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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다. 생계유지와 자아실현, 사회에 대한 소속감과 조직에 기여한다는 효능감 같은 것들이다. 한국의 경우 다음 세대로 넘어갈수록 생계유지를 제외한 무형의 이유들이 급속하게 가치를 잃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선 더 많은 월급이 지상목표가 되기도 한다. 한 푼이라도 더 주는 회사로 이직을 망설이지 않는 동시에, 한 푼이라도 지불되지 않는 노동은 절대 나서서 하지 않으려는 보신주의가 퍼지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삼무원’(삼성+공무원), ‘월급루팡’(일하지 않고 근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는 자조도 흔히 나온다. 한 전직 삼성전자 사장은 퇴임 후 직장인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회사를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이들의 마음속에도 분명히 불꽃이 있는데, 그것을 회사가 불러일으켜 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가 삼성에서 목격했던 불꽃의 한 사례는 이렇다. 2022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 이사장이 합심해 저개발국용 화장실 프로젝트에 성공했을 때다. 삼성의 사회적 가치(SV)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하수 처리가 필요 없는 화장실을 개발한 것이었다. 초기에 삼성에서 이 프로젝트에 차출된 임직원들은 회사 핵심 업무에서 벗어난 일을 맡았던 만큼 사기가 꺾여 있었다고 한다. 반도체나 스마트폰 공정이 아닌, 생전 처음 해보는 하수 처리 연구엔 난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서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걸 보여주자”는 독려가 퍼지면서 2년여 만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 당시 게이츠 이사장이 감동한 나머지 이 회장에게 어떻게든 크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하자 이 회장은 “그럼 이사장이 직접 해당 직원들을 격려해 달라”고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흔쾌히 수락했고, 당시 팬데믹 시국이었으므로 해당 연구원들을 모두 모아 화상통화로 직접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시 연구원들은 “퇴근 후 늘 하수 냄새에 찌들어 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설명할 말이 없었는데, 게이츠 이사장이 격려했다고 하니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고 했다. 이 사례에서 엿볼 수 있는 불꽃은 세 가지다.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걸 보여주자’는 구성원의 자긍심과 ‘세상에 기여한다’는 효능감, 그리고 이를 ‘회장과 빌 게이츠가 인정해 줬다’는 자부심이다. 회사는 돈 벌려고 모인 집단이지만 결국 사람이 모이는 사회이기도 하다. 미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시몬 스톨조프는 현시대 직장인들의 세태를 분석한 저서에서 “사회적·종교적 유대 관계가 약해지자, 직장이야말로 많은 이들의 일차적인 사회 집단이 되고 말았다”고 썼다. 친족 공동체가 약해지고 종교 활동 비중도 낮아지면서 현대인들에 대한 회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회사가 성장할수록 초기 구성원들이 가질 수 있는 자긍심과 효능감은 계속 옅어지고 있다. 오늘날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린 것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삼무원의 태만과 귀족노조의 보신이 횡행하는 현실에서 회사는 다시 한번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불꽃을 고민해 봐야 하는 게 아닐까. 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는 4, 5일 양일간 개최되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아프리카 간 유망 신산업 협력 분야와 과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양측의 중점 협력 분야로는 ①소비재 제조업 ②광물 및 에너지 ③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 ④그린 테크놀로지 등이 꼽혔다.보고서는 먼저 제조업 측면에서 아프리카 내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 소비재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마켓 인사이트는 지난해 기준 약 250억 달러(34조4000억 원) 규모인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이 향후 5년 간 연평균 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또 세계 코발트의 60% 이상, 백금류의 75%, 다이아몬드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아프리카에서 향후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산업 공급망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인프라·플랜트 시장도 회복세로 자원개발, 수출에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이외 스타트업 생태계도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기준 아프리카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은 11곳에 이른다. 기후스마트농업(CSA) 등 아프리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 협력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3일 사과했다. “SK와 국가 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 이후 4일 만에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열린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 온 SK그룹의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 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도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창원 수펙스 의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그룹 현안을 논의하는 월간 회의체다. 최 회장이 참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SK는 항소심 판결로 최 회장 개인을 넘어 그룹 가치와 역사가 심각히 훼손된 만큼 입장 정리와 대책 논의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번 회의가 소집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회장과 최 의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CEO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3심에서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 원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SK㈜ 등 일부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최태원 “SK 성장 역사 부정한 판결 유감… 진실 바로잡겠다” 이혼소송 리스크 정면돌파 의지“AI 리더십-바이오 내실 중요”… 일정 모두 소화하며 분위기 다잡아“비자금 안받아” “SK 성장 기여”… 이혼소송 3심서 핵심쟁점 될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고 4일 만에 작심 발언을 내놓은 데는 항소심 판결이 SK그룹 성장 역사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은 개인의 일로 시작된 소송의 여파가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며 소송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룹 경영 전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린·바이오 등의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며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인공지능(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선두로 올라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경쟁력을 확대하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배터리, 에너지 분야의 사업 재편에도 