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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 씨(37)는 요즘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영화관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영화 관람을 집안의 TV나 ‘내 손 안 영화관’인 스마트폰으로 옮겨온 것. 김 씨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기업에 직접 투자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많이 생겨 미드(미국 드라마) 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구독 회원이 3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사업자 웨이브보다 많은 숫자다.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수혜를 본데다 한국을 ‘콘텐츠 개발 전초기지’로 활용하면서 국내에서 인기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구매 후 미사용한 고객에게 환불을 해주지 않는 등 고자세를 보인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21일 넷플릭스는 3분기(7~9월) 실적발표를 통해 9월 말 현재 전 세계 유료 구독 회원이 전 분기보다 220만 명 늘어난 총 1억9500만 명이라고 밝혔다. 2019년 한 해 증가치(2780만 명)를 이미 넘어섰다. 3분기 증가한 유료 구독 회원 중 46%는 아태지역에서 나왔다. “한국과 일본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넷플릭스 유료가입자는 2018년 말 90만 명에서 지난달 말 336만 명으로 2년도 안 돼 3.7배로 늘었다.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구독자를 확보하기 시작한 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을 대폭 늘리면서다. 넷플릭스는 2015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 콘텐츠 제작사 등에 7억 달러(약 7980억 원)를 투자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한국 진출 초창기에는 미드 등 해외 콘텐츠들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면 조선시대 좀비를 소재로 한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기점으로 한국 시장에 현지화 된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수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한국 구독자 사이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강세가 두드러졌다. 드라마 ‘킹덤2’와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이승기가 출연한 예능 ‘투게더’ 등은 모두 공개 직후 ‘한국의 톱 10 콘텐츠’에서 1~3위를 오가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은 70편 이상이며, 이 작품들은 31개 이상 언어 자막과 20개 이상 언어 더빙을 달고 수출됐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경쟁 서비스 대비 압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주요 OTT 서비스 가운데 환불 규정이 가장 불합리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이 결제 후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실수나 해킹으로 결제됐을 때도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국내 서비스들은 이용실적이 없을 경우 전액 환불해주거나 결제 후 7일까지는 환불 조치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부터 OTT 사업자들의 환불 해지 약관을 조사 중이다. 최근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되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 장치가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1월 넷플릭스에 해킹 등 이용자 책임이 없는 사고에 대해 회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한 조항을 시정토록 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규제법상 불공정 약관인지 확인되면 수정, 삭제를 명령할 수 있다”며 “사업자 조사를 거쳐 연내 최대한 빨리 종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네이버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시대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을 총괄해온 인물이 회사를 박차고 나와 AI 기업을 차렸습니다. 네이버 AI 연구조직 클로바 사내법인(CIC)을 이끌었던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48·사진)입니다. 지난달 네이버에서 나온 김 대표는 AI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팀 빌딩(구성)부터 사업화까지 지원해주는 AI 종합 컨설팅을 해주고자 지난 주 창업했습니다. 김 대표는 구미전자공고를 졸업하고 대구대에 입학해 학부 시절 국내 1세대 엔진인 ‘까치네’를 만든 유명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이후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홍콩과기대 교수를 겸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발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기업에서 나온 이유는 뭘까요. 국내에서 AI를 제일 잘 개발하는 기업에서 나와 새로운 AI 기업을 차린 이유도 궁금했습니다.―창업 계기가 무엇인가요. 2017년 ‘모두를 위한 딥러닝’ 강의(AI 기술을 소개하는 김 대표의 유튜브. 20일 현재 구독자는 5만2000여 명, 영상 누적 조회수는 700만 뷰에 달한다.)를 만들 때와 같은 심정이었어요. 당시에는 AI라는 게 정말 세상을 바꿀 것 같은데 AI를 잘 몰랐었죠. 저도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도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어요. 3년 전에는 AI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AI가 상용화될 수 있는 정도로 기술이 올라왔어요. 회사 서비스에 적용하면 매출 30%를 오르게 만들 수 있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런데 이것을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비즈니스에 적용했으면, 실행에 옮겼으면 하는 심정으로 창업했습니다. 사업 기회를 찾은 건 네이버에서의 경험이었어요. AI 기술을 갖고 있는 저희 같은 회사들이 있는 반면 비즈니스에 AI를 적용해서 풀어야하는 문제를 갖고 있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두 팀이 의사소통할 계기가 별로 없었죠. 저는 네이버에서 AI 팀 빌딩부터 시작했어요. 3명에서 시작해 250명 규모까지 꾸렸죠. 이 팀에서 AI 기술을 내부 서비스에 접목했고, 외부 기업들에 전수해 매출을 내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들을 발견해냈고 이를 사업화해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기업들이 가진 공통 문제란 무엇인가요.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AI 팀 빌딩부터 애로사항을 겪고 있어요. AI팀이라고 세팅을 했지만 구성원은 두세 명에 불과한 곳들도 있죠. 더군다나 3개월 만에 팀을 바꾸거나, 성과가 안 나면 압박하기도 합니다. 이래서는 누구도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시킬 수 없을 겁니다. 우선은 좋은 팀 빌딩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AI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만 합니다. AI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좋은 리더들이 필요하죠.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채용해아만 합니다. 팀이 어느 정도 꾸려지면 연구를 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물을 내야하죠. 업계에서 ‘이 팀은 정말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구나’라는 소문이 들릴 정도로요. 이렇게 되면 덩달아 더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돼요. 그런데 연구로만 끝나면 안 됩니다. 이를 ‘엔진화’해야 합니다. 광학적 문자 판독장치(OCR)이 됐든 자연어처리(NLP)가 됐든 여러 방면에서 적용 가능한 근간 기술들을 개발해야한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은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일입니다. 앞서 언급한 AI콜과 같은 것들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런 서비스들을 실제 사업화해야만 합니다. 타 기업들에게 서비스들을 판매하는 것이죠. 이렇게 AI 팀 빌딩부터 사업화까지 전체 사이클을 돌아본 경험을 가진 기업들은 없습니다. 저희가 기업들에게 이런 사이클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해요. 해당 기업의 AI 프로젝트에 저희 인력이 전체의 약 20% 정도 참여해 3~6개월을 함께하며 한 사이클을 돌게 되면 지속가능한 팀이 될 겁니다. 해당 기업에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역량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올해에는 인력 제약 상 다섯 개 정도의 기업과 이 같은 컨설팅을 함께할 계획입니다.―말씀 들어보면 팀 빌딩이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까지 AI 인재 구하기에 혈안이라 사람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좋은 사람들을 구해올 수 있을까요. 엔지니어들이 해외로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큰 이유는 해외 기업들이 압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해외 기업의 유명 개발자, 스타 개발자와 일하기 위해서 입사를 희망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유학 가듯 공부하러 해외 기업에 취업하려 하는 것이죠. 돈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정작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에 취업해도 유명 개발자와 일하기란 어렵습니다. 혼자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래서 AI 조직을 세팅하기 위해 유명 개발자를 모셔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특히 연차가 어린 개발자들에게 ‘이런 유명 개발자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하는 것이죠. 실제로 그것이 그들의 역량 향상에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네이버에서 AI 인재를 수백 명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대기업들은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알아서 잘 할 것 같기도 한데… 수요가 많은가요? 