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부가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대응책으로 4차 접종을 확대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제 상황과 방역 피로감 등으로 인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로 회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심 끝에 내놓은 것이다. 4차 접종이 재유행 억제에 효과적일지는 의견이 갈린다. 다만 지금 코로나19 재유행을 이끄는 오미크론 ‘BA.5’에 맞춘 개량백신이 나오는 가을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4차 접종 위중증 사망 막아” 방역 당국은 4차 접종 대상자를 기존 △60세 이상 △암 환자 등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에서 △50세 이상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시설 입소자 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4차 접종의 감염예방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위중증 및 사망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는 백신으로 4차 접종을 하면 고위험군의 중증 예방효과가 3차 접종 대비 50.6%, 사망 예방효과가 53.8% 더 높다. 미국, 호주 등 주요국도 50대의 4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안전재난본부 브리핑에서 “50대는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고, 3차 접종 후 4개월 이상 경과한 사람이 96%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해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준(準) 고위험군’인 50대를 4차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50대 4차 접종의 효과가 충분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여전하다. 50대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04%로, 40대(0.01%)보다는 높지만 60대(0.16%), 70대(0.64%), 80세 이상(2.69%)보다는 크게 낮다. 재유행을 주도하는 BA.5가 면역회피 성향을 보여 4차 접종의 감염예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는 “50대 코로나 치명률은 독감보다 낮은데 백신으로 통제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4차 접종에 얼마나 나설지도 문제다. 현재 60세 이상 4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31.8%다. 정부 관계자는 “50대가 4차 접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상자 확대를 계기로 60대 이상에게 백신 접종 참여 메시지를 주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행 더 악화되면 거리 두기도 검토정부는 이번에 영업시간과 모임인원을 제한하는 등 전 국민 대상의 사회적 거리 두기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치명률과 위중증 환자 증가 등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되면 선별적, 부분적으로 거리 두기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전체 유행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거리 두기를 재개할지, 이 때에 식당 카페 등 국민생활 밀접 시설들을 다시 거리 두기에 포함할지 등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다는 점과 그 기준을 국민에게 안내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17일까지로 예정됐던 확진자 대상의 7일 격리의무를 이번 재유행이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해외 입국자는 입국 후 3일 이내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왔는데 이를 입국 1일차에 받도록 조정했다. 또 방역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예방목적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를 8월 둘째 주부터 투약하기로 했다. 현재 78만 명분을 보유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94만2000명분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번 겨울을 잘 넘기면 훨씬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며 “국민이 독감경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코로나19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한 주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행 확산과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가 겹쳐 8월 중순엔 하루 확진자가 최고 25만 명 수준으로 치솟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7360명으로 집계됐다. 2주 전인 지난달 28일 9894명의 3.8배, 한 주 전인 이달 5일 1만8136명의 2.1배로 각각 급증했다. 하루 확진자가 2주 연속으로 더블링(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올 1월 말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특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면역 회피 수준이 3배 이상으로 높은 세부 계통 바이러스 ‘BA.5’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주(3∼9일) BA.5의 국내 검출률은 35.0%로 집계돼 ‘BA.2.3’(31.8%) 등 다른 세부 계통 바이러스를 제치고 가장 비중이 큰 변이가 됐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BA.5는 높은 면역 회피 수준 때문에 많은 재감염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초반 확산세는 미국 영국 등과 비교해도 빠른 편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인구 100만 명당 일평균 확진자는 한국이 311.5명으로 미국(310.5명), 영국(304.8명)을 앞질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해외 입국 격리 조치 등이 잇달아 해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번 유행의 정점을 ‘늦가을 하루 15만 명’ 수준으로 전망했던 연구진들도 더 크고 이른 유행 예측치를 내놓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8월 17일경에는 하루 25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시기 재원 중환자 수가 800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수도권 확진자 40%서 ‘BA.5’ 검출…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 위험 매주 2배로 늘어나는 신규 확진 최강 전파력 BA.5 수도권 급증세, 1명이 19명에 2차 감염 일으켜치명률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 휴가철 맞아 전국에 확산 가능성고령층 많은 지방 더 큰 타격 우려… 코로나 위험도 ‘낮음→중간’ 상향‘켄타우로스’는 재재감염 위험까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심상찮다.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5’가 일찌감치 확산되면서 비수도권보다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파가 해수욕장 등 휴양지로 대거 몰리면서 이번 코로나19 유행의 전국 확산이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BA.5 휴가철 전국 확산 우려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3∼9일) 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3852명이었다. 6월 셋째 주(12∼18일) 2만4361명에서 3주 만에 2.6배로 급증했다. 제주도 같은 기간 확진자가 2.6배로 늘었다. 반면 경북권과 강원권은 확진자 증가가 각각 1.3배, 1.4배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수도권과 제주 지역에서 확진자가 다른 곳보다 가파르게 증가한 건 BA.5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주 국내 발생 코로나19 확진자의 23.7%에서 BA.5가 검출됐다. 