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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기존 단일지도체제로 치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다음 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1등이 당 대표를, 2등이 수석부대표를 맡는 ‘2인 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 대표가 전권을 갖는 단일지도체제를 바꿔 당 대표가 직을 상실하면 수석부대표가 대표직을 승계해 지도부의 안정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는 “말도 안 되는 코미디”, 친한(친한동훈)계는 “전당대회 등판시 당선이 유력한 한동훈 힘빼기”라고 반발하면서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당내 혼란이 커지고 있다.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위는 5일 황 위원장이 주장하는 2인 지도체제 등을 보고받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행 단일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 하이브리드형(2인) 지도체제 등 3가지 안 모두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일 열린 의총에서 “이번까진 현행 체제로 치르자”고 의견이 모였지만 논의는 해보겠다는 것이다.황 위원장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만에 대표가 6명이나 바뀌었다”며 “당 대표가 사퇴하면 지도부가 무너지는 악순환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대통령 궐위 시 이를 대체할 부통령을 뽑는 개념”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당내에선 “꼼수 지도체제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전당대회부터 빨리 치르자”는 반발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1, 2등이 싸우는 구도가 되면 당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친한계 인사는 “2인이든, 집단이든 당 대표 권한 약화는 반대”라고 말했다. 특위 위원으로 참석한 현역 의원도 “특위 권한 범위를 넘어섰다. 지도체제 개편을 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당 대표가 임기 2년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았다. 부통령격인 수석부대표를 함께 뽑아 당 대표 궐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통화에서 2인 지도체제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7월 25일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를 맡은 황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번째 여당 대표다.국민의힘은 2022년 5월 집권 여당이 된 후 당 대표가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기현 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황 위원장까지 6번 바뀌었다. 황 위원장 측은 “당 지도부가 안정돼야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하지만 이틀 전인 3일 의총에서 “지도체제 논의는 다음 지도부로 넘기자”고 의견을 모은 상황에서 당헌당규개정특위위원회가 황 위원장이 주장한 2인 지도체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당권 주자 윤곽이 잡히는 상황에서 비대위가 섣불리 결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친한-친윤 “2인 지도체제 반대”여상규 당헌당규개정특위원장은 현행 단일지도체제와 2인 지도체제, 선거 1등이 당 대표, 2등 이하가 최고위원을 맡는 3인 이상의 집단지도체제 등을 포함한 지도체제 변경 논의를 7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여상규 특위원장은 2013년 황 위원장이 당 대표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측근이다. 여 위원장은 “내용이 픽스(고정)된 건 아니고 일단 의논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황 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 도입 필요성에 긍정적인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에 2인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 수렴을 요청하며 ‘여론전’에도 나섰다. 한 모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대표가 걸핏하면 바뀌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의견을 모아볼 것”이라고 했다.차기 당권 경쟁 구도의 축인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비윤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방안으로 해석 된다”며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됐을 경우 솎아내고 친윤 지도부를 만드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친윤 핵심 의원은 “말도 안 된다. 코미디”라고 했다. 다른 친윤 의원도 “어차피 대표가 물러날 때 정치적 책임을 지도부가 함께 져야 한다”며 “당 대표가 무너질 것을 전제하고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2인 지도체제는 너무 인위적이다. 그럴 바에 차라리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게 낫다”고 했다. 안 의원은 수직적 당정관계 극복을 위해 집단 지도체제를 주장한 바 있다.● 당 내부 “더 시간 끌면 위험”‘2인 지도체제’는 복수의 비대위 관계자도 부정적인 기류라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황 위원장 측 관계자는 “전당 대회 경쟁 구도와 별개로 당 대표가 계속 바뀌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애당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관리형’ 비대위원장인 황 위원장이 원내의 반발에도 지도체제 개편을 던지자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한 의원은 “성일종 사무총장이 나서서 현행대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황 위원장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뒤에서 작업하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친윤 당권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 2등 모두 비윤 인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친윤 입장에서도 황 위원장의 속내가 궁금할 것”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체제까지 건드렸다간 전당대회 시간만 더 걸린다. 이대로 가면 더 위험하다”고 했다.국민의힘은 2005년 이전까지 당 대표 1인 독점 체제로 운영되다가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 혁신안에 따라 9인 집단지도체제로 바뀌었다. 2015, 2016년 김무성 당 대표 시절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간 극심한 갈등이 이어졌다. 이후 국민의힘은 2016년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한 뒤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차기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논의하는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가 현행 당원 투표 100% 선출 방식을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7 대 3’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3·8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 그룹 주도로 친윤 김기현 당 대표를 뽑기 위해 ‘7 대 3’에서 당원 100%로 변경한 것을 되돌리자는 것이다. 당내에서 “민심을 배제한 전대 룰이 총선 참패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안철수 윤상현 의원 등은 일제히 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친윤 그룹의 반발과 여당 지도부의 전대 룰 관련 설문조사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여상규 당헌당규개정특위 위원장은 4일 첫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전대 룰은) 의견이 거의 하나로 모아졌다. 결론도 낼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당심과 민심 비율을 7 대 3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5 대 5로 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행 룰 유지와 당심 대 민심 비중 각각 8 대 2, 7 대 3, 5 대 5 등 4가지 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해 그 결과를 특위에 넘길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당원 100% 룰은 폐기 수순”이라고 전했다. 특위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선거 1등이 당 대표, 2등 이하가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지도 5일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지도체제 논의는 다음 지도부로 넘기자”고 의견이 모였지만 특위에서 열어두고 논의하겠다는 것. 특위는 당 대표 출마 시 1년 6개월 전 당 대표 사퇴 규정 개정, 결선투표제 여부 등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위는 12일까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만들어 비대위에 제출할 계획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7월 25일에 여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또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당원 투표 100% 룰을 바꾸는 건 의원들의 온라인 설문조사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지에 대해선 “이번까진 현행 체제로 치르고 다음 지도부에 논의를 넘기자”고 의견을 모았다. 