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

이호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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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틈틈이 소설을 쓰며 스토리텔링에 천착한다. 숨소리까지 살아 숨쉬는 생생한 내러티브 기사가 넷플릭스 영상보다 가치 있는 컨텐츠라 믿는다.

hoh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3~2024-11-22
문화 일반39%
음악29%
인사일반19%
문학/출판13%
  • 로제 ‘아파트’ 빌보드 8위… K팝 女가수 최고기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29일(현지 시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8위로 입성했다. 역대 한국 여성 가수 중 최고 순위다. ‘아파트’는 로제가 12월 발표하는 솔로 정규 1집 ‘로지’의 선공개곡으로 이달 18일 공개된 지 11일 만에 이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케이팝 여성 아티스트가 ‘핫 100’에서 달성한 최고 순위는 블랙핑크가 2020년 미국 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으로 기록한 13위였다. 케이팝 여성 솔로 가수로 한정하면 지난해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 미국 가수 릴리로즈 뎁과 협업한 ‘원 오브 더 걸스’로 기록한 51위에서 껑충 뛰어올랐다. 로제는 방탄소년단·지민·정국(1위), 싸이(2위)에 이어 케이팝 가수 가운데 ‘핫 100’에서 10위 안에 진입한 다섯 번째 가수가 됐다. 로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 이건 미쳤다”며 “‘넘버원’(로제 팬덤), ‘블링크’(블랙핑크 팬덤) 모든 이들께 감사하다. 이건 내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브루노 마스도 SNS를 통해 “너무 기쁘다, 로제!”라며 축하했다. ‘아파트’는 이날 발표된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선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의 인기는 더욱 높다는 뜻이다. ‘아파트’는 앞서 25일(현지 시간)엔 빌보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4위로 진입한 바 있다.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도 이날 1억8000만 뷰를 찍었고, 2억 회 달성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선 로제 곡의 인기에 힘입어 1982년 발매된 가수 윤수일의 곡 ‘아파트’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요계에선 로제의 ‘아파트’가 가수 싸이가 2012년 발표한 ‘강남스타일’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파트 아파트/아파트 아파트”(‘아파트’)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옵옵옵옵 오빤 강남스타일/강남스타일”(‘강남스타일’)과 묘하게 닮았다는 것. 영어 아파트먼트(Apartment)를 한국식 아파트(Apatue)로 불렀다는 점도 한국 지명 강남(Gangnam)에 스타일(Style)을 붙인 ‘강남스타일’과 유사하다. 박성서 음악평론가는 “여럿이 함께 부르기 신나는 곡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유머를 섞어 한국의 ‘서브컬처’(하위 문화)를 녹여냈다”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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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빌보드 핫100 8위…로제 “내 꿈 이뤘다”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8위로 입성했다. 역대 한국 여성 가수 중 최고 순위다. ‘아파트’는 로제가 12월 발표하는 솔로 정규 1집 ‘로지’의 선 공개곡으로 이달 18일 공개된 지 11일 만에 이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케이팝 여성 아티스트가 ‘핫 100’에서 달성한 최고 순위는 블랙핑크가 2020년 미국 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으로 기록한 13위였다. 케이팝 여성 솔로 가수로만 한정해도 지난해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 미국 가수 릴리 로즈 뎁과 협업한 ‘원 오브 더 걸스’로 기록한 51위보다 껑충 뛰어올랐다. 로제는 방탄소년단·지민·정국(1위), 싸이(2위)에 이어 케이팝 가수 가운데 ‘핫 100’에서 10위 안에 진입한 다섯 번째 가수가 됐다. 로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 이건 미쳤다”며 “‘넘버원’(로제 팬덤), ‘블링크’(블랙핑크 팬덤) 모든 이들께 감사하다. 이건 내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브루노 마스도 SNS를 통해 “너무 기쁘다, 로제!”라며 축하했다. ‘아파트’는 이날 발표된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선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의 인기는 더욱 높다는 뜻이다. ‘아파트’는 앞서 25일(현지시간)엔 빌보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4위로 진입한 바 있다.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도 이날 1억8000만 뷰를 찍었고, 2억 회 달성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선 로제 곡의 인기에 힘입어 1982년 발매된 가수 윤수일의 곡 ‘아파트’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요계에선 로제의 ‘아파트’가 가수 싸이가 2012년 발표한 ‘강남스타일’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파트 아파트/아파트 아파트”(‘아파트’)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옵옵옵옵 오빤강남스타일/강남스타일”(‘강남스타일’)과 묘하게 닮았다는 것. 영어 아파트먼트(Apartment)를 한국식 아파트(Apatue)로 불렀다는 점도 한국 지명 강남(Gangnam)에 스타일(Style)을 붙인 ‘강남스타일’과 유사하다. 박성서 음악평론가는 “여럿이 함께 부르기 신나는 곡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유머를 섞어 한국의 ‘서브컬처’(하위문화)를 녹여냈다”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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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리 목청에 속이 ‘뻥’… 여자들의 사랑은 우정까지만

