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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국제시장. 1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더 유명해진 이곳에 지난해 12월 ‘109IN 청년푸드몰’이 문을 열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불과 3분 거리다. 건물 2층은 시장 골목과는 전혀 다른 푸드 코트 공간이다. 목조 느낌을 살린 내부 공간에 양곱창, 만두, 라면 등 15개의 가게가 나란히 줄지어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인 ‘피시 앤드 칩스’를 파는 가게도 보인다. 바 테이블에 영국 맥주병을 진열하고 음식이 담겨 나오는 접시마다 유니언 잭 미니 깃발을 꽂아 분위기를 살렸다. 방승환 대표(37)가 운영하는 영쿡(YoungCook)식당이다.○ ‘재료 본연의 맛’으로 도전 고교 졸업 뒤 바로 현업에 뛰어들었던 방 대표는 지난해 12월 영쿡식당의 문을 열었다. 그에겐 벌써 세 번째 사업이었다. 한때 매생이 관련 식품 회사를 다니다 20대 후반 매생이 식품 회사를 직접 차렸지만 실패했다. 이후에는 카페를 열었다가 식당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사업을 접었다. 그가 피시 앤드 칩스를 선택한 건 과거 2년간의 영국 생활 덕분이었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관광학을 전공한 그는 20대 중반 2년간 영국으로 언어 연수를 떠났다. 현지 한식당에서 일하며 생활하던 그는 피시 앤드 칩스의 매력에 눈을 떴다. 방 대표는 “피시 앤드 칩스의 진짜 매력은 재료 고유의 풍미를 살리는 데 있다. 국내에 ‘영국 음식이 맛없다’는 인식이 많은데 오히려 그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여러 음식을 팔았던 그는 영쿡식당 개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피시 앤드 칩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방 대표가 꼽은 영쿡식당의 강점은 재료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국내에선 대구탕용 등 가공된 대구를 활용해 핑거푸드식으로 피시 앤드 칩스를 만든다. 우리는 따로 판매처를 확보해 통으로 된 대구를 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타르타르소스 대신 영국에서 먹듯 식초를 곁들이도록 손님들에게 권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 각종 버거 메뉴도 인기가 많다. 방 대표는 “소시지, 햄버거 패티도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영쿡식당은 현재 월 200만∼300만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청년푸드몰 동료들이 큰 자산 영쿡식당이 문을 열게 된 데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영쿡식당이 입점한 ‘109IN 청년푸드몰’ 사업은 공단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다. 2년간 공간 무상임대, 인테리어 비용 일부 지원 등을 받았다. 이 밖에도 반년 넘게 요리, 세무, 서비스 등 각종 공단의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가게 문을 연 뒤에도 김소봉 셰프 등 등 유명 셰프의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방 대표는 “식사 메뉴에 밥이 없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밥을 곁들인 ‘함박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였다. 버거 메뉴는 종류를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청년푸드몰에서 함께 꿈을 키우는 동료들을 만난 게 큰 자산이다. 방 대표는 청년푸드몰 상인 중 맏형이자 창업 경험도 있지만 여전히 동료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방 대표는 “서로 독려하며 상권을 함께 키워가자는 의미로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정해 벌금을 걷기도 한다. 각 점포의 메뉴를 섞어 도시락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국제시장을 찾는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 인근 직장인, 상인 등이 주요 고객이다. 그렇다 보니 아직 점심에 비해 저녁 매출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럴수록 초심을 강조했다. 방 대표는 “장사가 생각대로 안되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나가야 한다. 앞으로 2년 안에 자리를 잡아 이 자리를 또 다른 청년사장에게 넘겨주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 특색있는 메뉴가 호기심 자극… 홍보 강화해 고객층 확대를 ▼허영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 칭찬해요① 특색 있는 메뉴=양식 중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의 음식점은 많지만 영국 음식을 취급하는 곳은 흔치 않다. 이런 특색 있는 메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충분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거기에 영국 음식이 맛없다는 기존의 선입관을 방승환 대표가 맛으로 깨뜨려 준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② 창업 경험 소유=방 대표의 경우 영업 업무 및 타업종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몰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런 만큼 창업 과정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고, 가게 경영상 위기가 왔을 때도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③ 본인만의 레시피=방 대표는 영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조리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햄버거 패티, 소시지 등도 기성품을 쓰지 않고 소스 또한 현지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영국에서 직접 가지고 온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 아쉬워요 ① 지속적인 홍보 부족=요즘 청년상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본인의 점포를 알려 나간다. 그런데 해당 점포의 경우 어느 정도 홍보하려는 노력은 보이나 지속성이 부족하여 방문 고객 유형이 주변 직장인 및 같은 시장 내 상인으로 한정된 상황이다.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다양한 손님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고객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② 고객 유입의 어려움=국제시장 청년몰 위치 특성상 유동인구가 밀집한 구역과는 거리가 있다. 게다가 국제시장 고객들은 주로 공산품 구매를 위해 방문하므로 해당 점포로 유입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물론 청년몰 위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이지만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청년몰 인근 거리에 안내판 설치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소상공인-예비창업자 직접 찾아가 컨설팅 ▼중기부, 연1회 4일간 지원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경영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 또는 예비창업자에게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 컨설팅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컨설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소상공인 컨설팅은 상권 분석, 사업 타당성 분석 등을 통한 경영 진단과 온·오프라인 홍보 마케팅 기법, 프랜차이즈 가맹과 점포 운영 개선, 명인이 비법을 전수하는 기술 전수, 노무·세무 등의 전문 컨설팅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소상공인 또는 임대차 계약서 등을 보유한 예비창업자에 한하며, 사치·향락적 투기 업종, 부동산 임대업자, 비영리사업자 등은 지원 제외 대상이다. 동일인에게 연 1회 지원하며, 회당 컨설팅은 총 4일간 이루어진다. 컨설팅 비용은 1일 30만 원이나, 90%는 국비 지원으로 소상공인은 1일에 3만 원만 자부담하면 된다. 또한 연매출액 4800만 원 미만 소상공인 등에게는 컨설팅 비용의 100%를 지원하고 있어 비용 부담 없이 컨설팅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는 중소기업통합콜센터로 하면 된다. 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공립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가 올해 9월 문을 열었다. 27개 학급, 66명의 지체장애학생이 다닌다. 서울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문을 연 것은 2003년 서울경운학교 이후 16년 만의 일이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부분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70% 정도만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선진국 통합교육 현장을 취재했다.》 “장애아의 엄마라는 막연한 죄책감에 갇혀 있던 제가 삶의 희망을 얻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이은경 씨(39)는 가족과 함께 올 3월 캐나다로 떠났다.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둘째 아이(10)의 교육을 위해서다. 아이는 특수학급(도움반)이 없는 일반학교에 다녔는데, 좀처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캐나다를 택한 건 교육 환경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7개월이 흐른 지금 이 씨는 “학교에서 늘 좌절을 겪던 둘째 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가족도 장애가 마냥 우울해할 일도 아니고 그 누구의 죄도 아니란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선진국에 살아보니 이 씨는 한국 장애인 교육의 현실에 대해 “모든 학교에 도움반이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개별 지도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보조 교사 수급도 현실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어땠을까. 이 씨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팀이 별도로 운영된다. 아이와의 면담, 설문을 통해 학습, 심리, 정서, 사회성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만든다. 이 씨는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다”며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장애 교육을 누리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이가 컸다. 이 씨는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루에도 수차례 접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테이블이 3개 있는 카페라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장애인 전용석이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따로 배정돼 있고, 장애 학생만을 위한 등하교 셔틀도 운영한다. 물론 장애 교육 선진국이라 해도 미흡한 점은 있다. 이 씨의 둘째 아이는 처음에는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언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을 학기부턴 홈 스쿨링을 하고 있다. 행정 처리가 다소 늦은 것도 단점이다. 이 씨는 “장기 유학, 이민 등의 계획이 있다면 현지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씨 가족은 만 1년의 현지 생활을 마치면 귀국할 계획이다.○ “장애인 차별은 범죄다” 한국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수준은 낮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2019년 현재 13.9%에 불과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런 의식 수준은 그대로 나타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현상이 적잖게 발생한다. 사실 서울나래학교가 개교할 수 있었던 건 행운에 가까웠다. 주변 지역에 거주민이 적었기 때문에 행정예고 3년 만에 개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다.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의 경우 2013년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지역 주민의 민원 때문에 개교가 연기된 상태다. 건립 계획을 2012년 세운 서울 중랑구 동진학교는 이보다 더 심해 아직 학교 터도 정하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런 국내 상황을 장애 교육 선진국의 교육 당국자들에게 들려주고 소감을 물었다. 그들은 대부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장애를 문제로 교육 시설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극히 소수의 학부모가 장애 시설을 반대하거나 장애인에게 교육투자를 너무 많이 한다고 불만을 표시할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애 차별을 반대하는 공감대가 커서 장애 시설을 반대하는 부모가 머쓱해질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와 비장애 아동을 어릴 때부터 같은 공간에서 학습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프랑스 장애아동특수교육 국립연구원(INSHEA)의 자크 미쿠로빅 원장은 “프랑스는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는 ‘포용교육’을 목표로 한다. 