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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주요 금융회사를 ‘공공재’로 규정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하면서 은행들 사이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이나 투명성 확보의 필요성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엄연히 주주가 존재하는 기업을 공기업처럼 간주한다면 민간기업인 은행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 대통령은 1월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은행은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하나의 공공재라고 생각한다”면서 금융사들에 공정하고 투명한 지배구조의 마련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혁을 언급하자 금융권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공익에 기여하는 성격이 있는 것은 맞지만 직접적으로 은행을 공공재라 언급한 점은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의 인식이 그러하다면 앞으로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암묵적인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본부장급 간부는 “지배구조 문제를 언급하면서 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느껴진다”며 “앞으로 취약계층 배려나 사회적 비용 분담 등의 역할을 확실히 하라는 뜻으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금융사에 대한 인사 개입과 낙하산 시도가 더 공공연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일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최근엔 순서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등의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명확한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이 우선인데 금융당국 수장이 특정 인사를 꼭 집어 퇴진을 압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는 등 금융당국이 금융사 CEO 인사에 노골적인 개입에 나서면서 관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전문가들도 은행을 공공재라고 규정하는 것은 논란이 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은 면허 산업이고 공적 성격이 강한 서비스인 것이 맞지만 모든 부분에서 개입하고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정부의 개입으로 은행이 손해를 본다면 개인 주주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임원 선임 절차에서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최대한 신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중에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올 상반기(1∼6월) 안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 공개하는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020년에 마련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일부 개정안을 우선 참고하되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국 사례 등도 함께 연구하면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이 개정안에는 △임원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대표이사 자격 요건 강화 △금융사 임직원 보수 공시 강화 △이사회 구성 및 운영 방식 개선 등의 방안이 담겨 있다. 금융사 CEO를 선출하는 이사회에 대한 CEO의 영향력을 제한하면서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또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금융사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주주가 경영진에 책임을 묻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지난해 연간 카드 승인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팬데믹의 기세가 꺾이면서 외식과 여행, 여가 관련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2년 신용 및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1097조7000억 원으로 전년(977조1000억 원)보다 12.3% 증가했다. 연간 카드 승인액이 1000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고물가·고금리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카드 소비 규모는 2018년 이후 계속 커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거리 두기 등 방역 규제가 완화되며 회식 등 사회적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2022년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보다 16.3% 급증했다.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보다 11.5% 늘었다. 업종별로는 운수업을 비롯해 여행 및 여가와 관련된 산업에서 카드 승인금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운수업의 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보다 63.3% 늘며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여행 관련 업종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30.7%)과 ‘숙박 및 음식점업’(24.0%),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20.0%) 등도 승인금액이 많이 늘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지난해 연간 카드 승인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팬데믹의 정상화 과정에서 외식과 여행, 여가 관련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2년 신용 및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1097조7000억 원으로 전년(977조1000억 원)보다 12.3% 증가했다. 연간 카드 승인액이 1000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고물가·고금리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카드 소비 규모는 2018년 이후 계속 커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가 완화되며 회식 등 사회적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2022년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보다 16.3% 급증했다.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보다 11.5% 늘었다. 업종별로는 운수업을 비롯해 여행 및 여가와 관련된 산업에서 카드 승인금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운수업의 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보다 63.3% 늘며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여행 관련 업종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30.7%)과 ‘숙박 및 음식점업’(24.0%),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20.0%) 등도 승인금액이 많이 늘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30일 오전 8시 55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은행 영업점. 굳게 닫힌 문 앞에 고객 3, 4명이 줄을 서서 영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시 출근 전 은행을 찾았다는 직장인 윤모 씨(35)는 “이전엔 영업시간 단축 때문에 출근하면서 은행에 들를 수가 없어 필요했던 상담을 한 달 이상 받지 못했다”며 “은행 문이 30분 일찍 열리니 오늘은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5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주요 은행 영업점은 오전 9시에 일제히 문을 열고 오후 4시까지 영업을 이어갔다. 2021년 7월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함께 영업시간이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줄어든 지 1년 6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정시 영업이 재개됐지만 창구에서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고객들은 영업시간 정상화로 방문 가능한 시간이 늘고 붐비는 정도도 줄어들었다며 반겼다. 