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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임원이나 주요 주주와 같은 내부자의 주식거래는 내년 7월부터 사전에 공시해야 한다. 내부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대량 주식 매각으로 사익을 취할 경우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 내부자의 경우 해당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거래할 경우 매매 예정일 이전에 목적과 가격, 수량 등을 공시해야 한다. 이 같은 공시는 매매가 이뤄지기 최소 30일에서 최대 9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이른바 ‘쪼개기 매매’를 막기 위해 사전 공시 대상 여부는 과거 6개월간 거래 수량 및 거래 금액을 합산해 판단한다. 거래 계획을 공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공시하면 최대 2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개정안은 정부 법률 공포 절차를 거쳐 내년 7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1800조 원을 넘어선 가계 빚을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년 2월부터 금융권 대출 상품에 ‘스트레스(Stress)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한다. 당장 내년 2월 26일 연 소득 5000만 원인 대출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한도(30년 만기)가 최대 1500만 원 줄어든다. 27일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전 금융권의 변동금리와 혼합형, 주기형 대출에 대해 스트레스 DSR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출자의 연소득에서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의 비율을 따져 대출 한도를 억제하는 기존 DSR 규제에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추가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과거 5년 동안 가장 높았던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와 현 시점(매년 5월·11월 기준)의 금리 차를 기준으로 스트레스 금리를 산정하기로 했다. 다만 실수요자의 대출 한도 축소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 2월엔 확정된 스트레스 금리의 25%만 더 하고, 하반기엔 50%, 2025년부터는 100% 적용할 계획이다. 대출 상품별로 보면 내년 2월 은행권 주담대에서 먼저 시행되고, 6월 중 은행권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이 향후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규제 수준 등을 넘는 과도한 채무 부담을 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스트레스 DSR 규제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향후 금리 인상 위험을 반영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것. 1800조 가계부채 잡으려 대출규제 강화… 연소득 1억때 대출한도 2025년 1억 감소 ‘스트레스 DSR’ 내년 2월 도입내년 상반기 주담대부터 우선 적용하반기엔 은행 신용대출로 확대 새롭게 도입되는 ‘스트레스(Stress)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내년 2월 26일 이후 은행권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경우 현재보다 대출 한도(30년 만기 기준)가 2∼4% 줄어든다. 한도 축소 규모는 2025년엔 6∼16%까지 확대되고, 순차적으로 신용대출과 기타대출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 금융당국은 현행보다 강력한 스트레스 DSR 규제로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은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빌리는 가계부채 관리 원칙이 더욱 뿌리 깊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부터 단계적 규제 강화 27일 금융위원회가 밝힌 스트레스 DSR 규제는 단계적으로 적용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내년 2월 26일부터 1단계가 시행되며, 내년 하반기(7∼12월) 2단계, 2025년 이후 3단계가 적용된다. 각 단계별로 스트레스 금리 반영 폭은 25%, 50%, 100%로 점차 높아진다. 상품별로 보면 고금리 장기화에 직격타를 맞은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규제가 가장 강력하다. 변동금리 대출에는 과거 5년 이내에 가장 높았던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와 현 시점(매년 5, 11월 기준) 금리를 비교해 결정되는 단계별 스트레스 금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반면 혼합형 대출은 전체 대출 만기 중 고정금리 기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낮은 수준(30년 만기 기준 20∼60%)의 스트레스 금리가 더해진다. 주기형 대출 역시 금리 변동 주기가 길수록 낮은 스트레스 금리(30년 만기 기준 10∼30%)를 받는다. 혼합형과 주기형처럼 금리가 일정 기간 고정돼 있는 상품은 변동금리형과 달리 차주가 부담하는 금리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날 당국이 설명한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할 경우 연 소득 1억 원인 대출자가 30년 만기 분할상환하는 주담대는 당장 내년 2월부터 대출 한도가 1000만∼3000만 원 감소한다. 해당 대출자의 현재 한도는 최대 6억6000만 원이지만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되는 내년 2월 이후 변동형 대출을 받을 경우 최대 6억3000만 원으로 한도가 3000만 원 줄어든다. 혼합형과 주기형 대출도 한도가 각각 2000만 원과 1000만 원 축소된다. 3단계 규제가 적용되는 2025년에는 현 시점 대비 변동형과 혼합형, 주기형 대출 한도가 각각 1억 원, 7000만 원, 4000만 원 급감한다. 금융위는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혼합형·주기형 대출이나 순수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용대출은 전체 잔액 1억 원 이상만 우선 적용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규제를 내년 하반기엔 은행권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2025년엔 은행권과 2금융권의 기타대출까지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금융위는 가계부채 상승의 주된 원인인 주담대와 달리 급전 용도로도 쓰이는 신용대출의 경우는 규제 강도를 낮췄다. 