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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을 퇴직한 공직자 44명이 전원 취업 승인을 받아 국내 주요 금융권과 공공기업, 대기업 등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등과 유사한 사례가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상 기업 등으로 옮겨간 공직자도 17명이었다.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관예우 특혜를 노린 ‘방어용 영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실에서 퇴직한 뒤 취업 심사를 받은 44명 전원이 취업을 허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 안에 재취업하는 경우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하며,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기관과 취업 심사 대상 기관의 업무 간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확인하면 재취업이 가능하다. 44명 중 금융권으로 이동한 인사는 김 전 선임행정관을 포함해 8명이었다. 올해 3월과 4월 김진성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장인환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각각 BNK경남은행 상임감사위원과 NH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공공 및 유관 기관으로 이동한 경우도 11명이었다. 올해 8월엔 허청회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 대통령실 4급 출신 2명이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 부사장이 됐다. 기업으로 옮긴 공직자도 17명이었다. 특히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로의 이동이 많았다. 최근 배달료 인상 논란에 휩싸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7월 대통령실 부대변인 출신을 고문으로, 카카오는 올해 4월과 지난해 7월 3급 직원 2명을 영입했다. 쿠팡도 올 초 이충윤 전 행정관에 이어 7월에도 대통령실 4급 출신을 이사로 영입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실’ 경력이 사실상 재취업의 프리패스권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가 형식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거취 압박을 받던 김 감사는 감사직 자진 사퇴 의사를 굳히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 출신 19명 금융권-공기관行… 카카오 등 기업엔 17명취업승인 심사 44명 전원 재취업경력 관계 적은 금융권-공기업 이직대통령실 퇴직뒤 농협-경남銀으로… 연봉 수억 감사 자리에도 줄포진국감 앞 대통령실 출신 영입 러시3급 2명 ‘지배구조 리스크’ 카카오로… ‘수수료 논란’ 배민 고문 맡기도#올해 8월 장인환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NH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되자 금융권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안팎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농협은행은 장 전 행정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사유로 “공직업무 수행 및 민간 사회단체 활동 등 시민사회 분야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꼽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종교단체 등을 주로 담당했던 장 전 행정관이 전혀 경력과 관계없는 금융권으로 이직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고 한다. 농협은행은 국회 국정감사 대상이고, 감사원 감사도 받는다.#올해 4월 BNK경남은행 상임감사로 임명된 김진성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금융감독원 출신이지만 검찰 수사관으로 오래 근무한 인사다. 검찰 내 회계 분석 전문가로 유명해 윤석열 대통령과도 안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신설되자 공수처 수사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 논란최근 대통령실 선임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부적절한 자리”라며 “스스로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2년간 대통령실에서 퇴직한 공직자 44명 중 8명이 금융권으로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이들 외에도 대통령실 출신들이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관 담당자, 새마을금고 계열사인 엠캐피탈 자문위원 등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업계 관계자는 “각종 인허가 등 금융 산업에 대한 당국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업무 연관성이나 전문성보다는 정부의 정책 기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선도 닿을 수 있는 정치권 출신들을 찾게 된다”고 했다.금융권에서는 ‘규제 산업’인 금융 산업의 특성상 낙하산을 견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나 당국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치권 인사가 ‘대외협상 창구’로 기능하는 관행이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정계 출신 인사들이 감사 자리에 줄포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는 이사 업무 집행과 회계를 감사할 권한을 가지는, 해당 기관의 사실상 2인자다. 이 때문에 연봉도 통상 수억 원에 달하고 관용차 등 의전이 뒤따른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22년도 회계연도 기준 감사 보수 평균 금액은 1억1641만 원이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사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회계상 문제점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면 금융 관련 제도 변화의 회사 적용에 둔감할 수 있고, 금융 비리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기업으로 11명, 기업으로 17명대통령실 출신들의 공기업행도 줄을 잇고 있다.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인 SR의 경우 지난해 7월 대통령실 4급 출신 심영주 부사장을 영입했다. SR은 지난해 3월에도 대통령실 4급 출신을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최근에도 3급 상당을 비상임이사로 채용 심사 중이다.올해 8월엔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퇴직했던 허청회 씨가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장으로 옮겼다. 그 외에도 최철규 전 대통령국민통합비서관이 지난해 11월 강원랜드 부사장이 됐고, 윤재우 전 대통령디지털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난해 초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획경영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밖에 강윤묵 전 대통령홍보수석실 행정관이 지난해 6월 한국IPTV방송협회 사무총장이 됐고 그 외에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상임감사, 한국평가데이터 감사 등을 맡았다. 문건 유출 문제 등으로 면직 결정을 받았던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 출신 임현조 씨는 2022년 11월 공항철도 경영본부장직으로 옮겼다.44명 중 17명은 기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올해 2월 대통령법률비서관실 출신 이충윤 전 행정관(4급)을 경영관리실 이사로 영입했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업체인 우아한형제도 올해 7월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3급)을 비상근 고문으로 영입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등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해 6월 대통령실 3급 출신을 카카오모빌리티 이사로 영입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3급 출신을 ESG 전문위원으로 채용했다. 삼표산업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 법무실장으로도 지난해 6월 대통령실 3급 출신이 이동했다.별정직 고위공무원 중에선 지난해 7월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현대자동차 부사장으로 갔고, 올해 2월 이진복 전 대통령정무수석이 반도체 장비 업체인 제이스텍 사외이사가 됐다. 대통령 전속 사진가 출신인 김용위 씨는 올해 8월 외식업체 놀부의 대표이사가 됐다.정 의원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대통령실 출신 공직자의 영입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권 출신 공직자가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겠냐는 유착관계의 고리를 잘라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기획재정부와 주요 소관 기관 출신 ‘관피아’들도 최근 2년 사이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핵심 요직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2022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기획재정부 및 소관 기관 7곳(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한국은행 한국투자공사 한국조폐공사)에 대한 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93%)과 한국은행(93%), 조달청(83%)을 제외하고 모든 기관 출신이 100% 취업 허가를 받았다. 인원으로는 국세청이 6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관세청(26명), 기획재정부(15명), 한국은행(14명) 순이었다. 관세청에선 총 28명이 취업심사를 신청해 26명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을 받았고 한국은행은 15명 중 14명이, 조달청은 6명 중 5명이 허가를 받았다. ‘취업 가능’ 결정은 소속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 업무 관련성이 없어야 받을 수 있고, ‘취업 승인’ 결정은 업무 관련성이 있는데도 별도로 취업을 신청해 그 사유를 인정받은 경우 받을 수 있다. 기재부는 최근 2년여 사이 퇴직자 15명 중 5명이 금융업계로 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기재부 예산실 행정국방예산심의관으로 퇴직한 조모 국장은 올해 8월 대부업체인 오케이홀딩스대부의 임원으로 ‘취업 가능’ 심사를 받았다. 홍두선 전 기재부 차관보는 올해 6월 한국평가데이터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등을 지낸 우해영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은 지난해 2월 한국자금중개 대표이사가 됐다. 