대부분의 영업점은 문 앞에 ‘오전 9시∼오후 4시’로 영업시간을 복원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이 같은 영업시간 정상화가 노사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합의 위반에 따른 업무 방해로 (사측을) 경찰에 고소하고 이후 가처분 신청 등도 같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이 올해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이어진 고물가·고금리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각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처럼 어려운 대외 여건에 맞서 자산관리(WM)와 투자·운용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탄탄한 내실을 다지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글로벌 영업 기반을 넓히고 비금융·플랫폼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금융지주와 은행 등 금융권의 사회공헌에 대한 요구와 책임이 커진 만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더욱 구체화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소기업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금융의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신년사 등을 통해 밝힌 올해 경영전략을 들여다봤다.자산관리·운용 등 “본업 경쟁력 높이자”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 금융지주들도 올해 핵심 역량을 지키고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자산관리나 운용, 연금 시장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선두적인 지위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의 첫 번째 꼭지로 ‘핵심 경쟁력과 회복탄력성 강화(Reinforce the Core & Resilience)’를 꼽았다. 윤 회장은 “앞으로 다가올 혹한기 속에서 KB의 핵심 경쟁력을 활용해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끈덕지고 담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특히 그룹의 투자와 운용 역량을 강화해 자산운용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져가자”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 시장인 자산관리와 운용, 연금 시장 등은 2023년에도 중요한 승부처”라며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 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 보험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업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기본기에 충실한 효율적 성장’을 핵심 전략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그룹사별 핵심 비즈니스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지위를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절박한 ‘변화와 혁신’ 주문 금융그룹 수장들은 기초체력을 키우는 한편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변화와 혁신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우리 혼자만으로는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금융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제공할 수 없다”고 진단하며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과의 전방위적 협업을 통해 혁신을 꾀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여건만 허락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과감하게 외부 생태계와 협업하겠다”며 “한국 최초, 세계 최초의 금융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은 로마의 멸망이 남긴 교훈은 ‘성공 속에 쇠망의 씨앗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현재의 성과를 뛰어넘어 일류 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의 각오를 전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함영주 회장은 ‘글로벌’과 ‘디지털’ 두 가지 분야에서 적극적인 개척과 혁신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함 회장은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과 디지털 금융을 통해 하나금융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야 한다”며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객 위한 리스크 관리·ESG 경영도 강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및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중소기업, 취약계층을 돕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ESG 경영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종규 회장은 “ESG 경영이 실질적 행동과 구체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열사별 실행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해 ESG 투자 등을 강화하고 ESG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위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다. 손태승 회장은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내부 통제 개선안들을 선제적으로 수용해 금융사고 예방 업무는 고도화하고 취약계층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와 권익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준 회장도 “범농협이 함께하는 시너지를 바탕으로 농협금융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지향해야 한다”며 농업사회와 함께하는 상생경영을 강화하고 ESG 경영 목표를 내재화하겠다고 밝혔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30일 오전 8시 55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은행 영업점. 굳게 닫힌 문 앞에 3, 4명의 고객이 줄을 서서 영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시 출근 전 은행을 찾았다는 직장인 윤모 씨(35)는 “이전엔 영업시간 단축 때문에 출근하면서 은행에 들를 수가 없어 필요했던 상담을 한 달 이상 받지 못했다”며 “은행 문이 30분 일찍 열리니 오늘은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5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주요 은행 영업점들은 오전 9시에 일제히 문을 열고 오후 4시까지 영업을 이어갔다. 2021년 7월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함께 영업시간이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줄어든 지 1년 6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정시 영업이 재개됐지만 창구에서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고객들은 영업시간 정상화로 방문 가능한 시간이 늘고 붐비는 정도도 줄어들었다며 반겼다. 대부분의 영업점들은 문 앞에 ‘오전 9시~오후 4시’로 영업시간을 복원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이 같은 영업시간 정상화가 노사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합의 위반에 따른 업무 방해로 (사측을) 경찰에 고소하고 이후 가처분 신청 등도 같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이 향후 3년간 5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모아 취약계층 지원에 나선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사회공헌협의회는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은행들은 이를 위해 각자 수익 일부를 모아 50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 뒤 가계와 소상공인이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은행권 공동으로 공익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은행권은 올 상반기 중 지원 사업과 협력 기관을 확정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겨울철 미끄럼 교통사고 10건 중 3건은 ‘블랙아이스’(도로 결빙)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눈길에서보다 더 큰 사고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돼 겨울철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 12월∼2022년 12월) 겨울철 미끄럼 교통사고는 연평균 7700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7.5%는 눈길에서, 32.5%는 블랙아이스 구간에서 일어났다. 