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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7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역사가 제대로 평가해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고 혹평했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적 손해를 예상하면서도 국민과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서 역사가 제대로 평가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당일 때도 반일감정을 부추겨 선동하는 것밖에는 하지 않더니 야당이 되어서도 반일감정을 더욱 선동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 하는 민주당에 대해서 국민이 엄중한 심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한일 정상은 한일 양국이 안보와 경제, 글로벌 아젠다에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셔틀외교를 복원하기로 뜻을 함께했다”며 “지난 몇 년간 양국 사이에 세워졌던 불신과 불통의 장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그는 “윤석열 정부의 미래를 위한 결단에 대해 (일본) 총리는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화답했다”며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직접적 사죄를 이번에도 요구하는 일부 여론을 만족시키진 못했지만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국 국민에게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것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고 있던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재확인은 양국의 새로운 미래 발판으로 볼 수 있고, 크게 보면 사죄의 뜻이 포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하나부터 열까지 굴욕, 굴종, 조공 보따리 등 막말을 쏟아내며 트집 잡기에 혈안”이라며 “반일선동과 정치적 선동으로 이익을 누려왔던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호재로 또 죽창을 들고나왔다”고 말했다.성 의장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윤석열 정부의 미래를 향한 한일의 새로운 파트너십에 더 이상 죽창가를 들지 말기를 바란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은 아무리 급해도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진중하게 고민해 주길 바란다. 퇴보의 길을 가지 말고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6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안보대화와 차관전략 대화 등 당국 간 경제 외교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표현 대신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명문화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언급한 것이다.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제3자 변제안’ 해법에 대한 일본의 추가 호응 조치 계획을 묻는 말에도 “앞으로 하나하나 구체적 결과를 내고자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됐다.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고 밝혔다.또한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일본 피고기업에 대한) 구상권이 행사되면 모든 (강제징용 논의) 문제를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는 것이기에 우리 정부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결국 일본의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며 “어제 한일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쯤 되면 이 정권이 친일 논쟁을 넘어서서 숭일 논쟁이 벌어질 지경이 됐다”며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는 지적조차 전혀 틀린 지적 같지 않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죄나 반성은 전무했다. 우리 정부가 공언한 일본의 대응조치는 언급조차 없었다”며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그야말로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다”고 했다.그는 “정부 배상안을 피해자가 공식 거부했고 국민도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일본 눈치만 살폈다”며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5년 이후에 국가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는 다른 사람이 된다. 그런데 그 때 이 문제에 대한 확답을 누가 지금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일본의 군사 대국화, 평화헌법 무력화 시도까지 용인하겠다는 태도에는 아연실색했다”며 “피해자를 제물로 삼아 대한민국을 일본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는 이 망국적인 야합에 민주당은 결연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박홍근 원내대표도 “구상권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윤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일본 기자들 앞에 당당하게 답함으로써 이번 방일은 최악의 굴종 외교로 분명하게 판가름 났다”며 “임기가 4년 남은 한시적 대통령이 한일 양국의 식민 역사를 영원히 봉인이라도 하겠다는 듯 일본이 바라는 바대로 말하고 움직였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더 충격적인 것은 기시다 총리가 오히려 윤 대통령에게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하는 미래가 강제징용 굴욕을 넘어 위안부 문제까지도 면죄부를 주는 것인지 명백하게 밝히기 바란다. 국민 자존감과 역사 인식을 헐값에 팔아 일본 정부의 편에 선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당정이 하나가 돼 국민을 위해 힘껏 일해 나가자는 뜻을 함께 나눴습니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만찬에 참석한 김병민 최고위원은 브리핑에서 “당정 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의 정기적 만남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월 2회 정도 대통령과 당 대표의 정기회동을 갖기로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정치권에선 이번 만찬을 계기로 ‘당정일체’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새로운 진용을 갖춘 만큼 당정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탄력이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김 대표도 윤 정부의 3대 개혁인 노동, 연금, 교육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그는 이날 만찬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3대 구조개혁인 노동, 연금, 교육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날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주제로 열린 민당정 협의회에도 참석했다. 당정협의회는 여당에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주도로 열리지만 이례적으로 당 대표가 직접 챙긴 것이다.그는 이 자리에서 “윤 정부 성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민당정 회의의 첫 과제가 노동시장의 개혁”이라며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당과 정부는 원 팀이 돼 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예방도 받았다. 그는 “당정이 하나가 되어서 빨리 민생경제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조하고 유기적으로 건강한 당정 관계가 수립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19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진행할 예정이다.친윤(친윤석열)계 공부 모임 ‘국민공감’도 15일 윤 정부가 내건 3대 개혁 중 하나인 교육개혁에 관련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초청해 강의를 청취했다.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국정기조에 조건 없이 협력할 경우 집권여당이 거수기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언할 것은 직언해야 건강한 당정 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당을 빠르게 정비하는 것도 김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당내 갈등을 해소하고 당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 운동 기간 중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그는 13일 당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과 만났다. 그는 안 의원에게 당에 새로 만들 과학기술 분야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2년간 선거를 5번 치러서 많이 지쳐 있어 재충전할 시간을 달라”며 고사했다.안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는 100% 당심으로 하다 보니 민심과는 조금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냐”며 “제대로 민심을 파악하고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고 거기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민심에 맞는 정부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한 김 대표는 14일 경쟁 후보였던 황교안 전 대표와 회동했지만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와 각을 세웠던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과는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지난 13일 단행한 주요 당직 인선이 윤 대통령 ‘직할 체제’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얘기가 나온다.그는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한다. 또한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은 각각 친윤계 박성민 배현진 의원이 맡게 됐다.당 안팎에선 총선 공천에 당 주류인 친윤계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김 대표가 강조했던 연포탕 정치가 무색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윤상현 의원은 16일 “당정일체, 친윤계 지도부 일색 아니냐. 