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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는 가족들과 늘 동글동글하게 살아간다. 부모님은 늘 동그라미에게 뭐든 “좋아”라고 말하라고 교육한다. 동그라미는 처음 학교에 간 날, 친구들을 보며 깜짝 놀란다. 세모, 사각형 친구들은 불편한 감정을 “싫어!”라고 쉽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가족들로부터 “세상을 둥글게 살아야지”라는 말을 듣고 자란 동그라미는 그런 친구들이 이상해 보였다. 사실 동그라미도 하기 싫은 것들이 많다. 부모님의 말씀과 달리 동글동글한 성격이 아니어도 친구들은 별을 좋아했고, 세모는 늘 당당했다. 동그라미는 기분이 묘하다. “나는 왜 싫다고 말하는 게 어려울까?” 동그라미는 자신만의 멋진 직선을 갖기로 결심한다. 과연 동그라미는 오래된 가치관을 깨고 감정에 솔직한 아이가 될 수 있을까. 동그라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착한 감정’을 강요받는다. 싫다고 하면 미움 받을까 두렵고, 거절하면 상대방과의 관계가 불편해질까 걱정하는 등 자신보다 타인의 감정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책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새 신발을 신고 걸어가던 토끼. 달려오던 한 아이가 흙탕물을 튀겨 토끼의 신발은 더러워진다. 결국 토끼는 두 귀로 땅을 딛고 물구나무서기를 하며 신발을 지켜낸다. 거꾸로 바라보는 세상은 생각보다 재밌다. 이름도 이제 토끼가 아닌 ‘끼토’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행동으로 이웃 토끼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한다. “유별난 토끼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끼토 앞에 토토라는 친구가 나타난다. 토토 역시 소중한 신발을 머리에 올려두고 걷는다. 토토는 끼토의 상처 난 두 귀에 자신이 가장 아끼는 밴드를 붙여주고 끼토의 행동을 비난하는 대신 끼토 자체를 이해하고 챙겨 준다. 그렇게 친구가 된 끼토와 토토는 각자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함께 걸어간다. 이웃들도 이들을 보며 다양한 방법으로 걷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깨닫는다. 내용을 따라 읽다 보면 다른 사람의 시선과 편견을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나아가는 두 토끼의 씩씩한 발걸음을 응원하게 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아르템 압차렌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다니엘 하리노토프, 올해 니콜라이 말코 지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지휘자 이승원이 한자리에 선다. 서울아트센터 도암홀 개관 1주년 기념으로 30∼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월드 클래스 스타 초청 콘서트’를 통해서다. 도암홀(1084석)은 서울예고가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교내에 마련한 공연장이다. ‘Fall in Ballet’ 타이틀로 진행되는 30일 공연에선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발레리노 압차렌코와 퍼스트 솔리스트 안나 티호미로바,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필리프 스테핀 등이 무대에 선다. 이들은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의 주요 장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6세의 나이로 3위를 차지했던 피아니스트 하리토노프가 쇼스타코비치 ‘맑은 시냇물’ 중 아다지오 등을 연주한다. 31일에는 ‘차이콥스키 스페셜’이란 타이틀로 공연이 진행된다. 하리토노프의 협연으로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차이콥스키 음악 가운데 피아노 협주곡 1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 결혼식 파드되 아다지오, 교향곡 6번 ‘비창’ 등을 연주한다. 이승원이 지휘를 맡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상수리나무의 잎이 노랗게 물들고, 도토리가 땅에 떨어지면 숲은 긴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한다. 상수리나무 아래 지어진 곤충 호텔에선 주인인 무당벌레 할머니 다다와 손자 무무가 손님맞이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찬바람이 불자 첫 번째 손님, 하늘소 애벌레가 호텔을 찾는다. 다다는 2층 상수리나무 방으로 안내한다. 단단한 몸의 하늘소를 기대했던 무무는 애벌레를 보고 실망했지만 다다는 무무를 다독이며 말한다. “겨울은 누군가를 키워내는 시간이란다. 겨울을 지내야 봄을 맞이할 수 있거든.” 불러도 대답 없는 번데기, 알을 품은 사마귀 등도 찾아온다. 봄이 되자 호텔 주변엔 노란 민들레가 피어나고, 긴 잠에서 깬 손님들이 하나둘 호텔 밖으로 나온다. 번데기는 예쁜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간다. 다다와 무무는 성장한 곤충들을 보며 행복해한다. 곤충 호텔의 다정하고 따스한 온기로 알,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거치며 성충이 된 곤충들의 모습을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삽화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Bubble Gum’이 1982년 발매된 영국 밴드 샤카탁(Shakatak)의 ‘Easier Said Than Done’의 주요 멜로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샤카탁은 1980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돼 현재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즈 펑크 밴드다. ‘Bubble Gum’은 24일 정식 발매되는 뉴진스 새 더블 싱글 ‘How Sweet’ 수록곡으로 앞서 지난달 27일 뮤직비디오가 미리 공개됐다. 