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홍정수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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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사회부, 편집부를 거쳐 다시 정치부에서 취재중입니다.

hong@donga.com

취재분야

2024-11-18~2024-12-18
미국/북미35%
국제정치17%
인사일반10%
유럽/EU10%
국제정세7%
국제일반7%
대통령5%
중동5%
국제교류2%
국제인물2%
  • [美 유권자를 만나다]①민주 지지층 “바이든, 이 정도면 잘했다… 트럼프 ‘극단주의’ 막아야”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 봐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왜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이에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 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지면의 한계로 다 싣지 못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지 후보별로 3회에 걸쳐 온라인 기사로 상세하게 전달한다. 유권자별 ①~⑧ 공통질문 가운데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제외했다. 첫 번째 순서로는 인도계 사업가 수닐 메타(65·남), 한국 태생의 입양인 크리스 워디카(38·남), 유대인 단체에서 활동 중인 대학원생 아비브 코하브(23·남) 등 민주당 지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리즈 안내〉美 유권자를 만나다 <1> 바이든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2> 트럼프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바이든 지지자들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낙태와 기후변화 대응 등 진보적인 의제에 우선순위를 뒀다.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선 고물가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 팬데믹을 고려한다면 4년 전과 현재의 경제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바이든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다양했지만, ‘트럼프의 극단주의’에 대한 우려는 공통적이었다. 다만 현재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수닐 메타(65·남)인도 봄베이 태생으로 1980년에 미국으로 유학왔다. 인텔에서 첫 일자리를 얻은 뒤 38년 이상 반도체 분야에서 일했다. 진보성향의 남아시아계 미국인 정치단체 ‘데이 씨 블루(THEY SEE BLUE)’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① 바이든을 지지하는 이유 = “바이든의 정책은 불평등 완화에 초점을 맞추기에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 반면 공화당의 정책은 추종자들에게만 이익이 된다. 인성 측면에서도 한 사람은 인간 쓰레기(human garbage), 다른 한 명은 성실한 사람이다. 고민할 여지가 없다.”② 트럼프에 대한 평가 = “트럼프는 백악관에 있어서는 안 되는 최악의 인물이다. 하지만 현재의 공화당은 트럼프를 위한 컬트 집단이다. 세계 질서가 아닌 국내 표심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가격을 올려 큰 수익을 올렸다. 기업의 탐욕 때문에 생긴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표심을 고려하면 어렵겠지만…”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 전보다 일자리도 늘었고 증시도 호황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에서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결과다. 바이든에게 책임을 묻는 건 넌센스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이 지점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에 조금도 동의할 수 없다. 아무리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먼저 공격했어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대량학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 여기에 돈과 무기도 지원한다는 것도 잘못됐다. 바이든은 최근에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민주당에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좀 더 빨리 지원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공화당의 방해로 느려졌다.”⑦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남아시아계 유권자들은 다수가 민주당의 정책 방향에 동의한다. 다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접하면서 인종차별을 하고 이민자를 배척하는 공화당의 수사에 익숙해지고 있다. 국경강화법이 지키는 것은 백인 남성뿐일 텐데도 이들의 수사에 넘어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투표 행태(트럼프 선택)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크리스 워디카(38·남)한국 태생으로 미국 백인가정에 입양됐다. 대표적 경합주인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다.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청소년기까진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2005년 미 남동부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정부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며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 ① 바이든을 지지하는 이유 = “지난 대선 때 코로나19와 관련된 공중보건 공약에서 트럼프 행정부보다 바이든 캠프가 더 마음에 들었다. 소수자 권리와 낙태권, 기후변화 등의 의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을 지지한다. 여기에서 더 진전을 이루려면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그간의 입법적 조치가 대부분 철회될 것이다.”② 트럼프에 대한 평가 = “공화당의 낙태권 폐지나 이민 정책, 기업에 대한 감세, 학교 민영화 정책에 반대한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많은 이들에게 타격을 준 식량, 에너지, 주거 비용 상승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대책은 사람마다 생각이 갈릴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기업에 책임을 지울 가능성이 높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현재는 물가가 정점에선 내려왔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높다. 사람들은 생존의 필수요소인 음식과 주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마 적잖은 사람들은 트럼프 임기 초 경제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바이든이 더 대비되는 것 같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가자전쟁 휴전을 위해 더 많은 행동을 해야한다. 현재는 민간인 피해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규모 군사지원을 하며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의 유죄 평결은 올바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제시한 근거는 탄탄했지만 트럼프 변호인단은 횡설수설했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나는 한국계이지만 백인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인종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됐다. 미국에서 인종은 복지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가르는 쐐기이기도 하다.”아비브 코하브(23·남)한국계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를 두고 있다. 심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내 유대인 커뮤니티 ‘힐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대교를 상징하는 ‘다윗의 별’ 모양 목걸이와 키파(모자)를 늘 착용한다. 트렌스젠더 남성이자 동성애자다. ① 바이든을 지지하는 이유 = “2020년 대선땐 자유당 후보에 투표했고, 지금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내 표를 사표(死票)로 만들고 싶지 않다. 내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이스라엘과 ‘개인의 자유’를 더 효과적으로 지원할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뒤집어진 뒤로 현재는 바이든에게 마음이 기울었다.” ② 트럼프에 대한 평가 = “적지 않은 유대인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아예 하마스를 직접 공격했을 것이라고 믿으며 그의 당선을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너무 예측 불가능하고 비호감도가 큰 인물이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지지할수록 이스라엘에 대한 사람들의 여론이 오히려 나빠질까봐 걱정된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일반적이고 비정치적인 의제 중에선 물가 통제가 최우선 과제다. 개인적으로는 성소수자 권리, 총기 소지 권리 등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간 국가채무와 물가상승률이 모두 치솟았다. 다만 국가채무는 별로 와닿지 않는 반면, 인플레이션은 가시적인 문제다. 높은 금리 때문에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이 가자전쟁과 관련해 비교적 중간지점을 찾으려는 행보를 전반적으로는 지지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의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인정한다. 최근 대학 내 반전 시위에 바이든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이해한다. 만일 강하게 한쪽 편을 들었다면 오히려 갈등이 커졌을 것이다. 나도 혐오 발언과 위협을 수없이 들어 무척 힘들었지만, 표현의 자유 또한 중요하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원조를 패키지로 엮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사람들은 우크라이나는 대부분 지지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바이든은 두 지원책을 합침으로써 이스라엘도 우크라이나처럼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배심원단이 트럼프의 34개의 혐의 모두에 유죄라고 평결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이 트럼프에 대한 내 생각을 바꾸진 않는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모든 유대인의 의견이 같진 않다. 유대인 성소수자 그룹에서는 3분의 1 정도는 오히려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을 더 지지한다. 다만 이건 대학 사회의 압박감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어느 편인지 드러내라고 압박하고, 우리를 받아들일지 증오할지 결정했다. 그것 때문에 많은 친구를 잃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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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간 탈북청년 “아무리 캄캄해도 해는 떠”