당직 인선도 혼연일체를 택한 게 아니냐”며 “솔직히 연포탕으로 보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연포탕으로 불리기 어렵다”고 말했다.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15일 “흔히 얘기하는 친윤 그룹으로 일반 국민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당직을 구성했다고 본다”며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과연 내년에 총선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냐 없느냐는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4일 “김 대표가 끓인다는 연포탕은 친윤계와 영남 출신 아니면 국물도 먹을 수 없는 모양이다. 윤 대통령 직할 체제를 완성했다”며 “친윤, 영남 일색의 당직 인선과 대통령과의 월 2회 정례회동을 놓고 국민의힘 안에서부터 이미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왔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소수 여당으로 169석 원내 1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정치적 상황에도 놓여 있다. 대통령실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려면 여소야대의 현실을 극복해야 민생 입법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 김 대표는 15일 민주당 당 대표실을 찾아 이재명 대표를 만났다. 회동은 지난 8일 선출된 김 대표가 취임 인사를 위해 이 대표를 예방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 대표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저도 당 대표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의 협치 운영 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겠다”며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공개, 비공개 형태로 협의의 대화 채널을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 대표도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된다”며 “범국가비상경제회의를 여야 간에 구성해서 시급한 경제 현안, 민생 현안들을 함께 논의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여야 대치 정국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앞서 김 대표도 여론전을 펼치며 이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그는 지난 13일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와 관련해 “부하 잘못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장수의 기본자세”라며 “그런데도 이 대표는 거꾸로 자신의 책임에 속하는 사항까지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니 장수로서 자격 자체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앞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 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에게 “주변 측근들이 진정성 있도록 인간성을 길러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았고,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민주당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50억 클럽’ 특별검사 및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추진하며 맞대응하고 있다.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소수 여당인 만큼 국정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적으로 야당과의 토론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아울러 김 대표가 의석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반드시 얻어야 하는 처지인 만큼 여당이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협상에 임해야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각각 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근의 극단적 선택과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 발표를 놓고 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장수로서 자격 자체가 의문”이라고 공세를 펼쳤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강제동원 배상안에 대해 궤변을 이어가고 있다”고 공격했다.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부하 잘못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장수의 기본자세”라며 “그런데도 이 대표는 거꾸로 자신의 책임에 속하는 사항까지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니 장수로서 자격 자체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의 유서와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남긴 유서에는 불리한 상황에서 측근들을 버리고 책임을 부하직원에게 전가하는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긴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며 “이 대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폭의 그림자는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하다”고 말했다.앞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 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에게 “주변 측근들이 진정성 있도록 인간성을 길러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았고,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김 대표는 “자신을 도왔던 측근에 대한 비보가 전해지는 가운데서도 이 대표는 현장 최고위를 한다면서 경기도를 찾아 되레 검찰 수사를 비난하기까지 했다”며 “간접 살인의 책임을 져야 할 분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참담함은 상식을 가진 민주당 내 일부 지각 있는 의원들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벌써 5명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진실을 이기는 권력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린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이 대표는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 발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을 정조준했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강제동원 배상안에 대해 궤변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 외교사의 최대 굴욕인 배상안을 미래를 위한 결단이자 국민에 약속한 공약이라고까지 강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정부의 치욕적인 항복선언에 일본은 득의양양해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단언하고 배상안은 일본과 무관하다고 도발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일본에 저자세를 취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국민 자존심을 짓밟는 일본의 멸시가 대통령의 약속한 공약인지 묻고 싶다”며 “정부의 굴욕적 배상안은 일본의 통절한 사죄와 반성에 기초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아니라 돈 몇 푼에 과거사를 팔아넘긴 김종필-오히라 야합”이라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강제동원 배상, 후쿠시마 오염수, 수출규제 조치까지 바로잡아야 할 현안이 그야말로 산적하다”며 “조공목록 작성에 정신 팔 때가 아니다. 특히 일본에 군사 협력에 관한 백지수표를 상납한다면 대한민국 앞날에 두고두고 큰 화근이 될 것”이라고 했다.그는 “지금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어느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국민이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며 “대통령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성호기자 sungho@donga.com}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만이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죽음을 막을 수 있다”며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0일 “이 대표 주변에서 끔찍한 죽음의 랠리가 공포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며 “국민이 두려워하고 있다. 이 대표 주변에서 언제까지 죽음의 공포가 계속돼야 하느냐”고 밝혔다.성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측근들이 말없이 죽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여러 사람이 죽어도 단 한 번도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존엄한 사람의 가치가 단 한 사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비극이 계속돼도 침묵하는 이 대표는 도대체 어떤 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성 의장은 “무서운 비극을 끝내야 할 사람은 바로 이 대표다. 도대체 어떠한 말 못 할 비밀이 그리 많기에 측근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지 오직 한 사람, 그 분이 입을 열 때”라며 “국회의원 방탄 뒤에 당을 방패 삼아 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이 대표만이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 측근 등을 향해 “이 대표는 절대 진실을 말할 사람이 아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용,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정진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은 진실의 입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또한 그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 끔찍한 연쇄 죽음 앞에 진상조사라도 하자고 외친 사람이 있었느냐. 국회 앞 천막을 치우고 끔찍한 죽음부터 막으라”며 “범죄 혐의자 한 사람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죽음의 행렬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정치고 뭐고 다 떠나서 인간으로서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할 책임이 이 대표 당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불체포특권 뒤에 비겁하게 숨지 말고 이 나라의 사법절차에 순순히 따르라.