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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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미국/북미23%
인사일반20%
국제정치14%
국제일반14%
국제정세6%
유럽/EU6%
교통6%
중동6%
남북한 관계5%
  • “빨래 내손으로” 백악관서 두 손녀 돌보던 오바마 장모 별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장모이자 미셸 오바마 여사의 어머니인 메리언 로빈슨이 5월 31일(현지 시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유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빈슨이 오늘 아침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그 없이 어떻게 살아갈지 우리 중 누구도 모르겠다”고 상실감을 드러냈다. 미셸 여사도 1일 X(옛 트위터)에 “내 어머니 로빈슨은 나의 반석이었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 변함없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적었다. 로빈슨은 사위 오바마의 대통령 재임 기간(2009∼2017년) 내내 백악관에서 함께 거주했다. 2009년 오바마의 취임 당시 열 살과 일곱 살이던 두 손녀 말리아와 사샤를 보살피기 위해서였다. 그는 2018년 미 CBS방송에서 “백악관 생활이 두 사람 모두에게 매우 힘든 삶이 될 것 같았고, 그들의 안전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로빈슨이 백악관 입성 초기 가사를 도와주려는 백악관 직원들에게 자신의 빨래를 직접 한다는 등의 생활원칙을 납득시키기 위해 ‘상당한 조정’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도 이날 성명을 통해 “로빈슨 부인은 헌신적인 어머니이자 할머니였다”면서 애도의 뜻을 표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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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블링컨도 “필요땐 러 본토 공격 가능” 우크라戰 확전 기로

    유럽 지도자들 사이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이 이를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이 본토 타격을 허용하면 전쟁이 러시아 내부로 강도 높게 번질 수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을 부르며 핵 보유국인 러시아와 서방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러시아 본토 타격이 실제로 허용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미 백악관에서도 찬반양론이 거세게 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세가 확연해진 우크라이나의 패배 시 책임론과 러시아와의 전면 대결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美,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 첫 시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9일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몰도바를 찾아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방어할 방안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미 정부는 필요에 따라 적응하고 조정할(adapt and adjust) 것”이라며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내놓았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한 기자가 “적응과 조정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하면 러시아 본토 타격도 가능하단 얘기냐”고 묻자, 블링컨 장관은 “맞다”고 답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본토 타격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진 않았지만, 이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전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방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군사기지 타격을 허용해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 나왔다. 최근 유럽에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 등이 잇따라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다. 미국에서도 백악관에 ‘금기’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29일 전직 관료와 학자 60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 지원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나토 전 사령관이던 필립 브리드러브 전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 등도 동참했다.● 바이든, 유럽서 전략 수정 메시지 내나 백악관은 일단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도 “현재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 대신 우크라이나가 지상전에서 주력으로 사용하는 155mm 포탄의 생산량을 늘려 대폭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과 이탈리아에서 예정된 13∼1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전략 수정을 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토 창설 75주년을 맞아 동맹국의 단결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무기 사용을 허용하더라도 우크라이나 공격과 직접 연루된 러시아 국경 군사목표물로 무기 사용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한적으로 허용하더라도 전쟁은 러시아 본토로 강도 높게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 NYT는 “미국이 (러시아에서) 무기 사용을 승인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부에 엄폐한 포병과 미사일 기지를 반격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전쟁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전술핵무기 훈련을 실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서방이 러시아 내부 공격을 허용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 싱크탱크인 외교국방정책협의회의 드미트리 수슬로프 의원은 푸틴 대통령에게 서방을 위협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핵폭발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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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린다 게이츠, 여권 지원 위해 2년간 1조3000억 원 기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60)가 향후 2년 간 여성 인권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37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낙태권을 옹호하는 생식권센터, 전국여성법센터, 전국가사노동자연맹 등에 기부될 것으로 보인다.그는 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지난 20년간 ‘아직은 성평등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봐 왔다”며 이제 여성 스스로 의제를 설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자신의 1살 짜리 외손녀가 자신보다 더 적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2022년 6월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전세계 분쟁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간 등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미국 내 자선기부의 불과 2%만이 여성 및 소녀 관련 기관에 전달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제만큼 중시되지 않는 여성권 향상에 본인이 집중하겠다는 논리다.그는 “수십 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정치 참여는 부패를 감소시키고, 평화 협정은 여성이 참여할 때 더 오래 지속되며, 아픈 여성들이 줄어들면 2040년까지 세계 경제는 1조 달러 성장한다”며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는 1994년 게이츠 창업자와 결혼했다. 세 자녀를 뒀지만 2021년 이혼했다. 이달 13일에는 두 사람이 공동 의장이었던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도 떠났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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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전쟁터 떠돌던 9세 소년, 큰 아빠가 150번 통화 수소문 끝 찾았다

