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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성모병원(병원장 김희열)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체 간호사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체 간호사제 지원사업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결원(결근·경조사·병가·응급 사직 등)이 발생했을때 대체 간호사를 투입할 수 있도록 인건비와 인센티브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은 통합병동을 2개 이상 운영하고 병동당 평균 병상이 30병상 이상인 기관 중에 운영률 75% 이상, 간호사 배치 수준이 1대7, 1대8, 1대10인 기관이다. 부천 성모병원은 현재 총 10개 병동, 466병상을 통합병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간호사 배치도 1대7로 충족 했다. 부천성모병원은 2020년 긴급 결원이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HELP 팀(Healthy, Effective, Life balanced work with PRN nurses) 제도를 도입했다. 간호사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위해 1년 미만의 신규 간호사를 전담 코칭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NRP)도 운영하고 있다.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 사업에도 참여해 최고 점수인 S 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4차 환자경험평가’에서 경기도 1위, 전국 7위를 차지했다. 특히 간호사 서비스 영역에서 전국 4위에 올라섰다. 부천성모병원 유정순 간호부장은 “간호사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간호사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척추관(척주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구조물이 서서히 퇴행돼 진행되는 대표적인 노인성 척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 수는 151만여 명으로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의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척추 가운데에는 관 모양으로 속이 빈 공간이 있는데 이 관은 뇌부터 팔, 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 압박이 일어난다.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등 복합적인 신경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 증상과 통증이 비슷하다. 허리와 다리 중심으로 방사통이 일어나기 때문에 가벼운 디스크 증상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증의 양상이다. 디스크 질환의 경우 허리를 펴면 통증이 가라앉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펴거나 걸을 때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 이 탓에 고령의 환자들이 척추관협착증을 앓게 되면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린 자세를 선호하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하면 짧은 거리를 걸을 때에도 통증이 심해 점점 보행 가능 거리가 짧아지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 악화, 다리가 저리고 땅기며 아프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다리 전체에 힘이 빠지고 마비된 듯한 기분, 다리의 근육이 빠지며 가늘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가만히 있을 때는 참을 수 있지만 앞서 말했듯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는 특징도 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줄어드는 것 역시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이다. 척추관협착증은 MRI, CT, X-ray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경우 80∼90%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 치료법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스크중화치료, 경막외신경성형술, RF고주파치료, 페인스크램블러 등 비수술 치료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질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다리가 저리고 땅기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보존적 방법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통증, 마비 등이 극심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양방향척추내시경술을 비롯해 옆구리유합술, 인공디스크치환술 등의 치료 방법이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윤강준 대표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앓는 어르신은 통증을 노화로 인한 당연한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로 오인해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라며 “조기 진단 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지만 진단이 늦어지거나 잘못된 민간요법을 지속할 경우 영구적인 신경 손상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시화병원(이사장 최병철)은 1998년 개원한 지역 거점 종합병원이다. 27개 진료과, 17개 특성화센터, 500병상 규모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에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시화병원은 시흥시 최초의 지역 응급의료센터다. 12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58만 명이 넘는 시흥시 인구의 중증·응급질환 치료를 도맡고 있으며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과 최첨단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 시흥시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인접한 안산, 인천 등에서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 경증·중증 외상 등에 대한 신속한 초기 처치와 해당 전문과와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최단 시간 내 환자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시화병원에 다녀왔다.심·뇌·혈관질환 원스톱 의료 서비스 제공2024년 3월 기준 혈관중재 시술 2만 건을 돌파하며 선도적인 심뇌혈관질환 치료를 하고 있다. 심·뇌·혈관센터는 상급종합병원 교수 출신 의료진이 첨단 혈관 조영 촬영 장비를 가동해 중증·응급 혈관 질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고 있다. 또한 1분 1초가 중요한 혈관질환 환자의 검사와 치료, 재활까지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1등급 획득, 재관류 치료 뇌졸중센터 인증우수병원, 심혈관 중재시술 인증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둬 심뇌혈관 전문 치료 병원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역사회 심장병 치료의 새 지평을 연 시화병원은 2차 병원으로는 드물게 심장 수술 전문의가 상주해 인공 심폐기, 심폐용 혈액 펌프(ECMO) 등 주요 장비를 갖추고 소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는 다양한 수술을 시행한다. 특히 발병 시 환자의 절반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초응급 질환인 흉부 대동맥 박리에 대한 응급 수술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지역 주민의 심장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다학제 통합 진료를 통한 집 근처 항암 치료 실현 초기 단계의 암 진단부터 항암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시행할 수 있는 ‘다학제 통합진료’를 운영해 암 치료 전문 의료기관으로도 명성을 쌓고 있다. 암의 진행 정도와 종류, 동반 질환의 유무에 따라 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 전문 의료진이 환자에 대해 함께 소통하며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치료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또한 암 환자 우선 진료와 수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트랙 구축과 영양 관리와 재활, 운동 등의 생활 습관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시행하며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외국인 환자의 든든한 동반자 시화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외국인 환자 유치의료기관 인증(KAHF)을 받았다. 국제진료센터는 공항과 공단의 지리적 접근성을 바탕으로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거주 외국인에게도 인종·언어·문화·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최적의 진료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진료 공간, 전용 병동, 예약·접수·진료·수납을 원스톱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원어민 코디네이터(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가 상주해 환자의 입국 전 의뢰부터 진료 예약, 해당 진료과 의료진의 맞춤형 상담, 검진, 치료 후 사후관리까지 토털 메디컬 케어를 지원하고 있다.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의료기관 신축 병원 건립 초기 단계부터 내진과 화재 예방 설계를 기본으로 응급의료센터 선별진료소, 첨단 음압격리실 설치, 감염 전용 엘리베이터 운영, 호흡기 외래진료센터 구축 등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병상 이격 거리를 1.5m로 확대하고 침상마다 개별 스마트 TV를 설치해 원내 감염 확산을 방지했다. 시화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간호사 배치 수준을 1대8로 승인받아 전문적이고 우수한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래 방문하는 예약 환자는 원무 창구 방문 없이 각 진료과 앞 외래 도착 접수기를 이용해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해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시간 낭비 없이 신속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시화공단과 반월공단 등 산업단지와 인접한 지역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가 많았다. 시화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의료 환경이 매우 취약한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 등 무의촌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했으며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과 지역 주민 대상 건강 강좌, 행사 의료 지원 등을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보건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성장했다. 최근에는 보건·의료·복지와 관련된 기관 간 연계 체계를 구축해 외국인,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공공의료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퇴원 환자 관리 사업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인 통합 돌봄 사업을 연계하는 등 진료부터 퇴원 후 사례 개입까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환자 관리를 최우선으로 시행하고 있다.수술-시술이 모두 가능한 뇌신경외과 전문 의료진 3인 체제 뇌출혈이나 뇌경색, 뇌동맥류 등의 뇌혈관 질환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심각한 뇌손상 후유증과 합병증이 남을 수 있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초기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뇌혈관 치료가 가능한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서울이나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안타깝게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두개골을 여는 고난도 개두술을 시행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진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시화병원은 시흥 지역에서 유일하게 뇌혈관외과센터를 개소하고 중증·응급 뇌혈관 질환에 대한 시술과 수술이 가능한 3인의 전문의가 365일 24시간 지역 주민의 골든타임을 지키고 있다.중증·응급 뇌혈관 치료 안전망 구축 급성기 뇌혈관 질환은 ‘증상 발현 후 3시간’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환자가 119를 통해 시화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내원하면 응급의학과 전문의 판단하에 뇌혈관외과센터 의료진에게 즉각 호출이 이뤄지고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신속한 검사와 진단 후 곧바로 시술과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터지게 되면 전체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인 ‘뇌동맥류’의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클립결찰수술’과 ‘코일색전술’이 있다. 