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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심리한 재판부가 판결문을 수정한 지 하루 만인 18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분 기여도’를 변경하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최 회장의 기여도 판단을 위한 주가의 비교 시점을 기존 1998∼2009년에서 1998∼2024년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도는 수정된 판결문에선 35.6배였는데, 설명자료에선 160배로 크게 늘어났다. 최 회장의 기여도가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의 기여도(125배)보다 여전히 더 높다고 보고 재판부는 ‘1조3808억 원 재산 분할’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가 ‘세기의 이혼 재판’에서 판결문을 고친 것도 이례적인데, 설명자료까지 배포한 것은 더욱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판부 “최 회장 기여도, 35배→160배” 18일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17일자 판결경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A4용지 4장 분량의 설명자료를 통해 “(수정 내용은) 재산 분할 기준 시점인 올해 4월 16일 기준 SK㈜ 주식의 가격인 16만 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선고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1994년 11월 취득할 당시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8원, 최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은 주당 100원, SK C&C(현 SK㈜)가 상장한 2009년 11월은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2009년은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이 SK그룹 전체의 지배 주식이 된 시점이다. 최 회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계산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수용해 1998년 5월 주당 가치를 1000원으로 수정하고, 이에 맞춰 최 회장이 2009년 11월까지 기업 가치를 355배 키웠다고 판단했던 부분도 35.6배로 바로잡았다. 기존 판결문과 달리 수정된 판결문에서 최 선대 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가 역전된 것이다. SK 측은 최 회장의 기여도가 35.5배로 줄어들어 최 선대 회장의 기여도(125배)보다 훨씬 적어진 만큼 재산 분할 판결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정된 판결문에서도 재산 분할 비율과 분할금 등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18일 설명자료에서 “2009년 11월 (SK C&C 주식 가치)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의 기여도는 재산 분할 기준 시점인 항소심 변론종결(2024년 4월 16일) 당시 SK㈜ 주식 가치인 16만 원과 비교해야 한다는 취지다. 1000원이 16만 원이 된 만큼 최 회장의 기여도는 160배로 최 선대 회장(125배)보다 크고, 따라서 결론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승계상속형’이라는 SK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재판부가 수정된 판결문에도 없는 ‘기여도 160배’를 꺼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판부는 “‘노태우가 최종현 및 최태원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이 인정된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항소심 판결 요지가 두 시기 모두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 최 회장 부자(父子)의 기여도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재산 분할 기준점 당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지분 17.73%·1297만 주)의 가치를 약 2조760억 원으로 산정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 측 “설명자료 납득 안 돼”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판결에 없는 내용이 설명자료엔 들어갔다는 취지로 다시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2024년 4월까지로 늘렸는데, 판결문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선 최 회장 기여도 판단 기준일을 SK C&C 상장 무렵인 2009년 11월로 제시했는데, 설명자료에선 이 기준일을 올해 4월로 바꾸었다는 지적이다. 변호인단은 또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 관계는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를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SK 성장에 대한 최 회장과 최 선대 회장의 기여도를 변경한 것과 관련해서도 변호인단은 “판결에 영향이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처음 산정한 기여도가 달라진 만큼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맞는 것인지 재판단이 필요하며, 맞다 해도 분할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 측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논란이 됐던 ‘6공화국 후광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의 성장이 불법적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는 판결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뿐만 아니라 SK그룹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사장)도 “SK는 6공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기업이 아니고, 오히려 6공과의 관계가 이후 오랜 기간 회사 이미지와 사업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6공 특혜설’은 해묵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6공 기간 SK의 매출 성장률은 10대 그룹 중 9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300억 원을 SK에 전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 위원장은 “300억 원 제공 부분에 대해 누구든 현존하는 사람은 보고 듣고 한 바가 없다”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전달한 측에서 뭔가 입증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 자금 300억 원이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유입됐고, SK 자산에 혼입돼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SK가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할 때 삼성 등 장비 제조 업체의 참여를 제한한 것이 SK에 대한 특혜용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장비 제조 업체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룰이었다”며 “당시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련 법을 발의하고 제안할 때 국내에서 치열한 토론 끝에 정해진 것”이라고 답했다. SK는 1992년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야당의 반발 등으로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어 1994년 민영화하는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공개 경쟁 입찰로 가져와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17일 판결문을 경정(更正·수정)했다. 