    폭탄 한 발로 가족들을 모두 잃은 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홀로 남겨졌던 9살 소년 모하메드 샤힌이 극적으로 덴마크로 탈출한 사연이 알려졌다. 그 배경에는 포기하지 않았던 샤힌의 친척들과 해외 언론사, 튀르키예 등 전세계의 도움이 있었다. 샤힌처럼 가족을 잃은 채 홀로 전쟁터를 떠돌고 있는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어려움도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26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자지구 가자시티에 거주하던 샤힌의 가족들은 지난해 이스라엘의 탱크를 피해 남쪽 누세이라트 단칸방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새로운 집도 공습을 피할 순 없었다. “새벽에 자고 있는데 방에서 폭발이 일어 다같이 깼어요. 이후 공격이 3번 더 이어졌고 결국 집이 무너지고 불이 났어요. 가족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서 들어올리려 해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모하메드는 지난해 12월 7일 부모님과 8살짜리 누나, 4살짜리 남동생과 생이별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그 날 덴마크에 거주하고 있는 샤힌의 큰아버지 후세인은 뉴스에서 동생이 지내던 지역이 폭격을 당한 장면을 봤고, 친구들로부터 조카를 제외한 나머지 동생 가족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후세인은 본능적으로 조카를 가자지구에서 빼내 덴마크로 데려오겠노라 결심했다. 하지만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를 척결한다며 경찰들을 공격해 경찰 시스템도 마비된 데다가, 병원들도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내가 아는건 샤힌이 숨을 쉬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고 WSJ에 말했다. 낙담할 시간이 없었다. 후세인은 그 지역에 있는 모든 병원 등에 전화를 걸었다. 약 150통의 전화 끝에 얼굴 전체에 부상을 입은 채 긴급 안과 수술을 받고자 병원에 대기 중이던 샤힌을 찾아 냈다. 그러나 전쟁으로 국경이 거의 와전히 폐쇄된 가자지구에서 샤힌을 빼오는 일이 아직 남아있었다. 후세인은 구호단체와 고향 사람들, 그리고 해외 관계자들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했고 , 몇주 뒤 기적적으로 응답이 돌아왔다. 후세인의 제보를 받은 중동 매체 알자지라가 오른쪽 눈에 붕대를 감은 채 아파서 울고 있는 샤힌의 모습을 방송에 담았고, 이를 본 튀르키예(터키) 정부가 샤힌의 탈출을 돕겠다며 손을 내민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자지구에 살고 있던 샤힌의 다른 친척이 그를 구급차에 태워 ‘죽음의 길’을 통해 이집트 국경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WSJ에 따르면 이 도로는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의 피난을 허용한 공식 통로였지만, 여전히 민간인들이 사격을 받는 일이 있었기에 이같은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샤힌과 함께 이동했던 친척은 “도로 도처에 시신이 가득했다”며 몸서리 쳤다. 다행히 국경에 무사히 도착한 샤힌은 이집트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 정부가 지낼 곳을 마련해준 덕분에 샤힌과 친척은 안전하게 있다가 후세인이 있는 덴마크로 갈 수 있었다. 후세인은 WSJ에 “모하메드는 더이상 악몽을 꾸지 않지만, 그의 눈에 깊은 흉이 남아 선글라스를 쓰고 다닌다”고 근황을 전했다. 다만 함께 놀던 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장난감 등을 보면 여전히 공황발작을 일으킨다고 한다. 고초를 겪었지만 샤힌은 행운아 축에 속한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전 가자지구 인구 220만 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던 어린이들 중 수천 명이 전쟁 기간 숨졌다. 가족들이 죽거나 이스라엘의 명령으로 여러 차례 터전을 옮기면서 가족의 손을 놓친 어린이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집계는 불가능하지만, 유니세프는 과거 전쟁 패턴을 토대로 현재 약 1만7000명의 어린이가 홀로 전쟁터를 떠돌아다니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WSJ는 아이들이 맨발로 무너진 건물들 사이를 혼자 배회하거나, 10대 청소년들이 빼곡한 보호소에서 자신보다 더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유아들은 이름도 모른 채 부서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의 팀장 아르빈스 다스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뒤덮인 채 혼자 인형 만을 꼭 안은채 발견되는 아이들이 있다”며 비극적 현장을 묘사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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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cm 오차’ 위치파악 기술, 통학차량-무인 농기계 등에 활용

    13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한 도로. 초정밀 측위(RTK)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이 이동하자 위성 지도에 차량 이동 방향이 빨간선과 파란선으로 나타났다. 마곡지구에서 서울 용산구 한강로까지 이동하는 30여 분 동안 위성 지도엔 차량 이동 경로가 4차로 중 어느 차로로 달리고 있는지까지 정확하게 표시됐다. 오차는 불과 3cm. 실시간으로 완벽하게 차량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위치 정보의 오차를 대폭 줄인 RTK 기술은 최근 어린이 통학 차량이나 무인 농기계,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GNSS)에서 발생하는 수 미터(m)의 오차를 센티미터(cm) 단위 수준까지 줄인 기술이다. 특히 어린이 통학 차량에 RTK 기술을 적용해 학부모에게 자녀의 정확한 위치와 도착 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도착 시간이 언제쯤인지 알기 힘들었던 학부모들은 RTK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녀의 위치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농업 분야에서도 무인 농기계에 RTK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논밭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이에 맞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농업 분야 종사자 중 고령자가 많은데 이들의 사고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상 움직임 등이 감지된 경우 사고 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 버스·로봇 분야에서도 RTK 기술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향후 도심항공교통(UAM)이 상용화되면 UAM의 정확한 상공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RTK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RTK 기술을 스마트폰이나 전자발찌 같은 위치추적시스템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위치추적시스템의 위치 정확도가 RTK에 비해 떨어지는데, RTK 기계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서 스마트폰처럼 작은 기기에도 해당 기술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원래 RTK 기술은 2차원 평면에서 땅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건설 측량 분야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최근 차량에 RTK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향후 UAM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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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위 택시, 차로 35분 거리를 3분에… 항로 벗어나자 ‘경고’ 알림

    ‘3분 30초.’ 13일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 사옥. 이곳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착용하자 하늘길(회랑)이 눈앞에 펼쳐지며 도심항공교통(UAM)을 조종하고 있는 듯한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현재 위치와 UAM 전용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까지 남은 거리 등 다양한 수치도 화면에 나타났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동백사거리에서 부산 영도구 태종대까지를 UAM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가상 체험했다. 약 20km에 이르는 거리였지만 UAM으로 이동하니 불과 3분 30초 만에 도착했다. 차량으로 이동했을 때 35분가량 걸리는 거리를 UAM으로 3분여 만에 날아간 셈이다. 물론 실제로 이동하려면 버티포트에서 이착륙하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하지만 차량에 비해선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또 UAM에는 조종사가 구름 속에서 회랑을 찾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게끔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었다. 반대편 회랑에서 비행 중인 다른 UAM 기체가 다가오자 화면에 회랑 경로 변경 메시지가 떴다. 이 밖에도 UAM이 정해진 항로에서 이탈하니 빨간 경고등과 함께 경고 메시지가 화면에 뜨기도 했다.● ‘하늘 나는 택시’ UAM… 2025년 상용화 예정 UAM은 도시 인구 증가와 지상 교통 혼잡,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차세대 교통 서비스로 승객과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항공 교통체계다. 한 개의 엔진과 프로펠러만으로 비행하는 헬리콥터와 달리 UAM은 여러 개의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연결한 ‘분산 전기추진’ 시스템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소음도 적다. 