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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사는 최모 씨(28·여)는 다음 달부터 한 화장품 관련 중소기업에 출근할 예정이다. 그런데 최 씨는 벌써부터 최소 3, 4년 이상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최 씨는 의료기기 분야 중소기업이 첫 직장이었지만 보수 때문에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퇴사를 선택했다. 최근 대기업 채용이 줄면서 다시 중소기업에 지원했지만 이곳을 두 번째 징검다리로 삼아 대기업에 입성하겠다는 것이다. 최 씨는 “요즘 중소기업 월급으로는 결혼, 출산을 꿈꾸기가 힘들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보수도 높은 대기업 취업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에서는 최 씨와 같은 ‘중고 신입’의 입사가 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이 그룹 단위로 대규모 채용에 나서던 공채 제도를 없애고 수시 채용에 나서면서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바로 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23일 동아일보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신규 채용 정보를 공개 중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5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은 지난 3년 동안 국내에서 연평균 2만6100명가량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기업에는 연령별 채용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SDI를 제외하고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기아, LG에너지솔루션, 네이버 등이 포함돼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KB·신한·메리츠 등의 지주사가 계열사 채용을 함께 집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를 대표하는 30곳 이상의 대기업이 연평균 1000명에 못 미치는 인력을 새로 뽑은 셈이다. 이들 기업의 20대 청년 채용 비율은 2021년 57.5%에서 2022년 54.8%, 지난해 50.8%로 계속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대기업 신규 채용에서 20대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뽑아서 키우는 것보다는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 인력을 뽑으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2, 3년 정도 근무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신입 사원으로 뽑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직 400명을 포함해 1만765명에 이르는 인력을 신규 채용한 현대차의 경우 20대 채용 비율이 54.7%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9년 그룹 차원의 공채를 폐지한 이후 상시 채용을 통해 부문별로 20대뿐만 아니라 30대 이상의 경력직, 연구직 채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박사급 인력과 경력직 채용이 많은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대 채용 비율이 30∼40%대에 그쳤고 퇴직자 재고용을 진행 중인 신한금융그룹에서는 50대 이상의 신규 채용 비중이 20%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모습이 경제와 기업의 성장 속도가 확연히 더뎌진 한국의 상황을 잘 보여 준다고 지적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수요에 비해 노동 공급이 훨씬 커진 상황에서 이직까지 활발해지면서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는 20대 청년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며 “노동 시장 여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20대는 ‘불행한 세대’”라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난달 폐업이나 정리해고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잃은 비자발적 실직자가 120만 명에 육박했다. 특히 건설업, 도소매업 등의 분야에서 고용이 얼어붙으며 비자발적 실직자가 8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비자발적 실직자는 119만18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만1885명)보다 12.2% 증가했다. 비자발적 실직자는 올 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자발적 실직자는 직장 휴·폐업, 정리해고, 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다. 임금 등 처우에 불만이 있거나 공부, 육아를 위해 스스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포함되지 않는다. 산업별로 보면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았던 건설업과 내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도소매업 등에서 비자발적 실직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건설업에서의 비자발적 실직자는 19만3844명으로 전년 동월(14만3582명)보다 5만여 명 늘었다. 같은 기간 도매 및 소매업의 비자발적 실직자는 2만2062명 늘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3만5428명 증가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170만 원 넘게 벌어져 사상 최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근로자 수가 감소하고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비정규직이 크게 늘며 임금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 6∼8월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4만8000원으로, 정규직 근로자(379만6000원)보다 174만8000원 적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올해 처음으로 평균 200만 원을 넘겼는데도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 격차는 지난해(166만6000원)보다 더 벌어졌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2017년 이후 7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역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후 두 번째로 컸다. 올해 8월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33만7000명 늘어난 845만9000명이었다. 