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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검사키트 가격은 얼마예요? 한 번에 몇 개나 살 수 있어요?” 1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약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유통개선 조치가 내려진 첫날, 키트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정부는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부터 약국과 편의점에서 한 번에 5개까지만 키트를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온라인 판매도 중단했다. 다만 재고 물량에 한해서만 16일까지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재기로 인한 가격 급등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 “진짜 필요한 사람만 구입하도록 하는 정책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의 구매 수량 제한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은 “오늘까지는 구매 수량에 제한 없이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 수량 제한 시행일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에 있는 약국 13곳을 둘러본 결과 절반 남짓인 7곳에서만 키트 구매가 가능했다. 그중 4곳에서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5개 이상 살 수 있다”고 했다. 9일 취재팀이 방문한 종로구와 마포구 약국 10곳 중 7곳에서 품절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급 자체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키트 구입 수량 제한 등 정부의 조치로 가격이 조금씩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 씨(25)는 “온라인 가격이 너무 비싸 당황스러웠는데 사재기가 사라져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3일 기준으로 온라인에서 키트 재고분 가격은 1회당 평균 1만 원 내외였지만 일부 쇼핑몰에선 3배 이상 높은 3만2000원을 부르기도 했다. 다소 안정되긴 했지만 지난달 중순까지 키트 하나에 3000∼5000원에 팔렸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모 씨(53)는 “얼마 전 아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 매일 키트로 ‘셀프 검사’를 하고 있다”며 “재고가 떨어지기 전 온라인에서 20개를 주문했다”고 했다. 구매 수량 제한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사람이 한 번에 구매하는 수량은 제한하면서 구매 횟수는 제한을 두지 않아 다른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하루에 여러 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금은 마스크 판매를 관리하던 때처럼 절대적인 물량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안정적인 유통이 필요하다”며 중복 제한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식약처는 14∼28일 전국 약국과 편의점에 자가검사키트 3000만 개를 공급할 예정이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60세 미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셀프 재택치료’가 10일 시작됐다. 시행 첫날부터 방역당국의 부실한 의료기관 안내와 원칙 없는 진료비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122명으로 처음 5만 명을 넘어섰다. 재택치료자도 17만4177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는 이날부터 재택치료자의 약 15%에 해당하는 고위험군만 하루 2회 건강 모니터링을 하고 나머지 환자의 모니터링은 중단했다. ‘셀프 치료’ 상황에 놓인 재택치료 환자들은 어느 의료기관으로 연락할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전화 상담과 처방이 가능한 동네 병의원 1900곳을 공개했다. 하지만 주소나 지도 없이 엑셀 파일로 시군구, 병원명, 전화번호만 올려 환자들이 인근 병의원을 찾으려면 일일이 전화나 검색을 해야 했다. 코로나19 의심환자 진료를 병행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과 야간 상담이 가능한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명단도 올라왔지만 어떤 상황에 각 기관을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정부는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의 경우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도록 했다. 환자는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센터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 상당수 보건소 안내전화는 온종일 통화 중이었다. 정부는 재택치료자의 비대면 진료 비용에 대해서도 우왕좌왕했다. 이날 오전에는 재택치료자들이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할 때 하루 두 번 이상 진료를 받으면 두 번째부터 진료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이를 철회하고 무상 진료라고 했다. 정부는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 판매를 온라인에서는 금지하고 약국과 편의점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판매가격 범위를 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라지만 급증하는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자의 온라인 구매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린이집과 노인복지시설 등의 216만 명에게는 21일부터 주당 1, 2회분의 자가검사키트를 배포하기로 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14일부터 노바백스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당일 예약이나 의료기관을 통한 잔여 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다.“혼자 사는데 확진, 약없이 버텨”… “병원서 ‘진료기록 없다’ 거절”[오미크론 대확산] ‘셀프 치료’ 첫날… 확진자들 혼란 서울 송파구에 사는 안모 씨(30)는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기침과 가래 증상이 심했지만 확진 3일 차인 10일까지도 병원 진료를 받지 못했다. 보건소는 대면 진료를 할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 2곳을 전화로 알려줬지만 가까운 곳이 2.7km 거리다 보니 자동차가 없는 안 씨는 방문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의원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 안 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데 상비약도 없어서 그냥 버티고만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비대면 진료 거부당해 ‘자체 처방’정부가 10일부터 새로운 재택치료 체계를 도입했지만 관련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택치료자들의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방역 당국의 모니터링이 중단된 만 60세 미만 ‘일반관리군’ 확진자 상당수는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의원이 어딘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비대면 진료 가능 병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 사실 자체를 모르는 재택치료자가 적지 않다. 정부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된다고 했지만 “비대면 진료 동네 병원” “전화상담 처방 동네 병원” 등으로 검색해도 제대로 된 정보는 찾기 어렵다.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모 씨(59)는 “키워드를 바꾸며 여러 차례 검색했는데도 비대면 진료 동네 병원이 어딘지 찾지 못했다”며 “따로 사는 아들에게 부탁해 겨우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재택치료자는 비대면 진료를 거절당했다.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박모 씨(54·서울 양천구)는 10일 발열이 심하고 호흡도 힘들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병원에 연락했다. 그런데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어 진료가 어렵다. 진료 받은 적이 있는 병원에 연락하라”는 답만 돌아왔다. 같은 날 확진된 취업준비생 이모 씨(25) 역시 “인후통이 심해져 비대면 진료 가능 목록에 있는 병원에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결국 집에 있는 상비약으로 ‘자체 처방’을 했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센터 정보도 확인하기 힘들었다.