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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혼자서 승리를 만들 순 없다. 한 점도 내주지 않아도 팀 타선이 점수를 얻지 못하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올 시즌 KBO리그에 유독 불운한 투수들이 있다. 저조한 득점지원에 우는 투수들이다. 27일 현재 가장 불운한 투수로는 SK 왼손 투수 김태훈(30)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구원으로 활약하다 올해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꾼 김태훈은 3경기 1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4의 좋은 피칭을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패전만 두 차례 기록했다. 9이닝당 득점지원이 1.42점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우천 취소 등으로 각 팀의 선발로테이션이 엉키면서 SK의 5선발인 김태훈은 상대팀 1, 2선발과 맞대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태훈은 3차례의 등판 중 롯데 1선발 스트레일리(32), KIA 2선발 브룩스(30)와 한 차례씩 맞붙었다. 시즌 초반 팀이 최하위에 전전한 영향도 무시할 순 없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팀 동료 투수 핀토(26)의 경우 9이닝당 5.56점의 득점지원을 받았기 때문. 더욱이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태훈이 선발로 자리를 옮기면서 팀의 불펜진도 약해졌다. 에이스라고 쉽게 승리를 따내는 것도 아니다. 롯데 스트레일리 역시 10개 구단 선발 투수를 통틀어 김태훈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득점지원(9이닝당 1.91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5경기 28과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단 1승(2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2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며 무실점 호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한화 김민우(25), LG 윌슨(31), KIA 브룩스(30) 순으로 적은 득점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김민우는 3차례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1.37)을 기록했지만 아직 승리 기록이 없다. 9이닝당 2.29점밖에 득점지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즌이 지날수록 득점지원은 평균만큼 오를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졌던 지난해에도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은 모두 9이닝당 최소 3점 이상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SK에서 방출된 뒤 곧바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던 다익손이 9이닝당 3.42점으로 득점지원이 가장 저조했다. 관건은 빈약한 득점지원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좋은 구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다. 반대로 타선의 화끈한 도움을 받는 투수도 있다. LG 임찬규(28)는 3경기 18이닝에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는 동안 9이닝당 12.00점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벌써 2승(무패)을 챙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BO리그 사상 2번째 형제 투타 맞대결 장면이 나왔다.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7회초 1사 1, 2루에서 KT의 4번째 투수 유원상(34)과 KIA 타자 유민상(31)이 맞붙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형 유원상,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동생 유민상은 유승안 전 경찰청 감독의 아들이다. 맞대결에선 동생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형이 웃었다. 팀 대결에선 동생이 웃었다. KIA는 선발 투수 가뇽의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피칭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KBO리그에서 형제 투타 대결은 1995년 9월 5일 투수 형 정명원(당시 태평양)과 타자 동생 정학원(당시 쌍방울) 이후 25년 만이다. 홈런 선두 LG 라모스(사진)는 대전 경기에서 6회초 한화의 2번째 투수 김이환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8호를 기록한 라모스는 2위 한동민(SK)과의 격차를 2개로 벌렸다. LG가 3-0으로 이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하나하나 다 또렷이 생각나요. 2경기 연속 대타 홈런에 대타 끝내기 안타…, 역전 3점 홈런도 생생해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이 줄줄이 이어졌다. NC 강진성(27)은 25일 전화 인터뷰에서 “야구를 하면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쉬는 날 야구장에 나오는 것도 즐겁고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33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강진성은 꿈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막 직후 대타로 출전한 2경기에서 연속 홈런을 치는 등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덕분에 개막 열흘째인 14일부터 선발 1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요즘 강진성의 방망이는 뜨겁다. 규정 타석을 아직 채우진 못했지만 26일 현재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0.475)에 최다 타점(15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4개로 나성범(31), 박석민(35)과 함께 팀 내 공동 선두다. 26일 키움과의 경기에는 올 시즌 처음 4번 타자로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41경기에서 타율 0.247, 2홈런에 그쳤던 강진성이 이처럼 일취월장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폼을 버린 덕분이다. 강진성은 그동안 타격 재능에 비해 실전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강진성은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시즌 개막 전 타격 페이스가 너무 안 좋았다. 연습경기 막바지 무렵에 감독님께서 ‘레그 킥을 버려 보자’고 하시더라. (입단 후) 7, 8년을 유지해온 폼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안 되면 2군에 내려갔다가 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도전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타격 시 앞쪽 발(우타자의 경우 왼발)을 들었다 내려놓으며 타격을 하는 레그 킥은 타구에 힘을 싣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시야가 흔들림으로써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동욱 NC 감독과 코치 시절부터 함께하며 오랜 시간 믿음을 쌓아온 것도 모험에 가까운 변신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강진성은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92kg에서 87kg으로 줄였다. 