블랙아이스는 도로에 내린 눈이 밤이나 새벽에 얼어붙으면서 식별하기 어려운 검은색 얼음이 되는 현상이다. 전체 미끄럼 사고의 평균 피해액은 건당 400만 원으로 일반 교통사고(242만 원)의 1.65배였다. 특히 블랙아이스 사고의 평균 피해액은 432만 원으로 눈길 사고(384만 원)보다 13%가량 많았다. 블랙아이스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운전자가 미리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고 피해가 더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보험 추천·비교 서비스’가 이르면 올봄에 첫선을 보인다. 대출이나 예금처럼 보험도 고객이 직접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게 돼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동차보험의 취급 여부와 적정 수수료율 등을 두고 업계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다음 달 나올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관심이 쏠린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과도한 수수료로 고객들이 피해를 입고 설계사들이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해주는 서비스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이를 위해 보험업, 법인보험대리점(GA)업 등 각 업권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고 다음 달 초엔 플랫폼 업계와 만날 예정이다. 당국은 2월 중 관련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이르면 3, 4월경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제2차 금융규제 혁신회의’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아 비교·추천해주고 고객을 보험사나 대리점에 연결해주는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미 존재하는 대출이나 예금 비교 서비스처럼 보험도 금융 소비자들이 직접 비교해 보고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이 서비스가 개시되면 보험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이 해소되고, 고객이 자신의 나이와 건강 상태, 생활습관 등을 활용한 맞춤형 보험 추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다만 GA업계가 이 방안을 두고 “플랫폼의 독과점을 초래하고 설계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도입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핵심 쟁점은 취급 상품과 법정 수수료율이다. 26일 열린 보험업계와의 간담회에선 가입 기간 1년 미만의 단기보험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저축성보험(연금보험 제외) 등도 중개 대상에 포함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 상품은 구조가 단순하거나 표준화돼 있어 온라인 판매가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CM(온라인)과 TM(전화)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 2021년 34.3%(손해보험회사 기준)에 달했다. 특히 차보험은 절반 이상인 51.1%가 비대면 채널로 판매됐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 대해 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보험사들과 설계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차보험은 이미 각 사의 다이렉트(온라인) 채널을 통해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데 여기에 플랫폼이 더해지면 불필요한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해 고객들이 불이익을 입고 설계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수료 등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보험사들은 플랫폼이 소상공인에게 적용하고 있는 2%대 수수료율이 적정하다고 본 반면 플랫폼 업체들은 최대 10%를 제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여러 보완 방안을 마련 중이다. 플랫폼이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을 CM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우선 제한하고, 과도한 수수료가 수취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대형 손해보험회사들이 다음 달 말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 이상 인하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전년과 비슷한 80%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 2년 연속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올해 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높아지고 이에 따라 보험료가 추후 인상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곧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데다 최근 국제유가도 하락하는 추세라 차량 운행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보사 5곳은 다음 달 25∼27일 개시되거나 갱신되는 계약부터 개인용 차보험료를 2.0∼2.5% 인하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2.5%를, 나머지 4곳은 2.0%를 내린다. 이들 5개 대형사의 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중소형사인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1일 이미 차보험료를 2.0% 인하했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12월 고물가에 따른 민생의 어려움이 커지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차보험료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추가 인하 여력이 생긴 데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차보험료 인하를 거듭 압박했기 때문이다. 차보험에 가입한 사람만 2400만 명이 넘고 보험료가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에 포함되는 만큼 차보험료를 조정하면 서민 경제와 물가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생긴다. 실제로 5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연간 차보험 손해율은 79.1∼81.7%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4년 만에 흑자를 냈던 2021년(77.5∼81.9%)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보통 차보험 손해율이 78∼82% 이하로 떨어지면 흑자가 나는 것으로 본다. 팬데믹이 이어지며 차량 운행량이 줄어든 데다 최근 도로교통법 개정 등 법규 강화로 사고율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사상 최대 적자를 냈던 2019년(88.5∼92.0%)과 비교하면 손해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다만 손보사들은 올해 팬데믹이 종식되면 다시 손해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거리 두기에 이어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생활 규제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떨어지는 추세라 차량 운행량이 빠르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잇따른 한파와 폭설로 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올해 차보험 정비수가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차보험 손해율은 원래 겨울철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한파나 폭설이 잦을수록 빙판길 사고가 늘어나 손해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개 손보사의 손해율(86.0∼98.4%)은 연간 손해율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손보업계와 정비업계는 지난해 10월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인상률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이 ‘빌라왕’ 사건처럼 집주인(임대인) 사망으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을 위해 대출을 최장 4년까지 연장해준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제공하는 연 1%대 저금리 대출도 확대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 등 주요 은행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전세자금대출 이용자가 집주인의 사망으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대출 만기를 최장 4년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다. 