최 회장 측은 바뀐 부분이 1조3808억 원 재산 분할 전제에 해당하는 ‘치명적 결함’이라고 주장하며 상고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날 판결문 수정으로 인해 재산 분할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최 회장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항소심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한 뒤 고개를 2초간 깊이 숙였다. 최 회장은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저는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결심 배경에 대해 최 회장은 “재산 분할에 관련돼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SK㈜)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또 얼마나 분할돼야 하는지의 전제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오류”라고 밝혔다. SK 측이 지적한 오류는 항소심 재판부가 1998년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별세할 무렵의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1000원이 아닌 100원으로 잘못 계산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최 회장 기여도가 높게 측정돼 SK㈜ 주식이 ‘승계상속형 자산’이 아닌 ‘자수성가형 자산’으로 분류됐다는 주장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최 회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판결문을 수정하는 판결 경정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수정한 판결문을 송달했다. 다만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항소심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한텔레콤 주식가치를 판결문에 잘못 적었을 뿐 항소심 판결에 오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계산 오류가 재산 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은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방해하려는 (SK) 시도는 매우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법원, 판결문 이례적 수정… SK “1.3조 재산분할 판결 달라져야”[‘최태원 이혼 항소심’ 오류 논란]SK측 “지분 계산 100배 왜곡… 노소영 재산형성 기여 줄어”재판부, 판결문 단순 ‘오기’ 판단대법, 수정 결정 새 쟁점 부상할 듯… 파기환송땐 분할액 줄어들수도재산 분할금이 1조3808억 원에 달해 ‘세기의 재산 분할’로 불린 판결이 경정(更正·수정)되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정은 판결문에 단순 오기, 계산 착오 등 오류가 있을 때 재판부가 직권으로 고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선 수정한 부분이 1조4000억 원에 육박하는 재산 분할금 결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에도 불구하고 재산 분할 비율과 분할액 등 결론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은 재산 형성에 대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기여가 현저히 줄어든 만큼 결론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상고심 과정에서 재판부의 수정 결정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기존 쟁점과 함께 수정 결정의 적법성 여부도 함께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측 “SK㈜ 주식은 승계상속형 자산” 17일 최 회장 측은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의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가 상승에 대한 최 회장의 기여도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최 회장의 기여도보다 최종현 선대 회장의 기여도가 더 높으므로 SK㈜ 주식은 재산 분할 대상인 부부공동재산이 아닌 최 선대 회장으로부터의 상속 재산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대한텔레콤의 주당 가치를 ①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8원 ②1998년 5월 최 선대 회장 별세 직전에는 100원 ③2009년 11월 SK C&C(현 SK㈜) 상장 시점엔 3만5650원으로 산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최 회장이 최 선대 회장 사망 후 2009년까지 기업 가치를 355배 올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기여도엔 틀린 계산이 근거가 됐다. 항소심 판결문에는 1998년 5월 주당 가치를 계산할 때 2007, 2009년 두 차례의 액면분할을 반영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식에 따르면 1998년 주당 가치는 1000원이 돼야 하는데 100원으로 잘못 계산이 된 것이다. 오류를 바로잡을 경우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상승에서 최 선대 회장의 기여도는 125배, 최 회장의 기여도는 약 35배로 뒤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SK 측은 “최 선대 회장의 기여분이 10배 늘고, 최 회장의 기여분은 10분의 1로 줄기 때문에 판결문에 사실상 ‘100배 왜곡’이 발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SK의 기자회견 이후 재판부는 1998년 5월 주식 가액을 1000원으로,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6배로 판결문을 수정했다. 최 회장 측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 “결론은 그대로”… SK “결론 바뀌어야” 재판부는 판결 경정 결정을 통해 내용을 바로잡으면서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 원을 주도록 한 재산 분할 규모는 바꾸지 않았다. 단순 오기일 뿐 분할 대상 재산 규모와 분할 비율을 산정하는 데는 오류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판결 경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순 오류 등에 대해서 할 수 있는데, 이번 판결은 오류에 기반해 재산 분할 대상 및 분할 비율을 판단했기 때문에 경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이 경정 결정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판부는 수정 전 판결문에서 “이 같은(355배) 주식 가치의 상승 폭 역시 대한민국 경제의 전반적인 발전 수준을 넉넉히 상회한다”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가 크다는 취지로 인정한 바 있다. 한 가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는 “전제 사실에 대한 명백한 오류를 바탕으로 재산 분할이 이뤄졌다면 상고심에서 이를 그냥 넘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이 2심 재판부의 경정 부분이 결론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파기환송) 재산 분할 규모는 2심보다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고법 판사는 “대법원이 2심 재판부의 계산 오류가 결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에 따라 파기환송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파기환송심에서 재산 분할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문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됐다며 상고 방침을 공식화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그룹 지주사 SK㈜의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잘못 계산한 뒤 이를 근거로 노 관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SK 지적을 받아들여 곧바로 판결문 내용을 수정했지만 결론은 바꾸지 않았다.17일 최 회장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항소심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한 뒤 고개를 2초간 깊이 숙였다. 