그는 “스윙 스피드를 늘릴 생각에 몸집을 키웠는데 경찰청 시절(2014, 2015년)에 몸이 가장 좋았던 것이 떠올라 그 당시로 체중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최근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덕분에 좀 더 여유를 갖고 상대 투수의 특징이나 볼 배합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KBO리그 강광회 심판(52·태평양·쌍방울 외야수 출신)의 아들인 강진성은 최근 아버지로부터 “잘했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강진성은 그라운드에서 심판으로 나선 아버지와 몇 차례 마주친 바 있다. KBO리그에는 심판이 가족의 경기에는 배정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규정은 없다. 심판 배정은 시즌 전 팀 간 대진과 무관하게 결정된다. NC 주장 양의지로부터 “1년 치 활약을 미리 다 했으니 마음 편하게 경기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강진성의 목표는 늘 성실하게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것. 그리고 “언젠가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을 치고 싶다”는 것이다. 강진성의 달궈진 방망이가 선두를 질주하는 NC 타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는 딱 한 방만 노리기로 했습니다.”(박성현)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조금씩 쌓겠습니다.”(고진영) 일전을 앞둔 두 선수의 답변은 정반대였다. 세계 최정상급인 두 선수의 스타일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매치플레이에 대해서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솔레어)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 반면에 세계랭킹 3위 박성현(27·솔레어)은 “상대 선수 한 명만 이기면 된다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 상금을 묻는 질문에는 “반반씩 나눠 가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라며 입을 모았다. 두 선수의 희망사항이 이뤄진 걸까. 고진영과 박성현이 2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현대카드 슈퍼매치 고진영 vs 박성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둘은 총상금 1억 원을 5000만 원씩 나눠 가졌다. 현대카드가 주최하고 두 선수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이 주관한 이 대회는 싱글 매치플레이 스킨스 게임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 갤러리 없이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명승부가 이어졌다. 경기 전 각오대로 고진영은 꾸준함이, 박성현은 한 방이 빛났다. 하이라이트는 17번홀(파3)이었다. 16번홀까지 박성현은 상금 2400만 원을 획득해 4000만 원을 확보한 고진영에게 크게 뒤져 있었다. 하지만 박성현은 이 홀에서 약 6m 버디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2600만 원을 거머쥐었다. 동 타로 마친 16번홀 이월 상금(800만 원), 17번홀 상금(800만 원)은 물론이고 이 홀을 고진영이 ‘찬스 홀’로 지정하면서 추가된 상금 1000만 원까지 한 방에 따낸 것. 순식간에 역전을 당했지만 고진영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약 5m 거리의 버디를 성공시키며 1000만 원을 획득해 거짓말 같은 무승부를 완성했다. 앞서 고진영은 13번홀을 이기며 박성현이 12번홀에서 사용한 ‘찬스 홀’ 상금 1000만 원을 가져갔다. 고진영은 이날 경기에서 총 18개 스킨 중 박성현(8개)보다 많은 10개 스킨을 따냈다. 약 4시간 15분간 이어진 이벤트 매치는 두 선수의 서로 다른 경기 스타일도 잘 보여줬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그린 적중률 1위(79.56%)인 고진영은 정교함을 무기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6위(275.55야드)인 박성현은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동할 때도 고진영은 캐디와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반면 박성현은 주로 혼자 걸으며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고진영은 흰색, 박성현은 검은색 옷을 입고 ‘흑백 대결’을 펼쳤다. 후반에 날씨가 쌀쌀해지자 이번에는 고진영이 검은색 티, 박성현이 흰색 조끼를 위에 걸쳤다. 경기 뒤 박성현은 “18번홀 진영이의 버디 퍼트를 앞두고 속으로 ‘들어가면 최고(의 시나리오)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깔끔하게 성공시키더라.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도 “(무승부가 나와서) 짜고 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웃고는 “앞으로 현명한 골프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무관중 경기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고진영은 “아무도 박수를 안 치는데 인사를 하니 느낌이 어색했다. 빨리 필드 위에서 많은 분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이날 획득한 상금을 밀알복지재단, 박성현은 서울대 어린이병원 후원회에 각각 기부했다. 이벤트 대회를 마친 두 선수는 국내에서 미국 상황을 살피며 7월 재개 예정인 LPGA투어 준비를 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국내 대회 출전 계획은 없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남자부 구단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대한항공은 24일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55·사진)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력분석 전문가인 이탈리아 출신의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45)도 함께 선임했다. 세터 출신의 산틸리 감독은 호주 국가대표팀과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프로팀 사령탑 등을 역임했다.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대표팀을 맡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선진 훈련시스템을 도입하고 선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입국한 산틸리 감독과 올레니 코치는 경기 용인시 선수단 숙소에서 떨어진 별도의 건물에 머물며 2주간 자가 격리를 할 예정이다. 앞서 여자부에서는 일본 출신의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51)이 2010∼2011시즌 흥국생명을 이끈 바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1월 1일부터 프로, 아마추어들이 출전하는 공식 골프대회에서 거리측정기 사용이 허용됐다. 정확한 거리 측정은 물론이고 경기 진행 속도를 앞당기는 데도 효과를 봤다. 