클립결찰수술은 개두술을 통해 미세현미경으로 직접 뇌동맥류 위치를 확인한 후 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결찰시키는 수술 방법으로 재발률이 낮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코일 색전술은 동맥류 내에 백금 코일을 삽입해 동맥류로 가는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재출혈을 방지하는 혈관 내 치료 방법이다. 초응급 질환인 뇌동맥류는 위치, 모양, 크기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시술과 수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시화병원에는 개두술과 뇌혈관중재 시술 경험이 풍부한 진성원 뇌혈관외과센터장과 송대효 과장, 최근 새로 합류한 오형석 과장이 있다. 본관 5층 뇌졸중 집중치료실은 신경학적 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급성기 뇌혈관 질환자의 전문적인 치료를 위한 독립적인 공간으로 혈압, 산소 포화도, 심전도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간호사와 전문의가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집중 케어를 통해 환자가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유기적인 다학제 진료로 회복에 더 가까이 고령의 뇌혈관 질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진료 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의 장점을 살려 심장·혈관내과,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내분비내과, 신경과 등과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급성에서 만성에 이르는 뇌혈관 질환의 초기 진단부터 약물 치료까지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뇌혈관 치료를 마친 환자는 재활치료센터와의 협진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예방하고 장애를 최소화해 최대한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입·퇴원 후에도 가정간호센터, 공공의료사업팀을 주축으로 지속적인 교육 및 상담을 진행해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시화병원은 대한뇌졸중학회가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ICSU)에서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 인증 우수병원 선정에 이어 보건복지부 지정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1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둬 뇌혈관 전문 치료 의료기관으로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급성기 환자 신속하게 치료… 상급병원 못지않은 전문성 갖춰”[인터뷰] 진성원 시화병원 뇌혈관외과센터장 ―흔히 뇌혈관 환자는 상급병원 응급실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 병원을 이용했을 때 이점이 있다면…. “응급·급성기 뇌혈관 질환은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환자가 중증 질환일수록 상급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혈관 질환은 시간과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응급 질환이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병원에서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급성기 환자라면 5∼10분만 지체돼도 환자의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역 종합병원도 뇌혈관 질환을 전문으로 24시간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지역 병원에서 골든타임을 지켜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고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지역 종합병원은 대기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응급실은 환자가 몰리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데 지역 응급의료센터는 상대적으로 대기 시간이 짧아 더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역 응급의료센터는 지역과의 연계성이 강해서 환자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개별적인 응급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종합병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의료 서비스의 전문성과 세분화된 진료과에 차이가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질환이나 난도 높은 수술, 복잡한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다. 반면 지역 종합병원은 다양한 진료과를 운영하지만 일부 상급종합병원처럼 모든 세부 전문과가 존재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환자가 지역 종합병원에서 충분한 진료와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에는 지역 종합병원도 최신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대학병원 출신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전문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어 중증도가 높은 질환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에 가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꼭 그렇지는 않다. 환자 증상에 따라 시급성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역 종합병원에서도 충분히 신속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요즘 같은 의료 상황에서 지역 거점 종합병원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대학병원과 대형 병원이 응급실 운영뿐만 아니라 진료와 치료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 거점 병원이 그 공백을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화병원은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대학병원 출신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어서 고난도 수술부터 중증, 응급 질환까지 폭넓게 문제없이 치료할 수 있다. 환자가 굳이 먼 상급종합병원을 찾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안전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증명해야 급여 치료 기회가 결정되는 희귀질환이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SMA)은 유전자 결손이나 변이로 온몸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병이다. 영유아에서 증상이 나타나면 사망 위험이 크고 나중에 발병하더라도 평생 근육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작년 9월까지 3세 이전 발병 환자에게만 급여 치료가 가능했다. 3세 이상 나이에 발병한 환자는 치료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추가적인 임상 연구로 급여가 확대되면서 성인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도 치료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18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 것을 입증할 과거 기록을 필수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18세 이전의 과거 기록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자도 많다는 것이다.의무 기록부터 생활기록부까지… 18세 이전 과거 기록 부재 환자의 좌절이승준(49)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당시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근이영양증을 진단받았다. 당시에는 척수성 근위축증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의료진도 생소한 질환이었기 때문에 유사한 근육병인 근이영양증으로 진단한 것이다. 이 씨는 2023년 척수성 근위축증 3형 환자로서 치료제 임상 연구에 참여해 치료받다가 이를 중단하고 2024년 1월 급여 치료 신청을 했지만 ‘증상과 징후 발현 시점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사전 심사 단계에서 급여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이 씨가 제출한 입·퇴원 기록에 ‘14세 증상 발현’이 명시돼 있음에도 해당 입·퇴원 기록이 이 씨가 22세이던 1997년 자료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은 후에 같은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계속해 왔다. 그럼에도 진단 시점이 거의 30년 전이기에 병원에서는 이 자료를 찾을 길이 없고 그나마 찾아낸 것이 1997년 기록이었다. 이 씨는 이러한 심평원의 사전 심사 절차가 환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행태라고 지적하며 지난 추석 명절 연휴 중 온라인으로 행정심판 청구를 진행했고 19일 건강보험 분쟁조정위원회에 이송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외 별도의 법무 대리를 통해 행정소송 소장도 접수를 완료한 상태다. 또 다른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김 모(44) 씨는 유아기 때부터 잘 넘어지고 걸음이 불편했다. 초등학생 때에도 앉고 서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어머니가 늘 걱정하던 자녀였다. 걱정 끝에 김 씨 초교 시절 방문한 동네 의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볼 정도였지만 당시 척수성 근위축증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전혀 없었기 때문인지 병원에서도 밥만 잘 먹으면 나아질 것이라고 하며 더 이상 내원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불편한 생활을 이어오던 중 2021년에는 간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리가 불편해져 남편의 권유로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으나 ‘알 수 없는 근육병’이라는 진단만 받고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듬해 남편이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찾아간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또 다른 유전자 검사를 받고 나서야 본인이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증상이 나타난 이래 무려 30여 년 만의 진단이었다. 하지만 김 씨 역시 2024년 6월경 급여 신청을 두 차례나 했으나 증상과 징후 발현 시점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급여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처음 방문했던 동네 의원은 이미 폐원해 방문 기록이나 엑스레이 결과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현재 주치의는 초교 시절의 생활기록부라도 제출해 보자고 권유했지만 당시 생활기록부에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세세하게 적혀 있지 않아 그 역시 무용했다. 실제로 2022년, 2023년 100%였던 치료제 급여 승인율은 18세 이전 발병 환자에게까지 급여 확대된 2023년 10월 이후 54%로 급감했다. 이때 급여권에 진입한 신약은 65%의 승인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서는 급여 신청 환자 수가 증가한 만큼 불승인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그러나 불승인 환자 10명 중 7명이 앞선 환자 사례와 같이 ‘증상과 징후 발현 시점’을 증명할 과거 기록이 부재한 경우라면 이 급여 기준이 합당한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희귀질환 분야 급여 사전심사제도에 대해 의료 전문가 A 교수는 “급여 심사가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심평원의 내부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라며 “의학적 타당성에 대한 논의보다 심평원이 미리 만들어 놓은 기준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 교수는 “모든 환자에게 치료제를 쓰게 할 수 없으니 급여 기준을 좁게 설정하는 것인데 승인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급여 기준을 적용한 호주는 급여 신청서에 주치의 진단 외 증상 발현 시점에 해당하는 과거 기록을 필수로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 환우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는 급여 치료를 위해 본인의 발병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과거 기록을 찾으려 의료기관을 비롯해 학교, 병무청, 보건소, 보호시설 등을 다 뒤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무 기록이 아닌 생활기록부, 병역 기록 등에서 심평원이 인정할 만한 질환 증상 확인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진료 기록 보존 기한 10년,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발목을 잡다 척수성 근위축증 최초 치료제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해 국내에는 2019년에 도입됐다. 2016년 이전까지는 척수성 근위축증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진단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기 때문에 오진단, 미진단 환자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 근이영양증이나 루게릭병으로 진단받았다가 최근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확진받은 사례도 있다. 현시점에 1994년 이전 출생자(28세 이상)는 18세 이전 과거 기록을 찾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행 의료법상 환자 명부 및 진료기록 보관 연한이 최대 10년이기 때문이다. 