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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대선 후보 선출(11월 5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9일 ‘막판 승부수’를 띄우며 총력전을 펼쳤다. 윤 전 총장은 호남 중진 정치인들의 지지 선언으로 ‘전두환 발언’ 파문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진보 세력’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홍준표 의원은 피선거권 연령 하향과 당원 권한 확대 등을 공약해 2030 청년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당심(黨心)에서도 골든크로스가 일어났다”며 당원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윤석열, 호남 4선 출신 영입 승부수호남에서 각각 4선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윤 후보가 당의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당을 전면적으로 혁신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주문했고, 윤 전 총장은 “과거에 다른 진영에 계셨던 분이라도 함께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화합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라고 화답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권경애 변호사,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제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보다 받아들이는 국민이 어떻게 할 건지 먼저 생각하도록 훈련하겠다”며 일련의 ‘실언 논란’을 반성했다. 진보 진영의 비판을 받았던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신고하는데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완하겠다”고 했다. 경쟁주자인 홍 의원에 대해선 “위트가 있고 재밌다. 토론할 때 보면 귀엽다. 그런 점들이 젊은 분들한테 호감을 사지 않나”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호남과 ‘이탈 진보’ 세력까지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홍 의원과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라고 했다.○ 홍준표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해”홍 의원은 이날 “정치 대개혁의 밀린 숙제를 시작하겠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 ‘정치 대개혁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정치 개혁 공약을 선점해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는 한편 청년 당원의 지지를 더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홍 의원은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며 여론전도 이어나갔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당협과 일부 국회의원이 ‘투표 오더’를 시작했다고 한다”며 “시대착오적인 그릇된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 이준석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봐도 그렇다”며 “민심은 ‘398 후보’가 아니라 홍준표”라고 했다. 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18∼29세 3%, 30대 9%, 40대 8%로 나온 점을 겨냥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사무처를 방문해 당직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당심’ 공략에도 집중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캠프의) 내부적인 평가지만, 당심에서도 골든크로스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 김종인 “대선은 이재명 대 윤석열”에 홍준표 발끈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은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 측이 윤 전 총장에 대해 “2030 지지세가 낮다”고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선 “최종적인 결론을 봐야지 그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 그렇게 (되길) 바라는 거겠죠”라며 “자기 의견이야 무슨 말씀을 하시든 저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영남 당원들은 김 전 위원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선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직 비대위원장으로서 매우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며 “당을 걱정한다면 엄정하게 중립을 지키는 게 옳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논쟁적인 정책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이 후보는 오전에 1인당 100만 원 수준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제시했고, 오후에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과 관련해 “정식 공약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찬반이 팽팽한 정책 제안을 통해 꺼내들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인한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고, 아직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틈을 파고들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이 후보는 경제학 개론을 제대로 공부 안 하는 수준을 넘어서 ‘개미와 베짱이’도 안 읽은 것 같다”며 “이 후보가 ‘베짱이’라는 것을 알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에 대한 부분을 간과한다면 개선 가능성이 없는,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고 알면서도 그러면 굉장히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李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제1공단 근린공원 조성 현장을 방문했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이 후보가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들은 필수 부동산 외에는 주식처럼 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해 다 팔든지, 아니면 위탁해 강제매각하든지 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며 “부동산 취득심사제, 백지신탁제, 고위직 승진·임용 배제는 당 후보의 공식 정책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음식점 총량제’, ‘주 4일제’ 등에 대해 “공약으로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물러선 것과 달리 부동산 백지신탁은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못 박은 것. 이 후보의 이런 행보는 강력한 규제적 성격을 담은 부동산 정책을 통해 대장동 의혹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뜻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장동 사업에서 이 후보의 역할과 관련한 질문에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입했다’는 답변이 55%,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는 응답이 30%였다. 다만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은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부동산은 백지신탁의 대상으로 부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신정훈 의원 등은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 또 ‘전 국민 재난지원금’ 꺼내든 李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점검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모두가 입은 피해에 비해서 국가지원규모가 크지 않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지원금이 최소 1인당 100만 원은 돼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해 3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 올해 7월 5차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88%’에게 1인당 25만 원 씩 지급됐다. 이 후보는 5차 재난지원금 당시 정부 지급 대상이 아닌 소득 상위 12% 경기도민에게 1인당 25만 원 씩을 지급한 바 있다.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이 후보는 “이번 정기국회 국면에서 최대한 확보를 해보고 다음 추경도 신속하게 하는 방법까지 감안해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권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심의가 임박한 상황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위한 예산 편성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예산 반영은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예산액을 증액하거나 다른 예산을 삭감해야 하는 만큼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제안에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야권 관계자는 “이 후보의 의도를 잘 알기 때문에 무턱대고 찬반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며 “적어도 야당의 반대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못준다’는 프레임에는 말려들지 않겠다”고 했다. ● ‘음식점 총량제’ 비판에 “발목잡기 심해” 거센 비판이 일고 있는 음식점 총량제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야당에서 그냥 발목만 잡지 말고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주시면 국민이 발목잡기 정당이 아닌 대안정당이라고 인정해줄 것”이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음식점 총량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는 굽히지 않았다. 그는 “심사숙고하자는 것”이라면서도 “택시면허도 제한되고, 의사도 숫자를 제한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고 하다못해 대학 정원도 정하고 있다. 