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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의 2022년 5월 9일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된 다음 날 여당 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중립지대 의원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해명과 대책 마련 요구가 분출했다. 2021년 11월 대선 경선이 끝날 무렵부터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기존 해명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자 의혹 해소를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공개 일정 없이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을 이어갔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인사는 “윤 대통령과 명 씨, 김 여사와 명 씨 사이에 무엇이 오갔는지 등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일단은 말을 아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1일 “대통령실 해명이 잘못됐다”며 “대통령실이 지금이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윤계인 강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 과정에서 미처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은 빨리 해명하고, 대통령께 확인도 하고 모든 것을 진솔한 태도로 나가야 된다”며 “빨리 해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더 큰 의혹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도 “대통령실이 밤을 새워서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윤 대통령이 녹취록에 대한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립지대 의원들도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김재섭 의원은 “대통령은 무오류고,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고, 대통령은 사과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총의를 모으면 안 된다”며 “대통령의 잘못을 우리가 먼저 이야기하고 사법적인 리스크가 있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결사옹위하는 방식으로 우리 당이 간다 그러면 너무 많은 것을 잃어야 된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명 씨 관련 의혹과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 의혹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용태 의원은 “명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을 해서라도 명 씨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에선 “대통령실 대응의 총체적 실패”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친한계 의원은 “대통령실이 처음부터 진솔하게 설명했어야 한다”며 “대통령실 해명이 의혹을 키웠는데, 험난한 시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직접 통화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언급한 음성 파일을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공개했다. 윤 대통령,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해당 통화가 윤 대통령이 그해 6월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불법으로 개입한 증거라고 주장하며 수사 의뢰를 하기로 했다. 민주당에서 윤 대통령 하야 요구와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안 발의 움직임이 나오고 조국혁신당은 탄핵을 거론하면서 거센 파장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명 씨가 김 전 의원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민주당이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통화가 이뤄진 다음 날인 5월 10일 김 전 의원을 6월 국회의원 재·보선의 경남 창원의창 지역 단수 공천자로 발표했다. 민주당은 해당 음성이 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녹음된 것이며, 명 씨가 이를 한 달여 뒤인 6월 15일에 지인에게 들려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이날 함께 공개한 녹취록에는 명 씨가 지인에게 “지 마누라(김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놀라서 전화 오게 만드는 오빠가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했다.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에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 하야 및 임기 2년 단축 개헌 요구도 나온 가운데, 이재명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핵심 참모들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수습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며 “공천 결정자는 이준석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로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앞선 해명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도 “공관위원장으로서 공천 자료나 서류 일체를 대통령에게 들고 간 적도 전화로 보고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尹, 취임 하루전 명태균과 ‘김영선 공천’ 통화… 與, 취임 당일 발표[尹-명태균 육성 통화 공개]신청자 8명 중 김영선 ‘전략 공천’… 지역서 “무연고 공천” 반발 여론明 “옆에서 ‘오빠 그거 처리 안했어?…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거야?’ 말해”민주당 “明, 김진태-박완수 지사도… 김건희 선물이라고 녹취록서 말해”“지 마누라(김건희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명태균)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이래 놀라서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오빠 이거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했다).”31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그랬다”라고 명 씨에게 말한 2022년 5월 9일 통화에 대해 명 씨가 그해 6월 15일 지인에게 설명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명 씨는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했다. 이어 “끊자마자 마누라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당시 공관위원장)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라고도 했다.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다음 날인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6·1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8명 중 김영선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두 통화 녹취록을 종합하면 명 씨가 김 여사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고 윤 대통령이 공천 발표 전날 김 전 의원 공천을 국민의힘 공관위에 요구한 사실을 명 씨에게 밝혔다는 뜻이 된다. 5월 9일은 취임식 전날이라 윤 대통령의 일정이 빼곡히 차 있었음에도 시간을 쪼개 명 씨와 통화한 것이다.이는 앞서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가 공개한 명 씨의 발언과도 연결된다. 명 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7일 전인 2022년 5월 2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오늘 (김)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나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라며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 난리 뒤집어진다”라고 했다.● 명태균 “윤한홍·권성동 압박에 가만 안 있어”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내용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시 창원의창 보궐선거가 김 전 의원이 인터폴 총재 출신인 현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과 경쟁하는 2파전 구도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의 마산고 1년 선배다. 