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훈

지명훈 기자

동아일보 대전충청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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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명훈 기자입니다.

mhjee@donga.com

취재분야

2024-08-28~2024-09-27
지방뉴스65%
사회일반13%
사건·범죄7%
건강3%
행정3%
과학일반3%
사고3%
인사일반3%
  • “과학기술의 미래, 도화지에 그렸어요”

    “같이 산책 나간 로봇강아지가 길거리 쓰레기를 먹어치우면 기후변화의 위험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5일 대전 서구 엑스포남문광장에서 열린 ‘제4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그림대회에 참가한 대전내동초 3학년 류예서 양(12)은 KAIST가 내준 그림 주제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을 듣고 이 같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류 양은 다양한 색을 동원해 이 같은 상상을 화폭에 담았다. 옆에서 로봇이 강아지를 돌보는 그림을 그린 대전 새미래초 2학년 이지수 양(8)은 “로봇이 강아지를 돌봐주면 사람이 바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동아일보와 채널A, 동아사이언스가 공동 주최한 이 대회에선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제시한 과학기술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그리도록 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술적으로 표현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낸 주제 ‘생명공학이 그리는 우리의 미래’를 선택한 민족사관고 2학년 박강빈 양은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미술을 복수전공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인간을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한다는 생명공학의 이상을 그림으로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인천 충남 세종 강원 대구 전북 등 전국에서 초중고교생 300여 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사설 교육기관인 폭스러닝 대전센터 임정훈 아트연구소장은 “대회의 취지가 융합 커리큘럼을 통해 미래 교육을 추구한다는 우리의 목표와 잘 부합해 20명이 단체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KAIST와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은 대회장 주변에 홍보 부스를 만들어 과학 키트와 선물 등을 나눠주고 연구 성과도 홍보했다. 주최 측은 이달 최종 심사를 거쳐 다음 달 말 교육부장관상, 특허청장상, IBS원장상, KAIST 총장상,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상, 각 연구기관장상, 대전시교육감상 등을 시상한다. 그림대회 관계자는 “내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실시하지 못했던 ‘연구원 방문의 날’도 재개해 그림 주제를 생생하고 흥미롭게 학습할 기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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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계硏, 로봇 이용한 검체 채취 시스템 개발

    한국기계연구원은 코로나19 등 의료 현장에서 로봇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검체를 채취한 뒤 4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연구팀이 개발한 ‘검체 채취 로봇 일체형 고속 전자동 분자진단 시스템’은 소량 검체만을 반복 가열·냉각해 유전자를 증폭하는 새로운 고속 열주기 기술이다. 검체 전체를 반복 가열·냉각하는 기존 분자진단 장비보다 4.2배 빠른 속도로 9∼20분 이내 실시간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이 병원성 살모넬라 박테리아 유전자(DNA)와 감염성 코로나바이러스 RNA로 검증한 결과, 검체 채취부터 분자진단까지 박테리아 DNA는 25분, 코로나바이러스 RNA는 40분 이내 분석을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비대면으로 검체를 채취한 뒤 검체 정량 주입, 유전자 추출 전처리, 고속 분자진단 등 전 과정에 전자동 진단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비숙련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동규 책임연구원은 “기존에는 대면 검체 채취와 이송, 분자진단까지 완료하는 과정에 6∼12시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하면 신·변종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고, 의료진과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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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신도심 일대에 체육-문화-휴식 시설 대폭 확충된다

    세종시 신도심을 흐르는 금강 일대에 체육, 문화, 휴식 시설이 대폭 확충되고 정자와 둘레길 등이 정비된다. 시는 현재 연구용역 중인 ‘비단강(금강) 금빛 프로젝트’와 연계해 신도심 금강 일대를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세종시는 내년 말까지 대평동 금강 둔치 4만3000m²에 19억 원을 들여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 시설을 시민에게 개방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국 대회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크골프장 조성 예정지 맞은편인 나성동 금강 둔치 1만4000m²에는 야외수영장이 들어선다. 2024년 개장할 야외수영장은 성인과 어린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수영장과 어린이 전용 수영장, 미끄럼대, 탈의실, 퍼걸러, 벤치, 화장실 등을 갖춘다. 산책하고 휴식하면서 문화 행사도 즐기는 다목적 광장도 마련된다. 보람동 금강보행교 인근 둔치 26만 m²에 조성할 다목적 광장에는 각종 공연과 전시 행사를 열 수 있는 프로그램 광장과 데크 쉼터, 물놀이 마당, 모래 놀이터, 산책로 등이 들어선다. 시는 이 다목적 광장을 17억 원을 들여 202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금강변 10개 정자와 주변 둘레길을 관광 명소화하는 ‘금강 누정 선유길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신도심 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정자 금벽정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한림정 등 9개 정자는 체계적으로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 같은 시설들이 3월 개통된 국내 최장의 금강보행교와 더불어 세종시 관광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강 남측 세종시청과 북측 세종중앙공원·국립세종수목원·박물관단지를 잇는 금강보행교는 한글 자음의 ‘이응(ㅇ)’을 닮아 ‘이응교’라고도 불린다. 금강보행교의 길이는 한글이 반포된 해를 기념해 1446m로 만들어졌다. 폭 12∼30m의 복층 원형이며 교량과 그 주변에는 레이저와 물놀이 시설, 낙하 분수, 증강현실(AR) 망원경 등 다양한 시설이 설치됐다. 시 관계자는 “비단강 프로젝트까지 더해 장기적으로 천혜의 자원인 금강을 아름답게 꾸미고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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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홍성군 “고향에 기부하고 특산품 받으세요”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가 홍성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용록 홍성군수는 3일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사회 발전의 역동적인 원동력을 부여하는 핵심적인 제도”라며 제도 정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홍성군의 지방소멸 위험지수는 0.36으로 소멸위험진입 단계에 해당한다. 군 관계자는 지역민이나 출향 인사들은 홍성이라는 고향 소멸이 이제 코앞의 현실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재정 기반이 취약한 지방 정부가 기부금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정부의 ‘고향사랑기부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올해 3월 ‘홍성군 고향사랑기부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9월 인천과 경기 출향기업인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어 10월 인천 지역 충청인 화합의 축제한마당을 개최하고 재경홍성고동문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또 ‘홍성군 고향사랑 기부금 모금 및 운용 조례’를 입법 예고한 데 이어 군의회 임시회에 상정했다. 4일엔 고향사랑기부제 회의를 열어 기부자에게 제공할 답례품목 선정에 나선다. 군 관계자는 “답례품 발굴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중요하다”며 “특산품 이외에도 특색 있고 매력적인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주소지가 아닌 고향 등 다른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기부액의 30%(최고 150만 원 범위) 내에서 지역특산품 등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홍성의 경우 전국적으로 명성을 가진 홍성한우와 홍성한돈, 유기농업 채소 유기농농산물, 남당항 새조개와 대하, 광천토굴새우젓과 광천김, 홍성마늘 등 경쟁력 있는 특산품이 많아 답례품 구성에 유리하다. 군은 10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지방시대 엑스포에 참여해 답례품 후보를 전시하는 등 지속적인 홍보도 진행할 예정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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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에서 메타버스까지 원격교육의 모든 것을 한눈에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이 원격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 ‘한 번에 끝내는 원격교육 이해와 사례’(150쪽)를 발간했다. 디지털 대전환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 확산으로 교육의 원격 전환이 많아진 시점에 나왔다. 이 안내서는 원격교육의 선택에서 분석·설계, 개발, 운영, 평가에 이르기까지 교육 프로세스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꾸몄다. 또 원격교육의 실재감 부족이나 학습몰입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저술을 담당한 이경애 교수학습실장는 “원격교육 유형별로 KIRD의 우수 교육사례를 제시하고, 교육 담당자들이 어떻게 원격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했는지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상세히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KIRD는 이 안내서를 KIRD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진과 공공 교육기관 및 연구기관 교육담당자들에게 오프라인 책자 및 웹자료 형태로 무료 배포하고 KIRD 홈페이지에도 탑재해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귀찬 KIRD 원장은 “이 안내서가 ‘뉴노멀’로 자리잡은 원격교육의 효과를 높이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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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산시-세계한인무역협회, 975만 달러 수출 협약 체결

