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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4년 넘게 수사해 온 검찰이 17일 김 여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는 단순한 ‘일반 투자자’로서 계좌만 제공했을 뿐 주가조작을 인식하거나 방조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아 온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재판에서 제출한 한국거래소 자료에서 김 여사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약 23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김 여사는 무혐의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2020년 4월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지 4년 6개월 만에 내려진 처분이다. 검찰은 먼저 2009년 12월∼2012년 12월 김 여사의 계좌 6개가 주범인 권 전 회장 등에게 제공 및 사용됐으며, 특히 3개의 계좌가 법원에서 유죄가 난 주가조작에 활용됐다고 봤다. 하지만 김 여사가 이를 인식하지는 못했다고 판단했다. 전문성이 없는 김 여사가 지인인 권 전 회장의 권유를 받은 뒤 자신의 계좌를 투자 목적으로 제공했을 뿐이란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쟁점은 김 여사가 주범들과 주가조작 공모를 했는지, 주가조작을 인식하고도 계좌를 제공했는지 여부”라며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의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나머지 계좌 중 2개는 공소시효 만료로, 1개는 주가조작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여사의 방조 혐의도 무혐의로 처분했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가 난 전주(錢主) 손모 씨에게 2심에서 방조 혐의를 추가해 유죄를 받아낸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손 씨는 단순 전주가 아닌 ‘전문투자자’로 시세조종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 및 진술 등이 다수였다”며 “김 여사는 증거 등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손 씨와 달리 일반 투자자라는 것이다. 검찰은 김 여사와 함께 계좌가 활용된 최 씨에게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여사가 무혐의인 이유를 4시간 동안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디올백 수수 사건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사건까지 김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봐주기·면죄부 수사’라는 비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 여부 등을 공식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사실상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의견을 피력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검찰의 설명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檢 “金여사 계좌, 주가조작 이용됐지만 범행 알았다는 증거 없어”[檢 ‘김건희 도이치’ 불기소]“金여사는 일반투자자” 무혐의… “주가조작 공모-방조 증거 못찾아”계좌 제공했던 다른 錢主들은… ‘전문투자자’로 규정 2심서 유죄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계좌 6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공모한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시세조종이 이뤄진 것을 김 여사가 인식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여사처럼 계좌를 제공한 손모 씨 등 다른 전주(錢主)들을 ‘전문 투자자’로 규정한 것과 달리 김 여사에 대해선 “주식 이해도가 낮은 일반 투자자”라고 밝히면서 김 여사의 방조 혐의도 불기소 처분했다. 방조 혐의의 경우 공소시효도 완성됐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증거 확보 못 하고 무혐의 처분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17일 4시간 동안 진행한 브리핑과 질의응답을 통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일단 검찰은 김 여사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범행에 활용한 계좌주”라고 규정했다. 2007년 도이치모터스 유상증자부터 참여한 ‘초기 투자자’인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을 ‘신뢰하는 상장사 대표’로 여기고 계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도 검찰 조사에서 “권 전 회장을 믿어서 계속 투자해 왔고, 불법을 행한다고 했으면 투자를 안 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 조사 결과 김 여사는 2010년 초 권 전 회장이 ‘금융 전문가’라고 소개한 1차 주포 이모 씨에게 본인 명의의 신한투자증권 계좌와 DB금융투자 계좌를 일임했고, 해당 계좌는 통정매매(담합해서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에 활용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 부분은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1, 2심 모두 ‘면소’(기소 면제) 판결을 내렸다.검찰은 김 여사가 직접 운용한 2개 계좌에서도 통정매매를 확인했다. 이 부분은 권 전 회장도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 일당과 직접적으로 주고받은 연락은 없다고 보고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 28일 대신증권 직원이 “10만 주 (주문을) 냈다”고 하자 “체결됐죠”라고 답변한 통화 녹취록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여사가 직접 운영한 한화투자증권 계좌에서 2011년 3월 30일 이뤄진 통정매매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주범들과 연락을 한 정황이나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이 사건에선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일당이 매도를 요청한 이후 7초 만에 김 여사 주식 매도 주문이 나온 것도 쟁점이었다. 하지만 당시 2차 주포 김모 씨는 “권 전 회장에게 물량을 달라고 했지만 해당 물량이 김 여사 계좌에서 나온 경위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권 전 회장과 김 여사가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물증 확보에도 실패했다. 결국 검찰은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단순히 매도만 권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검찰은 피의자들로부터 김 여사와 공모했다는 진술도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2020∼2021년 1차 주포와 2차 주포의 통화 녹음에서 김 여사에 대해 “아이 김건희만 괜히 피해자고”, “그냥 ‘one of them’이지. 맞잖아”라고 표현한 것도 무혐의 처분의 근거로 삼았다.2차 주포 김 씨가 김 여사 등을 ‘BP(주가조작 공범의 회사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패밀리’라고 진술했던 점, “내가 가장 우려한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라고 편지에 적었던 점 등 김 여사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서도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거쳤지만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의) 미필적 고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孫은 전문 투자자, 金은 일반 투자자”검찰은 김 여사의 방조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다.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손 씨의 경우 2차 주포 김 씨의 다른 시세조종 수급 세력으로 동원된 전력이 있는 ‘전문 투자자’지만, 김 여사는 일반 투자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 부장검사는 “방조 혐의가 성립되려면 주변인들의 시세조종을 알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검찰은 김 씨가 조사에서 손 씨에게 주가 관리 사실을 알렸다고 진술한 점, 손 씨가 김 씨에게 “내가 도이치 상(上) 찍었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손 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 여사는 본인의 계좌를 관리한 권 전 회장의 지인, 김 씨,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블랙펄인베스트 관계자 등과 직접 연락한 내역이 없었다. 