윤상현 의원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 아닌 사람을 민 사람이 있다”며 “윤핵관들과 학연이나 어떤 연으로 연결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올해 4월 총선에서는 창원의창에서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고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은 경선에서 배제됐다.실제로 명 씨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5월 9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윤핵관을 꺾고 김 전 의원 공천을 관철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명 씨는 “윤한홍이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 권성동이가 그 공관위 압박을 넣어서.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김건희 여사)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그라데, 그래서 윤상현은 끝났어”라고도 했다.앞서 김 전 의원이 명 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진 날 공천 사실을 전달받은 듯한 발언도 공개됐다. 김 전 의원은 강 씨에게 “가능한 한 주변 사람한테 알리지 마라. 공천이라는 게 방망이(의사봉) 치기 1∼2분 전에도 쪽지가 들어와서 뒤집히는 수가 있다”고도 했다.● 김영선 공천 당시 “무연고 공천” 반발당시 지역에서는 여성 인재 발굴, 대선 승리 기여도 등을 이유로 김 전 의원 공천이 발표되자 ‘무연고 공천’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은 2017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2020년 총선 때 경남 창원진해에 출마했으나 창원의창과는 연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종양 의원 지지자들은 “지역 연고도, 정치적으로도 거리가 먼 사람을 공천했다”고 했다.민주당은 이날 “녹취에서 명 씨는 김 전 의원 외에 (2022년 6월 지방선거)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2022년) 3월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도 했다.당사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 지사 측은 “공천 개입 의혹은 일절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박 지사 측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5명이서 피 터지게 경선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31일 대통령실이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어디서 이준석을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느냐. 말미잘도 이것보다 잘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공관위에서 당선인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일은 100%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며 “그건 바로 니들(대통령실)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준석 당시 당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을 겨냥해 “저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에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걸어서 쫓아내려고 기획했던 자들”이라며 “양두구육을 넘어서 이제 인면수심(人面獸心)을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천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하지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다”며 “공관위에서 당선인에게 공천 자료를 갖다 준다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윤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과 공천 문제를 상의한 적도 없고, 이 의원도 공천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이야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공천 문제로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적 없다”고도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지 마누라(김건희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명태균)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이래 놀라서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오빠 이거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했다)”31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그랬다”라고 명 씨에게 말한 2022년 5월 9일 통화에 대해 명 씨가 그해 6월 15일 지인에게 설명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명 씨는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고 했다. 이어 “끊자마자 마누라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당시 공관위원장)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라고도 했다.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다음 날인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6·1재·보궐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8명 중 김영선 전 의원을 전략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명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두 통화 녹취록을 종합하면 명 씨가 김 여사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고 윤 대통령이 공천 발표 전날 김 전 의원 공천을 국민의힘 공관위에 요구한 사실을 명 씨에게 밝혔다는 뜻이 된다. 5월 9일은 취임식 전날이라 윤 대통령의 일정이 빼곡히 차 있었음에도 시간을 쪼개 명 씨와 통화한 것이다.이는 앞서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가 공개한 명 씨의 발언과도 연결된다. 명 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7일 전인 2022년 5월 2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오늘 (김)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나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라며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라고 했다.● 명태균 “윤한홍·권성동 압박에 가만 안 있어”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내용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시 창원 의창 보궐선거가 김 전 의원이 인터폴 총재 출신인 현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과 경쟁하는 2파전 구도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의 마산고 1년 선배다. 윤상현 의원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 아닌 사람을 민 사람이 있다”며 “윤핵관들과 학연이나 어떤 연으로 연결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김종양 의원은 올해 4월 총선에서는 창원 의창에서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고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은 경선에서 배제됐다.실제로 명 씨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5월 9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윤핵관을 꺾고 김 전 의원 공천을 관철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명 씨는 “윤한홍이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 권성동이가 그 공관위 압박을 넣어서.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김건희 여사)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그라데, 그래서 윤상현은 끝났어”라고도 했다.앞서 김 전 의원이 명 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진 날 공천 사실을 전달받은 듯한 발언도 공개됐다. 김 전 의원은 강 씨에게 “가능한 한 주변 사람한테 알리지 마라. 공천이라는 게 방망이(의사봉) 치기 1~2분 전에도 쪽지가 들어와서 뒤집히는 수가 있다”고도 했다.다만 윤한홍 의원은 통화에서 “그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를 한다고 공천을 쳐다볼 틈도 없었다”며 “막판에 용산에 가냐, 못 가냐를 두고 업무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청와대 이전 TF 팀장을 맡았다.