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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달성했다. 드디어 중동에 평화를 가져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의 의미를 연신 강조했다. 그는 가자 휴전을 “가장 위대한 합의”라며 “신의 도움과 함께 아름다운 중동 전체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의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독무대’였다.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뿐 아니라 요르단,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과 중동 30여개국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 뒤에 병풍처럼 자리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왜 이렇게 서기로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농담한 뒤 “가장 위대한 리더들, 가장 강력한 리더들, 가장 부유한 리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자신의 치적을 거듭 강조했다. 그가 참석한 각국 정상을 일일이 호명하는 과정에서 연설이 길어져 전체 일정이 3시간가량 지연됐다. 또 이날 정상회의에는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집트에 앞서 방문한 이스라엘에서도 큰 환영을 받았다. 이스라엘 의회에 입장하자 환호와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스라엘 의회에선 한 의원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폭압적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을 냈다 퇴장당하자 “매우 효과적(very efficient)”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샷다운)로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휴전에 대한 이스라엘과 국제 사회의 찬사를 즐겼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가자지구의 전후 재건 계획, 팔레스타인의 정식 국가 인정 등 중동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13일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랍·무슬림 세계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위한 미래를 찾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가망이 없다”며 “항구적 평화를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해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현재 중국에 적용 중인 관세에 추가로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또 중국에 대해 핵심 소프트웨어의 수출 통제도 시행하겠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31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도 내비쳤다. 중국이 9일 대폭 강화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사실상 수출 불가 수준인 관세 폭탄을 앞세워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12일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겨냥해 “이는 전례 없는 조치로 11월 1일부터 중국이 현재 내고 있는 관세에 10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마약 ‘펜타닐’을 이유로 부과한 20%의 관세, 올 4월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 중인 10%의 기본관세, 2018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부과한 25%의 관세 등 총 55%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대로라면 이를 15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가 중국의 인질이 돼선 절대 안 된다”면서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럴 이유가 사라진 것 같다”고도 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대두(大豆)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조치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시 주석과 회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12일 “걸핏하면 고액 관세로 위협하는 건 중국과 공존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단호한 상응 조치로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 같은 미중 간 신경전은 정상회담과 다음 달 10일 종료되는 미중 관세 유예 등을 앞두고 협상력을 키우려는 힘겨루기란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양국은 관세 부과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주요 조치들의 적용 시점을 모두 다음 달 1일 이후로 잡아놨다. 협상이 진행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취재진에겐 “회담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의 조치는 국제 무역에서 전례 없는 일이며 도덕적으로 수치스러운 행위다.”(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무역 질서를 교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을 해치는 건 미국이다.”(12일 중국 상무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발표된 다음 날인 10일(현지 시간)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또한 12일 강경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올 5월 서로에 대한 관세 유예를 합의한 두 나라가 5개월 만에 다시 대응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미국 간의 관계에서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큰 균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수출 규제 조치의 시행 시기를 각각 11월 1일, 12월 1일로 정했다. 당장 상대에 대한 보복에 나서진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측이 물밑 교섭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또 31일과 다음 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양국 정상 간 6년 만의 대면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란 해석도 나온다.● 희토류 무기화와 대두 수출 통제에 뿔난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두고 “시장을 막히게 만들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에서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썼다. 이어 “미국은 현재 중국이 내고 있는 관세에 10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는 155%로 대폭 오른다. 앞서 미국은 5월 중국과의 합의를 통해 125%이던 관세 중 24% 부과를 유예하고 91%는 취소했다. 그 결과 현재는 기본관세 10%, 마약 ‘펜타닐’ 관세 20%,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에 부과된 25% 등 총 55%의 관세가 중국에 부과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희토류는 미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물론이고 F-35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 위성 등 최신식 무기에도 쓰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정제·가공량의 92%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미국도 사실상 거의 모든 희토류 공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려 해도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 설비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미국 산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미국대두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올 5월 이후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요 대두 생산지는 공화당 강세 지역인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네소타, 네브래스카, 인디애나주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는 12일 “미국은 국가 안보를 남용해 수출 통제를 과도하게 확장하고, 중국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며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대담함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하다는 평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관세 정책을 거론했다가 후퇴한 예가 적지 않다는 것. 또 중국이 트럼프 집권 1기 때와 달리 각종 첨단 기술력 등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뤄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협상 및 타협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제기 미중 양국이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타협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많다. 두 나라 모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정상회담과 다음 달 10일 만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앞두고 각자 자신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행보라는 것. 미 외교매체 더 디플로맷 등은 미중 양국이 올해 초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대립하면서도 결국 협상을 이어갔고 상호관세 유예에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갈등 역시 그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 측에 관세 철폐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을 들며 “중국의 이번 희토류 수출 통제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전했다. 다만 갈등이 더 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NYT는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진전을 기대했던 양국 군의 소통, 인공지능(AI) 분야의 협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나라 경제의 ‘디커플링’(분리) 혹은 ‘탈동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우리는 연방 정부의 핵심 정책 결정자들에게 미국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비자 제도 개선을 촉구할 것이다.” 트립 톨리슨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4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선 한국인 근로자 317명이 적절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미 이민 당국에 체포돼 구금됐다가 일주일 만에 풀려났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특히 미국의 비자 발급 절차 및 적용 대상 등이 논란이 됐는데, 조지아주 지역 고위급 인사도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단 입장을 전한 것이다.》