이후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두 곡의 유사성을 비교하는 영상이 올라오며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기존 곡의 일부를 따서 사용한 ‘샘플링’이란 시각도 있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샘플링을 했음을 외부에 공개한다. 어도어는 논란에도 아직 샘플링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표절 의혹이 확산되자 샤카탁은 공식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샤카탁은 한 누리꾼이 해당 논란에 대해 문의하자 “고맙다. 조사해 보겠다. (두 곡이) 비슷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어도어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어도어 관계자는 “유사성 여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며 “표절이 아님을 설명한 자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새집에서 보내는 첫날. 엄마와 아이는 불 꺼진 안방 한가운데 놓인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쉬이 잠이 오지 않는 엄마와 아이. 엄마는 “기억나니?”라는 질문을 던지며 추억을 하나 둘 끄집어낸다. “들판으로 나들이 간 날 말이야. 너랑 엄마랑 아빠, 셋뿐이었지.” “기억나요. 진짜 좋았는데.”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기억나요?” 아이가 떠올린 건 엄마 아빠가 생일 선물로 준 자전거를 태어나 처음 타본 날이었다. 추억을 더듬는 사이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밝아온다. “엄마, 이것도 기억하게 될까요? 이렇게 말하겠죠. 새집에서 보낸 첫날 아침 기억나요? 엄마랑 나, 둘뿐이었잖아요.” 아이는 창문을 열고, 따스한 햇살을 마주한다. 그리고 곤히 잠든 엄마를 바라보며 스스로를 다독이듯이 말한다. “걱정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어요. 우린 잘 지낼 줄 알았으니까요.” 올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그림 부문 수상자인 저자의 신작이다. 아빠를 잃은 아이와 엄마가 새집에서 보내는 첫날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빠를 잃은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 등을 희망으로 바꿔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화 작품을 보는 듯한 굵은 질감의 삽화는 슬픔과 희망의 양가적 느낌을 묘하게 잘 담아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이 세종의 한 대학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현지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서울 대형병원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해 서울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문체부 1급 공무원은 지난달 21일 발음이 어눌해져 세종충남대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뇌출혈로 진단하고 현지 수술을 권유했지만 이 공무원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지난해 5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며 전원(병원을 옮기는 것)을 요구했다. 결국 그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2, 3일 뒤 수술을 받았다. 이를 두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후 수도권 대형병원이 중증·응급 환자 위주로 빠듯하게 운영되는 상황이어서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입원 2, 3일 뒤 수술했다면 급성 출혈은 아니다. 응급 상황이 아닌데 본인이 원해 병원을 옮긴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기존 진료 기록 등이 있는 곳으로 전원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원에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지워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입 사실은 전혀 없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공무원을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예정이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어릴 때부터 걸을 수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아빠는 자신의 장애 때문에 딸에게 해줄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늘 미안해한다. 그런 아빠에게 아이는 “아빠는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한다. 아빠가 “자전거를 같이 못 타서 미안해”라고 말하자, 아이는 미소를 머금은 채 “괜찮아요 아빠. 