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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만점에 60점.’ 국내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반도체 장비 등 주요 분야에서 한국에 매긴 점수다. 반도체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도 신규 펀드 조성 등 긴급 지원책을 내놨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 100명(학계 60명, 산업계 40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반도체 분야별 최고 수준 국가(기업)의 점수를 100으로 산정했을 때 한국 업계의 수준으로 ‘AI 반도체 소프트웨어’(56) ‘AI 반도체 설계’(56) ‘차량용 반도체 설계’(59) 부문 등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내렸다.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으로 표현되는 반도체 후방산업인 ‘장비’(60) ‘부품’(63) ‘소재’(65) 분야의 기술 수준도 낮게 평가됐다. 또 메모리와 시스템, AI 반도체 등 모든 반도체 분야에 걸쳐 한국의 설계 능력은 공정 능력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진단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점인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만 유일하게 설계(92)와 공정(95) 부문 모두에서 최고 수준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는 ‘반도체 고급 기술 인력 수급과 인력 양성 시스템 부족’(14.0%)이 꼽혔다. 실제 반도체 산업 현장의 전문 인력 수요(100) 대비 국내 수급 현황에 대해서도 AI 반도체 설계(55), 차량용 반도체 설계(59) 등 현재의 두 배 가까운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체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금융, 세제 분야 등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9차 혁신성장 BIG3(미래차·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 추진회의’에서 “올해 안에 소부장 반도체펀드 1000억 원, ‘D.N.A(데이터, 네트워크, AI)+빅3’ 모태펀드 1000억 원 등 2800억 원을 신규 조성해 추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신성장·원천기술 이외의 별도 트랙을 만들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곽도영 now@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지난해 복권 판매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었다. 5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5조4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6219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복권 판매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로또(온라인복권) 판매액이 4조73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즉석복권(3690억 원), 연금복권(2253억 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판매액의 절반 정도인 2조7993억 원이 당첨금으로 지급됐고, 나머지는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사업 등에 사용됐다. 로또 당첨금이 2조368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복권 판매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복권을 많이 산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경마 등의 관람이 제한된 여파로 풀이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일이 끊기거나 경마, 경륜 등의 여가 활동이 제한되면서 복권을 구매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지난해 4월부터 연금복권 1등 당첨금이 월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정부가 내년 가상화폐 과세 방침을 굳힌 가운데 과세 대상 금액에서 가상화폐 채굴에 들어간 전기요금을 빼주기로 했다. 가상화폐는 컴퓨터로 특정 연산을 수행하면 채굴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고성능 컴퓨터나 채굴기를 장시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화폐 채굴자에게 내년 1월부터 전기료를 제외한 연 250만 원이 넘는 가상화폐 거래 이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매긴다. 전기료를 필요 경비로 보고 수익에서 빼준다는 것이다. 세금은 총수입에서 자산 취득가액과 거래수수료 등 필요 경비를 뺀 순수익 금액에 대해 부과한다. 일반적인 가상화폐 투자자의 경우에는 거래수수료를 필요 경비로 인정해준다.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된 전기료를 경비 처리하려면 채굴자가 채굴에 쓴 전기요금을 직접 계산해 신고하고 입증해야 한다. 가상화폐 채굴자 및 투자자는 매년 5월 전년도 가상화폐 거래 소득을 신고해야 한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정부가 내년 가상화폐 과세 방침을 굳힌 가운데 과세 대상 금액에서 가상화폐 채굴에 들어간 전기요금을 빼주기로 했다. 가상화폐는 컴퓨터로 특정 연산을 수행하면 채굴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고성능 컴퓨터나 채굴기를 장시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화폐 채굴자에게 내년 1월부터 전기료를 제외한 연 250만 원이 넘는 가상화폐 거래 이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매긴다. 전기료를 필요 경비로 보고 수익에서 빼준다는 것이다. 세금은 총수입에서 자산 취득가액과 거래수수료 등 필요 경비를 뺀 순수익 금액에 대해 부과한다. 일반적인 가상화폐 투자자의 경우에는 거래 수수료를 필요 경비로 인정해준다.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된 전기료를 경비 처리하려면 채굴자가 채굴에 쓴 전기요금을 직접 계산해 신고하고 입증해야 한다. 가상화폐 채굴자 및 투자자는 매년 5월 전년도 가상화폐 거래 소득을 신고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정 장소에 컴퓨터를 갖다 놓고 가상화폐를 채굴했고, 전기료는 얼마나 나왔는지를 입증해야 한다”며 “국세청에서 증빙서류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지난해 복권 판매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었다. 5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5조4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6219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복권 판매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로또(온라인복권) 판매액이 4조73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즉석복권(3690억 원), 연금복권(2252억 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판매액의 절반 정도인 2조7993억 원이 당첨금으로 지급됐고, 나머지는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사업 등에 사용됐다. 로또 당첨금은 2조3685억 원이 가장 많았다. 복권 판매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복권을 많이 산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경마 등의 관람이 제한된 여파로 풀이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일이 끊기거나 경마, 경륜 등의 여가활동이 제한되면서 복권을 구매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지난해 4월부터 연금복권 1등 당첨금이 월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지난해 공기업 11곳이 적자로 돌아섰다. 