전체 임금 근로자(2214만3000명)의 38.2%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4만7000명 줄어든 136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정규직 근로자가 감소한 것은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비정규직은 특히 여성과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크게 늘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증가 폭은 27만9000명으로, 남성(5만8000명)보다 5배 가까이 컸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19만3000명), 30대(8만4000명), 50대(3만4000명) 순으로 비정규직이 늘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유럽연합(EU)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탑재를 올해 7월부터 의무화하면서 각국의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DMS가 교통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하는 만큼 국내 의무화 도입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LG전자와 함께 올 8월부터 통근버스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활용 안전 운행 지원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버스 내부에 설치된 AI 영상분석 카메라가 버스 운전자가 졸음운전, 휴대전화 사용, 전방 주시 태만 등 법규 위반 행위를 하는 것을 감지하면 AI 단말기가 즉시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울려 이를 알리는 방식이다. 해당 기술은 국토부와 민간 업체가 협업해 개발한 것으로, 시범사업 효과를 분석해 향후 첨단 안전장치 장착 등 정책적 지원 방안도 마련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졸음운전, 잡념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엠브레인’ 기술을 개발했다. 엠브레인은 뇌파를 측정해 운전자의 무의식까지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아직 해당 기술이 완성차에 탑재되진 않았지만, 현재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 등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5년간(2019∼2023년)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1만765건으로 하루 평균 약 6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2016건으로 2022년(1849건)에 비해 9% 증가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면서 DMS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통상 교통사고의 95%가량은 휴먼 에러(Human Error) 때문에 일어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DMS 도입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니퍼 루스코스키 프라운호퍼 모빌리티 분야 팀장은 “DMS는 운전자로 인한 사고 예방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며 “특히 DMS는 운전자의 수동 운전이 필요한 때가 있는 자율주행 차량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뒤스부르크=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올 8월 초 충북 영동의 한 군부대 교회 여자 화장실에서 초소형 카메라 3대가 발견됐다. 교회는 부대 바깥에 있어 민간인들도 이용하는 곳이었다. 부대에서 자체 조사가 시작되자 군종 목사인 A 소령이 자신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실토했다.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9월까지 이뤄진 초소형 카메라 수입이 이미 지난해 1년 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촬영을 근절하기 위해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세청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초소형 카메라 수입액은 401만7000달러(약 55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299만 달러)보다 34.3% 많은 규모다. 3년째 증가세를 이어 가고 있는 초소형 카메라 수입액은 초소형 카메라 수출입 통계를 처음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2022년(242만2000달러)과 비교하면 1.7배 늘었다. 올해 해외에서 수입된 초소형 카메라 중 76%는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초소형 카메라 수입 비중은 2022년 42%에서 2023년 61%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 촬영 범죄 예방 등을 위해 2022년부터 초소형 특수카메라의 품목 코드를 신설하고 별도로 수입·수출 통계를 집계하고 있다. 초소형 카메라 수입이 늘면서 이를 이용한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올 7월 대전지법은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뒤 115회에 걸쳐 피해자들을 촬영한 10대 남학생에 대해 1심에서 징역 단기 1년, 장기 2년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대전 지역의 다른 상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개월 동안 불특정 다수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이 유치원 교사를 불법 촬영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그는 3월 28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여성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초소형 카메라 장비를 손에 낀 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을 했다가 적발된 건수는 5323건으로 하루 평균 19.4건꼴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물 삭제 요청 건수는 2020년 15만6000건에서 2022년 20만6000건, 지난해 24만4000건 등으로 늘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2일(현지 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뒤스부르크에 있는 유럽 최대의 응용 기술 연구기관 프라운호퍼 연구소. 기자가 모형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잡자 운전석 앞 화면 위에 설치된 카메라가 기자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이어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기자의 심장박동수, 호흡수를 자동으로 탐지하더니 10초쯤 뒤 화면에 1분당 심박수(78.5)와 호흡수(14.1)가 숫자로 나타났다. 이번엔 기자가 30여 차례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 뒤 다시 운전대를 잡으니 1분당 심박수는 138.3, 호흡수는 21.1까지 치솟았다. 앞에 달린 카메라는 실시간으로 기자를 촬영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했다.● AI 카메라가 10초 만에 운전자 상태 파악 동아일보 취재팀은 이날 프라운호퍼 연구진과 함께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 분석하는 ‘차량 실내 모니터링’ 기술을 체험했다. 