이 밖에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과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IBK연금보험 인재개발실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원 등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로 이직한 경우도 4명이었다. 대기업행도 4명이었다. 이병원 전 기재부 부이사관은 지난해 9월 퇴직해 한 달여 뒤 삼성전자 IR 담당 부사장으로 옮겼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줄줄이 기업 사외이사가 됐다. 홍남기 전 기재부 장관과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지난해 초 각각 오스코텍과 LF의 사외이사가 됐다. 역시 문재인 정부 출신 안도걸 전 기재부 2차관도 비슷한 시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가 됐다가 올해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동남을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다. 국세청에선 18명이 회계법인 및 세무법인 등 전문법인행을 택했으며, 금융권으로 옮긴 인사도 14명이었다. 19명은 기업으로 이동했는데 쌍용씨앤이 사외이사, 제일약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삼양식품 상무, 현대비앤지스틸 사외이사, 디에이치글로벌 이사, YG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 등 주로 임원 및 사외이사 직급이었다. 관세청의 경우 퇴직 후 취업 승인을 받은 26명 중 12명이 유관 기관인 한국면세점협회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면세점사업자 영업허가 업무를 맡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노태우 비자금’ 사건이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본격 다뤄진다. 추징금 2628억 원을 선고한 대법원 판결로부터 28년, 추징금 완납 후 11년 만이다. ‘추가 은닉 비자금’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노태우 전 대통령 가족들이 직접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설 지도 주목된다.7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를 비롯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등 두 자녀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정감사 증인은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동행 명령이 가능하며, 이마저도 거부할 시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노태우 비자금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기 여러 기업으로부터 수천억원 대 비자금을 조성, 통치자금 등으로 활용했던 부정축재 사건이다. 1988년 2월 취임 후 “전 재산은 연희동 자택과 주식 등 5억원 정도”라고 밝혔던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비자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후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 “4500억 원 가량을 조성했다”고 진술했다. 기업으로부터 3400억 원, 대통령 취임 전 선거자금 등으로 모은 뒤 쓰고 남은 1100억 원 등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것.이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배임수뢰 혐의로 구속했으며, 1997년 대법원은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해 징역 17년 및 추징금 2628억 9000만 원을 선고 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 측은 추징과 친인척 등을 통한 대납 등으로 2013년 모든 추징금을 납부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 의혹’이 추징급 완난 후 11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오른 건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간 이혼소송 항소심이 계기가 됐다. 노 관장은 김옥숙 여사가 ‘맡긴돈’이라 남긴 메모를 증거로 제시하며 ““1991년 경 부친 자금 300억원이 선경(현 SK)에 들어갔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인정했다. 메모에는 노 전 대통령 일가 자금 904억 원이 선경, 측근 등에게 맡겨졌다는 내용이 남겼다. SK는 자금 유입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인정한 만큼 국회 차원의 규명 및 은닉 비자금 환수 움직임은 커지고 있다. 최근 여야 의원들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국세청장 등의 인사청문회에서 은닉 비자금 확인 및 환수, 세무조사를 촉구한 데 이어 은닉 비자금 환수와 부정은닉에 대한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도 잇따라 발의한 상태다. 검찰도 은닉 비자금 수사를 검토 중이다. 법사위는 노 전 대통령 일가를 상대로 이른바 ‘김옥숙 메모’의 진위와 함께 ‘은닉 비자금’의 향방에 대해 집중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관장 측이 해당 메모에 쓰인 금액의 은닉 비자금 의혹을 부인하면, 항소심 재판에서 허위 증거를 제시한 것이 되고, 메모 내용을 인정하면 은닉 비자금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4일 ‘김건희 특검법’이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되자 “국민의힘이 또 양심을 외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과되고 공표될 때까지 계속 발의하고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야5당과 함께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폭정을 외면하고 범죄를 비호하는 양심 없는 정당이란 사실을 온 국민이 다시금 확인했다”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의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자격이 없다”며 “언제까지 용산의 꼭두각시, 용산의 거수기로 살 것이냐”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국민의힘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력 김건희 씨 앞에 다시 무릎 꿇고 조아렸다”며 “특검을 다시 부결시킨 국민의힘은 공동정범”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곧 재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세 번째 특검법은 두 번째보다 당연히 더 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번째 특검법도 수사 대상에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 여사의 22대 공천·인사 개입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담는 등 첫 번째 특검법보다 수사 범위를 넓힌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국민의힘 내에서 4표의 이탈표가 나온 만큼 세 번째, 네 번째 특검법을 이어가면 여권 내 균열이 더 커질 것”이라며 “10월 10일로 선거법 공소시효가 만료되면 용산 눈치를 보지 않는 이탈표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재표결 시 야당 의원 192명이 모두 찬성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8명만 이탈하면 통과된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재발의 시점은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감에서도 김 여사 관련 의혹이 터져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 점에 좀 더 유념해 달라는 원내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11월 15일 나오는 만큼 발의 시점은 그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 비상설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결하는 등 국감에 대비한 당 차원의 총공세도 예고했다. 지난달 말 ‘김건희 여사 국정농단 진상규명 TF’를 꾸린 데 이은 후속 조치로, 김민석 최고위원이 본부장을 맡았다. 민주당은 국감과 함께 국정조사 및 상설 특검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회에서 시민단체 ‘촛불행동’과 함께 ‘탄핵의 밤’ 행사를 주최해 논란이 된 민주당 강득구 의원도 심판본부에 이름을 올렸다. 강 의원은 이날 촛불행동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이 탄핵을 발의할 수 있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4일 ‘김건희 특검법’이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되자 “국민의힘이 또 양심을 외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과되고 공표될 때까지 계속 발의하고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야5당과 함께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폭정을 외면하고 범죄를 비호하는 양심 없는 정당이란 사실을 온 국민이 다시금 확인했다”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의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자격이 없다”며 “언제까지 용산의 꼭두각시, 용산의 거수기로 살 것이냐”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국민의힘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력 김건희 씨 앞에 다시 무릎 꿇고 조아렸다”며 “특검을 다시 부결시킨 국민의힘은 공동정범”이라고 했다.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곧 재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당 내에선 세 번째 특검법은 두 번째보다 당연히 더 세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두 번째 특검법도 수사 대상에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의 22대 공천·인사 개입 의혹,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외압 의혹, 디올백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담는 등 첫 번째 특검법보다 수사 범위를 넓힌 바 있다.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국민의힘 내에서 4표의 이탈표가 나온 만큼, 세 번째, 네 번째 특검법을 이어가면 여권 내 균열이 더 커질 것”이라며 “10월 10일로 선거법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만큼 용산 눈치를 보지 않는 이탈표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재표결 시 야당 의원 192명이 모두 찬성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8명만 이탈하면 통과된다.