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이철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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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철희 논설위원입니다.

klimt@donga.com

취재분야

2024-10-23~2024-11-22
칼럼100%
  • [민간인 사찰 재수사 결과 발표]민주-통진 “국정조사” 새누리 “특검 검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결과 발표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특검 도입을 주장한 반면에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와 권재진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했다.민주당 ‘MB-새누리정권 부정부패청산 국민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내곡동 사저에 이어 민간인 불법사찰도 ‘봐주기 수사’로 결론이 났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으며 결국 국정조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장관이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11일 해외출장을 간 데 대해선 ‘해외 도피’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검찰의 수사 결과를 수용하지만 특검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검토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새누리당은 이전 정부에서의 사찰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심정”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20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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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총리, 모교서 농구경기

    김황식 국무총리(왼쪽)가 17일 모교인 광주제일고에서 특강을 한 뒤 학생들과 농구 경기를 하고 있다. 김 총리는 고교 3학년 때 농구선수로 도민체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운동을 열심히 하다 대입에 실패해 한 해 더 공부했지만 당시의 열정과 행복한 추억이 삶의 기반이 돼 현재의 나를 있게 했다”고 회고했다. 국무총리실 제공}

    • 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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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 지자체 공무원 비리감사… 공사비 부풀려 혈세 284억 퍼주고 자녀취업-해외관광 챙겨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건설업체들과 각종 공사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고 뇌물과 향응, 해외여행, 자녀 취업 등의 혜택을 제공받은 비리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모두 32명에 대해 징계 또는 인사 조치를 요구하고, 4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자료로 통보했다.감사원이 14일 공개한 ‘지방행정 취약분야 비리점검’ 결과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는 2005년 A업체와 하수처리사업 계약을 맺은 뒤 2007년 이 사업에 주민편익시설 사업(사업비 1329억 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는 사실상 수의계약에 해당하는 데다 원가가 284억 원이나 과다 계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 2명은 A업체 돈으로 미국, 캐나다 여행을 다녀왔고 다른 담당자는 A업체가 출자한 회사에 딸을 취직시켰다.전남 나주시의 투자유치 담당자도 지난해 1월 한 금융자문업체와 도시개발사업 자금조달 용역을 체결하면서 자문료를 최대 12억5000만 원 더 지급하는 등 특혜를 제공하고 대가로 친구와 함께 홍콩과 마카오 여행을 다녀왔다.경남 함안군의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3명은 2007년 전직 군의회 의장의 여동생에게 토석채취 허가를 내준 뒤 재해방지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토지를 무단으로 훼손한 사실이 적발됐는데도 허가기간을 연장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양주시 공무원 2명은 지난해 보건소장의 청탁을 받고 자격이 안 되는 보건간호 6급 직원을 보건진료소장으로 발령해 적발됐다.전남 신안군에서 가로체육공원 조성공사를 담당한 공무원은 업체 임원들에게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2개 업체로부터 모두 600만 원을 뜯어내 개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도 부당하게 올려줬다.경기 성남시 분당구 공무원 2명은 지하차도 유지관리업체에 용역비 1억9500만 원을 더 지급하는 대신 3차례에 걸쳐 단란주점에서 향응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인천시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설계를 맡은 업체가 안전과 직결된 비상대피로를 누락한 설계도를 제출했는데도 보완 요구를 하지 않고 승인해줬다.부산시 부산교통공사는 부산도시철도 4호선 경전철 구간 공사 과정에서 13개 역사의 시설 규모가 부풀려 설계됐는데도 이를 그대로 승인해 137억2000만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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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전대주자 9명, 오늘부터 TV토론 등 본격 레이스