당내에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주류의 지도부 입성 가능성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아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방식이다. 집단지도체제는 선거 1등이 당 대표, 2등 이하가 최고위원으로 나눠 최고위원에게 권한이 분산된다. 3일 국민의힘 강전애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첫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날짜는 7월 25일로 잠정 결정했다”며 “(7월 26일 시작하는) 파리 올림픽 전에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시선이 분산될 올림픽 전 전당대회를 마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당대회 룰을 논의할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구성도 마쳤다. 위원장은 3선의 여상규 전 의원이 맡았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의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당헌당규개정특위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기존 당원 투표 100% 외에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각각 8 대 2, 7 대 3, 5 대 5 등으로 하는 4가지 안 중 고르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전당대회는 기존 단일지도체제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도체제 변경을 논의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취지다. 의원들이 전당대회를 현행 단일지도체제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은 건 당내 비주류 후보군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단지도체제로 가면 안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이 지도부에 들어와 분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친윤(친윤석열)계 등 주류의 시각이다. 실제로 안 의원은 집단지도체제 변경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한 친윤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들이 제각각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의도가 강해 자칫 ‘개(開)판 5분 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지도체제 변경을 논의하는 것 자체에 설왕설래가 있는 건 맞다”며 “당헌당규개정특위가 출범했으니 논의 여부를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7월 25일에 여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또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당원 투표 100% 룰을 바꾸는 건 의원들의 온라인 설문조사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지에 대해선 “이번까진 현행 체제로 치르고 다음 지도부에 논의를 넘기자”고 의견을 모았다. 당내에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주류의 지도부 입성 가능성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아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방식이다. 집단지도체제는 선거 1등이 당 대표, 2등 이하가 최고위원을 나눠 최고위원에 권한이 분산된다.3일 국민의힘 강전애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첫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날짜는 7월 25일로 잠정 결정했다”며 “(7월 26일 시작하는) 파리 올림픽 전에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시선이 분산될 올림픽 전 전당대회를 마치겠다는 취지다.국민의힘은 이날 전당대회 룰을 논의할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구성도 마쳤다. 위원장은 3선의 여상규 전 의원이 맡았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의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당헌당규개정특위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기존 당원 투표 100% 외에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각각 8대2, 7대3, 5대5 등으로 하는 4가지 안 중 고르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전당대회는 기존 단일지도체제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도체제 변경을 논의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취지다.의원들이 전당대회를 현행 단일지도체제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은 건 당내 비주류 후보군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단지도체제로 가면 안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이 지도부에 들어와 분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친윤(친윤석열)계 등 주류의 시각이다. 실제로 안 의원은 집단지도체제 변경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한 친윤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들이 제각각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의도가 강해 자칫 ‘개(開)판 5분 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지도체제 변경을 논의하는 것 자체에 설왕설래가 있는 건 맞다”며 “당헌당규개정 특위가 출범했으니 논의 여부를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대통령실이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세금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완화 제안을 하면서 이 논의에 불을 지핀 가운데, 국민의힘에 이어 대통령실은 아예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편하자고 나선 것. 종부세 등 세제 개편 논의가 지난달 30일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종부세 폐지를 포함해 세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충분히 논의해 볼 것”이라며 “종부세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 공약 이행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종부세가 근본적으로 폐지돼야 할 세제라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종부세 완화를 넘어 폐지 논의까지 하자는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며 징벌적 과세로 만든 것”이라며 “중산층에 주는 부담이 과도하고 이중과세적인 요소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시사했고,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종부세제 재설계를 주장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도 최근 민주당에서 금기시되던 종부세 완화 주장에 대해 “그런 의견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이날 종부세 폐지를 검토하자고 밝힌 건 이 논의의 주도권을 다시 여권이 가져오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와 장기적으로 통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상속세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자산을 상속받을 때 세금을 내기보다는 상속받은 자산을 처분할 때 발생한 이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세제 개편 입장을 본격적으로 내놓자 민주당은 이날 일단 공식 입장 표명은 자제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금개혁 및 민생회복지원금 등 민생 이슈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긴 상황에서 각종 특검으로 인한 압박감이 커지자 여론을 환기하자는 차원에서 종부세 및 상속세 이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두 가지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해야 할 이슈”라며 “당장 우선순위에 둘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종부세 폐지 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이탈 가능성 등까지 의식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부세는 9억 원(1주택자는 12억 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재산세와 별도로 매기는 세금으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도입됐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과세 범위가 넓어지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한때 120만 명이 납부하는 세금으로 변질됐다.민주 “1주택 종부세 폐지” 언급에… 대통령실 “아예 없애자” 역공 [불붙는 종부세 폐지론]22대 국회 열리자마자 핫이슈로대통령실 “중산층에 과도한 이중과세”… 與 “선거부담 없을때 논의 합리적”野 “정부 제안땐 당내 의견 수렴” 신중… 지지층 ‘부자 감세’ 반감도 딜레마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정치권에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가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먼저 불을 지핀 종부세 이슈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거쳐, 대통령실과 정부로 옮아 붙는 모양새다. 