민주당은 구체적인 재발의 시점은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감에서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터져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 점에 좀 더 유념해 달라는 원내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11월 15일 나오는 등 만큼 발의 시점은 그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 비상설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결하는 등 국감에 대비한 당 차원의 총공세도 예고했다. 지난달 말 ‘김건희 여사 국정농단 진상규명 TF’를 꾸린 데에 이은 후속 조치로, 김민석 최고위원이 본부장을 맡았다. 민주당은 국감과 함께 국정조사 및 상설 특검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최근 국회에서 시민단체 ‘촛불행동’과 함께 ‘탄핵의 밤’ 행사를 주최해 논란이 된 민주당 강득구 의원도 심판본부에 이름을 올렸다. 강 의원은 이날 촛불행동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이 탄핵을 발의할 수 있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여야 지도부가 10·16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일 각각 텃밭을 찾아 총력전에 나섰다. 이번 재·보선은 기초자치단체장 4명(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곡성군)을 뽑는 미니 선거다. 같은 날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열린다. 이번 재·보선은 지난 총선 이후 민심 흐름을 가늠할 첫 선거인 데다, 여야가 각각 ‘김건희 특검법’과 ‘이재명 1심’ 등 대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 대표들이 직접 나서며 승리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지역 일꾼을 뽑아 달라”며 텃밭인 강화와 금정 수성에 나섰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강화를 찾아 서울∼인천 지하철 연결 등을 공약하며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대표도 8일 곡성을 시작으로 금정과 강화를 잇달아 방문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한 갈등과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 의료공백 장기화 등으로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강화에선 안상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데다 금정에선 야권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 등 변수도 적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영광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4월 총선이 1차 정권 심판이었다면 이번 보궐선거는 2차 정권 심판”이라고 했다. 호남에서 치열하게 맞붙은 조국혁신당을 겨냥해선 “앞을 향해야 될 창을 옆으로 찌르면 전쟁이 되겠냐”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호남에서 한 곳이라도 패할 경우 다음 달 1심 판결을 앞두고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영광과 곡성을 잇달아 찾아 “제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윤석열, 국민의힘 정권과 손잡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 지지층 표심에 호소했다. 선거운동 기간은 선거 전날인 15일까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금투세 디베이트(토론) 결과 필요성과 시급성이 인정된 주식시장 밸류업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9월 24일 ‘금투세 토론회’를 마친 뒤 이 같은 입장문을 냈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고 ‘독립 이사를 의무화’하며,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와 ‘권고적 주주 제안 허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표 상법 개정의 핵심은 현행법상 ‘회사’로 국한된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경우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투자 등 특정한 경영 판단으로 자신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개별 주주들이 상시로 소송을 걸 명분이 생긴다. 가령 A기업 이사진이 회사의 미래 먹거리 성장동력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주들로부터 배임죄로 고발당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재계에서 “사내외 이사들이 과감한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대규모 장기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행동주의 펀드의 이사회 진입 경로가 될 수 있다. 주총에 주주의 제안을 허용하는 방안도 결국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우려에도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빠른 시간 내 당론으로 채택해 힘차게 추진할 것”(진성준 정책위의장)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단독으로라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자며 금투세 유예를 논의하던 민주당이 상법 개정 처리로 결론을 내린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금투세 유예는 이재명 대표가 7월 당 대표 연임을 선언하면서 한국 주가를 끌어올리겠다고 던진 카드다. 그래 놓고 재계와 학계에서 “한국 기업 가치를 더 떨어트릴 것”이라고 반대하는 상법 개정을 하겠다는 배경은 뭘까. 우선 지난 두 달여간 금투세를 둘러싸고 격화된 야권 내 갈등을 수습하려는 의도가 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상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금투세 유예에 반대했던 의원들도 체면이 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등은 금투세 시행을 요구해 왔다. 조국혁신당 등 다른 야당도 금투세 유예를 반대했던 만큼 상법 개정으로 이들을 달래겠다는 거다. 여권의 혼란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있다. 정부와 여당, 금융감독원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며 우왕좌왕하는 틈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상법 개정이) 기업 경영 환경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있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재차 상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며 군불을 때고 있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아직 공식 스탠스도 못 정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 야당이 경제계 혼란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내부 갈등 수습과 대여 공세용으로 상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이기적이다. 그리고 대응책 마련은커녕 공식 입장조차 못 정하는 여당은 무책임하다 못해 한심해 보인다.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당론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중략) 금투세 디베이트 결과 필요성과 시급성이 인정된 주식시장 밸류업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정책위원회는 기왕에 발표한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를 법률안으로 성안하여 당론으로 추진하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9월 24일 민주당 차원의 ‘금융투자소득세 토론회’를 마친 뒤 이 같은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일단 처음 드는 생각은 영어가 참 많네요.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 이름도 몹시 어렵고 거창한데요. 결국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고 ‘독립 이사를 의무화’하며,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와 ‘권고적 주주 제안 허용’ 등을 담은, 이른바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주가 하락 시 소송 남발 우려‘민주당표’ 상법 개정안 중 가장 논란이 되는 쟁점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한다는 부분입니다. 이것도 말이 어렵죠. 쉽게 말하면, 현행 상법은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충실 의무’를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까지 늘린다는 겁니다. 이사는 회사뿐 아니라 주주에게도 충실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법에 위반된다는 거죠. 이게 현실화되면 앞으로 개별 주주들은 배당이나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등 특정한 경영 판단으로 인해 자신이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 이사를 상대로 상시 소송을 제기할 명분이 생기는 셈입니다. 가령 A 기업이 미래 먹거리 성장동력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가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면, 주주들이 이 결정을 한 이사들을 배임죄로 고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경영인 입장에선 그야말로 골 때리는 상황이죠. 통상 어느 기업이든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 당장 주가는 빠지기 마련입니다. 돈을 왕창 쓰겠다는 예고가 투자자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장기적 투자 없이는 어느 회사도 지속 가능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이 바이오 산업에 맨땅에 헤딩하듯 투자해 시총 70조 원이 넘는 회사로 키워낸 것도, 현대차가 지금 잘나가는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에 대규모 투자하는 것도 모두 미래를 내다본 전략입니다.게다가 ‘충실 의무’의 기준도 상당히 애매합니다. 주주마다 각자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이 다르죠. 단기 투자자가 있는 반면, 누군가는 장기 투자나 배당 수익이 목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영 결정이든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는 “내게는 충실하지 못한 결정이었다”며 불만을 품고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재계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 사내외 이사들이 과감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대규모 장기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배경입니다. 