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정모 씨(28·서울 관악구)는 “외래진료센터는 어디서 찾아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혼자 사는데 증상이 악화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불안하고 무섭다”고 했다.○ 진료 문의하자 “명단 잘못 올라갔다”비대면 진료를 맡은 일부 동네 병원은 전화가 폭증해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데다 비대면 진료를 원하는 전화까지 몰린다”며 “비대면 진료는 30분에서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전화가 몰리면서 아예 전화를 안 받는 병원도 적지 않았다. 심평원의 전화상담·처방 목록에 올라 있는 울산의 한 병원은 전화 진료가 가능한지 문의하자 “우리는 검사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를 하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목록에 잘못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진료 기관 종류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혼선을 가져오는 요인 중 하나다. 심평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료기관만 호흡기 전담 클리닉,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전화상담처방 동네 병·의원,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 등 5종류에 이른다. 한 재택치료자는 “종류가 워낙 많고 용어가 낯설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정부가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대부분이 ‘셀프 치료’를 하도록 방역·의료 체계를 바꾸겠다고 밝히자 불안한 시민들이 상비약 세트를 앞다퉈 구매하는 등 각자도생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은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라고 적힌 종이 쇼핑백에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 염증치료제 등 11개의 상비약을 담아 팔고 있었다. 가격은 3만∼4만 원대로 포함된 약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약사는 “비슷한 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묶음을 만들었다”고 했다. 자가검사키트는 품절인 곳이 많았다. 이날 본보가 돌아본 마포구와 영등포구의 약국 10곳 중 7곳에서는 검사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 인터넷에는 자가검사키트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와 약국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발열 시 쓰는 얼음팩도 평소보다 잘 팔리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10일부터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을 제외한 일반관리군은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자택에서 스스로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재택치료키트 수령이 지연되거나 보건소와 전화 연결이 안 되는 등의 경우가 많다 보니 셀프 치료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될지 우려가 크다. 7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모 씨(26)는 “(재택치료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몸살 기운이 있다고 하니 ‘집에 있는 약을 복용하라’고 하더라. 상비약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약을 신청하면 격리가 끝나고 도착할 수도 있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상비약 목록’ ‘스마트폰에 장착된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 등의 글이 올라와 호응을 얻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음성으로는 불안한 이들이 자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려면 어느 병원이 저렴한지 등의 정보도 주고받는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 플랫폼 이용자도 증가 추세다. 비대면 진료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닥터나우’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이용자 수 증가율이 지난달 대비 3배가량이나 됐다”면서 “재택치료자들이 자비로 비대면 서비스 이용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정부가 ‘경증 셀프 치료’ ‘셀프 역학조사’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료체계를 바꾼다고 밝힌 7일 상당수 시민은 혼란스러워하며 정부 대응에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인 김모 씨(34)는 “자신의 동선을 알아서 기입하라고 하면 불리한 내용을 숨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역시 재택치료 중인 이모 씨(25)도 “확진 후 질문을 받고 한참 생각한 후에야 동선이 기억났다”며 “셀프 역학조사는 미진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대해 7일부터 취식과 판촉, 호객행위를 금지하는 등 방역 수칙을 강화한 것을 두고서도 “확진자 관리에는 손을 놓고 방역을 강화하는 게 일관성이 없다”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이날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박모 씨(68)는 “이달 말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만 명도 넘게 나온다면서 방역 지침은 왜 강화하나 싶다”고 했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 직원은 “(방역 수칙 탓에) 판촉사원들 일자리만 끊기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서울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고모 씨(65) 역시 “오늘부터 띄어 앉기를 하고 칸막이를 설치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하긴 하겠지만 확진자 폭증을 막지 못하는데 무슨 소용인가 싶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한다면서 거리 두기는 왜 연장하느냐”며 반발했다. 7일부터 2주간 ‘사적 모임 6인, 오후 9시 제한’을 연장한 것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확진자 급증세를 보면 지금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데 효율적인지 의문”이라며 “(방역 체계 변경은) 정부가 역부족을 인정하고 책임을 내던지면서 자영업자들에게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자영업연대’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자영업자 보상금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촛불시위를 열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3월 새 학기 전면 등교 여부는 각 학교가 재학생 확진자와 격리자 비율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7일 ‘오미크론 대응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학사운영 유형을 △정상교육활동 △전체 등교+교육활동 제한 △일부 등교+일부 원격수업 △전면 원격수업의 네 종류로 나누고 어떤 유형으로 운영할지는 각 학교가 판단하도록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특수학교(급), 돌봄교실, 소규모·농산어촌학교의 매일 등교 원칙은 유지한다. 학사운영 유형을 정하는 권고 지표는 △학내 재학생 확진 비율 3% △학내 재학생 등교 중지 학생(확진자+격리자) 비율 15%다. 3월 개학 이후 두 지표 중 하나가 기준을 초과하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전면 등교를 유지하되 동아리 활동이나 토론 수업 등 일부 교과 활동이 제한된다. 두 지표가 모두 기준을 초과하면 재학생의 일부만 등교하고 일부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각 비율 기준과 수업 형식은 모두 확산세를 고려해 학교가 자율적으로 판단한다. 전면 원격수업에 대해 교육부는 ‘신중하게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학교 내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당국 대신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접촉자를 분류한다. 밀접 접촉자 중 유증상자나 고위험 기저질환자는 학교장 의견서를 지참하고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다. 