    충남 논산시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회장 장영식) 회원 기업들과 수출 상담을 벌여 975만 달러의 수출 협약을 맺고 이 가운데 42만 달러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출 협약 및 계약 실적은 논산시가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홈커밍 프로그램을 통해 성사됐다. 전남 여수의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한 월드옥타 회원 기업들을 대회 직후인 지난달 31일 초청한 결과다. 상담회에는 식품, 바이오, 건설, 주류 등 30개의 우수 중소기업과 이연수 월드옥타 부회장, 유대진 지방자치통상교류위원장을 포함해 19개국 50여 명의 월드옥타 회원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논산의 기업인들은 생산 제품을 직접 소개하면서 품목별 특장점을 꼼꼼히 홍보했다. 월드옥타 회원들은 컨설팅과 시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몽골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이성욱 한스컴 대표는 논산의 성은특수콘크리트와 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잦은 비로 침수 피해가 심각한 몽골의 기후 상황에 비춰 봤을 때, 탄탄한 하수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꼭 맞는 제품이라 판단됐다”고 했다. 수출 협약 및 계약 실적은 협회가 여수에서 체결한 750만 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수출 상담에는 백성현 논산시장, 서원 논산시의회 의장, 김종윤 논산시기업인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백 시장은 “월드옥타 회원 15명을 논산시 홍보대사로 위촉해 수출 협약 및 계약을 독려했다”며 “월드옥타와 협력해 논산을 대표하는 230여 개의 견실한 중소기업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수 월드옥타 부회장은 “이번 만남은 첫 시작이며, 긴밀한 수출 상담과 홍보 활동에 힘을 실어 앞으로 더욱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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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대간수목원, 취약계층 대상 ‘나눔숲 돌봄사업’ 호평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복권기금 지원으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나눔숲 돌봄사업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눔숲 돌봄사업’은 사회복지시설에 나눔숲을 조성한 뒤 이를 활용해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숲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복권기금이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 장학, 복지, 문화예술사업 외에 심신 건강을 위한 사업에도 쓰이고 있는 것이다.○ 나눔숲 사업으로 취약계층 정서 지원 복권기금의 저소득·취약계층 사업비는 2004년 기금 출범 당시 9000억 원에서 올해 2조9000억 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올해 나눔숲 돌봄사업 예산은 1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4만2000여 명이 사업 참여의 기회를 얻었다. 수목원은 내년에는 전국 사회복지시설 40곳을 대상으로 나눔숲 돌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복지시설들은 2004∼2022년 총 854개 나눔숲을 조성한 데 이어 앞으로도 조성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나눔숲 돌봄사업은 사회복지시설 거주 및 이용자의 심신 건강 증진과 지역 주민 간 소통 및 유대감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권역별 담당 나눔숲 돌봄 서포터스를 선정해 매년 4∼10월 주 1회 대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프로그램은 ‘나눔숲 관리’와 ‘나눔숲 체험’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나눔숲 관리는 직접 나눔숲에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활동이다. 수목원 측은 내부 전문 인력을 활용해 다양한 꽃과 나무의 특성 및 시기별 관리방법을 교육한다. 올해는 소나무와 영산홍 관리 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나눔숲 체험은 나눔숲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나뭇가지, 열매, 꽃 등의 부산물을 활용해 연필이나 열매팔찌, 꽃차 티백 등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어르신 대상의 ‘단오이야기’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습지에 사는 창포를 관찰하고 빨대처럼 생긴 줄기를 활용해 비눗물 불기 체험을 하는데 폐활량을 기르고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 밖에도 유아·청소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혜자 맞춤형으로 효과 높일 것” 나눔숲을 활용한 숲체험 활동을 통해 원예치료 효과, 감각운동, 인지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식물을 직접 심고 관리하는 활동을 통해 식물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올해 나눔숲 돌봄사업을 진행한 함평군립요양원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야외활동을 하다 변화하는 나눔숲을 보면서 ‘점점 더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얘기를 듣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나눔숲은 사회복지사, 인근 시설 직원,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지역사회 내 힐링 장소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구미시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아동 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숲체험 활동을 12번가량 했을 무렵 장애아동의 자연친화적 태도가 33.3∼50% 향상되고 생태적인 감수성이 풍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목원 측은 수혜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복지시설 이용·거주자의 심신 안정, 인지 개선 등의 효과성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올해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인해 나눔숲 돌봄사업의 운영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돕고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수혜자 맞춤형 숲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모든 국민이 숲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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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산시, 서울 종로구와 상생교류 나서

