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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은)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다. 이런 걸 가지고 특검을 한다는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인권유린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하고, 별건의 별건 수사를 수도 없이 이어 가면서도 기소하지 못했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사실상의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면서 특검 제도 자체도 부정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사랑하는 아내지만 제 신분이 변호사면 아내를 디펜드(방어) 해줘야 한다. 그러나 제가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으로 있다고 하면 그건 할 수 없다”며 “이건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대통령 부인 등 가족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선 “국회가 추천하면 당연히 임명할 것이다. 국회 일이니깐 제가 왈가왈부하는 게 맞지 않다”며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을 하느냐 마느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또 국민의힘 내부에서 일정한 방향을 잡아서 후보 추천을 하면 그중 한 사람을 임명하겠다”고 했다.● 尹 “특검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특검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길게 얘기를 하겠다”며 작심한 듯 반대 이유를 열거했다. 먼저 특검 제도부터 부정했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특검을 하니 마니를 국회가 결정해서, 국회가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면서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옷로비 특검, (한국조폐공사) 파업 유도 특검이 최초였던 것 같은데 그때도 위헌 논란이 많았다. 이 자체가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특검으로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불법이라던 별건 수사를 수도 없이 이어가면서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은 사람들을 조사했다”며 “김건희의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를 했다. 그런데 기소를 못 했지 않았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 수사 항목에 대해선 “소문이고 자기네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 일부는 기소도 됐는데 다시 수사하라고 하면 제 아내만 조사하는 게 아니다. (기소된) 사람들을 재수사해야 하는데 한번 털고 간 것은 사실상의 일사부재리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판결이 난 혐의자들뿐 아니라 기소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사부재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 고발 1년 8개월 만에 김 여사 서면조사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자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와 처분을 미루다가 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은 2020년 4월 고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맡은 수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고, 같은 해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함께 특별수사를 맡는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당시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지만, 2021년 3월까지는 윤 대통령이 총장이었던 만큼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고발 후 1년 8개월이 지난 2021년 12월 서면조사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 취임 후엔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검찰은 202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김 여사는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고발 4년 3개월 만인 올 7월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했다. 도이치모터스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부실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 문헌상 ‘정부 조직’이나 ‘정부의 기능’에 관련된 결정권은 국회가 가지는데 특검 역시 정부 조직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위헌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주 잘못됐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2013년부터 매년 이어온 대통령 참석 관행이 11년 만에 깨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처음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임기 반환점(10일) 전인 7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달 말경 회견 개최를 검토했으나 야당이 “정권 퇴진” 총공세에 나서고 한 대표뿐 아니라 친윤(친윤석열)계 등 여당에서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견에서 한 대표 요구 수용 여부, 명 씨와의 통화 및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문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10%대로 내려앉은 국정 지지율과 그 직접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한 설명이나 국정 전면 쇄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의 범위를 ‘김건희 라인’에서 전면 개편과 개각으로 확대했고 김 여사 활동 즉시 중단, 특별감찰관 즉시 임명, 국정 기조 전환까지 포함해 5대 요구사항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5, 6일 잇따라 국정 및 외교안보 분야 성과 브리핑을 연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한 뒤 1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尹, 쇄신압박에 “7일 회견” 한밤 발표… 金여사-明의혹 설명이 관건당초 월말서 앞당겨 7일 담화-회견한동훈 사과 -쇄신요구에 대응 안하다… “담화-회견서 궁금한 모든 사안 설명”여권 “정책 성과 자찬 그쳐선 안돼”… 시정연설선 “경제-민생 쉼없이 달려”윤석열 대통령은 4일 11년간 매년 대통령이 참석한 관행을 깨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직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내에 잘 마무리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 대표 요구에 ‘무응답 무대응’ 기조로 맞선 것.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윤 대통령은 이달 중순 해외 순방 뒤 이달 말경 회견 등을 개최하는 방안을 고수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왕이면 임기 반환점(10일)과 순방 전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명태균과 통화-김 여사 의혹 관련 입장 낼 듯 윤 대통령이 대국민 설명 기회를 앞당겨 갖겠다고 한 건 “김건희 여사, 명태균 씨 의혹에 대한 국민 의문에 대한 대답 없이 임기반환점인 10일까지 버티기 어렵다” “더 이상 실기하면 안 된다”며 들끓는 여당의 위기감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에게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며 “기자들과의 1문1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명 씨와의 통화 내용, 공천 개입 의혹,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국정 쇄신 여부, 한 대표의 요구 사항 수용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회견에 배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관건은 명 씨 및 김 여사 관련 의혹과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및 조치 여부다. 대통령실 참모 전면 개편과 개각 등 인적 쇄신 여부에 대해 어떤 견해를 밝힐지도 주목된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회견이 각종 의혹과 현안에 대한 일방적인 변명이나 정책 성과 자찬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이 5일 ‘국정 성과 및 향후 과제’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6일 ‘외교 안보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 계획’을 주제로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참모들이 시정연설 참석 건의했지만…”윤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이 시정연설에 가시라고 건의했지만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한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문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2년 반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며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정 수행 지지율 10%대 추락의 직접 원인인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여당에서 확산되고 있는 전면적 국정 쇄신 요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가 29분간 대독한 연설문에서 ‘개혁’을 19번 언급했다. 이어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물가 안정, 출생아 수 증가 등을 성과로 자찬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문에는 국회에 대한 ‘부탁’과 ‘협조’라는 표현이 각각 5차례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부탁’은 1회, ‘협조’라는 표현은 아예 빠졌다. 이날 윤 대통령의 불참으로 여야는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던 지난해 시정연설에선 여당 측에서 32차례 박수가 나왔지만 올해는 여당에서만 3차례, 야당에서는 아예 박수를 치지 않았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오만, 불통, 무책임만 있는 ‘불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비판이 확산됐다. 