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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업계 최초로 30억 원 이상 자산가 고객 4000명을 돌파했다. 3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 SNI 출범 14년 만에 지난달 기준 고객 404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500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고객당 평균 자산은 254억3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SNI 고객의 올 상반기 실질 투자 자산을 분석한 결과 해외주식과 채권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3%포인트, 0.7%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해외주식 상위 5개 종목은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이었다. 채권 투자 상위 종목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저쿠폰국채와 미국 장기채였다. 이들의 해외자산 투자 비중은 57.8%로 삼성증권 전체 투자자 평균 25.1%의 2.3배였다. 분산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가운데 10년 이상 거래 고객은 80%, 20년 이상 거래 고객도 62%나 됐다. 삼성증권은 “고객 투자 성향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 공급으로 SNI가 고객 수와 자산 규모, 투자 저변 확대의 대표 모델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내부 상품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통과한 우량 상품만을 공급하고 ‘채권 돌려막기’를 엄격히 관리해 고객의 신뢰를 더욱 높였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 고객의 채권 투자 확대 욕구에 맞춰 지점에서 입금하는 고객 대상으로 12월 10일 만기 국고채(21-10)를 300억 원 한도로 8월 한 달간 선착순 판매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12년 정부와 인천광역시가 뜻을 모아 조성한 인천글로벌캠퍼스(IGC)가 적극적인 입학 홍보에 힘입어 학생이 크게 늘었다. 2012년 개교 당시 45명으로 출발한 IGC 학생 수는 현재 4225명으로 약 93배 증가했다. 올 봄학기 신입생은 전년 동기 대비 577명에서 709명으로 22.8% 증가했다. 현재 IGC에는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대(SBU)와 패션기술대(FIT),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 캠퍼스, 유타대 아시아 캠퍼스, 스탠포드대가 설립한 한국스탠포드센터 등 5개 대학과 1개의 연구소가 있다. 이들은 외국 대학 분교가 아닌 확장 캠퍼스로서 홈 캠퍼스와 커리큘럼이 동일하며 입학과 졸업, 학위 수여 같은 모든 학사 운영과 교육을 홈 캠퍼스에서 관리한다. ● 수도권 밖-해외까지 홍보 활동 IGC는 학생 유치를 위해 입학 홍보 활동을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는 ‘찾아가는 입학설명회’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서울 양정고, 하나고, 인천 박문여고, 인일여고, 연송고, 강화고교 연합(강화고 강화여고 덕신고 등) 영종 고교 연합(하늘고 영종고 공항고 등) 충남 북일고, 안산 동산고를 방문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IGC 입주 5개 대학 공동 입학설명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국내만이 아니다. 지난달 14일부터 5일간 말레이시아 최대 교육 박람회에 참가했고 국제학교를 찾아 현지 학생과 학부모 대상 입학설명회를 여는 등 해외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또 수도권은 물론이고 대구 대전 부산 광주 등의 전국 13개 지하철 역사에 IGC 광고를 설치해 인지도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 지난해 산학 협력 과제 64건 수행 IGC 입주 5개 대학은 2020년 3월 개정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서 각 학교에 특화된 산학협력단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대학들은 지난해 64건, 약 38억 원 규모의 산학 협력 과제를 발굴, 수행했다. 첨단기술 분야에 특화된 한국뉴욕주립대(SBU)는 자동차와 증강현실(AR) 분야 특허를 출원하고 관련 기업과 연구소에 기술 자문 및 컨설팅 활동을 폈다. 겐트대 는 인천탁주와 협력해 막걸리 포장과 라벨 디자인을 개발했다. 또 벨기에 초콜릿 제조 기술을 도입해 조리법과 시제품을 개발하고 현재 국내 식품기업과 제품화를 협의 중이다. 바이오, 의료 산업 분야에 특화된 유타대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글로벌 연구개발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미국 유타주 정부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분쟁 해결과 안보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국조지메이슨대는 미 공군과 함께 로봇 분야 과제를 수행하고, 기업체 임원 대상 갈등 관리 워크숍을 운영했다. 한국스탠포드센터는 스마트시티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국내외 주요 대기업 취업 성과 IGC는 좋은 취업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IGC 5개 대학 졸업생 1400여 명은 구글 아마존 메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삼성전자 LG전자 SK바이오 같은 국내 대기업 그리고 한국도로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유수 공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또 미 존스홉킨스대학원, 스위스연방공과대학원 같은 일류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진학한 학생도 적지 않다. IGC운영재단 박병근 대표이사는 “IGC 입주 대학과 힘을 합쳐 IGC를 더 알리고, 더 많은 인재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우수한 해외 대학과 인재를 유치해 외국 대학 10개교, 학생 1만 명 이상이 상주하는 세계적인 교육 허브를 향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삼성증권이 모바일증권거래시스템(MTS) 애플리케이션 ‘엠팝(mPOP)’ 홈 화면 개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mPOP 홈 화면은 ‘오늘의 투자’와 ‘내 자산’ 메뉴 탭으로 구분됐다. 오늘의 투자 탭에서는 다양한 종목 및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종목 순위 상승률, 거래대금 등에 따른 실시간 순위를 기존 가로형 카드 방식에서 명단 방식으로 바꿔 한 번에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설 ‘종목의 발견’ 메뉴는 실시간 매매 상위 종목과 삼성증권 주식투자 수익률 상위 1000명의 매매 상위 종목 등으로 투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내 자산 탭은 고객 총자산 현황과 관심 및 보유 종목 관련 뉴스와 보고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홈 화면 상단에는 시황 요약 같은 알림 정보도 제공한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mPOP 이용자 수는 245만 명을 기록해 업계 MTS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고객 수용도 조사 결과 ‘투자 정보 조회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같은 업무 절차를 개선하고 국내외 주식 차트와 투자 정보 서비스를 강화했다. 뉴스와 리포트, 시황을 매일 선별 제공하고 있다. 올 4월에는 채권, 펀드 상품 노출 화면을 개선했다. 디지털 프리미엄 서비스 에스 라운지(S. Lounge)와 포트폴리오 자문 서비스 ‘로보굴링’ 이용도 증가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쾌적한 실내 생활을 위해서는 좋은 환기 시스템을 선택해 적절하게 유지,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환기 시스템을 선택할 때 세 가지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환기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면 제품 성능을 잘 살펴봐야 한다. 이미 정상 가동을 못 할 정도로 성능이 떨어져 있거나, 아주 값싼 제품이라면 바깥 공기를 유입할 때 그 속의 오염물질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환기 시스템은 고성능 필터를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초미세먼지(PM2.5·직경 2.5μm 이하 먼지·1μm는 100만분의 1m)도 거를 수 있는 H14 등급 헤파필터를 권장한다. 또 제품 내부에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도록 항균 처리된 단열재 사용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 필터를 쉽고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지와 전문가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환기 시스템은 설치만큼 유지와 관리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환기 시스템 설치 이전보다 냉난방비를 어느 정도 절감할 수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환기 시스템을 사용하면 여름과 겨울에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 효과와 함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으므로 열회수 효율이 뛰어난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현대인은 하루 중 80∼90%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고 한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마련이다. 