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75년간 동업을 이어온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사업장이 있는 울산 지역에선 고려아연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 시장이 주도하는 운동에 문화예술계와 사회복지계, 지역 건설업계까지 나서며 범시민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울산예술인총연합회와 문화원연합회는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국내 제조업과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에 우리 토종기업 고려아연이 약탈당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자랑스러운 120만 울산시민의 저력을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으로 보여주자”고 밝혔다. 이어 지역 53개 단체가 뭉친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울산사회복지협의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재울산연합향우회 등의 단체도 잇달아 기자회견 단상에 올라 고려아연 주식 갖기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울산상공회의소에서는 울산시건설단체총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은 김 시장이 18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0만 시민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김 시장은 “울산시민은 2003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당시 ‘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막아낸 바 있다”며 “이번에도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당시 일각에선 김 시장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날 기자회견을 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20여 년 전 ‘SK 사건’과 연결 지으며 이슈화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울산 지역에선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정치권과 상공계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과 이순걸 울주군수 등 고려아연의 제철소가 있는 울주군 출신 선출직들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수합병 시도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소액주주, 관련 업체 관계자와 노동자들까지 울산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진보당 울산시당도 19일 입장문 등을 내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비판했다. 울산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 아카데미 총동문회 등 울산지역 6개 경영인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최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결탁한 영풍과 기업 사냥꾼 MBK파트너스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12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 장형진 고문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넘기기로 하는 내용이다. 이어 MBK는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대 2조 원의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영풍이 사모펀드를 끌어들여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故)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영풍그룹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으나 최근 양 가문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제가 살아생전 겪은 가장 악몽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손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 다들 몸만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22일 경남 김해시 칠산서부동의 최용기 이동마을 통장은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20일부터 427.8mm의 물폭탄이 쏟아진 김해에선 지역 하천인 조만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고, 21일 오전 9시경 범람한 강물이 이동마을을 휩쓸었다. 최 씨는 “119에 신고하는 사이 하천이 굉장히 빠르게 불어나더니 강물이 제방을 넘어 집과 논을 덮치기 시작했다”며 “한 시간만 더 폭우가 쏟아졌다면 둑이 터져서 논이며 주택이며 전부 물에 잠겨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해에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대성동고분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주말 동안 경남, 부산, 전남, 제주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가을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부산에선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부산소방재난본부 배수 차량과 5t 트럭이 구멍에 빠졌고, 전남 장흥군에선 급류에 휩쓸린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오전 8시까지 이번 비로 인한 전국 논밭 침수 피해 면적을 3608ha(헥타르)로 집계했으나, 이날 오후 8시 기준 전남에서만 논 침수 면적이 7791ha로 늘어나 전체 피해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기상청 등에 따르면 19일부터 21일 밤 12시까지 사흘간 누적 강수량은 제주 삼각봉이 770.5mm, 경남 창원시 529.4mm, 김해시 431.1mm, 전남 여수시 400.5mm, 강원 속초시 388.5mm 등이었다. 특히 창원은 21일 하루 강수량이 397.7mm, 시간당 최대 104.9mm로 둘 다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시간당과 일일 기준 모두 200년 만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고 분석했다. 창원의 지난해 누적 강수량(2161.1mm)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비가 사흘 만에 쏟아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시간당 100mm가 넘게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을 정도다. 창원의 과거 시간당 강수량 기록은 2009년 7월 16일 102mm였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경남=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울산시민 대부분은 정당현수막 전용게시대 운영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울산시 대표 누리집을 통해 ‘정당현수막 전용게시대 시민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9%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정당현수막 전용게시대 운영 성과를 알아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추진됐다. 전체 응답자 3690명 중 2021명(55%)이 ‘매우 만족’, 1273명(34%)이 ‘만족’으로 답했다. ‘보통’은 319명(9%), ‘불만’은 42명(1%), ‘매우 불만’은 35명(1%) 등으로 나타났다. 운영 효과를 묻는 항목(복수 선택)에서는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이 30%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차량 및 보행자 안전사고 위험 개선’은 27%, ‘가로등·가로수 등 게시로 인한 공공시설물 및 수목 훼손 방지’는 22%, ‘여러 정당의 정책을 한 번에 비교 가능’은 20%를 차지했다. 