공기업 4곳은 적자 폭이 전년보다 확대됐다.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공기업 36곳 중 11곳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적자로 전환됐다. 강원랜드는 2019년에 당기순이익이 3346억540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758억79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밖에 한국마사회(―4368억2800만 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1285억600만 원), 인천국제공항공사(―4228억5300만 원), 한국공항공사(―1486억5900만 원) 등이 적자를 봤다. 공기업 4곳의 지난해 적자 폭은 코로나19로 확대됐다. 유가 하락과 생산량 감소에 따른 매출액 감소가 영향을 줬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4월 수출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 효과와 경기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511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1% 증가했다. 이는 미국 경제 회복으로 주력 상품의 대미 수출이 크게 늘었던 2011년 1월(44.1%)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출액은 2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었다. 역대 4월 수출액 중에선 가장 많았다. 수출이 큰 폭으로 성장한 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 효과와 백신 보급 이후 세계 교역이 회복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지난해 4월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중간재 품목들이 호조세를 보였다”고 했다.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역대 최대 규모인 71개로 늘어났다. 외국인의 총수(동일인) 지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다른 외국계 기업처럼 그룹을 지배하는 총수를 뜻하는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이에 대해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29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역대 최대 규모인 71개(소속 회사 2612개)로 전년보다 7개 늘었다고 밝혔다. 쿠팡,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해상, 중앙그룹, 반도홀딩스, 대방건설, 엠디엠, 아이에스지주 등 8곳이 새로 포함됐다. KG그룹은 빠졌다.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회사는 대규모 내부거래나 주식 현황을 신고해야 한다. 총수 일가는 사익 편취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 중 자산이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0개로 지난해보다 6개 증가했다.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늘어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성장하며 기업들의 자산 가치가 상승한 데다 제약·정보기술(IT) 업종이 급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쿠팡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면서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단, 동일인(그룹을 지배하는 총수)은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이 지정됐다. 공정위는 그간 외국계 집단에 대해 최상위 지배회사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김 의장 일가가 보유한 회사가 쿠팡 외엔 전혀 없기 때문에 동일인이 김 의장이든 쿠팡이든 규제 대상은 같다”고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지 않는 관행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란 비판도 나온다. 쿠팡을 지배하는 미국 회사 쿠팡Inc의 의결권을 김 의장이 77%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총수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장이 총수로 지정될 경우 총수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가진 회사(상장사 기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데 김 의장은 이번에 이런 규제의 감시망을 피하게 된 셈이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의장이 실질적 지배자인데도 동일인 지정을 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공정위는 동일인의 정의와 요건, 변경 절차 등을 구체화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업집단 지정 자료에 허위나 누락이 있으면 동일인이 형사처벌을 받는데 현재 외국인에게는 이를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한국계 외국인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창업한 첫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제도를 검토하고 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차와 효성은 창업 3세인 정의선 회장과 조현준 회장이 총수로 지정됐다. 이전 총수들이 각각 자신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모두 위임한 점이 고려됐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기아자동차의 사명을 기아로 바꿨고 조 회장은 1조40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를 결정하는 등 경영상 주요 결정을 내린 점도 이번 지정에 영향을 미쳤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역대 최대 규모인 71개로 늘어났다. 외국인의 총수(동일인) 지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다른 외국계 기업처럼 그룹을 지배하는 총수를 뜻하는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이에 대해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29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역대 최대 규모인 71개(소속 회사 2612개)로 전년보다 7개 늘었다고 밝혔다. 쿠팡,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해상, 중앙그룹, 반도홀딩스, 대방건설, 엠디엠, 아이에스지주 등 8곳이 새로 포함됐다. KG그룹은 빠졌다.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회사는 대규모 내부거래나 주식 현황을 신고해야 한다. 총수 일가는 사익 편취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 중 자산이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0개로 지난해보다 6개 증가했다.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늘어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성장하며 기업들의 자산가치가 상승한 데다 제약·정보기술(IT) 업종이 급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쿠팡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면서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단, 동일인(그룹을 지배하는 총수)은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이 지정됐다. 공정위는 그간 외국계 집단에 대해 최상위 지배회사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김 의장 일가가 보유한 회사가 쿠팡 외엔 전혀 없기 때문에 동일인이 김 의장이든 쿠팡이든 규제 대상은 같다”고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지 않는 관행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란 비판도 나온다. 