학계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및 대학 법학과 소속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9명 중 62.6%는 ‘이사 충실의무’ 강화에 반대했습니다. 이미 소수 주주 보호 조항이 있는 데다 회사법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고, 부작용 방지 조항이 미비하다는 이유였습니다.이 밖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경영권을 노리고 움직이는 행동주의 펀드가 이사회로 진입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주주총회에 주주의 제안을 상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결국 장외 여론전 등으로 이어져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 野 갈등 수습하고 與 분열 자극이런 우려에도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빠른 시간 내 당론으로 채택해 힘차게 추진할 것”(진성준 정책위의장)이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상법 개정안을 단독으로라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민주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자며 금투세 유예를 논의하다가 결국 상법 개정을 처리하겠다고 결론을 내린 건 솔직히 아이러니합니다. 금투세 유예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 7월 당 대표 연임을 선언하면서 한국 주가를 끌어올리겠다고 던진 카드였죠. 그래 놓고 재계와 학계에서 입을 모아 “한국 기업 가치를 더 떨어트릴 것”이라고 반대하는 상법 개정을 하겠다는 배경은 뭘까요.우선 지난 두 달여 간 금투세를 둘러싸고 격화된 야권 내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전략이 있을 겁니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상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금투세 유예에 반대했던 의원들의 체면도 살려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민주당 내에선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를 필두로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죠. 9월 24일 열렸던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회에서도 김성환 김영환 이강일 의원 등이 금투세 시행 찬성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토론회에서 직접 들어보니 금투세 찬성론자들의 논리도 아주 명확했다”며 “솔직히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당초 당 지도부가 토론회 직후 ‘금투세 유예’로 당론을 정할 거란 관측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만만치 않은 이견 분출에 곧장 발표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게다가 조국혁신당 등 다른 야당도 금투세 유예를 반대했습니다. 민주당으로선 상법 개정안 처리로 야권 내 뿔난 마음을 달래보겠다는 겁니다. 실제 더미래는 토론회 다음날인 25일 “민주당 지도부는 국감 전에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해 소관 상임위 심사와 여야 협상에 본격 착수해 주시기 바란다”는 입장을 냈죠. 당 지도부로선 상법 개정안 처리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금투세 유예에 대한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 겁니다.상법 개정 이슈로 여권의 혼란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듯 합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금투세 유예를 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대여 협상 카드로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부와 여당, 금융감독원이 여전히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며 우왕좌왕하는 틈을 공략하겠다는 거죠. 한덕수 국무총리 등은 상법 개정안에 대해 유보적 입장인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재차 상법 개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군불을 때는 중입니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아직 공식 스탠스조차 못 잡고 있고요. “(상법 개정이) 기업 경영 환경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있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 (9월 12일 한덕수 국무총리)“합병, 공개매수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8월 2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상법 개정안에 대한 추진 의사는 변함이 없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것” (9월 12일, 이 원장)“한동훈 대표가 당 대표 취임 뒤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바 없다.” (9월 25일 국민의힘 당 대표실 관계자)“아직 당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상법 개정안 관련 논의를 한 바 없다.” (9월 25일 국민의힘 관계자)민주당은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이런 상황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석수를 앞세운 거대 야당이 상법 개정을 내부 갈등 수습과 대여 공세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셈법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책은커녕 아직 공식 입장조차 못 정하는 여당은 무책임하다 못해 한심해 보일 지경입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다음 달 3일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공약(公約)을 둘러싼 ‘공약(空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사수를 위해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법 개정 사안이라 야권의 협조가 없으면 진전이 어렵다. 호남에서 정면으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금성 지원’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전남 영광과 곡성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산은 부산 이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8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우리는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얼마 전 민주당이 금정에 와서 ‘부산의 금융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는데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하고 싶다”며 “산은 부산 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게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산은 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을 지역구로 둔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산은 본점 이전을 반대해왔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때도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산은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은법의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조항을 개정해야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를 위한 논의는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산은노조와 금융노조가 산은 이전을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법 개정의 열쇠를 쥔 야권은 이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은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법 통과가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 없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산은 이전’ 공약을 “공수표 남발”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한 대표가 무슨 수로 여의도 산은 본점을 이전하느냐”며 “금융계와 노조를 설득할 역량은 있느냐.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등판 준비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산은 이전 반대를 누를 힘은 있느냐”고 했다.● 李 “기본소득 100만 원” 曺 “행복지원금 120만 원” 호남에서는 야당 대표들 간 돈 퍼주기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아 “예산을 절감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분기별로 지급하겠다”며 1인당 연 100만 원의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공약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영광에서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가 확 살지 않겠냐”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24일 영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설 명절에 모든 군민에게 120만 원의 ‘영광행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조국혁신당은 곡성에서도 ‘곡성행복지원금’으로 100만 원씩을 공약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전남 영광은 자체 수입으로는 공무원 월급도 못 주는 곳”이라며 “무슨 돈으로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영광군의 재정자립도가 10.6%로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63위라는 점을 지적하며 “(영광 기본소득을) 이 대표가 내거나 다른 지역 주민들 세금을 보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해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 두 분이 사지(私地)를 팔아서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군 단위 예산이래 봤자 5000억 원 내외일텐데 그런 식으로 선심 쓰고 나면 예정됐던 각종 사업은 다 안 해도 되는 거냐”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다음달 3일 10·16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공약(公約)을 둘러싼 ‘공약(空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사수를 위해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법 개정 사안이라 야권의 협조가 없으면 진전이 어렵다. 