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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를 누비는 한국 여자 골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미뤄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5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제42회 KLPGA 챔피언십’으로 기지개를 켠다. 국내 개막전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CC)에서 나흘간 열린다.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은 애초 이달 30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KLPGA투어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데 이 대회도 타이틀 스폰서가 빠지면서 한때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KLPGA가 30억 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스폰서 없이 협회가 단독으로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역대 KLPGA투어 최고 상금액인 23억 원(우승 상금 1억6000만 원)이 걸렸다.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상금을 받아간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이 참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일정이 모두 중단된 상황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이보미(32)는 출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LPGA에서 뛰고 있는 박인비(32), 이정은6(24) 등도 출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인비는 국내외에서 20승 이상을 수확해 KLPGA투어 영구 시드를 갖고 있다. 반면 지난해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시드가 있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출전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또 하나의 스포츠 스타 부부가 탄생했다. 여자 프로배구 ‘기록의 여왕’ 황연주(34·현대건설)와 프로농구 ‘마산 아이버슨’ 박경상(30·현대모비스)이 백년가약을 맺는다. 5년간 교제해온 두 선수는 다음 달 16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5월의 신부가 되는 황연주는 프로배구 여자부를 대표하는 스타다. V리그 출범 첫해인 2005시즌 신인상 출신인 황연주는 2010∼2011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 최초로 5000득점 고지를 돌파했던 황연주는 통산 득점(5443점) 부문에서는 팀 동료 양효진(5562점)에 이어 2위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4강의 주역이기도 하다. 4세 연하 신랑 박경상은 마산고 시절부터 한 경기 60점 가까이 퍼붓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마산 아이버슨’으로 불렸다. 고등학생이던 2007년 국내에서 열린 ‘NBA(미국프로농구)-KBL(한국농구연맹)’ 캠프에 참가해 NBA 선수 안드레이 이궈달라로부터 ‘한국의 아이버슨’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후 연세대를 거쳐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부터는 현대모비스에서 뛰며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두 선수는 운동선수로서의 고충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황연주는 20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 운동선수로서 고민에 대한 공감대가 많다. 부진 극복 방법이나 은퇴 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서로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박경상의 장점을 묻자 “이해심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 스타 커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프로배구 박철우(35·한국전력)가 동갑내기 여자 프로농구의 신혜인(35·은퇴)과 결혼했다. 최근에도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 스타 이재영(24·흥국생명)과 프로야구 서진용(28·SK)이 열애 사실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결혼식은 주례 없이 방송인 이휘재의 사회로 진행된다. 축가는 가수 포맨이 부른다. 신혼여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황연주는 “코로나19 시국 속에 결혼 소식을 전하려다 보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결혼 소식만큼이나 운동 잘한다는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결혼이 선수 생활에서도 좋은 전환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라이트인 황연주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드 박경상은 최근 같은 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또 하나의 스포츠 스타 부부가 탄생했다. 여자 프로배구 ‘기록의 여왕’ 황연주(34·현대건설)와 프로농구 ‘마산 아이버슨’ 박경상(30·현대모비스)이 백년가약을 맺는다. 5년간 교제해온 두 선수는 다음달 16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5월의 신부가 되는 황연주는 프로배구 여자부를 대표하는 스타다. V리그 출범 첫해인 2005시즌 신인상 출신인 황연주는 2010~2011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 최초로 5000득점 고지를 돌파했던 황연주는 통산 득점(5443점) 부문에서는 팀 동료 양효진(5562점)에 이어 2위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4강의 주역이기도 하다. 4살 연하 신랑 박경상은 마산고 시절부터 60점 가까이 퍼붓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마산 아이버슨’으로 불렸다. 고등학생이던 2007년 국내에서 열린 ‘NBA(미국프로농구)-KBL(한국농구연맹)’ 캠프에 참가해 NBA 선수 안드레 이궈달라로부터 ‘한국의 아이버슨’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후 연세대를 거쳐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부터는 현대모비스에서 뛰며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두 선수는 운동선수로서의 고충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황연주는 20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 운동선수로서 고민에 대한 공감대가 많다. 부진 극복 방법이나 은퇴 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서로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박경상의 장점을 묻자 “이해심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 스타 커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프로배구 박철우(35·한국전력)가 동갑내기 여자프로농구의 신혜인(35·은퇴)과 결혼했다. 최근에도 여자 프로배구 최고 스타 이재영(24·흥국생명)과 프로야구 서진용(28·SK)이 열애설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결혼식은 주례 없이 방송인 이휘재의 사회로 진행된다. 축가는 가수 포맨이 부른다. 신혼여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황연주는 “코로나19 시국 속에 결혼 소식을 전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결혼 소식만큼이나 운동 잘한다는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결혼이 선수생활에서도 좋은 전환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라이트인 황연주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드 박경상은 최근 같은 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V리그에서 태국 선수를 볼 수 있을까. 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아차라폰 콩욧(25·사진)이 2020∼2021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남녀부 통틀어 태국 선수가 트라이아웃에 신청서를 낸 건 아차라폰이 처음이다. 여자부는 2015∼2016시즌, 남자부는 2016∼20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보통 유럽이나 북미 선수들이 참가해 왔다. 1995년생으로 라이트 공격수인 아차라폰은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출전해 결승전에서 한국과 대결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경기에 나섰다. 양국 교류 차원에서 이어지는 한국-태국 올스타전에 출전해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이재영(흥국생명)과 같이 뛰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은메달리스트인 아차라폰은 개인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42만여 명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시아 예선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태국 대표팀의 주축이며, 현재 태국리그 촌부리 팀에서 뛰고 있다. 