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

이설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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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설 기자입니다.

snow@donga.com

취재분야

2024-10-11~2024-11-10
미국/북미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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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유럽서 2명… 폴란드 토카르추크, 오스트리아 한트케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57·여)와 오스트리아 소설가 페터 한트케(77)가 2018년과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한림원 미투 파문으로 수상자를 내지 않아 10일(현지 시간) 올해 2명을 함께 발표했다. 한림원은 토카르추크에 대해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열정과 서사적 상상력을 갖췄다. 소소한 일상을 파고드는 동시에 멀찍이서 삶을 바라보는 작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트케에 대해서는 “소설, 에세이, 단편,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언어학적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인간 경험의 특수성과 그 경계를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파문을 겪은 한림원의 수상자 선정을 놓고 문학계에서는 “동유럽권의 여성 작가와 소수자성을 지향하는 작가의 조합”이라고 해석했다. 심하은 은행나무 해외문학팀 편집장은 “폴란드 수상자는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96년) 이후 20여 년 만이다. 지역 안배 기준에는 적합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라 의외”라고 했다. 안장혁 동의대 문학인문학부 교수는 “한트케의 정체성은 ‘시대의 비주류’다. 전위적 문학을 추구하는 논쟁적 작가지만 한림원이 저항 정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성 작가로는 15번째 수상자인 토카르추크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 바르샤바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1993년 장편소설 ‘책의 인물들의 여정’을 출간했다. 심리치료사로도 활동하다 시로 데뷔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사실주의에 신화와 전설, 비망록 등 다양한 장르를 덧입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평을 받는다. 대표작으로는 장편 ‘E.E’ ‘태고의 시간들’ ‘낮의 집, 밤의 집’ ‘방랑자들’과 단편집 ‘옷장’ ‘여러 개의 작은 북 연주’가 있다. ‘방랑자들’로 2018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국내에는 여성의 삶을 충실히 복원해낸 장편 ‘태고의 시간들’이 올해 처음 출간됐다. 단편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가 수록된 동명의 단편집도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한트케는 소설, 희곡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논란을 일으켰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한트케는 첫 소설 ‘말벌들’(1965년)이 출간되자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한트케는 기존의 문학적 가치와 방법을 거부하며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쓴다. 시에 미학적인 문구를 넣는 것은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읽힌 책은 1972년 발표한 ‘소망 없는 불행’으로 어머니가 자살한 후 쓴 작품이다. 전쟁과 가난으로 몸과 마음이 병들자 목숨을 끊은 어머니를 보며 한 인간이 자아에 눈뜨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감독 빔 벤더스와 함께 ‘베를린 천사의 시’(1987년) 각본을 썼다. 줄거리 없이 배우들이 관객에게 욕설을 퍼붓는 희곡 ‘관객모독’(1966년)은 국내에서도 자주 공연된다. 소설 ‘페널티 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반복’ 등이 국내에 출간됐다. 한편 한트케는 2006년 세르비아의 독재자인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그를 옹호하는 연설을 발표해 비판을 받았다. 한트케는 “밀로셰비치는 영웅이 아닌 비극적인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4년에는 오스트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은 문학의 잘못된 성역화”라며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한림원은 그가 “훌륭한 예술성으로 숨겨진 영역과 경계를 탐험했다”고 평가했다.이설 snow@donga.com·김민·김기윤 기자}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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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러스트 갠더 “타인과의 공존 ‘Be With’는 21세기를 사는 인류의 소명”

    “문정희 시인에게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묻고 싶어요. ‘풀에 당신이 손이 베이면 내 살결에 피가 난다’는 시구가 인상 깊었거든요. 김혜순 시인의 ‘여자짐승아시아하기’라는 산문집도 궁금합니다.”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질문에 기자가 더 많이 답변해야 했다. 올해 시 부문 퓰리처상 수상자인 미국 시인 포러스트 갠더(63)가 최근 ‘2019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7일 만난 그는 한국의 시, 특히 여성 시인들의 작품에 강한 호기심을 보였다. “스페인 멕시코 작품을 영어로 옮기는 번역가로도 활동 중인데, 여성 문학은 번역에서조차 소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는 시대와 사회를 기민하게 반영하기에 비영어권 여성들의 자각을 담은 작품은 더욱 널리 읽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돈미 번역가가 김혜순 시인의 작품을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한국 여성들이 억압 받는 현실을 전혀 몰랐을 겁니다.” 그는 ‘과학과 첨탑꽃(Science&Steepleflower)’, ‘깨어 있다(Torn Awake)’ 등 시집과 에세이를 펴냈다. 아내를 잃고 쓴 시집 ‘함께 하다(Be With)’로 2018년 전미 도서상 후보에 올랐고 올해 시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의 아내(C.D. Wright) 역시 시인이었다. “아내를 잃고 심연에 뻥 뚫린 구멍을 더듬으며 글을 썼습니다. 새삼 사랑과 슬픔은 동전의 양면이란 걸 깨달았죠. 21세기를 사는 인류의 소명은 타인과의 공존, ‘비 위드’라고 생각합니다.” 시는 태생과 동시에 어렵다는 반응에 시달려왔다.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익숙해진 요즘에는 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시의 자리가 더 좁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갠더는 “시는 감성과 언어를 가장 성스럽게 다루는 장르다. 시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최근 독서 인구는 줄어들지만 시 독자는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소비, 논리와 이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도리어 시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죠. 시공을 초월하는 건 이성이 아닌 감성입니다. 언어를 직관적으로 다룬 시는 감동을 주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 결국 우리 삶을 풍부하게 만들지요.” 그의 시집은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다. 그는 “환경 문제를 비롯해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에 관심이 많다. 한국 독자들이 나의 시를 통해 미국의 깊은 속살을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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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리문학제 29일까지 열려… 원주-서울 연세대서 강연-연주회

    박경리 작가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한 원주박경리문학제가 5일부터 열린다.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은 4일 “올해 10회를 맞는 문학제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박경리문학공원·백운아트홀과 연세대 미래캠퍼스 및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원주시 후원으로 29일까지 열린다. 첫날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박경리 문장 낭독대회’가 박경리문학공원에서 열린다. 12일 토지문화관에서는 김승종 전주대 교수, 이인재 연세대 교수 등이 문학 포럼을 열고 ‘토지와 근대 정치 담론’을 논한다. 24일 연세대 미래캠퍼스 청송관에서는 제9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이스마일 카다레가 강연을 한다. 알바니아 출신 작가인 그는 29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술정보원에서도 독자들을 만난다. 25일 백운아트홀에서는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박경리문학상 수상 축하음악회 오페라 카르멘’을 연주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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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노벨문학상은 2명… 한명은 여성작가 선정 유력

