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윤

김예윤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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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노동팀 김예윤입니다. 먹고사는 일을 들여다봅니다. 2016년 입사해 사회부, 국제부를 거쳤습니다.

yeah@donga.com

취재분야

2025-02-13~2025-03-15
교육44%
사회일반43%
노동7%
국회3%
인사일반3%
  •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소소칼럼]

    지난주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혹시 짬 날 때 둘러볼 곳이 있을까 ‘자카르타 여행’을 검색해봤다. 여행지로서의 자카르타는 악평이 자자…아니 그냥 평이 없었다. 단어를 ‘여행’에서 ‘출장’으로 바꾸자 후기가 쏟아졌다. 최악의 교통체증 경험과 비즈니스호텔 숙박 후기가 대다수였다. 정말 일만 하다 오는 곳인가 보구나, 싶었다.유튜브에서 하릴없이 내리던 스크롤을 멈춘 건 이 문구였다.‘CNN 선정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위.’언젠가 미국 CNN 방송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위’로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인 ‘른당(Rendang)’을 꼽았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해외 매체를 인용할 때 이곳이라면 안심하고 쓰는, 미국 유수의 방송사. 른당을 소개하는 콘텐츠 열에 예닐곱은 저 문구를 앞세우고 있었다.소고기를 코코넛 밀크에 재우고 마늘, 생강, 레몬그라스 같은 향신료로 만든 커리 소스를 부어 장시간 조린 요리라. 글로만 먹어도 입 안에서 부드럽고 달짝한 인도네시아식 갈비찜이 느껴지는 듯했다. 백종원 아저씨까지 이렇게 말했다니 꼭 먹어봐야 할 것 같았다. 출장지에서 할 일이 생겼다.이럴 리 없는데…출장 셋째 날 점심. 드디어 ‘세계 1등’ 음식을 접할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뷔페식 기사식당쯤인 곳이었다. 열대성 스콜이 퍼붓는 정오, 반(半) 노천 식당의 공기는 덥고 눅눅했다. 유리 진열장 안에는 그 온도와 습도를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강렬한 향신료에 굽고 튀긴 음식들이 담겨 있었다. 사실 아주 먹음직하게 보이진 않았다.이리저리 안전해 보이는 음식들을 고르던 중 눈에 익은 음식을 발견했다. 적갈색 양념에 조려진 소고기. 른당을 담는 내게 동행한 현지 교포가 덧붙였다.“그게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래요.” 이럴 리 없는데. 자를 때도 고깃결이 거칠다 싶었는데 입 안에서 씹히는 고기가 질겼다. 짰다. 그나마 맵싸한 맛에 먹을수록 밥반찬 역할은 톡톡히 해줬지만.안타깝게도 나는 문장으로 맛을 잘 표현해내지 못한다. 어느 나라의 전통 음식을 ‘맛없다’고 깎아내리기도 좀 그렇다. 다만 확실하게 느낀 건 이 음식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데 동의하긴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또 이 사실이 순순히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무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데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 없어. 여긴 딱 봐도 대단한 맛보다는 끼니 해결하는 식당이잖아. 진짜 잘 요리한 른당은 뭔가 다를거야.그렇게 희한한 미련을 안고 다음 날 저녁 식당을 정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수준급 른당을 맛볼 수 있다’는 코멘트에 시내에 꽤 값나가는 식당을 찾았다. 정갈하게 담겨나온 른당은 과연 전날보다 훨씬 맛있어 보였다. 부드러워 보이는 살코기를 집었다.맛있었다. 물론 맛있었다. 따뜻했고 양념도 촉촉하고 간도 덜 셌다. 하지만 ‘세계 1등’을 주기엔 여전히 아리송했다. ‘엄마가 압력밥솥에서 푹푹 쪄낸 갈비찜이 훨씬 부드럽고 맛있는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에서 함께 간 동행도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의’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문득 궁금해져서 이 화려한 수식어가 달린 원문 기사를 찾아봤다. 2011년 CNN이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세계 최고의 음식’ 설문조사다. 3만5000명이 투표에 참여한 일종의 인기 투표였다.재밌는 건 1위뿐 아니라 2위도 나시고랭, 인도네시아 음식이었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당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어릴 때 즐겨 먹던 음식으로 른당을 말했는데, 이때 SNS를 많이 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이 투표에 대거 참여했다’는 해석을 달았다.진위는 알 수 없지만 1, 2위를 한 국가 음식이 차지했다니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미심쩍은 설문 결과다. 그걸 모르고 같은 음식을 두 번 도전하면서 나는 어떤 경험을 하고 싶었나.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음식을 먹었는데, 참말로 맛있더라’는 말할 거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음식뿐인가. ‘세계 3대 노을 명소’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20선’ 따위의 누가 시작한 지 모를 구전을 도장 깨기를 하면서 뿌듯해하던 장면들이 스친다.인도네시아에서 른당은 맛이나 위상이나 우리의 제육볶음과 갈비찜 사이로 보면 된단다. 평범한 어느 날 밥상의 메인 반찬일 때도, 생일이나 명절 잔칫상 음식인 날도 있었을 테다. 그렇다면 그들의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른당이 맞을 듯도 하다.마치 내게 죽기 전 다시 먹고 싶은 ‘세젤맛(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내가 좋아하는 감자가 두툼하게 들어간 엄마의 된장찌개, 친구들과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던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같은 것들을 이야기할 것처럼. [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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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경 “인명피해 다수” 전담수사팀 구성… 고용부, 중대재해법 위반 신속조사 방침

    정부가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검경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원지검은 24일 안병수 2차장검사를 팀장으로 공공수사부와 형사3부 등 7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중대재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경찰청과 노동청,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족 등 피해자에 대해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도 김종민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한다고 밝혔다. 형사기동대를 비롯해 과학수사, 법률지원 부서 등에서 차출한다. 피해자 1명당 전담 요원을 지정해 피해자 보호에도 25명을 투입한다. 경찰은 유전자 긴급감정 등을 통해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수사전담팀을 꾸려 최대한 신속하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화재 현장을 찾았다. 고용부는 이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근로자 수색, 현장 수습, 피해 지원 등을 총괄하게 된다. 고용부는 사상자가 많은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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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 경기-강원 등 황사비… 6월 황사 유입 역대 6번째

    24일 한반도에 황사가 유입되면서 경기 강원 등의 지역에 황사비가 내렸다. 6월에 황사가 한반도로 유입된 건 기상 관측 이후 6번째일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 5mm, 강원 충청 전남 5∼20mm, 전북 경북 5∼30mm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맞을 경우 피부와 두피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황사비”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1, 22일 고비사막과 네이멍구(內蒙古) 고원 부근에서 황사가 발원했는데 이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24일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다 비에 섞여 내렸다. 6월 황사는 기상 관측 이후 6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드물었다. 과거에는 1961, 1962, 1973, 2015, 2020년에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황사 발원 지역이 유난히 건조했다. 여기에 북서풍까지 불면서 황사가 한반도로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5일에는 전날(24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2∼5도가량 내려가며 더위가 주춤할 전망이다. 26일은 제주에 10∼40mm, 경상 및 호남에 5mm 내외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7일부터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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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공장 화재’ 검·경 전담수사팀 편성…“사고 경위 등 엄정 수사”

