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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연준은 7일(현지시간) 오후 2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존 4.75~5.00%이던 기준금리를 4.50~4.7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4년 반 만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두 번째 인하로, 시장 역시 0.25%포인트 수준 인하를 예상해왔다.이에 따라 한국(3.25%)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종전 1.75%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제 이 벽에는 ‘45(미국의 45대 대통령을 의미하는 숫자)’만 있으면 안돼요. ‘47’도 새겨야 할 겁니다. 정말 기분이 좋네요.”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 5번가 725번지에 있는 ‘트럼프 타워’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새겨진 모자를 쓴 지지자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전날 치러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기쁨과 호기심에 이 곳으로 달려온 사람들이었다. 지지자들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MAGA 모자와 MAGA 티셔츠를 입고 트럼프 당선인의 45대 대통령을 기념하는 벽에 새겨진 인장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건물 로비의 안쪽 벽에 새겨진 숫자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관광객들도 길게 줄을 섰다. 트럼프 당선인이 세운 68층짜리 이 건물은 평소에도 트럼프 지지자들의 ‘성지(聖地)’이자 관광객들의 ‘인증샷’ 필수 코스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그가 뉴욕에 있을 때 머무르는 펜트하우스가 있는 곳으로, 해당 펜트하우스는 66층부터 68층까지의 3개 층에 걸쳐 있다. 특히 지난 9월 그의 막내 아들 베런 트럼프가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에 진학하면서 이 곳에서 통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건물 앞에는 4대의 뉴욕 경찰(NYPD) 경찰차가 배치돼 있었고, 경찰들과 경찰견이 건물 주변을 엄호하고 있었다. 트럼프 타워는 얼핏 보면 들어가면 안되는 건물처럼 보이지만,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건물 1층 오른편엔 구찌 매장이, 왼편엔 티파니 앤 코 매장이 입점해 있고 중앙 로비로 들어가면 건물 저층부에 카페와 레스토랑도 입점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펜트하우스 뿐 아니라 일반 거주용 유닛도 다수 있는 주상복합 건물이다. 중앙 로비로 진입하면 이탈리아산 레드 대리석과 골드 컬러로 장식된 ‘트럼프 월드’가 펼쳐진다. 1층에는 벽에 새겨진 ‘45’ 인장을 비롯해 초대형 미국 국기가 걸려있고,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기념품샵도 자리하고 있다. 지하에는 더 큰 규모의 대형 트럼프 기념품샵이 있고, ‘트럼프 커피’, ‘트럼프 피자’, ‘트럼프 아이스크림’ 등 모든 것이 트럼프의 이름을 단 채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트럼프 당선인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보니 지지자들은 트럼프 당선인과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이 건물로 모이는 경향이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에서 암살 시도 총격을 받았을 때도 지지자들은 맨하튼의 트럼프 타워에 모여 분노를 쏟아냈다. 선거 개표가 이뤄진 전날 밤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이 유력해 졌을 때도 지지자들은 차량을 몰고 트럼프 타워 앞으로 와 흥분을 쏟아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을 때에도 트럼프 타워 주변에서는 대형 픽업트럭 등을 트럼프 당선인의 사진과 스티커로 도배한 채 대형 미국 국기를 꽂고 건물 주변을 도는 지지자들의 차량 행렬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앤디 김 뉴저지주 하원의원(42·민주당·사진)이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5일(현지 시간)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커티스 바쇼 공화당 후보 등을 제치고 당선됐다. 6일 기준 개표가 91% 진행된 상황에서 53.1%의 득표율로 44.6%에 그친 바쇼 후보를 따돌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민자의 아들인 그가 취임 선서를 하면 연방 상원의 첫 한국계 미국인 의원이 된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지역구인 뉴저지주 체리힐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념 파티에서 “오늘 밤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내게 기회를 준 이 나라에 감사드린다”며 “분열된 나라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0년 넘는 한국인 이민 역사에 새 역사를 추가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미 상원의원은 총 100명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입법과 정책을 관장하는 중책을 맡는다. 뉴저지주 3선 하원의원인 김 의원은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부패 혐의로 기소돼 당적을 잃자 올 6월 뉴저지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해 81%의 득표율로 후보가 됐다.美 100명뿐인 연방상원에 한국계 첫 입성… “아메리칸 드림 본질”[트럼프 재집권] 앤디 김은 누구31세때 오바마 백악관서 안보 자문… 2018년 하원 당선 이후 내리 3선의사당 난입 사태때 홀로 청소 화제… NYT “세번째로 어린 상원의원 될것”“제가 ‘앤디(Andy)’라는 이름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앤드루(Andrew)’의 ‘r’을 발음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영어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던 저를 위해 수년간 언어치료 선생님이 거의 매일 애써 주셨던 걸 기억합니다. 바로 이런 공교육이 기회를 의미하며, 그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입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로는 사상 최초로 당선된 앤디 김 뉴저지주 하원의원은 지난달 지역교육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미국 민주주의의 기반 자체가 취약해졌다”며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심각한 불안의 시대에 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2026년이 미 독립 250주년이란 점을 강조하며 “이 특별한 이정표를 치유의 시점으로 활용하자”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저지주에서 그의 당선에 의심을 품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상원의원이자 세 번째로 어린 상원의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의 힘 믿는 이민 2세 김 의원은 1982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나온 아버지 김정한 유전공학 박사와 간호사였던 어머니 장재순 씨의 1녀 1남 중 둘째로 태어났다. 김 박사는 소아마비를 앓으며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 온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부모의 유학 생활 중 보스턴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교육을 중시한 부모의 선택에 따라 뉴저지 남부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김 의원은 “당시 어머니는 초등학생인 날 워싱턴으로 데려가 왜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선택했는지 설명했다”며 “‘기회를 준 나라에 보답해야 한다’는 말씀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시카고대 졸업 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무부 공무원이자 이라크 전문가로 2013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던 그는 31세의 나이에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관해 조언하는 유일한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 2018년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공화당 현직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묵묵히 의사당 청소해 스타덤 그가 이른바 ‘전국구 스타’가 된 건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의사당에 혼자 새벽까지 남아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며 ‘참정치인’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당시 AP통신은 “그는 일반적인 정치인보다 겸손하고 근면한 모습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의 이런 성실함은 지난해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민주당)가 현금과 금괴 등을 받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며 더욱 부각됐다. 