신용대출의 경우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을 더한 전체 잔액이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스트레스 DSR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상황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또 기존 대출의 증액이 없는 재약정 등의 경우에는 내년에는 스트레스 금리 적용을 유예하고 2025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부동산과 건설업을 발원지로 한 금융권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규모가 작고, 지방에 있는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채권 비율이 1년 6개월 만에 5배 수준이 되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보다 규모가 큰 5대 은행의 건설업 관련 연체액도 약 2년 새 3배 넘게 치솟았고,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2배 수준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금융권의 부실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소규모-지방 저축은행 PF 위기 고조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업계 사각지대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점검 대상이 된 47개 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작아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지 못한 곳이다. 47개 저축은행 중 43곳이 자산 규모 1조 원 미만이고, 그중 29곳은 5000억 원 미만 소형사다. 또 지방 소재 저축은행도 30곳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2021년 말 1.3%에 그쳤던 이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올해 6월 말엔 6.5%로 폭증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을 말한다. 같은 기간 전체 부동산업에 대한 연체율도 3.2%에서 9.6%로 상승했다. 건설업에 대한 연체율 역시 이 기간 2.7%에서 7.0%로 올랐다. 전체 업종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같은 기간 3.4%에서 6.8%로 오른 것에 비해 건설 및 부동산 업종의 부실 비율 상승 폭이 더 큰 것이다.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 저하와 높은 지방 사업장 비중 등을 고려할 때 (47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여신의 건전성 지표는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의 사례처럼 일부 저축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른 저축은행으로까지 문제가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올 7월 대출 채권 부실 위기로 일부 지점의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조짐이 벌어지자 불안감이 확산돼 다른 지점까지 자금이 유출된 새마을금고의 사례가 저축은행업계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선 건설업 연체율 급상승 저축은행에 비해 자산 규모가 훨씬 큰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선 건설업 관련 연체액과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21년 말 330억 원에 그쳤던 이들 은행의 건설업 관련 연체액은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는 1051억 원으로 상승했다.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0.21%에서 0.45%로 올랐다. 5대 시중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0%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과 견줘 올해 11월 말까지 26.2% 늘어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시중은행에선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건설업종의 연체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한 곳의 경우 9월 말 기준 13개 업종 가운데 건설업종의 연체율이 0.83%로 가장 높았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며 책임준공 확약을 지키지 못해 시행사가 아니라 시공사인 건설사가 PF 빚을 짊어지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는 준공 기한을 늘려주는 등의 방안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금융당국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레버리지 ETF 등은 시장 움직임에 따라 가격·투자 손익이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ETF가 순 매수액 기준 해외증권 중 1위(약 11억 달러)에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기준금리가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미국 장기채 및 레버리지 ETF 등의 고위험 상품 투자를 늘리고 있어서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값은 오른다. 그러나 금감원은 기준금리 동향의 섣부른 예측이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향후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될 때도 예상보다 금리 변동이 천천히 이뤄지게 되면 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 저신용자가 올해 13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생계비 대출금리가 최고 연 15.9%에 이르지만 고물가, 고금리로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가 몰린 데 따른 것이다. 25일 금융위원회 산하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올 3월 출시된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저신용자는 15일 기준 1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총 915억 원이 집행돼 평균 대출액은 58만 원이었다. 소액생계비 대출 대상은 신용평점 하위 20%(나이스평가정보 기준 744점·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700점 이하)로 연소득이 3500만 원 이하다. 전체 소액생계비 대출 15만7260건 가운데 50만 원 이상 대출은 2만8387건이었다. 이 상품은 처음 50만 원을 대출 받은 후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추가로 50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소액생계비 대출 과정에서 신청자가 받는 복합상담은 16만2390건이 이뤄졌다. 복합상담은 자금 융통에만 그치지 않고 신청자의 경제적 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취업과 휴면예금 찾기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규모로 소액생계비 대출을 차질 없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그동안 파킹통장(수시입출금 통장)을 안 쓰고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자가 쏠쏠해 잔액을 매일 확인할 정도다.” 최근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파킹통장과 같은 단기자금 운용 상품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자 금융권이 종잣돈을 마련하려는 고객을 겨냥해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70∼3.90%로 집계됐다. 1년 만기 상품(3.70∼3.75%)보다 금리 상단이 높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6개월 만기 상품은 최고 금리가 연 3.90%로, 1년 만기 상품(3.75%)보다 0.15%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만기가 짧은 상품의 금리가 각각 0.10%포인트, 0.05%포인트 더 높다.