    새누리당이 5·15전당대회에 나설 최종 후보 9명을 확정했다. 새누리당은 6일 당 지도부 경선에 출사표를 낸 후보 11명 중 컷오프를 통과한 9명을 발표했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는 황우여 이혜훈 유기준 심재철 원유철 의원, 정우택 홍문종 김태흠 의원 당선자, 김경안 전북 익산갑 당협위원장으로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탈락자는 정웅교 전 경기 안산 단원갑 당협위원장과 김영수 상임전국위원(여)이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은 5일 대의원 8934명을 대상으로 컷오프 여론조사를 했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9명은 7일 TV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간다. 후보 토론은 △7일 지상파 방송 3사 토론회 △8일 MBC ‘100분토론’ △9일 데일리안 ‘끝장토론’ △10일 종합편성채널 4개사 토론회 순으로 진행된다. 새누리당은 최종 후보 9명 가운데 당원·청년선거인단 투표(14일)와 대의원 투표(15일)를 통해 1위 득표자를 대표최고위원으로, 2∼5위 4명을 최고위원으로 선출한다. 2∼5위 중 여성이 없을 경우 5위 안에 들지 못한 여성 가운데 최상위자가 최고위원이 된다. 컷오프를 통과한 유일한 여성 후보인 친박(친박근혜)계 이혜훈 의원은 지도부 입성이 확정됐다. 현재 판세는 지난 1년간 원내대표를 맡은 황우여 의원이 친박계의 광범위한 지지에 힘입어 한 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과 정우택 당선자는 각각 영남권과 충청권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도부 입성을 자신하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의 심재철 원유철 의원은 같은 경기도 출신인 친박계 홍문종 당선자의 출마로 경기 표 분산이 우려됨에 따라 막판 단일화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201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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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김정은, 지금 기분 나빠하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사진)은 20일 “(한반도 안보를 위해) 북한 핵(개발 저지)도 중요하지만 북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권”이라며 “어떤 사람은 빵이 먼저지, 인권은 다음 아닌가 하지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21세기에는 빵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별강연을 통해 이처럼 ‘북한의 자유’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정부 내에서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우리도 북한의 내부 체제변화(레짐 체인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이어서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 대통령은 특강에서 “이제 장기 독재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다”며 세계적인 민주화 바람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그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까지 와서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에 아무리 개인이 강해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 독재 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휴대전화가 없어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구전 홍보 같다”고도 했다.또 이 대통령은 현재의 한반도 안보질서를 두고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을 맞상대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아니라 한국이 중국과 호흡을 맞춰가며 북한이 고립되는 ‘통중봉북(通中封北)’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미봉남은 20, 30년 전에 쓰던 (표현으로) 지나간 과거사”라며 칠판에 ‘통중봉북’을 한자로 쓴 뒤 “북한은 ‘중국이 북한을 제치고 한국과 손잡는 상황’을 기분 나빠 한다. 지금 북한이 속상해하는 걸 보면 통중봉북이 맞다”고 말했다.▼ MB “北, 중국이 한국과 손잡는 상황 기분나빠 해” ▼“北 주민에게 인권 가장 중요… 재스민혁명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대통령은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향해 제3국의 지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변화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에서 ‘농지개혁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것은 바치고 네가 가져라’라고 하면 쌀밥 먹는 것은 2, 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며 “농지개혁을 하면 개인적으로도 더 벌고 국가적으로도 수입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남측의 비료 지원을 받아 토지에 쏟아 붓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살기 위한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그것(농지개혁) 하나 하면 되는 것”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이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이어 “계속 얻어만 먹이면 거지를 만든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뭔가 배우고 다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안보 불안감을 조성한 직후 나온 것으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을 향해 강력한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북한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이런 발언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하지만 북한의 민주화와 자유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경제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을 직설적으로 요구한 것이어서 북한 지도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특강’ 주요 발언―민주화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과거 탈북자 문제 나올 때 남북관계 봐서 소홀히 한 게 사실이다. 북이 싫어 한다고. 우리에게 북한 핵문제도 중요하지만 인권문제도 중요한 문제다.―‘통미봉남’은 20∼30년 전에 쓰던 말로 지나간 과거사다. 지금 북한이 속상해 하는 걸 보면 ‘통중봉북’이다.―북한 경제를 자립시켜야 한다. 집단농장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건 바치고 네가 가져라 하면 된다. 젊은 지도자가 그거 하나 하면 되는 거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201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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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북한은 11일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사진)을 신설된 ‘제1비서’에 추대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해 사실상 총비서직을 폐지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후 그를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한 뒤 주석직을 폐지한 바 있다.조선중앙통신은 신설한 제1비서의 위상과 관련해 “우리 당의 수위에 높이 모신 것”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이라고 전해 김정은이 당의 최고 지도자임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이 사망한 지 3개월여 만에 당권을 장악했다.또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전날 인민군 차수로 승진한 최룡해 당 비서(62)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돼 당과 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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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이명박 사망 소문” 황당 보도

    이른바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며 연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해온 북한이 이번에는 ‘이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황당한 소식까지 전했다.노동신문은 11일 ‘소문 그대로 죽어 마땅한 역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을 이명박×이 뒈졌다는 소리가 한입두입 건너 어느덧 사실처럼 됐다”며 “소문이 얼마나 통쾌하고 가슴 후련했으면 삽시에 평양은 물론 전국 각지로 짜하게 퍼져갔겠는가”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역적놈’ ‘미꾸라지’ ‘민족의 원수’ 등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북한은 최근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김정일·김정은의 사진에 호전적 전투구호를 붙인 것에 대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며 대규모 군중대회까지 개최해 이 대통령에게 욕설과 악담을 쏟아냈고, 이 대통령의 실명과 얼굴 그림이 적힌 표적지에 사격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대남 적개심을 고취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기반을 다지고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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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태 마이너스통장 만들어 돈 마련”