수직 이착륙할 수 있어 활주로 없이 도심을 운항할 수 있는 UAM은 기존의 버스·택시·철도 등 지상 교통과 연계한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 상공에서 승객·화물을 수송하는 UAM이 운항하게 되면 교통 혼잡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보고서에 따르면 UAM 이용 시 서울 시내 평균 이동시간이 자동차를 이용했을 때보다 약 76% 단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응급환자 구조에도 UAM이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연례투자회의에서 “UAM을 응급의료에 접목한 ‘응급닥터 UAM’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상용화 초기 단계부터 장기·혈액 이송에 UAM을 활용하고, 2030년에는 긴급환자를 이송하는 구조까지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포에서 잠실까지 15분 만에 이동 정부는 2025년 국내 UAM 상용화를 위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관련 기업도 기술 개발 등을 위한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K-UAM 그랜드 챌린지’를 추진 중이다. ‘K-UAM 그랜드 챌린지’는 분야별 기관·기업이 참여해 UAM의 안전성·통합 운용성 등을 검증하는 대규모 실증 사업이다. 현재 국토부는 한국형 UAM 운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올 연말까지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1단계에 이어 올 8월에는 아라뱃길에 UAM을 띄워 2단계 실증시험을 진행한다. 이후 내년 4월엔 한강, 내년 5월에는 탄천에서 UAM을 날리며 수도권에서 실증을 이어갈 예정이다. UAM이 상용화되면 경기 김포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5분, 김포에서 서울 잠실까지는 15분이면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UAM이 하늘을 안전하게 날기 위해선 기체뿐만 아니라 버티포트, 통신, 운항 관리 등 다양한 시설과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기업들도 여러 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 KT,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K-UAM 원팀’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UAM 교통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실증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LG유플러스·카카오모빌리티·GS건설 등이 모인 ‘UAM Future’, SKT·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K-UAM 드림팀’ 등이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컨소시엄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실증 사업을 진행한 뒤 우수 사업자에게 상용화 우선권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20년 뒤 833조 원대 시장으로 UAM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UAM 세계시장 규모는 2025년 109억 달러(약 14조9112억 원)에서 2030년 615억 달러(약 84조1320억 원), 2040년 6090억 달러(약 833조1120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UAM 상용화 실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안전 분야의 확실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예컨대 UAM이 회랑에서 헬기 등 다른 기체와 부딪히거나 지상과의 통신이 끊겨 이착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시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성을 더욱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공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는 지상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향후 UAM 상용화 시 UAM 기체·통신·회랑 등 여러 방면에서 안전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새로운 운항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게 안전대책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 관계자는 올 2월 UAM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UAM도 항공기에 준해 안전 인증을 받고 있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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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평화협상 재개” 다음날… 러, 하르키우 공격 민간인 14명 사망

    러시아가 25일 우크라이나 제2대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의 대형 상점을 공격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민간인이 밀집한 주택가 상점을 공격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20%에 해당한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줄곧 “영토 완전 수복”을 외친 우크라이나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이에 러시아군이 이달 초부터 하르키우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은 종전(終戰) 방식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사회 및 서방의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 달 15, 16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리는 서방 주도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방해하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 러, 이달 초부터 하르키우 집중 공격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5일 오후 4시경 가정용품, 건축자재 등을 판매하는 하르키우의 대형 상점 ‘에피센트르’를 공습했다. 고객으로 붐비던 토요일에 민간인 밀집 지역을 유도폭탄 등으로 타격하자 순식간에 최소 1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실종자도 16명에 달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공습 후 상점 일대가 화염으로 휩싸이고 연기가 일대를 가득 덮은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매장 안에 200명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명백한 테러이자 러시아의 광기”라고 규탄했다. 러시아는 23일에도 하르키우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최소 7명이 죽고 21명이 다쳤다. 특히 유명 출판사 ‘비바트’에서는 공장 건물은 물론이고 약 5만 권의 책도 불탔다. 26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24일 비바트 공장을 방문한 영상을 공개했다. 카키색 반팔 셔츠 차림의 그는 폐허로 변한 공장 터에서 “러시아가 생명을 불태우는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인구 약 130만 명의 하르키우는 수도 키이우에 이은 제2대 도시로, 러시아 국경과 불과 약 30km 거리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점령했지만 같은 해 우크라이나가 수복했다. 러시아군은 이달 초부터 다시 하르키우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제2대 도시라는 특성상 기존에 점령한 헤르손, 자포리자 등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상징성을 지녔다는 점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 나토 총장 “우크라, 러 본토 공격 가능해야” 푸틴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평화협상은 현 상황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협상에서 합법적인 정부를 상대할 것”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겨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이유로 당초 올 3월까지 치러져야 했던 대선을 연기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CNN은 푸틴 대통령의 ‘평화협상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이라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하고, 이 경우 종전협상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 “러시아가 점령 영토만 인정해주면 더 이상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취지다. 이런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쓰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4일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은 우크라이나의 방어권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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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을 뒤흔든 ‘트럼프 전기’ 영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견습생)’가 20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부인인 이바나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담겼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를 뜻하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 전기 영화는 현지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됐다. 트럼프 측은 당사자인 이바나가 강제 성관계를 부인했는데도 이란계 감독이 무슬림에게 적대적인 자신을 악의적으로 묘사했다고 격분했다. 영화를 ‘쓰레기(garbage)’라고 폄훼하며 소송까지 예고했다. 11월 대선을 약 반년 앞두고 2016년 대선 직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지만 정작 그의 지지율은 거듭된 성추문에도 별다른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쓰레기” vs 감독 “인간적 묘사” 이 영화는 1970, 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의 부동산 거물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윈터 솔저’ 역을 맡았던 서배스천 스탠(42)이 젊은 시절의 트럼프를 연기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이바나가 남편의 외모를 비하하자 격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다. 