차량 실내 모니터링은 AI 기술이 탑재된 카메라를 차량 내부에 설치해 운전자의 피부나 가슴의 미세한 움직임을 촬영하고 그 데이터를 통해 심박수, 호흡수 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크리스티안 위데 프라운호퍼 내장형 AI 부서 팀장은 “혈압, 스트레스 지수 등 운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탐지해 사고를 예방하고 더 나은 주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차량 실내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며 “음주 여부도 가려낼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운전자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차량 내부 불빛이나 음악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향후엔 운전자의 건강 정보를 의료 분야와 접목해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의사의 검진을 받거나,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AI 프로그램을 개선할 계획이다. 차량 실내 모니터링 기술은 장거리 운전자나 고령 운전자, 매일 운전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에서 12년간 택시 운전 일을 한 50대 엘리아스 뮐러 씨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택시를 운전하는데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어 건강 걱정이 크다”며 “해당 기술이 차에 탑재되면 안전 운전과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U, 졸음 운전 등 막기 위해 장착 의무화독일에서는 운전자의 건강 상태 외에도 피로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 독일 차량 부품사 콘티넨탈이 개발한 ‘안면 인식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이 장치는 차량 내부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 동공 위치 등을 추적해 운전자의 눈꺼풀, 눈의 깜박임 빈도수 등을 분석한 뒤 운전자가 얼마나 졸린 상태인지 측정한다. 크리스티안 솅케비츠 콘티넨탈 캐빈 센싱 제품 매니저는 “카메라 분석을 통해 운전자가 졸고 있다고 판단되면 알림음 등으로 경고 조치를 하고 있다”며 “졸음 외에도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보는 등 운전 외의 다른 행위를 하는 것도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완성차 업체는 이미 이 기술을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건 유럽연합(EU)이 올해 7월부터 형식 승인이 필요한 신차에 DMS를 내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DMS를 탑재하지 않은 신차는 판매할 수 없다는 뜻이다. 2026년 하반기부터는 신차뿐만 아니라 출고되는 모든 차량에 DMS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한다. EU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다른 나라 기업들도 2026년부터는 수출 완성차에 DMS 기술을 탑재해야 한다. EU는 피로도, 주의력 저하, 건강 상태 등 운전자의 행동과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DMS 의무화를 도입했다. EU는 203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19년(2만2800명)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탑승자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도 활발 최근엔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자를 관찰, 분석하는 탑승자 모니터링 시스템(OMS)도 주목받고 있다. 조수석이나 뒷자리에 앉은 동승자가 갑자기 이상 행동을 하면 이를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림을 주는 방식이다. 개인 차량이나 통학버스 안에 어린이가 오래 방치될 경우 이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콘티넨탈이 개발한 ‘안면 인식 카메라’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도 감지할 수 있게끔 개발됐다. 차량 내부 카메라의 해상도와 시야 각도를 조정하면 탑승자의 피로도나 움직임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진 역시 ‘차량 실내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탑승자의 심박수, 호흡수도 함께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업데이트하는 중이다. 슈테판 브라첼 독일 자동차관리센터(CAM) 소장은 “탑승자가 갑자기 차 안에서 돌발 행동을 하거나 벨트를 매지 않는 경우 OMS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며 “탑승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뒤스부르크=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잠재성장률이 4년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에 역전당했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도 2.0%에 그치며 2년 연속 미국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 한국 잠재성장률은 2.0%다. 2020년(2.4%)보다 0.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2년 2.3%로 떨어진 뒤 지난해에는 2.0%까지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을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통상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한다.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15배가량 큰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반등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2021년 1.9%에서 2022년 2.0%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2.1%로 잠재성장률 통계가 산정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2.0%)을 뛰어넘었다. 올해 미국의 잠재성장률도 2.1%로 한국보다 0.1%포인트 높다. 한국이 미국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을 보이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 등으로 구성되는데, 통상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총요소생산성은 한 국가의 전반적인 기술, 사회 제도 등이 경제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국가 경제가 노동과 자본만으로 성장하는 건 한계가 있기에 잠재성장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도 최근 잠재성장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2020년 0.7%에서 변동을 겪다가 올해 0.8%로, 영국은 2020년 0.9%에서 지난해 1.2%, 올해는 1.1% 수준으로 올라섰다.