거리측정기 사용이 점점 대중화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은 21일 정보통신기술(ICT) 골프기기 제조업체 브이씨와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위치 제공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공식 거리측정기인 보이스캐디의 제조사인 브이씨의 골프시계 ‘보이스캐디 T7’과 레이저형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 SL2’에 세계 최초로 ‘오토 핀 로케이션(APL)’을 적용한 것. APL은 5G 네트워크로 핀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의 실시간 위치측정(RTK)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측위 기술을 적용해 경기 도중 정확한 홀 위치를 수 cm 수준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을 스마트폰의 ‘마이보이스캐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사용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정확한 코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APL 서비스는 현재 남촌CC(경기 광주시) 인천그랜드CC(인천) 등 수도권 외에도 더플레이어스CC(강원 춘천시) 젠스필드CC(충북 음성군) 등 전국 40여 개 골프장에 적용되고 있다. 보다 세밀한 위치 추적을 위해 5G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골프서비스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골프장 측에선 빅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홀의 핀 위치를 고르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최상의 그린 상태를 유지하는 이득이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두산의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32·사진)는 국내 데뷔 시즌인 지난해 197안타로 안타왕을 차지했다. 2014년 넥센(현 키움) 서건창의 201안타(128경기 기준)에 이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역대 2위다. 두산으로서는 우즈(1998∼2002년), 에반스(2016, 17년)를 제외하면 드물었던 외국인 타자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올 시즌에는 더 심상치 않다. 21일 현재 14경기에서 타율 0.458을 기록 중이다. 이날 NC와의 경기에서도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타격 1위, 안타(27개) 1위다. 0.344로 마친 지난해 첫 14경기 기록(타율 0.404)보다 더 페이스가 좋다. 절정의 타격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 뭘까.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내 타격의 기본 원칙은 ‘자신감을 갖고 공을 끝까지 보는 것’이다. 딱히 변화를 준 부분은 없다. 매 경기 집중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200안타에 대해서도 “달성하면 기쁘겠지만 안 되면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도형 두산 타격코치는 “워낙 스윙 기술이 좋은 선수라 폼에 대해선 따로 할 이야기가 없다. 장타를 의식해서인지 스프링캠프 때 몸을 키웠는데 욕심을 낼 때마다 선구안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KBO리그가 미국에 생중계되는 것은 페르난데스에게도 반갑다. 2018년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그는 “미국 친구들로부터 많은 연락이 온다. 경기를 직접 보고 ‘잘했다’고 해 준다”며 즐거워했다.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선수를 두산에서 1명, 다른 팀에서 1명 꼽아 달라고 하자 김재환(32)과 NC 나성범(31)을 선택했다. 그는 “김재환은 재능이 뛰어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뛸 수 있다고 본다. 나성범은 힘과 스윙, 콘택트 능력 모두 좋다. 수비도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막판까지 자신과 안타왕 경쟁을 벌였던 키움 이정후(22)에 대해서는 “야구장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잘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KBO리그 2년째인 만큼 한국 생활에도 더 잘 녹아들고 있다. 라면은 평소 좋아하기로 소문이 났고, 이제는 각종 찌개에도 입맛을 붙였다. 최우진 두산 통역은 “한국어에도 관심이 많아 자주 묻는다. 최근에는 ‘잘한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고 전했다. 무관중 경기로 고요한 그라운드에서 그의 ‘잘한다’는 동료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일 선두 NC와의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대타 박세혁에게 물을 뿌리고 껴안을 정도로 동료들과의 친화력도 좋다. 페르난데스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 두산은 21일 현재 선두 NC에 4경기 뒤진 4위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렵지만 모두 힘을 모으면 금방 이겨낼 수 있다. 하루빨리 열정 1등인 두산 팬들의 응원을 들으며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일본 언론은 “일본고교연맹이 20일 이사회를 통해 제102회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8월 10일부터 14일 동안(우천순연, 휴일 제외)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3월에 개막하려던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도 코로나19로 취소된 바 있다. 봄·여름 고시엔이 연속으로 열리지 않은 건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전국고교선수권대회는 1942∼1945년, 선발고교대회는 1942∼1946년 각각 열리지 않았다. 연맹은 애초 무관중 경기를 검토했으나 선수단 이동에 따른 추가 감염을 우려해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휴교가 끝나더라도 야구부 활동 재개가 어려운 지역이 있어 일률적으로 전국대회를 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한편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미야모토 가쓰히로 일본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여름 고시엔이 취소될 경우 672억4415만 엔(약 7700억 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 골프대회 US오픈 남녀대회 지역 예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소됐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19일 “올해 USGA가 개최하는 모든 대회의 예선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USGA가 미드 아마추어 남녀 대회와 시니어 아마추어 남녀 대회를 추가로 취소하기로 하면서 올해 계획돼 있던 14개 대회 중 남녀 US오픈과 남녀 아마추어 대회 4개만이 남았다. 특히 US오픈의 경우 1924년 예선을 도입한 이후 대회를 치르지 않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USGA는 해마다 2단계의 예선을 거쳐 전체 참가자 156명 중 약 70명에게 본선 진출 자격을 줘왔다. 2차 권역 예선은 미국 외에 캐나다, 영국, 일본 등에서 실시한다. USGA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매년 예선에는 9000명 이상이 참가해 왔다. 