호남에서 정면으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금성 지원’ 공약을 앞 다퉈 내놓고 있지만, 전남 영광과 곡성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산은 부산 이전”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8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우리는 산은을 부산에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얼마 전 민주당이 금정에 와서 ‘부산의 금융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는데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하고 싶다”며 “산은 부산 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게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산은 본점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를 지역구로 둔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산은 본점 이전을 반대해왔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때도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산은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은법의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조항을 개정해야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를 위한 논의는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산은노조와 금융노조가 산은 이전을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법 개정의 열쇠를 쥔 야권은 이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은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 법 통과가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 없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산은 이전’ 공약을 “공수표 남발”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한 대표가 무슨 수로 여의도 산은 본점을 이전하느냐”며 “금융계와 노조를 설득할 역량은 있느냐.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등판준비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산은 이전 반대를 누를 힘은 있느냐”고 했다.● 李 “기본소득 100만 원” 曺 “행복지원금 120만 원”호남에서는 야당 대표들 간 돈 퍼주기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아 “예산을 절감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분기별로 지급하겠다”며 인당 연 100만 원의 기본소득 시범 도입을 공약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영광에서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가 확 살지 않겠냐”고 했다. 조 대표도 24일 영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설 명절에 모든 군민에게 120만 원의 ‘영광행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조국혁신당은 곡성에서도 ‘곡성행복지원금’으로 100만 원씩을 공약했다.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전남 영광은 자체수입으로는 공무원 월급도 못주는 곳”이라며 “무슨 돈으로 100만 원씩 기본소득을 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영광군의 재정자립도가 10.6%로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63위라는 점을 지적하며 “(영광 기본소득을) 이 대표가 내거나 다른 지역 주민들 세금을 보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해 “그 돈이 어디서 나오냐. 두 분이 사지(私地)를 팔아서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군 단위 예산이래 봤자 5000억 원 내외일텐데 그런 식으로 선심쓰고 나면 예정됐던 각종 사업은 다 안 해도 되는 거냐”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가 논란이 된 가운데 서울시설공단이 올해 들어 8월까지 각종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로 82억 원을 벌어들이고도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 원만 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8월 말까지 잔디 관리에 총 2억5327만 원을 썼다. 새로 심을 보식용 잔디 구매에 1억5346만 원, 하이브리드 잔디 인조 매트 구매에 1994만 원을 들였으며, 그 외에 농약 및 비료값으로 5140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 시딩기 구매비용으로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 등을 썼다. 같은 기간 서울시설공단은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 및 그에 따른 주차 요금 등으로 82억550만 원을 벌었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로 9억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 원, 문화 행사로 24억3447만 원, 일반 행사로 36억3846만 원을 벌었다. 문화 행사 수익은 5월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수익이 14억3899만 원, 4월 열린 가수 세븐틴 콘서트가 9억7758만 원이었다. 여기에 아직 정산 전인 9월 아이유 콘서트에도 9만7200명의 관객이 온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억 원 이상을 더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평일 주간 하루 전용 사용료는 126만7000원이다. 축구 경기나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및 공공 행사는 입장료(티켓값)의 8%, 그외 일반 행사는 15%를 더해 사용료를 책정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관리 상태는 5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 이후 거듭 지적돼 왔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안방구장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점검한 뒤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음 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전을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변경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가 논란이 된 가운데 서울시설공단이 올해 들어 8월까지 각종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로 82억 원을 벌어들이고도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 원만 쓴 것으로 드러났다.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8월 말까지 잔디 관리에 총 2억5327만 원을 썼다. 새로 심을 보식용 잔디 구매에 1억 5346만원, 하이브리드 잔디 인조 매트 구매에 1994만 원을 들였으며, 그 외에 농약 및 비룟값으로 5140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 시딩기 구매비용으로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 등을 썼다.같은 기간 서울시설공단은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 및 그에 따른 주차 요금 등으로 82억550만 원을 벌었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로 9억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 원, 문화행사로 24억3447만 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 원을 벌었다. 문화행사 수익은 5월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수익이 14억3899만 원, 4월 열린 가수 세븐틴 콘서트가 9억7758만 원이었다. 여기에 아직 정산 전인 9월 아이유 콘서트에도 9만7200명의 관객이 온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억 원 이상을 더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월드컵경기장의 평일 주간 하루 전용 사용료는 126만7000원이다. 축구 경기나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및 공공 행사는 입장료(티켓값)의 8%, 그외 일반 행사는 15%를 더해 사용료를 책정한다.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관리 상태는 지난 5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 이후 거듭 지적돼 왔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홈구장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도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점검한 뒤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음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전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변경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최근 열악한 잔디 상태로 논란이 된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축구 경기와 각종 콘서트 개최 등으로 82억 원을 벌어들이고도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 원만 쓴 것으로 드러났다.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8월 말까지 잔디 관리에 2억5327만 원을 썼다. 새로 심을 보식용 잔디 구매에 1억 5346만원, 하이브리드 잔디 인조 매트 구매에 1994만 원을 들였으며, 그 외에 농약 및 비룟값으로 5140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구매비용으로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 등을 썼다.서울시설공단은 같은 기간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 및 그에 따른 주차 요금 등으로 82억550만 원을 벌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대관 시 하루 전용 사용료와 행사 성격에 따라 관중 입장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간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로 9억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 원, 문화행사로 24억3447만 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 원을 벌었다. 