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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파키스탄이 최근까지도 북한과 핵·미사일 개발 관련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은 자국 기업이 이 협력에 연루된 혐의를 알고도 묵살했으며 현직 북한 외교관도 이런 핵 협력 커넥션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력 대북제재’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겠다는 국제사회의 공조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AN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에너지위원회(PAEC)’는 중국 ‘베이징 선테크 테크놀로지’를 통해 우회 수출하는 방식으로 북한에 핵·미사일 품목을 제공해 왔다. 파키스탄이 제공한 물자는 모넬(Monel), 인코넬(Inconel)과 같은 내열합금이다. 내열합금은 핵폭탄 제조에 쓰이며 로켓 추진 항공기 외피로 쓰이는 만큼 미사일 재료로 전용될 수 있다. 우라늄·플루토늄(핵폭탄 원료물질), 내열합금을 녹이는 진공유도(Vacuum Induction Melting·VIM) 용해로를 제공한 혐의도 포착됐다. 인도 언론의 보도에는 이란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인 김영철, 장영선이 2012∼2015년 8차례 파키스탄을 방문한 사실도 거론됐다. 두 사람은 실제로는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소속으로 대량살상무기(WMD) 조달에 연루된 혐의를 받아 올해 3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서 제재 대상으로 등재된 인물이다. 이들의 방문이 지난해까지 있었던 점으로 미뤄 북-파키스탄 협력은 최근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국의 묵인이 지속되고 있다면 4차 북핵 실험이 이뤄진 올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11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북한과 협력 여부를 추궁받은 뒤 이를 부인하다 김영철, 장영선이 이슬라마바드, 카라치에서 찍힌 사진을 제시받은 뒤에야 접촉을 시인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 문제를 적극 공론화하지 않았다. ‘테러와의 전쟁’에 파키스탄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중국도 자국 기업이 북한 무기 개발에 연루된 혐의를 알고도 파키스탄을 핵공급국그룹(NSG) 회원국으로 집어넣기 위해 이를 덮은 것이 된다. 중국이 인도를 견제하려면 NSG에 파키스탄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파키스탄과 중국은 NSG 규정은 물론이고 NSG 금수 품목의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도 위반한 것이 된다. 하지만 NSG와 안보리 제재 모두 처벌 조항이 없어 두 나라의 책임을 물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만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취약한 셈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NSG 총회가 열리는 도중에 의장국인 한국이 구체적인 의사를 밝히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서울 총회에서 NSG 회원국 지위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 소속인 스테퍼니 클라인알브란트 씨는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보도를 올려 보도내용이 사실임을 시사했다. 대북제재위는 유엔 회원국의 제재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기관이다. 한편 알자지라 방송은 21일(현지 시간) “북한이 1996년부터 인도 ‘아시아태평양 우주과학기술 교육센터’에 과학자를 파견해 핵·미사일 기술을 배우고 있다”며 북-인도 커넥션도 제기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허진석 기자}
2016 하계 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리우) 주(州)가 17일(현지 시간)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도넬레스 리우 주지사는 17일 “재정난으로 치안과 교육, 교통, 환경관리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리우 올림픽에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긴급조치를 할 수 있다”고 비상사태 선언문을 발표했다. 8월 5일 개막하는 리우 올림픽까지는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브라질은 27개 주(행정수도 브라질리아 포함) 가운데 최소 11개 주가 예산 부족으로 공무원들의 임금을 늦게 주거나 분할 지급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리우 주는 경찰과 교사 등 공무원의 임금뿐만 아니라 연금도 체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주립병원은 운영비가 없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리우 주가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함에 따라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의 연방 정부는 리우 주에 30억 헤알(약 1조 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리우 지하철 노선 연장 공사도 마무리 되지 않아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있지 않겠느냐는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긴급 자금은 올림픽 준비와 운영을 위해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공무원과 경찰관들의 임금, 리우 지하철 노선 연장 공사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브라질은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경제·사회적 악재가 모두 겹친 상황이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계속되고 있고, 지카 바이러스와 신종 플루의 창궐로 고통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20여 개국 공중보건 전문가 150여 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중 보건을 위해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이후 4번째 만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달라이 라마와 만나는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티베트 독립’ 문제는 중국이 가장 예민해 하는 사안이다. 