    “논산의 우수한 관광자원과 농산물을 종로(서울)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싶네요.” 28일 충남 논산시를 방문한 270여 명의 서울 종로구 통장들은 곳곳을 돌아보며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이들은 이날 동양에서 가장 긴 탑정호 출렁다리, 근대사의 애환을 간직한 근대문화역사거리 등의 관광지를 둘러봤다. 돈암서원과 명재고택, 한국유교문화진흥원 등 기호학파의 산실인 논산의 유교 전통에 대한 설명도 접했다. 이어 논산아트센터에서 종로구통장협의회 워크숍을 진행하고 강경 젓갈을 구매했다. 이번 방문은 ‘관계인구’에 주목한 백성현 논산시장의 도농 상생 전략에서 추진됐다. 관계인구는 해당 지역에 정주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관심으로 다양한 교류를 하는 인구를 의미한다. 특산품 거래, 지역 봉사활동, 주말 체류 등을 정례화하면서 상생 교류하고 있는 것이다. 교류를 주선한 지진호 논산관광문화재단 대표는 “관계인구 개념은 일본에서 지역 소멸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도입됐다”며 “이번 종로구 통장들의 논산 방문도 지속적인 관계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일회성 관광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교류의 종로구통장협의회 쪽 파트너는 종로구에서 통장협의회장 등을 지낸 백일기 주민자치위원장이 맡았다. 현재 한 달에 10일가량은 고향인 논산시 광석면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지낸다는 그는 그동안에도 종로구의 여러 단체나 출향 인사의 논산 방문을 주선하면서 교류의 물꼬를 터왔다. 백 위원장은 “논산 딸기, 강경 젓갈, 상월 고구마, 연산 대추, 양촌 곶감 등 지역 특산품 구매를 원하는 종로구 상인이나 단체, 구민들을 논산시나 생산자 단체에 연결해 줄 계획”이라며 “종로구에 건의해 구청 내 공원의 농산물판매장에 논산시 코너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논산시는 논산을 방문하는 종로 주민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논산 한 달 살기’를 적극 지원하며 구매한 농특산품에 대한 시 차원의 품질 보증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행정의 저변을 담당하는 종로구통장협의회와의 도농 교류가 지역 발전의 큰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충북 청주, 괴산, 음성, 전남 해남, 강원 횡성, 경북 영주 등과도 관계인구 교류를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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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아울렛 화재 원인 추정 ‘차량 머플러 과열’ 실험해보니… 車배기구 절반 가리자 10분뒤 240℃로

    지난달 26일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물차 머플러(배기구)가 가열되면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지하 1층 하역장 주변에 있던 1t 화물차가 10분 이상 시동을 켠 채 작업하다 불이 났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가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팀과 함께 당시 상황을 재연해 실험한 결과 배기구 옆에 비닐·종이 등 가연성 물질이 있을 경우 발화가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기구 옆에 가연성 물질 있으면 순식간에 발화”이 교수팀은 25일 대전 유성구의 한 차량 정비소에서 화재 당시 하역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든 후 어떤 조건에서 트럭 배기구 인근에서 불이 시작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차량은 사고 당시 차량과 동일한 2017년식 포터2로 실험했으며, 시동을 켜고 정차한 상태(공회전)에서 비접촉식 적외선 온도계로 표면 온도를 측정했다. 시동을 켜고 공회전한 지 10분이 지나자 배기구 표면 온도는 90도에서 150도 사이를 오갔다. 측정 지점마다 온도가 다르게 집계됐지만, 표면의 80% 이상은 120도를 웃돌았다. 화재 당시 트럭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 많았던 것을 감안해 비닐과 종이 박스를 배기구 표면에 가져가 댄 결과 비닐은 서서히 녹아내렸고, 박스에는 별다른 흔적이 남지 않았다. 경찰은 트럭 배기구 일부 또는 전부가 종이상자 등에 가려져 온도가 급상승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실험팀은 방화 장갑으로 배기구의 절반 정도를 가린 후 재차 온도를 측정했다. 10분이 흐르자 표면 온도는 최대 240도까지 상승했다. 비닐은 배기구에 닿은 지 5초 만에 녹아내려 구멍이 났고, 엔진오일 같은 윤활제가 묻은 상자를 대자 순식간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교수는 “일반적 환경에선 배기구 열기만으로 불이 쉽게 나지 않지만, 비닐·종이·오일류 등 가연성 물질이 놓인 하역장에선 충분히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장시간 주행했거나 차량 노후화, 배기관에 낀 먼지 등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배기구 온도가 400∼500도 가까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했다. 종이의 경우 자연발화 온도인 400도에 도달하면 저절로 불이 붙으며 연소를 시작한다.○ 배기구 과열 화재, 연평균 180건실제로 자동차 배기구 등 배기장치 과열에 따른 화재는 적잖게 발생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간 이 같은 사고는 907건 발생했는데, 그 결과로 14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2018년 11월 서울 광진구의 한 마트 주차장에선 화물차 배기구 과열로 근처에 쌓여 있던 종이상자에서 불이 발생해 건물 일부에 옮겨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경기 남양주시의 한 주차장에서도 배기구와 맞닿은 나뭇잎과 쓰레기에서 불이 시작돼 인근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공회전 하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물차 운전자 A 씨는 “원래 시동을 끄고 작업해야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마음이 급해 그냥 시동을 켠 채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시민 상당수가 차량 배기장치 열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잘 모른다”며 “주정차 시 주변에 건초나 종이 등이 있는 곳은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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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문대, 건학 50주년 비전선포식 개최

