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내에 전기차를 판매 중인 제조사 가운데 테슬라코리아만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의 전기차에는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테슬라가 올해 안에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테슬라 전기차 구매자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22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제조사 14곳 중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는 테슬라 1곳이었다.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제조사와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수입 전기차 제조사들도 모두 해당 보험에 가입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은 ‘제조물책임법’에 명시된 제조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의무 가입은 아니다. 제조물책임법에 따르면 제조사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생명이나 신체, 재산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만약 제조사가 결함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해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보상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으면서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의 전기차는 내년부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환경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관련 지침만 개정하면 내년부터 적용할 수 있다. 테슬라가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끊기게 된다. 현재 테슬라 ‘모델3’ 구매 시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해 약 385만 원(서울 거주자 기준)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이 중단되면 구매자의 실질직인 비용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테슬라가 제조물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운전자들이 차량 결함으로 사고를 당할 경우 제대로 배상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 측이 비용을 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제조물 결함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국내 제조물책임법상 모든 책임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책임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 테슬라 본사와 더욱 적극적으로 제조물배상 책임보험 가입 관련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현재 전기차 제조사의 제조물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자에 대해서는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사업자의 과실이 없어도 피해자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 가입 의무화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전기차 충전사업자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는 내용의 ‘전기차 안전관리법’ 개정안만 제출돼 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 건설사들이 이달 들어 연이어 해외에서 조 단위의 ‘잭팟 수주’ 낭보를 울렸다.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되자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은 결과다. 진출 국가도 기존 수주 텃밭인 중동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장기간 노하우를 축적한 대형 건설사와 정부, 공기업 등이 ‘원팀 코리아’ 전략으로 해외 정부와 민간을 함께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건설사 조 단위 수주 ‘잭팟’ 삼성물산은 21일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정책펀드인 플랜트건설 스마트시티펀드(PIS), 현지 건설업체 르네상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튀르키예 낙카쉬-바샥셰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시공만 하는 도급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한 뒤 건설, 운영까지 맡아 나중에 투자비를 회수하는 ‘민관협력개발사업(PPP)’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2조1000억 원으로,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고속도로 PPP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2년 6개월간 르네상스와 함께 도로 공사를 진행한다. 준공 후에는 삼성물산과 한국도로공사가 15년 6개월간 도로 운영을 맡는다. 이 기간 통행료 매출은 44억 달러(약 6조6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도 원팀 코리아 전략을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첫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날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조 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투르크메니스탄화학공사가 발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제2 도시’ 투르크메나바트에 연간 인산비료 35만 t, 황산암모늄 1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에는 정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투르크메니스탄 순방 당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상원의장 겸 국가최고지도자를 만나 플랜트 분야 협력을 요청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현지 시간) 동유럽 세르비아에서 2조 원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태양광 발전소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맡게 된다. 총 사업비는 약 2조5225억 원이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이 90%에 가깝다.● 도급 벗어나 운영까지… 수주국도 다변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을 넘어 투자개발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 개발 사업은 건설사가 지분을 투자하기 때문에 도급 사업에 비해 위험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최근 투자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건설사가 늘면서 수주액도 늘고 있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투자개발 사업 수주액은 올해 9월 기준 20억 달러로 지난해 수주액(14억6000만 달러)을 훌쩍 넘었다. 해외 수주액에서 투자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4%에서 올해 9.5%로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수주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 플랜트 수주는 대우건설이 중앙아시아에서 따낸 첫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세르비아 태양광 발전소 수주 역시 국내 건설사가 세르비아 태양광 시장에 처음 진출한 사례로 기록됐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오산시에서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조감도)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돌입했다고 21일 밝혔다. 