기존엔 집주인이 사망했을 때 전세 계약이 유효한지에 대한 해석이 불분명해 각 은행별로 전세대출 연장에 대한 업무지침이 달랐다. 그러나 최근 ‘빌라왕’ 사건을 계기로 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기간을 최장 4년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은행들도 이에 맞춰 대출 만기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전세로 피해를 본 세입자들을 위한 ‘전세피해 임차인 버팀목전세자금’ 대출 취급 은행도 늘어난다. 이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중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1억6000만 원을 연 1.2∼2.1%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이 이달 9일부터 처음으로 운영 중이며 국민, 신한, 농협, 기업은행 등도 2월 중으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들은 전세대출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고 전세 피해 방지를 위한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국토교통부의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과 은행 전용망을 연계해 대출 심사나 실행 과정에서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일부 집주인들이 대출 저당권 등기와 확정일자 법적 효력의 시차를 악용해 세입자 몰래 전세 계약 직후 담보대출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이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함께 내리고 있다. 새해 들어 연 8%를 넘겼던 주요 은행의 대출 금리 상단은 6%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연 5%대였던 은행 예금 금리는 하락을 거듭해 3%대까지 내려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2개월 만기 대표 상품 기준)는 연 3.67∼3.95%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연 4%대를 유지하던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내려오며 4%대 은행 예금은 더 이상 찾기 어려워졌다. 연 5%대였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대부분 4%대로 떨어진 상태다. 대출 금리도 하향세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만기 15년 이상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를 0.4%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인하로 전날 연 6.36∼7.36%였던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5.96∼6.96%까지 내려왔다. 우리은행은 13일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26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를 각각 최대 1.05%포인트, 1.3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는 것은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령이 있는 데다, 시장금리도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코픽스나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요인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 12월 가계 예대금리 차(정책금융 제외)는 은행별로 다르게 움직였다. 예대금리 차가 비교적 작았던 국민, 하나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커졌고 신한, 우리,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줄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이 대출금리와 예금 금리를 함께 내리고 있다. 새해 들어 연 8%를 넘겼던 주요 은행의 대출 금리 상단은 6%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연 5%대였던 은행 예금 금리는 하락을 거듭해 3%대까지 내려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만기 15년 이상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를 0.4%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인하로 전날 연 6.36~7.36%였던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5.96~6.96%까지 내려왔다. 우리은행은 13일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26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를 각각 최대 1.05%포인트, 1.3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거듭 내리는 것은 은행이 대출 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내리며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여론의 지적과 정치권의 압박 등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대출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코픽스나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요인이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예금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20일 현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2개월 만기 대표 상품 기준)는 연 3.67~3.95%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연 4%대를 유지하던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내려오며 4%대 은행 예금은 더 이상 찾기 어려워졌다. 연 5%대였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대부분 4%대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가계예대금리 차(정책금융 제외)는 은행별로 다르게 움직였다. 예대금리 차가 비교적 작았던 국민, 하나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커졌고 신한, 우리,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줄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손해보험협회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펫보험 활성화’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삼고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정지원 손보협회장은 1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의 새로운 위험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고 손해보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9개의 사업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추진한다. 협회는 반려동물 질병 및 진료 행위에 표준명칭이 활용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진료 데이터를 모아 보험 상품 개발을 돕기로 했다. 시민안전보험도 정비한다. 밀집 인파로 인한 압사 사고 등 ‘사회재난’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보장할 수 있도록 특약을 신설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다음 달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직장인 김모 씨(31)는 환전을 하러 점심시간에 은행을 3번이나 방문했지만 업무를 보지 못했다. 