    “세계와 미래를 향해 도약해온 선문대가 또 한번의 새로운 도약의 50년을 향해 출발합니다.”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26일 건학 5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애천(愛天)·애인(愛人)·애국(愛國)의 건학이념에 기반한 선문대 공동체 정신으로 희망찬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며 이같이 밝혔다. 황 총장은 ‘주(住)·산(産)·학(學) 글로컬 공동체 선도대학’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선문대 100년을 향한 5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스마트 모빌리티 및 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한 ‘DIGITAL 신기술 특성화 대학’, 디지털 교육 혁신과 인공지능(AI) 개인 맞춤형 교육 혁신의 ‘학생이 성공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해외 거점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국제화 캠퍼스를 구현하는 ‘글로벌 HUB 대학’,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지역 공생 PLATFORM 대학’,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혁신과 서번트 리더 양성에 힘쓰는 ‘사회적 VALUE 실천 대학’을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비전은 그동안의 성과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황 총장은 “2012년 이후부터 약 2300억 원의 국책사업 따내 탄탄한 교육 재정을 마련했고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대전, 충남, 세종에서 유일하게 최우수 A등급을 획득했다”며 “검증된 교육 혁신과 역량, 선도적인 국제화 역량, 지역과 동반 성장 의지를 모아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선문대는 1972년 경기 구리시에서 114명의 입학생을 받아 시작했다. 1993년 아산캠퍼스에 자리 잡으면서 1994년 지금의 선문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현재는 약 1만 명의 재학생이 캠퍼스를 누비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으로 성장했다. 아산캠퍼스 원화관 아트홀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는 선학학원 송용천 이사장,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공주대 원성수 총장, 건양대 김용하 총장, 충남도립대 김용찬 총장,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선문대 유학생 합창단의 공연과 리틀엔젤스예술단의 ‘진쇠놀이’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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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단풍축제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 베어트리파크에서 1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단풍축제가 열리고 있다. 나들이객들이 울긋불긋 물든 단풍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등을 감상하며 산책을 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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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전 광역급행버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운행된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세종충남대병원(기점)과 대전시청(종점)을 오가면서 세종과 대전 두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M-Bus)가 운행된다. 세종시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세종∼대전 M-Bus 1개 노선 신설 계획이 최종 승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비수도권의 M-Bus 운행 계획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설되는 M-Bus 노선은 세종충남대병원(아름동)을 출발해 고운동∼종촌동∼다정동∼새롬동∼한솔동을 거친 뒤 중간에 정차하지 않고 대전시청(서구 둔산동)으로 곧바로 운행한다. M-Bus는 간선급행버스(BRT) 노선에서 비켜난 세종시 1생활권과, 2생활권 가운데 BRT 이용이 다소 불편한 지역을 주로 지난다. 다만, 기점인 세종충남대병원 주변인 도담동, 한별동, 중간 경유지인 한솔동은 BRT와 더불어 M-Bus도 같이 이용할 수 있다. M-Bus는 도시 간 신속하고 간편한 이동이 장점이다. 편도 기준으로 기점과 종점에서 각각 7.5km 반경 이내 6곳씩(기점과 종점 포함)에 정류장을 두되, 필요한 경우 2곳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일반적으로 도시 간 이동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세종∼대전 M-Bus의 경우 종점인 대전시청까지 갈 때까지 혼잡이 심한 대전 시내 구간에서 정차를 하지 않는다. 세종시 M-Bus 노선의 주민들은 기존에도 1000, 1004, 1005번 광역버스를 활용해 세종시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대전 반석동(유성구)까지는 갈 수 있었지만, 대전시청과 주변 도심에 가려면 대전도시철도나 버스로 환승을 해야 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실제 운행을 해봐야겠지만 M-Bus를 활용할 경우 환승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며 “다만 대전 구간의 교통정체가 심하기 때문에 버스를 환승할 때보다는 이동시간이 빨라지지만 도시철도로 환승할 때에 비해서는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는 다음 달 요금조정위원회를 열어 M-Bus 요금을 확정하고 12월 초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고성진 세종시 건설교통국장은 “세종∼대전 간 M-Bus가 운행되면 시민들의 교통 편의는 물론이고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 추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M-Bus가 조기에 운행될 수 있도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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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헬스시장 선점 나선 서울프로폴리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소기업 제2호인 서울프로폴리스㈜(대표 이승완)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제4세대 프로폴리스 공법을 개발했다. 서울프로폴리스는 충남대병원(병원장 윤환중)과 함께 프로폴리스 제4세대 제조 기술인 ‘초임계 칵테일 공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새로운 효능에 초점을 맞춘 ‘프로폴리스 노인성 인지기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나무 수액이나 꽃 수술에서 모은 화분과 꿀벌 자신이 배출하는 분비물 등으로 이뤄진 천연 항생물질이다. 서울프로폴리스는 200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용성 프로폴리스(WEEP 공법) 기술’을, 2017년에는 ‘수용성 칵테일 공법’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해왔다.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지향하는 연구소기업으로 출발한 데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을 제공해 서울프로폴리스의 성장을 돕겠다”고 말했다. 서울프로폴리스는 이런 성과에 힘입어 중소벤처기업부가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에 주는 ‘브랜드 K’를 획득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 연구기업으로 선정됐고 대전시 벤처기업 부문 경제과학대상을 수상했다. 이 대표는 “30년 동안 프로폴리스 가공법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가면서 프로폴리스의 대중화, 과학화, 세계화에 힘써 왔다”며 “프로폴리스가 코로나19 건강보조 요법으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새로운 공법과 노인성 인지기능 활성화 연구도 활발한 만큼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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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주의 예술적 위상 높인 자연미술, 미술운동으로 확대시킬 것”