국내에서 가장 좋은 AI팀을 꾸려본 경험 덕분에 대기업 회장급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의사결정권자들과 지속적으로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조사, 통신사, 금융회사 등과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그들에게 기술적으로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AI 측면에서의 기술적인 난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가 추천(예측), 두 번째가 비전(이미지), 세 번째가 음성입니다. 추천 기술은 빠른 혁신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커머스에서 소비자들이 살만한 물건을 예상해 AI가 추천해주면 매출의 30% 이상을 끌어올린 사례도 있습니다. 이미지 기술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상공인들이 쇼핑몰에 자신의 물건 이미지를 올리고 있는데요. OCR 기술을 통해 검색되지 않는 이미지를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음성 기술은 대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보험 가입, 식당 예약 등에 AI콜이라는 형태로 많이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NLP 기술을 통해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한 뒤 업무를 처리해주는 기술이죠. 이런 기술들이 필요한 기업들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굴해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특히 OCR이나 NLP는 언어 장벽이 없는 기술이거든요.―이런 사업을 네이버에서 하셔도 되지 않았을까요. 네이버에서는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에 AI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소스코드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개별 기업들은 자신들의 데이터에 맞게 AI 알고리즘을 변형할 필요가 있는데 협력을 요청한 기업으로부터 소스코드를 받지 못해 AI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에 한계를 느끼죠. 업스테이지는 그 설계도를 기업들에게 다 넘겨줄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AI 기술 속도가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입니다. 6개월이 지나면 기존의 소스코드는 이미 구식이 되어버리죠. 그런 측면에서 빠르게 기술을 공유하고 같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로서는 소스코드 제공을 안 함으로써 네이버가 잘 되는 것을 바라는 당연한 의사결정이고, 저는 설계도를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AI가 잘 되는 것을 바랄 뿐입니다. 그렇다고 네이버와 협력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AI 전문가로서 한국 기업들의 AI 역량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한국 기술 수준은 높다고 봅니다. AI 스피커가 단적인 예시일 텐데요. 미국에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애플,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샤오미 등이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나 인구로 따져 봐도 한국은 열세인데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많은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죠. 한국 기업들이 굉장히 도전적이고 기술 지향적이라는 얘기입니다. ―AI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회사에서 스몰 빅토리(작은 승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승리들을 만들어서 직원들로 하여금 ‘내 업무에서 AI를 도입하면 효율성이 올라갈까’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야 해요. 전 직장에서 구성원들이 항상 했던 질문도 ‘이 부분에 AI를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였어요. 그렇게 하다보면 재밌는 것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겁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일본 시장 재도전을 선언하고 다음 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가 투자한 데마에칸, 글로벌 기업 우버이츠 등과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상된다. 19일 우아한형제들은 일본판 배달의민족인 ‘푸드네코’를 다음 달 정식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푸드네코는 음식(푸드)과 일본어인 고양이(네코)를 합친 말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한국과 베트남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보이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일본 법인은 최근 현지에서 관련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웹사이트는 ‘푸드네코는 갓 만든 맛있는 요리를 여러분이 있는 곳까지 보내드리는 음식 배달 서비스’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3월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마케팅 등 인력을 충원해 왔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라이더스’ 같은 배달 시스템도 현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배달원(라이더)도 채용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일본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함께 ‘라인와우’라는 이름으로 배달 앱을 내고 도쿄(東京)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했다. 하지만 일본 앱 시장이 생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아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6월 베트남에 내놓은 배달 앱 ‘배민(BAEMIN)’이 현지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등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베트남에 이은 새로운 해외 시장으로 진출 경험이 있는 일본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지에서의 비대면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부터 택시를 통한 음식료품 배달을 허용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의 일본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외 배달앱 업체들의 일본 시장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일본 배달 서비스 업계 1위 데마에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라인은 펀드 등과 함께 약 300억 엔(약 3270억 원)을 투자해 지분 60%를 확보했다. 우버이츠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맹점 수를 올해 2월 1만7000여 곳에서 8월 3만7000여 곳으로 대폭 늘리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독일계 배달서비스 업체 딜리버리히어로도 자회사 ‘푸드판다’를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KOTRA가 5월 내놓은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일본 배달 시장 규모는 4084억 엔(약 4조4515억 원)이며, 전년 대비 5.9%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보고서는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IT 인프라 보급에 따른 배달 보편화 등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신무경 yes@donga.com·이건혁 기자}
다음 달 3일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서 개표 요원들이 한국 기업이 만든 KF94 마스크를 착용한다. 한컴그룹 자회사 한컴헬스케어는 미 정부와 KF94 마스크 500만 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미 대선 개표장에 공급되는 마스크는 7일(현지 시간) 시애틀항 터미널에 도착해 통관을 마쳤고 16일부터 워싱턴주를 포함한 미 50개 주 개표소로 배송된다. 한컴헬스케어는 국내 방역 마스크 수출 1위 기업으로 3분기(7∼9월)에 KF94 마스크를 시애틀시와 소방서, 워싱턴대 의대 등에 공급하는 등 미 정부 기관에 잇따라 공급해왔다. 한컴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던 3월 마스크 제조기업 대영헬스케어를 인수해 자회사 한컴헬스케어로 편입시켰다. 상반기(1∼6월)에 마스크 2800만 장을 국내외에 공급했다. 9월 수출 제한이 완화된 이후에는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 및 독일, 호주 등과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컴헬스케어는 상반기 한컴그룹 실적에 기여하기도 했다. 상반기 매출은 19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회사 측은 생산설비를 지속적으로 증대해 연말부터 마스크를 연간 6억 장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제주에 사는 한 20대 미혼모가 중고 물건을 직거래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자신이 낳은 지 사흘 된 신생아를 돈을 받고 넘기겠다는 글을 올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운영 업체가 불법 거래 글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관계기관의 미혼모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이 낳고 사흘 만에 거래 글 올려 제주지방경찰청은 “중고 직거래 앱 ‘당근마켓’에 아이 사진 2장을 올린 뒤 희망금액 20만 원을 받고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올린 A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제주 서귀포에서 16일 오후 6시 36분경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약 4분 뒤 이 글을 발견한 이용자들이 당근마켓에 신고하자 업체 측은 A 씨에게 삭제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글이 내려가질 않자 6시 44분경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이의 사진과 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급속도로 퍼진 상태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터넷주소(IP) 추적 등을 통해 A 씨의 신상 파악에 나섰다. 17일 신원이 특정된 A 씨는 13일 제주에 있는 한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일이 임박해 임신 사실을 알았고 아이 아빠가 곁에 없어 키우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며 “미혼모센터로부터 입양 절차를 상담하던 중 홧김에 글을 올렸다가 잘못된 행동인 것을 깨닫고 삭제했다”고 말했다. 