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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이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무당파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지지’ ‘민주당 집토끼 이탈’ 등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올해 대선 개표 결과 분석을 토대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낮은 투표율과 공화당의 결집을 주요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이날 오후 기준 카운티 2700곳 이상에서 최소 95% 이상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폴리티코는 이 중 거의 1100곳의 전체 투표율이 지난 대선 때보다 높아졌다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투표율이 증가한 해당 카운티의 99%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득표 수가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결집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텃밭의 경우 2020년 대선에 비해 올해 투표율 증가세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올해 6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카운티 약 2000곳 중 42%는 지난 대선 때보다 투표율이 높았다. 반면 대부분의 민주당 텃밭에서는 4년 전에 비해 되레 투표율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가 거의 확정된 카운티 150곳 중 지난 대선 때보다 투표자가 늘어난 곳은 13%에 불과했다.같은 주 안의 서로 다른 카운티를 비교하면 이같은 경향성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주 내에서도 흑인과 히스패닉계 인구 비율이 높아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아성’으로 여겨지는 필라델피아 카운티의 경우 지난 대선 때보다 투표율이 낮아졌다. 반면 요크, 버틀러 카운티와 같이 공화당세가 강한 농촌 및 교외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높아졌다.지난 대선에 비해 올해 대선에서 투표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카운티인 오하이오주의 쿠야호가 카운티와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 또한 원래 공화당이 강세인 주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것이 특징인 카운티다.이미 사전투표율에서도 ‘공화당 결집’의 조짐이 확인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사전투표용지의 조작 가능성을 들어 지지자들의 사전투표를 만류했지만, 올해 유세에서는 사전투표를 적극 장려했다. 그 결과 사전투표 참여자들의 소속 정당을 분류해 발표하는 일부 주 통계를 종합하면 정당이 확인된 올해 사전투표자 약 4285만 명 중 35.7%가 공화당원으로, 민주당원(37.5%)과 근소한 차이 만을 보였다. 이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화당 결집의 조짐인지, 원래 투표를 하려던 공화당원들이 평소보다 일찍 투표한 것 뿐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결국 전자로 드러난 셈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결정지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7개 경합주에서 사실상 모두 승리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 순으로 승리를 확정했고 나머지 3개 주에서도 승기를 굳혔다. 당초 많은 여론조사는 7개 경합주 모두에서 그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지지율 1%포인트 내외의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망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그가 7개 주에서 최종 승리를 확정하면 1984년 대선 이후 40년 만에 이 7개 주를 석권한 대통령이 된다. 이 중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블루월’로도 불리는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3개 주는 지역 경제의 주요 기반인 제조업 쇠퇴로 미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물가와 실업률이 높은 편이다. 남부의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속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늘어난 불법 이민에 불만을 표하는 유권자가 많다.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는 무슬림 유권자가 대거 존재한다. 모두 트럼프 당선인 측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민주당 측은 당초 석권을 예상했던 러스트벨트 3개 주의 패배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해리스 부통령은 4년 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최대 운송 노조 ‘팀스터스’, 국제소방관협회(IAFF) 등 주요 노조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백인 남성이 대부분인 노조원들이 비백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보다 백인 남성인 트럼프 당선인을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꼈고, 그의 강력한 고율관세 정책과 불법 이민 규제에 호응했다는 평이다.● 고물가에 러스트벨트 민심 이반 트럼프 당선인은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대통령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2.7%포인트 격차로 이겼다. 그와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올 7월 21일부터 대선 전날인 4일까지 약 석 달 반 동안 각각 21번, 19번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을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트럼프 당선인만 웃었다. 미 노동부가 미 전역을 9개 경제권으로 나눠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9월 펜실베이니아주가 속한 중부·대서양 경제권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보다 3.4% 올랐다. 미 전체(2.4%)보다 1%포인트 높다. 미 소비자물가는 2022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9.1% 올라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9월 2.4%로 떨어졌지만 유권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이 1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와 80%는 각각 식품비, 의료·주택·에너지비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또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2019년 셰일가스 수압파쇄 추출법인 ‘프래킹(Fracking)’을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올 8월 “허용하겠다”고 말을 바꾼 것 또한 비판한다. 7개 경합주 중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먼저 승리를 확정한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올 9월 말∼지난달 초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했다. 200명 이상이 숨지고 3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단수 등을 겪어 주민 불만이 고조됐다. 조지아주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강조한 낙태권 의제에 불만을 보인 유권자가 많았다고 NBC방송이 진단했다.● 바이든 불법 이민 정책 실패, 트럼프에 유리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예멘, 소말리아 등 이슬람 7개 국민의 미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초강경 반(反)무슬림 정책을 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그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무슬림 유권자가 이번 대선에서 대거 공화당 쪽으로 돌아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레바논계 무슬림이 많은 미시간주 주요 도시 디어본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눌렀다.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68.8%를 득표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고작 29.9%만 얻은 곳이지만 4년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디어본을 포함해 아랍계 주민이 많은 디어본하이츠, 햄트랙 등 3개 도시의 민주당 소속 현직 시장은 주민 반발을 우려해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역시 4년 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긴 애리조나주는 불법 이민에 대한 주민 반발이 큰 곳이다. 