    세계의 지식 이벤트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달 7∼14일 2019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문학상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8시에 발표하는데,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수상자를 내지 못해 2명을 동시에 호명한다. 노벨 문학상이 수상자를 2명 내는 것은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정보 사전 유출 의혹에 휩싸인 영국 베팅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 대신 올해에는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가 유력 후보들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외신과 국내 출판 관계자, 나이서오즈를 참고해 올해 수상 결과를 예측해 봤다.○ 여성주의 물결… “여성 작가 유력”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한림원이 심사위원까지 교체한 만큼 여성 작가가 수상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이서오즈의 배당률 10위에 오른 작가 가운데 7명이 여성이다. 캐나다 시인 앤 카슨, 프랑스 소설가 마리즈 콩데, 중국 소설가 찬쉐가 배당률 1∼3위에 올랐다. 앤 카슨은 어린 시절 그리스어에 매료돼 문학에 발을 들였다. 고전학자·시인·에세이스트로, ‘빨강의 자서전’(2016년)과 ‘남편의 아름다움’(2016년)이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파피루스에 남은 그리스 이야기를 현대 시어로 재창작하는 작품을 주로 써왔다. 2001년 여성 최초로 T. S. 엘리엇상을 받았다. 콩데는 카리브해 과들루프 출생으로 ‘세구’ ‘식인종 여성 이야기’ ‘리하타의 계절’ 등을 썼다. 지난해 한림원이 문학상을 내지 못하자 스웨덴 문인들이 대안으로 만든 뉴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국내에는 아직 작품이 소개되지 않았다. 찬쉐는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소설가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를 탐색해 왔다. 이 밖에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 미국 소설가 메릴린 로빈슨, 제2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러시아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 여성 작가도 거론된다.○ 오랜 단골 하루키, 아프리카 작가 응구기 해마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배당률 4위에 랭크됐다. 대중적이고 개인적인 소설을 쓰는 탓에 노벨상의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그가 일본의 세 번째 문학상의 주인공이 될 거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계 영국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가 2017년에 수상해 올해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미국 일본 등 서구와 아시아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점을 고려하면, 아프리카·중동 지역 작가가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나이서오즈 6위에 랭크된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티옹오)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식민주의에의 저항과 인간의 자유를 노래해 온 작가로, ‘십자가 위의 악마’(2016년)와 ‘한 톨의 밀알’(2016년)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 시리아의 국민 시인 아도니스, 알바니아 출신으로 프랑스에 망명한 소설가 이스마일 카다레,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도 단골 후보다. 여성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미국 작가 가운데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2016년 미국 가수 밥 딜런의 수상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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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노벨 문학상 2명, 누가 받을까…“여성 작가 유력”

    세계의 지식 이벤트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달 7~14일 2019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문학상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8시에 발표하는데,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수상자를 내지 못해 2명을 동시에 호명한다. 노벨 문학상이 수상자를 2명 내는 것은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정보 사전 유출 의혹에 휩싸인 영국 베팅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 대신 올해에는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가 유력 후보들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외신과 국내 출판 관계자, 나이서오즈를 참고해 올해 수상 결과를 예측해봤다. ●여성주의 물결…“여성 작가 유력”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한림원이 심사위원까지 교체한 만큼 여성 작가가 수상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이서오즈의 배당률 10위에 오른 작가 가운데 일곱 명이 여성이다. 캐나다 시인 앤 카슨, 프랑스 소설가 마리즈 콩테, 중국 소설가 찬쉐가 배당률 1~3위에 올랐다. 앤 카슨은 어린 시절 그리스어에 매료돼 문학에 발을 들였다. 고전학자·시인·에세이스트로, ‘빨강의 자서전’(2016)과 ‘남편의 아름다움’(2016)이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파피루스에 남은 그리스 이야기를 현대 시어로 재창작하는 작품을 주로 써왔다. 2001년 여성 최초로 T. S. 엘리엇 상을 받았다. 콩테는 카리브해 과들루프 출생으로 ‘세구’, ‘식인종 여성 이야기’, ‘리하타의 계절’ 등을 썼다. 지난해 한림원이 문학상을 내지 못하자 스웨덴 문인들이 대안으로 만든 뉴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국내에는 아직 작품이 소개되지 않았다. 찬쉐는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소설가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를 탐색해왔다. 이밖에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 미국 소설가 메릴린 로빈슨, 제2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러시아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 여성 작가도 거론된다. ●오랜 단골 하루키, 아프리카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해마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배당률 4위에 랭크됐다. 대중적이고 개인적인 소설을 쓰는 탓에 노벨상의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그가 일본의 세 번째 문학상의 주인공이 될 거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계 영국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가 2017년에 수상해 올해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미국 일본 등 서구와 아시아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점을 고려하면, 아프리카·중동 지역 작가가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나이서오즈 6위에 랭크된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식민주의에의 저항과 인간의 자유롤 노래해온 작가로, ‘십자가 위의 악마’(2016)와 ‘한 톨의 밀알’(2016)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 시리아의 국민 시인 아도니스, 알바니아 출신으로 프랑스에 망명한 소설가 이스마일 카다레, 체코 작가 밀란 쿤테라도 단골 후보다. 여성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미국 작가 가운데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2016년 미국 가수 밥 딜런의 수상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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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임을 만끽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되죠”

    이병률(52) 하면 여행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른다. 시인이지만 ‘끌림’(2010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2012년), ‘내 옆에 있는 사람’(2015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여행 에세이 3부작의 명성 때문이다. 5년 만에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달·1만5500원)를 펴낸 그를 27일 전화로 만났다. “‘내 옆에…’를 끝으로 여행 에세이는 마지막이란 걸 직감했다. 무엇에 대해 쓸지 고민하다가 내가 잘하고 깊이 아는 ‘혼자’를 주제로 잡았다”고 했다. 오랜 시간 혼자 지내온 그는 혼자 생활하고 여행하고 사색하며 건져 올린 문장들을 책에 담았다. ―여행 에세이 4부를 기대한 팬들도 적지 않다. “시도 쓰고 책도 만드는 사람이다. 한데 시인이라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 여행이 중요한 시대에 책이 주목받으면서 ‘이병률=여행가’로 알려진 거다. 그 반응이 서운한 건 결코 아니지만 스스로 차분해지고 싶었다. 독자들의 환호 속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 써 내려간 글들을 엮었다.” ―‘혼자’라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오롯이 혼자임을 만끽하면 나 자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휴대전화 속 세상이 권하는 취향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된다. 냉소적인 홀로 됨을 뜻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두려워서 선택한 고립은 위험하다. 선진국에는 이런 이웃들을 돕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혼자 경영’이라는 개념이 눈에 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목적지, 이동 방법, 먹거리 등 모든 것을 허들을 넘듯 선택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혼자 지내는 시간을 능숙하게 경영할 수 있다. 부모 세대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조금 줄이고 나 홀로 여행을 독려했으면 한다. 크고 작은 결정을 책임지는 경험이 한 사람을 성장시킨다.” ―‘나 홀로 여행’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행이 흔해졌다. 모두가 어디론가 떠나니 취향에 맞지 않는 여행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뜻깊은 여행을 위한 최고의 준비물은 소중함이다. 시간과 돈과 마음을 모아 두근두근한 기분으로 떠나야 한다. 의무감 또는 과시하기 위한 여행은 무의미하다.” ―다음 시집은 언제쯤 출간할 계획인가. “내년 이맘때쯤 여섯 번째 시집을 펴낼 계획이다. 그간 시는 어떤 식으로든 어려움을 지녀야 한다는 ‘못난이 생각’을 해왔다. 시에 대한 열정과 패기가 그런 식으로 표출된 것 같다.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짧게 쓴 시들을 선보이려 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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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에 반했어요” 태국 뒤흔든 한류

