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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너무 아쉽죠.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워요.”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착잡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36)은 요새 어느 때보다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흥국생명과 3년 계약이 끝나는 김해란은 현재 은퇴 여부를 고심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V리그가 시즌 도중 중단됐고 선수단도 예방 차원에서 외부 출입 없이 숙소에만 머무르고 있다. 만약 V리그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코트에 서지 못한 채 떠날지도 모른다. 2013년 결혼한 김해란은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친정 엄마는 ‘더 이상 네가 아파하는 걸 못 보겠다’며 무조건 그만두라고 한다. 매일매일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맛본 김해란에게 이번 시즌은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지목되면서 선수들이 부담을 느꼈는지 우리 플레이가 잘 안 됐다. 최근에도 에이스 재영이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팀이 상승세를 타나 싶더니 다시 리그가 중단됐다. 여러모로 잘 안 풀리는 시즌이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더 커졌다. 그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막상 우승을 하고도 멍했던 것 같다. 분위기는 자신 있다. 이번만큼은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현재 여자부 3위다. V리그 출범 원년(2005년)부터 코트를 지켜온 그에게 스스로 생각해도 잘한 일을 묻자 “고지식하게 원리 원칙대로 선수생활을 해온 것과 흥국생명을 택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해란은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를 거쳐 2017년 자유계약선수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내가 팀을 직접 선택한 건 흥국생명이 처음이었다. 나는 늘 후배들에게 ‘우리 팀만 한 팀 없다’고 말한다. 언제 하더라도 나는 꼭 흥국생명에서 은퇴하고 여기서 지도자 수업을 받을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해란은 남녀를 통틀어 V리그 통산 첫 1만 디그 성공을 노리고 있어 선수 생활 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디그 성공 9819개를 기록 중인 그가 다음 시즌도 뛸 경우 대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이정표는 투혼의 결실이다. 그는 V리그에서 유일하게 1만 번 이상(디그 시도 1만1322개)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났다. 김해란은 “신기록을 세울 때마다 옆에서 알려줘서 알 정도로 기록에 무딘 편”이라면서도 “리시브는 여전히 스트레스인데 디그는 아직도 할 때마다 재밌고 좋다”며 디그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니 디그여왕(김해란의 별명)은 아직도 팬들과 작별할 준비가 안 된 듯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마하골프의 한국 공식 에이전시인 오리엔트골프가 2020년형 리믹스 시리즈 출시와 함께 업계 최초로 새로운 개념의 렌털 서비스인 ‘2020 리믹스 원정대’를 모집한다. 리믹스 원정대는 매달 500명에게 2020년형 드라이버 리믹스 220과 7번 아이언 단품을 20일 동안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홈페이지 내 이벤트 페이지에서 지원서를 쓰면 된다. 2020년형 리믹스 드라이버는 상급자용 RMX 120과 일반인용 RMX 220 두 종류다. 이 중 RMX 220은 미국골프협회(USGA)의 관성모멘트(5900g·cm²) 최대 허용치에 육박하는 수치(5760g·cm²)를 기록하고 있어 직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RMX 120 역시 상급자용 제품 중 가장 높은 관성모멘트(5180g·cm²)를 갖추고 있다. 한편 아이언은 상급자를 위한 RMX 120, RMX 020, 일반 골퍼를 위한 RMX 220, RMX 파워포지드 네 종류다. 한편 오리엔트골프는 추첨을 통해 리믹스 원정대 참여 고객에게 1등 아이언 세트(1명), 2등 드라이버(1명), 3등 우드와 유틸리티 제품 중 하나(1명) 등도 제공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구심의 ‘플레이 볼’ 선언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16일 MLB.com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해당 선수는 지난주 고열과 피로 증상을 구단에 보고했다. 이에 양키스는 예방 차원에서 모든 마이너리그 선수, 코치들을 26일까지 자가 격리 조치하도록 했다. 같은 기간 마이너리그 캠프도 폐쇄했다. 해당 선수의 신상 정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HIPAA)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는 유타 재즈의 센터 뤼디 고베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2일 리그를 중단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해당 선수는 메이저리그(MLB) 캠프를 방문한 적이 없고 MLB 선수들과 접촉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양키스의 마이너리그 캠프와 메이저리그 캠프는 1마일(약 1.6km)가량 떨어져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시범 경기를 중단시켰지만 당초 양키스 선수들은 자체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캠프 잔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캠프 내 확진자가 나오면서 캠프 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LB 사무국 또한 구단에 단체 훈련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긴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에 추신수의 소속팀 텍사스와 마이애미 등은 캠프를 이날 폐쇄했다. 당초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소 2주 연기하기로 했던 정규시즌 개막도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같은 날 8주간 미국 전역에서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열지 말라고 권고했다. 