    박희태 국회의장은 2008년 7·3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 막판에 자신 명의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자금을 마련한 뒤 캠프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9일 정치권과 검찰에 따르면 박 의장 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박 의장은 경선 막판에 캠프 조직에서 “돈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하자 1억5000만 원대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캠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집행 내용에 대해서는 박 의장 본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당시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사표가 수리된 뒤 다음 주초에 먼저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에 대해선 김 수석 조사 결과에 따라 방문조사, 서면조사, 소환조사 중 적절한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이날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불거진 지 37일 만이다. 김 수석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박 의장은 지난달 3일 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이 종합편성TV 채널A를 통해 공개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뒤 여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으면서도 “이번 의혹은 나와 무관하다”고 맞서 왔다. 그러나 그의 비서였던 고명진 씨가 검찰 수사에서 당초 진술을 번복하고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윗선’의 개입 사실을 털어놨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명진 고백-檢 옥죄기… 朴의장-金수석 “더는 못버티겠다” ▼박 의장은 9일 오전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대신 읽은 사퇴 발표문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며 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앞서 국회의장실 관계자들은 8일 저녁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박 의장은 이날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측근들과 비선 라인으로부터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후 상황의 심각성을 다시 확인한 뒤 결단을 내렸다.의장실 관계자들은 이날 밤 검찰의 수사망이 박 의장에게까지 좁혀온 사실과 고 씨가 진술을 번복한 사실도 이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효재 수석이 깊숙이 개입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입증돼 가고 있다는 언론의 취재 상황도 보고됐다. 이 때문에 측근들은 밤늦게 대책회의를 열었다.박 의장은 이런 상황을 종합해 사퇴를 최종 결심하고 기자회견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일부 인사에게도 비공식적으로 사퇴의 뜻을 전달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박 의장은 김 수석뿐 아니라 본인의 소환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그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의 사퇴 요구를 거부해 왔으나 옥죄어 오는 검찰 수사를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이미 본회의 사회 같은 주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식물의장’이 된 상태였다.밤늦게 박 의장의 사퇴 기류가 국회 쪽에서 흘러나오자 청와대 관계자들은 국회에 “의장이 내일 기자회견을 하느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동아일보도 이날 밤 사실 여부를 물었지만 한 대변인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김 수석은 11일 이 대통령이 귀국하면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가 전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고 의원 측에서 300만 원을 돌려받은 날 오후 김 수석을 직접 만나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털어놓은 마당에 김 수석도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김 수석의 사의 표명은 중동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일단 이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마친 뒤에나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을 수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해외에 나와 있는 시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 서울 문제는 서울에 가서 정리해야지, 당장 여기서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며 귀국 후에나 김 수석의 거취 문제를 정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김 수석 소환 조사를 앞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이미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고 의원 측에 보냈던 일과 별도의 2000만 원을 당협 간부들에게 뿌리려던 일을 김 수석이 모두 기획·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박 의장의 비서였던 고 씨로부터 “검찰에서 거짓 진술을 하도록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받아냄에 따라 김 수석이 거짓 진술을 지시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 수석은 정당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김 수석 소환 조사 이후 박 의장에 대한 직접 조사를 벌여 전당대회 직전인 2008년 7월 1, 2일 박 의장이 급하게 자금을 마련해 캠프에 전달했다는 관계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자금을 마련한 구체적인 경위와 돈의 실질적인 출처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검찰은 이날 박 의장 캠프에서 재정 및 조직관리를 총괄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세 번째 소환 조사했다. 이미 두 번째 조사 때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온 조 수석은 이날 진술 태도에 따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 @donga.com  }

    • 201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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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철희]후진타오가 웃지 않은 이유는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다녀왔다. 취임 후 여섯 번째 방중, 두 번째 국빈방문이다. 정상회담은 아홉 번째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중국과 교류가 많은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지만 성적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제 한중관계는 바닥을 치고 반등해야(探底回升) 한다”는 중국 환추시보의 논평처럼 바닥까지 갔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어민의 한국 해경 살해 사건과 김정일 사망 이후 중국과의 불통(不通) 논란 탓에 이번 방중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합의 외엔 특별한 뉴스도, 눈에 띄는 이벤트도, 마무리 회견도 없었다. MB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표정에서도 그다지 환한 웃음기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MB는 이번에도 중국 지도부 누구를 만나든 똑같은 긴 독백을 되풀이해 늘어놓는 중국식 외교 앞에서 또다시 넌더리를 쳤을지도 모르겠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일찍이 회고록(No Higher Honor)에서 중국 지도부와의 인민대회당 면담을 “축구장만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세트피스(set-piece) 대화”라고 묘사한 바 있다. 때론 오만한 허세로 비치는 중국식의 답답한 외교는 오랜 역사에서 체득한 중국 특유의 전략적 감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헨리 키신저는 근저 ‘중국 이야기(On China)’에서 중국식 대외관계 접근법의 근원에는 비록 천하(天下)의 중심이지만 늘 주변 이민족의 도전에 시달렸던 중국인의 상시적 불안감이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사실 돌이켜 보면 김정일 사망 직후 중국 지도부가 보인 태도에서도 주변 어느 나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위기감을 읽을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선 누구나 가장 현실적인 계산, 무엇보다 지정학에 바탕을 둔 전략적 사고에 천착하기 마련이다. 특히 주변의 친구와 적을 구분하고 위험을 기회로 만들려는 책략에 골몰하게 된다. 김정일 사망 직후 중국 지도부는 신속한 조문과 함께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인했다. 주변국에는 일제히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고지도자의 유고에 따른 북한 체제의 혼란, 뒤따를지 모를 내폭(內爆), 이후 그 빈자리에 누가 뛰어들 것을 우려해 서둘러 북한의 나이 어린 새 지도자를 인정하고 주변국에 이를 따르도록 압박한 것이다. 이는 키신저가 짚어낸 중국식 선제공략의 심리전에 기반을 둔 행동이기도 하다. 상대의 약한 부분을 타격할 최적의 순간을 잡아내고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따라 순식간에 치고 들어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는 손자병법의 수칙을 고스란히 따른 셈이다. 이처럼 신속한 대응에는 중국식 피아(彼我) 기준이 작용했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를 ‘걱정’하는 한국 측의 태도를 마치 한국이 급변사태를 ‘기대’한다고 해석한다. 나아가 중국은 한미동맹이 중국을 견제하는 기제로 돌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요즘 가뜩이나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 하는 미국을 한국이 적극 거들고 있다는 깊은 의구심이다. 이런 근원적 불신을 누그러뜨리지 않고선 수교 20주년의 한중관계에 어떤 반등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미관계에선 “요즘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는 MB 정부의 ‘한미동맹 복원’이 낳은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서 균형과 신뢰라는 근본적 질문에 늘 직면해야 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운명일지도 모른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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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최고위원 4人