회동 장소도 미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아닌 백악관 관저 1층의 ‘맵룸’으로 정해 ‘개인적인 만남’임을 강조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정례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에 감사했고 티베트의 종교·문화·언어전통을 보존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회동 자체를 문제 삼으며 “상호 신뢰와 협력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정부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깼다”며 “양국 관계를 심각하게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티베트 문제는 중국 내정의 문제”라며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 인도, 일본 등 중국 인접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며 해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클럽에서 발생한 총기테러 사건의 테러범 부인이 남편의 범행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테러범 오마르 마틴(30)과 재혼한 누르 자히 살만(30·사진)은 남편의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으며 테러를 저지르지 않도록 설득했으나 실패했다고 연방수사국(FBI)에 진술했다. FBI는 살만이 남편의 테러 계획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형사 기소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가 공범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살만이 남편의 범행 중 일부를 함께한 정황이 있어서 조사 중”이라며 “진실은 아직 모른다”고 NYT에 전했다. 폭스뉴스는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마틴은 테러 계획을 아내와 공유했으며 사건 당시 게이클럽 펄스에서 심지어 아내에게 전화했을 수도 있다”며 연방검찰이 살만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려고 대배심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살만은 현재 자신이 남겼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흔적을 대부분 지웠다. 남편이 동성애자였다는 증언이 나온 뒤 동성애자와의 결혼 생활을 유지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살만은 “남편이 범행에 쓸 탄약과 권총집을 구매할 당시 함께 있었다”고 수사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의 부모는 1970년대 고향인 팔레스타인을 떠나 캘리포니아 주에 정착했다. 네 딸 중 장녀로 태어난 살만은 어린 시절을 캘리포니아의 로데오에서 보냈다. 살만의 아버지는 지난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틴은 또 다른 공격 목표로 고려했던 디즈니월드를 4월에 이어 6월 1∼6일에도 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는 그가 범행에 사용한 자동소총 AR-15를 구입한 때다. 또 총기테러 직전에는 인터넷을 통해 이슬람국가(IS)가 만든 각종 동영상을 찾아본 것으로 밝혀졌다.허진석 jameshur@donga.com·이유종 기자}
호주의 아홉 살 초등생 소녀가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대단한 개발자가 될 것’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6’에서 쿡 CEO는 기조연설 도중 인도계 호주 소녀 안비타 비자이를 소개하며 “비자이를 만나봤는데 대단한 개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이 이날 전했다. 인도계인 비자이는 5세 이하 어린이용으로 동물 소개 앱 ‘스마트킨스 애니멀스’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행사에 초대됐다. 멜버른의 마운트뷰 초등학교 4학년인 그는 애플이 초청한 학생 앱 개발자 350명 중 최연소였다. 일곱 살 때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스스로 코딩 기술을 배운 비자이는 당시 두 살이던 여동생이 동물 이름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앱 개발에 착수했다. 시행착오 끝에 올해 3월 앱을 완성해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비자이는 지난해 유아들이 좋은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앱 ‘골스하이’를 개발해 1만 호주달러(약 870만 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을 좋아해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오마르 마틴(30)이 인근에 있는 세계적 테마파크인 ‘월트디즈니월드’를 공격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디즈니월드는 매직킹덤 등 4곳의 테마파크를 갖춘,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으로 전 세계에서 여행 온 가족 관광객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4일 미국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범이 디즈니월드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 4월 디즈니월드 내 쇼핑몰인 ‘다운타운디즈니’를 사전 답사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디즈니월드에 동행했던 마틴의 부인 누르 자히 살만이 12일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마틴은 이때 펄스 게이클럽도 함께 둘러봤으나 이 여행에 세 살배기 아들이 동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직킹덤 등 디즈니월드의 테마파크 4곳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지만 다운타운디즈니에는 가방검색대나 금속탐지기가 없어 마틴이 자동소총 AR-15를 반입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마틴이 살던 아파트에서는 이달 7일에 ‘디데이(공격 개시일), 10시 30분’이라고 표기된 ‘미키마우스’ 달력이 발견됐다. 마틴이 게이클럽이나 디즈니월드를 7일에 공격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증거다. 데일리메일은 이 달력을 포함해 미 사법당국이 12일 급습해 수색을 벌였던 플로리다 주 포트피어스 소재 마틴의 아파트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방 2개짜리 아파트는 세 살 아이를 키우는 여느 가정집과 다름없었다. 욕실은 스타워즈를 주제로 꾸며져 있고 아들 방에는 닌자 거북 가방과 야구 모자들이 가득했다. 다정하게 찍은 가족사진이 벽과 냉장고 앞면을 장식했다. 이슬람 경전인 꾸란과 함께 ‘팔레스타인이 나를 웃게 만든다’ ‘무함마드 그는 누구인가’와 같은 책도 발견됐다. 이슬람 가정이지만 현관 문 뒤에는 크리스마스 화환도 걸려 있었다. 의식용으로 보이는 황금색 칼집 장검이 TV 앞에 놓여 있었다. 미 경찰은 12일 마틴의 아파트를 급습하면서 폭발물 처리 장비도 가져갔지만 특별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같은 날 마틴의 집에서 멀지 않은 아버지 세디크 마틴의 집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세디크 마틴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은 교육을 잘 받았고, 부모를 존중했다. 