쿠팡을 지배하는 미국 회사 쿠팡Inc의 의결권을 김 의장이 77%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총수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장이 총수로 지정될 경우 총수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가진 회사(상장사 기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데 김 의장은 이번에 이런 규제의 감시망을 피하게 된 셈이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 의장이 실질적 지배자인데도 동일인 지정을 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공정위는 동일인의 정의와 요건, 변경 절차 등을 구체화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업집단 지정 자료에 허위나 누락이 있으면 동일인이 형사처벌을 받는데 현재 외국인에게는 이를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한국계 외국인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창업한 첫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제도를 검토하고 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차와 효성은 창업 3세인 정의선 회장과 조현준 회장이 총수로 지정됐다. 이전 총수들이 각각 자신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모두 위임한 점이 고려됐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기아자동차의 사명을 기아로 바꿨고 조 회장은 1조40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를 결정하는 등 경영상 주요 결정을 내린 점도 이번 지정에 영향을 미쳤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생산성본부(KPC)의 부회장직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간부 출신 A 씨가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막판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정부 유관단체나 산하기관의 ‘숨은 자리’를 정치권과 청와대 출신들이 차지하는 ‘그림자 낙하산’ 관행이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공석인 KPC 부회장직에 민노총 간부 출신 A 씨가 거론되고 있다. KPC는 산업부 산하 정부 유관단체로 산업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 조사를 맡고 있다. KPC 부회장은 이사회가 선임한 뒤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임명된다. A 씨는 KPC 노조 및 민노총 간부 등으로 20년 정도 일하다가 현재 KPC 산하 출판업체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A 씨는 경력 대부분이 노조 활동이어서 부회장직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며 “선임 절차가 있는데도 권력 핵심에서 (A 씨를) 왜 당장 부회장직에 임명하지 않느냐고 압박한다”고 말했다. 민노총 출신 외에도 청와대 행정관, 국회 보좌관 등이 정부 유관단체나 자회사 등의 숨은 요직을 맡는 ‘그림자 낙하산’은 정권 말마다 반복됐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관장이나 주요 임원은 선임 절차가 갖춰져 있어도 윗선의 입김에 좌우되기 쉽다”며 “규모가 작은 유관단체는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더 취약할 것”이라고 했다. 靑-與의원실 출신, 公기관 꽂아넣기… “전문성 없다” 노조도 반발임기말 '낙하산 인사' 사례 보니“4·7 재·보궐선거 끝나고 나니 청와대나 국회에서 인사 청탁이 심해졌습니다.” 한 공공기관 인사 관계자는 최근 힘 있는 곳의 인사 청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치권 인사들을 정부유관단체나 공공기관에 앉히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공공기관과 정부부처 인사 담당자 사이에서도 “인사 절차를 무시하는 요청이 온다” “임기 초와 달리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후보에 넣으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감시망 느슨한 유관기관에 낙하산 쉬워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직유관단체는 1282곳이다. 이 중 정부의 심의를 받는 공공기관은 350곳뿐이다. 전체 유관단체의 73%가량이 느슨한 감시망 탓에 외부 인사들의 타깃이 돼 ‘그림자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정부유관단체인 지방공기업평가원에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부산시 선대위 정책단장이던 최모 씨가 이사장 자리를 차지했다. 외부 인사라 하더라도 전문성이 있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관련 경력이 부족한 인사들은 노조 등 조직 내부의 반발이나 ‘코드 인사’ 논란에 휘말린다. 최근 IBK기업은행 자회사 IBK서비스 부사장에는 금융업계 및 공기업 경력이 부족한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인사가 임명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씨는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심의를 받지 않는 정부유관단체들의 경우 인사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단체가 자리를 마련해주는 대가로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여러 이익을 얻는 거래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공모 작업이 진행 중인 공공기관도 낙하산 논란에서 예외가 아니다. 현재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인천항만공사 경영부사장의 경우 최종 면접에 올라온 후보자 3명 중 1명이 전직 인천시의원이자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졌다. 항만공사 노동조합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 임원 2727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정부와 여당의 ‘코드 인사’로 의심되는 사례가 466명(17%)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임기 말 ‘마지막 밥그릇’ 두고 경쟁 현 정부 들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환으로 추진된 자회사 설립이 낙하산 인사의 창구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의 오중기 사장은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출신으로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김태환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옥관리 사장은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출신이다. 지난해 10월 임명된 성기청 국토정보공사(LX) 상임감사는 LX 자회사인 LX파트너스 대표로 일하다가 자리를 옮겼다. 민주당 의원 보좌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선거캠프 부본부장 등으로 일해 온 경력이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유죄 판결의 영향으로 정권 말 ‘낙하산 인사’가 ‘알박기 인사’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인사들을 압박하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정권이 바뀌더라도 공공기관 임원 임기가 보장된다’는 기대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엔 공공기관 사장들이 정권이 바뀌면 3년 임기를 못 채운 채 물러나는 게 관행이었지만 지금은 임명돼도 2년은 더 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려면 공공기관 인사에 대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공공기관 기관장 임명권을 강화하되 부적격 인사일 경우 책임을 지게 하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남건우 기자 / 김호경·유재영 기자}