특히 대통령실은 종부세의 완화나 수정이 아닌 완전 폐지를 검토하고 있어서, 그동안 수많은 정치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종부세가 거의 20년 만에 사라질 가능성도 생겼다. 세제 당국은 이번 여름 발표할 세제개편안에서 정부 측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야권 “완화”, 대통령실-여당 “폐지” 대통령실은 최근 야권에서 제기된 종부세 폐지·완화 논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종부세 폐지에 무게를 두면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 폐지는 대선 공약 사항”이라며 “종부세 완화보다는 폐지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종부세가 중산층에 과도하게 부과돼 폐지돼야 할 세금 제도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는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에 맞게 설계된 세금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중산층에 과도하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징벌적이고 이중 과세인 종부세는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띄운 종부세 개편 이슈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태도다. 종부세 부담 완화는 정부 여당이 원하는 방향인 만큼 본격적으로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는 “양당이 선거에 대한 부담이 없을 때 국가 미래를 위한 세제 개편을 논의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냐”며 “선거가 다가오면 민주당은 또 부자 감세 문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종부세 부분 개편안을 마련해 추진한 뒤 종부세 완전 폐지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내부적으로는 종부세 완화 제안이 당 내부에서 먼저 시작된 만큼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1주택 실거주자 종부세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구상을 대놓고 반대하기는 어렵다는 기류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당 내부의 여러 제안이 있는 만큼 정부가 방안을 제안해온다면 당내 의견을 수렴해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종부세 완화 논의는 자칫 ‘부자 감세’로 비칠 수 있고,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반감을 불러오기 쉽다”고 했다.● 20년 된 종부세, 집값 급등에 과세 인원 급증 2005년 처음 도입돼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종부세는 그동안 주택 소유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값을 잡겠다”며 도입했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납부 대상만 크게 늘었다. 2010년에만 해도 전국에서 25만 명에게 총 1조900억 원이 부과됐던 종부세는 2022년에는 전국 128만3000명에게 6조7200억 원이 부과될 정도로 급격하게 규모가 커졌다. 이 중 주택분 종부세도 같은 기간 과세 인원과 결정세액이 20만 명, 2400억 원에서 119만5000명, 3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주택분 종부세는 지난해 기본공제 금액 상향 등의 영향으로 고지 인원이 41만2000명 규모로 줄었지만 여전히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수가 2018년보다 더 많다. 여야와 대통령실이 종부세 개편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1주택자와 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우선 거론된다.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를 완화하는 방안과 완전히 폐지해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안 등이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정치권과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파급력이 큰 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개편안 마련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치권 등의 의견을 감안해 다양한 개선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을 수 있을지 등의 세부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부와 여당이 폭발력이 큰 상속세 개편 이슈를 꺼내 든 것은 상속세 부과 기준과 세율을 25년째 묶어두면서 ‘중산층 세금’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정부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상속세 개편 등 전반적인 세금제도 개편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상속세 역시 과도한 부담이 되고 있는 부분이나 경제활동을 왜곡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편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며 “현재는 예컨대 가업을 물려받을 때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를 내는데, 그런 제도보단 그 주식을 팔았을 때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향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기업 최대주주에게 적용되는 상속세 할증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이날 “상속세제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며 22대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개편 사항으로 유산세의 유산취득세 변경, 대주주 할증과세 폐지, 상속세율 인하 등 세 가지를 거론했다. 실제로 상속·증여세는 국민들의 늘어난 소득과 자산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세금으로 꼽힌다. 상속세는 2000년에 최고 세율을 기존의 45%에서 50%로 5%포인트 높이고 최고 세율을 적용하는 과세표준은 5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낮춘 이후 큰 손질이 없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인데 기업 최대주주에게는 할증을 붙여 60%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2022년 상속세 과세 인원은 1만5760명으로 2002년 1661명에 비해 9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피상속인 가운데 상속세를 낸 이들의 비율도 같은 기간 0.69%에서 4.53%로 급증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최고세율과 낮은 과세표준이 결합되면서 ‘자산가 세금’이 ‘중산층 세금’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른바 ‘부자 감세’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속세 개편의 경우 이번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상속세 개편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최근 당 정책조정 회의에서 정부의 상속세 추가 완화 계획에 대해 “부자 감세 시즌2”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여권이 우리 당의 채 상병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등으로 정치, 민생 차원 모두에서 밀리자 민주당을 흔들기 위해 세제 개편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라며 “야권이 거기에 동조해 이슈를 키워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한동훈 특검법’을 첫 당론 법안으로 제출했다. 192석의 야권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정부·여당을 향한 전방위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 국회에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뤘음에도 처리되지 못하거나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된 법안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개원 즉시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는 이전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투쟁의 뜻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 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후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일부 수정해 다시 발의했다. 특검 수사 범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추가했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도록 기존 법안을 수정했다. 또 대통령이 특검 후보를 추천받은 뒤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 중 연장자가 자동으로 임명되도록 했다. 이 대표의 총선 대표 공약이었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도 1호 당론 법안으로 함께 채택됐다. 이 대표가 직접 대표 발의한 법안은 전 국민에게 정부가 1인당 25만∼35만 원 범위에서 이 대표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했다. 법안 통과 후 3개월 이내에 지급하도록 한정했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원금 지급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과 한 전 위원장의 자녀 논문 대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개원 첫날부터 ‘당론 입법 공세’에 나선 야권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날 별도의 당론 법안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의원 워크숍을 거쳐 당론 1호 법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워크숍을 찾아 “이제 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한몸이 되자”라며 “나도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고 말했다.