밖에 나가지 않고 창문을 닫은 채 에어컨을 오래 켜는 공간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내가 일상생활 대부분을 하는 곳에서 들이마시는 공기 속에 어떤 유해물질은 없는지, 이산화탄소가 기준보다 많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궁금해한다.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 공기 질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를 틀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환기(換氣)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내 공기를 신선하게 유지하는 방법과 환기의 중요성에 대해 전문가 2명의 설명을 들었다.》120만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사진)는 “실내 공기 속 미세먼지, 유해물질, 고농도 이산화탄소(CO₂)는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각종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실내 공기 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건강에 좋은 실내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면서 무엇보다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실내 공기 속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고농도 이산화탄소는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실내로 유입되거나 요리, 청소를 하다 생기는 미세먼지는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 감기,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 발병 확률을 높인다.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은 백내장 발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성 상기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물질로 꼽힌다. 사람이 숨 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불쾌해지면서 졸음이 오거나 두통, 어깨 결림, 현기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임신부에게는 조산이나 아기 발달장애 원인이 될 수 있어 실내 CO₂ 농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내 공기 속 오염 물질이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나. “감염성 호흡기 질환이 연중 증가하는 이유에는 실내 공기 질 저하도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감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한 개체가 일으키지 않는다. 병원균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개체가 필요하다.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해 병원균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개체 수를 줄여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실내 공기에서 미세먼지나 유해물질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도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 때문에 염증이 생긴 호흡기는 병원균에 감염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를 개선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공기청정기와 환기다. 공기청정기도 중요하지만 실내 공기 질 악화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활동은 여전히 환기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적절한 환기를 하지 않는다면 실외보다 실내 공기 오염이 최대 100배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적절한 환기를 위해서는 아침 점심 저녁 한 번씩, 매 30분간 창문을 열어줄 것을 추천한다. 특히 요리나 청소 후에는 반드시 환기하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실내 습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자주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마음껏 열어 놓기도 힘들다. “그렇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0%가량 가구에서 미세먼지 탓에 환기 시간을 줄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세먼지 경보나 황사주의보가 발령된 경우 지나친 환기는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외 미세먼지나 황사는 실내 발생 미세먼지와 성분이 크게 달라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암이나 뇌 질환, 심장 질환을 일으킬 확률도 더 높다.” ―그렇다면 추천하는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환기를 아예 하지 않는다면 위험하다.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공기청정기로는 낮출 수 없다. 필터가 장착된 환기 설비 이용이 최선이다. 필터가 있는 환기 설비로는 외부 미세먼지나 황사가 유입돼도 적절히 환기할 수 있다. 이 같은 환기 설비가 없다면 하루 한두 번, 매 3분 이내 환기가 안전하다. 창문을 열어 환기한 뒤 물걸레질을 해서 방이나 거실 바닥에 붙은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뿌연 바깥공기 창문 못 열면… 연중 가동 환기 시스템 필수 팬만 도는 환풍기와 완전히 달라미세먼지-오염물질 거의 걸러내밀폐 공간-다중이용시설엔 필수 환기는 실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미세먼지 같은 적대적인 외부 환경은 창문을 열기 어렵게 만든다. 필터를 활용해 미세먼지 같은 외부 공기 속 오염물질을 거르고, 밖으로 나가는 공기에서 열을 회수해 쾌적하고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는 열회수(熱回收) 환기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같은 환기 시스템은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사용 가능하고 에너지 소비량도 상대적으로 적은 환기 장치다. 홍희기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사진)에게서 환기 시스템이란 무엇이고, 그 효용은 어떤 것이며 관리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창문 환기 대안으로 환기 시스템이 거론된다.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안으로 들이는 것이 환기다. 하지만 창문을 열어서 하는 환기는 바깥 공기가 깨끗하고 온도와 습도가 적당할 때만 가능하다. 환기 시스템은 단순히 팬(날개)만 돌아가는 환풍기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특히 봄가을과 달리 여름이나 겨울에 창문을 열기 쉽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낭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열회수 환기 시스템은 실내 미세먼지, 새집증후군 유발 물질, 포름알데히드 등 오염물질과 CO₂ 농도를 바깥 공기 수준으로 떨어뜨리면서도 버려지는 열을 회수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실내외 공기 상태를 살펴보면서 자동으로 움직여 연중 24시간 쓸 수 있다. 버려지는 공기에서 열을 회수하고, 봄가을 황사나 미세먼지 같은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밀폐되기 쉽거나 다수가 이용하는 실내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환기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창문 환기가 어려울 때 공기청정기만 트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환기와 공기 청정은 다른 개념이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를 재순환시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데 호흡, 취사에서 발생하는 CO₂는 없애지 못한다. 공기청정기만 가동한 교실에서 CO₂ 농도가 1000ppm(1ppm은 100만분의 1·0.0001%)을 넘어 집중력이 저하돼 학습 효과가 현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환기 시스템을 설치해 바깥 공기를 유입시켜 CO₂ 농도를 떨어뜨리고 새집증후군 유발 물질이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춰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환기 시스템을 찾아볼 수 있나. “환기 시스템은 밀폐되기 쉽거나 다수가 이용하는 실내 공간에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건물은 고(高)단열, 고기밀화 경향으로 문틈이나 창틈으로 바깥 공기가 거의 들어오지 못하는 구조다. 