최 회장은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저는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결심 배경에 대해 최 회장은 “재산 분할에 관련돼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SK㈜)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또 얼마나 분할돼야 하는지의 전제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오류”라고 밝혔다.SK 측이 지적한 오류는 항소심 재판부가 1998년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별세할 무렵의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1000원이 아닌 100원으로 잘못 계산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최 회장 기여도가 높게 측정돼 SK㈜ 주식이 ‘상속승계형 자산’이 아닌 ‘자수성가형 자산’으로 분류됐다는 주장이다.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최 회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판결문을 수정하는 판결 경정(更正)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수정한 판결문(판결경정결정정본)을 송달했다. 다만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항소심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한텔레콤 주가를 판결문에 잘못 적었을 뿐 항소심 판결에 오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나,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은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방해하려는 (SK) 시도는 매우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석유화학업종 대기업 A사는 통상적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3분기(7∼9월) 성수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폴리프로필렌 등 주제품을 북미 시장으로 실어 날라야 하는데, 중국 업체들이 한 달 전부터 컨테이너선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컨테이너 운임도 다음 달 재계약 때 최소 50% 넘게 뛸 것으로 보인다. A사 관계자는 “안 그래도 중국의 저가 공세 때문에 적자인데 물류난으로 재고까지 쌓이면 공장을 돌릴 이유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기업 B사는 최근 한 달간 미국 공장에 보내야 하는 부품 선적 예약을 세 번이나 실패했다. 당장 이번 주에도 나가야 하는 물량이 있는데 이미 배들이 중국에서 다 찼다고 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 라인을 멈출 순 없고, 결국 두세 배 비용을 내고 항공편으로 급하게 부품을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 선언으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 제품을 미국에 보내놓으려고 전방위적인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면서 ‘바다 수출길’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으로 물류난을 겪고 있던 국내 기업들은 최근 한 달 새 급등한 물류비에 배조차 잡지 못해 ‘팬데믹급 물류대란’에 직면했다.● 중국발 ‘패닉 밀어내기’… 빈 배가 없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대중국 고관세 정책 발표 이후 중국 기업들은 가전, 자동차, 기계·부품, 석유화학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미국향 컨테이너선 계약을 싹쓸이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백악관은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범용 반도체, 의료기기, 태양광 제품에 대해 관세를 2∼4배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통상 대형 컨테이너선들은 북미와 중남미에서 출발해 중국에서 50∼60% 물량을 실은 뒤 한국에서 나머지 물량을 싣고 미주 시장으로 돌아가는 항로로 움직인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곧 미국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공포에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제품을 내보내면서 물류비가 더 치솟고 배의 선적 공간을 모두 선점하고 있다”며 “관세 대상 품목뿐만 아니라 향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까지 가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 162개사를 대상으로 중국발 물류대란 피해를 긴급 조사한 결과, 북미·중남미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 10곳 중 7곳(69.1%)이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 발표 이후 한 달 새 해상운송료 급등, 선적 예약 실패 등 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1.7%의 기업들은 최근의 물류난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비슷하다’(46.9%)거나 ‘더 심각한 수준’(14.8%)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 수출기업의 74.1%는 선적에 어려움을 겪어 납기 차질을 빚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적 실패로 인한 재고로 비용 상승을 겪고 있다고 답한 기업도 74.1%를 차지했다. 최근 한 달간 해상운송료 증가 폭에 대해서는 ‘50% 이상 올랐다’(20.4%)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를 포함해 10곳 중 4곳은 해상 운송료가 30% 이상 올랐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 기업들 중 대부분(75.9%)은 ‘별다른 대안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선박 예약만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항공 운송 등 대체 물류 타진 중’이라는 응답은 18.7%, ‘다른 지역으로 수출 대체를 시도 중’은 5.4%에 그쳤다. 실제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1일 3044.77로 1주 만에 341.34포인트 치솟으며 팬데믹 시기이던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3000 선을 뚫었다. 이달 7일 3184.87, 14일 3379.22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가 7, 8월이면 3개월 단위 계약 기간이 종료된다. 이미 추가 물류에 대한 프리미엄 비용이 기업들의 한계선을 넘으면서 재계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영향권, 중견기업 바이어 떠날까 비상 대기업들은 미주 현지 공장에서 쓸 부품을 보내기 어려워지면서 영향권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 해외 최대 공장을 비롯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LG전자도 미국 테네시주에 세탁기, 건조기 공장을 운영 중이다. 