그것도 일종의 대학생 정원 총량제 같은 것”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자가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에게 억대의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화천대유 관계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2억 원가량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위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정 회계사 등의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김 씨와 정 회계사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의심할 만한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체적인 금품 전달 과정과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근무할 당시 ‘유원(one)’으로 불린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에 이어 2인자의 의미로 ‘유투(two)’로 불렸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6일 당시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하루 동안 세 차례 찾아가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유 전 직무대리 등을 언급하면서 사퇴를 종용해 황 사장의 사표를 받아냈다.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맡아 2015년 3월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을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할 당시 절대평가위원장과 상대평가소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2015년 수억 원을 건넸다는 공익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황 전 사장을 강제로 사임시켜서 대장동 프로젝트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초과이익 환수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모든 개발이익을 화천대유에 몰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김 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당연히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며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조문객들은 “과오가 있었지만 선진국의 기반을 닦고 현대사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특히 이날 빈소에선 6공화국의 핵심 요직을 맡으며 ‘격동의 현대사’를 연출했던 주인공들이 30여 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제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이어지면서 빈소는 하루 종일 북적였다.○ 6공화국 인사들 한자리에‘6공 인사’들은 이날 오전 10시 빈소가 열리기 전부터 장례식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을 비롯해 노재봉 이홍구 전 국무총리,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 정해창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안교덕 전 민정수석비서관,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정구영 전 검찰총장,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등 6공화국 핵심 측근들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오후 늦게까지 빈소를 지켰다. 박철언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에 대해 “광주 문제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기소되지도 않았고 유죄 판결을 받지도 않았다”면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두 분이 가까웠으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합쳐서 용서를 구한 것 같다”고 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외교에 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분이다. 소위 북방정책을 표명해서 우리가 빨리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일반실에 차려진 빈소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이날 2층 일반실(3호실)에 차려졌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받은 이유에 대해 “3호실에 먼저 빈소를 차린 고인의 발인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조문객들은 “빈소가 생각보다 좁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이 지켰으며 이날 귀국한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과오는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 기여한 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별다른 글을 남기지 않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조문했다. 청와대에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비서관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현대사에 큰 이정표를 남겼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경선 토론회가 끝난 뒤 빈소를 찾았다. 노 이사장과 친구인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종일 빈소를 지켰다. 재계 인사들도 속속 빈소를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계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상주에도 이름을 올린 최 회장은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아무쪼록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도 오후에 빈소를 찾아 고인을 깊이 추모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중국과의 외교 등 여러 업적을 남기셔서 존경하는 분”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빈소 좌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보낸 근조 화환이 자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및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보낸 화환도 함께 놓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조문객들은 “과오가 있었지만 선진국의 기반을 닦고 현대사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특히 이날 빈소에선 6공화국의 핵심 요직을 맡으며 ‘격동의 현대사’를 연출했던 주인공들이 30여 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제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이어지면서 빈소는 하루 종일 북적였다. 6공화국 인사들 한 자리에‘6공 인사’들은 이날 오전 10시 빈소가 열리기 전부터 장례식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을 비롯해 노재봉 이홍구 전 국무총리,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 정해창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안교덕 전 민정수석비서관,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정구영 전 검찰총장,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등 6공화국 핵심 측근들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오후 늦게까지 빈소를 지켰다. 박철언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에 대해 “광주 문제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기소되지도 않았고 유죄 판결 받지도 않았다”면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두 분이 가까웠으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합쳐서 용서를 구한 것 같다”고 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대통령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외교에 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분이다. 소위 북방정책을 표명해서 우리가 빨리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일반실에 차려진 빈소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이날 2층 일반실(3호실)에 차려졌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받은 이유에 대해 “3호실에 먼저 빈소를 차린 고인의 발인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조문객들은 “빈소가 생각보다 좁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이 지켰으며 이날 귀국한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과오는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 기여한 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별다른 글을 남기지 않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조문했다. 청와대에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큰 과(過)가 있지만, 현대사에 큰 이정표를 남긴 분”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경선 토론회가 끝난 뒤 빈소를 찾았다. 노 이사장과 친구인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종일 빈소를 지켰다. 재계 인사들도 속속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계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상주에도 이름을 올린 최 회장은 “오랫동안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아무쪼록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도 오후에 빈소를 찾아 고인을 깊이 추모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중국과의 외교 등 어려 업적을 남기셔서 존경하는 분”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빈소 좌우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보낸 근조 화환이 자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및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보낸 화한도 함께 놓였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은 이날 낮 12시 45분 저산소증 등으로 응급실로 이송된 노 전 대통령이 오후 1시 46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샘암 수술을 받고 2008년 희귀병인 소뇌위축증 판정을 받는 등 투병 생활을 해 왔다. 