공급 물량의 60%는 추첨제를 적용해 청약 가점이 낮아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경기 오산시 양산동 10-2 일원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12개 동(지하 2층∼지상 23층), 970채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은 모두 84㎡이며 평면에 따라 3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지하철 1호선 병점역과 가깝다. 병점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동탄트램이 지날 예정이다. GTX-C노선이 병점역까지 연장되면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3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인근에는 병점복합타운 중심상권, 홈플러스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도보 거리에 양산초, 양산도서관이 있다. 인근에 양산1중학교(가칭)가 2027년 3월 신설될 예정이다. 명문고로 꼽히는 세마고, 병점고, 동탄국제고도 주변에 있다. 단지 바로 옆에는 약 1만1900㎡ 규모의 근린 공원이 조성된다. 22일 일반공급 1순위, 23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는 19세 이상이면서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세대주라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당첨자 발표는 29일이며 이후 6개월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입주는 2027년 8월 예정.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협력해 튀르키예의 2조 원대 고속도로 개발사업을 따냈다.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고속도로 ‘민관협력개발사업(PPP)’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한국도로공사, 삼성물산, 정책펀드인 플랜트건설 스마트시티펀드(PIS), 현지 건설업체 르네상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1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나카스-바샥셰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의 금융약정을 맺고 수주를 확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이 사업에 지분을 투자한 뒤 향후 운영 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PPP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사업비는 14억5000만 유로(약 2조1000억 원)다. 이전까지 국내 기업이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고속도로 PPP 사업은 도로공사가 수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투자사업(약 8540억 원)이었다. 나카스-바샥셰히르 고속도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총 길이 438km인 튀르키예 마르마라 고속도로의 8번째 구간이다. 신설하는 구간 길이는 45km다. 이스탄불 도심과 이스탄불 국제공항 사이에 있는 4개 지역을 지나게 된다. 도로 시공은 컨소시엄 주간사인 르네상스홀딩이 주도하며, 도로공사와 삼성물산은 도로 운영 및 유지관리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한 달 새 4만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가 0.3%포인트 올랐는데도 청약통장 해지자가 신규 가입자를 웃도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79만4240명으로 8월 말(2683만3033명)보다 3만8793명 감소했다. 1년 전(2724만8358명)과 비교하면 45만4118명 줄어들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2859만9279명) 정점을 찍은 뒤 2년 3개월 연속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3일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연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예치액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한 당근책이었다. 하지만 ‘청약통장 무용론’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서울에선 당첨이 어렵고, 미분양이 많은 지방에선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축 구입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벽이 스르르… 아파트의 ‘변신’단순한 방 배치를 넘어 가구원 수와 나이, 취향 등에 맞춰 방의 크기와 개수를 바꾸고, 움직이는 벽을 설치하는 등 거실과 방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아파트 평면도도 다양해지고 있다.“앗, 여기 방이 있었네.”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5차’ 본보기집. 전용면적 105m²(약 32평) 평면도에는 방이 4개였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3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때 본보기집 직원이 거실 벽에 부착된 버튼을 눌렀다. 두께 60cm, 길이 3.5m 크기의 육중한 거실 벽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실 벽 뒤에 약 6.6m²(약 2평) 크기의 숨어 있던 침실이 등장했다. 방 3개였던 집이 방 4개짜리 집으로 변신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초 남짓이었다.이 단지는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개발한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Ⅲ’가 처음 적용된 사례다. 트랜스포밍 월은 움직이는 벽이라는 뜻이다. 가족 수와 상황에 맞춰 거실과 침실 사이 벽을 움직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한 기술이다. 평소에는 거실 벽을 침실 방향으로 이동시켜 거실을 넓게 쓰다가, 명절에 자녀가 오거나 손님이 방문할 경우 벽을 거실 방향으로 움직여 숨어 있는 침실을 게스트룸으로 활용하는 식이다.본보기집 방문객들은 움직이는 벽이 약 1600만 원짜리 유상 옵션인데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임모 씨(35)는 “평소 거실을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며 “전용면적 105m²에만 있는 옵션이라 계획을 바꿔 해당 평형대를 분양받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 기둥 최소화… 방의 경계를 허물다 아파트가 국내 대표 주거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평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970∼90년대 지어진 아파트 대부분은 판상형이었고 평면도 획일적이었다. 2000년대 타워형으로 설계된 초고층 아파트가 등장한 뒤에도 방의 위치나 방향이 달라진 수준이었다. 그런데 1인 가구, 고령 가구, 맞벌이 무자녀 부부인 ‘딩크족’ 등 인구 구조와 생활 방식이 급격히 달라지자 최근 아파트 평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단순한 방 배치를 넘어 입주자 가구원 수, 나이, 취향 등에 맞춰 방의 크기와 개수를 바꾸고 거실과 방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그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m²는 거실 하나에 방 세 개가 공식처럼 통했다. 앞으로는 거실 두 개와 방 두 개, 거실 하나에 방 네 개짜리 전용면적 84m² 평면이 등장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입주자가 원하는 대로 평면을 짤 수 있는 미래형 아파트 평면 ‘넥스트홈’을 공개했다. 넥스트홈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삼성물산이 독자 개발한 ‘넥스트 라멘 구조’와 ‘인필 시스템’이다. 라멘 구조는 기둥과 대들보가 건물 하중을 떠받친다. 벽이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벽식 구조에 비해 공간 활용도가 높다. 