현지에서도 “6월 이전에 개막하면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다른 종목과 미디어는 (리그를) 중단하고 군중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맥주잔을 들자’고 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루커스 글로버(41·미국)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책에 미온적인 PGA투어 사무국을 꼬집은 것. 13일 평소처럼 1라운드가 치러지자 글로버는 “갤러리들이 옆에서 숨쉬고 사인을 해달라고 모자를 건넸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앞서 대만의 판정충(29)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이유로 대회 시작 전 기권을 선언하고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투어 측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13일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남은 3개 라운드를 포함해 (4월 첫째 주 열리는) 발레로 텍사스 오픈까지 모든 대회를 무관중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다시 새로운 성명서를 발표해야 했다. 그사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미국프로축구(MLS) 등이 리그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메이저리그(MLB)는 시범경기를 취소하고 개막도 연기하기로 했다. PGA투어는 뒤늦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남은 라운드는 물론 이후 4개 대회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대회가 취소되면서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 2위에 오른 김시우(25)의 기록도 무효가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도 코로나19를 피해 가지 못했다. LPGA투어는 다음 주부터 예정돼 있던 볼빅 파운더스컵, 기아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피레이션 등 3개 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일정은 향후 정하기로 했다. 앞서 태국, 싱가포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스윙’ 3개 대회 역시 모두 취소됐다. 대회를 준비하던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답답하네요. 상황이 빨리 좋아지기만 바라봅니다”라고 썼다. 한편 12일 리그 중단을 선언한 미국프로농구(NBA)에 이어 13일 NHL, MLS, MLB 등이 리그를 중단하면서 북미 프로스포츠는 모두 멈춰 서게 됐다. 게리 베트먼 NHL 커미셔너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세와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고려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확진자가 나온 NBA와 NHL 팀들이 같은 경기장 시설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NHL에서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도 밝혔다. MLB도 27일로 예정된 정규리그 개막을 최소 2주 연기하고, 진행 중이던 시범경기를 중단했다. MLB 텍사스의 추신수(38)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클럽하우스를 함께 쓰고 같은 공간에서 샤워하고 함께 식사한다. 한 명이 감염되면 전파되기 쉽다. 사무국이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8시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762명이고 그중 41명이 사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지난주 대전에 있는 구단 체육관에서 이색 체육대회를 열었다. 같은 스포츠단의 배드민턴팀과 함께한 일명 ‘인삼이 체육대회’였다. 배드민턴, 탁구 외에도 배구 네트에서 족구하기, 미션 계주 등 이색 종목이 펼쳐졌다. 승부보다는 재미에 철저히 초점이 맞춰졌다. 주전 세터 염혜선은 “코로나19 때문에 리그도 중단되고 밖에도 잘 못 나가서 당황스러웠는데 구단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최근 골프 레슨과 단체 등산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V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구단이 이런 이벤트를 마련한 건 선수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다. 이달 2일 리그 중단 후 선수들은 최대한 외부 출입을 자제한 채 구단 숙소에 머무르고 있다. 10일 실무위원회를 통해 이달 넷째 주에 리그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상황이 호전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하면서 한껏 민감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단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지난주 경기 청평 클럽하우스 내 훈련장에 텐트를 치고 단체로 영화 ‘기생충’ 등을 관람했다. 흥국생명도 포지션별로 팀을 나눠 퍼즐 맞추기 대회를 열었다. 평소 베이킹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선수 루시아를 위해 관련 장비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도 다음 주 자체 레크리에이션 대회를 열기로 했다. 평소 구단들은 선수단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전문가의 심리 상담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여의치 않다. 많은 구단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단된 프로배구가 이르면 3월 23일 재개된다. 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다는 전제에서다. 리그가 다시 열려도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가 있다.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남자부는 5월 3∼6일, 여자부는 5월 10∼13일 체코 프라하에서 2020∼2021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제대로 열리기 어렵다. 이탈리아,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체코에서도 11일 오전 9시 기준 3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트라이아웃부터 초청 선수를 기존 30명에서 40명으로 늘렸지만 선수들이 얼마나 참가할지부터 미지수다. 