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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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02-15~2025-03-17
칼럼100%
  • 아베 “입조심” 당부한 다음날 또… 아소, “北비행기 추락하면…” 김정은 전용기 비아냥

    최근 거듭된 실언과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아소 다로(麻生太郞·78·사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번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로 타고 갈 전용기의 ‘추락’ 가능성을 입에 올렸다. 아소 부총리는 16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강연에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그 볼품없는 (북한) 비행기가 무사히 싱가포르까지 날아갈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추락한다면 (시시해서) 말할 거리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이 배제된 채 진행되는 북-미 대화 진전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북-미 정상회담의 진전을 평가하는 중에 나온 발언이지만 경솔하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정권을 더 궁지로 몰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15일 각의(국무회의) 후 따로 만나 “서로 발언에 주의하자”며 입조심을 당부했지만 하루 만에 또다시 말실수가 나왔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야노 고지(矢野康治) 재무성 관방장을 통해 아소 부총리에게 ‘발언에 주의해 달라’고 전달했으며 ‘제대로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정은 전용기 추락이 거론된 같은 강연에서 다른 막말도 쏟아졌다. 아소 부총리는 2012년 아베 총리를 지지한 배경을 두고 “어두운 녀석을 선택할지,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녀석을 선택할지 (하다가) 그렇다면 속이 나쁜 녀석을 고르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포스트 아베’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1) 전 자민당 간사장을 ‘어두운 녀석’, 아베노믹스를 진두지휘하는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59) 경제재생담당상을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녀석’으로 지칭한 것이다. 아베 총리에 대해 ‘속이 나쁘다’고 말한 것은 아베 총리가 1차 임기 때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되면서 1년 남짓 재임하고 물러난 것을 가리킨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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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자전거 발전기-태양광… 日, 전력망서 독립 ‘오프그리드’ 확산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東京) 구니타치(國立)시. 평범한 주택가의 공동주택 계단을 올라가니 3층에 전선이 끊긴 계량기가 눈에 들어왔다. 벨을 눌렀지만 응답이 없었다. 문을 두드리니 후지이 지카코(藤井智佳子·58) 씨가 나왔다. 그는 웃으면서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인종을 작동시키지 않는다”며 기자를 안으로 안내했다. 안은 어두컴컴했다. 염색 직물 일을 하는 후지이 씨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직후 다른 일본인들과 함께 TV, 에어컨,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 사용을 하나씩 중단하거나 절전형으로 교체했다. 전기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였다. 월 전기요금이 1000엔(약 9800원) 밑으로 떨어졌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면 전기를 자급자족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2012년 9월부터 전기망에서 독립한 오프그리드(Off-Grid) 생활을 시작했다. 후지이 씨는 “전기가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 있다는 놀라움과 감동 덕분에 5년 반째 오프그리드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직접 제작한 절전 아이템 ‘비밀병기’ 막판까지 고민했던 것은 냉장고였다. 때마침 아들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갔고, 남편은 지방 발령을 받았다. 후지이 씨는 “일단 시범 삼아 전원을 뽑고 버티기로 했다”고 돌이켰다. 식생활은 야채 중심으로 바꾸고 슈퍼에 가서도 하루 이틀 먹을 재료만 구입했다. 우유는 두유로 바꿨다. 그렇게 냉장고 없이 사계절을 난 뒤 후지이 씨는 도쿄전력 기사를 불러 계량기 전선을 끊었다. 초반에는 고비도 있었다. 그는 “전기를 끊자마자 날이 흐려 조명도 못 켜고 밥도 못 해먹었다. 후회막심이었는데 사흘 지나니 적응이 됐다”며 웃었다. 베란다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패널은 처음엔 1개였지만 지금은 4개로 늘었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은 노트북 컴퓨터, 프린터, 선풍기, 탈수기, 미싱, 청소기 정도다. 태양광 설비를 직접 다루려고 전기 기술자 자격증도 땄다. 후지이 씨는 “날만 좋으면 전기가 남는다”고 했다. 장마철에는 어떨까. 그는 거실에 있는 자전거 발전기를 가리키며 “10분가량 달리면 탈수기를 돌릴 정도의 전력이 생기고 좋은 운동도 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날이 좋으면 직접 만든 태양열 조리기를 베란다에 내놓고 야채 요리를 하거나 밥, 빵을 만든다. 요리 후엔 보온박스에 넣어 온도를 유지한다. 기관지가 약해 제습기를 달고 살았지만 벽에 회반죽을 발라 해결했다. 조명에는 콤팩트디스크(CD)를 붙여 반사도를 높였고, 일 때문에 필요한 다리미는 1950년대까지 사용되던 숯불 다리미를 쓴다. 그는 “생활 근저에 평화로운 에너지가 있다는 게 생활의 즐거움”이라며 “그동안 절약한 전기요금으로 올해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만의 오프그리드 노하우를 정리한 책도 출판했다. ‘솔라 여자’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과 외부 강연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산기슭에서 자급자족 생활 지난달 26일 사이타마(埼玉)현 한노(飯能)시 외곽에서 만난 시모다 와타루(下田亘·59) 씨와 요코(洋子·55) 씨 부부는 산기슭에서 본격적인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다. 기술직 공무원이던 시모다 씨는 6년 전 조기퇴직 후 부인과 함께 목조주택을 짓고 텃밭을 일구며 남은 생을 살기로 했다. 그는 “공무원 생활이 답답했고 만원 전철도 힘들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터졌고, 아내도 건강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집을 지을 때는 못을 안 쓰고 나무를 끼워 만드는 전통공법을 활용했다. 햇볕을 잘 받기 위해 남쪽으로 넓은 창을 냈고, 우물을 팠다. 친환경 화장실도 만들었다. 장작으로 욕조에 더운 물을 공급하는 장치를 설치했고, 화덕을 직접 만들어 피자와 쿠키도 구울 수 있게 됐다. 태양광 발전으로 조명을 밝히고 유일한 가전제품인 탈수기도 돌린다. 음식과 난방은 장작으로 해결한다. 부부는 직접 된장과 간장을 담그고 텃밭에서 수확한 야채와 쌀로 식사를 한다. 시모다 씨는 “이사한 후 자연을 가깝게 느끼게 됐다. 그리고 부부 모두 건강이 좋아졌다”고 했다. 