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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 사령탑을 맡는 동안 2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달성한 조제 모라이스 감독(55·포르투갈·사진)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전망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2일 포르투갈 매체 ‘RR’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나는 전북에 더 머무를 생각이 없다. 다른 팀을 이끌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중국과 포르투갈 등의 프로 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모라이스 감독은 최근 “K리그1 우승을 두 번(2019, 2020년) 이뤄내 내 역할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에둘러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모라이스 감독이 떠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히면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과의 축구협회(FA)컵 결승(11월)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11∼12월)까지만 전북의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인터밀란(이탈리아) 등 유럽 명문 팀에서 코치 생활을 한 모라이스 감독은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K리그1 우승 6회)의 뒤를 이어 2019시즌부터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최 전 감독이 다져놓은 전북의 전력을 유지해 리그 최강의 자리를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기 전북 사령탑으로는 최강희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상식 코치(44)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일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강습회 2차 과정에 참가 중인 이동국(41)은 A급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하면 코치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이동국은 지도자 생활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의 3선 연임 길이 열렸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대한핸드볼협회 등 3개 단체 회장의 3번째 연임 안건을 가결했다. 3연임을 하려면 대한체육회 승인 절차를 거쳐 재임 기간 공적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2008년 10월 처음 대한핸드볼협회장(23대)이 됐고, 2016년 3월부터 25, 26대 회장을 맡은 최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의 핸드볼 사랑은 남다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협회에 운영비로 후원한 돈만 600억 원이 넘는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재정 지원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투혼의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영화화된 뒤 ‘반짝 관심’에 그쳤던 핸드볼은 SK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재도약하고 있다. 2011년 핸드볼계의 숙원이던 전용경기장(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이 434억 원이 투입돼 세워졌고, 같은 해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출범하며 국내 핸드볼의 틀이 갖춰졌다. 이후 SK는 2012년 여자부 ‘SK 슈가글라이더즈’(SK루브리컨츠)를, 2016년 남자부 ‘SK 호크스’(SK하이닉스)를 각각 창단했다. 슈가글라이더즈는 리그에서 2차례 우승한 강팀이 됐고, 호크스는 2018∼2019시즌 남녀 리그 최초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등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리그 TV 중계를 해온 핸드볼은 초중고교 및 대학 선수들의 모든 경기까지 뉴미디어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스포츠가 되고 있다. 최 회장의 스포츠 사랑은 핸드볼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지난달 24일 제주에서 열린 제주와 수원FC의 프로축구 K리그2(2부)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제주는 SK에너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구단이다. 사실상 승격 여부가 결정되는 이날 선두 제주는 2위 수원FC를 2-0으로 꺾었다. 구단 관계자는 “중요한 게임에 (최 회장이) 경기장을 찾았다. 부담을 줄까 싶어 방문 사실을 최대한 숨겨 감독, 선수도 몰랐다. 경기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염려해 라커룸 방문 없이 기쁜 마음만 전달하겠다고 하고 떠났다”고 전했다. 제주는 1일 서울 이랜드를 3-2로 꺾고 남은 일정과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해 2부 강등 1년 만에 1부 승격의 쾌거를 이뤄냈다. 최 회장은 프로농구 SK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 2018년 챔피언결정전에서 SK가 우승한 뒤에는 상대 팀인 DB 라커룸을 방문해 김주성과 이상범 감독에게 덕담을 건넸다. 지난해 말에는 시즌 첫 연패에 빠진 농구팀을 응원하러 체육관을 방문했다. SK는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DB와 함께 공동 1위로 마쳤다. 한 스포츠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5월에도 최 회장이 각 종목 SK 소속 선수들과 직접 화상 통화를 하며 고충을 듣고 격려했다. 총수가 경기장에 오면 선수들이 긴장하기 마련인데, 우리는 반대인 것 같다. 그만큼 최 회장이 스포츠에 꾸준히 애정을 보였고 선수들도 느끼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정윤철 기자}
“(양)동근이 형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울 수는 없죠. 그래도 동근이 형을 닮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리빌딩 중인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의 가드 서명진(21·사진)의 말이다. 2020∼2021시즌 들어 공격력과 경기 조율 능력이 한층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서명진의 활약 속에 현대모비스는 1일 선두 전자랜드를 96-9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한때 9위까지 떨어졌던 현대모비스의 순위는 2일 현재 5위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가드였던 ‘레전드’ 양동근(39)이 은퇴한 가운데 프로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서명진은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인 평균 5.4도움(전체 4위)과 6.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연승을 기록한 4경기에서의 기록은 평균 10.25득점, 7.5도움에 달한다. 