게다가 인천과 프라하를 잇는 국내외 항공사 노선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KOVO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체코에서 직접 선수들을 보는 대신 영상을 통해 실력을 점검하는 대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구단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영상만으론 선수의 실력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새 얼굴보다는 국내에서 뛴 적 있는 선수들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시즌 일부 외국인 선수의 ‘태업 논란’도 불거진 만큼 면담을 통해 선수의 인성, 태도를 꼼꼼히 살피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다음 시즌을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팀의 모 감독은 “외국인 선수 때문에 토종 공격수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한두 시즌만이라도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를 진행하면 국내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에릭 테임즈(34·워싱턴)와 같은 메이저리그(MLB) 역수출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프로야구 삼성에서 3시즌을 뛴 뒤 올 시즌 MLB 재입성을 노리는 다린 러프(34·샌프란시스코·사진)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러프는 초청 선수로 참가한 시범경기에서 24타수 11안타(3홈런) 8타점 7득점 타율 0.458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0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는 교체 출전해 3루타(2타수 1안타)를 쳤고, 9일 시애틀과의 경기에는 선발 출전해 3타석에서 모두 2루타를 쳤다.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 명단(26인) 진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러프의 장타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러프는 11개 안타 중 장타 8개(2루타 4개, 3루타 1개, 홈런 3개)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력)가 1.565나 된다. 올 시즌 게이브 캐플러 감독을 새로 선임한 샌프란시스코는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정규시즌 팀 OPS 28위(0.694), 팀 홈런 26위(167개)를 할 정도로 장타력에서 부진했다. 캐플러 감독은 “러프가 보여준 장타력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브랜던 벨트(32)에 이은 1루수 백업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012년 필라델피아에서 빅리그 유니폼을 처음 입은 러프는 2016년까지 5시즌 동안 통산 286경기에서 타율 0.240 35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그해 말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가 삼성으로 이적한 러프는 3시즌 동안 국내에서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타점왕(124점)에 오르기도 했다. 러프 스스로도 “(한국에 가기 전보다) 더 영리한 타자가 됐다. 3년 동안 다른 경기, 투구 방식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야 할 길은 멀다. 2016시즌 뒤 밀워키와 계약할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장받았던 NC 출신 테임즈와 달리 러프는 당장 1군 진입부터 풀어야 할 숙제다. 나이도 30대 중반으로 적지 않은 편이다. 러프는 캠프를 앞두고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비해 간결한 스윙과 레그 킥 훈련에 집중하며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억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를 태운 버스가 9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는 안방 팀 유벤투스의 엠블럼이 새겨진 펜스가 늘어서 있다. 평소라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모인 팬들과 팀 마스코트로 북적대는 곳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은 ‘무관중 경기’였다. 안방 평균관중이 3만9193명(2018∼2019시즌 기준·세리에A 3위)에 달하는 유벤투스가 라이벌 인터 밀란과 관중 없이 치른 이날 경기를 영국 BBC는 “비현실적 매치”라고 표현했다. 선수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적막한 통로를 걸었다. 그때 꽁지머리의 호날두가 별난 행동을 했다. 왼팔을 뻗으며 허공에 하이파이브를 한 것. 평소라면 팬들로 가득했을 펜스 너머를 보며 손을 앞뒤로 흔든 그는 씩 웃으며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호날두의 특이한 행동은 그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경기 전 몸을 풀다가 돌연 관중석을 바라보며 마치 자신을 향한 응원에 답하듯 두 팔을 올려 박수를 쳤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선수로서 책임감은 평소와 같다”고 했던 그는 ‘가상의 팬’을 향한 쇼맨십을 선보였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호날두는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유벤투스는 에런 램지(후반 10분)와 파울로 디발라(후반 22분)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기고 리그 선두가 됐다. 호날두는 9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 등과 세리에A 연속골(11경기) 동률이었지만 신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과거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허공 하이파이브’와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2015년 4월 30일 볼티모어의 안방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는 MLB 사상 첫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25세 흑인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 손상으로 사망하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로 도시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볼티모어의 포수 케일럽 조지프는 평소처럼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시늉을 하고, 텅 빈 관중석에 인사도 했다. 볼티모어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는 이닝 교체 때 공을 관중석에 던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해외 언론이 호평한 이날 호날두의 쇼맨십은 ‘노쇼 파문’을 겪은 국내 팬들에게는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7월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끝까지 외면하고 벤치를 지켰다. 누리꾼들은 “한국에서는 있는 관중도 없는 척하더니, 이탈리아에서는 없는 관중도 있는 척하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스포츠 현장에 드리워지고 있다. 