역시 6월에서 12월로 미뤄진 US여자오픈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예선을 치르지 않는다. 한편 AP통신은 “USGA가 예선 없이 출전 선수를 어떻게 채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4대 메이저 대회 중 US오픈에서만 우승을 하지 못한 필 미컬슨(50·미국·사진)이 아직 대회 출전 자격을 획득하지 못해 귀추가 주목된다. 미컬슨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6번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근 KBO리그에선 외국인 타자 이름 뒤에 ‘잔혹사’라는 단어가 붙는 일이 많았다. 타선의 중심이 되어야 할 외국인 타자가 도리어 팀의 고민거리가 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KIA는 외국인 타자 터커(30)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5월 해즐베이커의 대체 선수로 영입돼 95경기에서 타율 0.311, 9홈런, 50타점의 무난한 성적을 거뒀던 터커는 2년째를 맞아 리그 최고 타자로 거듭났다. 터커는 13경기에서 5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타점 1위,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도 0.449로 두산 페르난데스(0.453)에 이어 2위다. 특히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4타점(1홈런), 10일 삼성 경기에서 6타점(2홈런)을 몰아 쳤다. 16일 두산전에서는 7타점(1홈런)을 쓸어 담았다. 터커가 맹타를 휘두른 이 경기들에서 KIA는 모두 승리했다. 미국 ESPN이 2주 차 파워랭킹에서 KIA를 설명하면서 “터커 또는 그 외(Tucker or Bust)”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지난해 중장거리 타자에 가까웠던 터커는 2년 차인 올 시즌 장거리 타자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확연하게 티가 날 정도로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입단 당시 95kg이었던 체중이 98kg으로 늘었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연습 경기 때부터 눈에 띄게 공을 당겨 치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지난해에는 스탠스가 너무 넓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에는 뒤쪽 발(왼발)을 단단히 고정한 채 타구에 힘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 팬들은 해태 시절이던 1999년 샌더스(40홈런) 이후 팀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30홈런 외국인 타자 명단에 터커가 이름을 올리길 기대하고 있다. 거포 갈증에 시달렸던 LG도 라모스(26)의 활약을 반기고 있다. 올해 LG 유니폼을 입은 라모스는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리그 및 팀에서 가장 많은 5홈런을 기록 중이다. 라모스가 4번 타자 자리를 지켜주면서 LG는 김현수를 2번 타순에 놓는 ‘강한 2번’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롯데 마차도(28) 역시 활약을 기대한 수비(유격수)뿐 아니라 공격에서 홈런 4개를 치며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최다 안타 1위 페르난데스(두산)와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로하스(KT)는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4할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반면 올해부터 국내에서 뛴 NC 알테어, 삼성 살라디노, 키움 모터 등은 국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경기도 외국인 타자들이 힘을 낸 팀들이 웃었다. LG는 첫 타석부터 홈런포(3점)로 기선 제압을 한 라모스(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에 힘입어 삼성을 10-6으로 꺾었다. KIA도 팀의 첫 안타와 득점을 안긴 터커(4타수 2안타 2볼넷)의 활약으로 롯데에 9-2로 승리했다. KT는 한화의 추격을 13-11로 따돌렸다. 이날 KT는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로하스도 안타와 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선두 NC는 두산을 5-4로 꺾고 7연승을 내달렸다.강홍구 windup@donga.com / 수원=김배중 기자}
《NC-SK 초반 극과 극 성적표 왜? 시즌 초반부터 극과 극이다. NC는 18일 현재 10승 1패(승률 0.909)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에 SK는 1승 10패(승률 0.091)에 그치면서 가장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NC는 공동 2위 두산 롯데 LG와 3경기 차, SK는 9위 삼성과 2.5경기 차. 지난 시즌 각각 5위, 3위였던 두 팀이 이렇게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투타 주요 기록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 구창모 굳건… 짜디짠 선발진 ▼ 11경기 만에 10승 고지 NC구창모, 2경기 14이닝 무실점 2승 챙겨…불펜도 막강해 팀 평균자책점 1위팀타율 5위지만 홈런 1위-타점 3위…나성범 수비도 맡으면 더 무서워져잘나가는 집안엔 다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NC가 시즌 초반부터 고공질주하고 있다. 11경기에서 10승 1패로 선두다. 역대 통산 두 번째로 적은 경기 만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역대 1위는 2003년 개막 10경기에서 10연승을 거둔 삼성이다. 현재 NC는 공수 양면에서 빠지는 구석이 없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마운드다. NC의 팀 평균자책점은 3.26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루친스키(32), 라이트(30), 구창모(23), 이재학(30), 김영규(20)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날까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선발투수가 모든 경기에서 5이닝 이상씩을 소화했다.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불펜진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불펜진은 팀 세이브 공동 1위(5개), 홀드 1위(12개)를 이어가고 있다. 5년 차 왼손 투수 구창모의 활약이 빛난다. 2경기 14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2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 0.00으로 이 부문 1위다. 데뷔 이래 선발과 구원 자리를 오갔던 구창모는 지난해 초반부터 선발로 역할이 고정되면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달성했다. 이동욱 NC 감독과 주전 포수인 양의지(33)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공격도 만만치 않다. 팀 타율은 5위(0.281)지만 홈런은 1위(18개), 타점은 3위(67점)다. 찬스마다 방망이가 터져주고 있다는 의미다. 타율 3위(0.432)인 박민우(27), 홈런 공동 3위 나성범(4개·31) 등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9년 차 강진성(27)도 타선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즌 50경기 출전을 넘어본 적이 없는 강진성은 시즌 초반 대타로 나온 2경기에서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활약을 앞세워 최근 선발 자리를 꿰찼다. 