무증상자에게는 학교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지급한다. 7일간 이틀 간격으로 3회 검사를 실시해 음성이면 등교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선모 씨(45)는 “방역 전문성이 없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접촉자를 잘 분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학교나 국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손을 놓겠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오늘 접수 끝났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셔야 해요.” 2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홍익문화공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 ‘접수 마감’ 안내 팻말을 손에 든 마포구청 직원이 다가오는 시민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는 오후 1시까지지만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접수가 일찍 마감된 것. 이 선별검사소를 찾은 송모 씨(27)는 “설 연휴 때 모임이 많았던 터라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검사를 받으려 했는데 어디서 검사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하루 2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설 연휴를 마치고 직장 복귀 전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까지 몰리면서 2일 상당수의 선별검사소가 인파로 붐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시에서 만든 ‘스마트서울맵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혼잡도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내 임시선별검사소 98곳 중 46곳의 대기시간이 60분 이상이었다. 30분 이내로 검사가 가능한 곳은 세 곳에 그쳤다. 3일부터 새 진단검사 체계가 도입되면 PCR 검사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 때문에 검사소를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3일부터는 60세 이상 등 우선 검사 대상자만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신속항원 검사를 받는다. 달라지는 검사 체계로 인한 혼란도 일었다. 이날 신촌기차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오모 씨(29)는 “오늘부터 검사 체계가 바뀌는 줄 알고 검사 받으러 왔는데 내일부터 신속항원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대기 인원도 많은 데다 딱히 증상이 있던 것도 아니고 출근 전 선제적으로 받아 보려고 했던 거라 그냥 포기했다”고 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 품귀 현상도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약국은 지난달 31일 이미 자가검사 키트 재고가 바닥났다고 했다. 2월 초 일부 학교의 겨울방학이 끝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1 자녀를 둔 신모 씨(56·서울)는 “아들 학교가 4일 개학인데 혹시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까 봐 걱정”이라며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원격수업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토사 붕괴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3명 가운데 행방을 찾지 못했던 마지막 실종자가 구조 작업 닷새째인 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처음으로 적용해 삼표산업을 수사하고 있다. 2일 소방당국은 매몰됐던 삼표산업 관계자 정모 씨(52)의 시신을 이날 오후 5시 38분경 그가 작업하던 천공기 조종석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지점은 사고 당시 정 씨의 작업장소에서 남동쪽으로 약 40m 떨어진 곳이다. 앞서 붕괴사고로 매몰된 굴착기 기사 김모 씨(55)와 일용직 천공기 기사 정모 씨(28) 등 2명은 사고 당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8분경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석재 발파를 위해 구멍을 뚫는 작업이 진행되던 중 약 30만 m³(높이 약 20m)의 토사가 무너지면서 김 씨 등 3명이 매몰됐다. 구멍을 뚫으며 절벽 쪽 벽면을 계단식으로 파 내려가는 작업을 하다가 토사가 갑자기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을 인용해 밝힌 김 씨와 일용직 정 씨의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과 압착성 질식’이었다. 소방당국은 2일 오전 5시 38분경 무너진 토사 속에서 삼표 관계자 정 씨가 사용한 천공기의 잔해를 발견하고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이날 수색 작업에는 굴착기 14대, 구조대원 44명, 경찰과 군 인력 12명, 인명 구조견 2마리 등이 동원됐다. 이날까지 당국은 사고로 무너진 토사 30만 m³ 중 3분의 1가량을 수색을 위해 제거했다. 고용부는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처벌법 1호 적용 사고’로 판단하고 이 법 위반 혐의로 삼표산업 본사를 수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 가운데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직업성 질병자가 1년 내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삼표산업은 상시 근로자가 약 930명으로, 유예기간 없이 지난달 27일 법 시행 직후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두 차례 냈다. 경찰과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현장 사무실과 협력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당국은 본사 경영책임자가 이번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의무를 다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수사 결과 삼표산업 경영책임자가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재판을 거쳐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영책임자와 구체적인 위반 사항 등을 특정한 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경영책임자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본사에 안전의무 이행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본사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사건 발생 당일 삼표산업 법인과 양주사업소 현장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토사 붕괴를 막아주는 방호망 설치 등의 안전조치가 소홀했던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 역시 현장 발파작업 관계자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그동안 구조작업에 동원됐던 현장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토사 붕괴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3명 가운데 행방을 찾지 못했던 마지막 실종자가 구조 작업 닷새째인 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처음으로 적용해 삼표산업을 수사하고 있다. 2일 소방당국은 매몰됐던 삼표산업 관계자 정모 씨(52)의 시신을 이날 오후 5시 38분경 그가 작업하던 천공기 조종석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붕괴사고로 매몰된 굴착기 기사 김모 씨(55)와 일용직 천공기 기사 정모 씨(28) 등 2명은 사고 당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8분경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에서 석재 발파를 위해 구멍을 뚫는 작업이 진행되던 중 약 30만㎥(높이 약 20m)의 토사가 무너지면서 김 씨 등 3명이 매몰됐다. 구멍을 뚫으며 절벽 쪽 벽면을 계단식으로 파 내려가는 작업을 하다가 토사가 갑자기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을 인용해 밝힌 김 씨와 일용직 정 씨의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과 압착성 질식’이었다. 소방은 2일 오전 5시 38분경 무너진 토사 속에서 삼표 관계자 정 씨가 사용한 천공기의 잔해를 발견하고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이날 수색 작업에는 굴삭기 14대, 구조대원 44명, 경찰과 군 인력 12명, 인명 구조견 2마리 등이 동원됐다. 