왜 게이클럽에 들어가 50명을 죽였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에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슬프다”며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은 신이 벌을 줄 것이다. (그들을 벌하는 것은) 인간의 몫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마약상을 쏴 죽여도 된다”며 포상금을 내건 데 반발해 마약조직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 내정자는 10일(현지 시간) 일간 마닐라불레틴과의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당선인과 나를 살해하려는 음모가 있다”며 “두테르테 당선인과 나의 목에 각각 5000만 페소(약 12억6500만 원)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 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된 마약조직 두목들이 이 같은 일을 꾸미고 있다”며 “당초 1000만 페소를 내걸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자 금액을 5배로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 논의에 참석했던 한 명에게서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두테르테 당선인은 5일 “마약 두목을 죽이면 500만 페소, 생포하면 499만9000페소를 주겠다”고 밝혔다. 마약조직원 목 값의 10배를 두테르테 암살비로 내겠다고 나선 것이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한국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早期) 사망률이 206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OECD는 9일(현지 시간) 미세먼지와 지표면 오존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 ‘대기 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인구 100만 명 당 조기 사망자 수(조기 사망률)’가 359명으로 일본과 유럽 주요국보다는 낮다. 그러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60년에는 1109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OECD는 예상했다. OECD 회원국 중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이 1.7배가 증가하며 779명으로 예상됐고 미국(307명)이나 캐나다(300명) 등은 2010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기가 깨끗한 호주와 뉴질랜드는 2060년 95명에 그쳤다. OECD는 개발도상국 중에는 인도와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을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 사망률이 급증할 국가들로 꼽았다. 인도는 2010년 508명에서 2060년 2039명으로 약 4배로 늘고, 중국은 662명에서 2052명으로 약 3배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전체의 조기 사망자 수는 2010년 300만 명 수준에서 2060년에는 600만~9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기오염 관련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노동생산성 감소, 농작물 수확 감소 등으로 2060년에 연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가량인 2조6000억 달러(약 3019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허진석기자 jameshur@donga.com}
자산이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성인 1인당 매달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 원)을 정부로부터 받는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놓고 스위스에서 5일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기본소득 제도는 소득 불평등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대안으로 핀란드 등 세계 곳곳에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2일 미국 경제 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이번 국민투표는 시민단체인 ‘기본소득스위스(BIS)’가 2013년 10월 연방의회에 13만 명의 서명을 제출하면서 성사됐다.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10만 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이에 따르면 합법적 거주자는 모두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다. 성인이 받게 될 기본소득은 스위스 국민 1인당 월평균 가처분소득 2996달러(약 356만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성년자는 월 650스위스프랑(약 78만 원)을 받는다. 그러나 국민투표가 통과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달 초 스위스 미디어그룹 타메디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본소득 제도에 찬성(33%)보다는 반대(64%)하는 사람이 더 많다.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고 경제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스위스 연방의회도 재원 마련을 위한 세금 인상 문제와 노동 의욕 감소 우려로 기본소득 제도 도입에 부정적이다. 핀란드에서는 내년에 기본소득 제도가 시범적으로 실시된다. 핀란드는 기존 복지제도를 일원화하면서 성인 1인당 매월 550유로(약 70만 원)를 지급하는 ‘부분 기본소득’ 제도를 검토 중이다.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등 19개 시 당국은 모든 시민에게 매달 기본소득 900유로(약 120만 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을 만났다.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상황에 이뤄진 만남이어서 향후 중국의 대북 제재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북한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추가 도발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미국을 겨냥해 대규모 군사훈련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북중 우호협력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북한과 함께 노력해 북중 관계를 수호하고 돈독히 하고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친서를 시 주석에게 전달하고 7차 당 대회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 김정은은 구두친서에서 “북한은 북중간 전통우호 관계를 강화·발전시키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는데 중국과 공동으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양측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 냉각된 북·중 관계 회복에 관해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 주석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면담한 것은 2013년 5월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만난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당시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 이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대북 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40명 가까운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2일까지 베이징에 머물 예정이다.허진석기자 jameshur@donga.com}