수도권의 검출률은 40.4%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제주(26.7%)도 마찬가지였다. 경북권과 강원권의 BA.5 검출률이 각각 4.5%, 3.1%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외신에 따르면 BA.5는 다른 방역 조치가 없을 경우 확진자 1명당 평균 18.6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가 평균 3.3명에게 옮은 것에 비교하면 전파력이 5배 이상으로 강해졌다. 이는 현재 알려진 감염병 중 가장 전파력이 높은 홍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치명률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파력이 강한 BA.5가 국제공항을 갖춘 수도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휴가철을 맞아 다른 지역으로 퍼질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먼저 유행하다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으로 확산됐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올여름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시와 제주도는 이달 1일 해운대와 함덕 등 관내 주요 해수욕장을 전면 개장했고, 동해안에서는 8, 9일 강원 강릉과 양양, 속초 등 해수욕장 39곳이 휴양객을 받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 이동이 많은 휴가철이 지나면 전국에서 BA.5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파력 강한 새 변이 유입도 변수BA.5가 전국으로 확산하면 비수도권 환자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할 우려가 큰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고, 의료 대응 여력도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5시 기준 1466개인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 1120개(76.4%)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난주 비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7.4%로 수도권(13.1%)의 2배가 넘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간’ 단계로 돌아간 건 5월 둘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다른 방역지표도 일제히 오미크론 유행 초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국내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는 1.4명으로 2월 넷째 주(1.46명) 이후 가장 높았고, 전주 대비 확진자 증가 수준도 1.87배로 2월 둘째 주(2.03배) 이후 가장 컸다.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2.75’(일명 ‘켄타우로스’)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BA.2.75는 5월 인도에서 발견된 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확산 중이다.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파력과 면역 회피 수준이 더 높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BA.5의 면역 회피 정도가 높아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될 수 있다”면서 “BA.5에 감염됐다가 회복돼도 다시 BA.2.75에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이 세부 변이들은 재감염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BA.2.75가 국내에 유입돼 BA.5와 함께 유행할 경우엔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 같은 위력을 떨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심상찮다.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5’가 일찌감치 확산되면서 비수도권보다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파가 해수욕장 등 휴양지로 대거 몰리면서 이번 코로나19 유행의 전국 확산이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BA.5 휴가철 전국 확산 우려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3~9일) 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3852명이었다. 6월 셋째 주(12~18일) 2만4361명에서 3주 만에 2.6배로 급증했다. 제주도 같은 기간 확진자가 2.6배로 늘었다. 반면 경북권과 강원권은 확진자 증가가 각각 1.3배, 1.4배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수도권과 제주 지역에서 확진자가 다른 곳보다 가파르게 증가한 건 BA.5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주 국내 발생 코로나19 확진자의 23.7%에서 BA.5가 검출됐다. 수도권의 검출률은 40.4%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제주(26.7%)도 마찬가지였다. 경북권과 강원권의 BA.5 검출률이 각각 4.5%, 3.1%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외신에 따르면 BA.5는 다른 방역 조치가 없을 경우 확진자 1명당 평균 18.6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가 평균 3.3명에게 옮은 것에 비교하면 전파력이 5배 이상으로 강해졌다. 이는 현재 알려진 감염병 중 가장 전파력이 높은 홍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치명률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파력이 강한 BA.5가 국제공항을 갖춘 수도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휴가철을 맞아 다른 지역으로 퍼질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먼저 유행하다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으로 확산됐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올 여름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시와 제주도는 이달 1일 해운대와 함덕 등 관내 주요 해수욕장을 전면 개장했고, 동해안에서는 8, 9일 강릉과 양양, 속초 등 해수욕장 39곳이 휴양객을 받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 이동이 많은 휴가철이 지나면 전국에서 BA.5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파력 강한 새 변이 유입도 변수BA.5가 전국으로 확산하면 비수도권 환자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할 우려가 큰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고, 의료 대응 여력도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5시 기준 1466개인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 1120개(76.4%)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난주 비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7.4%로 수도권(13.1%)의 2배가 넘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간’ 단계로 돌아간 건 5월 둘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다른 방역지표도 일제히 오미크론 유행 초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국내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는 1.4명으로 2월 넷째 주(1.46명) 이후 가장 높았고, 전주 대비 확진자 증가 수준도 1.87배로 2월 둘째 주(2.03배) 이후 가장 컸다.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2.75’(일명 ‘켄타우로스’)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BA.2.75는 5월 인도에서 발견된 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확산 중이다.