    ■ 최고위원 박영선근소한 차로 3위… 입지 굳혀2위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3위로 당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MBC 앵커 출신으로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BBK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2008년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민주당 첫 여성 정책위의장에 기용됐다. 지난해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선출됐으나 야권통합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패했다. △경남 창녕(52)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 △MBC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경제부장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 △민주당 정책위의장 ■ 최고위원 박지원국민경선으로 ‘당권 꿈’ 불발오래전부터 당권 도전을 준비했으나 야권통합 과정에서 경선 룰이 바뀌면서 ‘킹메이커’ 대표의 꿈은 불발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DJ의 복심이자 민주통합당 내 대표적인 정보·전략통이다. 1980년대 초 미주지역한인회장 시절 미국에 망명 온 DJ와 친분을 쌓았다. 1992년 전국구(비례대표)로 정치권에 들어와 ‘DJ의 입’으로 활약했다. 대북 송금 특검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전남 진도(70) △문태고, 단국대 경영학과 △14대, 18대 의원(전남 목포)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 최고위원 이인영386 대표주자… ‘리틀 김근태’당내 386그룹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 출신으로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구속돼 옥고를 치렀다. 1980년대 말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서 활동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권유로 2000년 정치권에 입문했다. ‘리틀 김근태’로 불린다. 16대 총선 낙선, 17대 당선, 18대 낙선의 부침을 거듭했다. △충주(47) △충주고, 고려대 국문학과 △민주당 최고위원 △17대 국회의원(서울 구로갑)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상임선거대책본부장 ■ 최고위원 김부겸대구 출마 배수진 치고 당선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인 경기 군포를 떠나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1977년(유신반대 시위), 1980년(‘서울의 봄’ 주도), 1992년(‘이선실 사건’ 관련 불고지죄) 등 세 번 구속 전력이 있는 운동권 출신 3선 의원. 첫 배지는 한나라당에서 달았지만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SBS 주말 드라마 ‘폼나게 살거야’에 출연하는 윤세인(본명 김지수)이 딸. △경북 상주(54)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 △민주당 기획실장 △16, 17대, 18대 의원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 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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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채널A 선정 2011 10대 뉴스]김정일- 카다피-무바라크 ‘철권’ 지고,분노한 ‘주권’ 일어서다

    《 2011년은 독재자 몰락의 해였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와 이집트의 철권 통치자를 권좌에서 몰아냈고,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는 사살됐다. 북한 김정일은 자연사했지만 후세의 평가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선 정당정치를 위협하는 시민단체의 세력화가 일어났고, 세계적으론 각국의 재정위기와 함께 ‘점령하라(Occupy)’ 시위가 확산된 해이기도 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국내외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국내북한의 운명은 29세 김정은 손에…북한을 37년간 철권 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2월 17일 사망했다. 29세에 불과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권력을 물려받아 현대사에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이 이뤄졌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2012년을 맞게 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구제역 348만마리 매몰… 침출수 유출 우려구제역 확산으로 소 15만1000마리, 돼지 331만8000마리, 염소 8000마리 등 총 348만5000마리의 가축이 매몰 처분됐다. 피해액만 3조 원에 이르러 축산 농가가 사실상 초토화됐다. 부실 매몰로 침출수 유출에 따른 2차 환경오염 우려도 나왔다. 육류와 우유 가격 폭등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저축은행 16곳 퇴출… 구명로비 수사 확대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부실을 키운 16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철퇴를 맞았다. 퇴출을 피하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로비를 한 데다 사전인출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5000만 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 등 7만여 명이 피해를 봤다. 구조조정은 일단락됐지만 추가 퇴출 우려는 남아 있다.영화 같은 ‘아덴 만의 여명’… 석 선장 ‘기적’작전명 ‘아덴 만 여명작전’. 청해부대 구축함 최영함이 1월 21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전원을 피랍 6일 만에 구출했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작전 과정에서 목숨을 걸고 기지를 발휘했다. 작전 과정에서 총탄 6발을 맞은 석 선장은 불굴의 의지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한국 ‘그랜드슬램’강원 평창이 7월 6일 남아공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2010년과 2014년 대회 유치전에서 캐나다 밴쿠버, 러시아 소치에 역전패한 뒤 세 번째 도전한 끝에 쾌거를 이뤘다. 8월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개최해 세계 6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F1)을 달성했다.16명 앗아간 우면산 참사… 방재예산 확충기후변화로 1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7월 27일 전국적인 산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서울 우면산에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16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는 단순한 ‘천재(天災)’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내년에 5조 원을 투입해 재난관리 개선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성폭행 처벌법 바꾼 영화 ‘도가니’의 힘광주 인화학교 교직원들이 장애원생들을 성폭행한 사건이 6년 만에 재조명됐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과 영화 ‘도가니’가 나오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성폭행 교직원 14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또 장애인이나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하면 실형을 받도록 법규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오세훈 사퇴… 정치권 ‘빅뱅의 소용돌이’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투표율이 미달돼 오세훈 시장이 사퇴하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장외 강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정당정치의 위기’가 불거지면서 정치권은 ‘빅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한미 FTA 4년만에 통과… ‘최루탄 국회’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상 서명 4년 4개월 만인 11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둘러싼 야당의 반발이 거셌고,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헌정 사상 초유의 불상사가 벌어졌다. 미국, 유럽연합(EU)과의 FTA 완료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자유무역지대로 확보했다.아시아 넘어… K팝 열풍 지구촌으로 확산프랑스,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페루…. 2011년 유튜브는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염원하는 세계 팬들의 플래시몹과 댄스로 들썩였다. 6월 SM엔터테인먼트 프랑스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런던,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공연이 개최되며 팝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에까지 진출했음을 증명했다.■ 국제철옹성 흔든 ‘아랍의 봄’은 진행형철옹성 같던 중동·북아프리카의 독재자들이 분노한 국민들의 힘에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1월 튀니지 벤 알리 대통령의 망명을 시작으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도 쫓겨났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반군에게 비참하게 사살됐다. 예멘과 시리아에선 유혈투쟁이 현재진행형이다.日동북부 규모 9.0 강진… 원전 안전도 흔들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덮친 리히터 규모 9.0의 초대형 강진과 뒤를 이은 쓰나미가 1만58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실종자도 3400여 명이다. 미국지질조사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4번째 규모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까지 이어져 세계는 ‘제2의 체르노빌’ 공포에 떨었다. 원전사고 수습비용만 최대 200조 원이 넘는다.英윌리엄 왕세손, ‘평민’ 미들턴과 결혼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과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8년 연애 끝에 4월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세대답게 왕실의 오랜 전통을 조금씩 비켜가며 21세기의 판타지를 새롭게 연출한 결혼식이었다. 왕세손비는 결혼 이후 서민적인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美특수부대 ‘9·11테러 주범’ 빈라덴 사살9·11테러의 주범으로 14년 넘게 세계 테러리즘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알카에다 수장 빈라덴이 5월 1일 파키스탄에서 미 특수부대의 기습을 받고 숨졌다. 산악지역 동굴이 아닌 버젓한 주택에 은신해 있던 그의 마지막을 놓고 위선 논란도 일었다. 서방세계는 “정의가 마침내 구현됐다”며 기뻐했지만 일부 이슬람권에선 애도하는 반응을 보였다.다문화 사회 겨눈 테러범 총구에 77명 희생노르웨이의 극우 민족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7월 22일 오슬로의 정부청사를 테러하고 집권당 청소년 정치캠프가 열리던 우퇴위아 섬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이 숨졌다. 무슬림을 증오하고 다문화를 배격해 온 그의 범행은 포용을 통해 세계 문명을 이끌어 온 유럽의 다문화 사회에 충격을 줬다.사상 초유 美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휘청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8월 5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에서 ‘AA+’로 강등해 세계경제가 출렁였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로 번져갔고 위기를 맞은 국가들의 도미노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우주-군사 中의 굴기… 美는 아시아 회군명실상부 주요 2개국(G2) 위치에 오른 중국이 우주 해군 고속철 등 각 분야에서 야심 찬 팽창을 거듭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호주를 방문하고 해군기지를 설치키로 하는 등 ‘아시아 회군’을 본격화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중국 경제 견제 논의도 한창이다.‘1%의 땅’ 자본주의 심장부 점령한 99%9월 17일 자본주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우리는 99%다’라는 구호를 통해 상위 1%에 집중된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며 거리를 점령했다. 시위는 미국 내 주요 도시와 유럽 아시아로 번졌다.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논의들이 시작됐다.‘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췌장암 사망21세기 정보기술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가 10월 5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 시대를 열었던 그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했다. 숱한 좌절을 겪으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드라마 같은 삶은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많은 감동과 영감을 줬다.미얀마 군정 종식… 수치 여사 보선 출마미얀마에서 근 50년간의 군사정부 시대가 종식됐다. 올 3월 출범한 미얀마 민간정부는 민주적 개혁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아웅산 수치 여사는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2월 미얀마를 방문하자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중국도 다급히 움직였다.}