지난달 31일 KT전에서는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인 18점을 올렸고, 1일 전자랜드전에서는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도움 타이인 11개를 기록했다. 서명진의 우상인 양동근의 통산 기록은 평균 11.8득점, 5도움이다. 서명진은 “비시즌에 동근이 형의 경기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포착해 적절하게 패스하는 형의 모습을 따라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 중인 양동근은 카카오톡 메신저로 서명진이 나온 기사를 캡처해 보내며 ‘잘하고 있다. 항상 힘내라’란 격려를 건넨다고 한다. 2018년 부산중앙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현대모비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서명진은 여전히 팀에서 막내다. 하지만 그는 팀의 야전 사령관인 포인트 가드로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서명진은 “유재학 감독님께서 나이가 어려도 네가 팀을 리드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슛 정확도와 수비력을 키워 팀이 상승세를 이어 나갈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DB와 방문경기를 치른다. 한편 2일 경기에서는 타일러 데이비스가 22득점 16리바운드로 활약한 KCC가 KT를 79-77로 꺾었다. KCC는 KGC와 공동 3위가 됐고, 5연패에 빠진 KT는 DB와 함께 공동 9위가 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의 은퇴식이 열린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이동국의 다섯 자녀가 직접 부른 가수 전인권의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가 울려 퍼졌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23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라운드를 떠나는 아빠에게 전하는 아이들의 메시지에 이동국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은퇴 경기에서 여덟 번째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동국은 K리그 역대 최다골(228골)과 최다 공격포인트(305개)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화려했던 그의 축구 인생 이면에는 실패에 대한 좌절과 재기에 대한 걱정 속에 밤잠을 설친 날들도 많았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게으른 천재’라는 평가와 함께 엔트리에서 탈락해 대회 기간 내내 술에 의지하다가 다음 해 군에 입대하기도 했다. 최고 기량을 뽐냈던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진출했지만 EPL 무득점에 그치고 국내로 돌아오는 수모를 겪었다. 그럴 때마다 이동국은 힘든 형편에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뒷바라지한 아버지 이길남 씨(70)의 격려로 다시 일어섰다. “아들이 은퇴하니 이제야 나도 은퇴한다”는 아버지 이 씨는 이날 아들의 슈팅이 빗나갈 때마다 관중석에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동국은 “축구선수 아버지로서는 은퇴하시지만 새로운 삶의 동반자로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겹쌍둥이를 비롯한 다섯 남매는 이동국이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선수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한 동력이었다. 이동국은 “아이들에게 아빠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박수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자녀들과 끌어안고 행복한 웃음을 지은 아빠에게는 1만여 명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동국에게 최강희 전 전북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은 잊지 못할 은인이다. 2009년 당시 최악의 슬럼프에 빠진 이동국을 영입한 최 감독은 “네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계속 경기를 뛰게 하겠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사령탑의 강한 믿음 속에 득점력이 살아난 이동국은 최 감독과 함께 ‘전북 왕조’(K리그 우승 6회)를 만들어 냈다. 이동국은 “최 감독님 덕분에 쓸쓸한 은퇴를 피할 수 있었다. 내 안에 있던 잠재력을 끄집어 낸 분”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의 해피엔딩은 혼자 힘으로는 어려웠다. 흔들리고 쓰러질 때마다 손을 잡아준 고마운 존재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유니폼을 벗은 그 앞에는 지도자, 방송인 등 여러 선택지가 놓여 있다. 어떤 길을 가든 누군가의 걱정을 덜어주고 희망을 보태는 존재가 된다면 인생의 후반전이 더욱 빛날 것 같다. 정윤철 스포츠부 기자 trigger@donga.com}
“실축도 축구의 일부야. 우리에겐 1위가 될 능력이 있어!” 전북과 울산의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26라운드)이 열린 지난달 25일. 구스타보가 페널티킥을 실축해 선제골을 놓쳤지만 전북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에 터진 바로우의 결승골로 승리(1-0)해 1위를 탈환한 뒤 1일 최종전에서 4연패를 완성했다. 전북의 자신감은 ‘우승 DNA’로 불린다. 2018년부터 전북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홍정호는 “우승 경험이 많은 우리 팀은 강팀에 강하고, 이겨야 하는 경기는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26라운드 베스트11을 비교했을 때 전북은 K리그 우승을 맛본 선수가 8명에 달한 반면에 울산의 우승 경험자는 3명이었다. 전북은 올 시즌 울산과 만난 세 경기에서 평균 14개의 슈팅(울산 약 9개)을 퍼부으며 모두 이겼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누구도 우승이 힘들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이 진정한 1위의 정신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선수 연봉 총액 1위(약 158억 원)였던 전북은 올 시즌 개막 전 이청용 등 전현직 국가대표를 대거 영입한 울산(연봉 총액 2위·약 120억 원)과의 ‘큰손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진 보강에 화끈하게 투자한 효과를 봤다. 전북은 구스타보와 바로우의 영입에 이적료 4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보(5골)는 국내 공격진이 부진했을 때 해결사 역할을 했고, 바로우는 울산전에서만 2골을 넣었다. 국내 한 에이전트는 “타이밍에 맞춘 공격적인 투자가 빛났다. 우승을 위해 사활을 건 전북의 승부수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반 20분이 되자 녹색 유니폼을 입은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팬들은 2분간 기립 박수를 쳤다. 등번호 ‘20’을 달고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있는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을 위해 팬 1만251명이 보내는 선물이었다. 