    태국 방콕은 28, 29일 한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방콕 최대 공연장인 임팩트 아레나와 임팩트 국제전시장에서 이틀간 열린 ‘케이콘(KCON) 2019 태국’에 4만50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고 CJ ENM은 29일 밝혔다. 케이콘은 한류를 알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시작해 프랑스 호주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한류 팬과 소통해왔다. 올해는 일본 도쿄(5월), 뉴욕(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8월)에 이어 태국에서 네 번째 행사를 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틀간 임팩트 아레나에서 열린 콘서트는 동남아 전역의 한류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장 전 공연장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 늘어섰고, 막이 오르자 관중들의 함성으로 공연장이 들썩였다. GOT7, 골든차일드, 김재환, 네이처, 더보이즈, 보이스토리, 에버글로우, X1, 원어스, ITZY, (여자)아이들, 에이티즈, 밴디트, 베리베리, 스트레이 키즈, 아이즈원, AB6IX, 청하 등 18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콘서트 외에도 뷰티, 푸드,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해 태국 행사에서 10, 20대 여성 관객이 88%에 이른 점을 고려해 마련한 ‘케이콘 걸스’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자)아이들, 청하, ITZY 등 여성 아티스트들이 토크쇼, 메이크업 시연, 춤과 노래를 선보여 여성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크리에이터스 존’도 눈길을 끌었다. 태국은 인터넷보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더 많은 모바일 강국이다. 구독자가 185만 명에 이르는 크리에이터 고퇴경, 케이팝 댄스를 선보이는 태국 크리에이터 Ob1jellopy 등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띄웠다. 행사 하루 전 진행된 수출상담회에는 동남아 지역의 기업 78개사가 참여해 40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첫해인 2012년 관객 수 1만 명으로 시작한 케이콘은 올해 29만여 명이 참여한 행사로 성장했다. 누적 관객 수는 110만 명을 넘는다. 케이콘을 총괄하는 신형관 CJ ENM 음악콘텐츠본부장은 “케이콘으로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알리는 동시에 한류와 연관된 기업의 세계 진출을 돕고 있다”며 “내년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케이콘을 열어 세계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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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전 세계가 주목하는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는 맨눈으로 이산화탄소를 알아차릴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다. 그레타는 우리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오염층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레타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속 어린아이이고, 우리는 임금님일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벌거벗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에 사는 16세 청소년이다. 지난해 그는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팻말을 쥐고 자리를 지켰다. 거침없는 그레타의 행보에 전 세계 10대가 연대했다. ‘그레타 효과’라는 용어가 생겼고, 언론에 자주 소개되며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25일에는 ‘대안 노벨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바른생활상’을 받았다. 엄마 말레나 에른만, 아빠 스반테 툰베리, 그리고 여동생 베아타 에른만. 그레타를 시작으로 이들은 가족 환경운동가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오랜 기간 진창에 빠져 지냈다. 시작은 그레타의 이상 행동. 그레타가 11세 무렵 식사를 거부하고 말문을 닫자 부모는 백방으로 정보를 찾아 뛰어다녔다. 의사들은 아스퍼거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 그레타가 환경 문제에 깊이 빠진 건 8세 때 만난 동영상 때문이었다. “태평양 남쪽에 멕시코보다 더 큰 크기의 쓰레기 더미가 섬을 이룬 채 떠다니는 장면이 영화에 나왔다. … 영화를 본 날 급식 메뉴는 햄버거였다. 그레타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 접시에 놓인 기름진 고깃덩어리는 그레타에게 더 이상 음식이 아니었다. 감정을 느끼고 의식과 영혼을 가진 어느 생명체의 짓이겨진 근육이었다.” 언니와 비슷한 나이에 이른 무렵 베아타도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사에 과격했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혼절하며 울었다. 집 밖에서는 천사였지만 가족들 앞에선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였다. 오페라 가수로 명성을 떨치던 엄마와 연극배우로 일하던 아버지는 모든 일상의 일을 중단하고 아이들의 치료에 매달린다. 이 책은 그레타 가족이 함께 썼다. 평온했던 툰베리 가정의 분투기에 기후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얹었다. 아스퍼거증후군과 ADHD를 앓는 딸들을 돌보면서 엄마인 말레나는 완전히 탈진해 버린다. 절망 속에서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에 의지해 버틴 시간이 애처롭게 펼쳐진다. 말레나에 따르면 결국 두 아이는 △국민보건 제도와 검증된 치료법 △유익한 조언과 효능이 뛰어난 약품 △인내와 시간, 행운이 함께한 팀워크로 다시 일어선다. 지난한 재기 과정에서 얻은 의학 지식과 제도적 허점을 짚는 대목에 눈길이 머문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 가운데 82%가 놀림과 괴롭힘을 무릅쓰고 일반 학교에 다녀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대부분의 신경정신과적인 병은 진단의 기준과 처방, 병에 대한 정보가 모두 남자아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 ADHD가 있는 남자아이들이 대체로 아주 외향적인 데 비해서 여자아이들은 정반대다.” “(베아타의 증상과 비슷한) 미소포니아를 다루는 방식은 수십 년 전만 해도 우리가 ADHD를 취급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소녀’,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비판 세력의 공격에 그레타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환경 관련 의제로 가득 차 있다. 의연하고 뜨거운 현재를 맞기까지의 성장담을 건너오면 자연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샘솟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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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세 소녀는 어떻게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운동가가 됐나