척수성 근위축증 환우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과거 기록을 찾을 수 없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는 약 15명이다. 환우회 문종민 이사장은 “28세 이상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의 경우 요양기관을 통한 진료기록 발급이 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환자들에 대해서는 한시적이나마 사전 심사 승인을 허락해 달라”고 심평원에 요구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합리적이지 못한 심사 기준으로 인해 과거 기록을 찾느라 애를 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심사 기준, 심사 논의 과정 등이 환자 중심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상급 의료기관의 B 교수는 “희귀질환 치료제는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고가 치료제가 대부분”이라며 “심평원의 심사 기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상적 유효성이나 건보 재정 사용의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해외처럼 희귀질환 환자를 지원하는 공익 기금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지난달 27일 멀츠 에스테틱스가 방콕에서 열린 ‘레디어스’ 캠페인에서 첫 아시아태평양 브랜드 홍보대사로 배우 문가영을 공개했다.레디어스는 CaHA(칼슘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제제의 피부 재생 의료기기다. 멀츠 에스테틱스는 문가영을 주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피부 속부터 채워 안에서 시작되는 변화’를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레디어스 캠페인에 참가한 문가영은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길 바란다”며 “레디어스의 과학적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의미 있는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추세는 자연스러운 피부 개선최근 국내 미용 시장의 추세는 ‘자연스러움’이다. 인위적인 미용이 아닌 피부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고 피부 개선을 돕는 시술이 인기다. 특히 자연스러운 피부 재생과 장기적인 피부 상태 개선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재생 에스테틱’이 주목받고 있다. 레디어스 전문가 심포지엄에 참여한 이상훈 원장(유앤아이의원 영등포점)은 “최근 피부 재생이 미용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몸 안 세포를 촉진해 피부 물질 생성을 유도하는 바이오스티뮬레이터가 각광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스티뮬레이터는 피부 부스터의 일종으로 피부 부스터 시술은 피부 개선을 목적으로 유효 성분을 피부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주로 피부에 필요한 성분을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다.레디어스는 대표적인 바이오스티뮬레이터 중 하나다. 피부 안에 들어가 콜라겐, 엘라스틴, 프로테오글리칸, 신생 혈관의 생성을 유도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존의 콜라겐만 생성하는 제품에 비해 한 단계 발전된 시술로 평가받는다. 레디어스의 주요 구성 물질인 CaHA 제제는 체내에 존재하는 칼슘 미네랄 성분이다. 피부 속으로 주입된 CaHA 제제는 섬유아세포를 직접 활성화해 다양한 피부 구성 성분의 생성을 고루 돕는다. 이 원장은 “피부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이오스티뮬레이터”라며 “국내도 다양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지만 제품별로 작용 기전이나 재생할 수 있는 피부 구성 성분은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피부 속부터 채워주는 건강한 피부를 원한다면…레디어스의 주성분은 CaHA이다. CaHA가 피부에 주입되면 섬유아세포가 CaHA를 둘러싼다. CaHA는 피부 속에서 섬유아세포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촉진해 무너진 피부의 코어를 채워준다. 특히 CaHA 미세 입자의 모양이 규칙적이고 표면이 매끄러울수록 섬유아세포 활성에 적합한데 일정한 크기의 구형과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 CaHA 성분의 레디어스는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탁월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을 유도해 피부 볼륨을 만드는 제품도 있다. PLLA 성분은 피부에 주입되면 대식세포가 외부 물질의 위협을 막기 위해 염증 매개물을 분비하고 다량의 콜라겐을 형성한다. 반면 CaHA는 비염증성 반응을 유도한다. CaHA와 PLLA가 염증을 유도하는지를 비교한 연구에서 CaHA는 비염증성 반응을 유도하고 재생적인 조직 형성 경로를 따르는 데 비해 PLLA는 염증 경로를 더 많이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츠 에스테틱스는 레디어스를 비롯해 의과학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멀츠 에스테틱스 관계자는 “제품 연구와 개발 단계부터 과학적인 접근과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전 세계 주요 거점에 3곳의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며 200명 이상의 담당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티나는 미용 시술은 옛 말… 안전한 CaHA 성분 주목”[인터뷰] 이상훈 유앤아이의원 영등포점 원장 ―현장에 있는 전문가로서 최근 국내 피부 미용 의료 시장의 추세를 어떻게 보는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얼굴 피부 볼륨은 즉각적인 효과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노화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에 관심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 에스테틱이 피부 미용 의료 시장에 대두되면서 바이오스티뮬레이터라는 우리 몸의 세포를 촉진해 피부 구성 물질을 만들어내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바이오스티뮬레이터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피부를 평가하는 데 4가지 요소가 있다. 피부의 탄탄함, 균일한 피부 톤, 균일한 피부 표면, 광채 등이다. 이런 것을 전반적으로 개선해 주는 것이 바이오스티뮬레이터이다. 바이오스티뮬레이터는 우리 몸의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피부 구성 물질인 콜라겐, 엘라스틴 등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피부 장벽을 복구하고 노화로 탄력이 떨어진 세포를 재생시켜 건강한 피부로 만들어준다.” ―바이오스티뮬레이터가 피부 기능을 복원시키는 원리는 무엇인가. “최근 바이오스티뮬레이터로 주목받는 제제는 CaHA다. 이 성분은 생체 적합성이 높아 염증 반응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CaHA는 피부 세포인 섬유아세포와 직접적으로 접촉해 피부 구성 물질을 재생한다. 노화나 손상으로 인해 기능이 떨어진 섬유아세포를 다시 활성화해 기능을 하게 만드는 것이 주된 작용 기전이다. 또한 피부 생태계를 좋게 함으로써 자연스러우면서도 피부 스스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CaHA 제제가 체내에 주입됐을 때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CaHA 입자가 섬유아세포와 접촉할 때 기계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신호는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하고 콜라겐, 엘라스틴의 생성을 촉진하는데 이는 주로 피부의 탄력 회복과 주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CaHA는 시간이 지나면서 칼슘이온과 인산이온으로 안전하게 분해된다. 시술할 때 개인에게 맞춘 적합한 프로토콜과 지침을 따른다면 CaHA 제제는 안전한 성분 중에 하나다.” ―실제 병원에서 어떤 사람에게 CaHA 제제를 권하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자연스러우면서 건강한 피부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톡신, 필러, 바이오스티뮬레이터, 리프팅 등 다양한 시술 방법이 있어 개인에게 맞는 시술법을 찾아주려고 노력한다. CaHA는 필러의 이물감은 원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피부 개선을 원하는 사람에게 권장된다. CaHA와 같은 바이오스티뮬레이터는 실제로 효과를 보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어지럼증은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지만 때로는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자세 변화와 같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주의해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이익성 교수는 “어지럼증은 주변이나 본인이 돌거나 움직이는 느낌이 드는 어지럼, 중심을 잡기 힘들어지는 느낌, 앞이 아득해지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노인에게서는 증상만으로 어떤 질병인지 알기 어렵다”라고 경고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혈관성 위험 요인이 있는 고령 환자가 갑자기 중심을 잡기 힘들거나 주변이 도는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뇌중풍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특히 소뇌 부위에 뇌졸중이 생기면 다른 증상 없이 어지럼만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심한 어지럼증이 5∼10분 지속되다가 갑자기 괜찮아지는 증상은 뇌혈관의 일시적인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것일 수 있다”라며 “이는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이 호전돼도 반드시 병원에서 검진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어지럼증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이석증이라고 부르는 양성돌발성두위현훈이다. 이는 자세 변화 시 발생하며 이석 정복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기립성저혈압도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짧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고령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 관련 약물이나 고혈압 약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가 앉았다 일어날 때만 어지럼증이 짧게 있다면 기립성저혈압을 의심해 봐야 한다.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방문할 때는 평소에 복용하던 약 처방전을 지참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어지럼증이 처음 생겼을 당시의 유발 요인, 지속 시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어지럼증이 있다면 반드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라며 “특히 고령의 환자에게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갑작스럽게 생긴 어지럼증은 뇌졸중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경기 서남부 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아주대병원이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기로 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금요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은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심정지 환자만 수용할 계획이다. 병원 측은 전문의 이탈로 인해 의료진의 피로가 가중되면서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3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주대병원은 전체 임상교수들을 대상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사직에 따른 성인 구역 한시적 진료제한 운영을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시행한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5일부터 매주 목요일 24시간 동안 응급실을 제한 운영하기로 했다”며 “주 7일 운영하지만 이 중 하루는 의료진의 피로도 등을 감안해 최중증 환자 위주로 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주대병원은 최근 “9월부터 매주 수, 토요일 소아응급실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매주 수요일 응급실 전체 진료를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보낸 바 있다. 주 7일 운영을 유지하면서 응급실 셧다운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매주 목요일마다 제한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일부 진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에는 당초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이 근무했으나 이들 중 3명이 사직했다. 아주대병원은 목요일 오전 5시부터는 신규 환자의 접수를 제한하고, 각 임상과에서 의뢰된 환자의 퇴원, 입원 처방 등은 오전 6시까지 정리할 계획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아주대병원 응급실이 매주 수요일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실 휴진이 현실화되면 수도권 대형병원 중 첫 사례에 해당된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충북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다.