항상 빽빽하게 차 있는 대기 손님들 때문에 기본 1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방문하려 해도 은행 영업 종료 시간인 오후 3시 30분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김 씨는 “5분 걸리는 환전 업무를 못 봐서 3번 넘게 은행에 와야 하는 게 너무 억울하다”며 “영업시간이 1시간 줄어들다 보니 손님들의 밀집도도 커졌고 은행을 방문할 수 있는 시간대도 줄어서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축소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을 영업시간 복원 시기로 잡고 있지만 정작 노사 간 협상에는 진척이 없어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고객 불만에도 노사 협상 평행선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는 즉시 영업시간을 현재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에서 ‘오전 9시∼오후 4시’로 복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사는 협상을 통해 은행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바 있다. 사실상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 중 하나인 실내 마스크 규제마저 풀리면 업무시간 단축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이에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은 영업시간 복원 시점을 못 박기는 이르며 이참에 사측과 은행의 적정 업무시간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이어가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엔 은행노조가 이전부터 주장해 왔던 ‘주 4.5일제 근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기계적인 영업시간 복구보다 업무시간을 영업점별로 다양화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이 길어지자 은행 이용에 불편을 겪는 고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이 군부대 등 일부 점포에서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아예 은행 문을 닫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은행 측은 이를 다른 점포로 확대하진 않겠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영업시간도 줄어든 마당에 점심시간에 은행을 방문하는 것마저 못 하게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일선 은행 직원들 중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근무시간이 줄었다는 반응도 있지만 업무량 자체는 그대로라는 의견도 많다.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 김모 씨(34)는 “어차피 퇴근시간이나 업무량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괜히 욕만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점 방문 수요는 여전히 높아비대면·온라인 금융거래가 일반화됐지만 영업점 방문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전국 금융소비자 5000명에게 금융거래 애로사항(복수 응답 포함)을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28.1%가 ‘영업점·콜센터 등 서비스 이용 시간’을 꼽았다. ‘지점이나 직원 수 감소’(21.7%)를 꼽은 소비자도 많았다. 또 응답자 10명 중 4명가량(37.9%)은 최근 6개월 내 은행 영업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1일 성명에서 “소비자에게는 대면 또는 비대면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가 있고 은행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역시 영업시간 복원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두 달에 걸친 장고 끝에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손 회장은 막판까지 연임 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계속된 금융당국의 압박과 이사회의 부정적 기류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말 주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돌연 교체된 데 이어 손 회장까지 당국의 입김으로 낙마하며 금융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는 ‘관치(官治)금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 압박에 결국 ‘연임 포기’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리기 전 이사회에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손 회장은 입장문에서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며 “임추위에서 완전 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차기 회장 잠정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되지 않고 3월 25일자로 임기를 마친다.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데는 금융당국의 집요한 압박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2018∼2019년 라임 펀드를 불완전판매한 우리은행을 제재하면서 당시 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도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다. 향후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였다. 그러나 이후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해 징계 취소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당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라임 펀드와 관련해) 그 정도 사고가 났는데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 등은 얘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2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하자 “리더로서 존경스럽다”고 밝히며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을 우회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고질적 외풍 논란 휩싸인 우리금융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이어지자 당초 손 회장의 연임에 우호적이던 우리금융 이사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졌다. 4일 임추위를 구성하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7명이 모두 모여 무기명 투표를 한 결과, 이사 대다수가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을 이유로 당국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인 관치와 낙하산이 현 정부에서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이 돌연 퇴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에 낙점되는 등 지난해 말부터 ‘정치적 외풍’을 우려할 만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998년 공적자금을 받았던 우리금융은 2021년에야 완전 민영화를 달성하는 등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관치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업에 공공성이 있다곤 하지만 당국이 독립된 기업 CEO를 공개 저격하며 퇴진을 종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관치에서 벗어나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어떻게 자율적으로 경영하고 혁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 vs ‘내부’…차기 회장 관심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 주자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내부 전·현직 CEO들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외부 인사들이 거론된다. 관심은 ‘내부 발탁이냐, 외부 수혈이냐’로 쏠린다. 당초 이사회에선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내부 출신을 낙점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00억 원대 횡령 사고와 라임 펀드 징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 당국과의 관계 회복 등을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손 회장은 연임 도전과 별개로 명예 회복 등을 위해 개인 차원에서 라임 펀드 중징계 취소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이 개인의 법률 결정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지만 우리은행의 기관 소송 여부는 손 회장이 아니라 우리은행 이사회나 회사 측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다올금융그룹이 벤처캐피털(VC) 다올인베스트먼트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금융지주를 선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과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매각 대상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보통주식 52%다. 