일본에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국적인 절전 움직임이 일면서 원전과 대형 전력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여기에 재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기망에서 벗어난 생활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주최 강의도 열리고, 견학 투어도 활발하다. 전문 시공업체도 있다. 오프그리드를 택한 이들은 주로 태양광 패널로 최소한의 전기를 충당한다. 일본의 태양광 설치 단독주택 수는 2010년 약 75만 채에서 지난해 200만여 채로 증가했다.:: 오프그리드 라이프 ::전기, 가스 등 공공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에너지를 쓰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생활 방식. 냉장고나 에어컨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을 없애고 태양광 발전 등 자체 발전으로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를 생산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음. 도쿄·사이타마=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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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야쿠자, 가상통화로 범죄수익 2930억원 세탁

    지난달 중순 늦은 밤, 일본 도쿄(東京) 미나토(港)구의 번화가. 낡은 건물 2층의 바에서 한 중국인 남성이 30대 야쿠자 조직원에게 “별문제 없었다”며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건넸다. 야쿠자 조직원은 컴퓨터에 USB메모리를 꽂고 ‘ZDM’이라는 파일을 열었다. 파일명은 익명성이 높은 가상통화 제트캐시(Zcash), 대시(Dash), 모네로(Monero)의 각 머리글자를 합친 것이다. ‘ZDM’ 파일에 담긴 자료는 가상통화를 이용한 야쿠자 조직의 돈세탁 장부였다. 장부상 기록은 2016년 6월에 시작됐는데 지난달까지 세탁 자금은 총 298억5000만 엔(약 2930억 원)에 달했다. 보이스피싱과 불법약물 취급 등을 통해 얻은 범죄 수익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시간 야쿠자 조직 내에서 ‘기지’로 불리는 인근 맨션에는 20, 30대 일본인 남녀 8명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실행팀’으로 불리는 엔지니어와 대학생인데 이들은 러시아 가상통화 거래소 요빗(Yobit)에 접속해 일본에서 송금한 가상통화 비트코인 등을 제트캐시, 대시, 모네로로 바꾼 뒤 여러 차례 계좌를 옮기면서 자금 출처의 흔적을 흐리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 광경은 마이니치신문이 단독으로 취재해 14일 보도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가상통화를 이용한 돈세탁 의혹은 여러 번 제기됐지만 이처럼 규모가 큰 돈세탁의 세부 정황까지 생생하게 포착된 것은 드문 일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 야쿠자 조직은 ‘금고팀’이라는 하부 조직을 통해 중국인 브로커에게 돈세탁을 의뢰했다. 브로커는 실행팀에 일본 가상통화 거래소에 복수의 계좌를 만들고 현금(엔화)을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바꾸도록 지시했다. 일본은 본인 확인을 거쳐야 계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실행팀은 일본인 위주로 구성됐다. 이후 비트코인 등을 러시아 거래소 요빗이나 영국 히트비티시(HitBTC)처럼 본인 확인 절차 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해외 거래소 5, 6곳으로 분산 송금했다. 또 익명 거래가 가능하고 거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이른바 ‘가상통화 익명 3형제’로 불리는 제트캐시, 대시, 모네로로 교환하고 계좌 간 이동을 수십 번 반복했다. 그러고 나서 현지인을 통해 현금화하고 정상적인 비즈니스 거래로 위장해 일본으로 다시 송금하는 방식이다. 신문은 “사람과 장비는 모두 야쿠자 조직에서 준비한 것”이라며 “폭력단은 일찍부터 가상통화의 익명성에 주목해 왔다”는 중국인 브로커의 말을 전했다. 또 이 같은 기지가 도쿄 여러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상통화를 이용한 돈세탁이 급속히 퍼지는 것은 나라마다 규제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4월 자금결제법을 고쳐 계좌 개설 시 거래소의 고객 신원 확인을 의무화했다. 또 익명성이 지나치게 높은 가상통화는 취급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도 1월 말부터 가상통화 실명제를 실시 중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국가에선 여전히 거래소가 신분 확인 없이도 계좌를 만들어 준다. 이렇다 보니 일본에서 해외로 송금한 가상통화는 추적이 어렵다. 이 때문에 일본 금융당국에선 “일본 혼자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신고된 가상통화를 이용한 자금세탁 의심 거래는 669건에 달한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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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원재]감사합니다, 미사키 선생님

    이 글을 쓰는 지금, 눈앞에는 찻잔 한 쌍이 놓여 있다. 손잡이가 달린 유백색 찻잔과 넓은 받침대. 기품이 느껴지는 실금은 도공이 불(火)과 사투를 벌인 흔적이다. 사실 이 잔으로 차를 마신 건 손에 꼽을 정도다. 꺼내 놓고 보기만 한 적이 더 많았다. 그때마다 한일 간 오랜 애증의 역사를 생각했다. 찻잔 밑에는 심수관(沈壽官)의 낙관이 있다. 심수관은 16세기 말 정유재란 때 포로로 끌려가 가고시마(鹿兒島)에 정착한 도공 심당길의 후손. 400년 넘게 이어온 도예가 집안은 12대 이후 심수관이라는 이름을 습명(襲名·선대의 이름을 계승)한다. 기자가 몇 년 전 15대 심수관을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 일본이 아버지라면 한국은 어머니다. 한일관계가 나쁘면 부부싸움 때 아이의 기분이 된다”고 말했다. 찻잔을 선물한 분은 특파원 부임 전 연수하던 대학에서 기자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미사키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기자가 자전거로 일본을 종단했다는 말을 듣고 자극을 받아, 평소 관심이 있던 한국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장 기자를 보며 사람과 문화를 직접 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여러 번 한국을 여행했고, 한국어도 공부했다. 기자에게 선생님은 일본 문화의 길잡이였다. 미술관과 박물관을 자주 다녔고, 관람 후엔 노포(老鋪·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다도도 선생님의 권유로 반년 이상 같이 배웠다. 육아휴직을 마친 아내가 먼저 한국에 돌아갈 때 선생님은 심수관의 찻잔을 건넸다. ‘한일 우정의 표시로 이보다 어울리는 건 없을 것’이란 간곡한 설명과 함께. 총 4년(연수 1년, 특파원 3년)간의 일본 생활, 울컥할 때도 많았다. 한국을 무시하는 우익 정치인의 망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방주의 외교, 우경화되는 일본 사회…. 무력감도 느꼈다. 한일 간 구조적 갈등이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일본 주재 한국 특파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게 느껴졌다. 그러다 가끔 찻잔을 들여다보면 마음 한구석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포로로 끌려와 차별받으면서도 조선의 기술에 일본의 감각을 덧붙여 세계적 작품을 만들어 낸 도공들. 선생님은 “도공들은 자신의 작품이 열어갈 미래를 믿었을 것”이라며 “한일의 미래를 믿고 좋은 기사를 많이 써 달라”고 했다. 돌아보면 할 수 있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일본인들과 우정을 가꾸고 한일 우호의 씨앗을 뿌리는 것. 