넥스트 라멘 구조는 라멘 구조에 필수적인 기둥을 공간 외부에 배치해 내부 공간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인필 시스템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바닥재, 벽체 등 구조물을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더 나아가 바닥재 아래로 수도관이 지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위치 선정에 제약이 많은 주방과 욕실의 위치와 개수까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재개발)’ 경로당에 우선 적용하고 추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DL이앤씨는 입주자가 평면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C2 하우스’ 설계를 대부분 분양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을 최소화하고 내력벽이 필요 없는 곳에는 가벽을 세우는 방식이다. 입주한 뒤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방과 방, 거실과 방 사이의 벽을 허물거나 나눠 이 공간을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비혼족, 딩크족 맞춤형 평면도 등장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8월 가구 유형과 연령대까지 고려한 미래형 평면 ‘플렉시 폼’을 선보이며 향후 분양 단지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가구 인원이 똑같아도 자녀 유무와 연령대에 따라 원하는 공간과 생활 방식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세분화한 특화 평면은 공개한 것만 20종에 이른다. 2인 가구 중 딩크족(맞벌이 무자녀 가정)을 위한 평면은 부부의 수면 공간을 분리한 게 특징이다. 집 하나에 안방이 두 개인 셈이다. 출퇴근 시간, 업무 패턴이 달라 침실을 따로 쓰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부부가 각자 업무를 보거나 취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 서재도 따로 마련했다. 시니어 부부를 위한 평면은 침실뿐만 아니라 거실까지 두 개로 분리해 부부가 독립된 공간에서 쉴 수 있는 선택지를 줬다. 자녀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평면도 있다. 학령기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소음이 적은 위치에 공부방을 배치하고, 어린 자녀가 있으면 어른들이 돌보기 쉽도록 거실 바로 옆에 놀이방을 두는 식이다. 1인 가구를 위해 집 안에 스파 공간을 두는 설계도 제안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피데스개발은 독립적인 공간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시니어 세대 증가가 앞으로 주거 공간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데스개발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 2025년 공간 7대 트렌드’에서 주거 공간 관련 핵심 키워드로 ‘각자 공생룸’을 꼽았다. 생활 패턴이 다른 부부가 취침 시 트윈 침대를 쓰거나 각방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이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혼하지 않는 싱글 구성원들이 한 집을 공유하는 ‘밍글족’(Mixed Single), 입주 간병인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한 고령자 가구 등도 새로운 수요다.● 2052년 4곳 중 3곳이 1, 2인 가구 건설업계가 새로운 평면 개발에 역량을 쏟는 건 인구 구조의 변화를 ‘정해진 미래’라고 보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급증하지 않는 한 1인 가구와 고령 가구의 증가세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이런 변화에 맞춘 평면 제공이 경쟁력 확보의 필수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2%였다. 그 비중은 지난해 35.5%까지 올랐고 2037년이면 40%를 넘는다. 2인 가구도 계속 증가해 2052년이면 전체 가구의 76.8%가 ‘2인 이하’가 된다. 28년 뒤에는 가구 4곳 중 1곳만 3인 이상이라는 얘기다. 전통적인 가족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4인 가구 비중은 지난해 13.3%에서 2032년 10% 이하로, 2052년에는 6.7%까지 쪼그라든다. 1인 가구 성격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1인 가구 대다수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이다. 실제 올해 1인 가구의 36.7%가 30대 이하였다. 하지만 2052년 1인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80대 이상(23.8%)이 된다. 가구 유형의 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전체 가구의 27.3%로, 자녀 없이 부부 단둘이 사는 가구(17.3%)보다 10%포인트 많다. 2037년이면 두 가구 비중이 역전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그간 공급된 주택 대부분은 3, 4인 가구에 최적화돼 있었다”며 “앞으로 점차 늘어나는 1, 2인 가구에 맞춰 평수를 줄이고 평면도 바꾸는 등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반려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도 집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진욱 예지학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일본에서는 ‘펫 하우징’이라는 이름으로 현관에서 반려견을 씻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신혼부부 대상으로 현관에 유모차를 둘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다양한 평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평면 혁신이 미분양 위기의 돌파구가 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이승엽 경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짓기만 해도 무조건 팔리던 시대에는 평면도가 큰 의미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에 따라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때에는 다양한 건축 요구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인천=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습니다.” 소설가 한강(54)은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 일주일 만인 17일 첫 공개 행사에 참석해 이런 바람을 밝혔다. 한강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의 수상자로 단상에 서서 “1994년 1월에 첫 소설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그렇게 글을 써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고 했다. 또한 한강은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면서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70세, 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모로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작가 황금기’인 60세까지 6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노벨상에 연연하지 않고 집필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강은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농담을 던졌고,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집필)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습니다.” 한강은 노벨상 발표 날도 회상했다. “노벨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았다”면서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강은 “저는 술을 못 마신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다”며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도 했다. 