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 남부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아주대병원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목요일 저녁 7시까지 만 하루 동안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중 3명이 병원을 떠난 데다 4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응급실 진료 제한이 논의된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대형병원 응급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의료진 부족으로 다음 달 응급실의 성인 야간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11명 중 4명이 최근 추가로 사직해 전문의 7명이 남았다.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정 브리핑에서 의료 공백과 관련해 “의료 현장에 한 번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여러 문제는 있지만 비상진료 체계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지방 종합병원, 공공병원에 가보면 응급의학과 의사가 거의 없다. 이는 의료개혁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랬다”고 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최근 일주일 동안 일부 진료가 제한된 곳은 52곳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모든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건강검진을 받은 후에는 검사 결과가 기록된 결과지를 받는다. 특히 건강검진 결과지에는 현재 나의 건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검사 결과지를 잘 해석할 수만 있다면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상 소견은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건강검진 결과지에 어려운 용어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결과지를 아무리 봐도 자기 몸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의료 분야에 특화된 AI(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통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도록 검사 결과를 해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그럼, 챗GPT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알기 쉽게 해석해 줄 수 있을까? 평소 자신의 건강에 관심이 많고 챗GPT를 곧잘 이용하는 본보 박재명 기자(사진)의 건강검진 결과지 분석을 챗GPT에 맡겨보기로 했다. 먼저 챗GPT에 건강검진 결과지를 분석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내 건강 상태를 진단해 줄 수 있어?물론이죠! 정보를 제공해 주시면 당신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건강검진 분석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박 기자는 3년간의 기록을 챗GPT에 입력했다. 그런 다음, 특이한 수치를 보이는 결과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물어봤다.혈액검사를 했는데 참고 범위를 조금 넘어서는 게 있어. MCHC(평균적혈구헤모글로빈농도)라는 수치야. 이게 어떤 의미인지 판단해 줘.MCHC는 적혈구 내에서 헤모글로빈이 차지하는 농도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MCHC 수치는 적혈구의 색상을 통해 빈혈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CHC가 높거나 낮은 경우 혈액 질환이나 빈혈과 관련된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현재 검사 결과는 MCHC 수치가 참고 범위를 약간 초과한 상태입니다. MCHC가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일부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중략)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면역계가 자가 적혈구를 공격해 파괴하는 질환으로 MCHC 수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현재 MCHC 수치가 35.1g/㎗로 약간 높은데 이는 특별한 임상적 의미를 가지지 않을 수 있으며 측정 오차나 일시적인 요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략) 현재 결과만으로는 큰 우려를 할 필요는 없으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챗GPT는 MCHC의 수치가 올라가는 이유를 알려주고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까지 해줬다. 분석이 끝난 후에는 권고 사항도 잊지 않고 알려줬다. 평소 술자리가 많은 박 기자는 간 건강에 관심이 많다. 간기능검사에서 매년 조금씩 올라가는 빌리루빈 수치가 마음에 걸려 챗GPT에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기로 했다.간기능검사에서 총 빌리루빈이 매년 올라가는데 이게 어떤 의미야? 직접 빌리루빈과 간접 빌리루빈의 차이는 뭐지?총 빌리루빈 수치가 매년 상승하는 것은 간 기능, 담도계 상태 또는 적혈구 파괴와 관련된 문제를 시사할 수 있습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성되는 노폐물로 간에서 처리돼 배출됩니다. 빌리루빈 수치의 상승은 간이 빌리루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적혈구 파괴가 증가했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총 빌리루빈 수치가 매년 상승하는 추세이지만 아직 정상 범위 내에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상승이 계속된다면 간 기능의 저하를 의심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정기적으로 간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활 습관 개선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일반검진은 건강보험 가입자 중에서 비사무직 근로자라면 매년, 사무직 근로자라면 2년에 1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세대주인 지역 가입자는 물론 20세 이상 피부양자, 세대원, 의료급여수급권자도 2년에 1회 일반검진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자신이 일반검진을 받는 경우라면 짝수 해에는 짝수 연도 출생자가, 홀수 해에는 홀수 연도 출생자가 대상이다. 2024년 올해는 짝수 연도 출생자가 일반검진 대상자다. 건강검진 결과지는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과거 검진 결과와 현재의 검진 결과를 비교하면 자신의 건강 변화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기자는 궁금한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에 대해 챗GPT에 물었다.최근 3년 동안 콜레스테롤 수치가 이렇게 나왔어. 이 추이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지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3년 동안의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초과했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HDL 콜레스테롤은 개선돼 정상 범위에 속하므로 이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중성지방과 CRF(심장혈관 적합도)는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있어 심혈관 건강에 대한긍정적인 지표입니다.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줄이고 과일, 채소, 통곡물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중략)LDL을 낮추기 위해 어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좋을까?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중요합니다. 몇가지 권장되는 운동을 소개합니다. (중략)챗GPT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운동법까지 박 기자가 필요한 정보를 알려줬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면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지만 위험 범위에 근접해 있는 것이 있다. 또는 정상 범위를 벗어났는데 담당 의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챗GPT에 이런 것을 물어보니 역시나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소변검사를 해 보니 케톤이 양성이 나왔어. 그런데 담당 의사 선생님은 별다른 주의를 주지는 않았거든. 케톤 양성이 어떤 의미야? 병원에 바로 가야 할까?소변 검사에서 케톤이 양성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체내에서 케톤체가 생성돼 소변으로 배출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케톤체는 주로 지방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물질로 체내에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검사 결과에서 케톤이 ‘양성 2’로 나타났으며 이는 케톤 수치가 소변에서 다소 높게 검출됐음을 의미합니다. 담당 의사가 별다른 주의를 주지 않은 것은 이수치가 일시적이거나 임상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건강검진 결과지와는 상관없지만 검사자는 궁금한 게 많다. 챗GPT는 사소해 보이는 어떤 질문도 성의껏 답변을 이어갔다.이번 검사로 이 정도 방사선량에 노출됐대. 이건 문제없는 정도일까?제공하신 정보에 따르면 흉부 촬영에서 받은 방사선량이 0.0431mSv(밀리시버트)입니다. 일상적인 의료 검사에서 흔히 발생하는 낮은 수준의 방사선량이며 이에 따른 건강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정희정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요즘에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가지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라며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만큼 검진 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상 신호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챗GPT의 분석도 쓸 만하다”라며 “단지 챗GPT에 해외 정보가 많이 학습된 만큼 정상 수치 기준이 우리나라와 조금 다를 수 있어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19년 10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다.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맑은 콧물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감기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열도, 몸살기도 없었다. 목이 불편해서 나오는 기침은 없었지만 가끔 재채기가 나면 콧물의 양은 더 많아졌다. 그렇게 의아해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비염과 부비동염(축농증)이 다르다고? 콧물이 어찌나 계속해서 나던지 세수하기도, 로션을 바르기도 힘들었다. 콧물 외에는 특별히 다른 증상이 없어서 미뤄뒀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알레르기비염’이라고 했다. 생각지 못한 진단이다. “비염이요? 저는 비염을 진단받은 적이 없었는데요? 비염은 어렸을 때 생기는 거 아닌가요?”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는 “코에 생기는 모든 염증 질환을 비염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흔히 알고 있는 알레르기비염을 비롯한 만성 감염성, 혈관 운동성, 그리고 감기도 넓게 보면 비염의 한 종류”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코라고 말하는 콧구멍을 따라 들어가는 길 외에도 코 뒤쪽에는 공간(접형동)이 있다. 또한 미간의 커다란 공간(상악동)과 이마에 있는 공간(전두동)까지 모두 코와 연결돼 있어 염증 물질이 고일 수 있는 곳이다. 호텔의 복도를 생각하면 쉽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호텔 복도가 길게 펼쳐져 있고 양쪽에는 방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공기가 들어오는 콧구멍이라고 하면 호텔 복도에 생기는 염증이 비(코)염이다. 복도를 지나서 나오는 호텔방 안 빈 곳(접형동, 상악동, 전두동)들은 부비동이다. 비염이 심해지면 이 공간까지 염증 물질이 차고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비염 없이 부비동염만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비염을 앓던 사람이 만성이 되면 부비동염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물처럼 맑았던 콧물이 진득한 노란 콧물로 바뀌기 전에… 비염과 부비동염은 증상도 조금 다르다. 우선 비염으로 코 복도에 염증이 생기면 코가 막힌다. 분비물이 많이 생기고 갈 곳을 잃은 콧물은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양도 많아진다. 처음에는 맑은 물 같던 콧물이 좀 더 진행되면 부비동 안에까지 염증이 생기면서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세균이 번식하고 농처럼 누런 콧물로 변한다. 이런 염증성 콧물이 공간에 축적되면 압통으로 눈, 머리, 이가 아프기도 하다. 비염과 부비동염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비부비동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금 생각하면 기자는 알 수 없는 맑은 콧물이 시작됐던 일주일을 그저 의아해하면서 치료의 적기를 놓쳤다. 장 교수는 비부비동염은 면역과 관련이 깊다고 강조한다. 그 시기에 기자에게 일어났던 환경적 요인을 되짚어보면 사무실 바닥이 카펫이었다.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니는 그 공간은 카펫 먼지로 공기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갑자기 비염 증상이 시작됐던 시기는 환절기였다. 게다가 ‘나이’가 들었다. 카펫 먼지를 웬만큼 마셔도 끄떡없을 나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면역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간과했던 것 같다.결국 수술을 결정하고… 비부비동염 치료는 급성과 만성이 다르다. 계절성 알레르기 급성 비염은 항알레르기 제제, 점막 수축제 같은 약물로 쉽게 호전된다. 