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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포인트 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마치 100%의 지지를 받고 된 것처럼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게 굉장히 부족하다.”(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건희 여사 문제가 가장 위중한 문제라는 걸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진단이 있을 수 없고, 진단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방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았다.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반 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해 원로 및 전문가들은 “부족한 게 많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10%대 국정 지지율이 보여주는 싸늘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근본적 변화와 김 여사 문제 완전 해결, 인적 쇄신 등이 필요하다고 원로 및 전문가 8명은 입을 모았다.●“4대 개혁, 국민 공감 얻어야”김 전 장관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학기술 예산 삭감과 의료 개혁 등 핵심 정책에 있어서 방향이 옳더라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설득해야 업적을 이룰 수 있는데 그런 과정이 부족했다”며 국정 지지율 10%대 추락 원인을 짚었다.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각범 KAIST 명예교수도 “4대 개혁(의료, 연금, 노동, 교육 개혁)은 국민의 공감을 얻어 근시안적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며 “개혁 대상층이 우군은 되지 못하더라도 적군이 되는 일은 피해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이 4대 개혁 등에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설득과 소통 등이 미흡해 실질적 진전 없이 공회전만 거듭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부터 발목을 잡은 김 여사 문제도 지지율 추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윤 명예교수는 “김 여사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른바 여사 라인이 대통령실을 비롯해 곳곳에 포진돼 있고 대통령비서실장까지도 무력화시킬 정도로 관여한다는 의심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각은 완전히 식물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각에 실권이 주어진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 이게 국정 난맥상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고립을 자초했고, 권위와 신뢰가 무너지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치라는 게 아군을 늘리고 적군을 고립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잘라내는 등 끊임없이 스스로 고립시켜 나갔다”며 “지금이라도 ‘콜리션 빌딩(Coalition building·연합 구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와 껄끄럽고, 야당 대표와 못 만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윤 대통령의 레거시는 입법 성과로 남길 수밖에 없다”고 국회와의 관계 복원을 강조했다.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임기가 반환점을 지났는데 권위와 신뢰가 무너지면서 대통령다운 이미지가 없어졌다”며 “인사나 메시지 등 모든 문제에 있어서 대통령다운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았고 공적 마인드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지지자들도 부끄러워하는 대통령이 돼버렸는데, 그걸 윤 대통령 본인이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대통령의 언어는 매우 정제되어야” 지난 2년 반 동안 보여준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윤 대통령의 화법과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윤 대통령은 독선, 독단, 아집이 몸에 밴 것 같고 본인이 전부 이야기를 독점한다”며 “역지사지가 전혀 안 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원해서 하기는 하지만 나는 다 이렇게 해서 잘못이 없고 내 부인은 참 안타깝다’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이각범 명예교수는 “매우 정제된 언어로 국민에게 조그만 의구심도 남지 않게 하겠다는 태도로 말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며 “대통령의 언어는 정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도 “전 정권과 여소야대 탓을 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전략은 부재했다”며 “윤 대통령이 어휘 선택에 신중하고, 감정을 자제하고, 경청과 토론을 통해 콘텐츠와 화법을 다듬어야 한다”고 진단했다.●“중도-청년-수도권 등 정치 연합 복원해야”원로 및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변화와 인적 쇄신, 정치 연합 복원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도연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4대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게 우리 국민은 하나라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중 명예교수는 “정국 수습의 출발점은 윤 대통령 당선을 가능하게 했던 보수, 중도, 청년, 수도권 등 정치 연합을 최대한 복원하는 데 있다”고 했다.이 전 처장은 “국무총리를 바꾸는 전면 개각을 해야 한다”며 “개각 인사 중에는 야당 추천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임기 단축과 개헌을 통해 국가 개조를 하는 게 윤 대통령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비해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고 “경제부총리를 컨트롤 타워로 하는 금융, 통상, 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또 “공무원들끼리만 책상에 앉아서 얘기하지 말고, 많은 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많이 해주기 바란다”고 참모와 내각에 당부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0분 간 회의를 진행하며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항상 기업들의 사정을 듣고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회 요인도 함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조선업을 포함해 미국의 관심사와 기업 수요를 반영한 협력 기회를 다양한 산업에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브리핑에서 “미국 신 행정부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가운데 핵 기반 한미동맹을 공고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양국이 치열하게 협상을 통해서 미국에도 도움되고 우리도 개선했다는 점 등을 (트럼프 측에)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한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트럼프 당선인과)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과의 친교활동을 위해 ‘모든 인맥과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주변 조언에 따라 2016년 이후 내려놨던 골프채를 다시 잡은 것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12분간 첫 통화를 하고 “이른 시일 내에 회동하자”고 합의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첫 통화부터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한미동맹을 재설정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조선업은 미국의 중국 해군 견제의 핵심이자 미 자국 내 고용 창출이 시급한 분야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전 7시 59분부터 약 12분 동안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인단 중 과반을 확보하면서 당선이 확정된 지 약 9시간 반 만에 첫 통화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곧 만나자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지역에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한 