    “울지 마쇼. 이쁜 얼굴 마 미워져 부렀나.” 1950년대 서울의 한 거리. 사내아이처럼 머리를 짧게 자른 소녀 윤정년은 가냘픈 외모를 지닌 또래 소녀 권부용을 이렇게 위로한다. 부용이 거리에서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본 정년이 끼어들어 대신 싸워주고 구해준 것이다. 부용을 위로하기 위해 손수건까지 챙겨 주는 정년은 실제론 여자지만 마치 숙녀를 보호하는 ‘멋쟁이 신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후 부용은 자신을 구해 준 소리꾼 정년에게 푹 빠진다. 부용은 국극 공연이 끝난 뒤엔 정년을 찾아가 “앞으로 영원히 널 응원할래”라며 백합(여성 동성애를 의미)을 건넨다. 정년이 국극단에서 쫓겨나 텔레비전 방송국으로 전향하러 간 뒤에도 정년이 대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빨리, 빨리 (공연을) 내게 보여줘. 내가 아직 여학생이어서, 너를 진심으로 축하해 줘도 이상하지 않을 때”라는 부용의 대사에 비춰보면 둘 이야기를 사랑이라 봐도 이상하지 않다. “나는 여자가 좋다” 같은 부용의 혼잣말에서 느껴지듯 2019∼2022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웹툰 ‘정년이’엔 동성애 코드가 농후하다.하지만 12일부터 tvN에서 방영되며 12.7%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동명의 드라마엔 부용이란 캐릭터가 아예 없다. 국립창극단이 지난해 3월 공연한 동명의 창극에서 부용을 출연시키고 “나의 사랑”이라는 대사를 통해 정년과 부용의 동성애 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과 다른 선택이다. 원하는 작품만 골라볼 수 있어 동성애에 대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웹툰 플랫폼과 달리 채널을 돌리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드라마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구성 인물에 변화를 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신 드라마는 정년(김태리)이 성공하기 위해 라이벌 허영서(신예은)와 경쟁하는 구도를 부각했다. 웹툰이 정년, 영서, 부용의 3인 구도라면 드라마는 정년, 영서 2인 구도로 압축한 것. 드라마를 연출한 정지인 PD는 올 8월 언론 인터뷰에서 “각색 과정에서 부용이 사라졌지만 부용이 갖고 있던 정서는 다른 캐릭터에 녹이는 식으로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며 “드라마 ‘대장금’(2003년)의 장금(이영애)과 금영(홍리나)처럼 드라마 ‘정년이’는 정년과 영서의 관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웹툰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배우들이 모든 배역을 맡는 여성국극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소리 없이 말풍선으로만 공연 장면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드라마에선 배우들이 직접 부른 판소리가 시청자의 시선을 끈다. 예를 들어 ‘춘향전’에서 정년은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같은 대사로 너스레를 떠는 방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한다. 김태리는 정년을 연기하기 위해 3년간 판소리를 배웠다고 한다. 김태리를 가르친 소리꾼 권송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태리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지만 파워풀해 소리꾼으로서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인기 국극 배우인 문옥경(정은채)의 역할을 키워 사제 서사로 확장한 것도 각색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웹툰에서 정년은 전남 목포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옥경을 만나지만, 드라마에선 옥경이 목포의 시장판에서 우연히 재능 넘치는 정년을 발굴하고 국극을 연습시킨다. 또 웹툰에서 정년은 어머니 채공선(문소리)이 과거 유명 소리꾼이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지만, 드라마에선 공선의 비밀을 이후에 알게 돼 모녀 갈등의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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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여자 좋다” 부용이 왜 사라졌나…드라마 ‘정년이’ 원작 웹툰 비교 [선넘는 콘텐츠]

    “울지 마쇼. 이쁜 얼굴 마 미워져부렀나.”1950년대 서울의 한 거리. 사내아이처럼 머리를 짧게 자른 소녀 윤정년은 가냘픈 외모를 지닌 또래 소녀 권부용을 이렇게 위로한다. 부용이 거리에서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모습을 본 정년이 끼어들어 대신 싸워주고 구해준 것이다. 부용을 위로하기 위해 손수건까지 챙겨주는 정년은 실제론 여자지만 마치 숙녀를 보호하는 ‘멋쟁이 신사’처럼 보이기도 한다.이후 부용은 자신을 구해 준 소리꾼 정년에게 푹 빠진다. 부용은 국극 공연이 끝난 뒤엔 정년을 찾아가 “앞으로 영원히 널 응원할래”라며 백합(여성 동성애를 의미)을 건넨다. 정년이 국극단에서 쫓겨나 텔레비전 방송국으로 전향하러 간 뒤에도 정년이 대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빨리, 빨리 (공연을) 내게 보여줘. 내가 아직 여학생이어서, 너를 진심으로 축하해줘도 이상하지 않을 때”, “난 그때 지독한 마법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 에로스의 화살이나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온 사랑의 묘약 같은”라는 부용의 대사에 비춰보면 둘 이야기를 사랑이라 봐도 이상하지 않다. “나는 여자가 좋다”, “여자애들은 여자 ‘친구’를 사귄다. 자라면 여자가 된다” 같은 부용의 혼잣말에서 느껴지듯 2019~2022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웹툰 ‘정년이’엔 동성애 코드가 농후하다.● “나의 사랑”…레즈비언 캐릭터, 퀴어 코드 지워하지만 12일부터 tvN에서 방영되며 12.7%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동명의 드라마엔 부용이란 캐릭터가 아예 없다. 원하는 작품만 골라볼 수 있어 동성애에 대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웹툰 플랫폼과 달리 채널을 돌리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드라마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구성 인물에 변화를 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이는 지난해 3월 국립창극단이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창극 ‘정년이’과는 다른 각색이다. 당시 창극에선 정년과 부용의 동성애 코드도 가감 없이 담겼다. 부용이 부모의 바람에 따라 남자 약혼자와 결혼하자 정년은 상심을 노래로 표현하기도 했다. “나의 사랑”이라는 대사를 통해 둘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마치 ‘대장금’처럼…여성 동료 간 경쟁 구도 부각대신 드라마는 정년(김태리)이 성공하기 위해 라이벌 허영서(신예은)와 경쟁하는 구도를 부각했다. 웹툰이 정년, 영서, 부용의 3인 구도라면 드라마는 정년, 영서 2인 구도로 압축한 것이다. 특히 집안에서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영서는 정년을 꼭 이기려는 마음에 가득 차 있다. 타고난 소리꾼인 정년과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영서가 소리 대결을 펼치며 성장하는 서사인 것. 여성 동료들 간의 경쟁이라는 익숙한 서사로 시청자의 시선을 끈 것이다.드라마를 연출한 정지인 PD는 올 8월 언론 인터뷰에서 “각색 과정에서 부용이 사라졌지만 부용이 갖고 있던 정서는 다른 캐릭터에 녹이는 식으로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며 “드라마 ‘대장금’(2003)의 장금(이영애)과 금영(홍리나)처럼 드라마 ‘정년이’는 정년과 영서의 관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 “최종적인 각색 방향은 작품 제목처럼 정년이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과 매란국극단 내부의 서사를 끌고 가야 한다는 거였다. 회차가 더 있었다면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3년 동안 판소리 연습한 김태리웹툰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배우들이 모든 배역을 맡는 여성국극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지만, 소리 없이 말풍선으로만 공연 장면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주제의식과 서사는 호평받았지만 각종 공연에서 등장하는 대사와 몸집이 부분 컷으로만 전달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이에 비해 드라마에선 배우들이 직접 부른 판소리가 시청자의 시선을 끈다. 예를 들어 ‘춘향전’에서 정년은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같은 대사로 너스레를 떠는 방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한다. 김태리는 정년이를 연기하기 위해 3년간 판소리를 배웠다고 한다. 전라도 출신 인물의 억양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위해 주 2, 3회씩 목포에서 사투리 수업을 받기도 했다.김태리를 가르친 소리꾼 권송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태리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지만 파워풀 해 소리꾼으로서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며 “변신하고 싶어하는 욕심과 열정이 느껴져서 함께 정년이를 찾아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하며 지도했다”고 했다. 국극 무대를 만든 박민희 공연연출가는 “국극은 한국 최초로 미러볼을 사용하는 등 파격적인 시도를 하면서도 세련된 공연을 선보였다”며 “국극 무대가 만들어내는 환상적 에너지가 화면을 통해서도 전달될 수 있게 노력했다”고 했다.● 사제-모녀 서사 확장인기 국극 배우인 문옥경(정은채)의 역할을 키워 사제 서사로 확장한 것도 각색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웹툰에서 정년은 목포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옥경을 만나지만, 드라마에선 옥경이 목포의 시장판에서 우연히 재능 넘치는 정년을 발굴하고 국극을 연습시킨다. 정년이 어머니인 채공선(문소리)의 비밀에도 차이가 있다. 원작은 처음부터 정년이가 채공선의 딸인 것을 알고 있다는 설정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정년이가 극단에 들어온 이후 나중에 가서 채공선의 딸임을 알게 되는 것으로 변했다. 원작은 정년이가 어머니의 판소리를 어려서부터 자주 들어왔다는 설정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정년이가 어머니의 비밀을 모르고도 타고난 소리꾼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녀 갈등의 극적 긴장감을 높인 셈이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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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 英 싱글차트 4위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곡 ‘아파트(APT.)’가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 100’에 4위로 진입했다.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공개한 최신 순위에서 ‘아파트’가 4위에 올랐다. 18일 곡 공개 이후 일주일 만으로, 케이팝 여성 가수가 기록한 최고 순위다. 앞서 지난해 7월 한국인 DJ 겸 음악 프로듀서 페기 구가 ‘(잇 고스 라이크) 나나나’로 같은 차트에서 5위에 올랐었다.영국 오피셜 차트는 미국 빌보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힌다. 스트리밍, CD 등 영국 내 음악 소비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데 미국 빌보드보다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평가받는다.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는 “노래 제목 ‘아파트’는 ‘아파트먼트(apartment)’의 한국식 발음”이라며 “한국의 술 문화 중 ‘아파트 게임’으로 알려진 술자리 게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같은 차트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후’는 전주보다 10위 하락한 48위로 톱100에 14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이 차트에서 브루노 마스는 레이디 가가와 부른 ‘다이 위드 어 스마일’로 3위도 차지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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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와 야광봉 흔든 중년의 ‘마왕’ 팬들…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떼창