    “그레타는 맨눈으로 이산화탄소를 알아차릴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다. 그레타는 우리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오염층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레타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속 어린아이이고, 우리는 임금님일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벌거벗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에 사는 16세 청소년이다. 지난해 그는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팻말을 쥐고 자리를 지켰다. 거침없는 그레타의 행보에 전 세계 10대가 연대했다. ‘그레타 효과’라는 용어가 생겼고, 언론에 자주 소개되며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25일에는 ‘대안 노벨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바른생활상’을 받았다. 엄마 말레나 에른만, 아빠 스반테 툰베리, 그리고 여동생 베아타 에른만. 그레타를 시작으로 이들은 가족 환경운동가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오랜 기간 진창에 빠져 지냈다. 시작은 그레타의 이상 행동. 그레타가 11세 무렵 식사를 거부하고 말문을 닫자 부모는 백방으로 정보를 찾아 뛰어다녔다. 의사들은 아스퍼거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 그레타가 환경 문제에 깊이 빠진 건 8세 때 만난 동영상 때문이었다. “태평양 남쪽에 멕시코보다 더 큰 크기의 쓰레기 더미가 섬을 이룬 채 떠다니는 장면이 영화에 나왔다. … 영화를 본 날 급식 메뉴는 햄버거였다. 그레타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 접시에 놓인 기름진 고깃덩어리는 그레타에게 더 이상 음식이 아니었다. 감정을 느끼고 의식과 영혼을 가진 어느 생명체의 짓이겨진 근육이었다.” 언니와 비슷한 나이에 이른 무렵 베아타도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사에 과격했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혼절하며 울었다. 집 밖에서는 천사였지만 가족들 앞에선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였다. 오페라 가수로 명성을 떨치던 엄마와 연극배우로 일하던 아버지는 모든 일상의 일을 중단하고 아이들의 치료에 매달린다. 이 책은 그레타 가족이 함께 썼다. 평온했던 툰베리 가정의 분투기에 기후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얹었다. 아스퍼거증후군과 ADHD를 앓는 딸들을 돌보면서 엄마인 말레나는 완전히 탈진해 버린다. 절망 속에서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에 의지해 버틴 시간이 애처롭게 펼쳐진다. 말레나에 따르면 결국 두 아이는 △국민보건 제도와 검증된 치료법 △유익한 조언과 효능이 뛰어난 약품 △인내와 시간, 행운이 함께한 팀워크로 다시 일어선다. 지난한 재기 과정에서 얻은 의학 지식과 제도적 허점을 짚는 대목에 눈길이 머문다.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 가운데 82%가 놀림과 괴롭힘을 무릅쓰고 일반 학교에 다녀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대부분의 신경정신과적인 병은 진단의 기준과 처방, 병에 대한 정보가 모두 남자아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 ADHD가 있는 남자아이들이 대체로 아주 외향적인 데 비해서 여자아이들은 정반대다.” “(베아타의 증상과 비슷한) 미소포니아를 다루는 방식은 수십 년 전만 해도 우리가 ADHD를 취급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소녀’,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비판 세력의 공격에 그레타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환경 관련 의제로 가득 차 있다. 의연하고 뜨거운 현재를 맞기까지의 성장담을 건너오면 자연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샘솟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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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서 배운 출판 노하우, 바로 업무에 활용할것”

    “지난해 기업 로고를 바꾸고 조직 문화를 혁신했다고 들었는데, 미션 비전 목표를 모두 재설정하는 건가요?” 19일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에 자리한 교육·문화 기업 ‘비상교육’ 회의실. 인도네시아 출판사 대표인 레몬 아구스 씨가 강사에게 물었다. 김영신 비상교육 경영기획코어 총괄책임자가 ‘출판기업 경영 효율성 향상’을 주제로 두 시간 동안 강의했다. 이날 수업은 비상교육이 16∼20일에 진행한 ‘아시안 출판인 코칭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개발도상국의 출판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올해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아시아와 유럽이 각각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출판인에게 노하우를 전수한다. “신속하면서 정확한 결정을 내린 사례를 알려주세요.” “새로운 기업 문화를 내·외부적으로 어떻게 전파하나요?” 수업에 참여한 인도네시아(3명) 미얀마(1명) 말레이시아(1명) 필리핀(3명)의 출판인 8명은 질문을 쏟아냈다. 닷새간 진행한 프로그램은 ‘외국 판권의 구매와 출판’, ‘파트너와 장기적 관계 구축’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됐다. 노중일 비상교육 GEO 컴퍼니 대표는 “수강생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을 미리 조사해 일정을 짰다. 짧은 기간에 고속 성장한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인도네시아 출판사 대표인 로라 프린실루 씨는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많은 데다 70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해 교과서 시장이 굉장히 크다. 스마트러닝 등 한국에서 배운 내용을 업무에 바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출판사 이사인 린다 린가드 씨는 비상교육의 인쇄·출판 자회사 ‘테라북스’ 견학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코팅지 종류에 따른 종이 색의 변화를 정확히 보여주는 시스템에 놀랐다”고 말했다. WIPO 저작권관리국은 다음 달 유럽에서 두 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선진국의 출판 노하우를 꾸준히 전할 예정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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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첫 디즈니 악보집 펴낸 남자 “출판계 이단아? 재밌는걸 하는거죠”