또 정당현수막 게시 장소에 대한 질문에는 88%가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전용게시대 이용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반면 11%는 ‘정당의 표현 자유 보장을 위해 장소 제한 없이 허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기타 답변으로는 정당현수막 자체에 대한 반대와 무분별한 게시에 대한 피로감 호소 등이 있었다. 시는 이번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과 정당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당현수막 전용게시대 운영 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134곳에 정당현수막 전용게시대를 설치하고 일부 전용게시대는 게시 면수를 기존 4면에서 6면으로 늘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정당현수막 전용게시대 운영에 대한 시민 호응도가 매우 높은 만큼 전용게시대 유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시는 시민이 안전하고 편안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먼저 연휴 기간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공무원 351명(일평균 70명)이 각종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한다. 추석 전후 2주는 ‘비상 응급 대응 주간’으로 지정해 안정적인 응급의료·비상진료 체계를 구축한다. 24시간 비상진료 체계가 유지된 울산대병원 등 응급의료센터·기관 7곳과 휴일지킴이 약국, 공공심야약국 2곳을 운영한다. 구·군 보건소 진료실도 순차적으로 운영한다. 시민들의 추석 물가 부담 가중에 대응하기 위해 물가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현장 점검을 통해 농축산물 등 성수품 20종의 중점관리품목 물가를 관리한다.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은 태화시장, 신정시장, 대왕암월봉시장, 언양알프스시장 등 전통시장 4곳에서 당일 국산 수산물 구매 금액의 최대 30%(1인 2만 원 한도)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행사를 마련한다. 또 전통시장 이용 편의를 위해 29일까지 전통시장 주변 주차장 등에 2시간 내 주차를 허용한다. 재난·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4시간 재난안전경보상황실을 운영하고, 다중이용시설과 화재취약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지도도 나선다. 119종합상황실에도 연휴 기간 인력을 보충해 각종 사건·사고에 대비한다. 교통 소통·안전 대책으로 교통상황실을 운영하고, 추석 전날 KTX울산역 심야 도착 승객을 위해 리무진 버스를 추석 당일인 17일 0시 55분까지 연장 운행한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전력 자립도가 높은 울산은 분산에너지 특화도시로 최적지입니다.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울산의 주력산업은 물론이고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0일 울산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이며 산업수도 울산을 1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울산은 부산과 제주, 전남, 전북 등 10곳이 넘는 지자체들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상반기(1∼6월) 특화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분산에너지란 전기 등이 필요한 지역 인근에서 생산 및 공급되는 에너지를 뜻한다. 김 시장은 “지방 소멸을 막으려면 정부에서 국토 이용과 징세 권한을 지방정부로 완전히 이양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8기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전반기 최대 성과는…. “울산에 오는 보통교부세를 대폭 늘린 것이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내려주는 보통교부세는 울산시 자체 사업에 쓸 수 있다. 울산은 해마다 평균 11조 원의 국세를 낸다. 도시 규모가 비슷한 광주, 대전과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하는 돈이다. 반면 2021년 울산시가 받은 보통교부세는 4397억 원에 그쳤다. 광주 9452억 원, 대전 9569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역차별을 받아온 것이다. 시장 취임 직후 울산에 유리한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을 정부에 건의했고, 산업단지 관리 비용인 ‘산업 경제비’를 산정 지표에 추가했다. 그 결과 울산의 보통교부세가 올해 9243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민선 8기에 국한된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 매년 적용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분산에너지 특화도시가 되려는 이유는…. “비수도권과 수도권의 극심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 간 전력 수급 격차가 매우 크다. 2022년 기준 전력 자립도를 비교하면 울산은 102.2%, 서울은 8.9%다.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울산을 포함한 이른바 ‘U벨트’(경북, 울산, 부산, 전남 등)에 몰려 있다. 반면 전력 소비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전력이 긴 송전선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공급된다. 그런데도 지방과 수도권의 전기요금은 같다. 이 같은 불평등에 대해 지난해 2월 전북 전주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건의했다. 같은 해 3월 울산에서 열린 국회 균형발전토론회에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특별법은 올해 6월 14일 시행될 수 있었다.” ―특별법 내용의 핵심은 무엇인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내에선 전기 생산자가 한국전력공사를 거치지 않고 기업이나 시민 등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 공급이 가능하고, 전력이 부족하거나 남는 경우 전기판매사업자와 수요자 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소비자는 한전이 파는 전기보다 더 싼 가격에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값싼 전기요금과 함께 정부의 지방시대 4대 특구 사업인 ‘울산형 기회발전특구’의 다양한 혜택이 합쳐지면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같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 유치에 폭발적인 효과를 낼 것이다. 일자리가 창출되고 인재가 몰리면서 울산 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화지역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울산의 장점은…. “지난해 말 기준 울산의 전력자급률은 102.2%다. 울산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33.6TWh(테라와트시), 소비량은 32.9TWh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다. 이 중 제조업 소비량이 전체의 82%인 27TWh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올 하반기(7∼12월)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가 상업 운영에 들어간다. 이 발전소에서는 28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 전력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새울원전 3·4호기(2.8GW·기가와트)가 각각 올해와 내년에 준공된다. 