    정부가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검경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원지검은 24일 안병수 2차장검사를 팀장으로 공공수사부와 형사3부 등 7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중대재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경찰청과 노동청,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족 등 피해자에 대해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도 김종민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130여 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한다고 밝혔다. 형사기동대를 비롯해 과학수사, 법률지원 부서 등에서 차출한다. 피해자 1명당 전담 요원을 지정해 피해자 보호에도 25명을 투입한다. 경찰은 유전자 긴급감정 등을 통해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화재 진압 등으로 현장이 정리된 후 본격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오후 4시 화재 현장을 찾았다. 고용부는 이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근로자 수색, 현장수습, 피해 지원 등을 총괄하게 된다. 고용부는 사상자가 많은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중대재해법은 공사장이나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는 원료 등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안전 보건 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는 법이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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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아닌 ‘6월 황사비’ 주의하세요”…주 중반부터 다시 무더위

    24일 현재 경기, 강원 등 일부 지역에서 황사 섞인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황사비를 맞으면 피부나 두피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의를 당부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 5mm, 강원 충청 전남 5~20mm, 전북 경북 5~30mm 수준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제주와 남부지방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어온 가운데, 중부지방은 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구름대가 생성됐다.기상청은 “낮 동안 햇볕 탓에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가 불안해져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비는 강수량이 적지만 황사비라 조심해야 한다.21, 22일 사이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 부근에서 황사가 발원했는데 이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24일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 중이다. 이 황사가 비에 섞여 내리는 것이다.6월 황사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6차례 밖에 없었을 정도로 드물었다. 이전에는 1961년, 1962년, 1973년, 2015년, 2020년에 6월 황사가 관측됐다. 황사는 보통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겨우내 얼었던 모래가 녹으면서 푸석푸석해져 쉽게 날아오르는데다, 북서쪽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올해는 드물게 6월에 두 조건이 충족됐다.기상청 관계자는 “내몽골 고원 등의 토양이 건조한 상태에서 저기압이 발달해 상승 기류를 타고 모래 바람이 날아 올랐다”며 “북쪽 기압골 영향으로 북서풍이 강해 황사가 날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화요일인 25일에는 중부의 더위와 남부 장맛비 모두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북서풍을 타고 일시적으로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2~5도 가량 낮아진다. 전라 경상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리던 비도 25일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겠다.25, 26일 낮최고기온은 30, 31도인데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1도를 웃돌겠다. 26일 제주에는 10~40mm, 전라 경상 5mm 내외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목요일인 27일에는 서울 낮최고기온 32도까지 오르는 등 다시 무더위가 이어진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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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 땡볕’ 뒤 끈적끈적 ‘동남아 더위’… 6월 폭염일수 역대 최다

    《건조한 ‘사막 더위’ 가고, 끈적한 ‘동남아 더위’ 온다21일 밤 서울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에서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래 117년 만에 가장 빨리 찾아온 열대야다. 24일까지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고 그 이후부터 곧바로 기온이 오르면서 덥고 습한 날씨가 찾아올 예정이다. 지난주까지는 건조한 가운데 불타는 듯한 ‘사막 더위’였다면, 이제부터는 장마를 동반해 습하고 후덥지근한 ‘동남아 더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117년 만에 가장 빨리 찾아온 열대야, 6월 폭염 일수 역대 최다, 온열질환자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급증…. 올 6월 한반도는 일찍 찾아온 폭염이 시민들을 괴롭히며 여러 기록을 양산했다. 최근까지 고온 건조한 ‘사막 더위’에 시달렸던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는 이번 주부터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겹치며 ‘동남아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서울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 23일 기상청은 21일 밤∼22일 아침 서울에 올 들어 첫 열대야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밤새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안 떨어지면 열대야로 인정되는데 이날은 22일 오전 2시 29분 25.1도가 가장 낮은 기온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 낮 서울 최고기온은 35.1도였다. 그런데 이날 하늘에 구름이 두껍게 낀 탓에 낮시간 달궈진 공기가 ‘구름 이불’ 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여기에 뜨겁고 습한 남풍까지 불면서 첫 열대야가 나타난 것이다. 서울의 첫 열대야 시기는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 2020년에는 8월 4일이었지만 2021년엔 7월 12일로 한 달 가까이 빨라졌다. 2022년 사상 처음으로 6월에 열대야가 관측됐고, 올해까지 3년 연속 ‘6월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6월 폭염 일수는 이달 23일까지 2.7일로 집계됐다. 1973년 전국 기상 관측 개시 이후 6월 최다 폭염 일수(2020년 1.9일)를 이미 넘어섰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 이번 달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서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등의 바다가 달아올라 세계 곳곳에 뜨거운 공기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열질환자도 폭증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간 온열질환자는 299명(추정 사망 2명 포함)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사망 1명 포함 152명)의 두 배 가까이나 된다.● 사막 더위 가고 동남아 더위 오고 지난주 40도에 육박했던 낮 최고기온은 24일까지 내리는 비 때문에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저기압의 영향으로 서울 경기 충청 10∼40mm(많은 곳 60mm 이상), 강원 5∼40mm 등의 비가 예보됐다. 21, 22일 중국과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발생한 황사가 23일 오후부터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예정인데 이 때문에 6월에 보기 드문 황사나 황사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4, 25일 낮 최고기온은 30∼31도로 지난주보다 다소 내려가지만 체감 더위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더위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고온 건조한 더위’였다면, 이번 주부터는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한 ‘동남아 더위’이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도가 10% 오를 때 체감온도는 1도씩 오른다. 낮 최고기온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덜 덥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습한 더위가 건조한 더위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더우면 흘린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내려가는데, 습도가 높으면 열 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장마철에 접어든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이번 주 계속 비가 내린다. 22일부터 경상 호남 지역도 장마전선(정체전선)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23일에는 제주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며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24일까지 전라 경상 지역에는 5∼30mm, 제주에는 5∼1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25, 26일 제주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27, 28일은 남부 지방에 장맛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 등 중부 지방에는 7월 초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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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 더위’ 가고 ‘동남아 더위’ 온다…서울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