수술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게 권유한다. 이런 환자의 부비동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어보면 염증으로 분비물이 가득 차 있고 점막이 매우 두꺼워져 있다. 물혹이 크게 자라서 숨구멍을 막기도 한다. 수술은 부비동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고여 있는 염증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자는 4년 반을 비부비동염으로 고생했다. 이미 잦은 항생제, 스테로이드 제제 복용으로 소위 약발이 안 받는 상태였다. 한번 코가 막히면 저절로 뚫리는 일은 없었다. 반드시 혈관 수축제를 코에 넣어줘야 했다. 약 없이 견뎌보려고 하면 콧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상태로 조금 지나면 귀까지 먹먹해진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조용한 사무실에서 훌쩍거리며 콧물 삼키는 소리나 코를 풀어대는 소리는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수술까지는 부담이 됐다. 주위에서 부비동염 수술은 잘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도 많다고 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우연한 기회에 장 교수의 권유로 수술을 결정했다. 조금 갑작스러웠지만 증상이 나아질 기미가 없었기에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수술은 당일 입원해 진행된다. 거동이 어려운 질환이 아니기에 모든 건 스스로 했다. 수술 전날 집에서 금식하고 수술 당일 병원에 마련된 ‘수술 당일 입원 센터’를 찾았다. 수술실의 압박감 때문인지, 긴장한 탓인지 맥박수가 분당 110bpm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몇 번을 다시 측정해야 했다. 수술대에 누우니 소름 돋는 찬기가 느껴졌다. 장 교수의 얼굴이 보였고 수술을 도울 스태프들이 여럿 보였다. 조금 안심이 되려는 찰나 마취과 의사의 “마취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부비동염 수술은 내시경으로 한다. 코안으로 내시경을 넣어서 부비동으로 이어지는 숨구멍을 넓혀주고 공기가 잘 통하도록 돕는다. 내시경으로 코안을 들여다보면서 물혹 같은 조직이 보이면 제거한다. 흔히 비염이나 부비동염 수술이라고 하면 코 성형수술을 떠올리기도 한다. 기자도 부비동염 수술을 하고 업무에 복귀했을 때 적지 않은 사람이 ‘코 모양이 그대로인데?’라는 반응이었다. 코안(비강)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를 비중격이라고 한다. 비중격이 휘어 있으면 비염이 발병할 수 있는데, 이때는 비중격을 바로 세우는 수술로 비염을 치료하기도 한다. 장 교수는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하면서 환자가 원할 경우 코 성형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미용 수술로 비염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세상에 간단한 수술은 없었다 눈을 뜨니 회복실이었다. 다행히 코에 특별한 통증은 없었지만 지혈을 위해 콧속에 잔뜩 넣어 놓은 솜 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었다. 입원은 3일 정도 하는데 코안의 솜을 빼고 새로 집어넣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출혈을 멈추는 치료를 받는다. 코안에 이렇게 많은 솜이 들어갈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과거 한 연예인이 축농증 수술을 받았던 이야기를 하면서 코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솜을 빼내는 손동작을 보여줬던 기억이 났다. 마치 마술 쇼를 하듯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표현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당해보니 코에 솜을 넣고 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지혈이 어느 정도 되면 솜을 빼고 퇴원한다. 코안은 혈관이 많기 때문에 출혈을 조심해야 한다. 상처가 잘 회복되도록 격한 운동처럼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세상에 간단한 수술은 없었다. 내시경 수술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뇌와 코를 구분하는 뼈는 아주 얇다. 부비동염 수술을 하다가 자칫 잘못 건드리면 뇌척수액이 새고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코안은 시신경과도 가까워서 조심해야 한다. 수술하다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다치면 영구 장애를 입을 수도 있다. 또한 부비동에는 혈관이 많아 심한 출혈이 유발되기도 한다. 수술로 인한 코 유착도 적지 않다. 때로는 후각 기능이 상실되기도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과도한 절제로 코 내부 공간이 너무 커지면 ‘빈 코 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장 교수는 “부비동염 수술은 생각보다 합병증이 많은 수술”이라며 “반드시 숙련된 의료진에게 치료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그렇다고 비염까지 치료되는 건 아니었다 수술 상처 부위가 회복되는 데는 한 달 이상 걸렸다. 하지만 코 막힘 증상은 수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좋아졌다. 한 번은 코안으로 공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들어와서 화들짝 놀란 적도 있었다. 숨 쉬는 구멍이 커지면서 코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에 아직 적응을 못한 것 같았다. 보름 정도 지나고 코 세척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비물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사이 항생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고 회복기를 지나 이제는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특이한 점은 먼지나 강한 냄새에 자극받으면 코 간지러움과 불편함이 발생하는데 과거처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비염을 앓기 전에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었는데 수술 후에는 예전처럼 냄새를 잘 맡지는 못하는 것 같다. 장 교수는 “부비동염 수술을 해도 비염 증상이 완전히 나아지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코안의 염증은 제거했지만 알레르기비염은 유발 원인이 있는 한 증상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천식 같은 전신 질환이 있거나 물혹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수술 후에도 재발 확률이 높다. 장 교수는 “부비동염 수술은 질환 관리의 시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평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자세가 좋지 않으면 어깨가 안으로 움츠러지게 되고(라운드 숄더) 고개와 등도 함께 구부정하고 둥글게 말려 보인다. 굽은 어깨가 심해지면 외관뿐 아니라 목과 허리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어깨가 안으로 굽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어깨가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를 제한시켜 어깨충돌증후군을 유발하며 전체적인 신체 균형이 무너진다. 방치하면 등이 점점 굽어져 목과 허리 디스크 위험이 더 커진다. 누웠을 때 바닥에 어깨가 닿지 않고 뜬다면 굽은 어깨일 가능성이 높다. 양팔을 머리 뒤로 올려서 목덜미를 양손으로 잡은 후 양쪽 팔꿈치가 어깨와 일직선이 되지 않고 양쪽 팔꿈치가 귀보다 앞으로 가 있으면 굽은 어깨가 진행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때는 등 근육을 키우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굽은 등을 예방하려면 ‘뒤 근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 등 근육이 약해지면 등이 굽고 거북목이 되기 쉽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을수록 근육은 약해진다. 특히 등 근육은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아 더욱 약해지기가 쉬운 부위다. 척주기립근·승모근·광배근이 대표적인 등 근육이다. 척주기립근은 목등뼈에서 골반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데 척추의 움직임과 디스크·인대·힘줄과 같은 연부 조직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승모근도 신경을 써야 한다. 승모근은 어깨뼈와 팔의 움직임에 크게 관여하며 척추에 연결돼 있어 척추 안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광배근은 척추와 허리에서 시작해 겨드랑이 밑을 돌아 팔까지 이어져 있는 중간 등에 해당하는 근육이다. 광배근은 팔을 안으로 모으고 뒤로 보내는 동작을 하도록 도와준다. 평소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등 근육이 긴장한 상태로 오래 있는데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서 등 근육이 상하고 마르기 시작한다. 처음엔 근육만 빠지지만 오래되면 등이 굽고 거북목이 생길 수 있다. 김하영 스트레치뱅 팀장에게 배우는 ‘몸매를 살려주는 굽은 어깨 스트레칭’평상시 몸통의 앞쪽 근육이 지속해서 수축하고 있기 때문에 굽은 어깨가 될 수 있다. 앞쪽 근육은 스트레칭을 통해 늘려 주고 등 쪽 근육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근막을 강화하면 앞으로 구부러진 어깨가 뒤로 펴질 수 있다.자세를 교정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스트레칭은 10회씩 3세트를 기본으로 한다.① 머리와 등을 벽에 대고 바른 자세로 선다. 이때 발꿈치까지 벽에 붙여서 허리가 떨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 만세 자세로 시작해서 ‘W’ 모양을 그리면서 팔을 내려준다. 팔꿈치는 벽에 최대한 붙여서 움직여야 한다.② 시선은 정면을 보고 단단하게 고정된 문이나 벽을 잡고 선다. 한쪽 어깨를 90도로 만들어 늘려준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천천히 상체를 움직여 준다. 가볍게 돌아오고를 반복한다.③ 목 스트레칭. 편한 자세로 앉아 좌·우·아래·위·대각선으로 목을 늘려준다. 이때 어깨는 고정해야 한다. 대각선 방향으로 목을 스트레칭할 때는 반대편 손으로 쇄골의 중간 부위를 잡고 늘려준다. 동작은 너무 강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우리나라 신약 허가율과 급여 등재율이 G20 국가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PhRMA(미국제약협회)에서 최근 10년간(2012∼2021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에 허가된 글로벌 신약 460개를 토대로 각국의 신약 접근성과 재정 영향(IQVIA 자료 기준)을 비교했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신약 460개를 기준으로 한국의 신약 허가율은 33%로 일본, 프랑스, 영국이 50% 이상인 것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급여율도 22%로 일본(48%), 프랑스(43%)와 큰 차이를 보였으며 G20 평균(28%)에도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신약 중 한국에서 1년 안에 출시되는 신약은 5%(일본 32%, G20 평균 16%)에 불과해 국내 환자들이 체감하는 혁신 신약 접근성은 크게 낮았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신약이 가장 빨리 출시된 국가는 미국(57%), 유럽(23%), 일본(13%) 순이었으며 우리나라는 최초 도입된 국가와 비교해 평균 28개월(G20 평균 27개월) 늦게 도입됐다.신약 허가받아도 급여 등재의 벽 높아 우리나라는 신약의 급여 여부를 판단할 때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한다. 그러나 희소 질환은 기존 치료제가 없는 경우가 많고 비용효과성 등에 관한 근거가 불충분한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희소 질환 치료제의 특수성을 고려해 진료비를 경감시켜 주는 산정특례제도, 희소 질환 의료비 지원 사업, 본인부담상한제 등의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급여 위주의 지원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크다. 국내에서 급여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다. 의약품 선별등재 제도 도입 이후 15년간(2007∼2021년) ICER 값을 살펴보면 일반 치료제 28개 성분의 ICER 중앙값은 1597만 원, 희소 질환 치료제 12개에 대한 ICER 중앙값은 3232만 원이었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희소 질환 치료제로 지정, 승인, 허가받은 약제를 살펴보면 165개 제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 중 156개 제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승인됐고 56.4%만 급여 등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2013년 이후 희소 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율은 낮아지고 있는 양상이다.신약 급여 등재, ICER 유연성 확보가 관건 엔허투는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표준 치료로 쓰는 허셉틴(트라스투주맙)과 세포 독성 항암제(데룩스테칸)를 붙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이다. 2022년 9월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환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엔허투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제기됐다. 지지부진하던 급여 등재는 4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출시 2년 만에 결정됐다. 신약의 경제성 평가 기준인 ICER 평가가 유연하게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ICER은 임곗값에 1인당 GDP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데 항암제는 5000만 원, 일반 약제는 3000만 원이 임곗값으로 알려져 있다. 엔허투는 ICER 임곗값 5000만 원이 넘지만 이를 적정 수준으로 내려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반면 한정적 급여 적용으로 유방암 환자의 약 50%에 달하는 HER2 저발현 환자는 여전히 엔허투를 사용할 수 없다. 