총력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항소심 선고 당일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남은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SK㈜ 이사회와의 이후 만찬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치 못한 선고 결과에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공식 일정을 이어가며 내부 분위기 단속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우리 CEO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노태우 정권의 특혜설을 인정한 2심 판결로 SK그룹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온 역사를 부정당했다는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특히 한국이동통신 인수 과정 등을 직접 경험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사법부에서 이렇게 판단할 수 있냐며 분개하고 억울해했다”며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결의감도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최 회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항소심 판결까지만 선고돼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향후 상황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혼소송 3심의 주요 쟁점은 ①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지원의 실체성 ②통신사업 진출 특혜 여부 ③재산 분할 대상 범위 등 3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친인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활동비 등을 요구할 경우 이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반면 노 관장 측은 노태우 정권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에 흘러들어가 성장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비자금 지원 주장의 증거가 김옥숙 여사의 자필 메모와 약속어음뿐인 만큼 3심에서 이 두 가지가 충분한 증거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 역사에서 주요 근간이 된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노 정권의 특혜가 있었는지도 쟁점이다. 노 관장 측은 노 정부가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SK에 유리하게 법을 바꿔줬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은 “노 정권 때 대한텔레콤의 사업권 반납으로 인한 내부 좌절과 분노, 이후 김영삼 정부 들어서야 한국이동통신 공개 입찰에 성공한 것은 모두가 기억하는 사실”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재산 분할 대상의 범위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SK실트론 총수익스와프(TRS)의 경우 최 회장 개인의 결정으로 이뤄진 투자였던 만큼 노 관장이 기여한 바가 없다고 봤다. 한국고등교육재단, SK행복나눔재단 등 사회공헌재단에 출자된 금액의 경우에도 최 회장 개인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모두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자산을 기초로 해 부부 공동재산에 포함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그룹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 작업이 한창인 SK그룹에 ‘재산분할’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이달 말 SK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그룹 리밸런싱 전략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최 회장의 이혼 소송 결과에 따른 지분 변화 가능성도 새로운 변수로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그룹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과 동시에 최 회장이 지분 17.7%를 보유한 SK㈜ 주식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사업 재편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재산분할액 1조3808억 원을 마련하려면 최 회장이 SK㈜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주사인 SK㈜ 지분을 통해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C 등을 지배하고 있다. 각 계열사 체질 개선과 성과 확대를 통해 SK㈜ 주가를 높일수록 SK㈜ 지분을 적게 매각해도 된다. 이에 따라 매년 6월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에서 이 같은 그룹 리밸런싱 방향성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각 계열사의 투자 현황을 전면 점검하고 중복 사업 재정비에 나서는 등 구조 개혁에 돌입했다. 적자 지속으로 위기를 맞은 배터리 밸류체인 개선과 에너지 계열사 유휴자본 매각 등 다양한 안들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와 주요 계열사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SK㈜ 최대 주주인 최 회장에 대한 현금 배당 확대 효과도 있다. 2심 선고가 나온 지난달 30일에도 자기주식 69만5626주의 전량 소각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매입가 기준 1198억 원 규모다. 재계에서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SK㈜ 지분 매각이 실제 이뤄질 경우 그룹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이 전날 최 회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 “SK㈜의 우호 지분으로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날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이날 “대리인 가운데 한 변호사가 개인 의견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SK그룹 지배구조, 우호 지분 등에 대해)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S그룹 계열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은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동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계약의 총 거래 물량은 173만 t이다. LS MnM은 향후 5년 동안 BHP의 동정광을 매년 약 35만 t씩 공급받는다. 이는 연간 전체 조달 물량의 20%에 해당한다. LS MnM은 BHP가 공급하는 원료를 기반으로 5년 동안 전기동 52만 t을 비롯해 금, 은, 백금, 팔라듐, 셀레늄 등 귀금속과 희소금속,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등 약 7조 원 규모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LS MnM은 광석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 동제련시장에서 안정적 원료 공급망 확보로 경쟁력 우위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로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SK㈜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경영권 보호를 위해 SK㈜ 지분 매각은 가급적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재판부에서 밝힌 최 회장의 보유 추정 재산은 3조9883억 원이다. 그룹 내 상장 계열사 가운데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약 2조555억 원이다. 이 중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가치가 2조514억 원(17.73%)으로 대부분이다. 