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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이라 수요가 많다 보니 잡은 어획물은 100% 팔린다는 게 인천 어촌의 매력이죠.” 2020년 인천 옹진군 영흥도로 귀어(歸魚)한 하도근 씨(40)는 인천 어촌의 장점을 이렇게 꼽았다. 경기 파주시에서 10년 넘게 택배기사로 일하던 하 씨는 4년 전 귀어를 결심했다. ‘바다는 일한 만큼 돌려준다’는 지인의 말에 연고가 없던 인천에서 바닷사람의 길을 택했다. 일을 배우며 어업을 몸으로 익혔고, 어선까지 구입하면서 선원에서 선장이 됐다. 하 씨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걱정이긴 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지금의 삶에 더 만족하고 있다”며 “귀어 초기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정착 지원금 제도가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촌에는 부지런한 만큼 보답 있다” 정의창 씨(36)도 올해 4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천 영종도로의 귀어를 준비하고 있다. 낚시용품 제조회사에 다녔을 정도로 좋아하는 바다에 가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바다를 좋아하는 정 씨에게도 어업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정 씨는 올 5월 인천귀어학교에서 어촌 정착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고, 어선을 판매하기로 한 선주에게 어업을 배우고 있다. 귀어 창업 자금으로 저금리 대출을 받아 어선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인천시는 귀어인을 대상으로 연 1.5%의 이자로 최대 3억 원까지 창업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 씨는 “인천은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없고, 유통망도 잘 형성돼 있다”며 “오전 4시부터 시작되는 일과가 힘들 때도 있지만 부지런한 만큼 보답이 이뤄지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수산기술지원센터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322명이 인천으로 귀어를 했다. 어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인천 농어촌으로 이주한 귀촌 인구수도 매년 4000명 안팎에 이를 정도로 귀어·귀촌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인천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구매 수요가 많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행 통계상 정 씨와 같이 법정 동(洞)에서 동으로 귀어한 사람은 귀어인으로 분류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동으로 이뤄진 영종 지역으로 귀어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실제 인천 귀어인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귀어학교에서 바다생활 A to Z 배운다 수도권에서 바다와 접해 있는 인천시와 경기도는 귀어인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2022년 ‘귀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인천시는 올해 귀어·귀촌지원센터를 만들고 본격적인 귀어 활성화에 나섰다. 올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인천귀어학교도 그중 하나다. 귀어학교에서는 실제 어촌 현장에서 어업, 양식업을 배우는 실무형 교육이 무료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4번의 교육에서 한 기수당 약 20명이 교육을 받았다. 시는 교육 후에도 정착과 주거 안정 등 사후 관리까지 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정 씨는 “바다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교육을 받으며 모르는 게 많다는 걸 느꼈다”며 “현장 위주 교육이라 어업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 교육을 받으면 귀어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청년 귀어인들이 어촌에 원활히 정착할 수 있도록 3년간 총 36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올해 청년 귀어인 유치에 초점을 맞춰 205억 원을 투입한 귀어 정책을 펴고 있다. 인천시는 앞으로 귀어 지원 정책을 더욱 활성화해 2027년까지 약 600명의 귀어인을 유치할 계획이다. 청년 귀어인 비율도 3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인천시 수산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귀어·귀촌인들의 경영 역량을 강화하고, 주거 지원 등도 다양화해 안정적인 어촌 정착을 유도하겠다”며 “귀어·귀촌인들과 어업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에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시 지역의 112 신고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도시 인구 유입에 따라 치안 수요도 빠르게 늘어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경찰은 지구대 확충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3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인천 지역 지구대·파출소 중 112 신고가 많이 접수된 상위 5곳은 주안역지구대(1만9161건)와 서곶지구대(1만7014건), 숭의지구대(1만6563건), 청라지구대(1만5154건), 송도국제도시지구대(1만4998건) 순으로 분석됐다. 눈에 띄는 건 청라지구대와 송도국제도시지구대(송도지구대)다. 주안역 일대 번화가 등을 관할하는 주안역지구대와 서구 서곶지구대는 기존에도 인천에서 112 신고가 많은 곳이었지만, 청라지구대와 송도지구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들 지구대는 지난해 112 신고가 많았던 상위 5개 지구대·파출소 중 간석지구대와 연수지구대, 구월지구대보다 신고 건수가 빠르게 늘면서 상위 5곳에 대신 자리를 잡았다. 특히 송도지구대의 경우 경찰 한 명이 처리하는 112 신고 건수가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267건으로, 같은 경찰서 지역 경찰 1인 평균 233건보다 많다. 구도심으로 꼽히는 중구와 동구, 옹진군을 관할하는 인천 중부경찰서 지역경찰 한 명이 평균 169건의 신고를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송도지구대와 청라지구대는 대표적인 신도시 지역을 관할하는 곳이다. 