메넨데스를 대신해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한 그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 나라를 치유하자”고 역설했다. 상원의원 출마 당시 상황도 화제가 됐다. 김 의원은 메넨데스가 기소된 다음 날에 “당 중진들의 허락이 먼저”라는 참모들의 만류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격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김 의원은 기존 관례보다 부패한 정치를 개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라고 전했다. 옥스퍼드대 유학 시절 캐나다 출신 중국계 변호사인 캐미 라이를 만나 2012년 결혼한 김 의원에겐 8, 6세 두 아들이 있다. 아이들과 레고를 조립하거나 카드 게임을 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자주 공유하는 평범한 ‘아들 바보’이기도 하다. 누나인 모니카 김은 매디슨 위스콘신대 현직 교수로 저명한 역사학자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 축하 인사를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제가 ‘앤디(Andy)’라는 이름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앤드류(Andrew)’의 ‘r’을 발음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영어를 쓰는데 어려움을 겪던 저를 위해 수년 간 언어치료 선생님이 거의 매일 애써주셨던 걸 기억합니다. 바로 이런 공교육이 기회를 의미하며, 그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입니다.”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로는 사상 최초로 당선된 앤디 김 뉴저지주 하원의원은 지난달 지역교육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에 대한 존중과 그 고마움을 되갚겠다는 진정성 있는 약속을 내놓았다. 또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됐다”며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저지주에서 그의 당선에 의심을 품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상원의원이자 세 번째로 어린 상원의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의 힘 믿는 이민 2세김 의원은 1982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나온 아버지 김정한 유전공학 박사와 간호사였던 어머니 장재순 씨의 1녀1남 중 둘째로 태어났다. 김 박사는 소아마비를 앓으며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 온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부모의 유학생활 중 보스턴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교육을 중시한 부모의 선택에 따라 뉴저지 남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김 의원은 “당시 어머니는 초등학생인 날 워싱턴DC로 데려가 왜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선택했는지 설명했다”며 “‘기회를 준 나라에 보답해야 한다’는 말씀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시카고대 졸업 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이후 국무부 공무원이자 이라크 전문가로 2013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던 그는 31세의 나이에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관해 자문하는 유일한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 2018년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공화당 현직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묵묵히 의사당 청소해 스타덤그가 이른바 ‘전국구 스타’가 된 건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의사당에 혼자 새벽까지 남아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며 ‘참 정치인’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당시 AP통신은 “그는 일반적인 정치인보다 겸손하고 근면한 모습으로 보여졌다”고 평가했다.김 의원의 이런 성실함은 지난해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민주당)가 현금과 금괴 등을 받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며 더욱 부각됐다. 메넨데스를 대신해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한 그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 나라를 치유하자”고 역설했다.상원의원 출마 당시 상황도 화제가 됐다. 김 의원은 메넨데스가 기소된 다음날에 “당 중진들의 허락이 먼저”라는 참모들의 만류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격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김 의원은 기존 관례보다 부패한 정치를 개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라고 전했다.옥스퍼드대 유학 시절 캐나다 출신 중국계 변호사인 카미 라이를 만나 2012년 결혼한 김 의원에겐 8, 6세 두 아들이 있다. 아이들과 레고를 조립하거나 카드 게임을 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자주 공유하는 평범한 ‘아들 바보’이기도 하다. 누나인 모니카 김은 매디슨 위스콘신대 현직 교수로 저명한 역사학자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 축하 인사를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앤디 김 뉴저지주 하원의원(42·민주당)이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5일(현지 시간) 치러진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커티스 바쇼 공화당 후보 등 6명을 제치고 당선됐다. 6일 기준 개표 62%가 진행된 상황에서 54.3%의 득표율을 거두며 43.7%에 그친 바쇼 후보를 따돌리고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민자의 아들인 그가 취임 선서를 하면 연방상원의 첫 한국계 미국인 의원이 된다”고 보도했다.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이자 모교가 있는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 힐튼 호텔에서 가진 당선기념 파티에서 “37년 전 5살이었을 때 뉴저지로 이사와 집을 구할 몇 주 동안 살았던 곳이 이 호텔”이라며 “이 곳에서 오늘 밤을 기념하며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내게 기회를 준 이 나라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0년이 넘는 한국인의 이민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추가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분열된 나라를 치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미 상원의원은 총 100명으로 지역구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입법과 정책을 관장하는중책을 맡는다. 뉴저지주 3선 하원의원인 김 의원은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부패 혐의 사건으로 당적을 잃자, 올 6월 뉴저지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해 81%의 득표율로 정식 후보가 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오늘(5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 날입니다. 