이날까지 당국은 사고로 무너진 토사 30만㎥ 중 약 3분의 1 가량을 수색을 위해 제거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처벌법 1호 적용사고’로 판단하고 이 법 위반 혐의로 삼표산업 본사를 수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 가운데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직업성 질병자가 1년 내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삼표산업은 상시 근로자가 약 930명으로, 유예기간 없이 지난달 27일 법 시행 직후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두 차례 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현장 사무실과 협력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당국은 본사 경영책임자가 이번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의무를 다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수사 결과 삼표산업 경영책임자가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재판을 거쳐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영책임자와 구체적인 위반 사항 등을 특정한 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경영책임자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본사에 안전 의무 이행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본사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사건 발생 당일 삼표산업 법인과 양주사업소 현장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토사 붕괴사고 당시 안전조치가 소홀했던 점 등의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 역시 현장 발파작업 관계자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그동안 구조작업에 동원됐던 현장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오늘 접수 끝났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셔야 해요.” 2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홍익문화공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 ‘접수 마감’ 안내 팻말을 손에 든 마포구청 직원이 다가오는 시민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는 오후 1시까지지만 검사 받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접수가 일찍 마감된 것. 이 선별검사소를 찾은 송모 씨(27)는 “설 연휴 때 모임이 많았던 터라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검사를 받으려 했는데, 어디서 검사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하루 2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설 연휴를 마치고 직장 복귀 전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까지 몰리면서 2일 상당수의 선별검사소가 인파로 붐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시에서 만든 ‘스마트서울맵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혼잡도 현황’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임시선별검사소 98곳 중 46곳의 대기 시간이 60분 이상이었다. 30분 이내로 검사가 가능한 곳은 3곳에 그쳤다. 3일부터 새 진단검사 체계가 도입되면 PCR 검사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 때문에 검사소를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3일부터는 60세 이상 등 우선 검사 대상자만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신속항원 검사를 받게 된다. 달라지는 검사 체계로 인한 혼란도 일었다. 이날 신촌기차역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한 오모 씨(29)는 “오늘부터 검사 체계가 바뀌는 줄 알고 검사 받으러 왔는데 내일부터 신속항원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대기 인원도 많은데다 딱히 증상이 있던 것도 아니고 출근 전 선제적으로 받아보려고 했던 거라 그냥 포기했다”고 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 품귀 현상도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약국은 설 연휴 전인 지난달 31일 이미 자가검사 키트 재고가 바닥났다고 했다. 도매상에 주문하려 해도 ‘물건 자체가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약국 관계자는 “검사 체계도 바뀌고 확진자도 늘어나 구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텐데 키트를 갖다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2월 초 일부 학교의 겨울방학이 끝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고1 자녀를 키우는 신모 씨(56)는 “아들 학교가 4일 개학인데 혹시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까봐 걱정”이라며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원격 수업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잠깐만요! 아직 할머니가 안 내렸어요!” 20일 오후 6시경 기자가 탄 경기 파주시의 한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멈춰 섰다. 한 할머니가 버스에서 완전히 내리기도 전에 문이 닫힌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할머니를 부축하던 동행은 놀란 채 버스기사에게 ‘문을 닫지 말라’고 다급하게 소리쳤다. 시내버스 ‘난폭운전’이 여전히 승객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파주시에서는 시내버스에서 내리던 20대 여성이 출입문에 손이 끼었는데, 그 상태로 끌려가다 버스 뒷바퀴에 깔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 출입문의 감지 센서가 끼임을 감지하지 못한 것과 함께 문이 제대로 닫힌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급하게 출발한 버스기사의 안전의식 부족이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다.○ 사고 1년 뒤에도 여전히 ‘위험천만’사고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이달 20일과 24일, 사고가 났던 노선 버스를 동아일보 기자가 3시간가량 탑승했는데 여전히 위험천만한 운전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4일에는 한 남성이 버스 하차 도중 뒷문이 닫히면서 몸이 문에 끼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감지 센서가 작동한 듯 문이 바로 다시 열려 승객이 다치지는 않았다. 시민들도 버스를 타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정류장에서 만난 승객 12명 중 7명은 “지난해 인명 사고가 난 후에도 나아진 게 없다”며 “버스가 여전히 위험한 것 같다”고 했다. 파주에 사는 윤경옥 씨(64)는 “얼마 전에도 버스에서 채 내리지도 않았는데 문이 닫히려고 해 기사와 말다툼을 했다”며 “오늘은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서 있다가) 넘어질 뻔했다”고 하소연했다. 버스기사들도 할 말은 있다. 파주 시내버스기사 김모 씨(55)는 “빡빡하게 정해진 운행 시간과 배차 간격을 맞추려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과속 신호위반 등 난폭운전을 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베테랑 운전기사도 회사가 정하는 ‘권장 운행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고가 났던 노선의 경우 기점에서 회차 지점을 거쳐 종점까지 권장 운행시간은 4시간이다. 편도에 2시간이 배정된 건데 기자가 24일 회차 지점에서 탄 버스는 신호위반 3번과 급정거 급출발 6번을 한 후에야 2시간 2분 만에 간신히 편도 주행을 마쳤다. 이 버스는 제한속도가 시속 50km인 구간에서 65km로 과속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버스회사는 기자의 문의에 “신호위반 과속 등 급하게 운전하는 문제는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난폭운전, 법규 위반 민원 늘어난폭운전은 특정 버스 노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기도에 접수된 시내버스 관련 민원 중 버스 법규 위반을 지적하는 민원은 2만1578건으로 전년(2만931건) 대비 3.1%가량 늘었다. 이 중 난폭운전과 관련된 민원은 2152건으로 전년(2027건) 대비 약 6.2%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버스기사가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정시성’을 유지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노선을 개편해야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노선의 합리적 개편 등을 위해 버스 회사의 적자를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주는 ‘버스 준공영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지자체 예산이 한정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파주=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서울 강동구의 자원순환센터 건립 자금 115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24일 붙잡힌 구청 공무원이 경찰 조사에서 횡령한 돈 77억 원을 주식 투자 등으로 날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강동구청 일자리경제과 전직 주무관 40대 김모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횡령한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으며 구청 계좌로 되돌려 놓은 38억 원을 뺀 77억 원을 모두 잃어 남은 돈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 계좌 등을 추적해 숨겨둔 자금이 있는지를 밝힐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년 3개월 동안 구청 회계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비용으로 지급한 구청 자금을 빼돌렸다. 