배현진 의원은 “거듭,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시정연설 주체를 놓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총리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시정연설은 대통령 대독이 아닌 한 총리 시정연설”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총리가 대독하는 것”이라고 정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2013년부터 매년 이어온 대통령 참석 관행이 11년 만에 깨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처음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임기 반환점(10일) 전인 7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달 말경 회견 개최를 검토했으나 야당이 “정권 퇴진” 총공세에 나서고 한 대표뿐 아니라 친윤(친윤석열)계 등 여당에서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견에서 한 대표 요구 수용 여부, 명 씨와와 통화 및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견해를 밝힐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문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10%대로 내려앉은 국정 지지율과 그 직접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한 설명이나 국정 전면 쇄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의 범위를 ‘김건희 라인’에서 전면 개편과 개각으로 확대했고 김 여사 활동 즉시 중단, 특별감찰관 즉시 임명, 국정 기조 전환까지 포함해 5대 요구사항을 밝혔다.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5, 6일 잇따라 국정 및 외교안보 분야 성과 브리핑을 연다.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한 뒤 1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2013년부터 매년 이어온 대통령 참석 관행이 11년 만에 깨졌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문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10%대로 내려앉아 최저치를 기록한 국정수행 지지율과 가장 직접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한 설명이나 여당에서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국정 전면 쇄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인 국정운영”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 사과를 처음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공화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윤 대통령은 이날 2025년 국정 방향 설명과 677조 원 규모 예산안 처리 국회 협조 당부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은 한 총리 대독을 통해 “연금·노동·교육·의료 등 4대 개혁은 국가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 과제”라며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2년 반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고 자평했다. 시정연설 불참은 야당의 일방적인 특검법과 법안 처리 등 국회 상황을 두루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하지만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여러 참모들이 끝까지 매달려 참석을 건의했지만 대통령 본인의 (불참) 의지가 확고했다”고 전했다.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의 범위를 ‘김건희 라인’에서 전면 개편과 개각으로 확대한 것. 한 대표는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국정기조 전환까지 5대 사항을 윤 대통령에게 공식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다만 한 참모진은 “지지율 하락이든 한 대표의 요구든 ‘무엇에 떠밀려서 하진 않겠다’는 대통령 생각이 확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했다. 법사위 논의를 거쳐 14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연금, 의료 등 4대 개혁과 민생경제, 외교 안보 이슈 등을 조명할 시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장외집회를 열고 여론 결집에 나선 야당은 “탄핵” “하야”를 외치고 있다. 대선 후보 단일화를 거쳐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4대 개혁 하나도 제대로 된 것 없다” ―윤석열 정부가 반환점에 왔다. 총평을 먼저 해달라. “한마디로 말하면 ‘안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대선 승리는 비상식적이고 불통인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을 내건 정권이니까 당연히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다.” ―‘4대 개혁’ 성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다. 성과가 거의 없다. 또 이미 개혁 동력을 많이 상실했다. 개혁 동력이라는 게 우군을 많이 확보하는 것 아닌가. 그 힘으로 개혁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 혼자 생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지난 대선 때 0.73%포인트 차로 겨우 승리했다. 선거연합에서 승리를 했으면, 집권연합을 더 두텁게 만드는 게 그다음 순서인데 오히려 더 쪼그라들어 버렸다.” ―대통령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신속히 추진하라고 당부했다는데…. “시행령 개정으로는 부족하다. 연금 개혁만 해도 법과 다르게 시행령을 만들 수 없다. 법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4대 개혁을 하겠다, 이거는 불가능하다.” ―개혁 방식은 뭐가 잘못됐다고 보나. “모두 숫자부터 던졌다. 교육 개혁 한다면서 ‘5세 입학’을 얘기하고, 실패했다. 과학기술 개혁을 얘기하면서 ‘연구개발비 감축’ 숫자부터 던졌다. 또 실패했다. 의료 개혁 추진하면서 또 ‘2000명 증원’이라고 숫자부터 던졌다. 이게 반복됐다.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선 문제점을 알리고, 해결 방법과 거기에 대해 정부가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예산에 대한 의지를 내세운 다음 가장 마지막에 숫자를 내야 한다. 그런데 왜 이걸 이만큼 줄이고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설득 없이 숫자부터 던졌다.” ―의정 갈등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정원에 대해서도 조건을 걸지 말자”고 주장한 바 있다. 아직도 유효한가. “유효하다. 의정 갈등 이대로 안 끝난다. 내년 3월에 의대생들이 복학하지 않으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의료 시스템 붕괴와 입시 붕괴라는 이 커다란 두 가지 피해 중에 어느 것이 더 작은가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 그게 국가의 일이다. 수험생들의 혼란이 있겠지만 이미 진행되고 있는 수시 전형은 그대로 하더라도, 정시 모집 정원을 줄여 해법을 찾아야 한다.” ―대다수 국민은 의사 수 증원에 대해 찬성하고 있는데…. “2030세대는 이걸 공정 이슈로 본다. 그 어려운 경쟁을 뚫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50% 증원한다는 것을 불공정으로 본다. 분노가 굉장히 크다. 설득 작업도 전혀 없었다. 의료 시스템은 죽고 사는 문제이고, 교육 시스템은 먹고 사는 문제다. 지금 할 수 있는 선택은 둘 중에 하나다.” ―인수위 활동 이후 대통령에게 따로 조언한 적은 없나. “취임식과 당 연찬회 등 행사 때 몇 마디 나눈 적은 있지만 대통령을 개별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연락 온 것도 없었다.”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먼저 제안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는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문성 있는 과학기술, 의료, 연금 등에 대해선 아는 전문가도 많았고, 생각했던 정책 방향을 반영해 인수위 보고서에 담았다. 그런데 내가 추천한 사람보다는 다른 분들을 대통령이 선택하더라. 그런 과정을 보면서 ‘본인이 책임도 지겠다는 뜻이구나’ 그렇게 받아들였다.” ―인수위 때 윤 대통령의 모습은 어땠나. 대통령이 반대할 듯한 의견은 개진하기 힘들었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때 회의를 많이 했다. 비서실을 통해 면담 요청을 하면 당선인을 바로 만날 수 있었다. 당선인이 예고 없이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소통과 토론에 꽤 적극적이었다. 내가 용산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지금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그때는 비교적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졌다.” ―지금과 그때는 무엇이, 왜 달라졌을까. “지금은 대통령이 먼저 결정하는 것 같다. 옛날에 어떤 왕은 참모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하게 하고 왕은 커튼 뒤에서 듣기만 했다고 한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면 들어와서 ‘이 방향으로 가자’ 하고 결정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대통령이 ‘이쪽으로 가자’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특단의 특단의 조치 필요, 다 바꿔야” ―윤 대통령 지지율이 19%로 떨어졌다.(인터뷰 도중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드디어 깨졌군요. 지금은 국민의 실망이 극도에 달했다라고 한마디로 말씀드릴 수 있겠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이건 회복하기 힘들고, 이게 끝이 아니고 더 떨어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심각한가. “이럴 때는 ‘특단’이라고 말하는 것도 부족하다. 말의 한계 때문에 더 강한 표현을 쓰고 싶은데 떠오르지를 않는다. 특단을 넘는 특단, 정말 ‘뭐 빼놓고는 모두 바꿔라’ 이 정도의 결단을 해야 본인도 살고 국가도 산다고 본다.”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을까. “진솔한 대국민 소통, 전면적인 개각을 포함한 인사 개편, 국정 기조의 대전환, 그다음에 야당과의 소통 내지는 협조, 노력들이 필요하다.” ―인수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 또는 소위 김 여사 라인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생각한 적 있나. “전혀 몰랐다. 왜냐하면 당시 인수위는 둘로 분리돼 있었다. 나는 정책만 했다. 비서실이 따로 있었다. 명태균 씨 이름이 나온 적도 없다.” ―명 씨가 안 의원과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한 적이 있는데…. “나와 사진을 찍은 사람이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넘을 수 있다. 선거 때면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나. 그분들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 않나.” ―김 여사 문제가 이렇게 커지기 전에 막을 순 없었을까. “이전부터 ‘김 여사의 진솔한 유감 표명 내지 사과가 필요하고, 제2부속실을 빨리 만들자.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자’고 인터뷰 등을 통해 계속 얘기했다. 그런데 시기가 지난 것 같다.