● 김영선 공천 당시 “무연고 공천” 반발당시 지역에서는 여성 인재 발굴, 대선 승리 기여도 등을 이유로 김 전 의원 공천이 발표되자 ‘무연고 공천’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은 2017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2020년 총선 때 경남 창원 진해에 출마했으나 창원 의창과는 연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종양 의원 지지자들은 “지역 연고도, 정치적으로도 거리가 먼 사람을 공천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녹취에서 명 씨는 김 전 의원 외에 (2022년 6월 지방선거)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2022년) 3월 서울 서초갑 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도 했다.당사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 지사 측은 “공천 개입 의혹은 일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박 지사 측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5명이서 피 터지게 경선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직접 통화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언급한 음성 파일을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공개했다.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해당 통화가 윤 대통령이 그 해 6월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불법으로 개입한 증거라고 주장하며 수사 의뢰를 하기로 했다. 민주당에서 윤 대통령 하야 요구와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안 발의 움직임이 나오고 조국혁신당은 탄핵을 거론하면서 거센 파장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명 씨가 김 전 의원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민주당이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통화가 이뤄진 다음날인 5월 10일 김 전 의원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경남 창원의창 지역 단수 공천자로 발표했다. 민주당은 해당 음성이 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녹음된 것이며, 명 씨가 이를 한 달 뒤인 6월 15일에 지인에게 들려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민주당이 이날 함께 공개한 녹취록에는 명 씨가 지인에게 “지 마누라(김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놀라서 전화 오게 만드는 오빠가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이에 대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이자 헌정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했다.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에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 하야 및 임기 2년 단축 개헌 요구도 나온 가운데, 이재명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핵심 참모들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수습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며 “공천 결정자는 이준석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로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앞선 해명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도 “공관위원장으로서 공천 자료나 서류 일체를 대통령에게 들고 간적도 전화로 보고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31일 대통령실이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어디서 이준석을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느냐. 말미잘도 이것보다 잘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공관위에서 당선인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일은 100%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며 “그건 바로 니들(대통령실)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준석 당시 당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을 겨냥해 “저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에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걸어서 쫓아내려고 기획했던 자들”이라며 “양두구육을 넘어서 이제 인면수심(人面獸心)을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명 씨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받았으나 당헌·당규상 원칙만을 설명했다”고 했다.윤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천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하지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다”며 “공관위에서 당선인에게 공천 자료를 갖다 준다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윤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과 공천 문제를 상의한 적도 없고, 이 의원도 공천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이야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공천 문제로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적 없다”고도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의견표명을 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 “군 스스로의 개선 노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훈련병 사망사건에 대해 방문조사를 진행했고 보고서에 인권교육 미실시, 상급부대의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점, 지휘 책임자에 대한 문책 검토 필요 등을 언급했으나 의견표명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인권위가 스스로 인권위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무책임한 결정이자 자발적 해체 선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30일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이 인권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권위는 ‘12사단 신병교육대대 방문조사 관련 의견표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유’에 대해 “조사결과를 피조사기관에 통보함으로써 군 스스로의 개선 노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조사결과를 피조사기관에 통보하여 자체적인 보완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인권위가 천 의원실에 제출한 육군 12사단 신교대대 운영 관련 방문조사 결과에는 12사단 신교대대가 교관 및 간부들에 대한 인권교육을 미실시하거나 상급부대의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담겨 있다. 인권위는 인권교육과 관련해 “육군 12사단 신교대대는 훈련병 대상의 인권교육을 신병교육훈련 과목인 정신교육시간에 실시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관련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부분도 확인됐다”며 “지정된 인권교관에 의하여 신교대대 교관 및 간부들에 대해 인권교육이 실시된 적도 없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또 보고서에서는 “여단 차원에서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설문이나 고충접수를 위한 여하의 관리적 측면의 점검이 있었다고 볼 기록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단 차원에서 사전에 충분한 고충 접수를 통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치하였다면 금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육군 12사단 신교대대는 기존에도 훈련병 교육에 있어 불합리한 관행이 잔존했음에도 상급부대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음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인권위는 보고서에서 “육군본부는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하지 아니하였다”며 “이 사건을 극히 중한 사고로 인식하고 있다면 차후 사고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관련 규정을 검토하여 지휘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인권위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권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문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중요 내용 일부를 삭제해 제출했다. 