현재 A 씨와 아이의 건강 상태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13일 혼자 병원을 찾아가 아이를 낳았다. 그는 병원에 출산 직후부터 입양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병원 측은 A 씨의 부탁으로 입양기관에 지원을 요청했고, 당일 상담도 받았다. 미혼모 지원 단체 등은 “입양 보내려면 숙려기간 7일이 필요하다”고 알려줬으나, A 씨는 “하루라도 빨리 보내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기관, 재발 방지책 마련해야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해당 글이 게시됐던 업체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크게 일고 있다. 엽기적인 글이 올라왔는데도 약 8분 동안이나 정상적으로 표시된 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관련 앱은 문제 소지가 있는 글들이 자주 올라와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 B업체는 모니터 요원 20여 명이 24시간 대응해 삭제 및 탈퇴 조치를 시행한다. 당근마켓 역시 자체 운영하는 고객센터를 포함해 약 30명 규모의 대응팀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고 대응이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근마켓 측은 “문제의 심각성이 높은 만큼 해당 이용자의 재가입 방지 등 강력한 이용 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더 정교하고 강화된 기술을 추가 개발해 빠른 시간 내에 대응 강도를 높이겠다”고 해명했다. 미혼모 관련 기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한 지원 단체 측은 “A 씨가 불안한 심리 상태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를 팔겠다는 글을 올리는 돌발행동을 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홀로 아이를 키우기 막막하고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두려움에서 이런 행위를 한 것 같다. 미혼모 보호와 지원 실태를 다시 점검해 제도 개선 방안까지 살피겠다”고 했다. 제주도와 입양기관, 지원 단체 등은 이달 말 A 씨가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미혼모 지원 시설로 가게 되면 아이의 입양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 행정 절차를 안내하기로 했다. 경찰 역시 이때쯤부터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민구 warum@donga.com·신무경 / 제주=임재영 기자}
포스코ICT와 안랩이 기업들의 산업 현장과 발전소 같은 국가 기반시설을 움직이는 산업제어시스템에 대한 보안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안랩의 솔루션으로 산업제어시스템 내 악성코드와 네트워크 보안 취약점을 탐지하고, 포스코ICT의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팩토리 보안 솔루션 ‘포실드(Poshield)’를 활용해 현장에서 실제 내려지는 비정상적인 제어명령을 찾아 대응하는 등 강화된 보안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포스코ICT의 포실드는 머신러닝을 적용해 산업현장의 제어시스템에 내려지는 제어명령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고, 평소와 다른 비정상적인 명령이 내려지면 관리자에게 즉시 경고하는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특화된 보안 솔루션이다. 양 사는 이를 기반으로 제철소, 정유·화학,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제조 현장과 발전소를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치며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2020년 현재 자본주의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공정합니다. 우리 모두 기업의 사회적 핵심 목적이 무엇인지 인식해야 합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열린 ‘2020 포브스 저스트 100 가상 정상회담’에서 “기업에 대한 평가는 단지 회사가 발생시키는 수익으로만 이뤄질 것이 아니라 일자리 수, 회사 밖에서 창출되는 매출, 회사가 운영하는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등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나델라 CEO의 발언은 최근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화두로 떠오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맥락이 맞닿아 있다. 기업이 주주는 물론이고 고객과 직원 등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등 200여 명의 대기업 CEO들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봉사하는 경제를 추구하기 위한 기업들의 구체적인 역할을 담은 가이드라인에 서명했다. 나델라 CEO는 “미국 기업이자 기술 기업으로서 우리의 지위는 민주주의의 활력에서 나온다”며 “우리 회사를 포함한 어떠한 사업도 민주주의라는 강력한 제도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매달 1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방문하는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 신생아를 20만 원에 입양시킨다는 글이 올라와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는 인공지능(AI)으로 생명, 모조품 등 불법 게시물들을 걸러내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문제가 된 글은 신고를 받은 뒤에야 조치해 기술적인 허점이 드러났다. 18일 제주 서부경찰서와 당근마켓에 따르면 신생아 사진과 함께 ‘아이 입양합니다 36주되어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은 16일 오후 6시 36분 경 게재됐다. 4분 뒤 타 이용자들로부터 해당 글이 당근마켓에 신고 접수됐고, 게시자에게 해당 글이 불법임을 고지했다. 게시자가 해당 글을 삭제하지 않자 오후 6시 44분쯤 강제 미노출 조치했다. 논란이 일자 이용자는 17일 오전 11시경 당근마켓을 스스로 탈퇴했다. 당근마켓은 이날 오후 3시쯤 해당 게시자를 영구 서비스 이용 불가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글 게시자는 도내 한 공공산후조리원에서 14일 아이를 출산한 20대 여성 A 씨로 파악됐다. 조리원에서 몸을 추스르던 중 판매글을 올린 것. 현재 아이와 산모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다른 이용자가 해당 글을 게시한 이유에 대해 묻자 ‘아기 아빠가 곁에 없어 키우기 어렵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여성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알고리즘 학습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근마켓은 불법 게시글에 대해서 AI와 내부 모니터링, 이용자 신고 등 세 가지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AI는 물론 모니터링 요원 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자들에게 해당 글을 수분 간 방치하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AI가 동물 등 생명체 거래와 관련한 글들은 올라온 사례들이 있어 학습을 통해 걸러내왔지만 이번 사건처럼 실제 아이와 같은 경우 사례가 없어 기계가 학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운영상 한계도 나타났다는 평가다. 해당 글을 곧장 삭제하지 않고 권고를 한 뒤에야 게시글을 지웠고, 사건 발생 하루 뒤에야 해당 이용자를 탈퇴 조치한 것. 경쟁사의 경우 20여 명의 모니터링 요원들이 24시간 대응해 이 같은 글이 올라오면 삭제 및 탈퇴 조치를 시행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당근마켓은 자체 운영 고객센터를 포함해 약 30명 규모의 대응팀이 존재했지만 운영 매뉴얼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아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AI가 완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면서 “당근마켓 서비스 시작이 몇 년 되지 않았고 최근 급성장해 운영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이 같은 논란을 빚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문제의 심각성이 높은 만큼 해당 이용자가 다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재가입 방지 등의 강력한 이용 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기존 자동 필터링 시스템 외에 더 정교화 되고 강화된 기술을 추가 개발해 근시일 내에 대응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엔씨소프트가 최근 핀테크 기업에 3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자산운용 서비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입니다. 돈을 맡기면 인공지능(AI)이 고객 성향에 부합하는 투자를 알아서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인데요. 앞서 넥슨 모회사 NXC가 3월 핀테크 기업 아퀴스를 설립한 데 이어 게임사의 핀테크 투자가 확산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투자에는 엔씨소프트뿐만 아니라 레거시 금융사인 KB증권 또한 300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이로써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핀트 출시 1년 반 여 만에 기업가치만 2000억 원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하루아침에 위상이 바뀌게 됐습니다. 도대체 어떤 기업이기에 대형 게임사와 전통 금융사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은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NC타워(네, 바로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소재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본사를 찾았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무실이 있는 층에 내리자마자 자전거 10여 대가 세워져있었습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 소재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자전거 거치대를 비치해두고 있는데요. 자산운용사이기는 하지만 첫 인상에서 테크 기업처럼 느껴졌습니다. 정인영 대표(사진)도 엔씨소프트 출신이고요. 사무실에 걸린 그림에도 자전거 탄 사람을 그린 그림이 걸려져 있더군요.―투자 유치 배경이 궁급합니다. KB증권과 1년 반 가량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자산운용사인 저희가 직접 계좌를 개설할 수 없어 증권사인 KB증권에서 해줘야만 했죠. (대신증권을 통한 계좌 개설 또한 가능합니다.) 1년 반 동안 사업을 함께 해오고, 성장 속도를 눈여겨보면서 ‘이곳은 제대로 일하는 기업이구나’ 확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일례로 KB증권 신규 계좌 개설의 15~20%를 현재 핀트가 담당해주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죠. 