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나서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의 죽음을 막으라”며 “민주당 의원들도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죽어가는 이 상황을 중단시킬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앞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 씨가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씨는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전 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대표 연루 의혹과 관련한 사망자는 5명이 됐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입니까?”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 이재명 대표는 “가히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 아닐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이 대표는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되었던 위안부 졸속 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일본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기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정부는 이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 발표문’을 통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도 참석했다. 그는 “국가는 굴종을 하고, 국민은 굴욕을 느끼고, 피해자는 모욕을 느끼고 있다. 해법이 아닌 새로운 문제를 만든 것”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반국가적인 야합에 대해서, 일방적 선언에 대해서 끝까지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리더십의 위기를 맞은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과 관련해 대정부 공세를 통해 선명성을 드러내며 당 내홍을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8일에도 “윤석열 정권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에 국민의 분노가 뜨겁다. 정부 배상안은 사실상 대일항복문서”라며 “일본 입장에서는 최대의 승리이고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굴욕이자 수치이다. 친일 매국 정권이라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이 대표는 민생 챙기기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안 야당’을 앞세워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리더십을 재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민생 행보를 통해 당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이 대표는 7일 경기도 안양에 있는 한 사우나 업체를 방문해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듣고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난방비,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 때문에 가게를 문 닫아야 될 처지가 됐다는 안타까운 상황이라 가슴 아프다”며 “민주당은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민생예산 30조 원을 증액해서 정부에 요구하고 협의해서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이 대표는 6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백서 전달식에서도 “백서의 두께가 앞으로 두 배, 세 배로 계속 늘어나게 되고 그래서 민생 법안이 개선되고 민주당의 역할도 점점 커지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에는 인천 현대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다.그는 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지원을 위한 간담회에도 참석했다.이 대표는 “각종 보호기관들이 있는데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기관은 전국에 단 한 개 있고, 시설 노후화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며 “학교폭력을 사전 예방하는 문제와 2차 가해를 막는 문제,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제재에 관한 문제,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과 다시 일상적인 삶으로의 회복을 위한 대책을 진지하게 논의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아울러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정당에는 여야가 있어도 국민 앞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저와 민주당도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 사태가 발생한 이후 민주당 내부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앞서 지난달 27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예상됐던 압도적 부결이 나오지 않았다. 여야 의원 297명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 11명, 기권 9명으로 집계되면서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다.친명(친이재명)계는 당 내홍과 관련해 내부 결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안민석 의원은 7일 “바닥 민심은 이재명 동정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당내에서 민심을 잘 헤아리면 이재명 사퇴론이 줄어들고 이재명을 지키자는 흐름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제거하려고 작정을 하지 않았는가. 똘똘 뭉쳐서 죽기 살기로 맞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국민응답센터 청원 게시판에도 ‘이재명 지키기’ 요구도 올라왔다.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찬성한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자는 청원이 등장했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출당권유 내지 징계를 요구하는 글과 이낙연 전 대표 영구제명을 주장하는 청원은 민주당의 답변 기준 요건인 5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선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이 대표 수호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이처럼 당 내홍이 깊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자제를 요청한 것을 놓고 당내에선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당내 갈등이 격화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막았어야 했는데 사태가 벌어진 뒤 자제를 요청하면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대표는 4일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 달라.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주길 부탁드린다”며 “민주당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져야 검사독재 정권과 결연히 맞설 수 있다”고 밝혔다.또한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 대표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당의 갈등이 깊어지는 만큼 이 대표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이상민 의원은 6일 “민주당 검은 먹구름의 1차적인 원인은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라며 “이 대표가 잠시 뒤로 물러서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이 대표를 위해 표적을 피할 수 있으니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종민 의원은 8일 “국민이 (당의 대응을) 방탄으로 보고 있다. 그 눈길을 외면하거나 민심과 싸워서는 안 된다”며 “이 대표가 만약에 민심이 다 돌아서서 내년 총선이 어려워지겠다고 하면 어떻게 버티겠나.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을) 계기로 정말 민심이 뭔지 고민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내년 총선 공천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조응천 의원은 7일 “(이 대표는) ‘당을 이렇게 끌고 가겠다, 총선 어떻게 치르겠다’라는 구체적인 얘기를 할 책무가 있다”며 “최고위원을 포함해서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이라던가 여러 정무직 당직이 (친명계) 일색으로 돼 있다. 당직 개편도 방법”이라고 말했다.박 전 비대위원장도 6일 “지금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사즉생의 결단”이라며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사무총장을 전면 교체하고 새로운 당의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 개혁을 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비명계 모임으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들은 7일 만찬 회동을 갖고 당 내홍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이 대표가 당직 개편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맞은 만큼 친명계 위주의 주요 당직에 계파 성향이 옅은 의원들을 기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당원들이 늘어나면서 비명계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당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이 관철되면 신규 당원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앞서 지난 3일 민주당 당사 앞에선 ‘수박 깨기’ 집회가 열렸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을 의미하는 은어로 일부 지지층은 체포동의안 부결에 투표하지 않은 비명계 의원들의 색출을 요구하고 있다.