대신 걷는 것, 아직 못 읽은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 그리고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를 좋아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한강은 신작 얘기를 직접 꺼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 보고 있다”면서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정확한 시기를 확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은 별도로 초대받은 인원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한강이 노벨상 수상 결정 뒤 가진 첫 공개 행보였던 만큼 그를 만나려는 취재진과 시민들로 행사장 주변이 일찌감치 북적였다. 한강은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시상식장을 출입하며 취재진 등과 거리를 뒀고, 수상 소감 등은 재단을 통해 공개됐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부가 사전청약으로 분양을 받았다가 사업이 취소된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복원해주기로 했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에 청약통장을 유지한 것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이 좌초되는 사전청약 단지가 늘어나는데 피해자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형식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정부 간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는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를 대상으로 청약통장 관련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청약 당첨 즉시 청약통장 효력이 정지돼 가입 기간, 납입 횟수 등을 늘리지 못한 ‘기회비용’을 복구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현재까지 민간 사전청약을 실시했다가 사업이 취소된 단지는 모두 6곳, 총 626가구다. 먼저 당첨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도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사업 취소 단지 6곳 모두가 2022년 사전청약을 진행한 만큼,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3년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가 사후에 청약통장에 돈을 추가 납입하면 해당 기간의 납입 횟수와 납입액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국토부는 시중은행과 연계된 전산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사전청약은 주택 착공과 동시에 이뤄지는 본청약보다 청약 시기를 2년가량 앞당겨 실시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집값이 급등하자 2021년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재도입했다. 하지만 고금리, 공사비 급등 여파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사업이 좌초되는 단지가 등장했다. 이번 지원 방안은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에 대한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5월 피해자들의 청약통장을 부활시켰지만 이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이달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부 조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사전청약 취소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만큼 피해가 회복돼야 한다”며 국토부에 추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피해자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사전청약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의 진정한 요구를 무시한 형식적 대응”이라며 “피해자들은 정부 청약 시스템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해 당첨된 만큼 청약 지위를 온전히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이 취소된 토지에 향후 다른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경우, 해당 아파트에 대한 당첨 자격을 달라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당초 예고한 대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 달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속 사업자가 언제 나타날지도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후속 사업자에게 당첨자 지위 승계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SK에코플랜트가 임원 수를 20% 이상 줄이는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17일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조직개편에 맞춰 기존 임원 17명이 물러났다. 1명은 신규 임원으로 승진하고 외부 인사 1명이 새로 임용됐다. 통상 연말에 하던 임원 인사를 1개월 반가량 앞당겨 SK에코플랜트의 전체 임원(올해 6월 말 기준 66명) 중 25.8%를 교체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임원 수는 66명에서 51명으로 줄었다. 다음 달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편입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 및 인력 개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가공·유통 계열사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제조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다음 달 1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된다.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해 반도체 분야 플랜트는 물론 관리 서비스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할 게획이다. 미래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에너지사업 조직은 따로 독립했다. 연료전지와 재생에너지 사업 등 에너지 분야 시너지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포석이다. 건축·토목·플랜트 조직은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질적 성장체계 구축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부가 사전청약으로 분양을 받았다가 사업이 취소된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복원해주기로 했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에 청약통장을 유지한 것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이 좌초되는 사전청약 단지가 늘어나는데 피해자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형식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정부 간 법적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17일 국토교통부는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를 대상으로 청약통장 관련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청약 당첨 즉시 청약통장 효력이 정지돼 가입 기간, 납입 횟수 등을 늘리지 못한 ‘기회비용’을 복구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현재까지 민간 사전청약을 실시했다가 사업이 취소된 단지는 모두 6곳, 총 626가구다.먼저 당첨 시점부터 사업 취소까지 기간도 청약통장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사업 취소 단지 6곳 모두가 2022년 사전청약을 진행한 만큼,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3년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가 사후에 청약통장에 돈을 추가 납입하면 해당 기간의 납입 횟수와 납입액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국토부는 시중은행과 연계된 전산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사전청약은 주택 착공과 동시에 이뤄지는 본청약보다 청약 시기를 2년가량 앞당겨 실시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집값이 급등하자 2021년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재도입했다. 