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정기예금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고금리 파킹통장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광주은행은 이달 4일 1000만 원 이하 금액에 연 3.00%의 기본금리 및 내년 12월 4일까지 가입한 계좌의 1000만 원 이하 금액 구간에 연 0.50%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연 3.50%의 금리를 제공하는 ‘365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저축은행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OK저축은행은 이달 초 하루만 맡겨도 50만 원까지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OK짠테크통장’을 내놨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달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자유예금’의 금리를 최고 연 4.10%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금융권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금리를 높이는 것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을 종료한다는 전망이 제기된 영향이다. 이달 13일(현지 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증시 랠리에 대비해 투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를 흡수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6개월 이하 정기예금 잔액은 52조7738억 원으로, 10월 말(50조1449억 원)보다 2조6289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도 5787억 원 늘어났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대기성 자금의 성격을 지닌다. 소비자들의 단기자금 수요에 금융사들의 위험 분산 목적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유치한 고금리 예·적금이 1년 만기 상품으로 재유치된다면 내년에도 4분기(10∼12월) 만기가 집중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금융사 입장에서는 단기자금에 금리를 더 제공해서라도 만기를 분산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서민들의 부담이 늘면서 상생금융에 대한 요구가 커진 가운데 금융권에선 신협이 진행해온 이른바 ‘어부바’ 사업 등 각종 사회공헌이 주목받고 있다. 신협은 2015년 전국 신협과 임직원의 기부금만으로 운영되는 한국 최초의 기부협동조합 신협사회공헌재단(신협재단)을 출범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사회공헌 저변 확대에 기여한 신협 및 임직원을 포상하는 ‘신협 사회공헌의 날’ 행사도 매년 열고 있다. 신협 측은 “오른손이 한 나눔을 왼손은 물론 오른발, 왼발까지 알고 동참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 ‘신협 사회공헌의 날’ 표창은 대구 소화신협 신협재단은 신협 사회공헌의 날을 통해 한 해 동안 전국 신협과 협력해 추진한 사회공헌 성과와 우수 사례에 시상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대구 남구 대명동에 본점을 둔 ‘소화신용협동조합’이 다양한 나눔 활동을 지속해 중앙회장 표창을 받고, 모든 신협인에게 귀감이 될 우수 조합으로 소개됐다. 1983년 설립돼 올해로 만 40년을 이어온 소화신용협동조합은 ‘우리동네 어부바’ 사업과 연계해 지역 친화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지역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돌보기 위한 △사랑의 밀키트 나눔 봉사 △요셉의 집 겨울 외투 전달식 △이동차량 전달식 등이 있다. 또 지역 전통시장 상인을 응원하는 차 나눔 행사와 북키즈 장학사업, 조합원 대상 세법, 의료 특강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김근수 소화신협 이사장은 소화신협이 여름과 겨울철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에너지 취약계층을 돌보는 일을 하는 까닭에 대해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은 누구에게는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낭만을 가져다주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공헌 활동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을 어부바하며 조금이나마 힘이 돼 줄 수 있는 것들을 떠올리다 보면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신협 측은 “이 행사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은 있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실행에 어려움이 있었던 조합과 임직원들도 전 신협인이 함께하면 할 수 있다는 결속력을 다지고 동기를 부여받아 신협 내 능동적인 나눔문화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9년간 누적 기부금 566억 돌파 신협재단이 설립된 2015년 이후 9년 동안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누적 기부금은 566억 원이 넘는다. 이 기부금으로 소외계층 지원 사업을 운영해 약 19만 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 같은 문화 확산에는 ‘신협 아너스클럽’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신협 아너스클럽은 2016년부터 신협의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한 기부자를 대상으로 누적 기부금액별 등급순으로 법인 및 개인회원을 인증하는 곳이다. 지난해 말까지 전국 235개 신협이 신협 아너스클럽 법인 회원으로 동참했고, 기부 금액은 총 93억 원에 달한다. 개인회원은 23명으로 누적 기부금은 약 3억 원에 이른다. 신협 측은 “신협 아너스클럽은 고액 기부자에게 감사를 전하는 한편 조성된 기부금이 전국 신협 및 임직원의 참여로 마련된 점을 알리고 나눔을 위한 전 신협인의 협동의 상징으로 작용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식 신협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신협이 지난 반세기 동안 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신협을 구성하는 모두가 ‘어부바 가치’에 동참하고 협력했기 때문”이라며 “전파되는 나눔의 힘이 크다. 신협 안에서 나눔 문화가 더욱 크게 확산되고 나눔의 외연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코스콤이 증권사 원장관리 시스템의 표준화 모델인 ‘차세대 금융 프레임워크’ 개발에 나선다. 