서울대병원은 “장기간의 와상(누워서 생활하는 것) 상태와 여러 질병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신군부의 핵심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쿠데타를 주도했고, 전두환 정권 2인자로 떠올랐다. 1987년 대통령 간선제 호헌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약속하는 6·29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이른바 ‘1987년 체제’의 계기가 됐으며 그는 개헌 이후 첫 직선제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족 측은 이날 “아버지께서 평소에 남기신 말씀”이라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 내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보통 사람’을 슬로건으로 내건 노 전 대통령은 중국, 소련 등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를 맺는 북방 외교 정책을 펼쳤다. 1990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함께 선언한 3당 합당은 거대 보수정당의 시대를 열었다. 퇴임 후 4000억 원의 비자금 조성과 내란 등의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 기소돼 1997년 징역 17년, 추징금 약 2629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같은 해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고, 추징금은 2013년 완납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씨, 아들 재헌 씨가 있다. 빈소는 27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에 차려지며 발인은 30일이다.12·12쿠데타 가담, 6·29선언 거쳐 대권… 퇴임후 비자금 투옥 12·12쿠데타(1979년), 6·29선언(1987년), 3당 합당(1990년), 비자금 사건(1995년)….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관련된 한국 정치의 역사적 사건은 지금도 국민의 뇌리에 생생하다. 신군부 핵심으로 1979년 12·12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한 그는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1988년 제13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취약한 지지 기반과 사회 혼란 등으로 조기에 레임덕이 찾아왔다. 특히 퇴임 2년여 만에 터진 4000억 원 비자금 사건으로 퇴임 후 결국 법정에 서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등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냈다.○ 군인에서 대통령으로, 그리고 3당 합당 육사 내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으로 9사단장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에 가담했다. 1981년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그는 전두환 대통령 시절 내무부 장관 등을 지내며 정권의 핵심 역할을 했다. 1985년에는 2·12총선에서 국회에 진출해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으로 활동하며 ‘후계자’ 지위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무시하고 ‘호헌(護憲·현행 헌법 유지) 선언’을 한 전두환 정권에 대한 반감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분노와 어우러졌고 민심은 극도로 이반됐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전국으로 퍼져 갔고, 그해 6월 29일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는 직선제 수용, 김대중 사면복권 등 8개 항의 ‘6·29선언’을 발표했다. 그는 같은 해 대선에 민정당 후보로 출마해 야권이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로 분열된 상황에서 36.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최초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탄생했고, 노태우 정권은 정계 개편을 도모했다. 1990년 1월 노 대통령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함께 3당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자유당(국민의힘의 전신)이 출범해 거대 보수정당의 시대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미 노 전 대통령의 힘은 빠지고 있었다. 1992년 김영삼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자 9월 18일 노 전 대통령은 민자당을 탈당했다.○ 4000억 원 비자금과 기나긴 투병 생활 김영삼 정부 들어 12·12쿠데타에 대한 단죄 여론이 불길처럼 일었다. 1995년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그해 10월 19일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비자금 규모는 4000억 원에 달했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 최초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했고 결국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군 형법상 내란 혐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됐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최종 징역 17년, 추징금 2629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1997년 12월 18일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고, 2013년 9월 230억 원을 마지막으로 16년 만에 추징금을 완납했다. 그는 퇴임 후 외부 활동을 삼간 채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다. 지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2002년 미국에서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2008년에는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판정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 다만 아들 재헌 씨는 2019년 이후 매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사죄의 뜻을 표해 왔다. 소련-中과 수교 ‘북방외교’, 범죄와의 전쟁 성과… 정경유착 논란도 ‘부당한 부(富)의 축적이 사라지고 누구든지 성실하게 일한 만큼 결실을 거두며 장래를 설계하는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1988년 2월 25일·제13대 대통령 취임사)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功過)는 엇갈린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 외교는 중국, 소련과 수교로 이어지며 탈냉전 외교의 지평을 열었다. 하지만 5공 체제의 연장선이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 전두환 정권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다. 임기 중 국제수지 악화와 인플레이션 심화로 경제 불안이 초래되기도 했고 정경유착 논란이 이어졌다.○ 북방 외교로 탈냉전 외교 새 지평북방 외교는 노태우 정권이 야심 차게 추진한 정책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7·7 선언’으로 불리는 ‘민족자존과 통일 번영을 위한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했다. 북한과의 적대적인 대결관계를 청산하고 관계개선에 나설 것이며 중국과 소련 등 공산국가들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공개했다. 헝가리와의 첫 수교로 물꼬를 튼 북방정책은 이후 폴란드 유고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등 거의 모든 동유럽 국가들과 관계정상화로 이어진다. 1990년 소련, 1992년 중국과의 수교 성사는 한국 외교의 폭을 크게 넓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 1991년 북한과 함께 제46차 유엔총회에서 161번째 회원국으로 동시 가입했다. 1991년 남북화해와 불가침을 선언한 남북 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남북 기본합의서는 지금도 남북관계를 규율하는 기본으로 여겨진다. 1989년에는 분단 이후 첫 통일방안인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발표했다. 첫 직선제 대통령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은 나름대로 ‘5공화국 청산’도 시도했다. 5공화국 비리 특별수사부를 만들어 군사정권 관련자 일부를 사법처리한 것이다. 헌법재판소 설치와 지방의회 구성을 통한 지방자치제 부활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범죄와의 전쟁’도 업적으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이 1990년 10월 13일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조직폭력배가 상당 부분 근절돼 치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통 사람’ 슬로건으로 당선됐던 그가 대통령에 대한 각계의 풍자를 폭넓게 허용한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5공 연장선이라는 태생적 한계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5공화국의 연장선에서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지고 경력이 관리된 ‘체제 순응형’ 지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노태우 정부와 관련해 “군복에서 양복으로 갈아입는, 완전 문민화 이전의 중간 단계”, “권위주의 세력과 저항세력 어느 쪽도 국면을 완전히 주도할 수 없는 ‘타협에 의한 민주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제 분야의 점수는 낮다. “보통사람들의 편안한 시대를 만들기 위해 물가 상승을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1990년 물가 상승률이 9.9%로 치솟았다. 