경찰은 최근 송도국제도시 6·8공구를 중심으로 인구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번화가 등이 늘어나면서 112 신고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인구수는 약 21만 명으로, 연수구 전체 인구(약 39만8900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청라지구대 역시 청라국제도시의 인구 유입이 신고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경찰은 송도국제도시의 치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에 대비해 2019년부터 경찰서 신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찰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는 빠르게 변하는 치안 수요에 맞는 맞춤형 경찰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어딘가 치안 수요가 늘었다는 건 반대로 어디에선 치안 수요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라며 “전국 어디든 같은 구조인 경찰의 획일적인 조직을 정확한 치안수요 분석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유동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2개의 지구대가 있는 송도국제도시에 2026년 지구대 1곳을 신설하고, 청라국제도시에는 지구대 인력을 늘려 급증하는 치안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신도시의 치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매년 정원 조정을 통해 적절한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도 정원을 조정하고, 치안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송도에 신설될 지구대 인원 등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
허위 외환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55억 원대 투자 리딩 사기를 벌인 일당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인천 미추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투자 리딩 사기 일당 45명을 검거해 이중 9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허위 외환거래 사이트를 만든 뒤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112명으로부터 약 5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짜 외환거래 사이트를 만든 뒤 ‘환차익을 이용한 외화 지수 거래로 단기간에 2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광고해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이 입금한 뒤에는 실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가짜 화면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자들이 투자금 인출을 요구하면 보증금과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추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투자금을 돌려준 경우는 없었다.이들은 총책과 관리책, 유인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하며 3억 원이 넘는 고가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이어왔다.경찰은 이들로부터 현금 7965만 원을 압수하고 범죄 수익금 12억6000만 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범죄 수익금 인출 시 다른 사람 명의의 차량을 이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며 “단기간 고수익을 빙자해 각종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에 엄중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시가 내년부터 인천 시민이면 누구나 섬 지역을 왕복 3000원에 오갈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 경우 인천∼옹진군 백령도의 왕복 여객선 비용은 현재 3만9600원에서 3000원으로 낮아진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4일 인천시청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인천 아이(i) 바다패스’ 정책을 발표했다. 시는 현재 강화군과 옹진군 섬 주민들에게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모든 인천 시민에게 혜택을 주는 게 뼈대다. 시는 육상 교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해상 교통비의 부담을 줄이고, 섬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러한 정책을 마련했다. 시는 다른 지역 시민들에 대한 여객선 운임 지원도 확대한다. 시는 현재 타 시도 시민들에게는 평일에 한해 여객선 정규 운임의 50%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른 지역 시민들은 현재 인천에서 백령도를 왕복할 경우 8만1600원을 내야 하지만, 지원이 확대되면 5만3520원을 내면 된다. 다른 시도 시민들은 평일에 한해 섬 지역에서 1박 이상 머무를 경우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내년 1월부터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시는 또 내년 하반기 취항을 목표로 옹진군 덕적도에서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서울 여의도까지 여객선을 도입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인천형 대중교통비 환급정책인 ‘인천 아이패스’와 연계해 내년부터 아이를 출산하는 부모에게 대중교통비의 최대 70%를 환급할 예정이다. 부모 모두에게 자녀 출생일로부터 7년간 혜택이 적용된다. 시는 내년 사업시행일 이후부터 아이를 출산하는 가정에 한해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두 사업 모두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사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 행복 체감지수 향상’을 목표로 저출생 정책 등 다양한 민생 정책을 계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시가 원도심인 중구 동인천역 일대를 주거, 상업 단지로 본격 개발한다. 시는 최근 ‘동인천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 계획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계획은 동인천역 주변인 중구 인현동과 동구 송현동 일대 9만3000여 ㎡ 부지에 약 5120억 원을 투입해 1279채 규모의 주거단지와 업무, 상업 기능의 복합지구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26년 중구와 동구가 통합되는 시기에 맞춰 경인전철로 단절됐던 동인천역 남쪽, 북쪽 광장을 연결해 통합 광장도 조성한다. 2029년 완공이 목표다. 동인천역 주변은 과거 인천 경제활동의 중심지였지만, 1990년대 이후 전통시장이 쇠퇴하고 인천의 도시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침체되기 시작했다. 