주 포지션인 라이트 외에 레프트도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차라폰을 바라보는 평가는 엇갈린다. 지원자는 트라이아웃 40인 명단에 들어야 참가할 수 있다. 17일 현재 여자부에는 50여 명이 지원했다. 한 배구 관계자는 “장신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키(178cm)가 작은 아차라폰이 좋은 평가를 받긴 어렵다”고 말했다. 아차라폰의 에이전시 ‘유나이티드 스포츠’ 관계자는 “아직 V리그에 아시아 쿼터가 도입되진 않았지만 아시아 선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지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애초 다음 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트라이아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늦어도 다음 달 초 이전에 구단 사무국장들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뛰었던 현대건설 헤일리, GS칼텍스 러츠, 흥국생명 루시아, KGC인삼공사 디우프 등도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영웅에 대한 추모를 가로막진 못했다. 매년 4월 15일(현지 시간)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다양한 ‘재키 로빈슨 데이’ 행사가 열린다. MLB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이 1947년 이날 처음으로 MLB 경기에 출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 2009년부터 모든 선수가 이날 열리는 경기에 로빈슨의 등 번호 42번을 달고 뛴다. 인종차별에 굴하지 않고 맞섰던 고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경기는 볼 수 없었지만 이날 다양한 기부 활동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커티스 그랜더슨(39)은 4만2000개의 식사 쿠폰을 코로나19 푸드뱅크 파트너스에 기부했다. 그랜더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야구가 중단돼 아쉽지만 오늘은 야구보다 더 (의미가) 큰 날”이라는 글을 남겼다. 로빈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제작자도 거액의 기부 의사를 밝혔다. 2013년 개봉한 영화 ‘42’의 제작자 토머스 툴이 세운 ‘툴코’ 재단은 이날 420만 달러(약 51억6000만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미국 내 흑인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의료단체를 위해 쓸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추모의 글을 남긴 메이저리거들도 있다. 로빈슨이 뛰었던 LA 다저스(당시 브루클린 다저스)로 이번 시즌에 이적한 흑인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35)는 “다저스로 이적한 후 이날만 기다려 왔다”며 아쉬워하면서도 “지금은 안전하게 집에 머물자”고 했다. 이외 피츠버그 투수 크리스 아처, 뉴욕 메츠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 등도 로빈슨을 기리는 글을 남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에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참 많아요.” 15일 귀국한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32·터키 에즈자즈바시으)은 지난주 나눈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머릿속은 이미 귀국 후 계획들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김연경이 뛰고 있는 터키 리그는 지난달 중순 중단됐다. 현지에 머물며 상황을 살피던 김연경은 리그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결국 국내로 돌아왔다. 김연경은 우선 2주 동안의 자가 격리 기간을 보내야 한다. 경기 수원에 있는 집에서 머물며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최근 터키에서도 외부 출입을 최소화해야 했던 김연경은 명상에 취미를 붙였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팬들과의 소통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16일 인스타그램에 대표팀 동료 양효진(31·현대건설)에게 받은 간편조리식 낙지볶음, 떡볶이 사진을 올리는 등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면 개인 훈련 및 외부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에서 운영 중인 ‘김연경 스포츠 아카데미’도 둘러볼 작정이다. 초중학생 등을 상대로 축구, 배구, 농구 등을 가르치는 아카데미 역시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데 오프라인 개학 시점에 맞춰 재개장을 검토하고 있다. 김연경은 평소 이 아카데미에서 볼 훈련을 한다. 실전 훈련이 필요한 경우에는 고등학교 배구부나 다른 구단의 도움을 받아 같이 하기도 한다. 이 밖에 개인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 콘텐츠 업로드나 TV 프로그램 출연 등도 이어가려 하고 있다. 계약이라는 큰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에즈자즈바시으와 2년 계약을 마친 김연경은 현재 여러 가능성을 놓고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16일 해외 배구 전문 사이트 ‘월드오브발리’는 브라질 보도를 인용해 중국 리그의 베이징이 김연경에게 영입 제의를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김연경은 2017∼2018시즌 중국 상하이에서 한 시즌 동안 뛰었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임근혁 아이엠컨설팅 대표는 “구체적인 협상 테이블이 열린 것은 아직 없다. 특히 터키의 경우 리그가 아직 끝나지 않아 구단들이 내년 시즌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통은 5월이면 이적시장의 가닥이 잡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속팀을 찾는 데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역대급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을 올렸다. 10일 시작된 2020 프로배구 FA 협상이 23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특히 17명이 FA 자격을 얻은 여자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레프트 이재영(24·흥국생명), 세터 이다영(24·현대건설·사진), 레프트 박정아(27·한국도로공사), 라이트와 센터를 병행하는 김희진(29·IBK기업은행) 등 대표팀 주축 선수 대부분이 시장에 나왔다. 이적 판도의 핵심은 세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자부 6개 팀 중 4개 팀의 주전 세터가 시장에 나왔다. 특히 현대건설 이다영의 행선지에 따라 판도가 흔들릴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은 현재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낸 상황. 한편 보상금, 보상선수 등을 고려할 때 두 선수의 현 소속팀이 아닌 제3의 팀이 두 선수를 한꺼번에 영입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이다영은 세터로는 큰 키(179cm)에 빠른 발, 빠른 토스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올 시즌 팀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며 세 시즌 연속 세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다. 흥국생명의 세터 조송화(27) 또한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8∼2019시즌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조송화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강점이다. KGC인삼공사 세터 염혜선(29)도 외국인 선수와의 호흡, 어려운 공을 토스로 연결하는 능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베테랑 세터 이효희(40)는 선수와 코치를 겸하는 플레잉 코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니폼을 갈아입는 선수가 많아지면 보호선수를 둘러싼 팀들의 두뇌 싸움 또한 복잡해진다. 대부분의 팀에서 미래를 위한 육성 차원으로 1∼3년차 어린 세터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상선수 지명 또는 트레이드 등을 통해 추가 이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총 20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를 사상 첫 정규리그 1위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레프트 나경복(26)이 최대어로 꼽힌다. ◇2020 프로배구 여자부 FA△현대건설: 황민경(레프트), 김연견(리베로), 이다영(세터) △GS칼텍스: 문명화(센터)△흥국생명: 조송화(세터), 이재영(레프트)△KGC인삼공사: 한송이(센터), 오지영(리베로), 염혜선(세터), 채선아(레프트) △IBK기업은행: 김수지(센터), 김희진(라이트·센터) △한국도로공사: 박정아 문정원 전새얀(이상 레프트) 정대영(센터) 이효희(세터)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돌아온 ‘끝판왕’ 삼성 오승환(38·사진)이 7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실전을 치렀다. 오승환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5회말 청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2013시즌을 끝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해 일본과 미국 등에서 활동했던 오승환이 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2016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이곳으로 안방을 옮겼다. 