    18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발로의 음악 전문 출판사 삼호뮤직. 한 남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며 헬멧을 벗자 장발이 휘날렸다. 김두영 삼호뮤직 사장(42)이다. 보수적인 음악 전문 출판계에서 삼호뮤직은 최근 유튜브, 디즈니, 마블, 게임 등을 출판에 접목하며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2세 경영인인 김 사장이 있다. “이 책 기억나세요? 뮤지션의 정보를 추가로 담고 가사에 한국어 독음을 달아서 히트를 쳤죠.” 김 사장이 ‘특집 팝송 비바’라 적힌 손바닥만 한 책을 건네며 말했다. 책을 펼치자 누렇게 곰삭은 페이지가 뚝 떨어져 나갔다. 삼호뮤직은 1977년 김 사장의 부친인 김정태 회장이 창업했다. 대중음악으로 시작해 1990년대에 음악 교재 분야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다. “집에는 늘 악보와 팝송 백과가 넘쳐났어요. 일찍부터 서구와 일본 팝에 눈떴죠. 초등학교 6학년 때 몰래 기타 학원을 다녔습니다.” 김 사장은 30년 차 아마추어 뮤지션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밴드 활동을 했고, 대학에 입학한 뒤에는 마음 맞는 동료들과 언더그라운드 밴드를 꾸렸다. 포지션은 베이스 기타. 공연도 하고 음반도 냈다. 회사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아이 셋을 둔 아빠가 되면서 뜸해졌지만 지금도 밴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삼호뮤직에 입사한 건 2004년. 영업 사원으로 시작해 2009년 사장직에 올랐다. 아버지로부터 “나보다 회사를 더 잘 돌봐야 한다”는 말을 귀에 인이 박이도록 들은 그는 압박감을 느껴 이리저리 헤매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고 실용음악 브랜드인 삼호ETM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비결이라면 ‘덕질’ 같아요. 입사 이후에도 좋아하는 해외 밴드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즐겨 봤어요. 유튜브에서 연주와 편곡 실력을 겸비한 뮤지션들을 알게 됐어요. 게시판에 ‘뮤지션을 따라 연습하고 싶은데 악보가 없나요?’라는 요청을 보고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란 걸 직감했습니다.” 유튜브 스타 ‘레이나’ ‘두피아노’ ‘제니 윤’의 악보집을 만들어 페이지마다 QR코드를 덧입혔다. 악보를 펴면 바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지금은 흔해졌지만 당시엔 새로운 형태의 악보집이었다. 유튜브 음악인들의 부상과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의 인기가 맞물려 대중음악을 담은 악보집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2014년에는 세계 최초로 디즈니 본사와 악보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했다. 영화 ‘겨울왕국’에 푹 빠진 첫째 딸의 모습에 디즈니 영화 주제곡을 악보로 펴내면 어떨까 싶었다. 본사 문을 두드렸더니 “화보집과 어린이 책은 많이 펴냈지만 악보 출간 문의는 처음”이라며 반색했다. 결과는 대성공. 캐릭터 피아노 교재인 ‘미키마우스 계이름 공부’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 음악놀이북’ 등으로 교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19년에는 마블과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고 게임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OST 피아노 악보집을 펴냈다. 낱장 악보집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부친은 “나는 모르는 영역이다. 네가 다 해라”라며 칭찬 아닌 칭찬을 건넸다고 한다. “아버지는 길을 알면서도 모른 척 지켜보실 뿐이죠. 몸으로 부딪치느라 실수가 잦고 속도가 느리지만, 그만큼 뿌리가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연예기획사와 협업하고 새로운 교재를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싶습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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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보 사회부 5명-채널A 탐사팀 4명 ‘이달의 기자상’ 수상

    동아일보 사회부 황성호 신동진 이호재 김동혁 장관석 기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검증’ 보도로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취재보도1부문)을 수상했다. 채널A 탐사보도팀 여현교 이은후 전혜정 이서현 기자도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으로 이달의 기자상(취재보도1부문)을 받았다. △한국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취재보도1부문) △KBS ‘밀정 2부작’(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대전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 전주MBC 보도국 ‘2000억 원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땅속 진실’(이상 지역취재보도부문)도 수상했다. 시상식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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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스타·대중음악·디즈니 악보집까지…음악 출판계 새바람, 그는?

    18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발로의 음악 전문 출판사 삼호뮤직. 한 남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며 헬멧을 벗자 장발이 휘날렸다. 김두영 삼호뮤직 사장(42)이다. 보수적인 음악 전문 출판계에서 삼호뮤직은 최근 유튜브, 디즈니, 마블, 게임 등을 출판에 접목하며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2세 경영인인 김 대표가 있다. “이 책 기억나세요? 뮤지션의 정보를 추가로 담고 가사에 한국어 독음을 달아서 히트를 쳤죠.” 김 대표가 ‘특집 팝송 비바’라 적힌 손바닥만한 책을 건네며 말했다. 책을 펼치자 누렇게 곰삭은 페이지가 뚝 떨어져 나갔다. 삼호뮤직은 1977년 김 대표의 부친인 김정태 회장이 창업했다. 대중음악으로 시작해 1990년대에 음악 교재 분야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다. “집에는 늘 악보와 팝송 백과가 넘쳐났어요. 일찍부터 서구와 일본 팝에 눈 떴죠. 초등학교 6학년 때 몰래 기타 학원을 다녔습니다.” 김 사장은 30년 차 아마추어 뮤지션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밴드 활동을 했고, 대학에 입학한 뒤에는 마음 맞는 동료들과 언더그라운드 밴드를 꾸렸다. 포지션은 베이스 기타. 공연도 하고 음반도 냈다. 회사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아이 셋을 둔 아빠가 되면서 뜸해졌지만, 지금도 밴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삼호뮤직에 입사한 건 2004년. 영업 사원으로 시작해 2009년 사장직에 올랐다. 아버지로부터 “나보다 회사를 더 잘 돌봐야 한다”는 말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은 그는 압박감을 느껴 이리저리 헤매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고 실용 음악 브랜드인 삼호ETM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비결이라면 ‘덕질’ 같아요. 입사 이후에도 좋아하는 해외 밴드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즐겨 봤어요. 유튜브에서 연주와 편곡 실력을 겸비한 뮤지션들을 알게 됐어요. 게시판에 ‘뮤지션을 따라 연습하고 싶은데 악보가 없나요?’라는 요청을 보고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란 걸 직감했습니다.” 유튜브 스타 ‘레이나’, ‘두피아노’, ‘제니 윤’의 악보집을 만들어 페이지마다 QR코드를 덧입혔다. 악보를 펴면 바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지금은 흔해졌지만 당시엔 새로운 형태의 악보집이었다. 유튜브 음악인들의 부상과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의 인기가 맞물려 대중음악을 담은 악보집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2014년에는 세계 최초로 디즈니 본사와 악보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했다. 영화 ‘겨울왕국’에 푹 빠진 첫째 딸의 모습에 디즈니 영화 주제곡을 악보로 펴내면 어떨까 싶었다. 본사 문을 두드렸더니 “화보집과 어린이책은 많이 펴냈지만 악보 출간 문의는 처음”이라며 반색했다. 결과는 대성공. 캐릭터 피아노 교재인 ‘미키마우스 계이름 공부’,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 음악놀이북’ 등으로 교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19년에는 마블과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고 게임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OST 피아노 악보집을 펴냈다. 낱장 악보집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부친은 “나는 모르는 영역이다. 네가 다 해라”며 칭찬 아닌 칭찬을 건넸다고 한다. “아버지는 길을 알면서도 모른 척 지켜보실 뿐이죠. 몸으로 부딪히느라 실수가 잦고 속도가 느리지만, 그만큼 뿌리가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대중문화, 유튜브, 미디어 등과 손잡고 일해보고 싶습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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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그걸 모르는 나라에서의 삶은 비극”