문화행사 수익은 5월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수익이 14억3899만 원, 4월 열린 가수 세븐틴 콘서트가 9억7758만 원이었다. 여기에 아직 정산 전인 9월 아이유 콘서트까지 최소 10억 원 이상을 더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관리 상태는 지난 5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 이후 거듭 지적돼 왔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홈구장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잔디 문제에 따라 다음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전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변경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운영이 올해 들어서만 20차례 중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이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3일까지 북한이 날린 오물 풍선으로 인천‧김포공항 활주로 운영이 20번에 걸쳐 413분간 중단됐다. 항공 당국은 오물 풍선이 일정 거리 이상 공항에 접근할 경우 안전을 위해 활주로 이착륙을 제한하고 있다. 항공청은 지난 6월 1일 오후 10시 48분부터 54분 동안 인천공항 활주로 운영을 처음으로 중단했다. 이어 이튿날 오전에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이어지자 두 차례에 걸쳐 37분간 활주로 사용을 제한했다. 김포공항의 경우 7월 24일 처음으로 활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5시 22분부터 총 58분 동안 3차례에 걸쳐 김포공항 내 모든 활주로 이용이 불가능했다. 가장 최근에는 23일 인천공항 활주로가 오전 5시 25분부터 5차례에 걸쳐 총 90분간 이용이 중단됐다. 양 의원은 “오물 풍선으로 인한 공항 활주로 운영 중단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라며 “오물 풍선 살포가 이어질 경우 공항이 마비되고,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만큼 정부가 항공 안전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추석 연휴라고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 발표가 한 주 쉬어간 게 윤석열 대통령으로선 참 다행스러울 듯합니다.한국갤럽은 매주 전국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지지율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추석 직전인 9월 10일~12일 이뤄진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무선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 결과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최저치인 20%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4월 총선 참패 후 기록했던 직전 최저치(21%)보다 더 떨어진 수치입니다. 응답자 중 20%만 윤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했고, 70%는 부정적으로 답했습니다.● “지지율 20% 이하는 레임덕 신호탄” 통상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국정 지지율 20%’를 대통령 레임덕이 시작되는 신호탄으로 봅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내각제 국가에선 지지율 30% 선이 무너지면 내각이 총사퇴하고 총선을 다시 치른다. 대통령제에선 20%를 레임덕의 기준으로 본다. 공무원들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뭘 해도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징적인 숫자”라고 했습니다. 흔히 지지율 30%를 흔들리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보는데,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지면 더 이상 국정 운영이 쉽지 않다는 거죠. 개혁신당 조응천 총괄특보단장은 20일 CBS라디오에서 “지지층을 부끄럽게 만들면 안 되는데, 지지층이 어디 가서 뭐라고 얘기를 못 할 정도로 돼버리니까 콘크리트(지지층)에 균열이 온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도 19일 SBS라디오에서 ‘TK(대구·경북)와 70대 이상의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이 많이 이탈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건 맞다”고 인정했고요.지지율 20%, 그것도 아직 임기 반환점도 돌지 못한 시점에 저런 수치가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윤 대통령이 2022년 3월 대선에서 48.56%로 당선됐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반 만에 30%포인트 가까이가 빠진 셈이죠. 1987년 민주화 이후 당선됐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취임 2년 무렵 문재인 전 대통령은 47%, 박근혜 전 대통령은 33%였습니다. 그 이전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44%) 노무현 전 대통령(33%) 김대중 전 대통령(49%), 김영삼 전 대통령(37%) 모두 30~40%대였고요. 심지어 노태우 전 대통령도 28%였습니다.정치권에선 연휴까지 이어진 의료 공백과 명절 직전 터진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논란을 고려할 때 이번 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나마 윤 대통령에겐 불행 중 다행 격으로 여론조사 발표가 한 주 쉬어간 거죠. 그동안 역사 속에서 대통령 지지율 20% 선이 무너지면 사실상 국정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 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10월 최순실 국정 개입 의혹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10월 3주 차 25%에서 한 주 만에 17%로 떨어져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 11월 내내 평균 5%를 보이다가, 결말은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고요. 박 전 대통령 외에도 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재임 중 한 번이라도 10%대 지지율을 기록했던 대통령은 모두 다음 대선 때 야당에 정권을 뺏겼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5년 차이던 1997년 2~5월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고 14% 지지율을 기록했죠. 그 해 5~8월엔 지지율이 7%대까지 떨어졌고요. 그 결과 다음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줬습니다. 임기 4년 차 때 16%를 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결국 정권을 내줘야 했습니다.체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의 이번주 갤럽 지지율이 어찌 될지 아직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0.3%로, 일주일 전 최저치(27.0%) 결과 대비 3.3%포인트가 오르긴 했더군요. 산적해 있는 의료공백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 딱히 드라마틱하게 반등할 만한 요인은 없어 보입니다.●20% 틈타 거부권 무력화 노리는 野야당의 공세도 매섭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직후부터 20%라는 숫자에 대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지지율 정체’ 국면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려는 듯한 모습입니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추석 민심과 향후 정국’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 국정 지지도는 긍정 20%, 부정 70%로 회복 불가 상태가 고착되고, 이재명 대표의 차기 지지도는 40%대 초반으로 국민의힘 어떤 후보에 대해서도 안정적 우위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 지지도 20%대는 정권 붕괴 전조에 해당됐다”며 “체감 민심과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현재는 국민 분노가 임계점에 달해 ‘심리적 정권 교체가 시작된 초입 국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음날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20% 지지율로는 개혁은커녕 국정 운영도 어려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요. 실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을 지렛대 삼아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19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해버렸죠. 윤 대통령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똑같은 일(거부권 행사)이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토양과 환경은 변하는 법”이라며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접어들수록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길로 가는 것인지 (대통령 스스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의 원내지도부 의원도 “대통령도 지지율 20% 선이 무너지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야당은 그때 대비해 계속 우리가 할 일을 하고, 재차 특검법을 발의하면 된다”고 하더군요.민주당은 ‘20%’가 여권을 분열시킬 숫자가 될 것으로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그동안은 의석수에 밀려 결국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의지해 오던 국민의힘도 레임덕이 본격화되면 대통령실과 선 긋기에 나설 것이란 계산입니다. 민주당은 특히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용산과 여당 간 갈라치기에 본격 나선 모습입니다. “여당 의원들도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심상치 않은 지역 민심을 충분히 체감했을 것”이라며, 한껏 이탈표를 자극하는 중이죠.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0일 당 회의에서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들려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권의 몰락만 앞당길 뿐”이라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강력 건의하겠다며 정신 못 차리는 국민의힘에도 경고한다. 