시즌 처음으로 전후반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현역 최고령 이동국은 수시로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녹초가 된 상황에서도 장기인 발리 슈팅을 선보이는 등 열정을 불태운 이동국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자신의 바람처럼 은퇴 경기를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1일 대구와의 올 시즌 최종전(27라운드)을 앞둔 전북의 안방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이동국의 애창곡 ‘어느 날’(김민종)이 울려 퍼졌다. ‘내일을 모르는 건 마찬가진데. 왜 나만 그 발걸음을 두려워하나’라는 가사가 2002 한일 월드컵 엔트리 탈락 등 여러 위기를 극복한 자신의 축구 인생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해 온 이동국은 “경기 전부터 내 휴대전화 벨소리와 같은 노래를 들어 ‘찡’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마지막 845번째(프로와 각급 대표팀 경기 포함 출전 횟수) 이야기’라는 모토로 경기에 나선 전북은 이동국이 프로에 데뷔한 1998년에 태어난 조규성(22)의 멀티 골을 앞세워 대구를 2-0으로 꺾었다. 26라운드 울산전 승리로 1위를 탈환한 전북은 승점 60을 기록해 2위 울산(승점 57)을 따돌리고 K리그 최초 4연패를 달성했다. 또 이동국이 입단한 2009년부터 8차례 정상에 오르며 성남(7회)을 제치고 K리그 최다 우승 팀이 됐다. K리그 역대 최다골(228골),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보유자 이동국은 4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와 겹쌍둥이를 비롯한 5자녀 등은 슈팅이 빗나갈 때마다 아쉬워했다. 23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한 이동국은 은퇴식에서 “팬들이 가져온 내 유니폼을 보며 울컥했다. 나만이 전북에서 이 번호를 쓸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북은 역대 구단 선수 중 처음으로 이동국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날 처음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전북의 경기를 본 구단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동국에게 2021년형 신형 럭셔리 미니밴을 선물했다. 경기 후 시상식과 이동국 은퇴식까지 자리를 지킨 정 회장은 2014년에도 전북에서 통산 100골을 넣고, 5번째 자녀를 얻은 이동국을 위해 11인승 승합차를 선물한 적이 있다. 지도자 등 여러 진로를 고민 중인 이동국은 “경기 종료 후 다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지만 오늘까지는 정신이 몸을 지배해 아픔을 참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근육 경련이 일어나지 않는 일을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인 이날 전북 팬들은 ‘선수 이동국은 안녕, 또 다른 이동국과 함께할 전북의 더 많은 날들’이라는 현수막을 내걸며 이동국이 지도자로 돌아오길 바라는 심경을 전했다. 후배들의 성장을 확인한 것도 떠나는 그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이동국에게 조카뻘인 조규성은 전날까지 시즌 2골로 부진했지만 우상이 은퇴하는 날 득점력이 폭발했다. 한편 15년 만의 리그 우승에 도전했던 울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울산은 9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의 이동국과 프로야구의 김태균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각각 23년, 20년을 프로 선수로 살아오며 각종 기록을 보유한 것은 물론이고 ‘연봉킹’ 자리에도 올랐지만 풀지 못한 한도 있다.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별들이 마지막까지 아쉬워했던 것은 무엇일까.》“나도 내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란다.” 올 시즌을 끝으로 23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 1998년 혜성처럼 프로축구 K리그에 데뷔한 후 실패와 재기를 반복해 온 그는 나이를 잊고 살았다고 했다. “멀리 내다보고 살지는 않았다.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한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했다. K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228골)과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등 화려한 업적의 이면에는 ‘비운의 스타’라는 낙인을 지우려 발버둥친 날들이 있었다. 특히 ‘꿈의 무대’라는 월드컵과는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 최연소 출전 기록(19세 52일)을 작성하며 스타로 떠올랐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게으르다’는 평가와 함께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몸 상태가 최고였지만 부상으로 낙마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2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골잡이로 이름을 날린 그였지만 월드컵 본선에선 무득점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2007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으나 정규리그 무득점에 그친 뒤 국내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런 아픔들은 ‘게으른 천재’를 ‘불멸의 오뚝이’로 변화시켰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연습 때도 실전처럼 몸을 던지며 기회(경기 출전 등)의 소중함을 아는 선수가 된 것이다. 월드컵에선 불운이 겹쳤지만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늘 간직한 이동국은 국내 선수 중 역대 최장 기간 국가대표팀 발탁 기록(20년·A매치 105경기 33골)을 남겼다. 그는 “힘들 때는 나보다 더 큰 좌절을 겪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보다는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한 후 7번의 K리그 우승을 달성한 이동국은 다음 달 1일 대구와의 올 시즌 최종전으로 작별을 고한다. 이 경기에서 선두 전북은 비기기만 해도 사상 첫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한다. 이동국과 함께 울고 웃었던 팬들도 이별 준비를 마쳤다. 축구 팬 김영진 씨(34)는 “이동국 하면 장기인 발리슛으로 많은 골을 넣은 화려한 플레이로 유명하지만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일어선 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에서도 한 명의 스타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한화의 상징 김태균(38)이다. 천안 북일고 출신으로 2001년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국내 무대 18시즌 동안(2010, 2011시즌은 일본 롯데 소속) 한화 유니폼만 입었다. 현역 시절 다양한 별명으로 ‘김별명’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던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별명으로 ‘한화의 자존심’을 꼽는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금메달) 등 대표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김태균은 KBO리그에도 많은 발자국을 남겼다. 