연대와 파트너십을 갖자고 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에 대해 먼저 얘기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을 위해 실무진을 통해 조속히 협의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순 예정된 해외 순방 일정 중 회동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번 순방의 중심은 중남미”라면서도 “조속한 회동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침이라 실무진끼리 조율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제기된 ‘헐값 수주 의혹’에 대해 “원전 2기를 24조 원에 수주한 것을 헐값이라고 한다면 그건 너무 무식한 얘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일단 2기에 24조 원짜리를 헐값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무식하다는 건 그런 얘기들을 하는 분들한테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제기한 헐값 수주 의혹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부당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과도한 금융 지원도, ‘금융 지원 얼마’ 하기로 약속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체코가 자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무리하게 이것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고정비용을 많이 넣어 원전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건지 가스나 석유를 사 올 건지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금융 지원이 나올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 참모진에 반말하는 모습도 생중계로 비쳤다. 질문을 그만 받으려는 정혜전 대변인에게 “좀 더 해. 대충 나온 것 같아서”라고 했고, 회견이 2시간을 넘어가자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 이제”라고 한 뒤 대변인이 당황하자 “더할까?”라고도 했다. 회견 말미엔 북한 전문매체 외신 기자가 한국어로 질문하자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네”라고 해 해당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한국어 시험처럼 (만들어서) 죄송하다”며 영어로 재질문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무제한 질문’을 예고했지만 기자회견 125분 동안 26개 질문을 받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과 관련해 “외교 관례나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한 것 외에는 사실상 중단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달 중순 예정된 해외순방에 동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외교 일정을 포함해 대외 활동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외 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거듭된 질문에 대해선 “(대외 활동) 자제가 아니라 국익이라든지 이런 거와 관련해서 꼭 해야 된다 하는 거 아닌 것은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중단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전상 필요한 외교행사 등 대외 활동 자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좋지 않자 대외활동의 범위를 좀 더 좁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는 “다음 주 대통령 외교 일정에 김 여사의 동행 여부가 지금 국민적 목소리에 대통령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예정된 윤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순방에선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순방 불참은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지 않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내년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회의를 앞두고 주최국으로서 배우자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기 위해서라도 동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론을 고려하면 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장으로 내정된 장순칠 전 시민사회2비서관을 이날 발령을 낸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제2부속실 직원들을 금명간 다 뽑을 것이고 사무실도 거의 공사가 끝났다”며 “꼭 해야 될 걸 판단하고 대통령 부인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어떤 식으로 할지 그런 것들을 잘하면 리스크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과 관련해 “외교 관례나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한 것 외에는 사실상 중단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달 중순 예정된 해외순방에 동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외교 일정을 포함해 대외 활동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외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거듭된 질문에 대해선 “(대외 활동) 자제가 아니라 국익이라든지 이런 거와 관련해서 꼭 해야 된다 하는 거 아닌 것은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중단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의전상 필요한 외교행사 등 대외 활동 자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좋지 않자 대외활동의 범위를 좀더 좁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는 “다음주 대통령 외교 일정에 김 여사의 동행 여부가 지금 국민적 목소리에 대통령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이에 따라 이달 중순 예정된 윤 대통령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순방에선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순방 불참은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지 않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내년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회의를 앞두고 주최국으로서 배우자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기 위해서라도 동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론을 고려하면 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장으로 내정된 장순칠 전 시민사회2비서관을 이날 발령을 낸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제2부속실 직원들을 금명간 다 뽑을 것이고 사무실도 거의 공사가 끝났다”며 “꼭 해야 될 걸 판단하고 대통령 부인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어떤 식으로 할지 그런 것들을 잘 하면 리스크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명태균 씨 녹취록 논란 등으로 국정 혼란이 발생한 데 대한 윤 대통령 본인의 사과와 함께 김 여사의 활동 제한 선언, 특별감찰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 나와야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입장 표현과 구체적인 수위는 대통령이 결심할 몫”이라며 “진솔하게 국민과 소통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내가 국민들 마음을 아프게 한 게 정확히 어떤 것이냐’고 묻고 언론이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기되는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을 풀어내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에 기자회견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명태균 씨와의 육성 녹음파일 공개로 드러난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영남 지역의 한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은 “대통령과 김 여사로 인해 국정이 혼란스러워졌는데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는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명태균 녹취록을 포함해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특히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평생 당원’ 초청 간담회에서 “이기기 위해선 변화와 쇄신을 해야 한다. 