구금 사건 당시 테네시주에 있던 톨리슨 청장은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태 파악 및 수습을 위해) 한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는 조지아주의 장기적인 핵심 파트너”라며 “우린 한국 기업들에 우리의 확고한 지지와 협력 의지를 직접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25년에 설립된 서배너 경제개발청(Savannah Economic Development Authority, SEDA)은 조지아주 서배너·채텀 카운티 일대의 산업 유치, 투자 촉진,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외국 기업의 현지 진출 때 필수인 법인 설립, 인허가, 부지 매입, 공공 서비스 연결(전력·용수·도로 등) 절차 등도 이곳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특히 11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조지아주는 미국 내 대표적인 ‘K산업기지’로 꼽힌다. 그런 만큼 지난달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SEDA, 나아가 조지아주 지역 당국이 느끼는 당혹감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조지아주 당국이 한국 기술자 복귀 방안을 모색하는 등 비상 대응에 분주한 이유다. SEDA의 전반적 운영을 총괄하는 톨리슨 청장은 사태 수습에 앞장서는 지역 주요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서배너를 중심으로 미 남동부 일대 공급망 네트워크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지역 경제산업 사령관’으로 평가받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서배너는 미국에서 물류 및 제조 산업의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또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서배너는 제조업·물류·보건의료·관광·군(軍) 관련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기반을 갖춘,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물류 측면에서 보면 서배너 항구는 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우리 지역은 북미 대륙에서 가장 큰 단일 터미널 컨테이너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내 세 번째로 바쁜 컨테이너 항만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서배너 항구 인근에 입주하기를 원하며, 조지아주는 지역 항만 네트워크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역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자리할 것이다. 서배너에는 한국 기업들도 많고, JCB, 미쓰비시, 걸프스트림 등 290개 이상의 글로벌 제조업체가 활동 중이다. 기업들은 우수한 노동력, 서배너 항구와 근접한 지리적 이점, 탄탄한 인프라 등을 이유로 서배너 지역을 선택한다. 또 ‘조지아 퀵 스타트(Georgia Quick Start)’와 같은 인력 교육 및 산업 지원 프로그램 역시 기업들엔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현대차와 한화 같은 한국 기업들은 조지아주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서배너 지역 경제 발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한국의 서배너 지역 내 투자는 우리 공동체에 매우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와 관련된 긍정적인 영향은 앞으로 수세대에 걸쳐 이어질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추진한 투자 규모는 주(州)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다. 또 여기엔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개발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특히 현대차는 조지아주의 핵심적인 장기 파트너 중 하나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며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또 서배너가 앞으로 수십 년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여도 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투자자들과의 이 같은 파트너십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톨리슨 청장은 지난달 현대차 공장 단속 당시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었다. 그는 사전에 수색이 진행될 거란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지역 매체인 ‘서배너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선 당시 체포 작전 규모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알다시피, 지난달 조지아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HL-GA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갑작스럽게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했고, 317명을 체포해 구금했다. 서배너 등 조지아주에 투자하려던 외국 기업들에 영향을 줬을 것 같다.“당시 상황이 발생한 직후, 우리는 기존 산업체들과 투자 예정 기업들에 즉시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현재까진 (기존) 투자 계획에 즉각적인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지역사회 구성원 일부에게 개인적 차원에서 영향이 있었다는 점은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지역 내 수많은 파트너와 꾸준히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질문에도 항상 답할 준비가 돼 있다.” ―HL-GA 단속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 한 대응은 무엇이었나.“나는 언론 보도를 통해 그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shocked).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HL-GA Battery JV(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 파트너들에게 직접 연락한 거였다.”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근로자 체포 및 구금 사태는 미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비자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태 발생 뒤 “나는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겁주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들(외국 기업)을 환영하고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과 제조업 재건이란 모순되는 목표를 내부 조율을 거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하다 논란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한 워킹그룹(실무조직)을 신설했다. 지난달 30일 첫 회의에선 미국이 단기 상용비자(B-1)는 물론 전자여행허가(ESTA) 소지자도 미국 공장에서 장비 설치 등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조지아주 당국의 사태 수습 움직임도 분주하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올가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SEDA나 지역 당국이 한국 기업 및 근로자들에게 안전과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이번 사건 이후 현대차나 LG 등 한국 기업들과는 소통이 있었나.“우리는 한국 기업들과 매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상시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지속하는 게 일단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와 LG 등과도 우리는 사건 직후는 물론이고 지금도 끊임없이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HL-GA에 대한) 단속 직후에는 물론, 지금까지도 우리는 한국 기업들에 우리의 확고한 지지와 협력 의지를 직접 전달해 왔다.” ―미 이민 당국에 체포돼 구금됐던 한국 근로자들이 복귀해 서배너에서 다시 업무를 재개할 수 있도록 어떤 구체적 조치를 고려 중인가.“이번 사건은 어느 주에서든 발생할 수 있었던 연방 정부 차원의 사안이었다. 다만 우린 연방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자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비자 제도 개선을 촉구할 것이다. 또 이러한 변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 역시 (연방 정부에) 강력히 제안(strongly suggest)하고 있다. 최근 한미 정부 간 비자 워킹그룹을 통한 합의에서 일부 (비자 제도 개선 등에) 진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선 (한미 정부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구금됐던 근로자는 물론 한국 국민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비자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기 전엔 근로자들이 복귀하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켐프 주지사는 지난달 16일 “미국의 비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크리스 클라크 조지아주 상공회의소장도 “공장을 짓기 위해 미국에 온 한국, 일본, 독일 노동자들을 위해, 미 비자 제도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톨리슨 청장 역시 “배터리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온 한국인들은 정교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라며 “세계 어디에도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인력은 없다”고 강조했다. ―비자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미국에선 국가적·지역적 차원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한국인 근로자들은 전문적이고, 또 고도로 정교한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 (그들이 진행하려고 했던) 다음 조치는 조지아주 현지 직원들에게 그 장비 사용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었다. 당시 그들은 임시 비자(temporary visa)로 입국한 상태였지만, 우리는 현재 연방 정부 정책 결정자들과 협의해 이 프로그램을 개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또 비자의 적용 범위(parameter)를 명확히 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조지아주 등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처우 등에 대해 걱정하는 한국 국민도 많다.“이번 사건은 연방 정부 주도로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었다. 또 사실 (조지아주가 아닌) 어느 주에서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다. 조지아주는 한국과 40년에 걸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우리는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서 이뤄낸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러한 한미 간 파트너십, 투자, 일자리 창출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다. 지금뿐만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트립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기업 유치, 기존 기업의 유지 및 확장, 서배너세계무역센터 관리 등을 담당하는 서배너 경제개발청(SEDA)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서배너가 속해 있는 미국 조지아주 채텀 카운티 내 주요 경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또 지역·주·광역 차원에서 폭넓은 인맥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배너 상공회의소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부회장을 지냈고, 샘 넌 전 상원의원과 잭 킹스턴 전 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조차 사라진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이 9일 한층 강화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하는 등 APEC을 앞두고 미국을 향해 다각도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를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대폭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가능성도 크게 키웠다. 