    117년 만에 가장 빨리 찾아온 열대야, 6월 폭염 일수 역대 최대, 온열질환자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급증…. 올 6월 한반도는 일찍 찾아온 폭염이 시민들을 괴롭히며 여러 기록을 양산했다. 최근까지 고온 건조한 ‘사막 더위’에 시달렸던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는 이번 주부터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겹치며 ‘동남아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서울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23일 기상청은 21일 밤~22일 아침 서울에 올 들어 첫 열대야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밤새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안 떨어지면 열대야로 인정되는데 이날은 22일 오전 2시 29분 25.1도가 가장 낮은 기온이었다.기상청에 따르면 21일 낮 서울 최고기온은 35.1도였다. 그런데 이날 하늘에 구름이 두껍게 낀 탓에 낮시간 달궈진 공기가 ‘구름 이불’ 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여기에 뜨겁고 습한 남풍까지 불면서 첫 열대야가 나타난 것이다.서울의 첫 열대야 시기는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 2020년에는 8월 4일이었지만 2021년엔 7월 12일로 한 달 가까이 빨라졌다. 2022년 사상 처음으로 6월에 열대야가 관측됐고, 올해까지 3년 연속 ‘6월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6월 폭염 일수는 이달 23일까지 2.7일로 집계됐다. 1973년 전국 기상 관측 개시 이후 6월 최다 폭염 일수(2020년 1.9일)를 이미 넘어섰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 이번 달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서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등의 바다가 달아올라 세계 곳곳에 뜨거운 공기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온열질환자도 폭증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간 온열질환자는 299명(추정 사망 2명 포함)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사망 1명 포함 152명)의 두 배 가까이나 된다.● 사막 더위 가고 동남아 더위 오고지난주 40도에 육박했던 낮 최고기온은 24일까지 내리는 비 때문에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저기압의 영향으로 서울 경기 충청 10~40mm(많은 곳 60mm 이상), 강원 5~40mm 등의 비가 예보됐다. 21, 22일 중국과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발생한 황사가 황사가 23일 오후부터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예정인데 이 때문에 6월에는 보기 드문 황사나 황사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24, 25일 낮최고기온은 30~31도로 지난주보다 다소 내려가지만 체감 더위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더위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고온 건조한 더위’였다면, 이번 주부터는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한 ‘동남아 더위’이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도가 10% 오를 때 체감온도는 1도씩 오른다. 낮 최고기온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덜 덥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습한 더위가 건조한 더위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더우면 흘린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내려가는데, 습도가 높으면 열 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장마철에 접어든 남부 지방과 제주에는 이번 주 계속 비가 내린다. 22일부터 경상 호남 지역도 장마전선(정체전선)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23일에는 제주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며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24일까지 전라 경상 지역에는 5~30mm, 제주에는 5~1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25, 26일 제주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27, 28일은 남부 지방에 장맛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 등 중부 지방에는 7월 초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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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 중시하는 기업에 지원하고파”… 2030 취준생, ESG 실천 여부도 본다

    2030 취업 준비생 10명 중 8명은 일자리를 지원할 때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 여부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지난달 취업준비생 1518명을 대상으로 ‘ESG와 기업 지원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77%가 “기업의 ESG 실천 여부가 지원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ESG 경영 실천 여부를 고려하는 이유로는 “올바른 기업일 것 같아서”라는 답이 49%로 가장 많았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서”(27%),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아서”(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젊은 세대에서 ESG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ESG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79%로 2년 전 같은 설문과 비교할 때 24%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의미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 있다”는 응답도 42%에 달했다. ESG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이들을 대상으로 ESG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꼽으라고 했을 때는 환경(E)이 49%로 가장 높았다. 지배구조(G)와 사회(S)는 각각 28%, 23%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편 응답자들은 국내 대기업 중 ESG를 가장 잘 실천하는 기업으로 삼성(40%)을 꼽았다. 이어 SK(24%), LG(16%), 현대자동차(14%) 등이 뒤를 이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부문장은 “Z세대에게 ESG가 소비뿐 아니라 취업할 기업을 선택할 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ESG 실천 기업은 기업 가치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돼 매력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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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에 집중하다 재생에너지 소홀” vs “AI 등 첨단산업 위한 선택”

    정부는 지난달 말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3기 추가 건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전기본에 근거해 안정적인 중장기(15년) 전력 수급을 위한 수요 예측 및 전력 설비 설계 등을 2년마다 진행한다. 하지만 기후·환경단체들은 이번 전기본에 대해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력 발전의 종류와 비중을 두고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갈등을 빚는 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재생에너지 늘렸다” vs “비중 제자리” 전력 생산은 사용 에너지를 기준으로 원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나뉜다. 11차 전기본은 2030년까지 전력별 발전 비중을 원전 31.8%, LNG 25.1%, 재생에너지 21.6%로 계획했다. 논란이 된 건 재생에너지의 비중이다. 지난해 1월 확정된 10차 전기본에선 2036년까지 태양광·풍력을 99.8GW(기가와트)까지 늘릴 계획이었는데, 11차 실무안에선 2038년까지 115.5GW로 확대하기로 했다. 2030년 기준으로 태양광은 44.8GW에서 53.8GW로, 풍력은 16.4GW에서 18.3GW로 늘어난다. 10차 전기본과 비교하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많아졌지만 비중은 그대로다. 10차 전기본 확정 때 이미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기존 30.2%에서 21.6%로 대폭 낮춰 환경단체들이 반발한 바 있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해 4월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203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1.6%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11차 전기본에서도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기후 싱크탱크 기후솔루션은 “한국은 2030년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영국은 2022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40%, 독일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고 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1차 전기본에서 발표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2030년 21.6%, 2038년 32.9%)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력 사용량 급증에 ‘탈원전’서 후퇴 11차 전기본에는 원전 발전 비중을 2030년 31.8%, 2038년 35.6%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원전은 ‘무탄소 발전’으로 분류된다. 재생에너지에 비해 생산 단가가 낮고 자연의 영향을 덜 받아 풍력이나 태양광보다 안정적이다. 다만 원전 확대를 두고 핵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노후 원전 해체 비용 등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위험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원전에 의존하면 재생에너지 단계로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녹색연합 등은 “국제기구들은 기후위기 대응 핵심 수단으로 원전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선택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원전은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온실가스 감축 역량이나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 재생에너지 표준으로 자리 잡은 RE100(재생에너지 100%)에 원전이 빠져 있다고도 지적한다. 반면 산업계는 전 세계가 ‘탈(脫)원전’에서 유턴하는 추세라며 원전이 전력 생산을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탈원전에 나섰던 유럽 국가들마저 최근에는 ‘친(親)원전’으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프랑스는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2050년까지 최대 14개의 원자로를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영국도 2050년까지 원자로 최대 8기를 더 설치하기로 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 수입이 줄면서 에너지 대란을 겪었다. 이후 내부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동시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전력 수요량도 크게 늘었다. 올 1월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력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요청 1건당 필요한 전력은 2.9Wh(와트시)로, 구글 1회 검색(평균 0.3Wh)과 비교하면 10배에 가깝다. 데이터센터 설립도 늘고 있다.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한 전력은 460TWh(테라와트시)로 한국 1년 전력소비량의 약 80%에 달한다. IEA는 2026년에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사용 전력이 2022년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단체 “재생에너지에 집중해야” 올해 3월 유럽연합(EU)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원자력 정상회의’를 열고 원자력 사용과 에너지 안보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에도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가 훨씬 더 실용적이고 가치가 있다”며 회의 자체를 규탄했다. 외신 역시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회의”라고 평가했다. 전기본 실무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후영향평가 등 환경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 간담회에서 11차 전기본의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후영향평가에 대해 “아직 협의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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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제주 비, 장마 신호탄… 올여름 더 세게 퍼붓는다