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건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생산연령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4년 70.2%에서 2050년 51.9%, 2072년 45.8%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구조 개편의 더딘 속도도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력 측면에선 청년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일자리 등의 문제를 해결해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 측면에서는 반도체 외에도 국내 주력 산업을 다양하게 만들어 이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성장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난해 정부가 농가 소득 보전, 식량 안보 등을 이유로 쌀을 매입했다 되파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금과 관리비가 1조7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쌀을 일정량 매입해 쌓아두는 ‘공공비축제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최대치로, 전문가들은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곡 관리를 위해 사용한 일반회계 전입금은 1조7700억 원으로, 2005년 공공비축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이는 2022년(1조1802억 원)에 비해서도 50%가량 높고, 2005년(7399억 원)에 비해서는 2.3배가량 많은 수치다. 정부가 최근 5년간 양곡 관리를 위해 사용한 일반회계 전입금은 7조9000억 원을 웃돌았다. 일반회계 전입금은 정부가 쌀을 사들이는 목적으로 운영하는 ‘양곡관리 특별회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통상 정부는 농가 소득 보전과 식량 안보 등을 이유로 농가 등에서 남는 쌀을 웃돈을 주고 사들이거나,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수입한 쌀을 다시 싼값으로 되파는데 이때 발생한 손실액과 관리비가 지난해에만 1조7700억 원에 이르는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사들인 쌀을 사료용이나 주정용, 원조용 등으로 사용한다.쌀 보관하는데만 年4000억… “타작물 재배 유도 등 대책 절실”식량안보 위해 쌀 비축 필수지만… 과잉 생산 줄일 농가 유인책 필요농작물 전환 인센티브 등 고려를… 가공식품-수출 확대, 소비 늘려야농식품부 “내달 쌀값 방어책 마련”정부가 사들인 쌀을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해 사용한 ‘양곡 관리 비용’도 지난해 3942억 원으로 2005년 이후 최고치였다. 최근 5년간 양곡 관리비는 1조7800억 원을 웃돌았다. 농식품부는 내년 정부 양곡 관리비 예산으로 올해(4091억 원)보다 11.5% 늘어난 4561억 원을 책정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쌀 재고 물량이 많다 보니 이에 따른 관리 비용 등이 많이 들어 일반회계 전입금이 불어난 것 같다”면서도 “다만 식량 안보나 쌀값 안정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쌀을 사들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올 8월 말 기준으로 정부가 비축한 쌀 재고 물량은 115만6000t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한 한국 비축 물량(80만 t)의 1.4배 수준이다.이처럼 정부가 사들인 쌀이 남아돌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쌀을 추가적으로 사들이겠다는 입장이다.15일 농식품부는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2024년산 쌀 총 20만 t을 시장에서 격리(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농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10만5000t 물량의 쌀을 사들였는데, 올해 안에 9만5000t을 더 매입하겠다는 뜻이다.앞서 통계청은 7일 올해 쌀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1.2%(4만5000t) 줄어든 365만7000t으로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식품부는 1인당 쌀 소비량 등을 고려해 올해 수요를 초과하는 쌀 물량이 12만8000t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정부가 예상 초과 생산량(12만8000t)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건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7039원으로 1년 전(5만4388원)보다 13.5% 낮다. 사전 격리 물량 중 7만 t은 주정용으로, 3만5000t은 사료용으로 각각 쓸 예정이며, 이번에 추가로 수매하기로 결정한 햅쌀 9만5000t은 공공비축미와 함께 연말까지 농가에서 매입할 계획이다.일각에선 현재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정부가 쌀을 사들이는 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들여야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이 일정 수준 이상 초과 생산되거나, 쌀값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떨어지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농식품부는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2030년 쌀 매입·보관 비용으로 3조 원 이상 들어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전문가들은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농가 소득 보전과 식량 안보 등을 위해 정부가 지금처럼 일정 부분 쌀을 사들여야 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과잉 생산되고 있는 쌀을 줄이기 위해 벼농사 대신에 다른 농작물을 기를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을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농가가 쌀을 과잉 생산해도 정부가 예산을 들여 높은 값에 매입하기 때문에 쌀농사를 포기할 유인이 적다. 이 밖에 쌀을 활용해 만든 대체식품 등을 개발하는 것도 쌀 소비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농식품부 역시 쌀값 방어를 위해 11월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기본 골자는 (벼) 재배 면적을 감축하고 등급제를 만들어 맛있는 쌀이 소비자들에게 유통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술을 포함해 쌀 가공식품으로도 소비 저변을 확대하고 수출길을 넓히려 한다”고 밝혔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급여나 일당을 받고 일하는 여성 임금근로자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여성 임금근로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남성과의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컸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여성 임금근로자는 1015만2000명으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1∼8월 월평균 기준치로, 큰 변동이 없다면 올해 연간 수치는 1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임금근로자(2202만7000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46.1%로 역대 최고다. 올해 여성 임금근로자 수는 1963년(57만4000명)과 비교했을 때 17.7배에 달한다. 