    동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소국 알바니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탈린식 독재체제가 들어섰다. 말 한마디, 글 한 자조차 구속받는 엄혹한 시절이 이어졌다. 제9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이스마일 카다레(83)는 바로 그곳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필사하며 문학에 탐닉했고, 20대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1963년)으로 세계 문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1990년 프랑스로 정치 망명해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메일로 만난 그는 “세상은 아직도 문학을 원치 않는 나라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큰 비극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문학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경리문학상 수상 소감은…. “박경리 작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있다는 사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의 좋은 친구인 아모스 오즈(5회 수상)가 수상한 상이라 더 기쁘다.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지붕 아래에 어울려 살아간다.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사랑받고 존중받는데, 문학 또한 그렇다. 문학은 보편적이고 시공을 초월한다. 한국 최초의 세계 문학상인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생각할수록 기쁨이 차오른다.”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작은 단상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보통 작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지어내야 하는데, 가끔은 선물 같은 현실을 만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불운했던 알바니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과거 적으로 만난 군대의 장군이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러 알바니아를 찾는다. 알바니아는 아직 과거의 고통과 죄의식에 익숙해지지 않은 때였다. 파고들수록 이 테마에 얽힌 문제가 더 깊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단편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장편이 됐다.” ―“‘죽은…’이 가장 유명한 소설이지만 최고의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 25세 젊은 나이에 쓴 소설이라서 주목을 받았다. 나는 정치 환경이 극도로 부조리한 국가에서 태어났다. 문학과 재능이 있는 이들에겐 적대적인 환경이었다. 좋은 출발은 아니었지만, 알바니아와 내 문학 여정에서 이 작품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꿈의 궁전’(1981년) 등을 통해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비판해 왔다. “그렇다. 하지만 부적절한 주제로 정권을 조롱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 진지한 작가들은 그런 일을 바라지 않는다. 억압은 당연히 생각해볼 만한 주제였다.” ―‘꿈의 궁전’은 우화의 형식을 취했지만, 수도 티라나를 상세히 묘사해 정부가 알아챘다. “당시 상황을 최대한 상세하고 생생하게 묘사해야 작품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그로 인해 더 큰 진실에 가닿았을 것이다. 소설로 인해 많은 골치 아픈 일을 겪었다. 그것은 나의 문학적 길에서 일종의 장애물이었다. 이 작품만큼 사회주의자, 비평가, 공산주의 독재 정권에 의해 철저히 조사된 소설도 없다.”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작가나 작품이 궁금하다. “이해하지 못하는 책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알바니아어로 번역된 셰익스피어가 대표적이다. ‘맥베스’를 본 이후 다른 책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스의 호메로스는 좋아했지만 보통 수준이었다. 내 작품에 유머가 있다면 그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덕분이다.” ―전 세계 후배 작가들에게 어떤 조언을 건네고 싶은가. “너무 일찍 책을 출간하는 것은 재앙일 수도 있다. 작가로 영글기 전에 이름이 알려지면 부담감에 짓눌려 글을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론 술처럼 너무 어릴 때 문학 작품을 출판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나는 진짜 작가가 되기 전에 신문에 소개됐다. ‘편집부 메일’이라는 칼럼에서 그들은 내 시를 ‘문학이 받아들일 수 없는 언어로 쓰였다’고 혹평했다.” ―한국에도 당신의 팬층이 두껍다. “이웃 나라에서든 먼 나라에서든 내 작품이 번역돼 읽히는 것은 더없는 즐거움이다. 문학은 그런 것이고, 그 토대는 세계주의에 있다. 내 작품에 관심을 가져준 한국 독자들과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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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너를 저격한다” 자극적 영상에 구독-조회수 쑥쑥

    “불법 성매매에 가담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습니다.” 구독자가 19만 명인 유튜버 정배우는 지난달 한 유명 트랜스젠더 유튜버 A 씨의 성매매 전력을 폭로했다. 구독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정배우는 A 씨의 과거 성매매 업소 후기 글을 증거 자료로 제시하거나 A 씨가 영상 내용에 항의하는 통화 내용을 녹음해 들려주는 등 ‘저격’ 영상들을 수차례 찍어냈다. 결국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A 씨는 “잘못을 인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유튜버 수십 명이 정배우와 A 씨의 논란을 정리하는 영상을 빠르게 찍어 올렸다. 검색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이런 콘텐츠들을 매일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유명 유튜버를 대상으로 하거나 기존 언론 기사를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일부 누리꾼은 이들을 ‘기생튜버(기생+유튜버)’라고 부른다. 콘텐츠의 적절성 여부와 관계없이 기생튜버들은 ‘레드오션’이 된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배우는 콘텐츠 말미에 “유튜버 인성, 피해 폭로, 이슈화되고 공론화시켜야 되는 사건 제보 바란다”는 문구를 덧붙인다. 17일에는 열성 팬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논란을 겪은 유튜버 양팡(구독자 208만 명)을 비판하는 등 이슈몰이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여러 번 올랐다. 인지도가 높아진 정배우와 유명 유튜버 간 갈등은 또 다른 기생튜버들의 타깃이 되며 관련 동영상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저격’ 영상이 주를 이루는 콘텐츠 특성상, 정배우는 지금까지 유명 유튜버 6명에게 고소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기도 한다. “남의 인생을 까내리면서 돈을 버느냐”는 비판이 많지만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때론 타깃이 된 유튜버의 사과를 이끌어내는 그의 대담한(?) 행동에 팬들의 응원 글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기생튜버들은 화제의 이슈나 인물을 검색 키워드에 끼워 넣어 조회수를 높인다. 지난달 먹방 유튜버 밴쯔(구독자 281만 명)가 과장 광고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자 ‘밴쯔 구독자 하락하는 이유’ ‘밴쯔 부활이 어려운 이유’ 등을 제목으로 한 동영상이 수십 건 올라왔다. ‘보람튜브 월 수익 40억은 진실일까?’ ‘대도서관 이렇게 무너지지는 말자’ ‘감스트 논란의 핵심’ 등 기생튜버의 콘텐츠는 유명 유튜버 영상 아래에 배치돼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누린다. 기존 자료에 설명을 덧붙인다는 점에서 각 분야 유튜버의 ‘지식 채널’과 유사하지만, 유명인이나 유튜버를 타깃으로 삼고 마구잡이로 자극적인 이슈를 편집해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부분 유명 유튜버의 콘텐츠를 캡처한 사진을 나열하고, 기사나 댓글을 참고해 음성번역기로 내용을 읽어주는 식이다. 신분 노출을 꺼려 선글라스나 가면을 쓰고 이슈를 설명하는 유튜버도 상당수다. 영상의 질보다는 이목을 끄는 자극적인 내용이 중요하다보니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단발적인 조회수 증가로 초기 기반을 다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까지 기생튜버로 활동했던 이모 씨(28)는 “실시간 검색어를 새로고침하면서 아이템을 찾고 관련 기사들을 ‘복붙(복사, 붙여넣기)’해 빠르게 영상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구독자 대비 영상 조회수가 높아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기생튜버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유통회사에서 일하는 김지윤 씨(29)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전하는 TV 프로그램처럼 유튜버들의 사건사고를 전하는 채널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출판인 강모 씨(36)는 “검색어 노출을 노리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졌다. 기존 콘텐츠를 재탕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은 거르는 편이다”라고 했다.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며 인기를 얻는 행태가 안타깝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내용을 소개해 부정확한 정보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크리에이터 업계 관계자도 “(기생튜버들을) 인지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인용 영상 관련 저작권 알고리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가짜뉴스나 선정적인 콘텐츠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신규진 newjin@donga.com·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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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질보다는 자극적인 내용…논란 먹고 사는 ‘기생튜버’