    봄철, 충남 공주의 계룡산에 신록이 차올랐다. 풀숲에 초록이 물결처럼 흘렀다. 그는 풀숲에 눕고 싶었다. 하지만 초록의 흐름을 깨고 싶지 않았다.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얼굴에는 초록색 풀잎을 그려 넣었다. 풀숲에 눕는 순간 그는 풀숲의 일부가 됐다. 자연미술의 개척자인 고승현 공주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공주비엔날레) 운영위원장(66)의 1989년 작품 ‘풀잎 드로잉’은 이렇게 완성됐다. 자연미술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한다. 충남 공주시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일원에서 8월 27일 개막한 2022 공주비엔날레 ‘또, 다시야생’도 그런 고민을 담았다. 공주시와 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 주최로 내달 말까지 열리는 공주비엔날레에는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 10개국 자연미술 작품 23점이 출품됐다. 인근 늘봄정원의 자연미술영상전에서는 ‘불가능한 나무 만들기’ 등 24개국 작가의 57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공주비엔날레는 1991년 국제자연미술전으로 시작해 2004년 비엔날레로 승격되면서 세계 최대의 자연미술 축제로 발돋움했다. 자연미술은 서양의 예술일 것이라는 오해와는 달리 41년 전인 1981년 한국에서, 그것도 공주에서 태동해 독일, 헝가리 등 전 세계로 번지면서 새로운 예술 장르로 발전했다. ‘야투’ 창립 멤버로 자연미술의 선구자인 고 작가로부터 40여 년의 자연미술 외길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자연미술은 어떻게 태동했나. “한국화로 석사학위까지 마친 뒤 어떤 예술을 추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1981년 동료들과 만든 야외현장미술연구회는 그런 고민의 산물이었다. 우리는 예술의 근원인 원시 예술을 탐구했고, 그 환경이 자연이라는 데 주목했다. 가르쳐줄 스승도 없이 나아갔다.” ―자연미술은 뭔가. “자연에 개입하되 자연의 형상을 해치지 않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되기’, ‘잇기’, ‘숨쉬기’ 등 3가지 키워드로 말할 수 있다. 자연에 몸을 던져 자연이 되고 자연의 안과 밖을 이어 교감하며 자연에서 안식하고 숨 쉰다.” ―일종의 퍼포먼스인가. “자연미술의 구현 방법은 장소성을 가진 설치미술과 그것과 연관된 퍼포먼스다. 강, 모래, 흐르는 강물, 곤충의 움직임, 바람, 태양 등 자연의 모든 것들이 재료다.” ―자연미술이 이제 세계적인 담론으로 발전했다. “1983년 공주에서 진행한 창작 워크숍에서 ‘자연미술’이란 용어를 처음 제안했다. 그 이후 야투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공주 원골 국제 레지던시, 글로벌 노마딕 아트 프로젝트 등을 창설하고 운영하면서 자연미술 담론을 확산했다. 각국 작가들과 세계 각 지역을 유랑하면서 창작한다.” ―가야금 연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2년부터 몰두하고 있는 가야금 연작을 통해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가야금 재료는 살아있는 나무가 아닌 건설현장에서 잘렸거나 태풍에 전도된 나무다. 살아있는 나무의 생명을 박탈하지 않고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울리고 사라지는 가야금 소리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을 말한다.” ―비엔날레가 높은 공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자연미술 작품과 작업 내용이 초중고교 10종 미술교과서에 수록돼 교육적 효과를 입증했다. 공주비엔날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비엔날레 평가에서 부산비엔날레와 더불어 최고 등급인 ‘2등급’을 차지했다. 국가기록원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자료로 지정했고, 공주시는 올해 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공주의 문화 예술적 위상을 어떻게 높였나. “비엔날레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총 8km에 달하는 생활공원에 140여 개 작품이 상설 전시돼 자연미술의 메카로 부상했다. 자연미술공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동안 공주에 가장 많은 관광객을 이끌었다.” ―앞으로 자연미술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인가. “지구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술운동을 추진하는 작업을 병행하려 한다. 지구 환경과 기후위기를 다루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의 융합 프로젝트로 새로운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겠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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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길 40년’ 고승현 “자연과 하나 되는 예술이야 말로 ‘새로운 지속 가능성’”