가상화폐 가격이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며 투자자 혼란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주무부처조차 못 정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2017년 가상화폐 광풍으로 한바탕 혼란을 겪은 지 4년 가까이 지났지만 정부 여당의 ‘뒷북’ 대응은 비트코인 광풍이 휩쓸고 간 이전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전날 고위 당정청 협의를 열고 가상화폐 주무부처를 어디로 정할지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주무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금융위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볼 것인지, 새로운 화폐로 봐야 하는지 부처 간 합의가 없는 데다 관련법도 없어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약 200곳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난립하고 9300여 개의 가상화폐가 거래될 정도로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비하고 대책을 세울 주무부처조차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당도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경고 뒤 2030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민심이 악화하자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트코인과 관련해 당내 대응 주체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번 주에 논의 속도가 붙고, 지도부가 정상적으로 구성된 뒤 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박민우·박효목 기자}
“가상화폐는 화폐 기능이 있으니 기획재정부가 맡아야 한다.” “가상화폐 사업자의 유사수신행위를 규율하려면 금융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박광온 사무총장,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배석한 가운데 25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를 어느 부처가 맡을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의 성격조차 규정하지 못하다 보니 부처 간 역할 조정을 하지 못한 것이다. 2017년 가상화폐 광풍이 불어 닥친 지 4년 가까이 지났지만 가상화폐 문제를 두고 당정이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정은 가상화폐 대란이 있었던 2017∼2018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강한 경고로 시장을 억눌렀을 뿐 아직까지 주무 부처도 결정하지 못할 만큼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 거래 규모가 20조 원대로 불어났다. 비트코인 시총은 과거의 4, 5배로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2000만 원에 육박하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2017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주도했다. 당시 금융위가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가격 급등세는 진정되지 않았다. 이에 법무부가 나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혔다.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통한 가상통화 거래를 금지하는 특별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 뒤 시장은 폭락했다.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대해 ‘장기적 검토 과제’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주무 부처나 후속 대책에 대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주무 부처부터 명확히 정해져야 어떤 수준의 규제를 어떻게 적용할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도 가상화폐 규제와 공직자재산공개 등과 관련한 다양한 입법 논의가 있었지만 과열된 시장이 진정된 뒤에는 물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경고한 뒤에 20, 30대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가상화폐 대책 논의가 뒤늦게 불붙고 있다. 민주당에선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화폐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준비 없이 과세부터 하겠다고 하면 시장의 혼란만 커질 것”이라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정청은 25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라는 표현도 ‘가상자산’으로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가상화폐를 자산의 일종으로 보더라도 가상자산 관련 입법에는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홍 정책위의장은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입법에) 들어갔다가 오히려 시장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책위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기구를 만들어 관련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국민의힘도 가상화폐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기로 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암호화폐를 제도화할 것인지,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박민우 기자}
“가상화폐는 화폐 기능이 있으니 기획재정부가 맡아야 한다.” “가상화폐 사업자의 유사수신행위를 규율하려면 금융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박광온 사무총장,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배석한 가운데 25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를 어느 부처가 맡을 지를 두고 신경전이 벌이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의 성격조차 규정하지 못하다보니 부처간 역할 조정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2017년 가상화폐 광풍이 불어 닥친 지 4년 가까이 지났지만 가상화폐 문제를 두고 당정이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정은 가상화폐 대란이 있었던 2017~2018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강한 경고로 시장을 억눌렀을 뿐 아직까지 주무부처도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 거래규모가 20조 원대로 불어났다. 비트코인 시총은 과거의 4~5배로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2000만 원에 육박하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2017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주도했다. 당시 금융위가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가격 급등세는 진정되지 않았다. 이에 법무부가 나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혔다.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통한 가상통화 거래를 금지하는 특별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 뒤에 시장은 폭락했다.