다만 연평균 8.4%대 경제성장과 1963년 이래 가장 낮은 실업률(2.3%)을 기록해 대체로 경제지표를 건전하게 유지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노 전 대통령은 수서택지 분양 사업, 율곡사업(차세대 전투기 및 무기도입 사업), 민영방송 사업자 선정,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결국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이런 정경유착으로 인해 정권 초기 시도했던 토지공개념 도입 등 경제 관련 개혁 추진도 열매를 맺지 못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12·12쿠데타(1979년), 6·29선언(1987년), 3당 합당(1990년), 비자금 사건(1995년)….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관련된 한국 정치의 역사적 사건은 지금도 국민의 뇌리에 생생하다. 신군부 핵심으로 1979년 12·12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한 그는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1988년 제13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취약한 지지 기반과 사회 혼란 등으로 조기에 레임덕이 찾아왔다. 특히 퇴임 2년여 만에 터진 4000억 원 비자금 사건으로 퇴임 후 결국 법정에 서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등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냈다.○ 군인에서 대통령으로, 그리고 3당 합당 육사 내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으로 9사단장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에 가담했다. 1981년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그는 전두환 대통령 시절 내무부 장관 등을 지내며 정권의 핵심 역할을 했다. 1985년에는 2·12총선에서 국회에 진출해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으로 활동하며 ‘후계자’ 지위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무시하고 ‘호헌(護憲·현행 헌법 유지) 선언’을 한 전두환 정권에 대한 반감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분노와 어우러졌고 민심은 극도로 이반됐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전국으로 퍼져 갔고, 그해 6월 29일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는 직선제 수용, 김대중 사면복권 등 8개 항의 ‘6·29선언’을 발표했다. 그는 같은 해 대선에 민정당 후보로 출마해 야권이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로 분열된 상황에서 36.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최초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탄생했고, 노태우 정권은 정계 개편을 도모했다. 1990년 1월 노 대통령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함께 3당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자유당(국민의힘의 전신)이 출범해 거대 보수정당의 시대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미 노 전 대통령의 힘은 빠지고 있었다. 1992년 김영삼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자 9월 18일 노 전 대통령은 민자당을 탈당했다.○ 4000억 원 비자금과 기나긴 투병 생활 김영삼 정부 들어 12·12쿠데타에 대한 단죄 여론이 불길처럼 일었다. 1995년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그해 10월 19일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비자금 규모는 4000억 원에 달했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 최초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했고 결국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군 형법상 내란 혐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됐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최종 징역 17년, 추징금 2629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1997년 12월 18일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고, 2013년 9월 230억 원을 마지막으로 16년 만에 추징금을 완납했다. 그는 퇴임 후 외부 활동을 삼간 채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다. 지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2002년 미국에서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2008년에는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판정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 다만 아들 재헌 씨는 2019년 이후 매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사죄의 뜻을 표해 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가 악화되며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등 지병으로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아왔다. 노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1979년)와 6·29선언(1987년), 3당 합당(1990년), 비자금 사건(1995년)으로 이어지는 한국 역사의 중심에 서며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냈다. 그는 신군부 세력의 핵심 중 하나로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했고, 숱한 정치적 위기를 거친 끝에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1988년 제13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취약한 지지기반, 88서울올림픽 이후 분출된 민주화운동에 따른 사회혼란, 권력 내부의 암투 등으로 인해 조기에 레임덕이 찾아왔다. 특히 퇴임 2년 여 만에 터진 4000억 비자금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 퇴임 후 결국 법정에 서고 영어(囹圄)의 신세를 지는 등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외부활동을 삼간 채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고, 오랜 지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했다. 2002년 미국에서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2008년에는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판정을 받았다. 2011년 4월 엑스선 검사에서는 7cm 길이의 한방용 침이 기관지를 관통한 것으로 드러나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2013년에도 천식과 폐렴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에도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12·12 군사쿠데타(1979년), 6·29선언(1987년), 3당 합당(1990년), 비자금 사건(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이들 한국 정치의 역사적 사건은 지금도 국민들의 뇌리에 생생할 만큼 충격의 연속이었다. 신군부 세력의 핵심 중 하나로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한 그는 숱한 정치적 위기를 거친 끝에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1988년 제13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취약한 지지기반, 88서울올림픽 이후 분출된 민주화운동에 따른 사회혼란, 권력 내부의 암투 등으로 인해 조기에 레임덕이 찾아왔다. 특히 퇴임 2년 여 만에 터진 4000억 비자금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 퇴임 후 결국 법정에 서고 영어(囹圄)의 신세를 지는 등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냈다.제9사단장에서 대통령까지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는 그의 일생을 바꿨다. 국가적 혼란 속에서 육사 내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으로 제9사단장을 맡고 있던 노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12일 쿠데타에 가담하게 된다. 이어 1981년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그는 전두환 대통령 시절 정무2장관, 체육부장관, 내무부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1985년에는 2·12 총선에서 전국구로 국회에 진출해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으로 활동하며 사실상 ‘후계자’ 지위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에 대한 거부감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분노와 어우러졌고 민심은 극도로 이반됐다. 결국 1987년 ‘6월 항쟁’은 전국으로 퍼져갔고, 그해 6월29일.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대통령 직선제 수용, 김대중 사면복권과 시국사범 석방, 국민기본권 신장, 언론자유 보장,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정당 활동 보장 등 역사적인 ‘6·29 선언’ 8개항을 읽어 내려갔다. 온건 군부세력의 이미지를 구축한 그는 그해 12월16일 16년 만에 실시된 대통령 직접선거에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해 야권이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로 분열된 상황에서 36.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승부수 띄운 ‘3당 합당’하지만 그의 국내 기반은 허약했다. 1988년 4월 26일 소선거구제를 도입해 실시된 13대 총선에서 역사상 최초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탄생했다. 호남의 평화민주당, 부산 경남의 통일민주당을 양 김씨가 장악한 가운데 민정당 중심의 정국 운영이 어렵게 됐다. 노태우 정권은 정계개편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퇴임 후의 신변 보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대통령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섰다. 3당 합당을 공식 선언하고 민주자유당을 출범시킨 것이다. 여소야대 구도는 순식간에 216석의 거대 여당과 왜소한 야당의 구도로 재편됐다. 