현재 우리나라는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11조에 따라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이나 지하철역, 판매 및 교육 시설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은 의무적으로 환기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일정 면적 이상일 때만 설치가 의무화돼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 2006년 이후 지은 아파트에는 대부분 환기 시스템이 설치돼 있지만 기능이 떨어지는 저가(低價) 제품이 많고 관리 방법을 알려 주지도 않아 아예 설치 사실을 모르기도 한다. 오랫동안 방치된 환기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덕트나 제품 내부에 먼지가 쌓여 있어 정비하지 않은 채 작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초창기 제품은 소음이 큰 데다 성능도 떨어졌을 확률이 높아 확인이 필요하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소통, 통합, 통일. 지난해 3월 취임한 조민호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이 재단 운영의 핵심 가치로 둔 세 가지다.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한국 사회 정착을 최전선에서 지휘하는 조 이사장은 탈북민과 한국 사회는 물론 탈북민 내부의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년, 가장 역점을 둔 경영 철학은 노자 도덕경의 ‘부쟁(不爭)’, 다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소통이 돼야 하는 거죠. 말이 통해야 공감합니다. 소통하면 통합이 일어나고, 통합하면 통일로 갑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1시간여 인터뷰 동안 물질적 지원과 더불어 탈북민과 한국 사회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탈북민 정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안정이다. 의식주가 안정돼야 사회 일원으로 스며들 수 있다. 조 이사장은 ‘최고의 정착은 취업’이라는 기치 아래 한 기업이 탈북민 한 명을 채용하는 ‘1사 1인’ 캠페인을 지난해 7월부터 펼치며 ‘1호 영업사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캠페인 이후 탈북민 취업은 전년보다 약 27% 늘었다. 올해는 30∼40% 증가가 목표다. 지난해 재단의 탈북민 실태 조사에서 79.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정부 예산은 한계가 있어서 취약계층에 의료비 생계비 장학금 교육비 등을 지원하는 정도입니다. 요즘에는 탈북 청소년 중 제3국 출신이 70% 이상이며 한국어가 서툰 친구도 있습니다. 매월 1000명 이상에게 학습지를 제공하고 학교 대학생은 기부금으로 한 학기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현재 탈북민은 약 3만4000명. 2022년 67명, 지난해 196명 등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입국 탈북민 수는 줄었다. 올해는 약 200명을 예상한다. 그러다 보니 기본 5년 정착 지원에서 개인별 정착 지원 수준에 따라 촘촘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탈북민이 얼마나 ‘한국인으로서’ 사회에 잘 정착하는지, 통합되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탈북 역사는 약 30년. 혼자 탈북한 사람은 홀몸노인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족이 흩어졌거나 스스로 신분을 숨기는 탈북민도 있다. 재단은 hy(한국야쿠르트)와 함께 서울의 탈북 홀몸노인 600여 명을 대상으로 ‘똑똑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요구르트를 배달해주며 이들 신변에 무슨 일이 있는지 살펴 고독사 등을 예방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함께 하나원에서 나온 탈북민이 자신의 임대아파트로 가기 전 1박 2일 정도 일반인 가정에 묵는 프로그램도 협의 중입니다. 최대한 예방하는 거죠.” 지난해부터 탈북민 통합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들이 밀집한 아파트마다 5명 이상 모임을 만들어 반찬도 나누고 활동도 같이하며 서로 소통하도록 한 것이다. 탈북민인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얼굴을 익히고 얘기도 나누게 됐다. 그러면서 생계가 어렵거나 위기에 처한 탈북민 1000여 명을 찾아 도움을 줬다. 지난해 전국 탈북민 밀집 거주 지여에 40개 ‘씨앗 단계’ 소모임을 구축해 지원했다. 올해는 60여 곳에서 소모임을 신청해 ‘씨앗’ 5명이 30∼40명으로 불어나는 ‘새싹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다만 신청한 모든 소모임을 지원해주기에는 예산이 빠듯하다. 한국 사회 기부도 예년 같지 않다. 조 이사장은 물질적 지원이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의 탈북민 차별이 없어져야 성공적인 정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탈북민이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차별대우를 받지 않아야 합니다. 영국 캐나다 미국 등지의 2000여 탈북민은 비교적 정착을 잘하고 있답니다. 차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죠. 우리가 반성하고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2500만 북한 주민을 만날 텐데 어떡할 겁니까.” 조 이사장은 탈북민도 자신들이 통일의 밑거름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통일로 가는 길을 목표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취약계층이라고 자조하지 말고 통일의 마중물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져 달라는 얘기다. 그는 지난 1년간 이 같은 의식 변화를 줄곧 강조했다. “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온몸으로 체험한 탈북민들은 앞으로 북한이 개방되면 북한 주민들을 가르쳐야 할 국가 자산입니다. 이들이 한국 사회와 소통하고 통합한다면 북한 주민과도 소통하고 통합할 수 있는 길이 보이는 겁니다. 운명적으로 하늘이 준 통일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넷제로(net zero·탄소 순배출 제로) 정책을 펴는 세계 주요국들은 석유와 석탄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켜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산업 등을 집중 지원하며, 유럽연합(EU)도 환경 보호를 위한 산업을 적극 돕고 있다. 그 결과 전기차 충전소를 비롯한 전력망 수요가 급증한 데다 미국과 EU 송배전(送配電) 설비 교체 시기가 겹치고, 중동발(發) 초대형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까지 더해져 세계 글로벌 중전기(重電機·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등) 업계는 역대급 호황이다. 국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전력 설비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진전기(대표 황수·사진)가 대표적이다. 올해 창사 55주년인 일진전기는 초고압 송배전 및 변전(變電)용 케이블과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를 제조하는 종합 중전기 회사다. 세계에서도 모든 전력망 계통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찾기 어렵다. 한번 문제가 발생하면 대규모 정전 피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초고압 전력 제품은 기술력과 품질 관리가 생명이다. 일진전기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은 기술과 품질 경쟁력으로 미국과 중동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최고 수준인 500kV 초고압 변압기를 미국에 납품했고 초고압 차단기는 세계적 수준인 420kV까지 개발했다. 고압 전력선도 대용량 교류 송전(AC) 케이블을 넘어 장거리 송전 핵심 기술인 초고압 직류 송전(HVDC)이 가능한 320kV HVDC 케이블을 생산했다. 최고 수준인 525kV HVDC 케이블 개발에도 진력하고 있다.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기존 초고압 절연개폐장치(GIS) 대신 국내 최초로 72.5kV 친환경 절연개폐장치(EGIS)를 개발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송배전 및 변전 시설이 고장 났을 때 전류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차단하는 EGIS는 해상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력 계통의 핵심이다. 높은 기술 및 품질 경쟁력과 빠른 납기는 매출과 수주 성장으로 반영됐다. 지난해 연 매출은 2022년 최대 실적(1조1647억 원)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영업이익은 459억 원으로 2022년 영업이익(315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까지 수주잔액은 9억6000만 달러로 2022년 말(6억1000만 달러)보다 3억5000만 달러 늘어 창립 이후 최초로 10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케이블 수주잔액도 싱가포르(1540억 원) 방글라데시(820억 원) 노르웨이(340억 원) 영국(160억 원)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2022년 말 3억9850만 달러(약 5160억 원) 대비 지난해 9월 말 5억8000만 달러(약 7500억 원)로 53% 늘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 동부 에너지 전문 기업과 4318억 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345kV 변압기 등 제품 15종을 2026∼2030년 순차 공급한다. 