희소 질환 치료제는 급여 등재가 더 어렵다.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은 아밀로이드가 심장에 축적돼 심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첫 진단 시점부터 생존 기간 중앙값이 2.5∼3.6년에 불과하다. 국내에도 ATTR-CM의 유일한 치료제가 2020년 8월 허가를 받았지만 약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급여 상태로 머물러 있다. 2023년 4월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용을 위한 비용효과성 평가 결과 비급여 평가를 받았다. 국내와 똑같이 경제성 평가를 실시하는 영국, 호주에서는 급여에 등재된 것과 비교된다. 이수용 양산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보험위원회 간사)는 “ATTR-CM은 실질적인 생존율이 연장되는 국내 유일한 치료제가 이미 4년 전에 국내에 허가됐지만 여전히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는 진단받고도 치료를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정부와 업계에서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 대비 신약의 급여 등재율은 낮은 수준이므로 기존 신약 평가 기준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하고 신약의 가치를 중심으로 바라보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통해 ‘혁신성 인정 신약’은 ICER이 일정 수준을 초과해도 경제성을 인정하고 건강보험에 신속하게 등재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잠들지 못하는 것은 정말 문제일까?”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제1회 허니냅스 슬립 심포지엄에서 “잠들지 못하는 것보다 불면을 걱정하느라 생기는 수면장애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수면 산업은 수면장애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 의료기기 혹은 침구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활성화되면서 일상생활에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테크(Sleep+Technology)’가 주목받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수면 관리를 해주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낮은 환자 순응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 교수와 허니냅스는 사용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솜눔 메델라’에 4가지 수면 지표를 반영한 디지털 치료 응용 프로그램(dSIBT-I)을 적용했다. 수면 지표를 살펴보면, 우선 낮에 얼마나 일하고 밤에 얼마나 자는지를 확인한다. 정 교수는 수면에 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7시간의 숙면을 위해서는 낮에 17시간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 둘째, 잠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5시간을 자기 위해서는 5시간만 누워 있어야 한다. 밤잠을 설쳤으니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 하면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잠이 안 올 것을 걱정해 누워 있는 시간을 두 배로 늘리면 실제 잠에 든 시간의 효율은 떨어진다. 즉 잠을 자기 위한 시간에만 잠자리에 든다. 잠이 오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한 상태가 지속되면 차라리 잠자리에서 나와야 한다. 셋째, 낮에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인다. 누워 있는 것은 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낮에 오래 누워 있을수록 밤잠에는 방해가 된다. 가급적 누워 있지 말고 앉아서 생활하거나 가벼운 산책 등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피곤한 경우에는 잠깐 잘 수 있지만 이때도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복용은 잠드는 시간이 아니라 일어나는 시간을 기준으로 복용 시간을 결정한다. 잠이 안 오니까 일찍 수면제를 복용하면 약의 효과는 계속해서 떨어질 수 있다. 허니냅스는 이런 지표들을 반영해 ‘수면지표 기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디지털 치료기’의 불면증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 연구’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임상시험은 무작위 전향적 이중맹검으로 진행됐으며 디지털 치료 응용 프로그램(dSIBT-I)과 기존의 불면증 행동 인지치료(CBT-I)를 비교해 디지털 치료 응용 프로그램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불면증 환자 50명이 dSIBT-I에 무작위로 할당됐으며 CBT-I 그룹과 1개월 동안 매주 수면 지표들을 평가했다. dSIBT-I 그룹과 CBT-I 그룹 모두 ISI(불면증 심각도 지수) 점수에서 개선을 보였다. 치료 과정도 양쪽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확인했으며 2주 차에서는 오히려 dSIBT-I 그룹이 CBT-I 그룹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대변 이식으로 간암, 위암, 식도암 등 전이성 고형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숙련 교수·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팀은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13명의 전이성 고형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의 대변을 이식한 결과 절반의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면역항암제는 표준 항암 치료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종의 약 20∼30% 환자에게서만 효과가 나타나고 대부분은 면역항암제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한다. 따라서 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연구팀은 대변 이식 전 13명의 수혜자에게 경구 항생제를 투약해 장내 미생물을 제거했다. 그 후 공여자의 대변에서 미생물만 분리해 대장 내시경을 통해 수혜자에게 이식하고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하며 6∼8주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암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명의 전이성 간암 환자에게서 대변 이식 후 암 크기가 48% 감소하는 등 부분 관해(암 치료 판정 기준을 나타내는 용어. 암 치료 후 검사에서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를 ‘관해’라고 한다)가 나타났다. 또한 대변 이식 전 100만 ng/㎖ 이상까지 증가했던 간암 종양표지자 검사(AFP) 수치가 대변 이식 후 3000ng/㎖로 감소했다.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암이 진행됐던 절반의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암이 부분 관해됐던 전이성 간암 환자는 첫 대변 이식과 면역항암제 치료에도 암이 계속 진행돼 다른 환자의 대변을 다시 이식받고 8주 후에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 원인을 찾기 위해 대변 이식 후 장내 미생물 구성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대변 이식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익균을 새롭게 발견하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로 이름을 붙였다. 또한 박테로이데스 플레비우스균과 락토바실러스 살리바리우스균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억제하는 유해균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질병 치료의 열쇠’라고도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 즉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대사성 질환,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뇌신경질환, 암 등 여러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장내 미생물, 대변 이식에 관해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박숙련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면역항암제 유익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와 사람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함께 배양한 결과 T세포에서 나오는 면역 반응 물질인 인터페론감마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이 유익균과 면역항암제를 같이 적용했을 때 암 크기가 50% 이상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라면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장내 미생물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한수 교수는 “장내 미생물 조합과 암 면역 반응 최적화 연구를 통해 암 치료 결과를 향상할 수 있도록 유익균을 높이고 유해균을 낮추는 최적의 미생물 군집 연구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이성 고형암 면역항암제 치료에 있어서 대변 이식의 임상적 효과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에 최근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진단 이후에도 환자 3명 중 1명이 치료를 받지 않는 암이 있다. 바로 희귀 난치성 혈액암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이다. CLL은 혈액 속에서 비교적 성숙한 림프구가 급격하게 증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60∼180명의 환자가 신규 진단을 받는다. 아직 CLL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CLL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의 진행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어서 혈액검사를 받았다가 백혈구 증가 소견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는 질환 특성상 초기 CLL 환자는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관찰 중에 병이 진행하는 소견이 보이면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문제는 CLL 환자가 이 기간에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하면 치료가 꼭 필요한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 내과 민기준 교수는 “CLL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직접적인 증상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도 진단 후에는 경과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환자는 매일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거나 환자 주변 가족들이 관심을 가지고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CLL 환자는 경과 관찰 중 6개월 이내에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감염의 증거가 없는 발열, 야간 발한, 극심한 피곤함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가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CLL 치료 방법은 항암화학요법, 조혈모세포이식, 표적항암제 등이 있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으면 백혈구 수가 정상화되고 증상도 가벼워지거나 소실된다. 하지만 재발하거나 치료 저항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 밖에도 FCR(플루다라빈-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리툭시맙) 병합 요법이나 이브루티닙과 같은 표적 치료제도 최근 1차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이브루티닙은 CLL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전체 생존율(OS)을 입증한 브루톤 타이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처방됐다. 민 교수는 “CLL은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이라며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면 부작용과 편의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이브루티닙은 부작용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일부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원인을 한방치료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방병원협회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초과해 치료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47.4%였다. 작년에는 46.4%였다. 정부는 일명 ‘나이롱환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1월부터 경상 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경상 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하게끔 하고 경상 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받을 시 2주 간격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자동차보험은 모든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일부 자동차 사고 환자들은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보험사들이 합의를 종용한다”라며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라고 토로했다.