그러나 이미 노태우 대통령의 힘은 빠지고 있었다. 1992년 김영삼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자 9월 18일 노태우 대통령은 민자당을 탈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 3당 합당 체제는 현재의 정당구도의 시발점이 됐다.4000억 원 비자금김영삼 정부 들어 12·12 군사쿠데타에 대한 단죄 여론이 불길처럼 일었다. 1995년 당시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해 10월 19일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태우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비자금 의혹 규모는 4000억 원에 달했다. 검찰은 수사 착수 2주일 만에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했고 결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군 형법상 내란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추징금 2628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그는 1997년 12월18일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 조치에 의해 석방됐다. 2013년 9월에는 남은 230억 원의 추징금을 모두 납부하면서 16년을 끌어온 미납 추징금 논란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옛 권위주의 군부 체제의 일원이었고 불법 비자금 조성으로 처벌받으면서 비판을 받았다. 재임 시절 ‘보통사람’을 내세웠지만 이른바 ‘물태우’로 표현되는 유약하고 소극적인 리더십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기나긴 투병생활그는 퇴임 이후 외부 활동을 삼간 채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다. 지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생활을 해온 것이다. 2002년 미국에서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2008년에는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 판정을 받았다. 2011년 4월 엑스선 검사에서는 7cm 길이의 한방용 침이 기관지를 관통한 것으로 드러나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11년 8월 회고록을 통해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으로 3000억 원을 줬다”는 내용을 밝히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가급적 정치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국민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가는 길을 선택했다. 2015년 11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식장에 아들 노재헌 씨를 보내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재헌 씨는 올 8월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광주민주화운동 희상자들에게도 적극적인 사죄의 뜻을 표하는 등 꾸준히 과거사에 대한 정리 작업을 해 왔다.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 주도의 직선제 도입으로 우리나라가 군부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되는 계기가 마련됐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소련 등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하는 등 탈냉전 시대를 맞아 적극적으로 북방정책을 펼친 점은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방송인 김어준 씨에 대해 “TBS에서 즉각 퇴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도 김 씨를 향해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25일 서면 논평에서 “대선을 앞두고 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나섰으니 그에게 더 이상 방송 진행을 맡길 수 없다”며 “김어준 씨가 마이크를 잡아야 할 곳은 이재명 지사의 선거캠프인 만큼 TBS를 당장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김 씨가 TBS 마이크를 잡고 서울시민과 국민의 판단을 흐리도록 하는 짓을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TBS 라디오 방송 프로그래을 진행하고 있는 김 씨는 22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 이재명은 우리 사회의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며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사실상 지지 선언을 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경선 기간 경쟁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낙연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던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든지 자유로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단 언론인은 예외”라면서 “정 그리 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씨는) 이미 친(親)이재명 방송을 해왔고, 향후에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 이번 기회에 마이크를 놔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25일 경기도지사 사퇴 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김 씨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 분이 엄청 중요한 사람인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은 많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대선 주자들이 때 아닌 ‘부인 공방’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의 부인까지 끌어들이는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해명하면서 홍준표 의원의 부인 이순삼 씨를 겨냥했다. 홍 의원이 발끈하면서 양측의 설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부인 강윤형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소시오패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가 ‘반려견 사과 사진’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자 “제 처는 그런 내용을 모른다”고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며 부인이 후원회장으로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역공을 펼쳤다. 홍 의원은 “(검찰)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바로 반격했고, 양측은 서로 상대방의 망언·막말 리스트까지 배포하며 하루 종일 난타전을 벌였다. ○ 尹·洪, 서로 상대 부인 두고 난타전윤 전 총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 씨가 이번 파문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과와 관련한 스토리를 제가 얘기해준 것이고 그걸 하면(올리면) 좋겠다고 제가 판단해서 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사진 촬영 장소가 김 씨의 사무실이었냐는 질문에도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제가 한 것인데”라며 “가족이 뭐 어떤 분들은 후원회장도 맡는데, 원래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의 후원회장을 부인 이순삼 씨가 맡고 있는 것을 겨냥해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날 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이치모터스 수사로 검찰의)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할 때도 지난 대선을 할 때도, 저는 제 아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회장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의 입은 꼭 개 사과 할 때하고 똑같다. 자꾸 그러면 이재명의 뻔뻔함을 닮아 간다고 비난받는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이날 ‘보도자료 전쟁’도 벌였다. 홍준표 캠프는 ‘윤석열 후보의 실언·망언 25개 리스트’를 배포하며 “우리 당 지지율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한가득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도 ‘홍준표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25건)’를 발표하며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말 가관이다.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고 있다.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 아닌가”라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尹캠프 영입, 문자메시지 두고도 공방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김태호 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중진급 인사 4명을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후보 선출(11월 5일) 직전 광주를 방문해 ‘전두환 발언’ 등 일련의 논란을 직접 사과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가면서 선대위에 뒤늦게 영입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인가”라며 “이미 개 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 세우기 구태 정치의 전형이 되어버렸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이 23일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이번 파문과 관련해 보낸 사과 메시지도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문자메시지에서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경계하고 단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승민 캠프는 “결국 ‘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은 잘못한 게 아니고,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격거리로 트집 잡은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대선 주자들이 때 아닌 ‘부인 공방’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의 부인까지 끌어들이는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해명하면서 홍준표 의원의 부인 이순삼 씨를 겨냥했다. 