시세조종에 참여한 관계자들도 “김 여사가 시세조종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일관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방조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김 여사가 2011년 3월 30일 마지막 통정거래를 한 만큼 공소시효 10년이 완성됐다고 봤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2020년 4월 시작된 지 4년 6개월 만에 ‘무혐의’로 마무리됐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계좌 추적도 했다면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제 수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고 수사 기간 내내 잡음도 계속됐다.●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 검찰 수사는 2020년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로 시작됐다.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다.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진전이 없자 형사6부로 재배당했다. 이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의 갈등이 시작됐고, 2020년 10월엔 추 장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현직 검찰총장의 부인이 피의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박탈된 수사지휘권이 지금까지 이어져 심우정 현 검찰총장도 수사를 지휘할 수 없었다. 이후 검찰은 2020년 11월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해 수사를 재개했다. 2021년 10월에는 도이치모터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김 여사의 주거지와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에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뇌물 협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같이 들어가 있어서 기각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여사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에 대한 계좌 추적 영장은 2번 발부됐다. 검찰은 2021년 12월 김 여사를 처음 서면으로 조사했고 김 여사 측은 15쪽 분량의 서면 답변을 보냈다.● 지휘부 교체- 제3의 장소 대면조사 그 사이 2022년 3월 윤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고 같은 해 5월 새 정부가 출범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수사는 2023년 2월 도이치모터스 사건 1심 재판부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 조작에 이용됐다고 인정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그해 7월 김 여사에게 2차 서면 질의를 보냈고 1년이 지난 올해 7월에야 70쪽 분량의 답변서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 변호인이 총선 국면이 오니까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그런 고려사항이 있는 거 아니냐 해서 미뤘다”며 서면 답변이 늦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여사의 대면 조사 일정을 잡는 과정에서도 검찰과 용산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이원석 검찰총장 재임 중이던 올해 초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후 5월 법무부는 검찰 인사를 단행했고 당시 수사 지휘부였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 등이 전격 교체됐다.김 여사의 첫 대면조사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인 7월 20일 이뤄졌다. 하지만 조사 장소가 검찰청이 아니라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였고,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다음 날 조사 사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특혜 조사’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조사 시작 10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 지검장이 이원석 총장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에 ‘총장 패싱’ 논란도 일었다. 9월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과거 윤 대통령과 일했던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신임 검찰총장에 취임했고 도이치모터스 사건 2심 선고가 내려졌다. 검찰은 한 달여 지난 이달 17일 결국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처음 수사를 시작하고 대면조사를 하는 데까지 51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며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검찰이 최선을 다해 수사를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검찰은 17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하면서 김 여사가 검찰 조사 내내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답변을 여러 번 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진술이 검찰이 가지고 있는 증거와 배치되는데, 정황상 거짓말하는 걸로 보이지는 않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피의자가 조사에 임하는 태도가 ‘잘 기억이 안 난다’였다”고 답했다. 또 “(사건이) 10여 년 전이지 않나”라며 “(김 여사에게 사건 관련) 녹취록을 보여줬을 때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통화해서 이렇게 (매매를) 한 것은 기억에 없다’고 진술을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기억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2010년 6월 16일 증권사 직원과 통화에서 “(1차 주포인) 이모 씨 말고는 거래 못 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 여사가) 인상적인 이벤트가 아니어서 그런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김 여사 기억에는 이미 (이 씨한테) 맡겼다가 손실만 보기도 했고, 이 씨가 경력도 속이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연락 안 한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게 있었냐고 반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또 같은 해 10월 28일 대신증권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10만 주를 매도하는 과정에 대신증권 직원이 전화로 “10만 주 (주문을) 냈다. 그거 누가 가져가네요”라고 말하자 “아, 체결됐죠?”라고 답했다. 이 대화를 두고 김 여사가 시세조종범들과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은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누가 가져간다고 하니 호응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변소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2020년 4월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레드팀’ 회의까지 마무리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이 임박했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가 숱한 논란을 겪은 끝에 4년 6개월 만에 일단락되는 것이다. 