또 원전 6기와 맞먹는 발전량(6.2GW)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도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앞으로 울산에선 전력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를 것이다.” ―울산시민의 자긍심과 행복도를 높이는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울산시민에게 세계적인 공연장을 선물하고 싶다. 관람석 3000석 규모, 총면적 5만 ㎡의 대규모 공연장을 마련해 시민에게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하고, 이를 문화도시로 진화하는 울산의 상징물로 활용할 것이다. 3600억 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비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2020년 공연장 건립이 지방 사무로 전환돼 국가 지원이 쉽지 않다.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뿐 아니라 과거 울산 태화루 복원에 에쓰오일이 100억 원을 기부했던 사례처럼 기업체의 기부 방안도 모색 중이다. 태화강역 일대에 세계적인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울산항선 수소트램’ 도입도 추진한다.” ―부울경 행정통합론에 대한 의견은…. “지방 소멸을 극복하려면 초광역 협력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 부울경 메가시티 사례가 보여주듯 정부에서 권한과 예산을 이양해주지 않으면 인력과 예산만 낭비될 뿐 지방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 이에 울산은 부울경, 울포경(울산, 포항, 경주)과 ‘행정통합’이 아닌 ‘경제동맹’ 형태로 협력하며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점은…. “국토 이용 권한을 지방정부로 완전히 이양해 주길 바란다. 국토 전반의 이용과 개발, 보전계획을 지방정부가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기업을 유치하고, 수도권에 버금가는 문화·관광·체육 기반을 확충하는 등 지방을 살리려면 꼭 필요하다. 현재 소득세, 소비세, 법인세 같은 주요 세원을 걷는 권한은 중앙에 있다. 지방교부세 확대,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등 지방정부가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권한이 하루빨리 확대돼야 한다. 지방정부가 직접 행정 계획을 세우고 인력을 구성하도록 자치계획권이나 자치조직권 확대도 절실하다. 그래야 지방정부가 지방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고, 지방 소멸도 막을 수 있다.”김두겸 울산시장 프로필△울산(66)△광성고, 경남대 화학과△3대 울산 남구의회 의장△3·4대 울산 남구청장△울산대 행정학과 겸임교수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울산에서 열린다. 공장 밀집 지역에서 한국 대표 정원도시로 거듭난 울산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울산시는 5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76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2028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울산시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제협회가 승인한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건 전남 순천에 이어 울산이 두 번째다. 울산 국제정원박람회는 2028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태화강 국가정원(84만 ㎡)과 남구 삼산·여천매립장(35만 ㎡), 남산문화광장(2만 ㎡) 일원 등 121만 ㎡ 일원에서 열린다. 국제정원, 기업정원, 작가정원 등 다양한 정원이 조성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열릴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승인한 울산 국제정원박람회의 총사업비(2025∼2028년)는 483억2000만 원이며 이 중 국비는 96억6000만 원이다. 시는 박람회 개최 시 31개국에서 13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유발 3조1544억 원, 부가가치 유발 1조5916억 원, 일자리 창출 2만5017명 등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시는 기대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사절단을 이끌고 이번 총회에 참석해 차별화된 전략과 울산시의 국제행사 개최 역량을 집중 설명했다. 또 울산 지역 대표기업인 SK, 현대차, HD현대중공업이 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응원 영상을 보냈다. 여기에다 바르샤바 현지에 근무하는 현대로템, 현대차, 기아차 직원들과 안홍균 AIPH 한국 대표 등이 유치에 힘을 보탰다. 김 시장은 “죽음의 강이었던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거듭난 점, 산업 쓰레기 매립장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한다는 점, 산업수도답게 기업이 참여하는 박람회를 만들겠다는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했다”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성공적인 박람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카피타니오 AIPH 회장도 “울산 국제정원박람회는 쓰레기매립장을 박람회장으로 조성해 AIPH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에 부합하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며 “내년 3월 태국 총회에서 울산시가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발표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IPH는 1948년 스위스에서 설립돼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제비정부기구로 국제정원박람회를 승인하는 기구다. 한편 박람회 개최 주요 장소인 태화강 국가정원과 삼산·여천쓰레기매립장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심화로 한때 환경 오염의 대명사로 꼽혔다. 국가정원이 들어선 태화강은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급물결 속에 20년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역한 냄새가 진동했고, 오염에 견디다 못해 떼죽음당한 물고기들이 떠다녔다. 정부, 지자체와 시민, 기업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태화강 부활 프로젝트’에 나선 결과 생명력을 잃었던 태화강은 연어가 회귀하고 은어와 황어가 떼 지어 이동하는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르게 됐다. 5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하는 우리나라 제2호 국가정원으로 거듭난 스토리도 갖게 됐다. 과거 1980∼1990년대 생활 쓰레기를 메웠다가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던 태화강역 뒤 삼산·여천 매립장이 박람회를 계기로 국제적인 정원으로 탈바꿈할지도 주목된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시는 북구 창평동 일원(0.86㎢)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8일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성 토지 거래를 차단하고 토지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지정 기간 이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 토지 거래를 할 때는 북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실수요자만 토지를 취득할 수 있다. 지정 기간은 10일부터 2027년 9월 9일까지 3년간이다. 