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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때 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건강과 질병’ 최신호의 ‘우리 국민의 식생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 본격 확산된 2020년 아침, 점심, 저녁을 거른 사람의 비율이 각각 34.6%, 10.5%, 6.4%로 나타났다. 3명중 1명은 아침을 거르고, 10명 중 1명은 점심을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국민 약 1만 명이 참여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데이터를 가공해 산출한 결과다. 결식 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보다 각각 3.3%p, 2.5%p, 0,9%p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외출이 줄고 재택근무나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식습관이 불규칙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질병관리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 관계자는 “아침을 먹는 사람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19 이후 점심 결식률이 늘어난 게 주목할 만한 점”이라며 “2020년 점심을 먹지 않은 사람 수가 전년 대비 약 1.3배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비중도 늘어났다. 아침 혼밥은 2019년 41.6%에서 2020년 42.5%로, 점심은 23.0%에서 26.5%로, 저녁은 17.9%에서 19.4%로 각각 증가했다. 배달·포장 음식을 하루 1회 이상 섭취한 사람의 비율도 2019년 15.4%에서 2020년 18.7%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집에서 요리해 식사를 하는 ‘집밥(가정식) 하루 1회 이상 섭취한 비율’은 78.7%에서 79.5%로 늘었다. 연구팀은 “배달음식 뿐 아니라 밀키트 등 편의식품이 증가한 게 외식보다는 집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하루 1회 이상 외식을 한 사람의 비율은 28%로 전년(33.3%)보다 대폭 줄었다. 가족 외 사람과 동반으로 식사하는 비율도 줄었다. 이 역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2019년 1천943.7㎉에서 2020년 1천894.8㎉로 소폭 줄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특히 주요 식품군 중에서는 채소류(252.6g→244.6g)와 과일류(135.0g→120.8g)의 하루 섭취량이 줄었다.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유병율 증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식습관 변화는 식품 및 영양소 섭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로 인해 건강 상태의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며 “비대면 영양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의 영양교육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애연가 김모 씨(4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유입된 2020년 상반기(1∼6월)부터 궐련 대신 전자담배로 바꿨다. 20년 가까이 궐련을 피운 김 씨는 그동안 “전자담배는 맛이 없다”고 여겨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벗고 건물 밖에서 흡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전자담배는 냄새와 연기가 적어 개인 사무실 안에서 흡연을 해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김 씨는 “별다른 제약 없이 사무실 안에서도 담배를 꺼내 물다 보니 흡연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흡연과 관련된 지표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전체 흡연율은 소폭 떨어졌다. 하지만 흡연자 한 명이 피우는 담배의 양은 예전보다 많아졌고, 담배 판매량도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연 관련 국가사업이 위축되고, 금연 시도율도 낮아지는 등 담배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1인당 흡연량 다시 늘어 코로나19를 거치며 전체 흡연율은 소폭 감소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2021년 성인 흡연율은 19.1%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19.8%)보다 소폭 줄었다. 성인 남성 흡연율도 35.6%로 같은 기간 약 1%포인트 줄었다. 흡연율 등 통상적인 건강 지표로는 ‘건강 최대의 적’인 담배의 위험성을 인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담배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흡연자 1인당 흡연량은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1년 흡연자 1인당 하루 15.3개비에서 2019년 12.4개비까지 줄었지만 2020년 다시 13.5개비로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전자 및 액상담배 소비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피우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 흡연량이 증가했다.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흡연자는 하루 평균 8.7개비를 피우지만,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면 흡연량이 2배 가까운 17.1개비까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현재 담뱃잎으로 만든 연초만 담배사업법의 적용을 받고, 전자담배는 사실상 사각지대”라며 “전자담배도 법적 규제를 받을 수 있게 담배의 정의를 확장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담배 흡연자 10명 중 8명이 실내에서 ‘몰래 흡연’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팀이 영국 담배규제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의 79.2%가 최근 한 달 사이 ‘몰래 흡연’을 했다고 응답했다. 전자담배 여파로 국내 담배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일반 담배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담배, 무연담배 등의 판매액은 지난해 2조3210억 원에서 2024년 3조2240억 원으로 1.4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 조사에서도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모두 4억4000만 갑이 팔려 전년보다 판매량이 17.1% 늘었다.○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한 흡연자 흡연자 건강 상태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악화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내외 생화학 학술 연구에 따르면 담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를 증가시킨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수용체를 체내에 더 많이 축적하고 있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5배가량 높다. 특히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모두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감염 가능성이 약 7배나 높다는 연구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더 높다. 담배의 독성물질들이 심혈관과 폐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확진자의 예후를 나쁘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 팀에 따르면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 흡연자는 궐련 사용자에 비해 체내 염증과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티닌과 혈중 요산이 높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 하지만 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담배를 끊기 위해 국가금연지원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2020년 상반기 약 9만 명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금연 성공자 비율도 22.3%로 전년(38.5%)보다 떨어졌다. 2020년 금연 시도율 역시 흡연자의 52.5%로 역대 최저였다. 