북한과 군사협력을 중단하기로 공식 발표했던 우간다가 하루 만에 이 사실을 번복했다가 파장이 커지자 이를 다시 바로잡는 소동을 벌였다. 우간다 정부 내에서 혼선이 빚어지면서 한국에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상회담 후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외교적 혼선은 아주 드문 일이다. 샤반 반타리자 우간다 정부 부대변인은 30일 “우간다 대통령이 그런(북한과의 군사 협력 중단) 지시를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한-우간다 정상회담 후 ‘우간다가 북한과 군사·안보 협력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전날 청와대의 발표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반타리자 부대변인은 이어 “설령 그런 지시가 내려졌더라도 그런 사실은 공표될 수 없는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 측 발표는) 사실일 수 없다. 그게 국제정치의 관행”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샘 쿠테사 우간다 외교장관은 반타리자 부대변인의 발언 이후 현지 방송 NBS 인터뷰에서 “‘유엔 제재에 따라 북한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한 정상회담 발표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쿠테사 장관은 “우간다는 핵 확산에 반대한다”며 “북한의 핵 개발은 전 세계에 부정적이며 NPT(핵확산금지조약) 위반”이라고 밝혔다. 전날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 대해 국제사회가 광범위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안보 군사 경찰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 중단을 포함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토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쿠테사 장관의 인터뷰가 나간 뒤 반타리자 부대변인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이 총리에게 북한과의 모든 경찰·군사 협력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자신의 당초 발언을 뒤집었다. 일각에서는 우간다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고도의 언론 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과의 갑작스러운 협력 중단에 반발하는 우간다 정부 내 일부 세력의 의중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북한과 군사협력을 중단키로 했던 우간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가 다시 바로 잡는 등 외교적 혼선을 드러냈다. 샤반 반타라자 우간다 정부 부대변인이 30일 “우간다 대통령이 그런(북한과의 군사 협력 중단) 지시를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다”고 AFP통신에 밝히면서 사단이 시작됐다. ‘우간다가 북한과 군사·안보 협력 등을 중단키로 했다’는 전날 청와대의 발표를 부인한 것이었다. 그는 이어 “설령 그런 지시가 내려졌더라도 그런 사실은 공표될 수 없는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 측 발표는) 사실일 수 없다. 그게 국제정치의 관행”이라고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샘 쿠테사 우간다 외교장관은 반타라자 부대변인의 발언 이후 현지 방송 NBS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제재에 따라 북한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다시 확인했다. 쿠테사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간다는 핵 확산에 반대한다”며 “북한의 핵 개발은 전 세계에 부정적이며 NPT(핵확산금지조약) 위반”이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현지에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한-우간다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안보 군사 경찰 분야에서 협력을 중단하는 등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우간다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우간다에는 수십 명의 북한 군경 관계자들이 양국 협력 프로그램에 따라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집권 이후 북한을 3차례나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등 양국은 최근까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미국 대선 결과를 8번 연속으로 모두 맞춘 ‘족집게 예측가’ 앨런 릭트먼 미국 아메리카대 교수가 이번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로 ‘샌더스 효과’와 ‘오바마의 외교 정책’을 꼽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그다지 위협적인 후보가 아니었다고 평가할 수 있고, 오바마의 이란 핵 협상과 ‘이슬람국가(IS)’ 퇴치 작전에 대해 유권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민주당이 다시 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 결과 예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지진 예측 모델을 응용한 방식으로 1984년 대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틀리지 않고 대선 결과를 정확히 맞춘 앨런 릭트먼 교수를 인터뷰해 그의 예측 방법과 대선의 주요 변수를 29일 소개했다. 릭트먼 교수의 예측은 1988년 대선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당시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후보는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17% 포인트나 뒤져 있었다. 릭트먼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지 기고를 통해 “여론조사, 전문가들 말은 신경 쓰지 말라”며 “부시가 이길 뿐만 아니라 아주 쉽게 이긴다”고 정확히 예측했다. 릭트먼 교수의 예측에서 놀라운 점은 그가 이런 예측을 통상 1년 전이나 대선 수개 월 전에 내놓는다는 것이다. 1988년 대선 예측은 그해 5월에 내놨다. 탁월한 예측은 그 전제 조건부터 남다르다. 릭트먼 교수는 여론조사를 거들떠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요 판단 근거로 거론되는 지역별 인구구성, 경합 주의 표심 동향도 무시한다. 