변화와 쇄신을 하지 못하면 우리가 지고, 우리가 지면 나라가 망한다”며 “지금 우리 당이 민심을 보고 변화와 쇄신을 하려는 이유”라고 밝혔다.尹, 모든 사안 무제한 질의응답할 듯… 용산 “인위적 개각 없을 것”尹, 내일 담화-회견金여사 외교-의전外 제한 밝힐듯韓 “인적 쇄신은 원래 인위적인 것”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인적 쇄신 관련 질문에 “갑작스럽고 인위적인 개편으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와 의전에 필요한 최소 일정 외엔 제한하겠다”는 수준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윤 대통령이 회견 현장에서 더 진전된 메시지를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기류다.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 등 제기되는 모든 의혹에 대해 시간 제한이나 질문 개수에 구애받지 않고 자세히 답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이 듣고 싶은 사안에 대해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질문을 받겠다”며 일종의 ‘끝장 토론’으로 회견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여당 내에선 기자회견을 앞두고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인적 쇄신은 원래 인위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임기가) 2년 반 남았는데 신뢰를 다시 받고 그런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해야 하느냐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충분히 있다”며 대통령실을 거듭 압박했다.4선(대구 서)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국정에 미스가 나고 있다면 사람의 책임이기 때문에 인적 쇄신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도 “지금까지의 기자회견은 대개 오히려 지지율을 낮췄다”며 “국면 전환을 위한 비상한 각오 등의 말씀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이날 통화에서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이 없으면 4대 개혁도 도로아미타불”이라며 “명태균 의혹에 솔직 담백하게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갑 상임고문은 “문제의 핵심인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여사도 버릴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략부총장은 이날 김 여사가 대외 활동이나 외교·의전 등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의 무자비한 공세에 맞서려면 우리 내부 정비를 해야 되는데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 전 4월 1일의 ‘50분 대국민 담화’가 반복돼선 안 된다”며 “정국을 반전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2013년부터 매년 이어온 대통령 참석 관행이 11년 만에 깨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처음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임기 반환점(10일) 전인 7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달 말경 회견 개최를 검토했으나 야당이 “정권 퇴진” 총공세에 나서고 한 대표뿐 아니라 친윤(친윤석열)계 등 여당에서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견에서 한 대표 요구 수용 여부, 명 씨와의 통화 및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문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10%대로 내려앉은 국정 지지율과 그 직접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한 설명이나 국정 전면 쇄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의 범위를 ‘김건희 라인’에서 전면 개편과 개각으로 확대했고 김 여사 활동 즉시 중단, 특별감찰관 즉시 임명, 국정 기조 전환까지 포함해 5대 요구사항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5, 6일 잇따라 국정 및 외교안보 분야 성과 브리핑을 연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한 뒤 1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尹, 쇄신압박에 “7일 회견” 한밤 발표… 金여사-明의혹 설명이 관건당초 월말서 앞당겨 7일 담화-회견한동훈 사과 -쇄신요구에 대응 안하다… “담화-회견서 궁금한 모든 사안 설명”여권 “정책 성과 자찬 그쳐선 안돼”… 시정연설선 “경제-민생 쉼없이 달려”윤석열 대통령은 4일 11년간 매년 대통령이 참석한 관행을 깨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직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내에 잘 마무리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 대표 요구에 ‘무응답 무대응’ 기조로 맞선 것.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윤 대통령은 이달 중순 해외 순방 뒤 이달 말경 회견 등을 개최하는 방안을 고수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왕이면 임기 반환점(10일)과 순방 전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명태균과 통화-김 여사 의혹 관련 입장 낼 듯 윤 대통령이 대국민 설명 기회를 앞당겨 갖겠다고 한 건 “김건희 여사, 명태균 씨 의혹에 대한 국민 의문에 대한 대답 없이 임기반환점인 10일까지 버티기 어렵다” “더 이상 실기하면 안 된다”며 들끓는 여당의 위기감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에게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며 “기자들과의 1문1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명 씨와의 통화 내용, 공천 개입 의혹,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국정 쇄신 여부, 한 대표의 요구 사항 수용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회견에 배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관건은 명 씨 및 김 여사 관련 의혹과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및 조치 여부다. 대통령실 참모 전면 개편과 개각 등 인적 쇄신 여부에 대해 어떤 견해를 밝힐지도 주목된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회견이 각종 의혹과 현안에 대한 일방적인 변명이나 정책 성과 자찬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이 5일 ‘국정 성과 및 향후 과제’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6일 ‘외교 안보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 계획’을 주제로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참모들이 시정연설 참석 건의했지만…”윤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이 시정연설에 가시라고 건의했지만 대통령의 생각이 확고한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문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2년 반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며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정 수행 지지율 10%대 추락의 직접 원인인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여당에서 확산되고 있는 전면적 국정 쇄신 요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가 29분간 대독한 연설문에서 ‘개혁’을 19번 언급했다. 이어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물가 안정, 출생아 수 증가 등을 성과로 자찬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문에는 국회에 대한 ‘부탁’과 ‘협조’라는 표현이 각각 5차례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부탁’은 1회, ‘협조’라는 표현은 아예 빠졌다. 이날 윤 대통령의 불참으로 여야는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던 지난해 시정연설에선 여당 측에서 32차례 박수가 나왔지만 올해는 여당에서만 3차례, 야당에서는 아예 박수를 치지 않았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오만, 불통, 무책임만 있는 ‘불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비판이 확산됐다. 