싱크탱크 ‘이민연구센터’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 첫해인 2021년에만 10만 명 이상이 애리조나주를 통해 국경 밀입국을 시도했다. 2020년(약 8000명)의 1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2022년 기준 애리조나주의 불법 이민자 비율 또한 3.5%로 미 전국 평균보다 0.2%포인트 높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의 현장 투표가 시작되며 미국 전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두 후보 간 초박빙 대결이 이어진 가운데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일부 극렬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해 폭력 사태를 벌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 보안 당국은 워싱턴 백악관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관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또 해리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선거 뒤 개표 상황을 지켜볼 장소도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미 비밀경호국이 백악관과 인근 해리스 후보 관저에 8피트(약 2.5m) 높이의 철조망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과 인근 재무부 단지에도 두꺼운 철제 울타리가 세워졌다. 2021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공화당 극렬 지지자들로 ‘1·6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졌던 국회의사당 앞엔 자전거 거치대로 쌓은 임시 장벽과 폴리스라인이 등장했다. 해리스 후보가 개표 상황을 지켜볼 장소로 알려진 모교 하워드대 인근 거리도 4일 오후부터 통행이 제한됐다. 워싱턴 당국 관계자는 “워싱턴 도심 상황을 감시할 경찰 헬기와 드론(무인기)을 동원했다”며 “경찰 병력도 추가로 더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두 차례의 암살 시도가 있었던 트럼프 후보가 선거일 오후부터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파티를 갖기로 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자택 인근 컨벤션센터에도 백악관과 비슷한 수준의 안전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은 자체적으로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백악관 인근 일부 건물 소유주와 자영업자들은 대형 가림벽을 세웠으며, 창문을 판자로 막아 화재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폭동도 무섭지만, 경찰의 감시가 백악관에 쏠린 틈을 타 약탈 범죄가 벌어질까 두렵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일부 건물은 선거 기간 24시간 특별 사설 경비를 요청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기업이 대면 회의 일정을 재택으로 바꿨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의 현장 투표가 시작되며 미국 전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두 후보 간 초박빙 대결이 이어진 가운데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양측 지지자들 간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미 보안 당국은 워싱턴 백악관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관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또 해리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선거 뒤 개표 상황을 지켜볼 장소도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미 비밀경호국이 백악관과 인근 해리스 후보 관저에 8피트(약 2.5m) 높이의 철조망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과 인근 재무부 단지에도 두꺼운 철제 울타리가 세워졌다. 2021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공화당 극렬 지지자들로 ‘1·6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졌던 국회의사당 앞엔 자전거 거치대로 쌓은 임시 장벽과 폴리스라인이 등장했다.해리스 후보가 개표 상황을 지켜볼 장소로 알려진 모교 하워드대 인근 거리도 4일 오후부터 통행이 제한됐다. 워싱턴 당국 관계자는 “워싱턴 도심 상황을 감시할 경찰 헬기와 드론(무인기)을 동원했다”며 “경찰 병력도 추가로 더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올해 두 차례의 암살 시도가 있었던 트럼프 후보가 선거일 오후부터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파티를 갖기로 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자택 인근 컨벤션 센터에도 백악관과 비슷한 수준의 안전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일부 시민들은 자체적으로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백악관 인근 일부 건물 소유주와 자영업자들은 대형 가림벽을 세웠으며, 창문을 판자로 막아 화재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폭동도 무섭지만, 경찰의 감시가 백악관에 쏠린 틈을 타 약탈 범죄가 벌어질까 두렵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일부 건물은 선거 기간 24시간 특별 사설 경비를 요청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기업들이 대면 회의 일정을 재택으로 바꿨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5일(현지 시간) 실시되는 미국 대선은 선거 당일 밤이나 다음 날 오전까지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7대 경합주(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애리조나주)를 중심으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초박빙이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자가 역대 가장 많아 개표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당선자가 모호한 기간이 길수록 두 후보의 지지자들이 충돌하거나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선자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투·개표 방식, 경합주 선거 규칙, 선거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 등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살펴봤다. ―현장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되는 시점은 언제인가. “미국은 하와이와 알래스카까지 총 6개의 시간대를 사용하는 데다 투·개표 시간도 주마다 제각각이다. 첫 현장투표와 개표는 미 동부 시간 5일 0시(한국 시간 5일 오후 2시) 인구 13명인 뉴햄프셔주 산간 마을 딕스빌노치에서 빠르게 이뤄진다. 오후 6시(한국 시간 6일 오전 8시) 인디애나와 켄터키주 일부 지역부터 현장투표가 종료되면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선거구인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카운티는 집계에 최대 1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당일에 당선자를 알 수 있을까. “일반적으론 가능하다. 투표 당일 오후 10∼11시경(미 동부 시간 기준) 승패 윤곽이 나오고, 자정 전후 패자가 승복 선언을 하는 것이 관례다. 2016년 대선 때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 다음 날 오전 2시 반경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전화해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한쪽이 경합주를 모두 이기는 ‘압승’이 벌어지면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에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편·사전투표가 많고, 초박빙 승부가 예상돼 개표가 늦어질 수 있어서다.” ―과거에도 당선자 확정이 지연된 사례가 있나.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200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 소송전이 거듭돼 약 5주간 국정 공백이 초래됐다. 선거는 그해 11월 7일 치러졌지만 12월 13일에야 고어 후보가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편투표가 급증해 나흘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됐다.” ―사전투표와 우편투표는 개표가 더 늦게 이뤄지나. “주별로 다르다. 브레넌사법센터에 따르면 미시간 등 43개 주는 우편·부재자 투표용지를 투표일 전에 미리 집계하는 걸 허용한다. 하지만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주 등은 선거일 오전 7시까지 투표용지를 개봉조차 할 수 없다. 길게는 약 일주일에 걸쳐 개표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다른 격전지들은 결과가 금방 나오나. “아니다. 