. “자칫 야당의 기만 살려주고 실익이 전혀 없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도 야당과 대립할 때마다 제기된 논리다. 여야는 지난해 촛불 정국과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이라는 유례없는 정치 파동을 겪으며 대선 과정에서 모두 ‘협치’와 ‘대탕평’을 공언했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만에 각 진영이 생존을 위한 무한 정쟁에 나서며 과거를 답습하는 ‘정치 요요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송,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어 청와대의 고심도 깊다. 여권 관계자도 “초기 국정 운영에서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처리가 중요한 만큼 대통령도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국 정상화를 위해 두 후보자 중 ‘한 명 낙마’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홍수영 gaea@donga.com·길진균 기자}
“갓 취임한 대통령의 성패는 PI(President Identity·대통령의 정체성)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권에서 자주 회자되는 격언이다. PI, 정체성 혹은 이미지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출발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투박한 말투에서 드러나는 진솔함과 선을 넘지 않는 정제된 언어와 태도가 지지층에는 기대감을, 일부 보수층에는 일말의 안도감을 주는 듯하다. 문 대통령이 취임 60일이 지나도록 70% 후반의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문 대통령 PI가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 집권 초기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은 선의(善意)를 꾸준히 밀어붙이면 국민이 언젠가 자신의 진정성을 인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노 전 대통령의 소탈한 언어에 환호했던 국민은 어느 순간 그에게 등을 돌렸다. 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국정 지지율은 40%대로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도 아쉬움을 드러낸 적이 있다. “대통령으로서 품격과 위엄이 부족했다. (중략) 권위주의적 대통령 문화는 극복해야 할 문제였지만, 국민에게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그 일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중략) 그(버락 오바마 대통령)는 사회적 소수파에 속한 시민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이지만 매우 품격 있는 언어를 구사했다. 나도 그렇게 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운명이다·노 전 대통령 자서전) 이런 반성 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 정부 차원의 PI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2억40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되면서부터다. 노 전 대통령의 실패를 반성과 교훈의 자산으로 삼고 있는 문 대통령과 그의 핵심 참모들은 2012년 대선 때부터 PI팀을 전략적으로 가동했다. 그 중심에는 현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있었다. 5·9대선 유세 과정에서 패션쇼 모델을 연상시키는 런웨이 방식으로 인파를 뚫고 무대에 등장하는 문재인 후보, 2012년 대선 때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걸어 내려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김정숙 여사 등 한국 선거에서 성공한 유세로 평가받는 여러 장면이 탁 행정관의 손에서 탄생했다. 무대 연출뿐 아니라 탁 행정관은 문 대통령이 어떤 사람과 만나 어떻게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할지까지도 챙겼다고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준비된 대통령이라고는 하지만 여소야대 국회,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대통령이 믿을 것은 여론의 지지뿐”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는 당분간 탁 행정관을 놓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나라나 PI는 갓 출범한 정권이 자리를 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권 초 감동받을 준비가 돼 있는 국민의 마음을 고려하면 PI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뒤 국민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국정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 국회와의 협치는 어떻게 풀 것인가.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등 PI로만은 풀 수 없는 산적한 난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가칭)젠더폭력방지법 제정 및 국가행동계획 수립 계획 등을 10일 발표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그래서 탁현민은?”이라며 반문하고 있다. 탁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의 탄생과 연착륙에 크게 기여했지만 왜곡된 성 인식으로 스스로 정부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목 안의 가시가 된 셈이다. 그의 판단이 주목된다.길진균 정치부 차장 le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퇴임 후 한국을 처음 찾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나 40여 분간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결과를 소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게 많은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반대로 국민 여론이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문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는 만큼 국민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하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전날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두 딸과 함께 방한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해 “내 오랜 친구(My old friend!)”라며 친근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문재인 정부 내각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다시 시작된다. 