배현진 의원은 “거듭,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시정연설 주체를 놓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총리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시정연설은 대통령 대독이 아닌 한 총리 시정연설”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총리가 대독하는 것”이라고 정정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2013년부터 매년 이어온 대통령 참석 관행이 11년 만에 깨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인 국정 운영”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처음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임기 반환점(10일) 전인 7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달 말경 회견 개최를 검토했으나 야당이 “정권 퇴진” 총공세에 나서고 한 대표뿐 아니라 친윤(친윤석열)계 등 여당에서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견에서 한 대표 요구 수용 여부, 명 씨와와 통화 및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견해를 밝힐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문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10%대로 내려앉은 국정 지지율과 그 직접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한 설명이나 국정 전면 쇄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의 범위를 ‘김건희 라인’에서 전면 개편과 개각으로 확대했고 김 여사 활동 즉시 중단, 특별감찰관 즉시 임명, 국정 기조 전환까지 포함해 5대 요구사항을 밝혔다.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5, 6일 잇따라 국정 및 외교안보 분야 성과 브리핑을 연다.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한 뒤 1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2013년부터 매년 이어온 대통령 참석 관행이 11년 만에 깨졌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문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10%대로 내려앉아 최저치를 기록한 국정수행 지지율과 가장 직접적인 원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한 설명이나 여당에서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국정 전면 쇄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인 국정운영”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 사과를 처음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공화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윤 대통령은 이날 2025년 국정 방향 설명과 677조 원 규모 예산안 처리 국회 협조 당부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은 한 총리 대독을 통해 “연금·노동·교육·의료 등 4대 개혁은 국가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 과제”라며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2년 반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고 자평했다. 시정연설 불참은 야당의 일방적인 특검법과 법안 처리 등 국회 상황을 두루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하지만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여러 참모들이 끝까지 매달려 참석을 건의했지만 대통령 본인의 (불참) 의지가 확고했다”고 전했다.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쇄신의 범위를 ‘김건희 라인’에서 전면 개편과 개각으로 확대한 것. 한 대표는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국정기조 전환까지 5대 사항을 윤 대통령에게 공식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다만 한 참모진은 “지지율 하락이든 한 대표의 요구든 ‘무엇에 떠밀려서 하진 않겠다’는 대통령 생각이 확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했다. 법사위 논의를 거쳐 14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운명의 한 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건 대통령의 결심이다.” (대통령실 참모)여권으로부터 각종 변화와 쇄신을 요구받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에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음 공개 등으로 난국에 빠졌지만 좀처럼 결단력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히려 대국민 설명이나 인적 쇄신보다는 정책 성과 등으로 소통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용산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분출됐다.대통령실은 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당분간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무대응 무응답 입장’에는 여권 분열 내지 공멸을 우려하는 참모들의 건의에도 윤 대통령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려는 확고한 의지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이나 한 대표 요구에 못 이겨 ‘떠밀려서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며 “시정연설 참석도 여러 참모들이 끝까지 건의했는데 본인의 (불참)의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권 중진이나 원로들이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등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전달은 되는데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조언이 안 먹히는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대통령실은 5일(현지시각) 치러질 미국 대선과 외교 행사 등을 이유로 대국민 설명기회, 기자회견 등을 이달 하순에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놔두고 대외변수를 핑계로 모든 걸 미루고 있다”는 조바심도 읽힌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대외 변수에 묻힐까봐 못한다는 건 솔직히 국민들에게 핑계처럼 들릴 것”이라며 “유일한 변수는 대통령 결심 여부다. 비서실장도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입장이라 대통령의 태도 변화만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메시지를 내는 기회마다 정책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정치적 대응은 자제하되 정책 성과로 국민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내각은 현재 추진 중인 개혁 정책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내에 잘 마무리해 달라”고 독려했다고 정혜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정책 성과 및 개혁 추진에 대한 대국민 소통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오찬에서도 “연내에 국민들께서 정책 성과를 직접 체감하실 수 있도록, 현재 추진 중인 개혁 과제에 대한 각 부처의 신속한 추진을 독려하고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기 반환점(10일)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운영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10%대가 벌써 나왔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을 멈출 수 없다”며 들끓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임기 중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였다. 특히 이날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주 26%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로, TK 지역에서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 낮아 보수 민심에서도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PK),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60대 등에서도 모두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PK 지역은 지난주(27%)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고, 60대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7%포인트 낮은 24%가 긍정 평가했다.