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단계가 지나 버린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지금까지 문제를 막진 못했지만 앞으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국민에게 안심을 주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것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박근혜 탄핵 정국’ 수준의 위기가 여권에 밀려오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충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그런 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야당은 벌써 시작했다. 11월 중으로 예정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고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특검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배경은…. “여러 의혹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그냥 없던 걸로 넘어가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조건은 있다. 특검을 하더라도 저는 여야 합의 특검을 찬성하는 거지 지금 민주당 안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여야 합의 특검, 대통령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가능할까. “대통령이 동의해야 한다. 본인이 거부해서 지나갈 순 있다. 근데 그러다가는 둘 중에 하나다. 정권이 무너지거나 아니면 임기를 마치더라도 그다음 대통령이 특검을 할 거다.” ―정말 ‘특검이 없으면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박근혜 대통령 시절처럼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국민이 설득되면 야당도 탄핵 꺼내기 어려워”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야당의 태도가 바뀔까. “국민들이 설득되면 야당이 아무리 다수라고 해도 무조건 반대하고, 탄핵하자고 나서기는 어렵다. 야당도 멈칫멈칫 하게 된다.” ―민주당의 지금 모습은 어떻게 평가하나. “국회의 전통이 무력화됐다. 예전에도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있었지만 소수당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 지금 민주당은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정도로 몰아붙이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게 다수결로만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이 대표가 결국 민주당 대선 주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나. “선거법 사건 선고는 1년 이내에 대법원까지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법은 성역이 없어야 한다. 그 원칙이 지켜졌으면 좋겠다. 무죄든 유죄든 결정이 나기를 기대한다. 재판을 받는 후보가 대선에 나가는 일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야권 일각에선 ‘임기 단축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원론이지만 원래 개헌을 할 때 개헌을 한 대통령은 개정 헌법이 적용되지 않는 거다. 그게 원칙이다.” ―차기 대선 출마는 계획하고 있나. “대선을 한 번 치러 봤다. 총선은 자기가 결심해서 나갈 수 있지만, 대선은 시대정신이 받쳐줘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는 사람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있고, 전 국민 사이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시대정신 아니겠나. 내가 잘 아는 과학기술 의료 교육개혁 분야 등에서 열심히 할 것이다. 국회 외교통상위 활동도 마찬가지다. 나를 필요로 하는 생각들이 모이면 나갈 수 있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거다.” ―우군이 많이 필요할 텐데, 적극적인 당내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친한 의원들이 꽤 있다. 일대일로 의원들을 만나서 의견을 나눠 보면 공감하는 의원이 많이 있다. 다만 그분들이 대외적인 목소리까지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동훈 대표와는 따로 만난 적 있나. “여러 의원과 함께 만난 적은 있지만 따로 만난 적은 없다. 정치인 간 진정한 진솔한 대화를 하려면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길진균 논설위원 leon@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기 반환점(10일)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운영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10%대가 벌써 나왔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을 멈출 수 없다”며 들끓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임기 중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였다. 특히 이날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주 26%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로, TK 지역에서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 낮아 보수 민심에서도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PK),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60대 등에서도 모두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PK 지역은 지난주(27%)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고, 60대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7%포인트 낮은 24%가 긍정 평가했다.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이도 33%로 지난주보다 7%포인트 낮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4%였다. 지지율 하락에는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 명태균 씨 간 통화 육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핵심 지지층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해야만 지지율 하락세를 그나마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8%로 나타났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지 않으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전통적 보수 지지층마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손절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대가 붕괴된 19%로 나타나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육성 녹취 공개 후폭풍 속에 보수 핵심 지지 기반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 국민의힘 지지층, 60대 이상 등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했던 보수 핵심 지지층의 민심 이반 현상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후 지지율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수 핵심 지지층 이탈 뚜렷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월 3주 이후 줄곧 20%대의 낮은 수치를 보여 왔지만 10%대로 집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첫 번째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7%)를 꼽았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민생·물가(14%)보다 김 여사 문제를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핵심으로 본 것이다. 김 여사 문제는 직전 주(15%) 조사부터 부정 평가 첫 번째 이유에 올랐다. 특히 이날 여당 의원들은 보수 지지의 최후 보루로 꼽히던 TK, PK 등 영남지역의 지지율마저 붕괴된 것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TK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18%로 전국 평균 19%보다도 낮았다. 직전 주(26%)와 비교하면 8%포인트 하락했다. TK에서 10%대 지지율을 나타낸 것도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도 낮다. 지난 총선 여당의 참패 속에서도 그나마 108석을 확보하며 개헌 저지선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 돼 줬던 PK의 긍정 평가 역시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로 서울(22%)과 같은 수준이었다. 60대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24%, 보수층의 긍정 평가는 33%로 여당 핵심 지지 기반이 전방위적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2주 전 56%에서 지난주 48%로 하락한 뒤 이번 주 44%까지 내려앉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세로 봤을 땐 한 자릿수 지지율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리적 탄핵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40대의 경우 긍정 평가가 9%로 전주(6%)에 이어 여전히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에는 윤 대통령과 명 씨의 육성 녹취 여파가 일부만 반영됐다. 조사는 10월 29∼31일 진행됐고, 녹취는 31일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갤럽은 “음성 녹음파일 공개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여당 의원들 “체감 지지율 더 낮아” 여당 의원들은 “체감 지지율은 더 낮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대구의 한 여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지역 여론”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여당 의원도 “지역구에 가면 ‘너네 정말 김 여사 때문에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바칠 거냐’고 하는데, 용산 입만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달리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2%로 직전 주(30%)보다 2%포인트 올랐다. 대구·경북(53%)과 보수층(69%)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 비율보다 크게 높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용산과 여당을 향한 대중적 판단이 이미 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쇄신을 요구하는 여당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는 취지다. 반면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싫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지, 한동훈 대표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기반환점(10일)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10%대가 벌써 나왔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을 멈출 수 없다”며 들끓는 분위기다.