구단이나 대회 주최 측도 바이러스 확산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은 대만에서 온 유망주를 격리했다. 26일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이 구단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주 입국한 대만의 오른손 투수 류즈룽(20·사진)에게 훈련장에 나오지 말고 호텔에 머물도록 지시했다. 구단 측은 ‘과도한 주의(an overabundance of caution)’ 차원에서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보스턴과 75만 달러(약 9억1000만 원)에 마이너 계약을 한 류는 현재 숙소에서 세 끼 식사를 배달받고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팀 정보를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잘 지내고 있으며 3월 1일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보스턴은 이달 초 입국한 대만 출신 내야수 린쯔웨이(26)도 격리 조치했다가 합류시킨 바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중국 등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많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26일 선수들에게 현재 머무는 곳과 미국 입국 일정 등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점검 차원이라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급해지고 있다. 감염 확산에 따른 미국 입국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이번 시즌 1승씩을 올린 뒤 일시 귀국했던 박인비(32) 박희영(33) 등은 일정을 앞당겨 출국했다. 고진영(25)은 후원 계약 등을 위해 잠시 귀국하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했다.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3개 대회가 취소된 가운데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비롯해 시즌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의 요미우리도 29일, 다음 달 1일 일본 도쿄돔에서 예정돼 있던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요미우리가 무관중 경기를 하는 건 1934년 창단 이래 처음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6라운드 경기는 굵직한 관전 포인트가 여럿 있는 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먼저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인 ‘쌍둥이’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과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의 대결이 오랜만에 성사됐다. 이재영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둘은 4, 5라운드에서 만나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중앙여고 동기인 흥국생명 레프트 박현주,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의 신인상 경쟁이 걸린 경기이기도 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건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현대건설에 3-0(25-13, 27-25, 25-19)으로 압승을 거뒀다. 언니 이재영은 이날 14득점(공격성공률 40.62%)으로 외국인 선수 루시아(16득점·성공률 36.84%)와 30점을 합작했다. 이재영은 1세트 이다영의 이단 패스 페인팅 공격을 가로막으며 블로킹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신인 박현주 또한 개인 최다인 5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알토란 활약을 했다. 특히 2세트 12-16으로 뒤진 상황에서 3연속 서브 에이스에 성공하며 직접 승부의 물줄기를 바꿨다. 이다현은 이날 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순위 추격에 불을 붙였다. 3연승을 이어간 3위 흥국생명은 승점 45로 2위 GS칼텍스(승점 51)와의 승점 차를 6점으로 좁혔다. 경기 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일단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컨디션을 최대한 좋게 유지하겠다”며 차분함을 강조했다. 1위 현대건설(승점 52)은 GS칼텍스보다 1경기를 더 치렀지만 승점을 보태지 못하며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편 이날 남자부 OK저축은행은 KB손해보험에 3-1(25-17, 17-25, 25-21, 25-23)로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시즌 막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불안한 리시브 라인 때문이다. 이달 4일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경기 도중 왼쪽 발목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부터 예견된 결과다. 김연견은 12주 진단을 받아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문제는 우려한 대로 김연견의 공백이 잘 메워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김연견이 도중에 빠진 그날 경기부터 5경기 연속 팀 리시브 효율이 채 30%도 안 되고 있다. 15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는 9.52%에 불과했다. 김연견이 다치기 전인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때는 39.2%였다. 26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리시브 효율이 28.2%에 그치며 세트 스코어 0-3의 완패를 당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한때 수비에 강점이 있는 레프트 고유민을 리베로로 돌려 이영주와 함께 더블 리베로로 쓰는 카드를 꺼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팀의 새 주전이 된 이영주가 가능성을 보여주곤 있지만 단기간에 급성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리시브 부담이 레프트 황민경, 고예림으로까지 번질 경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센터 양효진, 정지윤 등 가운데 공격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날개 공격수의 공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레프트들이 리시브에 적극 가담하게 되면 날개 공격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것. 이 감독이 이영주에게 “범실이 나오더라도 자신의 자리는 스스로 책임지라”고 주문하는 이유다. 