    •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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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칭 미꾸라지 노다 日총리…“추어탕 주세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개설된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가 늘어난다.18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130억 달러인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를 늘리기로 하고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간의 정상회담에 이 방안을 의제로 올릴 방침이다. 한일 양국은 2008년 12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170억 달러는 지난해 4월 만기가 끝났다. 당시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만기 연장을 하지 않았다.두 정상은 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양국관계의 발전 방안, 동북아시아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노다 총리는 일제강점기에 수탈당한 조선왕실의궤 등 중요 도서 5책을 들고 이틀 일정으로 18일 입국했다.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노다 총리는 19일 청와대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조선왕조의궤 3책(대례의궤 1책,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책)과 정묘어제 2책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노다 총리는 입국 후 첫 일정으로 서울 강남의 한 대형 한식당을 찾아 쇠고기 양념갈비와 한우 등심을 먹었다. 간단한 반주로 소주와 맥주에 이어 막걸리까지 테이블에 올랐다. 노다 총리는 통상의 한국식 식사로 제공되는 된장찌개나 냉면 대신 추어탕으로 식사를 했다. 이 식당에선 추어탕을 팔지 않지만 노다 총리 측의 사전 요청에 따라 조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 출신인 노다 총리는 8월 민주당 대표경선에서 승리한 뒤 스스로를 ‘금붕어가 아닌 미꾸라지’라고 부르며 “진흙 속을 돌아다니는 미꾸라지처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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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측근비리 엄정조사 밝힐듯