반면 올해 남성 임금근로자는 1187만5000명으로 1963년(181만 명)보다 6.6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여성 자영업자 비중도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성 자영업자는 172만 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중 30.5%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30.1%)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여성 자영업자 수는 2006년 181만7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코로나 시기인 2021년 156만4000명까지 줄어든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1.2%로, 관련 수치가 있는 36개 회원국 중 1위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11.4%)의 2.7배다. 한국에 이어 라트비아(24.9%), 일본(21.3%), 이스라엘(20.8%) 순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높았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급여나 일당을 받고 일하는 여성 임금근로자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여성 임금근로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남성과의 임금 격차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컸다.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여성 임금근로자는 1015만2000명으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1~8월 월평균 기준치로, 큰 변동이 없다면 올해 연간 수치는 1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임금근로자(2202만7000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46.1%로 역대 최고다.올해 여성 임금근로자 수는 1963년(57만4000명)과 비교했을 때 17.7배에 달한다. 반면 올해 남성 임금근로자는 1187만5000명으로 1963년(181만 명)보다 6.6배로 늘어나는데 그쳤다.올해 여성 자영업자 비중도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성 자영업자는 172만 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중 30.5%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30.1%)로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여성 자영업자 수는 2006년 181만7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코로나 시기인 2021년 156만4000명까지 줄어든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1.2%로, 관련 수치가 있는 36개 회원국 중 1위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11.4%)의 2.7배다. 한국에 이어 라트비아(24.9%), 일본(21.3%), 이스라엘(20.8%) 순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높았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연 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웹툰 작가가 평균 11억1400만 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버·BJ(인터넷 방송인)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중 연 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이들은 5억3800만 원을 벌었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웹툰 작가 등’은 1만4426명으로, 총 6965억 원을 신고했다. 이들의 평균 수입은 4830만 원이었다. 유튜버·BJ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는 1만5448명으로 총 5162억 원을 신고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소득이 3342만 원이었다. 웹툰 작가의 1인당 평균 소득이 약 1.5배 많은 셈이다. 상위 소득자들을 기준으로 해도 웹툰 작가의 소득이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보다 훨씬 높았다. 소득 신고 상위 1% 기준으로 웹툰 작가는 평균 11억1400만 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1인 미디어 창작자 소득(5억3800만 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상위 10% 기준으로도, 웹툰 작가 소득 신고분은 평균 2억6800만 원으로, 1인 미디어 창작자(1억8800만 원) 소득을 크게 웃돌았다. 소득 양극화는 1인 미디어 창작자 직군에서 훨씬 높았다.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 격차는 1인 미디어 창작자가 63배로, 웹툰 작가(30배)의 두 배였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 상반기(1∼6월)에만 복권이 약 3조6000억 원 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복권 판매 규모는 해마다 늘어 최근 4년 새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집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총 3조61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3790억 원)보다 7.0% 늘었다. 상반기 기준 복권 판매액은 2020년 2조6205억 원에서 2022년 3조1473억 원, 2023년 3조3790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상반기와 올 상반기를 비교하면 4년 새 복권 판매액은 38.0% 증가했다. 종류별로 보면 올 상반기 판매액 가운데 로또 등 온라인 복권이 2조9668억 원(8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쇄 복권(4113억 원), 결합 복권(1674억 원), 전자 복권(713억 원) 순이었다. 올 상반기 복권 당첨금은 지난해(1조7402억 원)보다 8.1% 늘어난 1조8806억 원이다. 정부는 내년 복권 판매액이 올해 계획보다 3960억 원 늘어난 7조6879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복권 예상 판매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한편 정부는 최근 복권 당첨금이 적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로또복권 1등 당첨금 규모를 상향시킬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전력이 200조 원대에 달하는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보다 허리띠를 더 졸라맨 자구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한전의 ‘2022∼2026년 재정 건전화 계획’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해당 기간 자구 노력을 통한 재정 건전화 목표를 기존 18조1445억 원에서 20조8585억 원으로 수정했다. 그간의 사업조정 실적을 반영하고, 경영 효율화 계획 등을 추가하며 2조7140억 원 규모의 ‘재정 다이어트 계획’이 추가된 것이다. 올 상반기(1∼6월) 한전의 부채는 203조 원으로 35개 공공기관 전체 부채(약 702조 원)의 28.9% 수준이다. 