역대 최다 안타 3위(2209안타), 최다 누타 4위(3577루타)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2209안타는 오른손 타자로는 리그 최다 기록.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장타력이 있는 타자는 선구안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김태균은 모두 갖췄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한 번도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되지 못한 건 영원히 풀지 못할 한으로 남았다. 김태균은 “팀의 중심 타자이자 주축 선수로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자신의 야구 인생에 30, 40점을 매기기도 했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그의 모습은 귀감이 되고 있다. 타격이 잘되지 않았을 때는 너무 잠이 안 와 방망이를 안고 잠을 청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절박함을 지녔다. 그는 은퇴를 결심하고도 구단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2군에서 평소처럼 훈련을 했다. 열심히 준비하는 후배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앞으로 단장 보좌 역할을 맡는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우승을 묵묵히 돕겠다는 각오다. 한화 팬 이정훈 씨(41)는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에도 4번 타자로 꿋꿋이 팀을 이끌었던 김태균은 팬들의 마음속에는 90점이 넘는 한화 레전드”라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스크린골프 기업 골프존이 한층 발전된 기술력으로 완성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를 출시했다. 골프존에 따르면 이번 달 새롭게 출시된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는 골프존이 기존에 선보인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에 다양한 그린 환경 옵션을 추가해 필드와 유사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플레이어가 라운드를 설정할 때 보통 외에 ‘단단함’의 그린 경도 선택이 추가로 가능해졌다. 특히 그린 경도를 ‘단단함’으로 선택했을 때는 골프공의 바운스와 런이 증가하는 등 상황에 따른 변화가 발생한다. 그린 빠르기의 경우 기존 옵션에 ‘빠름’ 단계를 추가해 국내 골프장에서 골퍼들이 체감하는 그린 스피드를 스크린골프에서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2021년형 투비전 플러스는 볼 궤도의 꺾임과 속도, 그린의 높낮이를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는 투비전 퍼팅 격자 옵션도 신설해 실제 필드에서 플레이를 하는 듯한 현실감을 높였다. 벙커샷 상황도 강도에 따른 3가지의 모래 연출과 다섯 가지의 그린 벙커 전용 카메라 연출 등을 추가해 시각적으로 더욱 리얼해진 샷을 만들어냈다. 지인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스크린골프 대결을 벌일 수 있는 ‘무제한 네트워크 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네트워크 플레이는 골프존 매장에서 로그인을 한 뒤 같은 매장 혹은 다른 매장에서 플레이 중인 유저와 동반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최대 동시 접속 인원이 6명이었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인원과 장소에 제한 없이 무제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로 신규 도입된 ‘파3 챌린지’는 18홀을 모두 파3로 구성한 파3 전용 전장에서 다양한 쇼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모드다. 골프존카운티의 시그니처 홀들로 구성된 ‘골프존카운티 파3 CC’와 골프존 가상 CC의 인기 코스로 구성된 ‘GCC 파3 CC’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골프존은 올해 말까지 투비전 플러스 전용 ‘파3 챌린지’ 신규 모드 오픈을 기념해 총 3억 원 규모의 홀인원 경품이 걸린 ‘파3 챌린지 이벤트’도 진행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95년생 동갑내기 가드 대결에서 김낙현(전자랜드)이 허훈(KT)에게 완승을 거둔 전자랜드가 프로농구 선두를 질주했다. 전자랜드는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84-62로 대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선두 전자랜드(6승 1패)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SK(5승 2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연장전 끝에 패해 체력 저하 문제에 시달린 KT(3승 5패)는 3연패에 빠지며 8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시즌 전자랜드 에이스로 떠오른 김낙현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렸다. 또한 7개의 도움까지 기록했다. 지난 시즌 기량발전상 수상자인 김낙현은 평균 득점(13.3점)과 도움(5.4개) 모두 2017∼2018시즌 프로 데뷔 이후 최고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낙현은 “아직 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괜찮다. 상대 에이스인 허훈에 대한 수비가 잘됐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인 허훈은 강한 압박 수비에 막혀 무득점에 그쳤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금 우리는 잃을 게 없는 꼴찌야. 그냥 부담 없이 뛰어 보자.” 18일 신한은행과의 20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 경기를 앞두고 KB스타즈 박지수(22·196cm)는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기 때문에 최장신 센터 박지수를 보유한 KB스타즈가 ‘절대 1강’으로 꼽혔다. 하지만 주위의 예상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KB스타즈는 개막 후 2연패(당시 최하위·6위)를 당했다. 이 때문에 박지수는 신한은행(당시 1위)과의 대결을 앞두고 “어차피 1위와 꼴찌의 싸움” 등 자조 섞인 농담을 던져 동료들이 중압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슈터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주저하지 말고 외곽에서 기회가 나면 슛을 쏴. 그래야 나도 리바운드를 잡지!” 이날 KB스타즈는 27점을 폭발시킨 박지수의 활약과 11개의 3점슛(성공률 약 41%)을 앞세워 86-61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를 시작으로 3연승을 달린 KB스타즈는 27일 현재 공동 1위(3승 2패)로 올라섰다. 실력과 리더십이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는 박지수의 활약에 KB스타즈는 우승 후보다운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뛸 당시 외국 선수들이 한 경기 결과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팀 분위기를 밝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프로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박지수는 득점(평균 27.80점)과 리바운드(평균 15.80개), 블록슛(평균 3.40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 출전 시간도 35분29초로 데뷔 이후 가장 오래 코트를 누비고 있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가 없다 보니 골밑에서 자신감 있게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또 비시즌에 WNBA에 참가하지 않고 국내에서 허리 재활을 완벽히 해 몸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골밑에서 치열한 몸싸움으로 멍투성이가 되는 그를 팀 동료들은 ‘바둑이’라고 부른다.