원장관리 시스템이란 증권사가 고객 계좌를 관리하고 매매 및 거래 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장을 이관받아 직접 관리하거나 코스콤이 위탁관리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스콤은 현재 대부분 증권사가 사용하는 ‘C언어’ 프로그래밍과 달리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오픈소스 기반의 ‘자바’ 언어용 표준 금융 프레임워크를 출시해 증권사 차세대 시스템의 표준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원장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기존 각 기업 전산 서버에 직접 고객센터를 개발하고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벗어나 오픈소스를 활용한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이동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각종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앱)의 설계와 제작이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기술이다. 코스콤이 이러한 개발에 나선 것은 온프레미스 방식의 한계가 점점 드러나며 증권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온프레미스를 통해 회사 내에서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는 것이 외부 클라우드에 회사 관련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보다 보안이나 운영 측면에서 안정적이라는 생각에서 활용해왔다. 하지만 온프레미스는 일부 업무에 장애가 발생하면 모든 업무가 함께 영향을 받는 등 단점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코스콤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차세대 금융 프레임워크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기존 시스템에 비해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상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오픈소스의 혜택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향후 동일한 프레임워크 안에서 개발되는 업무 프로그램을 여러 증권사에서 공동 활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코스콤은 카카오페이증권 원장을 개발할 당시 증권업계 최초로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SA)’ 구조를 도입한 경험과 40여 년의 원장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차세대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MSA는 여러 개의 작은 서비스로 구성돼 각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개발되고 배포되는 구조다. 코스콤 관계자는 “국내외 IT 환경이 변혁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 원장 시스템의 새로운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IT 서비스를 선도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코스콤의 미션을 실천할 수 있는 사업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연속 상승하면서 11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00%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코픽스가 4%대에 진입한 건 지난해 12월(4.29%) 이후 처음이다. 코픽스는 예·적금, 은행채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다. 반영 폭은 은행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코픽스가 올라가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따라서 오른다.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코픽스 인상분을 반영해 주담대 변동금리를 올릴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는 4.72∼6.12%에서 4.75∼6.15%로 높아진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5.00∼6.20%에서 5.03∼6.23%로 오른다. 반면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9%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보다 내린 것은 30개월 만이다. 한편 20일부터 전국 농·축협에서 미분양 담보에 대한 신규 공동대출이 중단된다. 분양률 또는 임대율이 70% 이상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보험업계가 고금리 및 고물가로 가중되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소폭 내리고, 실손의료보험료의 인상 폭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보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대출 받는 보험계약대출의 금리도 내릴 예정이다. 14일 금융당국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보험료 부담 경감과 대출이자(보험계약대출) 부담 완화, 소비자 편익 제고 등 3가지 의제, 총 7개 과제를 담았다. 금융당국은 “최근 서민경제가 어려운 만큼 상생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1분기(1∼3월) 내에 추진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해 우선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자동차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과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조정된다.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2.5∼3%를 내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매년 10%를 웃돌았던 실손의료보험료의 인상 폭은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1조5300억 원 등 매년 수조 원의 실손보험 적자가 발생해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인상 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보험료 조정 폭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또 군 입대 장병을 위해 ‘실손의료보험 중지·재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군 입대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면 보험료를 내지 않더라도 실손의료보험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입대하면 군 병원에서 무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기존의 낮은 보험료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군 생활 중에도 보험료를 계속 납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보험계약대출은 부실과 금리 변동 위험이 낮고, 대부분 서민 생계를 목적으로 소액으로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 금리를 내릴 계획이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관련 대출의 최고 금리는 연 7%에 육박하고 있다. 