    봄철, 충남 공주의 계룡산에 신록이 차올랐다. 풀숲에 초록이 물결처럼 흘렀다. 그는 풀숲에 눕고 싶었다. 하지만 초록의 흐름은 깨고 싶지 않았다.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얼굴에는 초록색 풀잎을 그려 넣었다. 풀숲에 눕는 순간 그는 풀숲의 일부가 됐다.자연미술의 개척자인 고승현 공주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공주비엔날레) 운영위원장(66)의 1989년 작품 ‘풀잎 드로잉’은 이렇게 완성됐다.자연미술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한다. 충남 공주시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일원에서 8월 27일 개막한 2022 공주비엔날레 ‘또, 다시야생’도 그런 고민을 담았다. 몽골 작가들이 출품한 설치 작품 ‘자연과의 상관관계’는 변화하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강조하고 있다. 공주시와 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 주최로 내달 말까지 열리는 공주비엔날레에는 몽골을 포함해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미국, 루마니아, 인도, 독일, 프랑스 등 10개국 자연미술가들의 작품 23점이 출품됐다. 자연미술공원 인근 늘봄정원에서 열리는 자연미술영상전에서는 독일 출신 페터 슈나이더 작가의 ‘불가능한 나무 만들기’ 등 24개국 작가의 57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공주비엔날레는 1991년 국제자연미술전으로 시작해 2004년 비엔날레로 승격되면서 세계 최대의 자연미술 축제로 발돋움했다.많은 사람들이 자연미술을 서양의 설치 미술이나 퍼포먼스의 카피 버전 또는 아류 전시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미술은 41년 전인 1981년 한국에서, 그것도 공주에서 태동했다. 그 후 독일, 헝가리, 이란 등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세계적이고 새로운 예술 장르로 발전했다. 이제 한국은 태권도와 마찬가지로 자연미술의 종주국이다. 세계 자연미술계에서 공주비엔날레 참여나 출품이 가장 중요한 이력의 하나로 통한다. 고 작가는 공주에서 발족한 ‘야투’의 창립 멤버로 자연미술의 선구자다. 그를 만나 지난 40여년 동안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화해를 꿈꿔온 자연미술 외길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 자연미술은 어떻게 탄생했나? “대학(한남대의 전신 숭전대)에서 한국화로 석사학위까지 마쳤다. 그 후 어떤 예술을 추구해야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1981년에 동료들과 만든 야외현장미술연구회는 그런 고민의 산물이었다. 공주 금강 둔치에서 합숙하면서 뭔가의 태동을 꿈꿨다. 우린 우선 예술의 근원을 추적했다. 문명 이전 원시 예술에 눈을 멈췄다. 그 때의 환경이 자연이라는데 주목했다. 예술의 새로운 출발점을 자연으로 삼기로 했다. 한국화를 하려면 동양사상을 알아야 하는데, 자연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었다. 자연미술은 제도권에 없던 것이어서 가르쳐줄 스승도 없었다. 불확실한 가운데 나아갔다.”― 자연미술이란 뭔가? “자연에 개입하되 자연의 전체 형상을 해치지 않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되기’, ‘잇기’, ‘숨쉬기’ 3가지 키워드로 말할 수 있다. 자연에 몸을 던져 자연이 되는 것이 되기다. 잇기는 자연의 안과 밖을 이어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을 말한다. 숨쉬기는 인간이 태어나고 돌아갈 자연에서 안식을 찾는 일이다.”― 일종의 퍼포먼스인가? “예술의 장르를 너무 세분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근대미술의 바람직하지 못한 산물이다. 피카소나 다빈치 같은 거장들은 건축에서 회화, 입체와 평면에 이르는 다양한 세계를 표출했다. 자연미술의 구현 방법은 장소성을 가진 일시적 설치와 그것과 연관된 퍼포먼스다. 강, 모래, 흐르는 강물, 곤충의 움직임, 바람, 태양 등 자연의 모든 것들이 재료다.” ― 구체적인 작품으로 설명해 달라. “극심하게 가물었던 1988년 갈라진 천장호수 바닥에 알몸으로 누웠는데 이는 되기의 구현이다. 몸으로 갈라진 틈새를 메워 자연의 회복을 기원한 행위다. 보도블록 위 얇게 쌓인 눈에 손바닥을 대 흔적을 남긴 퍼포먼스는 잇기의 한 사례다. 그 흔적은 자연과 인간, 사회를 연결하는 관계와 소통을 의미한다. 작품 ‘고둥과의 합작’은 인간이 해변에 특정한 형태로 배열한 고둥이 스스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목했다. 인간은 자연과 협업하면서 경외를 경험하고 안식을 취하며 숨쉰다.” ―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한다. “1983년 봄이었다. 입에 한줌의 풀을 물고 공주 산성공원을 소처럼 엉금엉금 기었다. 마주한 소가 그 풀의 한쪽을 물었다. 풀이 혈관처럼 둘을 이어주고 나와 소는 교감하고 감응했다. 이 작품 ‘소와 나’는 시공을 뛰어넘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낙타와 나’(2016년), 이탈리아에서의 ‘당나귀와 나’(2019년)로 이어진다.” ― 1960~70년대 미국을 달궜던 대지미술(land art)과도 다른가? “대지미술은 인공물로 섬 전체를 뒤덮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방식의 창작이다. 인간의 의지로 만든 포장 속에 삶과 자연은 가려진다. 이것은 삶의 매몰이고 반생태적이다.”― 자연미술은 이제 전 세계적인 담론으로 발전했다. “1983년 공주에서 진행한 창작 워크숍에서 ‘자연미술’이란 용어를 처음 제안했다. 그 이후 야투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공주 원골 국제 레지던시, 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 등을 창설하고 운영하면서 자연미술 담론을 확산했다. 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는 각국 작가들과 세계 각 지역을 유랑하면서 창작하는 행사다. 2017년 터키에서 버려진 나무 조각 위에 자연물을 탑재시켜 바다로 띄워 보낸 퍼포먼스 ‘깃털의 여행’이 그런 예다.”― 가야금 연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루도 창작을 거르지 않으려 노력한다. 올해 40점 여점으로 10번째 개인전 ‘나무상자’를 열었다. 일상에서 감지한 생태적 위기를 다뤘다. 2002년부터 몰두하고 있는 가야금 연작을 통해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가야금 재료는 살아있는 나무가 아닌 건설현장에서 잘렸거나 태풍에 전도된 나무다. 산 나무의 생명을 박탈하지 않고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 넣기 위해서다. 울리고 사라지는 가야금 소리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을 말한다.”―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 남나? “다른 미술에 비해 소멸성이 강하다. 관객은 현장에 남겨진 설치, 작업 영상, 사진 등을 통해 자연미술을 접할 수 있다. 조각공원이나 동상은 가장 확실하게 흔적을 남기는 예술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어떤 면에서 영원한 공해다. 보기 싫어져도 어쩔 수 없이 보아야 하는….”― 공주비엔날레의 공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높다. “자연미술 작품과 작업 내용이 초중고교 10종 미술교과서에 수록돼 교육적 효과를 입증했다. 공주비엔날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 전국 비엔날레 평가에서 부산비엔날레와 더불어 최고등급인 ‘2등급’을 차지했다. 국가기록원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보존가치가 높은 자료로 지정했다. 공주시는 올해 공주비엔날레를 근현대 유무형 유산 가운데 앞으로의 세대에 남길 가치가 가장 높은 ‘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공주의 문화예술적 위상을 많이 높아졌을 것 같다. “공주라는 중소도시가 국제적 명성의 예술 행사의 개최지로 부상하면서 가능성과 자부심이 높아졌다 생각한다. 비엔날레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총 8km에 달하는 생활공원에 140여 개 작품이 상설 전시돼 자연미술의 메카로 부상했다. 자연미술공원은 지난해 SRT의 최고 여행지에 선정됐다. 자연미술 시민 무료강좌, 지역작가 초대전 등으로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채웠다.”― 자연미술의 성과를 기념할 기록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모사업에 선정돼 나의 40년 자연미술 활동에 대한 비평집을 제작할 계획이다. 전문인력들이 내년 말까지 진행한다. 다른 한편으로 공주비엔날레 연구사업으로 야투 40년사를 집필할 계획이다. 외국에서도 관심이 높아 모두 영문판으로도 펴낼 계획이다.“ ― 앞으로 자연미술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인가? “자연미술 작품을 창작하고 보급하는 일과 더불어 지구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술운동을 병행하려 한다. 이를 위해 지구환경과 기후위기를 다루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의 융합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진행한 ‘사이언스 월든(Science Walden)’ 프로젝트처럼, 과학자와 교육자, 사회 활동가 등과의 다학제적 협업을 통해 새로운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겠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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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대한민국 지킨 국내외 참전용사께 감사”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 6·25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와 처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는 계룡대 무궁화회관에서 국내외 참전용사와 후손 80명을 초청해 6·25전쟁 참전 용사 예우행사를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께 감사를 표한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행사에는 콜롬비아 출신 마르코 툴리오 바론 리베라 등 해외 참전용사와 주한미군으로 복무 중인 후손 5명, 콜롬비아, 필리핀, 프랑스, 에티오피아 등 9개국에서 온 20명의 후손 유학생도 초청됐다. 7일 ‘케이-밀리터리(K-Military), 평화의 하모니’를 주제로 개막한 ‘2022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는 23일까지 계룡대 활주로 일원에서 진행한다. 화합과 평화의 군 문화를 전달하고, 국방의 소중함과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민국 국방수도 계룡시의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충남도와 계룡시가 주최하고, 군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메인 프로그램으로는 △세계 군악·의장 콘서트 △충남 시군의 날 △로드 퍼레이드 △글로벌 K팝 경연대회 △육해공군의 날 등이 운영되며 상설무대에선 △케이-밀리터리 경연대회 △아마추어 피스뮤직 콘테스트 △더 솔저스 피트니스 챔피언십 △군복 패션쇼 등 24개 프로그램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으로 19개가 운영된다. 전시관은 세계 평화관과 한반도 희망관, 대한민국 국방관, 세계 군문화 생활관, 국방체험관, 4차산업융합관, 지역산업관 등 7개를 설치했다. 세계 평화관에서는 세계 전쟁의 역사와 평화를 위한 노력, 한반도희망관은 우리나라 전쟁과 평화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방관은 우리나라 국방의 현주소를, 세계 군문화 생활관에서는 국군을 비롯한 세계 군의 의식주를 엿볼 수 있다. 또 국방체험관에서는 드론봇 전투 체계 등 우리나라 국방의 미래를 경험할 수 있고, 4차산업융합관에서는 국방 관련 첨단 기술 및 제품을 접할 수 있다. 지역산업관에선 충남도내 관광과 특산품, 지역기업 우수 제품 등을 만나게 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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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내 독립만세운동기념비는 극일 의지의 산물”