천 의원실에 따르면 사고 직후 응급조치 적절성 여부, 환자 후송 과정에 대한 기록, 군 의무기록에 관한 내용 등이 삭제됐다.인권위가 방문조사 결과 보고서에도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들을 짚었음에도 의견표명을 하지 않은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천 의원은 “인권위는 육군 12사단이 교관과 간부들에 대한 인권교육을 실시한 적 없다는 사실과 육군의 인권교육 관련 지침을 미준수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놓고도 어떠한 의견표명도 하지 않고 군의 자체적인 개선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다”며 “인권위가 스스로 인권위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자발적 해체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권영세 김기현 나경원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이 2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리민복을 책임지는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해법 문제 등으로 충돌한 상황에서 양쪽에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다만 한 대표의 당 대표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입장문이 나오자 “비한(비한동훈) 세력화로 한 대표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권 의원과 김 의원, 오 시장,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한 후 ‘정치란 무엇인가’란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나 의원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오 시장은 차기 대선에서 한 대표의 경쟁자로 꼽힌다. 7·23 전당대회에서 경쟁한 나 의원은 비한계로, 권 의원과 김 의원은 범윤(범윤석열)계로 각각 분류된다. 오 시장 측근인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대변인 역할을 맡아 회동 취지를 언론에 알렸다. 이들은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고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현안 해결에서도 갈등 심화가 아닌 당 안팎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소통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대표를 겨냥해 윤 대통령 및 원내지도부와의 갈등보다는 소통에 힘써줄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지금 정치가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정쟁과 분열의 권력정치 늪에 빠져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대통령실과 당 모두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 이들은 “대통령실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권영세 김기현 나경원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이 2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리민복을 책임지는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해법 문제 등으로 충돌한 상황에서 양쪽에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다만 한 대표의 당 대표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입장문이 나오자 “비한(비한동훈) 세력화로 한 대표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권 의원과 김 의원, 오 시장,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 후 ‘정치란 무엇인가’란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나 의원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오 시장은 차기 대선에서 한 대표의 경쟁자로 꼽힌다. 7·23전당대회에서 경쟁한 나 의원은 비한계로, 권 의원과 김 의원은 범윤(범윤석열)계로 각각 분류된다. 오 시장 측근인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대변인 역할을 맡아 회동 취지를 언론에 알렸다.이들은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고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현안 해결에서도 갈등 심화가 아닌 당 안팎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소통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대표를 겨냥해 윤 대통령 및 원내지도부와의 갈등보다는 소통에 힘써줄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들은 “지금 정치가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정쟁과 분열의 권력정치 늪에 빠져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대통령실과 당 모두 바뀌어야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을 향해서 이들은 “대통령실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원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상설 특검 추진을 위해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을 배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내년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이 국회의 예산 심사 법정 기한이 지나더라도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여당은 일방적인 표결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민주당이 앞서 7일 발의한 국회 규칙 개정안은 대통령 및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할 상설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대해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하는 등 추천위 구성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 규칙 개정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본회의 의결만 남은 상황이다. 이날 소위에서는 예산안 심사 기한(11월 30일)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조항을 폐지하고 국회의장이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로 부의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예산안 늑장 처리를 막고자 2014년 도입된 자동 부의 제도가 무력화되면서 예산안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운영위 소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만을 위한 ‘상설 검찰’로 만들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예산안 자동 부의제 폐지에 대해서도 “국회가 행정권을 손에 쥐고 흔들려 한다”고 비판했다.野, ‘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법’도 소위 단독처리‘김건희 상설 특검’ 본격화더불어민주당은 앞서 두 차례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가로막히자, 대통령의 거부권 대상이 아닌 상설 특검을 본격화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특히 대부분의 상임위원회가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이어 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장 11월부터 시작되는 예산 국회에서 야당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 자동 부의 제도를 폐지하며 예산 처리가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위를 마친 뒤 “대통령 가족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대통령 소속 정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이 제출한 상설 특검 수사 요구안에는 김 여사 관련 의혹 중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 세 가지가 우선 담겼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국정감사 기간 동안 드러난 대통령실 관저 공사 특혜 의혹 등도 추가로 상설 특검 대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규칙 개정안을 다음 달 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이날 운영위 소위에서 야당은 예산안 및 세입 예산안 부수법안의 자동 부의를 막는 국회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올해 예산안을 12월 23일에야 통과시켰던 만큼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예산안 통과를 빌미로 예산안 변경 등을 더 노골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며 “예산안을 이제 볼모로 잡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비판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역대 최저치인 20%를 다시 기록했다. 9월 둘째 주 처음 20%를 찍은 뒤 소폭 상승했다가 6주 만에 다시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 중 ‘김건희 여사 문제’가 처음으로 가장 많이 꼽혔다. 