또 실직과 폐업, 중대 질병 발병 등의 어려움을 겪는 계약자를 위해서는 대출이자 납부를 유예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보험업계는 또 기존에는 사고가 잦아 가입이 거절된 대리운전기사들도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대리운전자 보험에 사고 횟수별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사고 횟수에 따른 보험료 조정 체계가 없어 가입 거절 사례가 많았는데, 앞으로 보험료 할증이 가능해지면 보험사들이 대리운전자 보험도 인수할 여지가 생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원금 보장이 된다고 해서 이사 갈 때 쓰려고 넣은 돈인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1억5000만 원을 투자한 안모 씨(46)는 분통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해당 상품은 다음 달 9일 만기 예정으로 H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원금의 절반가량을 날릴 수 있다. 그는 “목돈 쓸 일이 있다고 분명히 의사 표시를 했는데, 은행에서 ‘중국이 망하지 않는 한 별일 없을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상당수 H지수 ELS 만기가 다음 달 도래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1분기(1∼3월)에 만기를 맞는 상품 규모만 4조 원에 육박한다. 투자자들이 15일 대책을 촉구하는 첫 집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현장 검사를 조기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만기를 맞는 은행권 판매 H지수 ELS는 총 13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당장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만 3조8000억 원이다. 금감원은 “내년 1월부터 만기 도래액이 점차 늘어 4월에 정점을 찍은 뒤 이후에는 점차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H지수 ELS 투자비율이 약 40%에 육박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판매된 ELS(홍콩H지수 편입 상품에 한정) 금액(14조5383억 원)의 36.6%를 60대 이상 고령층이 차지했다. 이어 50대 31.2%, 40대 17.6%, 30대 5.5%, 20대 2.7%, 20대 미만 0.6% 순이었다. ELS의 만기가 통상 3년임을 감안하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ELS 판매액의 약 40%를 60대 이상 고령층이 투자한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이 홍콩H지수 ELS 판매로 2021년에 벌어들인 판매 보수 및 수수료는 1153억 원에 달한다. 투자자들 중에는 90대 노인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오기형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이 90대 이상 고객에게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잔액은 90억8000만 원이었다. 투자자들이 모인 ‘홍콩 지수 ELS 피해자 모임’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앞에서 첫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내년 1분기에 실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내년에 손실이 난 사례를 바탕으로 불완전 판매 여부를 검사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사들이 참고할 보상 기준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권의 H지수 ELS 판매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또 상황에 따라 현장검사를 조기에 착수하기로 했다. 단순히 판매 실태를 파악하는 조사와 달리 검사는 징계 등을 목적으로 귀책 사유를 따지는 강도 높은 조치다. 금융당국이 현재 참고하고 있는 2019년 원유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당시 금감원은 그해 8월 검사에 착수한 후 대표 사례에 대한 보상 비율을 결정하기까지 약 4개월이 걸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에 신속히 조사에 착수한 건 앞서 DLS 사태 당시 보상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걸 감안해 검사 기간을 단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앞으로 은행지주와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가 현직 CEO의 임기가 끝나기 최소 석 달 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CEO가 ‘셀프 연임’을 하거나 측근 인사를 앉히는 문제를 막기 위해 외부 인사의 CEO 선임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모범관행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6개),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10개),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독립성 확보(9개),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5개) 등 총 30개 방안이 담겼다. 금감원은 차기 CEO를 선임할 때 현직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하는 방안을 각 은행지주와 은행이 명문화하도록 했다. 현재는 차기 CEO 최종면접 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 선정 후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까지 불과 1주일 정도만 소요돼 검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내부보다 외부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CEO 선임 과정도 바꾸기로 했다. 은행지주와 은행이 외부 후보를 포함한 ‘상시 후보군’을 만들어 평소 이사회 참석과 발언 기회를 보장하고,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이가 승계절차 시작 이후 CEO 후보가 되면 추천자와 이유를 공시하도록 했다. 또 내부 후보에게 부회장직 등을 부여해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 경쟁력 있는 외부 후보에게도 비상근 직위를 줘 경쟁구도를 만들 방침이다. CEO를 견제하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장치도 마련된다.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CEO가 관리하는 게 아니라 이사회 산하의 독립조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같은 해에 끝나 CEO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사진으로 한꺼번에 교체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앨 수 있도록 이사들의 임기를 조정한다. 금감원은 이 같은 방안을 향후 은행지주 등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할 예정으로, 내년 각 회사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액 중앙값(대출액을 크기순으로 배열했을 때 중앙에 있는 값)이 지난해 1억6000만 원을 넘겨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는 10쌍 중 9쌍에 달했다. 