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이도 33%로 지난주보다 7%포인트 낮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4%였다. 지지율 하락에는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 명태균 씨 간 통화 육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핵심 지지층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해야만 지지율 하락세를 그나마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8%로 나타났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지 않으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20%(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와 사실 ‘한 끗’ 차이 아닌가. 다른 해외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10%대 지지율 진입은 시간문제였다.”(대통령실 관계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역대 최저치인 19%를 찍은 1일 대통령실은 “예상됐던 숫자”라는 반응과 함께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국정 운영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 붕괴에 대통령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윤 대통령 지지 기반을 흔드는 부정 평가 요인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직접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다만 임기반환점(10일) 이전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 통화에서 “임기 절반, 반환점 계기 딱 그 시점은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이 이달 중 중요한 외교 일정 이후로 여러 요소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 여사의 직접 사과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다음 주중 김 여사 업무를 보좌할 제2부속실의 출범을 공식화하고 여론을 지켜보려는 기류다.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도 불참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 및 장수 내각 교체 요구에도 현재로선 “전혀 검토한 바 없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지지율 관련 질문에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라면서도 “높은 지지도가 아니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도 계속 15%, 13% 내외였고 유럽도 20%를 넘기는 정상이 많지 않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불참하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9월 국회 개원식에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현직 대통령으로서 불참했다. 정 실장은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시정연설은 다음해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연설이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때까지는 취임 첫해 대통령이 직접하고 이후에는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하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매년 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도 2022년과 지난해는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기반환점(10일)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받는 20%대가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10%대가 벌써 나왔다. 윤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하락을 멈출 수 없다”며 들끓는 분위기다.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임기 중 최저치인 19%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였다.특히 이날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주 26%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낮은 수치로, TK 지역에서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 낮아 보수 민심에서도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PK),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60대 등에서도 모두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PK 지역은 지난주(27%)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고, 60대 이상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7%포인트 낮은 24%가 긍정 평가했다.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도 33%로 지난주보다 7%포인트 낮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4%였다.지지율 하락에는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 명태균 씨 간 통화 육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핵심 지지층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설명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해야만 지지율 하락세를 그나마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이날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 78%로 나타났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의 2022년 5월 9일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대통령실은 31일 “공천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고 기억에 남을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2021년 11월 대선 경선이 끝날 무렵부터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기존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며 공천 개입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어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라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나눈 육성 녹음이 공개되면서 2021년 대선 경선 이후 연락한 적 없다는 대통령실의 기존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전날 여러 사람한테 전화가 온 터라 대통령은 여전히 기억을 못 하고 있더라”라며 사과에 대해서도 “공천 개입이 드러날 경우에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8년 검찰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해 11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공천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취임일 하루 전 당선인 신분인 만큼 박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사건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의 2022년 5월 9일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대통령실은 31일 “공천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고 기억에 남을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2021년 11월 대선 경선이 끝날 무렵부터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기존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며 공천 개입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어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이라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인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윤석열 당선인”을 강조했다.