현재 건축물 대부분도 지어진 지 40년이 지나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지난해 12월 인천도시공사와 기본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지역주민 의견 수렴, 각종 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또 주민 반대 등의 이유로 17년간 미뤄졌던 재정비촉진지구 해제 절차 등도 지난달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동인천역 일대 개발은 원도심 활성화 계획이자 민선 8기 인천시의 역점 사업인 ‘제물포 르네상스’의 핵심”이라며 “동인천역을 거점으로 원도심을 부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하대는 백성현 화학·화학공학 융합학과 교수 연구팀이 아연·공기 이차전지와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다기능성 전극촉매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아연·공기 이차전지는 아연과 산소가 각각 음극과 양극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드는 것으로,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또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는 기체 연료의 촉매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수소 에너지 전환의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두 전지는 공기극에서 일어나는 산소 환원 반응, 발생 반응 속도가 느려 전지 성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촉매는 대부분 비싼 귀금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상용화를 위해선 비교적 저렴한 비귀금속 기반의 촉매 개발이 필요했다.이에 연구팀은 비귀금속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극 촉매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촉매는 산소 환원 반응과 발생 반응에서 뛰어난 안정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응용 촉매 B: 환경과 에너지’ 등 다양한 국제 저명 학술지에 관련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이번 연구는 인하대 화학공학과 성해민, 손유진, 고다솔 석사과정생과 민경석 석·박사 통합과정생이 참여했고, 백 교수가 지도를 맡았다.백 교수는 “독특한 탄소 구조와 구조결함 테크닉을 도입해 전기화학적 활성점들의 효율을 극대화시킨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전기화학 촉매 제조법은 아연·공기 이차전지, 연료전지와 더불어 다양한 에너지 변환과 저장장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의 대형 공연장인 ‘아트센터인천’을 확장하는 사업에 또다시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아트센터인천 2단계 건립 사업이 최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됐다. 지난해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한 차례 재검토 통보를 받은 데 이어 또다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한 차례 반려된 이후 시설 면적과 운영 인력 계획을 줄이고, 사업비도 2215억 원에서 2103억 원으로 축소하는 등 사업 계획을 조정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여전히 경제성이 부족하다며 사업 적정성을 다시 검토하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개관 목표 시기도 기존 2028년에서 1년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심사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개관 시기는 더욱 늦춰질 수 있다. 아트센터인천 2단계 건립 사업은 지하 2층, 지상 8층에 1439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아트센터 1단계는 2018년 지하 2층, 지상 7층에 1727석 규모로 개관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이유 등을 면밀히 분석해 사업을 보완할 예정”이라며 “사업을 보완한 뒤 내년 중 다시 중앙투자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휴대전화로 교사 신체를 몰래 촬영한 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인천 부평경찰서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고등학생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지난달 25일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성 교사의 신체 등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피해 교사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학생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한 결과, 휴대전화에서는 불법 촬영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학생의 친구인 다른 고등학생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공모 여부와 불법 촬영한 사진을 함께 봤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하지만 피해 교사는 수사 초기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경찰이 학교 측에 해당 학생들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할 것을 요청하면서 분리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교권보호위원회도 즉시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학교 측은 그 사이 피해 교사가 병가 등을 내는 방식으로 학급 수업을 들어가지 않도록 했지만, 피해 교사는 출근 날 학교 복도에서 해당 학생을 마주치기도 했다고 한다.이후 경찰은 이달 9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학생의 휴대전화를 확보했고, 인천시교육청은 이달 14일에야 공식적인 분리 조치를 했다. 현재 피해 교사는 결국 병가를 냈고, 해당 학생은 현재 정상적으로 등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피해 교사는 “명백한 교권침해 사례지만, 여전히 교권이나 피해자의 인권보단 학생의 인권이 더 중요시되는 것 같다”며 “병가까지 내고 숨어야 하는 현실이 억울하다”고 말했다.경찰 관계자는 “수사 측면에서 봤을 때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증거를 인멸할 경우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 그렇게 요청했다”며 “확보한 증거 등을 바탕으로 면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그래, 패스 좋았어…. 끝까지 수비!” “괜찮아, 포기하지 마! 