특히 ‘봄 배구’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는 각각 26일 기준 서브 2위 강소휘(세트당 0.356개), 5위 김미연(0.274개)이 버티고 있어 리시브의 중요성이 더하다. 외국인 선수 라이트 헤일리가 높은 공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팀의 최대 강점인 센터에만 의존해서는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쉽지 않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야구에는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귀하다는 의미. 이를 배구에 적용하면 단연 ‘장신 세터’다. 높은 타점에서 공을 토스(세트)하고 블로킹에도 능한 장신 세터는 배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린다. 2019∼2020시즌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한국전력 김명관(23·사진)이 바로 그런 선수다. 김명관의 키는 195cm로 V리그 세터 중 가장 크다. 장신 세터로 불린 우리카드 노재욱, 현대캐피탈 황동일(이상 191cm)보다도 4cm나 크다. 여기에 토스는 물론이고 블로킹과 서브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눈앞에 둔 임도헌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김명관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즌 초 팀 선배 이호건, 이민욱에게 가려져 있던 김명관은 시즌 막판 출전 기회를 늘리고 있다. 최근 5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한국전력의 장병철 감독이 다음 시즌을 위해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김명관은 “감독님이 ‘너 하고 싶은 것 될 때까지 자신 있게 하라’고 하신다”며 “프로에서는 점수 한 점도 쉽게 나는 법이 없더라. 경기 운영이 마음대로 안 돼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팀을 이끄는 다른 세터 형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 권영민 수석코치도 “쉽게 얻는 것은 가치가 없다. 지금 힘들어야 나중에 편할 수 있다”며 김명관을 조련하고 있다. 키에 비해 말라 학창 시절 ‘면봉’으로 불렸다는 그는 요즘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며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마지막 6라운드 목표를 묻자 곧바로 “그동안 부족했던 속공, 시간차 공격을 많이 시도해 볼 생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미 준비된 계획이 있는 듯했다. 밝을 명(明), 벼슬 관(官)자를 쓴다는 김명관은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밝힐 야전사령관이 될 수 있을까. 한편 25일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에 2-3(23-25, 26-24, 25-22, 10-25, 11-15)으로 패했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에 3-2(17-25, 19-25, 25-23, 25-22, 15-9)로 역전승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의 새 소속팀 토론토가 올 시즌 눈여겨볼 ‘다크호스’로 꼽혔다. MLB.com은 24일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5개 팀(These 5 teams are better than you think)을 선정하면서 가장 먼저 토론토를 거론했다. MLB.com의 칼럼니스트 리처드 저스티스는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로 시작되는 젊은 핵심 야수들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발 투수들의 합류로 토론토가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했다. 이번 시즌 토론토에는 에이스 류현진을 비롯해 체이스 앤더슨(33), 태너 로아크(34)에 일본프로야구(NPB) 출신의 야마구치 슌(33) 등이 새로 합류했다. 지난해 왼쪽 무릎 전방십자 인대 파열로 5경기 출전에 그쳤던 맷 슈메이커(34)도 복귀한다. 저스티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와일드카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토론토도 그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대감으로 부풀기엔 아직 이르다. 토론토는 최근 3시즌 연속 지구 5개 팀 중 4위에 머물렀다. MLB.com은 앞선 23일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토론토를 전체 30개 구단 중 22위에 올렸다. “나쁜 팀은 아니지만 플레이오프에 오를 팀도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였다. 에이스 류현진의 합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건강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4연승을 질주했다. 우리카드는 23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3-0(25-18, 25-19, 25-22)으로 완파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친 우리카드는 24승 7패, 승점 67을 쌓아 2위 대한항공(승점 62·22승 8패)과의 격차를 다시 벌렸다. 우리카드 나경복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1점을 퍼부었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과의 시즌 상대 전적을 5승 1패로 마감했다. 우리카드는 27일 현대캐피탈, 3월 3일 OK저축은행, 3월 7일 대한항공 등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을 제압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카드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노재욱을 대신해 백업 세터 하승우가 낮고 빠른 토스로 잇몸 활약을 펼쳤다. 여자부 2위 GS칼텍스는 선두 현대건설을 3-2(25-20, 25-14, 28-30, 24-26, 15-12)로 눌렀다. GS칼텍스는 17승 8패(승점 51)를 기록해 19승 6패(승점 52)인 현대건설을 바짝 쫓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발투수 경쟁, 실력으로 입증할 기회가 왔다.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사진)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이 확정됐다. 현재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김광현은 23일(한국 시간) 오전 3시 5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출전한다.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팀의 올해 첫 실전이다. 김광현은 팀의 1선발 잭 플래어티를 비롯해 다코타 허드슨, 브렛 세실 등에 이어 등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이닝 동안 최대 25개의 공을 던질 계획이다. 