한전의 부채비율은 2018년 161%에서 2021년 223%, 지난해에는 543%까지 매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한전은 변전소 부지 등의 자산 매각과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한전의 재정 건전화 계획에 송·변전, 배전 사업 조정안 등이 담겨 있어 자칫 한전의 재정 건전화 방침이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연 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웹툰 작가가 평균 11억1400만 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버·BJ(인터넷 방송인)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중 연 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이들은 5억3800만 원을 벌었다.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웹툰 작가 등’은 1만4426명으로, 총 6965억 원을 신고했다. 이들의 평균 수입은 4830만 원이었다. 유튜버·BJ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는 1만5448명으로 총 5162억 원을 신고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3342만 원의 소득을 벌었다. 웹툰 작가의 1인당 평균소득이 약 1.5배 많은 셈이다.상위 소득자들을 기준으로 해도 웹툰 작가의 소득이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보다 훨씬 높았다. 소득 신고 상위 1% 기준으로 웹툰 작가는 평균 11억1400만 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1인 미디어 창작자 소득(5억3800만 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상위 10% 기준으로도, 웹툰 작가 소득신고분은 평균 2억6800만 원으로, 1인 미디어 창작자(1억8800만 원) 소득을 크게 웃돌았다.소득 양극화는 1인 미디어 창작자 직군에서 훨씬 높았다.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격차는 1인 미디어 창작자가 63배로, 웹툰 작가(30배)의 두 배였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안개 켜주세요.” 지난달 24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사회간접자본)실증연구센터. 운전석에 앉은 센터 관계자가 이렇게 외치자 왕복 4차로 길이 200m, 높이 16m 실험용 터널에 희뿌연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약 40m 거리에는 빨간색 속도 표지판이 2개 놓였지만 2분이 지나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때 센터 관계자가 차 버튼 하나를 누르자 차량 내 모니터에 선명하게 해당 표지판이 떠올랐다. 표지판 내 적외선 장치가 설치돼 이를 센서로 감지한 것이다. 이석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안개, 비 등 악천후에서는 자율 주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보조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상 환경을 조성해 데이터를 쌓고 안전 운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고도 차량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빛 또는 전파를 발사한 후 반사되는 신호를 받고 이를 반복 학습해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빗방울 또는 눈송이가 끼어들거나 장비에 흙탕물이 튀면 도로 환경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폭우, 폭설 등 악천후 환경에서 자율주행차를 미리 가동해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이유다.● 축구장 65배 규모서 안전 해법 찾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연천에 축구장 65배 규모인 69만 ㎡에 달하는 거대한 도로 주행 연구소를 세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과거 전차, 박격포 등 대전차 화기 사격훈련이 이뤄지던 곳이 미래 모빌리티 연구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공간이 넓어 도로 합류부, 보행자 횡단 구간, 회전 교차로, 비신호 교차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도 갖췄다. 이곳에서는 강우 실험도 이뤄졌다. 이날 센터 관계자가 태블릿PC 버튼을 클릭하자 터널 내 8m 높이에서 시간당 45mm에 해당하는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호우 경보 수준이라 차량 와이퍼를 고속으로 가동해야 겨우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빗줄기를 뚫고 주행하자 차량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중앙선 인식 시스템이 잠시 꺼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런 식으로 최대 시간당 100mm까지 강도를 달리하며 차선 인식 시스템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설 장비를 갖춰 민간 자동차 업체에서도 성능 검사를 위해 찾아온다. 한 완성차 업체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는 자율주행 트레일러를 도입하기 전에 이곳을 찾았다. 공장 일대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주행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면 앞서 달린 차로 도로 위에 눈이 두껍게 뭉쳐지기도 하지만 제설 작업으로 살짝 녹기도 해 주행 환경이 달라진다. 강설 실험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강화에도 필수적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완성차에는 앞서가는 차량과의 간격을 조절하고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등 지원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눈이 올 때에는 차량이 멈추는 데 필요한 거리가 맑은 날 대비 3, 4배 길어져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도로 상태를 인지해 브레이크를 밟는 시기와 강도를 다르게 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 시설물 안전성 강화 실험도 활발 실증센터에서는 조명, 표지판 등 기본적인 도로 시설물에 대한 성능 실험도 이뤄진다. 안개 농도에 따라 밝기를 조절하는 후미등이 대표적이다. 현행 후미등 밝기 기준은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일률적이다. 안개가 끼는 날이면 해가 뜨는 새벽 시간에 추돌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개 농도와 외부 밝기 등을 고려해 밝기가 달라지는 후미등을 고안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후미등 대비 시야 거리가 44% 늘어난다. 우천 및 안개 상황에서 빛 번짐이 덜한 도로 조명도 연구하고 있다. 차량 가드레일 높이 수준에 설치해 운전자 시야가 흩어지지 않도록 해 주행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다. 빛을 밝게 하더라도 운전자가 불쾌감을 덜 느끼도록 적정 밝기를 찾고 있다. 차선 구분을 명확하게 해주는 능동형 노면 표시(DRM) 실험도 진행된다. DRM은 페인트로 칠해진 도로 차선을 따라 매립해 설치하는 조명이다. 비가 올 때 시야가 분산돼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가 100이라면 DRM을 추가 설치할 경우 피로도는 평균 47.7로 낮아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실증센터를 도로 인프라 기술 검증 구축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소·중견 기업이 자재나 공법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기관이 없다. 