이번 주에만 6명으로 ‘청문회 시즌 3’인 셈이다. 26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으로 28일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29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30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등에 반발해 인사청문 절차를 중단시켰던 야당은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송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 고용부 장관 후보자를 ‘신(新)부적격 3인방’으로 규정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들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후보자들에게는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번 청문회가 여야 대치 정국의 새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핵심 타깃 된 3인방 야권은 송영무 김상곤 조대엽 후보자를 ‘부적격 신3종 세트’로 지칭하고 이들에게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송 후보자는 고액의 자문료 수수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매월 3000만 원씩 총 9억90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과 방산업체 LIG넥스원에서 매월 800만 원씩 총 2억4000만 원의 고액 자문료를 받은 게 논란이다. 송 후보자는 LIG넥스원 자문료에 대해 “방위산업 수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문활동에 집중했고,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송 후보자는 계룡대 군납 비리 사건 수사 중단 지시 의혹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수차례 지시했다”고 일축했다. 송 후보자는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정의당까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여 있다. 김 후보자는 여기에 주한 미군 철수 및 한미 동맹 폐기 주장 등 과거 발언으로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부터 “교육수장으로는 지나치게 이념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최근에는 경기도교육감 재직 당시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사건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부하 직원 사건과 관련해 전혀 부끄러운 점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음주운전 및 거짓 해명, 소속 대학 총장이 허가하지 않은 사외이사 등재, 사외이사 사업장의 임금 체불, 직계존속 재산 신고 누락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첫 ‘지명 철회’ 나올까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6·25전쟁 67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28일 미국으로 정상회담을 하러 가기 전에 이 정국을 풀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 이들에 대한 청문회를 맡고 있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방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자진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해명도 듣기 전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날 6·25전쟁 67주년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문 과정을 봐야 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도 추경안 심사 등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현안 처리를 위해 김상곤,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 가운데 적어도 한 명 정도는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지명 철회가 현실화될지 여부도 관건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진 사퇴는 있었지만 지명 철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지명 철회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중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추가로 불거질 경우 청와대가 총력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강경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9일 예정된 5개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대통령이 부적격자를 임명 강행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오늘부터 상임위 활동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 채택 논의 등이 무산됐다. 다만 한국당은 김상곤 후보자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까지 보이콧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정 원내대표는 “청문회에서 이분들이 얼마나 부적격한 인사 검증을 거쳐 왔는지 (밝히기 위해) 송곳 청문회를 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상임위 일정 전면 거부는 없다”며 보수 야당과 다소 거리를 뒀다. 남은 청문회 대상자에 대한 야당의 의혹 제기는 이날도 이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서를 분석한 결과 송 후보자가 모두 네 차례 위장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송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주민등록법 위반이 확인됐다”고 사전에 밝혔지만 한 차례가 아니었던 셈이다. 송 후보자는 1989년 당시 제5전단 작전참모로 재직할 때 경남 진해시 관사에 거주하면서 주소지를 대전 동구의 부친 자택으로 옮겼다. 대전 서구에 있는 군인공제회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였다. 이어 1991년 11월에는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군인공제회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이전했다. 송 후보자 측은 김 의원에게 “신규 분양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는 조건이었다”고 해명했다. 1994년 10월과 1997년 8월에는 각각 형의 자택과 고조부의 기념사당으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송 후보자와 한진중공업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2년 송 후보자가 해군 조함단장 시절 한진중공업이 독도함 건조를 수주했다. 송 후보자는 당시 독도함 발주를 앞두고 부하 직원들의 반대에도 한진중공업을 방문했고, 그 직후 한진중공업이 독도함 낙찰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송 후보자 측은 “한진중공업 방문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강남조선 등을 포함해 국내 방산 조선업체 초도 방문 차원이었다”며 “독도함 건조 수주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조 후보자와 관련해선 조 후보자가 2대 주주로 있는 여론조사 업체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조 후보자가 2대 주주이자 사외이사로 있는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21’이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남 양산시장 경선 여론조사에서 일부 불법행위 의혹이 제기돼 예비후보 2명으로부터 피소돼 현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송찬욱 song@donga.com·길진균 기자}