애초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불투명했던 김광현은 2, 3선발 후보로 꼽혔던 마일스 마이컬러스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3, 4주 휴식을 하게 되면서 선발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 가운데 드문 왼손 투수라는 게 김광현으로서는 유리한 점이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광현은 한국에서 꾸준히 선발로 활약했다. 그의 첫 경기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계약 직후 시범경기 등판 일정을 공지받았던 김광현은 캠프 합류 전부터 SK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해왔고,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서는 2차례 불펜 피칭, 1차례 라이브 피칭을 하는 등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김광현이 상대할 메츠는 이날 팀을 둘로 나눠 세인트루이스, 마이애미와 각각 경기를 치른다. 메츠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이자 홈런왕인 피트 알론소가 있다. 한편 미국 CBS스포츠는 전체 30개 구단의 스토브리그 결과를 평가하며 세인트루이스를 ‘가장 실망스러운 팀(most disappointing team)’ 중 하나로 분류했다. 그나마 김광현의 영입이 유일한 보강이었다는 것이다. 전날 첫 라이브 피칭을 한 토론토의 류현진(33)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라는 위치에 걸맞게 여러 선수의 본보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시즌을 앞두고 일본 요미우리에서 토론토로 이적한 투수 야마구치 슌은 동갑내기 류현진에 대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정말 좋은 동료”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은 미정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1세트 초반 두 개의 세트 작전타임을 모두 썼다. 하나는 2-6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또 하나는 10-9로 역전한 상황에서 불렀다. 에이스 이재영(24)의 복귀 경기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핑크폭격기’ 이재영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레프트 이재영은 70일 만의 복귀전에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서브 3개, 블로킹 4개, 후위공격 5개)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1(19-25, 25-18, 31-29, 26-24)로 역전승했다. 지난달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이재영은 후반기 9경기 결장 끝에 이날 코트를 밟았다. 이재영의 V리그 출전은 지난해 12월 12일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재영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26득점(공격성공률 33.92%)을 올렸다. 승부처였던 4세트 24-24 듀스 상황에서는 상대 외국인 선수 디우프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앞서 후위공격, 블로킹에서 요건(3개 이상)을 갖췄던 이재영은 4세트 14-14 동점에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올 시즌 여자부에서는 김희진(IBK기업은행), 러츠(GS칼텍스), 디우프(KGC인삼공사)에 이어 4호다. 리시브에서도 이재영은 이날 전체 팀 리시브 86개 중 36개를 받아냈다. 리시브 효율은 33.33%였다. 공수 양면에서 빛난 이재영은 이날 경기 뒤 박미희 감독과 포옹을 나누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경기 뒤 이재영은 “오늘 이기게 해달라고 자기 전부터 기도했다. 코트에 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4위 KGC인삼공사(승점 34)의 연승 행진은 ‘5’에서 중단됐다. 이날 패배로 3위 흥국생명(42점)과의 승점 차는 8로 벌어졌다. 한편 남자부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에 3-0(25-21, 25-23, 28-26)으로 승리하며 전날 대한항공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우리카드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석권하면서 스포츠 팬들에게 강제 소환된 이름이 있다. 1998년 맨발 투혼 끝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오픈 정상에 선 박세리 여자골프 국가대표팀 감독(43)이다. 봉 감독과 박 감독은 세계의 높은 벽을 넘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바즈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만난 박 감독은 “안 그래도 주변에서 시상식을 보며 US오픈을 떠올렸다는 이야기들을 들었다”며 웃고는 “스포츠, 케이팝처럼 영화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오리라 기대했다. 대한민국에 많은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기생충의 한 시사회 뒤풀이에서 봉 감독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는 그는 “공감대가 있으면서도 각자 영화를 다르게 이해하는 게 재밌었다”는 감상도 전했다. 22년 전 전 세계에 한국 골프를 알렸던 그는 다시 새로운 도전 앞에 선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다시 한번 도쿄에서 여자골프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박 감독은 ‘혹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10번 가까이 썼다. 박 감독은 “선수와의 소통도 물론 중요하지만 골프 선수들에겐 저마다의 훈련 방법과 경험이 있다. 대회가 시작하면 경기에 대해 일절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내 말 한마디에 선수가 혹시 혼란스러워하거나 부담감을 갖진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 대신 매니저 역할을 자처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루틴을 존중하면서 음식, 잠자리까지 컨디션 조절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겠다”고 했다. 4년 전 리우 대회 때도 박 감독은 인근 한식당에서 삼겹살, 김치찌개 식사를 공수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각별한 그의 배려에 ‘엄마 리더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박 감독에게는 신경 써야 하는 요소다. 