김길용 국가금연지원센터 금연정책팀장은 “흡연이 코로나19의 감염과 중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인자로 밝혀졌지만 담배 회사들은 각종 판촉 및 광고를 교묘하게 확대해 왔다”며 “이 세상에 무해한 담배는 없고,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금연이라는 점을 알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애연가 김모 씨(4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유입된 2020년 상반기(1~6월)부터 궐련 대신 전자담배로 바꿨다. 20년 가까이 궐련을 피운 김 씨는 그동안 “전자담배는 맛이 없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벗고 건물 밖에서 흡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전자담배는 냄새와 연기가 적어 개인 사무실 안에서 흡연을 해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김 씨는 “별다른 제약 없이 사무실 안에서도 담배를 꺼내 물다 보니 흡연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흡연과 관련된 지표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전체 흡연율은 소폭 떨어졌다. 하지만 흡연자 한 명이 피우는 담배의 양은 예전보다 더 많아졌고, 담배 판매량도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연 관련 국가 사업이 위축되고, 금연 시도율도 줄어드는 등 담배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1인당 흡연량 다시 늘어 코로나19를 거치며 전체 흡연율은 소폭 감소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2021년 성인 흡연율은 19.1%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19.8%)보다 소폭 줄었다. 성인 남성 흡연율도 35.6%로 같은 기간 약 1%포인트 줄었다. 흡연율 등 통상적인 건강 지표로는 ‘건강 최대의 적’ 담배의 위험성을 인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담배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흡연자 1인당 흡연량은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1년 흡연자 1인당 하루 15.3개비에서 2019년 12.4개비까지 줄었지만 2020년 다시 13.5개비로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전자 및 액상 담배 소비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피우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 흡연량이 증가했다.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흡연자는 1일 평균 8.7개비를 피우지만,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면 흡연량이 2배 가까운 17.1개비까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현재 담배사업법은 담배 잎으로 만든 연초만 적용받고 전자담배는 사실상 사각지대”라며 “전자담배도 법적 규제를 받을 수 있게 담배의 정의를 확장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담배 흡연자 10명 중 8명이 실내에서 ‘몰래 흡연’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영국 담배규제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의 79.2%가 최근 한 달 사이 ‘몰래 흡연’을 했다고 응답했다. 전자담배 여파로 국내 담배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일반 담배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담배, 무연담배 등의 판매량은 지난해 2조3210억 원에서 2024년 3조2240억 원으로 1.4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 조사에서도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모두 4억4000만 갑이 팔려 전년보다 판매량이 17.1% 늘었다.●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한 흡연자 흡연자 건강 상태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악화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내외 생화학 학술 연구에 따르면 담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를 증가시킨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수용체를 체내에 더 많이 축적하고 있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5배 가량 높다. 특히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모두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감염 가능성이 약 7배나 높다는 연구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더 높다. 담배의 독성물질들이 심혈관과 폐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확진자의 예후를 나쁘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팀에 따르면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 흡연자는 궐련 사용자에 비해 체내 염증과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티닌과 혈중 요산이 높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하지만 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담배를 끊기위해 국가금연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2020년 상반기 약 9만 명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금연 성공자 비율도 22.3%로 전년(38.5%)보다 떨어졌다. 2020년 금연시도율 역시 흡연자의 52.5%로 역대 최저였다. 김길용 국가금연지원센터 금연정책팀장은 “흡연이 코로나19의 감염과 중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인자로 밝혀졌지만 담배 회사들은 각종 판촉 및 광고를 교묘하게 확대해왔다”며 “이 세상에 무해한 담배는 없고,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금연이라는 점을 알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김승희 전 의원(사진)은 공직과 국회 경험을 갖춘 의약품 전문가다. 김 후보자는 1988년 복지부 전신인 보건사회부 연구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약 30년 동안 식품 의약품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전신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첫 여성 차장을 지냈고, 2015년 식약처장에 임명됐다. 이후 2016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서 활동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억력을 언급하면서 “건망증이 치매 초기 증상”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 시절 꼼꼼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의약품 분야에서 주로 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 김 후보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국민을 위한 보건복지 정책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68) △서울대 약학과 △미국 노터데임대 화학박사 △식약처장 △20대 국회의원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사후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람이 지난해만 17만 명을 넘어섰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희망 등록자가 17만5864명을 기록했다. 2020년(12만9644명)보다 4만6000여 명이 늘어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장기 기증 희망자가 8만8865명, 인체조직은 7만68명, 조혈모세포는 1만6931명이다. 기증 희망자가 늘고 있지만 실제 기증 사례는 주요국에 비해 적은 실정이다. 지난해 뇌사 기증자는 442건으로 전년(478명)보다 소폭 줄었다. 국내 인구 100만 명당 뇌사 기증률은 9.22명으로 미국(38.03명), 스페인(37.40명), 영국(18.68명), 독일(11.00명)보다 적다. 지난해 장기이식 대기자는 4만5830명으로 전년(4만3182명)보다 늘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실제 기증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함께 ‘K리그와 함께하는 장기 기증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영기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장은 “2022년 월드컵의 해를 맞아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생명 나눔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지원해 달라.”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에 참여했던 남측 대표단은 이 같은 북측의 요구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고 한다. 