최근 몇 년 간 레거시 금융회사들의 화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금융사들이 단순히 디지털 전환만을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저희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이 비즈니스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던 것이죠. 인식의 차이가 있다보니 전통 금융기업들이 저희를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저희와 협업하면서, 비즈니스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저희의 추진력, 신중함 등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금융회사들이 느낀 듯합니다. 그리하여 핀트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주체는 기존 금융사가 아닌 저희 같은 스타트업이 해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KB증권은 엔씨소프트의 투자 유치까지도 직접 설득에 나섰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여느 IT 기업들보다 AI 기반 기술을 많이,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거든요. 7~8개월간의 고민 끝에 엔씨소프트도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KB증권은 자금과 금융 노하우, 금융 데이터를 제공하고 엔씨소프트는 AI 기반 기술을 제공하면서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을 초격차를 이루는 AI 간편투자 증권사‘로 만들어보자는 공감대는 이런 과정을 통해 형성돼 온 것입니다.―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 어떤 기술을 갖고 있길래…. 고객이 핀트에 계좌를 맡기면 ’프리퍼스‘라는 플랫폼 상에 고객의 방을 열어주고 AI인 ’아이작‘을 투입시킵니다. 다른 회사들과의 차별점은 이 프리퍼스에 있습니다. 프리퍼스는 각각의 AI를 한 번에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용자가 100만, 1000만 명이 되더라도 이용자 개개인에 맞춤화된 AI를 배정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인 것이죠. 이런 개념은 테슬라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테슬라가 만드는 전기차에는 수천 개의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테슬라는 배터리 하나하나를 마이크로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고, 이것이 테슬라 전기차의 핵심이죠. 저희도 이 부분을 차용해 프리퍼스와 아이작을 만들었습니다. (개념적으로 잘 이해가 안 돼 실제 스마트폰으로 핀트 앱을 내려받아 투자를 해봤습니다. 계좌 개설은 여느 비대면 금융 서비스들과 비슷하게 신분증 등록 등 절차를 거쳐 수분 내에 간편하게 처리했습니다. 가입 후 설문에 따라 투자 성향(저의 경우는 공격투자형)이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20만 원을 입금하면 끝. 다만 입금과 동시에 ETF를 사는 방식은 아닙니다. AI가 최적의 투자 시점을 찾아 매수하기 때문입니다. 포트폴리오는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미국 주식 43%, 선진국 주식 15%, 신흥국 주식 7%, 원자재 25%, 채권·현금 10%. 원하면 ’아이작 커스터마이징‘을 통해서 고위험 자산 비중, 신흥국 증시 비중, 매매 빈도 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지분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기술과 기존 금융의 노하우를 투입해서 함께 같이 가보자는 취지로 투자가 이루어진 만큼 같은 비중으로 지분율을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다만 최대 주주는 2013년 개인 투자자로 참여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라고 합니다.) 다만 향후에 다른 회사들도 주주사로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일례로 국내 한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가치가 4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4대 금융지주사 시가총액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숫자입니다.) 이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형성된 겁니다. 고객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어느 곳이든 파트너로 함께할 수 있을 겁니다.―합작법인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별도로 설립되는 건가요. 저희가 운용하고 있는 핀트를 확장하는 차원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고객들이 더 편리하게 핀트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증권사 라이선스 확보 역시 검토하고 있는데요. 핀테크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는 만큼 라이선스가 필요하지 않으면 취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김택진 대표가 이번 딜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나요. 김 대표님은 주주로서의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다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50여 명의 구성원들이 서비스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 비전을 설계하고 실제 개발에 옮겼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엔씨소프트에서 온 사람은 대표인 저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부대표 두 명 뿐입니다. ―핀트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느 핀테크 기업들이 그러하듯 저희는 기존 금융사를 부정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기존 금융사들은 고객들을 상품을 판매하는 대상으로만 보고 가치를 제공하지 않아왔죠. 일례로 은행 창구에서 펀드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했을 때 그것이 그들에게 어떤 효과를 주는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을 해주는 건 인건비 측면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죠. 저희는 고객들이 금융 활동을 했을 때 그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영향을 설명하는데 AI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6년 여 간 아이작과 프리퍼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번 투자가 오랫동안 개발해온 저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어떤 고객들이 핀트를 이용하고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왜 투자를 하지 않습니까‘하며 설문조사를 해보면 ’돈이 없어서 ‘잘 몰라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투자를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투자를 위해서 유튜브를 찾아보는데 어찌 보면 주식 고르는 것 보다 유튜브를 고르는 게 더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핀트는 해결책이 되어 주고자 합니다. 투자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핀트 가입자 중 2030이 82%를 차지합니다. 2030 세대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밤 잠 안 자고 주식 투자하지 말고 젊음을 효율적으로 사용했으면 합니다. 저희 마케팅 문구도 ‘알아서 굴려줌’입니다. 가입자들이 매일 투자하는 평균금액은 약 7500원 정도입니다. 매주 평균금액은 2만8000원, 매월 평균금액은 12만5000원 정도입니다. 소액을 매일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는 것이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고객들로 하여금 회사의 가치를 발견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이용자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쓰다보니 조금이라도 더 잘 만든 서비스,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유사한 서비스 대비 핀트가 좋은 서비스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는 듯합니다.―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나요. 올바른 투자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면서도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 되고 싶습니다. 고객들이 자신들의 자산 100%를 핀트를 통해 투자하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5~10%만 투자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지식을 가졌으면 해요. 저희는 5~10% 자산 정보를 통해 나머지 90~95% 자산의 운용 방향성을 조언해주고 싶습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SK텔레콤이 미국 차량 공유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국내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택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한데 묶어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고, 장기적으로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에 도전해 차별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5일 오후 이사회를 통해 모빌리티 전문 기업 설립을 의결하고, 우버로부터 총 1억5000만 달러(약 1725억 원)를 투자 유치한다고 1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T맵, T맵 택시 등 사업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12월 29일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만든다. 우버는 여기에 5000만 달러(약 575억 원)를 투자해 지분 5∼6%를 확보한다. 티맵모빌리티는 T맵을 국내 모든 차량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맵을 기반으로 주차, 광고, 보험 연계 상품, 차량 내 결제 서비스 등도 만든다.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전동킥보드, 자전거, 대리운전, 주차 등을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구독 할인제도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6000억 원, 기업가치 4조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아울러 양 사는 택시 호출 사업을 위한 합작 법인을 내년 상반기(1∼6월)에 설립하기로 했다. 우버는 여기에 1억 달러(약 1150억 원)를 투자해 합작 법인 지분 51%를 갖는다. 서비스명은 ‘우버티맵 택시’와 같이 양 사의 정체성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택시 호출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플라잉카로 서울과 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가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등극했다. 