잘하고 있어.” 19일 ‘2024 우먼스 풋살 in 인천’ 대회가 열린 인천 남동구 인천대공원 축구장이 함성과 응원 소리로 가득 찼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고 인천시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각 지역 동호회 27개 팀 300여 명의 여성 축구인이 참가해 열띤 경기를 펼쳤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로 남성 못지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풋살장을 찾은 관람객의 찬사를 받았다. 득점한 팀의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고, 실점한 팀의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슈팅한 공이 골대에 맞을 때는 탄식 소리가 경기장에 가득 울려 퍼졌다. 참가 팀 대부분은 창단 1∼3년 안팎의 신생 팀이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달 창단했다는 ‘아리 FC’(경기 과천)는 평균 연령 46.3세로 선수 5명이 50대였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다. 아리 FC 주장 김선경 씨(56)는 “딸 같은 선수들과 뛰는 게 힘들지만, 함께 땀을 흘리는 게 너무 좋아 그냥 즐기자는 목표로 참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창단한 ‘FC리즈나우’(서울)의 주축도 40, 50대 선수였다. FC리즈나우 소속 김정미 씨(51)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축구를 시작한 팀원들이 많다. 팀원 대부분이 축구를 통해 삶의 활력과 희망이 생겼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직장인들도 팀을 꾸려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사내 동호회인 ‘FC 바빠’(서울) 소속 차지연 씨(37)는 “지난해 기자협회 체육대회를 위해 팀을 구성했다가 공식 대회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운동장을 뛰어보며 배우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27개 팀이 6개 조로 나눠 조별 리그를 치른 뒤 16강부터 토너먼트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결승에서 ‘하프타임’(서울)이 ‘근육통 FC’(인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에는 국내 여성 풋살 대회 최고 규모인 상금 300만 원이 주어졌다.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3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광역철도망 계획이 없던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에 대장∼홍대선이 들어선다. 하지만 세부 노선을 두고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시 간 이견이 적지 않은 데다 계양 지역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노선 선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계양 테크노밸리…‘S-BRT 대신 광역철도’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계양 테크노밸리 사업시행자인 LH와 인천시, 인천도시공사(iH)는 큰 틀에서 대장홍대선을 테크노밸리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기존 계획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인 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S-BRT) 대신 홍대입구역에서 가양역, 화곡역, 부천 대장지구까지 이어지는 대장홍대선을 테크노밸리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LH도 최근 마무리 단계인 자체 용역을 통해 노선 연장에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3기 신도시인 계양 테크노밸리는 계양구 약 333만 ㎡ 부지에 첨단 산업단지와 주택 1만7000채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3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광역 철도망이 없어 철도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들 기관은 우선 대장홍대선 연장 노선을 계양 테크노밸리 중심부인 주거단지로 잇는 데까지는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후 노선을 두고 △테크노밸리 북측에 조성될 첨단산업단지와 연결하는 방안 △첨단산단을 거쳐 계양역까지 연결하는 방안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과 연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가시밭길’ 예상되는 노선 선정 인천시는 대장홍대선이 테크노밸리 내 첨단산단을 거쳐 최종적으로 계양역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첨단산단 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앵커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교통망 확충이 필수적이고, 계양역 인근 주민 수요를 감안해 계양역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양 지역에서는 인천시 주장과 반대로 박촌역과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 방안의 경제적 타당성이 가장 높고, 계양역의 높은 혼잡도를 분산하기 위해서도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LH 연구용역에서 박촌역과 연결하는 방안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계양구청의 자체 용역에서도 이 방안의 B/C가 가장 높게 분석됐다. 다만 인천시는 자체 용역 결과 두 가지 안이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계양구 관계자는 “대장홍대선을 박촌역과 연결해야 인천지하철 1호선의 높은 환승 수요를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며 “계양역과 연결하는 건 막대한 추가 사업비가 필요하고, 계양역의 혼잡도를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LH는 첨단산단이나 박촌역과 연결하는 계획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두 방안 모두 기존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계획했던 S-BRT의 사업비 안팎으로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의 주장대로 계양역까지 연장하는 데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계양역 연장구간은 테크노밸리 사업지구를 벗어나기 때문에 사업비를 부담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계양역 연결은 다른 안에 비해 약 2300억 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천시가 계획대로 대장홍대선을 계양역까지 연장하기 위해선 계양 지역의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추가 