그가 파악한 미국 대선의 본질은 인물이나 이슈, TV토론, 광고가 아니라 현 집권당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는 “집권당이 잘하면 4년 더 기회를 주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쫓는 것이 대선”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를 전제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배출한 1860년부터 로널드 레이건의 1980년 대선까지 120년간 대선을 분석해 13가지 명제(참·거짓을 구분할 수 있는 문장)로 된 대선 예측 모델을 완성했다. 핵심은 집권당의 안정성에 해를 끼칠 사안이 발생하지 않으면 집권당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명제들은 ‘현재 행정부가 국가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다’ ‘현재 대통령 임기에 지속된 사회 불안이 없다’ ‘집권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심각한 경쟁이 없다’ 등이다. 13개 명제의 해답 중 ‘거짓’이 6개 이하면 집권당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올해 대선 예측은 진행 중이다. ‘집권당 후보 경선에 심각한 경쟁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애매한 상황이라고 릭트먼 교수는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은 분명해보이지만 과연 심각한 경쟁이 없다고 판정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는 것.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군사 정책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도 판정이 애매한 부분이라 릭트먼 교수는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이나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치적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잘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명제 중에는 ‘야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없거나 국민적 영웅이 아니다’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카리스마가 있거나 국민적 영웅이면 클린턴의 집권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릭트먼 교수는 “2차 세계대전과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율리시스 그랜트 같은 사람이 국민적 영웅”이라며 “트럼프는 이런 부류에 끼지 못한다”고 판정했다. 또 카리스마에 대해서도 “아주 좁은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대신 폭넓은 계층으로부터 반감을 가진 사람에게 카리스마를 가졌다고 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설사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다른 변수들 때문이지 트럼프 자신의 역량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앨런 릭트먼 교수의 미 대선 결과 예측 모델 13개 명제>① 집권당이 중간선거 후에 그 전 중간선거 후보다 많은 하원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② 집권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심각한 경쟁이 없다. ③ 집권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다. ④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제3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없다. ⑤ 선거운동 기간이 경기침체기가 아니다. ⑥ 대통령 임기 내의 1인당 실질 경제 성장률이 앞선 두 임기의 평균 성장률과 비교할 때 같거나 높다. ⑦ 현재 행정부가 국가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다. ⑧ 현재 대통령 임기에 지속된 사회 불안이 없다. ⑨ 현재 행정부가 주요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다. ⑩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군사 정책에서 큰 실패를 겪지 않았다. ⑪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군사 정책에서 큰 성공을 쟁취했다. ⑫ 현재 집권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있거나 국민적 영웅이다. ⑬ 현재 야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없거나 국민적 영웅이 아니다.※13개 중 6개 이하의 해답이 ‘거짓’이면 집권당이 승리. 허진석기자 jameshur@donga.com}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보유 중인 금을 대거 내다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FT는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빚을 갚기 위해 1분기(1∼3월)에만 17억 달러(약 2조60억 원)어치의 금을 내다팔아 베네수엘라의 보유 금 가치가 사상 최저인 121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으로 경제난이 심해진 지난해 3월부터 금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는 전체 수출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이를 정도로 석유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에만 전체 금 보유량의 3분의 1을 현금화했고, 씨티그룹과 금 스와프(금을 맡기고 현금을 빌리는 것) 계약을 맺어 현금 10억 달러를 확보하기도 했다. 현금 부족으로 금까지 내다파는 상황이 되면서 생필품 수입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겔 페레스 아바드 경제장관은 “채무 변제를 위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는 수입을 더 줄이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세계 16위의 금 보유국(367t)이었다. 남미 좌파 블록을 이끌었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미국의 ‘달러 독재’에서 벗어나겠다며 중앙은행에 지시해 달러 대신 금을 사들였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영국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6개월여 만에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배럴당 49.92달러까지 치솟아 국제 유가 50달러 시대에 바짝 다가섰다. 브렌트유는 26일 오전(현지 시간) 영국 런던 국제상품선물거래소(ICE)에서 7월 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50.08달러에 거래됐다. 5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처음이다. 1월 20일 27.10달러였던 최저가에 비하면 85%나 올랐다. 