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외국인 선수가 없기에 박지수는 전보다 더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도중 팔꿈치에 상처가 나 피를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약간 둔한 편이어서 경기 중에는 (상대와) 부딪친 줄도 모른다. 에이스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개인 성적과 팀 승리를 모두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정신적으로 단단해진 박지수지만 이따금씩 누군가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그는 “승부처에서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슛이 안 터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항상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미국·184cm)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KB스타즈에서 두 시즌을 뛴 쏜튼(지난 시즌 평균 19득점)은 요즘도 KB스타즈 선수들에게 영상편지로 근황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에 잃어버린 왕좌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로 중도에 마친 지난 시즌에 KB스타즈는 우리은행에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에 우승을 놓친 충격이 너무 컸다. 부상 없이 전 경기를 완주해 2018∼2019시즌처럼 팀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41·전북·사진)이 프로 선수로 23년간 활약했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동국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한 올 시즌을 끝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은퇴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199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그해 프랑스 월드컵에서 자신감 넘치는 슈팅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선수 월드컵 최연소 출전 기록(19세 2개월)을 세워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공을 향해 달릴 때 휘날리는 긴 머리카락이 사자 갈기 같아 ‘라이언 킹’으로 불리며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닌 그는 어느덧 K리그1 최고령 선수로 고별전을 치르게 됐다. 전북은 이날 “이동국이 28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11월 1일·전주)인 대구전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고 전했다. 현재 선두 전북은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K리그 최초로 4연패를 달성한다. 이동국은 “다가오는 안방경기가 등번호 20번을 달고 팬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끝까지 축구 선수 이동국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역대 최다인 네 차례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K리그를 호령한 이동국은 역대 최다골(228골)과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기록을 갖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2006∼2007, 2007∼2008시즌 미들즈브러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친 뒤 국내로 돌아온 이동국은 극심한 슬럼프를 겪다가 2009년 전북 입단 후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 감독)의 도움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1회)과 7번의 K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팀에서는 두 차례 큰 아픔을 겪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탈락한 뒤 다음 해 군 입대(국군체육부대)하기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십자인대가 끊어져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그럼에도 태극마크를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은 이동국은 A매치 105경기(역대 공동 10위)에 출전해 33골(역대 공동 4위)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40대에 접어든 지난해에도 팀 내 공동 3위에 해당하는 9골을 넣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겹쌍둥이를 비롯해 5자녀를 둔 그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투잡형 스포테이너(스포츠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무릎 부상으로 두 달가량 결장했고, 여기에 팀 내 입지가 줄어들어 10경기 출전(4골)에 그친 것도 은퇴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 관계자는 “이동국이 지난주에 ‘박수 받을 때 떠나는 것이 좋겠다’며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이동국은 우선 11월에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 A급 지도자 강습회 2차 과정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전북은 구단 레전드인 이동국이 향후 지도자 수업을 받을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이동국 K리그 통산 기록 (26일 현재)▽ 득점: 1위(228골), 2위 데얀(198골) ▽ 공격 포인트: 1위(305개), 2위 데얀(246개) ▽ K리그1 MVP 수상 횟수: 1위(4회), 2위 신태용(2회) ▽ 도움: 2위(77도움), 1위 염기훈(110도움) ▽ 출전 경기: 2위(547경기), 1위 김병지(706경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 전북이 105일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으며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K리그 최초 4연패를 노리는 전북은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K리그1 2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7월 12일 울산에 선두를 내준 이후 줄곧 2위였던 전북은 승점 57을 쌓아 울산(승점 54)을 2위로 끌어내렸다. 다음 달 1일 전북과 울산은 각각 대구(5위), 광주(6위)를 상대로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전북은 비겨도 정상에 오른다. 전북이 패하고, 울산이 이겨 다시 승점 동률이 될 때는 다득점으로 우승을 가린다. 현재 울산이 51골로 전북(44골)을 크게 앞서 있다. 