홍 의원이 발끈하면서 양측의 설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부인 강윤형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소시오패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가 ‘반려견 사과 사진’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자 “제 처는 그런 내용을 모른다”고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며 부인이 후원회장으로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역공을 펼쳤다. 홍 의원은 “(검찰)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바로 반격했고, 양측은 서로 상대방의 망언·막말 리스트까지 배포하며 하루 종일 난타전을 벌였다. ● 尹·洪, 서로 상대 부인 두고 난타전윤 전 총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 씨가 이번 파문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과와 관련한 스토리를 제가 얘기해준 것이고 그걸 하면(올리면) 좋겠다고 제가 판단해서 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사진 촬영 장소가 김 씨의 사무실이었냐는 질문에도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제가 한 것인데”라며 “가족이 뭐 어떤 분들은 후원회장도 맡는데, 원래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의 후원회장을 부인 이순삼 씨가 맡고 있는 것을 겨냥해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날 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이치모터스 수사로 검찰의)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할 때도 지난 대선을 할 때도, 저는 제 아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회장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의 입은 꼭 개 사과 할 때 하고 똑같다. 자꾸 그러면 이재명의 뻔뻔함을 닮아 간다고 비난받는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이날 ‘보도자료 전쟁’도 벌였다. 홍준표 캠프는 ‘윤석열 후보의 실언·망언 25개 리스트’를 배포하며 “우리 당 지지율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한 가득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도 ‘홍준표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25건)’을 발표하며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말 가관이다.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고 있다.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 아닌가”라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 尹캠프 영입, 문자메시지 두고도 공방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김태호 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중진급 인사 4명을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후보 선출(11월 5일) 직전 광주를 방문해 ‘전두환 발언’ 등 일련의 논란을 직접 사과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가면서 선대위에 뒤늦게 영입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인가”라며 “이미 개 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 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 되어버렸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이 23일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이번 파문과 관련해 보낸 사과 메시지도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문자메시지에서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경계하고 단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승민 캠프는 “결국 ‘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은 잘못한 게 아니고,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격거리로 트집잡은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자택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인물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복심”이라고 21일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와 관련 있는 사람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봤는데, 그게 유동규인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 전 지사는 “누군지 말할 수 없다”면서도 “유동규가 꼭 통화를 해야 하는 사람, 유동규에 대해서 자세히 실태 파악을 하고, 필요하면 ‘딜’도 하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지난달 29일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하기 직전 누군가와 2시간 정도 통화한 후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당시 통화한 인물을 ‘대장동 의혹’ 규명의 핵심 열쇠로 지목해왔다. 원 전 지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통화한 인물이 이재명 캠프 소속이냐’는 질문에는 “(제보자가) 봤다는 통화가, 그 통화가 아닐 수도 있어서 특정인을 딱 찍지는 않겠지만, 99.9%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압수수색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자책골을 넣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가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으면서도 자살 시도를 한 것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깝거나 또는 밀착 감시해 왔음을 오히려 입증한 꼴이 됐다는 얘기다.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원 전 지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통화한 인물이 “(이 지사의) 완전 복심이면서 유동규까지도 잘 알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토사구팽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유동규는 처해 있다”며 “이재명의 뜻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이 후보와) 중간 연결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통화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자살 시도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결정적으로 막을 수도 있는 사람이 자살 약을 먹었다는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는지 기억을 못 하나. 그 천재가 그걸 기억 못 하나”라며 “치명적인 실수다. 그 발언을 보고 우리 팀은 만세를 외쳤다”고 덧붙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발언’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20일 “전두환 정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경쟁 주자들은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파문은 확산되는 기류다. 하지만 이날 윤 전 총장은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에 당 지도부는 “호남에서 나오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며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 재차 사과를 압박했다. ○ “5공 독재 수호하나” vs “위임정치 잘했다 한 것”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 지역 TV토론회에서 “호남분들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고 한 윤 전 총장의 19일 발언에 대해 “‘부동산과 조국 문제 빼면 문재인 정권 잘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과 너무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공을 수호하고 독재를 수호하는 것 아닌가. 혹시 윤 후보께서 ‘내가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은 “내가 말한 걸 앞에만 뚝 잘라서 말씀하신 것 같다”며 “(내가 잘했다고 한) 정치는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서 맡기는 ‘위임의 정치’”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홍준표 의원이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고 공격하자 “지난번 대선 때 전두환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으셨나”라고 응수했다. 홍 의원은 토론 후 “전두환을 계승하겠다는 말을 전혀 한 일이 없다. 이젠 거짓으로 상대 후보를 음해도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토론에서 “5·18 피해자분들께서 아직도 트라우마를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면 광주에 달려가서 더 따뜻하게 그분들을 위로하고 보듬겠다”고 했다. 토론에 앞서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라고 해명했고, 대구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전 전 대통령이) 김재익 씨(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를 가리켜서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했다. 그런 위임의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을 편안히 모시는 방법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며 “조속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이 ‘광주를 찾아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게 제가 무슨, 그걸 가지고 호남인들을 화나게 하려고 한 얘기도 아니고”라고만 했다. 윤 전 총장이 끝내 사과하지 않자 이 대표는 CPBC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는 호남지역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후보였다. 그 기대가 정반대의 형태로 나타나니 실망하는 분들이 있다”며 “명백한 실언이다. 