이바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1977∼1992년 결혼 생활을 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1989년 트럼프가 나를 바닥으로 밀친 뒤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993년 “강간당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 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흡입 시술을 받고, 탈모를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두피 시술을 받는 장면 등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기립박수가 8분간 이어졌다. 트럼프 측 스티븐 청 대변인은 영화 공개 당일 “악의적인 명예훼손 겸 쓰레기”라며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는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알리 아바시가 연출했고, 미 언론인 겸 작가 게이브리얼 셔먼이 각본을 썼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 하지만 아직 미국 내 배급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시 감독은 “트럼프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소하기 전에 먼저 영화를 보라’고 권고했다.● ‘나치’ 논란까지 겹쳐도 지지율 굳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일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올린 약 30초짜리 홍보 영상에서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사용돼 비판을 받았다. 해당 영상에는 “트럼프의 재선 시 ‘제국(Reich)’의 탄생으로 미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를 두고 ‘Reich’가 나치 독일이 세운 독일 제3제국을 가리킬 때 썼던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캠프 측은 “직접 제작한 영상이 아니며 온라인에 돌아다니던 영상을 직원이 실수로 게재했다”며 영상을 내렸다.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나오는 증언 또한 연일 화제다. 앞서 13일 법정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측에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고 발언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당시 그는 15만 달러(약 2억 원)를 제시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큰 타격이 없다. 미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의 15, 16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47%)보다 6%포인트 높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고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17∼20일 조사에서 그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진 36%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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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 영화제를 뒤흔든 ‘트럼프 전기’ 영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견습생)’가 20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부인인 이바나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담겼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를 뜻하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 전기 영화는 현지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됐다.트럼프 측은 당사자인 이바나가 강제 성관계를 부인했는데도 이란계 감독이 무슬림에게 적대적인 자신을 악의적으로 묘사했다고 격분했다. 영화를 ‘쓰레기(garbage)’라고 폄훼하며 소송까지 예고했다. 11월 대선을 약 반년 앞두고 2016년 대선 직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지만 정작 그의 지지율은 거듭된 성추문에도 별다른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쓰레기” vs 감독 “인간적 묘사”이 영화는 1970, 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의 부동산 거물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윈터 솔저’ 역을 맡았던 서배스천 스탠(42)이 젊은 시절의 트럼프를 연기했다.논란이 된 부분은 이바나가 남편의 외모를 비하하자 격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다. 이바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1977~1992년 결혼 생활을 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1989년 트럼프가 나를 바닥으로 밀친 뒤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993년 “강간당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이 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흡입 시술을 받고, 탈모를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두피 시술을 받는 장면 등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기립박수가 8분간 이어졌다.트럼프 측 스티븐 청 대변인은 영화 공개 당일 “악의적인 명예훼손 겸 쓰레기”라며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영화는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알리 아바시가 연출했고, 미 언론인 겸 작가 게이브리얼 셔먼이 각본을 썼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 하지만 아직 미국 내 배급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시 감독은 “트럼프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소하기 전에 먼저 영화를 보라’고 권고했다.● ‘나치’ 논란까지 겹쳐도 지지율 굳건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일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올린 약 30초짜리 홍보 영상에서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사용돼 비판을 받았다.해당 영상에는 “트럼프의 재선 시 ‘제국(Reich)’의 탄생으로 미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를 두고 ‘Reich’가 나치 독일이 세운 독일 제3제국을 가리킬 때 썼던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캠프 측은 “직접 제작한 영상이 아니며 온라인에 돌아다니던 영상을 직원이 실수로 게재했다”며 영상을 내렸다.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나오는 증언 또한 연일 화제다. 앞서 13일 법정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측에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고 발언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당시 그는 15만 달러(약 2억 원)를 제시했다.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큰 타격이 없다. 미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의 15, 16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47%)보다 6%포인트 높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고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17~20일 조사에서 그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진 36%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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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난기류에 비상착륙, 1명 사망