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파력과 면역 회피 수준이 더 높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BA.5에 감염됐다가 회복돼도 다시 BA.2.75에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재감염 위험이 높은 변이로 보인다”라며 “국내에 유입돼 BA.5와 함께 유행할 경우엔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에 버금가는 위력을 떨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약 2개월 만에 4만 명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3만3000명을 넘어섰다. 12일 오전에 발표되는 이날 공식 수치는 4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주일 전인 5일(1만8136명) 확진자의 약 2배, 전날인 11일(1만2693명)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이다.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마지막으로 3만 명을 넘어선 건 5월 18일(3만1341명), 4만 명을 넘어선 건 같은 달 11일(4만3908명)로 모두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막바지였을 때다. 코로나19 여름 대유행이 가시화되자 정부 대응도 급박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재유행 대응방안을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백신, 치료제, 병상, 인력 등 필수적인 코로나19 방역 지원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며 “방역당국을 중심으로 정부가 ‘원팀’으로 협업하라”고 지시했다. 질병청은 11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고 현재 60세 이상인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자 확대를 논의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하기보다는 50대를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역시 이날 회의를 열고 현재 7일인 확진자 격리 기간을 당분간 유지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4차 백신 접종 대상 확대도 중요하지만 현재 30%대에 머물러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 끌어올리기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60세 이상의 백신 4차 접종률은 10명 중 3명꼴인 31.8%에 그쳤다. 전체 60세 이상 인구 1374만 명 중 약 937만 명이 4차 접종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고령층은 기존 백신 접종 후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4차 접종이 더욱 시급하다. 60세 이상은 대부분 지난해 11, 12월 3차 접종을 받았다.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감염 예방과 중증 악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감염됐을 때 가장 위험한 80세 이상마저 4차 접종률이 절반에 못 미친다”며 “지금은 고위험군의 4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부가 현재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재유행’에 해당된다는 공식 판단을 내놨다. 13일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응할 방역 조치를 발표한다. 정부는 백신 4차 접종 대상을 늘리고 코로나19 격리치료 의무를 4주 간격 평가에서 유행 진정까지 연장하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다”며 “재유행 대응 방안을 마련해 다음 주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812명 늘어난 1만9323명이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발생한 일평균 확진자 역시 1만4622명으로 지난주보다 83.1% 증가했다. 면역을 피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변이인 ‘BA.5’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재유행을 진정시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 두기 부활은 경제적 타격 등을 이유로 도입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하면서 “더 많은 국민이 4차 접종을 하길 권한다”며 “정부도 (4차 접종의)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곧 범위 확대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60세 이상과 면역 저하자 등으로 제한된 4차 접종 대상을 50대나 40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역당국 안팎에선 4차 접종만으로는 BA.5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재유행 진정 때까지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면역 회피 ‘BA.5’ 내주 우세종 될듯 “코로나 재유행”… 면역효과 떨어뜨려 재감염 우려 커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 35%↑세계 재확산 주도… 치명률은 비슷 방역당국이 꼽는 여름 재유행의 가장 큰 이유는 BA.5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다. 이어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와 더운 날씨에 밀폐된 실내 환경, 백신 및 자연감염에 의한 면역 효과 감소 등을 꼽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BA.5 변이 검출률은 6월 둘째 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1.4%에 불과했지만 6월 마지막 주엔 28.2%까지 높아졌다. 다음 주에는 BA.5가 50%를 넘어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존 오미크론처럼 전체 확진자의 100% 수준까지 올라갈지, 70∼80% 수준에 머물지는 전문가마다 전망이 엇갈린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BA.5 비율이 델타나 오미크론처럼 100%까지 가면 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고, 70∼80%대에 머문다면 재유행 규모가 최악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BA.5는 백신이나 자연감염으로 기존에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재감염 우려가 커진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 등에 따르면 BA.5는 첫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약 20배, 오미크론 변이 BA.1과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약 3배 낮은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보였다. 그만큼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BA.5의 전파력이 BA.2보다 35.1%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각국에서 BA.5 비중이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증가가 함께 나타나진 않고 있다”며 “(BA.5의)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와 유사하거나 좀 더 낮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 실내 에어컨 사용, 환기 부족 등의 계절적 요인도 최근 감염 확산의 원인이다. BA.5 확산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의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0만7879명으로 2주 전보다 11% 늘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7일 코로나19 확산 시작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신규 확진자(1만9000명) 수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약사들에 올가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BA.5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량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에선 포르투갈이 BA.5가 우세종이 된 5월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입원환자 수가 오미크론 정점 때를 넘어섰다. 