찻잔을 볼 때마다 기자가 뿌린 작은 씨앗이 언젠가 아름답게 꽃피울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곤 했다. 임기를 마치는 기자에게 선생님은 조선 맹호도 족자를 건 다실에서 녹차를 대접해 주었다. 다도 선생님과 상의해가며 다구(茶具), 의상, 소품 등을 3개월 동안 준비했다는 얘길 나중에 들었다. 차 한잔의 힘을 실감하며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기자는 답례로 하회탈과 놋그릇을 준비했다. 한국의 흥겨움과 미소, 그리고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을 기억해 달라는 의미였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가끔 찻잔을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일본에서 쌓은 우정을 떠올리고,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잊지 않기 위해서다. 특파원 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지면을 통해 다시 작별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미사키 선생님. 앞으로도 한일 간의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 나갑시다.  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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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기업 10곳 중 2곳, 정년 ‘65세 이상’으로 늘려

    최근 일손 부족이 심각해진 일본에서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한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올린 기업이 17.8%에 달해 2005년(6.2%)의 3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인재를 확보하고 싶어 하는 기업과 가능한 한 오래 일하고 싶다는 시니어 세대의 의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서비스업이 29.8%로 가장 높았으며 운송·건설, 의료·복지 등도 20%를 넘었다. 자동화가 어렵고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분야이다 보니 일손 확보 차원에서 정년 연장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로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시의 운송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80세 정년 제도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정년 상한을 없앤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시니어 세대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며 지난해 6월부터 영업직의 정년을 없앴다. 고령·장애·구직자 고용지원기구가 지난해 12월∼올해 1월 65세 이상으로 정년을 연장한 18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년 연장 이유(복수 응답)로는 ‘인력 확보’가 75%로 가장 많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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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비핵화 본격 협상]“희귀본 될 것” 수집가 관심 커진 北 반미우표

    북한이 매년 6·25전쟁이 일어난 6월 25일을 전후해 발행하는 ‘반미(反美) 우표’에 우표 수집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2일 전했다. 올해 발행될 예정인 우표(사진)는 4종인데 모두 전면에 ‘6.25∼7.27 반미공동투쟁 월간’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10원짜리 우표에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미국 국기를 찢는 그림과 ‘미제살인귀들을 천백배로 복수하자’는 문구가 들어 있다. 140원짜리에는 북한 군인이 미 의회의사당을 주먹으로 부수는 그림과 ‘백년숙적에게 멸적의 철추를’이란 글귀가 포함돼 있다. 예년과 다름없이 살벌하다. 최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의 대화 분위기가 반미 우표에는 전혀 반영돼 있지 않은 셈이다. 북한은 연례적으로 전쟁이 일어난 6월 25일부터 휴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까지를 ‘반미공동투쟁 월간’으로 정해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평양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왔다. 우표는 중국 업자가 4월 중순 입수한 것인데 이 우표가 북한에서 이미 유통되고 있는지, 시험 제작된 것인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음 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호전되면 북한 당국에 의해 회수될 가능성도 있다. 또 ‘반미 우표’ 발행 자체가 중단되거나 내용이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어 전 세계 우표 수집가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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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한 게시판’ 논란에… 日정부 여론수렴 사이트 비공개 전환

    일본 내각부 정부홍보실이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운영하던 국정 모니터 사이트가 혐한 세력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통로로 이용되자 결국 사이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국정 모니터는 1962년부터 시행됐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모니터 요원이 의견을 내면 이를 각 부처가 정책 수립에 참고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는 인터넷으로 의견을 받아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내각부는 인터넷으로 모니터 요원을 모집하면서 ‘비방·중상이나 차별적 내용은 게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공개된 1만 건 이상의 게시물 중에는 “한국과 단교하고 재일 한국인과 귀화인을 강제 퇴거할 필요가 있다” “태평하게 생활보호비나 받는 재일 한국인을 쫓아내자” 등의 혐한 게시물이 상당수였다. 2015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과거사를 사죄하며 무릎을 꿇었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에 대해서는 “처형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내각부는 모니터 요원이 되길 원하는 이들에게 인터넷에 나이, 성별, 직업 등을 입력하게 하고 어떤 의견을 낼 것인지를 간단히 적기만 하면 자격을 부여했다. 이러다 보니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이 대거 모니터 요원이 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내각부는 지난해 4월 인터넷을 통한 의견 게시를 중단했지만 이전의 게시물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 정부 사이트가 혐한 세력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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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은행 ATM 송금차단 이어 노인 현금 인출 제한하기로