이런 발언에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與 “전두환과 쌍둥이처럼 닮았다”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은 것을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며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정치관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야권 대선주자들이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발언’과 관련해 TV토론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정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경쟁주자들은 “천박한 역사인식”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파문은 더 확산되는 기류다. 하지만 이날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진 않았다.● “5공 독재 수호하나” vs “위임정치 잘했다 한 것”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 지역 TV토론회에서 “호남 분들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고 한 윤 전 총장의 19일 발언에 대해 “어떻게 그걸 빼고 전두환 정권을 평가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5공을 수호하고 독재를 수호하는 것 아닌가”라며 “혹시 윤 후보께서 ‘내가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은 “(내가 잘했다고 한) 정치는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서 맡기는 ‘위임의 정치’”라며 “그런 식으로 곡해해서 계속 말하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홍준표 의원이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고 공격하자 “지난번 대선 때 박정희, 전두환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으셨나”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토론에 앞서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라고 해명했고, 대구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전 전 대통령이) 김재익 씨(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를 가리켜서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했다. 그런 위임의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을 편안히 모시라는 방법이라고 한 것”이라고 적극 설명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는 것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조속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쟁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본인의 역사 인식과 어떤 인식의 천박함을 나타내는 망언”이라며 “국민에게 처절한 마음으로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광주에 내려가서 사과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참모진들이 말씀드려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 방문 중 기자들이 ‘광주를 찾아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게 제가 무슨, 그걸 가지고 호남인들을 화내게 하려고 한 얘기도 아니고”라고만 했다.● 與 “대선후보직 사퇴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맹폭을 퍼부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완용이 나라는 팔아먹은 것을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며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정치관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과 쌍둥이처럼 닮아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의원은 “박정희도 군사 쿠데타만 빼면, 이명박도 BBK 사건을 빼면, 박근혜도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사건을 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광주·전남·전북 국회의원 25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도 생존 중인 5·18 피해자와 가족들, 상식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망언”이라며 “윤 후보는 즉각 호남 폄훼와 국민을 우롱하는 망나니적 망언에 대해 사죄하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윤 전 총장의 징계 관련 판결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두고 15일 정면충돌했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했고, 윤 전 총장은 검찰의 대장동 의혹 수사를 ‘이재명 면죄부 수사’로 규정했다. 지지율 1, 2위의 여야 대선 주자가 직접 링 위에 등판해 서로를 향한 강도 높은 공격을 쏟아내면서 각자 당내에서의 주도권 확보 및 본선을 염두에 둔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전날 법원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이 정당했다는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에 “징계로 면직된 공무원이 공무원의 최고 수장인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는 즉시 국민께 사죄하고 후보직 사퇴는 물론 마땅히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또 “(윤 전 총장이) 현직 검찰총장이면서 치밀한 피해자 코스프레로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급기야 대선 출마의 명분으로 축적하고 사퇴 후 야당 후보로 변신했다”며 “마치 친일파가 신분을 위장해 독립군 행세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주술 논란’을 겨냥해 “공부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최근에 보니 어떤 스님에게 가서 공부하고 계셨던 것 같다. 제대로 된 선생님한테 배워야지, 왕(王)자를 쓰고 이상한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국정을 배우면 나라가 큰일 난다” 등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면죄부 수사 좌시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찰을 향한 경고에 나섰다. 그는 “26년 검사 생활에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본다”며 “검찰이 이대로 가면 명캠프 서초동 지부라는 말까지 듣게 생겼다”며 비판했다. ‘하명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중 ‘철저’는 빼고 ‘신속’만 따르려다 이런 사고가 난 것 아니냐”며 “체포된 피의자도 아닌데 쫓기듯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신속하게 윗선에 면죄부를 주라는 하명에 따른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녹취록의 ‘그분’은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어떻게 수사 도중에 이런 발언을 하는가. 이재명 대변인이나 할 수 있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검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하며 “검찰이 이재명 캠프의 서초동 지부란 말까지 듣게 생겼다”고 맹비난했다. 검찰의 ‘이재명 봐주기 수사’가 입증된 만큼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전에도 나섰다. 여당은 “검찰이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며 이 후보와의 연관성 차단에 주력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친정인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26년 검사 생활에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본다. 검찰이 이대로 가면 ‘명캠프 서초동 지부’라는 말까지 듣게 생겼다”며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공권력을 동원해 약탈한 혐의를 눈감고 넘어가면 여러분도 공범이다. 여러분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이재명 편들기’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런 와중에 서울중앙지검장은 어제 국회에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나오는 ‘그분’은 ‘정치인 그분’이 아니라고 확인해주는 발언을 했다”며 “어떻게 수사 도중에 이런 발언을 하느냐. 이재명 대변인이나 할 수 있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경쟁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법조 카르텔’ 의혹을 거론하며 검찰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 의원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의 부실수사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수백억 원을 들여 쌓아놓은 ‘법조 카르텔’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그래서 특검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공세에 가담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내가 이번에 (이 후보의) 실체를, 가면을 확 찢어서 보여드리겠다”며 “이미 (이 후보의) 무능이 드러나고 있다. 확 찢어버리려면 더 찢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이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던 것을 거론하며 “김 총장이 대장동 봐주기 수사 쇼를 벌여왔다. 지금 당장 수사 지휘권에서 손을 떼고 스스로 회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은 녹취록에 ‘그분’이라는 표현이 한 군데 있긴 한데, 정치인을 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검찰이 녹취록 속 이재명 후보가 ‘그분’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50억 클럽’으로 대변되는 국민의힘 관계자와 더러운 토건비리 세력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강도 높은 수사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부산 엘시티 개발 의혹을 대장동 개발과 비교하며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재조사 착수도 요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만약 대장동 개발이 민관 공동개발로 진행하지 않고 엘시티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토건세력과 국민의힘의 공동작품인 공익환수 빵(0)원 엘시티의 길을 그대로 걸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청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전체 분양수입이 4조5000억 원이나 되는데 부산시민에게 돌아온 환수이익은 0원”이라고 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당에 오래 계셨지만 당에 헌신했다고 말하기 보다는 당원들 지지 덕분에 많은 걸 누리셨고,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도 가지셔야 한다.”