향후 이 대표는 의원들과의 소통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내홍 수습을 위한 재결속 차원의 통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 “당 내부와 더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해 윤석열 독재정권에 강력히 맞서 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 미래’는 8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움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7일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죽창가 타령을 거둬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고, 민주당은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맞섰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침을 밝혔다”며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과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고 존중하는 유일한 방안으로 관련 전문가들도 모두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해온 방안”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이번 방침이 모든 피해자와 유족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또한 국민의 민족 감정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세계 주요 국가로 성장한 우리 대한민국 정부가 과거에 맺은 국제협정을 깨고 국제법을 어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앞서 정부는 6일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 발표문’을 통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판결금 재원에 대해선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이미 일본과 대등한 국가가 된 우리 대한민국이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됐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전향적인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와 기업도 상응하는 전향적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일본 외무상의 반응은 문자 그대로는 실망스럽게 느껴진다”며 “일본 정부가 양국 갈등을 뒤로하고 정말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한일 협력과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려면 미온적 태도를 버리고 훨씬 더 적극적인 호응 조치 취해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또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이번에는 죽창가 타령을 거두고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해결 당사자이면서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반일 감정만 자극하며 문제를 악화시켰던 문재인 정부를 따라가지 말고 한일 관계의 새 역사를 쓰고자 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따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가 우리 기업의 주머니를 털어 일본 정부의 죗값을 대신 갚겠다고 한다”며 “피해자와 주권자인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모욕 행위”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완전한 굴종이자 국가의 품격, 국민에 대한 예의,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것에 다름없다”며 “일본 정부의 죗값을 영원히 덮고 묻지마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과거 일본 정부가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우리에게 떠넘긴 책임을 고스란히 수용한 것이다. 앞으로 피해자와 정부 사이에 새로운 법적 다툼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더 놀라운 것은 윤석열 정부가 이토록 굴욕적이고 무능한 외교 결과를 미래지향적 결단으로 포장하려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출연금을 내는 순간 그 기업은 친일 기업으로 역사에 낙인찍힐 것”이라며 “특히 기업의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재단 출연은 배임이자 뇌물일 수 있다. 우리 기업이 출연한 재단을 통한 강제징용 배상안은 정부 규제와 인허가 대상인 기업에게 재단 출연금을 강요하는 위법 행위”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정부는 굴욕적인 대일 면죄부 해법을 즉각 철회하고 윤 대통령은 정부가 모욕한 강제동원 피해자와 국민께 즉각 사과하기를 바란다”며 “외교통일위원회 즉각 소집뿐만 아니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강제동원 해법에 관한 긴급현안 질의를 실시할 것을 국민의힘에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6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단독 발의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에 대해 “범인, 도둑이 경찰보고 수갑을 자기에게 넘기라는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장동 사건은 지난 정권이 수사를 시작했지만 이재명 대선 후보가 관련된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뭉갰다”며 “이제 와서 제대로 수사를 하니까 수사를 방해하고 수사권을 빼앗아 갈 목적으로 특검법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의 신병을 가지고 가서 대장동 수사 전체를 뭉개고 중단하려는 것 같다”며 “김만배에게도 ‘특검이 될지도 모르니 끝까지 버티면 우리가 특검 수사할 수 있다’라는 사인을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50억 클럽은 지난 정권에서 수사해서 기소한 곽상도 전 의원 관련 무죄가 났고 한번 기소된 사건은 더 수사할 수 없다”며 “부실 수사 책임은 지난 정권, 지난 검찰총장이 져야 할 일이고 나머지 언론이나 항간 떠도는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현재 대장동 사건 수사의 핵심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그는 “지금 특검이 되면 대장동 수사는 모두 중단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가장 핵심적인 피의자인데 핵심적 피의자가 검사를 추천하는 말도 안 되는 이런 특검 법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3일 국회에 ‘소위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불법 자금 수수 및 부당거래 의혹에 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특검 임명과 관련해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국회 교섭단체가 2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을 명시했다.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와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을 짓밟는 2차 가해이고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며 “가히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대통령에게 묻는다.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의 정부인가”라며 “국민은 이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심을 저버리는 것은 결국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위안부 졸속 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민주당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정부는 이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 발표문’을 통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판결금 재원에 대해선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장.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뚜렷한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며 “권력자가 권력을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것은 주권자에 대한 배반이고 민주공화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예상됐던 압도적 부결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여야 의원 297명이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 11명, 기권 9명으로 집계됐다.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것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된다.앞서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를 통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을 총의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다.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단독으로 부결이 가능했다.박홍근 원내대표는 투표 결과에 대해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수사에 대한 헌법의 정신과 규정을 지킨 당연한 결과였다”면서도 “표결의 결과가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고 말했다.일단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여부 판단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신상발언을 통해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역설했지만 다수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압도적 부결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의 당 장악력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이번 무더기 이탈표는 검찰 수사에 더 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는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내년 총선에 불안감을 느낀 비명계가 무기명 투표를 통해 경고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최소 31명, 최대 38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거나 기권 등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민주당에서도 38명이나 되는 분이 정치 탄압이라는 이재명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처럼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무너진 상황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 기소 등이 이어질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운명이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에 좌우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 대표는 거취에 대한 압박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당장 3일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이 시작된다. 