    영국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21일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그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사망자가 탑승객인지 승무원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승객은 “비행기가 급격하게 하강하는 과정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다른 승객이 좌석 위 수화물 칸에 머리를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각종 조사에서 종종 세계 1위 항공사로 꼽히는 싱가포르항공에서 안전 사고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점에 충격을 보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보잉 777-300ER 기종인 런던발 SQ321편은 오후 3시 45분경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해당 비행기에는 승객 211명, 승무원 18명 등 총 22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싱가포르항공은 탑승객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며 “고인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항공사 측이 정확한 부상자 수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태국 현지 매체, BBC 등은 최소 3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지 응급구조대는 부상자들을 활주로 밖으로 옮긴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에는 공항 활주로에 구급차가 줄지어 들어서는 모습, 난기류를 만난 당시의 기내 상황 등이 담긴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승객들의 물건과 기내식 카트에 실린 음식이 바닥에 엉망으로 흩뿌려진 모습들이다. 영국 항공 전문가 존 스트릭랜드 씨는 BBC에 “심각한 난기류로 인한 부상이 잦지는 않지만 때로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사례는 치명적이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는 난기류에 더 취약한 장소가 있다고도 덧붙였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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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루저였다” 졸업식 다니며 ‘돈 선물’한 美갑부

    “내가 여러분이 만난 사람 중 가장 ‘루저’일 수 있지만 지금은 성공했다. 실패해도 괜찮은 게 인생이다.” 미국 억만장자 기업가 로버트 헤일(57)이 16일(현지 시간) 매사추세츠주 다트머스의 다트머스대 졸업생 1000여 명에게 각각 1000달러(약 136만 원)씩을 ‘깜짝 선물’로 안겼다. 한국에도 유명한 뉴햄프셔주 하노버 소재 다트머스대와 다른 학교다. 그는 통신업체 그래닛텔레커뮤니케이션스의 창업자이자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의 지분을 보유했다. 포브스가 추정한 자산은 최소 54억 달러(약 7조3600억 원)다. 헤일은 이날 졸업식 연설자로 참석해 학생들에게 각각 500달러가 든 현금 봉투 2개씩을 나눠 줬다. 하나는 학생 개개인이 갖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하라는 취지다. 그는 연설에서 닷컴 버블 붕괴 직후였던 2002년 당시 운영하던 회사가 파산하는 등 성공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을 기억하고 보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강조했다. 헤일은 다트머스대 이전에도 보스턴대, 퀸시칼리지 학생들에게 똑같은 선물을 했다. AP통신은 “그는 내년에도 다른 대학의 졸업식에 나타나 같은 기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어느 대학에 등장할지로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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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월가 ‘탐욕의 상징’ 주식중개인 이반 보스키 사망

    1980년대 미국 월가에서 불법 내부자 거래로 부를 축적했다가 덜미가 잡혔던 ‘악질 주식중개인’ 이반 보스키(사진)가 20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스키의 딸이 ‘아버지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영면했다’고 밝혔다”며 “‘월가의 탐욕’을 상징하는 인물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1937년 디트로이트의 러시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회사 내부정보를 몰래 빼낸 뒤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벌여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NYT에 따르면 전성기 때 순자산이 2억8000만 달러로 현재 가치로 8억1800만 달러(약 1조1154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일당의 밀고로 덜미가 잡히며, 당시 벌금 1억 달러와 징역 3년6개월 형을 받았다. 보스키는 검찰과 플리바게닝(형량 거래)을 통해 ‘정크본드의 황제’ 마이클 밀켄을 붙잡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뉴욕남부지검 검사장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다.고인은 영화 ‘월 스트리트(1987년)’에서 마이클 더글러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위선적 기업사냥꾼 역할 ‘고든 게코’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그가 체포 3일 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졸업식 연설에서 했던 “탐욕은 좋은 것”이란 말은 영화에서 그대로 사용됐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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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메네이 후계자’ 사망… 美와 핵협상-중동 불확실성 커질 듯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초강경 노선을 고수하며 미 주도의 국제질서에 반대하는 중국, 러시아와 밀착했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64)이 19일(현지 시간) 헬기 추락 사고로 갑자기 숨졌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5)의 사후(死後)에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그의 부재가 이란의 미래에 소용돌이를 일으켜 중동을 넘어 국제 정세에까지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취임한 뒤 미국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는 데 매우 부정적이었다.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 5개국이 체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일방적으로 파기한 합의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에는 줄곧 하마스 후원자를 자처했고, 올 4월에는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사상 첫 직접 공격도 단행할 만큼 전쟁에 깊숙이 관여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라이시의 사망으로 이란이 (서방을 향해) 강경한 방향으로 치닫고, 중동을 지역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가던 변혁의 시대는 일단 일단락을 짓게 됐다”면서 이란과 국제사회에 ‘불확실성’을 안겼다고 평했다. 다만 라이시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여전히 건재한 하메네이의 승인으로 이뤄졌고, 보수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는 만큼 이란의 대외 노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美 상원의원 “라이시 없는 세상, 더 안전” 라이시 대통령의 전임자로 ‘유화파’로 꼽히는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은 2015년 미국 등 서방 5개국과 핵합의를 맺었다. 이란이 핵개발을 자제하는 대신 서방은 이란에 각종 제재를 해제하고 경제 지원을 한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에 이어 7개월 뒤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은 그해 11월 핵합의 복원을 위한 대화 재개에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시 대통령이 이끄는 이란은 물밑 접촉 과정에서 합의 복원에 부정적이었다. 일각에선 이란이 이스라엘 등에 대리 공격을 강화하기 전 서방에 긴장 완화 ‘눈속임’을 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 사망 직전인 이달 14일에도 브렛 맥거크 백악관 중동 고문과 아브람 페일리 이란 특사는 중재국인 오만에서 회담을 나눴다. 양측 대표단이 직접 얼굴을 맞대지는 않고 오만 당국자가 양측을 오가며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미국은 회담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이란 당국자는 최근 몇 주간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그의 사망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이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각에서는 그가 ‘핵합의 복원의 장애물’로 작용했다면서 그의 사망을 반겼다. 야당 공화당의 대(對)이란 강경파 릭 스콧 상원의원은 1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라이시 없는 세상이 더 안전하고 더 나아졌다”고 썼다.● 하마스 “순교자” vs 이스라엘 “우리와 무관” 라이시 대통령은 중동전쟁 발발 후 하마스를 비롯해 이른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단체 후원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스리랑카 방문 중 성명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75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을 탄압하고 영토를 강탈해 왔다”며 “찬탈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은 이런 이란의 지원 속에 각각 이스라엘과 서구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사망이 확인되자 하마스는 그를 ‘순교자’로 칭하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모범적 지도자였다”라고 애도했다. AP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은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며 초강경 이미지를 구축해 왔고, 중동에서 이스라엘 견제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면서 “그의 사망으로 중동 긴장이 불가피해졌다”라고 논평했다. 그간 종종 이란 고위 인사 암살에 관여했던 이스라엘은 서둘러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이번 사고는 우리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이스라엘 배후설’ 같은 음모론을 의식한 반응으로, 자칫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음모론이 친이란 무장단체의 활개에 불을 붙일까 우려하는 것이다. 이란과 밀착해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섰던 중국과 러시아는 20일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한 뒤 한 달 뒤 중국의 중재로 중동 숙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교를 재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라이시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이 이란 국민에게는 엄청난 상실”이라며 “중국은 좋은 친구를 잃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를 ‘뛰어난 지도자’로 칭하며 애도 성명을 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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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갯속 가시거리 150m→1km’ 첨단 CCTV, 고속도 2차사고 막는다