이 자금은 임의로 출금할 수 없는 전용 계좌로 받아야 하는데 자원순환센터추진과 등에서 일하던 김 씨는 허위 공문을 보내 다른 구청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어 1회 출금한도인 5000만 원을 채워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5000만 원씩 10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하루에 이체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김 씨가 범행을 지속하는 동안 구청 내부감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김 씨가 범행을 멈추고도 1년 만에야 자원순환센터 건립 관련 업무를 담당한 후임 공무원이 수상한 점을 확인하고 구청에 제보해 덜미를 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단독 범행’이라며 “(건립 자금) 금액을 보는 순간 욕심이 생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의 범행이 오랜 기간 지속된 것으로 미루어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 횡령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서울 강동구청의 자원순환센터 건립 자금 115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24일 붙잡힌 구청 공무원이 경찰 조사에서 횡령한 돈 77억 원을 주식 투자 등으로 날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강동구청 일자리경제과 전직 주무관 40대 김모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횡령한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으며 구청 계좌로 되돌려 놓은 38억 원을 뺀 77억 원을 모두 잃어 남은 돈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 계좌 등을 추적해 숨겨둔 자금이 있는지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년 3개월 동안 구청 회계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비용으로 지급한 구청 자금을 빼돌렸다. 이 자금은 임의로 출금할 수 없는 전용 계좌로 받아야 하는데 자원순환센터추진과 등에서 일하던 김 씨는 허위 공문을 보내 다른 구청 계좌로 송금 받았다. 이어 1회 출금한도인 5000만 원을 채워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5000만 원씩 10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하루에 이체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김 씨가 범행을 지속하는 동안 구청 내부감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김 씨가 범행을 멈추고도 1년 만에야 자원순환센터 건립 관련 업무를 담당한 후임 공무원이 수상한 점을 확인하고 구청에 제보해 덜미를 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단독 범행’이라며 “(건립 자금) 금액을 보는 순간 욕심이 생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의 범행이 오랜 기간 지속된 것으로 미루어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 횡령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이 구청 자금 1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8시 50분경 강동구청 40대 주무관 김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 씨는 강동구가 짓고 있는 자원순환센터 건립 자금(2120억 원) 중 1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가 횡령한 돈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용으로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낸 부담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자원순환센터 건립 업무를 하던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구청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자금을 이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횡령액 115억 원 중 38억 원은 구청 계좌로 되돌려놔 현재 강동구의 피해액은 77억 원이다. 강동구는 22일 횡령 사실을 인지한 후 23일 김 씨를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한 돈을 코인과 주식 투자에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했던 이모 씨(55)의 사망 원인이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소견이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이 씨 시신 전반에서 사인(死因)에 이를 만한 특이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의 구두 소견”이라고 밝혔다. 심장과 이어진 대동맥의 안쪽 막이 길게 찢어져 바깥쪽 막과 분리됐고(박리), 일부는 바깥쪽 막까지 터져 있었다(파열)는 뜻이다. 한편 동아일보는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모텔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기록을 입수해 분석했는데, 8일 오전 이 씨가 객실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후 11일 오후 모텔 관계자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될 때까지 객실 문을 통해 드나든 사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씨는 관상동맥에 중증도 이상의 경화 증세가 있었고, 심장 비대증도 있었다”며 “지병이 없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후 약물 및 독극물 검사 등을 실시해 최종 부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CCTV에 담긴 제보자 마지막 모습‘마지막 외출’ 전날인 7일…비틀거리며 소화제-진통제 구매8일 오전엔 죽 산 뒤 돌아와전문가 “대동맥 박리 수술 안하면 환자 90%는 일주일 이내 사망”지인들 “아파보여” “아니다” 갈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55)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타살이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부검 소견을 13일 발표했다. 이 씨는 11일 오후 8시 42분경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경찰청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구두 소견을 인용해 잠정적으로 밝힌 이 씨의 사인(死因)은 혈관질환의 일종인 ‘대동맥 박리 및 파열’이다. 대동맥 혈관 벽은 여러 겹으로 이뤄져 있는데, 안쪽 막이 찢어져 바깥쪽 막과 분리되는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김경환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학교실 교수는 “대동맥 박리나 파열은 혈관 벽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혈압이 높은 경우 발생할 수 있다”며 “응급수술을 받지 않으면 환자의 90%는 일주일 이내 사망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생전 이 씨에게 심장질환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과수 1차 부검에서 관상동맥(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경화증이 있었고, 그 정도가 중증 이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또 이 씨는 심장 크기가 보통 사람의 2배 가까이 되는 심장 비대증이 있었다고도 했다. 발견 당시에 대해서는 “이 씨가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상태였다”며 “시신 상태에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 씨가 숨지기 직전 거주하던 서울 양천구 모텔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6∼11일분을 입수했는데, 시신으로 발견되기 4일 전인 7일 오후 9시 32분 이 씨가 계단을 오르다 걸음을 멈추고 휘청거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당시 이 씨는 무릎을 굽힌 뒤 바닥에 손을 짚고 10초가량 쉬었다가 나머지 계단을 올랐다. 이 씨는 이날 모텔 근처 편의점에서 소화제와 해열진통제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 편의점 점장은 “평소에도 약봉투를 자주 들고 다녔는데 그날따라 이 씨의 걸음이 유독 휘청거렸다. 안색도 나빴고 전반적으로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CCTV에 생전 마지막 모습이 기록된 것은 8일 오전이었다. 이날 오전 9시 2분경 방을 나선 이 씨는 전날 소화제를 샀던 편의점에서 즉석 죽을 산 후 오전 10시 46분경 방으로 돌아왔다. 