법조계는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전날인 17일 처분 결과 발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국감장에서 불기소 이유를 적극 설명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 처분과 관계없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할 경우 야권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늑장 수사로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레드팀 15명이 반대 입장 의견 제시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1시 50분부터 5시 50분까지 수사팀과 1∼3차장검사, 부장검사, 증권·금융범죄에 밝은 평검사 등 ‘레드팀’(조직 내부에서 반대 입장을 내는 역할을 하는 팀)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사 결과를 논의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수사팀이 수사 참고자료를 참석자들에게 배포했고,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로 잠정 결론을 내린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를 방조 혐의로도 기소하기 어려운 이유도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레드팀 검사 15명은 불기소 처분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준비한 것과 결정적으로 다른 의견들이 있으면 결론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드팀 회의 후에도 검찰은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4년 이상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한 수사팀이 내린 결론을 레드팀이 뒤집기는 애초부터 어려운 구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4년 6개월 내내 잡음이 사건 수사는 4년 6개월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발 직후 수사가 진전이 없자 형사1부에서 형사6부로 재배당됐고,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심우정 현 검찰총장도 수사지휘권이 없는 상태다. 검찰은 2020년 11월 반부패수사2부로 사건을 재배당했지만,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 전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고 수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 여사에 대해선 한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김 여사 대면조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검찰의 갈등설이 불거졌고, 올해 5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원 교체됐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엔 1심에서 무죄가 난 전주(錢主) 손모 씨에게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올 7월 김 여사를 대면조사했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비공개로 조사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 지검장이 약 10시간 후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서 ‘총장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이후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를 비공개 조사했고, 전주 91명에 대한 전수 조사도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2심에서 손 씨에게 유죄가 선고되자 한 달 넘게 법리 검토를 더 거쳐야 했고, 손 씨와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다르다는 점 등을 감안해 김 여사를 기소할 수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시간을 끌면서 논란을 더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상황을 감안해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총장에게 서면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있지만, 총장이 수사심의위를 소집하는 것 자체가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정족수 7명을 채워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17일 임기를 마치는 이종석 헌재 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헌재 재판관의 후임 공백에 따른 ‘헌재 마비’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다. 헌재 결정에 따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등 주요 사건 심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헌재법상 재판관 6명만으로도 탄핵심판 인용이나 위헌 결정 등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6명만으로 심리·결정할 경우 정당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위헌·탄핵 결정 등은 6명 전원의 의견이 일치해야 인용할 수 있고, 1명만 반대하면 기각되는 만큼 주요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국회가 후임 재판관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급증에 ‘일할 수단’ 찾은 헌재헌재는 14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한 헌재법 23조 1항에 대해 위헌 여부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직무정지 상태인 이 위원장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은 이 위원장이 냈지만, 헌재 결정의 효력은 헌재가 심리 중인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 법조계에선 헌재 결정이 후임 재판관을 선출하지 않고 있는 국회에 대한 ‘반격’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에 퇴임하는 3명의 재판관은 모두 국회가 선출하는 몫이다. 헌재연구관 출신의 한 부장판사는 “9명의 재판관이 성향에 관계없이 일치된 의견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국회가 ‘식물 헌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으면 헌재의 사건 심리가 어려워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국회가 이를 방치했고, 헌재로선 권한 내에서 일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했다는 취지다. 헌재의 결정은 헌법소원 사건이 급증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소원은 2019년 2062건, 2021년 2201건, 지난해 1935건 등 최근 5년간 평균 2200건이 접수되고 있다. 정치적 파장이 크거나 민감한 사건도 많다. 헌재는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외에도 손준성 검사장에 대한 탄핵심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권한쟁의심판 사건 등을 심리하고 있다. 사형제 관련 형법 조항과 연명치료 중단 관련 연명의료결정법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현안도 산적해 있다.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하며 “재판관 궐위로 인한 불이익을 아무런 책임이 없는 국민이 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란 분석이 나온다.● 6명으로도 가능하지만 정당성 시비 우려 하지만 재판관 9명으로 운영돼야 할 헌재가 6명만으로 사건을 심리·결정하는 것에 대한 법조계의 우려도 크다. 