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임기 중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였다.특히 이날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주 26%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로, TK 지역에서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 낮아 보수 민심에서도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PK),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60대 등에서도 모두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PK 지역은 지난주(27%)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고, 60대 이상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7%포인트 낮은 24%가 긍정 평가했다.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도 33%로 지난주보다 7%포인트 낮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4%였다.지지율 하락에는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 명태균 씨 간 통화 육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핵심 지지층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해야만 지지율 하락세를 그나마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이날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 78%로 나타났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료공백 해소 문제를 두고 “최근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들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이라고 표현하며 “4대 개혁 동력을 키우기 위해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 파괴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했고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선 “지금 풀지 못하면 파국”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예정된 11월을 데드라인으로 명확히 제시해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하는 한편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당 원내지도부에도 조속한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변화를 14번, 쇄신을 9번 언급하며 “남은 2년 반의 당과 정의 성과가 다음 정권의 향방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金여사 문제,분명 중요한 부분” “국민우려-실망 해결하지 못하면 4대 개혁 추진 어렵다” 尹 직격도● 韓 “우려 실망 해결 못하면 개혁 추진 못해”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선 김 여사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최근 드러난 문제’ ‘우려와 실망’이라고 표현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며 “정권 재창출의 주체가 국민의힘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4대 개혁 추진은 어렵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및 이어진 특별감찰관 추진 문제 등으로 윤 대통령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의 행보가 4대 개혁 추진 동력 확보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노력이란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김 여사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김 여사 문제가 중요한 부분이란 건 분명하다”며 “특별감찰관 기능이 필요하다.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정말 민심을 알긴 아는 거야’란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변화 초창기에 제가 맨 앞에 서서 바람을 막고 있다”며 “결국은 민심을 따르게 된다. 그 시점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진 등 당내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 거칠다는 중진들의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돌다리를 건널 용기가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한 대표는 “수평적 당정관계로의 발전적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 상생해야 한다” “연금 의료 교육 노동 등 4대 개혁은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변화 14번-쇄신 9번 언급“특감 미적거리면 민심 어떻게 얻나” ‘당권 대권 분리’ 개정 가능성 열어놔● 당권 대권 분리 규정 개정 가능성 열어놔 한 대표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권 대권 분리’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만들어질 때 논리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라면서도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결국 당심과 민심이 정할 문제다. 대단한 헌법적 가치를 지닌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당권 대권 분리 규정에 따르면 대표를 포함한 당 선출직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한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내년 9월에 사퇴해야 하고 2026년 6월 지방선거는 이끌 수 없다. 이 때문에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선 대권 주자인 한 대표를 위해 당권 대권 분리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한 대표 역시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것이다. 이재명-야당 향해서도 날 세워“李 방탄 위해 사법시스템 난도질북한군 파병 공식 입장 밝혀라”한 대표는 이 대표와 야당을 향해선 날을 세웠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이) 대표가 직접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의 범죄 혐의 방탄을 위해 헌정 위기를 조장하고 사법 시스템을 난도질하는 폭력적인 정치 행태도 중단하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선 “북한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민주당은 분명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료공백 해소 문제를 두고 “최근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들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이라고 표현하며 “4대 개혁 동력을 키우기 위해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 파괴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했고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선 “지금 풀지 못하면 파국”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예정된 11월을 데드라인으로 명확히 제시해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하는 한편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문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당 원내지도부에도 조속한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변화를 14번 쇄신을 9번 각각 언급하며 “남은 2년 반 당과 정의 성과가 다음 정권의 향방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 韓 “우려 실망 해결 못하면 개혁 추진 못해”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선 김 여사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최근 드러난 문제’ ‘우려와 실망’이라고 표현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며 “정권 재창출의 주체가 국민의힘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문제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4대 개혁 추진은 어렵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 및 이어진 특별감찰관 추진 문제 등으로 윤 대통령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행보가 4대 개혁추진 동력확보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노력이란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김 여사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김 여사 문제가 중요한 부분이란 건 분명하다”며 “특별감찰관 기능이 필요하다.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정말 민심을 알긴 아는 거야’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변화 초창기에서 제가 맨 앞에 서서 바람을 막고 있다”며 “결국은 민심을 따르게 된다. 그 시점을 놓치지 말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진 등 당내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 거칠다는 중진들의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돌다리를 건널 용기가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한 대표는 “수평적 당정관계로의 발전적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 상생해야 한다”, “연금 의료 교육 노동 4대개혁은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 등을 말했다.● 당권 대권 분리 규정 개정 가능성 열어놔한 대표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권 대권 분리’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만들어질 때 논리가 충분히 수긍할만하다”면서도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결국 당심과 민심이 정할 문제다. 대단한 헌법적 가치를 지닌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당권 대권 분리 규정에 따르면 대표를 포함한 당 선출직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한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내년 9월에 사퇴해야 하고 2026년 6월 지방선거는 이끌 수 없다. 이 때문에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선 대권주자인 한 대표를 위해 당권 대권 분리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한 대표 역시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것이다. 