하지만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나눈 육성 녹음이 공개되면서 2021년 대선 경선 이후 연락한 적 없다는 대통령실의 기존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전날 여러 사람한테 전화가 온 터라 대통령은 여전히 기억을 못 하고 있더라”라며 사과에 대해서도 “공천 개입이 드러날 경우에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선을 그었다.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8년 검찰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해 11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공천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취임일 하루 전 당선인 신분인 만큼 박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사건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러시아를 위해 파병된 북한군이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직접 교전하는 상황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7만∼8만 발가량을 미국을 통해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미 CNN은 29일(현지 시간) 서방 정보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북한군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로 국경을 넘어 진입하여 주둔해 있다고 보도했다. 군 정보기관인 국방정보본부는 북한군 선발대가 러시아 본토 격전지인 쿠르스크주 전선에 투입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3000명 이상이 교전 지역 가까이 이동했다고 판단한다”며 “우리의 다음 단계적 조치의 결정적인 기준은 북한군이 참여한 우크라이나 전투 개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의 최종 결정 시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 안보를 지켜야 된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계별 대응의 구체적 시점을 처음 명확히 한 것.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교전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될 수도 있는 정부 다음 조치의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일차적으로는 방어 무기 지원이 상식적”이라고 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부 준비를 끝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이동식발사대(TEL)가 특정 지역에 배치된 상황이다. 북한이 11월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 등을 위한 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북한이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전후해 핵실험 및 ICBM 정상 각도(30∼45도) 발사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핵실험과 미 본토를 직접 겨냥한 ICBM 정상 각도 발사는 북핵 위협의 레드라인이다.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우크라이나와 한반도에서 한국과 국제사회를 겨냥해 2개의 레드라인을 동시에 넘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155mm 포탄 우회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통해 155mm 포탄 지원을 거듭 요구해 왔고 이에 우리 군 비축분을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추가 우회 지원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번 지원은 북한 파병 정황이 구체적으로 파악되기 전 결정된 것”이라면서 “포탄은 조만간 미군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직접 지원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미국에 155mm 포탄을 50만 발은 대여, 10만 발은 수출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미국을 통해 155mm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은 지난해 대여·수출 방식으로 60만 개를 지원한 것에 이은 것이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포탄의 우회 지원 결정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기 전에 이뤄졌다. 정부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통해 포탄 지원을 요구해 우회 지원 준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수량은 지난해 미국에 대여한 50만 개보다 적은 7만∼8만 개 수준이다. 155mm 포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병 탄약이다. 우회 지원 결정 이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안보 지형이 급변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이라는 미 대선 리스크가 지원의 변수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북한군 파병 상황 등을 보고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한 정부 대표단에 국방부 육군 탄약 담당자도 포함시켰다. 국방부 군수관리국 산하 영관급 육군탄약정책담당자로, 육군의 탄약 관련 정책을 수립·관리하고 전시 탄약 지원 능력의 판단 및 운영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 실무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등 나토의 탄약 지원 현황 등을 청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표단은 우크라이나도 방문한다. 대통령실은 탄약 담당자가 나토에 출장 간 적이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인정하면서 “탄약 지원은 금번 대표단의 임무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응 논의를 위한 우크라이나 측 특사 파견 논의를 이번 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특사가 한국에서 무기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거론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과 장관들에게 “회의만 말고 대통령령으로 바꿀 수 있는 것들부터 빠르게 바꾸라”며 의료, 연금, 노동, 교육 등 4대 개혁 성과물에 속도를 내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28일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 이어 29일 국무회의에서도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내 성과 도출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남은 두 달, 정부는 무엇보다도 4대 개혁 과제 추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개혁 추진 달성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의료개혁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목한 뒤 “의료체계 정상화를 이끌 수 있도록 실손보험 개선안을 연내에 마련하라”고 금융위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또 “교육개혁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해서 내년부터 확 달라진 교육환경을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유보통합은 충실한 의견 수렴을 통해 연말까지 교원 자격 등 통합기준을 확정해 주기 바란다”고 시한도 못 박았다. 늘봄학교의 경우에도 “내년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차질 없이 확대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왜 자꾸 회의만 하냐, 성과를 내라’고 재차 말했다”며 “예를 들어 근로시간 유연제처럼 근로 형태 바꾸는 문제 등 여러 현안에서 ‘대통령령 개정으로 손볼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왜 자꾸 논의만 하느냐’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 달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낮은 국정 지지율에 대한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국민을 외면하고, 국민에게 등 돌린 정부가 도대체 무슨 동력으로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냐”며 “허울뿐인 개혁 구호를 그만 외치고 조속히 김건희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라”고 비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