    17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가며 당분간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년 비슷한 시기보다 기온이 2, 3도 더 높은 것인데 기상청은 19일 제주에 내리는 비로 장마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기후변화로 과거처럼 넓은 지역에 광범위하게 내리는 장마가 아닌 국지성 호우 성격을 띤 극한호우가 지난해에 이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도 낮 최고 34도 불볕더위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 중반까지 전국이 서해 남부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더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도, 대전 광주 32도, 강원 강릉 33도 등으로 예상된다. 18일은 더 더워져 서울 대전은 32도, 광주는 33도까지 오르고 대구와 경남 창원 등은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간다. 기상청은 “17, 18일 모두 내륙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이라며 “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1도 이상으로 예상되니 폭염예보 등을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6월부터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가 나타나는 이유가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올봄 높았던 서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 등의 해수면 온도 때문에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로 뜨거운 공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여름 더 많이, 더 세게 퍼붓는다 19, 21일 제주 지역에는 비 소식이 있다. 제주의 평년(1991∼2020년) 장마 시작일이 6월 19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비가 장마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남쪽 먼바다에 있고, 고온다습한 공기 덩어리도 중국 남쪽에 머물러 있어 단정할 순 없지만 일부 예보 모델에선 추후 비가 자주 내릴 것으로 보이는 형태도 관찰되고 있어 장마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7, 8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을 확률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가 더 많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강수량 증가 이유 역시 뜨거워진 바다 때문이다. 해수면에서 증발되는 수증기량이 많아지며 비구름대가 강력해지고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엘니뇨가 쇠퇴하는 여름’인데 이때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장마는 지난해처럼 좁은 지역,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통적인 의미의 장마는 광범위한 지역에 오랜 기간 내리고 장마전선 이동에 따라 예측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기후변화의 여파로 ‘장마’란 용어가 더 이상 한반도 여름 강수 현상에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구 온도가 높아진 탓에 한반도에서도 장마 전 폭염이 늘고, 7월 장마철 후에도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정부도 다양한 형태의 복합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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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간 직원 88명 임금 5억 체불한 반찬가게 사장님

    프랜차이즈 반찬 전문업체 경영자 윤모 씨(61)는 전국에 점포를 130개 넘게 운영하면서 3년간 직원 88명의 임금 약 5억 원을 체불했다. 2019년부터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임금 체불 신고 건수가 200여 건에 이르고 징역 1년 2개월 등 6번이나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고용부는 16일 윤 씨와 같이 고액 임금을 상습 체불해온 사업주 194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307명에 대해서는 대출 제한 등 신용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임금 체불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퇴직 근로자에게 퇴직금 등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되는 사업주는 3년 내 임금 체불로 인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 내 체불 금액이 3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 체불 사업주다. 신용 제재 대상은 1년 내 체불 총액이 2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다. 명단 공개 대상에는 경기 고양시를 포함해 전국에서 중국 음식점을 직영·위탁 운영하는 허모 씨(50)도 포함됐다. 허 씨는 3년간 직원 53명에게 임금 총 1억4000만 원을 주지 않았다. 징역 1년 6개월을 포함해 11차례 유죄 판결을 받고, 피해자가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하기도 했지만 허 씨의 임금 체불은 계속 이어졌다. 명단이 공개되는 사업주는 16일부터 2027년 6월 15일까지 3년 동안 이름, 나이, 상호, 주소(법인인 경우 대표이사)와 3년 동안의 체불액이 고용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또 각종 정부 지원금과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에 제한을 받게 된다. 신용 제재의 경우 사업주의 성명 등 인적 사항과 체불액 등 체불 자료가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7년 동안 대출 제한 등을 받게 된다. 임금 체불 사업주의 명단 공개와 신용 제재는 2012년 8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2013년 9월 처음 명단이 공개된 후 이번까지 총 3354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신용 제재를 받은 사람은 총 5713명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체불액은 총 1조78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임금 체불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1∼3월) 체불 임금은 5718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4075억 원)보다 40.3% 많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임금 체불을 근절하기 위해선 체불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훨씬 더 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신용 제재 확대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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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더위 지나면 장마…올여름 더 많이, 더 세게 퍼붓는다

    17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가며 당분간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년 비슷한 시기보다 기온이 2, 3도 더 높은 것인데 기상청은 19일 제주에 내리는 비로 장마가 시작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후변화로 과거처럼 넓은 지역에 광범위하게 내리는 장마가 아닌 국지성 호우 성격을 띤 극한호우가 지난해에 이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이번주도 낮 최고 34도 불볕 더위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 중반까지 전국이 서해 남부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더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도, 대전 광주 32도, 강원 강릉 33도 등으로 예상된다. 18일은 더 더워져 서울 대전은 32도, 광주는 33도까지 오르고 대구와 경남 창원 등은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간다.기상청은 “17, 18일 모두 내륙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 경상권은 33도 이상이 될 것”이라며 “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1도 이상으로 예상되니 폭염예보 등을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전문가들은 6월부터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가 나타나는 이유가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올봄 높았던 서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 등의 해수면 온도 때문에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로 뜨거운 수증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올여름 더 많이, 더 세게 퍼붓는다19, 21일 제주 지역에는 비 소식이 있다. 제주의 평년(1991~2020년) 장마 시작일이 6월 19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비가 장마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남쪽 먼바다에 있고, 고온다습한 공기 덩어리도 중국 남쪽에 머물러 있어 단정할 순 없지만 일부 예보 모델에선 추후 비가 자주 내릴 것으로 보이는 형태도 관찰되고 있어 장마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기상청은 7, 8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을 확률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가 더 많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강수량 증가 이유 역시 뜨거워진 바다 때문이다. 해수면에서 증발되는 수증기량이 많아지며 비구름대가 강력해지며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엘니뇨가 쇠퇴하는 여름’인데 이 때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올해 장마는 지난해처럼 좁은 지역,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장마는 광범위한 지역에 오랜 기간 내리고 장마전선 이동에 따라 예측 가능한 것이 특징”며 “기후변화의 여파로 ‘장마’란 용어가 더이상 한반도 여름 강수 현상에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가 끝나고도 장마에 버금가거나 더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구 온도가 높아진 탓에 한반도에서도 장마 전 폭염이 늘고, 7월 장마철 후에도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비가 내리는 사이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정부도 다양한 형태의 복합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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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찬가게 130여개 운영하며 3년간 88명 월급 5억 안 준 사장