포용교육이란 장애 아동들도 장애 정도에 맞춰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대목은 유치원에서부터 장애와 비장애 차별이 없는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8년째 살고 있는 윤모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장애인과 다른 인종에 대해 편견이 있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그런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팜크비스트 씨는 “아이들은 장애를 문제로 차별하는 일이 없고, 모든 것은 어른들의 편견일 뿐이다”라며 “그 편견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일상에서부터 통합교육 어렸을 때부터 장애·비장애 구분 없는 통합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선진국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 초중고교 일반 학교에 특수교사를 파견해 일반 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며 장애아동을 도와주는 ‘정다운 학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정다운 학교는 전국에 74곳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교실에서 배우도록 하는 통합교육 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2019년 현재 특수교육대상자 9만2958명 가운데 71.6%(6만6499명) 정도만 일반학교에 다니며 통합교육을 받을 뿐이다. 선진국에서는 극히 중증 장애인을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통합교육만 받도록 하고 있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한국은 대상자의 70∼8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일상적으로 통합 노력이 이뤄진다. 프랑스 파리 장조레스 초등학교에서 일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 쥘리에트 안 씨는 “정신 장애 아이들도 적응기를 거치면 어려운 프랑스어 과목 등을 제외한 체육, 미술 수업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교육을 받는 게 필요하며 실제로 이렇게 했을 때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 학생을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교육청 통합트레이닝 담당자 엘리 호 씨는 “미국이라고 장애 차별 문제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장애와 비장애 통합교육은 인권 및 사회적 정의와 관련돼 있다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에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장애 학생의 94.7%가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 밖에도 다양한 통합교육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특수학교 ‘사이프레스 프라이머리 스쿨’의 네이선 예이츠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이 담당 교사와 함께 매주 두 차례 인근 식품점, 레스토랑 등에 가는 적응 훈련을 한다”며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차별을 막기 위해 해당 가게와는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는 매주 2차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음악 수업, 야외활동 수업 등 통합교육을 진행한다. 수업의 커리큘럼 또한 교육보다는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다.헬싱키=김상훈 corekim@donga.com / 페털루마·새너제이=강홍구 / 파리=황태훈 기자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공립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가 올해 9월 문을 열었다. 27개 학급, 66명의 지체장애학생이 다닌다. 서울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문을 연 것은 2003년 서울경운학교 이후 16년 만의 일이다.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부분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70% 정도만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선진국 통합교육 현장을 취재했다. “장애아의 엄마라는 막연한 죄책감에 갇혀 있던 제가 삶의 희망을 얻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이은경 씨(39)는 가족과 함께 올 3월 캐나다로 떠났다.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둘째 아이(10)의 교육을 위해서다. 아이는 특수학급(도움반)이 없는 일반학교에 다녔는데, 좀처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캐나다를 택한 건 교육 환경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7개월이 흐른 지금 이 씨는 “학교에서 늘 좌절을 겪던 둘째 아이가 달라졌어요. 우리 가족도 장애가 마냥 우울해할 일도 아니고 그 누구의 죄도 아니란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선진국에 살아보니 이 씨는 한국 장애인 교육의 현실에 대해 “모든 학교에 도움반이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개별 지도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보조 교사 수급도 현실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어땠을까. 이 씨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팀이 별도로 운영된다. 아이와의 면담, 설문을 통해 학습, 심리, 정서, 사회성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만든다. 이 씨는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다”며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장애 교육을 누리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이가 컸다. 이 씨는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루에도 수차례 접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테이블이 3개 있는 카페라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장애인 전용석이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따로 배정돼 있고, 장애 학생만을 위한 등하교 셔틀도 운영한다. 물론 장애 교육 선진국이라 해도 미흡한 점은 있다. 이 씨의 둘째 아이는 처음에는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언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을 학기부턴 홈 스쿨링을 하고 있다. 행정 처리가 다소 늦은 것도 단점이다. 이 씨는 “장기 유학, 이민 등의 계획이 있다면 현지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씨 가족은 만 1년의 현지 생활을 마치면 귀국할 계획이다.● “장애인 차별은 범죄다” 한국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수준은 낮은 편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2019년 현재 13.9%에 불과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런 의식 수준은 그대로 나타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현상이 적잖게 발생한다. 사실 서울나래학교가 개교할 수 있었던 건 행운에 가까웠다. 주변 지역에 거주민이 적었기 때문에 행정예고 3년 만에 개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다.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의 경우 2013년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지역 주민의 민원 때문에 개교가 연기된 상태다. 건립 계획을 2012년 세운 서울 중랑구 동진학교는 이보다 더 심해 아직 학교 터도 정하지 못했다. 취재팀이 이런 국내 상황을 장애 교육 선진국의 교육 당국자들에게 들려주고 소감을 물었다. 그들은 대부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장애를 문제로 교육 시설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극히 소수의 학부모가 장애 시설을 반대하거나 장애인에게 교육투자를 너무 많이 한다고 불만을 표시할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애 차별을 반대하는 공감대가 커서 장애 시설을 반대하는 부모가 머쓱해질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와 비장애 아동을 어릴 때부터 같은 공간에서 학습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프랑스 장애아동특수교육 국립연구원(INSHEA)의 자크 미쿠로빅 원장은 “프랑스는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는 ‘포용교육’을 목표로 한다. 포용교육이란 장애 아동들도 장애 정도에 맞춰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대목은 유치원에서부터 장애와 비장애 차별이 없는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8년째 살고 있는 윤모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장애인과 다른 인종에 대해 편견이 있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그런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팜크비스트 씨는 “아이들은 장애를 문제로 차별하는 일이 없고, 모든 것은 어른들의 편견일 뿐이다”라며 “그 편견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일상에서부터 통합 교육 필요 어렸을 때부터 장애·비장애 구분 없는 통합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선진국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 초중고교 일반 학교에 특수교사를 파견해 일반 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며 장애아동을 도와주는 ‘정다운 학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정다운 학교는 전국에 74곳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교실에서 배우도록 하는 통합교육 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2019년 현재 특수교육대상자 9만2958명 가운데 71.6%(6만6499명) 정도만 일반학교에 다니며 통합교육을 받을 뿐이다. 선진국에서는 극히 중증 장애인을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통합교육만 받도록 하고 있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한국은 대상자의 70~8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일상적으로 통합 노력이 이뤄진다. 프랑스 파리 장조레스 초등학교에서 일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 쥘리에트 안 씨는 “정신 장애 아이들도 적응기를 거치면 어려운 프랑스어 과목 등을 제외한 체육, 미술 수업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교육을 받는 게 필요하며 실제로 이렇게 했을 때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 학생을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교육청 통합트레이닝 담당자 엘리 호 씨는 “미국이라고 장애 차별 문제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장애와 비장애 통합교육은 인권 및 사회적 정의와 관련돼 있다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에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장애 학생의 94.7%가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 밖에도 다양한 통합교육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특수학교 ‘사이프레스 프라이머리 스쿨’의 네이선 예이츠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이 담당 교사와 함께 매주 두 차례 인근 식품점, 레스토랑 등에 가는 적응 훈련을 한다”며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차별을 막기 위해 해당 가게와는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는 매주 2차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음악 수업, 야외활동 수업 등 통합교육을 진행한다. 수업의 커리큘럼 또한 교육보다는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다. 헬싱키=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페탈루마·산호세=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상점가는 오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대학생, 외국인 손님과 상인 사이의 대화로 거리가 왁자지껄했다. 골목길 안쪽으로 10평(약 33m²) 남짓 조용한 공간에 은은한 가죽 냄새가 반기는 가게가 보였다. 