    “북한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누군가가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합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마이크를 잡은 탈북 청년 김금혁 씨(33)가 영어 연설을 이어가던 도중 한국어로 말하며 북한 청년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한 이날 회의에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평양 출신의 김 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다가 중국 베이징으로 자비 유학을 간 엘리트 가정 출신이다. 유학 시절 유학생들과 토론을 하면서 북한 체제에 의문을 갖게 됐다. 북한 당국에 꼬리가 잡히면서 탈북해 간신히 2012년 한국에 도착했지만, 가족과는 연락이 거의 끊긴 상태다. 김 씨는 “혼자만 살아남아 자유를 얻었다는 고통스러운 사실이 지금까지 나를 괴롭힌다”라며 눈물지으면서도 “조국을 변화시키자며 당시 북한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 했던 결심은 지금도 포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날 회의에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부패와 통제를 통한 통치는 오래갈 수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주민들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북한 청년들에게도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추운 법”이라며 “그 어둠이 아무리 캄캄하고 두렵다고 할지라도 해는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 인권 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6월 한 달간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한국이 이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를 주재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은 핵무기와 인권 침해가 이끄는 쌍두마차”라며 “인권 침해를 멈추면 핵무기 개발도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한 57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날 회의 전 약식 회견을 열고 북한 인권 상황을 함께 규탄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할지 결정하는 ‘절차투표’에서도 15개 이사국 중 중국과 러시아, 모잠비크를 제외한 12개국이 찬성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역대 북한 인권회의 절차투표 중 가장 많은 찬성표”라고 설명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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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분 손에 달렸다”…유엔 간 탈북청년, 北청년들에 한 말

    “북한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누군가가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합니다”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마이크를 잡은 탈북 청년 김금혁 씨(33)가 영어 연설을 이어가던 도중 한국어로 말하며 북한 청년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한 이날 회의에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평양 출신의 김 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다가 중국 베이징으로 자비 유학을 간 엘리트 가정 출신이다. 유학 시절 유학생들과 토론을 하면서 북한 체제에 의문을 갖게 됐다. 북한 당국에 꼬리가 잡히면서 탈북해 간신히 2012년 한국에 도착했지만, 가족과는 연락이 거의 끊긴 상태다. 김 씨는 “혼자만 살아남아 자유를 얻었다는 고통스러운 사실이 지금까지 나를 괴롭힌다”라고 눈물지으면서도 “조국을 변화시키자며 당시 북한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했던 결심은 지금도 포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날 회의에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부패와 통제를 통한 통치는 오래갈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주민들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북한 청년들에게도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추운 법”이라며 “그 어둠이 아무리 캄캄하고 두렵다고 할지라도 해는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 인권 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6월 한 달간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한국이 이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를 주재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은 핵무기와 인권 침해가 이끄는 쌍두마차”라며 “인권 침해를 멈추면 핵무기 개발도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한 57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날 회의 전 약식회견을 열고 북한 인권 상황을 함께 규탄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할지 결정하는 ‘절차투표’에서도 15개 이사국 중 중국과 러시아, 모잠비크를 제외한 12개국이 찬성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역대 북한 인권회의 절차투표 중 가장 많은 찬성표”라고 설명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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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도 사법리스크… 차남, 대선 5개월 앞두고 유죄 평결