시 관계자는 “북울산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지가 상승 기대심리와 투기적인 거래 발생이 우려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주거, 상업, 산업, 의료시설 등 전반적인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역세권개발 사업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자족 기능을 갖춘 광역 신성장거점으로 조성된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BNK경남은행은 마산어시장 청과시장 화재로 피해를 본 상인들에게 총 1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8일 밝혔다. 은행은 화재 피해를 겪은 28개 점포에 연 1.5% 수준으로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5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이고, 최대 1년까지는 이자만 납부할 수 있다. 박상호 고객마케팅본부 상무는 “긴급 경영안정자금이 피해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은행 차원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 울주군이 내년 1월부터 주민에게 평일 출퇴근 시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원한다. 울주군은 울주군의회가 고속도로 통행료 지원 조례를 처리했다고 8일 밝혔다. 조례에 따르면 울주군은 자체 예산을 활용해 지역 주민이 매주 월∼금요일 오전 6∼9시와 오후 5∼7시에 고속도로 영업소 이용 시 발생하는 통행료를 지원한다. 이번 지원은 일반도로 이용자를 고속도로로 분산해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지원 한도는 1인당 월 최대 20만 원이다. 지원 대상 영업소는 경부고속도로 활천·통도사 영업소, 동해고속도로 범서·문수·청량·온양 영업소, 울산고속도로 울산·서울산 영업소, 울산함양고속도로 배내골 영업소 등 9곳이다. 주민이 군청 홈페이지에서 통행료 지원을 신청하면 울주군이 개인별 고속도로 통행 정보를 확인한 뒤 기납부한 통행료를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다만 입구와 출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지원 대상 영업소가 아니거나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 본거지가 울주군이 아닌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체나 법인 소유 차량이거나 임차 차량인 경우에도 통행료를 지원받을 수 없다. 울주군 관계자는 “이번 지원으로 출퇴근 시간 울주군 내 교통 체증을 해소하고 주민 가계 부담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시는 9일부터 지역 내 전통시장과 착한가격업소에서 지역화폐인 ‘울산페이’로 결제하면 결제액의 5%를 울산페이로 돌려주는 환급 행사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행사 기간에 울산페이로 결제하면 기존 7% 환급에다 추가 5%를 더해 최대 12%를 환급받을 수 있다. 다만 전통시장은 추가 환급 한도가 1명당 2만5000원까지이다. 착한가격업소는 제한이 없다. 행사는 전통시장은 10월 10일까지 한 달간, 착한가격업소는 연말까지 진행된다. 예산 소진 때는 행사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전통시장 울산페이 환급 행사는 시가 시민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울부심(울산 자부심) 생활플러스 사업’의 하나다. 전통시장 상권을 활성화하고 추석 명절 시민들의 장바구니를 가볍게 하고자 마련됐다. 시는 전통시장 환급 행사에 올해 4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 선정으로 확보한 국비 4300만 원에 시비 2700만 원을 더해 총 7000만 원을 투입한다. 착한가격업소 추가 환급 행사는 2024년 행안부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정책 사업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착한가격업소를 응원하는 사업이다. 전통시장과 착한가격업소 가맹점은 울산시 홈페이지와 울산페이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이차전지 폐수가 지역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갈등 사안으로 떠오르자 환경부가 연말까지 폐수 ‘염 농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염 농도는 기업의 폐수 처리 방식, 처리 비용 등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3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환경부는 연말까지 공공 하수처리 방식과 바다 직방류 방식을 구분해 염 농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폐수에 들어 있는 고농축 염 성분은 바다 생물 및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물질이다. 환경부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폐수 배출량과 생태계 유해성 사이의 상관 관계를 우선 분석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에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5∼7% 수준의 염 농도를 1%포인트 낮추려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과 기술력이 필요하다. 고려아연은 울산시에 ‘관련 시설 설치 비용 5000억 원, 1년 운영비 480억 원 소요’라고 보고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새만금에 투자하기로 한 일부 기업들이 공장 착공을 미루거나 공사 진행을 일부러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정성균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생산공정상 엄청나게 쏟아질 수밖에 없는 폐수를 재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공동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황산염 등 폐기물을 비료로 재활용하는 곳도 있다. 스웨덴 스타트업 시니스 퍼틸라이저는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배출하는 황산염으로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올해 5월 건설했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울산의 하수 처리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어요.” 최근 울산시는 이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나온 폐수를 공공 하수처리장으로 흘려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기업들의 요청을 고심 끝에 거절했다. 지난해 7월 경북 포항, 전북 새만금, 충북 청주와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울산의 결정에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차전지 폐수 처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전국의 특화단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폐수의 주요 성분인 ‘황산염’은 통상적인 방법으로 처리하기가 어려운 데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화단지에 들어서고 있는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6년부터는 하루 배출되는 이차전지 폐수량이 20만 t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신속하게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간 갈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황산염에 발목 잡힌 ‘K배터리 전략’ 3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이차전지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하루 1만 t, LS M&M은 하루 5000t의 폐수를 울산시가 운영하는 온산하수종말처리장(공공 하수처리장)을 통해 바다로 배출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다. 투자유치 협약 당시 전폭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했던 울산시는 고민 끝에 ‘불가’ 방침을 세웠다. 