    “야간에 촬영한 영상도 이젠 차량 번호판까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8일 경기 하남시 감일동 한국도로공사 동서울지사. 이곳에서는 전국 고속도로 내 교통 상황 모니터링을 위해 설치한 8472대 폐쇄회로(CC)TV를 한데 모아 볼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가 지난해 8월 중부내륙선 불정1교에서 오후 8시경 촬영된 CCTV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오가는 차량 헤드라이트의 영향으로 빛 번짐이 심해 차량 여러 대가 멈춰 섰지만 단순 정체인지 사고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전 영상이 촬영된 장소와 같은 곳에 설치한 신형 ‘다봄 CCTV’ 영상을 띄우자 차량 번호판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이 선명해졌다. 안개가 끼거나 일출, 일몰처럼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차종과 차량 구분선 등 도로 상황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기존 CCTV로는 야간에 차량을 알아볼 수 있는 정도(검지율)가 52.6%였는데 신규 CCTV 도입 후 99.5%로 올라 사고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수월해졌다”며 “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고속도로 내 교통정보전광판(VMS)에 올리고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사고보다 6배 더 위험한 ‘2차 사고’ 2차 사고는 교통사고(1차 사고) 또는 차 고장 등으로 정차한 차량이나 도로에 나온 운전자를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이 추돌해 발생하는 사고를 말한다. 사고 현장을 확인하거나 다른 차량에 사고 상황을 알리려고 차량에서 내려 도로에 나왔다가 2차 사고가 발생한다. 올해 1월 경부고속도로 천안 분기점에선 4.5t 트럭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쓰러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사고 현장을 지나던 1t 트럭 운전자가 차량을 세우고 도로로 나왔다. 하지만 뒤따르던 16.5t 트럭이 현장을 덮치면서 4.5t 트럭과 1t 트럭 운전자가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 4일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도 20대 남성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이는 2차 사고로 숨졌다. 이 남성은 앞서가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가 난 뒤 차량 밖으로 나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1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고속도로 2차 사고 치사율은 54.3%로 일반 사고 평균 치사율 8.4%의 약 6.5배다. 고속도로에서는 일반적으로 차량이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이 때문에 사고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순간적으로 피하기 어려워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선 사고 상황을 후방 차량에 신속하게 알리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중부내륙선, 불정교 등 23곳에 신형 ‘다봄 CCTV’를 설치해 2차 사고 대응에 나섰다. 신형 CCTV는 안개가 끼더라도 가시거리가 1000m로 기존 150m의 6.7배로 향상됐다. 터널 입·출구에도 역광 현상으로 사각지대가 있었지만 신형 CCTV는 카메라 기능 등을 보완해 현장 상황을 뚜렷하게 볼 수 있어 사고 여부를 식별하기 쉬워졌다. 신형 CCTV로 촬영한 고화질 영상은 현재 전국 방송사 17곳과 정부 부처 및 기관 등 70곳에 제공되고 있다.● 시청각 총동원한 ‘2차 사고’ 방지 기술 도로 시설물에 설치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도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충격을 감지할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경고등을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에 20m 간격으로 설치하면 사고 발생 시 적색 LED 등을 연속적으로 점멸해 1km 이상 떨어진 후방 운전자에게 경고할 수 있다. 사고를 알리기 위해 도로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려다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전방사고 알림’ 가로등 시스템 개발에 3년간 15억70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고 현장 인근의 가로등이 동작 감지 센서 등으로 사고를 인지하면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뒤쪽 가로등에 사고 사실을 알리는 방식이다. 가로등 조명 밝기와 색 종류를 바꾸는 것을 넘어 불빛 점멸, 경보 알람 설치 방식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리로 터널 내 사고를 감지하는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터널 내에 설치된 음향 센서가 충돌음, 타이어 펑크 소리 등을 수집하면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이 소리를 분석해 사고 발생 여부를 판단한다. 사고로 분류되면 터널 밖 전광판에 내부 상황을 알린다. 매연이나 분진, 터널 입·출구 역광 등 시각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효과적이다. 장진환 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서울 홍지문터널 등 12곳에 도입될 정도로 성능이 검증됐다”고 했다.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차량이 멈추는 시스템도 개발됐다. 운전자가 의식을 잃거나 외부 충격으로 차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동해 벌어지는 2차 사고를 막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은 정면 혹은 측면 충돌 사고로 차량 에어백이 터지면 작동한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2차 사고 방지의 핵심은 사고 발생 시 즉각 정보를 알려 후방 운전자가 방어 운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서 라디오 또는 내비게이션으로 인근 운전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경보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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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컴한 뒷좌석까지 AI기술로 안전띠 미착용 잡아내

    경기 성남에 있는 대왕판교 고속도로 요금소.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접근하는 길목인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인공지능(AI) 기반 적외선 카메라와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근적외선을 통해 10인 이하 승용차의 내부를 촬영하면 AI가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한다. 이 기술로는 외부에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틴팅(선팅) 차량도 식별해 단속할 수 있다. AI 기술로 포착한 교통안전 인식 수준은 어땠을까. 19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7개월간 대왕판교 고속도로 요금소 상행선 승용차 23만1938대를 ‘안전띠 착용 자동검지시스템’으로 조사한 결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18.3%로 집계됐다. 뒷좌석에 사람이 타고 있는 차량 10대 중 2대 남짓 안전띠를 맸다는 뜻이다. 2018년 9월 모든 도로에서 차량 전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해당 조사를 보면 나 홀로 운전차량에서는 안전띠 착용률이 88.4%,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만 있는 상황에서는 82.8%로 집계됐다. 하지만 뒷좌석 탑승자가 1명이면 안전띠 착용률이 20.3%, 2명인 경우 모두 안전띠를 맨 비율은 11.7%로 더 낮아졌다. 뒷좌석 탑승자가 3명인 상황에서 3명 모두 안전띠를 맨 차량은 1대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에 따르면 해외 국가 중 독일은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96%에 달했다. 영국(92%), 프랑스(90%), 미국(78%) 등도 높았다. 일본도 43%로 한국보다 높다. 이 때문에 AI 기술로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사망 교통사고 탑승자의 14%는 뒷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제대로 매면 교통사고 사망자가 57.1% 줄어든다는 한국ITS학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가족 단위 차량 등 탑승자가 많을수록 교통사고에 취약하다는 의미”라며 “안전띠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불편하더라도 전좌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하는 걸 생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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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흔들리는 흑인표심 잡기 ‘오바마 연합’ 재건 나섰다