    “불법 성매매에 가담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습니다.” 19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 정배우는 지난달 한 유명 트랜스젠더 유튜버 A 씨의 성매매 전력을 폭로했다. 구독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정배우는 A 씨의 과거 성매매 업소 후기 글을 증거자료로 제시하거나 A 씨가 영상 내용에 항의하는 통화 내용을 녹음해 들려주는 등 ‘저격’ 영상들을 수차례 찍어냈다. 결국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A 씨는 “잘못을 인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수십 명의 유튜버들은 정배우와 A 씨의 논란을 정리하는 영상을 빠르게 찍어 올렸다. 검색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이런 콘텐츠들을 매일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유명 유튜버를 대상으로 하거나 기존 언론 기사를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들을 ‘기생튜버(기생+유튜버)’라고 부른다. 콘텐츠의 적절성 여부와 관계없이 기생튜버들은 ‘레드오션’이 된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배우는 콘텐츠 말미에 “유튜버 인성, 피해폭로, 이슈화되고 공론화 시켜야 되는 사건 제보 바란다”는 문구를 덧붙인다. 17일에는 열성 팬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논란을 겪은 유튜버 양팡(구독자 208만 명)을 비판하는 등 이슈몰이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여러 번 올랐다. 인지도가 높아진 정배우와 유명 유튜버 간 갈등은 또 다른 기생튜버들의 타깃이 되며 관련 동영상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저격’ 영상이 주를 이루는 콘텐츠 특성상, 정배우는 지금까지 유명 유튜버 6명에게 고소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진행상황을 브리핑하기도 한다. “남의 인생을 까 내리면서 돈을 버느냐”는 비판이 많지만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때론 타깃이 된 유튜버의 사과를 이끌어내는 그의 대담한(?) 행동에 팬들의 응원 글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기생튜버들은 화제의 이슈나 인물을 검색 키워드에 끼워 넣어 조회수를 높인다. 지난달 먹방 유튜버 밴쯔(구독자 281만 명)가 과장광고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자 ‘밴쯔 구독자 하락하는 이유’ ‘밴쯔 부활이 어려운 이유’ 등을 제목으로 한 동영상이 수십 건 올라왔다. ‘보람튜브 월 수익 40억은 진실일까?’ ‘대도서관 이렇게 무너지지는 말자’ ‘감스트 논란의 핵심’ 등 기생튜버의 콘텐츠는 유명 유튜버 영상 아래에 배치돼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누린다. 기존 자료에 설명을 덧붙인다는 점에서 각 분야 유튜버의 ‘지식 채널’과 유사하지만, 유명인이나 유튜버를 타깃으로 삼고 마구잡이로 자극적인 이슈를 편집해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부분 유명 유튜버의 콘텐츠를 캡처한 사진을 나열하고, 기사나 댓글을 참고해 음성번역기로 내용을 읽어주는 식이다. 신분 노출을 꺼려 선글라스나 가면을 쓰고 이슈를 설명하는 유튜버도 상당수다. 영상의 질보다는 이목을 끄는 자극적인 내용이 중요하다보니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단발적인 조회수 증가로 초기 기반을 다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까지 기생튜버로 활동했던 이모 씨(28)는 “실시간 검색어를 새로고침하면서 아이템을 찾고 관련 기사들을 ‘복붙(복사, 붙여넣기)’해 빠르게 영상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구독자 대비 영상 조회수가 높아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기생튜버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유통회사에서 일하는 김지윤 씨(29)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전하는 TV프로그램처럼 유튜버들의 사건사고를 전하는 채널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출판인 강모 씨(36)는 “검색어 노출을 노리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졌다. 기존 콘텐츠를 재탕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은 거르는 편이다”고 했다.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며 인기를 얻는 행태가 안타깝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내용을 소개해 부정확한 정보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크리에이터 업계 관계자도 “(기생튜버들을) 인지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인용 영상 관련 저작권 알고리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가짜뉴스나 선정적인 콘텐츠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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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가을, 출판편집자의 책상에 놓인 한권의 책은…