사업비에 대한 분담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첨단산단을 거쳐 계양역까지 대장홍대선을 연결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라며 “계양구와 계속해서 의견을 조율하고 내년 상반기(1∼6월) 중 LH에 최종 광역교통개선대책 변경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마을에 군인들이 보이지 않으면 ‘군에 무슨 일이 있구나’ 짐작을 하는데, 요 며칠 군인들이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되죠.”1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만난 김모 씨(59)는 “연평도에는 군인들이 주민 수만큼 많아 마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요즘은 보이는 군인 수가 확실히 줄었다”며 최근 고조된 남북 관계 긴장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연평도에는 약 2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북한이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연결도로를 폭파한 데 이어 헌법을 개정해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정했다고 밝히면서 서해 접경지역인 연평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4년 전 포격사태를 겪은 연평도는 북한과의 거리가 3㎞밖에 되지 않아 북한 땅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가깝다. 특히 북한의 직접적인 포격을 경험했던 연평도 주민들은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불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김동년 씨(80)는 “포격 당시 일을 하다 산꼭대기로 도망쳤는데 포가 바다에도 떨어지고 산에도 떨어지고 어찌나 많이 떨어지던지, 살려달라고 맨발로 뛰어내려온 사람도 있었다”며 “포격 이후엔 포 소리만 들려도 TV를 끄고 마을 방송에만 집중하는데, 최근 또 무슨 일이 있으려나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김모 씨(88)는 “실향민으로서 피난을 겪고 평생을 난을 걱정하며 살았는데 또 이러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연평도는 방패막이 아닌가. 그만큼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군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병대 연평부대 관계자는 “북한의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 주장 이후 전방에서 직접 관측되는 큰 변화는 없지만, 포진지에서 식별되는 인원이 늘어나는 등의 동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도발의 징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평소와 같이 부여된 임무와 훈련을 충실히 수행하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전투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연평도를 찾아 연평도 추모비와 위령탑을 찾아 연평도 포격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연평부대를 방문해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또 비상 대피소를 찾아 비상식량 등 필수 비치 물품을 확인하고 난방기 등의 작동 여부를 점검하기도 했다.유 시장은 “무차별적 오물풍선 부양이나 대남 확성기 등 북한의 도발 행위는 비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로, 더 이상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확고한 통합방위태세를 통해 서해5도를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시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연평도=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내년부터 만 65세 이상 인천 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신동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조례’ 개정안이 원안 가결됐다. 이 개정안은 현재 65세 이상 시민 중 기초생활수급자에게만 실시되는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내년 1월부터 인천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한 65세 이상 모든 시민으로 확대하는 게 뼈대다. 현재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으려면 1인당 12만∼13만 원 정도가 필요한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고령층의 부담이 큰 실정이다. 시는 내년 인천에 있는 65세 이상 인구 중 기존 접종자 등을 제외한 11만7000여 명을 무료 접종 대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접종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평생 1번도 맞지 않은 시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필요한 예산은 인천시와 각 구·군이 절반씩 부담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조례를 통해 대상포진 무료 접종을 하고는 있지만, 지원 대상과 지원 내용이 지역별로 달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조례 개정안은 이달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인천시와 10개 구·군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에서 드론으로 섬 지역 간 생활물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갯벌 안전 순찰 등에 이어 물품 배송에도 드론이 활용되면서 일상생활에 드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옹진군 소야도, 덕적도 등에서 ‘섬 지역 드론 생활 배송 서비스’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섬 지역 주민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면 배송거점에서 드론이 물품을 싣고 출발해 정해진 지점에 도착한 뒤 물품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시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섬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마련했다. 현재는 소야도 선착장에 있는 배송거점에서부터 덕적도 6곳, 소야도 1곳 등으로 물품이 시범 배송되고 있다. 소야도에서 가장 멀리 있는 덕적도 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15km로, 드론으로 이 거리에 물품을 배송하는 데는 약 29분이 소요된다. 