    일본에서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고령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을 제한하는 금융사가 늘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7월 30일부터 8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ATM을 통한 송금, 현금 출금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령자들의 송금을 막는 은행은 드물지 않았지만 출금까지 제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 측은 “최근 고령자를 꾀어 현금카드를 받아낸 뒤 현금을 뽑아 달아나는 사건이 많아지고 있다”며 “80세 이상이면서 최근 1년 동안 현금카드 출금 기록이 없는 고객의 1일 이용 한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현금카드 출금에 제한을 받고 싶지 않으면 별도로 신청을 하라고도 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일본에선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족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오레오레(おれおれ·나야 나)”라고 속이고 통장으로 급히 돈을 보내라고 하는 ‘오레오레 사기’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연금 지급일에 맞춰 시청이나 연금사무소 직원을 사칭한 전화사기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가족이나 친척을 가장한 오레오레 사기는 8475건으로 전년 대비 47%나 급증했다. 지난해 일본 전체 특수사기 건수는 1만8201건으로 7년 연속 증가세였는데 피해자의 72.3%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찰은 금융회사에 피해 예방을 위해 고령자의 송금 한도액을 낮추거나 송금을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378개 금융회사가 장기간 ATM 미사용 고령자 고객의 송금을 금지하고 은행창구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이용 제한은 지방은행과 신용금고를 시작으로 점차 대형 은행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송금액 한도 등에 대한 제한에 대해서는 ‘불편하다’, ‘나이만을 기준으로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맞느냐’는 등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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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 수업 늘리자” 팔 걷은 日교사

    “윤동주의 시와 생애를 통해 일본 역사의 어두운 부분과 차별은 좋지 않다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2일 일본 도쿄(東京) 기치조(吉祥)여고 접견실에서 만난 하기와라 시게루(萩原茂·62·사진) 부교장은 “식민지 시대에 살면서 순수하고 청아한 언어로 시를 썼던 한 청년의 죽음이 (일본) 고교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학교는 2015년부터 윤동주(1917∼1945)의 작품이 실린 현대문학 교과서를 채택하고 매년 고교 2학년에게 윤동주의 시와 이를 소개한 시인 이바라키 노리코(茨木のり子)의 수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가르치고 있다. 평소 이바라키 노리코를 좋아하던 하기와라 부교장은 윤동주의 시를 읽고 “한 젊은이를 이토록 몰아붙인 일본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제대로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2년 전 직접 심화수업을 기획했다. 시대 배경과 시인의 생애를 담은 자료를 배포한 후 학생들에게 “내일부터 일본어를 쓰지 못하고 일본어 이름도 바꿔야 한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다섯 번의 수업이 끝난 후엔 교과서에 소개된 윤동주의 작품 ‘서시’ ‘쉽게 쓰여진 시’ ‘아우의 인상화’ 중 하나를 골라 감상문을 쓰게 했고 이를 묶어 감상문집을 제작해 함께 읽었다. 문집을 보면 한 학생은 “서시에서 아름다움과 청량함, 강한 의지를 느끼는 동시에 일본인으로서 차마 견딜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고 썼고, 다른 학생은 “분노와 슬픔의 대상이 예전의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고 적었다. 수업이 끝난 후 윤동주 시비(詩碑)를 보기 위해 시인이 유학했던 교토(京都) 도시샤((同志社)대까지 다녀온 학생도 있었다. 하기와라 부교장은 수업 경험을 소논문으로 써서 학교 연구지에 실었다. 또 지난해와 올해 소논문 200부씩을 자비로 인쇄해 다른 학교의 교사 등에게 나눠주며 ‘윤동주 수업’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 학술대회에서도 경험을 발표했고 이달 말에는 윤동주가 유학했던 릿쿄(立敎)대에서 특강이 예정돼 있다. 정년을 3년 남긴 하기와라 부교장은 “몇 년 전 한국어를 배우다 중단했는데 은퇴하면 역시 한국에 관심이 많은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단기유학을 가고 싶다”며 “윤동주에 대해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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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직된 사고를 깨라”… 100세 된 日 파나소닉 청바지-운동화 근무 허용

    올해 창업 100주년을 맞은 일본 가전업체 파나소닉이 처음으로 청바지와 스니커즈 차림의 근무를 허용하는 등 보수적이기로 유명했던 일본 기업에 ‘복장 자율화’ 바람이 불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달부터 캐주얼 복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1918년 세운 파나소닉은 ‘정장에 사원증 패용’이라는 보수적인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를 어기면 상사로부터 호된 질책을 듣거나 심한 경우 경위서까지 써야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꾼 것은 쓰가 가즈히로(津賀一宏) 사장. 그는 3월 도쿄(東京)에서 열린 경영방침 발표회에서 스웨터 차림으로 나타나 ‘정장이 당연하다는 인식에 대한 도전’을 선언했다. 이어 4월부터 전체 직원 6만5000명의 복장 자율화를 실시했다. 경직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다양한 발상을 하자는 취지에서였다. 파나소닉은 이와 함께 자회사를 본사가 있는 오사카(大阪)에서 도쿄로 옮기고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매출과 순이익이 정체되자 위기의식을 느끼고 변화를 위한 노력에 나선 것이다. 일본 기업의 복장 자율화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토추상사는 지난해 6월부터 매주 금요일 캐주얼 복장을 권장하고 있다. 청바지와 스니커즈 차림도 가능하다. 신문은 “복장 자율화 이후 사내 대화와 소통이 늘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알아서 입으라’는 식으로 방관하는 대신 외부 백화점과 손잡고 어울리는 옷을 직원들에게 추천해 주는 등 캐주얼 옷차림 문화를 이끌고 있다. 마루베니상사는 4월부터 직원 각자의 판단에 따라 일에 어울리는 복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에는 매주 목, 금요일과 여름철에만 캐주얼 복장을 허용했지만 1년 내내 자유롭게 입을 수 있게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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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소 또…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 논란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재무차관 성희롱 사건을 두고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태를 점점 확대시키는 아소 부총리의 설화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살인이나 강제추행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여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고 말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한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을 옹호한 것이다. 