약, 주사기 등 기초물품 지원을 논하는 자리에서 고가의 의료장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북한 의료계가 MRI를 활용할 역량은 있는지, 전기 사정으로 장비가 제대로 가동될지, MRI가 대북제재 품목은 아닌지 등 고민스러운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당시 남북 대화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MRI 장비가 평범한 북한 사람들보다 김씨 패밀리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고 했다. 실제 탈북한 고위 인사에 따르면 북한은 2014년까지 MRI 장비가 단 2대뿐이었다고 한다. 남과 북의 ‘동상이몽(同牀異夢)’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우리는 보건의료 분야를 지속적 남북 교류를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려는 생각이 강했다. 예컨대 주사기 또는 약품 공장을 지어주되 공장 운영에 남측의 전문가 또는 의료물품을 지속적으로 투입시키는 모델을 원했다. 하지만 북한은 일회성 지원을 선호했다. 공장 건설 후 운영에 대해선 남측의 참여를 꺼렸다고 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의료 현실은 그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는 영역”이라며 “받고 끝내려는 북측과 계속 교류하려는 남측의 줄다리기가 팽팽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대북 코로나 지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에도 남과 북의 동상이몽이 상당할 수 있다며 우려한다. 대표적인 품목이 바로 먹는 치료제다. 이미 하루 수십만 명의 발열자가 나온 상황에서 북한에 가장 필요한 건 백신보단 치료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공급난 탓에 먹는 치료제의 국내 재고가 북한에 내줄 만큼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반면 백신은 국내 폐기량이 상당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 방역 당국 안팎에선 1000만 회분 이상의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북측에 백신이 공급돼도 1, 2차 접종과 항체 형성까지 적어도 한두 달이 필요하다. 북한에 당장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콜드체인 등 보관 기술 부족으로 백신이 제대로 관리될지도 미지수다. 결국 KF80 이상 마스크나 감기약 등 기초적인 의약품을 지원하는 게 현실적인데 북한엔 매력적인 품목이 아닐 수 있다. 코로나 대북지원은 최대한 차분한 접근법이 필요해 보인다. 힘을 빼고 인도주의적 지원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삼으려는 욕망이 커지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우려가 있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기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통하는 게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새 정부가 출범 후 첫 남북 대면이라는 상황을 지나치게 의식해 소탐대실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국무총리와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방역 컨트롤타워’를 구성하는 주요 인사들이 빠진 회의였다. 정부는 일단 다음 주부터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의 격리치료 의무화 해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총리-장관-질병청장 모두 빠진 방역회의새 정부의 첫 중대본 회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주요 부처 고위 인사들이 불참한 채 진행됐다.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기존 중대본 간부들은 모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그 대신 새 정부에서 복지부 2차관에 임명된 이기일 제1총괄조정관이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이런 ‘반쪽 중대본 회의’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늦어지고,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국무총리와 복지부 장관이 임명되기 전까지는 중대본 회의를 과도기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주 2회 회의를 열고 대국민 방역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첫 과제는 격리치료 의무 해제새 정부의 첫 방역 정책 ‘시험대’는 코로나19 격리치료 의무화 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4주간의 이행기를 거쳐 23일 격리의무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격리의무가 사라지면 재택치료 등도 사라져 코로나19도 독감처럼 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새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격리의무 해제 시점으로 ‘정부 출범 후 50일 이내’인 6월 말 전후를 제시했다. 이전 정부보다 방역 해제를 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였다. 이 총괄조정관은 이날 “5월 첫째 주 코로나19 위험도가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중간 수준으로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기 직전이었던 올 1월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다음 주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격리치료 해제 시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확진자 10만 명 이내를 격리의무 해제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 총괄조정관은 “현재 우리 의료체계와 방역대응 역량으로는 주간 하루 평균 10만 명 이내의 확진자가 나온다면 큰 문제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일 내 코로나19 대응 정비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은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3월 셋째 주 40만4000명에 달했지만 5월 첫째 주 3만8000명까지 줄었다. 지난주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312명으로 전주 대비 27.8% 감소했고, 사망자 수는 495명으로 전주 대비 35.7% 줄었다. 정부는 새 정부 출범 100일 내에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정책 △지속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 △취약계층 보호 △안전한 백신과 충분한 치료제 등 4가지 목표를 강조했다. 또 고연령층,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하루 안에 코로나19 검사부터 치료제 처방까지 받는 ‘패스트트랙’ 체제를 이르면 6월 도입하기로 했다.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거점전담병원으로 곧장 연계해 우선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새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의무를 없애는 방안을 다음 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첫 중대본 회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주요 부처 고위 인사들이 불참한 채 진행됐다.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기존 중대본 간부들은 모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대신 새 정부에서 복지부 2차관에 임명된 이기일 제1총괄조정관이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국무총리, 복지부 장관이 임명되기 전까지는 과도기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방역 콘트롤타워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은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격리의무가 사라지면 재택치료 등이 사라져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하는 체제로 바뀌게 된다. 이 총괄조정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5월 첫째주 코로나19 위험도가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중간 수준으로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기 직전이었던 올 1월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다음 주에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안착기 진입 시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격리치료 해제 시점은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4주 간의 이행기를 거쳐 이달 23일경 격리치료 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 정부는 취임 후 ‘50일 이내’인 6월 말경을 해제 시점으로 제시해왔다. 