정치와 연애는 공통점이 많다. 가장 큰 공통점이라면 정치는 국민, 연애는 연인의 마음을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애의 성공적 결말이 행복한 결혼 생활이라면 정치의 성공적 결말은 집권과 박수 받으며 떠나는 일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어떻게 국민과 헤어지게 됐는지 그 과정을 잘 아는 사람이다. 이때 축적된 실패에 따른 반성과 교훈이 새 정부를 이끄는 큰 자산이 되고 있을 것이다. 출발은 성공적인 것 같다. 5·9대선 이후 “의외다. 새 정부가 적어도 생각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연애도 해 본 사람이 더 낫다더니…. 문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스스럼없이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는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테이크아웃 커피 잔을 들고 참모들과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국민이 보고 싶었던 그 모습이다.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을 먼저 찾아가는 행보 등으로 공감 능력과 겸손함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 대통령을 향한 애정의 강도, 국민의 국정 지지도는 80%를 넘는다. 문 대통령의 노력도 평가받아야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처참하게 망가진 박근혜 정부의 기저 효과까지 더해진 시너지 효과가 반영된 수치일 것이다. 그렇지만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도 식을 때가 있다. 1993년 김영삼(YS) 정부 출범 직후 YS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곤 했다. 권위주의를 벗겨낸 소통 행보였다. 궁궐 만찬 같았던 청와대 식사 메뉴는 칼국수로 바뀌었다. 하나회 청산,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개혁 등 YS식 ‘적폐 청산’에도 나섰다. 과거와 다른 그의 신선한 행보에 국민은 열광했다. 문 대통령 이전까지 YS는 새 대통령 집권 초 최고 국정 지지도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YS와 국민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불꽃같은 사랑의 끝은 파경에 가까웠다. 연인 때는 “불안한 미래라도 함께하자”는 말에 감동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약속도 믿고 싶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미래’가 아닌 ‘삶’과 마주해야 하는 부부 사이로 발전한 뒤에도 연애 때 하던 식언을 반복하거나 고집을 피우면 신뢰는 떨어지고 애증이 쌓인다. 거기에 실직이나 사고 등 뜻하지 않은 어려움까지 더해질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문 대통령의 공약 가운데 일부는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말의 성찬에 가깝다.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국민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달라진 삶을 투영해 대통령을 바라볼 것이다. 문 대통령은 4·13총선 때도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 은퇴”라고 약속했다가 곤욕을 자초하지 않았던가. 인사청문회 논란 역시 문 대통령 스스로 키운 책임이 크다. 그가 대선 후보 때 내세운 고위 공직 임용 배제 5대 원칙 가운데 위장전입 등은 1970, 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고 사회 활동을 한 인사들에겐 100% 적용하기 힘든 조건이다. 81만 개 공공 일자리 창출, 대통령의 24시간 공개 등도 현실성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에서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겠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솔직한 인정, 그리고 진심 어린 존중과 설득이다. 그렇다고 불과 한 달여 전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정치세력이 ‘기회는 이때’라는 식으로 허니문부터 불화를 부추기는 것도 아름답게 보이진 않는다. 길진균 정치부 차장 leon@donga.com}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13일 남은 임기의 중점 과제로 개헌을 꼽았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1년은 예측 가능한 개헌, 생산적 협치, 민생 중심 입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특히 “지금이 개헌의 최적기라고 생각한다”며 “국회 주도로 임기 내 예측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개헌의 구체적 방법론으로 “금년에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 대통령과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 뒤 국회가 단일안을 의결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이어 “개헌의 방향을 크게 말하면 한마디로 ‘분권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분산에 초점을 맞춰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정 의장은 20대 국회 1년 성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청소 근로자 직접 고용 △역대 최대 의안 발의·처리 △협치 풍토 조성 등을 꼽으며 “불체포특권 남용 방지와 친인척 보좌관 채용 제한, 묻지 마 증인 채택 방지를 비롯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앞으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과 국회의장실에서 15분가량 비공개로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차피 인사청문회는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라 청문회와 별개로 추경은 빠르게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을 만나 “비공개 환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추경 내용과 요건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점과 (넓게 인재를 등용해 쓰라는 취지의) 탕평 인사를 부탁드렸다”며 “문 대통령은 추경에 대해서는 야당의 협조를 부탁했지만, 인사 건과 관련해선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 협조를 요청하지 않고 추경안의 조속한 통과만을 강조한 것은 두 사안이 연계되면 오히려 더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오전 