미국보다 14시간 빠른 한국은 이미 6일이 되었지만 미국은 아직 5일이고 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미국은 주별로 선거 운영제도가 조금씩 다른데 제가 있는 뉴욕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투표가 가능합니다(물론! 공휴일입니다). 한국 시간 6일 오전 11시면 투표가 종료될 거고 뒤이어 개표가 시작될 것입니다. 올해 대선은 전례 없이 ‘극과 극’으로 다른 두 후보(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겸 전 대통령)가 유례없는 초박빙의 승부(오차범위 내 1% 접전)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관심이 매우 큽니다. 단, 여기서의 접전이란 사전 여론조사 기준입니다. 미국의 대선 여론조사는 “2016년엔 틀렸고, 2020년에는 더 틀렸다(뉴욕타임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오명을 갖고 있어서 완전히 믿을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국도 외교, 안보, 산업 등 많은 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중요한 선거입니다.선거 당일인 오늘, 미국 유권자들은 어떻게 투표를 했을까요. 이 또한 주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릅니다만 전 오늘 뉴욕 맨하튼 투표소를 기준으로 그 풍경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원래 투표소에는 투표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고,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은 더더욱 안됩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 산하 뉴욕외신기자센터의 허가를 받아 오늘 오전 맨하튼 투표소의 모습을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찾아간 투표소는 맨하튼 한복판의 ‘아트 앤 디자인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였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학교 근처 길에 접어드니 바닥의 화살표가 친절하게 투표소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줍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미리 알고 가야 할 한국과 다른 미국의 선거방식을 몇 가지 핀포인트 해보겠습니다.먼저 우리나라의 경우 18세 이상 국민이 되면 누구나 투표권을 갖게 됩니다. 따로 신청을 하지 않아도 집으로 선거 우편물이 알아서 착착 날아오고, 선거 날 신분증만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모든 게 물 흐르듯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미국은 좀 다릅니다. 아무리 시민권을 가진 18세 이상 국민이어도, 유권자가 되겠다고 스스로 등록하지 않으면 투표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투표를 하기 전에 ‘유권자 등록’이라는 하나의 절차가 더 있는 것입니다. 지지난주에 경합주 중의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출장을 갔을 때() 마침 유권자 등록 마지막 날이었어서 사전투표소 줄이 굉장히 길었습니다. 인터넷으로도 등록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사전투표소까지 와서 등록을 하냐고 물었더니 몇몇 분이 “내 투표권이 제대로 등록됐다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어떤 흑인 중년 여성분은 “인터넷으로 등록했는데 잘 된 건지 불안해서 확인하러 왔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투표에 대한 적극성과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또 한 가지 미국 선거가 한국과 다른 점은(사실 이 부분은 한국이랑만 다른 게 아니라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상당히 독특한 미국만의 방식인데)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받는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이 100명이라고 할 때 51명의 국민이 김 씨라는 후보를 찍고 49명이 이 씨라는 후보를 찍었다면 김 씨의 승리입니다(초등학교 회장선거만 봐도 대부분의 선거방식이 그렇죠). 그런데 미국은 국민의 투표 수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선거인단’이란 개념을 가지고 대선 승패를 가릅니다. 선거인단은 주의 인구수에 비례해 배분되고 ‘승자독식제’입니다(네브라스카주와 메인주 제외). 예를 들어 뉴욕주 주민들이 민주당을 51% 뽑고 공화당을 49% 뽑았다면 과반을 넘긴 민주당이 뉴욕주의 전체 선거인단 28명을 모두 가져갑니다. 공화당을 뽑은 49%의 의견은 사표(死票·죽은 표)가 되는 것입니다.이런 일이 여러 주에서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요? 일부 주에서 큰 격차로 이겨 국민의 총 투표수로는 승리를 했더라도, 간발의 차로 선거인단에서 밀리는 주가 생기면 최종적으로 질 수도 있는 상황이 생깁니다. (실제 2016년 대선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더 많은 국민 표를 얻고도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습니다.)하나 더. 한국에도 어느 정도 ‘지역 정치색’이라는 게 있듯이 미국도 그렇습니다. 뉴욕은 진보, 와이오밍은 보수,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주는 주별 정치색을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선거 때마다 자꾸 결과가 왔다 갔다해서 안정적으로 예측이 안되는 7개 주가 있는데, 그게 항상 기사마다 등장하는 ‘경합주’입니다.대선 주자들은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에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경합주에 있는 선거인단을 반드시 자기 쪽으로 끌어와야만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현실적으로 후보자들은 오직 경합주만 관심을 보이고 안정적으로 결과가 예상되는, 이른바 ‘이미 잡은 물고기’ 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시간을 쏟아봤자 결과가 뒤바뀌지 않을테니까요. 결국 대선 기간 내내 후보들은 집중적으로 경합주 7곳을 돌며 표심 따기에 전념하는데, 뉴요커인 미국인 친구는 (7개 주 국민에게만 신경 쓰는 이런 선거방식이) “정말 짜증난다”고 울분을 토하더군요.복잡한 선거방식을 설명하다 보니 어느새 투표소 건물 1층에 도착했습니다. 주민들은 표지판에 적힌 자기 선거구 표식을 찾아 보고 5층 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로 올라가게 됩니다.5층 강당에 올라가니 각 선거구별 선거관리위원들이 책상에서 유권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서 신분증 등을 보여주면 신원을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나눠줍니다.맨하튼 카운티 투표 용지에는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세 가지 언어가 병기돼 있습니다. ‘1965년 투표권법’에 따라 특정 소수언어를 사용하는 유권자가 지역 인구의 5% 이상이거나 1만 명 이상이면 투표용지에 그 언어를 병기해 줍니다. 두 언어는 통역관도 배치돼 있었습니다.그나저나 대통령 선거라고 하기에는 투표용지가 꽤나 복잡해 보입니다. 미국 대선에서는 우리나라로 치면 총선과 지방선거 등이 함께 치러져서 그렇습니다. 오늘 뉴욕 맨하튼 유권자들은 대통령 뿐만 아니라 연방 상·하원의원, 주 법원 판사 등도 같이 뽑았습니다.받은 용지를 칸막이 책상으로 가져가서 신중히 마킹합니다. 투표용지 글씨가 워낙 작다보니 책상마다 노약자를 위한 책받침 만한 커다란 돋보기가 배치돼 있었습니다.아이와 함께 온 사람, 반려견과 함께 온 사람, 아기를 안고 온 사람, 보행기에 의지한 사람 등 다양한 뉴욕 유권자들의 모습입니다. 마킹을 마치면 전자 투표함에 종이를 삽입합니다. 투표용지는 잠금장치가 채워진 인식기 안으로 들어가 개표까지 안전히 보관됩니다. 뉴요커들은 투표용지를 받을 때 함께 준 ‘투표인증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자랑스럽게 투표소를 떠났습니다. 왼쪽은 지지난주 취재한 필라델피아 사전투표소에서 배부했던 스티커고, 오른쪽은 오늘 뉴욕 투표소에서 나눠준 스티커입니다. 지역마다 디자인이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투표소 취재를 마치고 나오며 한 중년 여성 유권자에게 어느 후보를 선택했냐 물으니 ‘해리스’라고 답했습니다. ‘뉴욕은 어차피 해리스가 이기는 (진보)지역이라 걱정 없겠다’고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해리스가 이길 곳이어도 투표는 해야지요. 권리 위에 잠자면 안돼요. 이 세상에 아무것도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으니까요.”권리 위에 잠자지 않은 미국인들의 선택을 받은 후보는 과연 누구일까요. 결과를 기다려보겠습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64년째 미국에서 가장 먼저 투표하는 뉴햄프셔주 산간의 ‘초미니’ 마을 딕스빌노치가 올해도 선거일인 5일 0시(현지 시간) 현장 투표의 막을 열었다. 