하지만 고금리, 공사비 급등 여파로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사업이 좌초되는 단지가 등장했다. 이번 지원 방안은 민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에 대한 구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5월 피해자들의 청약통장을 부활시켰지만 이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이달 7일 국회 국토교통워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부 조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사전청약 취소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만큼 피해가 회복돼야 한다”며 국토부에 추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피해자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사전청약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의 진정한 요구를 무시한 형식적 대응”이라며 “피해자들은 정부 청약 시스템을 통해 공정하게 경쟁해 당첨된 만큼 청약 지위를 온전히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이 취소된 토지에 향후 다른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경우, 해당 아파트에 대한 당첨 자격을 달라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당초 예고한 대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달라는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속 사업자가 언제 나타날지도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후속 사업자에게 당첨자 지위 승계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내년 서울의 공동주택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만 채 가까이 늘어난다. 내년 임대주택 입주 물량이 올해의 16배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15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발표한 내년 서울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은 4만8184채로 집계됐다. 올해 입주예정 물량(2만8664채)보다 1만9520채(68.1%) 늘어난 규모다. 내년에 입주가 예정된 30채 이상 분양 및 임대주택 물량을 모두 더한 수치다. 내년 임대주택 입주 물량이 올해 대비 1만 채 이상 늘어난 것이 입주량 증가의 주요 배경이다. 올해 760채에 그쳤던 임대주택 입주 물량은 내년 1만2414채, 16.3배로 늘어난다. 상당수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하는 ‘청년안심주택’이다. 내년 분양주택 입주 물량은 올해 2만7904채에서 내년 3만2345채로 4441채(15.9%) 증가한다. 대단지로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4321채), 서초구 ‘메이플자이’(3307채),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채),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채) 등이 포함됐다. 다만 실제 입주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6월 말 기준 입주자 모집공고 등을 참고해 집계했다. 공사비 갈등으로 재개발·재건축 단지 곳곳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전국 입주예정 물량은 내년 28만9244채로 올해(36만4418채)보다 2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로 지방 주택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현대엔지니어링이 동유럽 세르비아에서 2조 원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을 따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태양광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미국 태양광 업체 ‘UGT리뉴어블스’ 컨소시엄은 세르비아 정부가 발주한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자로 최종 확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약 11개월 만이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16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현지에서 열리는 본계약 체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출국했다.이 사업은 세르비아 남동부 지역에 1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와 200메가와트(MW)급 전력저장 시스템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시공(EPC)을 턴키 방식으로 수행한다. 사업 규모는 총 17억 유로(약 2조5225억 원)이며 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은 15억 유로(약 2조2258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국내 건설사가 따낸 해외 태양광 사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국내 건설사가 세르비아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세르비아 정부는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세르비아 등 동유럽 태양광 시장에 추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을 마무리하고 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내렸다. 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가 38개월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금융통화위원 7명 중 6명이 기준금리 인하에 동의했으며 장용성 금통위원만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그간 수도권 집값 과열 우려 등으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던 한은이 결국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단행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이 심각해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는 올 2분기(4∼6월) 0.2% 역성장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심상치 않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긴축 완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든 것도 한은의 통화 정책에 숨통을 터줬다. 긴축 종료로 고금리에 시달렸던 서민 대출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컸던 기업이나 얼어붙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로 대출 이자 年6조 감소… 집값 상승 자극 우려도[38개월만에 긴축 종료]내수부진 속 기준금리 0.25%P 인하9월 가계대출 증가폭 줄어 진정세… “소비 0.18%-설비투자 0.7% 늘것”내수 활성화 숨통 기대감 커져… “이미 선반영… 효과 적을것” 관측도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데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가계 빚에 짓눌려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돈을 벌어도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결국 더 늦기 전에 금리 인하로 부진한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판단에 망설이던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낸 셈이다. 