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대해 ‘장기적 검토 과제’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주무 부처나 후속 대책에 대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버테크노경영 교수는 “주무 부처부터 명확히 정해져야 어떤 수준의 규제를 어떻게 적용할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도 가상화폐 규제와 공직자재산공개 등과 관련한 다양한 입법 논의가 있었지만 과열된 시장이 진정된 뒤에는 물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경고한 뒤에 20, 30대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가상화폐 대책 논의가 뒤늦게 불붙고 있다. 민주당에선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화폐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준비 없이 과세부터 하겠다고 하면 시장의 혼란만 커질 것”이라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정청은 25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라는 표현도 ‘가상자산’으로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가상화폐를 자산의 일종으로 보더라도 가상자산 관련 입법에는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홍 정책위의장은 “투자자를 보호하겠다고 (입법에) 들어갔다가 오히려 시장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책위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기구를 만들어 관련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국민의힘도 가상화폐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기로 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암호화폐를 제도화할 것인지,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남건우기자 woo@donga.com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서울에 사는 결혼 4년 차 A 씨(33)는 내년에도 집을 장만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다. A 씨는 아내와 맞벌이해 목돈을 모으고 집을 살 계획이었는데, 최근 집값이 너무 올라 꿈이 멀어졌다. A 씨는 “집이 없으니 아이를 갖는 것도 부담”이라며 “청약 당첨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신혼부부 10쌍 가운데 약 4쌍은 결혼 후 5년간 ‘내 집 마련’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내놓은 ‘신혼부부 통계로 살펴본 혼인 후 5년간 변화 분석’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국내 거주 결혼 5년 차 신혼부부는 모두 21만2287쌍이다. 이들 중 40.7%(8만6315쌍)는 5년간 집이 없었다. 5년 내내 집을 소유한 신혼부부는 전체의 28.7%(6만949쌍)로 조사됐다.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의 대다수는 결혼하자마자 집을 구매했다. 유주택 부부들은 1년 차(6만949쌍)에 집을 구매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3년 차(1만3764쌍)와 2년 차(1만2501쌍) 등이 그 뒤를 이었다. 5년간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자녀 수(1.16명)는 무주택 부부(1.13명)보다 약간 많았다. 맞벌이 부부는 외벌이 부부보다 주택을 소유한 비중이 높았다. 반면 자녀가 있는 비율은 낮았다. 전체 신혼부부 중 혼인 후 5년간 맞벌이를 한 부부는 25.6%(5만4266쌍), 외벌이 부부는 18.5%(3만9340쌍)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맞벌이 부부의 주택 소유 비중(62.0%)은 외벌이 부부(54.3%)보다 높았다. 맞벌이 부부 중 유자녀 비중(82.3%)은 외벌이 부부(86.4%)보다 낮았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에는 집값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신혼부부들이 집을 장만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가 불안하면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저출산이 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넥슨코리아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본사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넥슨코리아 등 일부 게임업체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확률을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확률을 공개했는데,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최상급 아이템이 조합되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들이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데 확률이 조작됐다면 소비자 피해가 클 수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정치권도 움직였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공정위에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 요구서를 접수시켰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2년 넘게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권모 씨(27)는 요즘 친구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 친한 친구 결혼식이나 돼야 잠깐 얼굴을 비치고 온다. 취업이 늦어지면서 친구들과 만나도 위축되는 기분이 든다. 모임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권 씨는 “취업한 친구들을 만나면 괜히 착잡해진다”고 했다. 조모 씨(24·여)는 아예 취업 못 한 친구들만 만난다. 조 씨는 “취업한 친구들과 자꾸 비교하게 된다.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기분”이라며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을 만나도 취업 얘긴 꺼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석 달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취업난, 생활고, 고립감 등에 시달리고 있는 ‘3고(苦)세대’들을 만났다. 학교를 나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됐고, 미래를 꿈꾸지 못했다. 일부 청년은 돈이 모자라 꿈을 유예하기도 한다. 대학 4학년 이모 씨(23·여)는 외국어를 배워 통·번역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이 씨는 “외국어 공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당장 생활비가 급하다”며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번 돈으로 제대로 준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코로나 ‘3고세대’들은 결국 취업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현수 씨(25)는 이제까지 원서를 넣은 곳이 150군데가 넘는다. 이 가운데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 곳은 30여 곳이었지만 경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번번이 돌아서야 했다.’ 신 씨의 사례가 요즘 취업준비생의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2003년 4월 11일자 동아일보의 ‘끝 안 보이는 청년실업’ 기사에 실린 사례다. 외환위기 이후 긴 시간이 흘렀지만 청년들에게 취업난은 현재진행형이다. 