제1야당 대표가 계속 법원에 출석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공판 준비와 법정 출석 등으로 인해 당 대표로서 당무 수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사법리스크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정치권 안팎에선 검찰이 새로운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검찰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방탄 정당’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며 체포동의안을 계속 부결시키기가 부담되기 때문에 이탈표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또한 검찰이 추가 기소할 경우 이 대표가 출석해야 하는 재판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실제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에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검찰은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의 우려에 비춰 구속 사유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라 법원의 구속영장 심문 절차가 아예 진행될 수도 없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검찰은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보강수사와 함께 현안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당헌 80조 적용 여부를 놓고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일각에선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경우 부정부패 등으로 기소 시 당직을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당헌 80조 1항에 따라 이 대표의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반면 친명계는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당헌 80조 3항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일단 친명계는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31명의 이탈 세력이 확인된 만큼 당내 화합과 단결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일각에선 이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이 대표 사퇴 여부를 당 중앙위원회를 열거나 당원 투표로 결정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대표직 사퇴 요구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총선 패배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질 경우 비명계를 중심으로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검찰의 영장청구가 매우 부당하다는 것을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확인해주셨다”며 “당 내부와 더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해 윤석열 독재정권에 강력히 맞서 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여론에 귀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변화가 없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원내 지도부도 내분 수습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박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표결 결과가 누구의 책임인지를 더 따져 물을 때가 아니다. 우리끼리 책임을 추궁하며 분열의 늪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윤석열 정권이 노리는 함정”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을 이겨내기 위한 야당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단합”이라고 강조했다.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무더기 이탈표의 수습은 이 대표의 당내 결집 여부와 여론 추이에 달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방탄 정당이라는 정치적 역풍이 불고 있고, 당이 내홍에 휩싸인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이 대표가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퇴진 요구가 집단적으로 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국회는 2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주권재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압박했고, 민주당은 “사법 살인을 시도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당당히 막아내겠다”고 맞섰다.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주의 핵심은 주권재민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며 “국민을 등친 토착비리, 부정부패를 눈감아 주는 행위는 주권재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주축인 운동권 출신 386 정치인 가운데 누구 하나 이재명의 토착비리, 부정부패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비겁한 침묵”이라며 “오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우리는 한세대 이상 이어져 온 87년 체제의 종말, 386 운동권 세대의 몰락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 위원장은 “서슬 퍼런 권위주의 정부에 목숨 걸고 대항했던 어제의 386 민주 투사들이 오늘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 대표가 쥐고 있는 공천권에 목을 맨 것인가”라며 “훗날 사람들은 2023년 2월 27일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87년 체제의 운명을 끝장냈다고 얘기할 것이다. 우리는 386 운동권 세대의 초라하고 기괴한 몰락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될 수 없다.현재 민주당 의석은 국회 전체 의석 299석 중 과반을 확보한 169석으로 일부 이탈표가 나오더라도 단독으로 부결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은 115석이며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무소속 7석 등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늘은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1년 전 대통령의 경쟁자였고 지금은 원내 1당인 야당 대표를 구속하기 위해 ‘사법 살인’을 시도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동시에 부당한 정치적 탄압을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연대로 단호히 막아선 날로도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퇴행적 검사정권의 폭정을 맞닥뜨리고 있다”며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의 법치는 오로지 자기 가족을 지키는데 유능하며 정적에게는 망나니 철퇴를 가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당당히 막아내겠다. 민주당은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자들이 지켜온 정당답게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의 폭정을 저지하고 역사의 후퇴를 막아낼 것”이며 “권력은 짧고 역사는 길다. 독재 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역사는 그런 그들을 단죄해 왔고 늘 전진해 왔다”고 말했다.고성호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겨냥해 “스스로 재판관이 돼 무죄를 떠들고 있다”고 공격했고, 민주당은 “의연하고 단호하게 표결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아무 증거도 없고 자신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판사 앞에서 판단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국법 질서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고 존중해야 될 입장에 있는 분이 스스로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돼 ‘나는 무죄’라고 떠들면 앞으로 모든 국민이 ‘나는 무죄’라고 하면 무죄가 돼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데 국회 회기 중에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맞지만 회기가 있으면 포기하고 안 하고 할 꺼리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3월 임시국회 개회 시기와 관련해 “저희는 6일부터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고, 민주당은 1일부터 하겠다고 한다”며 “제헌국회부터 3월 임시국회를 따져보니까 3월 1일에 한 날이 지금까지 제헌국회에 외에 한 차례도 없다”고 말했다.그는 “(임시국회가) 월초부터 한다고 국회법에 돼 있다고 해도 1일이 휴일이면 열지 않아야 한다. 하루도 불안해서 (국회를) 못 비우는 모양”이라며 “1일부터 (임시국회를) 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이 가진 취약점이 어디 있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은 냉정을 되찾아서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21일 국회로 넘어온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다. 앞서 검찰은 1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은 여야 합의에 따라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매우 부당한 구속영장 청구라고 이미 총의를 모은 민주당 의원들은 (27일 본회의에서) 의연하고 단호하게 표결까지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짜놓은 덫인 줄 알면서도 3차례 소환 조사에 협조했다”며 “반면 윤석열 검찰은 이 대표 주변을 쥐 잡듯 뒤지고 수백 번 압수수색을 해놓고도 구체적인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제1야당 대표에게 증거인멸과 도주우려라는 모욕적 사유를 들어 영장을 청구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정치 영장은 검사독재 정권의 검은 폭정으로 반드시 대한민국 역사에 부끄럽게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지금까지 여당은 쌀 수확 시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안일한 태도만 보이고 있고 정부는 대통령 거부권 방패만 내밀며 협치를 내팽개쳤다”며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안 중 주요 부분을 수용하고 이를 27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양곡관리법 외에도 수많은 민생 법안이 여당의 떼쓰기에 발목 잡혀 국회 문턱을 제때 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회 입법을 무시하고 대통령 거부권과 시행령을 앞세운 정권의 무도함에 맞서 국민을 위한 민생 법안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오면서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21일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은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27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혐의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배임 및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 등이다. 