열린 정 의장과 여야 지도부 회동에선 여야 3당이 인사청문회와 별도로 추경 심사에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아 국회도 ‘투 트랙 접근’에 나서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오전 회동에도, 오후 문 대통령과의 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면) 추경과 정부조직법 (통과) 등에서 더 큰 문제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야 3당의 반대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강,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김이수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은 이날로 끝나 정 의장이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도 일단 “(김 후보자) 인준 표결에 참여해 최종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
정의당이 7월 전국동시당직선거를 앞두고 당의 ‘투 톱’인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이후를 준비하는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9대선에서 진보정당으로는 역대 최고인 6.2%의 지지를 받은 정의당이 ‘차세대 리더십’을 통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의당의 세대교체 논의는 심 대표가 3일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이번 당직선거와 관련해 저는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히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노 원내대표도 내년에는 다른 의원에게 원내대표직을 넘기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관계자는 4일 “내부적으로 당의 외연 확대와 새로운 도약을 위해 10년 넘게 이어져 온 심·노 투 톱 체제를 뛰어넘는 차세대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당직선거를 통해 당원의 60%에 이르는 청년과 진보정치 지지자들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정의당의 새로운 얼굴과 가치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론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51·초선)와 박원석 전 의원(47) 등이 거론된다. 또 이번 당직선거에선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정의당의 진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재적 의원 299명 가운데 188명이 출석해 찬성 164명, 반대 20명, 기권 2명, 무효 2명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반경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이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총리는 오후 6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5대 국무총리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 총리는 취임사에서 “제가 통할하도록 명령받은 내각은 ‘내각다운 내각’이어야 하고, 이것이 촛불혁명의 최소한의 명령”이라며 “유능한 내각, 소통하는 내각, 통합하는 내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낮은 총리’, 앞장서서 탕평을 실천하는 ‘가장 공정한 총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총리 취임으로 출범 21일 만에 내각의 첫 단추를 끼운 문재인 정부는 시급한 국정 공백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 총리는 향후 내각을 통할하는 데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날 ‘인준 불가’를 주장하며 표결에 불참했고, 바른정당 역시 대다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여야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위장전입 논란이 일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검증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등 6월 임시국회의 쟁점 현안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김영춘 의원은 모두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민주당의 볼모지인 영남에서 몇 차례의 도전 끝에 결국 지역 민심을 얻은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2003년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한 5명의 의원을 일컫는 ‘독수리 5형제’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김부겸 후보자는 TK(대구경북)에서 당선된 첫 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영남과 호남, 중앙과 지방, 보수와 진보의 대치 속에서 김 후보자는 늘 ‘중재자’를 자임해 왔다. 1976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김 후보자는 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처음 구속됐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다시 구속됐다. 졸업 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등 재야 단체에서 활동하며 1987년 6월 항쟁에 참여했다. 199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 합류한 김 후보자는 1997년 통추 해체와 함께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2000년 경기 군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 후보자는 2003년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바꿔 2004, 2008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김 후보자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내가 군포에서 4선을 하면 그건 월급쟁이”라며 고향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재도전 끝에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김영춘 후보자 역시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 왔다. 이날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일각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걸었던 길을 가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98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86그룹의 맏형으로 불린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김덕룡 전 의원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YS 정부에서 대통령정무비서관을 지냈다. 