조지아주는 7대 경합주 가운데 가장 먼저(한국 시간 6일 오전 9시) 투표가 마감되지만, 개표는 오래 걸릴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에서 0.2%포인트 차로 밀리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주(州) 총무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해 재검표를 진행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회는 공화당 주도로 ‘재검표 사태를 막겠다’며 모든 표를 수작업으로 개표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투표 집계가 늦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선거 음모론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사전투표는 전통적으로 진보 진영에 유리했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선거 결과가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언론은 트럼프 후보가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승리 선언을 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트럼프 후보가 개표 초반 우세했던 지역에서 승패가 뒤집힌다면 ‘선거 도용’ 음모론을 들고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패배 결과에 불복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승자가 최종 확정되기까지의 단계들이 패자 진영에는 이의 제기를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연방법에 따르면 각 주는 개표 결과를 다음 달 11일까지 연방정부에 보내야 한다. 이어 전국 선거인단은 다음 달 17일에 모여 각 주의 승리 후보를 투표용지에 적어 연방의회에 제출한다. 일부 공화당 지지층은 이런 단계마다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전을 대거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6일 국회의사당에서 최종 당선자를 인정하는 ‘양원 합동회의 선거’ 전후에 폭력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 2021년 발생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도 이 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법정 시한까지 대통령을 못 뽑으면 어떻게 되나. “일정 차질로 대통령이 선출되지 못하면 헌법의 ‘비상 선거 상황’ 조항에 따라 대통령과 부통령 선출 권한이 의회로 넘어간다. 이 경우 대통령은 하원에서, 부통령은 상원에서 뽑는다.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 하원에서 대통령을 못 뽑으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시 대행한다. 부통령마저 정하지 못하면 하원의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의 옛 소련 국가인 몰도바에서 친(親)서방 정권이 경제난으로 민심을 잃고 있는 가운데, 정권의 운명을 가를 대선 결선투표가 3일 치러졌다. 어느 쪽으로 결정 나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몰도바 대선 결선투표는 재선을 노리는 친서방 노선의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과 친러시아 성향인 사회주의당 소속 알렉산드르 스토이아노글로 전 검찰총장이 맞붙는다. 몰도바 첫 여성 대통령인 산두 대통령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2020년 집권 이후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해 왔으며, 탈(脫)러시아 정책을 펼쳐 왔다. 경쟁 후보인 스토이아노글로 전 총장은 산두 대통령이 부패 척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직접 해임했던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2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선 산두 대통령이 약 42%의 지지율을 얻어 스토이아노글로를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당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대였던 스토이아노글로는 실제 투표에선 약 26%의 지지율을 얻으며 선전했다. 현지에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몰도바 물가가 치솟고 러시아와의 교역이 줄며 경제난이 가속화된 점이 현 정부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결선투표에서 스토이아노글로의 지지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차 투표 당시 출마했던 친러 성향 후보들이 결선투표에서 스토이아노글로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산두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이기더라도 내년 총선에선 집권 행동과연대당(PAS)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거란 관측도 있다. 산두 대통령 측은 1차 투표 당시 러시아의 도움을 얻은 친러 세력이 유권자 최대 30만 명에게 불법으로 금품을 살포해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일 “몰도바 선거에 개입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노인의 노동 기간을 늘려 ‘연금’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근 내한한 안나 테녜 스웨덴 고령사회보장부 장관(47)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정년 연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그간 ‘복지 선진국’으로 불렸던 북유럽에서도 연금 및 사회보장제도 개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해 연금 수급 연령 및 정년을 모두 기존 65세에서 67세로 높인 스웨덴이 한국 등 많은 국가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녜 장관은 “많은 나라가 숙련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데 노인들이 오래 일하면 연금 고갈을 막을 수 있고, 이들의 숙련된 경험과 지식이 기업과 사회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근로 소득’이 ‘복지 수당’을 능가해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프랑스는 연급 수급 연령 및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테녜 장관은 스웨덴이 이 같은 내홍 없이 정년 연장을 이뤄낸 비결로 정부에 대한 높은 신뢰를 들었다. 그는 “스웨덴 국민은 정부가 비효율적인 관료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는다는 믿음이 확고하다”고 자신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 등도 당적이나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국가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년 연장이 복지 혜택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 또한 반박했다. 올해 기준 스웨덴에 40년 이상 거주했고 월 연금 수급액이 1만7655SEK(스웨덴 크로나·약 228만 원) 미만인 고령자에게는 매달 최대 1만1603SEK(약 150만 원)의 최저 연금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비에도 개인 부담금 상한(연간 진료비 1400SEK, 약값 및 의료기기 구매비 2850SEK)이 있어 초과분 전액은 국가가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테녜 장관은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강력한 사회복지 체계를 자랑하는 국가”라며 최근 노인 돌봄에도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를 원하는 고령자의 거주지에 의료장비, 센서 등을 설치해 이들이 위기 상황에 처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테녜 장관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성향의 온건당 소속이다. 벡셰 시장, 온건당 부대표 등을 거쳐 2022년 10월 장관으로 취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14년 뒤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구 생계를 책임지는 국내 ‘고령 가구’가 1000만 가구를 넘어서고, 2052년에는 전체 가구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2일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의 안나 테녜 고령사회보장부 장관을 만나 고령화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성향의 온건당 소속이기도 한 그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만나 연금, 노인 돌봄 등 문제를 논의하고자 방한했다.―2022년 10월부터 울프 크리스테르손 내각에서 고령사회보장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다. 약 2년간의 장관직 수행 중 어떤 일을 하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최근에는 노인돌봄에 필요한 스마트 기술, 그리고 스웨덴에서 ‘전염병’이라 불릴 정도로 수가 급증하고 있는 치매 환자들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스웨덴 국민의 노후는 어떤 모습인가? 한국의 경우 환경이 좋은 실버타운은 비용이 비싸고, 요양병원은 환자와 가족 모두 선호하지 않는다.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노인 고독사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다.“우리의 지향점은 노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집에 머무르기를 원하면 재가 돌봄·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지역별로 다양한 요양시설·병원이 존재한다. 물론 정부가 모든 고령자의 삶의 수준을 동등하게 만들 순 없다. 당연히 지역 내에서도 고급 요양시설은 더 비싸다. 다만 ‘하방’을 높임으로써 빈곤 고령층 또한 ‘썩 괜찮은 삶’을 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저보증연금’과 ‘의료비 개인 부담금 상한제’를 시행함으로써 적어도 ‘돈이 없어 필수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사람들은 없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최저보증연금은 연금 저축액이 너무 적어 기준에 미달하는 수급액을 받는 노인에 대해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으로 한국의 기초연금과 비슷하다. 