후반 18분에 나온 ‘실책성 플레이’가 승패를 갈랐다. 울산 수비수 김기희는 전북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골키퍼 조현우에게 전달하기 위해 ‘헤딩 백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김기희와 조현우 사이의 거리는 약 15m에 달했고, 그 공간에 전북 바로우가 있었다. 바로우는 김기희의 어설픈 백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각각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삼고 있는 전북과 울산의 올 시즌 정규리그 ‘현대가 더비’에서는 전북이 3승을 거뒀다. 역대 100번째 맞대결에서 38승 26무 36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9월 양 팀의 시즌 두 번째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K리그1 데뷔골을 넣었던 바로우는 이날 정규리그 2호 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려 ‘울산 킬러’로 떠올랐다. 반면 양 팀의 첫 정규리그 맞대결(6월) 당시 퇴장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울산 김기희는 명예 회복에 실패했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과 풍부한 우승 경험이 울산을 제압하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15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울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다시 선수들이 일어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마지막 경기를 어떻게든 이기고 (전북의 패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의 주니오(브라질)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25골을 넣어 경기당 1골을 터뜨렸다. 그는 2위 일류첸코(포항·17골)를 8골 차로 앞섰다. 득점왕을 예약한 주니오가 1부 리그 외국인 선수로 역대 5번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기 위한 마지막 과제는 울산의 우승이다. 7월 12일부터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18일 포항에 0-4로 지면서 2위 전북에 승점 동률(54점)을 허용했다. 울산은 다득점(울산 51골, 전북 43골)에서 앞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은 25일 오후 4시 반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추격자 전북과 2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의 승자는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최종 27라운드(울산-광주, 전북-대구)를 치를 수 있다. 수비수 불투이스와 공격수 비욘 존슨이 포항전 퇴장 여파로 결장하는 울산이 승리하려면 최근 2경기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한 주니오가 살아나야 한다.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블루 드래건’ 이청용이 복귀해 주니오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5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김도훈 울산 감독은 “전북을 이기고 우승해야 진정한 우승”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울산은 전북과의 두 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전북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역전 우승을 꿈꾼다. 지난해 2위인 상태로 치른 최종전에서 승리한 전북은 포항에 1-4로 패한 울산과 승점 동률을 이룬 뒤 다득점에서 앞서 우승했다. 당시 울산 소속으로 아픔을 맛본 지난해 MVP 김보경이 전북으로 팀을 옮긴 올 시즌 울산에 다시 아픔을 안길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즌 초반 슬럼프에 빠졌던 김보경은 8월부터 경기력이 살아났다.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전북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올 시즌 ‘유관중’으로 치른 4경기에서 모두 득점해 ‘유관중 요정’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울산전도 경기장 내 8789석이 팬들에게 개방된다. K리그 최초의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이라서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다. 전북은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이겨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TV로 더CJ컵을 보니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대상에 집중한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11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태훈(35)은 대회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16∼19일) 출전권을 포기했다. 올해 목표인 코리안투어 대상을 겨냥한 선택이었다. 대상 포인트 2위(2870.5점)로 선두 김한별(2975점)을 추격 중인 김태훈은 역전을 위해선 포인트 추가가 절실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미국에서 열린 더CJ컵에 출전했다면 귀국 후 자가 격리로 22일 개막하는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 참가할 수 없었다.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는 이 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11월 5∼8일)만 남았다. 더CJ컵에 참가한 김한별과 이재경(대상 포인트 3위) 등이 전자신문 오픈에 뛸 수 없게 돼 이 대회에서 김태훈이 단독 35위 이상으로 마치면서 대상 포인트 4위 이창우(2623.58점)보다 순위가 높으면 1위로 올라선다. 김태훈은 전화 인터뷰에서 “대상 수상자에게는 다음 시즌 유러피안투어 시드가 주어진다. 유럽 무대 진출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상금 선두(약 4억7000만 원)인 그는 “대상과 상금왕에 평균 타수 1위(현재 공동 3위·69.93타)까지 거머쥐면 최고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통산 4승을 올린 김태훈은 2013년 장타왕에 오른 대표적 장타자다. 이번 시즌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5.71야드로 6위. 그는 “꾸준히 근력 운동을 했다. 초등학생 때 (스윙 동작이 있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장타가 주무기였던 그이지만 20대 시절 ‘드라이버 입스(불안 상태)’로 고통을 겪었다. “멘털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산속 도인과 함께 생활해 보기도 했지만 고쳐지지 않아 선수 생활 중단까지 고민했다. 2012년부터 성적 부담을 내려놓으니 상태가 좋아졌다. 2013년 첫 우승(보성CC 클래식)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궁합이 잘 맞는 새 병기도 효자가 됐다. 