오승환은 이날 세 타자를 상대로 공 16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를 기록했다. 안타나 볼넷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첫 타자 이현동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이현동은 2루 도루에 실패했다. 후속 타자 박해민, 박계범은 각각 좌익수,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오승환은 경기 뒤 “오랜만의 실전이었다. 처음으로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섰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니까 스스로도 어색했다”고 말했다. 이날 투구에 대해서는 “볼의 구위나 내용을 떠나 타자와 상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아직 준비할 시간이 많은 만큼 개막 일정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개막 후 예전 같은 시속 150km대의 묵직한 ‘돌직구’를 던질지 팬들의 기대가 높다. 2005년 데뷔해 2013년까지 삼성에서 9시즌을 뛰었던 오승환은 이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토론토, 콜로라도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복귀했다. 복귀와 동시에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오승환은 재활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한국에서 277세이브, 일본 80세이브, 미국 42세이브로 통산 399세이브를 기록 중인 오승환의 합류로 삼성의 뒷문도 두꺼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해 10개 구단 중 3번째로 적은 29세이브를 기록했다. 해외 원정 도박 사건으로 2016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오승환은 지난해 복귀 후 선수 등록을 해 42경기를 채웠다. 올해 남은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마치면 정식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팀을 사상 첫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았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토종 에이스 나경복(26)이 9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9∼2020시즌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자단 투표 전체 30표 가운데 18표를 얻었다. 2위 대한항공 비예나(10표)를 8표 차로 제치며 생애 처음이자 우리카드 선수 최초로 MVP 트로피를 받았다. 2015∼2016시즌 신인선수상을 받았던 나경복은 4년 만에 리그 최고의 선수인 정규리그 MVP로 거듭났다. 두 상을 나란히 거머쥔 건 남자부에서 KB손해보험 김학민, 현대캐피탈 신영석에 이어 세 번째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던 나경복은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팬들의 기대만큼 성장하진 못했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나기복’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 나경복은 지난 시즌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을 만나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신 감독은 당시 팀의 간판 공격수이던 최홍석을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하면서 나경복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나경복은 이날 “감독님이 오시면서 저를 계속 밀어주셨다. 못하는 날에도 믿어주셔서 항상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나경복은 이번 시즌 5라운드까지 득점 6위(453득점), 공격종합 5위(성공률 52.68%)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국내 선수 중에는 득점 1위다. 나경복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론 챔피언결정전에 가고 싶다. 챔프전 우승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6라운드 도중 조기 종료되면서 5라운드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득점 1위(756점), 공격종합 1위(성공률 56.23%) 비예나는 팀이 2위를 하면서 아쉽게 베스트7(라이트)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부에서는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31)이 MVP로 선정됐다. 양효진은 전체 30표 중 24표를 얻으며 개인 첫 정규리그 MVP 영광을 안았다. 5라운드까지 공격종합 1위(성공률 43.78%), 블로킹 1위(세트당 0.84개)다. 양효진은 “신인선수상을 못 받은 게 한이었는데 어릴 때보다 지금 상을 받은 게 더 뜻깊다는 생각이 든다. 큰 상을 기대하지 않고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중앙여고 동창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여자부 신인선수상 대결에선 흥국생명 레프트 박현주(19)가 22표를 얻어 8표를 획득한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을 제치고 트로피를 받았다. 남자부 신인선수상은 삼성화재 레프트 정성규(22)가 14표를 얻어 수상했다. 박현주는 여자부 2라운드 신인 처음이며, 정성규는 삼성화재 구단 첫 신인선수상 수상자다. 나경복은 상금 500만 원을, 정성규는 상금 200만 원을 코로나19 돕기에 기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수상자 외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는 등 약식으로 진행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12년 차 센터 최석기(34·우리카드·사진)는 지난해 5월 한국전력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첫아들 최로하 군의 돌잔치를 치른 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었다. “내 배구 인생은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배구를 그만둬도 후회 안 할 자신 있느냐는 아내의 물음에 최석기는 옛 스승인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공교롭게도 신 감독은 한국전력 사령탑이던 2015년 12월 최석기를 한국전력에서 대한항공으로 보낸 당사자. 그런 신 감독이 최석기가 내민 손을 잡았다. 최석기는 7일 “트레이드될 때만 해도 ‘인연은 돌고 돈다’는 감독님의 말을 이해 못 했다. 방출 상황에서 감독님을 다시 만나게 되니 인생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벼랑 끝에서 기회를 얻은 최석기는 거듭났다. 2019∼2020시즌 구단 사상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우리카드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백업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주전 센터로 자리 잡으며 리그 전체 속공 2위(성공률 63.20%), 블로킹 8위(세트당 0.467개)를 했다. 최석기는 “언제 투입되든 팀 분위기만 좋게 바꾸자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세터 노재욱과의 재회도 도움이 됐다. 노재욱은 지난 시즌 초반 최석기와 한국전력에서 뛰다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됐다. 최석기는 “한창 손발을 맞추다가 재욱이가 떠나 아쉬웠는데 다시 만났다.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서로를 믿고 플레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석기가 신경 쓰는 공격 범실을 지난 시즌 14개에서 올 시즌 4개로 줄이는 등 효과를 봤다. 올 시즌 우리카드가 1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최석기는 “모두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해줬다. 누가 부상을 당하거나 대표팀에 갔을 때도 남은 선수들이 자리를 잘 채워줬다”고 답했다. 그런 의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건 아쉽기만 하다. 최석기는 “지든 이기든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해 봤다면 어린 선수들에게 큰 발전의 기회가 됐을 것이다. 시즌 막판 2위 대한항공의 추격이 거셌지만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지옥과 천당을 오간 최석기는 최근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아들을 보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9일에는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다. V리그 시상식이 약식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1위 팀 선수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기 때문. 최석기는 “갑작스레 시즌이 끝나 나누지 못했던 인사도 하고, 있는 힘껏 박수도 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운 오리’ 최석기의 행복한 시즌 마무리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는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자택에서 찍은 사진 속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우승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은 채 여자친구 에리카 허먼, 딸 샘, 아들 찰리와 활짝 웃고 있었다. 