여기에 최 회장은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SK실트론의 기업 가치는 2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6000억 원가량이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하는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한 개인 재산을 총동원하거나 주식 담보 대출을 받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미 SK㈜ 보유 주식 금액 중 31%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상태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SK㈜와 SK실트론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 주식 일부 매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주사인 SK㈜ 지분을 통해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C 등을 지배하고 있다. SK㈜ 지분을 팔게 되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현재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 회장 측 SK㈜ 지분이 25.57%에 불과해 재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SK㈜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날 대비 9.26% 오른 15만8100원에 마감했다. 다만 최 회장이 2003년 ‘소버린 사태’를 겪었던 만큼 지주사 지분 매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영국계 펀드 소버린은 SK㈜ 지분 14.99%를 매입하며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경영권을 위협했다. 항소심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향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에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고심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대내외적 행보에 제약이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규모의 재산분할 금액이 나온 데다 전 정권 비자금, 개인사적인 부분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총수 리더십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4)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금으로 약 1조38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혼소송 재산분할금 중 최대 규모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판사 김현정)가 인정한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금 665억 원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에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로 건네졌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인 SK㈜ 등 지분 일부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노태우 자금, SK에 유입… 최태원 지분 노소영에 나눠줘야” [최태원-노소영 이혼 항소심]1조3800억 재산분할 판결법원 “SK 노태우 방패막이 덕 봐… 노소영, 기업가치 증가에 기여崔,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해”… 崔회장 측 “기업 미래 흔드는 판결” ● 법원, ‘노태우 비자금’ SK 유입 인정 항소심에선 SK㈜의 주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노 관장 측이 기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된다면 재산분할금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1심에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50%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관장이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SK㈜ 주식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주식 형성 기여만 일부 인정해 재산분할금을 665억 원으로 산정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1991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상당량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SK가 모험적인 사업과 경영을 시도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가 되어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43억 원이 최종현 전 회장 등에게 전달돼 증권사 인수와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또 1988년 결혼 당시 양쪽 모두 재산이 없었으므로 현재의 재산은 대부분 혼인 생활 중 ‘부부 공동체’가 형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위자료를 30억 원으로 높이고, 재산분할금도 주식이 아닌 ‘현금 2조 원’으로 변경한 바 있다.● “최 회장,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 해” 항소심 선고는 이혼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 파탄 사유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등을 세세히 언급하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원고(최 회장)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 회장을 꾸짖었다. 재판부는 또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면서 “최 회장은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선고 후 노 관장 측 변호인단은 “일부일처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재판부의) 훌륭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늦게 갚으면 연 5% 이자도”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합계 재산을 약 4조 원으로 보고, 재산 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로 계산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1년 동안 주지 않는다면 노 관장에게 줘야 하는 이자만 690억 원이 넘는 것이다. 노 관장 요구대로 재산분할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최 회장 측은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사 사건은 3심까지 가는 경우 자체가 드물고, 3심에 가더라도 원심 판결이 잘 뒤집히지 않는다”며 “다만 이 소송은 쟁점이 복잡하고 사안이 다양한 만큼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양측이 일정 금액에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도 있다. 선고를 내린 김 부장판사는 과거부터 이혼 소송에서 기존과 다른 판결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1월엔 부부 중 한 명이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라도 이를 유지하는 데 배우자가 기여했다면 분할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6월엔 이혼 유책 배우자에게 위자료 2억 원 지급을 명령했는데, 이때도 이례적으로 큰 액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다음 달 인공지능(AI) 노트북 ‘갤럭시 북4 엣지’를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갤럭시 북4 엣지는 스마트폰과 자유롭게 오가며 요약·번역, 음성 검색 등 생성형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신제품은 퀄컴의 최신 AI PC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탑재했다.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동시에 지원해 요약 번역 등 일부 기능의 경우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링크 투 윈도’ 기능으로 연결해 스마트폰의 녹음 내용을 갤럭시 북4 엣지에서 바로 활용하거나 검색하는 등 연동이 자유롭다. 최근 작성한 문서나 e메일, 과거에 시청했던 영상 콘텐츠도 문자나 음성으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공식 출시일은 6월 18일이다. 35.6cm(14인치)는 215만 원, 40.6cm(16인치)는 235만 원과 265만 원 2종으로 출시된다. 