한쪽 벽면에 마련된 나무장엔 가방, 지갑 등 가죽제품이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작업용 앞치마를 입은 안태용 대표(32)가 차분한 미소로 맞이했다. 올 4월 문을 연 가죽 공방 ‘마음 핸드웍스(MAUM Handworks)’다.○ 대학원생에서 청년창업가로 3년 전, 안 대표는 일반 대학원(법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콘퍼런스 참석차 독일에 갔다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그는 현지에서 가죽공방의 매력을 발견했다. 기계화, 자동화되는 일상 속에서 손수 제품을 만드는 가죽공예의 정성이 안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국에 돌아온 안 대표는 공방에서 취미로 가죽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공방 주인이 보조로 일하지 않겠느냐 제안했고, 안 대표는 1년간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박사과정 진학을 고민하던 안 대표는 가죽공방을 열기로 마음을 먹었다. 창업의 꿈을 품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막막해하던 안 대표에게 동아줄이 된 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었다. 공단의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안 대표는 지난해 8월 한 달간 합숙을 하면서 창업교육 150시간을 수료하는 등 기틀을 다졌다. 단순히 공예기술을 넘어 사업에 필요한 창업이론, 브랜딩, 홍보 마케팅 전략 등을 배웠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전 청년구단(청년 창업몰)에서 실시한 4주간의 점포 운영 체험이 안 대표에게 큰 힘이 됐다. 안 대표는 “창업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이 상품이면 대박 날 것’이라는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는 일이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몸소 경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단에서 2년간 임차료, 일부 인테리어 비용 등 재정적 지원도 받았다. 마음에 드는 가게 터를 찾기 위해 석 달간 발품을 팔 정도로 공을 들였다.○ 가죽 넘어 더 다양한 수공예 꿈도 창업 6개월이 된 현재 월 매출은 약 300만 원. 만족할 순 없지만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안 대표가 주목하는 건 고객의 목소리다. 실제로 가장 인기가 높은 무선 이어폰 케이스와 스마트폰 케이스 등은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 만든 제품이다. 고객 요구를 수용해 가죽공예 정규반 수업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애초 원데이 클래스만 실시했었는데 정규반에 대한 요구가 많아서 지난달 새로 개설했다. 기성품 판매 및 가죽공예 수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고 했다. 주문 제작은 안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그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들의 평소 습관에 맞춰 가죽 필통 제작을 의뢰한 한 아버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받는 이를 생각하며 제품을 의뢰하는 고객의 마음을 떠올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 다양한 수공예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업체 이름에 ‘핸드웍스’라는 단어를 넣은 것도 가죽공예를 넘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사람들에게 괜히 정이 가고 응원하고 싶은 브랜드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 ‘나만의 디자인’ 눈길… 온-오프라인 병행 필요 ▼윤명길 을지대 교수○ 칭찬해요① 독자적인 브랜드화=기성 브랜드 상품을 취급하고 가르치는 작업실이 아니라 자체 디자인 상품을 계속 새롭게 시도하는 디자이너 공방으로서 나름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② 개별화된 상품으로서의 트렌드 부합=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클래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경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 트렌드를 반영했다. ③ 입지 양호=창업 지원 조건 중 ‘상점가’에 해당하는 이화여대 상점가로서 교통편이 좋고 학생, 관광객,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다. 1층 점포에 입점해 초기 홍보 비용을 줄였다.○ 아쉬워요 ① 수공업의 한계=1인 공방으로서 생산량이 한정적이고 브랜드 파워가 없어서 상품 단가도 아직은 높일 수 없는 상황이다. ② 매출 확대 방안 미흡=현재 개인 고객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매출 확장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단체 강습이나 다량 생산, 판매를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③ 고객 선호 상품의 일치화 문제=지역 특성상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저렴하고 패션화된 상품의 개발 및 판매가 필요하다. 순수 가죽 공방으로 한계가 있어 인조가죽 등으로 소재를 넓히다 보면 이미지 저하가 다소 우려된다. ▼ 상권정보시스템 유동인구 등 53종 정보 제공 ▼중기부-소상공인진흥공단 운영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상권정보시스템에서 예비 창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상권 정보를 제공한다. 상권정보시스템은 예비 창업자의 준비된 창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적인 상권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상권 분석, 경쟁 분석, 입지 분석, 수익 분석, 점포 이력 등 창업 성공에 꼭 필요한 정보를 꼼꼼하게 분석한다. 상권 분석은 특정 지역·영역·업종 입력 정보를 기반으로 매출, 유동인구, 임대시세 등 총 53종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업종 현황과 추이, 유동인구와 거주 인구, 직업·직종과 주거형태 등 전국 상세 현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시장분석 서비스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 점포 이력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상권 현황 서비스를 이용하여 상권 분석 전 예비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상권정보시스템은 많은 예비 창업자들의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고 소상공인들의 경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이용한 정확하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궁금한 사항은 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직 저희 기대에는 못 미쳐요. 한참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유범령 모비데이즈 대표(33)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모바일 전문 마케팅 업체 모비데이즈는 2014년 창업 당시 직원 4명으로 시작해 첫해 매출 5억 원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230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어느새 직원도 80여 명으로 늘었다. 모비데이즈는 애드테크(광고, 기술의 합성어)를 기반으로 광고주와 대행사, 모바일 매체(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등)를 연결하는 업체다. 애드테크가 진화하면서 그 역할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유 대표는 “트래킹 기술이 발달하면서 축구로 치면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그 이전 패스를 누가 했는지도 알 수 있게 됐다. 사용자들의 이용 습관을 분석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다른 모바일 광고업체(앱디스코)를 공동 창업하면서 쌓은 유 대표의 노하우도 함께 녹였다. 그는 “가능성 높은 시장에 들어간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모비데이즈는 이 밖에도 인재 추천 서비스 ‘모비인터치’,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모비아카데미’, 전문 미디어 ‘모비인사이드’ 등 모바일 마케팅과 관련된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약 반 년마다 선보이는 모바일 광고 생태계 지도 ‘모비스케이프’는 업계 내 입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유 대표는 “업계에서 신입사원 교육용으로 모비스케이프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셀프 조정 연봉 신청 제도’ 등 HR 시스템 또한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창업 첫해인 2014년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으로 받은 지원금(1억4900만 원)도 씨앗이 됐다. 유 대표는 “스타트업의 성장에 이 같은 지원은 큰 역할을 한다. 우리도 지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를 묻자 글로벌 애드테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당찬 답변이 돌아왔다. 유 대표는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처럼 5세대(5G) 통신 등을 갖춘 한국 애드테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면 세계적으로 통한다고 본다. 글로벌 애드테크 시장의 퍼블리셔(publisher)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리 회사가 왜 당신은 뽑아야 하나요?” 취업준비생들이 꼽은 면접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할 수 있다”가 아니라 본인이 왜 이 기업에 필요한지를 직무능력을 바탕으로 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현장이 그렇다. 삼성전자는 매년 직무중심의 채용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자동차도 최근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들은 이미 2015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직무 중심 채용을 도입했다. 2017년부터 모든 공공기관이 직무 중심으로 신입 사원을 뽑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의 올바른 취업준비 또한 희망기업이 아닌 희망직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평가다. 전공공부를 통해 본인만의 직무능력을 기르는 노력도 중요하다. 교육학을 전공한 학생의 경우 학교, 교육기업으로 진출할 뿐만 아니라 기업 분야와는 상관없이 인력개발을 담당하는 인사(HR) 직무로의 취업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학년 때부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크게 △환경 분석 △현황 분석 △비전 및 목표 설정 △차이 분석 △전략 수립의 다섯 단계를 권한다. 환경 분석은 사회 및 기술, 관심 산업군 내의 변화 등을 분석하는 단계를 말한다. 현황 분석은 본인이 가진 인적, 물적자원 및 역량 등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특히 비전 및 목표 설정에서 기업이 아닌 직무 중심으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차이 분석을 통해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과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비교한다. 전략 수립은 차이 분석을 통해 파악한 과제들을 중요도, 소요시간 등을 안배해 우선순위를 세우는 단계를 말한다. 더불어 최근 중시하는 융합형 적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준비도 필요하다. 융합 적성이란 단순히 두 가지의 전공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주 전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말한다. 단순히 2개 이상의 전공을 한다고 융합 적성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표적인 융합적성 직업이자 최근 미국에서 각광받는 데브옵스 전문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시 주 전공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융합을 시도하는 이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진로적성교육 전문연구소 ‘와이즈멘토’의 조진표 대표는 “숙명여대 기초공학부 1학년 학생의 경우 여름방학 기간 융합공학캠프를 통해 전공 관련 수업과 함께 직무적성 검사, 진로설계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취업 교육에서 좋은 대학교의 기준은 절대적인 취업률이 아니라 입학할 때에 비해 졸업할 때 얼마나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능력을 길러주었는지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올해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서울권 여대 중 취업률 1위(63%)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울에 사는 40대 주부 최모 씨는 매일 아이와 힘겨루기 하느라 진이 빠진다.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부터 켠다. 어린이가 등장하는 키즈 유튜브 채널을 보기 위해서다. 