(윤석열 전 검찰총장) “본인 리스크, 부인 리스크, 장모 리스크.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 봤다. 도덕성 문제에 관해서는 이재명 후보와 피장파장이다.”(홍준표 의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15일 첫 맞수토론에서 각각 ‘당 쇄신론’과 ‘도덕성 검증’을 무기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홍 의원은 “당 해체 발언 홧김에 한 거죠? (입당한 지) 3개월 되신 분이 당 해체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선공을 날렸다. 윤 전 총장은 “정신 못 차리고 정말 치열하게 다음 선거 대비 못 하면 없어지는 게 낫다는 것”이라며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 것처럼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신의 대선 출마 이유를 “기존 정치하던 분들에게 국민이 실망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하며 “(기존) 후보님들이 그렇게 잘했다면 (내가) 여기 나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가족의 도덕성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윤 전 총장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홍 의원은 “부인과 가장 관련된 사람이 영장을 청구해놨는데 실질심사에서 도망갔다”며 “18억 원 부인 돈을 관리하면서 주가 조작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돈을) 네 달 맡겼더니 손실이 나서 돈을 빼고 (아내가) 그 사람과 절연했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이 “증권 거래 내역만 공개하면 된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공개하겠다”고 응수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요양원을 불법으로 운영한 혐의에 대해서도 “도둑들끼리 모여서 책임면제 각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고, 윤 전 총장은 “도둑이라 하시면 그것도 막말이다. 사건이 진행 중이지 않느냐”고 맞섰다. 이어 “홍 후보도 1심에서 실형을 받아본 적 있지 않느냐”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보시죠”라고 덧붙였다. 도덕성 공방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홍) 후보님 처남이 어디 교도소 공사 준다고 해서 실형 선고 받고 한 건 본인 도덕성과 관계없는 거죠?”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그건 관계없죠. 거긴(윤 전 총장은) 직계, 가족공동체”라고 답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계속하십쇼. 그런 진흙탕으로, 당을 26년 지켰다면서 4선입니까, 5선입니까. (경남도)지사 하시고 했으면 좀 격을 갖추라”라고 했다. 홍 의원이 “도덕성과 경륜 문제가 너무 크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여기서 인신공격하는 게 검증인가? 이걸 검증이라 하면 대한민국 국어가 오염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두 후보는 ‘비호감도’를 두고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홍 의원이 “가장 비도덕적인 후보로 야권에서 압도적인 1위”라고 비판하자, 윤 전 총장은 “그것도 역선택 아닌가? 비도덕적이란 여론도 역선택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야당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검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하며 “검찰이 이재명 캠프의 서초동 지부란 말까지 듣게 생겼다”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이재명 봐주기 수사’가 영장 기각으로 입증된 만큼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전에도 나섰다. 여당은 “검찰이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속 이재명 후보가 ‘그 분’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며 이재명 후보와의 연관성 차단에 주력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친정인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26년 검사 생활에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본다. 검찰이 이대로 가면 ‘명캠프 서초동 지부’라는 말까지 듣게 생겼다”며 “수사팀은 국민의 신뢰를 이미 잃고 있다. 70%가 넘는 국민들이 검찰 수사팀을 믿지 못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검찰 수사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이재명 편들기’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런 와중에 서울중앙지검장은 어제 국회에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나오는 ‘그분’은 ‘정치인 그분’이 아니라고 확인해주는 발언을 했다”며 “어떻게 수사 도중에 이런 발언을 하느냐. 이재명 대변인이나 할 수 있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경쟁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법조 카르텔’ 의혹을 거론하며 검찰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 의원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의 부실수사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수백 억을 들여 쌓아놓은 ‘법조 카르텔’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그래서 특검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여당이)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부한 것도 결국 ‘고양이’ 검찰에게 생선을 맡겨 놓고 대장동 게이트 수사를 대충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검찰의 ‘뭉개기’가 증명된 것”이라며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공세에 가담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검찰이)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들어가는 것은 많은 국민이 보기에 순서가 잘못되지 않았느냐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인 사고로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 총장이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던 것을 거론하며 “김 총장이 대장동 봐주기 수사 쇼를 벌여왔다. 지금 당장 수사 지휘권에서 손을 떼고 스스로 회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은 녹취록에 ‘그 분’이라는 표현이 한 군데 있긴 한데, 정치인을 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검찰이 녹취록 속 이재명 후보가 ‘그 분’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50억 클럽’으로 대변되는 국민의힘 관계자과 더러운 토건비리세력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강도 높은 수사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부산 엘시티 개발 의혹을 대장동 개발과 비교하며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재조사 착수도 요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만약 대장동 개발이 민관 공동개발로 진행하지 않고 엘시티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토건세력과 국민의힘의 공동작품인 공익환수 빵(0)원 엘시티의 길을 그대로 걸었을 것”고 주장했다. 부산에서 열린 행안위의 부산시청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전체 분양수입이 4조5000억 원이나 되는데 부산시민에게 돌아온 환수이익은 0원”이라고 했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돼야만 무슨 새로움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제일 껄끄러운 상대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실언 논란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참지를 못하고 자기의 기질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실수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왼손바닥 ‘王(왕)’자 논란과 관련해서도 “그 자체가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 경쟁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에 대해선 “앞으로 치고 올라가기는 힘들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나는 늘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가능성을 60~70%로 얘기해왔다”며 대선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시즌2’가 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본질적인 정책의 전환을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이 지사가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문재인 정권과 차별화하려고 시도를 할 텐데, 지금 상황에선 차별화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이나 대장동 사건이 유사성이 있고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윤석열 캠프는 당내 최다선(5선)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갑)을 영입해 선거대책위원장에 내정했다. 윤 전 총장이 주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직접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캠프는 추가 영입을 통해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