박준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갤럭시 에코 상품기획팀장(상무)은 “올해 국내 AI 노트북 시장에서 3대 중 2대가 갤럭시 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AI 사용성을 지속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AI PC 출하량이 전체 PC 출하량의 2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AI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총 710억 달러(약 97조6000억 원)로 예측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화임팩트는 2년째 사회복지시설의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지원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회 구축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이달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에서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회사 지원금으로 마련한 3500만 원을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했다. 기부금은 서울에 있거나 서울시의 관리를 받는 사회복지시설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사업에 쓰인다.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이란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해 에너지 소요량 감소와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내는 그린리모델링 시공을 의미한다. 한화임팩트는 이달 중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지원 대상을 모집할 예정이다. 올해는 소재지와 관리 지역이 달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시설들까지 신청 대상을 확대해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설 내 노후한 백열등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해 전력소비량을 줄이고,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진행될 사회복지시설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은 경제·환경적으로도 유의미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부금을 통해 7개 복지시설이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해 전기료 절감은 물론 10년생 소나무 1만8099그루를 심은 것과 동일한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얻었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탄소 중립과 복지 환경 개선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도 임직원이 함께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에너지 사회를 만드는 일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그룹은 계열사별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이 큰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하고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4월 울산 중구 SK행복타운에서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등 SK이노베이션 계열과 거래하는 협력사 80여 곳을 초청해 ‘동반성장·ESG CEO 세미나’를 개최했다. 협력사의 ESG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협력사 ESG 경영 현황을 소개하고 ‘제3차 ESG 우수협력사 인증·포상’도 진행했다.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37개 협력사에는 인증패와 SK이노베이션의 ESG 컨설팅 이용권이 증정됐다. 우수 협력사는 ESG 컨설팅 이용권을 통해 ISO 인증,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컨설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이자 지원과 ESG 평가 담당자 대상 120만 원 상당의 인센티브 지원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협력사의 자발적인 ESG 역량 강화를 독려하고자 ESG 우수 협력사를 인증·포상해 왔다. 협력사들의 ESG 경영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ESG 컨설팅 및 리스크 평가도 시행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지원, 인사노무 종합진단, 2차 협력사 ESG 원데이 컨설팅 등을 주제로 지난달부터 진행 중이다. 6월부터는 ESG 리스크 진단을 위한 평가도 시행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올해부터 개선 필요 등급을 받은 고위험 협력사는 개선 계획 수립과 개선 이행 활동을 밀착 지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4월 경기 용인에 위치한 SK아카데미에서 ‘2024년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를 열고 협의회 소속 소부장 협력사들과 함께 ESG 경영 실천 방안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87개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동반성장협의회는 SK하이닉스가 협력사들과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1년 결성한 ‘하이닉스 협의회’를 2014년 개편한 협의체로 매년 정기총회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협의회는 ‘ESG 경영 실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전 영역에서 ESG 경영 실천력을 높이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어 올해 협의회는 ESG 활동 계획과 기후 관련 공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협력사들의 온실가스 관리 활동을 지원하고 연내 협력사들을 방문해 ESG 현장평가 및 컨설팅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직후 SK그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소송 관련 담당 임원들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긴급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재계에서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결이 나올 거라곤 예상치 못했을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이날 재판부에서 밝힌 최 회장의 보유 추정 재산은 3조9883억 원이다. 그룹 내 상장 계열사 가운데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약 2조555억 원이다. 이 중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가치가 2조514억 원(17.73%)으로 대부분이다.여기에 최 회장은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의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SK실트론 당기순이익 2340억 원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해 산정한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보면,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1조3800억 원가량이다.결국 최 회장의 재산 3조9883억 원 중 부동산, 현금 등으로 추정되는 규모는 5000억 원대 안팎이 된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하는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충당하려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거나 주식 담보 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최 회장은 SK㈜ 보유 주식 금액 중 31%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상태다.2003년 ‘소버린 사태’를 겪었던 최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 매각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SK㈜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날 대비 9.26% 오른 15만8100원에 마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담보 대출과 SK실트론 주식 처분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SK㈜ 주식의 일부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항소심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향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에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고심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대내외적 행보에 제약이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은 규모의 재산분할 금액이 나온 데다 전 정권 비자금, 개인사적인 부분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총수 리더십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4)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금으로 약 1조38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혼 소송 재산분할금 중 최대규모다.