더 세진 野 특검법 “대통령, 3일내 특검 임명 안하면 자동결정” 巨野, 22대 국회 첫날부터 강공與 “대통령 임명권 박탈 위헌”… 조국당에도 사실상 특검 추천권민생지원금, 정부 재정지원 의무화… 정부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 일듯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정부 행정권을 침해한다는 ‘처분적 법률’ 논란이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하며 몰아치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모든 법안을 추가로 당론으로 발의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술자리 회유 사건’ 등에 대한 특검법도 다음 달 3일 추가 발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앞에서는 민생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방탄에만 골몰하는 검은 속내”라고 반발하면서 개원 첫날부터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조국혁신당에 특검 추천권 부여 가능 민주당이 30일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기존 특검법보다 수사 범위가 확대됐다. 해병대의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외압 의혹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한 것.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특검 추천 및 임명 과정도 또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특검법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 후보 4명 중 민주당이 2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최종 추천하도록 했지만, 수정안은 변협 추천 과정 없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임의로 1인씩 총 2인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조국혁신당에 특검 추천권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특검 후보 추천을 받은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도록 한 부분을 두고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특검에 전례가 없는 조항”이라면서도 “3일 이내 임명해야 한다는 법을 따르지 않는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지, 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날 1호 당론 법안으로 함께 발의한 전 국민 대상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선별 지급 방식 수용 여지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못 박으면서 협상의 여지가 더욱 작아졌다. 특별법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사실상 의무화하고, 지급 시기도 법안 통과 후 3개월 이내로 못 박은 점 등을 두고는 정부의 행정권을 침해하는 처분적 법률 성격을 갖는다는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급 시기와 금액을 정하는 데 있어 행정부에 재량권을 줬다”며 “처분적 법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정부 및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 것이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정이 하지 않고 있어서 국회가 그것을 법으로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론 입법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는 재의 투표도 할 수 없었다”며 “정말 비겁하고 쪼잔한 정권이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묻지 마 거부권을 남발한 법안들을 민주당이 반드시 다시 관철하겠다”고 했다.● 與 “대통령 특검 임명권 박탈은 위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손잡고 방탄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공수처에 대한 외압 의혹 특검에 대해 “자고 나면 의혹 제기하는 습관이 있느냐”며 “공수처가 수사 과정에 있는데 무슨 외압 의혹인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에서 특검 추천권을 비교섭단체에까지 확대한 것을 두고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입법권을 남용해 정치 보복하겠다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에게 추천권을 주는 게 맞느냐”고 했고,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는 조항에 대해서는 “대통령 특검 임명권까지 박탈해 위헌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다. 행정입법권까지 침해하는 지역화폐 지급 법안을 민생회복 지원 대책이라며 22대 국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예산은 본예산에 반영해 안정적으로 지급해야 하고, 지난해 예산안에 관련 지원액을 충분히 담았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여야가 22대 국회 첫날부터 불법 정치자금 조장 논란 등으로 2004년 폐지된 지구당을 20년 만에 부활시키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지구당 부활은) 중요한 문제”라고 밝히면서 ‘지구당 부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구당이 부활하면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지역 원외 정치인도 후원금을 모집하고 사무실을 열어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당 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해 “돈 먹는 하마”란 비판 속에 사라진 지구당이 부활하면 “정치개혁이 퇴행되고 불법 정치자금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지구당은 1962년 총선 선거구 단위로 지역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로 설치됐던 중앙당 하부 조직이다. 2002년 일명 ‘차떼기’로 불리는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후 지구당 폐지 여론이 일었고, 2004년 일명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정당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해 폐지됐다.● 與 “당권 주자 경쟁용” 野 “강성당원 달래기”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며 “지금은 정치 신인과 청년에게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이었다. 나경원 의원도 “당연히 부활해야 한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도 “정치 신인을 위한 개혁 과제”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지구당 부활 법안을 발의했다. 여당 당권 주자들이 잇달아 지구당 부활을 약속한 속내는 “전당대회 때 수도권 원외 세력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당이 참패하면서 전국 지역구(254개) 중 원외 위원장이 현역 의원보다 많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원외 위원장 전원은 이날 성명에서 “여야가 합심해 즉각 지구당 부활 입법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 수도권 원외 위원장은 “지구당 부활을 약속하는 당권 주자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구당 부활을 국회의장 당내 경선 결과에 연쇄 탈당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권리당원들을 달래는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도 (지구당 부활을) 대의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의 충돌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지구당을 발판으로 향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부산 등 험지를 공략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지구당 부활로 정치자금 우려 커질 것” 이날 윤상현 의원과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각각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정당법,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야가 합심해 지구당을 부활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원외 위원장이 현역 의원처럼 후원금을 모금하고 유급 직원을 두고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윤 의원 법안은 유급 직원 2명과 후원회 모금 한도 1억5000만 원, 김 의원 법안은 유급 직원 1명과 후원회 모금 한도 5000만 원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고비용 저효율 정치 구조부터 개선해야지 무턱대고 지구당부터 부활하는 것은 정치개혁 퇴행”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사무실 임대와 직원 채용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지구당 조직을 매개로 불법 정치자금 우려가 재차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 여당 3선 의원은 “원외위원장들이 지역 토호, 권력자 행세를 하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는 고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구당을 부활시켰다가 불필요한 스캔들로 검찰발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국빈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 전 대통령이 2016년 무함마드 대통령의 초청으로 UAE를 찾은 지 8년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마당에서 “정말 반갑다, 이 사람”이라며 무함마드 대통령을 맞았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오 마이 갓, 마이 프렌드(Oh my God, My friend)”라며 이 전 대통령을 포옹했다. 