법적으로는 심리·결정이 가능하긴 하지만, 정당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법이 재판관 7인 이상이 사건을 심리하도록 규정한 건 국회·대통령·대법원이 각각 지명한 재판관이 협력해서 치우치지 않게 심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어 둔 것”이라며 “6명으로도 심리가 가능하다고 하면 어느 한 축의 대표성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국회가 후임 재판관을 서둘러 선출해 헌재를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민의힘은 여야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입장인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3명 중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나라의 기틀이 흔들릴 수 있는 사건을 심리하는 기관인 만큼, 헌재가 혼수상태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결단을 자체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야가 합의가 안 된다면 각각 1명씩이라도 서둘러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의대생의 신상정보를 이른바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의 리스트로 작성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정모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제3부(부장검사 김태훈)는 15일 사직 전공의 정 씨를 스토킹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의대생 등의 명단인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올해 7월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및 텔레그램 등에 수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씨가 명단에 있는 피해자 1100여 명의 소속 병원·진료과목·대학·성명 등 개인정보를 온라인상에 총 26회에 걸쳐 배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집단적으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어 온라인스토킹 피해를 보았다고 언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법원에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정 씨의 구속 기한은 이번달 6일까지였지만 검찰이 구속 기한 연장을 추가로 신청해 인용되며 정 씨의 구속 기한은 이달 16일까지로 늘어났다.정 씨는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가 작성한 글로 인하여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유사·모방범죄뿐만 아니라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하여도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5·18기념재단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5·18기념재단은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수익은닉의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 여사와 딸 노 관장,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비자금을 숨겨 상속세를 포탈했다는 취지다. 5·18기념재단은 고발장에서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김 여사가 작성한 904억 원의 비자금 내역에 관한 메모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는 스스로 비자금의 실체를 인정한 것”이라며 “비자금 이외에도 김 여사가 노재헌 씨의 공익법인에 152억 원을 기부하는 등 불법 증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때 은닉한 비자금이 총 1266억 원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발인들이 조세 포탈, 범죄 수익 등의 가장·은닉·수수 행위 등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만큼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5·18기념재단이 고발장에 적시한 904억 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2심에서 노 관장 측이 제출한 김 여사의 메모에 적혀 있던 액수다. 법정에서 공개된 메모장엔 ‘선경(그룹) 300억 원’ 외에도 ‘정 실장 30억 원’, ‘노 회장 150억 원’ 등이 적혀 있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 원이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건네져 SK그룹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판단하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상고하면서 현재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300억 원 비자금’ 의혹에 대해 시민단체 등이 고발장을 낸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가 수사 중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이르면 17일 매듭지을 전망이다. 검찰은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지 않는 대신 이른바 ‘레드팀’(조직 내부에서 반대 입장을 내는 역할을 하는 팀) 논의를 거쳐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최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레드팀을 통한 추가 논의를 거쳐 이르면 17일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최종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16일엔 재·보궐선거가, 18일엔 서울중앙지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체의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약 4년 6개월 만에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처분이 내려지는 것이다. 야권과 법조계 일각에선 도이치모터스 항소심 선고를 바탕으로 김 여사를 최소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라도 기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가조작 세력의 전주(錢主)로 참여한 손모 씨가 2심에서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김 여사도 기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10일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사팀은 두 사람의 가담 정도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보고,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불기소 결론을 내릴 경우 검찰에 대한 비판 여론과 김 여사 특검론 등이 야권을 중심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金여사 도이치’ 처분 4년6개월 끌다 불기소할듯檢, 수심위 안 열기로검찰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을 하기 전 ‘레드팀’ 논의를 거치기로 한 것은 사건 처분 이후 휘말릴 공정성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등은 정책을 내놓기 전 반대 의사를 대변하는 레드팀을 내부에 꾸려 부작용과 반발을 미리 최소화하고 있는데, 김 여사 처분에도 이를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검찰은 차장·부장검사급은 물론이고 평검사들도 레드팀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레드팀 논의를 거치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과 문재인 정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주요 사건마다 레드팀과 찬반 공방을 벌인 후 사건을 처리해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해직교사 특혜 채용 사건에서 레드팀을 활용해 의견을 수렴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만 레드팀은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뿐 공식적인 조직은 아니다. 검찰이 레드팀을 가동해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은 법리적 판단의 정당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앞서 디올백 수수 의혹의 경우 김 여사와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에 대한 수사심의위의 결론이 엇갈리면서 오히려 논란이 더 커진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수사심의위에서 기소 권고를 한 최 씨에 대해서도 김 여사와 함께 불기소했는데, 수사심의위가 기소 권고한 것을 검찰이 불기소한 건 최 씨가 처음이다. 그러나 검찰이 4년 6개월이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 수사심의위를 통한 외부 의견 수렴 없이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로 하면서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선 수사가 지연된 점, 손 씨가 방조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점 등을 감안해 김 여사도 수사심의위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심우정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없지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에게 서면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할 수 있다.