한 대표는 이 대표와 야당을 향해선 날을 세웠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이) 대표가 직접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 범죄 혐의 방탄을 위해 헌정위기를 조장하고 사법시스템을 난도질하는 폭력적인 정치행태도 중단하라”고 말했다. 북한군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선 “북한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민주당은 분명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3일 대통령 배우자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권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해야 특별감찰관을 추천할 수 있다며 두 사안을 연계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부터 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두 사안의 연계를 끊고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감찰관부터 추진하겠다는 것. 대통령실과 친윤 원내지도부에서 반박이 나오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 대표는 또 “11월 15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 관련 3대 요구사항 수용의 데드라인도 처음 제시했다.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극명한 인식 차를 드러낸 면담 이후 한 대표가 독자 노선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23일 당 확대당직자회의에서 “21일 윤 대통령과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감찰관 추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임명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여당에서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를 연계했다고 했기 때문에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받아오지 못하면서 퍼줄 생각만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특별감찰관 추천은 원내 사안”이라며 “누구 한 사람이 결정한다고 해서 의원들 의견이 쉽게 모일 일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한동훈 “11월 15일전까지” 김건희 리스크 해소 데드라인 압박[尹-韓 정면충돌]빈손 면담 뒤 첫 조치 ‘특별감찰관’ 추진“쇄신 못하면 민주당 정권 맞게 될 것”… 北인권재단 이사 추천 연계도 안해추경호 “한사람이 결정할 일 아니다”… 尹은 韓 면담뒤 “왜 일을 이렇게” 불만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과 관련한 3대 요구를 21일 면담에서 거부한 뒤 첫 조치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을 공식화한 건 앞으로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방안을 독자적으로라도 찾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3대 요구를 당장 윤 대통령이 수용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 대표가 국회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해결책으로 윤 대통령 압박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금 우리가 변화하고 쇄신하지 못하면 ‘민주당 정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도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가 2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정 동력을 잃고 정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경고”라고 설명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면담 뒤 일부 참모에게 “문제 제기에 구체성이 없다. 다짜고짜 (김건희 라인을) 자르라고 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데”라며 “선후 관계도 안 맞는다. 왜 일을 이렇게 하는가”라며 한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김건희 라인’ 인적 쇄신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카드에 대해서도 “야당에 좋은 카드를 불쑥 던졌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특별감찰관 임명해야 특검법 공세 막아” 한 대표는 당 대표 취임 뒤 처음으로 연 23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작심한 듯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계획을 들고나왔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도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는 민주당과의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면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공세를 막아내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계획의 핵심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 연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절차는 동시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는 입장이었다. 사실상 한 대표가 국회 차원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반격으로 보인다. 당시 면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먼저”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3대 요구 수용 등 김 여사 리스크를 반드시 해소해야 할 ‘데드라인’으로 다음 달 15일 전을 들었다. 그는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들이 다음 달 15일부터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안 될 거라는 점, 많은 국민들께서 점점 더 실감하시게 될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나오는 날로, 그 전까지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이 대표를 향한 공세도 설득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원내지도부 반발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임명할 것”이라면서도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별감찰관 추천은 5년 동안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미뤄 온 게 여야 합의가 안 돼서 그런 것이니 빨리 임명하라는 게 면담 당시 윤 대통령의 설명”이라며 “현재 유지되고 있는 당론대로 여야 합의를 빨리 하라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속도를 내자는 한 대표 주장에 선을 그으며 공을 다시 당 원내지도부로 넘긴 것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국회 추천은 원내 사안이다. 이것은 누구 한 사람이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의총이고 거기에 의장은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당 대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주장할 법한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을 의원들이 동의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의원 텔레그램방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반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고 반박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문제 해결 데드라인을 제시한 데 대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저렇게 계속 과격하게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특별감찰관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공무원을 감찰하는 기구. 국회에서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3월 도입됐지만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1년 반 만에 사임한 뒤 8년 넘게 공석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건희 여사로 호가호위하고 김 여사랑 친분을 과시하며 직접 소통하는 걸 밖에 얘기하는 인사들이 많다. 이들을 정리해야 한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누가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구체적 근거를 달라.”(윤석열 대통령) 22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회동에서 이런 말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3대 요구사항 중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김 여사 리스크가 블랙홀처럼 국정 동력을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비선 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한 대표가 야당의 시각으로 무리한 공세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간극이 쉽사리 메워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韓 “호가호위 인사 정리” 尹 “인적 쇄신은 내 일”한 대표는 전날(21일) 회동에서 이른바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는 대통령실 참모진 8명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에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들에 대해 “호가호위”라고 표현하며 김 여사를 통해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영향력을 끼쳐 왔다고 본 것이다. 한 대표가 지목한 인사는 당초 김건희 라인으로 알려진 현직 대통령실 소속 이기정 의전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강기훈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 및 강훈 전 대통령정책홍보비서관 등 7명에 J 선임행정관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특히 최소 3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잘라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 명이 강기훈 선임행정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선임행정관은 6월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됐지만 40여 일간 대통령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 기간 출근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강 선임행정관은 인사처로부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고 최근 법원에서 벌금 8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강 선임행정관은 징계 중”이라며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내보낼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통령실 조직이라는 게 행정부 공무원들만 있는 게 아니고 의원들 추천으로 정치권에서 유입이 된 사례가 많고 그중 한 명”이라며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대해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를 판단하겠다”면서도 “여사랑 소통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한 대표도 날 잘 알지 않느냐.