    “제가 아는 형은 추모도 유쾌하게 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가수 신해철(1968∼2014·사진)의 10주기 추모 공연 ‘마왕 10th: 고스트 스테이지’가 열린 26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 공연장. 전광판에 가수 싸이의 신해철에 대한 단상을 적은 문구가 뜬 가운데 싸이가 무대 위에 등장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신인 시절 신해철에게 음악을 배운 싸이는 2014년 10월 27일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신해철을 위해 2015년 헌정 곡 ‘DREAM’을 발표했다. 이날 싸이는 ‘유쾌한 비관론자’라 불렸던 신해철처럼 신나게 공연을 꾸몄다. 장례식장에 온 듯 검은색 정장을 입었지만, 댄스곡 ‘챔피언’과 ‘연예인’을 연달아 부르며 흥을 띄웠다. ‘강남 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며 무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싸이는 생전의 로커 신해철처럼 마이크를 쥐어 잡고 고인의 대표곡 ‘해에게서 소년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그대에게’를 연달아 열창했다.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라는 가사에 맞춰 떼창이 울려 퍼졌다. 이날 여러 가수가 신해철의 곡을 재해석했다. 밴드 넬이 ‘날아라 병아리’(1994년)의 가사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를 특유의 아련한 미성으로 소화했다. 가수 김범수는 서정적인 목소리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1990년)의 구절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하지 않아요”를 나직이 불렀다. 홍경민과 고유진은 신해철이 활동했던 밴드 ‘넥스트’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슈퍼주니어 예성(‘일상으로의 초대’)과 마마무 솔라(‘내 마음 깊은 곳의 너’)는 고인의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신해철 팬클럽 ‘철기군’은 슬픔보단 환희로 호응했다. 40, 50대 팬들은 신해철이 활발하게 활동한 1990년대의 청소년 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사회적 발언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신해철에게 붙은 별명인 ‘마왕’이란 단어가 적힌 야광봉을 흔들며 함께 온 자녀들의 손을 붙잡고 신해철의 옛 곡을 따라 불렀다. 당초 3시간 20분으로 예정된 공연이 5시간 가까이 이어졌음에도 이들은 지치지 않고 공연을 즐겼다. “나를 포함한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준 마왕”(BTS 멤버 제이홉), “그가 떠난 가을마다 그가 그리워진다”(DJ 배철수) 등의 추모 메시지도 무대 중간중간 등장해 분위기를 돋웠다. 넥스트 멤버 김영석은 “신해철의 노래가 계속 불리고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했다.인천=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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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모도 유쾌하게”…4050 환호한 신해철 10주기 콘서트