쏘카는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로부터 500억 원,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 원 등 총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쏘카는 3월 여객운수사업법개정안(타다 금지법) 통과로 자회사 VCNC의 렌터카 기반 승합차호출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중단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이동 수요가 감소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실적 회복, 신사업 진출 등을 일궈낸 회사의 사업역량을 높게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쏘카는 안전한 이동을 위해 차량 방역과 소독을 강화하고 월정액 구독 상품(쏘카패스), 장기 렌트 상품(쏘카 플랜, 쏘카 페어링), 기업 대상 사업(쏘카 비즈니스) 등을 확대해왔다. 덕분에 회원수는 600만 명을 넘어섰고, 쏘카패스는 누적 가입 30만 명의 기록을 세워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VCNC는 타다 베이직 중단 이후 고급택시를 이용한 플랫폼 호출 사업 ‘타다 프리미엄’과 예약형 상품인 ‘타다 에어’, ‘타다 골프’ ‘타다 프라이빗’ 등으로 사업을 조정해왔다. 아울러 가맹택시 사업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중개사업 ‘타다 대리’ 등 새로운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쏘카 카셰어링 사업의 지속성장,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끈 역량 등을 인정받았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 서비스 고도화, 인재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줌이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지원한 화상회의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연간 3조 분(500억 시간) 이상 됩니다.” 에릭 위안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 시간)부터 이틀 간 열린 연례 사용자 콘퍼런스 ‘줌토피아’ 기조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줌의 성장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줌토피아는 2017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았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올해 줌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15일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3분기(7∼9월)에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1위는 줌 클라우드 미팅이었다. 이날 현재 줌 시가총액은 1448억4000만 달러(약 165조 원)다. 연초(160억600만 달러) 대비 9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그중에서도 재택교육을 위해 무상 서비스를 공급한 것에 자긍심을 느꼈다고 위안 CEO는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만5000곳의 학교에 무료로 줌을 제공했다”며 “줌으로 공부하는 내 딸이 ‘어떻게 손을 들어야 하나’라고 물은 데서 착안해 ‘손들기 기능’을 개선해야겠다는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올해 138개 국가에서 학교가 문을 닫으며 약 16억 명의 학생이 영향을 받았다”며 “연결성 부족은 불평등을 낳는 주요 요인이다. 이들의 학습권을 되찾아 주고자 150만 달러(약 17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위안 CEO는 서비스 개선 방안도 발표했다. 요가, 춤, 코딩, 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가진 이용자들이 줌에서 재능 공유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온줌’ 기능을 도입한 것. 줌 플랫폼 안에서 드롭박스, 슬랙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협업 서비스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잽스’를 내놓기도 했다. 보안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5월 뉴욕 기반 보안 스타트업 키베이스를 인수했고 협업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전 과정을 모두 암호화하는) 종단 간 암호화 기능을 다음 주 중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안 CEO는 “팬데믹(대유행) 이후 미래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업무의 하이브리드가 예상된다”며 “이런 현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협업 도구를 개선하고 집과 사무실을 넘어 자동차 또한 움직이는 업무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상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표 웹툰 사업자들이 연간 조(兆) 단위의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웹툰 불법 복제를 근절하기 위해 공동대응에 나섰다. 14일 네이버웹툰, 레진엔터테인먼트, 리디주식회사, 카카오페이지, 탑코, 투믹스 등 6개 사는 ‘웹툰 불법유통 대응 협의체’ 협약식을 개최했다. 협약사는 웹툰 불법 복제 사이트 운영자와 불법복제물 유포자에 대해 민형사상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웹툰 불법 복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법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고, 웹툰 이용자에 대한 저작권 인식 교육, 웹툰 불법 복제 문제와 관련된 정보수집과 공유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웹툰가이드에 따르면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는 2020년 기준 누적 258개가 등장했다. 2017년 약 110개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8년 정부 합동 단속을 통해 밤토끼, 아저시, 어른아이닷컴 등 19곳을 폐쇄했지만 이미 무단 편취한 웹툰 이미지 데이터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상태여서 유사 불법웹툰 사이트가 반복 재생산되고 있다.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불법사이트가 웹툰 사이트를 직접 복제했다면, 현재는 해외 불법사이트를 거쳐 국내 불법사이트에 복제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작권 침해자의 주요결제 수단도 2019년 상품권(53%)에서 2020년 현재 해외신용카드(90%)로 옮겨갔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비대면 투자운용 서비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최근 엔씨소프트와 KB증권으로부터 각각 3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연구해 온 엔씨소프트가 AI 기술력 강화 차원에서 핀테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성우가 해왔던 게임 홍보 영상 내레이션, 기자가 작성해왔던 날씨 기사 등을 AI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 ‘AI 기반 기술’을 2011년부터 연구해왔다. 이번 투자를 통해 AI 기반 기술을 금융까지 확대하게 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2013년 회사 설립 당시 개인 투자를 진행해 최대 주주로 있다.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는 13일 기자와 만나 “엔씨소프트가 AI 기반 기술을, KB증권이 자금과 금융 데이터를 투입해 초격차를 이루는 AI 간편투자 증권사로 만들어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합작법인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핀트는 이용자들이 최소 20만 원 이상을 맡기면 투자 성향에 따라 미국 주식, 신흥국 주식, 원자재, 채권·현금 등으로 분류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준다. 핀트에서 22만5000명의 가입자(일임계좌 5만 좌)가 210억 원을 투자했다. 핀트 이용자들은 하루 평균 7500원을 적금하듯 ‘투자’하고 있다. 가입자 대부분(82%)은 2030세대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개별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AI(아이작)를 부여하고, 이용자가 수백만, 수천만 명으로 늘어나도 각각의 AI를 통제할 수 있는 플랫폼(프리퍼스)을 6년여간 구축해왔다. 내년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활성화되면 개별 고객에게 각기 다른 AI 프라이빗뱅킹(PB)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투자를 습관으로 만들어주고 궁극적으로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는 게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게임회사들의 핀테크 진출은 최근 확장되는 추세다. 넥슨 출신들이 만든 아퀴스는 내년 트레이딩 플랫폼의 북미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를 통해 게임토큰을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지갑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구글이 모든 앱과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강제하기로 하면서 업계가 한목소리로 반발하고 있지만 업체마다 속내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3사와 정보기술(IT) 대기업은 수수료 인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반면, 디지털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개발사들은 오롯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과 콘텐츠에서 거둬들인 수수료 가운데 일부를 통신사, 카드사 등과 나눈다. 수수료가 매출의 30%라고 하면 이동통신사는 그중 절반인 매출의 15%를 받아가는 구조다. 소비자들이 구글 결제, 이른바 G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선택하거나 이통사 요금 청구서에 곧바로 청구되는 ‘다이렉트캐리어빌링’을 이용해야 한다.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과 같은 간편결제나 상품권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용자들이 신용카드를 택하면 신용카드사들이 구글로부터 매출액 대비 0.9∼1.2%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카카오 간편결제 사업인 카카오페이는 매출의 1.5∼1.8%, NHN의 페이코에는 2.1∼2.4%가량을 받는다. 양 사는 각각 2019년 11월, 2017년 10월 G페이에 서비스를 해왔다. 