    《더위는 꺾인 지 오래. 콧속으로 들어차는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아름다운 계절이 왔다. 가을을 열어젖히기 마침맞은 국내외 소설을 출판사 문학 담당 편집자에게 물었다. 》○ 서효인 민음사 한국문학편집부 문학팀장 벌써 가을이고, 이는 올해도 다 가버렸다는 말과 같다. 연말 특유의 흥청거림 때문에 정신없이 지나가 버리기 일쑤인 겨울보다 되레 가을이 지난 삶을 얼추 정리하기에 더 낫다. 그런 계절의 소설로 ‘스토너’를 소개한다. 주인공 스토너는 운명에 분연히 맞서는 사람이 아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다 바치지 못한다. 기민하고 재바르지 않다. 그는 그저 타인의 악함이나 자신의 실수로 만들어진 결과에 맞춰 산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같다. 꼭, 당신과 나의 삶 같기도 하다. 죽음 앞에 선 스토너는 유언 대신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네 인생에) 너는 무엇을 기대했나?” 이러한 질문이야말로 가을과 제법 어울린다. 아파트와 자동차, 통장 잔액…. 그런 것들에 기대어 우리는 사는 걸까. 소설은 답보다는 질문을 거듭하는 장르라서, 따로 해설은 없다. 다만 조금 정리는 될 것이다. 내가 사는 공간과 시간에 대해, 거기에 발붙인 우리의 인생에 대해. 그것을 소설의 총체성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 전성이 창비 한국문학팀장첫 책을 출간한 2010년 이후, 최진영은 우리 소설에서 가장 터프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외되고 상처받은 인물들에게 자신의 몫을 만들어주는 그의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거침이 없다. 아픔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어떤 방식으로건 끝내 돌파해내는 그의 소설은 늘 무언가 대단한 작품을 읽고야 말았다는 느낌을 가져다준다. ‘해가 지는…’은 새로운 매력까지 선사한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살아남은 자들은 안식처를 찾아 길 위에 오른다. 시·청력을 잃은 동생을 지키며 걷는 한 여성, 일가친척과 함께 집을 떠나온 또 다른 여성. 두 사람의 교감과 사랑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동력이다.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공간을 앞에 둔 표현이라기엔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두 사람에게도 그리고 읽는 이에게도 아름다운 세계가 끝내 다가든다. 저무는 계절, 오늘도 잘 견뎌야 할 때라면 누군가와 ‘해가 지는 곳으로’ 걸어 봐도 좋겠다.○ 이상술 문학동네 국내1팀장 소설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최은미의 소설,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어제는 봄’이다. 그는 “나는 여전히 그날 저녁의 공기를 결 하나까지도 떠올릴 수 있다”고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공기의 결 하나하나를 낱낱이 그리면서 우리를 그 속으로 밀어 넣는다. 목련나무가 몽우리를 하얗게 올리고 개나리와 벚꽃이 피고 조팝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10년 동안 한 소설을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붙들려 있는, 자책과 분노와, 차마 발설할 수 없는 ‘죄’에 붙들려 있는 정수진과 함께 서 있게 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실은 연옥과 같은 가족의 굴레에 갇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에 간담이 서늘해지고, 기어이 한 발짝을 내뻗기 위해 짜내는 안간힘에 같이 몸을 움찔거리게 된다. 그래서 소설의 마지막 조각을 그가 어떻게든 써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 끝이 어떻게 되건 기어이 봄은 지나가 이렇게 가을이 되고, 되풀이해 닥쳐올 다음 봄날의 우리는 그와 함께 아마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게 된다. ○ 이민희 문학과지성사 편집자 자신을 겸허하게 돌아보고 무슨 결실이라도 맺어야 할 것만 같은 계절, 가을이다. 실은 얼마 안 남은 한 해를 제대로 살아야겠다며 느지막이 마음을 다잡는 때에 더 가깝다. 이래도 되나, 이래선 안 되겠다 싶으면 주섬주섬 책을 집어 들게 된다. ‘깊이에의 강요’는 안팎의 질책으로 심신이 노곤할 때 떠올리게 되는 책이다. 표제작에는 “작품에 깊이가 없다”는 평론가의 무심한 말을 듣고 고뇌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젊은 화가가 등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평론가는 화가의 죽음 뒤 말을 바꿔 그림에 “분명 헛될 수밖에 없는” “깊이에의 강요”가 내비친다고 평한다. 그러니까 그냥 한번 던져본 말이었단 소리다. 겨우 이것밖에 못 하냐, 결혼은 언제 하느냐…. 우리를 흔드는 남의 말은 사실 ‘그냥 한번 던져본 것’일 경우가 많다. 새겨들어야 할 말도 있겠지만 일일이 신경 쓰는 건 정작 나에게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무릇 귀는 열어두고 입은 다물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가끔 귀를 닫을 때도 있어야 한다고 소심하게 주장해본다. 작은 배타심은 때로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한다.  정리=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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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 해군기지 바다마을아파트에 ‘작은도서관’ 개관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기지 관사인 바다마을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 ‘바다마을 작은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KB국민은행, 국방부와 함께 마련했다. 해군 가족을 위한 도서관으로는 2015년 개관한 진해 ‘오션빌 작은도서관’에 이어 두 번째. 19일 개관식에는 김 대표와 해군진해기지 이수열 사령관, KB국민은행 경남지역그룹 이상기 대표 등이 참석했다. 160m²의 작은도서관은 열람실, 어린이방, 원목제작 서가, 대출안내 데스크 등을 갖췄다. 장서는 3500여 권. 23일과 27일에는 각각 경북 예천군 ‘예성작은도서관’과 전북 전주시 ‘인후비전작은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작은도서관…’은 지금까지 전국에 학교마을도서관 260곳, 작은도서관 76곳을 세웠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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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밤 100만 대축제… “폭죽 말고도 볼거리 즐길거리 많아요”

    올해 17번째를 맞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19’가 10월 5일 오후 1∼9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다. 매년 100만 명이 몰리는 이 축제는 국내 대표 가을 축제로 자리 잡았다. 흔히 불꽃놀이만 떠올리기 쉽지만 축제와 함께하는 문화 전시 및 행사도 알차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10월 1∼5일 디자인위크 아트기획전인 불꽃 아틀리에가 진행된다. 축제 엠블럼을 형상화한 조형물에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설치 전시한다. 불꽃이 터지는 환희의 순간을 작품에 담았다. 전체 작품을 3개의 존으로 나눠 구성했다. 키네틱 아트, 그래픽, 일러스트를 선보이는 ‘ENJOY 존’, 애니메이션, 무빙그래픽 등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는 ‘FUN 존’, 아티스트와 홍익대, 국민대 학생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Experience 존’ 등이다. 참여 작가는 서울대 미대 김경선 교수, 홍익대 크리스 로 교수를 비롯해 빠키, 김영나, 슬기와 민, 이푸로니, 박연주, 이재민, 조규형, 채병록, 전지훈, 잭 사흐, 보 얀, 유야렝, 제부, 토미 리 등이다. 부대 행사로는 3∼5일 오후 4시 잭 샤흐, 빠키, 보 얀이 관객에게 참여 계기, 출품작의 의미, 일상 등을 소개하며 소통하는 ‘아티스트 톡’이 있다. 또 제부와 보 얀이 작품에 페인팅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라이브 페인팅 시간도 마련된다. 이 밖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나오는 미션을 수행하거나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기념품, 간식거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본행사인 불꽃쇼에서는 오후 7시 20분부터 8시 40분까지 총 10만여 발의 불꽃이 가을 하늘을 수놓을 예정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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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레의 작품세계… 작품 대부분 알바니아의 혹독한 현대사 담아

    이스마일 카다레는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세계적인 작가다. 장편소설 20여 권, 단편소설집, 에세이, 시집을 펴냈다. 1990년 혹독한 독재를 겪은 알바니아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지만, 그의 작품 대부분에는 알바니아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데뷔작인 ‘죽은 군대의 장군’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국 장군의 눈으로 알바니아의 현실을 그려냈다. 알바니아에서 비밀리에 프랑스로 내보낸 원고를 20년 후 엮어 펴낸 ‘아가멤논의 딸’(2003년)에서는 독재정권이 개인에게 가하는 억압과 그 속에서 몰락하는 개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유년 시절과 공산당 집권 초기의 시절을 그린 ‘돌의 연대기’(1971년)와 ‘광기의 풍토’(2005년), 알바니아 고원지대 주민들이 부조리한 관습법으로 인해 겪는 비극을 다룬 ‘부서진 사월’(1980년)은 알바니아의 정서를 진하게 담아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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