최 씨는 “이러다 아이가 유튜브 채널에 중독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최근 구글이 유튜브 키즈 채널에 시정조치를 내린 것을 환영했다. 키즈 채널의 개인 맞춤 광고 게재를 중단하고 댓글 등 일부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이 조치의 핵심 내용. 이에 따라 키즈 채널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부모들 환영, 키즈 유튜버는 난감 아이를 둔 부모들은 구글의 정책 변화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진작 이런 조치가 나왔어야 했다. 아무리 어린아이라지만 사생활을 여기저기 퍼뜨리는 것이 보기 안 좋았다”는 내용의 댓글을 유튜브 채널에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도 “어린아이에게도 인권이 있다. 어린이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키즈 콘텐츠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슬라임을 어른이 혼자 가지고 놀거나 게임을 하는 영상도 키즈 채널로 분류되는지 궁금하다. 아이들과 놀러 갈 만한 곳을 소개하는 채널도 키즈 채널인가”라고 물었다. 키즈 유튜버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초 구글로부터 이메일로 이 정책을 통보받은 키즈 유튜버 A 씨는 “현재까지는 큰 원칙만 공지됐을 뿐이며 세세한 기준은 전달받지 못했다. 향후 상황을 지켜본 뒤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에는 유튜브 활동을 접을 수도 있다는 것. 또 다른 키즈 유튜버 B 씨는 “성인들이 출연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채널도 키즈 채널에 해당하는지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이게 허용된다면 아이들을 출연시키지 않는 새로운 채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유튜브 차원의 제재는 환영하지만 국내에서도 자체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데 비해 법의 적용은 지체되고 있다.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업로드 주기를 정한다거나 실질적인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잇단 아동학대 논란 키즈 유튜브 채널은 그동안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다. 국내 최고 키즈 유튜브 채널인 ‘보람튜브’는 구독자가 3400만 명에 이르며 매달 최대 20억 원의 수입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람튜브는 올 7월 서울 강남에 95억 원 상당의 빌딩을 매입해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상당수의 키즈 유튜브 채널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성장세에 있던 키즈 채널이 철퇴를 맞은 가장 큰 이유는 아동 학대 논란 때문이다. 유튜브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아동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COPPA)을 위반한 혐의로 1억7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보람튜브만 해도 부모가 아이에게 도로 한복판에서 장난감차를 타게 하거나 아버지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장면을 연출하도록 했다가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당했다. 법원은 부모에게 아동보호기관의 상담을 받으라는 처분을 내렸다. 또 다른 키즈 유튜브 채널에서는 6세 쌍둥이에게 10kg짜리 대왕 문어를 자르지도 않은 채 먹도록 했다. 누리꾼들이 아동학대라며 항의성 댓글을 올리자 채널은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 다른 채널에서는 아빠가 강도로 분장해 엄마를 잡아가겠다며 아이를 협박하는 연기를 했고, 아이는 지시에 따라 울며 춤을 추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7명의 아이를 입양한 뒤 과자를 훔치거나 초능력을 부리는 장면 등을 연출해 유튜브에 내보낸 엄마가 올 3월에 체포됐다. 경찰 수사결과 아이들은 물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에도 가지 못했으며 옷장에 갇혀 살았다. 유튜브 영상을 찍을 때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면 벌을 받았다고 한다. ○ 아이들을 위하는 미디어가 돼야 수익을 목적으로 한 키즈 채널이 줄어들더라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개설한 채널은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가 조사한 ‘2018년 초·중등진로 교육 현황’에 따르면 유튜버는 초등학생 희망 직업 5위다. 아이들에게 유튜버가 ‘꿈의 직업’인 셈이다. 따라서 무작정 금지하는 것도 해법은 아니다. 그보다는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콘텐츠 생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이들을 ‘스타’로 키우겠다며 장시간 촬영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반적으로 국제노동기구(ILO) 조약과 근로기준법 제64조 1항에 따라 15세 미만은 노동할 수 없도록 한다. 비록 노동은 아니지만 친권자가 아이를 혹사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를 신속하게 적발할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영국왕립정신과학회는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키드인플루언서’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극도의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고통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 권준수 대한신경정신과학회 이사장(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아이가 유튜브 제작을 즐긴다 해도 직접 사람과 만나 관계를 맺도록 부모가 시간 관리를 해 줘야 한다”며 “그래야 아이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도 줄이고 향후 나타날지 모르는 대인관계 기피증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아이들의 유튜브 제작에 투자하는 시간을 하루 1, 2시간 이내로 할 것을 권했다. 김상훈 corekim@donga.com·강홍구 기자}
가을이 성큼 다가온 충북 충주시 달천(疸川) 변. 19일 오후 하천가를 자동차로 달려 나가자 흰색 공 모양의 거대한 구조물이 보였다. 직경 약 10m의 이 시설은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의 상징인 바이오 가스 저장소다. 2016년 준공된 이 센터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내는 시설이다. 하루 평균 60여 t(최대 80t)의 충주지역 음식물쓰레기 및 폐수가 이곳에서 처리된다. 그 과정에서 정제 작업을 거치고 나면 센터 자체 사용량을 제외했을 때 약 2600Nm³(노멀 세제곱미터·m³당 기체량)의 바이오가스가 일반 가정에 전달된다. 약 168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설명이다. 이 센터의 위탁운영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신재생에너지업체 ‘서진에너지’다. 센터의 핵심기술인 ‘막 결합형 혐기성 소화시스템(EMS·Exchanged injection Membrane System)’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서진에너지는 2014년 시운전을 시작해 2016년부터 시설 운영을 본격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2026년까지 운영을 맡기로 했다. 서진에너지와 현대건설이 공동 개발한 EMS는 기존에는 폐수와 함께 유실됐던 미생물들을 멤브레인(막)을 통해 걸러내 처리조에 남은 고형물과 반응하게 해 처리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최대 20% 끌어올릴 수 있고 반대로 폐슬러지 발생량은 최대 60%, 악취 발생량은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음식물쓰레기 반입장을 제외하고는 센터에서 별다른 악취를 맡아볼 수 없었다. 반입장에도 4중 차단막을 설치해 악취 최소화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한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서진에너지가 이 같은 성과를 이루게 된 데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도 한몫을 했다. 2014년 당시 중기부의 전신인 중소기업청이 ‘창업 7년 이하, 상시 종업원 수 50인 이하 또는 매출액 50억 원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건강진단연계 창업과제에 서진에너지의 ‘EMS를 통한 고효율 혐기성 소화기술’이 선정된 것. 이를 통해 1억1300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사업 초기 물꼬를 틔운 서진에너지는 이후 연이어 환경부 등의 지원사업을 따내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4년 약 4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약 62억 원으로 도약했다. 2016년 센터 위탁관리를 시작한 이듬해인 2017년에는 역대 최대인 79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부터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문을 두드려온 서진에너지는 같은 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하며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음료 공장 등에서 나오는 폐수를 바이오가스로 만드는 사업에 주로 집중할 계획이다. 박성균 서진에너지 부사장은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지만 선진 시장이야말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충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마다 바쁜 일과를 마친 퇴근 후. 3일 저녁 서울 서초구 방배동 ‘라라스튜디오’ 문 밖으로 노랫소리가 새나왔다. 오후 7시 30분 약속 시간을 앞두고 직장인들이 빗길을 뚫고 하나둘 30평 남짓한 공간에 모여들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것도 잠시,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자 이내 표정이 진지해졌다. 테이블 뒤 의자에 나란히 앉은 이들은 익살맞은 얼굴로 양손을 흔들며 뮤지컬 ‘렌트’의 수록곡 ‘라비 보 엠’을 함께 불렀다. 일반인 뮤지컬 동호회 ‘라라뮤지컬’의 연습 현장이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록 뮤지컬이다. 이들은 다음 달 12, 13일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홀에서 직접 이 뮤지컬을 무대 위에 올린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시대. ‘프로’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뮤지컬 공연에 도전하는 일반인이 있다. 20, 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타인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동시에 뮤지컬의 즐거움을 직접 경험해 보려는 이들이다. 단순 연습 체험을 넘어 직접 무대 위에 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반인 뮤지컬 공연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동호회, 아카데미 등도 활성화되고 있다. ○ 내가 뮤지컬 공연을?“저도 뮤지컬 무대 위에 설 수 있나요?” 일반인 뮤지컬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대부분 하는 질문이다. 시원한 가창력, 화려한 안무, 진지한 표정 연기까지 세 박자를 고루 갖춰야 하는 뮤지컬 공연의 꿈은 보통 사람에게는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경험자들은 “일단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길이 보인다”고 말한다. 일반인 뮤지컬의 경우 통상 3, 4개월의 연습 기간을 거쳐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린다. 길게는 6개월까지 연습을 하기도 하지만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동기 부여가 어렵다. 라라뮤지컬 리더인 정상훈 총감독(52)은 “일주일에 한 번 3시간씩 연습을 진행한다. 현직 연출, 보컬코치 등 전문가들이 주마다 번갈아가며 노래, 안무, 연기 연습을 이끌어 준다”고 설명했다. 노래, 안무에 재능이 있다고 쉽게 생각해서는 오산이다. 라라뮤지컬에서 활동하는 직장인 남정훈 씨(29)는 “안무를 하면서 노래를 하니 더욱 어렵다. 노래도 기교보다는 전달력에 집중하게끔 레슨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예술체험공간 ‘유랑’은 아예 16주 코스로 뮤지컬 공연 커리큘럼을 짜 놨다. 1주 차 오리엔테이션, 2주 차 배역 오디션부터 15, 16주 차 최종 리허설까지 매주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연습을 진행한다. 유랑 탁원태 대표(31)는 “일반인 배우들이 무대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테크니컬 리허설 외에도 최종 리허설만 두 차례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아카데미 ‘점퍼즈’는 공연반 외에도 원데이 클래스, 뮤지컬 기초반, 보컬 심화반, 뮤지컬 댄스반 등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현직 전문가들이 수업을 이끈다. 연출도 프로가 한다.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탁 대표의 설명이다. 바쁜 직장인들이 주로 모이다 보니 추가 연습 스케줄을 잡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기 연습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개인 연습에 할애하기도 한다. 