후쿠다 전 차관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도 “정부에 폐를 끼치고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의미에서의 처분”이라며 성희롱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TV아사히가 자사 기자의 피해 사실을 공표하고 조사를 요청했음에도 최근 재무성 차원의 조사를 중단한 이유를 두고는 “(조사 결과가) 정확해도 편향된 조사라는 지적을 받을 것”이라며 “본인(후쿠다 전 차관)이 부정하는 이상 재판이나 (당사자 간) 합의로 가게 될 일”이라고 변명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달 12일 한 주간지의 보도로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후쿠다 전 차관이 여기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담당 기자를 남성으로 바꾸면 된다”는 등의 실언을 쏟아내 성희롱에 대한 낮은 의식을 드러낸다는 비판과 함께 사태를 확산시켰다. 이에 야당은 아소 부총리의 경질을 요구하며 국회 심의를 거부하고 있지만 아소 부총리는 “(사임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버티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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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종전선언으로 적대적 역사 끝내야”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중재와 종전선언 참여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잇달아 통화를 갖고 북한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판문점 선언의 발표를 축하한다. 한반도 정세의 긍정적 변화를 주도하는 데 문 대통령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중 정상 통화는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 만에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28, 29일 미일러 정상과 통화했으나 시 주석과의 통화는 계속 지연되다 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 이후에야 비로소 성사됐다. ‘혈맹’을 복원하기로 한 북-중 관계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긴밀한 북-중 관계를 내세웠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왕 외교부장에게)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용의를 표명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비핵화 의지를 다시 천명했으며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적대적인 역사를 끝내려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에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가 관건인 만큼 한중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에게 북-중 대화 결과를 전하며 중국 역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중재 역할을 맡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특히 종전선언을 강조한 것은 한미동맹과 북-중 관계를 냉전적 질서로 보고 종전선언이 이를 해체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남북미 3국이 종전선언을 한 뒤 중국은 평화협정 체결에 참여하는 2단계 구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셈이다. 시 주석은 이날 아베 총리와도 통화를 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통화는 시 주석이 2012년 11월 중국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중앙(CC)TV는 시 주석이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각국과 함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국의 우려를 전면적이고 균형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와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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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민지 아픔 떠올려보자”…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 실은 아사히신문

    일본 아사히신문은 4일자 2면 헌법 관련 기획기사에서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 사건’을 다루면서 서울 중구 손기정기념관에 전시된 1936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오른쪽 사진)와 같은 사진을 실은 당시의 아사히신문 지면 사진을 게재했다. 동아일보에 게재된 사진은 가슴 부분이 흐릿한 것과 대조적으로 아사히 사진에는 일장기가 뚜렷하다. 이 신문은 “동아일보는 (1936년 8월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손 선수 가슴의 일장기를 흐릿하게 게재해 기자는 체포되고 (신문은) 무기한 발행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일병합 후 태어나 일본인으로서 금메달을 받아야 했던 손 선수의 슬픔을 강조했다. 신문은 1945년 일본 패전 후 손 선수가 일본 입장에서 갑자기 외국인이 됐음에도 “일본은 여전히 손 선수의 금메달을 역대 올림픽에서 얻은 금메달 156개 중 하나로 센다”며 헌법기념일(3일)을 맞아 헌법에 규정된 국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고 제언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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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원재]‘모기장’ 밖에 혼자인 일본… 남북 화해에 끌어들여야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50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총리 관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한다는 소식에 로비에 있던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카메라 앞에 선 아베 총리는 상기된 표정으로 “방금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납치 일본인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 문 대통령의 성의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일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자리를 떴다. 