나는 아빠랑 공원에서 예쁜 꽃을 보는 게 좋아요”라고 어른스럽게 답한다. 친구들이 아빠랑 스키도 타고 바나나보트도 탔다고 자랑할 때 아이는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한다. “우리 아빠는 멋진 요리사로 변신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정말 많이 알고 있어.” 늘 미안해하는 아빠와 달리 아이는 매일 아빠와 함께여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며 아빠를 위로한다. 아빠를 한없이 사랑하는 아이의 따뜻한 마음과 아이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단단한 내면이 인상적이다. 색연필을 통해 따스하면서도 동심을 느끼게 하는 삽화는 이야기의 부드러운 어조와 조화를 이룬다. 아버지와 딸의 강한 친밀감과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는 2일 제42회 대한민국사진대전 대상에 이정애 작가의 ‘희망을 품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우수상에는 김용열 작가의 ‘혼돈의 세상’이, 우수상에는 오기종 작가의 ‘영혼의 세계’와 최정희 작가의 ‘작업’이 각각 선정됐다. 이들 작품을 포함해 특선 38점과 입선 342점 등 총 384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사진작가협회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에는 총 1921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 및 운영위원과 관람객 100여명이 참여한 공개 심사로 진행됐다.시상식은 6월 18일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6월18~22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화랑전시장에서 전시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주인공은 아빠와 아이다. 아이는 아빠에게 다가와 뭔가 필요한 게 있냐고 묻는다. 아빠는 “나에겐 네가 있잖니! 우리에겐 사랑이 있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게 전부란다!”라고 답한다. 아이는 이를 긍정하면서도 자꾸 “한 개만 더요!”라고 반복한다. 폭신한 베개, 지붕, 벽, 화장실, 욕조, 초콜릿, 텃밭 등 편안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 덧붙인다. 아빠는 단순한 삶이 주는 기쁨에 대해 알려주면서도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호응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어느 날, 큰 폭풍이 그들이 가진 대부분을 휩쓸어 간다. 아이는 “모든 걸 다 잃었어요”라고 슬퍼하지만, 아빠는 “우리에겐 서로가 있잖니. 사랑도 그대로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사랑뿐이란다”라고 따뜻하게 말한다. 책은 독자로 하여금 삶에서 진정 소중한 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또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아빠의 모습에서 진정한 어른의 태도를 배우게 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올가을 서울과 광주, 부산을 잇는 미술 축제가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9월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과 손을 잡고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9월 7일∼12월 1일, 부산비엔날레는 8월 17일∼10월 20일,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9월 6∼9일)과 ‘키아프 서울’(9월 6∼10일)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아트위크는 9월 2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에는 대형 아트페어 외에도 국공립 및 사립 미술관과 화랑에서 기획전시가 다수 열릴 예정이다. 축제 기간에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양쪽을 모두 입장할 수 있는 통합입장권을 30% 할인한 2만38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광주·부산비엔날레 통합입장권은 인터파크에서 6월 28일부터 10월 20일까지 구매할 수 있다. 또 통합입장권에는 비엔날레 개최 기간에 서울 예술의전당(10∼15%), 리움(20%), 코리아나미술관(20∼25%), 일민미술관(22%), 수원시립미술관(50%) 등 주요 미술관의 유료 전시 할인 또는 무료 입장 혜택도 부여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통합이용권 외에도 키아프 전일권 티켓을 구매한 경우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 동안 협의를 마친 리움 등 전국 주요 미술관의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며 “현재 광주 및 부산비엔날레 측과도 키아프 전일권 티켓 구매자의 무료 입장을 협의 중이다. 