당장 금리 인하로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이번 인하 결정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액은 연 2조5000억 원, 기업의 이자 부담액은 연 3조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로 인해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거나 가계대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가계·기업 이자 부담 연 6조 원 감소 예상1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소비는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고 내수 개선도 빠르지 않다”며 “가계 부채 등으로 고통받는 계층이 많다”고 했다. 건설 투자 등도 부채 문제로 부진하다고 지적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피벗을 주저하게 했던 수도권의 집값 급등세가 진정되고 대출 증가세도 다소 잠잠해진 것도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9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조2000억 원으로 8월(9조7000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민간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했던 만큼 이번 금리 인하가 내수 활성화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민간소비는 9개월 후 최대 0.18%가량 늘어나고, 설비투자도 0.7%가량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내수 회복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부족으로 멈춰 섰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도 금리 인하가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부동산 PF 대출액은 200조 원이 넘는 상태로, 이자 부담만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한다. 금리 인하로 인해 이자 부담도 줄고 신규 자금 유입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효과 불투명” 분석도… 집값 상승 등 부작용 우려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중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기준금리를 밑돌았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에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정영도 한양증권 기업투자본부 본부장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돼야 (PF 관련)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이 도리어 진정됐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시중은행도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자 부담이 크게 줄면 다시 주택 매수세가 몰리면서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한은 안팎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선 “1년 뒤에 평가해 달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가계대출이 1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정말 실기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불거진 불화설에 대해서는 “정부와 사이가 굉장히 좋다”며 “공조를 잘해서 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내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와 집값에 이미 반영돼 있고 대출 문턱도 높아졌기 때문에 집값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올 경우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한국은행은 서울 중심으로 급등한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둘째 주(0.32%)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로, 8월 둘째주(0.32%)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73주 연속 오르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상승폭은 줄어드는 추세다.부동산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집값 상승 요인이지만 당분간 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인하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 부담이나 향후 주택 매입 자금조달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에 반영돼 있고,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대출 총량 관리 움직임이 더해져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역시 “이자 부담이 줄면 고금리 시기 때 주택 구입을 미룬 매수자가 주택 구매에 나서거나,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에 다소 도움될 수 있다”면서도 “집값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집값은 지금처럼 소폭 오르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연말이나 내년 초까진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는 상황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 방향성이 확인된 만큼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선호 지역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강남3구 등 고가 주택의 경우 신규 공급이 부족해 거래량은 줄더라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대출금리의 인하 폭과 속도가 집값 향방을 가를 변수라고 진단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은 금리보다 대출규제에 대한 영향이 더 크다”며 “기준금리가 내려도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높이면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향후에는 대출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적어도 연내에는 기준금리와 비례한 대출금리 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봤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부영그룹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지은 주상복합 단지 1474채를 후분양으로 공급한다. 부영그룹이 프놈펜에서 조성 중인 미니 신도시 ‘부영타운’에서 분양하는 첫 단지다. 부영그룹은 8일(현지 시간) 프놈펜에서 부영타운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단지는 4개 동(지하 4층∼지상 21층)으로 전용면적은 65∼117㎡다. 후분양 단지라 계약 절차를 마치면 즉시 입주할 수 있다. 외국인도 계약할 수 있다. 모든 가구를 판상형 구조로 설계했다. 단지 내 상가에는 대형 스포츠센터가 들어선다. 단지 안에 ‘우정 캄보디아 학교’ ‘프놈펜 한국국제학교(KISPP)’도 입주한다. 부영그룹은 후속 단지를 순차적으로 분양해 2만여 채 규모의 부영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형 아파트인 부영타운이 프놈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캄보디아 주거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사이 사말 캄보디아 부총리 겸 국토부 장관, 박정욱 주캄보디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삼성물산이 빌딩 출입증 발급, 주차 등록, 시설물 관리 등 상업용 빌딩에 필요한 100여 가지 서비스를 통합한 건물 관리 플랫폼 ‘바인드’(사진)를 9일 출시했다. 바인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빌딩 내 설비와 전자기기 등을 연동하는 플랫폼이다. 