다만 올해 기준 스웨덴에 40년 이상 거주했고 월 연금 수급액이 1만7655 SEK(스웨덴 크로나·약 228만 원) 미만인 고령자에게는 매달 최대 1만1603 SEK(약 150만 원)의 최저보증연금이 지급되고 주택급여도 별도 지급돼, 한국의 기초연금(월 최대 33만4810원)보다는 그 액수가 훨씬 크다. 또 스웨덴에는 의료비 개인 부담금 상한(연간 진료비 1400 SEK, 약값 및·의료기기 구매비 2850 SEK)이 존재해 이를 넘는 초과분 전액은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고령화로 “평균수명 증가에 맞춰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노인 취업률은 높아질 지 몰라도 청년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맞선다. 스웨덴은 지난해 정년을 기존 65세에서 67세로 높였는데 어떻게 보나.“국민의 ‘근로 소득’이 ‘복지 수당’을 능가해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고령층이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은 연금을 비축해야 연금 고갈을 방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노동력이 절실한 현대 고령화 사회에서 기업과 사회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의 숙련된 경험과 지식이야 말로 큰 ‘가능성’이라 본다.”―한국 역시 연금 적자를 타개하려면 납입금을 대폭 인상하고 혜택을 줄여야 하는데 국민들의 거부감이 심하다. 스웨덴 정부가 국민을 설득한 비결은?“비결은 ‘정부 신뢰’에 있다. 스웨덴 국민은 정부가 비효율적인 관료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는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높은 세율을 수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 본다. 정부가 국민 세금을 고령자 지원, 보육, 교육 등 응당 쓰여야 할 곳에 쓰고 있다는 신뢰가 전제돼 있다. 이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자 정치인, 공무원 등도 당적이나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국가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한다”―2019년 기준 스웨덴 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9.9%로 한국(14.9%)과 별차이가 나지 않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의 비율은 25.5%로 한국(12.2%)의 2배가 넘는다. 장관께서 속한 온건당은 작은 정부를 중시하는 중도우파 성향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막대한 사회복지지출에 따른 경제성장율 침체에 대한 우려는 없나?“물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스웨덴 정부는 국민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든 ‘월급’을 ‘연금’보다 많이 받도록 소득세 인하 등 다양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노동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근로의욕이 고취되고 기업 역시 스웨덴을 탈출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경제가 성장하면 다시 복지 정책을 시행할 국고가 쌓이기 때문에 선순환이라고 본다.”올 9월 스웨덴 정부는 소득세 한계세율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실현 시 현재 55%인 최고한계세율은 3%p 정도 떨어지고, 세수는 47억 SEK(약 6067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이번 방한 기간 동안 기술을 이용한 노인 돌봄 솔루션을 주제로 하는 포럼에 참가하셨는데. 스웨덴에서 정보기술(IT)을 이용한 노인돌봄 솔루션의 좋은 사례를 알려주신다면. “대표적으로 최근 스웨덴 정부는 고령자 거주지에 의료장비, 센서 등을 설치해 실시간 확인하고 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갑작스레 쓰러지거나 오랜 기간 움직임이 없으면 스마트 기기가 이를 알려 담당 인력이 출동하기 때문에,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해 고독사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개인정보침해에 대한 우려는 없나?“의식이 뚜렷한 고령자라면 상관 없지만 치매 환자와 같이 인지장애를 가진 고령자의 경우 디지털 기술 적용 시 동의를 받거나 스스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다만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한 고령자도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침해의 여지를 줄이기 위한 기술 규제, 그리고 이들의 동의 능력과 관련된 법적 쟁점들을 살펴보라고 개인정보보호청의 법률 책임자에게 지시해둔 상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저출산이 이어지면 한국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 한국 등 전 세계 저출산을 꾸준히 우려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9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 대담자로 등장해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예측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심각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머스크 CEO는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의 저출산도 우려했다. 유럽 역시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인구가 3세대 안에 현재의 5%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대다수 국가가 출산율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에도 한국과 홍콩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는 나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였다. 머스크 CEO는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전 여자친구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그라임스, 자신이 운영하는 뇌신경과학기업 뉴럴링크의 이사 시본 질리스 등 여러 여성과 총 11명의 자녀를 뒀다. 머스크 CEO는 이날 2040년경 인간처럼 행동하는 AI 기반 로봇 ‘휴머노이드’가 100억 개를 넘어 전 세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때 휴머노이드 가격은 대당 2만∼2만5000달러(약 2766만∼3457만 원) 정도 될 것으로 점쳤다. 현재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2026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저출산이 이어지면 한국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한국 등 전세계 저출산을 꾸준히 우려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 대담자로 등장해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예측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심각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이날 머스크 CEO는 한국은 물론 유럽의 저출산도 우려했다. 유럽 역시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인구가 3세대 안에 현재의 5%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이에 그는 “대다수 국가가 출산율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가 계속되면 인류 존속을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다른 모든 정책이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그는 2022년에도 한국과 홍콩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있는 나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후 최저치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출산율은 0.65에 그쳤다.머스크 CEO는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전 여자친구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그라임스, 자신이 운영하는 뇌신경과학기업 뉴럴링크의 이사 시본 질리스 등 여러 여성과 총 11명의 자녀를 뒀다. 유명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출간한 그의 전기에는 출산율 하락을 우려한 머스크 CEO가 “똑똑한 사람끼리 아이를 갖자”며 질리스에 정자 기증을 제의한 내용이 담겼다. 질리스가 동의해 두 사람이 체외수정을 통해 쌍둥이를 낳았다는 것이다.머스크 CEO는 이날 2040년경 인간처럼 행동하는 AI 기반 로봇 ‘휴머노이드’가 100억 개를 넘어 전세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 때 휴머노이드 가격은 대당 2만∼2만5000 달러(약 2766만∼3457만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점쳤다. 현재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2026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같은 날 FII에 직접 참석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2035년경 인간 뇌보다 1만배 뛰어난 초인공지능(ASI)이 나올 것”이라며 로봇공학과 ASI가 결합해 엄청난 결과를 낼 수 것으로 기대했다. 