자리마다 포크, 나이프 등이 놓인 테이블 한가운데는 대회 장소인 오거스타내셔널의 클럽하우스를 본떠 만든 마스터스 트로피가 놓여 있다. 우즈는 “마스터스 챔피언 만찬의 자가 격리 스타일. 가족과 함께 있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는 글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0일 개막할 예정이던 마스터스가 11월 13일로 연기되면서 대회 전통 행사인 ‘마스터스 챔피언의 만찬’마저 미뤄지자 디펜딩 챔피언인 우즈가 애초 행사가 예정된 날 가족 식사 자리를 마련해 공개한 것. 1952년 당시 전년도 우승자인 벤 호건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디펜딩 챔피언이 주최자가 돼 자신이 정한 메뉴를 대접한다. 애초 이번 행사에서 우즈는 2006년 대접했던 스테이크, 회, 초밥과 멕시코 음식인 파히타 등을 선택하려 했다. 1998년 메뉴였던 밀크셰이크도 고려하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가족 식사 메뉴는 공개되지 않았다. 마스터스가 계획대로 치러질 경우 우즈는 11월 11일 챔피언의 만찬을 준비한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1997년, 2001년, 2002년, 2005년, 2019년 총 다섯 차례 우승했다. 6번 우승한 잭 니클라우스에 이어 역대 2위다. PGA투어는 이날 발표한 ‘마스터스 올 타임 파워랭킹’에서 니클라우스를 1위, 우즈를 2위에 각각 올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기 쉽지 않다. 자주 보며 가까이 지낸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소한 안부 알리기가 중요해진 요즘 스포츠 스타들도 SNS 소통을 늘렸다. 사진과 글을 공유하며 SNS 친구들과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스포츠가 멈춘 요즘, ‘투스타★★그램’을 통해 스포츠 스타들이 SNS를 활용해 어떤 일상과 추억을 공유하며 ‘절친’과의 우정을 이어가는지 들여다봤다. 한국 여자배구 간판스타 김연경(32·터키 에즈자즈바시으)과 김수지(33·IBK기업은행)는 오랜 친구이자 단짝이다. 김연경이 빠른 1988년생이라 같이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97년 안산서초 배구부에서 처음 만났으니 24년째 인연이다. 안산서초, 원곡중, 한일전산여고를 같이 다닌 두 선수는 2005∼2006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하면서 헤어졌다. 당시 김연경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고, 김수지가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김수지의 아버지인 김동열 전 원곡중 감독은 두 선수의 중학교 시절 은사다. 팀은 갈렸어도 두 선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세계가 인정하는 레프트 공격수이고, 김수지는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두 선수는 SNS 등을 통해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김수지에게는 터키에 있는 김연경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로 터키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아직 최종 시즌 종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김연경은 터키에 머물고 있다. 김연경은 현재 전세기를 통한 귀국을 알아보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돌아올 방침이다. 많은 단짝들이 그렇듯 두 선수도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를 공유한다. 김수지는 7일 전화 통화에서 “사실 배구 이야기는 잘 안 한다. 요새는 패션이 공통 화제다. 체형도 비슷하다 보니 할 말이 많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키는 192cm, 김수지는 187cm이다. 서로의 SNS에 올라온 게시물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는다. 선수촌 소집 기간에는 김수지가 김연경의 개인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의 촬영을 해주기도 했다.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 우승 당시 김수지가 찍은 생생한 영상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됐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김연경은 이날 통화에서 “수지는 무엇을 살 때도 늘 내 것까지 챙겨서 보내 준다. 강한 것 같지만 여리고, 차가운 것 같지만 마음이 따뜻한 친구다. 옆에 있기만 해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서로의 변화를 눈치채는 것도 절친의 몫이다. 김수지는 “어릴 때만 해도 연경이는 눈물이 없었는데 요새 눈물이 많아졌다. 이번 아시아 예선 때도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부담이 적지 않았을 텐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옆에서 보이더라”고 말했다. 어느새 베테랑이 된 둘은 나란히 새로운 계약을 앞두고 있다. 김연경은 소속팀과의 2년 계약, 김수지는 3년 계약을 마치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무엇보다 관심은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다. 김연경은 “우리 나이가 적지 않다는 걱정도 많은데 멘털만 잘 관리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단짝의 안녕을 걱정했다. 김수지도 “(1년 연기가) 올림픽을 더 잘 준비하라는 뜻 같다. 둘 다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학교에 있는데 오전에 코치님이 사진 한 장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오후에 그 사진이 뉴스로 나왔어요. 실감이 안 났죠.” 강릉고 3학년 투수 김진욱(18)은 2학년이던 지난해 11월 야구판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쟁쟁한 3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제2회 고교 최동원상’ 수상자가 된 것. 올 시즌 신인 1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KT 소형준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3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만난 김진욱은 “전설적인 최동원 투수의 이름이 달린 상을 받으니 야구가 더 재밌어졌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한 번 더 받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고 당차게 말했다. 지난해 성적은 2학년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왼손 투수 김진욱은 지난해 주말리그 및 전국대회 21경기에 등판해 11승 1패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했다. 삼진은 132개나 잡았다. 탈삼진 단독 1위, 다승은 유신고 허윤동(삼성 입단)과 공동 1위였다. 고교 선수 중 유일한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에이스의 활약 속에 강릉고는 12년 만에 청룡기 결승에 올랐고, 창단(1975년) 후 처음 봉황대기 결승에도 진출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김진욱에 대해 “‘야구 변방’ 강릉고를 전국대회 2회 준우승으로 이끈 유망주”라고 설명했다. 밝은 미래만 열려 있을 것 같던 김진욱도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2월 중순부터 단체 훈련이 중단되면서 웨이트트레이닝 등 개인 훈련만 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도 폐쇄되면서 투구 훈련을 할 공간조차 찾기 어렵다. 날이 다르게 성장하는 어린 선수에겐 하루하루가 아쉬운 상황. 아버지 김태경 씨(47)는 “2학년 겨울방학을 보내면서 급성장하거나 뒷걸음질치는 선수도 있는데 훈련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 염려스럽다”고 했다. 정작 김진욱은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며 애써 덤덤해했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김진욱의 최대 장점은 제구력이다. 지난해 91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18개, 몸 맞는 공은 단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왼손 오버스로 투수로 볼 끝이 좋은 데다 몸도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 있는 변화구는 슬라이더다. 시속 140km대 초중반인 속구 구속을 끌어올리는 게 남은 숙제다. 롤 모델은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왼손 에이스 류현진(33)이다. 류현진의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위기관리 능력을 배우고 싶단다. 김진욱은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인 오른손 투수 장재영(덕수고 3학년)과 함께 내년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이 김진욱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을 만큼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꼴찌 팀도 1위 팀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김진욱은 지난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경기·강원권), 청룡기, 봉황대기 등 3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차례 했다. 