이 총괄조정관은 “현재 우리 의료체계와 방역대응 역량으로는 주간 하루 평균 10만명 이내의 확진자 발생 수준 이하라면 큰 문제없이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격리치료 해제가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은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3월 셋째주 40만4000명에 달했지만 5월 첫째주 3만8000명까지 감소했다. 지난주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312명으로 전주 대비 27.8% 감소했고, 사망자 수는 495명으로 전주 대비 35.7% 줄었다. 한편 정부는 새 정부 출범 100일 내에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코로나 대응체계를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정책 △지속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 △취약계층 보호 △안전한 백신과 충분한 치료제 등 4가지 목표를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 1만 명 항체검사 결과가 나오면 과학 방역의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이번 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및 손실 보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의 코로나19 관리 방안을 두고 현 정부와 인수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당초 이번 주 결정하기로 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시기 등이 결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24일 “이번 주에 코로나19 방역 부분에 대해 먼저 발표하고 이틀 후에 손실 보상에 대한 부분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25일에도 코로나19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보건의료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대책 발표 때 앞서 제동을 걸었던 현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의무 격리 해제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이 되는 25일부터 4주 동안 확진자의 7일 의무 격리를 유지하되, 유행 상황이 안정되면 다음 달 23일부터 의무 격리를 없앨 방침이었다. 또 중대본은 29일경 실외 마스크 관련 방침을 발표할 예정인데, 다음 달 2일부터 의무화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구상대로라면 5월 말부터는 실내 마스크만 남고 모든 일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인수위가 잇따라 이런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인수위는 정부 계획을 두고 “마치 코로나19가 없는 것처럼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K방역’의 성과로 일상 회복을 내세우려는 현 정부와 방역 완화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인수위의 입장 차가 커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現정부서 일상회복 마무리” vs “코로나 재유행땐 새 정부 부담” 新舊권력 방역완화 엇박자의무격리-실외마스크 해제 놓고 “국민들에 보답” “성급한 결정” 맞서격리해제는 국가마다 상황 다르고 ‘실외 마스크 착용’은 대부분 해제극장팝콘-마트시식, 오늘부터 허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를 놓고 현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방역 완화를 서두르는 정부 발표에 인수위가 ‘신중론’으로 제어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는 방역당국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신구(新舊) 권력의 입장 차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국민 혼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K방역 마무리” vs “재유행 걱정”다음 달 9일 임기가 끝나는 현 정부로서는 정권 내 일상 회복을 마무리 짓는 것이 큰 성과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방역의 ‘시작’이었던 만큼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일상 회복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른바 ‘K방역’을 마무리하고 고생한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새 정부 출범 전에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면 새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지금 방역을 완화했다가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새 정부가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소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것은 방역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등장도 고민거리다. 인수위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만약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거리 두기를 다시 시행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현재 방역 완화가 새 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해외선 실외 마스크 의무 대부분 해제현재 정부와 인수위가 입장 차이를 보이는 방역 조치는 크게 확진자 의무 격리 해제와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등 2가지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의무 격리는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다. 현재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선 의무 격리가 없다. 반면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은 한국처럼 7일 의무 격리를 한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는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대부분 해제됐다. 영국과 일본은 실내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했고 미국은 대중교통에서만 마스크를 쓰면 된다. 일단 국내 전문가들은 의무 격리 해제에 신중한 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여전히 고위험군에게 위험한 감염병”이라며 “의무 격리를 아예 없애버리면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방역 해이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면서도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가 자칫 방역 긴장감 해이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늘부터 영화관서 ‘팝콘’ 가능 25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기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된다. 또 방역 조치가 상당 부분 완화된다. 영화관, 노래방, 실내 스포츠관람장 등 18개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를 먹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맥’을 먹을 수 있다. 지하철과 택시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대중교통 중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밀집도가 높아 취식 금지가 유지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이날부터 시식 코너를 운영할 수 있다. 단, 시식 코너 간 3m, 시식자 간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는 게 권고사항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자녀 관련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정 후보자에 대해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19일 밝혔다. 윤 당선인의 측근을 기용하면서 인사 검증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6·1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에 대한 거리 두기를 한 채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40년 지기’ 잘못 알려진 사실” 거리 두기윤 당선인 측은 이날 윤 당선인과 정 후보자가 ‘40년 지기’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40년 지기라는 표현이 여러 곳에서 인용돼 보도되는 것을 봤다”면서 “이 두 분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검사, 의사로 각자 바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 오신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출신 지역도, 학교도, 활동 무대도 달라 인연이 깊지 않다는 뜻이다. 