투표 직후 바로 개표하는 딕스빌노치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각각 3표를 얻었다. 등록 유권자 수가 6명에 불과한 딕스빌노치의 투표는 투표 개시 2분 전 아코디언 연주자의 미국 국가 연주로 시작했다. 투표 종료까지 7분이 걸렸고, 개표는 다시 6분 뒤에 완료됐다. 약 13분 만에 투표부터 개표까지 마무리된 것. 딕스빌노치 유권자들은 2020년 대선 때는 5명 모두 조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다. 2016년 대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4표, 트럼프 후보가 2표를 얻었다. 올 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6명의 유권자 전원이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뽑았다. 5일 투표한 유권자 6명 중 4명은 공화당원, 2명은 무소속이었다. 딕스빌노치는 여름에는 골프와 하이킹, 겨울엔 스키 등이 인기인 미 동북부 숲속의 작은 마을이지만, 1960년부터 미국에서 가장 먼저 투표하는 마을로 더 유명해졌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선거일 오전 6시에 투표소가 문을 여는 것과 달리, 이곳은 언제나 선거일 0시에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뉴햄프셔주는 지역의 모든 등록 유권자가 투표했을 경우엔 해당 투표소를 바로 닫을 수 있다는 주법이 있다. 이에 딕스빌노치는 자체적으로 자정 투표를 진행해 왔다. 등록 유권자 전원이 모두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 투표를 종료하지 않으면 투표소 운영과 즉시 개표가 쉽지 않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에선 5일(현지 시간) 대선 뒤 개표 과정에서 이른바 ‘대선 불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7대 경합주에서 마지막까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졌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패했던 트럼프 후보(당시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일으킨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충격이 미국 사회에 짙게 배어 있어 상당수 주들은 안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사태에 미리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폭동 등 대비해 주 방위군 비상 대기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불안한 미국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보안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는 선거 당일과 이후에 폭동 발생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에 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다. 지난달 오리건과 워싱턴주에서 사전 투표함 화재로 투표 용지가 훼손됐던 사건을 계기로,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도 1일부터 주 방위군에 비상대기령을 발령했다. 2020년 대선 때 불과 1만475표 차로 트럼프 후보가 패했던 애리조나주도 삼엄한 분위기다. 주 선거 결과 인증 책임을 맡고 있는 에이드리언 폰테스 국무장관은 “요즘 방탄조끼를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의 매리코파 카운티는 투표 집계 장소 주변에 저격수를 배치하기 위해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위험 행동 사전 파악을 위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전담팀도 꾸렸다. 모든 투표함엔 감시 카메라와 감시자를 배치했다. 카운티 관계자는 “2020년 이전엔 이런 걱정을 안했지만, 이젠 ‘과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WP에 따르면 현재 많은 주들이 선거사무실에 방탄유리와 강철 문, 모니터링 장비 등을 마련했다. 투표 관리 책임자가 누를 수 있는 비상 버튼도 설치했다. 생화학 테러에 대비해 보호복과 해독제를 배치한 곳도 있다. 수도인 워싱턴DC는 3000명 이상의 경찰관이 12시간 교대근무를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불복 움직임에 대한 우려 여전해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질 경우 결과에 불복할 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ABC에 따르면 그는 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그날(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의 승자는 자신이며, 백악관을 비워주지 말았어야 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 측이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일방적 조기 승리 선언이나 무차별 소송 같은 불복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당일 밤 승자가 드러날 것이며, 적절한 시기에 국민들에게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후보의 기습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거짓 승리를 선언하면 민주당은 ‘트럼프를 믿지 말고, 공식 결과를 기다리라’는 광고를 모든 매체에 쏟아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아주 다른 두 대선 후보가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 맞붙었다.”(미국 워싱턴포스트·WP) 미 대선을 사흘 앞둔 2일(현지 시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일제히 ‘선벨트’(따뜻한 남부 지역을 의미)의 핵심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4일까지 사흘 연속 이곳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해리스 후보는 4일 예정된 마지막 유세는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를 늘리며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번 대선 막판에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막판 격전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트럼프 후보는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인근의 개스토니아와 그린즈버러에서 잇달아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3일과 4일에도 해당 주 킨스턴과 롤리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선거 운동 마지막 3일 동안 ‘7대 경합주의 핵심’인 펜실베이니아보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만약 패배할 경우 트럼프를 가장 괴롭게 만들 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노스캐롤라이나주는 1976년 이후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모든 민주당 후보가 패배했다. 트럼프 후보 역시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격차는 2016년 3.66%포인트에서 2020년 1.35%포인트로 갈수록 줄고 있다.해리스 캠프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2일 트럼프 유세 약 90분 뒤에 샬럿에서 유세를 가졌으며, 최근 한 달 사이 3차례 이상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트럼프 후보가 오차 범위 내 1%포인트 앞설 뿐”이라며 “민주당은 2008년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할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민주당은 흑인과 여성, 젊은층 공략을 위해 현장 사무실 29곳을 열고 직원 350명을 고용해 집중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2020년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인구가 약 40만 명 증가했는데, 주로 고학력 젊은층으로 민주당에 유리해졌단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아이오와주에서 ‘깜짝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현지 매체 디모인레지스터 등이 지난달 28∼31일 유권자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 지지율이 47%로 트럼프 후보(44%)보다 3%포인트 높았다. 아이오와(선거인단 6명)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후보가 이긴 주다. 