    유관순기념사업회가 1947년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아우내 독립만세운동기념비’(기념비)를 세우면서 일제의 황국신민서사탑의 표면을 갈아낸 뒤 아우내만세운동 내용을 새겨 넣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극일(克日)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념비의 형태가 일본 군대의 묘비를 닮았다. 일제의 잔재로 보인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연구 결과다.● 극일의지의 ‘아우내 만세운동비’ 조한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사진)은 12일 백석대에서 열리는 유관순 탄생 120주년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1947년 병천, 감격스러운 기억의 소환’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논문에서 “기념사업회는 독립 선열의 충혼을 위로하기 위해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강요했던 황국신민서사(천황의 신하로서의 충성 맹세) 비문을 갈아내고, 그 위에 유관순 열사 행적과 아우내만세운동 순국자 명단을 새겼다”고 밝혔다. 극일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한 제작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발표 내용은 조 원장이 ‘순국처녀 유관순 실기(實記)’에서 최근 새롭게 찾아낸 다음과 같은 기록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기념비 석재는 왜적이 우리 민족을 황민화하려고 가장 애쓰던 소위 황국신민서사탑이라는 것을 연마(鍊磨)하야 쓰기로 하였다. 일본제국(倭帝)의 위선과 포악의 상징이며 우리 민족에 존경 혹은 숭배를 강요하던 중심체인 소위 황국신민서사탑이 변하야 우리 선열의 충혼비가 되였다는 것은 그 얼마나 통쾌한 일이며 천상에 계신 열사의 영령(英靈)도 그 얼마나 기꺼우시랴!’ 주민대표 유제만이 작성한 실기는 유관순기념사업의 전말을 담은 종합보고서로 포털사이트(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도 지난해 3월 전체 내용이 공개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세한 학술적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이런 제작 과정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기념비가 일제의 잔재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8월 한 방송사는 ‘기념비의 형태가 일제 군대 묘비인 상첨비(上尖碑)를 베낀 것이고 이런 행태는 독립운동가를 더욱 욕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기념사업회는 황국신민서사탑 표면을 갈아내고 만세운동을 기록하는 방식의 제작을 되레 열사들이 기뻐하실 통쾌한 쾌거로 여겼고 그에 따라 이 비를 일제를 몰아낸 걸 기념하는 전승비(戰勝碑)로까지 생각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유관순 선양은 고향 주민이 주도기념비의 비문은 독립운동가이며 한학자였던 정인보가 짓고, 당시 20대 서예가인 김충현이 쓴 광복 후 최초의 한글비다. 정인보는 1920년대 천안 목천에 거주한 인연으로 유관순기념사업 초기부터 적극 참여했다. 기념비의 원래 제목은 ‘기미독립운동 때 아우내서 일어난 장렬한 자취라’였다. 1919년 4월 1일 아우내장터에서 벌어진 독립만세운동은 28년 만인 1947년 2월 소설가 박계주에 의해 유 열사의 순국 사실이 처음 알려지면서 기념비 건립, 영화 촬영, 전기 출간 등의 기념사업으로 이어졌다. 논문에 따르면 당시 병천(아우내)에 있던 유관순기념사업회는 주민 주축으로 움직였다. 순국자 조사, 영화 촬영 지원, 의연금 모금, 기념비 제작 및 제막식 준비 등의 기념사업은 모두 주민들 손으로 이뤄졌다. 이는 초기 유관순 기념사업이 ‘친일-우익-기독교 계열’에 의해 이뤄졌다는 일부 진보 역사학계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실기는 기념사업을 벌이던 당시 마을 분위기를 “우리는 다시 삼십 년 전 기미독립운동 당시의 기분으로 돌아갔다”고 표현했다. 아우내장터 만세운동 영화 장면을 찍을 때에는 인근 지역 주민까지 합세해 3000여 명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1947년 11월 27일 1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기념비 제막식은 그해 12월 5일자 동아일보 2면에 상세히 보도됐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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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비디오아트 ‘프랙탈 거북선’ 복원됐다