    미국 델라웨어주, 조 바이든 대통령이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바이든가(家)의 고향에서 그의 차남 헌터(54)가 11일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지 2주 만에 미국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도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다. 미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11월 대선에서 집권 민주당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했다. 하지만 “아픈 가족사를 지닌 바이든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받을 충격이 클 것은 분명하다”라고 진단했다. ● 아픈 가족사-고령의 바이든에게 타격 클 듯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이틀간 3시간 5분에 걸쳐 심의한 끝에 이날 헌터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2018년 10월 그가 마약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했다는 혐의다. 사건을 맡은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미국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헌터는 팔짱을 끼고 무표정으로 평결을 들은 뒤 아내 멜리사와 의붓어머니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여사의 손을 잡고 법정을 나섰다. 헌터는 일찍 친어머니를 여의고 질 여사 밑에서 자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식이 나오자마자 5시간 만에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고 윌밍턴으로 날아왔다. 미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윌밍턴행(行)은 평결 발표 후에야 전격 확정됐다”고 전했다. 방송 카메라에는 그가 활주로에서 헌터를 와락 껴안고, 허리를 숙여 어린 손주 보 바이든 주니어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가족과 함께 밤을 보내고 이튿날 오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가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선을 그어 왔다. 11일에도 “나는 대통령이자 아버지”라며 헌터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예정대로 워싱턴의 총기 규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사법 과정을 계속 존중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죄 평결 후 사법 시스템이 조작됐다고 비난한 것과 차별화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은 대선까지 남은 기간에 바이든에게 개인적으로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82세인 그는 1972년 교통사고로 첫 부인과 장녀 나오미를, 2016년 뇌종양으로 장남 보를 잃었고 차남 헌터의 마약중독으로 수년간 골머리를 앓아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의 정신건강을 우려하며 거의 매일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수시로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선고가 통상 평결 120일 이내에 확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헌터의 형량은 대선 한 달 전인 10월 초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초범인 데다 폭력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만큼 징역형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는 탈세 혐의로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헌터의 불법 총기 소유 재판은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긁어모은 바이든 일가의 진짜 범죄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1000차례 분석 결과 바이든 승률 53% 이날 미 ABC방송의 선거 예측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1000차례의 시뮬레이션 결과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률은 53%,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라고 예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로 꼽혔지만 현재는 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승리해 모두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 대선에선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승리한다. A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과 최근 미 경제지표 개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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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차남, 대선 5개월 앞두고 유죄 평결…美 현직대통령 아들 첫 ‘유죄’

    미국 델라웨어주, 조 바이든 대통령이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바이든가(家)의 고향에서 그의 차남 헌터(54)가 11일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지 2주 만에, 미국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도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다. 미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11월 대선에서 집권 민주당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했다. 하지만 “아픈 가족사를 지닌 바이든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받을 충격은 클 것은 분명하다”라고 진단했다. ● 아픈 가족사-고령의 바이든에 타격 클 듯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이틀간 3시간 5분에 걸쳐 심의한 끝에 이날 헌터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2018년 10월 그가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했다는 혐의다. 사건을 맡은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미국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헌터는 팔짱을 끼고 무표정으로 평결을 들은 뒤 아내 멜리사와 의붓어머니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여사의 손을 잡고 법정을 나섰다. 헌터는 일찍 친어머니를 여의고 질 여사 밑에서 자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식이 나오자마자 5시간 만에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고 윌밍턴으로 날아왔다. 미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윌밍턴행(行)은 평결 발표 후에야 전격 확정됐다”고 전했다. 방송 카메라에는 그가 활주로에서 헌터를 와락 껴안고, 허리를 숙여 어린 손주 보 바이든 주니어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가족과 함께 밤을 보내고 이튿날 오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이다.바이든 대통령은 헌터가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선을 그어왔다. 11일도 “나는 대통령이자 아버지”라며 헌터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예정대로 워싱턴의 총기 규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사법 과정을 계속 존중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죄 평결 후 사법 시스템이 조작됐다고 비난한 것과 차별화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은 대선까지 남은 기간 바이든에게 개인적으로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82세인 그는 1972년 교통사고로 첫 부인과 장녀 나오미를, 2016년 뇌종양으로 장남 보를 잃었고 차남 헌터의 마약 중독으로 수년간 골머리를 앓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의 정신건강을 우려하며 거의 매일 전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수시로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선고가 통상 평결 120일 이내에 확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헌터의 형량은 대선 한 달 전인 10월 초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초범인데다 폭력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만큼 징역형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는 탈세 혐의로 9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헌터의 불법 총기 소유 재판은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긁어모은 바이든 일가의 진짜 범죄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1000차례 분석 결과 바이든 승률 53%이날 미 ABC방송의 선거 예측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1000차례의 시뮬레이션 결과,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률은 53%,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라고 예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로 꼽혔지만 현재는 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승리해 모두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 대선에선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승리한다. A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과 최근 미 경제지표 개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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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0여년 ‘핵 군축’서 증강으로 선회… “北中러 위협에 대응”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핵무기를 빠르게 증강하고 있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 대응하기 위해 탈(脫)냉전 이후 30여 년간 고수했던 ‘핵 군축’ 정책을 ‘핵 확장’ 정책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의 패권 경쟁, 북핵 위협 증가, 북-중-러시아-이란 밀착 등에 대처하려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현실론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11월 대선에서 겨루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집권 1기 당시 핵무력 증강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를 감안할 때 미 대선이 끝나면 미국 내에서 핵무기 확장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동맹과 ‘핵 확장’ 논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미 CBS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도 핵무기를 늘려야 할 수 있다’는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비통제·군축·비확산 선임보좌관의 최근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핵무기 확대) 가능성을 테이블에 올려놓으라는 전문가 및 초당적인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결정이 빠르면 수개월 안에 내려질 수 있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이 핵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들 국가의 핵무기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핵 억제력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핵무기 의존도 감축을 공약했다. 집권 후에도 핵 공격을 당하지 않는 한 먼저 핵을 쓰지 않는다는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원칙 등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집권 민주당 지지층이 주로 핵 군축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적 위협,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 중국, 러시아의 불법적인 군사 협력 등으로 미국의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해 러시아는 2011년 미국과 체결한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 협정은 2026년 2월 종료된다. 최근 러시아는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서방의 계속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발하며 위성 타격용 핵무기 시험 위성도 발사했다. 현재 약 5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빠르면 2030년경 10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이란도 핵무기를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美 대선 후 핵무기 확장 분수령 미 의회는 핵 증강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의회 산하 전략태세위원회는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늘리고 전략핵무기 생산을 늘리라”고 권고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 또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핵 군비 경쟁에 나서라”고 국방부에 주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1월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대통령에게 (핵무기 관련) 면책특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 투하를 지시한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결정이 전쟁을 종식시켰다고도 했다. 그는 앞서 2016년 대선 때부터 “왜 미국은 핵무기를 쌓아놓고도 쓰지 못하는 거냐”며 핵무장을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 또한 최근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는 대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바이든, 트럼프 양측 모두 방법의 차이는 있어도 미국의 핵무기 확장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정책이 대선 직후인 올해 말 어떤 식으로든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연방법 제10조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올 연말까지 의회에 핵무기 증강, 핵전력 재편성 등에 관한 ‘핵무기 운용 지침’을 보고해야 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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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창작오페라 ‘처용’ 유럽 무대에 첫선