다만 일각에선 양국 간 이 같은 신경전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긴장 고조 움직일 수 있단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이 전 세계를 인질로 잡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에서 아주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들은 점점 더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여러 국가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관련된 모든 생산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중국에서 제조되지 않은 품목들까지 포함해,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9일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 관련 해외 수출 통제 조치 시행 결정’을 발표하며 중국 이외 지역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혼합해 영구자석 등을 제조할 경우(희토류 함유율 0.1% 이상)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희토류 채굴 및 제련, 영구자석 제조, 2차 자원 재활용 기술 등도 모두 이번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어 하루 뒤 중국 당국은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순t(Net ton)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도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역시 14일을 기준으로 중국 선박에 t당 50달러(약 7만1천원)의 입항료를 부과하고 순차적으로 올리겠다고 밝히자 맞불 카드를 즉각 꺼내든 것이다.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런 일은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다”며 “본질적으로 그것은 시장 전체를 ‘막아버리고(clog)’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도 큰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이 전 세계를 ‘인질(captive)’로 잡아선 절대 안 되지만, 그것이 바로 그들(중국)의 오랜 계획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를 “음흉하고 적대적인 행보”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및 보복 조치도 시사했다. “미국 또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자원과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 힘은 중국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하다”고 밝힌 것. 그러면서 “나는 그 힘을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다.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러나 이젠 다르다”면서 가시적인 조치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번 적대적 ‘명령(order)’ 관련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에 대한 재정적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 검토 중인 정책 중 하나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콕 집어 언급했다.그는 “시 주석과 (이번 일로) 통화하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시 주석에 대한 불쾌감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이 일은 나뿐 아니라 자유 세계의 모든 지도자에게 큰 충격이었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中 조치에 맞불 카드로 미중 정상회담 협상력 극대화 전략 가능성”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장문의 글을 올려 중국을 거칠게 비난한 건, 최근 중국이 취하는 일련의 행보를 더는 두고 봐선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첨단 산업 및 무기 시스템에서 희토류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무기화하며 미국을 더 압박하기 전에 사전 차단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선 취재진으로부터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도입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는 말에 “우리는 수입을 하고 수출도 하는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하고 있다”면서 “어쩌면 그것을 중단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일각에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이 희로류 수출 통제 등 조치를 내놓자, 이를 두고 대미(對美)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중 정상의 대면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영향력을 더욱 키우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자 이 같은 의도를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이번에 벼랑 끝 전술로 맞받아쳤다는 것. 미중 무역 협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정상회담을 앞두고 밀려선 안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중국뿐만 아니라, 무역 합의에 미온적인 다른 국가들까지 겨냥해 던진 경고장이란 해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고관세’ 카드를 언제든 꺼내들 수 있음을 강조하며 “협상을 질질 끌거나 자원을 무기화하는 등 미국에 맞서면 엄청난 보복을 얻어 맞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는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마이클 디솜브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동아태) 차관보 지명자(사진)가 7일 연방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했다.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대중국 견제 및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관여한다. 미 의회에 따르면 디솜브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상원 표결에서 찬성 51표, 반대 47표로 가결 처리됐다. 올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된 지 약 7개월 만이다. 통상 인준까지는 6개월∼1년가량 걸린다. 디솜브리 지명자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주태국 대사를 지냈다. 앞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지명을 발표하며 “내 첫 임기 동안 그는 주태국 미국대사로 훌륭하게 일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대중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주태국 대사 재임 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비판하고,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칼럼을 현지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향후 북-미 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디솜브리 지명자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백악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그가 ‘중국통’인 만큼, 한반도 의제에는 깊숙이 관여하지 않고 주로 대중국 견제 관련 정책에 집중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디솜브리 지명자는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학부)과 동아시아학(대학원)을 전공했고,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7년 이후 홍콩 등 아시아권에서 인수합병(M&A)·차입매수(LBO)·직접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통상 전문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홍콩에서 오래 거주해 중국어가 원어민 수준으로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어 역시 어느 정도 구사한다고 한다. 한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으로 지명된 토머스 디나노 전 국무부 부차관보도 같은 날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8일(현지 시간) 평화 계획 1단계 합의에 따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송환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 활동은 일단 중단된다. 다만 종전 협상의 최대 난제인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의 단계적 완전 철군에 대해선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하마스는 무장해제에 대해 이미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인질 석방 후 합의된 지역까지 철군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스라엘이 향후 하마스의 무장해제 여부에 따라 재차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 무장해제 등 향후 협상 난관 예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의 이스라엘인이 숨지고 251명을 인질로 사로잡으면서 발발했다. 이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6만7000명 넘게 사망하고, 이란과 레바논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며 악화 일로를 걸었다. 그동안 강경 노선을 고수하던 하마스가 1단계 휴전 합의에 응한 것은 약 2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고, 고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 하마스 병력은 2만5000명 정도로 추산됐는데, 이 중 1만7000명(지난해 8월 기준)이 숨졌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가 지난해 7월 이란 방문 당시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암살당했다. 이후 지휘권을 이어받은 야흐야 신와르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군에 암살되는 등 현장 지도부까지 무너지며 저항 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 군사적 타격과 함께 하마스는 외교적으로도 고립을 겪었다. 이란과는 하니야 암살 이후 보안 문제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졌고,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고위 인사 은신처라는 이유로 카타르 도하를 공습한 뒤로는 해외 활동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단 평가가 많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 내부에서 협상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도 전쟁 장기화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고, 국제사회 비판이 거세지면서 종전 압박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 등으로 이어지는 향후 협상에 본격적인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중재안에는 하마스를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 무장 파벌의 통치 배제, 군사 인프라 파괴,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등이 담겼다. 