비공개 접견은 50분간 진행됐다. 이 전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비해 원전 사업을 진행한 것을 언급하며 “놀라운, 선견지명 있는 지도자”라고 했다고 이 대통령 측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와 협조를 잘해서 투자 유치에 실질적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국과 UAE 간은 형제 관계”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양국의 100년 우정’을 약속한 뒤 16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을 설득해 프랑스 수주가 내정된 바라카 원전 사업을 수주하며 인연이 시작됐다. 퇴임 뒤도 2014년, 2016년 두 차례 UAE를 찾았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권 셀프 특혜법’ 논란이 제기된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강행 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치 속에 막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이 부결돼 폐기되자 여야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두고 여당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맞섰다. 여야가 마지막까지 강 대 강 대치로 충돌하면서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구하라법(양육 의무를 다하지 못한 친부모가 자녀 유산을 상속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민법 개정안)’ 등 경제-민생 법안들도 대거 폐기되는 수순이다. 28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은 무기명 투표 결과 출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296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196명이 찬성해야 통과되지만 17표 차로 부결된 것. 범여권에서는 115명, 범야권에서는 179명이 출석했다. 여당에선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5명 외에 추가 이탈표가 없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당론으로 정한 사안에 대해 단일대오로 함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간절한 의지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꺾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대로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해 대여 공세에 나서겠단 방침이어서 여야 대치가 다음 국회에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전세사기특별법을 단독 처리한 데 이어 민주유공자법을 포함한 직회부 법안 등 4개 법안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은 애초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법안은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상정을 촉구하는 민주당의 전방위 압박이 본회의 개의 직전까지 이어지자 결국 민주유공자법을 비롯해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 등 4개 법안을 상정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서 내일 본회의 소집이 어렵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및 정부와도 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 표결에 불참한 여당은 “단독 처리한 법안 모두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민생 법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구하라법’은 법안 발의 4년 만인 이달 초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해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이후 여야 정쟁으로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된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특별법’도 여야 간 이견을 좁혔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폐기 수순을 밟는 21대 국회 계류 법안은 1만6359개에 달한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여당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당선인(사진)이 전날(27일)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논의에 대해 “모든 것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이 잇따라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운운하는 개헌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나 당선인은 “현 정권을 흔들기 위한 정략적 의도의 개헌 논의는 나 역시 반대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권, 당무와 관련해 “오해 살 일을 하지 마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 맞춰 임기를 단축시키자는 것이냐, 아니면 다음 총선에 맞춰 단축시키자는 것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직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통해 5년 동안 국정 운영을 하라고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이라며 “어떠한 개헌, 권력 구조 개편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문제 제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당선인을 겨냥해 “(임기 단축론은) 의원 개인의 얘기”라며 “국민의힘 모든 의원들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 당선인은 “(현 대통령의) 5년의 임기는 원칙이고 기본”이라며 “탄핵 야욕을 개헌으로 교묘히 포장하는 일부 야당의 주장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통화에서 “어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현 대통령의 임기는 우리가 얘기할 건 아니라는 뜻”이라며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4년으로 하는 문제를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여당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당선인이 전날(27일)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논의에 대해 “모든 것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지 하루 만에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이 잇따라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운운하는 개헌은 절대 동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나 당선인은 “현 정권을 흔들기 위한 정략적 의도의 개헌 논의는 나 역시 반대한다”며 한발짝 물러섰다.대통령실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권, 당무와 관련해 “오해 살 일을 하지 마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 맞춰 임기를 단축시키자는 것이냐, 아니면 다음 총선에 맞춰 단축시키자는 것”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직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통해 5년 동안 국정 운영을 하라고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이라며 “어떠한 개헌,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문제 제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당선인을 겨냥해 “(임기 단축론은) 의원 개인의 얘기”라며 “국민의힘 모든 의원들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공개적으로 “임기 단축 개헌론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동조세력이 윤석열 정부를 조기에 끌어내리기 위한 선동 프레임”이라며 “여기에 동조하는 순간 집권당 간판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나 당선인은 “(현 대통령의) 5년의 임기는 원칙이고 기본”이라며 “탄핵 야욕을 개헌으로 교묘히 포장하는 일부 야당의 주장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통화에서 “어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현 대통령의 임기는 우리가 얘기할 건 아니라는 뜻”이라며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4년으로 하는 문제를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당선인이 27일 “선거제 개편뿐 아니라 개헌 논의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야권이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 단축도 포함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 먼저 얘기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개헌 논의할 때 모든 것을 열어둬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군이나 여당 유력 인사 가운데 윤 대통령의 임기 문제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나 당선인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에서 “22대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임은 사회의 룰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라며 “결국 룰 세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단축론에 대해 “4년 중임제를 논의하면서 대통령 임기 단축 얘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4년 중임제가 정답이라고 꼭 생각하진 않지만 모든 논의를 다 함께 열어놓고 여야가 덜 싸울 수 있는 권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중심제의 권력 구조하에서는 여야 간 지리한 싸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많이 동감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 임기 단축은 그동안 주로 야권에서 나오며 여권에서는 금기처럼 여겨졌다. 