    프렌차이즈 반찬 전문업체 경영자 윤모 씨(61)는 전국에 점포를 130개 넘게 운영하면서 3년 간 직원 88명의 임금 약 5억 원을 체불했다. 2019년부터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임금체불 신고 건수가 200여 건에 이르고 징역 1년 2개월 등 6번이나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고용노동부는 16일 윤 씨와 같이 고액 임금을 상습 체불해온 사업주 194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307명에 대해서는 대출 제한 등 신용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임금체불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퇴직 근로자에게 퇴직금 등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이번에 명단이 공개되는 사업주는 3년 내 임금 체불로 인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 내 체불 금액이 3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 체불사업주다. 신용 제재 대상은 1년 내 체불 총액이 2000만 원 이상 사업주다.명단 공개 대상에는 경기 고양시를 포함해 전국에서 중국 음식점을 직영·위탁 운영하는 이허모 씨(50)도 포함됐다. 허 씨는 3년간 직원 53명에게 임금 총 1억 4000만 원을 주지 않았다. 징역 1년 6개월을 포함해 11차례 유죄판결을 받고, 피해자가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하기도 했지만 허 씨의 임금체불은 계속 이어졌다.명단이 공개되는 사업주는 16일부터 2027년 6월 15일까지 3년 동안 이름, 나이, 상호, 주소(법인인 경우 대표이사)와 3년 동안의 체불액이 고용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또 각종 정부 지원금과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에 제한을 받게 된다. 신용제재의 경우 사업주의 성명 등 인적 사항과 체불액 등 체불자료가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7년 동안 대출 제한 등을 받게 된다.임금 체불 사업주의 명단공개와 신용 제재는 2012년 8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2013년 9월 처음 명단이 공개된 후 이번까지 총 3354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신용제재를 받은 사람은 총 5713명이다.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체불액은 총 1조78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임금 체불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1~3월) 체불 임금은 5718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4075억 원)보다 40.3% 많다.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임금 체불을 근절하기 위해선 체불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훨씬 더 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신용제재 확대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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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안 4.8 지진… 전국 어디도 안전지대 아니다

    12일 오전 8시 26분경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으로, 지진이 많지 않은 호남 내륙에선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 지점이며 진원의 깊이는 8km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초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를 자동 분석해 지진 규모를 4.7로 추정했으나 추가 분석을 거쳐 4.8로 상향했다. 중규모 지진 중 규모가 큰 편이었던 만큼 여진도 이어졌다. 지진이 발생하기 28분 전인 오전 7시 58분경 규모 0.5의 전진(前震)을 시작으로 본진 후에도 오후 8시까지 17차례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했다. 특히 오후 1시 55분에는 규모 3.1의 여진이 발생해 인근 주민 상당수가 진동을 느끼기도 했다. 진원의 깊이가 깊지 않았던 탓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원지가 속한 전북 지역은 진도(진동의 세기로 인한 흔들림의 수준) 5로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깨지기도 하는 수준이었다. 전남 지역은 진도 4로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깨거나 그릇,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였다. 인천, 경상, 대전, 충남북 등의 지역은 진도 3(실내나 건물 위층 사람은 현저히 느끼고 정차한 차가 흔들리는 정도), 서울 강원 부산 울산 등은 진도 2(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의 소수의 사람이 느끼는 정도)였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벽 균열, 타일 떨어짐, 온수 배관 파손 등 피해 사례 140건이 접수됐다. 보물로 지정된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이 훼손되고 개암사 대웅전에서 불상 머리 장식이 떨어지는 등 문화재 피해도 6건 발생했다. 학교에선 등교 시간에 지진이 발생해 혼란이 컸다. 부안 지역 초중고 학생은 물론 진앙에서 약 50km 떨어진 전북 전주시에서도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학교 18곳에선 천장 일부가 떨어지거나 벽에 금이 가는 등 건물 부분 파손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신고도 쏟아졌다. 소방청은 “전국적으로 315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진 관측 10초 후인 오전 8시 27분 1초에 전국에 경보음과 함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정부도 즉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며 대응에 나섰다. 또 지진 위기경보 ‘관심-주의-경계-심각’ 중 3단계에 해당하는 ‘경계’를 발령했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진 직후 “국가기반시설 등에 대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 점검 등 제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진앙에서 42.6km 떨어진 한빛 원전을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 모든 원자력 시설의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호남내륙서 규모 4.0대 지진 처음… “무슨 단층 있는지도 몰라”[전북 부안 규모 4.8 지진]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2016년 경주-2017년 포항지진 계기… 정부, 전국 숨은 활성단층 조사 착수지진 드문 호남지역은 후순위 밀려… 부안 여진, 최소 2~3일 이어질 듯그동안 한반도에서도 호남권은 상대적으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지진 계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2010년 이후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등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지만 호남권에선 2015년 12월 전북 익산시에서 발생한 규모 3.9의 지진이 역대 최대일 정도로 잠잠한 편이었다. 그런데 12일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은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16번째, 남한 내륙에선 6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강력했다. 내륙 지진으로는 2017년 11월 포항(규모 5.4)에 이어 7년 만에 최대였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역에서 언제든 강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여 제한적 피해 지진은 땅속에 오랜 기간 누적된 응력(에너지)이 방출되면서 지하 단층이 엇갈리거나 충돌해 발생한다. 이때 생긴 진동과 충격파로 지표면이 흔들리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단층이 양쪽으로 당겨지며 어긋나는 경우 정단층, 정면으로 부딪치는 경우 역단층, 평행한 상태에서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며 마찰을 빚는 경우 주향이동단층이 생긴다”며 “이번 지진은 주향이동단층 충돌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향이동단층 충돌의 경우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이는 만큼 단층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정·역단층보다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느 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당 지역에 정보가 파악된 단층이 없다. 정확한 조사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도 갈린다. 최진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지질도 및 관측기 초동 분석 결과 함열단층 또는 이와 유사한 방향의 단층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함열단층의 경우 진앙과 20km가량 떨어져 있어 관련이 없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강원 태백부터 호남 서해안까지 이어지는 ‘옥천대’에 속한 알려지지 않은 단층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여진은 앞으로도 최소 2, 3일은 이어질 전망이다.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해당 지진이 근처에 있는 다른 단층을 자극해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2016년 경주에서도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 수시간 후 규모 5.8 지진이 온 적이 있다”고 했다.● “호남권 단층 조사 서둘러야” 정부는 2016, 2017년 경주와 포항에서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자 이를 계기로 2018년 한반도 단층 연구에 착수했다. 경주 지진 당시 23명이 부상을 당했고, 포항 지진 때는 1명이 사망하고 117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두 지진 모두 기존에 지표면상에서는 보고된 적 없는 숨은 단층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는 2042년까지 총 25년간 5단계에 걸쳐 국내 활성단층 지도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호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져 조사 순서가 후순위로 밀렸다. 정부는 2018∼2021년 지진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수도권과 원전이 있음에도 잦은 지진이 발생한 영남권을 대상으로 활성단층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는 강원권(2022∼2026년)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며 이후 충남권(2027∼2031년) 조사가 진행된다. 호남권과 제주 조사는 2032년부터 가장 마지막에 진행된다. 홍 교수는 “최근 한반도에는 지표면에선 확인하기 어려운 숨은 단층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숨은 단층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뚜렷한 증후도 보이지 않아 사전에 인지하기 어렵다”며 “선제적인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교수는 “대형 지진은 주기가 길다. 1455년 전남 순천 지역에서 규모 6.0가량의 지진이 났다는 기록도 있는 만큼 호남권도 안전지대라고 보지 말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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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 내륙서 못보던 강력한 지진…충청-전라는 단층 조사조차 안돼