만약 해리스 후보가 승리하면 초박빙 판세인 올해 대선 레이스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가 인텔을 밀어내고 이달 8일부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된다고 S&P 다우존스지수가 1일(현지 시간) 밝혔다. 1896년 출범한 다우지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지표로, 미국을 대표하는 30개 우량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인텔 인사이드’란 광고 문구로 유명한 인텔은 1999년 다우지수 편입 이후 25년 만에 대표 반도체 기업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인텔은 최근의 AI 반도체 시장 급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실적 악화에 주가 하락이 겹쳤다. 그러면서 꾸준히 다우지수에서 퇴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텔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약 53%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2020년 초(2920억 달러)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989억 달러(약 136조5000억 원)로 내려앉은 상태다. 8월에는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직원 1만5000명을 감원하는 한편 올 4분기(10∼12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엔비디아는 AI 구동에 필요한 핵심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독보적 공급원으로 떠올랐다. 현재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주가가 약 240% 급등했고 올 들어서도 170% 이상 상승했다. 올해 6월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한때 애플을 추월해 시총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은 약 3조3200억 달러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다우지수 교체를 두고 “수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을 일”이라며 “기술 산업 내에서 엔비디아와 인텔의 운명 역전을 드러낸다”고 평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열린 우크라이나 관련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중 한국과 미국,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미 양국은 ‘총알받이’ ‘소모품’ 같은 표현을 써가며 성토했고, 북-러는 자국 안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군은 총알받이 신세가 될 우려가 있고, 병사들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돈은 김정은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도 북한을 국호(DPRK) 대신 ‘김(정은) 정권’이라고 부르며 “북한군 파병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고, 북한군은 시신 가방에 실려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북한군 파병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국제법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졌고 제3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면 우리는 불필요한 결정(unnecessary decision)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결정은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동행한 북한군 장성 세 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하루 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성명에서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이 최근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열린 우크라이나 관련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중 한국과 미국,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미 양국은 ‘총알받이’ ‘소모품’ 같은 표현을 써가며 성토했고, 북-러는 자국 안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군은 총알받이 신세가 될 우려가 있고, 병사들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돈은 김정은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휴전선 이남에서 태어났으면 훨씬 좋은 삶을 누렸을 북한군에게 연민을 느낀다”며 “자국민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북한 정권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도 북한을 국호(DPRK) 대신 ‘김(정은) 정권’이라고 부르며 “북한군 파병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고, 북한군은 시신 가방에 담겨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반면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북한군 파병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국제법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졌고 제3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면 우리는 불필요한 결정(unnecessary decision)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결정은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한편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동행한 북한군 장성 세 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하루 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성명에서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이 최근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사무실로 오거나, 다른 회사로 가라.” 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주 3회 회사로 출근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해고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가 보편화됐지만 최근 스타벅스, 아마존, 델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들에게 ‘사무실 근무’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최근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 근무하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이를 따르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해고 등 각종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도 공지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려 왔다. 이 여파로 올 8월 랙스먼 내러시먼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를 이끌던 브라이언 니콜이 새 CEO로 임명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타벅스는 기업들이 직원 ‘복귀 전쟁’에서 당근 대신 채찍으로 전환한 최신 사례”라며 앞서 이 같은 시도를 했던 아마존 사례도 거론했다. 현재 아마존 직원은 주 2일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앤디 재시 CEO는 전사 공지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주 5일 출근하라”고 요구했다. 재시 CEO는 “최근 5년간을 돌아보면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이점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며 “협업, 브레인스토밍, 발명 등은 물론이고 팀 간 연결도 더 원활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주 5일 근무에 맞게 직원들의 사무실 책상 배치도 바꾸겠다고 밝혔다. 몇몇 기업은 해고 외에도 승진 제한 등으로 사무실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초 델 테크놀로지스는 “원격 근무를 선택한 직원은 승진 자격이 없다”고 공지했다. 