    “제가 아는 형은 추모도 유쾌하게 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가수 신해철(1968~2014)의 10주기 추모 공연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가 열린 26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 공연장. 전광판에 가수 싸이의 신해철에 대한 단상을 적은 문구가 뜬 가운데 싸이가 무대 위에 등장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신인 시절 신해철에게 음악을 배운 싸이는 2014년 10월 27일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신해철을 위해 2015년 헌정 곡 ‘DREAM’을 발표했다. 이날 싸이는 ‘유쾌한 비관론자’라 불렸던 신해철처럼 신나게 공연을 꾸몄다. 장례식장에 온 듯 검은색 정장을 입었지만, 댄스곡 ‘챔피언’과 ‘연예인’을 연달아 부르며 흥을 띄웠다. ‘강남 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며 무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싸이는 생전의 로커 신해철처럼 마이크를 쥐어 잡고 고인의 대표곡 ‘해에게서 소년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그대에게’를 연달아 열창했다.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라는 가사에 맞춰 떼창이 울려 퍼졌다. 이날 여러 가수들이 신해철의 곡을 재해석했다. 밴드 넬이 ‘날아라 병아리’(1994년)의 가사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를 특유의 아련한 미성으로 소화했다. 가수 김범수는 서정적인 목소리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1990년)의 구절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하지 않아요”를 나직이 불렀다. 홍경민과 고유진은 신해철이 활동했던 밴드 ‘넥스트’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슈퍼주니어 예성(‘일상으로의 초대’)과 마마무 솔라(‘내 마음 깊은 곳의 너’)는 고인의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신해철 팬클럽 ‘철기군’은 슬픔보단 환희로 호응했다. 40, 50대 팬들은 신해철이 활발하게 활동한 1990년대의 청소년 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사회적 발언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신해철에게 붙은 별명인 ‘마왕’이란 단어가 적힌 야광봉을 흔들며 함께 온 자녀들의 손을 붙잡고 신해철의 옛 곡을 따라 불렀다. 당초 3시간 20분으로 예정된 공연이 5시간 가까이 이어졌음에도 이들은 지치지 않고 공연을 즐겼다. “나를 포함한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준 마왕”(BTS 멤버 제이홉), “그가 떠난 가을마다 그가 그리워진다”(DJ 배철수) 등의 추모 메시지도 무대 중간마다 등장해 분위기를 돋웠다. 넥스트 멤버 김영석은 “신해철의 노래가 계속 불리고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했다.인천=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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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진스 ‘디토’, 美 음악전문지 ‘2020년대 최고 노래’ 23위

    걸그룹 뉴진스(사진)의 노래 ‘디토’가 미국 음악 전문지 페이스트가 선정한 ‘2020년대 최고의 노래 100선’에 포함됐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는 2022년 발표된 ‘디토’가 16일(현지 시간) 발표된 이 차트에서 23위에 올랐다고 24일 밝혔다. 비욘세 등 미국 팝가수들의 노래가 주로 선정된 이 차트에 이름을 올린 케이팝 곡은 ‘디토’가 유일하다. 페이스트는 “2020년대 케이팝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뉴진스만큼 큰 인기를 끈 그룹은 없었다”며 “뉴진스가 새롭게 개척한 장르에서의 입지와 그들의 폭발적인 스타성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대표작”이라고 했다. 페이스트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발표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미니음반 100선’에서는 뉴진스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곡 ‘겟 업’을 52위로 선정했다. 페이스트는 당시 “케이팝에서 잘 활용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세련되고 미묘한 사운드를 선사한다”고 평가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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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발짝 뒤에서 응시한 폭력성, 그리고 남겨진 이의 슬픔

    “담임을 한 건 아닌데 작문해서 내라고 하면 곧잘 쓰던 애여서 기억이 나.” 1980년 초가을의 어느 일요일. 당시 열 살 소녀였던 한강 작가는 식탁에서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작은고모가 “오빠가 가르친 애였어요?”라고 묻자 한승원이 가족 앞에서 한 소년과 얽힌 일화를 꺼낸 것이다. 한승원은 몇 년 전 집을 팔고 이사 가면서 부동산에서 매수인과 계약했다. 한승원이 중학교 선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니 집 사는 사람이 반가워했다. 매수인은 “막내아들이 중학생”이라고 알은체를 했다. 한승원은 학교에서 그 집 소년을 눈여겨봤고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 한승원은 1980년 1월 광주에서 선생으로 살던 생활을 정리하고 전업으로 작가 일에 집중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당시 사연을 전해 들은 어른들은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이야기를 함께 들은 어린 한강은 사연을 몰라 궁금해했다. 왜 어른들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지는가. 왜 소년의 이름을 말하기 직전에 알 수 없는 망설임이 끼어드는가. 34년이 지나 한강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놨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펴내면서다. 어린 시절 들었던 질문에 답하려 노력한 그의 집념이 통했던 걸까. 그의 6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2014년 출간 직후 한국 만해문학상,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40만 부가 팔리는 등 국내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돼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소설은 1980년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동호는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친구 정대가 계엄군에 의해 살해되자 시민군의 시신을 관리하는 일을 돕는다. 매일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동호는 여러 생각에 빠진다.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린다.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동안 ‘채식주의자’ 등 개인의 내밀함을 주로 다루던 한강이 사회적 이야기를 다뤘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계기로 그는 제주 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등 역사적 사건에 천착하게 된다. “희생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잔혹한 현실을 생생히 그려내 ‘증인 문학’이라는 장르에 접근한다”(한림원),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신형철 문학평론가)의 평가가 나온 이유다. 한강이 직접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성인으로서 민주화를 거쳐온 작가들이 자신이 겪은 사건에 대해 마치 르포르타주처럼 생생한 묘사를 해왔다면 한강은 오히려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다룬다. 동호 외에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치료했으나 살아남아 치욕스러워하는 은숙, 아들을 잃고 죽을 때까지 괴로워하는 동호 어머니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한 발자국 뒤에서 사건을 응시한다. 한림원이 “환영이 어른거리는 듯하면서도 간결한 스타일로 예상을 비껴간다. 소포클레스 ‘안티고네’의 모티브가 떠오른다”며 추켜세운 점이 납득된다. 작품을 읽다 보면 다른 한강 작품도 떠오른다. 예를 들어 은숙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불판 위에서 고기나 생선이 익어가는 모습을 견디지 못한다. 피를 흘리며 죽어갔던 시민군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프라이팬이 달궈지며 얼었던 눈동자에 물기가 맺히고, 벌어진 입에서 희끗한 진물이 흘러나오는 순간”에 대해 묘사하는 대목은 한강의 다른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를 생각나게 한다. 인간의 혼을 ‘새’로 바라보는 한강의 시각도 작품에 녹아 있어 흥미롭다. 작품에서 주인공 동호는 죽은 시민군의 몸에서 ‘새’가 빠져나갔다고 표현한다. “지금 상무관에 있는 사람들의 혼도 갑자기 새처럼 몸을 빠져나갔을까. 놀란 그 새들은 어디 있을까”라며 죽은 이에게도 혼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인 16일 발표한 짧은 산문 ‘깃털’에서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와 새를 비유하는 대목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에게 외할머니는 처음부터 흰 새의 깃털 같은 머리칼을 가진 분이었다. (중략) 유난히 흰 깃털을 가진 새를 볼 때, 스위치를 켠 것같이 심장 속 어둑한 방에 불이 들어올 때가 있다.”(‘깃털’ 중) 작품의 완성도는 높지만 읽기는 쉽지 않다. 시민군의 처참한 상황을 묘사한 표현들 때문이다. “발가락들은 외상이 없어 깨끗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생강 덩어리들처럼 굵고 거무스레해졌다”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같은 문장들을 읽다 보면 책장을 넘기는 일을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한강의 이런 가감 없는 표현은 폭력에 대한 고민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해준다. 어떤 군인은 잔인하게 시민군을 진압했지만 진압을 망설인 군인도 있었다는 것. 인간의 폭력성은 광주민주화운동뿐 아니라 어느 때든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소설을 쓰기 전 어느 한겨울, 한강은 광주에 내려갔다고 한다. 한강은 광주에서 동호의 모티브가 된 소년이 살던 옛집에 방문했다. 소년의 형을 만나 꼭 제대로 써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한강은 소년의 무덤도 찾았다. 소년의 흑백사진이 묘비에 붙어 있었다. 한강은 그 앳된 얼굴을 들여다봤다. 가방을 열고, 가지고 온 초를 태웠다. 기도하지도 묵념하지도 않았다. 눈에 묻힌 자신의 발목을 바라보다 돌아왔다. 이후 한강은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에 이렇게 썼다. “목이 길고 옷이 얇은 소년이 무덤 사이 눈 덮인 길을 걷고 있다. 소년이 앞서 나아가는 대로 나는 따라 걷는다. 도심과 달리 이곳엔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얼어 있던 눈 더미가 하늘색 체육복 바지 밑단을 적시며 소년의 발목에 스민다. 그는 차가워하며 문득 고개를 돌린다. 나를 향해 웃는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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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대 최고의 노래”…뉴진스 ‘디토’, 美음악 전문지 선정 23위