출퇴근길이 곧 대본을 외우고 노래를 익히는 연습시간이다. 공연을 앞두고는 밤을 새워 연습을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적게는 10여 명, 많게는 20여 명이 한 팀이 돼 공연을 준비한다. 대학로 극장 등이 이들의 공연 무대. 기존 작품을 각색하기도 한다. 아예 창작극을 무대에 올리는 곳도 있다. 공연을 앞두고는 포스터, 리플릿 등에 쓰일 전문 촬영도 한다. 무대 의상에 분장을 한 채 찍는 나만의 프로필 사진은 덤으로 얻는 재미다. 공연 참가자들은 대부분 매달 10만∼20만 원의 회비를 낸다. 회비는 주로 레슨비나 운영 경비 등으로 쓰인다. 공연은 대개 무료가 많고 티켓 값을 받더라도 1만 원 이내다. 공연 수익금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곳도 있다.○ 무대 위 희열을 일상 속 자신감으로 많고 많은 취미 활동 중에 왜 뮤지컬을 택했을까. 이들이 꼽는 이유는 특별함이다. 남 씨는 “다른 동호회 활동도 많이 해봤지만 디데이를 세어 가며 공연을 준비하는 특별함이 있다. 사교 중심의 다른 모임과 달리 목표 지향적인 면이 좋다”고 했다. 7월 라라뮤지컬에 합류한 남 씨는 이번 공연 주연인 로저 역을 맡았다. 석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대부분의 모임이 20, 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대학생이나 40대 이상 참가자도 더러 있다. 유랑의 탁 대표는 “일상에서 표현의 부족함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다. 직장생활을 하며 늘 눌러와야만 했던 감정 표현을 이곳에서나마 자유롭게 터뜨리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설계사로 일하는 라라뮤지컬의 구소정 씨(20)는 “평일 늦게까지 일하는 때도 많지만 일주일에 하루 연습 날만큼은 가급적 빨리 마무리한다. 뮤지컬을 하면서 일상에서 숨을 돌릴 공간을 찾았다”고 말했다. 남 씨는 “뮤지컬 캐릭터처럼 회사생활에서도 좀 더 의사 표현을 잘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평소 뮤지컬, 노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 10년 넘게 아카펠라 동호회에서 활동해온 고등학교 교사 금도성 씨(35)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 찾아왔다. 아카펠라에서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다면 뮤지컬에서는 내가 무대 전체를 끌고 나가는 때도 많다. 이전까지 내가 팀의 일부로 공연을 했다면 지금은 ‘내 공연’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평소 버스킹 공연을 하는 구 씨는 “노래에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 품었던 뮤지컬 배우의 꿈을 경험해 보려고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뮤지컬 아카데미 점퍼즈의 강승우 대표(33)는 “나를 되찾았다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점퍼즈 회원 중 5명이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에겐 일단 도전하라는 조언을 건넸다. 금도성 씨는 “노래를 못해도, 춤을 못 춰도 저마다 맞는 다양한 캐릭터가 뮤지컬에 있다. 앞에서 끌어주는 선생님과 같이 참여하는 동료가 있는 이상 당신도 할 수 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Do It Yourself(네 스스로 하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일상이 되면서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 문화 또한 탄력을 받고 있다. 눈앞에서 직접 설명을 하듯 생생한 영상에 시청자와의 소통도 수시로 이뤄지면서 유튜브를 보며 팔을 걷고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간단한 목공, 인테리어 작업을 넘어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도 많아지고 있다.○ 제품 제작은 물론 수리까지 직접 10년 가까이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전찬수 씨(38)는 2년 전 유튜브 채널 ‘폴라베어’를 열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전 씨는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지인에게 늘 비슷한 질문을 받아왔다. 매번 같은 답을 할 바에야 영상을 찍어서 보여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 개설 초기, 전 씨는 인테리어에서 사용되는 치수 이해하는 법 등 일반인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장비 또한 최소한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구독자가 늘면서 오히려 전문 장비를 활용한 고급 정보에 대한 요청이 늘었다. 현재 15만여 명이 구독하는 채널 폴라베어는 침대 프레임 만들기, 선반 만들기 등 각종 DIY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21분짜리 침대 프레임 만들기 영상에는 가로 1100mm, 세로 2100mm 크기의 프레임을 직접 재단하고 조립하는 과정이 담겼다. 제작만큼이나 일상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리 작업에 대한 콘텐츠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싱크대 문 높이가 맞지 않을 때 수리하는 영상이 폴라베어에서 가장 많은 약 102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보고 따라할 시청자들을 위해 설명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전 씨는 “처음에는 말로 주로 설명했다면 최근에는 3차원(3D) 그래픽도 활용한다. 시청자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에서는 일부러 실수하는 영상을 넣기도 한다. 재미도 살리고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DIY 채널 ‘만고사’를 운영하는 이효성 씨(39)도 비슷한 사례다. 평소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관련 책을 내려 했던 이 씨는 전달 효과를 고려해 책 대신 동영상 콘텐츠에 도전했다. 낡은 현관문 페인트칠하기 등 페인트 작업 관련 영상이 만고사의 주요 콘텐츠다. 채널 특성상 아무래도 남성 구독자가 많은 편. 이 씨는 “전체 구독자의 80%가 남성. 그중에서도 30∼50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DIY 콘텐츠의 경우 특정 채널에 대한 선호보다는 검색어를 통해 시청자가 유입되는 만큼 조회 수에 비해 구독자가 많지 않은 편이다.○ 캠핑카부터 PC까지… DIY 전성시대 DIY 콘텐츠는 목공이나 인테리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청자들도 평소 쉽게 엄두 내지 못했던 DIY의 벽을 유튜브를 통해 허물고 있다. 최근에는 직접 캠핑카를 만드는 영상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채널 ‘Vanlife Korea 수향’의 대학생 남매가 12인승 승합차를 미니 캠핑카로 개조하는 영상은 107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10분 길이의 이 영상에는 차량 부품을 떼어 내는 것부터 침상, 환풍기, 싱크대 설치까지 7개월간의 모든 과정이 타임 랩스 방식으로 담겼다. 이 밖에도 150만 원으로 캠핑카 만들기, 여자 혼자 캠핑카 만들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관심을 얻고 있다.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팀 지상은 매니저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 접근이 쉬워지면서 자신이 가진 특기나 노하우를 나누려는 크리에이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 조립 콘텐츠도 많다. 88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채널 ‘심프 팀’의 영상을 보고 직접 PC를 조립했다는 정윤원 씨(33)는 “글이나 이미지로 된 설명서만으로는 부품들을 구별하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동영상은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분짜리 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며 5∼6시간 만에 스스로 PC를 조립했다. 같은 수준의 시중 제품에 비해 약 30만 원의 비용을 아꼈다. 채널 ‘심프 팀’을 운영하는 심프(활동명)는 “유럽 등에 비해 아직 국내 DIY 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목공 외에도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DIY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그러한 문화를 확산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뜨개질이나 재봉틀로 손수 옷을 만들거나 직접 공기청정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만드는 다양한 DIY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Do It Yourself(네 스스로 하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일상이 되면서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 문화 또한 탄력을 받고 있다. 눈앞에서 직접 설명을 하듯 생생한 영상에 시청자와의 소통도 수시로 이뤄지면서 유튜브를 보며 팔을 걷고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간단한 목공, 인테리어 작업을 넘어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들도 많아지고 있다. ●제품 제작은 물론 수리까지 직접 10년 가까이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전찬수 씨(38)는 2년 전 유튜브 채널 ‘폴라베어’를 열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전 씨는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지인에게 늘 비슷한 질문을 받아왔다. 매번 같은 답을 할 바에야 영상을 찍어서 보여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 개설 초기, 전 씨는 인테리어에서 사용되는 치수 이해하는 법 등 일반이라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장비 또한 최소한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구독자가 늘면서 오히려 전문 장비를 활용한 고급 정보에 대한 요청이 늘었다. 현재 15만여 명이 구독하는 채널 폴라베어는 침대 프레임 만들기, 선반 만들기 등 각종 DIY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21분짜리 침대 프레임 만들기 영상에는 가로 1100㎜, 세로 2100㎜ 크기의 프레임을 직접 재단하고 조립하는 과정이 담겼다. 제작만큼이나 일상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리 작업에 대한 콘텐츠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싱크대 문 높이가 맞지 않을 때 수리하는 영상이 폴라베어에서 가장 많은 약 102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보고 따라할 시청자들을 위해 설명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전 씨는 “처음에는 말로 주로 설명했다면 최근에는 3차원(3D) 그래픽도 활용한다. 시청자들이 자주 실수 하는 부분에서는 일부러 실수하는 영상을 넣기도 한다. 재미도 살리고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DIY 채널 ‘만고사’를 운영하는 이효성 씨(39)도 비슷한 사례다. 평소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관련 책을 내려했던 이 씨는 전달 효과를 고려해 책 대신 동영상 콘텐츠에 도전했다. 낡은 현관문 페인트칠하기 등 페인트 작업 관련 영상이 만고사의 주요 콘텐츠다. 채널 특성 상 아무래도 남성 구독자가 많은 편. 이 씨는 “전체 구독자의 80%가 남성. 그 중에서도 30~50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DIY 콘텐츠의 경우 특정 채널에 대한 선호보다는 검색어를 통해 시청자가 유입되는 만큼 조회 수에 비해 구독자가 많지 않은 편이다. ●캠핑카부터 PC까지… DIY 전성시대 DIY 콘텐츠는 목공이나 인테리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청자들도 평소 쉽게 엄두 내지 못했던 DIY의 벽을 유튜브를 통해 허물고 있다. 최근에는 직접 캠핑카를 만드는 영상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채널 ‘Vanlife Korea 수향’의 대학생 남매가 12인승 승합차를 미니 캠핑카로 개조하는 영상은 107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10분 길이의 이 영상에는 차량 부품을 떼어 내는 것부터 침상, 환풍기, 싱크대 설치까지 7개월간의 모든 과정이 타임 랩스 방식으로 담겼다. 이밖에도 150만 원으로 캠핑카 만들기, 여자 혼자 캠핑카 만들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관심을 얻고 있다. 구글코리아 유튜브 파트너십팀 지상은 매니저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 접근이 쉬워지면서 자신이 가진 특기나 노하우를 나누려는 크리에이터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 조립 콘텐츠도 많다. 88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 채널 ‘심프 팀’의 영상을 보고 직접 PC를 조립했다는 정윤원 씨는(33)는 “글이나 이미지로 된 설명서만으로는 부품들을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동영상은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분짜리 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며 5,6시간 만에 스스로 PC조립을 했다. 같은 사양의 시중제품 대비 약 30만 원의 비용을 아꼈다. 채널 ‘심프 팀’을 운영하는 심프(활동명)는 “유럽 등에 비해 아직 국내 DIY 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것이 사실. 