    한국 창작오페라 ‘처용’이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 9일(현지 시간) 첫선을 보였다. ‘처용’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코미크 극장에서 현지 관객과 만났다. 1714년에 창립된 오페라코미크는 ‘카르멘’ 등 명작이 초연된 유서 깊은 극장이다.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다음 달 개막할 파리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스크린을 통해 한국어와 프랑스어 자막이 동시에 제공됐다. 공연을 관람한 유명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에 연출과 노래도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1986년 국립오페라단에 위촉 초연된 ‘처용’은 신라의 고대 설화를 기반으로 한다. 신라를 멸망시키겠다는 옥황상제의 결정을 막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그의 아들 처용이 신라의 여인 가실과 사랑에 빠져 오히려 타락한다는 줄거리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기법을 혼합해 제작했다. 11일과 13일에는 각각 독일 베를린의 베를린필하모닉홀,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도 공연된다. 민인기 국립합창단장 겸 예술감독은 “세계 무대에 ‘K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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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전 장기화에 불티 난 에너지음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000km에 달하는 전선에서 버티기 위해 ‘에너지 음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 전했다. 에너지 음료는 카페인과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집중력을 높이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음료를 말한다. NYT는 “참호를 향해 목숨을 걸고 나아가는 병사들은 에너지 음료를 위해서라면 커피나 콜라, 심지어 물조차도 포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군인은 “사흘 밤낮 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상태에서 40kg에 이르는 완전군장을 하고 몇 km씩 걸으려면 에너지 음료밖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치 때문에 최전선 군인들에게는 물물교환을 하는 ‘화폐(貨幣)’로도 여겨진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레드불’이나 ‘몬스터’ 등이 가장 잘 알려진 에너지 음료 브랜드이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자국 제품 ‘볼랴’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의지’를 뜻하는 우크라이나어인 볼랴는 전쟁 발발 다음 해인 2023년 1월 출시됐다. 생수를 주로 취급했던 음료 업체 IDS우크라이나는 이 제품을 내놓자마자 우크라이나군에 4만 캔을 기부하는 등 ‘애국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맥주 업체 칼스버그 우크라이나도 지난해 에너지 음료 ‘배터리’를 출시했다.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 내수시장은 급격히 무너졌지만 에너지 음료 매출은 거의 50%나 급증했다고 NYT는 전했다. IDS우크라이나의 마르코 트카추크 최고경영자(CEO)는 “끓는 물이나 티백 없이도 빠르게 섭취할 수 있는 카페인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출신의 군인 안톤 필라토우는 NYT에 “군대에서 에너지 음료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최고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군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에너지 음료 수요가 커지면서 ‘호황’에 불이 붙었다. 칼스버그 우크라이나의 타라스 마치푸라 부사장은 “끊임없는 미사일 공격과 전쟁으로 인한 불안, 수면 부족 때문에 일반인들도 에너지 음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솜사탕, 선인장, 대마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맛의 신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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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두 딸, 러 국제행사에 이례적 등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5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경제포럼(SPIEF)에 나란히 등장했다고 러시아 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 등이 전했다.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데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자녀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는 딸들이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국제무대의 공식석상에 선 것이다. 생물학을 전공한 유전연구자인 맏딸 마리야 보론초바(39)는 7일 SPIEF에서 생물경제학을 주제로 직접 연설했다. 둘째 카테리나 티호노바(38)는 전날 기술 주권 보장에 관한 포럼에 영상으로 참석했다. 물리학 수학을 전공한 티호노바는 러시아 기술기업 인노프락티카를 이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결혼해 2013년 이혼한 전처 류드밀라 푸티나와의 사이에서 얻은 두 딸의 이름이나 직업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며 비밀에 부쳐 왔다. 이 때문에 두 딸이 같은 행사에 등장한 배경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불거지는 건강 악화설을 의식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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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두 딸, 공식석상에 이례적 등장…건강악화설 의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5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경제포럼(SPIEF)에 나란히 등장했다고 러시아 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 등이 전했다.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자녀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는 딸들이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국제무대의 공식석상에 선 것이다. 생물학을 전공한 유전연구자 맏딸 마리야 보론초바(39)는 7일 SPIEF에서 생물경제학을 주제로 직접 연설했다. 그의 남편 요릿 파선은 네덜란드 사업가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 측근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둘째 카테리나 티코노바(38)는 전날 기술 주권 보장에 관한 포럼에 영상으로 참석했다. 물리학 수학을 전공한 티코노바는 러시아 기술기업 이노프락티카를 이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결혼해 2013년 이혼한 전처 류드밀라 푸티나와의 사이에서 얻은 두 딸의 이름이나 직업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며 비밀에 부쳐왔다. 이 때문에 두 딸이 같은 행사에 등장한 배경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불거지는 건강 악화설을 의식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두 사람이 점점 더 높은 공개 직위를 차지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장기적인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고도 분석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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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십 흔들리면 한일관계도 ‘위태’… “제2 DJ-오부치 선언 필요” [글로벌 포커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모두 4월 이후 국정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올해 들어 40% 선을 넘은 적이 없다. 지난달 31일에는 역대 최저치인 21%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양국 정상, 특히 우리나라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는 역대 정권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 정부가 내놓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인 ‘제3자 변제’ 방식은 비록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한일 관계 복원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란 지적이지만, “적어도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불안 요소를 관리해 왔다”(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계 개선 노력이 안정적으로 제도화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자국에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은 상황인 데다 여전히 양국 앞에 다양한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변수는 다음 달 결정되는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이지만, 일본 정부는 이 시기를 제외하고 에도시대(1603∼1868년)의 역사에 한정해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지지율이나 일본 내 여론을 고려하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교 갈등으로 번질 뻔했던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 사태는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불씨가 다시 번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라인 사태가 한일 관계와 별개 사안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항복 선언”이라고 비난하며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이어간다면 정치권에서 독도 영유권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사 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 문제에 ‘친일 프레임’을 더 강경하게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시작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의석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안에서 잠시 벗어났지만 추후 사고가 발생하면 다시 큰 이슈로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 삼아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 제도화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학계에서는 1963년 독일과 프랑스가 체결했던 화해협력조약(엘리제 조약)이나 한일 협력의 초석이 됐던 1998년의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비슷한 급의 ‘동아시아판 엘리제 조약’이나 ‘제2의 DJ-오부치 선언’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원덕 교수는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려면 학계와 정부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인위적인 노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문화 교류나 경제 협력도 중요하지만, 양국 관계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은미 연구위원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과거사 논의 등 껄끄럽더라도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들에겐 진정성 있게 와닿지 않는다”며 “한국과 일본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런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다리를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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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상원 “매년 10월은 한국 문화유산의 달”