집값 등 결혼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신혼부부 수는 전년 대비 7만 쌍 가까이 줄어들어 100만 쌍을 겨우 넘겼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혼인 신혼부부(11월 1일 기준 5년 이내 혼인신고를 한 부부)가 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6417만 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 신혼부부 중 대출이 있는 부부의 비중은 89.0%에 달했다. 2021년부터 급등한 집값이 지난해까지 유지되면서 주택 마련을 위한 신혼부부들의 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맞벌이 비중이 늘면서 신혼부부 소득은 늘고 있지만, 집을 가진 신혼부부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67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맞벌이 부부 비중 역시 57.2%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1.5%포인트 줄어든 40.5%로 역대 최저였다. 특히 혼인 1년 차 신혼부부의 주택 소유 비중은 30.5%에 불과했다. 집값 등 결혼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신혼부부 수는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신혼부부 수는 103만2000쌍으로 전년 대비 6.3%(6만9000쌍) 줄었다. 2015년 147만2000쌍이던 신혼부부 수는 7년 만에 29.9% 감소했다. 집값 상승 이후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섣불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섰던 젊은층 가운데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말 20대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0.24%)보다 0.15%포인트 급등한 값이다. 20대 이하 연체율은 2021년 3분기 말부터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이하의 주담대 연체액은 올해 2분기(4∼6월) 말 15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분기 말 1400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900억 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50% 이상 급증한 수치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침체 여파로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9월 말 기준 2.4%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올 4월 대주단(貸主團) 협약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옥석을 신속히 가려내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올 3분기(7∼9월) 말 기준 2.42%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4∼6월) 말 2.17%에 비해 0.2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말(1.19%) 대비로는 1.23%포인트 치솟았다. 잔액도 9월 말 134조3000억 원으로 석 달 새 1조2000억 원 늘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올 6월 말 1.12%에서 9월 말 4.18%로 석 달 만에 3.06%포인트 폭등했다. 금융위는 “상호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일부 대규모 사업장의 연체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저축은행(0.95%포인트)과 여신전문(0.55%포인트), 보험업권(0.38%포인트)의 연체율도 일제히 높아졌다. 부동산 PF 위험 확대로 최근 한 달간 금융사, 건설사 등 5곳의 신용등급 전망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하이투자증권(긍정적→안정적), 다올투자증권(안정적→부정적), 엠캐피탈(긍정적→안정적), 대신에프앤아이(긍정적→안정적), 신세계건설(안정적→부정적)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올 하반기(7∼12월) 분양 및 착공 감소로 부동산 PF 대출 상환이 늦어지는 등 신용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어음(CP) 신용도 정기평가에 돌입한 만큼 PF 위험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및 전망 강등 사례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중에서도 특히 브리지론의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리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 단계에 투입되는 자금 대출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브리지론 중 30∼50% 정도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으로 전 금융권에서 약 30조 원 규모의 브리지론이 만기 연장으로 버티고 있다. 이른바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부동산 브리지론조차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발 중인 고급 주거단지 ‘르피에드 청담’의 경우 채권자 협의회가 올 8월 464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 만기 연장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가 넉 달 만에 승인했다. 전문가들은 “부실 사업장을 빨리 솎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사업장이 무더기로 파산할 경우 일부 금융권의 문제가 아닌 시중은행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자구 노력이 부족한 사업장은 정리하되 사업성이 있는 곳은 살리는 선별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 당국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유도 등 PF 사업장의 점진적인 연착륙 조치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가상화폐를 이용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할 경우 범죄 수익의 최대 5배에 달하는 벌금이 내년 7월부터 부과된다. 대체불가토큰(NFT)은 법률상 가상자산 범위에서 제외된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용자 예치금에 대해 이자 개념으로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10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감독 규정에 대한 입법예고를 11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률과 시행령은 가상화폐 이용자를 보호하고 관련 시장의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제정돼 내년 7월 시행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처럼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 등이 금지된다. 이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에 이르는 과징금과 3∼5배 수준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다. 이 같은 범행을 적발하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상거래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불공정거래가 의심될 경우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에 통보해야 된다. 