김 여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긍정 평가 20%, 부정 평가 70% 25일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낮은 20%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도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70%로, 9월 둘째 주와 같이 역대 최고치였다. 여권 지지층의 이탈도 두드러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는 지난주(56%)에 비해 8%포인트 떨어진 48%였고, 부정 평가는 35%에서 40%로 5%포인트 올랐다. 한국갤럽 측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시각 차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60대(31%)와 70대 이상(41%)에서도 긍정평가가 지난주보다 각각 3%포인트, 2%포인트씩 떨어졌다. 중도층의 긍정 평가는 19%에서 12%로 7%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평가 이유는 ‘김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독단적·일방적’(6%), ‘외교’(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 문제’는 지난주 조사에서 14%로 직전 조사였던 9월 넷째 주보다 8%포인트 뛰어올랐고 이번주 조사에서 다시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대표가 인적 쇄신과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사항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김 여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0%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오르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동률을 보였다. ● “갈등 표출 원인” vs “여사 문제, 韓 홀대 영향”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놓고도 온도 차를 보였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지금 당 대표와 원내대표, 또는 당 대표와 대통령실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지지율이 낮게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친한계 인사는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이 안 나오는 데다 21일 면담에서 한 대표에 대한 홀대를 보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 달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윤 대통령이 불참할 가능성에 대해 “국회 상황을 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서는 극심한 여야 대립으로 윤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무총리실은 이에 대비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연설문 대독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9월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20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 때 김건희 여사가 개입한 것은 맞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결정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김 여사에게 ‘충성 맹세’를 해 경선 기회를 받았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일절 사실무근으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의심할 건들은 있었다”며 “당 대표가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에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합리적 얘기를 하는데, 공관위원장이 듣지 않는다면 외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시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다. 다만 이 의원은 “‘김건희가 개입한 건 맞다’는 발언은 자연스러운 대화 과정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추측의 영역”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지사가 처음에 컷오프를 당했다가 번복된 일 등을 의심 가는 사례로 꼽았다. 이 의원이 “명 씨가 주장한 내용”이라며 “명 씨가 김 지사에게 김 여사가 가는 장소를 알려줬고, 김 지사가 김 여사를 찾아가 충성 맹세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컷오프 결정이 번복된 후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가 됐고,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100% 거짓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당시에 김 지사가 국회 앞에서 단식 투쟁을 했는데, 너무 안타까워서 당선인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윤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도 “당시 단식 농성하고 경선해서 공천을 받은 건 세상이 다 아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20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 때 김건희 여사가 개입한 것은 맞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결정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김 여사에게 ‘충성 맹세’를 해 경선 기회를 받았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일체 사실무근으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이 의원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의심할 건들은 있었다”며 “당 대표가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에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합리적 얘기를 하는데, 공관위원장이 듣지 않는다면 외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시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다. 다만 이 의원은 “‘김건희가 개입한 건 맞다’는 발언은 자연스러운 대화 과정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추측의 영역”이라고 했다.이 의원은 김 지사가 처음에 컷오프를 당했다가 번복된 일 등을 의심 가는 사례로 꼽았다. 이 의원이 “명 씨가 주장한 내용”이라며 “명 씨가 김 지사에게 김 여사가 가는 장소를 알려줬고, 김 지사가 김 여사를 찾아가 충성맹세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컷오프 결정이 번복된 후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가 됐고,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이 같은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100% 거짓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당시에 김 지사가 국회 앞에서 단식투쟁을 했는데, 너무 안타까워서 당선인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윤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도 “당시 단식농성하고 경선해서 공천을 받은 건 세상이 다 아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역대 최저치인 20%를 또다시 기록했다. 