김 후보자는 서울 광진갑에서 재선(16, 17대) 경력을 쌓은 뒤 고향인 부산으로 정치 무대를 옮겼다. 18, 19대 총선에 이어 부산시장 선거에도 도전했지만 번번이 지역주의의 벽에 부닥쳐 낙선했다. 김 후보자는 “선수를 쌓는 게 정치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20대 총선에서 마침내 3선 고지에 올라섰다. 김 후보자는 이날 “위기에 처한 해운, 항만, 수산업을 재건하고 해양강국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경북 상주(59) △서울대 정치학과 △16·17·18·20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김영춘 △부산(55)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고려대 총학생회장 △16·17·20대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길진균 leon@donga.com·최혜령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이 9분 능선을 넘었다. 29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이 잇달아 ‘협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0석)과 야당인 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 정의당 의원(6석) 모두가 동의할 경우 186석으로 재적의원 299석의 절반을 훌쩍 넘기게 된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수용 불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시작은 국민의당이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의원총회를 여는 등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 찬반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소속 의원 절반이 넘는 20여 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설 정도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의원들은 당론을 모으지 못한 채 지도부에 인준 문제를 일임하기로 했다. 이후 김동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호남 출신인 이 후보자와 문재인 정부에 호의적인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다만 “인사 5대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인준에는 동의하겠지만 인사청문회를 앞둔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협조 의사를 밝힌 직후 바른정당과 정의당도 각각 논평을 통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운영을 바라는 국민 기대를 감안해 향후 인준절차에 응할 것이다”(바른정당) “후보자에게 아쉬운 점은 있지만 조속한 국정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봐 인준에 동의한다”(정의당)고 밝혔다. 한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2.4%가 이 후보자에 대해 ‘국회가 인준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혀 반대(15.4%)보다 5배가량 많았다. 지역별로는 이 후보자의 출신 지역인 광주·전라에서 찬성 비율(84.9%)이 가장 높았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청와대가) 국회와 국민에게 사과를 구했으니 야당은 대승적으로 수용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야권은 더 이상 대통령의 선의를 왜곡하지 말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청문회 인준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민주당 추미애 대표) “야당이 저희 진심을 받아주도록 물밑 접촉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 ‘5대 비리 관련자 고위공직 배제’ 논란으로 정국이 막혀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국회의 협치 가능성을 가늠할 6월 임시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28일 여권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로 키’ 택한 靑 인사 난맥에 대해 청와대 일각에서는 “야당의 공세가 지나치다”는 불만도 있지만 공식적으론 연일 ‘로 키(low-key)’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실장 및 비서관 회의에서 고심 끝에 장차관 인선 발표를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후속 인사까지 발표하면 야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낮은 자세는 사실상 내정된 다른 장차관 후보 중에서도 위장전입 같은 문제가 추가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5대 배제)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위장전입 (논란 인사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로선 야당과 각을 세워 얻을 게 없는 셈이다.○ 낮은 자세 禹, 강경한 秋 청와대 기류에 맞춰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조속한 출발로 국정의 긴 공백을 메워야 할 새 정부가 인사검증의 첫 문턱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국민의 우려가 참 크다”며 “역지사지 입장에서 보면 후보 시절 대통령의 약속이 후퇴했으니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천명하라는 야당의 주장도 이해는 간다. 민주당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과하게 공격한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추 대표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추 대표는 의원 워크숍에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운을 뗀 뒤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한 5대 원칙의 배경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인사 관행이었고 국민이 만든 기준을 문 후보가 수용한 것이었다”며 “(우리는) 야당 시절 하나의 흠결만으로 총리 인준에 반대하진 않았다. 최소한 2건 이상의 흠결이 드러나 국민으로부터의 부적격 여론이 분명해 공분을 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또 “행여 야권이 이낙연 후보자의 단순 실수나 불찰까지 흠결로 삼고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정략적 심산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의 발언에 청와대는 재빨리 수습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 대표의 야권) 비판이 있었다면 청와대의 입장은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진정한 소통에 더 무게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의 주장은 ‘청와대의 뜻’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 발표는 문 대통령이 하고, 사과는 대통령비서실장이 하는 데 대해 의원들의 반감이 크다”며 “청와대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기자}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25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시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며 출국의 소회를 대신했다. 