키아프를 방문한 해외 미술 관계자 및 국내 관람객들을 지역에서 이뤄지는 미술 축제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미술축제에 참여하는 광주비엔날레의 박양우 대표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키아프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미술기관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점과 통합입장권 발매 할인 혜택 등으로 국민들이 문화 향수를 넓힐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참여하는 여러 미술관 및 축제 측에서도 마케팅 측면에서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광주와 부산비엔날레를 찾는 전국의 관람객들을 위해 한국철도공사는 비엔날레 입장권 연계 고속철도(KTX) 관광 상품을 판매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역별 미술 시설을 지도화해 관광 코스를 안내하고 도보 미술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키아프 서울 등 국내 미술 축제와 연계한 방한 관광 상품 판매도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다양한 미술 행사를 ‘대한민국 미술축제’라는 이름으로 통합 홍보하면서 온라인 누리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옥외 전광판, 공항 등을 활용해 미술 축제를 알릴 방침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여러 미술 축제를 한자리에 모아 K아트의 대표 브랜드를 만들겠다.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첫 출발점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며 “외국에서 키아프에 오면 광주·부산비엔날레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국내 1위 가요 기획사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이자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의 사임 요구에 나서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권이 발동됐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이브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 A 씨에게 감사 질의서를 보내며, 그에 대한 답변 시한을 23일로 적시했다. 민 대표에게는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주주총회 소집도 요구한 하이브는 민 대표가 본사로부터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 측은 하이브의 감사 조치 등에 대해 반발했다.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을 통해 지난달 데뷔시킨 아일릿이 뉴진스와 이미지가 비슷해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를 침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보내자 하이브가 민 대표 해임 추진 등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2021년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어도어를 설립했다. 민 대표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의 콘셉트와 브랜드를 만들었고, 어도어에서는 뉴진스를 데뷔시켰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8%, 다른 경영진이 2%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이 알려지면서 이날 하이브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종가보다 10% 가까이 하락하며 변동성 완화 장치(VI·주가가 급격히 떨어졌을 때 거래를 제한하는 것)가 걸리기도 했다. 하이브 주가는 전날 대비 7.81% 하락한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진스는 다음 달 컴백을 앞두고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봄봄엄마와 딸이 손을 맞잡고 산책에 나선다. 딸은 엄마에게 궁금한 게 있다며 질문을 던진다. “엄마는 언제나 나를 사랑하나요?” 엄마는 “물론이지”라고 답한다. 딸은 자신이 사탕을 많이 먹어서 이가 썩어도, 엄마의 뾰족구두를 망가뜨려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원피스에 그림을 그려도 엄마는 언제나 나를 사랑하냐고 묻는다. 그런 아이를 보며 엄마도 슬며시 질문을 건넨다. “너도 언제나 엄마를 사랑하니?” 딸이 좋아하는 사탕을 엄마가 못 먹게 해도, 딸이 무서워하는 곳에 데려가도, 아이가 좋아하는 긴 머리를 짧게 잘라도 엄마를 언제나 사랑할 거냐고 말이다. 딸은 엄마가 미워서 혼자 있고 싶어질 거라 말한다. 그러면서 그래도 엄마가 다시 내 옆에 있어 주면 좋겠다고,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엄마와 딸의 대화를 서로 다른 글씨체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일러스트 느낌의 파스텔톤 삽화는 보는 내내 따뜻한 느낌을 풍긴다. 누군가에겐 부모님을, 누군가에겐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녀를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나란 존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사람이다. 같은 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겉모습도 다르고 마음도 다르지만 함께 놀다 보면 달라도 문제 될 게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비슷한 점도 있다. 우리 모두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친구가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거나 싸우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다시 천천히 내쉬라고 책은 말한다.