목공 외에도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DIY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문화를 확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뜨개질이나 재봉틀로 손수 옷을 만들거나 직접 공기청정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만드는 다양한 DIY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야쿠르트가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홍삼 제품 특별할인을 실시한다. 이달 출시된 프리미엄 발효홍삼 ‘발휘 3종’ 제품을 비롯해 각종 홍삼 제품에 10∼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출시한 발휘 3종 제품은 발휘 발효홍삼K, 발효홍삼 천진녹보, 발효홍삼 진삼환이다. 100% 유산군 발효홍삼 농축액을 적용해 일반 홍삼 제품 대비 흡수가 빠르고 유지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휘 3종의 주 원료인 HY 발효홍삼 농축액은 100% 유산균으로 발효한 홍삼 유효성분의 흡수와 유지 우수성을 국내 최초 인체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발효홍삼K는 HY 발효홍삼 농축액에 대포농축액 등 12종의 한방원료를 최상의 조건으로 배합해 빠른 흡수와 유지력을 자랑한다. 50mL 액상 제품으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발효홍삼 천진녹보는 발효홍삼과 녹용을 넣은 프리미엄 환 제품이다. 기존 발효홍삼 황실기력단 대비 녹용 함량은 3배 늘리고 환도 한 차례 더 홍삼으로 코팅해 효과를 높였다. 발효홍삼 진삼환은 한 알에 발효홍삼을 그대로 담아 홍삼의 에너지를 채우게끔 했다. 부드러운 맛을 위해 아카시아 꿀을 넣어 온 가족이 함께 먹기에 좋다는 설명이다. 발휘 3종 제품은 다음 달 말까지 20%씩 할인한다. 한진생 홍삼정, 한진생 홍삼순액 100, 한진생 홍삼양갱 등 인기 제품에도 10%씩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발효홍삼K 키즈5+도 15% 할인한다. 이 밖에 대량 주문 고객 할인 이벤트, 각종 경품 추첨 이벤트 등도 실시한다. 근처에 있는 프레시 매니저에게 헬스푸드 10% 할인쿠폰(최대 1만 원)도 받을 수 있다. 변경구 한국야쿠르트 마케팅 상무는 “추석을 맞아 한국야쿠르트의 홍삼 제품을 사랑해준 고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중앙연구소의 유산균 발효기술력으로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발효홍삼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 할인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 매니저 또는 온라인몰 하이프레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를 하는 여자 선수들이 얼마나 많던지. 글러브를 낀 남자애들이 특이해 보일 정도였다니까요. 하하.” 2016년, 초등학교 6학년 때 홈런을 치면서 한국 리틀야구 여자선수 최연소 홈런의 주인공이 된 박민서 양(15·행당중 3). 야구팬들에게 ‘야구 천재소녀’로 불리는 박 양이 최근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이달 초 마무리된 미국 최대 여자 야구대회 ‘내셔널 걸스 베이스볼 토너먼트’에 아시아 선수 최초로 초청받아 출전한 것. 미국 일리노이주 록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매년 350명 이상의 여자 선수가 참가한다. 16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박 양을 만났다. ○ “남들 때문에 꿈을 놓지 마” 박 양의 출전은 2년 전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미국대표팀 감독으로 참가했던 저스틴 시걸(44)이 초대장을 보내면서 성사됐다. 시걸은 메이저리그(MLB) 사상 첫 여성 코치를 지낸 여자 야구계의 ‘전설’이다. 2015년 오클랜드 산하 교육리그 코치를 맡았다. 시걸은 이 대회를 주관하는 비영리단체 ‘베이스볼 포 올’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늘 남학생들 사이에서 야구를 해야만 했던 박 양에게 이번 대회 출전은 색다른 경험이 됐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야구를 했다는 것도 특별했다. 박 양은 “사실 남자애들과의 경기보다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여자 선수들의 열정과 실력이 만만치 않아서 놀랐다. 아쉬운 플레이가 나와도 지적하고 질책하기보다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서로 격려해 주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시걸 또한 박 양에게 “남들 때문에 꿈을 놓지 마라. 끝까지 도전하라”는 응원을 전했다. 이번 대회 15세 이하(U15) 부문 뉴욕 원더스 팀 소속으로 출전한 박 양은 1루수, 유격수를 주로 맡으며 팀의 5전 전승 우승에 일조했다. 13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 3개 포함 9번 출루했다. 평소 소속 팀에서 투수와 1루수를 맡는 박 양은 이번 대회에서 새로 유격수 포지션에 도전해 보기도 했다. 박 양은 “(그동안 하지 않던) 중계플레이 등을 하며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더블 플레이도 성공해 기뻤다”고 말했다. MLB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을 방문했던 것도 박 양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오클랜드 구장에서는 빌리 빈 오클랜드 부사장의 친필 메시지를 전달받기도 했다. 빈 부사장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의 실제 주인공. “야구에서 거둔 놀라운 성취를 축하한다. 행운을 빈다”는 내용이었다. 박 양은 “한국에서는 이기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박 양은 2년 뒤에도 이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가대표에 도전한다.○ 한국 첫 여자 프로선수 꿈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6년 성동구 리틀야구단 선수반에 들어가면서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박 양의 꿈은 국내 첫 여자 프로선수. 올해로 리틀야구 마지막 시즌을 맞는 박 양은 고교에 입학하면 여자 사회인 팀에서 실력을 키우다가 미국, 일본 유학 등을 거쳐 현재 전 세계 유일하게 여자 프로리그가 있는 일본에서 데뷔하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박 양은 시속 10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리틀 무대에서만 홈런 6개를 쳤을 만큼 투타 양면의 소질을 모두 갖췄다. 그러나 앞으로는 타격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아무래도 타자가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이라고. 이 때문에 롤 모델도 일본의 ‘이도류’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서 최근 거포 유격수 김하성(키움)으로 바꿨다. 이 밖에도 코디 벨린저(LA 다저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등을 좋아한다. 날마다 야구일지를 쓴다는 박 양은 선수 은퇴 후에도 야구해설가 또는 야구기자가 되고 싶다는 계획도 줄줄 읊었다. 그러면서도 “우선은 일본 프로무대에 데뷔하는 게 중요하다. 홈런도 가장 많이 치고 수비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과제도 빼먹지 않았다. 인터뷰 막바지, 박 양에게 야구의 매력에 대해 묻자 “야구는 포기를 모르는 스포츠다.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어도 끝까지 경기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큰 매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날마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자신의 도전을 끝까지 지켜봐 달라는 이야기로 들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 태극마크를 단 청소년 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승부가 연이어 펼쳐진다. 이달 30일 부산 기장에서 18세 이하(U18)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앞서 19일에는 중국 선전(심천)에서 15세 이하(U15) 아시아유소년선수권대회가 각각 막을 올린다. 정상에 도전하는 두 팀의 사령탑인 이성열 U18 대표팀 감독(64·유신고), 윤영보 U15 대표팀 감독(37·수원북중)의 공통점도 있다. 소속 학교를 이끌며 최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같은 ‘수원’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유망주들의 일명 ‘서울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괄목할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이달 초 두 감독을 각 소속 학교에서 만났다. ●좋은 선수의 시작은 밥상머리부터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이어 청룡기까지 연속 우승을 이끌며 화제의 중심에 선 유신고의 이 감독은 특히 인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1984년 덕수상고(현 덕수고)에서 코치로 시작해 40년 가까이 고교 지도자 생활을 해온 그는 흔히 자신의 교육철학을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말한다. 학생 선수들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선수들끼리 폭력을 쓰지 말고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는 이 감독은 “학부모들과도 괜한 대화할 일이 없다. 대신 ‘학교는 당신의 아이를 잘 못 가르치지 않는다. 학교를 믿어라’고 이야기한다. (인성 교육이) 학교의 전통이 되면서 형제를 연달아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로야구 SK의 최정, 최항 형제가 유신고 출신이기도 하다. 밥상머리 교육의 철학은 윤 감독도 마찬가지다. SK 투수 출신 윤 감독이 2010년 사령탑을 맡은 이후 수원북중은 2016년 전국중학선수권대회에서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7, 2018년 대통령기 2연패를 하기도 했다. 윤 감독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좌우할 청소년기라는 점에서 중학야구가 때론 고교야구, 프로야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엄격한 규칙을 제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수원북중에서는 모든 선수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되며, 식사 역시 편식 없이 주어진 양을 모두 소화해내야 한다. 윤 감독은 “한 번 좋은 성적을 냈다고 느슨해지면 금세 제자리로 돌아온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선수에게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우승. 국제대회 앞둔 두 감독의 출사표. 소속팀 지도에 여념이 없던 두 지도자는 이제 태극마크를 달고 더그아웃 위에 선다. 특히 지난 2017년 당시 결승에서 미국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을 했던 U18 대표팀은 안방 대회에서 최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다 보니) 아무래도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의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상위라운드 대결이 유력한 일본과의 승부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이 감독은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일본에 많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시국이 시국인 만큼 한일전은 반드시 승리해서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와 첫 경기를 펼치는 한국은 호주, 캐나다 등과의 조별 예선에서 투수 운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다. 주요 선수로는 유신고의 에이스 투수 소형준 등이 꼽힌다. U15 대표팀 또한 목표로 우승을 내걸었다. 내년 열리는 세계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 아시아대회에서 2위를 해야 한다. 17일 중국 현지로 출국하는 윤 감독은 “화려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위주로 선발했다.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 세계대회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로에게 격려도 전했다. 이 감독은 “윤 감독은 야구에 대한 욕심도 많고 열심히 하는 감독이다. 지금의 열정 그대로 앞만 보고 달리길 바란다”고 후배를 응원했다. 윤 감독은 “이 감독님을 보면 늘 ‘일관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자신이 뱉은 말은 늘 책임지고 지키는 이 감독님을 따라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수원=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올해 추석(9월 13일)은 5년 만에 가장 이른 ‘여름 추석’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제사상 물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사과 배 등 제수용 햇과일 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른 추석에도 불구하고 과일 작황이 예년보다 좋아 공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 기관의 설명이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10% 정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행하는 월간지 ‘과일관측’ 8월호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6% 늘어난 약 50만3900t으로 예상됐다. 