홍콩의 신규 확진자 수도 석 달 만에 다시 3000명대로 올라섰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규모가 한 주 만에 ‘더블링(2배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42일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새 변이가 확산하는 데다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난 여파다. 코로나19 ‘6차 대유행’ 시기가 당초 예상한 가을이 아닌 여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가 1만93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한 주 전(1만455명)의 약 1.9배다. 최근 확산세를 이끄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다. 국내 검출률이 6월 둘째 주 0.9%에서 마지막 주 24.1%로 크게 늘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BA.5의 경우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중증화율(위중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낮출 수 있지만 전파 자체는 막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 중인 개량 백신의 국내 도입 시점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현재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로 한정된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늘릴지 고심하고 있다.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7일 첫 회의를 열고 개량 백신 도입, 4차 백신 확대 접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BA.5’ 변이, 돌파감염 위험 60배 높아”… 기존 백신효과 무력화 尹정부 ‘과학방역’ 첫 시험대 올라‘BA.5’ 오미크론보다 확산 빨라… 변이용 개량백신 접종이 최선“물량확보 못하면 백신대란 재연”… 확진자 자연면역 효과 떨어져휴가철 이동량 증가… 전파위험 커져… 전문가 “질병청 중심 방역 정비해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이른바 ‘과학 방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려되는 이유는 기존 백신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데다 올 초 대유행 당시 얻었던 자연면역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항할 개량 백신을 빨리 확보하지 않으면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금 백신은 전파 방지에 무용지물이번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건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다. 질병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6월 둘째 주(5∼11일) BA.5의 비율이 0.9%에 불과했는데 지난주(6월 26일∼7월 2일)엔 24.1%로 늘었다. 이 속도면 이번 주 50%를 넘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 BA.5의 주목할 점은 돌파감염, 재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대응하는 방어력(중화능)은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하면 단 21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근 해외 연구에 따르면 BA.5는 오미크론 변이와 비교해 봐도 중화능을 3분의 1 수준으로 추가 감소시킨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두 연구를 종합하면 BA.5는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 위험이 비변이 바이러스보다 60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에 확보된 백신이 모두 비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란 점이다. 오미크론 변이나 BA.5에 대해서는 감염 예방 효과가 미미하고, 확진 후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악화할 위험을 낮추는 효과만 있다. BA.5의 전파를 억제하려면 화이자와 모더나가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용 개량 백신을 도입해 올가을 접종부터 활용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개량 백신 물량이 또 미국 등에 집중될 경우 국내에선 지난해 초 ‘백신 대란’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연면역 감소, 휴가철 맞아 유행 빨라질 우려올해 2∼4월 5차 대유행 당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던 국민들의 자연면역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우려할 점이다. 확진을 통해 형성된 항체가 재감염을 막아주는 기간은 통상 3, 4개월이다. 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43만 명. 이 중 최근 3개월 내에 확진된 사람은 388만 명이다. 나머지 1455만 명은 자연면역을 통한 항체를 잃었거나 그 위력이 약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마무리된 시점이 4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감염자들의 면역이 곧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7말 8초’(7월 말∼8월 초)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아 이동량 증가로 전파 위험이 더 커졌다. 1일 질병청은 “늦가을 혹은 겨울철에 (하루 확진자가) 최대 약 15만 명 규모에 이르는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BA.5의 전파력을 감안하면 그 시기가 8월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유행에 좋지 않은 영향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해 분만 등 특수 병상을 확보하고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병상을 얼마나 언제까지 확보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6차 유행이 본격화했는데 정부의 준비 수준은 엉망”이라며 “질병청장을 중심으로 방역 컨트롤타워를 재정립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한국 질병당국의 판단 근거가 다른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백신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은 백신별 이상반응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이 지침은 국내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 등 전 세계 주요 연구와 보고서를 참고해 만들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되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이 지침에 등재된 부작용인지부터 살핀다. 