미국 WTI는 26일 오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배럴당 49.9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 상승은 25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전주 대비 420만 배럴 줄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250만 배럴 정도 줄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원유 50달러’는 향후 유가의 향방을 가늠하는 주요 분수령이다. 올해 초 20달러대의 저점을 찍은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동결 논의가 시작되면서 계속 상승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상위 50개 석유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개선돼 본격적으로 증산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OPEC의 추가 공급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OPEC의 추가 공급 능력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유가가 3분기(7∼9월)에 배럴당 50달러대에 안착하고 내년 말에는 6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이라크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장악 지역인 안바르 주의 팔루자 탈환 작전을 개시하자 IS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대규모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키며 극렬하게 저항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통제하는 서부 항구도시 타르투스와 자발레에서 이날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1명이 숨졌다. 테러 발생 직후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타르투스 시내 버스정류장에서 최소 2차례 폭탄이 터졌고 바로 이어 북쪽에 있는 항구도시 자발레에서도 4차례 폭탄이 터졌다. 이번 연쇄 공격으로 타르투스에서 48명, 자발레에서 73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전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생 이후 최악의 유혈 사건”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지중해 연안에 있는 타르투스와 자발레는 전통적으로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시아파들이 주로 사는 도시다. 시리아 정부군은 물론 러시아 해군도 각 도시의 항구에 배치돼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예멘의 남부 도시 에덴의 군대 신병모집센터에서도 23일 IS에 의한 두 차례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최소 45명이 숨졌다. 첫 번째 폭탄 공격으로 신병모집센터 밖에 일렬로 서 있던 훈련생 20명이 사망했고 뒤이어 자폭 조끼를 입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훈련생 무리에 뛰어들어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23일 “팔루자를 해방시키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 65km 떨어진 팔루자는 IS가 2014년 가장 먼저 점령한 이라크 도시로 수니파가 모여 사는 곳이다. 전날 이라크군은 작전 개시를 앞두고 낸 성명을 통해 “민간인들은 신속히 탈출하고 그러지 못했을 경우에는 집에 흰색 깃발을 달라”고 촉구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자산 규모로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악사가 담배산업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생명을 빼앗는 산업에 대한 투자를 합리화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윤리적인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사회책임투자(SRI)의 사례다. 프랑스 보험사인 악사는 현재 갖고 있는 담배산업의 주식과 채권 17억8400만 유로(약 2조3905억 원)어치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주식 1억8400만 유로(약 2465억 원)와 채권 16억 유로(약 2조1440억 원)어치다.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알트리아 등의 주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악사 측은 “흡연으로 매년 약 600만 명이 생명을 잃는 상황에서 담배산업 투자는 이제 합리화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만성질환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이 줄어 회사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담배회사 투자 철회는 미국의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이 2000년 처음 시작한 후 노르웨이석유기금과 캘리포니아교원연금 등이 동참했다. 하지만 캘퍼스는 담배산업 투자 중단 이후 30억 달러의 이익을 놓쳤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최근엔 다시 담배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남미 좌파 진영의 중심이던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길거리의 개와 고양이, 심지어 비둘기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저유가에다 좌파 정권의 무능한 정국 운영으로 생필품 수입이 거의 중단됐기 때문이다. 분노한 시민들과 야권은 ‘경제 파탄’ 책임을 물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맞서면서 정치 경제적인 혼란 상황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연일 야당 주도의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베네수엘라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돼 가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18일(현지 시간)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베네수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속한 차카오 시의 라몬 무차초 시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시민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광장에서 개와 고양이를 사냥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글을 올렸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거리의 개와 고양이, 비둘기 등을 잡아먹는 것이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 전문 온라인매체 팬암포스트 등에 따르면 배고픈 사람들은 길거리나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채소를 주워 주린 배를 채우고 있다. 