    걸그룹 뉴진스 노래 ‘디토’가 미국 음악 전문지 페이스트가 선정한 ‘2020년대 최고의 노래 100선’에 포함됐다.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는 2022년 발표된 ‘디토’가 16일(현지 시간) 발표된 이 차트에서 23위에 올랐다고 24일 밝혔다. 비욘세 등 미국 팝가수들의 노래가 주로 선정된 이 차트에 이름을 올린 케이팝 곡은 ‘디토’가 유일하다. 페이스트는 “2020년대 케이팝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뉴진스만큼 큰 인기를 끈 그룹은 없었다”며 “뉴진스가 새롭게 개척하는 장르에서의 입지와 그들의 폭발적인 스타성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대표작”이라고 했다.페이스트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발표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미니음반 100선’에서는 뉴진스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곡 ‘겟 업’을 52위로 선정했다. 페이스트는 당시 “케이팝에서 잘 활용되지 않았던 방식으로 세련되고 미묘한 사운드를 선사한다”고 평가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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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집 낸 조용필 “신곡 발표 어려워… 콘서트가 행복”

    “어떻습니까? 별로예요? 하하.”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앨범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 ‘가왕’ 조용필(74·사진)은 두 손을 번쩍 들고 등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 직전 공개한 노래에 대한 소감을 농담 삼아 물은 것. 수많은 히트곡을 낸 그도 신곡 발표에 긴장한 듯 “내 나이 벌써 70을 넘어 신곡을 발표한다는 것이 어렵다”며 “차라리 콘서트가 행복하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20’은 그가 2013년 ‘헬로’ 이후 11년 만에 낸 정규 음반이다. 그는 음반 발매가 다소 늦어진 이유에 대해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만들어 놓고 이튿날 다시 악보를 보면 ‘에라’ 하고 딴 곡을 만들어 나오게 되더라. 그런 곡이 한 수백 곡은 됐다”고 했다. 그는 또 “곡을 완벽하다 해서 내놓은 게 한 번도 없다. 지금도 음악을 듣다 보면 한심하다”며 “주위에서 이 정도면 될 것 같다고 해도 나는 속으로 화가 날 때가 있었다”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임을 밝히기도 했다. 신보엔 총 7곡이 담겼다. 2022년과 2023년 연이어 발표한 싱글에 수록됐던 4곡에 새로운 3곡을 추가했다. 신곡들은 록(‘그래도 돼’), 일렉트로닉(‘타이밍’), 발라드(‘왜’)처럼 장르가 폭넓다. 특히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자신을 믿어, 믿어봐”처럼 누군가를 응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조용필은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카메라가 패자는 전혀 비추지 않고 우승자만 비추더라”면서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다 ‘속상하고 섭섭하겠지만 힘을 내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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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필 “지금도 내 음악 듣다보면 한심”…완벽주의 가왕의 신보 발표

    “어떻습니까? 별로예요? 하하.”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앨범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 ‘가왕’ 조용필(74)은 두 손을 번쩍 들고 등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 직전 공개한 노래에 대한 소감을 농담 삼아 물은 것. 수많은 히트곡을 낸 그도 신곡 발표에 긴장한 듯 “내 나이 벌써 70을 넘어 신곡을 발표한다는 것이 어렵다”며 “차라리 콘서트가 행복하다”고 했다.이날 공개된 ‘20’은 그가 2013년 ‘헬로’ 이후 11년 만에 낸 정규음반이다. 그는 음반 발매가 다소 늦어진 이유에 대해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만들어 놓고 이튿날 날 다시 악보를 보면 ‘에라’ 하고 딴 곡을 만들어 나오게 되더라. 그런 곡이 한 수백 곡은 됐다”고 했다. 그는 또 “곡을 완벽하다 해서 내놓은 게 한 번도 없다. 지금도 음악을 듣다 보면 한심하다”며 “주위에서 이 정도면 될 것 같다고 해도 나는 속으로 화가 날 때가 있었다”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임을 밝히기도 했다. 신보엔 총 7곡이 담겼다. 2022년과 2023년 연이어 발표한 싱글에 수록됐던 4곡에 새로운 3곡을 추가했다. 신곡들은 록(‘그래도 돼’), 일렉트로닉(‘타이밍’), 발라드(‘왜’)처럼 장르가 폭넓다. 특히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자신을 믿어, 믿어봐”처럼 누군가를 응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조용필은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카메라가 패자는 전혀 비추지 않고 우승자만 비추더라”면서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다 ‘속상하고 섭섭하겠지만 힘을 내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앨범 발표는 이번이 마지막일까. 짓궂은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앨범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새로운 좋은 곡이 있으면 신곡 발표를 할 겁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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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현수막’ 앞서 셀카… 독일 국제도서전 주인공 된 ‘K문학’