특히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가 처음으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않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 포인트 하락한 20%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9월 2주 차 조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20%)를 기록한 뒤 소폭 상승해 20% 초반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또 20%를 기록하며 6주 만에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도 지난주보다 1% 포인트 오른 70%로 9월 2주 차와 같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는 ‘김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독단적·일방적’(6%), 외교(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5%), ‘김 여사 문제’(14%), 소통 미흡(8%) 등이었는데 2주 연속 김 여사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에 오른 것이다.한국갤럽은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다”며 “여태껏 대통령을 가장 후하게 평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 48%, 부정 40%로 긍·부정적 시각차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각각 30%로 동률을 이뤘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와 같았고, 국민의힘은 2% 포인트 올랐다.한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를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위협적이다’ 응답이 73%, ‘위협적이지 않다’ 응답이 21%로 나타났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당 대표는 당무를 통할(統轄)한다”며 대통령 배우자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원내 사안이라고 밝힌 친윤(친윤석열)계 추경호 원내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이유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 추천 속도전에 나서자 친윤계는 “독선과 독단의 정치”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도 “북한 인권 문제는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며 한 대표를 정조준했다.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와 대통령실-친윤계 간 ‘김건희 내전’이 확전하는 양상이다. 여권 전체가 김 여사 문제의 수렁에 빠진 가운데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등 민생 법안 통과에 정부 여당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출범한 지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도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며 “국민은 대통령 주변을 관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 기술을 부리는 것이라고 오해할 것”이라며 특별감찰관 추진을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한다. 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라며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당헌상 당 대표 권한을 들어 전날 추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당론 변경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의원총회”라며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 제안을 하고, 의원총회에서 논의를 해서 결정을 해야 되는데 그런 절차 없이 무작정 ‘내 뒤를 따르라’ 아니냐”고 했다. 대통령실 출신 친윤계 의원은 “당 대표가 아닌 친한계 계파 대표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韓 “원내든 원외든 당대표가 총괄”… 친윤 “독선 독단의 정치”[與 ‘김건희 내전’]김건희 겨냥 ‘특별감찰관’ 놓고 확전… 韓, 예고없이 국감장 돌며 ‘원내 업무’친한 “北인권이사 연계, 당론 아니다”… 용산 “北인권은 당 정체성의 문제”당내 “표대결땐 다 망해” 우려 나와“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선임 연동은 우리 당론이다. 당론을 변경하려면 원내대표와 상의를 사전에 해야 했다. 독선, 독단의 정치다.”(국민의힘 권성동 의원)한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헌 제25조 “당 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는 문구를 직접 언급했다. 전날 자신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겨냥해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은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긋자 곧바로 반박한 것. 특히 한 대표는 이날 예고 없이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9개 상임위 국감 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상임위원장 및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당내에선 “당 대표가 원내 업무도 총괄하는 모습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반면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연계를 풀자고 주장한 데 대해 “북한 인권 문제는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며 “국민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된 헌법적 가치 등에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야기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권 의원도 공개적으로 “검사 수사하듯이 하지 말라”며 가세했다. 당 내부에선 “두 사안을 연계한 것은 원내 협상 전략이다. 협상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라는 요구는 자해적 발상”이란 지적도 나왔다.특별감찰관 문제를 둘러싸고 집권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권한 다툼까지 번지면서 친한(친한동훈)과 대통령실·친윤 간 ‘김건희 내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韓 “당 대표가 당 전체 총괄”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한계 의원들이 전날 밤 줄줄이 메시지를 올려 의총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 답변한 것. 다만 원내 지도부는 국정감사 마지막 일정인 11월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뒤 의총 개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친한계는 “다음 주 중에는 의총을 열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 친한계 재선 의원은 “우리 당에서 특별감찰관에 반대하는 의원이 현재 스코어로 몇 명이냐 되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한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임무와 관련해 제가 오해가 없도록 한 말씀 드린다”며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날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의 권한을 근거로 “누구 한 사람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한 대표가 이를 넘어서는 당 대표의 통할권을 강조한 것.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변화하고 쇄신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헌정 파괴 쇼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당 대표로서 맨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한 대표 측은 이날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연계가 당론이 아니었다는 점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 특별감찰관-북한인권재단 연계가 당론이라고 언급하며 원내에 힘을 실었다.● 친윤 “대통령과 싸우다 안 되니 원내대표랑 싸워”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통할권을 앞세워 특별감찰관 추진을 밀어붙이는 데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친윤 핵심 의원은 “대통령과 싸우다 안 되니까 원내대표하고 싸우려는 거냐”며 “정말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에서 “대통령인 당원을 비판할 때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한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특별감찰관도 당연히 추진해야 하지만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불편해하는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는 카드를 지레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당내에선 “이러다 의원총회에서 친윤-친한 간 표 대결을 벌이는 것 아니냐. 