이후 11일 오후 시신으로 발견될 때까지 이 씨 객실의 문을 드나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족 측 대리인으로 나선 유튜브 채널 운영자 백광현 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찰 결과에 대한 유족 측의) 수긍이나 반론이 있겠나.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공익제보자였던 고인이 끝까지 밝히고자 했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집중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이 씨와 술자리를 했다는 지인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씨가) 몸이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반면 이 씨와 교류했던 대장동게이트진상규명범시민연대 유호승 공동대표는 “최근에도 이 씨와 만나면 서너 시간씩 이야기를 했다. 이 씨가 아팠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11일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55)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확인됐다. 이 씨는 8일 오전 10시 46분경 모텔 방에 들어간 이후 나오지 않았다. 사흘 뒤 시신으로 발견될 때까지 이 방을 드나든 외부인도 없었다. 13일 동아일보가 이 씨가 투숙하던 양천구 모텔의 6~11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이 씨는 8일 오전 10시 46분경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날 오전 9시 2분경 방밖을 나선 이 씨는 파란색 패딩을 입고 허리를 숙여 신발을 고쳐 신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약 1시간 40분 후 다시 방으로 돌아온 그의 오른손에는 흰색 편의점 봉투가 들려있었다. 이후 이 씨의 방을 드나든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이 씨의 지인이 모텔에 이 씨의 안부 확인을 요청하면서 11일 오후 8시 43분경 모텔 사장 모친이 처음으로 방문을 열어 이 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약 3분 뒤인 오후 8시46분경 경찰이 “3일간 동생과 연락이 닿질 않는다”는 누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방안에서 숨진 이 씨를 발견했다. 사망 당시 이 씨의 주변에서는 약간의 혈흔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동이 편치 않은 모습도 영상에서 확인했다. 이전까지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큰 불편함이 없어 보였던 이 씨는 7일 오후 9시 22분경 손을 벽에 짚고 모텔 계단을 내려갔다. 10분 후 계단을 다시 올라가던 이 씨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걸음을 멈췄다. 손으로 계단 바닥을 짚고 10초가량 쉬었다가 나머지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다만 이 씨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8일 오전 영상에서는 거동에 별 이상이 없었다. 경찰은 전날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없지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검은 이날 오전 진행 예정이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지난해 제기했던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55)가 11일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3일 전부터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 씨 누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8시 42분경 이 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이 씨의 시신은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으며, 부패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시신에는 외상이나 다툰 흔적이 없었고 외부의 침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없었다. 유서 등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물건도 나오지 않았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모텔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시신) 얼굴만 봤는데,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없지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13일 부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씨의 딸은 이 씨의 건강에 관해 “(심각한) 지병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이 모텔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째 투숙 중이었다. 유족 측은 “(지방에 살던) 고인이 이재명 후보 의혹 제기를 위해 서울에 장기 투숙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한부모 가정을 돕는 시민단체 대표였던 이 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이 후보의 변호사비 중 20억 원 상당을 S사가 주식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녹취록 등을 언론에 제보했다. 이 씨 사망에 관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12일 “이재명 후보가 모른 척한다고 덮일 수 없다. 진실을 공개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정치적 공세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망인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사망李씨, 2020년 지인에 수임료 들어… 해당 변호사와 면담해 녹취록친문단체, 파일 받아 지난해 고발… 檢, 대납의혹 S사 수차례 조사이재명, 작년 국감서 의혹 부인… S사도 “전혀 관련 없어” 선그어 11일 서울 양천구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 씨(55)는 한부모 가정을 돕는 시민단체 대표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이 후보의 변호사비 중 20억 원 상당을 S사가 주식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녹취록 등을 언론에 제보했다. 이 씨는 이달 7일에도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2018년 ‘혜경궁 김씨’ 사건의 변호사비를 무료 또는 시가보다 현저히 적게 지급한 의혹이 있다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데 관여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변호사비 중 20억 원 대납 의혹 제기이 씨는 2020년 4, 5월경 이모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경험이 있는 지인 최모 씨로부터 이 후보의 변호사비 수임료에 대해 듣게 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때 변호인이었다. 이 씨는 최 씨로부터 “이 변호사가 이 후보를 변호하면서 현금 3억 원 외에 3년 후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 원어치를 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보를 결심한 이 씨는 지난해 6, 7월경 최 씨와 통화하면서 이 변호사가 이 후보 측으로부터 변호사비를 받은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통화에는 이 씨가 “이 후보와 관련해 받은 주식도 3년 있다가 파는 조건이었지 않느냐”고 묻자 최 씨가 “그걸 알고 계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고 답한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이후 이 씨는 최 씨의 소개로 이 변호사와 면담 등을 진행하며 대화를 녹음했다. 녹취록에는 이 씨가 이 변호사에게 “이 후보 사건은 25억 원이니까”라고 말하자 이 변호사는 “잠깐만 25억 원이 뭐라고요”라고 되물은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최 씨에게 들었다”고 하자 이 변호사가 “아, 예예”라고 대답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다만 이 변호사는 이 후보로부터 받은 수임료의 액수와 방법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녹취록을 원외정당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에 제공했고, 이 단체가 대검찰청에 이 후보를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고발하면서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이 씨는 평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지에 친문 성향을 내비치며 이 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여러 차례 게시하기도 했다. 