방문객은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출입증을 발급받고 주차 등록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건물 내 근무자들은 회의실 예약, 건물 내 상가 주문과 결제 등을 할 수 있다. 소방, 전기, 조명 등 시설물 모니터링과 제어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아파트용 플랫폼 ‘홈닉’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건물 관리 플랫폼을 내놨다. 조혜정 삼성물산 DxP사업본부장은 “물리적 공간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다음 달부터 주택 등록임대사업자에도 ‘126% 룰’이 적용된다. 임대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임대보증금 반환보증’(임대 보증)에 가입해야 하는데, 신규 등록 사업자에 대해 전세 보증금이 주택 공시가격의 126%를 넘지 않도록 가입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시가격 및 기준시가 적용 비율’ 개정 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임대보증 가입 요건이 느슨해 무자본 갭투자나 전세사기에 악용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내놓은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지금까지는 주택 가격으로 공시가의 130∼190%를 인정했는데, 다음 달부터는 140%로 일원화한다. 여기에 임대보증에 가입하려면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 등을 합한 부채 비율이 90% 이내여야 한다. 이에 따라 전세 보증금이 공시가의 126% 이하여야 임대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적용되는 126% 룰이 임대보증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개정 고시안은 신규 사업자에 대해 다음 달 시행된다. 기존 임대사업자는 2026년 7월까지 시행이 유예된다. 국토부는 임대사업자가 공시가가 너무 낮다고 판단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이의를 제기하면 공시가 대신 감정평가액을 주택 가격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블랙홀처럼 국감 이슈를 삼키며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 곳곳은 여야 간 고성과 파행으로 진통을 겪었다. 야당은 이날 국감이 열린 10개 상임위 모든 곳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국감 기간 내내 야당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고 여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로 맞불을 놓는 극한 대립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국감에 불출석한 증인 21그램 김태영 이승만 대표에 대해 “이들 없이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동행명령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21그램은 김 여사의 전시기획 업체인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고 협력한 업체로, 용산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수주’ 의혹을 받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단독 의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혈세가 투입된 관저 공사를 김 여사가 지인에게 불법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국정농단’이다.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선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21그램은 무수한 불법을 저질렀다”며 “결과적으로 불법, 방임을 조장, 지시했던 사람이 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장인이 운영하는 자생한방병원에 대해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치료 약재가 올 3월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 것은 대통령실 인사들이 연루된 특혜라는 주장이다. 강선우 의원은 “이 전 비서관 아내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며 법원행정처에 이 대표 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공직선거법 270조에 선거범 재판 선고가 1심은 공소제기 후 6개월, 2·3심은 전심 선고 후 3개월이어서 1년 이내에 반드시 하도록 돼 있다”며 “이 대표는 799일 만에 선고된다. 방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정치적 쇼가 있었느냐”고 말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게 이 대표가 그렇게 강조하던 지역화폐의 실체다. 이런데도 국민 세금으로 지역화폐 의무화법을 지원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행안위서 “관저공사 불법 특혜”… 법사위선 “공천개입 탄핵 사유”[2024 국정감사]野, 10개 상임위서 ‘김건희 의혹’ 제기국토위, 관저 이전 비서관 보은 논란… 정무위, 김대남 사퇴 압력 의혹 제기문체위 “KTV 황제관람 의혹” 공방… 이상민 “관저 공사 계약 문제 없어”“반드시 지구 끝까지 쫓아가 증인으로 세워서 진실을 밝히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21그램 사무실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린 뒤 아무 답이 없자 이같이 말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 등 민주당 11명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 이승만 21그램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첫 행안위 국감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하자 직접 동행명령장을 들고 찾아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데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野 “공천 개입-관저 의혹 탄핵 사유”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한 이날 10개 상임위 국감장마다 김 여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국감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 모든 상임위에서 끝까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한 것이 첫날부터 현실화된 것. 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란,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에 대한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사업 개입, 대통령실 리모델링 관여에 이어 이젠 하다 하다 공천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여론조사를 지불받는 엄청난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며 “탄핵 대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아직 수사가 이뤄지기 전이고, 엄밀한 증거 조사를 거쳐야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행안위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관저 공사 불법 진행 의혹 관련 질타에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은 사과 대신 “꼼꼼하게 준공 검사를 못 한 건 사실이지만 업체 계약에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장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을 지적하며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관저 공사는) 모든 과정에서 위법과 불법이 난무한 복마전이었다”고 했고, 같은 당 염태영 의원은 김 전 비서관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비서관은 “김 여사에게 관저 증축 관련 보고한 적 있느냐” “21그램을 최종 선정한 사람이 김 여사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모두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관련 의혹이 사실이면 ‘김건희 국정농단’으로, 탄핵 사유가 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선 야당 의원들이 “한동훈을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이날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직에서 사퇴한 경위를 두고 김 여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대통령실에서 익명의 압력을 받고 사퇴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이강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오버랩된다”고 했다.