질병청은 이 지침에 등재되지 않은 이상반응 사례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상반응 지침에 나온 증상들만 인과성을 인정하는 게 다소 보수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새로운 연구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이상반응 지침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심근염과 심낭염은 지난해에는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각각 올해 3월과 5월부터 인과성이 인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인과성을 인정하는 이상반응의 범위를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늘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피해조사반, 피해보상전문위원회 등 질병청의 백신 이상반응 판단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청은 “회의 결과가 정확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회의 녹화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면서도 “개인정보 문제와 보관 근거 부재 등의 이유로 회의 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한 뒤 폐기한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백신 피해 보상을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총 5만4795건을 심의해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1만8548건에 대해 보상했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시간적 개연성, 기저질환, 유전적 특성 등을 종합 판단해 최대 5000만 원의 사망위로금과 최대 3000만 원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현재까지 5명이 사망위로금을, 130명이 치료비를 받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아픈 근로자의 휴식과 소득을 보장하는 상병수당 제도의 시범사업이 4일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4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경남 창원시, 전남 순천시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상병수당 수령자는 최저임금의 60%인 하루 4만3960원을 받게 된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상 및 질병으로 쉬어도 최소한의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다. 1883년 독일에서 처음 도입됐고,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병제도가 없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의 일부 주뿐이다. 이번 지원대상은 6개 지자체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만 65세 미만 취업자다. 임금 근로자 외에 자영업자, 예술인(고용보험 가입자), 플랫폼 노동자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지정한 협력사업장(105개) 근로자는 시범사업 지역 밖에 거주해도 상병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산재보험 휴업급여, 기초생활보장제 생계급여 수령자 등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공무원과 교직원도 상병수당을 받을 수 없다. 상병수당을 신청할 수 있는 부상과 질병의 종류에 제한은 없다. 하지만 미용 목적 성형이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출산 관련 진료 등은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상병수당 신청 희망자는 223개 지역 의료기관에서 1만5000원을 내고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면 된다. 발급기관은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급 대상자로 확정되면 진단서 발급비용은 환급된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의 효과를 분석해 2025년 상병수당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아픈 근로자의 휴식과 소득을 보장하는 상병수당 제도의 시범사업이 4일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4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경남 창원시, 전남 순천시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상병수당 수령자는 최저임금의 60%인 하루 4만3960원을 받게 된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상 및 질병으로 쉬어도 최소한의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다. 1883년 독일에서 처음 도입됐고,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병제도가 없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의 일부 주 뿐이다. 이번 지원대상은 6개 지자체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만 65세 미만 취업자다. 임금 근로자 외에 자영업자, 예술인(고용보험 가입자), 플랫폼 노동자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지정한 협력사업장(105개) 근로자는 시범사업 지역 밖에 거주해도 상병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산재보험 휴업급여, 기초생활보장제 생계급여 수령자 등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공무원과 교직원도 상병수당을 받을 수 없다. 상병수당을 신청할 수 있는 부상과 질병의 종류에는 제한은 없다. 하지만 미용 목적 성형이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출산 관련 진료 등은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상병수당 신청 희망자는 223개 지역 의료기관에서 1만5000원을 내고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면 된다. 발급기관은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급 대상자로 확정되면 진단서 발급비용은 환급된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의 효과를 분석해 2025년 상병수당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일 만에 다시 1만 명을 넘겼다. 확진자 1명이 추가 감염시키는 인원을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0으로 올라서 ‘여름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463명을 기록했다. 전날보다는 567명, 1주일 전보다는 1484명이 각각 증가했다. 3월 말 이후 줄곧 1.0 미만을 유지하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이날 1.0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입국자 격리면제 조치 여파로 해외 유입 확진자가 전날(119명)의 약 2배인 205명으로 늘었다. 해외 유입 사례가 200명을 넘은 건 2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과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력이 줄고, 여름 활동량이 증가한 여파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빠른 여름 재확산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세가 유지되거나 소규모 증감하는 상황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의료체계 여력은 안정적이기에 지금 방역 강화 필요성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품목 허가를 받았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최종점검위원회를 마치고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치료제(렉키로나주)와 백신을 모두 보유한 나라가 됐다”며 “백신의 안전성은 보고된 이상 사례가 모두 예측된 것이어서 양호했고, 효과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스카이코비원은 모든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국산 1호’ 백신이다.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과 달리 섭씨 2∼8도에서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이르면 7월부터 추가 접종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510)’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한 결과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 백신 허가 절차의 ‘9분 능선’을 넘어선 것이다. 식약처는 28∼30일 중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스카이코비원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와 공동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은 모든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토종 백신이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중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과 달리 섭씨 2∼8도에서 보관 유통이 가능하다. 