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배제한 이후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4·10총선 선거사범의 공소시효(6개월)가 10일 끝난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현역 국회의원이 2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총선 직후 현역 의원 27명이 기소된 것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2020년엔 기소된 의원 27명 중 4명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재판행이 예상되는 의원 수는 2020년 총선보다 적지만, 법원의 재판은 상당히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선거사범에 대해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내에 선고하도록 일선 법원에 권고하는 등 재판 속도를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10일까지 與 2명-野 10명 불구속 기소공소시효가 끝난 10일까지 검찰이 기소한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10명이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경북 구미갑)은 지난해 1월 경북 구미에서 열린 마라톤 동호회 행사에서 고사 상에 올려진 돼지머리에 5만 원 지폐를 꽂아 기부행위를 한 혐의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경북 경산)은 경산시청과 농업기술센터 등 개별 사무실을 돌면서 공무원들에게 선거 유세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법원 판례상 선거운동은 자유로운 출입이 허용된 장소에서는 가능하지만, 출입이 원칙적으로 제한된 관공서와 사무실 등에서는 할 수 없게 돼 있다. 민주당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방송사 여론조사를 왜곡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혐의다.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과 일반 시민들에게 이중 투표를 권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신 의원이 지역구 주민들에게 당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에 권리당원 여부를 거짓 응답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병)은 지역구민에게 20대로 거짓 응답하고 여론조사에 참여해 자신에게 투표해 달라고 한 혐의다. 같은 당 안도걸 의원(광주 동-남을)은 당 경선 과정에서 사촌동생과 공모해 전화홍보방을 불법 운영한 혐의다.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담당한 10명에게 총 2554만 원을 대가로 지급하고, 경제연구소 운영비 명목으로 사촌동생 법인으로부터 4302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민주당 양문석 의원(경기 안산갑)은 새마을금고 사기 대출 의혹에 대한 허위 해명을 SNS에 게시한 혐의다. 양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외에도 대학생 신분이었던 딸이 사업을 하는 것처럼 가장해 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 운전자금 11억 원을 받아 챙기고, 대출금 사용 내역에 관한 증빙서류를 위조해서 제출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당 신영대 허종식 의원도 각각 사전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상식 의원(경기 용인갑)은 96억 원인 재산을 73억 원가량으로 축소 신고한 혐의다. 가장 먼저 기소된 정준호 의원(광주 북갑)은 경선 과정에서 불법 전화홍보원을 고용한 혐의 등으로 30일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국민의힘 김형동 신성범 의원 등과 민주당 송옥주 조계원 의원 등이 기소되더라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의원은 20명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法, ‘6·3·3 원칙’ 강조… 재판 속도 낼 듯 법조계 안팎에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일선 법원에 선거사범 재판을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 내에 끝마치도록 한 공직선거법 규정을 준수하고, 사건 접수 2개월 후부터는 사건 관리 카드를 작성해 보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법원에 보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21대 선거 사건에 대해 재판 기한을 어겼다는 이유로 많은 의원님의 지적이 있어서 22대 국회의원 선거부터는 그런 부분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에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법원이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핵심 인물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티메프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10시경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사기·횡령)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법원은 약 13시간 뒤인 오후 11시경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신 부장판사는 구 대표에 대해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의 성격, 티몬·위메프 인수와 프라임 서비스 개시 경과, 기업집단 내의 자금 이동 및 비용분담 경위, 위시 인수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동기와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에게 범죄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다”며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또 “수사 경위, 확보된 증거자료, 피의자가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연령, 경력, 주거관계 등을 고려하면 피의자가 도망가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신 부장판사는 류화현·류광진 대표에 대해서는 “범죄성립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 피의자의 기업집단 내에서의 위치와 역할, 수사 과정,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피의자가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연령, 경력,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고려하면 구속 사유 및 그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티메프 사태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구 대표 등이 판매 정산 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돌려막기’식 영업을 계속해 1조5950억 원 상당의 대금을 가로챘다고 봤다. 또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기 위해 티메프의 자금 총 671억 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4일 법원에 구 대표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헌법재판소 직원 중 절반가량이 여성이지만 과장급 이상 고위직의 경우 여성 비율이 10∼20%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헌재 등 법조계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이 헌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헌재의 최근 5년간 여성 직원 비율은 꾸준히 늘어 왔다. 2020년 헌재의 여성 직원은 136명으로 전체의 42.2%였지만 △2021년 138명(43.1%) △2022년 145명(44.2%) △2023년 143명(44.1%) △2024년 154명(45.6%)으로 계속 늘었다. 