김태훈은 11월 12일 출시되는 타이틀리스트의 신제품 TSi2 드라이버를 사용한 첫 대회(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두 번째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타이틀리스트에 따르면 김태훈은 공식 출시를 앞두고 전 세계 주요 투어에 사전 공급된 TSi 드라이버로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앞서 2년 전에도 그는 신제품인 타이틀리스트 TS 드라이버로 교체한 직후 정상에 올랐다. 김태훈은 “대회 때 티샷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져 안심했다. 관용성이 뛰어난 드라이버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랙맨 장비로 측정했을 때 비거리도 6야드가량 늘어나 최대 330야드까지 날려 봤다. 원하는 곳으로 공을 멀리 보내려면 좋은 장비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제 4쿼터야. 제발 집중해. 왜 공격 리바운드를 못 잡는 거야.” 삼성과 전자랜드의 2020∼2021시즌 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안방 팀 삼성 이상민 감독은 4쿼터 시작 후 51초 만에 작전타임을 부른 뒤 선수들에게 읍소하듯 말했다. 3쿼터까지 76-63으로 앞선 삼성의 득점이 멈춘 사이 전자랜드가 4득점 하며 추격을 시작한 상황이었다. 이 감독은 앞선 4경기 모두 4쿼터에 상대보다 득점이 적었던 것이 4연패의 원인이었던 만큼 이날은 뒷심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이 감독의 간곡한 주문에도 삼성은 4쿼터 득점에서 전자랜드에 10-21로 밀렸다. 골밑 싸움에서도 열세를 보이며 13개의 리바운드를 내줬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이전과 달리 이날 삼성에는 승리를 지킨 ‘한 방’이 있었다. 삼성은 전자랜드 이대헌과 에릭 탐슨(이상 18득점)에게 연신 골밑 공격을 내주며 경기 종료 2분 23초를 남기고 80-80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에 몰린 삼성의 해결사는 슈터 임동섭(13득점·사진)이었다. 그는 82-82로 동점이던 경기 종료 49초 전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후 삼성은 아이제아 힉스(12득점)가 자유투로 1점을 추가하며 86-84로 힘겹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연패를 탈출한 이 감독이지만 홀가분하게 승리를 즐기지는 못했다. 그는 “3쿼터까지는 나무랄 데가 없었으나 또다시 4쿼터에 흔들렸다.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하라고 지시했지만 오늘도 따라잡혔다.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단독 꼴찌(10위)였던 삼성은 이날 승리로 LG 등과 공동 8위가 됐다. 선두 전자랜드는 삼성에 덜미를 잡혀 개막 후 연승 행진을 4경기에서 마감했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 자유투 성공률이 50%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임동섭에게 득점을 허용하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이 돼 버렸다. 선수들이 각자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36초가 흐른 뒤였다. 토트넘 진영에서 단짝인 해리 케인이 공을 잡자 왼쪽 측면에 있던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은 상대 골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케인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 후 45초 만에 벼락같은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케인에게 달려가 안겼다. 손흥민의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공식 경기 최단시간 골이었다. 종전 기록은 2014년 레버쿠젠(독일) 소속으로 작성한 69초. 일찌감치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전반 8분에는 케인의 골에 도움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안방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에도 토트넘은 3-3으로 비겨 6위를 유지했다. 이번 시즌 리그 7호 골과 2호 도움(시즌 기록 8골 4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도미닉 캘버트르윈(에버턴)과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EPL 통산 60골을 넣은 손흥민은 그동안 스프린트와 중거리 슈팅 등으로 예열을 마친 뒤 전반 16분에서 30분 사이에 가장 많은 골(12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날은 경기 시작 후 1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벼락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했다. EPL 역대 최단시간 골 기록은 셰인 롱(사우샘프턴)이 2018∼2019시즌에 작성한 7.69초다. EPL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은 역대 개막 후 5경기 공격포인트 순위에서 공동 4위(9개)를 기록했다. 웨스트햄전에서 2골 1도움을 추가한 케인이 공격포인트 12개(5골 7도움)로 역대 1위에 올랐다. EPL 사무국은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과 케인은 이날 2골을 포함해 EPL에서 총 28골을 합작해 역대 공격 듀오 골 합작 순위에서 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역대 1위는 첼시의 레전드인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퍼드가 합작한 36골이다. 손흥민이 득점한 EPL 46경기에서 토트넘은 무려 39승(6무 1패)을 거뒀다. 이날도 토트넘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손흥민 덕분에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지만 후반 35분 손흥민이 교체로 빠진 뒤 자책골 등으로 12분 동안 3골(후반 37, 40, 49분)을 내주며 허무하게 비겼다.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과 함께 역습의 중심인 손흥민이 빠지면서 상대팀 수비수들이 편하게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손흥민은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정신을 차리고 집중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런 슬픈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다가 임대 이적으로 친정팀 토트넘으로 돌아온 세계적 윙어 개러스 베일(31)은 이날 후반 27분에 투입돼 7년 5개월여 만에 EPL 복귀전을 치렀다. 손흥민과 베일은 8분가량 함께 뛰었다. 무릎 부상에 따른 재활을 최근에 마친 베일은 토트넘이 3-2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후반 47분) 결정적 기회에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는 등 아직 실전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슈퍼 소니’ 손흥민(28)은 팀 동료가 공중으로 높게 던진 농구공이 떨어지는 모습을 주시했다. 오른발을 앞으로 살짝 뻗은 그는 부드러운 볼 트래핑으로 공이 자신의 앞에 놓이게 했다. 농구공 무게는 630g 정도로 축구공(약 430g)보다 훨씬 무겁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레알)에서 뛰다 임대 이적으로 친정팀 토트넘에 돌아온 온 개러스 베일(31)은 손흥민의 수준 높은 볼 트래핑을 보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무릎 부상 치료를 마친 베일과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은 16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훈련장 홋스퍼 웨이에서 농구를 즐기며 다가올 리그 경기에 대한 긴장을 풀었다. 