모두 깜짝 놀랐다. 15일 밤 양 전 비서관이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보냈을 때다. 그의 청와대 입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을 때 기자는 칼럼을 통해 그의 ‘백의종군’을 에둘러 지지했다. 그래도 ‘설마’ 했다. 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양 전 비서관 등과 함께 11박 12일 일정의 히말라야 산맥 트레킹을 다녀왔다.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일종의 의식이었다. 트레킹 일정 마지막 날인 7월 4일은 양 전 비서관의 생일이었다. 중간에 합류한 김정숙 여사가 현지에서 장을 봐서 요리를 했다. 양 전 비서관을 위한 깜짝 생일파티가 열렸다. 덕담이 오가던 중 문 대통령은 “편하게 양비라고 했는데 요즘은 양 교수라고 부른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이제는 동지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상황의 엄중함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너무나 미안하게 생각했다. 다시는 그런 일로 내 동지들을 빼앗기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친노(친노무현) 패권’의 오명(汚名)을 극복하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었을 것이다. 양 전 비서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귀국 후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첫 단추인 사전캠프 광흥창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임종석 비서실장 등 순차적으로 합류한 광흥창팀 13명은 문 대통령의 고난을 나눈 ‘동지적 관계’라는 평가 속에 12명이 그대로 청와대로 입성했다. 양 전 비서관 1명만 빠졌다. 양 전 비서관은 대선 전부터 가까운 지인에게 “형이 뉴질랜드 교민회장인데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는 뉴질랜드 가서 살 거다”라고 했다. 그의 결심을 아는 문 대통령은 15일 양 전 비서관을 청와대 관저로 불러 만찬을 했다. 대통령을 만나고 나온 양 전 비서관은 청와대 인근에서 늦은 시간까지 통음을 했다. 함께 있었던 청와대 관계자는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었겠나. 둘이서 1시간 만에 폭탄주로 25도짜리 소주 2병을 비웠다. 연거푸 술잔만 들이켰다”고 말했다. ‘다시는 동지들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문 대통령이 그의 출국을 받아들인 이유가 무엇일까. 청와대 관계자들은 ‘절박감’을 많이 거론한다.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감과 대통령에게 한 치의 걸림돌도 되지 않겠다는 양 전 비서관의 간절함이 이심전심으로 통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절박감 때문일까. 문재인 정부는 출범 20일 만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4대강 사업 감사, 최순실 국정 농단 추가 수사, 검찰·국정원·대기업 개혁 등 연일 파격적인 계획들을 선전포고하듯이 발표하고 있다. 80%를 넘어서는 국정운영 지지율 등 여론의 지지가 압도적일 때 적폐청산과 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청와대의 의지일 것이다. 숨 가쁜 행보로 새 정부가 들어선 지 20일밖에 안 됐지만 두 달은 더 지난 것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문 대통령은 대선 연설에서 “견줄 수 없는 커다란 절박감이 저의 도전을 지탱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며 “그것은 바꿔야 한다는 절박감,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이라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적폐의 사슬을 단숨에 끊어낼 순 없다. 절박할수록 치밀한 계획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몇 년 후를 내다보는 인내도 필요하다. 힘은 절제할 때 가장 무섭다. 길진균 정치부 차장 leon@donga.com}
대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박주선 국회 부의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고사 의사를 밝힌 뒤 대안으로 떠오른 박 부의장이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비대위원장은 25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박 부의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창당 이후 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며 “그동안 고사해 왔지만 1순위로 거론되는 후보자가 없다면 당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도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의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아도 부의장 직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고려하는 주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반대하며 ‘정대철 비대위원장’ 카드를 주장했던 동교동계 원로들도 ‘박주선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크게 반발하지 않는 기류다. 호남 4선 의원인 박 부의장은 김대중(DJ) 정부에서 대통령법무비서관을 지낸 DJ계로 분류된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지금은 당의 자강에 힘써야 할 때”라며 “이번 비대위원장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대표 권한대행도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주장에 대해선 “호남이 (다당제로) 가니까 경쟁적으로 호남에 대한 공약을 했지 않나. (민주당이) 총리도 호남 총리를 내세웠다”며 “호남을 위해서도 반드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나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국회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매주 월요일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민주당 우원식, 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만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과 운영을 위한 실무 작업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16일 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돼 이날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은 사실상 상견례 성격도 포함됐다. 