이 때문에 지방청, 지자체 등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보고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디지털 기술, 탄소중립형 자재 공법 등이 늘고 있는 만큼 검·인증 기준을 만들어 도로 인프라 완성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로교통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도로 현장에 다양한 민간 연구 결과물이 도입될 수 있도록 객관적 검증 절차를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기후변화로 발생 잦은 도로 파임 위험도 사전 대비내년 2단계 연구시설 준공 앞둬 진동-레이저로 도로상태 점검 “인프라 기술개발의 요람 될 것”현재 경기 연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사회간접자본)실증연구센터는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8만5486㎡ 규모 2단계 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도로포장 시공 장비 △실내·외 지반구조물 성능 평가 △스마트건설 등 다양한 시험시설이 들어선다. 행정망 등 구축이 필요해 실제 운행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다.새로 준공된 센터에서는 폭염 등 기후변화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도로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사고가 도로 포장에 쓰는 콘크리트가 솟아 오르는 ‘블로업’ 현상이다. 콘크리트는 외부 온도가 오르면 팽창한다. 이때 포장 이음부 사이에서 콘크리트가 솟아 오르거나 파쇄되는 것. 이 현상 때문에 1년간 전국 4개 고속도로에서 차량 22대가 파손되고 5명이 다쳤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블로업 테스트베드 센서를 도입해 도로 포장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할 계획이다.악천후에 대응할 수 있는 도로 연구도 진행한다. 폭 3.5m, 길이 10m 도로 4개 구간을 서로 다른 기술로 조성해 배수 성능, 미끄럼 저항성 등을 평가한다. 설치가 용이한 공법을 찾아 긴급 복구에 드는 시간을 줄인다.집중호우와 무더위 등으로 발생하는 도로 파임(포트홀) 대책도 짠다. 진동, 레이저, 영상 인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로 상황을 점검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총 2만2753건이다. 이 중 32%가량이 강수량이 많은 7∼8월에 집중됐다. 피해배상 건수와 배상액은 2019년 707건(6억4600만 원)에서 지난해 2580건(44억3800만 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SOC실증연구센터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인프라 개선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도로는 전체 9만5693개 중 4만4469개(46.5%)지만 2030년에는 5만4261개(56.7%)로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인프라 보강 공사를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공사 진행 과정을 미리 가상공간에 구현해 덤프트럭 등 장비 동선을 효율적으로 짜는 실험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인프라 기술 개발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지난달 최대 전력 수요가 같은 달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여름 수준의 늦더위가 이례적으로 9월까지 이어지면서 냉방용 전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9월 최대 전력 수요는 평균 78GW(기가와트)였다. 9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로, 1년 전(73.5GW)보다 6%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평균 최대 전력 수요도 한여름인 7월(80.5GW)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대 전력 수요는 하루 중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대의 전력 수요를 의미한다. 지난달 평균 하루 최고기온은 29.6도로 30도에 육박했고 전국 97개 기후 관측 지점 중 74개 지점이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을 다시 썼다. 전국 상당수 지역이 역대 가장 더운 9월을 경험한 셈이다. 이로 인해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 최대 전력 수요 역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9월에는 여름철(7∼8월)에 제공되는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지난달 전기요금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여름 전기요금 할인이 적용되는 8월 500kWh의 전기를 쓴 가정의 전기요금은 11만770원이지만 9월에도 같은 양의 전기를 썼다면 12만6720원을 내야 한다. 한국전력이 집계하는 9월 국내 전기 사용량 공식 집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자녀들이 소유한 물류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빙그레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조사 중이다. 빙그레는 자회사인 해태 아이스크림이 부라보콘 과자와 종이 등의 생산을 맡았던 기존 협력 업체와 거래를 끊고 ‘제때’와 계약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때는 빙그레의 물류 자회사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사장과 장녀인 김정화 씨, 차남 김동만 씨 삼남매가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다.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과 별개로 공정위 대구사무소는 해태 아이스크림이 기존 협력업체와 거래를 끊고 제때와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위법(하도급법 위반)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이와 비슷한 조사가 2021년에 이미 있었는데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부가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지급하는 공익직불제 예산을 확대하고, 주요 농산물 가격 하락 시 농가의 수입을 보전해주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을 새롭게 도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민당정 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기본직불금 단가에서 논과 밭의 격차를 완화하고, 2020년 해당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단가를 상향 조정한다. 현재 비진흥지역 기준 면적당 기본직불금 규모는 1ha당 밭은 100만∼134만 원, 논은 162만∼178만 원인데 내년엔 밭 136만∼150만 원, 논 170만∼187만 원으로 인상한다. 이에 따라 내년 공익직불제 예산도 올해보다 3000억 원 증액된 3조4000억 원 규모로 운영하고, 향후 관련 예산을 5조 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자연재해나 시장 가격 하락으로 감소한 농업 수입을 보상해주는 농업수입안정보험도 내년부터 본사업으로 전면 도입한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이 도입되면 평년 수입 대비 당해 수입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경우 평년 수입의 최대 85%까지 감소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보험료 중 절반은 정부가 지원한다. 