네이버페이도 구글 측과 G페이 입점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콘텐츠 개발사들은 수수료 인상 부담을 상쇄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수익 감소를 감수하거나 이를 감당할 수 없으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업계 내에서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희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체 앱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모여 수수료율을 자율적으로 조정해야만 한다”며 “문제는 구글 측에서 협의에 응할지가 미지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중국 게임회사 미호요가 내놓은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원신’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지난달 28일 중국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50여 개 국에 동시 출시됐는데요. 국내에서는 9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넥슨이 7월 내놓은 올해 최대 히트작 ‘바람의나라: 연’을 제쳤습니다. 바람의나라: 연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장수 MMORPG인 바람의나라를 모바일로 만든 게임인데요. 한 때 ‘리니지2M’을 제치고 매출 2위를 기록하며 엔씨소프트가 장기간 1, 2위를 지키고 있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지각변동을 이끌어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바람의나라: 연이 국내 시장에서, 더 나아가 RPG 장르에서 중국에 ‘동메달’을 내줬으니 RPG 명가의 자존심이 구겨진 셈입니다. 원신은 글로벌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원신 효과에 130달러를 쓰고 말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하는 등 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운데요. 원신은 출시 나흘 만에 글로벌에서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합니다.●기술력, 현지화, 운영 노하우 등 삼박자 “언제 어디서나 유저들이 편하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멀티 플랫폼 전략, 국내에서 특히나 치열한 RPG 장르에서 카툰렌더링(3차원·3D 그래픽을 이용해 만화 같은 느낌을 주는 화면을 만드는 것)을 활용한 고퀄리티의 일러스트가 유저들의 마음에 닿은 것 같다.” 7일 미호요 관계자는 원신 성공요인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을 줬습니다. 원신은 모바일, PC, 콘솔(플레이스테이션4)에서 어떤 플랫폼에서든 동일한 캐릭터를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멀티 플랫폼’을 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시도를 한 게임사는 전무합니다. 엔씨소프트가 앞서 모바일로 내놓은 리니지2M을 지난해 11월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퍼플’을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넥슨은 선(先) 모바일 출시했던 ‘V4’에 대해서 지난해 12월부터 PC로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 정도였죠. 아울러 카툰렌더링은 업계에서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해당 기술이 구현돼 이용자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는 기존 중국 게임들이 갖고 있던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일본 게임풍을 띈다는 반응입니다. 일본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한글 자막, 한국어 더빙도 자연스러워 이질감을 줄였다는 평가입니다. 이는 중국 게임사의 기술력이 이미 상향 표준화 됐음을 보여줍니다. 실제 미호요는 원신을 개발하는데 개발 인력만 500명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게임 제작에 3년 반이나 소요됐고요. 원신 개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운영 측면에서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미호요는 지난해 6월 원신을 중국에서 최초 공개했고, 한국에서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게임행사인 지스타에 참여해 게임을 알렸습니다. 미호요는 지스타 참여 시점에 맞춰 한국에서 원신 온라인 커뮤니티(네이버 공식 카페)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현재 이 카페의 가입자는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게임 출시 1년 여 전부터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겁니다. 해당 카페는 미호요 본사 운영팀이자 한국인 직원이 직접 운영한다고 하네요. 카페를 통해 게임 출시 이후 발생하는 건의사항과 버그, 문의 등을 취합하고 접속 오류,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 제재 등 조치들을 공개하면서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지사인 미호요 코리아도 지난달 설립돼 인력 채용중이고요.●한중 양 강 구도로 재편되는 중 이렇듯 중국 게임의 퀄리티가 급상승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날 현재 4399코리아의 ‘기적의 검’, 릴리스 게임즈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각각 5위와 10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릴리스 게임즈 ‘AFK 아레나’(14위), 유주 게임즈 코리아 ‘그랑삼국’(17위), 창유 ‘일루전 커넥트’(20위)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매출 상위 20위권만 한정 지으면 한국 게임(13개)과 중국 게임(6개)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중국 게임사들은 게임을 8시간 씩 3교대로 24시간 개발하고 있다. 공장처럼 게임을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 생산력도 탁월한데다 과거보다 기술력이 뛰어나졌다. 과거에는 ‘카피캣’이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니었는데 독자성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 게임 A사 관계자) “시간을 들인 만큼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느낌을 이용자들에게 듬뿍 주고 있다. 이용자 몰입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서운 점이다.” (국내 대형 게임 B사 관계자)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는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한국 못지않기 때문에 국내 게임 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상당 부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국내 대형 게임 C사 관계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 게임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적의 검이나 라이즈 오브 킹덤즈 같은 게임들은 이미 국내에서 서비스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매출 10위권에 안착해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팬층이 두터워지고 기반이 생기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 게임 시장이 한중 양강 구도로 가게 될 것이라 예측되는 대목입니다. ●PC 온라인 성공 유산 버려야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판호(유통권)을 발급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지에서는 일종의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죠. 최근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 넥슨인데요. 넥슨은 연 매출 1조 원을 가져다주는 지식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을 8월 중국서 선보이려다 출시 예정 하루 전날 연기하고 말았습니다. 출시 전날 게임 출시를 연기하는 일은 드문 경우로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중국 탓만 할 순 없습니다. 한국 게임들에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과거와 달리 과감한 시도가 줄었습니다. 멀티플랫폼 구현부터 클라우드 게임, VR 게임 등 대형 게임사들로부터 새로운 시도들이 선제적으로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넥슨은 연말을 목표로 PC와 콘솔에서 크로스플레이 할 수 있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신의 흥행이 뼈아픈 이유입니다. 아울러 중국 게임 중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특징을 보면 신규 IP(원신)를 활용했다는 점일 겁니다. 반면 리니지, 리니지2,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뮤, R2, 블레이드&소울, A3, 라그나로크 등 많은 한국 게임들은 10여 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기존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들이죠.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IP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IP 개발이 아쉽습니다.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 개발사들이 잘 만들지 않는 슈퍼셀 클래시 오브 클랜 같은 유형의 장르(라이즈 오브 킹덤즈)를 공략했다는 점을 꼽을 수도 있고요.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2019년 9월 한 때 국내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참신함을 원하는 이용자들은 많은데 그 수요를 중국 게임사가 채워주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야 할까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한국 게임사들이 PC 온라인 게임의 성공에 취해있을 때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의 PC 온라인, 일본이 강점을 갖고 있던 콘솔, 그리고 그들의 IP까지 학습하면서 크로스플랫폼 게임과 중국 게임 같지 않은 일본풍 게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며 “우리 기업들이 PC 온라인 시대의 유산이던 IP를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과감한 도전을 하지 않는 다면 국내 시장의 더 큰 부분을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가 쇼핑, 동영상 부문의 검색 알고리즘을 자사에 유리하게 바꿔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우선 노출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7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조정해 시장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 같은 처분에 반발하며 불복 소송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혀 양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상품 밀어내려 검색 알고리즘 변경 공정위는 6일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7억 원(쇼핑 265억 원, 동영상 2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쇼핑,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임의로 조정해 자사 상품이나 콘텐츠를 검색 결과 상단으로 올리고 경쟁사 상품은 하단으로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70%가 넘는 1위 사업자다. 