반면 과장급 이상 고위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20년 13.8%(4명)에서 2021년 20.0%(6명), 2022년 25.8%(8명)로 상승했지만 2023년에 다시 20%(6명)로 감소했고, 2024년에는 8월 말 기준 24.1%(7명)로 소폭 늘어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직원은 2명 중 1명꼴이 여성이지만 과장급 이상은 5명 중 1명만이 여성인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유독 법조계에서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여성이 승진에서 불리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전체 직원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에서 오직 소수의 여성만이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헌재의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성이라고 고위직 승진에 불이익을 받는 것 없이 합리적인 비율로 조정될 수 있도록 헌재가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달 21일로 스토킹처벌법 시행 3년을 맞는 가운데 검찰 수사를 받는 스토킹 범죄 피의자가 매년 급증해 지난해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되는 피의자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법조계에선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 시행된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는 2021년(10∼12월) 408명에서 2022년 7626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만438명까지 늘어났다. 올해도 8월까지 8881명이 검찰에 피의자로 접수됐다. 그러나 검찰이 올해 처분을 끝낸 8442명 가운데 약식 기소는 2554명, 기소유예 등 불기소는 1807명으로 4361명(51.7%)에 달했다. 지난해도 검찰이 처분한 1만66명 중 약식 기소(2722명)와 불기소(1910명)는 4632명(46%)으로 집계됐다. 스토킹 범죄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 2명 중 1명은 경미한 처벌을 받거나 아예 기소되지 않은 것이다. 약식 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로, 피의자가 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검찰이 청구한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된다. 그동안 검찰은 스토킹 범죄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혀 왔다. 2022년 대검찰청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있는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도록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킹 범죄로 구속 기소된 피의자의 비율은 지난해 2.9%, 올해 2.6%에 불과했다. 미제로 남은 사건도 2021년 113명에서 올해 137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법조계에선 수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로 여겨지던 인식이 단번에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며 “스토킹 행위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단순히) 외형적 행위만 두고 (경미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스토킹 범죄의 56%가 폭력 범죄, 주거 침입, 디지털 성범죄 등 강력 범죄를 수반한다는 통계도 있다”며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은 범죄인 만큼 수사기관은 철저히 수사하고, 사법부는 엄정하게 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달 21일로 스토킹처벌법 시행 3년을 맞는 가운데 검찰 수사를 받는 스토킹범죄 피의자가 매년 급증해 지난해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되는 피의자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법조계에선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 시행된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는 2021년(10~12월) 408명에서 2022년 7626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만438명까지 늘어났다. 올해도 8월까지 8881명이 검찰에 피의자로 접수됐다.그러나 검찰이 올해 처분을 끝낸 8442명 가운데 약식기소는 2554명, 기소유예 등 불기소는 1807명으로 4361명(51.7%)에 달했다. 지난해도 검찰이 처분한 1만66명 중 약식기소(2722명)와 불기소(1910명)는 4632명(46%)으로 집계됐다. 스토킹범죄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 2명 중 1명은 경미한 처벌을 받거나 아예 기소되지 않은 것이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로, 피의자가 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검찰이 청구한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된다.그동안 검찰은 스토킹 범죄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혀 왔다. 2022년 대검찰청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있는 스토킹 가해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도록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킹범죄로 구속 기소된 피의자의 비율은 지난해 2.9%, 올해 2.6%에 불과했다. 미제로 남은 사건도 2021년 113명에서 올해 137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법조계에선 수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로 여겨지던 인식이 단번에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며 “스토킹 행위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단순히) 외형적 행위만 두고 (경미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박 의원은 “스토킹 범죄의 56%가 폭력범죄, 주거침입, 디지털성범죄 등 강력 범죄를 수반한다는 통계도 있다”며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은 범죄인 만큼 수사기관은 철저히 수사하고, 사법부는 엄정하게 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의 추가 배임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구 대표를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검사)은 위메프가 올해 5월 티몬에 빌려준 차입금 52억 원을 큐텐이 빼돌려 사용한 정황을 확보했다. 큐텐이 티몬으로부터 판매 정산대금을 가져갈 때, 티몬의 차입금 52억 원을 5억 원 등 소액 단위로 쪼갠 후 정산대금 속에 포함시켜 가져가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큐텐은 따로 품의서를 작성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차입금 52억 원의 존재에 대해 ‘수사 이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큐텐이 계열사의 돈을 빼돌려 큐텐그룹을 위해 사용했다면 구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의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지오시스(큐텐테크), 큐텐,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이 티몬으로부터 대여금 형식으로 빌렸다 갚지 않은 돈도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2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계열사들끼리 돈을 빌려가면서 판매 대금을 메꾸기 위한 ‘돌려막기’ 정황으로 보고 있다. 대여금 중 상당액은 각 계열사의 결재권자가 결재를 하지 않거나 사후 결재한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돌려받지 못한 대여금 중에는 큐텐에서 ‘위시’ 인수 자금으로 사용한 18억 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검찰은 구 대표를 불러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 인수를 위해 계열사들의 판매 정산 대금을 끌어다 쓴 경위, 각 계열사 재무팀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이유 등을 조사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지난달 30일 첫 조사한 가운데 구 대표의 배임 의혹을 키우는 정황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구 대표를 다시 한 번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검사)은 위메프가 올해 5월 티몬에게 빌려준 차입금 52억 원을 티몬이 아닌 모회사인 큐텐이 빼돌려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큐텐이 티몬으로부터 판매 정산대금을 가져갈 때, 티몬의 차입금 52억 원을 5억 원 등 소액 단위로 나눠 붙여 추가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이 같은 차입금이 있었던 것도 수사가 개시된 