일각에서 AI에 대한 투자가 너무 과하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부족하다. AI가 인류의 미래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가자지구 북부 주민 전체가 사망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10월 한 달 동안에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자 당국이 28일 밝혔다. 상당수 주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도 구호품 반입 또한 대부분 통제해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흐무드 바살 가자지구 민방위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이달 초 이후 최소 1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많은 사망자가 무너진 건물 잔해, 거리 등에 방치돼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자 당국은 이스라엘이 29일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5층 건물을 공습해 최소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상당수는 여성과 미성년자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는 4만2000명을 넘겼다. 이스라엘은 앞서 16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한 후에도 “하마스 궤멸”을 외치며 공습을 거듭하고 있다. 25일에는 가자지구 북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카말아드완 병원까지 공격해 사실상 의료 체계가 완전히 붕괴됐다. 병원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다. 28일 이스라엘 의회 또한 가자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일부 UNRWA 구성원이 하마스 대원이며, 이들이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7일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 가담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소탕하겠다며 28일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헤르멜, 베카 일대를 공습했고 최소 60명이 숨졌다. 레바논 당국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누적 사망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의 후임자로 나임 카셈 사무차장을 29일 선출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솀 사피엣딘을 후계자로 선출했지만 사피엣딘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달 3일 사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가자지구 북부 주민 전체가 사망 위기에 처했다.”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10월 한 달 동안에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자 당국이 28일 밝혔다. 상당수 주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도 구호품 반입 또한 대부분 통제해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흐무드 바살 가자지구 민방위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이달 초 이후 최소 1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많은 사망자가 무너진 건물 잔해, 거리 등에 방치돼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가자 당국은 이스라엘이 29일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5층 건물을 공습해 최소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상당수는 여성과 미성년자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는 4만2000명을 넘겼다.이스라엘은 앞서 16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한 후에도 “하마스 궤멸”을 외치며 공습을 거듭하고 있다. 25일에는 가자지구 북부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카말아드완 병원까지 공격해 사실상 의료 체계가 완전히 붕괴됐다. 병원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다.28일 이스라엘 의회 또한 가자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일부 UNRWA 구성원이 하마스 대원이며 , 이들이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7일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 가담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소탕하겠다며 28일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헤르멜, 베카 일대를 공습했고 최소 60명이 숨졌다. 레바논 당국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누적 사망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의 후임자로 나임 카셈 사무차장을 29일 선출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솀 사피엣딘을 후계자로 선출했지만 사피엣딘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달 3일 사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부터 한국을 찾은 올로프 스쿠그 신임 유럽연합(EU) 인권특별대표를 15일 만나 북한에 대한 시각 등을 들어봤다. 그는 전 주유엔스웨덴대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도 역임했다. 스쿠그 EU 인권특별대표는 조태열 외교부장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자 1박2일 방한했다. ―방한의 주요 목적인 무엇인가.“다자주의와 유엔에 대한 헌신을 매개로 협력하고 있는 한국과 함께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방한하게 됐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가자 전쟁과 같은 이슈들 속에서도 EU가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유지되게 할 방법을 논의했다.”―EU는 그간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유엔과 같은 다자주의 기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결의안을 발표함으로써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꾸준히 환기시키고자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는 유엔 기관이나 기금,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다. EU가 또 한 가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대규모 학살 등 반인도주의적 범죄와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지른 독재 정권 지도자들에 대해 훗날 반드시 책임을 묻는 것이다.”―북한은 핵 개발 등 군사 문제를 인권 이슈와 분리해 바라보는게 쉽지 않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사실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그 대가로 북한의 핵 개발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장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나 미사일이 발견된 것 역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반하는 행위로 EU 역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은 유럽과 한국의 안보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문제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18일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이후 스쿠그 대표는 이메일로 “우리의 공식 입장은 분명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략 전쟁에 북한군이 개입하는 것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에 해당되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EU는 추가 제재를 포함해 모든 대응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답변해왔다.EU 또한 24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안보리 결의안의 노골적 위반”이라며 “최근 러시아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 전환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 및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주요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최근 러시아의 비협조로 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재도 힘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EU의 입장은 무엇인가.“인권과 안보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간 EU는 주로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북 제재와 같은 문제에 대응해왔다. 문제는 제가 주유엔스웨덴 대표를 지내고 또 잠시 안보리 의장을 맡을 땐 미중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미중관계도 바뀌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됐다. 