해외 수주량 증가로 증설 투자가 불가피해 다음 달 13일까지 1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확보된 재원으로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에 682억 원, 초고압 케이블 공장 생산량 확대에 35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국내외 유수 고객사의 신뢰를 얻은 비결로 품질과 원가 경쟁력, 그리고 전력기기와 케이블 동시 생산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꼽았다. 특히 황 대표는 2019년 취임 후 품질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품질 문제를 개선했다. 그는 “고객사가 원하는 결과를 내놓기 위한 품질 우선주의는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저가 수주 금지와 품질 및 시장 가격에 맞는 제품 생산이라는 전략을 수립해 프로젝트별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력기기와 케이블을 동시에 제조하는 시너지 효과도 만만치 않다. 2022년 전남 임자도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플랜트에 전력기기와 케이블을 합쳐 송·변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황 대표는 “충남 홍성 공장에서 주야 2교대로 변압기 및 차단기 생산 라인을 가동하지만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가 전력 분야 글로벌 톱티어로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사진)가 이스라엘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하고 떠났다. 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마스는 전날 오후 2시경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공연진 60여 명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그리스 아테네로 떠났다. 마스는 아테네에서 카타르로 이동해 8일 예정된 공연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스는 4일 최초의 이스라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7일 10만 석이 매진된 텔아비브 하야르콘 공원에서 두 번째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다. 2차 공연은 첫 번째 공연 6만 석이 순식간에 매진되자 즉석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로켓포 수천 발을 쏘며 기습 공격을 벌이고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을 선언하자 마스 측은 공연을 취소했다. 마스는 세계에서 자신의 음반 2억 장 이상을 팔아치웠고 미국 최고 권위 팝 시상식인 그래미상에서 14회 수상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하고 떠났다.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마스는 전날 오후 2시경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공연진 60여 명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그리스 아테네로 떠났다. 마스는 아테네에서 카타르로 이동해 8일 예정된 공연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공연 기획사 측은 마스와 공연진이 텔아비브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앞서 마스는 4일 최초의 이스라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7일 10만 석이 매진된 텔아비브 하야르콘 공원에서 두 번째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다. 2차 공연은 첫 번째 공연 6만 석이 순식간에 매진되자 즉석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예 전문 매체 베니티페어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팝의 전설 폴 매카트니, 롤링스톤스, U2의 이스라엘 공연에 맞먹는 흥행을 올렸다.하지만 이날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로켓포 수천 발을 쏘며 기습 공격을 벌이고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을 선언하자 마스 측은 공연을 취소했다.마스는 세계에서 자신의 음반 2억 장 이상을 팔아치웠고 미국 최고 권위 팝 시상식인 그래미상에서 14회 수상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공석이 된 미국 하원의장 후보로 야당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제사법위원장(59)을 공개 지지하면서 하원의장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공화당 중도파 사이에서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을 재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조던 위원장을 “완전히,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위대한 하원의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던 위원장은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사태를 주도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모임 ‘프리덤코커스’ 초대 의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이다. 다만 조던과 경쟁하는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58) 역시 트럼프 지지자다. 그런 만큼 이번 공개 지지가 트럼프의 의회 장악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카시 전 의장의 최대 경쟁자로 꼽혀 온 ‘공화당 2인자’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보수적 색채가 강하면서도 온건파를 비롯해 다양한 시각의 당내 분파들과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하원의장 후보를 정하는 10일 공화당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트럼프 지지 선언이 조던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확률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골적 개입에 반감을 품은 공화당 의원들이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카시 재추대’ 변수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지원을 서두르기 위해 매카시 전 의장을 하원의장 후보로 다시 세우는 방안을 공화당 중도파 의원 20여 명이 논의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8일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7일 하마스 공격 직후 이 의원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매카시 전 의장을 즉각 불러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공석이 된 미국 하원의장 후보로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제사법위원장(59)을 공개 지지하면서 하원의장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공화당 중도파 사이에서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을 재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조던 의원을 “완전히,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위대한 하원의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던 의원은 맥카시 전 의장 해임 사태를 주도한 공화당 강경 우파 모임 프리덤코커스 초대 의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이다.