    11월 미국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흔들리는 흑인 표심을 잡기 위해 이른바 ‘오바마 연합(Obama Coalition)’ 재건에 나섰다. ‘오바마 연합’은 2008년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대선 승리에 일등공신이 된 흑인과 청년층, 대졸 이상 고학력 백인을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를 안겨준 ‘성난(Angry) 백인’의 재결집으로 지지율에서 앞서자 바이든 대통령은 전통 지지층 다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들이 최근 고물가와 중동 전쟁 등으로 집권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나흘 내내 흑인 달래기 나선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졸업 축하 연설을 한다.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남북전쟁 직후 해방된 흑인 노예 교육을 위해 설립된 흑인 남성 대학이다. 1968년 피살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 대학 출신으로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다. 래피얼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배우 새뮤얼 잭슨 등을 배출한 흑인 엘리트 대학으로도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흑인 라디오 방송 출연을 시작으로 17일에는 워싱턴의 미국 아프리카 아메리칸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공립학교 인종분리정책 위헌 판결 70주년 기념 연설과 흑인 민권운동의 주축이 된 학생회 연합인 ‘디바인 나인(Divine Nine)’ 대표 만찬을 가졌다. 또 18일에는 애틀랜타에서 대선 캠프 행사를 한 뒤, 19일엔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을 거쳐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흑인단체 만찬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흑인 유권자의 결집을 호소했다. 18일 대선 캠프 행사에선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두 번째 임기에서 가할 위협은 1기 때에 비해 더 거대할 것”이라며 “조지아주가 내가 (2020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된 이유이며, 내가 올해 전직 대통령(트럼프)에게 다시 승리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지아주는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주에 속한다.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선 유권자 중 33%를 차지한 흑인들의 몰표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0.25%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연설에선 “트럼프는 (국민)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위한 나라를 원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졸업식 연설서 반전 시위 움직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 표심을 다잡아 민주당의 대선 승리 공식인 ‘오바마 연합’을 재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대선에서 표를 몰아준 흑인 유권자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공약 상당수를 아직 실현하지 못한 데다 고물가로 체감 경기가 악화되자 등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흑인 실업률은 지난해 4월 4.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1년간 약 1%포인트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4일 블룸버그통신 여론조사에선 흑인 유권자 63%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에게 92%의 몰표를 줬던 표심과는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갈등도 여전하다.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는 일부 학생들이 학교 측에 행사 취소를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교수진조차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내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할 때 박수를 치지 말고 등을 돌리자는 내용의 전단이 배포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토머스 총장은 “졸업식을 방해하는 파괴적인 행동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졸업식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졸업을 앞둔 칼렙 체가예는 미 ABC방송에 “바이든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나는 단지 졸업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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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첫 우주인’ 불발 드와이트, 91세에 우주비행

    1962년 흑인으로는 미국 최초로 우주비행사 후보로 발탁됐지만 최종 명단에는 들지 못했던 에드 드와이트(사진)가 62년이 흘러 91세 나이로 우주여행의 꿈을 이루게 됐다. 무사히 귀환하면 ‘흑인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령’ 우주비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드와이트는 19일(현지 시간) 출발하는 미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에 나선다. 그를 포함해 총 6명이 탑승한다. 비영리재단 ‘인류를 위한 우주’가 그의 비행 비용을 후원했다. 1933년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난 드와이트는 공군 조종사로 활동했다. 1962년 우주비행사를 육성하기 위한 ‘항공우주 연구조종사 학교(ARPS)’의 유일한 흑인으로 뽑혔다. 한 해 전 옛 소련이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을 먼저 성공한 상황에서 존 F 케네디 당시 미 행정부는 이를 상쇄할 만큼의 화제성을 모으고 미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홍보하기 위해 흑인 선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는 1963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최종 우주비행사 명단 14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1966년 전역해 조각가 등으로 활동했다. 드와이트는 수차례 인터뷰에서 “당시 ARPS 교장 등이 나에게 꾸준히 자퇴를 종용했다”며 ‘인종차별’ 때문에 우주비행사로 뽑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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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물 있으면 알아서 멈춰… 국내차 20%, 美선 신차 90% 장착

    “끼이익.” 3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이곳에서는 차량이 우회전할 때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중 하나인 비상자동제동장치(AEB)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안전운전 관련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들은 차량 속도를 시속 20km에서 시속 60∼70km로 단계적으로 높여가며, 주야간 상황을 가정해 어떤 상황에서 AEB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실험을 이어갔다. 연구원들은 “우회전할 때 보행자를 효과적으로 인식하려면 센서가 차량 측면에도 달려야 한다”는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2022년 7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우회전 전 일시정지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소에선 차량이 우회전할 때 보행자를 발견하면 ‘알아서’ 제동을 거는 장치인 ADAS의 효과적인 작동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ADAS가 제대로 작동된다면 충돌 자체를 막아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ADAS의 진화는 완전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은 충돌 피해 저감 장치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ADAS가 고도화될수록 자율주행차량의 안전이 담보돼 완전자율주행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AS 기술 고도화될수록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ADAS는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상황을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해 작동하는 각종 제어 기술들을 가리킨다. 대표적 기술로 전방의 물체를 감지해 차량 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적응형순항제어장치(ACC)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등이 있다. 