러시아는 지금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유엔 헌장 정신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비토권을 남용하고 있다. 이에 EU가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볼 수 있다.”―최근 인권 이슈에서 가자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유럽 내에서도 독일처럼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프랑스 등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선을 넘었다고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인권 보장을 위해 EU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우선 EU는 국제인도법이 어떠한 예외 없이 모든 국적의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일관적으로 주장해왔다. 가자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찬성했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 이와 동시에 EU는 수년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를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다.”―“국제인도법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이 된다”는 말은 이스라엘 행위가 국제인도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나.“제가 법률기관을 대표하지는 않기 때문에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 그리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그러한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7월 ICJ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내놨으며,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팔레스타인 국제 독립 조사위원회 역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지역에 대한 점령 행위는 불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ICC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최근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군사지도자 모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4월 EU가 난민을 본국 또는 제3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문턱을 낮추는 ‘신난민협정’을 통과시켰다. 유럽의 포용 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민 송환과 난민 인권 보장이 병존할 수 있다고 보는가.“그렇다. 우선 EU가 승인한 신난민협정은 국제적 의무를 준수한다는 당연한 전제 아래, 이민이 허용되지 않았는데도 유럽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를 송환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저 역시 인권특별대표로서 EU 회원국들이 국제법적 의무와 난민협정에 따른 의무들을 충족하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는 EU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EU는 세계 최초로 포괄적 인공지능(AI) 규제법(AI Act)을 입법화했다. 세계적으로 AI와 온라인 플랫폼 발전에 따라 다양한 인권침해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EU는 어떤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나.“EU가 최근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불법 콘텐츠 삭제 의무와 같이 보다 엄격한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나 AI와 관련된 EU의 규제는 단일 시장으로서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EU 시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술 기업들에 적용된다. 우리의 규제가 세계적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 기대한다.”EU가 제정한 DSA는 온라인 플랫폼 제공자가 자사 플랫폼에 불법 콘텐츠를 업로드한 이용자·사업자에 제재를 부과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월평균 활성화 이용자 수가 4500만 명 이상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은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돼 DSA 규정 위반 시 직전 회계연도 기준 전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방한 중에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등이 공동주최하는 ‘기후변화와 인권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했다.“기후변화가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 몇 달간 브라질과 포르투갈 등에서 발생한 산불은 주민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선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EU는 국제사회에서 ‘기후위기’가 곧 ‘인권 문제’임을 알리기 위해 인권컨퍼런스에선 기후 문제를 제기하고, 기후컨퍼런스에선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인권운동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875명의 ‘환경운동가’를 지원했다. 지난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유엔 기후변화와 인권 특별보고관’ 임기 연장안을 채택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소송’도 눈여겨보고 있다.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누릴 권리’와 ‘기후위기를 해결할 국가의 의무’가 법적 개념으로 확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한국 헌법재판소가 아시아 최초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불충분한 조치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대한 위반’이라고 판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스쿠그 EU 인권특별대표는 15일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한 지역 중 하나인 EU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 중 하나”라며 “기후위기에 대해 가져야 할 책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2022년 EU와 회원국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지원하고자 285억 유로(약 43조 원)의 공공자금과 119억 유로의 민간 자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EU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감축하기 위해 과세, 토지 사용 등 각종 기후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다양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나. “한국 정부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성 평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주길 부탁드린다. 또 사형제를 폐지해주길 기대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러시아 제재가 필요하다.” 올로프 스코그 신임 유럽연합(EU) 인권특별대표가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자 방한한 스코그 대표는 주유엔 스웨덴 대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스코그 대표는 “불법 침략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북한이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인권과 안보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군사 공조는 유럽과 한국의 안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고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스코그 대표는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이고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공통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뒤 스코그 대표는 이메일로 “EU는 국제법을 위반한 이번 파병과 관련해 추가 제재 도입 등 모든 대응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핵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태도 변화도 지적했다.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유엔 안보리 의장을 지냈던 당시와 달리, 최근 미중 경쟁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의무를 방기하고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엔에선 올 3월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실태를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체된 바 있다. 