정 의장은 “지난주 새 대통령이 원내대표들을 초청해서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는데 이렇듯 국회와 정부, 국회와 청와대 간의 협치는 매우 중요하다”며 “국회 내부에 정당 간의 협치가 더 선순위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원칙적으로 국회의장까지 포함하는 원내대표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했고 필요하면 원내대표들 간 모임도 (따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후속 작업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으로 보면 정책위를 포함시켜야 될 것”이라며 “청와대는 정무수석을 포함해서 논의해야 하니 틀 짜는 것부터 (하자는 것)”라고 설명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연일 호남 인사를 깜짝 발탁하면서 대선 패배 이후 정치적 위상이 크게 흔들린 국민의당이 더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호남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 이어 21일에는 ‘안철수 사람’이었던 고려대 장하성 교수를 대통령정책실장으로 임명하자 국민의당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5·9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당은 하루빨리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길게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일단 6월 임시국회를 벼르고 있는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면서 제3당의 역할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여당인 민주당과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호남 민심이 민주당으로 쏠려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장 24일부터 시작되는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험대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열리는 첫 청문회인 만큼 야당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야당과 공조해 이 후보자에 대한 파상 공세에만 집중할 경우 잘못하다간 호남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무턱대고 야권 공조에 나설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다 국민의당은 ‘연대론·자강론’을 둘러싼 갈등과 호남 지지율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당 안팎에서 겪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이번 주 중 이뤄질 새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호남 민심을 의식한 동교동계 출신 원로들의 돌발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애초 당내에선 주승용 전 원내대표를 추대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주 전 원내대표가 최근 사견을 전제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언급한 데 이어 당 지도부에서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필요성이 거론되자 권노갑 상임고문 등 국민의당 원로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정대철 비대위원장’ 카드를 꺼내들고 이런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지율도 떨어져 ‘호남 1당’을 자부해 왔던 국민의당은 최근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특히 1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은 5%를 기록해 정의당(6%)에도 뒤졌다. 민주당은 71%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고, 바른정당은 4%였다.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전국 지지율 8%보다도 낮다. 당내 갈등이 확산되자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이 판국에 통합과 혁신을 운운하며 비대위원장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면 국민은 우리 당을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당내 단합이 필요하다”고 자중을 요청했다.길진균 leon@donga.com·강경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우원식 의원(3선·서울 노원을·사진)이 16일 선출됐다. 국민의당은 이날 김동철 의원(4선·광주 광산갑)을 새 원내대표로 뽑았다. 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각 당의 공통 공약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뿌리를 같이하는 당”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함께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점검을 하기 시작했다. 협력할 방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진정한 연정을 민주당 정부가 제안한다면 두 당을 넘어서서 국민들에 대한 좋은 제안이고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김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이용호 의원(초선·전북 남원-임실-순창)이 맡게 됐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15일 신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를 만났다. 전 수석은 먼저 정 의장과 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당청(黨靑·여당과 청와대) 관계’라는 표현 대신 ‘국청(國靑·국회와 청와대) 관계’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며 “국회와 청와대의 핫라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를 당부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5당 대표들에게 19일 청와대에 초청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도 전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 수석에게 “야당 말을 잘 듣는 게 소통의 원칙”이라고 강조했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개헌 약속을 지키는지 여부로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야당 역할도 충실히 하겠지만 정부에 힘을 실을 부분은 적극적으로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수석은 ‘친가’인 더불어민주당을 찾았다. 11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를 찾았을 때는 ‘일정상 이유’로 추미애 대표와의 회동이 불발됐지만 이날 추 대표는 전 수석을 환대했다. 같은 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 수석에게 정무장관직 신설을 요청했지만 전 수석은 “청와대에 있는 사람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