다 같이 망하자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의총에서 특별감찰관에 동의하면 동의하는 대로 반대하면 반대하는 대로 세력 간 간극이 더 벌어질 것”이라며 ‘심리적 분당’을 걱정했다.민주당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진에 대해 “‘김건희 특검’을 막기 위한 물타기 의도”라며 반발했다.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국감 진행 중 들어가 의원과 증인의 발언이 중단된 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24일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방에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에 대한 추 원내대표의 분명한 입장 설명을 요구하는 등 불만을 제기하자 이에 대한 답을 한 것이다.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에 조만간 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는 답을 남겼다.앞서 배현진 의원은 전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한지아 김형동 의원 등도 “다양한 의견이 있으니 의원총회를 열어 들어보자“고 호응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의원총회를 개최해 한동훈 대표가 꺼내든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앞서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무관하게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해 김 여사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다. 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복 후 가족과 함께 귀국해 경북 포항에서 동지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 14기로 입교했으나 부상으로 중퇴하고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대학 졸업 후 1961년 코오롱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코오롱과 코오롱상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섬유 산업의 기틀을 다진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보수 정당 핵심 정치인으로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며 ‘미스터 위기관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8년 13대 총선 때 경북 영일-울릉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다. 이후 18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되면서 6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서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17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회부의장을 맡았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최대 위기에 처했을 때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동생인 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모든 게 형으로 통한다’는 의미의 ‘만사형통(萬事兄通)’ ‘상왕(上王)’으로 불리기도 했다. 자원외교 특사를 맡아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를 뒷받침했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조선왕실의궤 반환에도 역할을 했다. 19대 총선에 불출마한 고인은 2012년 저축은행 비리, 2019년 포스코 비리 등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 고인은 최근 지병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21, 22일 연이틀 이 전 부의장을 찾아 “의지를 가지셔야 한다”고 귀에 대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에 대해 “혈육 관계를 떠나, 열심히 국가를 위해 일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빈소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박희태 전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이 조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신자 씨와 아들 지형 씨, 딸 성은 지은 씨, 사위 구본천 오정석 씨, 며느리 조재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6시 30분.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3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배현진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방에 특별감찰관에 대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분명한 입장 설명을 요구하며 한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에 대해 “이 부분은 국회 의사 결정 과정이고 원내 사안”이라고 밝히자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다양한 의견이 있으니 의원총회를 열어 들어보자“고 호응하는 글을 올렸다.배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좋아요’를 눌러 지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무관하게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해 김 여사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 최고 의사 결정은 의원총회고, 거기 의장은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임명할 것”이라면서도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일부 의원들은 한 대표를 비판하는 의견도 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원내지도부 때부터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은 잘 설계된 협상 카드였다”며 “근데 한 대표가 갑자기 양보하듯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내려놓으면 북한인권재단 출범 문제를 포기하자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치인으로서 북한인권재단을 포기한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그간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난색을 보이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연계해 왔다.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서 근거가 마련됐으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단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 측 관계자는 “지병을 앓아왔던 이 전 부의장이 오늘 오전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이 전 부의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복 후 가족과 함께 일본에서 귀국해 경북 포항에서 동지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했으나 부상으로 중퇴하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대학 졸업 후 1961년 코오롱상사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고인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고향인 경북 영일·울릉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8대 총선까지 내리 6선을 지냈다. 당 사무총장, 원내총무,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고, 17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고인은 의원 시절 ‘미스터 위기 관리’로 통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시절 고인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직전 국회에서 “국가가 위기입니다. 우리 모두의 나라입니다. 통과시켜주시길 바랍니다”며 여야에 호소하기도 했다. 이 전 부의장은 친동생인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창업공신으로서 이명박 정권에서 실세 중의 실세로 통했다. 