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판사 김현정)가 인정한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금 665억 원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에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회사 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로 건네졌다는 사실도 인정했다.SK그룹은 충격에 빠졌고 총수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었다. 최 회장의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인 SK주식회사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의 경영권이 직접 영향권에 드는 셈이다. 이날 최 회장 측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법원, ‘노태우 비자금’ 유입 인정항소심에선 SK주식회사의 주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노 관장 측이 기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된다면 재산분할금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1심에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50%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관장이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SK주식회사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주식 형성 기여만 일부 인정해 재산분할금을 665억 원으로 산정했다.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1991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 상당양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SK가 모험적인 사업과 경영을 시도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가 되어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43억 원이 최종현 전 회장 등에 전달돼 증권사 인수와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또 1988년 결혼 당시 양쪽 모두 재산이 없었으므로 현재의 재산은 대부분 혼인 생활 중 ‘부부공동체’가 형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위자료를 30억 원으로 높이고, 재산분할금도 주식이 아닌 ‘현금 2조 원’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 해”항소심 선고는 이혼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혼인관계 파탄 사유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등을 세세히 언급하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원고(최 회장)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 회장을 질타했다.재판부는 또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면서 “최 회장은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고 꼬집기도 했다.선고 후 노 관장 측 변호인단은 “일부일처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재판부의) 훌륭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늦게 갚으면 연 5% 이자도”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로 계산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1년 동안 주지 않는다면 노 관장에게 줘야 하는 이자만 690억 원이 넘는 것이다. 노 관장 요구대로 재산분할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최 회장 측이 상고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조계에선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사 사건은 3심까지 가는 경우 자체가 드물고, 3심에 가더라도 원심 판결이 잘 뒤집히지는 않는다”며 “다만 이 소송은 쟁점이 복잡하고 사안이 다양한만큼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양측이 일정 금액에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도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이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하량에서 애플에 1위를 내줬던 삼성전자도 신제품 ‘갤럭시S24’의 흥행에 힘입어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2억9690만 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 증가하며 1분기 사상 최고치를 냈다. 특히 800달러(약 109만 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 부문은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의 1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20%로 애플(17%)을 따돌리며 1개 분기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샤오미(14%), 오포(8%), 비보(7%) 등 중국 업체들이 뒤를 이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기업인 20명이 2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총출동했다. UAE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1시간가량 국내 기업인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UAE 측이 초청 대상 기업의 대부분을 직접 지명해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요 재계 총수와 함께 방시혁 하이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 등 ‘K컬처’ 관련 기업인과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도 대거 초청됐다.● 주요 총수와 ‘마즐리스’…일대일 스킨십도 이날 예정된 간담회 시간을 40여 분 앞둔 낮 12시 48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총수들이 속속 도착하자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간담회는 주요 그룹 총수 9명이 참석한 1세션과 패션, 게임, 엔터테인먼트, 투자회사 등 다양한 산업계 대표 11명이 참석한 2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세션은 UAE 측 요청에 따라 마즐리스 방식으로 예정보다 10여 분 늦은 오후 1시 43분 시작됐다. 마즐리스는 아랍인들의 회의체에서 따온 것으로 편안한 좌석에 둘러앉아 순서대로 발언하는 방식을 뜻한다. 한국 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회장, 구본상 LIG그룹 회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순서대로 2분씩 UAE와 협력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총수들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원전과 그린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방산, 조선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앞서 정기선 부회장은 회담장에 입장하기 전 취재진에게 “저희는 일반 상선과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기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예정 시간을 10분 넘겨 40분간 진행됐다. 