    한강 작가의 얼굴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 앞에서 독자들이 셀카를 찍는다.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주요 작품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한강 같은 한국 작가가 있으면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앞다퉈 쏟아진다. 10일 노벨 문학상 발표 직후 국내 서점에서 펼쳐졌을 법한 풍경 같다. 하지만 이런 ‘한강 열풍’이 분 현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다. 131개국에서 온 출판사들이 부스를 열고, 20만 명 이상이 찾은 ‘2024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주인공을 한강 열풍을 앞세운 한국 문학이 차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6∼20일(현지 시간) 열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참가한 출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강에 대한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곳은 독일 출판사 아우프바우의 부스였다. 이곳엔 한강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엔 올 12월 출간되는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독일어판 사진도 함께 담겼다.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한강의 책 5권이 부스 벽면을 가득 채웠다. 특히 주말인 19, 20일에는 전 세계 독자들이 쉴 새 없이 방문해 한강의 책을 봤다고 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연 서울국제도서전 부스에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독자들은 현수막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겼다. 또 출판사 판권 담당자들도 여럿 방문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자국 문학에 자부심이 강한 일본 출판인들도 “한강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작가”라고 치켜세웠다고 한다. 석현혜 서울국제도서전 매니저는 “30분마다 미팅을 소화해야 하는 탓에 쉬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다”며 “특히 아시아 출판인들이 저녁 파티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축하를 건네곤 했다”고 말했다. 출판사 문학동네 부스엔 한국 문학 판권에 대한 문의가 예년에 비해 3, 4배 많았다고 한다. 특히 기존엔 아시아 출판사들의 문의가 다수였지만 올해는 영미권과 유럽 출판사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2021년 국내에서 출간된 이희주의 장편소설 ‘성소년’(문학동네)의 판권이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와 영국 대형 출판사 팬 맥밀런에 각각 1억 원대의 선인세 조건으로 팔렸다. 팬 맥밀런은 이희주 차기작의 해외 판권을 자신들이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60여 차례의 미팅에서 해외 출판인들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축하 인사로 미팅을 시작했다”며 “그동안 해외에서 이른바 ‘힐링 소설’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순수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다양한 한국 문학이 해외에서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해외 1급 에이전트들이 단순히 축하를 건네는 정도를 넘어 진지하게 수입할 한국 문학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강이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중 연배가 어린 축에 속하는 만큼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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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작가 황금기 6년 남아… 책 3권 쓰는데 몰두”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습니다.” 소설가 한강(54)은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 일주일 만인 17일 첫 공개 행사에 참석해 이런 바람을 밝혔다. 한강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의 수상자로 단상에 서서 “1994년 1월에 첫 소설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그렇게 글을 써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고 했다. 또한 한강은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면서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70세, 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모로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작가 황금기’인 60세까지 6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노벨상에 연연하지 않고 집필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강은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농담을 던졌고,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집필)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습니다.” 한강은 노벨상 발표 날도 회상했다. “노벨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았다”면서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강은 “저는 술을 못 마신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다”며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도 했다. 대신 걷는 것, 아직 못 읽은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 그리고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를 좋아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한강은 신작 얘기를 직접 꺼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 보고 있다”면서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정확한 시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은 별도로 초대받은 인원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한강이 노벨상 수상 결정 뒤 가진 첫 공개 행보였던 만큼 그를 만나려는 취재진과 시민들로 행사장 주변이 일찌감치 북적였다. 한강은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시상식장을 출입하며 취재진 등과 거리를 뒀고, 수상 소감 등은 재단을 통해 공개됐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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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노벨상 후… 5일새 100만부 판매… 출판계에 ‘단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소설가 한강(54)의 작품들이 15일 판매량 100만 부(전자책 포함)를 돌파했다. 10일 수상 소식이 전해진 것을 감안하면 닷새 동안 평균 20만 부씩 팔려 나간 셈. 오랫동안 불황에 시달렸던 출판계는 ‘한강 특수’에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1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한강 작품은 국내 3대 서점인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전자책을 포함해 약 105만 부가 판매됐다. 종이책 기준으로는 약 97만2000부다. ‘소년이 온다’(창비) ‘채식주의자’(창비)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흰’(문학동네)처럼 주요 작품만 팔리는 게 아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희랍어시간’(문학동네) ‘디 에센셜: 한강’(문학동네)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 등 온라인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위 이내가 모두 한강 작품이다. 이렇듯 한강 열풍을 통해 출판사의 ‘깜짝 이익’은 얼마나 증가했을까. 보통 서점과 출판사는 각 서적의 매출이나 이익을 공개하지 않기에 출판계의 관행에 비춰 매출이나 이익을 추정해 봤다. 판매 상위 4권의 평균 정가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100만 부(종이책) 기준 총 판매금액은 약 153억 원이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의 평균 가격이 1만5325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서점의 할인정책을 고려하지 않고 정가로만 계산했을 때 총금액은 다소 줄어들 여지가 있다. 이 금액 가운데 69억∼84억 원이 출판사에 들어올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서점에서 출판사에 정가의 45∼55%를 주기 때문이다. 출판사가 받은 금액 중 정가의 10%인 작가의 인세를 제외하면 출판사들 입장에선 54억∼69억 원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처럼 찍는 대로 책이 나가는 경우엔 책을 창고에 보관하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 한강 작품 같은 베스트셀러는 정가의 60%를 서점이 출판사에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오랜 불황이었던 출판계는 ‘한강 효과’로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보고서 ‘2023년 출판시장 통계’와 지난해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문학동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억1600만 원에 그쳐 전년(57억6500만 원)보다 44.2% 감소했다. 창비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7억1000만 원으로 전년(27억6200만 원)에 비해 38.1% 줄었다. 두 출판사의 경우 노벨 문학상이 발표된 10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그동안 문학동네는 카페 사업, 창비는 아동도서에 전념하며 순수문학에서 잠시 멀어진 문학 전문 출판사들의 상황이 바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군다나 한강 서적 같은 초대형 베스트셀러는 서점에서 현금을 주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사 간다. 보통 서점이 출판사에 나중에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어음을 주고 이후에 정산하지만, 반품에 따른 손해까지도 서점이 감수하는 것. 한 출판사 관계자는 “현재처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책이 판매되는 상황에선 서점 입장에서도 부대 비용이 거의 없다”며 “주요 서점들의 이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한강도 수상 발표 후 5일간의 판매 인세만 15억 원 안팎을 받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노벨 문학상 수상 상금인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3대 서점을 제외한 중소 서점의 국내 판매 미집계분, 해외 판매 인세를 고려하면 인세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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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의 글은 명상적… 독자를 더 높은 사고의 차원으로 이끌어”