심지어 키우던 애완용 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군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엔 군인 6명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인근 농장의 염소를 훔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들은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한 행위’라는 이유로 풀려났다. 소속 부대에는 식량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식료품이 진열대에서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 USA투데이 기자는 카라카스에서 남서쪽으로 88km 떨어진 빅토리아 시의 한 식료품점 앞에서 길게 줄 서 있는 300여 명의 시민들을 만났다. 옥수수나 쌀이 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무작정 기다리는 줄이었다. 빅토리아 시에서는 1주일 전부터 밀가루 공급이 끊겨 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전국 평균으로도 식료품 재고는 보름 분량뿐이다. 의약품 부족이 심각해 눈앞에서 어린 자식이 서서히 죽어 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하는 부모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 농장 노동자인 루이스 아빌라 씨(42)는 “네 살배기 딸이 암에 걸렸는데 아무런 치료를 못 하고 있다”며 “마두로가 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절규했다. 가뭄으로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의 전력 사정까지 급격히 나빠져 생활고를 부채질하고 있다. 쇼핑몰은 물론이고 병원까지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기를 아끼기 위해 공무원들은 1주일에 이틀만 출근하는 형편이다. 국민들의 정권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실직한 로베르토 산체스 씨(36)는 “우리에겐 먹을 음식이 없고 전기는 하루 4시간씩 끊기면서 범죄율이 치솟고 있다”며 “베네수엘라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마두로 대통령의 독단적인 태도에 비판적이다.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마두로 대통령은 반역자”라며 “국민소환 투표 절차를 방해하면 독재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국내외의 음모가 아닌 대통령의 형편없는 리더십 때문”이라며 “열악한 의료시스템과 치안 불안,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 등을 방치해 왔다”고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16일 국가비상사태 포고령에 반발해 이번 주 거의 매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18일에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수도 카라카스에서 국민소환 투표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던 도중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베네수엘라 야당은 현재 185만여 명이 서명한 국민투표 청원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다. 전체 유권자의 20%인 400만 명 이상이 청원에 서명해야 국민소환 투표가 진행된다. 국민소환 투표가 실시되더라도 마두로 대통령이 2013년 대선에서 얻은 760만 표 이상의 거부표가 나와야 마두로 대통령은 물러나게 된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총알도 아깝다.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 의회에 교수형 부활을 촉구하겠다.” 강력한 범죄 척결 공약을 내세워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사형제 부활을 예고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15일 다바오 시에서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과 성폭행, 살인, 강도 등의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재도입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인구의 83%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은 2006년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사형제를 폐지했다. 그는 “총알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교수형이 낫다. 총살형보다 교수형이 더 인도적”이라고 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또 저항하는 범죄자를 현장에서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군경에 주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범죄 근절을 위해 경찰뿐 아니라 군대까지 동원할 계획”이라며 “범죄자가 폭력적으로 저항한다면 저격수가 사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전 2시 이후 주류 판매 금지와 오후 10시 이후 미성년자 통행금지 조치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다바오 시에서 22년간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자경단을 조직해 1000명이 넘는 범죄자를 죽였다고 주장해 왔다.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범죄 척결을 위해 사형제 부활을 예고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15일 다바오 시에서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과 성폭행, 살인, 강도 등의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재도입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형 방식에 대해선 “총알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총살형보다 교수형이 낫다”며 “의회에 교수형 부활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인구의 83%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은 2006년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사형제를 폐지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또 저항하는 범죄자를 현장에서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군경에 주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범죄 근절을 위해 경찰뿐 아니라 군대까지 동원할 계획”이라며 “범죄자가 폭력적으로 저항한다면 저격수가 사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전 2시 이후 주류 판매를 금지하고 오후 10시 이후 미성년자 통행금지 조치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다바오 시에서 22년간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범죄 근절을 위해 자경단을 조직, 1000명이 넘는 범죄자를 죽였다고 주장해왔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