하마스는 여전히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선행되지 않으면 무장해제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를 향해 “합의된 내용을 미루거나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철군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1단계 합의가 발표된 후인 9일 오전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등에서 공습을 이어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시간 이내에 하마스와 합의한 지역까지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자지구의 53%가량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게 된다. 하마스는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노벨상 집착하는 트럼프 압박 주효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20개 항목의 가자평화 구상을 발표한 뒤 양측에 빠른 합의를 압박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식 성명을 통해 “역사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별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중재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등 양측 모두 트럼프의 노력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 뒤엔 10일 발표를 앞둔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집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그는 백악관에서 1단계 합의를 발표하면서 “역사상 누구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다”며 “아마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노벨 평화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위해 전례 없는 로비를 벌여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럽 외교관을 인용해 “그가 국제 분쟁을 해결해 왔다는 주장은 상당수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가자전쟁 종전 문제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고 평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우리 평화 계획 1단계에 서명했다”며 “이는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까지 군대를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7일부터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종식을 위한 1단계 휴전안에 양측이 합의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휴전안의 핵심인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완전 철수가 제대로 이행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단계 휴전안 합의 발표 뒤에도 가자지구에서의 공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즉각적 휴전과 인질-수감자 맞교환을 골자로 한 1단계 합의 사실을 공개하며 “이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영원한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당사자는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백악관 취재진에게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이집트에 이르면 11일 직접 갈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20개 항으로 이뤄진 ‘가자 평화 구상’을 공개하며, 하마스가 이를 거부하면 궤멸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2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하마스가 존립을 위해 1단계 휴전안에 일단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안에 따라 하마스가 인질 48명(사망자 28명 포함)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종신형을 선고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과 전쟁 발발 후 추가로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풀어주게 된다. 또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도 시작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하루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외교전에 변수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하루 동안만 한국에 머물다 출국할 수 있다는 것.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서 6년 만의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일치기’ 방한이 확정되면 미중 정상회담을 제외한 외교 일정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3500억 달러(약 493조 원) 대미 투자펀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방한 당일 출국할 듯트럼프 대통령은 26∼29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일본을 거쳐 29일 방한한다는 것.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3일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7∼29일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 일본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뒤 당일 오후 늦게 한국을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한미·미중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에서 시 주석을 만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직후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1일에도 “4주 뒤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며 대두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일(현지 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별도 회담”이라며 “(미중 무역 협상에) 상당히 큰 돌파구(breakthrough)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당일치기 방한이 추진되면서 시 주석의 방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이 중국 정부의 우선순위에 놓여 있는 만큼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차 29일 방한해 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에 머물 수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 방문 일정이나 형식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서울 호텔 예약 취소 등을 비롯해 중국 정부는 미국 일정에 따라 유동적인 기류”라고 전했다.● 관세 협상 교착에 韓 압박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당초 예상보다 단축하면 31일과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APEC 정상회의 참석은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8∼31일 열리는 ‘APEC CEO 서밋’ 등 부대행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APEC CEO 서밋에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재임 당시인 2017, 2019년 방한 때도 기업인들과 만나 미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세 협상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정부 구상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두고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관세 협상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국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를 현금으로 조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에 진전이 없자 방한 일정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미국의 3500억 달러 직접 투자 요구에 정부는 대출·보증 중심으로 구성된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지난달 전달했지만 미국 측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북한이 평안북도 서해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새로운 발사체를 위한 엔진 시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Beyond Parallel)’은 지난달 27일 동창리 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 4장을 공개했다. 사진에 따르면 현장에선 트럭과 크레인 등이 포착됐고, 물이 고인 흔적도 발견됐다. 비욘드 패럴렐은 “이런 활동은 단순히 시험대 유지 및 보수를 위한 활동일 수 있다”면서도 엔진 시험 준비 정황일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설 전반에서 (북한의) 지난 1년간 개발 우선순위는 기존 발사대의 현대화 및 대형 지하시설 건설에서 수평 조립 건물, 연구시설 추정 건물, L자형 부두 등 신규 인프라 구축으로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변화를 통해 북한이 동창리 위성발사장에 더 크고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를 쏘기 위한 기반시설을 확보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욘드 패럴렐은 동창리 위성발사장 개발에 투입된 인력과 재정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해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 시험을 꾸준히 실시하는 등 정찰위성 발사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정찰위성 및 발사체 관련 기술을 제공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이 확인됐을 때부터 국내외에선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 등 발사체 관련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기술이 적용되는 우주발사체를 북한이 발사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북한이 이른바 ‘쌍십절(10월 10일)’로도 불리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위성이나 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통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인 29일 방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목을 끌고,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연방정부가 1일(동부시간 기준)부터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되면서 국립공원 운영이 중단되는 등 공공서비스의 상당수가 마비됐다. 다수의 군인·공무원이 무급 근무 또는 강제 휴직에 들어갔다. 질병통제예방센터, 국립보건원 등도 문을 닫았다. 