    “한강의 글은 운문사에서 염불 소리를 들을 때와 비슷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영미권 출판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71)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은 너무 명상적이고 감동적이며 독자를 더 높은 사고의 차원으로 이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그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등 한강의 대표작들을 영미권에 소개해 왔다. 한강에게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를 소개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수년 전부터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놀랍지는 않았다”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소년이 온다’는 그레이엄 그린의 ‘권력과 영광’에 각각 비견했다. 그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운명이었다. 이를 통해 한국 문학의 높은 수준이 검증돼 기쁘다”고도 했다. 그는 한강 문학의 힘으로 “독자를 더 자비롭게 만들고, 희망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들면서 “한강은 폭력과 전쟁의 공포를 외면하지 말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강의 ‘흰’에 대해선 “천상의 구름 꿈에 빗댈 수 있다. 여태 읽어본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고 평했다. 앞서 그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정말 역사적인 날! 문자 그대로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10여 년 전 한강의 놀라운 책 ‘채식주의자’를 발견했을 당시엔 한국 문학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한강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한류 열풍이 일기 전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한강뿐 아니라 신경숙, 정유정, 편혜영, 김애란, 조경란의 책도 영미권에 소개했다. 그는 ‘포스트 한강’으로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도 거론했다. 특히 돌기민의 ‘보행연습’에 대해 “‘채식주의자’ 이후 내가 읽은 것 중 가장 흥미롭고 용감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아몬드’, ‘서른의 반격’을 쓴 손원평은 사회적 풍자와 가슴 아픈 이야기를 잘 쓰고, 편혜영의 ‘홀’은 스티븐 킹이나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를 생각나게 한다”고도 했다. 정유정의 신작 ‘영원한 천국’에 대해선 “새로운 걸작”이라며 기대감을 아끼지 않았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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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계에 ‘단비’…한강, 노벨상 후 5일새 100만부 판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소설가 한강(54)의 작품들이 15일 판매량 100만 부(전자책 포함)를 돌파했다. 10일 수상 소식이 전해진 것을 감안하면 닷새 동안 평균 20만 부씩 팔려 나간 셈. 오랫동안 불황에 시달렸던 출판계는 ‘한강 특수’에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1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한강 작품은 국내 3대 서점인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전자책을 포함해 약 105만 부가 판매됐다. 종이책 기준으로는 약 97만2000부로, 이날 밤이나 16일 오전 중 100만 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년이 온다’(창비) ‘채식주의자’(창비)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흰’(문학동네)처럼 주요 작품만 팔리는 게 아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희랍어시간’(문학동네) ‘디 에센셜: 한강’(문학동네)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 등 온라인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위 이내가 모두 한강 작품이다.이렇듯 한강 열풍을 통해 출판사의 ‘깜짝 이익’은 얼마나 증가했을까. 보통 서점과 출판사는 각 서적의 매출이나 이익을 공개하지 않기에 출판계의 관행에 비춰 매출이나 이익을 추정해 봤다.판매 상위 4권의 평균 정가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100만 부(종이책) 기준 총 판매금액은 약 153억 원이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의 평균 가격이 1만5325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서점의 할인정책을 고려하지 않고 정가로만 계산했을 때 총금액은 다소 줄어들 여지가 있다.이 금액 가운데 69억~84억 원이 출판사에 들어올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서점에서 출판사에 정가의 45~55%를 주기 때문이다. 출판사가 받은 금액 중 정가의 10%인 작가의 인세를 제외하면 출판사들 입장에선 54억~69억 원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처럼 찍는 대로 책이 나가는 경우엔 책을 창고에 보관하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 한강 작품 같은 베스트셀러는 정가의 60%를 서점이 출판사에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오랜 불황이었던 출판계는 ‘한강 효과’로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보고서 ‘2023년 출판시장 통계’와 지난해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문학동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억1600만 원에 그쳐 전년(57억6500만 원)보다 44.2% 감소했다. 창비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7억1000만 원으로 전년(27억6200만 원)에 비해 38.1% 줄었다. 두 출판사의 경우 노벨 문학상이 발표된 10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그동안 문학동네는 카페 사업, 창비는 아동도서에 전념하며 순수문학에서 잠시 멀어진 문학 전문 출판사들의 상황이 바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군다나 한강 서적 같은 초대형 베스트셀러는 서점에서 현금을 주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사 간다. 보통 서점이 출판사에 나중에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어음을 주고 이후에 정산하지만, 반품에 따른 손해까지도 서점이 감수하는 것. 한 출판사 관계자는 “현재처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책이 판매되는 상황에선 서점 입장에서도 부대 비용이 거의 없다”며 “주요 서점들의 이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한강도 수상 발표 후 5일간의 판매 인세만 15억 원 안팎을 받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노벨 문학상 수상 상금인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3대 서점을 제외한 중소 서점의 국내 판매 미집계분, 해외 판매 인세를 고려하면 인세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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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밀어 등 31개 언어로 번역된 ‘채식주의자’, 세계 독자 공감 넓혀