시민 15만 명이 내보내는 하루 12만 t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온산하수종말처리장의 기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시는 고농도 황산염이 포함된 이차전지 폐수의 안전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하수종말처리장은 생물학 처리로 오·폐수를 정화해 바다로 배출하는데, 정화 기능의 핵심 역할을 하는 미생물이 염 성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하수처리장의 미생물이 모두 죽을 수 있다”며 “법이 정한 배출 기준에 미달하는 오·폐수를 바다로 방류하게 되면 모든 책임은 울산시가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공공 하수처리 방식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수천억 원대의 폐수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환경 오염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리스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업계에서 나오는 염의 농도는 5∼7%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는 공공 하수처리장 배출 시 염도에 대한 기준은 없다. 기업은 공공 하수처리장으로 폐수를 배출할 경우 ‘생태독성’ 규제 또한 적용받지 않는다. 반면 기업이 공공 하수처리가 아닌 해상 직방류로 폐수를 배출하게 되면 생태독성은 물론이고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총유기 탄소량(TOC) 등 추가 규제가 적용된다.● 해상 직방류는 수산업계-시민단체 반대 포항의 이차전지 기업들은 이미 해상 직방류 방식으로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새만금에서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도 차선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 직방류 역시 수산업계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다. 전북 군산·부안·고창지역 어민 1000여 명은 지난달 14일 새만금개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수산업과 어민은 궤멸적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군산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 “새만금 어민들은 절망적인 상황”이라며 “폐수의 방류 허용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환경보전법 등 현행법에는 직방류 폐수의 염 농도에 대한 기준치가 없다. 또 생태독성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기업이 다른 독성 물질 없이 오직 염에 의해 물벼룩(담수용)이나 발광박테리아(해수용)가 죽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폐수를 직방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고농도의 황산염이 바다 생태계에 미칠 유해성을 입증할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정부가 계획대로 국가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려면 하루빨리 이차전지 폐수 처리와 관련한 적절한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강우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이차전지 폐수 염은 바닷물 속 염과 성분 자체가 다르다”며 “또 밀도가 최대 4배 높은 고농도의 염 폐수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저서생물들에게 생태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 울주군의회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에게 기초단체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하는 유인책을 강화한다. 울주군의회는 ‘울주군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에 관한 조례안’이 최근 소관 상임위원회인 경제건설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조례는 울주군에 주민등록을 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대중교통 이용 경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울주군의회에 따르면 울산 지역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1년 489건, 2022년 573건, 2023년 670건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지난해 울산 지역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건수는 1600여 건으로 전체 고령 운전자의 1.7%(전국 평균 2.4%)에 그쳤으며, 특히 울주군 지역 반납 건수는 290여 건으로 5개 구·군 평균을 밑돌았다. 이번에 조례가 제정되면 면허증을 반납하는 울주군 지역 고령 운전자는 울산시가 조례에 따라 지급하는 10만 원 상당의 선불 교통카드 외에 군이 지급하는 자체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자체 인센티브 지급액은 약 5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조례를 발의한 한성환 군의원은 “면적이 넓고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울주군의 특성은 고령 운전자들이 면허증 반납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면서 “추가 인센티브 지급이 면허증 반납 유인책으로 작용해 안전한 교통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에서도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아요. 방학이라 같이 온 아이들도 재밌어하네요.” 26일 울산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울산 중구 북정동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반구천에서 어반 아트(Urban art)로’ 전시가 개막 56일 만인 21일 관람객 2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어반 아트는 1970년대 미국 뉴욕의 사우스 브롱크스 지역의 그라피티(벽화)에서 시작된 거리 예술이다. 거대한 벽에 물감 등으로 글자나 그림을 표현한 그라피티는 다양한 퍼포먼스나 공공예술로 범위를 넓혔다. 25일 전시장을 찾은 박가은 씨(42)는 “이름만 들어본 제프 쿤스, 셰퍼드 페어리 등의 작품을 실제로 봐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박 씨와 함께 온 딸 김다은 양(12)은 “작가들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여주는 영상도 있고, 만화 같은 작품도 있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미국 대표 그라피티 작가인 존원(JonOne)의 ‘뉴 반구천’이 관람객을 맞는다. 캔버스 폭과 길이가 각각 9m, 3.2m에 달하는 이 그림은 존원이 6월 울산시립미술관을 찾아 완성한 작품이다. 그가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바닥에 깔린 하얀색 캔버스와 싼타페 차량에 큰 붓으로 물감을 뿌려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은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작품 옆에서 재생되고 있다. 프랑스 우표로도 만들어진 그의 작품 ‘자유, 평등, 박애’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프랑스혁명 당시 총과 깃발을 든 여성을 표현한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년) 속 일부를 자신만의 색채로 경쾌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허정선 울산시립미술관 학예사는 “날이 더우니 미술관에서 시원하게 시간을 보내는 ‘미캉스’를 즐기는 분들이 늘었다”며 “방학을 맞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는 시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존원 외에도 그라피티의 1세대 작가로 불리는 미국 작가 크래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로 이름을 알린 미국 작가 셰퍼드 페어리, 프랑스 작가로 샤넬이나 셸, LG 등 다국적 기업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표현한 제우스 등의 작품도 선보인다. 