보험 대상 품목도 올해 9개에서 내년 15개로 확대한 뒤, 단계적으로 3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최근 이상기후로 자연재해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 재해복구비 지원 단가도 평균 23% 인상하고, 그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농기계와 설비도 지원 대상으로 포함한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학업과 취업 등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보다 소득이 35%가량 높지만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플러스 2024년 가을호’에는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삶의 질 비교’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연간 총소득은 2743만 원으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소득(2034만 원)보다 34.9%(709만 원) 더 많았다. 취업자 비율도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72.5%)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6.4%)보다 6.1%포인트 높았다. 해당 보고서는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의 이동 경로를 4개 집단으로 분류한 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머무르는 청년을 비교했다. 반면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은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들에 비해 더 오랜 시간 일하는 등 삶의 질은 더 낮았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장시간 근로 경험(21.0%)은 비수도권 청년(12.7%)보다 8.3%포인트 높았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이 느끼는 삶의 행복감(6.76점)은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92점)보다 0.16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 중 ‘최근 1년 동안 업무·학업·취업 준비 등으로 소진됐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42.0%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29.7%)보다 12.3%포인트 높았다. 보고서는 “비수도권 청년이 다양한 일자리와 높은 소득 등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이동했으나, 장시간 근로 등으로 삶의 행복감은 더 낮아졌다”며 “청년들이 나고 자란 곳에서 학업, 취업이 가능하도록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으로 이민자가 2배 더 늘어나도 국내 인구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통계개발원이 내놓은 보고서 ‘인구의 고령화와 감소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에 따르면 앞으로 이민자가 25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2170년부터 국내 총인구는 2116만 명대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분석의 기준으로 삼은 2021년 인구(5170만 명)의 40.9% 수준이다. 2016∼2020년 연평균 이민자는 13만3000명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우해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같은 인구학적 조건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의 이민 정책은 타당성이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학업과 취업 등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보다 소득이 35%가량 높지만,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26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플러스 2024년 가을호’에는 이같은 내용의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삶의 질 비교’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연간 총소득은 2743만 원으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소득(2034만 원)보다 34.9%(709만 원) 더 많았다. 취업자 비율도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72.5%)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6.4%)보다 6.1%포인트 높았다. 해당 보고서는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의 이동경로를 4개 집단으로 분류한 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머무르는 청년을 비교했다.반면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은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들에 비해 더 오랜 시간 일하는 등 삶의 질은 더 낮았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장시간 근로 경험(21.0%)은 비수도권 청년(12.7%)보다 8.3%포인트 높았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권을 떠난 청년들이 느끼는 삶의 행복감(6.76점)은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92점)보다 0.16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 중 ‘최근 1년 동안 업무·학업·취업 준비 등으로 소진됐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42.0%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29.7%)보다 12.3%포인트 높았다.보고서는 “비수도권 청년이 다양한 일자리와 높은 소득 등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이동했으나, 장시간 근로 등으로 삶의 행복감은 더 낮아졌다”며 “청년들이 나고 자란 곳에서 학업, 취업이 가능하도록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통계개발원은 이날 ‘인구의 고령화와 감소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국내 이민자가 2016∼2020년 연평균 수준의 2배인 25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2170~2320년 사이 국내 총인구는 2116만 명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현재 기준 인구(2021년·5170만 명)의 40.9% 수준이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우해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같은 인구학적 조건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의 이민정책은 타당성이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