    1993년 8월 대전 세계박람회(엑스포)의 재생조형관에 기이한 작품 하나가 들어섰다. 300여 대의 고물 TV 모니터와 못 쓰는 라디오, 토스터기를 무질서하게 쌓아올린 듯한 작품이었다. 빈 병 5만 개로 만든 재생조형관에 어울릴 법한 이 작품은 비디오아트 거장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이다. 이 작품은 미래 과학 기술에 대한 작가의 선구적 시선과 지구 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총망라된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백남준은 “거북은 이순신의 하이테크 무기, 세계 최초의 장갑선, 생태학적인 특수 표본, 동양 특히 은(殷), 동이(東夷)적인 신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하지만 3개월의 엑스포가 끝난 뒤 이 세기의 작품은 잊혀졌다. 재생조형관에 물이 흘러들어 작품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TV는 고장 나고, TV의 나무케이스는 썩어 들어갔다. 대전시는 비용과 재생 가능성을 놓고 오래 망설인 끝에 복원을 결정했다. 당시 대전시립미술관장이었던 박일호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미술관 2층 로비에 설치했고, 거북선을 직접 제작했던 엔지니어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가 복원을 맡았다. 이 대표는 백남준이 개념과 구상을 말하면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백남준 작품 대부분을 제작했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이 문제였다. TV 4대씩 총 10줄인 날개 가운데 일부(좌우 각각 1줄씩)를 잘라내야만 했다. 높이도 조금씩 줄였고, 원래 309대이던 모니터는 301대로 줄었다. 특히 2층 로비에 들어오는 자연광은 어둠 속을 화려하게 나는 듯한 거북선의 본래 이미지 구현을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거북선은 시립미술관이 4일 전국 공립미술관 가운데 처음으로 ‘열린 수장고’를 지하 1층에 마련하면서 다시 태어났다. 이날 거북선 일반 공개 현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잘려 나갔던 양쪽 날개를 부활시켰고 공간이 좁아서 제거했던 빔 프로젝션도 다시 설치했다. 무엇보다 자연광이 제거돼 당초 원작의 완벽한 모습을 되찾았다”며 “2002년 복원할 때 상태가 너무 안 좋아 포기할까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고쳐 두길 잘했다”며 감회에 젖었다. 이어 “동물 보호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작품 한쪽의 아크릴 어항에 거북을 넣었으면 좋겠다”며 “백남준 선생님도 어항에 거북을 넣어 기르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열린 수장고 개장으로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거북선을 시민들에게 온전하게 돌려줄 수 있게 됐다”며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복합한 백남준의 예술 작품이 한국 예술의 국제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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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속 아이디어 반짝… 과학인재 양성의 산실”

    제43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시상식이 5일 오후 2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수상자 등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전국 최고의 초중고교 발명품경진대회로 평가받아왔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1만3880명이 참가했다. 출품작들은 창의성·탐구성, 실용성, 노력도, 경제성을 기준으로 전문가들의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비롯한 최우수상 10명, 특상 50명, 우수상 100명, 장려상 137명 등 총 299명이 수상했다. 충북 청주시 충북과학고 1학년 이호선 군(16)은 ‘콘택트렌즈 안팎의 뒤집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케이스’를 개발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물 맺힘 걱정을 없애 청결도를 높인 정수기 코크(출수구)’를 만든 경남 창녕군 유어초 3학년 문재인 군(9)은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올 12월부터 각 시도 교육과학연구원에서 순회 전시된다. 이석래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심사위원들이 두 작품의 상품성을 높이 사 기업에 상품화를 타진 중인 걸로 안다”며 “많은 학생들이 발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979년 1회 대회부터 행사를 후원해온 hy(구 한국야쿠르트)의 최동일 상무는 “과학인재 양성의 산실인 이 대회와 43년을 함께했다는 것에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다양하고 참신한 작품을 발명한 모든 수상자와 지도교사, 학부모께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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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폭력 4차례 신고한 아내, 대낮 거리서 남편에 피살

    충남 서산에서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경찰에 4번이나 신고하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았지만 대낮에 남편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 후에도 여전히 가해자-피해자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례 신고 후 살해당해서산경찰서는 4일 오후 3시 16분경 서산시 동문동 거리에서 흉기를 휘둘러 A 씨(44)를 살해한 혐의로 남편 B 씨(50)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의 비명을 들은 시민들이 B 씨를 제압해 경찰에 넘겼는데, B 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있어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한 달 동안 총 4차례 경찰에 가정폭력을 신고했다. 경찰은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1일 부부를 분리 조치했다. 이후에도 B 씨가 찾아오자 A 씨는 두 차례 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법원에 피해자 보호 명령을 신청하고, A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피해자 보호 명령이 내려지면 가해자는 피해자로부터 100m 거리 이내 접근과 통신 접촉이 금지된다. 추석 연휴 때문에 법원의 피해자 보호 명령은 지난달 19일 내려졌는데, B 씨는 아랑곳 않고 지난달 26일 다시 A 씨를 찾아갔다. A 씨가 또 신고하자 경찰은 B 씨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B 씨는 “일정을 미뤄 달라”며 불응했고 4일 A 씨가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시 A 씨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일할 때 손에 물을 묻혀야 하는 직업이라 스마트워치를 잠시 풀어놓은 사이 범행을 당했다”고 했다.○ 잠정조치 반려 후 살인미수경남 창원에선 경찰이 신청한 조치를 검찰이 반려한 뒤 피해자가 살해당할 뻔했던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마산동부경찰서는 7월 7일 교제했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공구로 폭행한 혐의(살인미수)로 남성 C 씨(55)를 긴급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5월 22일 C 씨는 문과 유리창을 부수고 피해 여성 집에 침입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스토킹처벌법상 접근 금지 등 긴급응급조치를 취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반의사불벌 조항에 따라 불송치 결정 후인 6월 긴급응급조치가 해제됐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 2개월간 적용되는 잠정조치도 신청했는데 검찰은 이를 법원에 청구하지 않았다. 창원지검 마산지청 관계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았고, 경찰에서 긴급응급조치를 신청했기 때문에 잠정조치를 반려했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이 잠정조치를 청구했다면 범행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긴급응급조치는 불이행 시 과태료에 그치지만 잠정조치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올 1∼8월 신청한 잠정조치 4378건 중 624건(14.3%)이 검찰에서 반려되거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권 의원은 “경찰이 가해자 분리가 필요하다며 잠정조치를 신청했음에도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인식이 안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서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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