    한나라당이 26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해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괴롭다”면서도 과거 정부의 권력형 비리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정권들은 늘 집권 후반기에 권력, 측근, 친인척, 고위공직자의 비리로 침몰했다”며 “청와대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비리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조속히 수사해 실체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도 “청와대는 특단의 기구를 만들어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측근 비리라지만 과거와 달리 큰 뇌물을 받고 이권에 개입하는 식의 권력형 비리가 아니지 않으냐. (권력 차원의) 구조적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청와대 기류를 전했다.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대책회의를 열어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전면적 조사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 靑 “괴롭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는 아니지 않나”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대구시당 당원간담회에서 “이 회장과 몇 차례 통화했고 어제 만났다”며 “이 회장은 대선 전후로 (신 전 차관에게) 10억 원 정도를 준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전 차관이 대통령선거 전후에 미국을 3, 4차례 방문하면서 SLS 해외법인 카드를 사용했다며 “이것을 제출하면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박 전 원내대표는 “모 언론에 이 정권 실세에게 몇십억 원을 줬다고 한 것이 1면 톱으로 나왔다”며 “(이 회장이) 자기도 떨려서 얘기를 못하지만 완전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밝혀지면 이명박 정권은 흔들흔들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한편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은 “이 회장이 법인카드 사용전표 등 자신의 폭로 내용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폭로자가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수사를 확대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 회장 진술의) 패턴이 선뜻 납득이 안 된다”며 “기자회견을 보면 (신 전 차관과) 아직 좋은 관계라는데 (잇단 폭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과정의 외압 의혹에 대해서만 수사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

    •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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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이 ‘한민족 始原’ 찾아간 까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말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의 부랴트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부랴트공화국은 ‘한민족의 시원(始原)’으로 여겨지는 바이칼 호수가 있는 곳이다. 주민 100만 명 가운데 25%가량이 한국인과 생김새가 비슷한 부랴트인이다. 최근 부랴트공화국 관광청 초청으로 울란우데를 방문한 길에 김 위원장의 동선을 추적해 봤다.김 위원장의 종적을 가장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은 세계 최대의 레닌 두상이 있는 중앙광장이었다.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동시베리아문화예술대학의 라다 바이르마 교수(여)는 소상하게 당시 상황을 전했다.김 위원장 일행은 울란우데 도착 이틀째인 지난달 24일 오전 10시쯤 1990년대식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를 타고 중앙광장에 나타났다. 광장 오른쪽에 대기하고 있다가 김 위원장을 맞은 라다 교수는 “그가 권위주의적인 인물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웃집 할아버지같이 친근했다”고 말했다. 악수하는 힘은 강하거나 약하지 않고 평범했다고 한다.김 위원장은 라다 교수를 고려인이라고 생각한 듯 한국말로 “조선말을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라다 교수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조금 벌려 보이며 “조금, 조금”이라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두상의 재료는 뭐냐. 안은 채워져 있느냐”고 물었다. 라다 교수는 “청동으로 만들었고, 내부는 텅 비어 있다”고 설명했다. 200여 m를 천천히 걸어 간 김 위원장은 레닌 두상 오른쪽에서 고개를 30도가량 숙여 목례한 뒤 곧바로 광장 입구에 세워진 그의 차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는 특별히 불편해 보이진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광장에서 머문 시간은 15분 정도였다.이후 김 위원장은 차량으로 20여 분 거리인 ‘메가타이탄’ 슈퍼마켓으로 이동했다. 메가타이탄을 찾았으나 종업원들은 함구로 일관했다. 입단속 지시가 내려진 게 틀림없었다. 김 위원장이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한국의 대형마트에 들른다면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김 위원장이 도착 첫날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인 바이칼 호수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도로가 울퉁불퉁하고 포장이 안 된 곳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부랴트공화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투르카 지역의 관광 중심 경제특구 현장을 시찰했고, 유람선을 타고 호수도 둘러봤다.현장에는 건물 몇 동만이 들어서 있을 뿐 황량함마저 느껴졌다. 아마도 김 위원장은 ‘투자’보다는 바이칼 호수가 한민족의 시원이라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 생전에 꼭 자신의 족적을 남기고 싶었는지 모른다.울란우데=오명철 문화전문기자 oscar@donga.com}

    •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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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용산기지 출입증 1장에 수백만원?

    주한미군사령부가 서울 용산기지를 비롯한 한국 내 미군기지를 드나들 수 있는 출입증이 불법으로 거래된 사실을 적발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군 범죄수사대(CID)는 지난달 말 민간단체나 기관, 개인에게 미군기지 출입증을 발급해 주고 장당 수십만∼수백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고위직 한국인 군무원 A 씨를 조사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A 씨가 사실상 ‘출입증 장사’를 해온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CID가 최근 A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보관자료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안다”며 “A 씨 외에 다른 관련자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당국은 A 씨의 혐의가 확인되면 한국 경찰에 신병을 넘길 방침이다. 2003년 일부 한국인이 미군기지 경비원에게 돈을 주고 임시 출입증을 받아 미군기지 내 카지노를 드나들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지만 주한미군의 정식 출입증이 불법 거래된 사실이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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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철희]어디선가 남북 접촉 2라운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4일 동부 시베리아의 군사기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핵물질 생산과 핵실험을 잠정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정일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에도 관심을 표시했다. 그의 발언에 얼마나 무게가 실려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답보 상태인 6자회담 재가동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정일은 그동안 러시아를 통해 회심의 카드를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에도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에게 “미국이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면 장거리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다”는 협상안을 내비쳤다. 2002년엔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 러시아는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개발에 나서게 한 원죄가 있는 나라다. 1990년 9월 한국과의 수교를 통보하기 위해 방북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당시 소련 외교장관은 북한 측의 격렬한 언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북한은 소련의 배신행위를 비난하며 “우리가 희망하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더는 얽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랬던 북한이 혈맹인 중국에는 깐깐하게 굴면서도 러시아에는 속내를 털어놓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명줄을 쥔 중국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이런 공포감을 완화하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석 달 전 김정일의 중국 방문에 이어 지난달 중국 창춘(長春)에서의 북-일 비밀접촉,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남북 비핵화 회담, 미국 뉴욕에서의 북-미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대외적 유화 행보를 계속해 왔다. 김정일은 이번에도 러시아라는 완충지대에서 국면전환의 계기를 만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남 행보도 주목된다. 북한은 ‘이명박 역도(逆徒)’라고 퍼부어왔던 대통령 실명 비방을 이달 5일을 기해 뚝 그쳤다. ‘이명박 역적패당’이라고 방송했던 부분을 ‘남조선 보수집권세력’으로 바꿔 재방송하기도 했다. 북한은 여전히 금강산의 남측 인력을 모두 쫓아내고 매년 그랬듯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하지만 아직까지 실명 비방을 재개하지는 않고 있다. 북한만의 변화는 아니다. 얼마 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이전보다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경기조를 고수하던 통일부도 북한이 접수 의사도 밝히지 않은 수해지원 물품을 보내겠다며 50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집행을 의결했다. 또 서해에서 표류하다 남하한 북한 주민들을 하루 만에 신속하게 보냈다. 불과 몇 달 전 북한 주민 27명을 표류 50일 만에야 송환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최근 ‘미국 측 소식통’의 말을 빌려 북한이 북-미 회담에서 북-미 간 최고위급 당국자회담, 즉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미국은 “먼저 한국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을 공산이 크다. 북-미 회담도 남북 회담이라는 징검다리를 거쳐 성사됐듯이…. 최근 남북 간의 묘한 기류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천안함, 연평도 사건의 해법 없이 남북관계 개선은 쉽지 않겠지만 모처럼 조성된 기류를 활용하는 대담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어디에선가 남북 비밀접촉 2라운드가 벌써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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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도착한 울란우데역 철통봉쇄… 교외 나가는 전철 하루종일 운행중단