팀이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서 최우수선수(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세 대회에서 모두 감투상을 받는 진기록도 세웠다. 올해 목표는 졸업하기 전 강릉고에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하루빨리 야구의 봄이 와야 기회가 생긴다. 이름에 ‘아침 해 욱(旭)’자를 쓴다는 김진욱이 한국 야구의 미래를 비추는 새로운 얼굴로 떠오를 수 있을까.○ 김진욱은…△생년월일: 2002년 7월 5일 △키, 몸무게: 185cm, 90kg △등번호: 15번 △투타: 좌투좌타△출신교: 수원신곡초-수원북중-강릉고 3학년 재학 중 △2019시즌 기록: 21경기 91이닝 11승 1패 ERA 1.58, 132탈삼진 △주요 수상 기록: 제2회 고교 최동원상, 2019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경기·강원권) 감투상, 청룡기 감투상, 봉황대기 감투상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에 발이 묶인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류현진(33)이 옛 LA 다저스 시절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러셀 마틴(37)의 플로리다 집에서 당분간 신세를 지게 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류현진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캐나다가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안방 토론토에는 들어갈 수 없게 됐다. 다음 달 출산 예정인 아내 배지현 씨(33)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는 류현진은 이 때문에 귀국이나 로스앤젤레스 이동 등을 고려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딱한 사연을 접한 마틴이 직접 나서 자신의 집에 머물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두 선수는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마틴이 포수 마스크를 쓴 20경기에서 류현진은 130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했다. 마틴은 이처럼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던 류현진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2015∼2018시즌 토론토에 몸담기도 했던 마틴은 류현진의 토론토 이적 후 전 소속팀 포수들에게 류현진의 정보를 전해주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새 팀을 구하지 못한 마틴은 현재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둘째 딸을 출산한 마틴의 아내 엘리자베스는 “출산에 필요한 용품을 사용해도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배려했다. 딸 출산을 앞두고 있는 배 씨가 다니는 산부인과 역시 러셀 부부가 소개한 곳으로 알려졌다. 앞서 MLB의 전설적인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현 마이애미 구단주인 데릭 지터(46)가 최근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 계약해 거처가 필요해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대표 스타 톰 브래디(43)에게 자신의 대저택을 빌려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6-5-5-6-6-6-4-6-6.’ 최근 9시즌 동안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정규리그 순위다. 2010∼2011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삼성화재에 1승 2패 패배)에 진출했던 KB손해보험은 그 후 9시즌 동안 봄 배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포스트시즌은 열리지 않았지만 KB손해보험은 이번에도 상위권 진출에 실패했다. 9년 연속 봄 배구 진출 실패는 남녀 13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긴 불명예 기록이다. 올 시즌 남자부 최하위 한국전력도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함께 하위권을 전전하던 우리카드가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것도 KB손해보험엔 뼈아프다. 2017∼2018시즌만 하더라도 KB손해보험이 4위, 우리카드가 6위를 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 및 컨디션 문제로 외국인 선수만 두 차례 교체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만으로 지난 9시즌 동안의 부진을 설명하긴 어렵다. 우선 눈에 띄는 새 얼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선발된 4년 차 세터 황택의가 팀의 중심 선수로 거듭나긴 했지만 그 밖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가 없다. 이듬해 1라운드에서 뽑은 세터 최익제도 황택의와 포지션이 겹쳐 원 포인트 서버로 기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3년 차 한성정, 2년 차 황경민 등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다. 선수 이적 시장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전 FA 손현종을 대한항공으로 떠나보냈다. 우리카드와의 3 대 3 트레이드도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득보단 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전 FA로 영입한 리베로 정민수가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현재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해설위원은 “김요한(OK저축은행 이적 뒤 은퇴) 등 과거 팀을 대표했던 선수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지 못하는 걸 보면서 남은 선수들도 큰 동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시청률 상위 10개 경기에서도 10위에만 가까스로 이름을 올리는 등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12연패로 구단 최다 연패 기록도 다시 썼다. 권순찬 감독의 사표를 반려하고 4라운드 들어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순위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6위다. 시즌 전 V리그 가이드북에 적어 놓은 “판을 흔들겠다”는 구호가 무색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전 세계 주요 스포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멈췄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개막은 미뤄졌어도 팀 훈련,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며 2020시즌 “플레이 볼”을 향한 ‘행복회로’를 가동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소수의 열성 팬들에게만 의미 있을 각 팀의 청백전은 다른 볼거리가 없어 스포츠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팀별로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체 중계되던 청백전이 TV채널 생중계까지 되며 위상이 높아졌다. 경기 전 야구장에는 각종 중계 장비들이 드나드느라 분주하다. 감염 예방 조치로 경기 전 선수 접촉이 불가해진 해설위원들도 청백전에 나서는 무명 선수들의 이야깃거리를 수집하느라 열심이다.○ 철저한 선수단 관리, 청백전은 한류 콘텐츠? 자체 청백전은 스포츠 한류를 이끌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미국의 유명 메이저리그(MLB) 칼럼니스트 제프 패산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 청백전 중계 온라인 주소를 링크하고 캡처 사진과 함께 “한국의 롯데 선수들이 마스크를 끼고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꽤 볼만하다”는 평가를 남겼다. 2일 기준 확진자가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에서는 MLB 구단들이 일찌감치 스프링캠프 훈련장 문을 걸어 잠그고 선수들의 귀가를 권장했다. 탬파베이에서 뛰는 최지만은 귀국을 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개막이 연기된 데 이어 시즌 전체 취소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야구팬들이 볼거리를 찾아 KBO리그 청백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구단들은 저마다 철저한 방역을 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각 구단 훈련장마다 출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둬 선수, 관계자 가릴 것 없이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출입을 통제한다. 경기장도 주기적으로 자체 방역을 하고 있다. 고열,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선수나 관계자 등이 나올 경우 훈련을 즉시 중단하고 의심 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벌써 두산, SK, NC, KIA 등 몇몇 구단이 ‘훈련 중단→재개’ 경험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자체 훈련만으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기에 약 3일 간격으로 청백전도 진행한다. 선수들은 “타 팀과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는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1군 붙박이들과 이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백업 간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은 실전 같은 열기를 뿜어낸다. KIA 외야수 김호령(28)은 수비 중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했다. 