고발 이후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주식 20억 원어치를 상장사 S사가 대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S사가 2018∼2019년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수차례 발행했고, S사 계열사에 이 후보의 변호인단이었던 이 변호사와 나모 변호사 등이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종현)는 지난해 11월 이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후 검찰은 S사에 CB 발행 내역 등을 요청해 제공받고, S사의 재무 및 법무담당 임원 등을 수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변호사의 수임 내역과 수임료를 확인하기 위해 법조윤리협의회와 서울 송파세무서 등 서울 소재 세무서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재명 “변호사비 총 2억5000만 원” 부인 하지만 S사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2018∼2019년 CB 발행은 모두 자금 조달과 용처가 분명하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 역시 지난해 10월 경기도지사 시절 국정감사에서 “무슨 S사가 저하고 관계가 있어서 내 변호사비를 내느냐”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변호사비를 다 지불했고, 그 금액은 2억5000여만 원”이라며 “저는 6개월에 10통씩 계좌 조회했다고 (통보를) 받는다. 계좌 추적에 다 동의한다. 얼마든지 하시라”고도 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불법이긴 한데, 악의적으로 쓰시는 게 아니면 알아봐 드릴게요.” 11일 본보 기자가 인터넷에 광고 중인 한 흥신소에 연락해 “오래전 연락이 끊긴 동창의 주소를 알고 싶다”고 하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흥신소 관계자는 “이름과 나이, 생년월일 등 정보를 주면 주소를 찾아보겠다”며 “50만 원을 달라”고 했다. 기자가 미적거리자 그는 “일단 인적 사항을 문자로 보내 달라”고 재촉했다. 이날 문의한 다른 흥신소 2곳도 “주소를 찾아주겠다” “사람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답했다. 흥신소의 ‘사람 찾기’가 모두 불법적으로 이뤄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는 돈으로 공무원을 매수해 불법적으로 주소 등을 빼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신원조회 알바 공무원 구합니다. 목돈 지급, 익명 보장’ 등 흥신소가 낸 광고 글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성명, 생년월일만 알려주세요”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을 찾아가 그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5)이 확보한 피해자 주소가 경기 수원시 권선구청 건설과 공무원 A 씨(40)로부터 나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와 공공기관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년 ‘N번방’ 사건 이후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접근은 제한됐지만 일부 공무원의 개인정보 유출은 여전히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이 매수되면 주소 등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흥신소의 손안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무원 A 씨는 2020년 1월부터 1101건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며 차적 조회엔 정부의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을, 주소 조회엔 건설기계관리정보시스템을 사용했다. 건설기계관리정보시스템은 이름과 주민번호를 넣으면 실제 면허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전 국민의 현 주민등록 주소를 조회할 수 있다. 담당 공무원은 실제 면허 발급 업무가 아니더라도 제한 없이 조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석준이 피해 여성의 주소를 확보하는 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석준은 피해 여성 몰래 주민등록증을 사진으로 찍은 뒤 카카오톡 메신저로 흥신소 업자에게 보냈다. 이 사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흥신소 3곳을 거쳐 A 씨까지 순식간에 전달됐다.○ 개인정보 담긴 정부시스템만 수십 가지건설기계관리정보시스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는 공무원은 전국 지자체에 약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스템의 관리를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특정 공무원 ID가 갑작스럽게 개인정보 조회를 많이 하면 경고 메시지가 뜨는 등 방지 시스템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000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A 씨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결과적으로 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더구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일선 지자체에서 활용하는 개인정보처리시스템만 수십 가지다. 이 관계자는 “권한을 가진 공무원이 마음먹고 유출하고자 하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며 “처벌을 강화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은 국민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하기 쉬움에도 개인정보를 유출했을 때 가중 처벌하는 조항이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공무원이 개인정보를 남용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우 강력히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공공기관별로 개인정보 취급자가 권한 범위 내에서 정보를 취급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감시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을 찾아가 그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5)이 확보한 피해자 집 주소는 구청 공무원으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 이 개인정보 유출의 대가로 이 공무원이 받은 돈은 2만 원이었다.○ 한 시간 만에 주소 넘어가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성범)는 10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청 건설과 소속 공무원 A 씨(40)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A 씨가 유출한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흥신소 업자와 직원 1명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텔레그램 ‘고액 알바 모집’ 광고 등을 통해 흥신소 업체를 알게 된 후 도로점용 과태료 부과를 위해 부여된 차적 조회 권한을 이용해 파악한 개인정보를 업체 측에 넘겼다. 2020년 1월부터 약 2년에 걸쳐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 조회해 제공했는데, 가족이 이석준에게 끔찍하게 살해된 여성의 개인정보도 그중 하나였다. A 씨는 2만 원에 흥신소 업자에게 주소를 넘겼는데 이후 흥신소 두 곳을 더 거친 후 50만 원을 낸 이석준에게 흘러갔다. 이석준이 의뢰 뒤 A 씨가 조회한 주소를 전달받기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석준은 지난해 12월 10일 이를 활용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의 거주지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빌라에 찾아갔고, 흉기로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흥신소 업체로부터 마치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대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넘겨준 개인정보 건수를 정산해 매달 200만∼300만 원, 총 3954만 원을 받았다.○ 통제 시스템 부재가 흉악범죄로개인정보 유출이 흉악범죄로 이어질 수 있지만 처벌은 약한 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사람과 그 사실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A 씨의 경우 뇌물수수 혐의가 함께 적용돼 형이 가중될 수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이들을 가중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에 따르면 A 씨가 소속된 수원시 권선구청에는 차적 조회 권한 남용을 방지할 시스템이 없었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수사기관에서 개인정보를 조회할 때는 사유를 쓰게 돼 있는데, 해당 구청에선 그런 게 없었다. 또 조회 전후에 결재를 받는 절차도 없었다”고 했다. 권선구 관계자도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이 같은 시스템이 없다고 인정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본보가 서울·경기 소재 구청 3곳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관련 업무 담당자가 아무런 제한 없이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었고 부정 사용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검찰은 이석준 사건과 별개로 흥신소 업자들에게 개인정보를 판매한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지난해 12월 13일 A 씨를 붙잡았다. 