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 상태에서 친구에게 자신의 기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또 스스로 한없이 작게 느껴지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엔 스스로 안아주며 따뜻한 말을 해주라고도 권한다. 아무도 놀리면 안 된다거나 친구를 따돌리면 안 된다 등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다양한 팁도 전한다. 책은 자기 존중부터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까지 건강한 관계 맺기를 위한 방법 등을 소개한다. 글과 곁들여진 만화 같은 삽화는 수채 물감을 이용해 화사한 색감을 구현했다. 눈과 마음 모두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500원요? 요즘 아이맥스 영화관 티켓값은 2만 원이 넘어요. 영화 입장권 부담금 500원 폐지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소액이라 별로 안 고마운데?’ ‘없애나 마나 한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대학 시절 영화동아리 선후배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고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영화 관람료에 징수하던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담금’(티켓값 3%·이하 부담금)을 폐지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현재 영화 티켓값은 일반관 기준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 특수관 평일 기준 2만5000원 선이다. 부담금은 티켓값의 3%이다 보니 약 500원에 그친다. 정부는 영화 관람객들에게 부담금 폐지에 따른 ‘민생 회복’을 노렸지만, 500원은 워낙 소액인 탓에 그 효과가 크게 와닿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부담금 폐지가 영화관 티켓값 인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부담금을 폐지하려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법이 개정돼 부담금 폐지를 한다 해도 멀티플렉스 등 각 극장들이 티켓값을 인하해야 할 의무는 없다. 현재 영화 티켓값에 포함된 부담금은 극장과 제작사가 1.5%씩 나눠 영화진흥위원회에 납부해 왔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누적된 극장가의 적자가 워낙 크다. 극장가도 나름대로 수익성 개선 등의 측면에서 고민이 있다 보니 부담금 폐지로 영화 티켓값 인하가 바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극장들이 티켓값을 낮추지 않으면 부담금이 폐지되더라도 관객들에게 돌아오는 실질적 할인 혜택은 없는 셈이다. 반면 영화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부담금은 영화진흥위원회가 관리하는 영화발전기금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2007년 스크린쿼터 축소 대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영화발전기금은 17년간 각종 영화제, 독립·예술 영화 제작 지원, 한국영화 해외 진출 지원 등 영화산업 진흥을 위해 쓰였다. 이 때문에 영화계에선 부과금 폐지가 영화발전기금 축소로 이어져 영화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영화발전기금 사업 예산은 467억 원으로 전년 729억 원 대비 36%나 줄어든 상태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배우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20개 영화 단체는 최근 정부의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 폐지에 반대하며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를 발족했다. 이들은 이달 4일 성명을 내고 “영화발전기금 운용 로드맵을 제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화발전기금의 유일한 재원이었던 부담금의 일방적 폐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부담금 폐지에 따른 영화발전기금 부족분을 국고로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그림자 조세’로 거두던 부담금을 없애는 대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영화발전기금 부족분을 메워 나간다는 이야기다. A에서 거두든, B에서 거두든 결국 재정 출처는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 아닌가. 그렇다 보니 국민도, 영화업계도 누구도 반기지 않는 정책이 돼 버렸다. 국민의 세금으로 일궈가며 부담금 폐지란 이름으로 정부만 ‘민생 회복’ 생색을 낸 꼴이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개구리는 하루가 시작되면 수영장으로 향한다. 팔다리를 움츠렸다 폈다를 반복하며 멋지게 헤엄을 친다. 처음부터 수영을 잘했던 건 아니다. 개구리는 놀랍게도 “나도 물이 무서웠어”라고 말한다. 개구리는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했을까. 개구리는 깊은 물이 자신을 삼켜 버릴 것 같아도 일단 물속으로 뛰어들라 말한다. 서툴러도 괜찮고, 다른 이들의 속도에 맞출 필요도 없다. 수영 폼이 이상해도 괜찮다. 자기 자신만의 헤엄이라면 충분하다는 게 개구리의 조언이다. 거기에 더해 개구리는 물이 좀 편안하게 느껴질 땐 몸에 힘을 빼라고 말한다. “가만히 물에 온몸을 맡기고 함께 흘러가다 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를 거야.”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하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는 의연한 모습에서 독자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만든다. 