일본에선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가 언급됐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공동선언과 기자회견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자 피해자 가족회에선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니 회담에서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빅 뉴스였다. 일본 기자들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고 본사에 속보를 전했다. 이날 아베 총리는 평소와 다른 모습을 여러 번 보였다. 브리핑과 면담 공개 발언에서는 입버릇처럼 반복하던 ‘제재’, ‘압박’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몇 번이나 한국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혼자만 앉아 논란이 됐던 화려한 의자 대신 서 원장과 함께 수수한 분홍색 의자에 앉았다. 이는 아베 총리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부적으론 학원 스캔들과 자위대 문서 은폐, 재무차관 성희롱 등 악재가 겹치며 궁지에 몰렸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저팬 패싱’ 논란 때문에 언론에서 “일본만 모기장 밖에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난관을 타개하려면 아베 총리를 지금의 그로 만들어준 납치 문제에서의 진전이 절실하다. 한 일본인 교수는 “납치 피해자가 1, 2명이라도 돌아와야 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지금 필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돌파구를 못 찾으면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꼼짝없이 총리직을 내놓아야 한다. 물론 한국 정부가 아베 총리의 재집권을 도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일본의 고민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필요는 있다. 향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선 일본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을 되게 만드는 건 어렵지만, 안 되게 만드는 건 쉽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북한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다. 일본이 민감하게 여기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한국이 안보 면에서 일본과 같은 입장이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확인하는 것, 그리고 납치 일본인 문제 해결을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일 사이에 다리를 놓는 데 기꺼이 나서겠다’고 말한 것처럼 동아시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북-일 대화를 중개할 필요도 있다.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전격 방북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지속적인 북-일 대화 촉구가 큰 영향을 미쳤다. 북-일 관계가 진전되면 북한은 예전의 한국처럼 일본으로부터 과거 청산 명목으로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최소 100억 달러(약 10조7000억 원)에서 최대 500억 달러(약 53조5000억 원)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이런 거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일본뿐이다. 이 자금을 북한 내 낙후된 인프라 구축 및 재건에 활용한다면 한국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의 축하 속에서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은 한일 양국 국민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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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로 만든 술’ 日서 세계 최초로 개발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목재를 발효시켜 만든 ‘나무 술’이 개발됐다. 30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국립연구소인 삼림종합연구소는 최근 목재를 발효시켜 나무 특유의 향을 가진 술을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신문은 “위스키와 유사한 풍미가 난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목재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 때 발효를 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통은 이 과정에서 황산이나 고열을 사용해 처리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남거나 향이 날아가 술로 만들기 힘들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번에 목재를 분쇄한 후 효소를 첨가해 저온에서 발효시키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소는 삼나무, 자작나무, 벚나무를 활용해 술을 시험 생산했다. 삼나무의 경우 목재 4kg에서 와인과 같은 도수의 식용 알코올이 3.8L가량 만들어졌다. 위스키나 와인처럼 오크통 등에서 숙성을 시키지 않아도 풍부한 나무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소 측은 “안전성을 확인한 후 3년 내에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성공할 경우 기원전 4000년부터 시작된 술의 역사에서 첫 ‘나무 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일본 내 임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목재의 용도를 넓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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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북 일본인 가족 미국行, 北인권 이슈화 촉구…볼턴 면담 추진

    북한에 납치당한 일본인 피해자 가족들이 30일 유엔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조만간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납치 일본인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의 면담도 추진 중이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을 방문한 이들 중에는 1977년 중학교 1학년 때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의 동생 다쿠야(拓也) 씨와 1978년 두 자녀를 남기고 납치된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의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朗) 씨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다음 달 5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방침이다. 