월가 주요 은행들도 “재택 근무를 하면 커리어 전망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미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의 사무실 근무 요청에 일부 직원은 항의 서명을 하고 퇴사를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기업은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요청하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퇴사를 선택한 직원 중에는 회사가 잃고 싶지 않은 직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사무실로 오거나, 다른 회사로 가라.”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주 3회 회사로 출근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해고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미국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화 됐지만, 최근 스타벅스, 아마존, 델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직원들에게 ‘사무실 근무’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최근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 근무하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이를 따르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해고 등 각종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도 공지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다. 이 여파로 올 8월 랙스먼 내러시먼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를 이끌던 브라이언 니콜이 새 CEO로 임명됐다.블룸버그통신은 “스타벅스는 기업들이 직원 ‘복귀 전쟁’에서 당근 대신 채찍으로 전환한 최신 사례”라며 앞서 이 같은 시도를 했던 아마존 사례도 거론했다. 현재 아마존 직원은 주 2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앤디 재시 CEO는 전사 공지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주 5일 출근하라”고 요구했다. 재시 CEO는 “최근 5년 간을 돌아보면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이점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며 “협업, 브레인스토밍, 발명 등은 물론 팀 간 연결도 더 원활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전 주 5일 근무에 맞게 직원들의 사무실 책상 배치도 바꾸겠다고 밝혔다.몇몇 기업들은 해고 외에도 승진 제한 등으로 사무실 복귀를 압박 중이다. 올해 초 델 테크놀로지스는 “원격 근무를 선택한 직원은 승진 자격이 없다”고 공지했다. 월가 주요 은행들도 “재택 근무를 하면 커리어 전망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미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회사 측의 사무실 근무 요청에 일부 직원들은 항의 서명을 하고 퇴사를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기업은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요청하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퇴사를 선택한 직원 중에는 회사가 잃고 싶지 않은 직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29일(현지 시간)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7만1000달러(약 9585만 원)를 돌파했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트럼프 후보의 회사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DJT)’ 주가도 28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 중 “재집권하면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 겸 비트코인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29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1000달러를 돌파해 7만1313달러까지 올랐다. 비트코인이 7만1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 6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선 승자에 관계없이 다음 달 말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약 1억8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이더리움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선호하는 도지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트럼프 후보 지지율의 상승세 △이달에만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33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점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등을 꼽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비트코인 채굴자와 회동하고 가상화폐 업계가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등 가상화폐 지지자를 자처했다. 대통령 집권(2017년 2월∼2021년 2월) 시절 “비트코인은 그저 사기처럼 보인다. 규제받아야 한다”고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태도 변화를 통해 그가 가상화폐 업계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기부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28일 나스닥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DJT가 전일 대비 21.59% 급등한 47.36달러로 마감했다. DJT 주가는 트럼프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의 TV토론에서 판정패를 당한 지난달 10일 직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후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주가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현 주가는 저점 대비 240% 급등한 수준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29일(현지 시간)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7만1000달러(약 9억5850만 원)를 돌파했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트럼프 후보의 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DJT)’ 주가도 28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 중 “재집권하면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 겸 비트코인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29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1000달러를 돌파해 7만1313달러까지 올랐다. 비트코인이 7만1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 6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선 승자에 관계없이 다음 달 말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이날 이더리움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선호하는 도지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 △이달에만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33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점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등을 꼽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비트코인 채굴자와 회동하고 가상화폐 업계가 개최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등 가상화폐 지지자를 자처했다. 대통령 집권(2017년 2월~2021년 2월) 시절 “비트코인은 그저 사기처럼 보인다. 규제 받아야 한다”고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태도 변화를 통해 그가 가상화폐 업계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기부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한편 28일 나스닥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DJT가 전일 대비 21.59% 급등한 47.36달러로 마감했다. DJT 주가는 트럼프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의 TV토론에서 판정패를 당한 지난 달 10일 직후 큰 폭 하락했다. 