정부는 올해 100만 명이 넘는 청년구직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취업난이 이걸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청년들이 원하는 기업의 신규 일자리는 결국 산업구조 개편, 규제 완화 등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을 이뤄야만 창출된다는 걸 청년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인턴 등 세금으로 풀어 만드는 일자리 같은 단기대책도 중요하지만 시장 수요를 반영한 대학 교육과정 개편, 맞춤형 직업교육 등 중장기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20년 넘게 이어져온 청년들의 호소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종=남건우 경제부 기자 woo@donga.com}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청년들… 홀로 떠난 ‘고독사’ 작년 97명 지난달 말 지방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여성 A 씨가 숨진 지 3일가량 지난 뒤 발견됐다. 그가 떠난 책상엔 약봉지들이 가득했다. 현관 앞에는 6병의 빈 술병도 놓여 있었다. 냉장고 안에는 홀로 먹다 남긴 듯한 치킨 봉지가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남에게 애쓰느라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으로 살기 위한 방법’…. 쓸쓸히 세상을 등진 젊은이의 집에서 시신과 유품을 정리한 특수용역 청소업체 관계자 B 씨는 그날 책장에 꽂힌 책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기자에게 “옷장에 정장을 잘 정리해둔 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책들을 보니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난과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청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자리 시장에서 연거푸 탈락하고 작은 성공의 경험조차 얻지 못한 청년들은 무기력과 우울감을 호소한다.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지난달 20∼29세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평소 우울감이나 좌절감을 겪는다’고 응답한 이들이 10명 중 8명꼴이었다. 매일 우울하거나 좌절감을 겪는다는 이들도 16.3%였다. 청년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51.3%)이었다. 일부 청년은 깊은 좌절감에 빠져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다가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점점 고립돼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39세 이하의 무연고 사망자는 97명이었다. 무연고 사망은 사망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연고와 무관하게 홀로 사망하는 고독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시민단체들은 추산한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청년정책센터장은 “청년들은 네트워크가 약하다 보니 힘들어도 다른 이에게 의지하거나 돈을 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취업난에 고통-저임금에 절망… 청년 83% “평소 우울감 좌절감”“고독사 집엔 먹다남은 배달 음식-최저임금 수준 급여명세서만…”《지난해 11월 지방의 한 원룸에서 20대 후반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책상에는 수개월 치의 급여명세서가 흩어져 있었다. 명세서에 적힌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인 100여만 원. 그는 한 연구소의 단기 인턴으로 근무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청년의 집을 치운 특수청소업체 ‘제이콥’의 김효진 대표는 “A 씨처럼 스펙은 높은데 취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스펙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다 혼자 생을 마감하는 청년들이 있다”며 “최저임금만으로 방값과 식사비, 공과금, 통신비, 교통비까지 다 내야 하니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청년 고독사가 소리 없이 늘고 있다. 고독사라고 하면 주로 노년층을 떠올리기 쉽지만 청년 고독사의 심각성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상처받고 세상과 단절하는 ‘은둔형 외톨이’까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1인 가구가 느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울타리’ 역할을 하는 학교마저 문을 닫으면서 청년들의 ‘마음 방역’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청년들의 흔적, ‘취업’ ‘저임금’ 고통 호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청년들은 우울이나 좌절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지난달 20∼29세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8명꼴인 501명이 ‘평소 우울감이나 좌절감을 겪는다’고 답했다. 이들 중 51.3%는 ‘취업난’을, 34.9%는 ‘주거 등 현재 처지 비관’을 이유로 꼽았다. 홀로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쓸쓸하게 고독사하는 청년들도 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19년 20대 자살률은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전 연령대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특수용역 청소회사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위기로 취업난과 생활고를 겪는 청년들의 고독사가 늘고 있다고 증언하지만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정확한 실태와 통계는 사실상 전무하다. 길해용 특수청소업체 ‘스위퍼스’ 대표는 “최근 들어 청년 고독사 현장의 청소 의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콥의 김 대표는 “청년들의 집 80% 이상은 텅 빈 냉장고에서 먹다 남은 배달 음식이 발견된다.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자기소개서 파일이 가득하다”고 했다. 지난해 숨진 지 6개월가량 지나 발견된 20대 여성 B 씨도 마찬가지였다. B 씨가 남긴 글에는 광고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정작 열악한 인쇄업체에서 일하며 생긴 열패감, 낮은 급여로 인한 생활고가 담겨 있었다. 청년들이 남긴 흔적에선 좋은 직장에 취업해야 한다는 사회의 지나친 기대와 이로 인한 압박감도 묻어난다. 지난해 9월 홀로 숨진 채 발견된 청년 C 씨는 ‘계속 취업에 미끄러지니 힘들고 미안하다’ ‘부모님이 해주신 것에 비하면 이룰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경쟁과 성공 강요하는 세상, 단절 택한 ‘은둔형 외톨이’ 치열한 경쟁과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의 강압적 분위기는 청년들을 ‘은둔형 외톨이’로 만들기도 한다. 지난달 23일 기자가 찾은 서울 성북구의 청년심리치료 사회적기업 ‘K2인터내셔널코리아’ 숙소에서 만난 청년들은 경쟁과 비교를 요구하는 사회의 강압적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유승규 씨(28)는 5년 동안 집에서만 생활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K2에 머물고 있다. 유 씨는 “가부장적인 집안 환경과 ‘(동영상) 크리에이터’라는 꿈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은둔 생활을 하게 됐다”며 “여기 온 사람들은 학벌도 좋고 멀쩡하다. 