다만 조던과 경쟁하는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58) 역시 트럼프 지지자인 만큼 이번 선택이 트럼프의 의회 장악력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카시 전 의장의 최대 경쟁자로 꼽혀온 ‘공화당 2인자’ 스컬리스 의원은 보수적 색채가 강하면서도 온건파를 비롯해 다양한 시각의 당내 분파들과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하원의장 후보를 정하는 10일 공화당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트럼프 지지 선언이 조던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확률도 높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골적 개입에 반감을 품은 공화당 의원들이 스컬리스 의원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공개 지지한 릭 스콧 상원의원은 미치 매코널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매카시 재추대’ 변수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지원을 서두르기 위해 매카시 전 의장을 하원의장 후보로 다시 세우는 방안을 공화당 중도파 의원 20여 명이 논의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8일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7일 하마스 공격 직후 이 의원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매카시 전 의장을 즉각 불러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는 미약하지만 이스라엘 지원의 시급성이 매카시 전 의장 해임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 8명’의 태도를 바꾸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978∼1995년 과학기술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16차례 소포 폭탄 테러를 벌인 미국의 반(反)문명 테러리스트 ‘유너보머(Unabomber)’, 시어도어 카진스키(81)가 숨졌다. 10일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교도국 대변인은 이날 “카진스키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 연방교도소병원 자신의 병실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NYT는 병원 관계자들을 인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능지수(IQ) 167로 중고교를 세 차례 월반하며 16세에 하버드대에 입학한 카진스키는 25세에 미시간대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고 1967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조교수가 됐다. 하지만 1969년 교수직을 내던지고 1971년 몬태나주 블랙풋 강가에 오두막을 지어 전기 수도 전화도 없이 은둔생활을 했다. 그는 1978년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에 보낸 나무상자 소포 폭탄을 시작으로 16차례 폭탄 테러를 일으켜 3명이 죽고 2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여럿은 손가락이 잘리는 등 평생 장애가 남았다. 못과 면도날을 넣은 조악한 파이프폭탄을 쓰다가 복잡한 배선과 정교한 기폭장치가 있는 폭탄을 사용해 결국 1985년 12월 컴퓨터 판매상이 희생됐다. 특별수사팀을 결성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초기 목표물이 대학과 항공사라는 데 착안해 대학(University), 항공사(Airline), 폭탄테러범(Bomber)을 합쳐 암호명 유너보머로 불렀다. 그는 1995년 3만5000단어짜리 선언문 ‘산업사회와 그 미래’를 NYT와 WP에 보내 빠짐없이 실어주면 사람은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선언문 게재를 놓고 거센 사회적 논쟁이 일었으나 두 신문은 그대로 실었다. 이 글에서 그는 과학기술이 끼치는 환경 손상과 소외 효과가 너무 심해 현대 삶의 사회적, 산업적 기반은 파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언문에서 형의 문체와 평소 주장을 알아본 동생 데이비드가 FBI에 제보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1996년 4월 오두막에서 체포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경비가 최상급으로 삼엄한 콜로라도주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0년대 들어 온라인에서 일부 젊은이들은 그를 기술 발전 폐해와 환경의 중요성을 설파한 예언가로 여기며 떠받들기도 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영화감독 봉준호가 2020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어권 시청자들에게 “자막이라는 1인치 장벽을 뛰어넘어 달라”고 호소한 지 2년 만에 미국 젊은이들은 자막에 익숙해진 정도를 넘어 ‘자막이 있어야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자막이 청각장애인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며 미 시청자에게도 더빙 대신 자막이 일상화됐다고 진단했다. 영어교육 플랫폼 프레플리가 올 5월 미국 성인 1200명의 콘텐츠 이용법을 조사한 결과 Z세대(18~25세) 70%가 ‘대부분 텍스트와 함께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또 영어로 된 작품이라도 미국식 영어가 아니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특성을 보였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과 ‘가장 (영어를) 알아듣기 힘든 배우’에는 영국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와 영국 배우 톰 하디가 각각 1위에 올랐다.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자막은 필수 요소가 됐다. 23세 인플루언서는 “최근 몇 년간 콘텐츠를 만들면서 자막을 넣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는 “1~2분짜리 영상을 볼 때도 자막이 없으면 자꾸 (내용을) 오해하게 된다”고 했다. 애플은 아예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16에 영상을 재생하면 자막이 자동 생성되는 기능을 넣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1. 서울 송파구 탄천길의 새로 닦은 4.4km 둘레길은 사뭇 다르다. 탄천길 생태를 그래픽화한 조형물이 서 있고, 쉼터는 물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이 구간은 ‘도심에서 즐기는 감성적 자연 생태 길’을 주제로 조성했다. #2. 내년 3월 개관을 앞둔 중랑구 환경교육센터의 주제는 환경이다. 환경 지킴이를 키우고 환경교육의 지역 거점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교육센터가 아니라 놀이로 환경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이곳들은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이경돈)이 올해 ‘Design for New Lifestyle, 더 나은 삶의 디자인’을 주제로 추진한 서울디자인컨설턴트 사업 성과물이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표방하며 2013년 시작된 이 사업에 올해는 밀레니엄-제트(MZ)세대 디자이너 1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컨설턴트 12명 및 12개 기관과 함께 서울 9개 자치구의 문화 브랜딩 교육 환경 분야 12개 과제를 디자인 컨설팅했다. 성북구 석관동 ‘돌곶이 안심마을 경관 디자인 개선 사업’은 의릉(懿陵) 주변 낡은 담장(길이 41m)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벽화를 그리고 지역 역사를 투영하는 열린 담장을 제안했다. ‘동대문 마을문화 플랫폼 사업’은 다채로운 문화 활동 및 생태 공존에 대한 고민을 담은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을 맡은 정선경 정미정 디자이너는 “마을 사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다”며 디자인 컨설팅 소감을 밝혔다. ‘중랑구 청소년시설 공간 개선 사업’은 망우 청소년 독서실, 용마 청소년 독서실, 딩가동 청소년 커뮤니티센터를 쾌적한 공간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지역 특색과 역사성을 브랜드화한 서대문구 ‘천연충현 도시재생 브랜딩 사업’, 브랜드 아이덴티티(BI) 홍보 영상 및 상권 살리기 지도를 지역 상가와 함께 제작하는 ‘온라인으로 만드는 공예 로드맵’ 등은 각 지역의 숨은 가치를 알리는 브랜딩 과제를 수행했다. 이 밖에 ‘서울 꽃으로 피다 시즌2-72시간 프로젝트 키비주얼 개발’ ‘서울형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창작 공간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정원이 있는 종로구 벤치 프로젝트’ ‘직업교육특구 온라인 플랫폼 人큐베이터 운영 고도화 사업’ ‘중랑구 우리 동네 미술관 조성사업’ 등도 진행했다. 올해 사업에는 청년 디자이너를 위한 서비스 디자인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만족도 92%)을 얻었다. 3년째 참여한 손소영 컨설턴트는 “청년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전문가와 협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공공 디자인 분야 실무 능력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서울디자인 컨설턴트 사업은 지역과 사회 문제를 청년 디자이너와 디자인 전문가가 디자인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며 “서울디자인재단은 공공 디자인의 가치를 시민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 천으로 티셔츠, 가방 등을 만드는 봉제업체 ‘티집’은 오리를 캐릭터화한 브랜드 호브호버(Hovehover)를 내놨다. LG생활건강 삼성전자와 일한 일러스트레이터 온초람이 만든 캐릭터 호버는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가는 청년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호버가 새겨진 크로스백과 와펜(천으로 만든 배지) 액세서리 등은 내년 1월 아마존 쇼피 같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소개된다.#2. 콘텐츠 제작사 ‘아툰즈’는 어린이에게 인기 높은 만화영화 ‘안녕 자두야’ 캐릭터를 활용해 방향제 겸용 스탠드 ‘안녕 자두야 밤하늘 향기 무드 등(燈)’을 출시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한 이 애니메이션의 K콘텐츠 파워를 등에 업었다. 내년 1월 극장판 ‘안녕 자두야―제주도의 비밀’ 개봉과 함께 온라인 판촉에 더 힘쓸 예정이다. 