분노한 민심에 불을 지르는 어리석은 행동을 중단하라. (중략) 몰락하는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지 말고, 이제라도 민심을 따르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심의 큰 흐름은 특검법을 수용하라는 것이다. 민심의 최접점에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가 있겠느냐. 저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본다”고 했고요. 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재표결이 이뤄지면 이번엔 통과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요.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24일경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거부권을 행사한 그날 저녁 한동훈 대표와 만찬을 갖고 여당 의원들의 표 단속에 나서지 않겠냐는 거죠. 과연 20%라는 숫자가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윤 대통령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검찰이 지난 대선 때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20일 징역 2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사건을 조작한 정치검찰의 터무니없는 구형”이라고 반발했다. 당내에선 “검찰이 예상보다 훨씬 센 징역형을 구형했다”는 당혹스러운 반응과 함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도 감지됐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이고 비명(비이재명)계 내에서도 “아직 구형 단계인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에 당장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의 구형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억지 기소, 진술 조작, 공소장 변경, 방어권 침해, 객관의무 위반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불공정·불법 수사와 기괴한 말과 논리로 이 대표를 말 그대로 ‘사냥’했다”며 “온갖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수사를 해놓고 뻔뻔하게도 무도한 형량을 구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의 구형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며 “검찰 스스로가 사회적 흉기이자 암적 존재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 차원에서 검찰의 사건 조작 의혹에 대한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사법적 정의의 구현이야말로 사필귀정”이라며 법원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김연주 대변인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 범죄 혐의가 있다면 반드시 법의 심판을 통해 바로잡혀야 하는 것이 순리”라며 “앞으로 사법부는 오로지 증거와 팩트, 법리에 의거해 빠르게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도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한다”며 “법원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결심 공판에 이어 1심 선고, 위증교사 의혹 사건의 결심 공판 등이 이어지면서 야권에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대선 때부터 제기된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가시화되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인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양형 정도에 따라 이 대표의 대선 주자 위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당내에서 대선 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양형 기준이 있기 때문에 판사들도 검찰의 보여주기식 구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명 중진 의원은 “지지층은 오히려 더 결집할 것”이라며 “재판에서 무죄 또는 검찰 구형보다 한참 수위가 약한 결과가 선고될 경우 검찰의 ‘정치보복’에 대한 국민 반발이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이 대표 지지율이 오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비명계 관계자는 “구형이 예상보다 세게 나온 만큼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당장 야권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이 대표의 대세론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못 본 척하는 것은 앞으로도 쭉 국정 농단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둘러싼 총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들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권의 몰락만 앞당길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김건희-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은 이미 국민이 수사를 요구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며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명 씨는 실제 지난 총선과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특정 지역의 여당 공천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여당도 ‘여사님 공천’을 알고 있어서 여사님을 두려워했나”라며 “공범이 아니라면 특검법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명 씨는 윤 대통령, 김 여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명 씨를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검찰은 같은 해 8월 김 전 의원이 회계책임자를 통해 6300만 원을 명 씨에게 건넨 정황을 파악하고 금품을 건넨 경위와 자금 성격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명 씨에 대해 피의자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검찰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022년 9월 검찰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긴 지 2년 만이다.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11월 15일로 정하면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1심 판결 일정이 잡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했지만 모든 일이 역사에 남고 국민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민주당은 “공작 수사를 통한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이 검찰 독재 정권의 든든한 사냥개 역할에만 집중했다”며 “머지않아 정치검찰 해체를 검찰 스스로 재촉한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있던 고의적 거짓말에 대한 통상적 형사재판이고, 통상적 구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 결과가 날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李 “檢, 범죄에 가까운 위조” 檢 “李, 거짓말로 국민 선택 왜곡”[檢, 이재명 선거법 징역2년 구형]이재명 선거법 2년 구형… 李 “김문기 모르는데 사진증거 위조”檢 ‘그 사람을 몰라요’ 가사로 반박… 벌금 100만원 확정땐 대선 못나가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지키려면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한 데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며 “오로지 범행의 중대성과 죄질, 범행 결과, 범행 후 정황, 동종 전과, 법원의 양형 기준으로 구형했다”고 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이 공권력과 기소권, 수사권을 남용해서 이렇게 만드는 게 온당한 것이냐”며 “인권의 최후 보루,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객관적·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檢 “엄중 처벌 필요” vs 李 “검찰이 증거 위조”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높여준 것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 등으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협박을 받은 성남시 공무원이 누구인지, 협박을 한 국토부 공무원은 어떤 사람인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는 “수년간 걸친 이야기에 대해 (국정감사 답변 시간인) 7분 안에 답변해야 해 압축적으로 하다 보니 이야기가 좀 꼬인 건 있다”며 “압박을 한 근거,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으니 말이 좀 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국토부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한 건 아니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 이런 걸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했다”며 “누가, 언제 이렇게 (했다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 공무원들이 일치단결해 (국토부 압박을 받지 않았다고) 피고인을 음해할 이유가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검찰이 무서웠겠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2021년 김 전 처장 사망 직전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만 무려 12년에 걸쳐 교유(交遊) 행위를 한 사이”라며 “시장 시절 해외 골프와 낚시 등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해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임에도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가수 이문세의 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인용하며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는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라는 노랫말이 피고인 입장과 같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검찰이) 만들어 냈고, 이런저런 해석을 덧붙여서 기소했다. 범죄에 가까운 일”이라며 “검찰은 (김 전 처장과 관련해) 내 블로그에서 사진을 가져왔는데, 8명이 있는 사진에서 3명만 잘랐다. 