배도 전년 대비 13.9% 늘어난 23만1300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과의 경우 전년(3만3234ha)에 비해 재배 면적(3만2954ha)이 0.8% 줄었는데도 작황이 좋아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오히려 6.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00m²당 수확량이 1430kg에서 1529kg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품종별로 보면 전년 대비 생산량은 추석용 사과인 홍로가 8%, 조생종인 쓰가루가 2% 늘어난다. 홍로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명절 대목인 추석 성수기(추석 전 2주간) 사과 출하량은 약 5% 늘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가격대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폭염 피해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올해는 생육기에 강우와 기온이 적절했다는 평가다. 병충해 발생 정도도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배 출하량도 전년 대비 늘어난다. 5호 태풍 ‘다나스’의 피해가 크지 않았던 데다 적절한 시기의 방제 작업으로 병해충 피해도 최소화했다. 배 역시 재배 면적이 1만303ha에서 9615ha로 6.7% 줄었지만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1000m²당 1972kg에서 2406kg으로 2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추석이 찾아오면서 조생종(원황)을 앞당겨 출하하려는 농가가 많다. 이 때문에 추석 성수기 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4% 많은 5만30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추석 명절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과수농가에서는 색깔 좋고 맛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잎 따기부터 알 돌려주기, 반사필름 깔기 등과 같은 일들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추석이 이르다고 과일이 익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24절기에 맞춰 과일은 잘 익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로부터 매년 추석에는 그해에 생산된 맛있는 햇사과, 배를 들고 고향을 찾았다”며 “올해 귀성객들도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냉해나 태풍 피해가 없어 과일의 품질이 우수한 데다 생산량도 늘어나 수급이 원활하다. 판매가를 전년 대비 10% 인하해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회사를 옮긴 지 4년 만에 자신이 이끄는 지점을 회사의 전국 최우수 지점으로 성장시켰다. 학습지 업계 최초로 억대 연봉을 받는 지점장이 됐다. 방문학습지 ‘하늘교육 에듀올’ 안산지점 전성경 지점장(32) 이야기다. 동종업계에서 학습지 교사로 일하고, 또 교사 교육도 담당했던 전 지점장은 2015년 11월부터 하늘교육 에듀올로 옮겨 안산지점을 맡았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습지 시장의 위기가 거론되는 가운데 거둔 성과여서 더 눈부시다. 이런 성과의 배경은 무엇일까. 6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에서 전 지점장을 만났다.일반 학습지와 다른 하늘교육 에듀올만의 장점은? 유아부터 대입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입시전문인 종로학원과 같은 ‘종로학원 하늘교육’에 속해 있다보니 접근방식이 다르다. 대입 교육에 대한 기반이 갖춰진 상태에서 유아, 초, 중, 고등교육이 연결된다고 보면 된다. 우수한 교사 또한 하늘교육 에듀올의 장점이다. 경시대회를 주관하고 최상위권 아이들을 주로 다루다 보니 실력이 없으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다. 실제로 기수마다 본사 시험을 통과하는 선생님이 40%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원하는 기준이 높다. 유아부터 고등학교까지 맞춤 실력으로 제대로 된 집중 지도를 할 수 있는 배경이다. 물론 우수한 교사를 채용하는 만큼 수수료 체계 또한 좋은 편이다. 하늘교육 에듀올만의 우수한 교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선다형의 문제로 구성된 다른 학습지와 달리 우리 학습지는 100% 문제가 모두 서술형이다. 문제 자체가 난이도가 있는 데다 서술형이다 보니 정말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상위권 학생들이 우리 학습지를 선호하는 이유다. 학부모들은 물론 타 업체에서 온 교사들도 교재 한 번 펼쳐보면 하늘교육 에듀올의 경쟁력을 알 수 있다. 난이도도 기본, 응용, 심화 3단계로 나눠져 있어 보다 탄탄하게 공부할 수 있다. 단순히 방문학습지를 떠나 과외식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주 1회 방문에 20분 수업을 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하면 50분, 90분, 120분 수업도 운영한다. 교육 현황과 관련된 ‘주간 교육정보’를 자체 제작해 제공하는 것 또한 하늘교육 에듀올만의 강점이다. 학부모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임성호 대표의 입시설명회 또한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안산지점이 전국 최우수 지점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은? 현재 39개월 연속 지점이 성장하고 있다. 안산지점의 교사는 20여 명이고 수강생은 과목 수 기준으로 1500명 정도가 된다. 학습지 시장이 어려운데 그럼에도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건 가장 기본인 교사들의 교육에 대해 신경 쓰기 때문이다. 단순히 교과 교육뿐 아니라 하늘교육 에듀올의 구성원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한다. 안산지점의 자체 커리큘럼도 운영하고 있다. 견디는 사람은 견디고 또 도태되는 사람은 도태된다. 그 과정에서 양질의 교사를 키워낸다. 학부모와의 소통에도 각별히 신경 쓴다. 모바일 메신저 등 그 어느 때보다 소통하기 편한 시대지만 그럼에도 정작 진정한 소통은 많지 않다.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를 메모해가며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기념일을 챙기는 등 교육 외적으로도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물론 수업의 품질은 기본이다. 감정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때론 울음을 터뜨리며 속내를 털어놓는 학부모들을 마주할 때도 있다. 허심탄회하게 개선할 부분들을 이야기해주다 보니 오히려 우리가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교사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첫 번째는 인성이다. 각 가정을 방문해 지도하는 교사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아무리 뛰어난 교사라도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교육 이상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태도와 인성이 기본이다. 두 번째는 실력과 자질이다. 하늘교육 에듀올의 교재는 개개인별 맞춤학습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한 아이부터 최상위권 아이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지점 입장에서도 학생과 교사 간의 최적화된 연결을 해주려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한 동에 일괄적으로 한 교사가 들어가는 일반 업체와 달리 우리는 필요하다면 한 아파트에 다섯 명의 교사가 들어가기도 한다. 지금도 자녀 교육을 고민하고 있을 학부모에게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아이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히 남들이 하는 대로 뺑뺑이 돌듯 학원을 보내고 어디가 좋다고 해서 따라다니면 안 되는 것 같다. 꼭 방문 학습지만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의 수준은 어떤지, 성향은 어떤지를 파악해서 학부모가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안산지점에서 채용한 어떤 교사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더 많은 교사들이 고소득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지점을 성장시켜 안산 지역에 있는 모든 초중고교 학생들이 하늘교육을 알고, 또 (학습지를) 하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하늘교육 에듀올에 있는 모든 지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 한편에 달린 하늘색 철제대문이 눈길을 끌었다. 방문자 확인을 거쳐 안으로 들어간 곳은 주차장과는 전혀 다른 의외의 공간이었다. 밝은 조명에 벽면마다 빼곡히 문이 설치돼 있었다. 손수레에 종이상자를 싣고 온 한 중년 남성이 차례차례 짐을 내렸다. 1일 찾은 셀프 스토리지(Self-Storage) 업체 ‘다락’ 서울숲점(서울 성동구)의 모습이다.○ 3040 타깃으로 성장하는 ‘공유 창고’ 공유 경제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창고 공간을 공유하는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원하는 공간에, 필요한 기간만큼 물건을 맡길 수 있는 도심형 공유 창고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 산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문을 연 다락은 누적 고객 26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고객 대 법인 고객의 비율은 약 7 대 3. 개인 고객의 절반 이상은 30, 40대다. 1인 가구 비중도 20% 이상이다.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의류, 침구류 등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짐들을 맡기기 위해 셀프 스토리지를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것이 다락 측의 설명이다. 비용은 면적에 따라 최소 월 3만∼20만 원으로 다양하다. 1m, 세로 1m, 높이 0.4m 공간이면 약 3만 원을 받는다. 주거 공간의 제약으로 자신만의 여유 공간을 갖지 못한 이들도 이곳을 찾는다. 취미용품 등 자신만의 컬렉션을 보관하기 위해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부터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김민수 씨(34)는 “피규어 등 개인 취미용품을 주로 맡긴다. 최신 제품은 집에 일부 보관하고 나머지는 이곳으로 가져온다”고 말했다. 다락의 공동창업자인 김정환 이사(37)는 “주거공간에 외장하드를 달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공간의 효율을 높여 큰 집에 살지 않아도 충분히 넓게 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강남 서초 마포구 등에 지점 7곳을 운영 중인 다락은 연내에 10곳 이상 새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은 10가구 중 1곳이 이용 현재 국내에는 다락 이외에도 싱가포르계인 ‘엑스트라 스페이스 셀프 스토리지’ 등 외국계 셀프 스토리지 업체도 영업 중이다. 기업들이 많고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업체 수십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큰 규모의 업체는 많지 않다. 지점 한두 곳만 가지고 운영하다 문을 닫는 곳도 적지 않아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셀프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에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이 가장 활성화됐다. 4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주거비가 높고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캠핑이나 파티용품 같은 물건을 보관하려는 목적으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4만5000∼5만2000개의 셀프 스토리지 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임대 가구 비율은 9.4%로 약 10가구 중 1가구꼴이다.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등이 셀프 스토리지 산업이 발전한 국가로 꼽힌다. 유럽 전체 시설의 82%를 6개국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셀프 스토리지 시장은 6000억∼7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향후 5년 내 1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 구조와 라이프스타일을 따라가는 현실에 비춰보면 국내에서도 셀프 스토리지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기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 한편에 달린 하늘색 철제대문이 눈길을 끌었다. 방문자 확인을 거쳐 안으로 들어간 곳은 주차장과는 전혀 다른 의외의 공간이었다. 밝은 조명에 벽면마다 빼곡히 문이 설치돼 있었다. 손수레에 종이상자를 실고 온 한 중년 남성이 차례차례 짐을 실어 내렸다. 1일 찾은 셀프 스토리지(Self-Storage) 업체 ‘다락’ 서울숲점(서울 성동구)의 모습이다. ●3040 타깃으로 성장하는 ‘공유 창고’ 공유 경제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창고 공간을 공유하는 셀프 스토리지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하는 공간에, 필요한 기간만큼 물건을 맡길 수 있는 도심형 공유 창고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 산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문을 연 다락은 2600여 명의 누적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고객 대 법인 고객의 비율은 약 7대 3. 