시는 드론을 활용해 최대 30km 거리까지 물품을 배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정해진 배달 앱을 통해 250여 개의 생활물품을 구입할 수 있고, 한 번에 최대 3kg의 물품을 드론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배송비는 무료다. 시는 덕적도와 소야도 등 섬 지역 주민 2800여 명이 드론 배송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야도에 사는 김모 씨(56)는 “드론이 삼겹살을 배달해주는 세상이 왔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초기 단계라 삶의 질이 확 좋아지진 않지만, 드론이 점차 우리 생활에 들어오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다음 달부터는 옹진군 영흥도에서 섬 지역으로 택배 물품까지 드론으로 배송하는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도 사업을 계속해서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 단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현재 드론 배송은 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에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비교적 고령층인 섬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배송 물품과 배송 지역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고령층이 앱 주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화로 물품을 주문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며 “드론이 추락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추락 후 2차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길을 찾고, 배송 물품과 지점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앞서 야간 시간대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다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갯벌 순찰에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말라리아 전파를 막기 위해 사람이나 차량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 드론으로 약제를 뿌리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안전과 시설물 관리, 환경 보호 등의 분야에도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고정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비산먼지, 악취 관리 등에도 적극 사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드론은 기존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웠거나 위험했던 곳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며 “일상생활 다양한 분야에 드론 활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다시는 이런 비극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49일을 맞은 9일 부천시청 앞에서 진행된 ‘49재 시민추모제’에 참석한 심모 양(16)은 “방과후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사고 소식을 접하고 느꼈던 슬픔과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부천시청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는 ‘다시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돈보다 생명을, 확실한 안전대책으로 누구도 잃지 않는 사회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여졌다. 시민들은 헌화를 하며 피해자들을 기렸다. 부천 주민 김모 씨(45)는 “본인의 실수로 인한 사고도 아닌데 피해자들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며 “사고 발생 후 조치나 대처가 빨리 이뤄졌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는 피해자 유족들로 구성된 ‘부천화재참사유가족모임’ 주최로 진행됐다. 추모제에 참석한 유족과 시민들은 부천시청에서 화재가 발생한 호텔까지 걸으며 피해자들을 기렸다. 유족들은 전날 발표된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여전히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가족모임 송근석 공동대표는 “참사 이후 저 하늘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을 아들,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저며 온다”며 “구조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는데, 구조가 늦어진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제대로 밝혀진 게 없는데 어떻게 책임을 묻겠나”라고 했다. 전날 경기남부경찰청은 부천 호텔 화재가 노후 에어컨 배선을 제때 교체하지 않는 등 부실한 안전관리 탓에 발생한 것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부천 화재 호텔 건물주 A 씨(66) 등 4명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도 신청했다.부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형 대중교통비 환급 제도인 ‘인천 I-패스’의 가입자가 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용자들이 월평균 1만7000원의 환급 혜택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 5월부터 시행된 인천 I-패스의 누적 가입자 수가 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시행 첫날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20만 명까지 늘어났다. 시가 올 5월부터 7월까지의 환급 금액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은 한 달 평균 약 1만7467원의 환급 혜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저소득층 가입자의 환급액이 월평균 2만9306원으로 가장 많았고, 청년층이 1만9346원으로 뒤를 이었다. 일반층은 1만2172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환급 혜택을 받았다. 가입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이 61.6%(12만4000여 명)로 가장 많았고, 일반층이 30.8%, 저소득층 4.8%, 노인 2.8% 등이었다. 