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내가) 정리했던 사람이다.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공개한 면담 사진에 이기정 비서관이 등장한 것은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공기업 인사 문제도 거론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문제도 언급했다. 강훈 전 비서관과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공기관 “낙하산 임명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비서관과 김 전 비서관은 각각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원년 참모인 강 전 비서관은 이른바 ‘김건희 라인’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왔다. 김 전 비서관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여당 관계자는 “관저 이전과 관련해 김 여사와 관련 있는 업체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을 사고 있는데, 김 전 비서관을 임명해 잡음을 키워선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친한동훈) 핵심 의원은 “대통령실과 관저 주변에서 김 여사의 손발 역할을 하는 인사들을 그대로 두면 김 여사의 정치 개입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건희 여사로 호가호위하고 김 여사랑 친분을 과시하며 직접 소통하는 걸 밖에 얘기하는 인사들이 많다. 이들을 정리해야 한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누가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구체적 근거를 달라.”(윤석열 대통령)22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회동에서 이런 말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한 대표는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3대 요구사항 중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김 여사 리스크가 블랙홀처럼 국정 동력을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비선 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한 대표가 야당의 시각으로 무리한 공세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간극이 쉽사리 메꿔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韓 “호가호위 인사 정리” 尹 “인적 쇄신은 내 일”한 대표는 전날(21일) 회동에서 이른바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는 대통령실 참모진 8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윤 대통령에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들에 대해 “호가호위”라고 표현하며 김 여사를 통해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영향력을 끼쳐 왔다고 본 것이다. 한 대표가 지목한 인사는 당초 김건희 라인으로 알려진 현직 대통령실 소속 이기정 의전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강기훈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 및 강훈 전대통령정책홍보비서관등 7명에 J 선임행정관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한 대표는 특히 일부 인사들에 대해선 “잘라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 명이 강기훈 선임행정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선임행정관은 6월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됐지만 40여 일간 대통령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 기간 출근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강 선임행정관은 인사처로부터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았고 최근 법원에서 벌금 8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다.이에 윤 대통령은 “강 선임행정관은 징계 중”이라며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내보낼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통령실 조직이라는 게 행정부 공무원들만 있는 게 아니고 의원들 추천으로 정치권에서 많이 유입이 된 사례가 많고 그중 한 명”이라며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부정적 인식를 드러냈다고 한다.윤 대통령은 김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대해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를 판단하겠다”면서도 “여사랑 소통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한 대표도 날 잘 알지 않느냐. 문제가 있는 사람이면 (내가) 정리했던 사람이다.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공개한 면담 사진에 이기정 비서관이 등장한 것은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공기업 인사 문제도 거론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문제도 언급했다. 강훈 전 비서관과 김오진 진 대통령관리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공기관 “낙하산 임명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비서관과 김 전 비서관은 각각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원년 참모인 강 전 비서관은 이른바 ‘김건희 라인’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왔다. 김 전 비서관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여당 관계자는 “관저 이전과 관련해 김 여사와 관련 있는 업체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을 사고 있는데, 김 전 비서관을 임명해 잡음을 키워선 안 된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친한동훈) 핵심 의원은 “대통령실과 관저 주변에서 김 여사의 손발 역할을 하는 인사들을 그대로 두면 김 여사의 정치 개입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 자리에서 이른바 ‘김건희 라인’을 일일이 거명하며 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문제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가져오라”는 취지로 답하며 “잘라낼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또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관련자인 명태균 씨에 대해서도 “솔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에 대해 “김 여사를 놓고 호가호위 하고 김 여사랑 직접 소통했다며 밖에 과시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정리해야 한다”고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이름을 직접 밝히는 동시에 몇몇에 대해선 “잘라야 한다”란 표현도 사용하며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래야 대통령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소통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문제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가져와봐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또 공기업 낙하산 인사 문제도 언급했지만 이 역시 윤 대통령은 받아들이는 데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명 씨 논란과 관련해서도 “질질 끌려 다니면 안된다. 명 씨 논란에 대해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솔직하게 털고 가자”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 배우자 등 대통령 가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조속히 임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18일에도 “적정한 시점에 필요한 말씀을 모아서 하겠다”며 특별감찰관 추진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상황을 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특별감찰관 임명 여부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또 다른 갈등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과 대통령실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특별감찰관 임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제도적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나름대로의 제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먼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권이 특별감찰관 추천에 먼저 나서는 건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올 8월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도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 “국회에서 오면 제가 임명하게 돼 있는 것”이라며 “여야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문제를 연관 짓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해주면 임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대신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은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8년 전 북한인권법이 제정되고 시행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미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조속히 이사를 추천해 재단 출범에 협조하길 바란다”며 야당을 향해 공세적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박정하 당 대표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여야 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정 협의체는 한 대표가 9월 초 처음 언급한 뒤 의료계와의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정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의대 정원 증원이나 협의체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협의체 출범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태도”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말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21일 회동이 끝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A4용지에 적힌 257자 분량의 짧은 메시지로 만남의 결과를 전했다. 