    23일 밤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의 부랴트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기차역 주변 곳곳에는 경찰이 배치됐고 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마다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정차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플랫폼 쪽으로는 아예 접근이 불가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특별열차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24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었지만 평소와는 다른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사정에 따라 플랫폼이 변경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도착 플랫폼 변경을 알리는 안내방송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계속 우왕좌왕하며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주민들은 대부분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문 사실을 알고 있었다. ▼ 김정일, 옛 소련시대 전투기 공장 찾아… 호수서 유람선 타보고 수영 즐기기도 ▼한 택시운전사는 “언론 보도를 통해 김정일이 온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늘 시내에서 교외로 나가는 전철은 하루 종일 운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경(현지 시간) 전용 특별열차를 타고 울란우데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는 뱌체슬라프 나고비친 부랴트공화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극동 연방관구 대통령전권대표 빅토르 이샤예프와 시베리아 연방관구 대통령전권대표 빅토르 톨로콘스키가 특별열차를 함께 타고 김 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약 1시간 전부터 울란우데 역 주변에는 경찰과 보안요원들이 배치돼 역으로 향하는 통로를 전면 차단했고 언론의 접근도 막았다. 출근하기 위해 기차를 타려던 승객들이 역사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일부 승객은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약 20분 동안 진행된 영접 행사가 끝난 뒤 특별열차에 싣고 온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를 타고 현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울란우데에서 서북쪽으로 170km 정도 떨어진 바이칼 호 동쪽 호숫가의 투르카 마을을 찾았다. 바이칼 호로 흘러들어 가는 작은 강가에 있는 투르카 마을은 현재 관광 중심 경제특구로 개발되고 있다.울란우데의 지역 언론인 리아옴스크인포는 “김 위원장이 울란우데 역에 도착해 메르세데스벤츠에 탄 뒤 바르구진 지역 방향으로 향했다”며 “시민들은 김 위원장의 차량이 (최신식이 아니라) 1990년대식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는 등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바이칼 호의 물로 채워진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겼으며 바이칼 호에서만 자라는 민물고기인 ‘오물’ 구이 등 부랴트 전통음식을 맛보기도 했다.울란우데로 돌아온 김 위원장은 곧이어 외곽에 있는 항공기 제작공장 아비야자보드를 방문했다. 아비야자보드는 옛 소련 시절인 1930년대 말부터 수호이, 미그 전투기와 Mi-8, Mi-171 헬기를 함께 생산해온 유명 항공기 제작공장이다. 김 위원장이 투르카 마을과 아비야자보드를 방문하는 동안 도로에선 몇 시간 동안 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도로에는 20m마다 경찰관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호를 펼쳤다.러시아 통신인 프리마메디야는 김 위원장이 소스노비 보르(소나무 숲)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은 옛 소련군의 동부지역 최고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현재 러시아군 동부 군관구 소속 제11공수타격여단이 자리 잡고 있다. 소스노비 보르는 1990년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휴가를 보낸 적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한편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푸틴 총리가 내년 가을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러시아 언론 보도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반면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동거리를 훨씬 단축할 수 있어 중국을 거쳐 귀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울란우데=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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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철희]정전체제 60년의 피로증후군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총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조선)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은 6·25전쟁 발발 3년 1개월 만인 1953년 7월 27일 체결됐다. 협상은 1951년 7월 10일 개성에서 시작됐다. 미군 극동해군사령관 터너 조이 중장을 수석대표로 한 유엔군 측 대표단 5명 가운데 유일한 한국군 대표는 백선엽 장군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절대 반대’를 외친 회담에 유엔군 측의 지명을 받아 협상장에 들어간 그의 심정은 복잡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마주앉은 상대를 노려보는 것뿐이었다. 어느 날 북한 대표는 백지에 빨간 색연필로 낙서를 하더니 슬며시 나에게 보였다. ‘제국주의자의 주구는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 주먹으로 갈겨주고도 싶었지만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우리가 힘을 기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뿐이었다.”(회고록 ‘군과 나’에서) 이렇게 시작된 협상은 2년이나 계속됐다. 38선 전역에 걸쳐 참혹한 진지 쟁탈전이 벌어졌고 미군의 북폭도 이어졌다. 정전협상 시작 이전보다 이후의 희생자가 더 많았다. 그 사이 한국군 대표는 네 차례나 바뀌었지만 모두 유엔군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정한 이들이었다. 이승만은 이들을 만나면 언제나 “자네가 무슨 대표라지?”라고 물으며 못마땅해했다. 그럼에도 이승만은 처음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각료들에게도 침묵을 지키라고 지시했다. 김일성의 도발로 시작된 전쟁이지만 어느덧 미-중 전쟁이 된 상황에서 정전회담도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이승만은 저항하기 시작했다. 반공포로 2만7000명을 석방하는 실력행사까지 했다. 미국은 한때 쿠데타로 이승만을 축출할 생각까지 했지만 이승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벼랑 끝 전술로 이승만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승만은 끝내 정전협정 조인식에 한국군 대표를 참석시키지 않았다. 이는 지금까지도 한국의 당사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으며 미국을 향해 평화체제 전환을 운운하는 북한 측 주장의 빌미가 됐다. 정전협정 이후 남북 간에는 군사적 도발과 충돌이 끊이지 않았지만 제2의 6·25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수많은 정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이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가장 잘 유지되고 있는 협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정전협정은 전쟁의 종식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현상유지를 바라는 강대국들의 의사에 따른 전쟁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에 불과했고 이는 곧 한반도 분단의 고착화를 의미했다. 정전체제 60년이 됐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기본적인 대결구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이후 형성된 동북아의 신냉전 기류는 정전협정 당시의 ‘한미 대 북중’ 구도를 재현하고 있다. 당장 무력도발에 직면한 우리에겐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논의는 먼 이야기처럼 보인다. 다만 이미 1년이 훨씬 지난 천안함 대결구도가 마냥 계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상유지를 원하는 주요2개국(G2) 시대의 미국과 중국도 한반도 긴장 지속에 피로감을 느끼며 남북 당사자의 뜻과 관계없이 ‘천안함 정전체제’를 모색할 수도 있다. 정전협정이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듯 60년이 지난 지금도 선택의 폭은 제한돼 있다.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이철희 정치부 차장 klimt@donga.com}