당내에선 “나 당선인이 여권의 지도자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 당선인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문제에 대해선 “제가 한 전 위원장이라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현재 시점에서 용산 (대통령실)하고는 밥도 안 먹는 것을 보니 (당정 관계 조율에) 쉽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문제에 대해선 “한 달 전 가능성이 60%였다면 지금은 55%”라며 “당정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 5선 서병수 의원을 임명했다. 4·10총선 참패 48일 만에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하면서 전당대회 시점과 룰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2대 국회 1호 법안’이란 타이틀을 얻으려는 4박5일 밤샘 대기가 시작됐다. 시각장애인인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당선인(비례대표)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교통약자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접수하려고 국회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한 것. 서 당선인 측은 “(당선인이 직원들에게) 갑질한 건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1호 법안 타이틀로 관심을 끌려는 나쁜 관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27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사무실 앞에는 서 당선인 측 관계자가 법안이 담긴 봉투를 지참하고 간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오늘 오전 9시부터 기다리기 시작했다”며 “직원들이 교대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 측은 국회 의안과가 법안 접수를 시작하는 6월 1일까지 4박 5일간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서 당선인 측에 따르면 법안에는 모든 대중 버스 폐차 시 저상 버스 도입 의무화, 장애인 콜택시 국가 책임 강화, 자율주행 교통수단의 장애인 접근권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 당선인 관계자는 “장애인과 노인, 아이, 임산부 등 교통 약자에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절한 교통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정치권에선 매번 되풀이 되는 밤샘 대기 관행에 대해 “내실 없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밤샘 대기할 시간에 의정 활동과 법안을 더 고민하고 준비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국회가 변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런 걸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4박 5일 밤샘 대기 끝에 1호 법안으로 접수시킨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은 4년 내내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 예정이다. 서 당선인 측 관계자는 “약자를 위한 절박한 심정”이라며 “열심히 일하려는 의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1대 국회 임기 만료가 3일 남은 가운데 여야는 민생-경제 법안 줄폐기 우려 책임을 둘러싸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연금개혁안 처리 문제 등으로 대치하면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AI 기본법),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육아휴직 기간을 3년까지 늘리는 ‘모성보호 3법’ 등이 일괄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여야 이견이 없고 통과가 시급한 중요한 법들이 있다”며 “최소한 심사가 마무리돼 기다리는 법안들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단 10건이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은 이달 7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같은 정쟁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부터 중단하라”며 “정쟁을 끌고 와 민생 논의가 중단되게 만들고 파행을 만든 책임을 거대 야당이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계류 중인 법률안은 총 1만6394개이다.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된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특별법’은 민주당 내 일부 의원의 반대로 계류돼 있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반도체 등 국가전략시설 투자액 세액공제를 2030년까지 연장하는 ‘K칩스법’은 22대 국회로 넘어가면 일몰 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외하는 유통산업발전법도 계류 중이다. 정부의 재정 적자를 일정 규모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제정하는 ‘국가재정법’도 다음 국회로 넘어간다. 경제 법안 가운데는 올해 상반기(1∼6월) 신용카드 사용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10%포인트 늘려주고 노후 차를 바꾸면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는 법안도 폐기 수순이다. 주식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낸 수익 중 연 5000만 원이 넘는 부분은 20∼2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이번 국회 내 처리가 어려워졌다. 정치권에선 “여야 간 정치 양극화가 비쟁점 법안 처리까지 발목 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임위 법안 처리를 멈추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대통령과 입법부 간 갈등”이라며 “여야 갈등이 이어지면 22대 국회에서도 처리 지연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겠다”며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안부터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연일 압박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은 “구조개혁이 빠진 소득대체율 44%로는 재정 안정성 보장이 어렵다”고 맞서며 22대 국회 개원 뒤 9월 정기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최우선 과제로 처리하자고 역제안했다. 대통령실도 “여야가 시간에 쫓겨 결정하기보다 국민 전체, 특히 청년 세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고 21대 국회 처리론을 일축했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29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처리 무산 책임론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26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정쟁과 시간에 쫓긴 어설픈 개혁보다 22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국민적 공감을 얻어 처리하자”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 국민의힘 방안인 소득대체율 44% 수용 의사를 밝히자 “44%는 구조개혁이 함께 진행되는 걸 전제로 한 수치”라며 거부한 것. 구조개혁은 기초·퇴직·직역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 연계해 노후 소득 보장 구조를 새로 설계하는 것을 가리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21대 국회가 불과 3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 대타협으로 이뤄지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며 “소득대체율에 대한 여야 주장의 차이는 각각 44%와 45%로 단 1%포인트에 불과한데 이 때문에 합의를 무산시킬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마저도 정부·여당이 또 다른 이유를 대면서 회피한다면 애당초 연금 개혁의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가능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을 의결하면 좋겠다. 27일이나 29일에도 할 수 있다”고 국민연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언급했다.野 “21대 국회서 모수개혁부터” 與 “22대 국회서 구조개혁까지” 李 “44%안 수용” 밝히며 거듭 압박김진표 “27, 29일에도 처리 가능”與 “구조개혁 없인 재정안정성 훼손”대통령실 “시간 쫓겨 정할 문제 아냐”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부터 합의해서 모수개혁부터 하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수개혁은 구조개혁과 따로 놀 수 없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여야가 21대 국회 임기 막바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기초·퇴직·직역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 연계해 노후 소득 보장 틀을 새로 짜는 구조개혁 병행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겠다”며 21대 국회 남은 임기 내 국민연금의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부터 하자고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는 구조개혁의 영향을 또다시 받을 수밖에 없다”며 22대 국회 개원 뒤 여야정 협의체 등을 구성해 9월 정기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대통령실도 “여야 간 (소득대체율) 수치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어 22대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야당의 압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기류다.