회동에 배석하지 않은 박 실장은 한 대표로부터 구두로 결과를 전해 받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회동 뒤 주변 인사들에게 “필요한 얘기들, 할 말을 가감 없이 다했다”고 말하며 면담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대표는 앞서 밝힌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조목조목 윤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3대 요구 수용을 최소한의 조건, 마지노선으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요구에 부정적인 이유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독대 요구를 둘러싼 갈등 끝에 어렵게 만났지만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각자 할 말만 한 채 합의문 발표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빈손’ 회담에 그쳤다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면담에서 윤 대통령의 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윤 대통령의 대답을 기다릴 때”라고 말했다.● 3대 요구 사항 尹 사실상 모두 일축한 듯 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들 설명 및 해소 그리고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을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실장은 “(윤 대통령의) 공감대 여부는 용산 대통령실에 확인해 달라”며 윤 대통령의 반응을 언급하는 것은 피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가 내놓은 3대 요구 사항에 윤 대통령 역시 사항별로 부정적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김 여사 라인의 인적 쇄신 요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들 인사에 구체적인 잘못이 없지 않나. 확인되면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여사의 활동 중단에 대해선 “이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취지로, 의혹 규명 절차 협조에 대해선 “현재 나오는 의혹들이 다 허무맹랑한 것들 아니냐”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핵심 요구 사항을 모두 일축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회동 전부터 측근들에게 특히 김 여사 관련 인사들의 인적 쇄신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주변에 “대충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원하는데, 대통령과 반씩 주고받을 문제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 역시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로 나오면서 양측이 김 여사 리스크를 두고 해법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달리 이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참모를 한 대표와의 정원 산책에 동행시킨 것 역시 윤 대통령의 의중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회동 전부터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음을 사전에 예고한 것으로 읽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이날 언론에 배포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 사진은 대부분 윤 대통령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예상된 회동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표의 김 여사 해법에 대해 대통령실이 계속해서 불쾌감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친한(친한동훈) 진영의 인사는 “여당 대표가 계속해서 민심을 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애초 합의 나올 면담 아냐” “윤 대통령의 입장을 대통령실에 물어보라”는 한 대표 측 브리핑과 달리 대통령실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 대표의 3대 요구 사항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과 답변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회동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며 당정 화합을 부각시키려는 모양새다. 이에 여당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하나 되자’는 말을 했겠나”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당초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에 대한 시각 차가 큰 상황에서 면담을 통해 합의나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16일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당정 화합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측의 제안으로 이날 면담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면담은 사실 당정 관계 봉합을 위한 의무방어전 성격이 강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을 하루 앞두고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빈손 면담으로 끝날 경우 ‘김건희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관련 절차 협조 등 기존 3가지 요구에 더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전향적 태도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국민이 김 여사 문제 해결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답은 뻔한 상황인데, 대통령실에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면담 관련 발언을 극도로 아낀 가운데, 용산 내부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보다는 제2부속실 설치 및 김 여사의 직접 사과 등 자체적으로 준비한 대응안을 제시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의 사과로는 사람들 마음을 흔들 수 없다. 이제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이번 면담 자체가 빈손으로 끝나버리고 여론이 악화되면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걱정된다”며 “앞으로 2년 반을 이대로 갈 수 없지 않느냐. 어떻게 해서든지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친한 “金여사 관련 3대요구, 거래할 일 아냐” 용산 “尹이 정할 문제”오늘 尹-한동훈 면담 앞두고韓측 “인적 쇄신이 변화 척도”용산, 2부속실 등 자체 대응 기류양측 성과도출 쉽지 않을 수도“갑자기 ‘똘똘 뭉치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면 다 죽는다. 문제를 해결한 뒤 똘똘 뭉쳐야 한다.”20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앞서 내놓은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수용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앞서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은 김 여사 관련 문제 해결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10·16 재·보궐선거 결과 민심에서 명확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한 대표 측은 이번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 출구를 찾아야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3대 요구사항을 모두 일축하면 여론의 역풍이 불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야권 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정이 함께 위기에 처할 것이란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반면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한 대표 요구를 모두 수용하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다. 이미 공언한 제2부속실 설치 등 대통령실 자체 계획에 따라 김 여사 문제에 대응하겠단 기류가 강한 만큼 이번 회동으로 양측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여사 향한 3대 요구가 핵심”한 대표 측은 3대 요구 중에서도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을 대통령실의 변화 여부를 확인할 척도로 삼고 있다. 디올백 수수 문제, 명태균 씨 논란, ‘한남동 라인’ 논란 등 김 여사 지척에서 일어난 일들이 잡음을 만들었던 만큼, 김 여사 주변을 정리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여당 관계자는 “인적쇄신만 화끈하게 이뤄져도 민심이 어느 정도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3대 요구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서로 한발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 여당 핵심 관계자는 “이건 반반씩 나눠 가질 문제가 아니다. 거래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한 대표 측은 22%포인트 차로 이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도 지렛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금정구는 더불어민주당 출신도 구청장을 했던 지역이다. 대구경북(TK), 호남처럼 일방적 지지가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 여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은 건 국민이 우리에게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보낸 신호”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6번 현장 지원 유세를 나가 줄곧 김 여사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빈손 회담’ 될 가능성한 대표 등 친한계 지도부는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선 ‘김건희 특검법’ 통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면담이 결국 빈손 회동으로 끝나면 여론이 악화되고, 여당 의원들도 11월 내내 이어질 특검법 정국에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란 취지다. 