    캐나다 상원의회에서 매년 10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하기로 했다. 캐나다 상원은 4일(현지 시간) 연아 마틴(김연아·59·사진) 상원의원이 발의한 ‘한국 문화유산의 달’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번 동의안은 201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10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한 뒤, 연방 의회 차원에서 힘을 보탰다는 의미를 지닌다. 마틴 의원은 이날 개천절과 한글날 등을 언급하며 “10월은 세계 한인에게 특별한 달”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동의안에는 “캐나다 한인들의 사회 공헌, 캐나다와 한국의 뿌리 깊은 우정, 캐나다 내의 한국 문화와 유산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매년 10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마틴 의원은 “양국은 경제와 문화,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며 “한인 사회는 캐나다의 풍부함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캐나다계 한국인은 2021년 기준 약 22만 명에 이른다. 서울에서 태어난 마틴 의원은 1972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21년간 교직생활을 하다가 2009년 한국계 최초로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됐다. 보수당 소속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2015년부터 상원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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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상원의회 “매년 10월은 한국 문화유산의 달”

    캐나다 상원의회에서 매년 10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하기로 했다.캐나다 상원은 4일(현지 시간) 연아 마틴 상원의원(59·한국명 김연아)이 발의한 ‘한국 문화유산의 달’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번 동의안은 201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10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한 뒤, 연방 의회 차원에서 힘을 보탰다는 의미를 지닌다. 마틴 의원은 이날 개천절과 한글날 등을 언급하며 “10월은 세계 한인에 특별한 달”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동의안에는 “캐나다 한인들의 사회 공헌, 캐나다와 한국의 뿌리 깊은 우정, 캐나다 내의 한국 문화와 유산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매년 10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마틴 의원은 “양국은 경제와 문화,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며 “한인 사회는 캐나다의 풍부함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캐나다계 한국인은 2021년 기준 약 22만 명에 이른다. 서울에서 태어난 마틴 의원은 1972년 캐나다로 이민갔다. 21년간 교직생활을 하다가 2009년 한국계 최초로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됐다. 보수당 소속으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2015년부터 상원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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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남포항서 유조선 포착…“정제유 수입량, 유엔 제재 한도 넘어선 듯”