곧바로 2세션은 스탠딩 방식으로 전환해 20분간 진행됐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회담장을 돌아다니면서 참석한 CEO들과 일대일 스킨십을 하며 인사하고 각 회사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을 마무리할 땐 참석자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패션,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문화 분야 기업인들이 다수 참석한 만큼 양국 간 문화 콘텐츠 교류 및 관련 사업 투자 협력 논의들이 주로 이뤄졌다. 막대한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UAE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문화 영역에서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과 패션 분야에서 중동지역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 “韓 엔터, 미디어, 방산에 관심” 이날 행사 참석자에 따르면 회담을 전후로 UAE 고위 관계자는 투자하고 싶은 한국 산업 분야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방산 등을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UAE 측은 국내 기업들에 자국 산업에 투자해 달라는 뜻도 전했다. 자국 유통 및 건설 등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과의 합작법인(JV)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UAE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상황에서, 이번 회동으로 투자 관련 세부 협의와 추가 계약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 ‘마스다르 시티’와 관련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UAE가 2032년 가동을 목표로 두 번째 원전단지 건설을 위한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바라카 원전에 이은 추가 원전 수주 기대도 커진 상황이다. 회담을 마치고 나온 총수들은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이었던 분위기를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좋은 말씀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앞으로 같이하자는 말씀을 많이 했다. (한국에) 애착을 많이 갖고 계신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 조현준 회장은 “양국 발전을 위해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조만호 총괄대표도 “좋은 분위기로 잘 얘기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기업의 투자는 3국 관계의 안전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함께 참석해 “외국 투자가들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3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국 기업의 투자와 경영 활동이 국제 정세나 자국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3국 관계를 변함없이 지탱할 수 있는 확고한 매개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칫 원론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발언은 중국 내 한국 기업 차별에 대한 지적, 최근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중일 교역, 상호 존중과 신뢰 바탕해야”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서밋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역내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3국 간 교역 투자 플랫폼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일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 경제협력 기반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밋은 상의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의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 각국 대표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 280여 명(한국 90여 명, 일본 90여 명, 중국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밋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4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서울 행사는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중 3국은 이제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이슈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며 “원전,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무탄소 에너지의 강점을 보유한 우리 3국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글로벌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출범한 무탄소 에너지 연합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좋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일중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사우스(개발도상국) 국가들과의 포용적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태원, ‘3국 민간 협력 플랫폼’ 제안 기시다 총리는 “아시아는 지금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5% 가까이를 차지하는 글로벌 성장 센터”라며 “그중에서도 세계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3국은 아시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프런티어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3개국 협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한 ‘친선혜용(親善惠容·이웃 국가와 친하게 지내고 성실하게 대하며 혜택을 주고 포용한다)’을 언급하며 “경제 글로벌화의 대세를 잘 파악하고 산업 협조를 심화해 포괄적 연결 수준과 요소 배치 효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지속적으로 역내 통합 가속화를 견인하고 더욱 평화하고 안정하며 발전 번영하는 새 국면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3국 경제인들이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내실 있는 논의를 통해 관계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민간 차원의 3국 협력 플랫폼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그간 코로나 팬데믹 등의 공백으로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추진이 어려웠다”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3국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합의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3국 경제단체는 공동성명서도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3국 경제계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화 분야에서 협력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린 전환과 고령화 대응, 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을 3국 간 민간 경제협력 회의체로 내실화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난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비롯한 기업인들은 28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무함마드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28, 29일 이틀간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UAE 대통령이 국빈 방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UAE 7개 토후국(土侯國) 중 최대국인 아부다비의 국왕인 동시에 UAE 대통령이다.