경남 창원 등 국내 부품공장에서 모터를 비롯해 주요 부품이 넘어가야 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안 선박 확보 등 대응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기존 홍해 리스크에 더해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도 현지 수출 및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있어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대미 수출 물량이 많은 한국GM이나 현지 공장에 부품을 보내야 하는 부품사들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시장은 연말 시즌 물량이 미리 움직이는 3분기가 성수기라 물류난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동차 업체들은 배가 부족하니 자동차 운반선이 아닌 컨테이너선에 차를 실어서 수출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한 번에 계약하는 물량이 많고 브로커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배를 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물류 네트워크와 대응 시스템도 부족한 중소·중견기업들은 비상 사태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수출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해상 운임료 급등과 재고 관리비용 증가로 경영수지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이 상황이 여름 내내 이어져 납기 차질이 되풀이되면 공들여 구축해 놓은 미국 현지 바이어들과의 거래가 끊어질까 봐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4)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 원이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유입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300억 원이 SK에 흘러갔다고 판단했다. 동아일보는 SK그룹의 2인자였던 손길승 전 SK 회장(83)을 11일 인터뷰했다. 그는 1965년 선경직물에 입사해 1978∼1998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지내며 최 선대 회장을 보좌했다. 비자금 조성과 정치권 접촉도 그가 맡았기에 항소심 판결문에 언급된 노태우 정권과의 관계, 비자금 문제 등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인물이다. 손 전 회장은 이번 재판에서 약속어음 발행 및 청와대 전달 경위, 태평양증권 인수 당시 자금 마련 등에 대한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항소심에서 약속어음 300억 원(1992년 선경건설 명의 발행)이 증거로 제출됐다. 재판부는 약속어음 등을 근거로 노 전 대통령 자금 300억 원이 최 선대 회장에게 유입됐다고 판단했다. 약속어음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노 대통령 비자금 심부름을 하던 이원조 경제비서관이 노 대통령 퇴임 이후 지낼 거처와 생활비 등을 요구했고, 그걸 최 선대 회장에게 전하라고 했다. 일단 생활비 명목으로 월 얼마씩 전달했다. 그러다 정권 말이 되니 이원조가 그 돈을 퇴임 후에도 지속 제공하겠다는 증표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최 선대 회장과 논의한 끝에 이원조가 요구한 금액인 300억 원을 어음으로 주자고 결론을 내렸다. 최 선대 회장은 당시 대부분 지분을 갖고 있던 비상장사인 선경건설을 통해 어음을 만들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지시해 50억 원짜리 6장을 만들어서 봉투에 넣어 (1992년) 이원조에게 줬다.” ―항소심에서 ‘선경 300억’이라고 적혀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의 자필 메모도 처음 제출됐다. “메모는 어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한테 받을 게 있으니 그 액수를 적은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사돈가였던 신동방그룹 신명수 회장에게는 230억 원의 자금을 맡긴 게 재판에서 인정됐다. ‘선경 300억’이라 적힌 메모도 선경에 300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미 아닌가. “당시 한국 정서에서 아들 장가보낸 집에서는 큰소리칠 수 있어도 딸 시집보낸 집에서는 그러지 못한다. 신동방에는 230억 원을 준 게 사실이니 차용증이든 증표든 받았을 것이고, 그러면서 그 돈의 흐름이 파악됐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그런 게 없다. (1995년)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서 신동방이 드러났는데, 검찰이 선경을 봐줬겠는가. 선경은 김영삼 정부에서 오랜 기간 표적이 돼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지만 (자금을 맡긴)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장녀 신정화 씨와 1990년에 결혼했다가 2013년에 이혼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건넨 300억 원이 선경 자금에 합쳐져 1991년 태평양증권 인수에 들어갔을 거라고 판단했다.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은 그룹 비자금으로 만들었다. ㈜선경과 선경합섬, 유공해운, 유공가스 등 계열사별로 수십억∼100억 원을 준비하도록 했고 출처를 없애기 위해 사채시장에 돌려 타 명의 수표나 현금으로 만들어 태평양증권 인수에 사용했다. 기업이 불법 자금을 만들면 안 되지만 30년 전에는 대기업들이 수시로 비자금을 만들어 활용했다. 금융실명제도 없던 시절이었다.” 태평양증권은 선경그룹에 인수된 뒤 1998년 SK증권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2018년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19.60% 지분을 인수하면서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재판부는 계열사를 동원해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없어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다. “어불성설이다. 탈법을 동원해 자금을 만들면서 그 증거를 남겨 놓는다는 게 말이 되나. 반대로 노태우 정권에서 300억 원을 우리한테 줬다면 거기에 대한 자료나 문서는 왜 없느냐. 그럼에도 재판부는 그건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았느냐. 태평양증권 인수는 1991년 12월이고 어음이 발행된 것은 1992년 12월이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이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으로 쓰였다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이야기다.” ―재판부는 300억 원이 대한텔레콤(현 SK㈜) 설립에도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SK는 경영권이 취약하니 최태원에게 돈을 줘 대한텔레콤 지분을 인수하게끔 하라고 최 선대 회장에게 조언했다. 최 선대 회장이 3억 원 가까이를 최태원에게 현금으로 줬다. 그 돈으로 최태원이 대한텔레콤 지분을 샀다. 대한텔레콤 주식이 여러 번의 합병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SK㈜ 주식이 됐다. 재판부가 말한 300억 원은 전혀 흘러들어 오지 않았다.” 선경그룹은 1991년 선경텔레콤을 설립해 1992년 대한텔레콤으로 사명을 바꿨다. 대한텔레콤은 1998년 SK컴퓨터통신을 흡수합병하며 사명을 SK C&C로 변경했고, 2015년 옛 SK와 합병해 SK㈜가 됐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장점을 살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메모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승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5년 2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 로드맵도 순항 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열고 기술 로드맵과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턴키’(일괄 제공) 방식의 강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가 갖고 있지 않은 메모리와 어드밴스트 패키지까지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하면 기존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채택하는 경우에 비해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삼성은 한 지붕 아래에서 메모리 칩을 팔고,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칩 설계도 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며 “AI 칩 수요가 급증하고 모든 칩 부품을 고도로 통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턴키 접근 방식이 강점이 될 거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빅 플레이어 중 종합반도체 기업은 삼성 외엔 인텔뿐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밝혔던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 로드맵도 순항 중이라고 강조했다. TSMC도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중간 단계로 2026년 1.6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날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한층 앞선 기술이 적용된 2나노(SF2Z), 4나노(SF4U) 신규 공정도 공개했다. 