이후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주가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현 주가는 저점 대비 240% 급등한 수준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민주당의 과도한 진보 성향으로 망가진 나라를 되찾고 싶다.”(60대 백인 여성 낸시 씨) “인종, 여성 권리를 생각하면 트럼프를 찍을 수 없다.”(20대 흑인 여학생 애슐리 씨) 22, 23일(현지 시간)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았다. 이곳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과 함께 다음 달 5일 대선 판세를 좌우할 이른바 ‘7대 경합주’ 중 하나다. 이 중 펜실베이니아주(19명)에 이어 조지아주와 함께 두 번째로 많은 16명의 선거인단(미 전체 선거인단은 538명)을 보유해 의미가 크다. 선거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최신 주요 여론조사의 평균치에 따르면 조지아주의 지지율 조사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49.2%)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46.9%)보다 2.3%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선 트럼프 후보(48.6%)와 해리스 후보(47.8%) 간 차이가 0.8%포인트였다. 명실상부한 ‘선벨트 경합주’(7대 경합주 중 따뜻한 지역에 위치한 4개 주를 의미) 내 최대 격전지인 것. 주도(州都) 롤리에는 ‘리서치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대규모 연구개발(R&D) 단지가 있다. 진보 성향의 고학력, 고소득자가 많고 인종도 다양하다. 반면 롤리에서 차로 1시간만 외곽으로 나가면 농촌 지역이다. 보수 기독교 색채도 강하다. 이런 특성을 반영하듯 노스캐롤라이나주는 과거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대선에선 초박빙 대결이 펼쳐졌다.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는 1.3%포인트 차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했다. 또 2008년 대선 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0.32% 차로 승리했다.● 진보 성향 롤리에 늘어난 트럼프 지지자22일 롤리의 한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100대 이상을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었지만 빈자리가 없어 한참 떨어진 곳에 차를 대야 할 만큼 사전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 중에는 트럼프 후보 지지자가 여럿이었다. 트럼프 후보를 찍었다는 60대 백인 여성 낸시 씨는 “트럼프를 찍은 이유를 하루 종일 말할 수 있다. 기름 한 번 주유하면 50달러가 든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심해진 고물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27세인 내 아들은 결코 내가 누린 것 같은 미국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노년의 백인 여성 로아나 씨는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취임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겠다고 한 사람”이라며 “미국 대통령에 맞지 않다”고 반감을 표했다. 롤리 도심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학생회관에서도 긴 사전투표 행렬을 만날 수 있었다. 20대 흑인 여학생 애슐리 씨와 레이철 씨는 “트럼프는 인종과 여성 문제와 관련해 답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기독교 문화가 강한 지역 정서와 젊은층의 진보적 성향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학생도 여럿이었다. 백인 남학생 노아 씨는 “내가 지지하는 ‘(기독교) 가치’와 지지하는 ‘후보(해리스)’가 일치하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백인 여학생 아멜리아 씨는 “학내 여론은 반반”이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젊지만 보수 성향인 유권자가 많다”고 했다. ● 교외는 인종 따라 지지 후보 갈려23일에는 롤리 외곽의 윌슨 카운티와 내시 카운티를 찾았다. 흑인 등 비(非)백인과 백인 인구가 비슷해 판세를 쉽게 점치기 어렵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30여 명의 유권자에게선 인종 또는 이념에 따라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흑인 유권자들은 예외 없이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다. 흑인 여성 시나 씨는 “집값이 너무 올라 롤리에서 윌슨 카운티로 이사했지만 이게 해리스 후보 탓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백인 유권자들 중에는 민주당의 진보 성향에 불편한 기색을 나타내며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가 많았다. 백인 남성 크리스 씨는 “민주당은 남자 화장실에도 탐폰(생리대)을 놓자고 주장하는데 대체 무슨 소리냐”며 “내 딸이 성전환자(트랜스젠더)와 같은 화장실을 쓴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성소수자에게 온정적인 민주당을 비판했다. 20대 백인 여성 캐시 씨는 “모두가 이곳을 ‘바이블 빌(Bible Ville·성경마을)’이라고 부른다”며 “신의 뜻으로 트럼프 후보가 거듭된 암살 시도에서 살아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이번 대선에서 ‘신앙 전쟁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롤리·윌슨·로키마운트=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제와 국경을 망가뜨렸다. 우린 질렸고(fed up) 변화를 원한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자) “난 공화당원이지만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투표했다. 트럼프는 ‘위험한 사람(dangerous person)’이다.”(해리스 후보 지지자)미국 대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지로 꼽히는 북동부 펜실베이니아주를 21일(현지 시간) 찾았다.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번 대선에서 ‘왕관의 보석(Crown Jewel)’으로 불린다. 군주가 쓰는 왕관에서 특히 중요한 보석처럼 펜실베이니아주가 이번 대선의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지역이라는 뜻이다.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와 인근 교외 지역인 벅스카운티 내 레빗타운, 피스터빌트레보스 등을 방문한 결과 대선을 앞두고 ‘갈라진 미국’ ‘두 개의 미국’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와 농촌,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 부자와 빈자 등이 각각 다른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었다. 도시와 농촌의 성향을 모두 지닌 벅스카운티는 많은 언론이 이번 대선의 ‘벨웨더(bellwether·선거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로 부르는 곳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예 ‘미국을 들여다보는 유용한 렌즈’라고 했다. 레빗타운의 사전투표소는 평일 오전 10시임에도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현장 관리 요원은 “매일 오후 4시 반까지만 투표가 가능해 오후 2시 반쯤부터는 아예 줄을 서지 말라고 권유한다. 오래 기다려도 투표를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례 없는 초박빙의 대선인 데다 극명하게 다른 후보가 맞붙다 보니 사전투표 열기가 엄청나다는 뜻이다.도심선 ‘해리스 강세’ 교외선 ‘트럼프 우세’… 둘로 쪼개진 격전지[2024 미국 대선 D-8]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르포 선거결과 예측 ‘벨웨더’ 벅스카운티… “끔찍한 경제 해결 위해 트럼프 돼야”필라델피아 분위기는 사뭇 달라… 사전투표 20명중 “트럼프 지지” 0명이날 벅스카운티에선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트럼프 후보 지지자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불법 이민자 증가를 비판하며 “트럼프를 찍겠다”고 한 흑인 유권자도 있었다.