금융당국은 또 가상화폐의 개념을 정의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발행되는 예금토큰과 함께 NFT를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이 활용된 NFT는 상호 간 대체될 수 없고, 주로 수집 목적으로 거래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측면이 고려됐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은행과 저축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수단인 대부업권에서 빚을 낸 가구주가 4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월 신용대출을 받은 가구주 가운데 대부업체 등 ‘기타 기관 등’에서 돈을 빌린 비중은 7.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온 6.9%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019년 이후 4년 만에 관련 통계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기타 기관 등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우체국·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제외한 기타 여신업체를 말한다. 소득분위별로 나눠 보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주의 관련 대출 비중이 13.1%로 가장 높았다. 저소득 가구는 신용등급이 낮아 1금융권인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는 기타 기관 등에서 빌린 대출 비중이 6.4%에 머물렀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대부업권마저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평가회사 나이스 기준으로 올 8월 대부업체 69개 회사가 내준 신규 대출 규모는 950억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066억 원)보다 69% 급감한 수치다. 사금융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대부업체들의 불법 추심 관련 상담은 지난해 1109건에서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902건에 달했다. 금감원은 “대부업권의 불법 추심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추심하는 등의 사례에 대해선 수사 의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제 JP모건체이스의 일부입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콜럼버스서클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리문에는 이 같은 종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1985년 설립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2126억3900만 달러(약 276조 원)로 미국 내 14위의 중견 은행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 파산하며 주인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로 바뀌었다.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자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대되며 이 은행에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올 3월 고금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실 경영 등이 원인이 돼 다른 은행들까지 연쇄 파산을 일으킨 SVB 사태가 전 세계 은행에서 조만간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는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식분석회사 울프리서치는 미국 금융회사를 제외한 기업의 부채 중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9030억 달러(약 1172조 원)로, 올해 2040억 달러(약 264조 원)보다 342.6% 급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 또는 연체 상태에 있는 은행 대출금 규모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누적된 악성 부채와 고금리, 경기 침체 국면이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권이 부실화하면 예금 인출 문제 등 전체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VB 사태로 위기감이 커진 미국 중소형 은행들도 생존을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은행 간 인수합병(M&A)이 올 하반기(7∼12월) 들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일본 역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경우 소형 은행들이 미국 SVB를 파산시킨 ‘고금리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는 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7∼9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7조86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0% 늘어났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6번가에 있는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는 간판만 유지한 채 내부가 텅 비어 있었다. 이른바 ‘가정용품의 천국’으로 불리며 2017년 매장이 미 전역에 1500개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 업체는 올 4월 파산 신청을 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장을 따라잡지 못한 것 등이 원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약 500개의 BB&B 매장이 문을 닫았고, 1만4000명이 실직했다”면서 “지금까지의 파산이 개별 산업의 문제가 원인이었다면 이제는 금융 비용 상승으로 인해 더 많은 기업이 문제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은 이미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빚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은 물론이고 소상공인들의 파산이 내년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美 파산 2배로 증가… 대기업도 무너진다이미 세계 곳곳의 파산 통계는 위기 경보를 울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미국 기업 516곳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파산 기업 수(263곳)와 비교하면 거의 갑절로 늘어난 것이다. BB&B 외에도 미국의 3대 약국 체인인 ‘라이트 에이드(Rite Aid)’가 10월 파산 신청을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 전략담당 수석은 “대기업보다 ‘제로금리’ 시대에 태어난 중소기업은 변동금리 등의 타격을 면하기 쉽지 않아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도 동일한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4∼6월) 파산을 신청한 기업 규모는 2015년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105.7이었다. 분기별로 파산한 기업의 규모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2015년 1분기(1∼3월·105.5) 이후 처음이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유명 의류기업 ‘피크앤드클로펜부르크’는 올해 3월 파산을 신청했고, 자산 가치가 38조 원대에 이르는 오스트리아의 거대 부동산 기업 시그나그룹의 지주사 시그나도 지난달 말 파산을 선언했다. 