이들은 ‘2021 한류 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CAST) 지원 사업’에 선정된 중소기업 사례다. CAST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한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BTS)같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K콘텐츠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새 상품을 만들고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CAST 사업은 생활용품, 뷰티, 패션 등 생활소비재 중소기업이 한류와 연계해 상품을 기획, 개발하고 홍보, 유통하는 일을 도와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상품 기획과 개발, 양산(量産)에 필요한 비용(업체당 7500만 원)을 지급하고, 국내외 온·오프라인 커머스 플랫폼 입점과 해외 주요 제품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며,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 활동을 돕는다. 올해 CAST 사업에는 아툰즈 티집을 비롯해 11개 중소기업이 선정돼 상품 개발을 마쳤다. 2019년 한국-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사용하는 공식 컵으로 지정된 미러 컵(mirror cup)을 만든 ‘루이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웹툰 ‘유미의 세포들’ 캐릭터를 가미한 퍼즐 게임 ‘마이 드림 하우스’, 어린이 인기 TV 애니메이션 ‘코코몽’ 캐릭터들을 활용한 가방 등 26개 제품이 12개국에 수출돼 매출 약 31억 원을 올렸다. CAST 사업의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전체 콘텐츠 산업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관세청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11월 현재)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33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약 126조 원보다 6%가량 증가했다. 관련 중소기업 수출도 지난해 11월부터 올 2분기까지 30%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류와 연계한 화장품 의류 같은 소비재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세계에 영향력을 더욱 떨치고 있는 한류 콘텐츠는 K디자인이 해외로 뻗어가는 촉매제가 된다”며 “CAST 사업뿐만 아니라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 사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시장을 찾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즈음이었다. 경기 부천시 중동사랑시장 떡볶이 튀김 전문점 ‘다수제’ 이병훈 사장(44)은 온라인 진출을 생각했다. 20년 전 떡볶이 장사를 시작해 수도권 몇몇 시장을 거쳐 2015년 이곳에 정착하는 내내 매출은 매년 20%씩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성장속도가 지체됐다. 그는 지난해 초 떡볶이와 튀김을 밀키트(쉽게 조리하도록 손질된 재료를 한데 모은 패키지)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디지털화, 하나부터 열까지 힘든 과정맛에는 자신 있었다. 다른 10개 회사 떡볶이 밀키트 제품과 자신의 떡볶이를 놓고 블라인드테스트를 했다. 맛을 본 10여 명 모두 이 사장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를 위한 통신판매업 등록부터 난관이었다. 통신판매업 등록 방법 등 인터넷 검색부터 필요한 서류 작업, 상표 등록, 글자 형태 선택, 포장 디자인 등등 모든 과정을 손수 했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돈, 노력, 시간이었죠. 저희 시장에서 통신판매업 등록은 제가 처음이어서 물어볼 사람도 없었어요.” 포털 스마트스토어에서 밀키트를 판매하기로 했다. 스마트스토어가 뭔지 몰라 책을 읽었다. 웹페이지 제작을 맡겼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 3개월간 컴퓨터학원에서 포토샵 엑셀 같은 기본 제작 프로그램을 배웠다. 인스타그램도 책으로 익혔다. 공부하고 준비한 끝에 지난해 9∼10월 통산판매업 등록을 마치고 스마트스토어 ‘다수제쿡’을 열었다. “준비만 6, 7개월 걸렸죠. 이후 마케팅을 준비했고요. 50세가 되면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아서 뛰어들었어요. 나이 드신 분들은 이 과정을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교육이 중요합니다.” 오프라인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화가 시장이 나아갈 방향이라면 그 기초적인 것은 상인들이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온라인화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날개로 난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사실상 제로(0)다. 주문은 한 달에 한두 건이 다였다. 이 사장은 ‘다 준비과정이다’ ‘이것도 공부다’ 생각하고 더 노력했다. 지금은 하루에 5∼10개 주문이 들어온다. 온라인 판매를 위해 마련한 창고 월세, 인건비, 재료값 등을 감안하면 갈 길이 멀다. 내년 6월까지 하루 온라인 매출 300만 원이 목표다. 6000원 안팎의 밀키트를 500개 팔아야 한다. 이 정도면 오프라인 점포 하루 매출을 넘는다. 마케팅 직원까지 구한 그는 연말까지 국내 모든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하고 내년에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 홍보까지 할 계획이다. “기초는 다졌다고 생각해요. 물건에 지장이 없고 마케팅이 잘되면 매출은 금방 오를 거라고 봅니다. 잘은 모르지만 온라인 시장은 갑자기 (매출이) 올라오거든요. 2년을 준비하고도 이문이 남지 않으면 어떡합니까. 하하.” 어렸을 때 꿈은 장사였다.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신문배달을 시작으로 커피숍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호텔 등 어지간한 아르바이트는 안 해본 것이 없다. 그런 꿈과 경험을 기반으로 ‘피 땀 눈물’을 쏟은 결과 이제 해외 진출과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구상하게 됐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함께 가야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고 믿는다. 2년간 수익을 못 내면서도 밀키트에 승부를 걸 수 있는 건 매장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어서다. 세상 변화에 비해 너무 더디게 움직이는 것 같은 전통시장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고 믿는다.○“온라인 판매 경험 자체가 중요”이 사장의 성엔 차지 않을지 몰라도 중동사랑시장은 꾸준히 온라인화의 길을 걷고 있다. 포털 네이버가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경기도로 넓힐 때 중동사랑시장은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지금은 부천 지역 ‘시그니처 시장’으로 통한다.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에 전체 점포의 절반가량인 50여 개 상점에서 물건을 올린다. 처음 하루 주문은 3∼5개였지만 이제 15∼20개다. 월평균 1000만 원 정도 매출이다. 온라인에 상품을 올릴 때 이야기를 곁들이고 사진과 그림을 바꾸는 등 노력도 기울였다. 다른 전통시장보다 규모가 큰 상품 배송센터와 자체 라이브 커머스 스튜디오도 있다. 김선호 중동사랑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디지털화를 촉진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시간을 더 효과적으로 쓰려는 고객의 구매 패턴이 바뀌고 산업구조가 변화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객 불편을 줄여주려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그러려면 온라인 판매 채널을 늘려야 했죠.” 온라인에서 물건을 파는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업단장은 전통시장의 생존이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온라인으로 사거나, 온라인으로 경험하고 오프라인으로 사는 온·오프, 오프·온의 선순환에 달려 있다고 본다. 온라인 판매 경험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중기부-소진공, 전통시장내 청년몰 조성 도와 일자리 창출 시장 한곳당 최대 40억 2년간 지원바닥정비-전기 등 기반시설 포함… 제품 개발-마케팅 비용까지 부담 2018년 경북 안동중앙신시장 ‘오고가게 청년몰’에서 시작한 ‘미친돈까스’는 현재 전국 5개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권우성 대표가 20대 시절 7년간 준비해 문을 연 이 가게의 성공 요인은 합리적 가격, 육질 풍부한 냉장육, 특제 소스 등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청년상인 도약 지원사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미친돈까스는 2019, 2020년 2년간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중기부와 공단은 전통시장에 청년상인이 낸 점포로 이뤄진 복합 몰(mall·종합상가)을 조성해 시장의 활력을 높이면서 청년 일자리도 만드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국 전통시장 38곳을 대상으로 청년점포 개수에 따라 소·중·대형으로 나눠 최대 40억 원까지 2년간 지원해 청년몰 조성부터 점포 창업 및 진흥을 돕고 있다. 