두산 포수 정상호(38)는 타석에 서서 2차례 투수가 던진 몸쪽 공에 맞았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나 나올 법한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들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볼거리가 된다.○ 한 지붕 두 가족 시간-동선 나눠 철저히 분리 야구장을 한 구단이 전용하는 다른 곳과 달리 두산, LG가 안방으로 나눠 쓰고 있는 서울 잠실구장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지난달 19일 경기 이천 2군 구장 합숙훈련을 마친 LG가 안방인 잠실구장 훈련을 시작해 공유하기 시작한 두 팀은 팀 간 접촉을 피하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에 따라 한 공간 안에서 철저한 분리 생활을 하고 있다. 한 팀이 오전에 야외훈련을 하면 다른 팀이 오전 시간을 피해 스케줄을 잡는 ‘촘촘한’ 일정표를 따르고 있다. 한 팀이 야구장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날은 다른 팀 훈련이 없는 날뿐이다. LG의 휴식일이었던 지난달 31일 두산은 청백전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반대로 두산이 잠실구장을 비운 2일에는 LG가 청백전 등을 하며 마음껏 경기장을 사용했다. 두 팀의 훈련 일정이 겹친 1일은 각본이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LG의, 오후 1시부터 두산의 훈련이 예정됐기에 양 팀 선수 및 관계자들의 접촉은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는 시간부터 달랐다. LG 선수들은 훈련 시작 약 2시간 전 출근을 마치고 잠실구장 3루 뒤편에 있는 구단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공식 훈련 시작은 오전 10시. 훈련 시작 30분 전 준비운동인 웜업(Warm up)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일찍이 더그아웃에 짐을 풀기 시작한 선수들은 9시 반 무렵부터 몸을 다 풀고 타석에 서서 투구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타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석 옆 빈 공간에서는 다른 선수 2명이 받침대 위에 공을 놓고 타격하는 티배팅으로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었다. 외야 워닝트랙 근처에서는 투수조 선수들이 러닝을 하거나 롱토스 훈련을 하는 등 경기장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쓰고 있었다. 같은 시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는 두산의 청색 점퍼를 입은 구단 직원들이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었다. 일찍 출근하는 두산 선수들을 위해서다. 오전 10시 무렵부터 신인급 선수들이 하나둘씩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트레이너들은 체온계를 들고 체온을 체크한 뒤 이들에게 훈련장에서 사용할 마스크를 나눠줬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열 감지기에도 온도가 표시된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기자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체크하고 기록해 매일 선수들의 체온 변화를 살펴본다”고 말했다. 일찍 경기장을 찾은 선수들은 약 2시간 전 LG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단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며 야구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 팀 선수단의 사이클이 다르지만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낮 12시, 오후 6시 등으로 정해진 식사시간 때다. 두 구단이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기 시작한 뒤 LG가 잠실구장 3루 방향, 두산이 1루 방향에 구단 사무실, 실내 훈련장 등을 만들었다. 중앙출입구를 통과한 두 팀 선수들은 각기 왼쪽(LG), 오른쪽(두산)을 향하기에 잠실구장 안에서 실내훈련을 하면서 마주칠 일은 없다. 야외훈련 때도 두 팀은 각기 실내훈련장이 가까운 3루(LG), 1루(두산) 쪽 더그아웃을 쓴다. 하지만 구내식당은 ‘두산 구역’ 한 곳에만 있다. 과거 경기하는 날, 훈련하는 날이면 두 팀 선수들은 식사시간에 한 곳에서 마주치며 정보를 교류하거나 친분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두 팀은 ‘식당 접촉’도 사전에 시간을 조율해 차단했다. 오후 야외훈련 팀은 오전 11시 반부터 약 1시간 동안, 오전 훈련 팀은 훈련을 마치고 낮 12시 반부터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한 팀 선수들끼리도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으로 앉아 식사하고 있다. 철저한 분리 생활이 이뤄지다 보니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들 일상도 조금 바뀌었다. 과거 경기장 중앙출입구 앞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웃으며 악수라도 하던 양 팀 선수들이 ‘어쩌다’ 마주치면 어색한 표정 속에서 멀리서 눈인사 정도만 한단다. 중앙출입구 앞 각 팀 선수들의 주차 구역도 과거보다 철저하게 지킨다. 야외훈련 때도 양 팀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오후 훈련 팀 선수가 조금 일찍 몸을 풀고 나오면 각 팀 더그아웃 깊숙한 곳 혹은 불펜 공간 뒤편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조용히 앉아 상대 팀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두산에서 10시즌 동안 활약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LG로 복귀해 두산 선수들과도 친한 김현수(32)는 “요새는 집, 훈련장만 오가는 생활을 한다. (두산 선수들과) 만나지 않으니 연락도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도 있다. 1일 오후 두산은 예정됐던 훈련을 갑자기 취소했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나온 게 이유였다. 두산은 “소속 선수가 전날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해 1일 아침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다. 발열 등 다른 증상이 없지만 선별진료소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까지 마치고 야외훈련을 기다리던 두산 선수들도 이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간 뒤 구단의 권고에 따라 자택에서 대기했다. 반면 LG의 훈련 일정에는 지장이 없었다. 1일 오전 훈련을 치른 LG는 이튿날 오후에 갖기로 했던 청백전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LG 관계자는 “두산과 경기장 사용 시간, 동선 등을 철저하게 분리해 훈련을 진행해 왔다. 우리 팀 훈련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두산도 해당 선수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3일 잠실구장 공사로 인한 휴식 이후 4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출구 없는 현실, 꿋꿋이 극복 중인 선수들 안방구장을 마음껏 사용할 수도 없고 의심 환자가 생기기라도 하면 계획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라 답답할 만도 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훈련 환경이나 개막에 차질이 생기는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빨리 지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 최주환(32)은 자신의 라커룸에 팀 후배 허경민에게 받은 피카추 인형을 뒀다. 최주환은 “내 별명이 피카추인데 봄 색깔(노랑)이라 팀 분위기가 더 밝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뭐라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동료들끼리 치고받다(?) 보니 나름의 이점도 있단다. 보통 같으면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와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한두 차례 청백전을 치른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대안으로 예정됐던 ‘팀 간 연습경기’도 미뤄지자 자체 청백전은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여러 번 치러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처음 청백전을 치른 두산도 벌써 7경기를 소화했다. 이로 인해 타 팀 투수, 타자들을 주로 상대했던 선수들이 팀 동료들의 기량을 확실히 체감하게 됐다. 두산 오재일(34)은 “청백전을 여러 번 치러 타석에서 우리 팀 투수들의 공을 모두 봤다. 처음이다. 동료들의 구위가 이렇게 좋은지 이번에 알았다”며 마운드를 향해 신뢰를 보냈다. 시즌 개막 시기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매주 KBO는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며 코로나19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뾰족한 대안이 없어 기약 없이 관망해야 할 형편. 