대통령의 형으로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공개 활동을 자제했지만 주요 현안마다 막후 조율을 주도하면서 ‘모든 게 형으로 통한다’는 의미의 ‘만사형통’ ‘상왕(上王)’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고인은 자신의 막후 행보와 관련해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말을 대통령과 연관시키지 말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유족으로는 배우자 최신자 씨와 자녀 지형·성은·지은 씨, 며느리 조재희 씨, 사위 구본천·오정석 씨 등이 있다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오전 6시30분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 선교관에서 엄수될 예정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때 30명의 의원을 설득했다.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응수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여당의 8표 이탈표로 야당이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통과될 수도 있다는 한 대표의 우려를 윤 대통령이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극명한 인식 차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선 김건희 특검법이 윤-한 갈등의 핵심 뇌관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22일 10·16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재·보선에서 승리한 인천 강화군을 찾아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면담 이후 첫 입장을 냈다. 이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긴급 만찬 회동을 갖고 면담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각자의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비공개로 나눈 면담 내용을 함구했던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은 하루 만인 22일 양측이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했다. 한 대표는 전날 면담에서 “지금 민심이 좋지 않다”며 “김 여사 재표결 때 반대표가 104표였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내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김 여사 리스크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사항 수용을 촉구했다.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 없이 민심이 악화될 경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예상되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내 이탈표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당 의원들이 위헌적이고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며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의원들을 믿는다”라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위헌 법안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이 과연 있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라인’ 8명을 거론하면서 “호가호위하고 친분을 과시하는 인사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경질 등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줘야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韓 ‘특검법 방어불가’ 언급에… 尹 “헌정 유린 야당 같은 입장”[尹-韓 빈손회담 후폭풍]김건희 특검법韓 “이번엔 의원 30명 설득했지만…” 尹 “우리당 의원들을 믿는다” 일축친한 “대통령, 상황 인식 다른것 같아”… 친윤 “韓도 신뢰회복 위해 노력해야”“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때 30명을 설득했는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여론이 악화되면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렵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우리 당 의원들이 헌정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윤석열 대통령)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81분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해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으면 김 여사 특검법 이탈표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한 대표의 지적을 윤 대통령이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직접 ‘위헌적인 법안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찬성하진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한 대표의 특검법 거론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향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윤-한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한, 김건희 특검법 둘러싸고 충돌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지금 민심이 좋지 않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표결 때 의원 30명을 설득하는 등 여당 내 이탈표를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했으니 이제는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을 윤 대통령이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에 윤 대통령은 “특검과 검찰 수사라는 것은 객관적 혐의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 건데 정치적 의혹만으로 믿고 싶다고 진행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어 한 대표에게 “여당이 위헌적이고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여당 의원들이 돌아선다면 막을 방법이 없지만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는 것이다.여권 고위 관계자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이라면서도 “의원들의 입장이 달라지면 어쩔 수 없다는 게 반드시 특검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김건희 리스크’ 해법을 둘러싼 간극을 확인한 만큼 향후 특검법 재표결이 당정 관계의 뇌관으로 자리 잡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검법이 재발의될 때마다 강조해 온 여당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면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적어도 다음 달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전까지는 당정이 화합하는 장면을 만들어내도록 매진해야 되고, 면담도 그런 차원에서 고려된 행사”라며 “적전 분열만큼은 피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용산 상황 인식 안이” “당정관계 파괴”한 대표의 3대 요구사항 등을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충돌도 본격화됐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대통령실이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러면 뭘 어떻게 하려는 건지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친윤(친윤석열)계는 “친한계가 당정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반발했다.친한계 핵심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상황 인식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대통령실의 인식은 상황을 너무 좀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우려가 좀 있다”며 “여론이 나빠지면 홧김에라도 (일부 의원이) 이탈을 해서 혹시라도 민주당의 법안(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한계 내부에선 “제3자 추천 김건희 특검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친윤계는 김 여사 특검법 저지를 위한 단일대오를 재차 강조하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지금은 단일대오로 야당의 입법 폭주를 막아야 한다”며 “파상공세 탄핵까지 얘기하는 마당에 우리가 똘똘 뭉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의견을 경청한 만큼 한 대표도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조금 노력해 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