인천 I-패스는 정부 ‘K-패스’ 사업에 인천 시민들의 혜택을 더한 제도다. K-패스 제도의 최대 60회분이라는 환급 한도를 없애고 추가 지원을 통해 한도 없이 환급해 주는 게 특징이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올해 8월 22일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사고는 노후 에어컨 배선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8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부천 화재 호텔 건물주 A 씨(66) 등 4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04년 10월 준공된 해당 호텔을 인수한 뒤 63개 전 객실 에어컨을 교체하면서 영업 지장 우려 등을 이유로 배선 교체 대신 노후 전선을 계속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당시 에어컨 설치 기사는 기존 전선과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면서도 안전장치 없이 절연테이프로만 허술하게 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체 공사 이후 에어컨 애프터서비스(AS) 기사가 ‘전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수차례 경고했지만 호텔 관계자들은 배선공사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해당 호텔은 화재 발생 시 객실 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하는 ‘도어클로저’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환기 등을 이유로 비상구 방화문을 열고 ‘생수병 묶음’으로 고정해 방치했다. 또 화재 발생 직후 화재경보기가 울렸으나 호텔 매니저 B 씨는 불이 났는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경보기부터 끈 것으로 조사됐다. 전 객실에 간이완강기가 비치돼 있어야 하는데도 31개 객실에는 완강기가 없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부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 경인고속도로에서 40대 중국인이 몰던 차량이 진출로를 역주행하면서 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7일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0분경 인천 부평구 경인고속도로 부평 나들목(IC) 인근에서 40대 중국인 여성이 몰던 경차가 고속도로 진출로를 200m가량 서행해 역주행한 뒤 우회전해 본선에 합류하려다가 마주 오던 승합차와 부딪혔다. 이후 승합차를 뒤따르던 1t 화물차 등 다른 차량 5대가 앞선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잇따라 부딪히면서 6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1t 화물차 운전자 7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다른 차량에 있던 3명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중국인 여성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일을 하러 가던 중 고속도로 진출로로 들어선 뒤 내비게이션을 잘못 봤다는 걸 알았고, 고속도로를 통해 빠져나가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승자는 없었으며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인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 경인고속도로에서 40대 중국인이 몰던 차량이 진출로를 역주행하면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7일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0분경 인천 부평구 경인고속도로 부평나들목(IC) 인근에서 40대 중국인 여성이 몰던 경차가 고속도로 진출로를 200m가량 서행해 역주행한 뒤 우회전해 본선에 합류하려다 마주오던 승합차와 부딪쳤다. 이후 승합차를 뒤따르던 1t 화물차 등 다른 차량 5대가 앞선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잇따라 부딪치면서 7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이 사고로 1t 화물차 운전자 7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다른 차량에 있던 3명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돌사고 처리 여파로 경인고속도로 서울 방향 구간에서 2시간가량 출근길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중국인 운전자는 당시 내비게이션 안내를 잘못 이해하고 고속도로 진출로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일을 하러 가던 중 고속도로 진출로로 들어선 뒤 내비게이션을 잘못 봤다는 걸 알았고, 고속도로를 통해 빠져나가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승자는 없었으며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차량 통행이 많아 역주행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은 아니다”라며 “중국인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공간복지 대상 수상 지자체주민 쉼터로 거듭난 유휴지와 새롭게 태어난 어르신들의 장기방, 주민 공동체 공간으로 탈바꿈한 군청 건물…. 버려진 공간을 재창조해 주민 복지에 기여한 지방자치단체 10곳이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한 ‘2024 대한민국 공간복지 대상’을 수상했다. 공간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만든 지자체들의 이야기를 살펴봤다.》버려진 공간에 녹지 조성… 주민 모여드는 ‘사랑방’ 됐네공간복지 대상인천 남동구 ‘동네 소규모 정원 쉼터’‘쓸모없는 공간은 없다. 버려진 공간도 녹지가 될 수 있다.’지역 곳곳에 버려진 공간을 주민 친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인천 남동구가 공간복지 사업을 벌이며 세운 목표다. 남동구는 특히 원도심에 녹지와 주민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제 기능을 잃은 공간에 ‘동네 소규모 정원 쉼터’를 조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인천지하철 2호선 모래내시장역 인근에 조성된 모래내 쉼터도 그중 하나다. 왕복 6차선 대로와 만수 복개천이 만나는 곳에 도로로 둘러싸인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불법 적치물만 쌓이면서 행인들이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남동구는 ‘죽은 공간’이 된 240㎡ 규모의 이 공간에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다양한 꽃까지 심어 쉼터로 탈바꿈시켰다. 경관 조명까지 설치해 야간 범죄에 대한 우려도 덜어냈다.이 같은 ‘작은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만수동에 사는 엄인숙 씨(65)는 “그저 복잡하다고만 느껴졌던 곳에 예쁜 꽃과 나무가 있는 작은 공원이 생기면서 동네가 확실히 밝아졌다”며 “이곳을 자주 오가는 어르신들도 쉴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요즘은 ‘사랑방’이 됐다”고 말했다.남동구의 대표적 원도심으로 꼽히는 만수동 만부마을에도 주민들의 사랑방이 생겼다. 