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회사의 돈을 가져간 것임에도 큐텐은 따로 품의서를 작성하거나 결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큐텐이 계열사의 돈을 빼돌려 큐텐 그룹을 위해 사용했다면 구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의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검찰은 또 지오시스(큐텐테크), 큐텐,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이 티몬으로부터 대여금 형식으로 빌렸다 갚지 않은 돈도 현재까지 확인된 액수만 12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를 계열사들끼리 서로 돈을 빌려가면서 판매 대금을 메꾸기 위한 돌려막기 정황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대여금 중 상당수는 각 계열사의 결재권자가 결재를 하지 않거나 사후 결재 한 건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돌려받지 못한 대여금 중에는 큐텐에서 해외 쇼핑몰 ‘위시’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18억 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검찰은 전날 구 대표를 불러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 인수를 위해 계열사들의 판매 정산 대금을 끌어다 쓴 경위 △각 계열사 재무팀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이유 △입점 업체들의 정산 대금 마련을 위한 자금 돌려막기식 영업 여부 △해당 과정에서 구 대표의 관여 정도 등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전방위적으로 조사했다. 이날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강도 높은 조사에도 검찰은 이르면 2일 구 대표를 추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구 대표는 7월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그룹의 자금 운용을 잘 알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검찰은 구 대표가 회사 임원들에게 재무 관련 업무를 세밀하게 지시한 이메일 등을 다수 확보하면서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구 대표는 계열사들에게 역마진 상품을 판매하도록 지시하고 계열사들의 법인 인감 도장을 관리했다는 의혹, 티메프로부터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받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정산대금 약 500억 원을 위시를 인수하는 데 쓰도록 하고, 판매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돌려막기식 영업을 해 입점 업체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팀이 파악한 사기 혐의액은 1조4000억 원, 횡령액은 500억 원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디올백 수수 의혹 외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의 처분이 늦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처분 시기를 늦추며 오히려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의 전주(錢主)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앞서 검찰은 2021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로 여겨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을 기소했다. 이들에 대해선 지난해 1심 판결이 났고, 이달 12일 항소심에서 9명의 피고인 전원이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그동안 검찰은 김 여사와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또 다른 전주 손모 씨의 선고 결과 등을 본 뒤 처분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손 씨는 1심에서 주가조작 가담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추가됐고, 2심 재판 결과 방조 혐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다. 법조계에서는 손 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한 2심 재판부의 결과가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수사 및 기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심 선고 후 보름가량이 지났지만 여전히 검찰은 처분 방향이나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 처분이 늦어지는 사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된 추가적인 의혹도 최근 불거졌다. 김 여사가 이 전 대표와 2020년 9∼10월 사이 40차례가량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등이 알려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 번호로 전화가 온 것은 맞지만) 실제 통화는 남자 직원과 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 주가조작의 ‘주포’로 여겨진 김모 씨가 다른 공범에게 쓴 편지에서 “김 여사가 (기소에서) 빠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거나, 또 다른 공범 민모 씨가 김 여사에게 “매도 타이밍을 다시 알려주겠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낸 내용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상황이라 처분 방향과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의 삶은 분노, 슬픔, 후회,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자괴감으로 가득 차 있어요. 이들에게 야생화를 통해 끈질긴 생명력과 자유, 그리고 희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한국범죄방지재단(이사장 이귀남)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재소자를 위한 사진전을 개최한다. 다음 달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1동 문화센터에서 ‘그대, 다시 꽃으로 피어나리’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전시회를 준비 중인 고홍곤 사진작가는 “단순한 사진 전시를 넘어 재소자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한다는 특별한 목적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총 80점의 야생화 사진이 △혼돈 △위무 △극복 △소생이라는 4개의 테마로 나뉘어 글과 함께 전시된다. 고 작가는 1998년 대검찰청 과학수사과에서 사진감정관으로 근무하다 2003년 사진작가로 전향해 현재까지 꽃과 관련된 전시를 9차례 열었다. 전시회는 전국의 재소자들에게 야생화 사진 액자와 사진집을 기부할 수 있도록 모금전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고 작가는 “재소자를 단순히 처벌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한국범죄방지재단의 윤형주 부이사장은 1960∼1970년대 포크음악 가수로 활동했다. 그는 1975년 연예인 대마초 사건으로 100일간 수감 생활을 했다. 윤 부이사장은 “수감 중에는 자살을 고민할 만큼 힘들었지만 그런 고난의 시간이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귀남 이사장(전 법무부 장관)은 “재소자들에게 생명력의 강인함을 보여 주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몬과 위메프의 법인 인감도장, 법인 계좌,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모두 관리하며 티메프와의 용역 계약 등을 자체적으로 체결했다”는 취지의 티몬 및 위메프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이후 티몬 및 위메프 대표 조사 등도 이뤄질 예정이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검사)은 큐텐의 임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그룹의 자회사로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 회계, 기획 등을 총괄하며 큐텐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곳이다. 