고양이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시켜 표현한 스위스 작가 무슈샤는 울산초교 학생 200여 명과 3월부터 함께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생존 작가 중 작품 값이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미국의 스타 작가 제프 쿤스의 ‘풍선 개(Balloon Dog)’ 소품 몇 점도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대표작은 포르투갈 작가 빌스의 작품이다. 그는 주택 철거 현장에서 구한 건물벽이나 나무문, 철문 등 다양한 재료를 폭약을 이용해 폭발시키거나 표면을 긁어내는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사람의 얼굴 표정을 그려낸다. 허 학예사는 “빌스가 긁거나 새기는 다양한 표현기법들은 국보 반구대 암각화를 남긴 선조들의 표현기법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찬 울산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 체험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27일까지 열린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시가 신축 아파트의 전기차 시설 지상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울산시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조례’ 개정을 통해 신축 공동주택의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과 충전시설 지상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지상 설치에 따른 용적률 완화 등 혜택도 부여한다. 여건상 지상 설치가 곤란할 경우 격리방화벽, 제연경계벽, 스프링클러, 감시카메라 등 설치를 의무화하고 소방 차량 출입이 가능한 지하 1층에 설치하도록 한다. 기존 공동주택의 전기차 충전시설과 주차장을 지상으로 이전 설치할 경우엔 이전비를 지원한다. 지상 이전이 불가능할 땐 지하층 안전시설 설치 비용 지원 기준을 마련해 지원할 방침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 수집과 충전 제어가 가능한 ‘화재 예방형’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 설치도 확대한다. 또 화재 예방·대응 지침 이행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과충전 예방 홍보 스티커를 제작해 배부하는 등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를 강화한다. 공동주택의 전기차 주차구역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설치를 독려하고,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이동식 소화수조, 차량 하부 배터리 관통형 주수 장비 등 전기차 화재 전용 소방 장비도 2025년에 대폭 확충해 배치한다. 이 밖에도 울산시설공단 등 9개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시설 중 지하에 설치된 충전시설 27곳을 올해 안에 지상으로 이전하고, 화재 예방 시설을 확충한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나올 범정부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에 맞춰 향후 분야별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올여름 처음 한반도로 접근하는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며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태풍 접근 시기가 연중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과 겹치면서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해안가 접근을 통제하며 인근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경 제주 서쪽 약 100km 해상을 통과했다. 제주도는 모든 해안가에 대피 명령을 내려 접근을 통제했고, 오후 4시 이후 모든 여객선 운항을 중단했다. 최대 초속 30m(시속 약 108km)의 강풍이 불면서 오후 6시까지 항공기 80여 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에는 시간당 30∼50mm의 폭우가 내렸고, 일부 제주 산지에는 1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후 종다리는 서해로 북상했는데 전남도는 태풍 접근 전 여객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배 2만7000여 척을 대피시켰다.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20일 오후 9시경 전남 신안군 흑산도 동남쪽 해상 30km 지점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강풍과 비를 동반한 저기압의 형태로 북상하며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1일까지 수도권과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최대 100mm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종다리’ 북상에 해안 주민 대피령-여객선 운항 중단태풍 소멸후에도 호우 이어져수도권 등 최대 100㎜ 쏟아질듯서울 이달 30일까지 열대야 지속온열질환자 급증해 역대 두 번째제9호 태풍 종다리는 20일 오후 6시경 제주 서쪽 약 100km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기압 100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18m(시속 약 65km)로 태풍의 기준인 초속 17m(시속 약 61km)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강풍반경도 약 140km인 소형 태풍이었으나 올여름 첫 태풍인 데다 해수면 수위가 연중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20∼23일)이어서 정부와 지자체들은 해안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밤새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했다. 또 여객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어선 등을 대피시켰다.● 태풍 접근해 프로야구 경기 중단 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삼각봉에 99mm의 폭우를 내리는 등 제주 전역에 많은 비를 퍼부었다. 최대 순간풍속도 삼각봉의 경우 초속 29.9m(시속 108km)에 달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제주도를 통과했다. 다만 광주에선 태풍이 북상하면서 폭우가 쏟아지자 오후 6시 반부터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경기가 4회초 중단됐다. 또 태풍이 접근하면서 부산을 비롯해 경남 창원 통영 사천 거제시와 고성군 등에 폭풍해일주의보도 발령됐다. 기상청은 20일 밤 소멸된 태풍이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어 21, 22일 전국적으로 비를 내리게 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80mm(경기 남부 100mm 이상), 충청권과 호남권 30∼80mm(전남 해안 등 100mm 이상), 영남권 30∼80mm(경남 남해안 등 100mm 이상) 등이다. 2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충청권 10∼50mm, 강원 동해안 5∼30mm, 호남권과 영남권 5∼40mm, 제주 10∼40mm 등이다. 