기존 3나노 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했던 GAA 공정 또한 적용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수요 폭증에 따른 품목 다변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AI 제품 수주 규모가 지난해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 모바일용 2나노 공정 양산, 2026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용 2나노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7년까지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로드맵을 토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양적 1등’이 아닌 ‘질적 1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안정적인 수율로 GAA 기반 3나노 1세대 공정 제품을 양산 중이며, 3나노 2세대 공정은 하반기(7∼12월) 양산할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 차원에서 TSMC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1.7%로 전 분기(61.2%) 대비 0.5%포인트 늘었다. 2위 삼성전자는 11.0%로 전 분기(11.3%)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전 분기 49.9%포인트에서 1분기 50.7%포인트로 확대됐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이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중국을 겨냥한 추가 반도체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기술을 대대적으로 규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같은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개방을 통한 혁신’을 통해 미국의 수출 규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의 관련 방침이 알려진 12일 “미국의 조치는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막을 수 없으며 중국 기업이 자립하도록 장려할 뿐”이라고 반발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9월 출시 예정인 AI 반도체 ‘성텅(昇騰) 910C’의 성능이 전 세계 AI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의 ‘H200’에 필적할 것이라는 보도도 같은 날 나왔다.● AI칩 위한 첨단기술까지 미리 원천 차단 블룸버그는 “미국의 목표는 중국이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시스템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초기 단계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부터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범용 반도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했지만 아직 GAA, HBM 분야에서는 앞서지 못했다. 하지만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인 AI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첨단 기술까지 규제하겠다는 의미다. GAA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감싸는 공법이다. 현재 쓰이는 핀펫 공정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도 높다. 삼성전자는 2022년 GAA 기술을 적용한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에 성공했다. 대만 TSMC도 내년에 2나노 공정부터 GAA를 처음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은 중국이 자체 GAA 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기술 접근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별도로 GAA 공정을 통해 생산된 반도체의 중국 반입을 막는 직접 판매 규제 가능성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GAA 공정을 사용한 고객사 중에는 중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판세미’ 등도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반도체 구동을 지원하는 핵심 요소다.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HBM이 더 많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이 업계의 선두 주자다. 미국은 12일 미국의 수출 규제를 우회하고 있는 중국의 반도체 재판매를 겨냥한 규제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로 재판매된 미국 반도체를 사들여 중국 기업에 판매하는 이른바 ‘리셀러(reseller)’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 習 “기술 혁신 지속” 美 견제 돌파 의지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일 회의에서 “개방을 통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들과 협력해 미국의 견제를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AI와 관련해 중국과의 대화를 희망한다면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압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말과 행동이 다른 거짓된 면모를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화웨이는 자체 AI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만 매체인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성텅 910B’는 엔비디아의 ‘H200’과 기술 격차가 존재하지만 최근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이 매체는 9월 출시 예정인 ‘성텅 910C’의 개당 가격이 20만 위안(약 3800만 원)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개당 최대 4만 달러(약 5600만 원)로 추정되는 H200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광고주협회는 데이터 기반의 투명하고 체계적인 옥외광고 시장 조성을 위해 테크 기업 모토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모토브는 2016년 설립된 모빌리티 테크 기업이다. 택시 위에 장착한 단말기를 통해 미세먼지 수준과 유동 인구, 옥외광고 현황 등 다양한 도시 정보를 수집·분석한 데이터를 각종 마케팅 업체에 제공한다. 이번 MOU를 통해 광고주협회는 이달부터 1년간 모토브의 데이터를 회원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성별·연령·시간대별 유동 인구 수와 옥외광고 노출량 등이 포함된 데이터로, 광고 타깃 설정과 매체 선정이 용이해져 효율적인 옥외광고 집행이 가능해진다. 