이 심포지엄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후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에서는 볼턴 보좌관 등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 해결을 보다 강력하게 촉구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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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매체 “비핵화 시간표-표현 모호… 백악관 기대에 못미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은 27일 열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고, 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밝히지 않은 것 등은 이번 회담의 한계로 지적했다. ○ 주변 4강 “한반도, 평화로 가기를 바란다” 미국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 직후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을 계기로 한국 국민에게 평안함이 도래하길 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한국의 긴밀한 공조에 감사를 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 앞으로 다가온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모두 남북 정상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악수하는 역사적 장면을 봤다”며 “남북 정상이 보여준 정치적 결단과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이 발표된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 북한 관련 각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향한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회담 내용에 대해 직접 듣고 싶다”며 조만간 전화 통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남북 정상의 회동 자체와 발표된 회담 결과를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 “김정은의 입에서 ‘비핵화’가 언급되진 않았다” 미국 CNN은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는 두 나라의 정상이 함께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며 걷는 광경은 분명 주목할 만했다. 신뢰 관계가 시작되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방송의 간판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굉장히 흥미롭고 중요한 단어들과 보디랭귀지가 오갔다”고 평가하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측의 입에선 비핵화가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 면밀히 분석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환영만찬이 끝날 때쯤 임진각의 현장 기자와 연결한 생방송에서 “비록 핵 폐기, 비핵화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었지만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조치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회담이 더 큰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완전한 비핵화’ 문구가 들어간 것을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단계가 나오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공동선언과 기자발표에 (일본 측 현안인) 납치 일본인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개인적 기대와 우려를 피력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도 2007년 자신이 직접 북한의 핵 원자로에 들어가 찍었던 사진을 올렸다. 그는 “곧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은 행보를) 이어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북-미 회담 이후 강도 높은 북핵 시설 사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미국을 향한 위협을 줄이기 위해선 아직 이뤄져야 하는 일이 많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NYT)의 한반도 전문기자인 데이비드 생어는 27일 CNN에 출연해 “백악관이 기대하고 있는 비핵화와 관련된 그 어떤 시간표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핵 문제가 언급되기 시작할 때) 본격적으로 마찰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양국 정상이 깜짝 놀랄 수준의 친밀감을 보였다”면서도 “‘비핵화’가 명확히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남북 정상이 평화협정을 추진하자고 말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핵무기 포기 의사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남았다”고 비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도쿄=장원재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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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시비건 日 “남북정상 독도 디저트 빼라”

    일본 외무성이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만찬 디저트에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 장식(사진)이 올려지는 것과 관련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25일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전날 오후 이희섭 정무공사를 만나 “청와대에서 공개한 만찬 메뉴 디저트에 독도가 표시된 한반도기 장식이 올라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볼 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매우 유감”이라며 (독도가 표시된) 디저트를 제공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주한 일본대사관도 한국 외교부에 같은 내용으로 항의했다. 일본 측이 문제 삼은 디저트는 둥근 껍질을 깨면 안에서 한반도기 모양의 장식을 얹은 망고무스가 나오는 요리다. 청와대 측은 “추운 겨울 동토를 뚫고 돋아나는 따뜻한 봄기운을 형상화했다. 단단한 껍질을 깨뜨림으로써 남북이 반목을 넘어 하나 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본은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가 독도 새우 요리를 내고,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를 사용한 데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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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소는 ‘미투’ 망언폭탄 터뜨리고 문부과학상은 ‘섹시 요가’ 스캔들