또한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제3자 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검사독재’로 규정하며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하고 있다. 17일에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민과 역사를 무시하지 말라. 그깟 5년 정권이 뭐 그리 대수라고 이렇게 겁이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또한 이 대표는 22일 윤 대통령을 향해 “수사권을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느냐.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느냐”며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으라’라고 하는 것이 깡패의 인식이다. 국가 권력을 남용해서 특정인을 죽이겠다고 공격하는 것이 국가 경영에 맞는 일이냐”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체포동의안 가결을 압박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이 대표는 제 발이 저린지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며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입법부의 권한과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이 대표다. 정치 보복 운운하며 물타기를 하고 있는 지금의 이 대표는 거울 속의 우울한 자화상을 한번 들여다보기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정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방탄하다가 역사 속으로 침몰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그는 21일 “이재명은 과거 구속을 피하려고 두 차례 도주했다. 범죄 피의자 이재명을 구속해야 할 이유가 구속 영장과 자서전 안에 차고 넘친다”며 “민주당은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기에 불구속 수사해도 된다고 앵무새처럼 항변하지 말라.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주우려가 있어 구속 수감됐느냐”고 말했다.정치권에선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되기 때문에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소속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일부 이탈표가 나오더라도 부결시킬 수 있다.현재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고 국민의힘 115석,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무소속 7석 등이다. 헌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될 수 없다.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내부 결집을 통한 표 단속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2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번 체포동의안 재가는 대선 경쟁자였고 원내 1당 현직 대표를 향해 ‘정적을 제거하라’는 대통령의 공식 승인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오로지 정적 제거, 야당 탄압에만 눈이 멀었다. 검찰이 들이민 영장 청구서는 최소 요건도 갖추지 못한 하자 영장, 부족한 물증을 억지 주장으로 채운 정치 영장”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이 아닌 자율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당 지도부가 당론 채택 없이도 부결을 자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박 원내대표는 22일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함으로 자율적으로 임하되 당당히 부결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윤석열 정치검찰은 오로지 야당 대표를 죄인 삼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한다”고 말했다.이 대표도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없는 사건을 만들어 조작하는 것을 대놓고 할 것까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말 강도와 깡패가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체포동의안 등을 둘러싼 여야 간 정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3월 임시국회 개회 시기 등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했지만 3월 임시국회 일정 등을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국민의힘은 다음달 6일부터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3·1절은 휴일인데 그날부터 국회를 연다는 건 빈틈 하루 없이 방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민주당은 국회법을 근거로 다음달 1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21일 “정부여당이 독단과 독선으로 민생을 방치한 것은 작년 한 해만으로 충분하다”며 “민주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회를 열어 산적한 민생 경제 관련 입법 처리는 물론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3월 임시국회 개최 시기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부터 국회를 열면 명백한 ‘방탄 국회’라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등을 처리하겠다며 맞섰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임시국회가 2월 중에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벌써부터 3월 임시국회를 주장하고 있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이후 임시국회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방탄 때문에 생긴 일이다. 말로는 민생과 경제를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생경제와 반대되는 입법들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법에는 1월과 7월을 빼고 임시국회를 열게 돼 있으니 (3월에도) 임시국회를 연다고 주장한다”며 “저희도 3월 임시국회를 하겠다. 그 대신에 3월 6일이나 13일부터 임시국회를 하자”고 제안했다.그는 “민주당 의원 중에는 불체포특권이 헌법상 권리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했는데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며 “임시국회를 6일이나 13일부터 열고 그사이에 (이재명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헌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될 수 없다. 여야는 오는 27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저희도 3월 임시국회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민주당이 3월 1일부터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다면 명백히 방탄 국회라는 것을 스스로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의 진흙탕 전당대회와 윤석열 정부의 민생 무능, 무대책이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정부가 잘못된 처방을 내놓으면 여당이라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하건만 국민의힘은 3월 임시회 보이콧도 운운한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이 독단과 독선으로 민생을 방치한 것은 작년 한 해만으로 충분하다”며 “민주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회를 열어 산적한 민생 경제 관련 입법 처리는 물론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이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는데 윤석열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으로 분통만 터트리게 하고 있다. 7년 이상 영업해온 소상공인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시켜버린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라며 “당장 7년 기준을 없애고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지원 예산과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대통령은 말로만 비상한 각오이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마다 빛 좋은 개살구이니 민생은 도대체 무슨 정부가 이러냐며 분노만 깊어진다”며 “고달픈 국민에게 더 이상 희망 고문을 하지 말고 명확한 대책, 분명한 후속 대처로 민생을 제대로 챙길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고성호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정신 차려야 한다”고 압박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검사 돌격대를 자처하고 있다”고 맞섰다.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당 대표의 부정 비리를 덮으려고 민주당이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던져야 할 무슨 이유가 있느냐”며 “이재명이 없어도 민주당은 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재명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라. 