    그동안 한반도에서도 호남권은 상대적으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지진 계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2010년 이후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등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지만 호남권에선 2015년 12월 전북 익산시에서 발생한 규모 3.9의 지진이 역대 최대일 정도로 잠잠한 편이었다.그런데 12일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은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16번째, 남한 내륙에선 6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강력했다. 내륙 지진으로는 2017년 11월 포항(규모 5.4)에 이어 7년 만에 최대였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역에서 언제든 강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숨은 단층 조사를 서두르고 지진 대비를 한층 강화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여 제한적 피해지진은 땅 속에 오랜 기간 누적된 응력(에너지)이 방출되면서 지하 단층이 엇갈리거나 충돌해 발생한다. 이때 생긴 진동과 충격파로 지표면이 흔들리는 것이다.기상청 관계자는 “단층이 양 쪽으로 당겨지며 어긋나는 경우 정단층, 정면으로 부딪치는 경우 역단층, 평행한 상태에서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며 마찰을 빚는 경우 주향이동단층이 생긴다”며 “이번 지진은 주향이동단층 충돌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향이동단층 충돌의 경우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이는 만큼 단층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정·역단층보다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그러나 이번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느 단층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당 지역에 정보가 파악된 단층이 없다. 정확한 조사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 의견도 갈린다. 최진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지질도 및 관측기 초동 분석 결과 함열단층 또는 이와 유사한 방향의 단층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함열단층의 경우 진앙과 20km 가량 떨어져 있어 관련이 없을 것이란 반론도 반만치 않다. 일부 전문가는 강원 태백부터 호남 서해안까지 이어지는 ‘옥천대’에 속한 알려지지 않은 단층으로 추측하기도 했다.여진은 앞으로도 최소 2, 3일은 이어질 전망이다.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해당 지진이 근처에 있는 다른 단층을 자극해 또다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2016년 경주에서도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 수시간 후 규모 5.8 지진이 온 적 있다”고 했다.●“호남권 단층 조사 서둘러야”정부는 2016, 2017년 경주와 포항에서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자 이를 계기로 2018년 한반도 단층 연구에 착수했다. 경주 지진 당시 23명이 부상을 당했고, 포항 지진 때는 1명이 사망하고 117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두 지진 모두 기존에 지표면상에서는 보고된 적 없는 숨은 단층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는 2036년까지 총 20년간 5단계에 걸쳐 국내 활성단층 지도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그런데 호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져 조사 순서가 후순위로 밀렸다. 정부는 2018~2021년 지진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수도권과 원전이 있음에도 잦은 지진이 발생한 영남권을 대상으로 활성단층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는 강원권(2022~2026년)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며 이후 충남권(2027~2031년) 조사가 진행된다. 호남권 조사는 2032~2036년으로 가장 마지막에 진행된다.홍 교수는 “최근 한반도에는 지표면에선 확인하기 어려운 숨은 단층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숨은 단층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뚜렷한 증후도 보이지 않아 사전에 인지하기 어렵다”며 “선제적인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에 과거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진 발생시 대피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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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 첫 열대야, 경주 36도, 수도권 폭염주의보… 전국이 ‘찜통’