사회가 청년 문제를 단지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19∼39세 은둔형 외톨이는 13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자신이나 가족이 은둔형 외톨이라는 사실을 감추려 하다 보니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자체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조례를 발의하고 있지만 은둔형 외톨이의 특수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지원책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보다 앞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 문제로 비화한 일본에는 15∼39세 청년 히키코모리가 54만10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에 히키코모리 지역지원센터 75개를 운영 중이다. 중앙정부의 지원 아래 은둔형 외톨이 전문 상담, 교육, 보건, 취업과 연계된 활동들이 단계별로 진행된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loneliness) 담당 장관’을 신설하고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청년 문제, 일자리 문제로만 접근하지 말아야” 서울시 공영 장례를 맡고 있는 나눔과나눔의 박진옥 상임이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청년 고독사와 관련한 업무를 떠넘기니 제대로 된 통계나 정책이 없다”며 “고독사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 부처에 담당 부서를 지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청년 문제를 단순히 ‘일자리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남기웅 청년재단 매니저는 “정부에서는 청년 문제가 취업난이 해소되면 해결될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을 보듬어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결속력이 다른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점을 고려해 청년들의 유대감을 키워주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의 고용센터는 실업급여만 주는 축소된 기능만 수행하지만 독일은 ‘인생 상담’까지 해준다”며 “청년과 노인 등 연령층 구분 없이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독일의 ‘세대 간 통합센터’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요리-자전거 등 소소한 성취로 자신감 회복”우울증-무력감 탈출법 찾는 청년들 2001년부터 2018년까지 등교도 거부한 채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온 함모 씨(36)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자신처럼 스스로 사회와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청년심리치유 관련 사회적 기업에서 심리치료를 받던 함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그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택한 건 ‘작은 일상’의 경험이었다. 요리를 못 하지만 인터넷으로 조리법을 찾아 직접 요리하고, 사람들과 함께 장을 보러 다니며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마파두부밥을 하거나 김치찌개를 함께 사는 이들과 만들어 나누어 먹으면서 굳게 닫힌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걸 느꼈다. 함 씨는 “처음 공동생활을 할 때엔 사회 공포증을 떨치지 못했다. 밥을 먹거나 요리하는 사소한 것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봤다”며 “여전히 숙소 밖으로 나가면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시달리지만 그래도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우울증이나 무력감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당장 일자리를 구하거나 현실을 바꾸는 건 사실상 어렵다. 그 대신 함 씨처럼 스스로 내면의 안정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청년들과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거나 ‘요리하기’, ‘자전거 배우기’ 등의 소소한 목표를 설정해 성취의 경험을 쌓아가는 식이다. 역시 스스로를 은둔형 외톨이로 부르는 권모 씨(22)는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 천천히 발을 내디뎌 멈췄다 섰다 반복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며 받은 상처들이 기억 뒤로 사라지는 것 같다. 권 씨는 “처음엔 자전거를 아예 못 탔는데 3개월 연습하니까 많이 늘었다”며 “빨리 배워서 그동안 가고 싶었던 곳들을 자전거를 타고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세종=구특교 kootg@donga.com·남건우 기자}
지난달 말 지방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여성 A 씨가 숨진 지 3일가량 지난 뒤 발견됐다. 그가 떠난 책상엔 약봉지들이 가득했다. 현관 앞에는 6병의 빈 술병도 놓여 있었다. 냉장고 안에는 홀로 먹다 남긴 듯한 치킨 봉지가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남에게 애쓰느라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으로 살기 위한 방법’…. 쓸쓸히 세상을 등진 젊은이의 집에서 시신과 유품을 정리한 특수용역 청소업체 관계자 B 씨는 그날 책장에 꽂힌 책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기자에게 “옷장에 정장을 잘 정리해둔 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책들을 보니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난과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청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자리 시장에서 연거푸 탈락하고 작은 성공의 경험조차 얻지 못한 청년들은 무기력과 우울감을 호소한다.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지난달 20∼29세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평소 우울감이나 좌절감을 겪는다’고 응답한 이들이 10명 중 8명꼴이었다. 매일 우울하거나 좌절감을 겪는다는 이들도 16.3%였다. 청년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51.3%)이었다. 일부 청년은 깊은 좌절감에 빠져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다가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점점 고립돼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39세 이하의 무연고 사망자는 97명이었다. 무연고 사망은 사망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연고와 무관하게 홀로 사망하는 고독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시민단체들은 추산한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청년정책센터장은 “청년들은 네트워크가 약하다 보니 힘들어도 다른 이에게 의지하거나 돈을 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세종=구특교 kootg@donga.com·남건우 기자}