이재명 의원이 마땅한 죗값을 치르도록 하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사업 개발업자들에게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개발이익이 돌아가게 한 사업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공언했다”며 “민주당은 (대선 경선 당시) 2021년에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2023년에 또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으로 4년 9개월 옥살이를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3자 뇌물혐의로 4년 9개월 옥살이를 했다”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대한민국 국법이 제1야당 대표에게는 적용되지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그는 “(대장동) 개발이익이 주민과 지자체에 돌아가야지 어떻게 천문학적인 돈이 개발업자와 브로커들에게 돌아가느냐. 이재명의 시정농단, 도정농단”이라며 “왜 이재명은 감옥을 못 가겠다고 민주당과 국회를 볼모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느냐”고 말했다.정 위원장은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이 대표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사법절차와 재판에 전념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대놓고 수사 개입한 대통령실과 검찰을 장악한 윤석열 친위부대, 법무부 장관이 한통속이 되어 검사독재의 포문을 열더니 이제는 여당 지도부까지 ‘검사 돌격대’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지도부가 야당 대표 죽이기에 그야말로 혈안이 되어 물불 가리지 않는다”며 “당장은 막장 당권싸움을 가려보려는 술수이고 길게는 민주당을 고립, 분열시켜 총선에서 이겨보려는 책동”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협치를 포기했으면 여당 지도부라도 국정 운영에 책임져야 한다”며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윤(尹)사부일체’로 야당 탄압에만 몰입해서야 민생은 누가 돌보고 협치는 누가 하느냐”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급기야 여당임을 포기했는지 3월 임시국회를 열지 말자고까지 한다”며 “윤 대통령의 명을 받드는 사당화 대회 결과를 온전히 주목받게 하려고, 또한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의 특검 추진을 무산시키려는 얄팍한 속내와 정치적 셈법을 우리 국민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그는 “엉뚱하게 이 대표 핑계를 대면서 국회법에 규정된 3월 임시회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니 기가 찬다”며 “전당대회장에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일성은 어디로 갔느냐.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국민 삶부터 살피는 집권여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법에 따라 3월 임시회를 열겠다. 여당의 나태와 발목잡기로 계류 중인 산적한 민생, 경제 입법을 차질 없이 처리하겠다”며 “공분이 끊이지 않는 50억 클럽 특검과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김 여사 특검도 늦지 않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윤석열 검찰에서는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저울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습니다.”지난 13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검찰에 의한 정치적‧자의적 수사가 판을 치고, 대통령 자신과 가족만 예외가 되는 선택적 법과 원칙을 강요할 뿐”이라며 이 같이 말하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남용하고 있다”며 “대선 경쟁자였던 야당 대표는 물론이고 전 정부 인사들까지 모조리 수사 대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한 것이다.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은 야당 수사, 정적 탄압에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고 있다”며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치권 안팎에선 박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대비해 내부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탈 방지를 위해 분위기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최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체포동의안 정국’의 막이 올랐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후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월 국회는 ‘방탄’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극심한 대립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달 28일 검찰에 출석한 지 13일 만에 출석한 것으로 지난달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조사받은 것을 포함하면 모두 세 차례의 검찰 소환에 응했다.헌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기 때문에 검찰이 국회의원을 구속하려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한다. 일단 민주당의 의석수를 계산하면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되기 때문에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소속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부결시킬 수 있다.현재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민의힘 115석,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무소속 7석 등이다.체포동의안은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체포동의안은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본회의를 열어 표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이와 관련해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만큼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의원 169명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등에서 30명 안팎의 이탈표가 나오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당 지도부도 계파 중심의 조직적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비명계의 불안을 달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12일 “이 대표는 공천은 현 당헌당규에 기반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며 ‘사천(私薦)은 없다’는 확고한 뜻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6석을 확보하고 있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3일 “영장실질심사에 가서 다투는 과정을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거부하는 건 특권”이라며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자는 게 정의당 당론이자 이 대표의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정의당은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론을 정한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체포동의안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침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당론 등을 통해 표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지도부 회의와 의원총회가 있을 것”이라며 “마땅히 부결한다는 것이 당의 총의라고 생각하며, 의원들의 총의가 그런 것이라면 당론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조응천 의원은 14일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한다는 것은 결연히 반대한다. 잘못하면 내로남불이 된다”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우리 당이 계속 주장했고, 지난 대선 때도 공약으로 했던 것이다. 강제 당론은 헌법과 국회법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조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분위기에 대해 “아무래도 뒤숭숭하다. 당의 지지율을 제고하고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이 복잡하다”며 “가급적 언급은 꺼리려고 하는데 얘기하다 보면 조심스레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찬성을 넌지시 내비치는 의원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정치권 안팎에선 이탈표의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탈표가 적지 않게 나올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기소를 통해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지속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단일대오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 대표는 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14일 “제일 중요한 것은 단합이고 원팀”이라며 “상대의 전략은 우리를 깨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전략은 대오를 유지하고 단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도 15일 “불법 증거가 하나라도 나온 게 있느냐. 대권 유력 후보를 지냈고 원내 1당의 현직 대표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느냐”며 “이 대표를 어떤 식으로든 제거해서 국민과 갈라치고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정략적 목적이 아니라면 억지스러운 체포와 구속까지 검토하겠느냐”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현재 이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국회 불신의 이유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이라며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국회 불신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내로남불이다. 이 대표의 내로남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조차 정치탄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과 이 대표가 공약을 지킬지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달 28일 검찰에 출석한 지 13일 만에 출석한 것으로 지난달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조사받은 것을 포함하면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정당들은 언행을 일치시키지 못할 때가 많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다르다”며 “특히 민주당에게 두드러진다.