이날 연방 공무원 중 일부는 출근 후에도 자신이 휴직 대상인지, 계속 근무해야 할 필수 인력인지조차 몰라 혼란스러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당분간 미국인들이 겪는 불편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 야당 민주당은 서로 ‘네 탓’이라 주장하며 ‘진흙탕 공방’을 이어 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셧다운을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보복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우세 주에 연방 보조금 삭감 시도 공화당과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셧다운을 야기했다. 양당은 셧다운 첫날인 1일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의 처리를 시도했지만 전체 100석 중 찬성 60표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상원의 재표결은 3일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역시 타결을 장담하긴 어렵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이번 셧다운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셧다운이 초래할 불편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주당 우세 주(州)에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수많은 연방 공무원을 해고할 준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NYT는 “대통령이 셧다운을 지렛대로 자신의 의제를 관철하고 예산을 삭감하며 정치적 적들에 보복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셧다운의 책임 공방 또한 거세다. J D 밴스 부통령은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 의료 지원을 위해 세금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셧다운이 지속되면 공무원 해고도 불가피하다며 대량 해고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강한 진보 성향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과의 당내 알력 다툼, 정책 선명성 경쟁 때문에 임시 예산안에 반대한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미국인의 건강보험을 거부해 셧다운이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료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고 했다는 백악관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野 원내대표 겨냥 ‘인종차별 영상’ 셧다운으로 인한 감정 싸움도 격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멕시코인으로 분장시킨 인공지능(AI) 딥페이크 영상을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올려 질타를 받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기자회견처럼 만든 허위 영상에서 슈머 원내대표가 “영어도 못하는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상 복지를 지원해 선거에서 표를 얻자”고 말한 대목 또한 논란이다. 허위 영상 게재를 두고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하자 밴스 부통령은 1일 “재밌는 농담일 뿐이고, (제프리스가) 멕시코계도 아닌데 불쾌해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여야 지도부와 만났을 때 ‘트럼프 2028’이라고 적힌 모자를 자신의 책상에 올려놓은 것도 논란이다. ‘트럼프 2028’은 2028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선 도전에 나선다는 의미. 뉴욕포스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를 조롱하기 위해 이 모자를 책상에 올려놓았다고 분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연방정부가 1일(동부시간 기준)부터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되면서 국립공원 운영이 중단되는 등 공공서비스의 상당수가 마비됐다. 다수의 군인·공무원이 무급 근무 또는 강제 휴직에 들어갔다. 질병통제예방센터, 국립보건원 등도 문을 닫았다. 이날 연방 공무원 중 일부는 출근 후에도 자신이 휴직 대상인지 계속 근무해야 할 필수 인력인지조차 몰라 혼란스러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당분간 미국인들이 겪는 불편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 야당 민주당은 서로 ‘네 탓’이라 주장하며 ‘진흙탕 공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셧다운을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보복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우세 주에 연방 보조금 삭감 시도공화당과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셧다운을 야기했다. 양당은 셧다운 첫날인 1일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의 처리를 시도했지만 전체 100석 중 찬성 60표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상원의 재표결은 3일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역시 타결을 장담하긴 어렵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이번 셧다운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셧다운이 초래할 불편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주당 우세 주(州)에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수많은 연방 공무원을 해고할 준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NYT는 “대통령이 셧다운을 지렛대로 자신의 의제를 관철하고 예산을 삭감하며 정치적 적들에 보복하려 한다”고 평가했다.셧다운의 책임 공방 또한 거세다. J D 밴스 부통령은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 의료 지원을 위해 세금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셧다운이 지속되면 공무원 해고도 불가피하다며 대량 해고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강한 진보 성향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과의 당내 알력 다툼, 정책 선명성 경쟁 때문에 임시 예산안에 반대한다고도 주장했다.반면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미국인의 건강보험을 거부해 셧다운이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료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고 했다는 백악관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野 원내대표 겨냥한 인종차별적 영상 SNS 올려 셧다운으로 인한 감정 싸움도 격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멕시코인으로 분장시킨 인공지능(AI) 딥페이크 영상을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올려 질타를 받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기자회견처럼 만든 허위 영상에서 슈머 원내대표가 “영어도 못하는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상 복지를 지원해 선거에서 표를 얻자”고 말한 대목 또한 논란이다. 허위 영상 게재를 두고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하자 밴스 부통령은 1일 “재밌는 농담일 뿐이고, (제프리스가) 멕시코계도 아닌데 불쾌해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여야 지도부와 만났을 때 ‘트럼프 2028’이라고 적힌 모자를 자신의 책상에 올려놓은 것도 논란이다. ‘트럼프 2028’은 2028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선 도전에 나선다는 의미. 뉴욕포스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를 조롱하기 위해 이 모자를 책상에 올려놓았다고 분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나는 4주 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라며 “대두(大豆)는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기로 한 사실을 확인한 동시에,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출 문제가 양국 무역 협상 판을 좌우할 핵심 사안임을 강조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단지 ‘협상’을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아 우리나라의 대두 재배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우린 관세로 엄청난 돈을 벌었고, 그 돈의 일부를 우리 농민들을 돕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절대 농민들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졸린(Sleepy)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우리 농산물, 특히 대두를 중국이 구매하기로 한 협정을 지키도록 강제하지 않았다”며 미국 농산물 수출이 중단된 것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4주 뒤 시 주석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빗대 “대두와 다른 줄기 작물들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썼다.트럼프 대통령이 대두를 콕 집어 거론한 건, 막대한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대두 수출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의 최대 구매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가을 수확이 시작된 올해 9월 이후엔 미국산 대두 신규 선적 계약을 한 건도 체결하지 않았고, 이는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했다. 중국은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카드를 꺼내 든 바 있다. 중국은 이번에도 미국산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미국은 불합리한 관세를 철폐하고 양자 무역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미국 농산물 수입이 관세 등 무역 협상과 연계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결국 이같은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두 수출을 허용하지 않으면 관세 등 통상 문제를 풀기 쉽지 않을 거란 메시지를 중국 측에 분명히 보낼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규모는 128억 달러(약 17조9200억 원)에 달했다. 또 중국에선 대두가 주요 식재료인 돼지(고기)의 사육을 위해 꼭 필요한 데다, 대두로 만든 식용유 또한 가정의 생필품이라 대두 수입을 늘릴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중간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적 계산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농민을 위한다는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해 표를 끌어모으려는 의도란 것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연방정부가 동부 시간 1일 0시(한국 시간 1일 오후 1시)부터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됐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이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이후에도 연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7주짜리 임시 예산안을 두고 ‘치킨 게임’ 양상으로 대립하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방정부 업무가 대거 중단되고 공무원들도 강제 휴직에 들어가는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서의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의 무역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이 이달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힌 의약품 등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부과 방안 같은 업무가 지연될 수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연방 공무원이 출근하지 않으면 (품목 관세 부과를 위한) 행정명령 등도 연기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미국의 관세 부과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셧다운이 되도 USTR은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무역 분야 전문 매체인 월드트레이드온라인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이번 셧다운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2019년 1월 양당이 국경 장벽 관련 예산을 두고 대립해 연방정부가 문을 닫은 지 7년 만이다. 