당시 중국도 기권하면서 ‘북한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스코그 대표는 2025∼2027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당선된 한국 정부에 “성평등 강화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그리고 사형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중국도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을 어떻게 억제해야 할 지 모르는 것 같다.”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가 최근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북한과, 이런 북한을 미묘하게 바라보는 중국을 두고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NYT는 중국조차 이런 북한을 제어하지 못해 길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차 석좌는 “중국이 ‘무능’과 ‘마비’ 그 어디쯤에 갇혔다”며 이번 북한군 파병 소식이 그간 중국이 보여주고자 부단히 애썼던 ‘외교 지도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이 신냉전을 벌이려 한다”며 자신들이야 말로 국제평화를 수호할 적임자라고 강조해왔는데, 무역과 경제 부분에 있어 ‘북한의 최대 후원국’으로 여겨지면서도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서는 것조차 통제하지 못해 망신살을 뻗쳤다는 것이다.NYT는 또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이번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전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발전된 군사기술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도발을 강화하면 동북아 외교무대에서 중국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YT는 지난해에도 북한의 계속된 도발이 한미일 최초의 정상회의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까지 한일과 군사 협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22일 러시아 카잔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회동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에 이목이 쏠렸다.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우려를 제기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1시간에 걸친 회담 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이 “회담의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 상황 논의에 할애됐다”고 밝혔을뿐, 중국은 갈등을 키우지 말아달라는 원론적 입장 외에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이를 두고 서구 대 중국·러시아라는 대립각을 고착화하고 싶지 않아하는 중국이 파병을 껄끄러워 하면서도, 만약 파병을 규탄하면 북한 통제에 대한 무능함을 증명하는 꼴이 돼 이도 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에 최소 3천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군 파병을 첫 공식 확인한 미국 역시 브리핑에서 “중국과 시 주석의 입장은 모르겠다”며 북한군 파병에 대해 중국과 소통하고 미국의 입장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NYT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미국은 중국을 향해 러시아 석유 구매, 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각종 물품 제공 등의 지원을 철회해 전쟁 종식에 힘을 보탤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마이클 제프리스 전 최고경영자(CEO·80)와 그의 동성 애인이 수년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젊은 남성 모델들을 성착취한 혐의로 2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체포됐다. 제프리스는 CEO 재임 시절 “날씬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 옷을 입지 않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뉴욕 연방검찰은 1992~2014년 아베크롬비를 이끌었던 제프리스와 그의 오랜 동성 파트너 매튜 스미스(61), 그리고 당시 아베크롬비 채용담당자였던 제임스 제이콥슨(71)을 수년간 강압과 사기 등을 동원해 남성 수십 명을 성착취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제프리스가 권력과 부,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과 애인의 성적 쾌락을 충족하고자 남성을 사고팔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프리스와 제이콥슨은 각각 보석금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와 50만 달러를 내고 이날 오후 풀려났다. 기소장에 따르면 제프리스 커플이 2008~2015년 채용담당자로 데리고 있던 제이콥슨은 “모델 활동 기회를 주겠다”며 남성 모델들을 유인해 성관계를 갖고, 미국과 유럽 각지를 돌며 제프리스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게 했다. 피해자 중에는 10대도 포함돼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는 각종 약물 복용까지 강제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말을 듣지 않으면 모델로서의 앞길을 망치겠다”는 협박을 가했으며, 피해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이들을 감시하기 위해 경호원까지 붙여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정의를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꿈을 가졌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희생된 남성 모델들에게는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NYT에 따르면 유죄 판결시 이들은 최소 15년 징역형에서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이번 기소는 지난해 피해 남성 15명이 “제프리스와 그 일당이 모델 커리어를 빌미로 성행위를 강요했다”며 이들을 고소하며 이뤄졌다. 이들은 당시 영국 BBC방송에 “건전한 모델 오디션으로 꾸며 우리를 유인했고, 밀폐된 장소에서 경호원들로 보이는 이들의 감시까지 받아야 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들은 아베크롬비앤피치가 당시 CEO였던 제프리스가 기업 계좌에서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돈을 인출하는 걸 방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베크롬비는 “전 수장의 혐의에 충격과 혐오감을 느꼈다”면서도 관련 혐의에 대해선 부정하는 입장을 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이번 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요 경합주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사전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공화당도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5830만 명, 2020년에는 1억145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사전투표 열기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는 1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주 당국에 따르면 첫날인 15일에만 최소 31만 명이 참여했다. 2020년 대선(약 13만6739명), 2018년 중간선거(약 7만849명) 등 최근 주요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5일부터 19일 오후까지 5일간 누적으로는 14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일 100세 생일을 맞은 민주당 소속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6일 우편투표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100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이날 하루에만 3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역시 사전투표 첫날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북부 경합주 미시간주에서도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 2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투표를 완료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약 80만 명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통상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는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분석한 매사추세츠공대(MIT)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원의 60%가 우편투표에 참여했고 공화당원은 32%만 우편투표를 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부정적이었던 공화당의 태도도 바뀌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트럼프 후보는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지지층에 적극 사전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해리스-트럼프, 미시간주서 격돌 한편 주요 경합주에서 초접전 중인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18일 동시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내 경합주인 미시간주를 찾았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이겼고, 이번 대선에서도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노동자를, 트럼프 후보는 무슬림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해리스 후보는 18, 19일 양일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에서 유세를 갖고 “트럼프가 재임할 동안 미시간주에서만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6곳의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노동자의 친구가 아니고, 파업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트럼프 후보는 18일 미시간주의 무슬림 밀집 거주지역인 햄트램크, 디트로이트 등을 찾았다. 