스카이코비원은 7월경부터 가을 재유행에 대비한 추가 접종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계열인 노바백스 백신으로 1∼3차 접종을 한 사람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전망이다. 1∼3차 접종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도 제한적으로 접종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백신 수출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 사용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WHO 긴급 승인을 받은 백신을 보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독일, 영국, 중국, 인도 등이다.국산 코로나 백신, 4주 간격 2회 접종… 중화항체 AZ의 2.9배 SK바이오 백신 승인 임박 Q&A가을 재유행 前 18세 이상 접종할듯2~8도 보관… 화이자보다 관리 편해3차 접종땐 오미크론에도 예방효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510)’이 이달 중에 최종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언제부터 맞을 수 있을지,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지 등 궁금한 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누가 언제부터 맞을 수 있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안에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승인 여부를 확정한다. 올가을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재유행 전에 이르면 7월부터 예방 접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미 이 백신 1000만 회분을 선구매했다.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만큼 17세 이하는 접종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접종하나. “4주 간격, 2회 접종이 기본이다. 기존 백신처럼 주사로 접종한다.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라서 냉장(2∼8도) 보관이 가능하다. 영하 75도 안팎에서 보관해야 했던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 방식의 백신보다 관리하기가 쉽다.” ―화이자 백신을 3차까지 맞았다. 나중에 스카이코비원으로 4차 접종을 해도 되나. “방역당국은 아직 mRNA 백신과 스카이코비원의 교차 접종을 허용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스카이코비원과 똑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은 의학적 사유가 있을 때 교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카이코비원도 기존 접종자에게 접종 선택권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능이 궁금하다. “국내외 5개국에서 4037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한 결과 스카이코비원의 중화항체(예방 효과가 있는 항체의 양)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2.93배였다. 혈청전환율(접종 전에 비해 항체가 형성된 사람의 비율)도 98.1%로 AZ 백신보다 10.8%포인트 높았다. 다만 이는 전부 스카이코비원만 2차례 접종한 결과다. 교차 접종 효과는 추가 임상시험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나. “3차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에도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자체 백신 개발에 성공한 만큼 추후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도 맞춤형으로 개량하기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은 어떤가. “스카이코비원이 사용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은 B형 간염이나 자궁경부암 백신에 오랜 기간 사용돼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임상시험에서 약 13.3%가 피로나 근육통 등 이상 사례를 보였는데 이는 AZ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고령자보다는 청장년층에서, 2차보다는 1차 접종 이후에 이상 사례가 잦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510)’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한 결과 “품목허가가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 백신 허가절차의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이다. 식약처는 28~30일 중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스카이코비원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와 공동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은 모든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토종 백신이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중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이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과 달리 섭씨 2~8도에서 보관유통이 가능하다. 스카이코비원은 7월 경부터 가을 재유행에 대비한 추가접종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계열인 노바백스 백신으로 1~3차 접종을 한 사람이 우선 접종대상이 될 전망이다. 1~3차 접종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도 제한적으로 접종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새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활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국내외에서 진행중이며 오미크론 변이에도 예방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백신 수출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WHO 긴급승인을 받은 백신을 보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독일, 영국, 중국, 인도 등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희귀 감염병이다.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 옮길 수 있고,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감염 경로는 혈액, 체액, 피부 병변 부산물, 바이러스에 오염된 옷과 침구류 등이다. 사람 간 감염은 주로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신체접촉으로 이뤄지는데, 아직까지는 전파력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 가능성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다른 감염병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원숭이두창이 공기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초기 주요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림프샘 병증 등이다. 잠복기는 최대 21일까지로 알려져 있지만 금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개 발열 1∼3일 후부터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 등에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발진은 수포(물집) 상태를 지나 농이나 딱지 형태로 진행된다. 발진이 입, 생식기, 안구 등 다른 부위로 확산되기도 한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격리 입원해 증상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용 치료제는 없고,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와 면역글로불린 등이 효과를 보인다. 대부분은 자연 치유된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증상을 보인 지 21일 이내에 접촉한 동거인, 성접촉자 등 고위험군을 21일 동안 격리하기로 했다. 