배 대변인은 이어 “정 후보자도 40년 지기라는 표현이 상당히 민망하다고 언론에 말한 걸로 안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각각 (정 후보자는) 경북대를 다니고 (윤 당선인은) 서울대를 다녔다. 무슨 40년 지기인가”라며 “윤 당선인이 경북하고 무슨 관련이 있다고 거기에 죽마고우가 있나”라고 말했다. 40년 인연은 정 후보자가 3월 한 지역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정 후보자는 당시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에 대해 “40년을 한결같은 친구”라며 “(초임 검사 시절) 공무원 봉급을 받아 가면서도 주변에는 아낌없이 베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동기를 통해 친구인 정 후보자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 측은 ‘측근 기용’과 ‘부실 검증’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정 후보자에 대해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등은 정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윤 당선인의 측근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尹 말한 ‘부정의 팩트’에는 도덕성까지 포함”윤 당선인 측은 동시에 정 후보자에 대해 “위법 행위는 없었다”며 방어막을 치던 데서 한발 물러나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고 나섰다.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윤 당선인의 언급을 놓고도 배 대변인은 “법적 책임을 넘어 도덕성까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이 있는지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아직 확인된 사실은 없다”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원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정부 시스템만큼 완전하다고 자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전날 정 후보자 기용 배경을 설명하며 “부처에 맞는 전문가를 장관 후보자로 추천한 것이고, 검증은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후보 추천에는 문제가 없었고, 언론 등을 통한 인사 검증 자체가 조각(組閣) 과정의 일환이라는 취지다. 윤 당선인 측은 아직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에 대비해 당초 복지부 장관 후보군으로 압축했던 대안 후보자를 추가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자는 이날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자진사퇴론을 일축했다. 또 “(경북대가 요청한) 교육부 감사를 적극 환영하며 한시라도 빨리 진행되길 희망한다. 필요하다면 직접 조사를 받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제기된 내용만 보더라도 특혜 의혹은 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정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바이러스 XL에 이어 XE와 XM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9일 “재조합 변이 XE 2건, XM 1건이 확인돼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XE와 XM은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재조합된 변이다. 국내 XE 감염 2건 중 1건은 영국으로부터 유입돼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다. 나머지 1건은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확진됐다. XM 감염 사례는 지난달 27일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감염자 모두 확진 초기에 의심 증상이 나타났고 기존 바이러스와 구별되는 특이 증상은 없었다. 이들 모두 현재는 격리 해제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XE와 XM의 국내 발생 각 1건은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국내 자체 발생 가능성도 충분히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XE 변이는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감염 증가 속도가 약 10%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월 이후 영국 미국 아일랜드 등 4개국에서 489건이 확인됐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8일 영국에서만 1179건의 XE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대만 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도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XE, XM 등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는 (넓은 범위의) 오미크론으로 분류하고 있어 특성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파력, 중증도 등 분석 자료가 부족한데, 향후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역 당국은 지난주(4월 10∼16일)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높음’ 단계로 유지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신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각각 1.9%, 16.9% 감소했지만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주 총 신규 확진자 수는 104만3695명으로 직전 주보다 31.8% 감소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추가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0.78로 3주 연속 1 미만을 유지해 유행이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장은 “5월 하순 또는 6월까지 유행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면역 감소와 새 변이 출현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반구 국가들은 늦가을 유행 증가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아무 걱정하지 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홀로 재택치료를 시작한 아버지는 연신 “괜찮다”고 했다. 기자는 감염 우려에 찾아갈 수 없어 답답하고 죄송했다. 그날 밤 전화 한 통이 왔다. 아버지의 재택치료 모니터링을 맡고 있는 간호사라고 했다. 신장에 무리가 가는 상황이 의심되니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보호자 동의를 받기 위한 전화였다. 아버지의 이상 징후를 비대면 진료를 진행한 의사가 발견한 것이다. 아버지는 “의사가 귀찮을 정도로 많은 걸 묻더라. 걱정할 것 같아 네겐 말 안 했다”고 했다. 아버지는 병원에 다녀온 뒤 안정을 찾았다. 모니터링 요원이 이후에도 수차례 전화로 환자 상태를 설명해줘 안심이 됐다. 형식적으로 이뤄질 것 같던 비대면 진료의 다른 면모를 체감한 시간이었다. 오미크론 대유행 여파로 국민 3명 중 1명(19일 0시 기준 약 1647만 명)이 코로나19를 경험했다. 재택치료가 대세가 되면서 의사와 비대면으로 접하거나, 모니터링 요원과 하루 수차례 자신의 상태를 묻고 답하는 원격상담도 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2020년 2월부터 올해 4월 초까지 약 970만 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최근까지 포함하면 1000만 건을 넘겼을 것이다. ‘재택치료 중 비대면 진료’(527만 건) 비중이 높지만 재택치료자가 아닌 사람들도 443만 건이나 이용한 것도 놀랍다. 비대면 진료 시행 초기 혼란이 적지 않았지만 환자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은평성모병원 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의 만족도는 52.7%에 불과했지만 환자들은 86%가 만족 의사를 보였다. 국민 70%가 ‘추후 원격진료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는 조사도 있다. 코로나 2년 동안 대세로 자리 잡은 각종 ‘비대면’ 문화처럼 원격진료도 삶의 일부로 녹아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비대면 진료가 중단될 위기다. 정부는 2020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감염병 위기 심각 단계 이상에 한해’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현행법상 위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 비대면 진료는 다시 ‘불법’이 된다. 