    “‘채식주의자’가 (남인도에서 쓰이는) 타밀어, 말라얄람어로 번역된 것을 보고 흥미로웠습니다. 언젠가는 힌디어로도 볼 수 있을까요?”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는 지난해 7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한강 작품의 번역 현황을 캡처해 올리며 이렇게 썼다. 한강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해외에 한강을 알려온 그마저 ‘채식주의자’가 생소한 언어로 여럿 번역된 상황을 알고 깜짝 놀란 것이다. 한강이 10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비결 중 하나로 ‘문학적 확장성’이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난해하다는 오해를 받고 있지만, 한강의 작품이 폭력이라는 인류 보편적 문제를 건드려 울림이 크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세계 독자에게 공감을 얻었다는 것. 이런 문학적 확장성이 한림원의 수상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두드러지는 작품은 ‘채식주의자’다. 이 작품은 국내에 2007년 출간된 뒤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됐다. 특히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당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2016년 수상하며 다른 언어 출간에 가속이 붙었다. 주요 언어뿐 아니라 아이슬란드어, 갈리시아어 등으로 확장돼 지금까지 총 31개 언어로 번역된 것. ‘소년이 온다’는 몽골어와 아제르바이잔어 등 23개, ‘흰’은 카탈루냐어 등 16개 언어로 번역됐을 정도로 한강의 작품이 지구 곳곳에 소개됐다. 다채로운 출간본 표지도 해외 독자의 눈길을 끄는 요소다. 예를 들면 ‘채식주의자’ 이스라엘 출간본엔 나체의 여성이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꽃 속에서 뒹구는 사람이 그려진 대만 출간본, 여성 등 뒤에 커다란 꽃이 그려진 중국 출간본도 눈길이 간다. 브라질 출간본은 그로테스크한 무늬 속에 여성이 갇혀 있고, 세르비아 출간본은 머리가 6개인 여성이 자신의 얼굴 3개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다. 각국 특유의 감성을 담아내면서도 폭력에 저항하는 ‘채식주의자’의 의도를 잘 전달했다는 평가다. 해외에 소개된 대부분 작품이 스미스의 영역본을 ‘중역’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과거 스미스의 번역에 대해 오역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부커상과 노벨 문학상 수상을 거치며 한강과 긴밀히 소통한 그의 작업 방식이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결국 전 세계의 문학은 영역본을 중역하는 방식으로 퍼져 간다”며 “결국 대부분의 소수 언어 번역가들은 한강과 데버라 스미스의 공동 작업 결과물인 영역본을 보고 번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한림원이 위치한 스웨덴어로 번역된 한강 작품이 다수인 점도 수상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현재 스웨덴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총 4권이 번역됐다. 특히 올해 3월 스웨덴에서 열린 한강의 사인회엔 1000명 넘는 독자들이 몰렸다. 이들이 1시간 넘게 줄 서서 사인을 받아 갈 정도로 한강에 대한 현지 관심이 높다. 특히 올해 스웨덴어로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가 노벨 문학상 심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한강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교수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스웨덴 출판계에서 한국 문학 작품의 판권을 사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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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220대1 경쟁서 시작… 최종 5인중 과반 득표

    소설가 한강(54)은 자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10일 오후 7시 50분쯤에 들었다.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가 공식 발표 10분 전에야 전화로 직접 수상 소식을 알려준 것. 수상 직전에 당사자에게 통보한 뒤 바로 공식 발표가 뜨다 보니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조차 딸에게 직접 수상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다. 본보 기자의 전화로 수상 소식을 대신 전해 듣고 부랴부랴 사실 확인에 나섰던 한승원은 “한림원 사람들이 정말 독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과정은 이렇게 발표 직전까지 ‘기밀 작전’처럼 이어진다. 한강은 어떤 과정을 거쳐 수상자로 선정됐을까. 14일 노벨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수상자 선정 절차는 시상 해의 전년도 9월부터 시작된다. 1년여의 심사 과정을 거치는 것. ‘노벨 문학 분과위원회’가 수상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서한을 전 세계 전문가 수백 명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첫발을 딛는다. 후보 추천자의 자격은 한림원 소속 회원들과 전 세계 학술기관·협회의 회원, 대학교의 문학·언어학 교수들에게 주어진다.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각국의 대표적인 작가협회도 후보 추천 자격을 갖는다. 한국에는 1988년부터 국제펜클럽 한국지부 등에 매년 2, 3장의 추천서가 배송돼 왔다. 미당 서정주, 구상 시인, 소설가 한말숙, 최인훈, 김동리 등이 추천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후보 추천자는 시상 연도의 1월 31일까지 답신을 보내야 한다. 물론 추천 후보를 절대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올해 노벨 문학상에는 총 220명의 1차 후보자 목록이 작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에서 모은 이런 후보자들을 추가 심사해 4월경 15∼20명으로 2차 후보자가 압축된다. 노벨 문학 분과위원회는 다시 후보를 압축해 5월 최종 후보 5인을 정한다. 이렇게 후보군이 5인으로 좁혀지면 ‘현미경 심사’가 이어진다. 한림원 심사위원은 총 18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후보자 5명의 작품을 직접 읽고 토론해 평가한다. 6∼8월 작품들을 읽고 9월에 각 후보의 문학적 기여 등에 관해 토론한다. 이를 바탕으로 10월 초 투표를 거쳐 과반 가결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노벨위원회는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노벨 재단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50년간 공개하지 않도록 제한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강 작가가 어떤 이들과 최종 후보자 명단에 올랐는지도 50년 동안 비밀에 부쳐진다. 후보자 명단이 전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매해 노벨상 시즌이 되면 유력 작가들의 출신지, 언어권, 장르를 감안해 수상자를 둘러싼 다양한 관측이 나오곤 했다. 온라인베팅 사이트 등도 후보자를 유추하는 참고자료가 돼 왔다. 올해는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중국 작가 찬쉐 등의 수상이 유력하게 꼽혔으나 한강 작가는 예상 순위권에 없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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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17일 포니정 시상식 참석”… 노벨상 수상뒤 첫 공식행보 될듯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소설가 한강(54)의 첫 공식 행보가 17일 열리는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14일 오전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이미 이야기가 돼 있던 일정이라서 참석할 것”이라고 한 출판사 관계자에게 밝혔다. 재단 관계자 역시 “아직 불참 등에 대해 따로 들은 바가 없어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니정재단(이사장 정몽규)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다. 당초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한강이 시상식 참석 의사를 밝힌 만큼 좀 더 자세한 소감과 근황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11일 출판사를 통해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 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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