정부가 6월까지 가상화폐(가상자산)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 행위를 범부처 차원에서 집중 단속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이상 과열을 보이며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나는 등 불법 투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국내 가상화폐 차익의 해외 송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9일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자산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이달부터 6월까지를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라고 말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현금화할 때 금융사들에 1차 모니터링을 요청할 계획이다. 불법 의심거래는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수사기관과 세무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5만 달러 이상의 해외 송금을 제한하는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팔아 얻은 차액을 외국으로 보내는 송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상화폐 계정이나 가상화폐 사업자를 해킹해 가상화폐를 탈취하는 행위나 이를 이용한 다단계 금융범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상화폐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조사하고 투자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이 있다면 바로잡을 계획이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에서 가상화폐의 투자 사기나 미신고 영업 행위와 관련한 광고를 차단한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단속에 나서는 건 최근 시장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산출하는 ‘알트코인지수(UBAI)’는 19일 오후 3시 50분 현재 8197.0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707.52)의 4.8배 수준이다. 올 들어 알트코인의 시가총액이 4.8배로 커졌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이 올 들어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자 변동성이 더 큰 알트코인으로 투기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가상화폐를 팔아 생긴 현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의심 사례가 급증하자 은행권도 송금 한도 제한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19일부터 중국에 비대면으로 송금하는 서비스인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에 월 1만 달러 한도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연간 5만 달러 이내, 일간 5000달러 이내의 한도가 있었는데 이날부터 월간 1만 달러 이내의 한도가 추가된 것이다. 가상화폐 차익 거래로 추정되는 중국으로의 송금액이 최근 급증한 데다 정부가 감시 강화를 요청하자 이 같은 한도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창구에서 송금하면 증빙 서류 등을 받아 의심스러운 거래를 걸러낼 수 있지만 비대면 송금은 의심 거래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어 이 같은 한도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재무부가 가상화폐 관련 범죄 조사에 나섰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자 17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1시간 만에 개당 5만9000달러(약 6600만 원)에서 5만1000달러(약 5706만 원)로 14% 가까이 폭락했다. ‘@Fxhedgers’라는 아이디 사용자가 18일 오전 트위터에 ‘미 재무부가 돈세탁을 위해 가상화폐를 이용한 몇몇 금융기관을 고발할 것’이라고 썼는데, 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가상화폐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해당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들은 여전히 거품”이라며 최근의 급등락을 우려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신아형·이상환 기자}
정부가 6월까지 가상화폐 등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행위를 범부처 차원에서 집중 단속한다. 가상화폐 시장이 이상 과열을 보이며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나는 등 불법 투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국내 가상화폐 차익의 해외 송금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19일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자산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이달부터 6월까지를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라고 말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현금화 할 때 금융사들에 1차 모니터링을 요청할 계획이다. 불법 의심거래는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수사기관과 세무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5만 달러 이상의 해외 송금을 제한하는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팔고 얻은 차액을 외국으로 보내는 송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상자산 관련 계정이나 가상자산사업자를 해킹해 가상자산을 탈취하는 행위나 가상자산을 이용한 다단계 금융범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조사하고 투자자에게 불리한 불공정약관이 있다면 바로 잡을 계획이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에서 가상자산 관련 투자 사기나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행위와 관련한 광고를 차단한다. 정부가 가상자산 투기 단속에 나서는 건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산출하는 ‘알트코인지수(UBAI)’는 19일 오후 3시 50분 현재 8197.0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707.52)의 4.8배 수준이다. 올 들어 알트코인의 시가총액이 4.8배로 커졌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이 올 들어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자 변동성이 더 큰 알트코인으로 투기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려 가상화폐를 팔고 생긴 현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의심 사례가 급증하자 은행권도 송금 한도 제한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19일부터 중국에 비대면으로 송금하는 서비스인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에 월 1만 달러 한도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연간 5만 달러 이내, 일간 5000달러 이내의 한도가 있었는데 이날부터 월간 1만 달러 이내의 한도가 추가된 것이다. 가상화폐 차익 거래로 추정되는 중국으로의 송금액이 최근 급증하자 이 같은 한도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창구에서 송금하면 증빙 서류 등을 받아 의심스러운 거래를 걸러낼 수 있지만 비대면 송금은 의심 거래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어 이 같은 한도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재무부가 가상자산 관련 범죄 조사에 나섰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자 17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1시간 만에 개당 5만9000달러(약 6600만 원)에서 5만1000달러(약 5706만 원)로 14% 가까이 폭락했다. ‘@Fxhedgers’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18일 오전 트위터에 ‘미 재무부가 돈세탁을 위해 가상화폐를 이용한 몇몇 금융기관을 고발할 것’이라고 썼는데, 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가상화폐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해당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들은 여전히 거품”이라며 급등락을 거듭하는 현상을 우려했다. 세종=남건우기자 woo@donga.com신아형기자 abr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