작년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는 2500만대를 훌쩍 넘었고 이 중 교통사고 때문에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명으로 집계됐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이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한방치료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고가 나지 않은 대다수의 보험료가 보험사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지난해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21조484억원으로 전년(20조7674억원)보다 2810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5539억원으로 전년(4780억원) 대비 759억원 증가하는 등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감소세를 보이는 추세다. 지난 2019년 92.9%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를 기록했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최근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로 ‘건강보험 대비 보장 범위가 넓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특성’과 ‘근골격계 치료에 특성화된 한의 치료행위에 대한 효과성’ 등을 꼽았다. 또한 최근 5년간 비급여 항목에 한방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세가 10%에 육박하고 약침과 첩약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한방치료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 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한약을 처방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한방진료비만 유독 세부 심사 지침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첩약·약침 등 비급여 한방치료는 오래전부터 그 수가가 통제되고 있으며 그 심사 기준도 점차 세밀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 고시로 첩약·약침에 대한 자료 제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실제 첩약 처방일수, 약침 시행 횟수 등 경상 환자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인 심사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한방의 복합 투약과 시술 등 일명 ‘세트 치료’에 대해서는 실제 임상에선 각기 다른 효능의 약물과 시술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대한한방병원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한방진료의 경우 낮은 보장성이나 비급여 행위의 실손보험 미적용 등으로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낮다”라며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 간의 보장성 환경이 동일해 한방진료 효과를 경험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 의료기관을 선택해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를 세트 치료 등과 엮어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 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주장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지난 5일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암 학회가 열렸다. 이번 학회는 이토 요시아키 교수(싱가포르국립대), 다니우치 이치로 박사(일본 이화학연구소 통합의료과학센터), 모토미 오사토 교수(구마모토대), 배석철 교수(충북대 의대) 등이 참석해 암 치료 연구에 대한 최신 지견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토 교수와 배 교수는 2002년 위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렁스 3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공동 규명한 바 있다. 이어 2013년에는 렁스 3 유전자가 암세포로의 전환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관련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셀’에 등재됐다. 본보는 싱가포르 암 학회에서 이토 교수, 배 교수, 홍재현 신일제약 대표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신 암 치료 연구에 관해 자세히 물었다. ―이번 암 학회가 이토 교수 은퇴를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들었다. 82세 은퇴라니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이토 요시아키 교수 “이달 은퇴를 앞둔 나를 위해 동료 학자들이 학회를 준비해 줘서 의미가 깊고 감사하다. 일본 교토대 의대에서 정년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연구한 지 벌써 22년이다. 그동안 함께했던 동료와 친구를 이번 학회에서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배석철 교수와는 어떤 인연인가? 이토 교수 “배 교수가 1991년 서울대 박사 과정을 마치고 연구원으로 교토대 의대에 있던 나의 연구실에 합류했다. 그 후 배 교수가 한국으로 돌아가 충북대 교수로 있으면서도 렁스 3 연구를 이어가면서 밀접한 교류를 지속해 왔다. 결국 우리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위암 억제 유전자인 렁스 3의 기능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관련 논문이 세계 유명 저널인 셀에 게재되면서 당시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3년에는 렁스 3가 정상 세포에서 암 줄기세포로 바뀌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는 길목에서 이를 차단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것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열게 된 연구였다. 현재 연구팀에 배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이정원 박사가 함께 일하고 있다. 이 박사가 한국에 돌아가서도 렁스 3 프로젝트를 이어가길 희망한다.” ―렁스 3 유전자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달라. 배석철 교수 “렁스 3는 1995년 세계 최초로 발견된 암 억제 유전자다. 이런 유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50개 정도 알려져 있다. 그중 동양인이 발견한 유전자는 렁스 3 하나밖에 없다. 렁스 3는 세포의 삶과 죽음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지면 분열해서는 안 되는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돼 암이 발생한다. 나는 2002년에 위암 발병의 원인이 위암 억제 기능을 가진 렁스 3의 기능 상실 때문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2010년에는 폐암 발병의 초기 원인이 렁스 3 유전자의 불활성화에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배 교수님은 최근 렁스 3 유전자와 비타민 B3와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도 발표한 것으로 안다. 배 교수 “우리 몸에서 렁스 3 유전자가 암을 억제하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암에 걸린다. 그 이유는 유전자가 충분히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렁스 3 유전자가 기능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주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을 거라는 전제를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렁스 3 유전자의 기능을 촉진하는 물질을 찾았다. 우리가 찾은 물질은 비타민 B3이다. 비타민 B3를 이용한 동물실험 등에서 다양한 암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7년에 걸친 임상시험에서도 비타민 B3가 항암 보조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비타민 B3를 고용량 복용한 4기 폐암 환자의 기대수명은 2배 늘었고 사망 위험은 절반으로 줄었다. 임상시험에서는 신일제약의 고용량 비타민 B3 아미나엑스정을 사용했다.” ―신일제약은 배 교수 연구에 오랜 시간 함께했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홍재현 대표 “배 교수 연구팀은 렁스 3 유전자를 강화하는 물질로 비타민 B3(니코틴산아마이드)를 찾아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후보 물질이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안전성이 확보되고 인체 내에서 이뤄지는 정상적인 생리 작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비타민 B3로 항암제를 개발하려는 배 교수의 연구 취지에 공감해 협력하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타민 B3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연구 소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가야 할 정도(正道)를 지키고자 연구를 지원하고 투자도 진행했다. ‘항암제 공동 연구개발협약’은 2006년도에 회장님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제약회사가 지향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명인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약을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 ―임상시험 때 사용한 아미나엑스정은 비타민 B3 제품인가? 홍 대표 “아미나엑스정은 2006년 배 교수와의 공동 연구와 임상시험을 위해 신일제약에서 만든 고용량 비타민 B3이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얻은 고함량 니코틴산아마이드 성분으로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다. 배 교수가 수행한 모든 임상에 아미나엑스정이 사용됐다.” ―비타민 B3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아미나엑스정과 어떤 차이가 있나? 홍 대표 “의약품은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반면 건기식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만든 식품이다. 사용 목적이 다른 만큼 정부의 품질관리 기준도 다르다. 의약품은 건기식보다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관리 기준을 따른다.” ―비타민 B3가 암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한다면 건강한 사람이 비타민 B3 고용량을 암 예방 목적으로 복용해도 되나? 배 교수 “암을 예방하기 위해 항암제를 미리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비타민 B3는 가능하다. 비타민 B3로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하루 1g 정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한국인 식단에서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비타민 B3 섭취를 30mg 넘기기 어렵다. 고용량을 섭취하려면 약으로 먹어야 하는 이유다. 종합비타민을 먹으면 어떠냐는 말도 있는데 통상 종합비타민에 들어 있는 비타민 B3는 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매일, 오래 복용해야 하는 만큼 품질관리도 중요하다. 일반의약품으로 나온 제품을 복용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배 교수 “비타민 B3는 암 예방과 암 치료 보조 효능이 임상시험으로 확인된 유일한 비타민이다. 이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미나엑스정의 재발 방지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암 환자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대부분의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는다. 항암제 부작용이 크지만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아미나엑스정이 암 재발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의 서브 그룹 분석에서 재발률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 “배 교수의 20년 가까운 끈질긴 연구에 미약하지만 함께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해 제약회사의 사명인 인류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싱가포르=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최정연 교수, 강원대병원 류동열 교수 연구팀은 노인 고혈압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이 노쇠, 인지기능, 삶의 질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간한 ‘2023년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60대에서 50%, 70대 이상에서는 60%를 넘어선다. 세계 주요국 중 고령 인구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 노인 고혈압 환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고혈압은 노화로 인한 여러 장기의 이상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나이의 고혈압과는 다르게 전반적인 평가와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노인 고혈압에 대한 최적 관리 모델을 찾는 국내 다기관 연구 ‘HOWOLD-BP’를 주도하며 기립성 혈압 변동과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노쇠, 인지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은 누운 자세에서 서 있는 자세로 변경할 때 혈압이 변하는 증상이다.