무슬림을 포함한 비(非)백인 유권자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으나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뒤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예고 없이 방문한 햄트램크에서 “나는 많은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들은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접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상대방을 향해 도가 넘는 ‘막말’을 퍼붓고 있다. 그간 절제되고 품위 있는 연설로 퇴임 후에도 영향력과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사진)까지 해리스 후보를 위한 지원 유세에서 막말 공세에 가세해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19일(현지 시간)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해리스 후보를 “쓰레기(Shit) 부통령”이라 지칭했다. 과거 자신이 TV 프로그램에서 유행시켰던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하며 “당신을 참을 수 없다”고도 했다. NBC 등은 최근 해리스 후보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인격 모독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해리스 후보는 미시간주 유세에서 최근 트럼프 후보가 유세장에서 횡설수설한 것을 문제삼았다. 해리스 후보는 “그가 정신적으로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대통령직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18일 또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의 투산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에서 “더 늙고, 더 미친 트럼프가 안전장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볼 필요가 없다”며 트럼프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대선 캠프가 판매하는 ‘성경책’ 굿즈가 중국에서 생산됐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하면 중국에 강경책을 펴겠다고 하면서도 중국산 상품으로 대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민주당 안팎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앞서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의 지원 유세에서도 설화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최근 경제난 등으로 해리스 후보 지지에 미온적인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게 싫은 것 아니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제기된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과도한 공격으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할 해리스 후보가 막말로 오히려 ‘트럼프 따라하기’를 하면서 지지를 더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유세장에서 대선일 전까지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들 중 매일 한 명을 선정해 약 14억 원을 주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 후보가 초접전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서명에 참여한 경합주 유권자들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에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행위가 투표 독려를 위해 금전을 지급하는 선거범죄에 해당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유세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청원에 서명하길 바라며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며 “대선일까지 매일 서명자 중 무작위로 한 명을 추첨해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이날 유세장에서 청원에 서명한 사람들 중 1명을 뽑아 100만 달러 수표를 지급하기도 했다. 최근 머스크 CEO는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직접 설립한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아메리카 팩’을 통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를 담고 있는 청원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서명에 참여한 경합주 등록유권자들을 대상으로 47달러(약 6만 원)를 지급해왔다. 액수가 47달러인 이유는 트럼프 후보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시키자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는 특별히 다른 경합주보다 높은 100달러를 보상으로 책정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머스크 CEO가 청원 서명 과정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연락처를 수집했다”며 “공화당이 이들을 상대로 투표 독려 운동을 펼칠 수 있다”고 의도를 분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현행법상 매표행위 및 유권자 등록을 유도하고자 금전을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반면, 청원 서명인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허용되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은 “법무부 선거 범죄 매뉴얼에 따르면 현금 뿐 아니라 복권, 복지혜택 등 모든 금전적 보상이 금지된다”며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이번 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요 경합주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사전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공화당도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5830만 명, 2020년에는 1억145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사전투표 열기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는 1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주 당국에 따르면 첫날인 15일에만 최소 31만 명이 참여했다. 2020년 대선(약 13만6739명), 2018년 중간선거(약 7만849명) 등 최근 주요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5일부터 19일 오후까지 5일간 누적으로는 14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일 100세 생일을 맞은 민주당 소속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6일 우편투표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100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이날 하루에만 3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역시 사전투표 첫날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북부 경합주 미시간주에서도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 2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투표를 완료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약 80만 명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통상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는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분석한 매사추세츠공대(MIT)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원의 60%가 우편투표에 참여했고 공화당원은 32%만 우편투표를 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부정적이었던 공화당의 태도도 바뀌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트럼프 후보는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지지층에 적극 사전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