● 野 “21대 국회서 모수개혁부터” 이 대표는 25일 연금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소득대체율 44% 안 수용’이 “대의를 위한 큰 결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다. 우리 당과 시민사회 내에서도 (44% 안 수용에 대해) 이견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채 상병, 김건희 특검법 등 정치 공세만 하는 게 아니라 민생 이슈도 주도하는 ‘민생 리더십’ 부각을 위한 전략”이라며 “최근 민주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마냥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민생 이슈’를 발굴해 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44% 안’은 여당 내에서도 일부는 수용할 수 있어 여권 내 균열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모수개혁만 하면 구조개혁은 논의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에 대해선 “연금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부터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21대 국회 내에 1차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2차로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26일 “해를 넘길수록 더 큰 보험료 인상의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은 채 상병 특검법보다 훨씬 중요하다.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때문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27일이나 29일에도 할 수 있다”며 ‘원 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與 “22대서 모수·구조개혁 패키지로” 국민의힘은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100일간 열리는 22대 국회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청년과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밝힌 ‘44% 수용안’에 대해서도 “43%로 해야 한다. 44%는 구조개혁과 함께 진행할 때 야당에 제시한 수치였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단순히 1%포인트 수치 문제가 아니다. 그것(수치)에 연계된 (구조개혁) 사안들이 지금까지 (여야 간에) 논의됐지만 진척이 없었다”며 거부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당초 43%를 밝혔고, 야당이 45%를 제시했었다. 1∼2% 차이에 누적 재정 수지(2093년 기준) 적자가 800조∼1500조 원가량 차이 난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구조개혁 없이 44%로 정하면 재정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금개혁안의 숫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청년·미래세대의 이해 없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시간에 쫓겨 갑자기 정하는 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국민 의견을 모으고 숙의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안에 의도적으로 대통령실을 끌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부터 합의해서 모수개혁부터 하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모수개혁은 구조개혁과 따로 놀 수 없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여야가 21대 국회 임기 막바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기초·퇴직·직역 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과 연계해 노후 소득 보장 틀을 새로 짜는 구조개혁 병행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겠다”며 21대 국회 남은 임기 내 국민연금의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부터 하자고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는 구조개혁의 영향을 또다시 받을 수밖에 없다”며 22대 국회 개원 뒤 여야정 협의체 등을 구성해 9월 정기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대통령실도 “여야 간 (소득대체율) 수치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어 22대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야당의 압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기류다.● 野 “21대 국회서 모수개혁부터”이 대표는 25일 연금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소득대체율 44% 안 수용’이 “대의를 위한 큰 결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다. 우리 당과 시민사회 내에서도 (44% 안 수용에 대해) 이견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채 상병, 김건희 특검법 등 정치 공세만 하는 게 아니라 민생 이슈도 주도하는 ‘민생 리더십’ 부각을 위한 전략”이라며 “최근 민주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마냥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민생 이슈’를 발굴해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44% 안’은 여당 내에서도 일부는 수용할 수 있어 여권 내 균열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모수개혁만 하면 구조개혁은 논의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에 대해 선 “연금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부터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21대 국회 내에 1차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2차로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26일 “해를 넘길수록 더 큰 보험료 인상의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은 채 상병 특검법보다 훨씬 중요하다. 21대 국회에선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때문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27일이나 29일에도 할 수 있다”며 ‘원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與 “22대서 모수·구조개혁 패키지로”국민의힘은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100일간 열리는 22대 국회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청년과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했다.여당은 민주당이 밝힌 ‘44% 수용안’에 대해서도 “43%로 해야 한다. 44%는 구조개혁과 함께 진행할 때 야당에 제시한 수치였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단순히 1%포인트 수치 문제가 아니다. 그것(수치)에 연계된 (구조개혁) 사안들이 지금까지 (여야 간에) 논의됐지만 진척이 없었다”며 거부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당초 43%를 밝혔고, 야당이 45%를 제시했었다. 1~2% 차이에 누적 재정 수지(2093년 기준) 적자가 800조~1500조 원가량 차이 난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구조개혁 없이 44%로 정하면 재정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금개혁안의 숫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청년·미래세대의 이해 없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시간에 쫓겨 갑자기 정하는 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국민 의견을 모으고 숙의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안에 의도적으로 대통령실을 끌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21대 국회 임기 만료가 3일 남은 가운데 여야는 민생-경제 법안 줄폐기 우려 책임을 둘러싸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여야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연금개혁안 처리 문제 등으로 대치하면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AI 기본법)’,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육아휴직 기간을 3년까지 늘리는 ‘모성보호 3법’ 등이 일괄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여야 이견이 없고 통과가 시급한 중요한 법들이 있다”며 “최소한 심사가 마무리돼 기다리는 법안들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단 10건이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은 이달 7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같은 정쟁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부터 중단하라”며 “정쟁을 끌고와 민생 논의가 중단되게 만들고 파행을 만든 책임을 거대 야당이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이날 국회에 따르면 계류 중인 법률안은 총 1만6394개이다.