예방을 위해선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WHO는 원숭이두창 치명률을 3∼6%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국가에선 치명률이 1% 미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원숭이두창 사망자 대부분은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과거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던 A 씨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채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지금은 보호자가 과거 수술 이력을 알려주기 전까지 의료진이 A 씨 상태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의료진이 A 씨의 과거 진료 이력을 미리 확인해 응급진료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혈액투석 등 사전 치료 준비를 할 수 있다. 정부는 이처럼 산재된 의료 데이터를 통합하고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과 병원 등 여러 곳에 흩어진 개인 건강 정보를 한곳에 모아 원하는 대상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선 “건강 정보 고속도로가 깔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영진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 팀장은 “의료 정보의 문턱을 낮추면서도 의료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환자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비서울권 병원으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 시범 운영에 참여한 부산대병원 사례가 대표적이다. 먼저 진료행정 업무가 간소화됐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백내장이 의심돼 부산대병원 안과에 가려면 지금은 기존 병원에서 진료 기록 사본을 발급받은 후 부산대병원에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 운영 이후엔 사본 발급 없이 진료 기록이 온라인으로 공유되면서 환자 불편이 크게 줄었다. 환자의 진료 연속성도 크게 개선됐다. 1, 2차 협력 의료기관의 진료 정보가 모두 부산대병원에 제공되면서 진료 효율성이 높아졌다. 과거 이력을 확인하며 투약이 이뤄져 정밀 의료가 가능해졌다.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동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 진료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대병원의 정성운 병원장 직무대행(사진)은 “동네 병원의 진료 데이터가 대학병원으로 자동 연계돼 진료의 연속성이 확보되면서 환자들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만성질환자, 암 환자가 갑자기 위독한 상황에 처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야 할 때 특히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앞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더 많은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술 후 재활병원에 다니는 고령 환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자녀들이 실시간 진료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모바일 문진 시스템에 입력하면 근처 정부 평가 우수 병원이나 진료과를 추천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수도 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희귀 감염병이다. 1950년대 사육 원숭이들에게 수두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원숭이두창’이라는 병명이 붙었다. 이후 중서부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사람에게 퍼지며 풍토병이 됐다. 올해 5월 이례적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동물과 사람이 서로 옮길 수 있고,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감염경로는 혈액, 체액, 피부 병변 부산물, 바이러스에 오염된 옷과 침구류 등이다. 사람 간의 전파력은 사람과 동물 간 전파력보다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 가능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타 감염병보다 낮다고 전해진다. 다만 코로나19 초기 확산 때처럼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반론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이 공기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초기 주요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이다. 감염 1∼3일 후부터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 등에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동그란 붉은 반점과 같은 발진은 수포(물집) 상태를 지나 농이나 딱지 형태로 진행된다. 발진이 입, 생식기, 안구 등 다른 부위로 확산되기도 한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격리 입원해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바트와 면역글로불린 등 전용 치료제가 있지만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증상을 보인 지 21일 이내에 접촉한 동거인, 성접촉자 등 고위험군도 21일 동안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방을 위해선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WHO는 원숭이두창 치명률을 3~6%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국가에선 치명률이 1% 미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원숭이두창 사망자 대부분은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의 감염자가 4월 이후 급증하고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8개 표본감시기관에서의 6월 5~11일 노로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 수는 총 142명,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 수는 103명이다. 노로바이러스의 감염 신고는 4월 중순(17~23일·41명)의 3배에 달했다. 아데노바이러스도 같은 기간 신고 건수가 약 6배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환자의 84.5%,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환자의 76.7%가 0~6세 영유아 환자다. 의료계 관계자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가 감염에 노출된 것”이라며 “어린이집 등 영유아 밀집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는 급성위장관염을 일으키는 4급 감염병이다. 노로바이러스는 10~50시간의 잠복기를 가지고, 아데노바이러스의 잠복기는 8~10일에 이른다. 두 바이러스 모두 감염된 환자의 분변, 구토물을 통해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식품을 섭취했을 때도 걸릴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통상 감염 후 1~2일 안에 구토나 설나,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난다. 장내 아데노바이러스는 연중 발생하는 질병인데, 감염될 경우 8~12일간 설사나 미열, 탈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다. 노로바이러스는 통상 초겨울(11월)부터 초봄(4월) 사이에 발생이 증가하는데, 올해는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해제 여파로 활동량이 늘면서 여름 감염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억눌렸던 외식과 나들이 수요가 늘면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52건의 식중독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5월(17건)보다 크게 늘어는 수치다. 기상청이 올여름(6~8월)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한 만큼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유행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선 칼과 도마를 소독하고, 조리도구는 채소용, 고기용, 생선용으로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면 구토물, 접촉환경, 사용한 물건 등에 대해 가정용 락스 희석액으로 염소 소독을 해야 한다. 