아직 타율 0.206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타자 알테어(29)가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치면 타선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NC가 더 무서운 건 여전히 기대요소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던 나성범은 17일 경기 9회말 우익수로 투입됐다. 나성범이 수비수로 나선 것은 380일 만이다. 나성범이 수비까지 맡게 되면 NC는 전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즌 전 주장 양의지가 말했던 ‘창단 후 첫 우승’도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최정 비틀… 타선 백약이 무효 ▼전년 PO진출 팀 첫 1승 10패 SK최정, 시즌 6안타 극심한 부진에 팀 ‘출루율+장타율’도 바닥 수준선발진 버텨도 불펜 ERA 최하위…염 감독 “그래도 선수들 믿는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러시아 작가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쓴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프로야구 SK가 올 시즌 초반에 헤매고 있는 것도 예전과 비교하면 ‘나름 다른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8일 현재 1승 10패를 기록 중인 SK는 프로야구 39년 역사상 개막 후 첫 11경기에서 1승 이하를 기록한 아홉 번째 팀이다. 이 아홉 팀 가운데 전년도에 플레이오프(PO) 이상 진출했던 팀은 올해 SK가 유일하다. 지난해 SK는 그저 PO에 진출한 팀이 아니라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던 팀이다. 두산과 함께 승률(0.615) 공동 1위였으나 상대 전적에서 뒤져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SK보다 먼저 시즌 첫 11경기를 1승 이하로 시작했던 여덟 팀 가운데 ‘가을 야구’ 초대권을 받은 팀은 한 팀도 없다. 제일 큰 문제는 역시 타격이다. 특히 중심 타자 최정(32)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290을 기록한 최정이지만 올 시즌 기록은 0.167(36타수 6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오른손 타자인 최정은 2007년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 타율 0.155로 고전하자 이듬해 잠시 스위치 타자로 변신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올해는 전체 성적이 당시 언더핸드 상대 기록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떨어져 ‘지푸라기’라도 다시 잡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렇다고 동료들이 뒷받침하는 것도 아니다. SK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48로 최하위 삼성(0.647)과 별 차이가 없는 9위다. 투수 쪽에서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떠난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22(6위)로 그래도 꾸역꾸역 버티는 중이다. 문제는 구원진이다. 이날까지 SK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8.03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SK 구원진에서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가장 차이가 큰 선수로는 서진용(28)을 꼽을 수 있다. 서진용은 지난해 68이닝을 평균자책점 2.38로 막아냈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평균자책점 12.60을 기록하며 상대 타선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아직 절망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이제 겨우 시즌 전체 일정 가운데 7.7%를 소화했을 뿐이다. 염경엽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웨지샷 한 번에 승부는 물론 110만 달러(약 13억6000만 원)의 향방이 갈렸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선 2 대 2 스킨스 대회에서 결정적인 웨지샷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매킬로이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노비치 세미놀GC(파72)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 대회에서 세계 5위 더스틴 존슨(36)과 함께 한 조를 이뤄 총상금 300만 달러(약 37억 원) 중 185만 달러(약 22억8000만 원)를 따냈다. 115만 달러를 획득한 리키 파울러(32·미국·27위)-매슈 울프(21·미국·110위) 조를 꺾었다. 매킬로이와 존슨은 미국간호사재단에, 오클라호마 주립대 동문인 파울러와 울프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각각 상금을 기부한다. 홀에 걸린 상금 외에도 언더파나 롱 드라이브 보너스 등으로 매킬로이와 존슨은 22만5000달러(약 2억8000만 원), 파울러와 울프는 81만 달러(약 10억 원)를 더 획득했다.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두 달 만에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자선 경기에 팬들도 환호했다. 파트너사와 개인 후원 등으로 550만 달러(약 68억 원)가 넘는 기부금이 모였다. 매킬로이, 존슨의 우세 평가에도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특히 파울러가 버디 7개를 잡아내며 좋은 경기감각을 뽐냈다. 경기 후반 13∼18번홀에서 승자를 가리지 못하면서 누적 상금 110만 달러를 걸고 17번홀에서 125야드 길이 니어핀으로 연장 승부를 했다. 결국 매킬로이가 웨지샷을 홀 3m 거리에 안착시키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이날 선수들은 캐디 없이 직접 캐디백을 멨다. 그린에서도 직접 볼을 닦았다. 벙커에는 고무래를 두지 않아 발로 모래를 고르기도 했다. 네 선수 모두 정규대회 때는 허용되지 않는 반바지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방송용 마이크도 찬 채 경기를 펼쳤다. 깃대는 경기 진행 요원 한 명이 전담해서 뽑았다. 한편 NBC가 중계한 이날 방송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대회가 정상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가길 바란다. 마스크를 더 이상 쓰지 않고 과거에 해 왔던 대로 행동할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켜 왔다. 국가는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 프로 골프는 경기 재개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1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LPGA 챔피언십을 소개한 기사 제목의 일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 프로투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이처럼 골프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매체는 “라운드 전후로 선수들에겐 마스크 착용이 요구됐다. 선수들은 각자 별도의 식탁에서 식사했고 경기 뒤 포옹이나 악수는 팔꿈치를 부딪치는 것으로 대체됐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들을 소개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프로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20)의 스토리, 우승 소감과 함께 향후 국내 대회 스케줄을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 골프채널, ESPN 등 주요 매체도 라운드별 경기 결과 등을 다뤘다. 