박 감독은 “실력, 멘털 등 모든 걸 다 갖춘 우즈를 나도 올림픽에서 보고 싶다”면서도 “그를 보러 갤러리가 몰리면 혹시 골프장 상태에 영향을 주진 않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자 골프(7월 30일∼8월 2일)가 먼저 열리고, 여자 골프는 8월 5∼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표팀은 대회 7∼10일 전 소집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에는 골프장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대회를 앞두고 골프장을 새로 조성한 리우와 달리 도쿄에서는 1929년 개장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경기가 열린다. 박 감독은 “관리는 워낙 잘돼 있다. 다만 그린이 까다롭다. 쇼트게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최국 일본 선수들도 경계했다.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의 힘과 스피드가 굉장하다. 이전 일본 선수들에게선 볼 수 없던 플레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4위 하타오카 나사(21) 등이 주요 선수다. ‘박세리호’에 합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월 29일까지 세계랭킹 15위이자 국내 선수 중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 3위 박성현(27)이 그나마 앞서 있다. 박 감독은 “누가 와도 어깨 위 짐을 나눠 지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스포츠 마케팅 기업인 바즈인터내셔널을 설립하며 사업가로도 변신했다. 취약계층의 유소년 선수를 지원하고 그들을 위한 대회를 여는 게 목표다. “성공한 세리키즈도 있지만 도중에 꿈을 포기한 이들도 많다. 유망주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후배들 덕분에 제가 또 다른 꿈을 꾸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형 스크린 앞에 선 그는 끊임없이 노트북 앞을 들락거렸다.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듯했다. 자판을 건드릴 때마다 화면이 빠르게 전환됐다. 경기 영상부터 공격, 토스 분포도 등이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보시는 것처럼 리시브가 세터의 앞쪽으로 쏠린 상황을 주목해 보세요. 이 세터의 패턴이 드러나는 대목이죠. 여기서 공이 예상과 반대로 가니까 원 블로킹 상황이 되는 거예요.” 신이라도 난 것처럼 표정이 환해졌다. 18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배구 우리카드 김재헌 수석코치(42)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분석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석코치직을 맡았다. 국내 프로배구 전력분석관 1세대인 그는 고공비행 중인 우리카드의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카드는 19일 현재 승점 61점(22승 7패)으로 대한항공(62점·22승 8패)에 이어 남자부 2위다. 아직 대한항공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 경기 후 시작되는 본격 업무 경기 내내 감독을 보좌하는 김 수석코치의 주 업무는 경기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복기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준비하는 데만 6, 7시간이 걸린다. 한국배구연맹(KOVO) 자료를 토대로 자체 기록지도 따로 만든다. 매 경기 후 새로 나오는 분석, 영상 자료만 5∼6GB(기가바이트) 규모다. 이 밖에 감독,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끊임없이 맞춤형 자료들을 만들어낸다. 통상 한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두 차례의 비디오 미팅이 열린다. 이탈리아 프로그램 ‘데이터 발리’를 쓰되 매뉴얼대로만 사용하진 않는다. 끊임없이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낸다. 야구, 축구 등 다른 종목도 참고한다. 그 결과가 우리카드의 ‘기여점수’다. 김 코치는 “공격수가 20∼30득점을 했다고 거기에 속아선 안 된다. 블로킹에 몇 개 걸렸는지, 서브 범실이나 네트 터치는 몇 개를 했는지 다 따져서 새로 기여점수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도 기여점수는 마이너스가 나오는 일도 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가 가장 범실(588개)이 적은 팀으로 거듭나게 된 데에는 이 같은 현미경 분석이 큰 역할을 했다. 상대 세터 파악도 기본이다. 세터 머리 위, 한 발 앞, 한 손 토스 등 최대 16가지로 상황을 나눠 세트 분포를 파악한다. ○ 분석관실 두문불출, 미친듯이 공부 2001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2005년 상무에서 복귀한 뒤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레프트였던 그는 신진식, 석진욱 등 톱스타들과 포지션이 겹쳐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감독(현 진천선수촌장)이 그에게 전력분석을 제안했다. 김 코치는 “당시 나는 MP3에 파일도 넣을 줄 모르는 ‘컴맹’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듯 공부했다. 밖에도 안 나가고 분석관실에서 살았다”고 했다. 김 코치는 2017년 중반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옮겼다. 김 코치에게 ‘완벽주의자’라는 핀잔을 주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더 넓게 코트를 보길 바라는 뜻에서 지난해 6월 그에게 수석코치 자리를 맡겼다. 김 코치는 15년 만에 선수 뒤(전력분석관석)가 아닌 옆(팀 벤치)에서 경기를 본다. 김 코치는 “아직도 수석코치 자리가 어색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인터뷰, 작전타임마다 감독님의 입 모양을 눈여겨보게 된다. 가까이서 보니까 새롭다. 그래서 더 재밌다”고 말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형 스크린 앞에 선 그는 수시로 노트북 앞을 오갔다.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듯 했다. 자판을 건드릴 때마다 화면이 빠르게 전환됐다. 경기 영상부터 공격, 토스 분포도 등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리시브 한 공들의 방향이 세터의 앞쪽으로 몰리는 상황을 유심히 보세요. 이 세터의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이죠. 여기서 공이 예상과 반대로 가니까 원 블로커 상황이 되는 거예요.” 신이라도 난 것처럼 표정이 환해졌다. 18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우리카드 김재헌 수석코치(42)다. 국내 전력분석관 1세대인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분석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석코치직을 맡았다. 우리카드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데에는 김 수석코치가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카드는 18일 현재 승점 61점으로 남자부 1위다. ●경기가 끝나야 시작되는 전력분석의 업무 경기 내내 감독을 보좌하는 김 수석코치의 주 업무는 경기가 끝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복기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준비하는 데만 6, 7시간이 걸린다. 