양측은 올 3월 안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원하는 우리금융과 자금 수혈이 필요한 다올투자증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룹 내 증권, 벤처캐피털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의 첫걸음으로 벤처캐피털과 증권사 인수를 적극 추진해 왔다. 논의되고 있는 인수 금액은 2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계속된 금리 인상 여파로 보험사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가 최고 13%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자금난을 우려한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연초부터 서민들의 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회사 5곳의 지난해 11월 기준 일반 신용대출(무증빙형) 평균 금리는 연 7.78∼12.98%로 집계됐다. KB손해보험(12.98%)과 흥국화재(12.71%) 등 일부 손보사 금리는 연 13%에 가깝게 치솟았다. 전달과 비교하면 평균 금리가 0.3%포인트 이상 올랐다. 생명보험회사들의 지난해 11월 기준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8.20∼10.35%였다. 교보생명이 10.35%로 가장 높았고 한화생명(10.10%), 흥국생명(9.85%)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사 대출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나 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40%) 이상의 추가 한도가 필요한 차주들이 주로 이용한다.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개인별 DSR 기준은 50%로 은행권보다 조금 더 느슨하다. 자금난을 우려한 제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대출 심사가 필요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보험약관대출의 한도를 줄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해약환급금의 60% 수준이던 일부 보장성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만기에 따라 0∼60% 범위에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일부 회원의 신용카드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한도를 줄이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나섰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도 신용대출 등의 취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추세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17일부터 0.05%포인트가량 떨어진다. 금융당국이 내린 예금 금리 경쟁 자제령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개월 만에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금리는 소폭 내리지만 1년 넘게 이어진 금리 상승세에 서민층의 금융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출 공급을 줄이지 말라고 당부하는 한편 긴급 소액대출 등 서민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29%로 11월(4.34%)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이후 매달 올랐던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가 된다. 은행이 예·적금 등 수신 금리를 조정하면 그에 따라 코픽스가 움직이고 대출 금리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됐음에도 코픽스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예금 금리를 올렸다. 11월 은행 예금 금리가 연 5%대를 돌파하자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은행들에 “예금 금리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후 은행 예금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12월 코픽스도 떨어졌다. 다만 시장금리 변동이 비교적 느리게 반영되는 잔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2월에도 상승했다. 은행들은 12월 신규 코픽스 하락분을 반영해 17일부터 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6일 현재 6.41∼7.41%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를 17일부터 연 6.36∼7.36%로 인하한다. KB국민은행도 연 5.78∼7.48%에서 5.73∼7.43%로 내린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 등이 최근 일주일 새 0.3%포인트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주 연 4.63∼6.03%였던 주담대 고정금리를 이번 주엔 연 4.36∼5.76%로 내렸다.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소폭 내려가지만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 힘든 실정이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제2금융권이) 리스크 관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위험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확대 공급하고 긴급생계비 소액대출을 내놓을 방침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17일부터 0.05%포인트가량 떨어진다. 금융당국이 내린 예금 금리 경쟁 자제령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개월 만에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금리는 소폭 내리지만 1년 넘게 이어진 금리 상승세에 서민층의 금융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출 공급을 줄이지 말라고 당부하는 한편 긴급 소액대출 등 서민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29%로 11월(4.34%)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이후 매달 올랐던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가 된다. 은행이 예·적금 등 수신 금리를 조정하면 그에 따라 코픽스가 움직이고 대출 금리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됐음에도 코픽스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2일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예금 금리를 올렸다. 11월 은행 예금 금리가 연 5%대를 돌파하자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은행들에게 “예금 금리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후 은행 예금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12월 코픽스도 떨어졌다. 다만 시장금리 변동이 비교적 느리게 반영되는 잔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2월에도 상승했다. 은행들은 12월 신규 코픽스 하락분을 반영해 17일부터 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6일 현재 6.41~7.41%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를 17일부터 연 6.36~7.36%로 인하한다. KB국민은행도 연 5.78~7.48%에서 5.73~7.43%로 내린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 등이 최근 일주일 새 0.3%포인트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주 연 4.63~6.03%였던 주담대 고정금리를 이번 주엔 연 4.36~5.76%로 내렸다.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소폭 내려가지만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 힘든 실정이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제2금융권이) 리스크 관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위험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취약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확대 공급하고 긴급생계비 소액대출을 내놓을 방침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