    지난달 북한 남포항에 최소 7척의 유조선이 드나드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유엔의 대북 제재 한도(연 50만 배럴)를 넘겨 더 많은 정제유를 수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미국 민간 인공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5월 한 달간 찍은 남포항 인근 사진에 따르면 유류 하역 부두 5곳, 인근 부두 1곳에서 총 7척의 유조선이 포착됐다. 날씨 등의 영향으로 5월 중 10여 일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더 많은 배가 남포항을 드나들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남포항에서는 올 3~4월에도 유조선 15척이 포착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북한이 3~5월 3개월간 최대 66만 배럴의 정제유를 수입했을 것으로 VOA는 분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남포 유류 하역 시설을 “북한의 불법 환적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오래 전부터 지목해 왔다.원유를 수입한 곳은 최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일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지난달 선박 업체들에 북한으로 향할 유조선을 구하는 공고문을 보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또한 최근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제재 한도를 이미 넘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과거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해 석탄을 불법 수출했던 북한 선박 2척이 중국 다롄항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런 선박들의 입항을 금지하는 등 등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 중국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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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기 마세요” 수석졸업 연단 선 노숙쉼터 청년[사람, 세계]

    “우리 모두가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는 월터코언 고교 졸업식. 한 흑인 학생이 연단으로 올라와 졸업생 대표 연설을 시작하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한국 ‘청소년쉼터’ 격인 노숙청소년보호소 출신으로 수석으로 졸업하는 일라이자 호건(19·사진)이다. 호건이 말한 ‘시련’은 단순히 비유적 표현이 아니었다. 그는 노숙청소년보호소 ‘커버넌트 하우스’에서 1년 반을 보냈다. 당시만 해도 학교를 중퇴하고 어떻게든 돈 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호건은 8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편한 날이 없었다. 형제자매 3명은 친인척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그는 할머니에게 의지했다. 하지만 2022년 ‘임대 계약이 만료됐다’며 30일 내 퇴거 통지를 받고 할머니는 요양시설로 옮겨졌다. 고교생이던 호건은 갈 곳이 없었다. 결국 호건은 커버넌트 하우스의 문을 두드렸다. 사회복지사 자카일라 코브는 “당시 호건은 유난히 낯을 가렸다”고 회고했다. 호건은 한 번도 학교에 결석하지 않았고, 미술 과목에서 상까지 받은 성실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비칠지 두려워” 속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를 바꾼 건 코브를 비롯한 보호소와 학교의 ‘멘토’들이었다. 월터코언 고교는 학생 95% 이상이 경제적 취약계층에 속했다. 영어교사 로버트 맥그리프는 “호건 같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 상당수가 결국 거리로 향한다”며 “호건도 학업을 포기하려 했지만 결국 이겨내고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주변 도움을 받으며 그는 점차 가슴을 펴기 시작했다. 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침내 평점 3.96으로 학업을 마친 그는 루이지애나 제이비어대 디자인예술학과에 전액 장학금으로 합격했다. 호건은 자신이 이룬 성취는 때마침 만날 수 있었던 보호소와 멘토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WP 인터뷰에서 “누구든 자신의 한계 때문에 포기하기 마라”고 당부했다. “피부가 어떤 색이든, 어디에 살고 있든 당신은 인생이라는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입니다. 그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가길 바랍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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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기하지 마라”…고교 수석졸업 연단에 선 노숙쉼터 출신 소년

    “우리 모두가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지난달 2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는 월터코언 고교 졸업식. 한 흑인 학생이 연단으로 올라와 졸업생 대표 연설을 시작하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한국 ‘청소년쉼터’ 격인 노숙청소년보호소 출신으로 수석으로 졸업하는 엘리야 호건(19)이다.호건이 말한 ‘시련’은 단순히 비유적 표현이 아니었다. 그는 노숙청소년보호소 ‘커버넌트 하우스’에서 1년 반을 보냈다. 당시만 해도 학교를 중퇴하고 어떻게든 돈 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호건은 8살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편한 날이 없었다. 형제자매 3명은 친인척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그는 할머니에게 의지했다. 하지만 2022년 ‘임대 계약이 만료됐다’며 30일 내 퇴거 통지를 받고 할머니는 요양시설로 옮겨졌다. 고교생이던 호건은 갈 곳이 없었다.결국 호건은 커버넌트 하우스의 문을 두드렸다. 사회복지사 자카일라 콥은 “당시 호건은 유난히 낯을 가렸다”고 회고했다. 호건은 한 번도 학교에 결석하지 않았고, 미술 과목에서 상까지 받은 성실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비춰질지 두려워” 속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를 바꾼 건 콥을 비롯한 보호소와 학교의 ‘멘토’들이었다. 월터코언 고교는 학생 95% 이상이 경제적 취약계층에 속했다. 영어교사 로버트 맥그리프는 “호건 같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 상당수가 결국 거리로 향한다”라며 “호건도 학업을 포기하려 했지만 결국 이겨내고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라고 말했다. 주변 도움을 받으며 그는 점차 가슴을 펴기 시작했다. 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침내 평점 3.96으로 학업을 마친 그는 루이지애나 자비에대 디자인예술학과에 전액 장학금으로 합격했다.호건은 자신이 이룬 성취는 때마침 만날 수 있었던 보호소와 멘토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WP 인터뷰에서 “누구든 자신의 한계 때문에 포기하기 마라”고 당부했다.“피부가 어떤 색이든, 어디에 살고 있든 당신은 인생이라는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입니다. 그 이야기를 스스로 써내려가길 바랍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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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지붕 네가구 주택 확대”… 캐나다 주거난 대책 시끌