사실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라는 이름으로 20년 갈등의 세월을 보냈다. 첨단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산업계와 의료 공공성 저해를 이유로 반대하는 의료계의 갈등 속에 번번이 입법이 좌절됐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와 함께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의료계도 원천 반대보다는 “부작용 최소화”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 미래를 위해 한 발짝 나아갈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을 재유행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감염병의 유입 가능성도 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인 ‘비대면 진료’를 더는 임시방편으로 운용하기 힘들다. 격리 치료가 필요한 감염병이 다시 유입됐는데 입법 미비로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새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지각 입법’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유근형 정책사회부 기자 noel@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첫날인 18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대까지 줄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5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월 9일 이후 68일 만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해외 유입 14명을 포함해 4만7743명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인 11일(9만917명)보다 4만 명, 2주 전인 4일(12만7162명)보다 8만 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확진자 외에 위중증환자 역시 꾸준히 줄고 있다. 18일 기준 위중증환자는 850명으로 전날(893명) 대비 43명 줄었다. 이틀 연속 800명대다. 국내 위중증환자는 지난달 31일 1315명으로 최고점을 나타낸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증 병상 가동률은 이날 0시 기준 전국 48.5%다. 하루 사망자도 이날 132명으로 전날(203명)보다 71명 줄었다. 일주일 총 사망자는 1545명으로 전주(2226명)의 3분의 2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거리 두기 전면 해제가 확진자 수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 두기의 유행 억제 효과가 떨어져 큰 폭의 확진자 수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거리 두기 해제가 코로나19 위험이 끝났다거나, 종식됐다는 의미가 아니기에 방역 긴장감이 떨어지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방역 수단인 마스크 의무 착용은 실외에 한해 다음 주부터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18일부터 영업시간 제한, 사적 모임과 행사 인원 제한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서 2주 후인 5월 2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도 해제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방역 위험성이 어느 정도일지를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에 따라 개인 자율방역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면 쉬기 △고령자 만날 때 마스크 쓰기 △하루 3회, 10분 이상 환기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정착된 좋은 방역 습관은 당분간 유지하는 게 중장기적으로도 코로나19 재유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을 위해 상병수당 등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첫날인 18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대까지 줄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5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월 9일 이후 68일 만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해외유입 14명을 포함해 4만7743명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인 11일(9만917명)보다 4만 명, 2주 전인 4일(12만7162)보다 8만 명 가량 줄어든 수치다. 확진자 외에 위중증 환자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18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850명으로 전날(893명) 대비 43명 줄었다. 이틀 연속 800명 대다. 국내 위중증 환자는 지난달 31일 1315명으로 최고점을 나타낸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증 병상 가동률은 이날 0시 기준 전국 48.5%다. 하루 사망자도 이날 132명으로 전날(203명)보다 71명 줄었다. 일주일 총 사망자는 1545명으로 전 주(2226명)의 3분의 2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거리 두기 전면 해제가 확진자 수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 두기의 유행 억제 효과가 떨어져 큰 폭의 확진자 수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거리 두기 해제가 코로나19 위험이 끝났다거나, 종식됐다는 의미가 아니기에 방역 긴장감이 떨어지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방역 수단인 마스크 의무 착용은 실외에 한해 다음 주부터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18일부터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모임과 행사 인원 제한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서 2주 후인 5월 2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도 해제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방역 위험성이 어느 정도일지를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에 따라 개인 자율방역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면 쉬기 △고령자 만날 때 마스크 쓰기 △하루 3회, 10분 이상 환기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방역당국은 식당 카페 등의 시설에서 가림막을 유지하는 것도 권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정착된 좋은 방역 습관은 당분간 유지하는 게 중장기적으로도 코로나19 재유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을 위해 상병수당 등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8일부터 영업시간과 모임·행사·종교활동 인원 제한 등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마스크 착용만 남기고 폐지된다. 2020년 3월 22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년 1개월 만에 사라지고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르면 다음 달 23일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도 사라진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후 2년 4개월 만에 관리 방식이 독감처럼 바뀌게 됐다. 정부는 15일 ‘오미크론 변이’ 이후 코로나19 관리 방안을 담은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내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지 않을 것이나 지금이 조심스럽게 일상 회복을 시도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는 도입 757일 만인 18일 대부분 해제된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현재 10인), 식당·카페 영업 제한(밤 12시)이 사라진다. 299명까지만 허용되던 행사, 집회, 종교시설 인원 제한도 없어진다. 영화관과 실내체육시설 내 음식물 섭취는 25일부터 가능하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주 동안 방역 상황을 본 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 5월 2일 해제될 수 있다. 요양병원 및 시설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한 선제검사와 접촉면회, 외출외박 제한은 당분간 유지된다. 정부는 25일 고시 개정으로 코로나19를 최고 수준인 1급 감염병에서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한다. 결핵, 콜레라, 수두 등과 같은 2급 감염병이 되면 확진자 즉시 신고 의무가 사라진다. 25일부터 4주간 이행 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23일부터는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된다. 