양측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공공 건강보험 ‘오바마케어’의 관련 예산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공화당은 삭감이 필요하단 입장이고, 민주당은 저소득층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절대 불가’를 외친다. 공화당은 셧다운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의 표결을 시도했지만 찬성 55 대 반대 45로 부결됐다.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가결되려면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민주당 2명과 무소속 1명은 공화당 편에 섰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셧다운이 시행되면 최소 약 75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이 강제 휴직에 들어가야 한다. 노동통계국(BLS) 또한 셧다운 기간 통계 수집과 발표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일 발표 예정이던 9월 고용 보고서 발표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도 일제히 문을 닫는다. 다만 셧다운 때도 안보, 의료, 경찰, 항공교통 등 핵심 업무는 그대로 유지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백악관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김 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조만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언론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어떤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정은과 한반도 안정화에 기여한 세 차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답했다. 앞서 올 7월에도 백악관 관계자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fully denuclearized)’를 위해 김정은과의 관여(engaging)에 열려 있다”고 했었다. 당시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되, 북한 비핵화 목표는 유지하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반면 이번엔 ‘북한 비핵화’ 같은 표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만큼 대화 재개 의지를 더 적극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1일 김 위원장이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76주년인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는 건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나는 이미 우리의 핵전력을 재건했다”며 “그것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내가 그것(핵전력)을 결코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최근 러시아로부터 약간 위협을 받았다”며 “그래서 나는 핵잠수함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핵잠수함은) 인류가 만든 가장 치명적인 무기”라며 “우린 잠수함 기술에서 러시아와 중국보다 25년 앞서 있다”고도 했다.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전 대통령은 옛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이 조치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핵전력을 언급하며 러시아를 거론한 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나는 그가 빨리 (전쟁을) 끝낼 줄 알았다. 일주일 만에 끝낼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트럼프 대통령은 해군력 재건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에 해군 함정을 최소 19척 확충할 것”이라며 “잠수함·구축함 등이며, 앞으론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사실 우리는 이제 거의 배를 만들지 않는다. 잠수함은 만들지만 배는 만들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군 개혁에 대한 의지도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자유를 지킬 때 결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싸우고, 이기는 기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의 시스템은 ‘실력’이 아닌 정치적 올바름에 맞춰져 있었다”여 이같이 주장한 것. 이어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위대해질 수 없다”며 “우리는 체력, 능력, 인격, 그리고 강인함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날 콴티코 해병대 기지로 가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자신이 집권 1기 때 군 고위직에 있던 “나쁜 사람들”을 배제하면서 군대를 재건했다고 주장하며 “만약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해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연단에 오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그동안 군은 잘못된 방향으로 끌려갔다”고 지적했다. “위험을 회피하는 순응형 인물들이 승진했다. 어리석고 무모한 정치 지도자들이 잘못된 나침반을 설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길을 잃었다”며 이같이 주장한 것.그는 또 “우리는 너무 많은 군 리더를 잘못된 이유로 진급시켰다”며 “그들의 인종이나 성별 할당, 이른바 역사상 최초를 위해 진급시킨 것”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전투 대형이든 어떤 대형이든 뚱뚱한 군인을 보는 게 지겹다”면서 “펜타곤(미 국방부) 복도에서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젠 모든 전투 병과에서 (체력검정 기준을) 최고 수준의 남성 기준으로 복귀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헤그세스 장관은 “나는 앞으로 리더십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이는 향후 대규모의 군 장성 감축이나 물갈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 제이슨 밀러 씨는 계속 하늘을 가리키며 “지금 그가 이곳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란 말을 반복했다. 나름 확신에 찬 말투였다. 길게 늘어선 인파를 행복한 표정으로 휴대전화 카메라에 동영상과 사진으로 담던 그는 “여기 있는 이 많은 사람은 그가 오늘 우리와 함께 있단 증거”라며 뿌듯해했다.》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왔다는 그는 청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대표의 추모식을 직접 보기 위해 무려 8시간을 쉬지 않고 운전했다고 했다. 그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일상과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줬다. 어두운 새벽 애리조나주에 도착한 뒤엔, 커피 몇 잔만 마시고선 곧장 이곳으로 달려왔다며 활짝 웃었다. 밀러 씨의 휴대전화 배경 화면엔 넉넉한 웃음을 짓는 커크의 얼굴 사진이 들어서 있었다. 그는 커크를 ‘순교자’, ‘진정한 미국인’, ‘젊은 영웅’ 등 갖가지 수식어를 갖다 붙이며 예찬했다. 커크가 살해된 순간을 언급할 땐 “미국의 번영을 증오하는 세력이 그를 죽인 것”이라며 욕설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그에게 “혹시 커크가 유색인종 등에 대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한 건 아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그건 악마들이 만들어낸 음해(smear)다.”● 뜨거운 태양 아래, 밥 굶어 가며 모인 이들 이날 추모식은 오전 11시에 시작됐지만, 사람들은 전날 밤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행사 당일 오전 6시경부터 수만 명이 운집해 긴 줄을 만들었고, 그 2시간 뒤쯤엔 7만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테이트팜 스타디움 4층 객석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다. 행사장이 만석이 되자 주최 측은 인근에 있는, 최대 수용 인원 1만9000여 명인 ‘데저트 다이아몬드 아레나’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그렇게 옮겨간 이들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추모식을 함께했다. 이날 오전 피닉스 인근 글렌데일의 기온은 38도에 육박했다. 스타디움은 사막 위에 지어진 탓에 열기는 더 뜨거웠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잠시 쳐다볼 때면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실제 이날 줄을 선 지지자 중 더위에 지치거나 탈진해 쓰러진 사람들도 여럿 목격됐다.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했고, 화장실에 가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물도 마시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 최고 등급의 보안이 적용된 탓에 차량 진입은 인근 수백 m 밖에서 막혔다. 스타디움 인근에서 줄 설 자격이라도 얻으려면 일단 차를 세우고 수십 분을 걸어 들어와야만 했다. 그런데도 무려 9만 명이 넘는 지지자가 추모식을 보기 위해 운집했다. 지지자 수천 명은 앞줄을 차지하기 위해 아예 밤을 새워 가며 현장을 지켰다. 주로 한정판 상품이나 인기 제품을 사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몰리는 소비 행태를 지칭하는 ‘오픈런’ 풍경이 미국 사막 한복판에서 엄청난 규모로 펼쳐진 것이다.● “우린 모두 커크 부활 믿어” 이날 기자가 만난 지지자 중 상당수는 커크를 단순한 정치인이나 활동가로 여기지 않았다. 그들은 커크를 순교자로 떠받들었다. 미첼 씨는 커크가 살해당하고 며칠 동안 잠을 설쳤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추모식이 아닌 ‘약속의 자리’”라며 “커크의 죽음은 너무 안타깝지만, 그의 순교를 계기로 미국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커크의 죽음이 마치 기독교의 예수처럼 미국인들의 죄를 씻어줬으니, 미국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됐단 얘기다. 상징적인 의미지만 아예 그의 부활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퇴역 군인 맥다월 씨는 “난 오늘 그를 추모하기 위해 온 게 아니라 사람들과 그의 부활을 외치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기 온 미국인들 모두 이렇게 웃으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보이느냐”며 “모두 (커크의) 부활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추모식에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도 이들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5시간 동안 이어진 추모식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마지막으로 등장한 그는 커크를 ‘순교자’이자 ‘전도자’로 지칭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위대한 전도자(커크)는 이제 불멸의 존재가 됐다”고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많은 이들은 예배 보듯 눈을 감으며 공감했고, 곳곳에선 ‘아멘’과 ‘할렐루야’ 소리 등이 터져 나왔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연대감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현장에 나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마가’의 일원인 이들은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체만으로 뿌듯하다고 했다.