하지만 각 팀 선수들은 무대에 다시 설 그날을 조심스럽게 기다리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전 세계 주요 스포츠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멈췄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개막은 미뤄졌어도 팀 훈련,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며 2020시즌 “플레이 볼”을 향한 ‘행복회로’를 가동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소수의 열성 팬들에게만 의미 있을 각 팀의 청백전은 다른 볼거리가 없어 스포츠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각 팀별로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공되던 청백전 자체중계 서비스는 TV채널 생중계까지 되며 위상이 높아졌다. 경기 전 야구장에는 각종 중계 장비들이 드나드느라 분주하다. 감염 예방 조치로 경기 전 선수 접촉이 불가해진 해설위원들도 청백전에 나서는 무명 선수들의 이야깃거리를 수집하느라 열심이다.● 철저한 선수단 관리, 청백전은 한류 콘텐츠? 자체 청백전은 스포츠 한류를 이끌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미국의 유명 메이저리그(MLB)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 청백전 중계 온라인 주소 링크, 캡처 사진과 함께 “한국의 롯데 선수들이 마스크를 끼고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꽤 볼만하다”는 평가를 남겼다. 2일 기준 확진자만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에서는 MLB 구단들이 일찌감치 스프링캠프 훈련장 문을 걸어 잠그고 선수들의 귀가를 권장했다. 탬파베이에서 뛰는 최지만은 귀국을 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개막연기는 물론 시즌 전체 취소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야구팬들이 볼거리를 찾아 KBO리그 청백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구단들은 저마다 철저한 방역을 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각 구단 훈련장마다 출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둬 선수, 관계자 가릴 것 없이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출입을 통제한다. 경기장도 주기별로 자체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고열,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선수나 관계자 등이 나올 경우 훈련을 즉시 중단하고 의심 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벌써 키움, 두산, NC, 한화 등 몇몇 구단들이 ‘훈련 중단→재개’ 경험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자체훈련만으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기에 약 3일 간격으로 청백전도 진행한다. 선수들은 “타 팀과의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긴장감은 떨어진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1군 붙박이들과 이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백업 간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은 실전 같은 열기를 뿜어낸다. KIA 외야수 김호령(28)은 수비 중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했다. 두산 포수 정상호(38)는 타석에 서서 2차례 투수가 던진 몸쪽 공에 맞았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나 나올 듯한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들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볼거리가 된다.● 한 지붕 두 가족 시간, 동선 나눠 철저히 분리 야구장을 한 구단이 전용하는 다른 곳과 달리 두산, LG가 안방으로 나눠 쓰고 있는 서울 잠실구장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지난달 19일 경기 이천 2군 구장 합숙훈련을 마친 LG가 안방인 잠실구장 훈련을 시작해 공유하기 시작한 두 팀은 팀 간 접촉을 피하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에 따라 한 공간 안에서 철저한 분리생활을 하고 있다. 한 팀이 오전에 야외훈련을 진행하면 다른 팀이 오전시간을 피해 오후 스케줄을 잡는 ‘촘촘한’ 일정표를 따르고 있다. 한 팀이 야구장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날은 다른 팀 훈련이 없는 날 뿐이다. 지난달 31일 LG의 휴식일 날 두산은 청백전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반대로 두산이 잠실구장을 비운 2일에는 LG가 청백전 등을 하며 마음껏 경기장을 사용했다. 두 팀 훈련 일정이 겹쳐진 1일은 각본이 잘 짜여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LG의, 오후 1시부터 두산의 훈련이 예정됐기에 양 팀 선수 및 관계자들의 접촉은 불가피해보였다.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는 시간부터 달랐다. LG 선수들은 훈련시작 약 2시간 전 출근을 마치고 잠실구장 3루 뒤편에 있는 구단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공식훈련 시작은 오전 10시, 훈련시작 30분전 준비운동인 웜업(Warm up)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일찍이 더그아웃에 짐을 풀기 시작한 선수들은 9시 반 무렵부터 몸을 다 풀고 타석에 서서 투구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타격하는 모습도 보였다. 타석 옆 빈 공간에서는 다른 선수 2명이 받침대 위에 공을 놓고 타격하는 티배팅으로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었다. 외야 워닝트랙 근처에서는 투수조 선수들이 러닝을 하거나 롱토스 훈련을 하는 등 경기장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쓰고 있었다. 같은 시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는 두산의 청색 점퍼를 입은 구단 직원들이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었다. 일찍 출근하는 두산 선수들을 위해서다. 오전 10시 무렵부터 신인급 선수들이 하나 둘 씩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트레이너들은 체온계를 들고 체온을 체크한 뒤 이들에게 훈련장에서 사용할 마스크를 나눠줬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열 감지기에도 온도가 표시된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기자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체크하고 기록해 매일 선수들의 체온 변화를 살펴본다”고 말했다. 일찍 경기장을 찾은 선수들은 약 2시간 전 LG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단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며 야구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 팀 선수단의 사이클이 다르지만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은 생길 수 있었다. 낮 12시, 오후 6시 등으로 정해진 식사시간 때다. 두 구단이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기 시작한 뒤 LG가 잠실구장 3루 방향, 두산이 1루 방향에 구단 사무실, 실내 훈련장 등을 만들었다. 중앙출입구를 통과한 두 팀 선수들은 각기 왼쪽(LG), 오른쪽(두산)을 향하기에 잠실구장 안에서 실내훈련을 하면서 마주칠 일은 없다. 야외훈련 때도 두 팀은 각기 실내훈련장이 가까운 3루(LG), 1루(두산) 더그아웃을 쓴다. 하지만 구내식당은 ‘두산 구역’ 한 곳에만 있다. 과거 경기하는 날, 훈련하는 날이면 두 팀 선수들은 식사시간에 한 곳에서 마주치며 정보를 교류하거나 친분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두 팀은 ‘식당 접촉’도 시간을 사전에 조율해 차단했다. 오후 야외훈련 팀이 오전 11시 반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오전 훈련 팀은 훈련을 마치고 12시 반부터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한 팀 선수들끼리라도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으로 앉아 식사하고 있다. 철저한 분리생활이 이뤄지다보니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들 일상도 조금 바뀌었다. 과거 경기장 중앙출입구 앞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웃으며 악수라도 하던 양 팀 선수들이 ‘어쩌다’ 마주치면 어색한 표정 속에서 멀리서 눈인사 정도 한단다. 중앙출입구 앞 각 팀 선수들의 주차하는 구역도 과거보다 철저하게 지킨다. 야외훈련 때도 양팀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오후 훈련 팀 선수가 조금 일찍 몸을 풀고 나오면 각 팀 더그아웃 깊숙한 곳 혹은 불펜 공간 뒤편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조용히 앉아 상대 팀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두산에서 10시즌 동안 활약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LG로 복귀해 두산 선수들과도 친한 김현수(32)는 “요새는 집, 훈련장만 오가는 생활을 한다. (두산 선수들과) 만나지 않으니 연락도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도 있다. 1일 오후 두산은 예정됐던 훈련을 갑자기 취소했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의심자가 나온 게 이유였다. 두산은 “소속선수가 전날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해 1일 아침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는데 이 과정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다. 