특히 막바지 개구리가 “오늘도 해냈다”고 말할 땐 함께 성공한 것처럼 뿌듯함이 느껴진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삽화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마음까지 씻고 가.’ 여기는 개욕탕. 개들이 씻는 곳이다. 사람들이 곤히 잠든 밤, 잠 못 든 개들이 찾아와 목욕을 한다. 얼룩 개는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새로 입양된 집의 어린 아이가 얼룩 개를 보며 “못생긴 개는 싫다고오∼” 하며 울었던 것. 얼룩 개는 샴푸를 짜서 머리를 마구 문질렀다. 속상한 일들도 그렇게 같이 씻어냈다. 털북숭이 개도 세수를 하다 씩씩거린다. 공원에서 다툼을 하던 사람들이 나쁜말을 할 때마다 개를 들먹였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털북숭이 개는 김 서린 거울에 나쁜 말들을 썼다. 샤워기로 물을 뿌리자 말끔히 지워졌다. 조금씩 기분이 좋아진 개들은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밀어주며 행복해한다. “하아. 개운해.” “오, 좋다.” 깨끗해진 몸처럼 개들의 마음에 잔뜩 꼈던 미움도 씻겨 내려갔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다독여주듯 서로에게 등을 내어주고 어루만져주는 모습이 따뜻하다. 힘든 상황을 마주했을 때 자존감을 지키며 이겨내는 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퇴근길, 무표정한 한 사람이 ‘마음 수선’ 가게 앞에 놓인 고장 난 시계를 가져간다. 자신의 마음처럼 시계 속 뻐꾸기는 울지 않고 조용하기만 하다. 캄캄한 집 안엔 아무리 스위치를 눌러도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전등, 아무리 잠그려 애를 써도 물이 끝없이 쏟아져 욕실을 물바다로 만든 고장 난 수도꼭지의 모습 등이 펼쳐진다. 주인공은 ‘행복하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질문에 화답하듯 그를 둘러쌌던 어두운 풍경들은 빛으로 변해간다. 덕분에 그의 마음도 긍정적으로 변한다. 눈물 속에 풍덩 뛰어들어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생각하거나, 고장 난 손잡이 틈새로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상상하는 식이다. “잊고 있었어.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수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두 차례 선정된 그림 작가의 따뜻한 느낌의 그림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이달 22일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공연 티켓을 구입해 부정 판매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연법’ 일부 개정 법률이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을 구매한 뒤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사례가 늘면서 기획사와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자 이런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했다. 1973년 제정된 ‘경범죄처벌법’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암표 매매에 대해서만 2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어 온라인상 거래 암표에 대한 단속과 처벌에 한계가 있었다.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티켓 등을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재판매하는 부정 판매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문체부는 법률 시행에 앞서 2일 암표 통합 신고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공연 성수기에는 암표 신고 장려 기간도 운영한다. 해당 기간에는 신고를 통해 암표 의심 사례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 경우 신고자에게 문화상품권 등 소정의 사례를 제공할 계획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도서관에 사는 책벌레는 여느 친구들과 달리 날개가 없다. 친구들이 훨훨 날아다닐 때 책벌레는 늘 혼자 앉아 책을 읽는다. 하지만 책벌레는 외롭지 않다. 책 속의 주인공이 돼 노는 게 제일 재밌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은 상상 속에서 훨훨 날기도 하고, 가보지 못한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창문 앞에서 나가고 싶어 하는 꿀벌을 본 책벌레는 책에서 본 지렛대의 원리를 떠올린다. 지렛대로 무거운 창문을 열어 꿀벌이 밖으로 나가도록 도와주는 데 성공한다. 책벌레는 거미줄에 걸린 파리를 봤을 땐 책 속 영웅들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 파리를 구해준다. 친구들은 책벌레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고, 책벌레는 책에서 본 멋진 이야기로 대답해줬다. 이후 책벌레에겐 멋진 ‘생각의 날개’가 돋아난다. 책을 통해 다양한 즐거움과 지식 등을 얻으며 내면의 단단한 힘과 지혜를 길러 나가는 책벌레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이 흥미롭다. 새삼, 종이책의 힘을 생각하게 만든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