총수들은 간담회 자리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양국 간 민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는 중동 국가들 중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UAE를 국빈 방문해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양국 협력 분야는 에너지와 국방·방산, 건설, 첨단 기술 등 다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과 함께 UAE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4월 로이터통신은 UAE가 2032년 가동을 목표로 두 번째 원전 단지 입찰에 나설 것이라 보도했다. SK는 SK에너지가 UAE로부터 원유를 도입하는 한편 UAE 국부펀드와도 다양한 투자 협력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UAE 현지 비아그룹과 손잡고 수소트럭 시범 운영 사업에 나섰으며 한화의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은 UAE에 ‘천궁-Ⅱ’ 다기능 레이다를 수출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신사업 분야의 시장 역동성이 큰 만큼 교류 확대를 통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7일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회관 국제회의장에는 3국 경제인과 정부 관계자 280여 명에 취재진, 경호원 등 400명 가까이 모였다. 4년 5개월 만에 서울에서 모인 3국 경제인들은 각국 대표의 발표를 경청하다 장내 정리 시간에는 자리에서 일어서 국내외 인사들과 환담했다. 서로 명함을 나누고 악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관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의 회장은 개최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앞선 오전 9시경 상의회관에 도착했다. 행사장 이곳저곳을 사전에 둘러보며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한중일 경제인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행사장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경단련 회장, 런훙빈(任鴻斌) CCPIT 회장 뒤로 한국 경제5단체장이 앉았고 그 뒤로 중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 대표들이 자리했다. 비즈니스 서밋에선 ‘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 두 가지 주제로 각국 연사들의 기조연설과 기업인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세계적으로 유별난 인구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세 국가는 정책 대응 측면에서 그 어느 나라 국가보다도 서로 배울 점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토 야스히로(佐藤康博) 미즈호파이낸셜 수석고문은 “한일중 3국이 아세안을 커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더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슌제(林舜傑) 중국국제전시센터그룹 동사장(대표이사)은 “아시아 3대 경제 주체로서 공급망 협력 분야에서 큰 잠재력과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가족과 의절 상태인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사진)에게도 유류분 이상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일 조 전 부사장 측이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족 간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모양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오전 대리인단을 통해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유언장에 대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언장에서 조 명예회장이 형제간의 우애를 당부한 데 대해서는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3월 별세한 조 명예회장은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해 형제간 화해를 당부하고 조 전 부사장에게도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법에 따라 각 유족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뜻하며 직계 비속의 경우 상속분의 50%에 해당한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가(家) 형제간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2013년 보유 지분을 매도하며 그룹과의 관계를 단절했다. 2014년 7월부터는 조현준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50건 이상 고소·고발해 효성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로 응대했다.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 별세 당시 유족 명단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고 5분가량 조문객 신분으로 조문하고 빈소를 떠났다. 효성 측 관계자는 이날 조 전 부사장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부친의 유언이 언론에 공개됐는데도 이를 왜곡시켜 본인의 형사재판에만 활용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사진)이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 유언장을 통해 의절 상태에 있는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 유류분을 상회하는 규모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장에서 조 명예회장은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 간 우애를 지켜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조 전 부사장 앞으로 유류분을 상회하는 규모의 유산을 남겼다.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2013년 보유 지분을 매도하며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2014년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일 양국 경제인들이 14, 15일 양일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56회 한일경제인회의’를 마무리하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양국 정부 간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새로운 파트너십 선언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5일 한일경제협회에 따르면 양국 경제인 220여 명은 이날 더 오쿠라 도쿄 프레스티지타워에서 △경제 연계·협력의 확대 △폭넓은 다양한 교류의 실현 △양국 정부 간 새로운 파트너십 선언을 기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국 대표는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일본 대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이다. 한일 경제 연계와 관련해서는 일체화된 공급망 구축 및 공동 자원 개발, 반도체, 디스플레이, 디지털전환(DX) 및 녹색전환(GX), 수소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또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육성에서도 공통의 과제에 직면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경제인은 차세대 문화, 지역 간 각종 교류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하고 공헌하겠다고 다짐했다.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는 내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 첫 회의 개최 이후 매년 중단 없이 열리며 한일 협력의 중심축 역할을 해 왔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온라인 형식으로 행사를 개최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