최선목 한국광고주협회장은 “이번 MOU로 협회는 회원사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해 국내 기업의 효율적인 광고·마케팅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글로벌 연구개발(R&D) 핵심 기지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산하에 북미 인공지능(AI)센터 총괄조직을 신설하고 그 책임자로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 담당 전직 임원을 영입했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캐나다 토론토,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등에 있는 AI 연구소를 총괄 관리하는 북미 AI센터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내부 메모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두 개의 연구소 운영을 통합해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규 조직의 책임자로는 애플 임원 출신인 무라트 아크바카크(사진)가 영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바카크는 애플에 재직할 당시 대화형 및 다중 모드 AI 개발에 중점을 두고 애플의 개인 디지털 비서인 시리의 전략 수립을 맡아 왔다. 그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AI 연구원으로 음성비서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테크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더욱 자주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 제조업의 허리 격인 철강과 석유화학 부문에서 비상 경영이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중국 저가 제품들의 한국 공략(밀어내기)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분야에서 연간 1조 원 이상 원가 감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 불황이 길어지자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4월 지시한 내용이다. 포스코는 중복 부서를 통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생산 공정에서 비효율적 부분이 있는지 점검 중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이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2% 감소했는데도 올해 영업이익 역시 7.3% 감소한 3조2754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4일부터 임원들의 근무를 주 5일제로 되돌렸다. 포스코는 1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는데 철강업계의 불황이 이어지자 비상 근무에 나선 것이다. 임원 급여도 최대 20% 반납하고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주식보상제도(스톡그랜트)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제철업계 생산 물량 줄이기 전기로를 이용해 철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생산 물량 줄이기에 나섰다. 철근 국내 1위인 현대제철은 2월 인천 공장의 전기로 보수공사에 돌입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전기로 정기 보수공사는 보통 2∼3주면 끝이 나는데 약 4개월간 진행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감산이라고 보고 있다. 9월에는 충남 당진 전기로도 3개월간 특별 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0.6% 감소했다. 올해도 8.9% 감소한 727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도 이번 달부터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 시간에만 인천 공장의 전기로를 가동하기로 했다. 철근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야간 생산 체제를 계속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저가 공세 때문에 고객사들과 납품 가격을 논의할 때 협상력이 떨어진다”며 “국내와 중국 건설경기가 침체된 것도 업계 불황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위 업체인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영업적자 1430억 원, 1분기(1∼3월) 312억 원 적자를 냈다. 2위 업체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477억 원의 영업적자, 올 1분기에도 1353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 매각, LG화학은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제품 한국으로 들어와 철강과 석유화학업계가 비상 경영에 돌입한 원인은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때문이다. 중국에서 과잉 생산이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철강 제품의 경우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게 쌓은 탓에 다른 국가들로 중국산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2년 1∼5월에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이 270만 t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96만 t, 올해는 407만 t으로 늘고 있다. 전체 수입 중 중국산 비율은 2022년 43.3%였는데, 올해는 59.6%까지 치솟았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중국발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의 석유화학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기초화학 소재 자급화에 나서면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09년 51.5%였던 국내 석화업계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37.3%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석화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도 2022년 이후 국내 업계의 손익분기점 마지노선인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인 셈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철강과 석유화학은 중국의 자급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철강의 경우에는 탄소 중립 기술력으로 우위를 가져갈 필요가 있고, 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 맞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전기자동차 시장 증가세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1∼4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 점유율에서는 중국 CATL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101.1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성장했다. 업체별로는 CATL이 27.7%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다. 그 뒤를 LG에너지솔루션(26.0%), 삼성SDI(10.9%), SK온(10.3%), 일본 파나소닉(10.1%) 순으로 쫓고 있다. 국내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46.7%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으로 점유율 27.4%로 CATL(26.9%)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올해 들어 2위 자리로 밀려났다. CATL은 1∼4월 성장률이 16.2%를 기록하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업체 중에선 삼성SDI가 33.1% 급성장했으며 SK온은 1.3% 역성장했다. SNE리서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과잉 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수출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시장 선점과 해외 시장 공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대한상의, 獨프랑크푸르트에 해외사무소 개소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세 번째 해외사무소를 냈다고 밝혔다. 1993년 중국 베이징(3500여 회원사), 2009년 베트남 하노이(1800여 회원사)에 이어 세 번째다. 