반면 필라델피아에선 해리스 후보 지지 분위기가 강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후보가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등 주내 대도시와 그 교외의 민주당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외는 트럼프 지지 분위기 강해인구가 약 2만8000명인 벅스카운티의 소도시 피스터빌트레보스는 20일 트럼프 후보의 방문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트럼프 후보는 이곳의 맥도널드 매장을 찾아 감자를 튀기고 드라이브스루 주문을 직접 받았다.21일 방문한 이 매장은 “지역민이 소유하고 운영한다”는 점을 매장 곳곳에서 안내문으로 강조하고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맥도널드는 미국인 8명 중 1명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일해본 기업”이라며 “단순한 일자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벅스카운티에서 태어나 평생 이곳에서 살았다는 한 중년 백인 여성은 “이곳에서 트럼프 후보의 모습을 보는 것이 꽤 좋았다”며 “보통 정치인들은 큰 도시만 신경 쓰기 때문에 이 작은 마을에 온 사람이 트럼프라는 건 의미가 있다”고 했다.또 다른 중년 백인 여성은 “끔찍한 경제 상황을 해결하려면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운영하던 사업체를 잃었다”며 “물가는 너무 높고 돈이 없어 직원 월급을 줄 수 없었다. 폐업이 불가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노년의 흑인 여성인 폴린 씨도 “이민자들이 올바른 방식(right way)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게 중요하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불만을 토했다. 사실상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미였다.트럼프 후보의 방문 뒤 피스터빌트레보스의 맥도널드 매장은 ‘온라인 전쟁터’가 됐다. 이 식당의 온라인 리뷰 공간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댓글 싸움을 벌인 것. 식당 리뷰 앱 ‘옐프’는 이 매장에 대한 댓글 달기 기능을 중지시켰다.● 도심은 해리스 지지자가 많아… 젊은층 이탈은 ‘빨간불’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의 분위기는 벅스카운티와 사뭇 달랐다. 시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들은 대부분 “해리스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20여 명을 인터뷰 하는 동안 트럼프를 찍었다는 사람은 한 명도 만날 수 없었다.이날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투표 현장에 나온 백인 노부부는 “공화당원이지만 해리스를 뽑았다. 트럼프는 ‘위험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갈등이 심한 대선은 본 적이 없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30대 흑인 남성 크리스 씨는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하러 왔는데 줄이 너무 길어 내일 다시 오려 한다”며 “흑인 남성들이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건 미디어가 하는 말일 뿐, 내 주변 흑인 남성 중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했다.하지만 사전투표소 밖에서는 일정 부분 다른 기운도 감지됐다. 거리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3명은 “투표를 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했다.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꽤 있다”고 했다. 그들은 “젊은 세대면 진보인 민주당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번 대선에선 국제 문제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가자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이 아닌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는 해리스 후보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20대 흑인 여성 해나 씨 역시 “나는 해리스 후보에게 사전투표를 했지만 주변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젊은 유권자가 많다”며 “젊거나 흑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해리스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고 전했다.필라델피아·레빗타운=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우리 대표부는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North Korea·북한)’라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력 항의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남북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 측이 북한을 ‘노스 코리아’라고 지칭하자, 북한 측은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부르라며 항의했다.한국대표부 김성훈 참사관이 이날 회의에서 “북한(노스 코리아) 군인들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한국어를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있다”고 언급하자,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한국 외교관들이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북한은 유엔총회 등에서 자국과 한국을 각각 DPRK와 ‘ROK(Republic of Korea)’로 지칭하고 있다. 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개적으로 규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북한 파병이)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지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로 성명을 내고 “유럽과 세계 평화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독단적 적대 행위”라며 “다수의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성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우리 대표부는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North Korea·북한)’라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력 항의한다.”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남북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 대표부가 북한을 ‘노스 코리아’라고 지칭하자, 북한 대표부는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부르라며 항의했다.한국 대표부 김성훈 참사관이 이날 회의에서 “북한(노스 코리아) 군인들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한국어를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있다”고 언급하자, 림무성 북한 외무성 국장은 “한국 외교관들이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북한은 유엔총회 등에서 자국과 한국을 DPRK와 ‘ROK(Republic of Korea)’로 지칭하고 있다.양측은 전날 같은 회의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 대표부는 북한이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 모두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김정남을 신경작용제 ‘VX’로 암살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북한 대표부는 “한국 대표단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결적 태도를 계속 취하는 게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개적으로 규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파병에 대해 “더 이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력이 추가되는 걸 반대한다”며 “(북한 파병이)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지는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의 성명에서 “유럽과 세계 평화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독단적 적대행위”라며 “다수의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북한대표부는 이에 대해 “해당 회원국들의 주장은 북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유엔 헌장에 따른 주권 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