기상청은 20∼23일이 백중사리 기간인 만큼 태풍이 소멸된 후에도 비가 오는 동안에는 해안가 접근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면 무더위의 기세가 꺾이지만 태풍 종다리는 세력이 크지 않은 데다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끌고 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21, 22일은 최고기온이 31도까지 내려가지만 23일부터 다시 올라가 25일 이후 최고기온이 33도가량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 중인 서울은 20일 오전까지 30일 연속으로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기상청은 이달 30일까지 계속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5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890명으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 기록(2818명)을 넘어섰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8년 기록은 4526명이다.● 울산에 최대 142mm 물폭탄 한반도가 본격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직전인 20일 오전에는 울산과 부산 등에서 기상청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한 호우’가 쏟아져 차량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최대 142mm의 비가 쏟아져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비상등을 켜고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출근길에 물폭탄을 만난 최모 씨(48)는 “온산국가산단을 지나가는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됐다”며 “일부 차량은 물에 완전히 잠겼고 운전자가 스스로 탈출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이날 오전 부산에도 강한 비가 내리며 금정구 장전동 온천2호교 아래 있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은 다리에서 밧줄로 남성을 끌어올리고 귀가시켰다. 이 남성은 더위를 피해 하천 중간에 있는 돌무더기에서 잠을 자다 기습 폭우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경남 양산시 덕계동의 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는 토사가 도로 위로 쏟아져 양산시와 경남도, 산단 관계자들이 장비를 투입해 현장을 복구하기도 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제9호 태풍 종다리는 20일 오후 6시경 제주 서쪽 약 100km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18m(시속 약 65km)로 태풍의 기준인 초속 17m(시속 약 61km)를 약간 넘긴 수준이었다. 강풍반경 약 140km인 소형 태풍이었으나 올여름 첫 태풍인 데다 해수면 수위가 연중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20~23일)이어서 정부와 지자체들은 해안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밤새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했다. 또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고 어선 등을 대피시켰다.● 전국에 최대 100mm 폭우 예보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삼각봉에 99mm의 폭우를 내리는 등 제주 지역에 많은 비를 퍼부었다. 최대 순간풍속도 삼각봉의 경우 초속 29.9m(시속 108km)에 달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제주도를 통과했다.기상청은 21일 태풍이 소멸된 후에도 저기압으로 바뀌어 한반도를 관통하며 22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80mm(경기 남부 100mm 이상), 충청권과 호남권 30~80mm(전남 해안 등 100mm 이상), 영남권 30~80mm(경남 남해안 등 100mm 이상)다. 2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충청권 10~50mm, 강원 동해안 5~30mm, 호남권과 영남권 5~40mm, 제주 10~40mm 등이다. 기상청은 20~23일이 대조기인 만큼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비가 오는 동안에는 해안가 접근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일반적으로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면 무더위의 기세가 꺾이지만 태풍 종다리는 세력이 크지 않은 데다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끌고 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21, 22일은 최고기온이 31도까지 내려가지만 23일부터 다시 올라가 25일 이후 최고기온이 33도가량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 중인 서울은 20일 오전까지 30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기상청은 이달 30일까지는 계속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5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총 2890명으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 기록(2818명)을 넘어섰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8년 기록은 4526명이다.● 울산에 최대 142mm 물폭탄한반도가 본격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직전인 20일 오전에는 울산과 부산 등에서 기상청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한 호우’가 쏟아져 차량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최대 142mm의 비가 쏟아져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비상등을 켜고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출근길에 물폭탄을 만난 최모 씨(48)는 “온산국가산단을 지나가는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됐다”며 “일부 차량은 물에 완전히 잠겼고 운전자가 스스로 탈출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이날 오전 부산에도 강한 비가 내리며 금정구 장전동 온천2호교 아래 있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원은 다리에서 밧줄로 남성을 끌어올리고 귀가시켰다. 이 남성은 더위를 피해 하천 중간에 있는 돌무더기에서 잠을 자다 기습 폭우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경남 양산시 덕계동의 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는 토사가 도로 위로 쏟아지면서 양산시와 경남도, 산단 관계자들이 장비를 투입해 현장을 복구하기도 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울산 고래문화재단은 올해로 28회째인 울산고래축제가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원에서 열린다고 19일 밝혔다. 재단은 이번 축제에 체류형 관광객을 끌어들이고자 야간 프로그램과 해외 홍보를 강화한다. 먼저 개막식에서는 애니메이션 특수효과와 홀로그램을 활용한 미디어 퍼포먼스가 열리고, 가수 손태진, 김다현의 축하 공연과 불꽃 쇼가 이어진다. 27일 밤에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 이건명, 리사가 국내외 뮤지컬 명장면에 삽입된 명곡을 들려주는 ‘뮤지컬 갈라쇼’가 개최된다. 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고래 퍼레이드’는 28일 야간으로 시간대를 옮긴다. 퍼레이드 카 외부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조명을 입히고, 파도 치는 모습의 영상 콘텐츠를 행렬에 투사해 미디어아트와 연계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퍼레이드 이후에는 DJ 파티도 마련된다. 29일 폐막식에는 고래가요제 시상식과 가요제 대상 수상자의 앙코르 공연, 자체 제작 콘텐츠인 축제 다큐멘터리 ‘4일간의 행보’ 상영, 특수효과와 불꽃 쇼, 축하 공연 등이 펼쳐진다. 재단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위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9개국 언론 매체 1000여 곳에 축제를 홍보하고, 축제 기간 해당 국가 언론인이 참여하는 1박 2일 팸투어도 진행한다. 