    “(사임한 후쿠다 전 차관이 여기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 아닌가 등 다양한 의견이 세상에 많이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24일 기자들과 만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을 두둔하는 말을 했다. 야당은 성희롱 피해자를 가해자로 취급하는 발언이라며 일제히 반발했고 언론에서도 “전혀 반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일본을 뒤흔드는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아소 부총리 등 일부 고위직 남성들이 성범죄에 대한 낮은 의식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후쿠다 전 차관이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고 말하는 등 여기자들을 상습 성희롱했다고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가 12일 보도하자 아소 부총리는 “구두로 주의를 줬다”며 징계나 조사 없이 넘어가겠다고 말해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재무성은 이후 고문 변호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면서 언론사에 “피해를 본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성범죄의 특수성을 무시한 발상이었다. 아소 부총리는 적반하장으로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가 출입기자단의 항의를 받았다. TV아사히가 자사 기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항의문을 전했을 때는 “좀 더 큰 글씨로 쓰는 편이 보기 쉽겠다”고 비아냥거렸다. 불에 기름을 끼얹은 발언은 더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은 22일 “(피해자가 녹음 파일을 주간지에 넘긴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며 피해 여기자를 공격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자민당의 나가오 다카시(長尾敬) 의원은 야당 여성 의원들의 재무성 항의방문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성희롱과 인연이 먼 분들”이라고 썼다가 사과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들을 놓고 성범죄에 관대한 일본 남성의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일본의 성 격차는 144개국 중 114위로 역대 최저였다. 일본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3개국 158위로 한국(116위)보다 낮다. 이번 사건에서도 인터넷에는 ‘꽃뱀’ ‘진보 진영의 음모’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확산되고 있다. 참다못한 여성들은 ‘피해자를 지키자’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학교수 변호사 등 200여 명은 23일 중의원 회관에서 검은 옷을 입은 채 ‘#WithYou(당신과 함께)’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지지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은 미국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신문노조는 22일 언론계를 향해 “성희롱을 더 이상 참지 말자”고 호소했다. 도쿄신문은 24일 자체 조사한 여기자 대상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취재원이 엉덩이를 만지거나, 큰 소리로 “너를 성폭행하고 싶다”고 말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아베 정권은 사태 수습에 고심 중이다. 아베 총리는 24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만나 “매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한 주간지가 24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이 업무시간에 전직 성인비디오 배우가 경영하는 섹시 요가 업소를 방문했다고 폭로하는 등 악재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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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월드]“후쿠다, 여기자에 속은 것 아냐” 日 ‘미투’ 불붙인 아소 망언

    “(사임한 후쿠다 전 차관이 여기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 아닌가 등 다양한 의견이 세상에 많이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24일 기자들과 만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을 두둔하는 말을 했다. 야당은 성희롱 피해자를 가해자로 취급하는 발언이라며 일제히 반발했고 언론에서도 “전혀 반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일본을 뒤흔드는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아소 부총리 등 일부 고위직 남성들이 성범죄에 대한 낮은 의식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후쿠다 차관이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고 말하는 등 여기자들을 상습 성희롱했다고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가 12일 보도하자 아소 부총리는 “구두로 주의를 줬다”며 징계나 조사 없이 넘어가겠다고 말해 비판을 자초했다. 재무성은 이후 고문 변호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면서 언론사에 “피해를 본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성범죄의 특수성을 무시한 발상이었다. 아소 부총리는 적반하장으로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가 출입기자단의 항의를 받았다. TV아사히가 자사 기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항의문을 전했을 때는 “좀 더 큰 글씨로 쓰는 편이 보기 쉽겠다”고 비아냥거렸다. 불에 기름을 끼얹은 발언은 더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은 22일 “(피해자가 녹음 파일을 주간지에 넘긴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며 피해 여기자를 공격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자민당의 나가오 다카시(長尾敬) 의원은 야당 여성의원들의 재무성 항의방문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성희롱과 인연이 먼 분들”이라고 썼다가 사과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들을 놓고 성범죄에 관대한 일본 남성의 의식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일본의 성 격차는 144개국 중 114위로 역대 최저였다. 일본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3개국 158위로 한국(116위)보다 낮다. 이번 사건에서도 인터넷에는 ‘꽃뱀’, ‘진보 진영의 음모’라는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확산되고 있다. 참다못한 여성들은 ‘피해자를 지키자’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학교수 변호사 등 200여 명은 23일 중의원에서 검은 옷을 입은 채 ‘#With You(당신과 함께)’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지지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은 미국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신문노조는 22일 언론계를 향해 “성희롱을 더 이상 참지 말자”고 호소했다. 도쿄신문은 24일 자체 조사한 여기자 대상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취재원이 엉덩이를 만지거나, 큰 소리로 “너를 성폭행하고 싶다”고 말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아베 정권은 사태 수습에 고심 중이다. 아베 총리는 24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만나 “매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한 주간지가 24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이 업무시간에 전직 성인비디오 배우가 경영하는 섹시요가 업소를 방문했다고 폭로하는 등 악재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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