다양한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비교·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네이버쇼핑)와 함께 상품 판매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서비스(스마트스토어)도 직접 운영하며 ‘유통 공룡’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쇼핑 검색 결과가 자사 오픈마켓 서비스에 유리하게 나오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다섯 차례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2012년 4월 오픈마켓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11번가, G마켓, 옥션 등 경쟁 오픈마켓 상품들이 검색 노출 순위에서 밀려나도록 알고리즘을 바꿨다. 그해 7월엔 자사 오픈마켓 입점 상품이 쇼핑 검색 결과 페이지당 15%를 차지하도록 검색 방식을 변경했고 5개월 후엔 이 비율을 20%까지 높였다. 2015년 6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두고선 담당 임원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된 상품 노출을 늘렸다. 네이버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경쟁사들이 문제를 제기할까 우려하는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했다. 검색 방식 변경으로 네이버의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97%에서 2018년 21.08%로 급상승했다. 반면 경쟁사 점유율은 일제히 떨어졌다.○ “소비자 기만한 시장교란 행위” 네이버는 동영상 검색에서도 자사 서비스인 ‘네이버TV’ 동영상을 우선 노출했다. 2017년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전면 개편하면서 판도라TV, 아프리카TV 등 경쟁사에는 이를 알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노출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또 프리미엄 서비스 ‘네이버TV 테마관’에 입점한 동영상에 가점을 줘 우선 노출했다. 이 조치로 일주일 만에 검색 결과 최상단에 노출된 네이버TV 동영상은 22% 늘었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네이버는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오픈마켓 시장과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경쟁을 왜곡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네이버처럼 검색 알고리즘을 자사에 유리하게 조작해 자사 서비스에 특혜를 주는 행위에 철퇴를 내리고 있다. 2017년 유럽연합(EU)은 자사 쇼핑 사이트를 경쟁사보다 먼저 검색되도록 한 구글에 과징금 24억2000만 유로(약 3조 원)를 부과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가 충분한 검토와 고민 없이 사업자 사업 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또 “공정위가 지적한 쇼핑, 동영상 검색 로직 개편은 사용자의 검색 니즈에 맞춰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다른 업체 배제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신무경 기자}
프리랜서 신분인 배달 기사들을 사실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보호하기 위한 민간 자율 협약이 체결됐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플랫폼 노동 포럼)’은 6일 서울 중구 YWCA회관에서 ‘플랫폼 경제 발전과 플랫폼 노동 종사자 권익 보장에 관한 협약’을 발표했다. 플랫폼 기업에선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배달대행 스타트업 스파이더크래프트 등이 참여했다. 노동계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과 배달 기사 노조 라이더유니온이 참여했다. 배달 기사 약 7만5000명이 이번 협약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약은 배달 플랫폼 기업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배달 기사들을 선제적으로 근로자로 인정하고 보상과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배달 기사는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일종의 특수고용직이다. 협약서에는 배달 서비스의 정의, 플랫폼 노동과 노동조합의 정의부터 공정한 계약 체결의 원칙, 후속 과제 등이 포괄적으로 담겼다. 계약을 체결한 종사자는 스스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자율적으로 일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했다. 배달 업무를 공정하게 배분하고 관련 기준을 배달 기사에게 알려주도록 했다. 업무에 대한 정확한 보수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빠른 배달을 압박하지 않고, 돌발 위험 상황이 발생한 경우 업무를 중단하고 이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 안전 대책도 담았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구글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모든 앱과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강제하기로 하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개발사들이 국내 앱 마켓 입점과 웹 결제 확대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4일 카카오 측은 “구글의 자사 결제 시스템(구글 빌링) 의무화 조치로 원스토어 입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웹소설, 웹툰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 음원 서비스 멜론 등 콘텐츠 앱을 SK텔레콤과 네이버가 주주사로 있는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에 입점시키지 않았다. 카카오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은 것은 구글과의 모종의 협력 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6년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원스토어를 만들 당시 지분 투자를 검토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빌링 의무화 조치로 카카오가 대안 앱 마켓 입점을 검토하면서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 카카오는 웹 결제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을 구글 운영체제(OS)를 쓰는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애플 OS를 이용하는 아이폰과 동일하게 2500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이라는 별도 웹사이트에서 결제 시 매달 20% 할인해 주는 등 가격에 차등을 뒀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구글 빌링 대신 자사 결제 시스템인 카카오 빌링으로 결제토록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다음 웹툰, 멜론 등도 웹 결제 페이지를 갖고 있어 구글 빌링 의무화가 현실화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처럼 가격을 차등 적용할 여지가 있다. 구글은 2021년 10월부터 기존 콘텐츠 앱에 대해 개발사 자체 결제 시스템 이용을 금지할 예정이지만 여타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하거나 웹 결제를 두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다만 앱에서 개발사 웹 결제 페이지로 유도하는 방식은 정책 위반으로 금지하고 있다. 카카오 외에 콘텐츠 개발사들도 구글 정책 변경에 따른 대안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NHN의 음원 서비스 벅스는 현재 원스토어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음원 서비스 플로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KT의 음원 서비스 지니뮤직과 OTT 시즌 등도 원스토어와의 협력 관계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원스토어 입점, 웹 결제 확대 등 ‘구글 대안 찾기’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이 10% 대에 불과한데다 소비자들이 웹 결제보다는 편리한 인앱 결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들이 웹 결제를 확대할 경우 구글 측의 마케팅 축소, 앱 퇴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콘텐츠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구글의 앱 마켓 수수료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부터 가능한 모든 대안들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소비자 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제3의 앱 마켓이나 웹 결제가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yes@donga.com·이건혁 기자}