    최근 캐나다에서 주거난이 극심해지며 ‘한 집에 네 가구’가 사는 포플렉스(fourplex) 주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민자는 늘어났는데도 주택 공급이 제자리걸음을 하자 쥐스탱 트뤼도 총리(사진)가 올 초부터 추진해온 대책이지만 반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원래 한 층당 여러 가구가 사는 북미권의 다세대주택은 주로 복층 듀플렉스(2가구용)나 트리플렉스(3가구용) 형태가 많다. 그런데 최근 주택값이 치솟자 캐나다 정부는 공급을 빠르게 늘리려 포플렉스(쿼드플렉스)를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총리실은 4월 올해 예산 방향을 발표하며 “현재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주택”이라며 “더 많이 더 빨리 짓고 더 싸게 만들겠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캐나다에는 이민자가 120만 명 넘게 유입되면서 주택이 크게 부족해졌다. 같은 해 7월 밴쿠버의 침실 1개짜리 주택 월세는 전년 대비 20% 뛴 평균 2981달러(약 300만 원)였다. 영국 BBC 방송은 3일 “캐나다에서 집값이 폭등한 건 노동력 부족과 복잡한 건설 인허가 절차 외에도 캐나다 특유의 문화도 한몫했다”고 진단했다. 캐나다의 주거 형태는 주로 고층아파트와 단독주택으로 양분돼 있다. 주거 문제 전문가인 앨릭스 보지코빅은 “아파트는 이민자 등 서민층이 주로 산다는 계급주의적 인식 때문에 토론토는 1910년대부터 택지를 단독주택용과 아파트용으로 분리하는 정책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주요 도시들은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다세대주택 신규 건설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약 100년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트뤼도 총리의 정책을 “포플렉스를 넘어 파이브·식스플렉스까지 허용하겠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최대 도시인 토론토와 수도 오타와가 있는 ‘캐나다의 중심’ 온타리오주는 반발이 극심해 ‘님비’(지역이기주의)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인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도 최근 “마을 한가운데에 8층짜리 다세대주택이 들어오면 고함 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했다. 온타리오주 야당은 “단독주택에 살 여유가 없으면 환영받지 못한다는 차별적 메시지”라고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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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난 캐나다, ‘한 지붕에 4가구 주택’ 부동산 대책 두고 시끌

    최근 캐나다에서 주거난이 극심해지며 ‘한 집에 네 가구’가 사는 포플렉스(fourplex) 주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민자는 늘어났는데도 주택 공급이 제자리걸음을 하자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올 초부터 추진해온 대책이지만 반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원래 한 층당 여러 가구가 사는 북미권의 다세대주택은 주로 복층 듀플렉스(2가구용)나 트리플렉스(3가구용) 형태가 많다. 그런데 최근 주택 값이 치솟으며 원성이 높아지자 캐나다 정부는 공급을 빠르게 늘리려 포플렉스(쿼드플렉스)를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총리실은 4월 올해 예산 방향을 발표하며 “현재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주택”이라며 “더 많이 더 빨리 짓고 더 싸게 만들겠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지난해 캐나다에는 이민자가 120만 명 넘게 유입되면서 주택이 크게 부족해졌다. 같은해 7월 밴쿠버의 침실 1개짜리 주택 월세는 전년 대비 20% 뛴 평균 2981달러(300만원)였다.영국 BBC 방송은 3일 “캐나다에서 집값이 폭등한 건 노동력 부족과 복잡한 건설 인허가 절차 외에도 캐나다 특유의 문화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캐나다의 주거 형태는 주로 고층아파트와 단독주택으로 양분돼 있다. 주거 문제 전문가인 앨릭스 보지코빅은 “아파트는 이민자 등 서민층이 주로 산다는 계급주의적 인식 때문에 토론토는 1910년대부터 택지를 단독주택용과 아파트용으로 분리하는 정책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주요 도시들은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다세대주택 신규 건설도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하지만 약 100년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트뤼도 총리의 정책을 “포플렉스를 넘어 파이브·식스플렉스까지 허용하겠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최대 도시인 토론토와 수도 오타와가 있는 ‘캐나다의 중심’ 온타리오주는 반발이 극심해지며 ‘님비’(지역이기주의)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한다.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도 최근 “우리 주민들은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를 원한다”면서 “마을 한가운데에 8층짜리 다세대주택이 들어오면 고함 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온타리오주 야당은 “단독주택에 살 여유가 없으면 환영받지 못한다는 차별적 메시지”라고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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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건이 품은 뜨거운 햇빛냄새[소소칼럼]