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된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특별법’은 민주당 내 일부 의원의 반대로 계류돼 있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반도체 등 국가전략시설 투자액 세액공제를 2030년까지 연장하는 ‘K칩스법’은 22대 국회로 넘어가면 일몰 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외하는 유통산업발전법도 계류 중이다. 정부의 재정 적자를 일정 규모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제정하는 ‘국가재정법’도 다음 국회로 넘어간다.경제 법안 가운데는 올해 상반기(1~6월) 신용카드 사용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10%포인트 늘려주고 노후차를 바꾸면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는 법안도 폐기 수순이다. 주식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낸 수익 중 연 5000만 원이 넘는 부분은 20∼2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이번 국회 내 처리가 어려워졌다.정치권에선 “여야 간 정치 양극화가 비쟁점 법안 처리까지 발목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임위 법안 처리를 멈추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대통령과 입법부 간 갈등”이라며 “여야 갈등이 이어지면 22대 국회에서도 계속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 철회 등 정책 혼선을 줄이고 국민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정책 조율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22일 첫 당정대 정책협의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당정대가 소통을 강화해 정책 논란 소지를 최소화하고 충분히 조율해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책 수립부터 집행까지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늘 오전 당정 간 정책협의를 강화하기 위한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며 “매주 당 정책위의장, 대통령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 및 사안에 따라 관련 차관이 참여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혔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국정 전반에 대한 큰 틀의 논의가 이뤄진다면,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는 정책적 측면에서 한층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는 협의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첫 회의에는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과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병환 기재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회의 내용에 대해 “정부의 기본적인 방향인 서민과 중산층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정책,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등이 함께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 개최 시기 관련 요일을 정하지는 않되 가급적 매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실무 당정회의’도 열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세부적인 정책 마련과 관련해 각 부처 실무진과 당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비서관실별로 정책 현실성을 점검하는 등 정책 조정 기능 강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과의 소통 강화에 더해 각 부처와 대통령실 차원에서도 정책 관련 사항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보강할 예정”이라며 “비서관실별로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정책실장 주재로 관련 수석들이 참여하고 있는 ‘정책 티타임’에서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점검 관리를 강화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정책 추진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한동훈 비대위’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생각이 찬성표 쪽으로 가 있다”고 밝히면서 여당의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공개적으로 특검법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이 안철수, 김웅 의원에 더해 3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28일 예상되는 재의결에서 여권 이탈표가 17표 이상 나오면 가결된다. 여당은 추경호 원내지도부, 전임 윤재옥 원내지도부까지 나서 의원들에게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져 달라”고 설득 중이다. 그러나 4·10총선 여당 낙선 의원 58명 중 “양심에 따라 표결하겠다”, “이탈하지 말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찬성 가능성을 열어둔 의원들이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실도 여당 내 이탈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의원 7, 8명을 상대로 접촉하며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단일대오 이상 없다” 직후 유의동 이탈 유 의원은 이날 공개적으로 “특검법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법리적으로도 특검법을 수용했을 때 여권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3선인 유 의원은 총선에서 경기 평택병에 출마해 낙선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론 수준으로 진행하던 단일대오에는 큰 이상 기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직후 유 의원이 찬성 뜻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앞서 찬성 의사를 밝힌 안 의원은 통화에서 “찬성 입장에 변화가 없다. 이탈표가 아닌 소신 투표”라고 강조했다. 2일 특검법 국회 표결 때 이미 찬성표를 던진 김 의원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추가 이탈표를 막기 위해 전현직 원내지도부가 힘을 합쳐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윤 전 원내대표, 그리고 제가 선두에 서서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다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찬성은) 지극히 일부 의원”이라며 “전체적으로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임 원내부대표들도 담당 의원들을 나눠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앞서 해외 출장 조사로 파악된 의원 2, 3명의 출장도 취소시켰다. 하지만 58명에 달하는 여당 낙선 의원들이 변수다. 낙선한 한 수도권 의원은 “나는 소신대로, 양심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며 찬성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의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돼 현장 표 단속도 쉽지 않다. 특검법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구속 수감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의원 295명이 모두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197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수는 180석, 국민의힘 등 범여권은 115석이다. 국민의힘 의원 중 17명이 이탈하면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력화되는 것이다.● 민주당 “與 의원 7, 8명 접촉 중” 하지만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재추진되면 여당 이탈표 기준이 더 낮아진다. 22대 국회 국민의힘 의석수는 21대(113석)보다 5석 적은 108석이고, 범야권은 192석이다. “될 때까지 하겠다”는 야당이 특검법을 재발의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의결에서 8표만 이탈하면 통과되는 것. 이미 여당 당선인 중 안 의원에 더해 김재섭, 한지아 당선인이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낙천·낙선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데 이어 당선인들과도 꾸준히 식사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이탈표 방지 등 윤 대통령이 여당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성격도 포함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표결하면 여당 이탈표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주일간 여당 이탈표 끌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태세다.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인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발적인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특검법의 당위성 등을 계속 알리며 여당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임 원내수석부대표였던 박주민 의원은 “(찬성이) 가능해 보일 법한 의원 7, 8명을 선정해 데이트 신청을 하고 있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