대회 중계를 맡은 SBS골프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공하는 영어 자막 영상은 4개의 영상물을 합쳐 총 16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평균 시청률은 0.646%(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로 대회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 시청률은 0.925%로 2016년 이후 4년 만에 투어 대회 최고 기록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의 희열을 맛봤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차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이 시즌 첫 국내 대회이자 첫 메이저대회인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9(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공동 2위였던 박현경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 배선우(26) 임희정(20)을 1타 차로 제쳤다. 경기 후반 11∼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따낸 게 역전 우승의 발판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프로 투어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총상금(30억 원)이 걸렸다. 박현경은 우승상금 2억2000만 원을 챙겼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박현경은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 채 우승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예전 같았으면 물을 뿌리는 동료들과 얼싸안았을 세리머니도 달라졌다. 우승 퍼트 뒤 마스크를 쓴 동료들에게 축하 꽃잎을 받은 박현경은 눈물을 쏟았다. 유치원 시절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 출신인 아버지 박세수 씨가 운영하는 실내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접한 박현경은 초등학교 2학년 본격적으로 골프에 뛰어들었다. 국가대표 시절인 2017년에는 송암배 대회에서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로 아마추어와 프로 통틀어 72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지난해 데뷔 시즌에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신인왕 조아연(20), 3승을 한 임희정 등 데뷔 동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대회 뒤 박현경은 “지난해 신인들이 8승을 합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고 한편으론 속상했다”며 마음고생을 전했다. 박현경은 “2020년 첫 대회 만에 아쉬움을 날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태어나서 오늘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이 큰 도움이 됐다. 박현경은 시즌을 앞두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이시우 스윙코치의 지도하에 고진영 등과 함께 동계훈련을 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투어가 중단된 동안에도 국내에서 고진영과 연습라운드를 하는 등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박현경은 “어제 통화에서 진영 언니가 ‘우승하지 말라’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은 하늘에 맡겨 두고 욕심을 내지 말라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고진영과 스윙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기술적인 면에서도 좋은 참고가 됐다. 가족을 향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우승 확정 뒤 캐디로 나선 아버지와 가장 먼저 포옹을 나눴던 박현경은 “1라운드 날이 엄마 생신이었는데 좋은 선물을 해드린 것 같아 기쁘다. 어제 오빠가 전화로 지갑을 사달라고 했는데 약속대로 선물해 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은 “이제 목표는 2승이다. 평균 타수상도 받고 (좋은 성적으로) 지난해 참가하지 못한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도 꼭 참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1타를 줄인 끝에 역전을 허용한 임희정은 아쉬움에 눈물을 내비쳤다. 이소영과 김효주는 공동 4위(14언더파)로 마쳤다. 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의 수확 중 하나는 새로운 마무리 자원의 발견이었다. 세이브 1∼3위를 차지한 SK 하재훈(36세이브), LG 고우석(35세이브), NC 원종현(31세이브)은 모두 개인 통산 처음으로 30세이브 고지를 넘었다. 리그 전체로 따져도 349세이브를 합작해 2015년 10구단 체제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반대로 블론세이브는 136개(2015시즌과 타이)로 같은 기간 가장 적었다. 올 시즌은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블론세이브가 쏟아지고 있다. 14일 현재까지 나온 10개 팀의 총 블론세이브는 16개로 세이브(15개)보다 오히려 많다. 2.62경기당 하나꼴로 블론세이브가 나오고 있다. 믿었던 각 팀 마무리 투수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KT의 마무리를 맡아온 이대은(31)은 10일 두산전과 12일 NC전에서 2경기 연속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이대은은 지난해 44경기 4승 2패 17세이브(평균자책점 4.08)의 성적을 거두면서 블론세이브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이대은은 13일 NC전에서는 동점 상황에서 등판해 강진성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해 중반 이후 두산 마무리로 자리 잡은 이형범은 13일 롯데 민병헌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에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분간 상황에 따라 마무리 투수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즌 초반 리그의 ‘타고투저(打高投低)’ 분위기가 마무리 투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경기당 평균 1.41개였던 홈런이 14일 기준 경기당 2.12개로 늘어나면서 한 방으로 경기 막판 승패가 뒤바뀌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5월 초순 리그가 개막하면서 타자들의 몸은 풀린 반면 투수들의 컨디션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군사용 레이더를 활용해 투·타구를 분석하는 ‘트랙맨 시스템’에 따르면 이대은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4.1km, 평균 분당 회전수는 2163회로 지난해 평균 기록(시속 144.9km, 2250회)에 미치지 못한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전반적으로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가진 마무리 투수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NC는 창원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0 한 점 차 신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7승 1패)로 올라섰다. NC 선발 구창모(사진)는 8이닝 동안 공 106개를 던지면서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다. 