    •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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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깃줄에 걸려 공군훈련기 추락… 2명 순직

    21일 오후 1시 30분경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리 농로에 공군 T-103 훈련기 1대가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기는 이날 청원군 공군사관학교 예하 212비행교육대대에서 이륙한 뒤 비행훈련을 하다 활주로에서 약 1.8km 떨어진 지점에서 추락했다. 사고 직후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해 사고기의 화재 진압과 탑승자 구출에 나섰지만 훈련기에 타고 있던 비행교수 남관우 씨(54·2급 군무원)와 이민우 소위(24·공사 59기)는 현장에서 순직했다. 예비역 대령(공사 30기)인 남 씨가 공사에 진학해 조종사와 비행교수가 된 것은 부친 남상구 씨(80)의 영향이 컸다. 부친도 공군 조종사 출신 예비역 대령(조종간부 5기)으로 1972년부터 14년간 212교육대대에서 비행교수로 근무했다. 아들이 공사 생도로 초등비행 교육을 받으러 212교육대대에 들어갔을 때도 남 씨는 교관생활을 하고 있었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비행훈련을 받은 많은 장교는 지금도 남상구 교수를 가장 훌륭한 비행교수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남 씨는 대령 만기 전역을 4년여 앞둔 2009년 부친처럼 비행교수가 되기 위해 전역한 뒤 212교육대대 비행교수가 됐다. 동료 교수들은 “누구보다 비행을 좋아했고 후배 양성에 보람을 느꼈던 남 교수가 부친보다 먼저 순직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군은 성일환 참모차장(중장)을 위원장으로 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T-103의 비행훈련을 금지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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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의정부 등 다른 기지에도 운반”… 軍은 침묵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몰 의혹 파문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주한미군의 고엽제 반입과 처리 실태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1970년대 초 캠프 캐럴 외에 경기 의정부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미군기지로도 고엽제로 추정되는 다량의 드럼통을 옮겼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지만 군 당국은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캠프 캐럴 내에 다량의 고엽제를 묻었다는 의혹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미국과 공동조사에 신속히 합의한 것도 이번 사안이 그만큼 충격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과거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한군 예상 침투로의 수풀과 잡목을 없애기 위해 고엽제 살포작전을 공동으로 벌인 사례를 볼 때 정부가 주한미군의 고엽제 반입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9년 주한미군이 DMZ 인근에 고엽제를 뿌렸다는 비밀문서가 공개된 뒤 국방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1968, 69년 DMZ 인근에 모두 5만9000갤런의 고엽제를 뿌렸으며 이 중 독성이 강한 에이전트 오렌지는 2만1000갤런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고엽제 살포는 미2사단이 먼저 요구했고 한국군도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1969년 이후에도 한미 군 당국이 소규모로 고엽제 살포작전을 벌인 점에 비춰볼 때 실제 반입량은 5만9000갤런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쓰고 남은 고엽제의 상당량을 미국으로 가져가지 않고 주한미군이 주둔한 한국으로 들여와 몰래 폐기했을 개연성을 제기한다. 한 전문가는 “미군이 느슨한 한국의 환경 감시를 틈타 한국 정부 몰래 들여왔거나 한국이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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