붉은색 ‘마가’ 모자를 쓰고, 성조기가 큼지막하게 그려진 셔츠를 입고 온 로버트 씨는 “오늘은 미국을 수호하는 사람들이 모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스’라 부르던 그는, 트럼프 정부의 J D 밴스 부통령, 스티브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이른바 강성 마가 성향의 주요 참모들이 추모식 단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흡사 아이돌에게 열광하듯 환호했다. 그는 “이렇게 우리가 단결해야 미국을 갉아먹는 좌파들로부터 나라를 지킬 것 아니냐”고 했다. 트래비스 씨도 비슷했다. 그는 “사실 난 (커크가 죽기 전까진) 그의 영상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면서 “난 여기 모여 ‘USA’를 외치려고 3시간을 운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더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법을 바꿔서라도 다음 대선에 출마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은 파랑, 빨강, 흰색의 물결로 물들었다. 주최 측이 사전에 ‘드레스코드’로 성조기 색깔을 지정했기 때문. 이곳에 모인 이들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또 결집의 명분을 찾으려는 듯했다.● “트럼프의 응원단” 냉소도 현장에 모인 이들은 “USA”를 외치고 화합을 말했지만, 이날 추모식에선 상대 진영 척결을 암시하는 증오와 보복의 표현도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싸우자(Fight)”고 외치며 지지자들을 자극했고, 강성 마가 성향인 밀러 부비서실장은 진보 진영을 사실상 ‘악’으로 규정하며 ‘좌파 척결’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날 현장에 유색인종은 10%도 되지 않는 듯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알리야 씨는 “저들이 미국의 목소리를 내는 것 같으냐”고 묻더니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더니 “저건 그냥 트럼프의 응원단일 뿐”이라며 냉소했다. 스타디움 인근에선 ‘노 킹스(No Kings·왕이 아니다)’ 같은 ‘반(反)트럼프 메시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도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일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그들을 향해 삿대질하고 욕을 퍼붓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들을 만들기도 했다.-글렌데일(애리조나)에서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2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에 “우리의 확립된 방어선은 ‘제1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에 있다”며 “그것이 ‘전략의 중심(strategic center of gravity)’”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 전략의 목표와 방위계획 등을 담은 새 국가방위전략(NDS) 발표를 앞둔 가운데 미국의 대중 군사봉쇄선으로 통하는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아시아태평양 전략 중심에 두겠다고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제1도련선의 전력을 대거 제2도련선(일본 혼슈∼괌∼사이판∼팔라우) 너머로 옮길 수 있단 관측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또 제1도련선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주한미군 병력을 대폭 줄이진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제1도련선에서의) 병력 태세 및 운용은 단순한 상징적 존재를 넘어, 실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한국 등) 동맹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심 주적인 중국에 대한 억제를 강화하려면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들이 자체 국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또 “아시아 동맹들은 중국 억제를 위해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는 동맹들이 나설 수 있고, 나설 거란 전제 위에 세워져 있다”고 밝혔다.주한미군 감축 ‘新 애치슨 라인’ 우려 덜어… 美 ‘안보 청구서’ 늘듯“제1도련선, 미군 전략 중심축”美국방부 고위관계자, 中억제 겨냥“거부 방어, 韓등 동맹들이 나서야”… ‘방공역량 강화 등 더 기여’ 요구할듯지상군 일부 감축-역할조정 가능성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2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에 미군 전략의 중심축이 한반도가 포함된 ‘제1차 도련선(島鏈線·First Island Chain)’에 있다고 확인하면서, 한국 정부 안팎에서 제기된 ‘신(新)애치슨 라인’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억제 과정에서 미군 전략의 중심축이 주한미군이 핵심 역할을 하는 제1차 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에서 제2차 도련선(일본 혼슈∼괌∼사이판∼팔라우)으로 이동하면 주한미군의 역할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선 1950년 1월 딘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이 한반도를 미국의 극동 방어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선언해 생겨난 ‘애치슨 라인’이 다시 그어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것. 하지만 미 고위 관계자가 제1차 도련선이 계속 미군 전략의 중심축이라고 언급해 한국으로선 우려를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美, 韓에 방공 역량 확대 등 요구할 듯 최근 워싱턴 안팎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제2차 도련선으로 전략의 중심축을 옮길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수석고문이었던 댄 콜드웰이 7월 이같이 주장했다. 당시 그는 주한미군 병력을 현 2만8500여 명에서 1만 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미 국방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국가방위전략(NDS)에 관련 내용이 담길 수 있단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미 국방부가 제1차 도련선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확인한 만큼, 주한미군 대폭 감축 같은 조치는 당장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지상군 감축과 역할 조정 등의 가능성은 있다. 실제 이 고위 관계자는 “제1차 도련선에서의 ‘거부 방어(denial-oriented defense)’를 신뢰할 만하게 만들려면 (한국 등) 동맹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부 방어는 적의 공격 방어는 물론이고, 적의 침투와 작전 수행 등을 아예 못 하게 막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NDS 작성을 주도한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은 2021년 자신의 책 ‘거부 전략(The Strategy of Denial)’에서 중국 억제를 위해 미국의 군사적 억지 능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거부’란 용어를 제시했다. 결국 동맹에 거부 방어를 주문한다는 건, 한국의 경우 재래식 국방 역량을 더욱 키워 북한의 위협에 맞서고 중국 견제에도 동참하란 요구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방공 능력 확보 등을 위해 한국 같은 아시아 동맹들이 지금보다 더 기여해야 한단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아시아 동맹 ‘집단방위’, ‘아시아판 나토’는 아냐” 이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 있어 ‘집단 방위(collective defense)’는 북한에 대한 재래식 억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적용되는 ‘집단 방위’ 개념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토의 집단 방위는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전체 동맹이 공동 대응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아시아 동맹에 주문해 온 집단 방위엔 ‘자동 군사 개입’ 개념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 대신, 아시아 동맹들이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위협에 집중하란 주문에 가깝다. 또 주한미군 등 역내 미군의 역할은 중국 견제에 더 집중하겠단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에 대해 “상당한 국방비 지출, 대규모 상비군, 강력한 방위 산업 기반을 갖춘 모범적인 동맹국”이라며 “새 한국 정부와 함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제39차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한미안보연구회 공동 주최)가 열렸다. 한미 안보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한미 안보 환경 속에서 최근 한미동맹의 도전 과제와 위기, 또 기회 요소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인택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은 서면으로 전한 축사에서 “한미는 진화하는 북한 핵능력에 맞춰 결합 억지 태세를 현대화해야 한다”며 한미가 안보 의제를 넘어 경제 분야 등까지 범위를 확대해 포괄적인 안보 협력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마커스 갈로스커스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은 “중국의 대만 위협 및 한반도 변수까지 고려한 ‘이중 위협’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양국 동맹을 비유했던 ‘철통같은 동맹’ 대신 더 튼튼한 ‘티타늄 동맹’을 제안했다. 특히 이를 위해 주한미군의 ‘공군력 현대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갈로스커스 국장은 미국 국가정보국(DNI)에서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으로 활동한 북한 전문가다.