코로나19에 걸려도 격리 기간 없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병의원 등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격리 의무와 함께 현재 코로나19 환자에게 지급하는 유급휴가비와 생활비 등의 국가 지원금도 사라진다. 지금은 무료인 코로나19 진료비도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해외 입국자 검사도 간소화된다. 현재는 입국 후 1일 차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6, 7일 차에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데 6월부터는 1일 차 PCR 검사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만∼20만 명대, 위중증 환자가 1000명대 안팎에 달하는 상황에서 다소 성급한 방역 완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나라처럼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신종 변이와 재유행 등 위기가 감지되면 그 수준에 맞춰 의료 자원을 신속히 재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부가 18일부터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해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영업시간 제한(밤 12시) 및 사적 모임(10명)과 행사·집회(299명) 인원 제한을 없애고, 영화관·공연장에서 취식도 허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조정안을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방역과 의료체계 전환 방안이 담긴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도 함께 발표한다. 18일부터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이 모두 사라진다면 이는 2020년 3월 22일 거리 두기가 시작된 이후 757일 만이다. 정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확실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1주일(8∼14일) 동안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7만1550명으로, 정점을 나타낸 지난달 13∼19일(40만4604명)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정부는 실내는 물론이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최소 2주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두고 △의무화 유지 △집회 행사 등 사람이 많이 모일 때만 의무화 △완전 해제의 3가지 방안을 놓고 막판까지 논의를 했다. 방역당국 “코로나 정점 완전히 지나”… 위중증도 1000명 밑으로 18일부터 거리두기 해제하기로위중증 962명… 38일만에 세자릿수,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51%로 하락정부의 방역완화 조건이 충족돼 행사-집회 인원제한도 사라질듯전문가 “이르면 여름부터 다시 유행, 반드시 거리두기 재도입 대비해야” “유행의 정점이 완전히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외 연구진도 확진자 감소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백브리핑에서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이 한 말이다. 정부가 18일부터 모임과 행사 인원, 영업시간 제한 등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하려는 것은 이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감소세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14만8443명. 8∼14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7만1550명으로, 유행의 정점이던 지난달 12∼18일(40만4926명)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정부가 내세운 ‘방역 완화 기준’ 이하로정부는 이달 1일 현재 적용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사적모임 인원 10명, 식당 카페 영업시간 밤 12시까지)를 발표하면서 방역을 더 완화할 수 있는 기준을 밝혔다. 당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위중증 환자 수가 1300명 내외,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5% 안팎”이라며 “앞으로 2주 동안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거리 두기를 전폭적으로 완화하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2주가 지난 14일 현재 코로나19로 입원한 위중증 환자는 962명으로 38일 만에 처음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51%까지 하락했다. 확진자 수가 아니라 중환자, 사망자 수를 방역 완화의 기준으로 내세웠는데, 그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757일 만의 거리 두기 종료정부는 18일부터 대부분의 거리 두기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현재 299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결혼식 등 각종 행사나 집회의 인원 제한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2020년 3월 22일 정부가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에 운영 중단을 권고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정부 계획대로 18일 해제되면 757일 만의 종료가 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을 선언하며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일부 없앤 적도 있다. 하지만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일상 회복 47일 만에 다시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했고, 그 이후 거리 두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거리 두기 재도입도 대비해야”정부는 이번 방역 해제에 특별한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 감염병 유행이 다시 커지면 언제든 방역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생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었다가 유행 규모가 커지면서 다시 착용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도 국민들에게 거리 두기가 재도입될 수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통계 웹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일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27만 명으로 독일(95만 명), 프랑스(92만 명), 이탈리아(43만 명) 등을 넘어서는 세계 1위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르면 이번 여름에라도 다시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방역 완화를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4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본격화된다. 요양병원 환자 등에게만 진행하던 4차 접종을 전체 노인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1223만 명은 14일부터 잔여 백신을 활용해 4차 접종을 할 수 있다. 3차 접종 후 120일이 지나면 맞을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톡을 통해 당일 예약 후 접종하면 된다. 접종 시기 및 장소를 정할 수 있는 일반 접종은 18일 사전예약 후 25일부터 접종 가능하다. 정부는 영업시간 제한(밤 12시)과 사적 모임 허용 인원(10인)을 모두 해제하는 방역 완화안을 15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전면 해제할지, 아니면 집회와 행사 등 전파 위험이 큰 상황을 빼고 해제할지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13일 발표된 60세 이상 고령층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다만 정부는 1942년 이전 출생한 80세 이상에 대해서는 접종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이는 8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이 1.71%(지난달 20∼26일)에 달했기 때문이다. 60대(0.07%)는 물론이고 70대(0.32%)보다도 크게 높다. 정부는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18일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대폭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고령 환자 급증에 4차 접종 결정정부는 이날 최근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20%까지 올라가 4차 접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은 두 달 전인 2월 초(6∼12일) 11.7%에 불과했으나 이달 3∼9일 10명 중 2명 수준인 20.1%로 급증했다. 