아이폰6부터 G6,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중저가폰까지… 서랍을 열자 스마트폰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떤 건 새로 샀었고, 어떤 건 중고로 샀던 폰들이다. 팔거나 기증하자니 정보유출이 불안하고, 지인을 주자니 헌 폰이 되어버렸고, 보관하자니 다시 쓸 일은 없을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2, 3년을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이런 사람이 어디 기자뿐일까. 방치된 폰들을 믿고 팔아도 될지 물어보고자 중고폰 사업자를 만나보기로 했다. 수소문해 중고폰 사업으로 연매출 100억 원을 내고 있다는 ACL의 배황근 대표(40·사진)를 만났다. 배 대표는 중고폰 사업으로 한국무역협회로부터 2017~2019년 수출의 탑(100만 달러, 500만 달러, 700만 달러)을 수상해오기도 했다. ACL은 최근 전 국민이 가입해있다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와 손잡고 중고폰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혹시 인근 오프라인 상점에 그간 못 보던 중고나라 로고(사진)를 단 가게들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중고나라 중고폰 가맹업체다.―중고폰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어요. 2010년 삼성전자 갤럭시S가 출시되고 이듬해부터 중고폰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중고폰이 하나의 산업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기존 폴더폰들도 중고로 거래됐었지만 규모가 작았죠. 당시 지인이 중고폰 사업을 했는데 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창고관리시스템(WMS)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 부탁했습니다. 지인의 회사가 크진 않았는데도 하루에 중고폰 매입만 500여 대씩 나왔습니다. 수익을 보니 유망한 사업이구나 생각했죠. 그렇게 중고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러했죠.―중고폰 사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받았나요. 중고폰은 해외 수출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완벽하게 양성화된 시장이라 말하기는 어렵죠. 그렇다고 100% 음성도 아닙니다. 그레이 마켓(일반 시장과 암시장의 중간)이죠. 특히 동남아 수출길이 막혔는데요. 국내에서 중고폰을 매입해 해외에 판매하는 따이공(보따리상)이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이들이 해외로 나갈 수 없게 되면서 매출이 줄었습니다.―중고폰 시장을 그레이 마켓이라 부르는 이유는 뭔가요.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안 파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사실 저도 보안이 우려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중고폰을 판매하면 내 정보가 전 세계에 퍼져나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장 조사를 해보면 중고폰을 판매하지 않는 이유 첫 번째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입니다. 중고폰 하면 분실폰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고요. 이런 이미지 탓에 중고폰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사실 저희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우려에 대해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중고폰 판매업체들은 고객이 물건을 팔러오면 우선 분실조회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도난폰, 분실폰인지 확인하는 거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서 단말기 고유번호(IMEI)를 조회하면 확인할 수 있거든요. 도난폰을 사들여 판매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할 사람은 몇 없다는 것이죠. 분실폰이 아님이 확인되면 바로 데이터를 삭제합니다. 저희는 데이터 삭제를 위해 폰체크라는 프로그램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성에서도 인증한 제품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기존 데이터의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중고폰은 어떻게 수급하고 계신가요. 많은 이들이 새 폰을 구매할 때 기존 폰의 중고 가격을 보장받는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합니다. 본인은 크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통신사와 보험사에 이렇게 중고폰을 판매하고 있는 거죠. 보다 직접적으로는 오프라인 통신사 대리점, 판매점이나 중고폰 취급 매장을 찾아 판매를 합니다. 그런 곳도 아니면 중고나라나 번개장터, 당근마켓 같은 곳에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통신사나 보험사가 주기적으로 중고폰을 매각 공고를 낼 때 입찰해서 사들입니다. 또 저희 가맹점들에서 확보하기도 하고요.―개인 입장에서 중고폰을 제값에 잘 팔 수 있는 팁이 있나요. 저희한테는 안 좋지만…(웃음) 사실 개인 대 개인 거래를 하는 게 제일 비싸게 팔 수 있는 방법입니다.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곳에서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죠. 또 다른 팁이 있다면 제조사들이 고객 대상 특별보상판매를 할 때 파는 것을 노리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언제 팔아야 가장 가격을 잘 받는 건가요. 새 폰이 나오기 바로 직전에 판매하는 게 가장 유리합니다. 새 폰이 나오기 한 달 전에 통상 가격이 가장 높습니다.―집에 안 쓰는 폰이 많습니다. 온라인으로 시세를 검색해보면 가치가 없어서 판매도 안 될 거 같더라고요. 혹시 중고폰 업체들은 그런 폰들은 무게를 달아 사들이나요. 무게를 달진 않고요, 중고폰이라는 것은 그래도 최소 1000원 정도의 가치는 있습니다. 중고폰 안에 금, 은, 동처럼 이러저러한 금속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도시 광산이라고도 하죠. 실제 녹여서 추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장 큰 해외 판매처는 어딘가요. 홍콩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홍콩편 비행기가 매일 있었죠. 지금은 사흘에 한 번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출에 영향을 받았죠. 최근에는 국내 시장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2011년도에 사업을 시작할 때는 100% 수출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내수 물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비자들이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새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서 중고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소비자 위축되다보니 중고폰을 찾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고요.―해외 시장을 어떻게 개척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중국 선전(深圳)에 있는 바이어들이 대거 한국에 넘어오면서 해외 판로가 개척됐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수출이 중국 의존도가 100%였죠. 시간이 지나면서 파키스탄, 몽골 등지에 있는 무역상들이 한국에 와서 폰을 사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저희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그나저나 홍콩으로 수출된다는 건 좀 의외네요. 중고폰 중 소수의 최상품은 국내에서 유통돼요. 유리가 깨졌거나 보드가 고장 난 제품 절반 이상은 홍콩으로 넘어가죠. 홍콩으로 간 중고폰들은 곧장 중국 선전으로 넘어갑니다. 선전은 중국 최대 전자상가로 불리죠. 이곳에서 중고폰들이 환골탈태하게 됩니다. 유리부터 보드까지 교체하며 리퍼블리시드 폰(리퍼폰)이 됩니다. 대개 정품 부품이 아니라 모조품 부품을 이용해 폰을 새것처럼 만들어내죠. 이런 리퍼폰들은 다시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됩니다.―한국에서 리퍼블리시드 작업을 하면 되는데 왜 안하나요. 제조사로부터 정품 자재를 공급 받을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제도적으로 중고폰을 수리하는 업이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조그맣게 운영을 하는 정도지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명 브랜드를 단 스마트폰들이 중국으로 넘어가 불량 자재들로 교체된 뒤 문제없는 리퍼폰처럼 팔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유통되면 액정이 뜨거나 기능이 불량이거나 하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죠. 다만 대기업 브랜드가 달린 중고폰을 산 해외 구매자들은 이런 상황까지는 모를 터이니…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어 안타깝습니다.―중국으로 바로 안 가고 홍콩을 거치는 이유가 있나요. 중고폰은 중고 TV처럼 산업 폐기물에 속해요. 바젤협약(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처리에 관한 국제협약)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수입 금지인 품목이죠. 그런데 수입이 되는 몇몇 나라가 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등입니다.―중고폰이 많이 나오는 시장은 한국뿐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고요 그 다음은 일본입니다. 우리나라는 세 번째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휴대폰이 고장 나면 고쳐 쓰고, 또 고쳐 쓰고, 다시는 고쳐 쓰지 못할 정도로 반복해서 사용합니다. 어느 정도 경제 수준으로 올라와야 중고폰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중고나라와는 어떤 연유로 사업을 같이 하게 됐나요. 중고폰 가맹 사업이 아예 없던 비즈니스는 아닙니다. 다만 현재까지 전 국민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죠. 중고폰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중고나라와 함께하면 빠르게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고나라는 대한민국 누구나 아는 브랜드니까요. 그래서 중고나라에 먼저 사업을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던 겁니다. 실제 중고나라 덕분에 가맹점도 단시간 확보할 수 있었고요. 현재 가맹점 수는 60여 개입니다. 연내 100개 까지 유치할 계획입니다.사업의 주체는 중고나라입니다. 중소 중고폰 사업자들과의 계약 주체도 중고나라입니다. 다만 ACL은 중고폰 전문가다보니 운영을 대신 해주고 있습니다. (중고나라는 8월 말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중고폰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중고폰 사업자들이 많은데 차별화할 수 있는 특화 기술이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 WMS를 자체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중고폰 업체는 그리 많지 않지요. 아울러 웹 기반의 입찰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떤 바이어든 저희 입찰 시스템에 들어와서 경쟁해 구매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는 스마트폰 액정의 미세 흠집을 잡아주는 폴리싱 장비를 직접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매출 전망과 내년 목표는. 기존 중고폰 거래 시장의 불편한 점은 물건을 먼저 택배로 보내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10만 원을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보냈는데 취급처에서 5만 원짜리 가치밖에 없다고 했을 때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집 앞 중고폰 매장에서 견적을 확인하고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중고나라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코로나19로 중고폰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내년에는 매출 300억 원을 목표로 잡고 사업에 임할 생각입니다. 중고폰 유통 전문회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의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 싶습니다.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