발열 등 다른 증상이 없지만 선별진료소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까지 마치고 야외훈련을 기다리던 두산 선수들도 이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간 뒤 구단의 권고에 따라 자택에서 대기했다. 반면 LG의 훈련일정에는 지장이 없었다. 1일 오전 훈련을 치른 LG는 이튿날 오후에 갖기로 했던 청백전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LG 관계자는 “두산과 경기장 사용시간, 이동 동선 등을 철저하게 분리해 훈련을 진행해왔다. 우리 팀 훈련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두산도 해당선수가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3일 잠실구장 공사로 인한 휴식 이후 4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출구 없는 현실, 꿋꿋이 극복중인 선수들 안방 구장을 마음껏 사용할 수도 없고 의심자가 생기기라도 하면 계획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라 답답할 만도 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훈련 환경이나, 개막에 차질이 생기는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빨리 지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 최주환(32)은 자신의 라커룸에 팀 후배 허경민에게 받은 피카추 인형을 뒀다. 최주환은 “내 별명이 피카추인데 봄 색깔(노랑)이라 팀 분위기가 더 밝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뭐라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동료들끼리 치고받다(?)보니 나름의 이점도 있단다. 보통 같으면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와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1~2차례 청백전을 치른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대안으로 예정됐던 ‘팀 간 연습경기’도 미뤄지자 자체 청백전은 선수들의 실전감각 유지를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여러 번 치러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처음 청백전을 치른 두산도 벌써 7경기를 소화했다. 이로 인해 타 팀 투수, 타자들을 주로 상대했던 선수들이 팀 동료들의 기량을 확실히 체감하게 됐다. 두산 오재일(34)은 “청백전을 여러 번 치러 타석에서 우리 팀 투수들의 공을 모두 봤다. 처음이다. 동료들의 구위가 이렇게 좋은 지 이번에 알았다”며 마운드를 향해 신뢰를 보냈다. 시즌 개막 시기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매주 KBO는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며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뾰족한 대안이 없어 기약 없이 관망해야 할 형편. 하지만 각 팀 선수들은 무대에 다시 설 그 날을 조심스럽게 기다리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요구되는 가운데 미국 내 전체 골프장의 4분의 3이 영업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골프재단(NGF)은 지난달 25∼27일 사흘간 미국 전역 골프장 1006개를 조사한 결과 74%가 손님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겨울 시즌에 문을 닫았다가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않은 곳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퍼블릭 골프장은 78%가, 회원제 골프장은 77%가 영업 중이다. 반면 시립 골프장은 절반이 조금 넘는 54%가 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 중인 골프장 중 87%는 식음료 판매를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12개 주가 행정명령을 통해 골프장을 폐쇄했다. 한편 국내 280개 골프장을 회원으로 둔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영업을 중단한 골프장은 없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쉬우면 도전이 아니겠죠. 한 번 열심히 도전해 보겠습니다.” 5분 33초 길이의 영상에서 ‘골프여제’ 박인비(32·KB금융그룹)는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컨트리클럽(CC)의 125야드 길이 홀에서 홀인원에 도전했다. 유소년 골퍼를 위한 기부금 1만 달러(약 1235만 원)를 걸고 총 125차례 홀인원을 시도했다. 그러나 끝내 홀인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아깝게 깃대를 맞고 튀어나오는 공도 있었다. 이는 1일 개설된 박인비의 유튜브 채널 ‘박인비 인비리버블’을 통해 공개된 영상이다. 박인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됐다.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는 CXC골프는 “그동안 필드 안에서 공유하지 못했던 박인비의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팬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소개했다. 키워드는 ‘도전’이다. 박인비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즐겁고 의미 있는 다양한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도전을 통한 기부 활동과 더불어 골프팬들은 물론이고 골프가 생소한 분들과도 좀 더 친근하고 유쾌하게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125야드 홀인원 도전 영상에 앞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테이 앳 홈’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플라스틱 재질의 골프공을 웨지로 쳐서 작은 물컵에 넣은 뒤 종이에 영어로 ‘스테이 앳 홈’이라고 쓰고 세정제로 손을 씻는 영상이다. 박인비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들과 의료계 봉사자분들께 위로와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박인비 외에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채널 ‘고진영고진영고’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9승의 최나연(33)이 채널 ‘나연이즈백’을 운영하고 있다. 두 채널 모두 구독자가 2만 명에 육박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의 가장 위대한 점은 매일 위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1951년부터 30년 넘게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클리블랜드 등 4개 구단 단장을 지냈던 게이브 폴이 남긴 명언이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야구의 매력을 잘 함축했다는 평가다. 그런 야구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거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개막도 무기한 연기됐다. 리그 축소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암울하지만 MLB 사무국의 대처는 참신하다. 시즌 개막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발 빠르게 다양한 즐길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존재 이유는 팬’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가 2018, 2019시즌 MLB.TV의 영상 무료 공개다. 두 시즌 약 4800개의 경기를 팬들이 마음껏 꺼내볼 수 있게 했다. 지난 시즌 MLB.TV의 연간 사용료는 119달러(약 15만 원)였다. 추가로 유튜브를 통해 놓치지 말아야 할 명승부를 구단마다 5경기씩 소개하기도 했다. LA 다저스를 예로 들면 커크 깁슨의 끝내기 홈런이 나왔던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 2014년 6월 클레이턴 커쇼의 노히트노런 경기 등이다. 이 밖에도 MLB.com을 통해 ‘최고의 패스트볼 투수는 누구? 최고의 슬라이더 투수는 누구?’ 등 팬들이 주목할 만한 논쟁거리들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2020시즌 개막일로 잡혔던 지난달 27일에는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팬들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야구는 당신을 위해 계속 여기에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팬 서비스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선수들도 있다. 시애틀 투수 댄 알타비라, 1루수 에번 화이트 등은 구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린 팬들에게 자신의 훈련 노하우를 영상으로 소개했다. 팬들도 과거 야구장에서 찍었던 사진에 ‘오프닝데이앳홈(Openingdayathom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올리며 개막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2일 현재 1만2500여 개의 게시물이 업로드됐다. 국내에서도 구단별로 자체 청백전을 생중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KBO리그 전체 차원의 노력은 팬들이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해외에서 보인 ‘유일하게 야구 생중계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관심에 들뜬 채 팔짱만 끼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강홍구 기자·스포츠부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