    “6월인데 벌써 이렇게 더우니 한여름엔 얼마나 더울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강원 강릉시 주민 중 상당수는 올해 첫 열대야를 맞아 11일 새벽까지 해변 등에서 더위를 식혀야 했다. 10일 밤부터 나타난 열대야는 지난해보다 전국 기준으로 6일, 강릉 기준으로 18일 먼저 찾아왔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수도권에 첫 폭염주의보 발령 강릉 경포해변을 비롯해 안목, 강문해변 등에는 11일 새벽까지 돗자리를 깔고 바닷바람에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일부 시민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대관령 옛길 정상 부근에도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날 강릉 낮 최고기온은 33.9도까지 올랐다. 강릉시민 김지은 씨(46·여)는 “집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 올해 처음 에어컨을 켰다”며 “한동안 계속 덥다는 예보가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수도권에는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3도, 경기 여주시는 34.8도까지 올랐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5)는 “아침부터 온몸이 땀에 젖었다. 어젯밤에도 더워서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고 했다. 영남 지역에도 이틀 연속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며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졌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경북 경주시 36.0도, 대구와 경북 경산시는 34.8도에 달했다. 때 이른 열대야와 폭염을 불러온 건 따뜻한 서풍이다. 특히 영동 지역은 서풍이 태백산맥을 타고 넘어가는 과정에서 기온이 더 오르는 ‘승온 효과’까지 더해져 열대야가 빨리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도시 열섬 효과 탓에 더웠다”고 설명했다.● 온열 질환자 전년 대비 33% 늘어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9일까지 누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72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4명보다 33.3%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군기훈련 중 쓰러져 지난달 25일 사망한 육군 훈련병도 포함돼 있다. 폭염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2일 낮 최고기온 역시 서울 30도, 대전 32도, 대구 강릉 34도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경주는 11일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13일에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2도, 대전 33도, 경주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한 열사병과 열탈진 등 온열질환 발생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과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햇볕으로 인한 오존도 연일 전국 곳곳에서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을 기록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센터에 따르면 12일에도 경기 남부와 전남, 경상 지역의 오존 농도는 ‘매우 나쁨’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나머지 지역도 대부분 ‘나쁨’일 것으로 보여 보건당국은 “낮 시간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짙은 농도의 오존에 노출되면 눈과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폐 질환이나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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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 빨리 온 폭염…오늘 최고 33도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10일 대구 울산 등 영남 지역에 발령됐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라진 것인데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올여름 폭염이 더 덥고, 더 길게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대구, 울산, 경북 경주·경산·영천·청도와 경남 김해·창녕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6월 17일보다 일주일 빠른 것이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및 폭염 장기화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과거에는 최고기온을 기준으로 발령했지만 2020년부터 습도까지 포함해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발령하고 있다. 10일 전국 체감온도는 서울 31.1도, 경남 창녕 32.5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1도를 넘었다. 11일에는 경북 경주와 경남 양산이 33도까지 오르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습한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열받은 바다의 반격 “올해 폭염 늘것”… 美-인도선 50도 살인 더위바다 온도 올라 뜨거운 남풍 불어한반도 폭염 평년보다 사흘 늘 듯오늘 서울 등 최고 체감온도 31도세계 곳곳 더위 몸살… 사망자 속출기상청은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빨리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11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1도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은 최근 한반도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며 사망자와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폭염이 평년보다 더 덥고 오래갈 가능성이 높으니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날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뜨거워진 바다에 늘어나는 폭염 일수 이번 주 올해 첫 폭염주의보는 한반도가 몽골 동부 등 서쪽에서 발생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발령됐다. 날이 맑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데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한 서쪽 공기까지 유입되면서 더위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리 찾아온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올여름 더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해수면 고온 현상이 올여름 폭염과 많은 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반도 여름철 기온에 주로 영향을 주는 건 서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다. 이들 해수면 온도가 올봄 평년보다 높았는데 이 때문에 해상에서 공기가 상승하며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로 뜨거운 남풍이 불어오는 것이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남쪽에서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며 강수량도 많아져 습기로 인해 찌는 듯한 더위가 생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한반도 폭염 일수가 평년(10.2일)보다 사흘 이상 많은 14∼16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인데 지난해는 폭염 일수가 13.9일이었다. 이 센터장은 “전 지구 온도가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고 북서태평양 고수온 현상이 발달하는 등 한반도 폭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장마 전에 폭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월에는 강수량이 늘면서 폭염일은 감소하지만 중간중간 습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여름의 불볕더위는 갈수록 더워지는 동시에 길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폭염 일수는 지난 24년 동안 약 2배로 늘었다. 1998∼2002년 평균 7.2일에서 2018∼2022년 평균 14.9일이 된 것이다.● 인도, 미국 등 세계 곳곳에 50도 ‘살인 폭염’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등 남서부 지역 3100만 명을 대상으로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등이 내려졌으며 6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지역은 낮 최고기온 50도를 기록해 1996년(49.4도) 기록을 경신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도 45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43.9도로 새 기록을 세웠다. 또 9일 중국 중앙기상대는 신장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을 수 있다며 ‘고온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주황색 경보는 3단계 고온 경보 중 2번째로 6월 초에 주황색 경보가 발령된 건 이례적이다. 한편 인도는 50도에 육박하는 더위로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 북부 지역의 낮 최고온도는 지난달 29일 52.9도, 31일 45.4도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30, 31일 이틀 사이에만 45명이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한반도 역시 숨 막히는 더위가 길어지면 온열질환자 수가 늘어나는 등 보건의료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2818명으로, 1년 전인 2022년(1546명)보다 80.2% 급증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올여름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과 폭우 대비에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충북 증평군 등 6곳의 취약계층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온열질환에 대비해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여름 폭우에 대비해 시민행동요령과 이재민 대피소, 재해지도를 스마트폰으로 전파하고 재난문자를 실시간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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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이러면” 10일 빠른 폭염주의보… 올여름 더 덥고 더 길다

    기상청은 지난해보다 일주일 가량 빨리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11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1도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은 최근 한반도 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며 사망자와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 여름 폭염이 평년보다 더 덥고 오래갈 가능성이 높으니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날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뜨거워진 바다에 늘어나는 폭염일수이번주 올해 첫 폭염주의보는 한반도가 몽골 동부 등 서쪽에서 발생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발령됐다. 날이 맑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데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한 서쪽 공기까지 유입되면서 더위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리 찾아온 것이다.기상청은 이번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올 여름 더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해수면 고온 현상이 올 여름 폭염과 많은 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반도 여름철 기온에 주로 영향을 주는 건 서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다. 이들 해수면 온도가 올 봄 평년보다 높았는데 이 때문에 해상에서 공기가 상승하며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로 뜨거운 남풍이 불어오는 것이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남쪽에서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며 강수량도 많아져 습기로 인해 찌는 듯한 더위가 생긴다.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한반도 폭염 일수가 평년(10.2일)보다 사흘 이상 많은 14~16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 날인데 지난해는 폭염일수가 13.9일이었다.이 센터장은 “전 지구 온도가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고 북서태평양 고수온현상이 발달하는 등 한반도 폭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장마 전에 폭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월에는 강수량이 늘면서 폭염일은 감소하지만 중간중간 습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여름의 불볕더위는 갈수록 더워지는 동시에 길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폭염 일수(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는 지난 25년 동안 약 2배로 늘었다. 1998∼2002년 평균 7.2일에서 2018∼2022년 평균 14.9일이 된 것이다. ●인도, 미국 등 세계 곳곳에 50도 ‘살인폭염’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등 남서부 지역 3100만 명을 대상으로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등이 내려졌으며 6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지역은 낮 최고기온 50도를 기록해 1996년(49.4도) 기록을 경신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도 45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43.9도로 새 기록을 세웠다.또 9일 중국 중앙기상대는 신장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을 수 있다며 ‘고온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주황색 경보는 3단계 고온 경보 중 2번째로 6월 초에 주황색 경보가 발령된 건 이례적이다.한편 인도는 50도에 육박하는 더위로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 북부지역의 낮 최고 온도는 지난달 29일 52.9도, 31일 45.4도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30, 31일 이틀사이에만 45명이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한반도 역시 숨막히는 더위가 길어지면 온열질환자 수가 늘어나는 등 보건의료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2818명으로, 1년 전인 2022년(1546명)보다 80.2% 급증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올 여름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과 폭우 대비에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충북 증평군 등 6곳의 취약계층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온열질환에 대비해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 여름 폭우에 대비해 시민행동요령과 이재민 대피소, 재해지도를 스마트폰으로 전파하고 재난문자를 실시간으로 발송할 계획이다.○폭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폭염주의보=이틀 간 체감온도 33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및 폭염 장기화로 중대 피해가 예상될 때○폭염경보=이틀 간 체감온도 35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및 폭염 장기화로 광범위한 지역에 중대 피해가 예상될 때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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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두번째로 따뜻했던 올해 봄, 최근 3년간 역대 봄철 고온 1~3위 싹쓸이