한독 수교로는 141년 만, 대한상의 출범으로는 140년 만의 개소다. 독일 내 한국 법인은 880여 곳으로 유럽 단일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난해 339억 달러(약 46조7000억 원)로 역대 최대였다. ■ 한국건설관리학회, ‘실무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한국건설관리학회가 ‘제2회 실무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건축사와 건설 시공·부동산개발·자산운용 전문인력, 감정평가사 등 현업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선다. 건축 개발사업 계획부터 투자, 시공까지 단계별로 전문 실무진의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받을 수 있다. 신청서는 이달 20일까지 한국건설관리학회 홈페이지에 제출하면 된다.}
LS전선이 525kV(킬로볼트)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양산에 돌입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존하는 직류송전(DC) 케이블 중 최고 전압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업체만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산된 제품은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의 2기가와트(GW) 규모 송전망 사업 중 ‘발윈4’와 ‘란윈1’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독일과 네덜란드 내륙을 HVDC 케이블로 잇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해 5월 LS전선은 테네트와 2조 원대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 세계 케이블업체의 단일 수주 금액 중 최대 규모다. HVDC는 기존 교류 방식에 비해 대용량의 전류를 저손실로 멀리 보낼 수 있어 장거리 송전망을 중심으로 도입이 늘고 있다. 유럽에서는 송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해상풍력,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사업에 주로 HVDC 케이블을 사용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14일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창문형 에어컨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는 AI가 소비자의 설정 온도 패턴을 분석해 선호 온도를 자동 설정하고, 빠르게 온도를 낮춘 후 풍량을 약하게 조절해 쾌적함을 유지하는 ‘AI 스마트케어’ 기능이 적용됐다. 또 ‘AI 건조’ 기능으로 사용 후 남을 수 있는 내부 습기를 알아서 제거한다. 34L의 강력한 제습 기능과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클린 바스켓’, 오브제컬렉션 컬러와 디자인도 갖췄다. LG전자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AI 스마트케어 기능을 탑재한 ‘휘센 타워Ⅰ’, ‘타워Ⅱ’와 ‘휘센 뷰’ 등 스탠드 에어컨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바람 세기나 방향을 AI가 알아서 조절하고, 공기 질이 나쁠 때는 알아서 공기 청정으로 동작한다. 이번 제품 출시로 LG전자는 AI 기능이 적용된 2024년형 에어컨 제품군을 모두 출시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와 구글 등이 자체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앞다퉈 내놓으며 이 시장에서 ‘지각생’이 된 애플이 10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체 AI 전략을 발표한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자체 AI 플랫폼 명칭은 ‘애플 인텔리전스’다. 9월 공개될 전망인 ‘아이폰16’을 비롯해 신제품 아이패드, 맥 운영 체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AI 이미지 생성 기능 등 생성형 AI가 지원하는 전문 기능보다는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폭넓게 쓰이는 기능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 기사나 웹페이지를 빠르게 요약하거나 회의 메모, e메일 등을 요약하는 기능이 주요 사례다. 또 사용자를 대신해 e메일과 문자메시지에 대한 답장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기능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음성 비서인 시리도 강화해 특정 애플리케이션(앱) 내의 기능들도 시리를 통해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각기 다른 앱에서 사진 편집이나 e메일 삭제, 기사 요약 등을 음성으로 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AI 기능의 종류에 따라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기반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AI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AI와 협업하고 있다. 9월 아이폰16에 AI 기능이 탑재되면 기존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던 AI 스마트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삼성전자는 전 세계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58.4%로 1위를 차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중일 경제협력의 기대효과로 한국과 일본 기업인들은 ‘경제 활성화’를, 중국 기업인들은 ‘공급망 안정’을 가장 많이 꼽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의 ‘한일중 경제협력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3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3국 경제협력의 기대효과로 △경제 활성화(47.8%) △공급망 안정(41.2%) △저출생·고령화 문제 완화(5.9%) △제4국 공동 진출 확대(5.1%) 등을 꼽았다. 조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CEO 1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가별로 한국과 일본은 ‘경제 활성화’(한국 84.8%, 일본 54.5%)를 기대하는 기업인이 가장 많았고, 중국은 ‘공급망 안정’(84.8%)을 기대하는 기업인이 많았다. 3국의 경제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는 3국 기업인 모두 “반드시 필요하다”(82.4%) 또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17.6%)라고 응답했다. ‘반드시 필요하다’의 응답 비율은 중국 91.3%, 한국 84.8%, 일본 70.5%로 중국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추진 분야로는 △기후변화 대응(33.8%) △금융·통화 협력(19.9%) △의료 협력 및 고령화 대응(19.1%) 등이 꼽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그룹 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SK그룹이 이례적으로 부회장급 ‘원포인트’ 비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석유화학, 배터리 등 주력 계열 사업이 경기침체에 부딪히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까지 흔들리는 가운데 최 수석부회장이 향후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사업 재편에 조타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그룹 내 ‘형제 경영’에 더욱 힘이 실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7일 SK이노베이션은 최 수석부회장을 이달 10일자로 신임 수석부회장에 선임한다고 밝혔다. 