이후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던 송파경찰서가 이석준에게 피해자 집 주소를 넘긴 흥신소 관계자 B 씨(37)를 체포해 정보 출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 씨가 피해자의 주소를 최초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검찰을 통해 확인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의 전모가 드러났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을 찾아가 그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5)이 확보한 피해자 집 주소는 구청 공무원으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 이 개인정보 유출의 대가로 이 공무원이 받은 돈은 2만 원이었다.●2만 원에 피해자 주소 넘겨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성범)는 10일 수원 권선구청 건설과 소속 공무원 A 씨(40)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A 씨가 유출한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흥신소 업자와 직원 1명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텔레그램 ‘고액 알바 모집’ 광고 등을 통해 흥신소 업체를 알게 된 후 도로점용 과태료 부과를 위해 부여된 차적조회 권한을 이용해 파악한 개인정보를 업체 측에 넘겼다. 2020년 1월부터 약 2년에 걸쳐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 조회해 제공했는데, 가족이 이석준에게 끔찍하게 살해된 여성의 개인정보도 그 중 하나였다. A 씨는 2만 원에 흥신소 업자에게 주소를 넘겼는데 이후 흥신소 2곳을 더 거친 후 50만 원을 낸 이석준에게 흘러갔다. 이석준은 지난달 10일 이를 활용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의 거주지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빌라에 찾아갔고, 흉기로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흥신소 업체로부터 마치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대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넘겨 준 개인정보 건수를 정산해 받은 금액은 매달 200~300만 원, 총 3954만 원을 받았다.●통제 시스템 부재가 흉악 범죄로 개인정보 유출이 흉악 범죄로 이어질 수 있지만 처벌은 약한 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사람과 그 사실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A 씨의 경우 뇌물 수수 혐의가 함께 적용돼 형이 가중될 수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이들을 가중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에 따르면 A 씨가 소속된 수원 권선구청에는 차적 조회 권한 남용을 방지할 시스템이 없었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수사기관에서 개인정보를 조회할 때는 사유를 쓰게 돼 있는데, 해당 구청에선 그런 게 없었다. 또 조회 전후에 결재를 받는 절차도 없었다”고 했다. 권선구청 관계자도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이같은 시스템이 없다고 인정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본보가 서울·경기 소재 구청 3곳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모두 개인정보 조회 때 책임자 결재가 필요하지 않았고, 부정사용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검찰은 이석준 사건과 별개로 흥신소 업자들에게 개인정보를 판매한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가 지난달 13일 A 씨를 붙잡았다. 이후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던 송파경찰서가 이석준에게 피해자 집 주소를 넘긴 흥신소 관계자 B 씨(37)를 체포해 정보 출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 씨가 피해자의 주소를 최초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의 전모가 드러났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화마(火魔)는 사랑하는 이들의 백년가약마저 갈라놓았다. 6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진화 중 순직한 박수동 소방장(32)은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참이었다. 함께 순직한 조우찬 소방교(26)도 같은 소방관 여자친구와 곧 가족 간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다. 단란한 가정을 꾸릴 희망에 들떠 있던 두 예비 신랑이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떠났다. 7일 평택제일장례식장 빈소에서 만난 박 소방장의 숙부 박천군 씨(58)는 “지난주 통화할 때 ‘요즘 작은아빠를 향한 사랑이 식은 것 같다’고 농담하니, ‘여자친구가 생겨서요’라며 웃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박 소방장의 여자친구는 이날도 서 있기도 힘든 몸을 가까스로 추슬러 가며 이틀째 빈소를 지켰다. 빈소에서 만난 그는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은 뒤 한마디씩 말했다. “수많은 사고가 있었는데도 여태… 이번 일을 계기로 또 다른 아픔이 이어지지 않도록 (소방) 시스템이나 장비가 개선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구조팀 막내였던 조 소방교는 지난해 5월 소방관이 된 뒤 같은 소방서 동료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조 소방교의 10년 친구 김정빈 씨(27)는 빈소에서 “여자친구와 2주 뒤 상견례한다고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소방교는 지난해 소방관 1명이 순직한 쿠팡 물류창고 화재에도 출동했다. 김 씨는 “우찬이가 다녀와서 무척 힘들어했다”고 했다. 두 순직 소방관 모두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을 천직으로 알았다. 박 소방장은 어려서부터의 꿈이 소방관이었다. 그의 외삼촌 정석 씨는 “(박 소방장이) 소방관 일에 자부심이 넘쳤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조 소방교의 친구 김 씨는 “우찬이가 ‘우리나라 불은 내가 다 꺼버릴 것’이라고 포부를 얘기하곤 했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 진화 중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51)은 90대 노모를 모셨다. 속이 깊었고,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위험한 현장 출동 얘기는 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빈소에서 한참을 흐느끼던 이 소방경의 둘째 형은 “힘든 일은 속으로 삭이던 동생이었다”며 먼 곳을 바라봤다. 이 소방경과 8년간 함께 근무한 서정수 소방교는 “정말 항상 밝고 긍정적인 분이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투철한 책임감과 용기로 화마와 맞서다 순직하신 세 분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순직한 세 소방관의 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된다.유족들 “구할 사람 없는 상황, 왜 진입시켰나” 소방 “작업자 남아있다고 해 진입”… 경찰, 시공-감리사 압수수색 경기 평택시 청북읍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의 화재 진화 중 순직한 소방관 3명의 유족들은 “소방당국의 현장 진입 결정이 무리했다”며 7일 사고 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의 형은 이날 오전 평택 제일장례식장 빈소에서 “(창고 안에) 구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위험한 곳에 왜 진입하도록 했는지 당국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직한 박수동 소방장의 작은아버지 박천군 씨는 “사고 당시 소방관의 위치를 알았을 텐데 구조가 왜 늦어졌는지 의문”이라며 분통해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우리는 다시 동료를 잃었다”며 “화재 진압 매뉴얼을 개정하고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주장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탈출한 작업자 5명 외에 추가로 작업자가 3명 더 남아 있다는 말을 듣고 수색에 나섰던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 소방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열과 질식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구두소견이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번 화재와 관련해 7일 냉동창고 신축 시공사와 감리회사 등을 압수수색했다.평택=송진호 기자 jino@donga.com평택=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