    이제는 내게 없는, 그 여름 옥상의 풍경들스물셋까지 내내 살았던 우리 집은 동서로 긴 2층짜리 다세대 주택이었다. 옥상엔 한가운데 불법 증축한 옥탑방과 LPG 가스통 두 개가, 양 쪽으론 엉성한 빨랫줄과 텃밭, 전 집주인이 두고 간 장독이 있었다. 시멘트 바닥이 뜨끈했는지 동네 고양이들은 거길 올라와서 배를 내놓고 드러누워 해바라기를 하곤 했다.내가 빨랫줄에 손이 넉넉히 닿을 만큼 크자 엄마는 심부름을 자주 시켰다. 여름 태양은 쨍하도록 하얬다. 대낮의 뙤약볕이 사나움을 거두고 해가 점차 뉘엿해질 무렵이면 엄마는 “정수야, 옥상 가서 빨래 좀 걷어와라.”빨래 걷는 심부름이 그렇게도 좋았다. 너는 건 아직 못해도, 걷는 건 자신이 있었다. 엄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큼직한 아빠 쓰레빠를 꿰어신고 옥상 계단을 성큼성큼 올랐다. 한낮을 견딘 수건들은 종이처럼 딱딱하고 판판하게 각이 졌다. 한쪽 빨래 집게를 먼저 풀어 왼팔에 수건을 조심히 걸치고, 다른 집게를 풀자마자 잽싸게 나머지를 받쳐 안았다.네 가족의 여름 빨래는 조그만 품에 벅차도록 많았다. 앞이 가려 안 보일 만큼 쌓여야 뿌듯했다. 깨끗하고 따땃한 세상을 한가득 끌어안고선 고개를 폭 파묻었다. 숨을 한껏 들이마시면 작은 허파가 뜨끈하게 부풀었다. 한여름의 열기를 한껏 머금은, 수건이 품은 뜨거운 햇빛 냄새.6월이다. 아파트 1층엔 이제야 햇살이 거실까지 한 뼘씩 걸어들어온다. 단열 유리창을 거친 태양은 미지근하고 얌전하다. 주말 오전은 건조기 옆에 접어둔 빨래 건조대를 베란다 옆에 펼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직 장마는 멀었으니 건조기도 조금은 더 쉬어도 될 테다.푹 젖은 빨래 더미를 전기로 말려내는 건조기는 어째서 그토록 우악스럽단 생각이 드는 걸까. 뜨겁기만 한 빨래 무더기에 처음 얼굴을 묻어보며 생각했다. 올올이 열기로 부푼 수건은 보드랍게 늘어진다. 둔탁한 기계가 다급하게 빨래를 말리는 동안 방에는 햇빛 냄새 대신 묘하고 매캐한 먼지 냄새가 감돌았다.아무래도 기계가 뿜어내는 열풍보단 시간과 바람과 해에 기대는 편이 내게는 더 편안하다. ‘이젠 훌쩍 커서 이것보다 넓다란 이불도 잘만 널 수 있지.’ 매끄러운 플라스틱 봉에 수건을 하나씩 펼쳐 거는 동안 문득 발가락 끝에 미지근한 햇살 가장자리가 닿는다.심부름하러 올라갔다가 사실은 하염없이 딴청부터 피웠던 그때. 너그러워지던 여름볕 아래서 난 무엇을 했었더라. 바람드는 응달에서 조용히 말라갈 수건들을 바라보며 그 여름 옥상의 풍경들을 그려본다.열매가 알알이 여문 앞집의 살구나무, 가만히 눈길 두고 지켜보면 한 몸처럼 천천히 흔들리던 뒷산의 나무들, 어디선가 “하- 하- 하- ”하고 들려오던 이름 모를 새소리, 매일 같은 시간에 계단에 쪼그려 앉아 동네 사람을 구경하던 옆집 혜성이네 할머니, 텃밭에서 잡초처럼 자라나던 딸기와 상추, 꽃 피운 대파 따위의 채소들.그리고 엄마가 “너 여태껏 뭐하니?”하며 올라올 때까지 그것들을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오래오래도 바라보았던 햇볕 속의 나.[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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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망디 상륙 80주년에 서방 25개국 정상 총출동 “反러 단결”

    2일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해변 상공에 미군 수송기 ‘C-47’ 세 대가 출현했다. 70명의 각국 민간인 낙하산 전문가들이 차례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1944년 6월 6일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나흘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6일 개최될 기념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반(反)러시아 진영’을 이끄는 서구 25개국 정상이 총출동한다. 2차대전 당시 미국, 영국과 함께 연합군의 주축이었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했다. 그 대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해 서구의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서구 정상들은 이 행사 외에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등 다음 달 초까지 약 5주간 굵직한 외교 행사에 속속 참석한다. 80년 전 전체주의에 맞서 단결했던 것처럼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서방의 단결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분석했다.● 노르망디 해변에서 ‘80년 전 그날’ 재현 2일 상륙작전 재현 행사에 참가한 낙하산 부대원들은 80년 전 연합군이 입었던 군복을 그대로 입었다. 전직 영국 공수부대원인 참가자 닐 햄슬러 씨(63)는 AP통신에 “시간 여행을 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80년 전 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연합군은 해안의 5개 지역에서 ‘불의 우박’으로 표현되는 나치 독일의 공격을 방어하며 당일 새벽 간신히 낙하에 성공했지만 이날 낮 낙하산 부대원들은 화창한 초여름 날씨에 운집한 군중 수천 명은 큰 환호성을 받으며 낙하했다. 종전 후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은 5년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80주년이라는 의미 외에도 유럽 땅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는 점, 사실상 생존 참전용사들이 참석할 수 있는 마지막 행사라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생존자가 대부분 100세 전후의 고령이기에 2029년 열릴 85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최근 미국 재향군인회는 “2차대전 당시 복무한 미군 1640만 명 중 올해 말 생존자는 10만 명 미만, 5년 후에는 수백 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당국은 올해 행사를 사상 최대 규모로 치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행사장 곳곳에는 노병들을 위한 의료진이 대기한다. 당국은 이들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6일 기념식에 각국 국가원수들과 이들을 동시에 입장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크라, 美 하이마스로 러 영토 첫 공격 최근 러시아군에 완연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돕기 위한 서방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독일, 영국 등도 비슷한 방침이다. 최근 러시아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를 사수하려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하루 뒤인 이달 1일 미국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러시아 본토 목표물을 향한 로켓탄을 처음 발사했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미국 무기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쓰인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텔레그램에 러시아 영토에 떨어진 하이마스 포탄의 파편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러시아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핵 위협’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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