● “주한미군 공중력 현대화 시급”동맹 현대화는 올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협상과 함께 한미의 주요 현안으로 꼽히는 의제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의 과제로 동맹 현대화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략적 유연성은 동맹 현대화 및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논의하는 맥락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하는 사안”이라며 “동맹 현대화에는 주한미군의 병력·구조, 전시작전권 전환, 방위비 분담, 핵협의 그룹 활동, 대규모 야전 훈련을 통한 동맹 억지력 강화 조치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한미 당국은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지상전 중심의 주한미군 구성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정책실 정보작전국장을 지낸 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공중전력부터 현대화하고 간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존 F-16 전투기를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신형 F-35로 신속히 전환하고, 주한미군이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 가능하도록 장거리·극초음속 무기를 신속하게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 등 동맹에게도 ‘거래 관점’에서 접근하려 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냉정한 태도를 일단 우리가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한미동맹은 이제 ‘조건부 동맹’일 수 있다”며 “대만해협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그곳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런 기류를 한국이 수용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미국은 한국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5∼5.0%까지 늘리기를 요구한다”면서 한국이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해 대응하되 미국 측에 확장억제 강화 등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바깥 지역까지 역할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국의 안보는 물론이고 한미동맹 파트너십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전략적 유연성 등 논의는 분단 현실을 전제로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韓 방산-반도체 역량, 협상 자산으로 활용해야전문가들은 최근의 안보 환경이 한국에 위협이자 큰 도전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장진섭 미국 매사추세츠대 한반도연구디렉터는 “한미동맹의 핵심은 ‘부담 분담’이 아닌 ‘역량 공유’”라며 한미 방위산업 통합조약 체결, 전략투자·공급망 협의회 신설, 사회혁신재단 창설 등을 제안했다.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는 “한국에 강력한 동맹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한미동맹을 전략적이고 대등한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고 한국의 자율적 방위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방위산업을 외교·공급망 협상의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역시 “한국의 방위산업은 현대적이고, 한국이 개발하는 장비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며 “이는 미국과의 상호 운용 또한 가능하다는 의미여서 매우 가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일된 한국만이 핵 위협을 끝낼 수 있다는 인식에 기반한 ‘원 코리아 정책(One Korea)’도 제안했다. 그는 “수십 년간 한미의 유일한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였지만, 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란 걸 우린 알고 있다”며 ‘한반도는 하나’라는 단순한 명제로 돌아가야 한미동맹 전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가 안보를 넘어 ‘라이프 파트너십’에 기반한 양국 국민 번영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은 “한미동맹을 ‘필수 전략동맹’으로 격상하고 광범위한 국가적 실행 프로세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는 영원히 이 동맹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학술회의 참가자 명단◇개회사버나드 샴포 한미안보연구회 미국 측 회장(전 미8군 사령관)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한국 측 회장(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환영사이승준 한미동맹재단 수석부회장◇축사현인택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마커스 갈로스커스 애틀랜틱카운슬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패널토의1(사회: 샴포 전 미8군 사령관)▽발표자 △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전 미 국방부 정책실 정보작전국장)△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해리 호프 6·25전쟁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 경험담 소개(영상 메시지)◇패널토의2(사회: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발표자 △장진섭 박사·매사추세츠대 한반도연구디렉터△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토론자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취임하면서 한국과 미국 간 안보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진전되는 가운데, 미국은 이제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새로운 역할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그런 만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을 포괄하는 ‘동맹 현대화’ 의제는 동북아 안보 현실 속에서 한미동맹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요구하는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따른 주한미군 재편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기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강력한 자율적 자주국방이 현 시기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이런 가운데,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선 제39차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한미안보연구회 공동 주최)가 열렸다. 한미 안보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한미 안보 환경 속에서 최근 한미동맹의 도전 과제와 위기, 또 기회 요소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동맹의 범위를 확대해 변화하는 지역 안보 과제는 물론 신기술과 경제안보, 공급망 회복력까지 포함해야 한다.”현인택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은 서면으로 전한 축사에서 “한미는 진화하는 북한 핵능력에 맞춰 결합 억지 태세를 현대화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가 안보 이슈에 국한하지 말고 경제 분야 등까지 범위를 확대해 포괄적인 안보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마커스 갈라스커스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은 “중국의 대만 위협 및 한반도 변수까지 고려한 ‘이중 위협’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양국 동맹에 대한 비유로 자주 쓰여온 ‘철통같은 동맹’ 대신 ‘티타늄 동맹’을 새로운 모델로 제안했다. 단순한 병력 숫자 등보다 기술과 능력 등에 초점을 맞춘 ‘동맹 모델’을 제시한 것. 또 이를 위해 ‘공군력 현대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갈라스커스 국장은 국가정보국(DNI)에서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으로 활동한 북한 전문가다. ● “주한미군 공중전력부터 현대화해야”동맹 현대화는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협상과 함께 한미 간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이슈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과제로 이 사안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략적 유연성은 동맹 현대화 및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논의하는 맥락에서 반드시 다뤄 져야 하는 사안”이라며 “동맹 현대화에는 주한미군의 병력·구조, 전시작전권 전환, 방위비 분담, 핵협의 그룹 활동, 대규모 야전 훈련을 통한 동맹 억지력 강화 조치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도 “주한미군이 한반도 바깥 지역까지 역할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국의 안보는 물론 한미동맹 파트너십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유연성 등 논의는 분단 현실을 전제로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미국이 동맹에도 이제 ‘거래적 방식’으로 접근하려 하는 냉정한 현실을 일단 우리가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한미동맹은 이제 ‘조건부 동맹’일 수 있다”며 “대만해협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을 (그곳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새로운 움직임을 한국 정부가 수용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5%나 최소 3.5%까진 늘리기를 요구한다”면서 한국이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되, 미 측에 확장억제 강화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한미 당국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지상전 중심의 주한미군 구성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정책실 정보작전국장을 지낸 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특히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공중전력부터 현대화하고 간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존 F-16 전투기를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신형 F-35로 신속히 전환하고, 주한미군이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 가능하도록 장거리·극초음속 무기를 신속하게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미 동맹 핵심은 ‘부담 분담’ 아닌 ‘역량 공유’”전문가들은 최근의 안보 환경이 한국에 위협이자 큰 도전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한반도연구디렉터인 장진섭 박사는 “한미동맹의 핵심은 ‘부담 분담’이 아닌 ‘역량 공유’”라며 이에 맞게 동맹을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미 방위산업 통합조약 체결, 전략투자·공급망 협의회 신설, 사회혁신재단 창설 등을 제안했다.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는 “한국에 강력한 동맹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미국의 확장억제를 신뢰할 수 있게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한미동맹을 전략적·대등한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고, 한국의 자율적 방위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 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방위산업을 외교·공급망 협상의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역시 “한국의 방위산업은 현대적이고, 한국이 개발하는 장비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상호운용이 가능하다”며 “이는 곧 미국과의 상호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매우 가치 있는 부분”이라며 ‘기회 요소’로 꼽았다. 멕스웰 부회장은 통일된 한국만이 핵 위협을 끝낼 수 있다는 인식에 기반해 ‘원 코리아 정책’도 제안했다. 그는 “수십 년간 한미의 유일한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였지만, 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란 걸 우린 알고 있다”면서 우선 ‘한반도는 하나’란 단순한 인식으로 돌아가야 한미동맹 전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는 이제 “안보를 넘어 ‘라이프 파트너십’으로 국민 번영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은 “한미동맹을 ‘필수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하고, 광범위한 국가적 실행 프로세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 이번 토론을 계기로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영원히 이 동맹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