조만간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기업들도 상당수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달 비디오 기반 커머스 체인인 큐레이트리테일과 미국 내 최대 반려견 용품업체 펫코 등 11개 소매업체가 몇 달 안에 파산할 것이라고 실명을 나열하며 보도했다. 포브스는 “부채가 많은 소매업체는 일부 매장을 폐쇄하거나 영업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소상공인들 “직원 줄여 간신히 버텨”고물가, 고금리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면서 소상공인들은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다. 캐나다의 식당 소상공인 연합 ‘레스토랑스 캐나다’에 따르면 2023년 5월까지 현지 식당의 파산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늘어났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만난 잼 판매업자 윌슨 톨로 씨(40)는 “과일, 설탕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두 배가량 올라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면서 “직원을 한 명 줄여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91만206개 중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율은 42.3%에 달했다.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올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非)금융기업 부채비율은 126.1%로 세계 3위에 해당할 만큼 높아 고금리에 더 취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들이 어려워져 단기적으로 고용이 줄고 소득이 감소해 소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밴쿠버=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1000조 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놓고 이르면 이달 21일 시작되는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환대출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까지 온라인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가계부채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 등으로 기대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19개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는 각종 이벤트를 내놓으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5일부터 주담대 대환대출을 사전 신청한 고객에게 연 0.3%의 금리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사전 신청을 받고 있는 네이버페이는 서비스 시작 이후 주담대 대환대출을 조회한 금융소비자 선착순 3만 명에게 1만 원짜리 쿠폰을 줄 계획이다.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들은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이 활성화되면 수익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업체인 카카오페이의 내년도 수익을 전망하며 “보수적으로 은행 합산 주담대 잔액 중 상환 비중을 0.6%로 잡고, 카카오페이의 시장 점유율을 20%라고 가정하면 관련 중개 매출이 101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역대 최대인 1049조1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은행권은 기대만큼 대환대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의 주담대 가중평균금리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10월 말 기준 연 4.56%까지 올라 기존 대출 상품을 바꿀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앞서 5월부터 시작된 신용대출 대환대출 서비스의 이용금액도 지난달 10일 기준 2조52억 원에 그치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도수수료 부담도 대환대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원금의 1.2∼1.4% 수준에서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통상 3년이 지나야 면제된다. 지난해 7월 이전까지 적용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받았던 소비자가 대환대출을 받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돼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담대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여전히 고금리 상황인 만큼 그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들도 신중하게 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다.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춰 주담대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대출 증가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 다른 회사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어 금리를 무작정 내릴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딩 뱅크’인 KB국민은행은 아직 주담대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할지 결정하지 않았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금융당국이 ‘이상 외화송금’이 적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일부 영업정지가 포함된 중징계를 내렸다. 과징금도 9억 원 가까이 부과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정례회의에서 은행권의 해당 안건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했다. 우리은행 3개 지점에 대해선 외국환 지급 신규 업무 등 일부 업무정지 6개월과 함께 과징금 3억1000만 원을 부과했다. 신한은행 1개 지점에는 일부 영업정지 2년 6개월과 과징금 1억8000만 원 처분을 내렸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1개 지점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 2년 6개월의 제재가 확정됐다. 과징금은 각각 3000만 원과 2000만 원이다. KB국민은행에 대해서는 과징금만 3억3000만 원 부과됐다. 그 외에 SC제일은행에 2억3000만 원, IBK기업은행과 광주은행에 각각 5000만 원과 100만 원의 과징금이 내려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 12곳과 NH선물 등 13개 금융사를 검사한 결과 122억6000만 달러(약 15조9000억 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를 통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인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