잠실에서는 LG가 9회말 터진 대타 정근우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SK에 3-2로 승리했다. LG가 SK를 상대로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것은 2002년 4월 30일∼5월 2일 이후 약 18년 만이다. 한편 김태형 두산 감독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2회초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올 시즌 첫 감독 퇴장. 감독의 부재에도 두산은 7-4로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평소에는 캐디와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식당에서 앞만 보고 혼자 식사를 했어요. 앞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게 많을 것 같습니다.” ‘남달라’ 박성현(27)은 낯선 경험 한 가지를 소개했다.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13일 대회 장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을 때였다. 박성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를 위한 대회 주최 측의 지침에 따라 식사 때마다 1인 식탁을 사용해야 했다. 평소 클럽하우스 실내 공간에서 열리던 취재진과의 일문일답도 이날은 골프장 미니 광장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골프 투어가 올스톱된 가운데 이 대회는 정규 투어로는 세계에서 처음 재개되는 무대다. 미국 AP, 프랑스 AFP 등 외국 매체만 11곳이 취재 신청을 했을 정도로 전 세계 골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성현은 “한국에서 선도적으로 대회가 열린다는 게 기쁘고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방역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 일반 내장객과의 동선 분리를 위해 선수들은 클럽하우스가 아닌 별도 연습장 ‘어반레인지’를 활용한다. 어반레인지는 하루 4회 이상 살균 방역을 한다. 대회 중 침 뱉기는 금지되고 맨손 하이파이브나 악수 등도 자제하게 했다. 이날 행사도 10분 전 살균 방역을 했다. 이번 대회는 무관중으로 열린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필드가 반갑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21·롯데)은 “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가 생기면서 훈련도 체력운동도 많이 했지만 대회가 열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쉽지 않은 상황에도 대회가 열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혜진과 1라운드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치는 박성현도 “지난해 11월 이후 이번 대회가 첫 경기”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선 집에만 있었고 국내로 돌아와서도 자가 격리를 하면서 굉장히 답답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시작되기 전에 퍼트나 숏 게임 등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성현과 김세영(27·미래에셋)은 외국인 캐디와 함께할 수 없어 새로운 캐디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 김세영은 “캐디(미국 출신 폴 푸스코)와 6년째 함께하는데 참가 의사를 물었더니 자가 격리 때문에 아무래도 어렵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박성현은 친한 동생에게, 김세영은 동료 골퍼 이정민이 소개한 캐디에게 가방을 맡긴다. 한편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총 30억 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KLPGA투어 최초로 MDF(Made Cut, Did not Finish) 방식이 적용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일부 대회에서도 적용하는 MDF는 선수 전원이 컷을 통과하지만 모든 선수가 최종라운드까지 뛰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출전 선수 모두에게 상금이 돌아가게 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주된 수입원이 없어진 선수들을 위해서다. 이에 최하위인 150위도 약 624만 원을 받게 된다. 총상금 대비 우승상금의 비율은 종전 20%에서 7.3%(2억2000만 원)로 줄었지만 선수들은 모두 나눔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인 조아연(20·볼빅)이 바뀐 방식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표현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MLB)가 개막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12일 ESPN 등 미국 내 매체에 따르면 MLB 30개 구단주는 이날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와의 콘퍼런스콜을 통해 7월 개막안을 승인했다. 정규리그는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이 있는 주간에 일단 무관중으로 시작된다. 팀별로 종전 162경기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82경기씩을 치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0개 팀을 지역에 따라 동부, 중부, 서부 등 3개 리그로 편성해 같은 리그끼리만 경기를 치른다. 내셔널리그에도 한시적으로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다. 경기 수가 줄어든 대신 와일드카드를 늘려 포스트시즌 참가 팀을 기존 10개 팀에서 14개 팀으로 늘린다. 구단주들의 승인을 받은 사무국은 13일 선수노조와 논의를 시작한다. 쟁점은 연봉이다. 각 구단은 올 시즌 수익을 구단과 선수가 50%씩 나눠 갖는 방안을 제시했다. 무관중 경기로 열리면 선수들의 연봉을 추가로 삭감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선수들의 몸값을 어느 정도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노조는 3월에 이미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을 받는 것으로 합의한 만큼 추가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수익에 따라 사실상 연봉을 결정하는 것이 샐러리 캡(연봉총액 상한제) 도입으로 이어질까 경계하고 있다. 한편 내년 3월 예정돼 있던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MLB 개막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무국이 주최하는 WBC 취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SK는 아쉬운 개막 첫 주를 보냈다. 5경기 1승 4패로 KT와 함께 공동 최하위(9위). 지난해 첫 5경기에서 4승 1패를 했던 걸 생각하면 더 아쉽다. 그래도 수확은 있다. 도루 1위로 올라선 2년차 내야수 김창평(20)이다. 올해부터 팀의 주전 2루수로 낙점된 김창평은 11일 현재 5경기에서 도루 5개를 성공했다. 성공률도 100%다. 