축제 방문객 교통 편의를 위해 고래문화특구 주차장 등 7개 임시 주차장에 3337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셔틀버스도 무료로 운영한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분산에너지 전담 지원 기구를 만들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유치하려는 부산과 제주, 전남, 전북, 나주, 영암 등 10곳이 넘는 지자체들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울산시는 지난달 11일 문을 연 분산에너지 지원센터가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중구 울산테크노파크에 문을 연 지원센터의 핵심 역할은 특화지역 유치의 당위성과 논리 개발이다. 분산에너지 관련 기업 지원과 창업 방안을 비롯해 분산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분산에너지 지원센터는 울산시와 울산테크노파크 직원 등 총 10명으로 꾸려졌으며,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정규 조직으로 전환된다. 전국 지자체 중 센터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울산시가 처음이다. 울산시가 특화지역 유치에 총력을 쏟는 이유는 전력을 직접 거래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역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고, 남는 전력은 한전에 판매할 수도 있다. 소비자는 한전의 전기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울산시는 전력 소비가 큰 국가산업단지에 울산에서 만든 싼 전기를 제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같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울산시는 지역 전력 생산과 소비를 바탕으로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최적의 입지라고 주장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울산의 전력자급률은 102.2%. 울산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33.6TWh(테라와트시)인데, 소비량은 32.9TWh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룬다. 이 중 제조업 소비량이 전체의 82%인 27TWh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가 상업 운영에 들어간다. 이 발전소에서는 28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 전력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새울원전 3·4호기(2.8GW·기가와트)가 각각 올해와 내년에 준공된다. 또 원자력발전소 6기와 맞먹는 발전량(6.2GW)의 부유식해상풍력발전 단지도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울산에선 전력의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를 것”이라며 “울산에서 만든 남는 전기를 저렴한 가격에 기업들에 제공하면 민간 투자 유치와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화지역이 지역 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특화지역을 유치하려는 지자체는 부산과 제주, 경기, 경북, 전남, 충북, 전북 등 10곳이 넘는다. 산업부는 다음 달까지 특화지역 운영 및 사업 계획 등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 내년 1∼2월 공모 절차를 거쳐 상반기에 특화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입법을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등 특별법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 인구가 11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17만4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9년도 지나지 않아 7만 명이 넘는 인구가 줄었다. 민선 8기 울산시가 지난 2년간 일궈낸 20조 원의 기업 투자 유치도 인구 감소의 파고를 넘기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투자의 중심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울산 인구(주민등록 기준, 등록 외국인 인구 제외)는 109만9866명으로 전달보다 438명 줄었다. 울산의 인구가 110만 명 선 아래를 기록한 건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울산의 인구는 2015년 11월 117만4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며 지금까지 7만4134명이 줄었다. 한때 120만 명까지 바라보던 울산에서 인구 감소가 일어나기 시작한 원인은 조선업 불황 때문이다. 장기 침체기를 겪으면서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울산을 떠난 것이다. 최근 조선업이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임금과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도체나 원전 건설현장 등으로 떠난 조선업 숙련공들은 돌아오지 않고 빈자리를 외국인 노동자가 대체하면서 인구 유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울산의 인구 구조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층(20∼39세)의 탈울산은 도시경쟁력 약화의 신호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울산을 떠난 청년은 3481명에 달한다. 울산 청년층은 최근 3년 새 22만4683명에서 20만1892명으로 2만2791명(10.1%)이나 줄었다. 지난해 기준 울산의 총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율은 18.3%로 전국 평균 19.6%에 밑돈다. 전문가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기 둔화로 직결되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수관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울산의 청년인구 유출 비율은 전국 특별·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다”면서 “기술집약적 산업 시대에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바이오, 이차전지 등 기술력과 함께 청년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 기업을 유치하거나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성비 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해 기준 울산의 청년 여성은 8만8445명으로 남성 11만3447명보다 2만5002명이 적다. 청년 여성이 남성보다 울산을 떠나는 비율이 3.1%포인트 높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도 교수는 “울산 청년층의 성비 불균형은 매년 악화하는 추세”라면서 “여성들이 울산에 머무르고 일할 만한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으로 여성 친화적인 일자리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저출산도 울산의 인구 구조를 악화한다. 울산의 출생아 수 추이를 보면 2021년 6127명, 2022년 5399명, 2023년 5145명으로 매년 줄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262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로 보면 0.81명에 그쳤고, 올해는 0.7명 선 사수도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간 8기 친기업 정책으로 임기 2년 동안 373개 기업에서 총 20조7224억 원의 투자 성과를 냈다”면서 “노동집약적 산업보다는 기술집약적 산업에 중점적으로 이뤄지면서 당장에 드라마틱한 인구 증가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울산을 더 풍요롭고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정책을 꾸준히 펼치다 보면 반드시 인구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