지원은 기반시설 조성, 시설 확장, 창업 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청년몰 기반시설 조성을 위해 바닥 정비, 진입 환경 개선, 전기 수도 가스 소방 안전 같은 기본 시설을 지원한다. 청년상인 창업 지원으로는 먼저 점포 임차료를 최장 2년간 3.3m²당 월 11만 원 지급한다. 가게에 필요한 전기 수도 가스 등 시설을 갖추는 데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한다. 인테리어 비용은 총비용의 60% 내에서 3.3m²당 100만 원까지 제공한다. 창업한 이후에도 손놓고 있지 않는다. 청년상인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제품 및 브랜드 개발과 홍보마케팅 및 라이브 커머스 비용을 지원한다. 전문가 컨설팅이나 다른 성공한 청년상인의 멘토링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개별 점포뿐만 아니라 청년몰 자체 활성화를 위해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한다. 부천=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영풍은 2차 전지 리사이클링 분야 기술연구소인 ‘전략 희소금속 캠퍼스’(가칭)를 수도권에 설립하겠다고 3일 밝혔다. 세계 아연 제련 규모 4위인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은 건식용융(乾式鎔融)리사이클링기술로 폐(廢)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비율을 높여왔다. 리튬은 90%, 코발트 니켈 구리는 95% 이상 회수할 수 있다. 건식용융리사이클링기술은 고온 용융로(爐)에 분해한 폐배터리를 녹여 각종 유가(有價)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습식(濕式)공정보다 배터리 분해 공정이 비교적 단순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양의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 건식 공정에서는 어려웠던 2차 전지 핵심 소재 리튬 회수도 더스트(먼지) 집진(集塵) 설비를 통해 가능하게 됐다. 용융로에서 공기 중에 먼지 형태로 흩어진 리튬을 집진기로 모은다. 기존 습식공정에서 부분적으로 버려지던 니켈 코발트도 회수 처리할 수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에도 건식용융기술을 활용하면 리튬과 구리 회수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습식공정에서 찌꺼기로 남는 음극재 흑연도 재활용해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영풍은 건식용융기술을 토대로 내년 하반기까지 연간 폐배터리 2000톤(전기차 8000대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일럿 공장을 짓는 데 이어 2024년까지 전기차 5만~10만대 분량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영풍 관계자는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면서 세계의 배터리 재활용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이 기술은 2차 전지 리사이클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그게 되겠어요? 큰 전통시장도 실패했는데….” 2019년 5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들은 조심스러웠다.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보겠다는 당진전통시장 사업계획을 듣고서였다. 충남 당진에 있는 당진전통시장은 2017년 4월 중기부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문광형사업)에 선정돼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시대 흐름에 뒤처지던 공설시장의 한계를 조금씩 극복해 나갔다. 30, 40대(3040)를 겨냥한 콘텐츠 공간과 이벤트로 손님과 매출도 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벤트에 공적인 돈을 더 투자해도 도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으로’당진전통시장 상인회(회장 정제의)와 문광형사업단은 ‘전통시장도 온라인 플랫폼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주요 고객이 돼야 할 3040은 애초 전통시장을 찾지 않았다. 대형마트, 편의점이 소비 공간이었다. 전통시장 주력인 신선식품이나 식료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한다. 따라서 ‘3040이 왜 전통시장에 오지 않지?’ 하는 물음은 웃기는 일이었다. “주변에서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전통시장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 역할을 할 온라인 쇼핑몰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그럼 어떤 온라인 플랫폼이냐. 가장 어려운 형태를 해보자고 했다.”(유원종 문광형사업단장) 쿠팡, 위메프 같은 오픈마켓은 입점, 주문 접수, 배송, 고객관리까지 판매자 스스로 해야 한다. 상인들에게 버겁다. 2010년대에 전국 대형 전통시장 몇 곳이 정부 지원을 받아 자체 홈페이지에 상품을 올리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려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통합관리 체제로 상인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개월간 준비해 2019년 7월 중기부 ‘희망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 2020년부터 2년간 지원받게 됐다. 사업 주체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상인 매출로 직결되는 사업 모델을 택했다. 타깃은 40대 안팎의 1인, 2인 가구. 상인들에게서 과일 야채 건어물 고기 등을 매입해 작게 나눠서 팔기로 했다. 당진에서만 주문받는 타운(지역)형으로 정했다. 지난해 9월 11일 온라인 쇼핑몰 ‘당찬한끼’가 출범했다. 당찬한끼는 ‘당진의 대표적 반찬’이란 뜻과 ‘한 끼를 먹어도 당당하게 알차게 알뜰하게 먹자’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상생전략-배달서비스로 한 단계 ‘UP’ 많은 온라인 쇼핑몰 틈바구니에서 당찬한끼가 잘되기는 쉽지 않다. 고정적 수입 기반이 필요했다.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 현대제철 같은 당진 소재 주요 기업들과의 상생이 열쇠였다. 당진발전과 협의해 직원들이 온누리상품권을 당찬한끼에 적립해 쓸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봉사포인트 1점을 얻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봉사활동을 못 하면서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봉사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진 직원들은 좋아했다. 매달 약 400만 원의 고정 매출이 생겼다. 올 5월에는 즉석음식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당찬한끼 사람들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현재 일하는 7명 중 2명은 협동조합에서 직고용했고, 5명은 당진시 일자리창출사업 지원을 받는 파트타이머와 사회복무요원이다. 시장 원재료를 조리해 반찬, 도시락 등을 만들고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배달한다. 밀키트 제작까지 더해졌다. 보건소 복지관 건강생활지원센터 같은 시 산하 기관들이 코로나19 이전에 하던 취약계층 영양 프로그램을 밀키트로 대신했다. 밀키트 30종류를 개발했다. 밀키트를 받은 가정에서 음식 만드는 모습을 동영상, 사진으로 찍어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는 등 인기가 높다. 지난 14개월간 당찬한끼 가입 회원은 1780명, 총매출 약 3억 원, 순이익 약 4000만 원을 올렸다. 당찬한끼에 물건을 파는 상가 매출은 평균 약 18% 올랐다.○미래는 상품화 전략으로문제는 자생력이다. 다행히 중기부 디지털전통시장 사업에 선정돼 2023년까지 2년은 숨통이 틔어 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당찬한끼에는 약 240개 시장 상품이 올라 있다. 그러나 가격 품질 포장 등의 경쟁력은 다른 중소기업 상품에 비해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리미엄급 및 실용적 상품화와 판매 채널 다각화를 미래전략으로 삼았다. 프리미엄급은 예를 들면 좋은 약재를 써서 주문 후 3일 뒤 배송하는 간장게장, 한의사에게 자문해 개발한 쌍화탕 같은 제품이다. 실용적 상품은 1인, 2인 가구 니즈에 맞도록 패키지를 구성하는 것이다. 삼겹살 항정살 뒷고기 등 고객이 원하는 고기 부위를 조금씩 함께 포장 판매하는 것이 한 예다. 이렇게 상품화한 제품 30개를 주력 상품으로 당찬한끼에 올리고, 여러 온라인 쇼핑몰과 전국 맘카페 공동구매 사이트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도 올린다는 구상이다. 유원종 사업단장은 “상품화가 성공하고 2년간 꾸준히 지켜낸다면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제품의 성분 원료 안전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매하는 체크슈머(Check+Consumer)가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건강식품을 살 때 더욱 신중하게 결정한다. 정관장은 자연을 소재로 한 건강식품 브랜드 굿베이스에서 최근 건강즙 3종을 선보였다고 24일 밝혔다. ‘무안에서 자란 단단한 자색양파’ ‘부안에서 자란 달큼한 오디’ ‘제주에서 자란 건강한 적양배추브로콜리’다. 바탕이 좋은 원재료를 사용한다는 자부심을 표현한 브랜드 굿베이스는 자색양파, 오디, 적양배추·브로콜리 건강즙 3종을 통해 좋은 건강즙의 선택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한다. 건강즙 시장 공략에 나선 이 제품들은 그해 수확한 신선한 지역 특산물을 원료로 해 제철에만 살 수 있도록 했다고 굿베이스 측은 밝혔다. 