공동 2위 그룹은 2개에 불과하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6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김창평은 2018년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지난해 18경기 출전에 그치며 도루는 1개도 없었던 김창평이 이처럼 달라진 건 역설적이게도 ‘도루를 실패하라’는 주문 덕분이다. 정수성 SK 작전주루코치는 “신인급 선수들의 가장 큰 적은 망설임이다. 지난해 시즌 뒤 실시한 호주 유망주 캠프 때부터 올해 청백전, 연습게임까지 창평이에게 늘 ‘(도루에 실패해) 많이 죽어라’고 주문했다. 두려움을 극복한 덕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미경 분석’도 도움이 됐다. SK는 바이오메카닉스(생체역학) 분석 장비 등을 통해 맞춤형 훈련을 했다. 정 코치는 “사실 창평이의 발이 굉장히 빠른 편은 아니다. 분석 결과 보폭이 좁고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했다. 도루에서 결정적인 첫 3걸음을 제대로 하는 훈련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김창평이 도루 5개를 모두 다른 투수에게서 뺏었다는 것 또한 고무적이다. 타이밍 읽기가 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평가하기 이르지만 김창평의 등장이 도루왕 경쟁에 불을 붙일지 주목된다. 최근 2년간 40도루가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도루왕의 장벽은 낮아졌다. 2019년에는 KIA 박찬호가 39도루, 2018년에는 삼성 박해민이 36도루로 타이틀을 가져갔다. 움직임이 많은 2루수인 만큼 도루를 병행하기 위해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SK의 새 키스톤 콤비를 맡게 된 유격수 정현(26)과 김창평은 세대교체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선수다. 김창평은 SK의 신형 엔진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7년 만의 개막 5연승이다. 지난해 최하위 롯데가 올 시즌 초반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 개막 5연승을 이어가며 단독 선두가 됐다. 롯데의 개막 5연승은 2013시즌 이후 7년 만이다. 날짜로 치면 2013년 4월 4일 이후 2593일 만이다. 롯데는 그해 정규리그 5위를 했다. 단독 선두는 2014년 4월 5일(당시 3승 1패) 이후 2227일 만이다. 5연승의 발판은 강한 뒷심이다. 롯데는 올 시즌 5경기에서 수확한 36득점 중 3분의 2인 24점을 7회 이후에 뽑아냈다. 10일 경기에서도 6회까지 0-0의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롯데는 외국인 타자 마차도의 2점 홈런(시즌 3호) 등에 힘입어 7회에만 4득점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8일 SK와의 경기에서도 6회까지 4-6으로 뒤지고 있던 롯데는 7회 3득점, 8회 1득점하며 승부를 결국 연장으로 몰고 갔고, 10회말 상대 투수의 폭투로 9-8 끝내기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신임 성민규 단장이 주도하는 팀 체질 개선도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 성 단장이 영입을 주도한 외국인 타자 마차도(28)가 특히 팀 전력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 유격수 마차도는 애초 수비 부문에 무게중심을 두고 영입한 선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공격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0일 현재 마차도는 홈런 공동 1위(3개), 타점 공동 3위(8타점)다. 타율은 0.389(10위)다.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통산 타율 0.227, 2홈런에 그쳤던 마차도는 지난해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17홈런으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유격수 마차도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2루수 안치홍(30)이 키스톤콤비를 이루면서 내야가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시즌 144경기에서 114개의 실책으로 팀 실책 1위의 불명예를 차지했던 롯데는 올 시즌 5경기에서 2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는 마운드에서도 팀 평균자책점 1위(3.13)를 달리고 있다. 특히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32)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2경기에서 12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진 스트레일리는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다. 역시 새로 영입한 투수 샘슨(29)은 지난달 말 개인사정으로 잠시 미국에 다녀오면서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7일 귀국한 샘슨은 2주간 자가 격리 뒤 마운드에 선다. 불펜진인 박진형(26), 김원중(27) 등이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 접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아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12일부터 사직구장에서 두산과 3연전을 치른다. 첫 경기를 이기면 1986년과 1999년에 기록한 팀 개막 연승 기록(6연승)과 타이를 이룬다. 한편 서울 잠실구장에선 두산이 KT에 연장 승부 끝에 13-12로 승리했다. 12-12로 맞선 11회말 1사 1, 2루에서 KT 2루수 박승욱이 땅볼을 놓친 데 이어 송구 실책까지 하면서 2루에 있던 주자 허경민이 홈을 밟았다. LG는 NC에 10-8로 역전승했다. 7회까지 3-7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8회에만 7점을 뽑아냈다. NC는 연승 행진을 ‘4’에서 멈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던 미국·일본프로야구가 개막 시점 및 리그 운영방식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10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메이저리그(MLB)는 7월 초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무관중으로 진행한다. 경기 수는 대폭 줄어든다. 팀당 162경기에서 올해는 78∼82경기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가리지 않고 30개 팀을 10개씩 동부, 중부, 서부지구로 나눠 같은 지구 팀끼리만 경기를 한다. 앞서 신인 드래프트의 경우 종전 40라운드에서 5라운드로 축소한다는 방침이 전해지기도 했다. MLB는 12일 구단주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 같은 내용들을 논의할 계획이다. 구단주들의 합의가 이뤄지면 13일 이를 선수노조에 전달한다. 경기 수 규모가 가닥이 잡히면서 추가 임금 삭감 등을 두고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프로야구(NPB)는 6월 19일을 개막 목표일로 잡았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정규 리그는 143경기에서 120경기로 축소된다. 일본시리즈도 2주 늦춰진 11월 21일 시작한다. 양대 리그의 교류전을 비롯해 올스타전, 클라이맥스 시리즈 등도 치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계획대로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가 이달 말 해제된다는 전제 아래서다. 한편 지난달 12일 무관중으로 개막했던 대만프로야구는 8일부터 경기당 1000명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