한국배구연맹(KOVO) 자료에 자체 기록지도 따로 만든다. 한 경기에 새로 나오는 분석·영상 자료만 5~6GB(기가바이트) 규모다. 이밖에 감독,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끊임없이 맞춤형 자료들을 만들어낸다. 통상 한 경기를 치르려면 두 차례 비디오 미팅이 열린다. 그는 전력 분석을 위해 이탈리아 프로그램 ‘데이터 발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정해진 매뉴얼을 벗어나 끊임없이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낸다. 야구, 축구 등 다른 종목도 참고한다. 그 결과가 우리카드의 ‘기여점수’다. 김 수석코치는 “공격수가 20~30득점을 했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다. 블로킹에 몇 개 걸렸는지, 서브 범실이나 네트터치는 몇 개를 했는지 다 따진 뒤 새롭게 기여점수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했는데도 기여점수는 마이너스가 나오는 일도 있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가 가장 범실(588개)이 적은 팀으로 거듭나게 된 데에도 현미경 분석이 역할을 했다. 분석의 기본은 상대 세터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에 김 코치는 최대 16가지로 나눠 상황별 세트 분포를 파악한다. 예를 들어 리시브가 세터 머리 위, 한 발 앞, 한 발 뒤, 어택라인 근처로 왔을 때의 상황들을 따로 분석하는 것이다. 심지어 한 손 토스, 언더 토스 상황도 일일이 따진다. 분석의 힘을 알고 있어서일까. 선수들도 쉴 틈 없이 코치실을 드나들며 조언을 구한다. 김 수석코치는 “분석보다 더 중요한 건 작전 수행능력이다. 분석은 분명 득이 되지만 독이 되기도 한다는 걸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다. 분석에만 갇혀선 좋은 배구를 할 수 없다”며 분석 만능론을 경계하기도 했다. ●MP3도 쓸 줄 몰랐던 컴맹 실업배구 시절이던 2001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2005년 상무에서 복귀한 뒤 바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레프트였던 그는 같은 포지션의 당대 최고 선수였던 선배 신진식(삼성화재 감독), 석진욱(OK저축은행 감독)에게 밀려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배구판을 떠날까 고민하던 차에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감독의 제안으로 전력분석을 시작했다. 김 수석코치는 “당시 나는 MP3에 음악파일도 넣을 줄 모르는 컴맹이었다. 이른 시일 내에 제몫을 하고 싶어 내가 생각해도 미친 듯이 공부했다. 밖에도 안나오고 분석관실에서 살았다”고 했다. 김 수석코치는 2017년 중반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옮겼다. 김 코치에게 늘 ‘완벽주의자’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전력분석 담당이던 그에게 수석 자리를 맡긴 것은 보다 넓게 코트를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덕분에 김 코치는 15년 만에 선수 뒤(전력분석관석)가 아닌 옆(팀 벤치)에서 경기를 본다. 김 코치는 “아직도 수석코치 자리가 어색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요즘에는 경기 전 인터뷰나 작전타임 때 감독님의 입 모양을 눈여겨보게 된다. 감독님과 멀리 떨어져 있던 분석관 시절에는 못했던 일이다. 가까이서 보니 새롭다. 그래서 여전히 코트에 있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인천=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19)의 굳히기냐, 흥국생명 레프트 박현주(19)의 뒤집기냐.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상 경쟁이 양강 구도로 변하고 있다. 일찌감치 신인상 1순위로 꼽혔던 이다현의 독주에 최근 박현주가 제동을 건 양상이다. 중앙여고 동기인 둘 모두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출전했던 박현주는 후반기 들어 팀의 에이스인 이재영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는 평가다. 보기 드문 왼손잡이 레프트라 상대도 쉽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현재 박현주는 97점으로 득점 부문 34위다. 신인 가운데서는 1위다. 레프트로서 리시브 등 수비 기여도가 높다는 점도 비교 우위를 지니고 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리시브를 잘해 내는 게 대견스럽다. 신인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하기는 쉽지 않다”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2라운드 1순위로 뽑힌 박현주가 신인상을 탈 경우 여자부 최초의 2라운드 출신 수상자가 된다. 1라운드 2순위로 선발된 이다현은 시즌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키 185cm의 이다현은 블로킹과 속공에 강한 정통 센터 스타일. 현재 득점 40위(70점·신인 2위), 이동공격 5위(성공률 44.4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당시 선두 싸움 중이었던 흥국생명과의 경기 5세트 듀스에서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내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팀 선배이자 국가대표 센터인 양효진도 “더 다듬으면 몇 년 안에 V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응원하고 있다. 지난주 중앙여고를 졸업한 두 선수는 매일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지만 신인상 이야기만큼은 서로 꺼내지 않는다. 세화여고를 다니던 박현주가 2학년 때 전학을 오면서 같은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고3이던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동메달을 합작했다. 차해원 중앙여고 감독은 “다현이는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과 실력이 뛰어났다. 현주는 레프트, 라이트 자리를 가리지 않고 역할을 잘 수행했다. 서브는 물론이고 후위 공격도 능하다. 두 선수 중 누가 받아도 학교의 경사”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소속팀은 지난해에도 신인상 경쟁을 벌였다. 당시 현대건설 센터 정지윤(19)이 흥국생명 센터 이주아(20)를 단 한 표 차로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트로피는 누가 거머쥘까. 한편 이날 여자부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에 3-0(25-23, 25-20, 25-20)으로, 남자부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 3-1(25-17, 25-22, 22-25, 25-20)로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