이 중 주행 중에 전방충돌 상황을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거는 AEB는 운전자 고령화로 인한 페달 오조작 사고가 늘면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기존 장치들이 사고 발생 시 운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ADAS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을 미리 감지해 사고 자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인 셈이다. ADAS의 사고 예방 효과는 명확하다는 게 전문가와 연구 결과의 공통적인 결론이다. 2019년 9월 미국 미시간대 교통연구소와 제너럴모터스(GM)가 GM 차량 370만 대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ADAS는 사고 가능성을 최대 80% 이상 경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미국 도로안전보험연구소(IIHS)가 실시한 ADAS 사고 예방효과 분석에서도 ADAS는 전방 추돌 가능성은 최대 56%, 후방 충돌은 최대 78%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해 의무화 비율 떨어져 이처럼 ADAS의 사고 효과가 입증됐지만 국내의 ADAS 의무 장착화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나마 비상자동제동장치는 대중화돼 있지만 2022년 의무화된 이후 신규 개발 제작 차량으로 한정돼 있다. 그마저도 경형 승합차와 초소형차는 의무 장착에서 제외됐다. 차로이탈경고장치도 9m 이상 승합자동차 및 차량 총중량 20t을 초과하는 화물·특수차량만 의무화 대상이라 대중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관희 보험개발원 시험연구팀장은 “2015년 현대차 제네시스에 ADAS가 처음 보급된 후, 현시점 기준 20%가량의 차량에 ADAS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2015년 이후 신차안전도평가(NCAP)의 안전 등급 평가에 AEB, 전방충돌경보, 사각지대 감지 기능 등이 포함되면서 2022년 기준 신차의 90% 이상에 ADAS가 장착됐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김승기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ADAS 의무화에 앞서 신차 평가에 해당 기술이 포함돼 필수적으로 보급화가 이뤄지면서 대중화로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사고 가능성이 높은 고령 운전자에게 보급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2022년 5월 충돌피해 경감 브레이크(AEBS)와 페달 조작 오류 급발진 억제 장치 등 각종 ADAS가 탑재된 ‘서포트카’를 구입할 시 운전면허 갱신을 해주는 제도를 도입해 고령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발전 가능성 높은 ADAS 기술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 단계에서 ADAS 기능을 맹신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ADAS가 특정 범위에서만 작동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운전자가 언제든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특히 ADAS는 우천, 야간, 노면 표시가 없는 도로 등에서는 오작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애플 엔지니어였던 월터 황(당시 38세) 사망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건을 조사한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당시 자율주행모드로 차로에서 거의 지워져 있는 차선을 달리던 월터 황의 테슬라 차량은 기존 차선에서 이탈해 보다 선명한 왼쪽 차선을 따라가다 고속도로 분기점에 있는 분리대와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터 황은 당시 차량의 자율주행기술만 믿고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 부주의와 ADAS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복합적 사고였던 셈이다. 국내에서 ADAS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는 2019년 21건, 2020년 23건 등 매년 20건을 웃도는 수준이다.국내에서는 ADAS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현재 진행 중이다. 보험개발원 기술연구소는 실제 도로에서 ADAS의 사고방지 성능개선을 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의 평가기준 강화에도 일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소 측은 "올 11월 말이면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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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러닝 감지기’로 자율주행차 주행-도로상황 실시간 파악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서울미래모빌리티센터. 지난달 30일 센터 메인룸에 들어서자 가로 약 7m에 달하는 대형 스크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면 정중앙에는 상암지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지도와 운행 중인 차량이 색깔별로 스크린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스크린 왼쪽 상단에는 자율주행 중인 차량들의 현황이 자세하게 표시돼 있었고, 아래에는 공사 등 위험구간과 불법 주정차, 보행자 정보 등 대중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가 떠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와 내부 영상, 주행 관련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센터에 전송된다”며 “현재 서울 상암지구 외에도 여의도 청계천 등 6곳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야 자율주행버스 등 대중교통을 비롯해 민간 자동차 업계에서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경찰과 지자체 등은 이와 관련한 교통안전 기술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찾은 센터 역시 곧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9년 개관해 관련 산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센터 메인룸 스크린 위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모니터링하는 핵심 기술은 ‘딥러닝 감지기’다.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정보와 상태를 비롯해 차량이 지나갈 도로·신호 상황 등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룬다. 보행자의 위치나 무단횡단 상황 등까지 파악해 실시간으로 자율주행 차량에 정보를 전송한다. 센터 모니터링 장비를 유지 보수하는 업체인 ‘엔제로’ 이해춘 이사는 “딥러닝 감지기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는 자율주행 차량이 스스로 도로 위 불법 주정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스스로 판단하기까지 1분가량 걸렸지만 이젠 이 같은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딥러닝 감지기는 신호등, 횡단보도 등 현재 서울 전역 250여 곳에 설치된 카메라 650대를 통해 운영된다. 센터 관계자는 “서울 전체 교차로가 5000여 곳이라 딥러닝 감지기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자율주행 차량 시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무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실제 도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전자는 내년 3월 20일부터 의무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경찰은 내년 9월까지 모든 시험 운전자가 안전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육 내용은 자율주행 차량 관련 법령, 대중교통 서비스를 위한 시험 운전자 주의사항 등 기본적 교통안전 지식 강의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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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전기차-배터리에 새 관세… ‘핵심 전략’ 부문 14일 발표 전망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14일(현지 시간) 중국산(産) 전기차와 배터리 등 ‘핵심 전략’ 부문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과잉 생산에 따른 저가 수출 대응 차원으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반 관세 인상과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9일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주쯤 특정한 핵심 전략 부문에 대해서 대(對)중국 관세 부과에 나설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제품 전체에 관세를 인상했던 방안과 다른 방식”이라고 전했다. 핵심 전략 부문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전지 등이 해당되며, 나머지 부문은 현 관세를 대체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부과된 3000억 달러(약 410조 원) 규모의 관세에 대해 오랫동안 검토한 결과로 나왔다. 슈퍼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을 일삼는 국가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침엔 유럽 등이 겪고 있는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과잉 생산은 중국이 자동차 등의 제품을 자국 수요보다 더 많이 생산해 해외 수출로 해소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값싼 중국 제품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육성해 온 미 기업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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