건강즙 포장에 새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좋은 즙 고르기 체크리스트’가 뜬다. 자색양파, 오디, 적양배추·브로콜리의 원산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 채소들이 약 290가지 안전성 검사 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무안에서 자란 단단한 자색양파’는 국내 최대 양파 산지이자 양파 지리적 표시제 인증 지역인 전남 무안군과 업무협약을 맺어 안전성을 인증 받은 양파만 사용했다. 무안 자색양파는 양파 재배 3박자인 황토, 해풍(海風), 염기(鹽氣)를 갖춘 것으로 이름이 높다. 맛있고 영양이 풍부하며 향은 짙고 단맛은 깊다. 이렇게 자란 자색양파를 물 한 방울 넣지 않고 NFC공법으로 짜내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고 굿베이스 측은 강조했다. ‘부안에서 자란 달큼한 오디’는 오디 지리적 표시제 107호 인증 지역인 전북 부안에서 제철 오디를 원료로 한다. 변산반도에 부는 서해 바람과 풍부한 일조량 덕에 알이 크고 단맛이 풍부하다고 한다. 부안군과 MOU를 맺고 재배부터 수확까지 꼼꼼하게 관리 및 선별했다. 이 역시 100% 착즙했다. ‘제주에서 자란 건강한 적양배추브로콜리’는 제주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적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사용했다. 적양배추와 브로콜리에 당근까지 100% 짜낸 데에다 사과농축액을 더했다. ‘무안에서 자란 단단한 자색양파’와 ‘부안에서 자란 달큼한 오디’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생산한 1만2000세트가 다 팔렸다고 굿베이스 측은 밝혔다. 민경성 KGC인삼공사 건식사업단장은 “건강은 좋은 원료에서 시작한다는 믿음으로 좋은 산지에서 재배한 고품질 제철 원료를 사용했다”며 “원료재배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지역 특산물 홍보를 통해 농가 상생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신영시장이 반(半)세기를 점프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신영시장 상인들이 하는 말이다. 내세울 ‘핵(核)점포(유명 점포)’도 없는 전통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디지털역량 사업에 참여한 신영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손님이 뚝 떨어졌다. 곤경에 빠진 신영시장을 바꾼 것은 라이브 커머스, 온라인 판매, 모바일 결제라는 ‘디지털 3종 세트’였다. ○ 특정 점포가 아닌 신영시장 물건 “하하하.” 지난해 9월 21일 신영시장 문화센터에서 시중은행 은행장들과 ‘중소기업금융지원위원회’회의를 하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웃었다. 김동용 상인회장이 라이브 커머스(라이브 쇼핑 방송)를 이원 생방송으로 해보겠다고 했을 때였다. 이 웃음은 몇 분 뒤 상인을 만나는 박 장관 모습이 스마트폰으로 전송돼 시장 TV에 실시간으로 나오자 경탄으로 바뀌었다. 신영시장 라이브 커머스는 유명 유튜버나 연예인이 아니라 상인이 쇼 호스트를 맡아 주도한다. 서툴긴 하지만 하면 할수록 상인들은 배짱과 자신감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물건을 꼼꼼하고 재미있게 설명하게 됐다. 쇼 호스트를 할 때는 자기 가게 이름은 말하지 않고 다른 상점 물건들도 소개한다. ‘○○가게’ 양파, ‘△△상점’ 닭 강정이 아니라 ‘신영시장 양파’ ‘신영시장 닭 강정’이다. 이인선 신영시장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디지털로도 골고루 질 좋은 장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것이 전통시장 디지털화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매주 하다가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하고 있다. 유튜브와 네이버 쇼핑 라이브서부터 그린라이브 더라이브 같은 소규모 라이브 커머스에도 나온다. 콘셉트도 ‘1인 가족이 2만 원으로 일주일 버티기’ ‘핼러윈 특집’ ‘코로나 이기는 복날은 온다’ 등 시의적절하게 맞춘다. 조회수는 30∼300 정도지만 지난해 12월 네이버 쇼핑 라이브 때는 한 상점 매출이 10배로 뛰었다. 쇼 호스트로 나선 ‘옛날한과’ 손미경 사장은 명절에 50, 60개 나가던 한과세트를 지난 추석에 130개나 팔았다. 24일 신영시장에서는 쇼 호스트를 맡은 상인 7명이 유튜버와 짝을 이뤄 1만 원대 시장 물건을 누가 잘 파는지 겨루는 ‘쇼 호스트 대회’를 열었다. 내년에는 상인 개개인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계획 중이다. ○‘딩동’ 주문 소리에 기분이 ‘업’ “이상한 일이네…. 강원도 고성에서 주문이 들어왔어.” 오태철 ‘남부건어물’ 사장이 어느 날 고개를 갸웃했다. 건어물 고장이라 할 강원도에서 건어물을 주문하다니? 신영시장은 중기부 사업에 참여해 이지웰, 온누리몰 같은 쇼핑몰에서 전국 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남부건어물은 자신들이 파는 121개 제품 전부를 올려놨는데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을 하던 고성에서 보고 황태채를 주문한 것이다. 이 점포는 단돈 5000원어치를 사도 구운 김, 미역, 땅콩 등을 서비스로 보낸다. 오 사장은 “아무 생각 없이 하나라도 팔면 좋겠다고 올렸는데 신기했다”며 “온라인 판매는 보너스나 덤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영시장 110여 개 점포 가운데 22곳은 네이버 쇼핑 장보기에 상품을 올린다. 이지웰 등에서 전국 배송하는 상점도 지난해 4곳에서 올해 11곳으로 늘었다. 이들은 매출의 20∼30%를 온라인 판매로 올린다. 온라인 판매 역시 상인 주도다. 50, 60대 상인들이 스스로 상품 사진을 찍어 올린다. 어떻게 하면 물건을 더 노출시킬 수 있을까, 서비스는 무엇이 좋을까, 포장은 어떻게 개선할까를 고민한다. ‘옛날한과’는 개당 7000원을 들여 황색 종이박스를 색동 한지로 된 팔각상자로 바꾸고 보자기로 쌌다. 한 야채 가게는 파 한 단을 주문해도 상인이 직접 쓴 감사편지를 동봉한다. 스마트폰에서 ‘딩동’ 하는 주문 벨소리가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손님과 실랑이를 벌일 필요도 없으니 감정 소비도 덜하고 우울감도 사라진다. 온라인 판매를 위한 각종 서류 작업은 난관이다. 다른 시장에서는 통신판매신고증을 만들 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에 낼 서류는 나름대로 간소화됐지만 쇼핑몰 플랫폼 회사에 요구하는 자료는 여전히 많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지” 한다. 상인이 진화하면서 시장도 변화했다.○ 할머니 손님도 모바일 결제 “상인이 모바일 결제를 편하게 생각한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 길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협조한다.”(김동용 상인회장) 매주 토요일은 ‘모바일 결제의 날’이다. 이날 3만 원 이상을 구매하면 5000원짜리 모바일 상품권이나 쿠폰을 받는다. 농활상품권 등 모바일 상품권을 잘 활용하면 최대 60%를 할인받을 수 있다. 통계를 내보니 모바일 결제 행사 매출의 63%는 카드 사용이었다. 그런데 모바일 결제(26%)가 현금(11%)을 앞섰다. 김 상인회장은 “내년에는 모바일 결제 비율을 50%까지 높이겠다”며 “10년 뒤면 모바일이 카드를 뒤집을 것”이라고 했다. 모바일 결제 혜택을 설명하면 ‘카톡을 쓸 줄 아는’ 고객은 그냥 못 지나간다. 70, 80, 90대 할머니도 한다. 폴더폰을 쓰던 한 할머니는 자식에게 얘기해 스마트폰으로 바꾸기도 했다. 상인들은 바쁜 와중에 고객이 알아서 앱으로 결제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시장으로서는 젊은층이 유입되고, 기존 고객은 더 찾아 더 많이 쓰도록 할 수 있다. 회계 처리도 투명해졌다. 전통시장 디지털화는 여전히 먼 길이다. 정부 지원도 필요하고 포털 등 대기업 협력도 절실하다. 그러나 들어선 길을 돌이킬 수는 없다. “전통시장 상인의 삶은 365일 같은 패턴이었다면, 이제 새로운 변화에 직면했다. 가야 할 길이고 살길이다.”(김수자 애플N치킨 사장) “사업 그림 그려놓고 색칠은 나중에… 입점할 플랫폼 더 많아졌으면” 디지털화 이끈 상인회장-사업단장 서울 신영시장 디지털화를 이끄는 김동용 상인회장과 이인선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웬만하면 도전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은다. 뜻하지 않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뛰어든 길이었기에 디지털화의 전체 그림을 예측할 수는 없었다. “(디지털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내용을 다 알았다면 아마 힘들어서 못했을 거예요. 저랑 이 사업단장은 원을 그려놓고 상황을 봐가며 색칠하는 식이었죠. 미흡하다면 방향을 바꿔 보고,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했습니다.”(김동용 상인회장) 두 사람은 매주 토요일 모바일 결제의 날 행사에 참여한 손님들이 결제 방법, 거주지, 성별과 나이를 적도록 해서 물품대장을 작성했다. 전통시장 빅데이터다. 김 상인회장은 “지금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만학도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사업단장은 전통시장 디지털화 성공을 위해 대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대형 포털 초기화면 메뉴에 ‘소상공인전통시장’ 카테고리를 넣어준다면 시장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고객과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정부는 더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시켜줬으면 좋겠고요. 전통시장의 손을 잡아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끌고 가주는 일이지요.”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