개인 고객의 절반 이상은 30, 40대다. 1인 가구 비중도 20% 이상이다. 주로 의류, 침구류 등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짐들을 맡기기 위해 셀프 스토리지를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것이 다락 측의 설명이다. 비용은 면적에 따라 최소 월 3만~20만 원으로 다양하다. 가로 1m, 세로 1m, 높이 0.4m 공간이면 3만원을 받는다. 주거 공간의 제약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갖지 못한 이들도 이 곳을 찾는다. 취미용품 등 자신만의 컬렉션을 보관하기 위해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부터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김민수 씨(34)는 “피규어 등 개인 취미용품을 주로 맡긴다. 최신 제품은 집에 일부 보관하고 나머지는 이곳으로 가져온다”고 말했다. 다락의 공동창업자인 김정환 이사(37)는 “주거공간에 외장하드를 달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공간의 효율을 높여 큰 집에 살지 않아도 충분히 넓게 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강남, 서초, 마포구 등에 7개 지점을 운영 중인 다락은 연내로 10곳 이상 새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은 10가구 중 1곳이 이용 현재 국내에는 다락 이외에도 싱가포르계인 ‘엑스트라 스페이스 셀프 스토리지’ 등 외국계 셀프 스토리지 업체들도 영업 중이다. 기업들이 많고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수 십 여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큰 규모의 업체들은 많지 않다. 지점 한 두곳만 가지고 운영하다 문을 닫는 곳도 적지 않아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셀프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에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이 가장 활성화됐다. 4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주거비가 높고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캠핑이나 파티용품 같은 물건을 보관하려는 목적으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4만5000~5만2000개의 셀프 스토리지 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임대 가구 비율은 9.4%로 약 10세대 중 1세대 꼴이다.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등이 셀프 스토리지 산업이 발전한 국가로 꼽힌다. 유럽 전체 시설의 82%를 6개국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셀프 스토리지 시장은 6000억~7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향후 5년 내 1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 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가는 현실에 비춰보면 국내에서도 셀프 스토리지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기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역대 최다 관중(878만 명) 목표를 내걸었다. 역대 최다였던 2017시즌(840만688명)보다 목표를 4.5% 높여 잡았다. 그러나 전반기 흥행엔 경고등이 켜졌다. 26일 후반기 레이스 시작 전까지 관중은 512만2506명이다. 팀별로 정규리그 전체 144경기 중 94∼98경기를 치렀다. 시즌의 약 3분의 2가 지났다. 800만 관중도 쉽지 않은 추세다. ‘국민스포츠’ 프로야구가 왜 팬들과 멀어지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일반 야구팬 1000명에게 관중 감소 현상에 대해 물었다. 이달 9∼23일 보름간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의 67%가 남성, 33%가 여성이었다.○ 낮아진 경기 수준에 뿔난 팬들 팬들이 가장 불만을 터뜨린 건 ‘경기력’이었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가운데 가장 많은 586명(답변을 표시한 993명의 59.0%)이 관중 감소의 이유로 ‘경기력 수준 저하’를 꼽았다. 한 30대 여성 팬은 “10년 넘게 프로야구 ‘직관(직접관람)’을 다녔지만 올해처럼 야구장을 적게 간 적이 없다. 경기력이 너무 심각하다. 구단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평균 15∼20회 직관을 간다는 이 야구팬은 올해 5번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력 수준 저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경기력을 말할 때 거론되는 지표인 실책, 볼넷, 폭투 등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실책의 경우 올 시즌 경기당 약 1.40개로 지난해(1.38개)보단 많지만 2016년(1.45개)보다는 도리어 적다. 그럼에도 팬들 사이에서 경기력 논란이 불거지는 건 기초적인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 또는 승부처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프로야구 사상 첫 낫아웃 끝내기 폭투, 한 이닝 최대 사사구 타이(8개) 등 불명예 기록이 나왔다. 기초적인 주루 과정에서 본 헤드 플레이(어이없는 실수)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기력 저하에 대한 지적은 야구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운동과 학업 병행 요구가 높아지면서 아마추어 야구에서 기초적인 반복 훈련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격 지표 중심으로 선수를 선발하면서 상대적으로 수비는 덜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선수 평가에 수비 지표를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는 고교 내야수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인기 구단 부진 흥행 악영향, 심판 자질 지적도 경기력 수준 저하에 이어 ‘롯데, KIA 등 인기 구단의 부진’ 또한 관중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993명 중 34.4%인 342명이 이 항목을 선택했다.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롯데와 KIA는 모두 올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감독이 물러났다. 25일 현재 KIA는 8위, 롯데는 10위로 가을야구에서 멀어져 있다. 이들 구단의 부진은 안방경기는 물론이고 방문경기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등 날씨 영향(32.3%), 음주운전 등 선수와 관련된 사건, 사고(28.1%)도 많은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 봄철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즌 초반 흥행 탄력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아시아경기 당시 선수 선발 논란부터 최근 음주운전, 전직 야구선수의 야구교실 약물 주사 등 부정적인 야구 뉴스 또한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응답자 56명이 기타 의견으로 ‘심판 자질 부족’을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40대 여성 팬은 “심판의 오심으로 흐름이나 결과가 바뀌는 경기에 돈과 시간을 투자해 관람하고 싶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팬들의 발길을 다시 야구장으로 돌리기 위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선수들의 팬 서비스를 강화하고, 팬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30대 남성 팬은 “메이저리그처럼 선수들이 사진 촬영, 사인 요청을 받아주는 것은 물론 심지어 경기 전에 팬들과 캐치볼도 하는 게 평범하고 당연한 문화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야구장 먹거리, 놀거리 개발 ▽스타플레이어 발굴 및 라이벌 구도 강화 ▽외국인 선수 수 확대 등의 의견도 나왔다. 허구연 위원은 “프로스포츠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다. 관중이 한창 늘어날 때처럼, 팬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역대 최다 관중(878만 명) 목표를 내걸었다. 역대 최다였던 2017시즌(840만688명)보다 목표를 4.5% 높여 잡았다. 그러나 전반기 흥행엔 경고 등이 켜졌다. 26일 후반기 레이스 시작 전까지 관중은 512만2506명이다. 팀 별로 정규리그 전체 144경기 중 94~98경기를 치렀다. 시즌의 약 3분의 2가 지났다. 800만 관중도 쉽지 않은 추세다. ‘국민스포츠’ 프로야구가 왜 팬들과 멀어지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일반 야구팬 1000명에게 관중 감소 현상에 대해 물었다. 이달 9~23일 보름간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의 67%가 남성, 33%가 여성이었다. ●낮아진 경기 수준에 뿔난 팬들 팬들이 가장 불만을 터뜨린 건 ‘경기력’이었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가운데 가장 많은 586명(답변을 표시한 993명의 59.0%)이 관중 감소의 이유로 ‘경기력 수준 저하’를 꼽았다. 한 30대 여성 팬은 “10년 넘게 프로야구 ‘직관(직접관람)’을 다녔지만 올해처럼 야구장을 적게 간 적이 없다. 경기력이 너무 심각하다. 구단 개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 평균 15~20회 직관을 간다는 이 야구팬은 올해 5번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력 수준 저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경기력을 말할 때 거론되는 지표인 실책, 볼넷, 폭투 등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실책의 경우 올 시즌 경기 당 약 1.40개로 지난해(1.38개)보단 많지만 2016년(1.45개)보다는 도리어 적다. 그럼에도 팬들 사이에서 경기력 논란이 불거지는 건 기초적인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 또는 승부처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프로야구 사상 첫 낫아웃 끝내기 폭투, 한 이닝 최대 사사구 타이(8개) 등 불명예 기록이 나왔다. 기초적인 주루 과정에서 본 헤드 플레이(어이없는 실책)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기력 저하에 대한 지적은 야구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운동과 학업 병행 요구가 높아지면서 아마추어 야구에서 기초적인 반복 훈련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격 지표 중심으로 선수를 선발하면서 상대적으로 수비는 덜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선수 평가에 수비 지표를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는 고교 내야수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인기 구단 부진 흥행 악영향, 심판 자질 지적도 경기력 수준 저하에 이어 ‘롯데, KIA 등 인기구단의 부진’ 또한 관중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993명 중 34.4%인 342명이 이 항목을 선택했다.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롯데와 KIA는 모두 올 시즌 도중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감독이 물러났다. 25일 현재 KIA는 8위, 롯데는 10위로 가을야구에서 멀어져 있다. 이들 구단의 부진은 안방경기는 물론 방문경기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등 날씨 영향(32.3%), 음주운전 등 선수와 관련된 사건, 사고(28.1%)도 많은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 봄철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즌 초반 흥행 탄력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아시아경기 당시 선수 선발 논란부터 최근에도 음주운전, 전직 야구선수의 야구교실 약물 주사 등 부정적인 야구 뉴스 또한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응답자 56명이 기타 의견으로 ‘심판 자질 부족’을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40대 여성 팬은 “심판의 오심으로 흐름이나 결과가 바뀌는 경기를 돈과 시간을 투자해 관람하고 싶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팬들의 발길을 다시 야구장으로 돌리기 위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선수들의 팬 서비스를 강화하고, 팬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30대 남성 팬은 “메이저리그처럼 선수들이 사진 촬영, 사인 요청을 받아주는 것은 물론 심지어 경기 전에 팬들과 캐치볼도 하는 게 평범하고 당연한 문화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야구장 먹거리, 놀거리 개발 ▽스타플레이어 발굴 및 라이벌 구도 강화 ▽외국인 선수 숫자 확대 등의 의견도 나왔다. 허구연 위원은 “프로스포츠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다. 관중이 한창 늘어날 때처럼, 팬과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