증거 위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최소한 이 사건만큼은 제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 형 확정 시 대선 출마 불가능이 재판은 2022년 9월 8일 검찰의 기소 후 결심 공판까지 2년 걸렸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6개월 안에 1심을 끝내는 게 원칙이지만, 이 사건은 재판부가 교체되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재판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길어졌다. 11월 15일 선고 공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특히 5년 동안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민주당도 2022년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1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 재판 외에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받고 있는데, 위증교사 사건의 결심 공판은 30일 열린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위증교사 사건 역시 늦어도 11월 중에는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어도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검찰이 지난 대선 때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20일 징역 2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사건을 조작한 정치검찰의 터무니없는 구형”이라고 반발했다. 당내에선 “검찰이 예상보다 훨씬 센 징역형을 구형했다”는 당혹스러운 반응과 함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도 감지됐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이고 비명(비이재명)계 내에서도 “아직 구형 단계인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에 당장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의 구형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억지 기소, 진술 조작, 공소장 변경, 방어권 침해, 객관의무 위반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불공정·불법 수사와 기괴한 말과 논리로 이 대표를 말 그대로 ‘사냥’했다”며 “온갖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수사를 해놓고 뻔뻔하게도 무도한 형량을 구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의 구형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며 “검찰 스스로가 사회적 흉기이자 암적 존재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 차원에서 검찰의 사건 조작 의혹에 대한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사법적 정의의 구현이야말로 사필귀정”이라며 법원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김연주 대변인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 범죄 혐의가 있다면 반드시 법의 심판을 통해 바로잡혀져야 하는 것이 순리”라며 “앞으로 사법부는 오로지 증거와 팩트, 법리에 의거해 빠르게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도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한다”며 “법원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결심 공판에 이어 1심 선고, 위증교사 의혹 사건의 결심 공판 등이 이어지면서 야권에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대선 때부터 제기된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가시화되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인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양형 정도에 따라 이 대표의 대선 주자 위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당내에서 대선 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양형 기준이 있기 때문에 판사들도 검찰의 보여주기식 구형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명 중진 의원은 “지지층은 오히려 더 결집할 것”이라며 “재판에서 무죄 또는 검찰 구형보다 한참 수위가 약한 결과가 선고될 경우 검찰의 ‘정치보복’에 대한 국민 반발이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이 대표 지지율이 오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비명계 관계자는 “구형이 예상보다 세게 나온 만큼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당장 야권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이 대표의 대세론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검찰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022년 9월 검찰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긴 지 2년 만이다.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11월 15일로 정하면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1심 판결 일정이 잡혔다.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도 조작하고 사건도 조작했지만 모든 일이 역사에 남고 국민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사필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민주당은 “공작 수사를 통한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이 검찰 독재 정권의 든든한 사냥개 역할에만 집중했다”며 “머지않아 정치검찰 해체를 검찰 스스로 재촉한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있던 고의적 거짓말에 대한 통상적 형사재판이고, 통상적 구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적 결과가 날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李 “檢, 범죄에 가까운 위조” 檢 “李, 거짓말로 국민 선택 왜곡”李 “김문기 모르는데 사진증거 위조”檢 ‘그 사람을 몰라요’ 가사로 반박벌금 100만원 확정땐 대선 못나가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지키려면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한 데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며 “오로지 범행의 중대성과 죄질, 범행 결과, 범행 후 정황, 동종 전과, 법원의 양형 기준으로 구형했다”고 했다.최후진술에 나선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이 공권력과 기소권, 수사권을 남용해서 이렇게 만드는 게 온당한 것이냐”며 “인권의 최후 보루,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객관적·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檢 “엄중 처벌 필요” vs 李 “검찰이 증거 위조”이 대표는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높여준 것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 등으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협박을 받은 성남시 공무원이 누구인지, 협박을 한 국토부 공무원은 어떤 사람인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는 “수년간 걸친 이야기에 대해 (국정감사 답변 시간인) 7분 안에 답변해야 해 압축적으로 하다 보니 이야기가 좀 꼬인 건 있다”며 “압박을 한 근거,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으니 말이 좀 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국토부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한 건 아니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더라. 직무유기 이런 걸 문제 삼겠다’ 이렇게 표현했다”며 “누가, 언제 이렇게 (했다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 공무원들이 일치단결해 (국토부 압박을 받지 않았다고) 피고인을 음해할 이유가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검찰이 무서웠겠죠”라고 답하기도 했다.검찰은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2021년 김 전 처장 사망 직전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만 무려 12년에 걸쳐 교유(交遊) 행위를 한 사이”라며 “시장 시절 해외 골프와 낚시 등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해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임에도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가수 이문세의 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인용하며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는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라는 노랫말이 피고인 입장과 같다”고도 했다.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검찰이) 만들어 냈고, 이런저런 해석을 덧붙여서 기소했다. 범죄에 가까운 일”이라며 “검찰은 (김 전 처장과 관련해) 내 블로그에서 사진을 가져왔는데, 8명이 있는 사진에서 3명만 잘랐다. 증거 위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최소한 이 사건만큼은 제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 형 확정 시 대선 출마 불가능이 재판은 2022년 9월 8일 검찰의 기소 후 결심 공판까지 2년이나 걸렸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6개월 안에 1심을 끝내는 게 원칙이지만, 이 사건은 재판부가 교체되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재판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길어졌다.11월 15일 선고 공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특히 5년 동안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민주당도 2022년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1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 재판 외에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받고 있는데, 위증교사 사건의 결심 공판은 30일 열린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위증교사 사건 역시 늦어도 11월 중에는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어도 이 대표는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