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져서(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낙상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기립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이는 자율신경계 조절의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 미국 등에서는 노인 고혈압 환자에게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장되는 항목이다. 연구팀은 HOWOLD-BP 연구에 참여한 국내 12개 국립대 병원에서 모집한 2065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를 시행한 후 그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고혈압 환자의 4.6%에서 기립성 고혈압을, 4.1%에서 기립성 저혈압 소견이 관찰됐다. 합산 시 기립성 혈압 변동 소견을 보이는 비율은 9% 정도로 5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노인 고혈압 인구수를 고려하면 수십만 명이 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이들 중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이는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비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전 단계는 23%, 노쇠는 4% 수준이었지만 기립성 고혈압 환자는 노쇠 전 단계 38%, 노쇠는 8% 수준으로 대조군보다 크게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인 환자는 인지기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해 기립성 고혈압이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삶의 질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일상 활동 유지, 운동 능력, 통증, 불편 등의 항목에서 대조군에 비해 점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광일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노인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연구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기립성 혈압 변화와 노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깊다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혈압 관리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Hypertension’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닥터헬기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했다.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처치와 이송을 위해 전문 의료진이 탑승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다. 새롭게 공개된 BI는 의료를 상징하는 생명의 별 안에 태극무늬와 날아오르는 헬기를 결합해 우리나라 닥터헬기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프로펠러 회전을 연상시키는 사분할 원형 위에 생명의 별과 헬기 형태를 배치해 가장 먼저 환자를 구하러 출동하는 닥터헬기와 의료진의 사명감을 전달한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아 응급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이곳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한 이송이 어려워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잦다. 소방, 해경 등의 헬기도 있지만 다목적 헬기라서 환자를 이송하는 데는 제약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현재 닥터헬기는 인천, 전남, 강원, 경북, 충남, 전북, 경기, 제주 8개 지역에서 총 3개 기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강원, 경북, 충남, 전북 4개 지역은 소형급(AW109) 헬기로, 다른 4개 지역은 중형급(AW169, EC-155B1) 헬기로 운영 중이다. 조종사 41명, 운항 관리사 16명, 정비사 16명, 의료진 156명으로 총 229명이 닥터헬기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전남(목포한국병원) 전남은 목포한국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2011년부터 인천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닥터헬기 운영을 시작했다. 중형급 기종인 AW169를 사용 중이다. 전남 전역을 담당하며 총출동 횟수는 3258회, 3038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전남은 200개가 넘는 유인도가 있는 만큼 닥터헬기가 꼭 필요한 지역이다. 2020년 3월 완도군 보길도에 거주하는 산모가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이송 중 닥터헬기 안에서 출산했던 사례도 있다. 분만을 포함해 전반적인 의료 기반이 열악한 섬 지역은 닥터헬기가 최후의 생명선 역할을 톡톡히 한다.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닥터헬기 배치 병원이다. 2013년에 도입했다. 헬기는 소형급인 AW109 기종을 사용한다. 강원도 영서 권역을 담당하며 전체 출동 횟수는 2389회, 이송 환자 수는 2186명이다. 가장 많이 출동한 지역은 영월, 정선, 평창 등이다. 아직 닥터헬기가 없는 충북 제천, 충주 등에도 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년 10월에는 대동맥박리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당시 유일하게 수술할 수 있었던 서울 소재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례가 있다. 이는 닥터헬기 탑승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응급처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넓은 면적과 태백산맥의 영향으로 현재 닥터헬기로는 강원 전역을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강원 영동 권역에 닥터헬기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경북(안동병원) 경북은 안동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강원과 함께 2013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이다. 경북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3349회, 이송 환자 수는 3172명이다. 지난해 5월 닥터헬기 도입 9년 10개월 만에 전국 최초로 3000회 출동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까지도 최다 출동 실적을 보인다. 3000번째 출동은 영양군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 환자의 긴급 이송이었다. 승용차 기준 80여 분 거리를 이륙 16분 만에 도착했다. 경북 닥터헬기는 경북 전역을 30분 이내에 도착해 적기를 사수하고 있다. 환자 소생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충남(단국대병원) 충남은 단국대병원이 배치 병원이다. 충남은 2016년 전국에서 5번째로 닥터헬기를 도입한 지역이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충남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867회, 이송 환자 수는 1795명. 2021년 10월 도입해 5년 9개월 만에 1500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대부분이 중증 응급환자임에도 80% 가까운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닥터헬기를 통한 환자 이송 시간이 평균 45분으로 적기를 잘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은 전국에서 네 번째로 유인도가 많고 산업단지가 다수 분포돼 있는 지역이다. 반면 대형 의료기관은 천안 지역에 몰려 있다. 전문 의료진이 현장에서부터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직접 환자를 처치하는 닥터헬기 역할이 절대적인 지역이다.전북(원광대병원) 전북은 원광대병원이 배치 병원이다. 2016년에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전북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597회, 이송 환자 수는 1497명이다. 2020년 12월 심정지가 발생한 응급환자가 보령아산병원에 이송돼 목숨을 구했다. 닥터헬기가 출범한 지 9년 만에 달성한 1만 번째 환자였다. 전북은 유인도와 산악, 농경 지역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있어 응급의료 취약지가 많다. 또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적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닥터헬기가 중증 응급환자의 생명 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경기(아주대병원) 경기는 아주대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2019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현재 운영 중인 헬기는 AW169 기종으로 경기 남부 지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048회, 이송 환자 수는 1018명이다. 출범 당시 대형급(H225) 헬기를 도입해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했다. 2022년부터는 중형급 헬기로 기종을 변경하고 주간만 운영하고 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기동성이 향상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경기는 도시와 농어촌, 산업단지가 혼재돼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강원과 마찬가지로 경기 북부 권역에 닥터헬기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전용 계류장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인천(가천대 길병원) 인천은 가천대 길병원이 닥터헬기 배치 병원이다. 2011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닥터헬기 운용을 시작했다. 헬기는 중형급인 AW169 기종으로 인천 전역을 담당한다. 6월까지 1762회 출동해 1670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도입 초기에는 소형급 헬기(EC135)가 배치돼 운항 반경 제한으로 백령도는 출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중형급 헬기로 변경한 후 백령도까지 운항을 확대했다. 백령도는 내륙까지 뱃길로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섬이다. 닥터헬기로는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전용 계류장이 없다. 전용 계류장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소음 등 주민 반대로 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제주(제주한라병원) 제주는 제주한라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가장 최근인 2022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헬기는 EC-155B1 기종으로 국내에서 제작한 중형급 헬기다. 제주 전역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총출동 횟수는 62회, 이송 환자는 57명으로 이송이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도 특성상 해상 사고와 산악 사고가 빈번하며 관광객 응급 상황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작년 1월 한라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신고 접수 27분 만에 이송할 수 있었던 것도 닥터헬기라서 가능했다. 전용 계류장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제주국제공항 내에 전용 계류장 설치가 완료되면 닥터헬기 운영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후 신경정신병적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 1000만 명, 일본 1200만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 불면증, 인지기능 장애 등 신경정신병적 합병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신경정신병적 후유증을 경험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다른 호흡기 감염 환자보다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길랭-바레증후군, 인지기능 저하, 불안장애, 뇌염, 허혈성 뇌졸중, 기분 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장기적인 위험이 현저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면 신경정신병적 부작용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도 확인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1회 접종한 경우 부작용 위험이 30% 감소했고 2회 접종한 경우 89% 감소했다. 김선영 교수는 “코로나 중에서도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롱코로나를 겪는 환자는 불안, 우울,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러한 환자에 대한 치료와 진단을 제시하기 위해 롱코로나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동건 교수는 “해당 연구는 경희의료원 연구팀이 다국적 연구팀(스페인, 영국, 프랑스, 스웨덴, 그리스, 캐나다)을 조직해 주도적으로 진행한 연구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신경정신병적 롱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연구 내용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학’ 온라인 6월 호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에 대한 단기 및 장기 신경정신병적 결과’다. 한편 이번 논문의 연구팀 전원이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주관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