● 문체위에선 ‘황제 관람’ 의혹 공방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황제 관람’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한국정책방송원)는 지난해 8600만 원을 들여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국악 공연을 무관객으로 녹화했는데, 당시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일부 인사가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황제 관람’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KTV가 공연 장소 사용 허가 신청서를 내면서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이 신청서를 문체부가 허가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팩트는 KTV 행사에 김 여사가 중간에 참석해 출연자를 격려하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서도 김 여사 논란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언급되면서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금호건설이 강원 강릉시 회산지구에 짓는 ‘강릉 아테라’를 10월 중 분양한다. 금호건설이 새 브랜드로 강릉에 처음으로 공급하는 단지다. 강원 강릉시 회산동 536 일원에 들어서는 단지는 3개 동(지하 2층, 지상 28층), 329채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84∼166㎡다. 회산지구는 강릉 신흥 주거지로 주목받는 지역이다. 현재 아파트 1600여 채가 지어져 있다. 앞으로 2440여 채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는 국도 7, 35호선과 영동고속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등 광역 도로망과 인접해 있어 시외 이동이 편리하다. 강릉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도 인접해 있다. KTX 강릉역도 가까워 서울 핵심 지역까지 약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2029년 강릉∼인천 경강선 고속철도 사업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강릉∼제진 동해북부선과, 강릉역과 목포역을 잇는 고속철도망도 2027년 개통할 예정이다.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 단지 인근에는 강릉시청, 강릉보건소, 강릉의료원, 식자재마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단지는 가구당 1.6대 이상의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캠핑존과 반려동물을 위한 ‘펫가든’ 등 특화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반드시 지구 끝까지 쫓아가 증인으로 세워서 진실을 밝히겠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21그램 사무실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린 뒤 아무 답이 없자 이같이 말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윤 의원 등 민주당 11명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불법 증축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 이승만 21그램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첫 행안위 국감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하자 직접 동행명령장을 들고 찾아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데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野 “공천 개입-관저 의혹 탄핵 사유”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한 이날, 10개 상임위 국감장마다 김 여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국감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 모든 상임위에서 끝까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한 것이 첫날부터 현실화된 것.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란,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에 대한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사업 개입, 대통령실 리모델링 관여에 이어 이젠 하다 하다 공천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여론조사를 지불받는 엄청난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며 “탄핵 대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아직 수사가 이뤄지기 전이고, 엄밀한 증거 조사를 거쳐야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장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에 오른 점을 지적하며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관저 공사는) 모든 과정에서 위법과 불법이 난무한 복마전이었다”며 국토교통부의 추가 감사를 요구했고, 같은 당 염태영 의원은 김 전 비서관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비서관은 “김 여사에게 관저 증축 관련 보고한 적 있느냐” “21그램을 최종 선정한 사람이 김건희 여사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모두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관련 의혹이 사실이면 ‘김건희 국정농단’으로 탄핵 사유가 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했다.정무위원회 국감에선 야당 의원들이 “한동훈을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이날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직에서 사퇴한 경위를 두고 김 여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대통령실에서 익명의 압력을 받고 사퇴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이강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오버랩된다”고 했다.● 문체위에선 ‘황제 관람’ 의혹 공방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황제 관람’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한국정책방송원)는 지난해 8600만 원을 들여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국악 공연을 무관객으로 녹화했는데, 당시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일부 인사가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황제 관람’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KTV가 공연 장소 사용 허가 신청서를 내면서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이 신청서를 문체부가 허가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팩트는 KTV 행사에 김 여사가 중간에 참석해 출연자를 격려하고 간 것”이라며 “김 여사가 공연장에 늦게 왔다고 당일 밤에야 전화를 받았다”고 해명했다.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김 여사 논란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언급되면서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갔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