오래된 주택이 밀집한 이 마을 안에는 빈집이 철거돼 방치된 공간에 쓰레기 무단 투기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남동구는 낡은 주택 사이에 소규모 정원을 만들기로 하고, 언덕이라는 지형 특성을 살려 계단식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남동구는 이 외에도 간석4동 마을 입구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던 120㎡ 규모의 버려진 땅을 ‘삼거리쉼터’로 조성했고, 구월3동 먹자골목에 있는 노상주차장 2면을 활용해 번화가 속 특색 있는 쉼터도 만들었다. 특히 이런 공간을 관리하는 데 지역 노인 인력을 활용해 노인 일자리까지 창출하면서 공간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남동구는 이 같은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주최한 ‘2024 대한민국 공간복지 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남동구는 앞으로도 버스정류장 옆에 이동 가능한 휴게 쉼터를 조성하고, 횡단보도 앞에 인공 그늘막 대신 자연친화형 그늘목을 조성하는 등 공간복지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지금까지 사업을 통해 ‘쓸모없는 공간은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며 “앞으로도 방치된 공간을 활용한 휴게공간을 계속해서 만들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철거 위기 장기방을 ‘봄이 머무는 집’으로공간복지 최우수상서울 은평구 ‘은평춘당서울 은평구 불광천 변의 ‘은평춘당’은 ‘봄이 머무는 집’을 표방한 어르신 쉼터다. 약 198㎡(60평) 규모의 은평춘당에는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인공지능(AI) 바둑 로봇과 장기 등이 갖춰진 놀이 공간이 있다.은평춘당은 불광천 변 다리 밑에서 장기와 바둑을 두던 어르신들을 위해 조성됐다. 1990년대 말 어르신들은 불광천 변에 모여 바닥에서 장기를 두기 시작했고 2007년 서울디자인재단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장기방’이 처음 설치됐다. 하지만 2018년 8월 집중호우로 장기방이 유실된 뒤 구는 어르신들과 장기방 이전을 위한 논의에 나섰다.은평춘당은 이런 논의 끝에 탄생한 어르신들의 여가생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올해 18회째 ‘은평구 어르신 민속장기대회’가 열렸다. 또 어르신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고 치매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AI 바둑 로봇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 인원은 총 4만8279명으로 하루 평균 135명이다. 은평구는 은평춘당을 통해 ‘2024 대한민국 공간복지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구 관계자는 “철거가 아닌 환경 개선을 통해 어르신의 여가 공간을 재창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은평춘당이 어르신들의 놀이터이자 은평구민 모두가 쉬어가는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옛 군청 건물이 주민 공동체 거점이 되다공간복지 최우수상충남 예산군 ‘예산해봄센터’충남 예산군 주교리 ‘예산해봄센터’가 주민 공동체 거점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은 2018년 예산군청이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남아 있던 구청사 폐건물을 새롭게 활용해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된 곳이다. 예산군의 ‘문턱 낮은 공공건물’ 건립 프로젝트로 완성된 이 센터는 2021년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지역 주민의 소통공간은 물론이고, 문화·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4890㎡ 규모로 건립된 센터는 주민공유공간, 문화미디어실, 창업지원실, 다목적실, 공유주방, 주민교육실, 카페테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일반 주민은 물론 지역사회의 다양한 동아리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지난해만 70여 개 단체와 2만6407명이 센터를 이용했다.이용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최근 군이 이용객(3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8%가 시설 사용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교통 및 위치 접근성(94%)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꼽았다. 예산군은 ‘예산해봄센터’ 건립 및 운영으로 ‘2024 대한민국 공간복지대상’에서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해봄센터 운영 이후 지역개발 사업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 냈고, 경력 단절 여성 및 청년의 일자리 연계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인천에서 시민들이 직접 자치단체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 제도가 일부 부적절하게 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25일 이러한 내용의 ‘보조금 집행실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시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발굴, 선정하는 지원센터를 2018년 민간에 위탁 운영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특정 단체가 지원센터 설치를 주도하고, 센터의 민간위탁사업자로도 선정된 것으로 파악했다. 센터 설치 과정에서 이 단체 관련자 2명이 주민참여예산 활성화 자문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지원센터 설치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또 이 단체는 지원센터에 관련자를 이른바 ‘셀프 채용’하고 민간 지원관, 강사, 운영위원 등에 관련자를 선정해 인건비성 예산을 지급했다는 게 시의 감사 결과다. 인천시의 주민참여예산 사업 규모는 민선 7기 시 정부였던 2022년 485억 원까지 늘어났다가 민선 8기 들어 지난해 196억 원, 올해 33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시는 올 4월부터 6월까지 주민참여예산 등 민간단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의 집행이 적정한지를 점검하기 위해 이번 감사를 진행했다. 시는 이번 감사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된 ‘평화도시조성 공모사업’에도 일부 단체가 매년 선정되는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서 적발된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요청, 보조금 환수 등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향후 지도, 감독을 강화해 보조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