    지난 봄(3~5월)이 1973년 이래 역대 두번째로 가장 따뜻한 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2022~2024년)간 봄철 평균기온은 역대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으며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기상청은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를 내놨다. ● 최근 3년, 역대 봄철 기온 1~3위 싹쓸이 올봄 전국 평균기온은 13.2도로 평년 대비 1.3도 높았다.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대폭 확충한 1973년 이후 52년 동안 두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3개월 평균 기온으로는 두 번째지만, 전국 일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일수로 따지면 역대 1위다. 봄철 92일 중 72일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다. 특히 4월에는 서울(29.4도, 14일) 춘천(30.4도, 14일) 태백(28.4도, 27일)등 30도를 넘나드는 때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며 4월 평균기온으로는 역대 1위를 기록했다.이같이 이상 고온을 경신하는 해가 최근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봄이 13.5도로 역대 봄철 평균기온 1위, 2022년 봄(13.2도)이 3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이 역대 봄철 평균기온 1~3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뿐 아니라 최근 10년 중 8개 연도가 역대 봄철 평균기온 10위 내에 들었다.이밖에도 올봄 전국 강수량은 266.7mm로 평년 수준과 비슷한 수준의 비가 내렸다. 다만 특이사항으로는 2년 연속 5월 5일 어린이날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남해안 일부지역에는 2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며 5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올 봄철 전국 평균 황사 일수는 7.6일로 평년보다 2.3일 많았다.●봄철 이상고온 부른 건 뜨거워진 바다 올봄 이상고온에 대해 기상청은 “3, 4월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했고 우리나라에 따뜻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불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월에는 비교적 대륙고기압 영향도 자주 받았으나 몽골 주변의 대륙 기온이 평년보다 2~4도 높아 빠르게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질되며 기온이 높아졌다.이같은 현상은 지구 온난화와 함께 전세계 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간 영향이 크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 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올 3월까지 1년간 매일 1982년 이후 역대 최고 일일 온도를 경신했다. 올봄 우리나라 해수면 온도(14.1도)도 최근 10년 평균보다 1.1도 높아 10년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열대 지역 아라비아해의 해수면 역시 평년보다 따뜻해 대류 활동이 강해지면서 고기압이 발달했다. 이 파동이 중위도까지 전파되면서 중국 내륙에는 저기압, 우리나라 주변과 필리핀해와 대만 인근에서는 고기압성 흐름이 강해졌다. 한반도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햇볕이 내리쬔 데다, 대만에서 발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동쪽의 온난다습한 수증기가 다량으로 흘러들어오며 기록적으로 따뜻한 봄이 된 것이다.이 가운데 이날 세계기상기구(WMO)는 ‘전지구 1~10년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앞으로 5년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 기온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80%라고 내다봤다. 1.5도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기후협정 당시 ‘이 온도는 넘지 말자’고 약속한 임계치다. 다만 코 배럿 WMO 사무차장은 “최근 12개월(2023년 6월~2024년 5월) 사이 세계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평균 대비 1.63도 높아 1.5도를 넘어섰다”며 “다만 1.5도 목표는 수십년에 걸친 장기적인 온난화를 의미하기에, 이 목표를 영구적으로 위반했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또 향후 5년 중 적어도 한 해는 2023년을 제치고 새로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 역시 86%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보고서는 이번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서밋에서 안토니오 구테레스 UN사무총장의 주요 연설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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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채권 발행해 친환경 기업 지원… ‘녹색 강국’ 향해 한걸음씩

    《지난달 약 650조 원의 자산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6년간 ‘기후 투자’에 250억 달러(약 33조 원)의 자금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캘퍼스가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 관련 투자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후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고 분석했다.또 영국 연구기관 크리에이트리서치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158개 연기금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 부진은 일시적 후퇴일 뿐 장기적 관점에서 ESG는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란 의견을 냈다.지난해 경기 침체와 정치적 논란에 시들해지는 듯하던 ESG 투자 열기가 되살아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월 ESG 평가 및 투자자문 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ESG 펀드 순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5조7500억 원 수준이었다.ESG 관련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기업과 투자자 중에는 어떤 분야가 친환경 및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정받는지, 녹색 산업으로 인정받을 경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녹색산업 길라잡이’ K-택소노미 정부는 2021년 12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발표했다. 그전까지 명확한 정의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제활동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화한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나 기후변화 적응, 생물다양성 등 6대 환경 목표에 기여하면서 심각한 환경파괴나 인권 안전 등 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것이 조건이다. K-택소노미는 녹색경제활동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친환경 산업에 투자금이 더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친환경이 아닌데 친환경인 척 혜택을 받는 ‘그린워싱’을 막기 위한 장치다. 2020년 6월 유럽연합(EU)에서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한 후 작업을 진행해 환경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K-택소노미는 크게 녹색 부문과 전환 부문으로 나뉜다. 녹색 부문은 탄소배출 감축 등 환경개선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으로 무공해 차량 제조나 재생에너지 생산 등 67개 경제활동을 포함한다. 전환 부문은 탄소중립까지 과도기에 필요한 경제활동으로 원자력 또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 7개 분야가 한시적으로 인정된다.‘그린 시드머니’ 키우는 녹색 금융 문제는 돈이다. K-택소노미를 통해 어떤 사업이 탈탄소 친환경 사업인지 알 수 있더라도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한국형 녹색 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등 녹색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녹색금융은 탄소중립이나 친환경적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금융회사가 기업이 친환경 활동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형 녹색채권은 보다 엄격하게 K-택소노미에 부합하는 활동에만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해 그린워싱을 방지한다. 저탄소 기술이나 설비에 투자하려는 기업은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본인이 투자하는 채권이 친환경 활동인지 명확하게 확인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후에 확인할 수 있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 단독 명의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중소·중견기업들은 채권보다 문턱을 낮춘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충남 천안시에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한 회사는 녹색자산유동화증권 5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차량의 운동에너지를 전기모터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에 공급하는 시스템)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K-택소노미의 온실가스 감축 핵심 기술로 인정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여 연간 4%의 금리 지원을 받아 2억 이상의 이자 비용을 절감했다”며 “이번 생산 시설 구축으로 연간 200만 대 이상의 무공해 차량용 부품 양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총 213억 원대의 예산을 확보하고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해 채권이나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에 기업당 최대 3억 원의 이자 비용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비율이 높은 유럽 등에선 정부 지원 없이도 녹색 채권이 활발하게 발행되고 있지만 국내 녹색금융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인 만큼 시장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한국형 녹색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 증권 발행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2022년 65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633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5월까지 23개사, 3조9934억 원어치 발행이 확정됐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은 지난해 1555억 원 발행된 데 이어 올해는 1910억 원으로 발행액이 더 늘었다.‘녹색 강국’ 다짐하는 환경의 날 그러나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난해 6월 ‘국내외 녹색분류체계 비교분석-EU 분류체계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K-택소노미 경제활동이 EU 분류체계 등 해외에서도 인정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환경규제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5일은 제29회 환경의 날이다. 올해 환경의 날 슬로건은 ‘국민과 함께 미래로, 녹색강국 대한민국’이다. 환경부는 2027년까지 민간 녹색투자를 총 30조 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또 채권시장과 달리 개인 체감도가 높은 여신(대출)에는 녹색분류체계를 어떻게 적용할지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어 금융위와 함께 이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환경의 날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녹색분류체계의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투자 활성화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며 “그 외에도 녹색수출펀드, 녹색산업 기술 보증 등 자금 공급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하면서 녹색 신산업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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