당 핵심 관계자는 “3대 요구는 사실상 김 여사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인데도 대통령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심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 후 내용 및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은 면담을 하루 앞두고 공개 반응을 삼가며 말을 아꼈다. 다만 한 대표의 ‘3대 요구’ 수용 가능성에 대해선 현실화되기 어렵지 않겠냐는 기류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경청은 하되,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대통령실 자체 계획대로 조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이 이미 공언한 제2부속실 설치를 가속화하거나 김 여사의 직접 사과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와 관련된 어떤 조치가 이뤄진다 해도 면담 결과물용보다는 국민 설득용이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한편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대통령실 협조도 요청할 방침이다. 정치 문제뿐 아니라 민생 문제에서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6일 치러진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 중 여야의 핵심 승부처로 꼽혔던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6개월 전 총선보다 4.41%포인트 더 많은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후보 득표율은 같은 기간 4.41%포인트 떨어지면서 양당 간 득표율 격차는 8.82%포인트로 벌어졌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정권심판론을 강조했음에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은 위기 신호”라는 우려가 나왔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는 최종 61.03%를 기록해 민주당 김경지 후보(38.96%)를 22.07%포인트 차로 눌렀다. 올해 4월 총선 부산 금정에서 국민의힘 백종헌 후보(56.62%)가 민주당 박인영 후보(43.37%)를 13.25%포인트 차로 앞섰던 것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 이번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졌던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김재윤 후보(62.03%)와 민주당 정미영 후보(37.96%)의 득표율과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부산 지역 청년층이 많이 이탈하면서 유권자 지형 자체가 야권에 불리해지고 있다”며 “후보 경쟁력에서도 밀렸다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가 6번이나 금정을 찾아 바람을 일으킨 측면이 있다”며 “보수층 내에서도 ‘금정마저 넘어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총선 때보다 더욱 결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50.97%)가 민주당 한연희 후보(42.12%)를 8.85%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 총선 당시 인천 강화에서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63.25%)가 민주당 조택상 후보(35.74%)를 28%포인트가량 앞섰던 것과 비교할 때 여야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 때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던 영광군수 선거에서 승리했다. 곡성군수 선거에서도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2위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호남권에서는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7일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했던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한 것에 대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당내에선 조 대표가 직접 ‘한 달 살이’에 나설 정도로 당 차원의 총력전을 펼쳤던 영광 선거에서 민주당은 물론이고 진보당에도 밀린 것을 두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희가 부족했다. 염원을 담아내지 못했다”며 “부산 금정에서 어렵게 일궈낸 야권 단일 후보도 승리하지 못했다. 특별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는 최종 득표율 26.56%로 민주당 장세일 후보(41.08%), 진보당 이석하 후보(30.72%)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는 35.85%를 얻어 민주당 조상래 후보(55.26%)에게 20%포인트가량 뒤졌다.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조국혁신당은 조 대표가 14일 금정구를 찾아 후보 단일화를 한 민주당 김경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단일화 시너지’를 노렸다. 하지만 김 후보는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에게 약 22%포인트 격차로 패배했다. 민주당 내에선 조 대표와 손 잡은 것이 역풍을 불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가 역효과를 일으켰던 것처럼 이번에도 조 대표가 지원 유세에서 ‘조국이 김경지고, 김경지가 조국’이라고 외친 게 마이너스가 된 것 아니겠냐”고 했다. 조국혁신당 내에서도 당의 선거 노하우와 조직 역량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이 가장 약한 것 중 하나가 조직”이라며 “도시에선 강하지만 마을 방방곡곡으로 들어가서 선거운동을 할 만한 역량, 조직, 이런 부분이 약점으로 노출됐다”고 했다. 지역구 의원이 없는 비례대표 정당인 조국혁신당은 호남의 ‘대안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실패하면서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구인난 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선 올해 말로 예상되는 조 대표의 대법원 확정 판결 시점에 맞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들께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변화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여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6일 재·보궐선거에서 보수 텃밭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를 사수한 직후 이같이 밝히며 “국민의 뜻대로 정부 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번 재·보선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 한 대표가 선거 기간 내내 김건희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요청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사실상 기소 요구, 김건희 라인 경질 등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강도 높게 요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접전이 예상된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강화군수 선거보다 더 큰 격차로 승리하면서 여당 내에선 한 대표의 리더십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 지도부 핵심 의원은 “이제 본격적인 한동훈의 정치가 시작될 시간”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다음 주초 연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가 윤-한 충돌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서 “한 대표도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떨떠름한 반응이 나오는 등 독대를 앞두고 긴장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韓 “정부 여당의 변화와 쇄신 이끌겠다”한 대표는 이날 “어려운 상황에서 주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저와 당이 먼저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에 특히 의미를 뒀다. 금정은 국민의힘이 참패를 한 지난 총선에서도 여당에 13.2%포인트 차 승리를 안겨준 여당 텃밭 지역이지만, 여권의 낮은 지지율 속 야권의 단일화까지 이어지며 선거 후반부로 가면서 승리를 쉽게 점치기 힘든 격전지로 전환됐다. 선거를 2주 남긴 시점에서 검찰이 김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고, ‘명태균 김대남 논란’도 잇따라 터지면서 ‘진짜 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감돌기도 했다.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선거 지원을 위해 6차례나 부산에 내려갔다. 당초 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선거 초반엔 지역 일꾼을 뽑는 ‘조용한 선거’ 기조를 택하려 했다. 하지만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의원들은 한 대표에게 “선거에서 지면 어떻게든 대표 책임론으로 몰고 가 공격하고 흔들려 할 것이다. 한 표라도 더 얻어 크게 이겨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지난해 10·11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후폭풍으로 지도부가 교체됐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전임 금정구청장의 별세로 치러진 이번 보선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혈세 낭비”라고 발언한 것도 보수 결집을 자극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개헌 저지선을 지켜낸 부산에서 최후의 보루를 빼앗겨선 안 된다’는 인식 속 친한계 지도부와 부산 의원들이 화력을 집중했다”며 “오히려 여권 잡음으로 어려워진 선거 국면이 반대로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켰다”고 말했다.● “韓, 尹에 김 여사 문제 해결 집중 요구할 것” 재·보선이 끝나면서 여권의 시선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내주 초 독대로 옮겨가고 있다. 독대에서 한 대표가 제기할 ‘김건희 리스크’ 해결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향후 윤-한 갈등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선거 기간이어서 한 대표가 오히려 발언을 자제한 측면이 있다”며 “한 대표가 독대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집중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선거 다음 날 곧바로 재발의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응도 윤-한 관계의 변수로 꼽힌다. 4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에 부쳐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여당 내에서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나온 데 이어 추가 이탈표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