티메프 사태는 큐텐이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기 위해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끌어다 쓰면서 발생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큐텐이 인수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동원했는지, 자금 마련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또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정보기술(IT) 관련 팀들이 큐텐테크놀로지 내부의 본부로 통합되면서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메프에 ‘서비스 대금(용역 대금)’을 받아 온 경위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티메프 임직원으로부터 “티몬과 위메프는 큐텐테크놀로지로부터 본부 서비스를 제공받는 용역 대가로 각각 25억 원씩, 총 50억 원을 지급했다. 해당 용역 계약은 큐텐테크놀로지에서 티메프의 법인 도장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체결한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실제 일부 용역 계약서에는 티메프 대표이사의 사인 없이 법인 도장만 찍혀 있었다고 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회사가 계열사의 법인 인감도장으로 계약을 마음대로 체결하는 식의 경영은 일부 회사들에서 편법으로 자행돼 왔다”며 “이런 계약 때문에 경영상의 사고나 피해가 벌어질 경우 충분히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7월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회사의 재무관리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티메프 사태가 터지기 전 재무 상황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구 대표가 회사 임원들에게 재무 관련 업무를 세밀하게 지시한 이메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대통령실 파견 공무원이 윤석열 정부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21그램’에 대해 “면허를 가지고 있는 분야의 공사만 진행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주장은 내부에서 받아들여졌지만 ‘21그램’을 비롯한 공사 참여 업체들마다 개별적으로 계약해야 한다는 해당 공무원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따낸 21그램은 과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에 후원사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특혜 수주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2022년 5월 12일 ‘21그램’ 측으로부터 관저 주거동 일부 공간을 증축하는 내용이 담긴 견적서를 제출받았다. 견적서에 담긴 예상 공사비 41억 원은 대통령실이 확보한 예비비의 3배 가까운 수준이었고, 실내 건축업 면허만 가진 ‘21그램’이 증축 공사를 하는 것도 법 위반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지적하지 않고 공사 착수를 지시했다. 며칠 뒤 행정안전부에서 집무실 이전 업무를 담당했던 대통령관리비서관실로 파견돼 근무하던 공무원 A 씨는 2022년 5월 15일 관저 공사 현장을 찾았다가 ‘21그램’ 측이 증축 공사를 예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21그램 측에 “가진 면허로 할 수 없는 공사는 하지 말라”고 즉각 지시했고, 이를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에게도 보고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이 종합건설사 B사와 증축 공사 계약을 따로 맺게 된 것이다. 대통령실이 2022년 7월 증축 공사와 인테리어, 기계설비 공사 계약을 모두 B사와 맺는 것처럼 ‘통합 계약’을 체결하려 할 때도 A 씨는 반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감사원 조사에서 “전문 공사업체(21그램)가 이미 수행한 공사를 나중에 들어온 종합건설사(B사)를 통해 공사한 것으로 처리하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1억 원도 안 되는 증축 공사만을 종합건설사와 별도 계약하는 건 모양새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 씨의 의견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 기계설비 공사를 맡은 업체 일부가 ‘무자격’ 업체였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업체별로 계약을 맺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대금 정산을 투명하게 하고, 업체 간 시공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업체가 실제 수행한 공사 내용에 맞게 공사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대통령실에 ‘기관 주의’를 요구했다. 대통령실과 관저에 들어가는 방탄창호(새시) 공사를 담당했던 대통령경호처의 부장급 간부 정모 씨는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정 씨와 브로커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12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 정 씨는 방탄창호 공사를 과거부터 알고 지낸 브로커 김모 씨에게 맡겼고, 김 씨가 공사비를 15억여 원 부풀린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 정 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공사에서도 김 씨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대가로 7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도 받고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몬과 위메프의 법인 인감도장, 법인 계좌,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모두 관리하며 티메프와의 용역 계약 등을 자체적으로 체결했다”는 취지의 티몬 및 위메프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추석 이후 티몬 및 위메프 대표 조사 등도 이뤄질 예정이다.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검사)은 큐텐의 임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그룹의 자회사로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 회계, 기획 등을 총괄하며 큐텐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곳이다.티메프 사태는 큐텐이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기 위해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끌어다 쓰면서 발생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큐텐이 인수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동원했는지, 자금 마련 과정에 불법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또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정보기술(IT) 관련 팀들이 큐텐테크놀로지 내부의 본부로 통합되면서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메프에 ‘서비스 대금(용역 대금)’을 받아온 경위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티메프 임직원으로부터 “티몬과 위메프는 큐텐테크놀로지로부터 본부 서비스를 제공받는 용역 대가로 각각 25억 원씩, 총 50억 원을 지급했다. 해당 용역 계약은 큐텐테크놀로지에서 티메프의 법인 도장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체결한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실제 일부 용역 계약서에는 티메프 대표이사의 사인 없이 법인 도장만 찍혀 있었다고 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회사가 계열사의 법인 인감 도장으로 계약을 마음대로 체결하는 식의 경영은 일부 회사들에서 편법으로 자행돼왔다”며 “이런 계약 때문에 경영상의 사고나 피해를 벌어질 경우 충분히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7월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회사의 재무관리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티메프 사태가 터지기 전 재무 상황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구 대표가 회사 임원들에게 재무 관련 업무를 세밀하게 지시한 이메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석 직후인 19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현재까지 출석 날짜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룹의 최종 결정권자인 만큼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