보육시설 및 학교 등에서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면 증상 소실 후 48시간까지 환자의 집단생활을 제한하고 가정에서도 공간을 구분해 생활하는 게 권장된다. 백경란 질병청관리청장은 “예방을 위한 손씻기를 강화해야 하고, 음식 재료는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고 잘 익혀서 먹어야 한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시설의 방역 지침이 20일부터 완화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요양병원·시설 내 입소자 대면 면회가 이날부터 허용된다. 현재 입소자 1명당 한 번에 4명까지만 허용하던 면회객 수도 20일부터는 병원이 자체적으로 인원을 정할 수 있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의 외출 외박도 지금보다 자유로워진다. 지금까지는 필수 외래진료를 받는 사람만 외출 외박이 가능했지만, 20일부터는 4차 접종자와 확진 이력이 있는 2차 이상 접종자도 외출 외박을 갈 수 있다. 단, 외출 외박 후 복귀할 때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한다. 감염취약시설 종사자의 코로나19 검사 규정도 완화된다. 주 2회 검사받던 것이 주 1회 PCR 검사로 대체된다. 4차 접종자 또는 2차 이상 접종 후 확진 이력이 있는 종사자는 선제검사를 면제받는다. 한편 1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071명으로 열흘 연속 1만 명 미만이었다.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4주 동안 더 유지하면서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시설의 방역 지침이 20일부터 완화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요양병원·시설 내 입소자 대면 면회가 이날부터 허용된다. 현재 입소자 1명당 한번에 4명까지만 허용하던 면회객 수도 20일부터는 병원이 자체적으로 인원을 정할 수 있다.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의 외출 외박도 지금보다 자유로워진다. 지금까지는 필수 외래진료를 받는 사람만 외출 외박이 가능했지만, 20일부터는 4차 접종자와 확진 이력이 있는 2차 이상 접종자도 외출 외박을 갈 수 있다. 단 외출 외박 후 복귀할 때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한다. 감염취약시설 종사자의 코로나19 검사 규정도 완화된다. 주 2회 검사받던 것이 주 1회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대체된다. 4차 접종자 또는 2차 이상 접종 후 확진 이력이 있는 종사자는 선제검사를 면제받는다. 한편 1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071명으로 열흘 연속 1만 명 미만이었다. 이날 위중증 환자도 70명으로 전날(71명)보다 1명 줄어들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4주 동안 더 유지하면서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이 늘어나도 ‘집단 면역’에 다다르기 어렵다는 방역 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질병관리청 김병국 백신효능평가팀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처럼 지속적으로 변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집단 구성원의 90% 이상이 항체를 형성해도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청은 올해 1∼4월 전국 16개 시도의 10세 이상 16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에서 국민 94.9%가 항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어도 무조건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김 팀장은 “항체는 시간이 지나며 차차 소실되는 경향을 보이고 재감염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항체 수치도 개개인의 면역 수준에 따라 다르고, 어느 정도의 바이러스를 방어하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재발 추정 사례는 6만8177명으로 전체 감염자의 0.379%에 이른다. 재감염률은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유행 이전에는 0.1% 수준이었지만, 올해 대폭 늘어났다. 코로나19에 3차례 감염된 추정 사례도 83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가수 싸이의 흠뻑쇼 등 야외 콘서트장에서 대량의 물을 뿌리는 형식의 공연에서 물에 젖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물에 젖은 마스크는 세균 번식 등의 위험이 높아 마스크 교체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형태의 공연이 방역지침을 위반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흡연자였어?” 최근에 알게 됐다. 1년 넘게 함께 일한 팀 동료 A가 흡연자라는 사실 말이다. 팀원 5명 중 홀로 흡연자라 되도록 조용히 피웠다고 했다. 외부에선 연초도 즐기지만 회사 주변에선 냄새가 거의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만 이용했다. ‘꼰대 애연가’가 되지 않으려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에티켓이란다. A는 “전자담배의 담뱃갑엔 니코틴 함유량이 표시되지 않아 ‘죄책감’이 덜하다. 그래서 흡연량이 늘었다”고 전했다. A의 말을 듣고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왜 전자담배에는 유해물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표시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생각보다 더욱 복잡했다. 담배법의 한계, 정부의 역량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었다. 현행법상 담배 회사는 니코틴, 타르 등 단 2종의 함유량만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된다. 니켈, 카드뮴 등 발암성물질 6종은 함유량 정보 없이 담배 성분에 포함됐다는 사실만 고지하면 된다. 나머지 유해물질에 대해서는 정보 공개를 요구할 법적 근거조차 없다. 이는 전 세계 116개국이 담배의 성분 공개 의무화를 시행하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일례로 미국은 담배회사로부터 대부분의 담배 성분정보를 받고 있다. 93가지는 유해성분으로 집중 관리한다. 캐나다도 44가지 유해성분을 지정·관리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4000여 가지의 담배 화학물질 중 38개 독성물질을 지정하라고 각국에 권고하고 있다. 전 세계가 보편적으로 제공받는 정보를 유독 우리 국민만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적용되는 규제도 전자담배에 한해선 더 무용지물이 된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담배의 연기에 포함된 성분’을 담뱃갑에 명기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 회사들은 “전자담배가 배출하는 건 연기가 아니라 에어로졸”이라 주장하면서 법 적용을 피하고 있다. 담배의 법적 개념이 담뱃잎으로 만든 제품으로 한정되다 보니 담배 줄기와 뿌리, 합성니코틴 등으로 만든 제품은 규제하기가 어렵다. “한국은 담배 팔기 참 좋은 나라”라는 말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우리 국민들은 사실상 ‘묻지 마 흡연’을 하고 있다. ‘해롭다’는 사실을 대략 인지하고 있지만 담배 성분에 어떤 유해물질이 담겨 있고 흡연 과정에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음료수 한 병을 살 때도 첨가물 종류와 함량을 살뜰히 챙기지만 담배만큼은 ‘깜깜이 구매’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비감염병 정책들은 2년 동안 사실상 ‘올 스톱’ 상태였다. 담배 등 국민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각종 사업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줄던 1인당 흡연량이 2020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코로나만 막으면 된다”는 사고로는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없다. 후진적인 담배 관련법 개정이 ‘포스트 코로나’ 정책 변화의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