이는 백신 효과가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최근 3차 접종자의 위중증 예방 효과가 90.2%, 사망 예방 효과가 90.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접종의 사망 예방 효과가 가장 높았을 때는 거의 99%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80대 외에 60, 70대 고령층은 건강 상태에 따라 접종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 등 고위험군은 4차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로나19 유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4차 접종 시작 이유로 꼽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가 앞으로 종식되기보다는 소규모 유행을 반복하면서 유지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대유행은 아니지만 겨울철 등에 유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하는 사람은 노바백스 접종 가능1962년 이전에 태어난 60세 이상은 14일부터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3차 접종을 받고 120일이 지난 사람은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면 된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에서 잔여백신을 예약하거나, 동네 병의원에 전화해 문의하는 식이다. 미리 지정한 날짜와 장소에서 접종받고 싶다면 18일부터 예약 가능하다. 이 경우 접종은 25일부터 이뤄진다. 사전예약 웹사이트(ncvr.kdca.go.kr)나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 지자체 콜센터(지역번호+120)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지인, 자녀 등이 대신 예약할 수 있다. 4차 접종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백신 접종이 원칙이나, 의사 소견서가 있거나 본인이 원하면 노바백스 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다. ○ 영업시간, 모임 인원 제한 완전 해제할 듯한편 방역당국은 18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완전히 해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전면 해제할지 일부만 해제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13일 열린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도 실외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완화안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 행사 등 전파 위험성이 큰 경우를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풀자는 의견과 전면 해제하자는 의견이 맞섰다. 한 방역분과 위원은 “자영업자에게 큰 영향이 없는 마스크 착용은 최대한 신중하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3일 발표된 60세 이상 고령층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다만 정부는 1942년 이전 출생한 80세 이상에 대해서는 접종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이는 8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이 1.71%(지난달 20~26일)에 달했기 때문이다. 60대(0.07%)는 물론 70대(0.32%)보다도 크게 높다. 정부는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18일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대폭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고령 환자 급증에 4차 접종 결정 정부는 이날 최근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20%까지 올라가 4차 접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은 2달 전인 2월 초(6~12일) 11.7%에 불과했으나 이달 3~9일 10명 중 2명 수준인 20.1%로 급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고령층 위중증과 사망을 막기 위해 4차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백신 효과가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최근 3차 접종자의 위중증 예방 효과가 90.2%, 사망 예방효과가 90.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백신 접종의 사망 예방효과가 가장 높았을 때는 거의 99%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80대 외에 60, 70대 고령층은 건강 상태에 따라 접종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 등 고위험군은 4차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미국(50세 이상) △이스라엘(60세 이상) △독일(70세 이상) △영국(75세 이상) △프랑스 스웨덴(80세 이상) 등이 고령층 4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유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4차 접종 시작 이유로 꼽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가 앞으로 종식되기보다는 소규모 유행을 반복하면서 유지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대유행은 아니지만 겨울철 등에 유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하는 사람은 노바백스 접종 가능 1962년 이전에 태어난 60세 이상은 14일부터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3차 접종을 받고 120일이 지난 사람은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면 된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에서 잔여백신을 예약하거나, 동네 병의원에 전화해 문의하는 식이다. 미리 지정한 날짜와 장소에서 접종받고 싶다면 18일부터 예약 가능하다. 이 경우 접종은 25일부터 이뤄진다. 사전예약 웹사이트(ncvr.kdca.go.kr)나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 지자체 콜센터(지역번호+120)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지인, 자녀 등이 대신 예약할 수 있다. 4차 접종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백신 접종이 원칙이나, 의사 소견서가 있거나 본인이 원하면 노바백스 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도 본인이 원하면 4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 영업시간, 모임인원 제한 완전 해제할 듯 한편 방역당국은 18일부터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완전히 해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전면 해제할지 일부만 해제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13일 열린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도 실외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완화안을 두고 내부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 행사 등 전파 위험성이 큰 경우를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풀자는 의견과 전면 해제하자는 의견이 맞섰다. 한 방역분과 위원은 “실외 마스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면 방역 완화 신호가 너무 강한 만큼 실내 방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영업자에게 큰 영향이 없는 마스크 착용은 최대한 신중하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4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본격화된다. 요양병원 환자 등에게만 진행하던 4차 접종을 전체 노인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1223만 명은 14일부터 잔여백신을 활용해 4차 접종을 할 수 있다. 3차 접종 후 120일이 지나면 맞을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톡을 통해 당일 예약 후 접종하면 된다. 접종 시기 및 장소를 정할 수 있는 일반 접종은 18일 사전예약 후 25일부터 접종 가능하다. 방역 당국은 15일 거리 두기 완화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오후 12시)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10인)을 전면 해제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는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