최 수석부회장이 맡고 있던 SK온 수석부회장직은 사임한다. SK온은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을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최 수석부회장과 박상규 사장, SK온은 유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로 각각 재편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내 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다. 이번 인사로 최 수석부회장은 박 사장과 함께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온 등 9개 자회사를 이끌며 그룹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의 성장전략 강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기존에 맡고 있던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직은 계속 겸임한다. 그는 1994년 SKC로 입사해 SK텔레콤, SK E&S, SK가스, SK주식회사(현 SK㈜)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거쳐 2010년부터 SK그룹 수석부회장으로서 미래 에너지 사업 확장을 이끌어 왔다. 유 신임 SK온 부회장은 그룹 내 미국 대외 전략통으로 꼽힌다. 올해도 지속될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와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향방 등 글로벌 정책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 확대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8년 SK에 합류한 유 부회장은 SK루브리컨츠 대표, SK E&S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22년부터 그룹의 북미 사업을 총괄해 왔다. SK는 에너지와 석유화학, 배터리 등 그룹 주력 사업의 실적 개선과 계열사 구조 개선안을 전방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달 말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이 같은 그룹 리밸런싱 방향성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전반적인 구조 개혁에 돌입한 상태에서 이혼소송 등 예측하지 못했던 경영권 리스크까지 발생하자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서 위기 극복에 전력투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인 7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연가 투쟁에 돌입했다. 연차 소진 독려를 통한 단체 쟁의행위에 나섰으나 참여율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조합원 전원에게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을 한 뒤 첫 단체 쟁의행위다. 이날 일부 조합원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쳤다. 6월 7일은 과거 이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쇄신을 주문했던 날이기도 하다. 노사 모두 투쟁에 참여한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 따르면 이날 연차 사용 규모는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휴일(6월 5일)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쟁일이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였던 만큼 투쟁 결의 이전에 연차를 낸 직원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에 동참하는 것으로 오해받을까 봐 연차를 철회한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이날 투쟁으로 인해) 생산과 경영 활동에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 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4%에 해당한다. 파업 선언 이후 첫 번째 투쟁에선 직원들의 호응이 높지 않았으나 삼성의 노조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연가 투쟁 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 중”이라며 “연가 투쟁은 우리의 최종 목표인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올해 들어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인상률로 5.1%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6.5%를 주장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인 7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연가 투쟁에 돌입했다. 연차 소진 독려를 통한 단체 쟁의행위에 나섰으나 참여율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을 한 뒤 첫 단체 쟁의행위다. 이날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투쟁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6월 7일은 과거 이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던 날이기도 하다.노사 양측 모두 투쟁에 참여한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하지만 회사에 따르면 이날 연차 사용 규모는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휴일(6월 5일)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따르면 투쟁일이 현충일(6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였던 만큼 투쟁 결의 이전에 연차를 냈던 직원들이 많았다. 오히려 투쟁에 동참하는 것으로 오해 받을까봐 연차를 철회한 직원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이날 투쟁으로 인해)생산과 경영 활동에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 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4%에 해당한다. 대부분이 반도체(DS)부문 소속이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24시간 라인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라인이 멈추면 피해가 극심해진다. 하지만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돼있어 일부 조합원이 파업을 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파업 선언 이후 첫 번째 투쟁에선 직원들의 호응이 높지 않았으나 삼성의 노조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 부위원장은 “연가 투쟁 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 중”이라며 “연가 투쟁은 우리의 최종 목표인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라고 말했다. 앞서 4월에는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노조 추산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 이후부터는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농성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올해 들어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왔지만 임금 인상률과 휴가 제도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로 5.1%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6.5%를 주장하고 있다. 3월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비노조 직원의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