레알에서 뛸 당시 수준급 골프 실력을 자랑했던 베일(핸디캡 3)은 이날 미니 농구 경기에서 장거리 점프슛을 적중시키는 등 만능 스포츠맨의 면모를 보여줬다. 측면 수비수 맷 도허티는 농구공을 발로 차서 림에 넣는 묘기를 펼치기도 했다. EPL 6위 토트넘은 19일 0시 30분(한국 시간) 런던에서 웨스트햄(10위)과 5라운드 안방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왼쪽)-해리 케인(중앙)-개러스 베일(오른쪽)로 구성된 스리톱 라인을 처음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즌 손흥민과 케인이 각각 7골, 8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공격 감각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레알에서 7시즌을 뛰며 105골을 터뜨린 베일의 합류로 토트넘은 EPL 최강의 삼각편대를 갖추게 됐다. 왼발 킥이 뛰어난 베일은 손흥민과 좌우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홈페이지를 통해 ‘EPL 최고의 스리톱을 보유한 팀은 어디인가’라는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16일 현재 36%의 득표율(득표 수는 미공개)을 기록 중인 토트넘은 34%의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무함마드 살라흐-호베르투 피르미누-사디오 마네)을 제치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BBC는 “손흥민-케인-베일은 EPL에서 가장 치명적인 스리톱이 될 수 있다. 경험이 풍부한 베일이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고 분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승에 도전하는 김시우(25)가 더CJ컵 첫날 톱10에 진입했다. 김시우는 1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크리크GC(파72)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9위에 자리했다. 7언더파 65타로 선두에 오른 티럴 해턴(잉글랜드)과는 4타 차. 김시우는 이날 자신의 우상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87.5야드로 매킬로이(329야드), 가르시아(291야드)에게 밀렸지만 안정적인 쇼트 게임을 바탕으로 셋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가르시아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22위, 매킬로이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37위에 자리했다. 김시우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라운드였다. 2라운드도 오늘같이 플레이를 한다면 주말에 좋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임성재(23위)는 6오버파 78타로 공동 72위에 머물렀다. 디펜딩 챔피언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이븐파 72타(공동 3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중학생 신동’ 이정현(운천중 2·사진)이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27)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로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국가대표 이정현은 15일 대전 유성CC(파72)에서 열린 제44회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이지현(18·서울컨벤션고2)과 공동 선두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이겼다. 선두 이지현에게 2타 차 2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을 이룬 이정현은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을 떠올리게 했다. 2006년 이 대회에 이정현처럼 중학교 2학년으로 출전한 김세영은 2위로 최종일을 출발해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이정현은 만 13세 11개월 1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김세영(만 13세 5개월 9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이정현은 “기량이 좋은 언니들이 많이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해 행복하다. 존경하는 선수인 김세영 프로님처럼 중학교 2학년 때 우승한 만큼 나도 프로가 되면 김 프로님처럼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7세 때 골프를 시작해 뉴질랜드에서 골프 유학을 하며 실력을 키운 이정현은 중학교 1학년이었던 지난해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나는 늘 장타를 친다. 그럼에도 요즘은 더 멀리 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16일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크리크GC(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에 출전하는 세계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장타력을 앞세워 코스를 정복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2018년 PGA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319.7야드)에 오르며 첫손가락에 드는 장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렇지만 20kg이나 체중을 불리면서 괴력의 골퍼로 변신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110kg)에게 최고 장타자 자리를 내줬다. 지난 시즌 비거리 1위 디섐보는 이번 시즌에도 평균 344.4야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킬로이는 11위(328.5야드)다. 디섐보에게 자극을 받은 매킬로이는 더CJ컵을 앞두고 장타력 강화에 집중했다. 최근 매킬로이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스윙 분석 장비 사진을 보면 볼 스피드는 시속 186마일, 공이 날아간 거리(캐리 거리)는 340야드로 측정됐다. 지난 시즌 매킬로이의 평균 볼 스피드는 시속 178.24마일(디섐보 시속 184.73마일)이었다. 매킬로이는 “최근 2주 동안 헬스장에서 비거리 향상을 위한 훈련을 했다. 클럽 샤프트도 기존 75g짜리에서 60g으로 바꿔 가볍다. 공을 더 멀리 보내기 위해 여러 실험을 했는데 스윙할 때 클럽과 몸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디섐보가 휴식을 위해 더CJ컵에 불참하는 가운데 매킬로이는 처음으로 출전하는 이번 대회를 숙원 가운데 하나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각오다.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다음 달로 연기된 마스터스에서만 무관에 그친 매킬로이는 “더CJ컵에서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려 마스터스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더CJ컵 참가 선수들은 CJ그룹이 주최하는 다양한 음식 이벤트도 체험하고 있다. 이언 폴터(잉글랜드)는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시식을 했고, 리키 파울러(미국)는 만두를 만들었다. 파울러는 “한국 음식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