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라고 말했다.그는 “민주당은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 17건, 박근혜 정부 10건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출범 초인 2017년 5월에 고위 공직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이 있었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고 말했다.그는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다였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민을 받들 능력과 자질이 없는 결격자를 단호히 레드카드로 퇴장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다.또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감옥에 보냈다”며 “검찰이 문재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고 발끈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며 “위장 탈당이나 다른 정당,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국회)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는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흑역사로 남을 것이다.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을 대부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했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박홍근 원내대표는 13일 “국민도 김 여사 특검 도입에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검찰은 야당 수사, 정적 탄압에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김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고 있다”며 “야당 대표는 ‘불송치’ 결정이 끝난 사건도 들춰내면서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주장했던 ‘공정과 상식’은 대체 어디로 갔느냐. 하루아침에 사법 정의가 무너지고 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은 부실한 검찰 수사와 어정쩡한 재판부가 합작한 결과였다”고 말했다.그는 “공소장에 김 여사가 200번 이상 등장하고 공판 중 300회 이상 이름이 언급됐지만 검찰은 단 한 번도 소환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이에 재판부는 ‘실패한 시세조종’이라며 공범들 모두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고 말했다.그는 “대통령실은 기다렸다는 듯 1심 선고가 나자마자 공범의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니 김 여사 의혹도 종결됐다며 서둘러 ‘셀프 면죄부’ 주기에 바빴다”며 “검찰과 재판부, 대통령실이 삼위일체가 되어 김건희 구하기에 나섰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대체 누가 대통령이냐. 불소추 특권이 김 여사에게도 적용되느냐”며 “김 여사는 죄가 있어도 신성불가침인 것이냐”고 말했다.그는 “재판부가 공소시효를 인정한 2010년 10월 21일 이후에도 김 여사 주가조작 개입 의혹은 차고 넘친다. 단순한 전주가 아니라 통정매매 등 주가조작에 직접 나선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박 원내대표는 “이제라도 성역 없는 수사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남은 길은 특검뿐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 정신을 부정해온 윤석열 검찰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앞서 조정식 사무총장도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간담회를 열고 “김 여사 수사를 더는 검찰에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높아진다.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10일 2월 임시국회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와 관련해 “국민이 소수정당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공격했고, 민주당은 “3월 본회의에서 책임 있게 처리하겠다”고 맞섰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법안들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 시킨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법치주의 기초에 대해서 전혀 숙달돼 있지 않은 집단인 것 같다”며 “조문 하나를 가지고 왜곡하고 비틀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자기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거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2월 (임시국회) 들어서도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를 무력화하고 상임위 곳곳에서 쟁점 법안 직회부를 시도해서 70년 헌정사에서 유례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며 “어제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방송법 개정안을 직회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법사위를 완전히 무력화하고 허수아비를 만드는 것”이라며 “1년 넘게 상임위를 독식해 오다가 어렵사리 여야 합의로 정상화 시켰더니 이번에는 법사위를 무력화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법안을) 본회의로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오만과 독선이 재‧보궐선거 패배, 대선 패배,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민심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계속 이런 식으로 폭주를 일삼는다면 국민은 내년도 총선에서 민주당을 소수정당으로 전락시키고 민주당의 권한을 완전히 박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법사위에 오랫동안 묶여 있던 법률안들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며 “의사면허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간호 인력의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간호법 등 7개의 민생 법안”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법률안들은 모두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법사위에 회부되고 법안 심사에 전혀 진척이 없었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그래서 어제 민주당 주도로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모두 이 표결에 참여했고, 일부는 직회부에 찬성까지 했다”고 했다.그는 “국회법에 따라 30일이 경과한 3월 본회의에서 책임 있게 처리하겠다”며 “앞으로도 민주당은 법사위의 월권 행사는 국회법에 따라 저지해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45.3%’국민의힘은 2021년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율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김무성 전 의원과 서청원 전 최고위원이 맞불었을 당시 최고 투표율 31.7%를 훌쩍 뛰어넘었다.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과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의원 등 당내 유력 중진 인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당원들이 전면적 변화를 선택하면서 원내 경험이 전혀 없던 이 전 최고위원이 30대 당 대표로 선출됐다.이런 가운데 오는 3월 8일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1년 전당대회와는 달리 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의 불출마가 이어지면서 당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당 안팎에서는 이번 투표율이 30%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전당대회는 3파전으로 펼쳐졌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비윤(비윤석열)계 표심이 선거에 참여할 요인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은 2017년 25.2%, 2019년 25.4%를 기록했다.이와 관련해 이번 전당대회는 적극 지지층 중심의 투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당 안팎에선 투표율이 낮을 경우 상대적으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 김 의원이 유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주류인 친윤계 지지를 받는 가운데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의 힘이 더 강하게 발휘될 수 있다는 얘기다.또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지층의 경우 오랫동안 국민의힘에서 의정 생활을 해온 김 의원을 선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반면 안 의원은 전당대회에 관심이 적거나 중도 성향을 가진 당원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대립 구도를 피하고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 등의 표심에 호소하며 전당대회 관심도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앞서 안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연대를 뜻한 ‘윤안 연대’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등 발언으로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은 뒤 “해당 표현을 쓰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하지만 안 의원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재차 불거질 경우 윤심이 없는 후보를 넘어 반윤(반윤석열)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친윤이 아닌 비윤 당권 주자로서 당심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놓인 셈이다. 일각에선 친윤 진영의 전방위적 압박이 지속될 경우 당원들에게 동정 여론이 흐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두 주자는 공약 등을 제시하며 당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김 의원은 지난 7일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저는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이라며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또한 그는 8일 불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과의 회동과 관련해 “정통 보수 뿌리를 지켜온 당원들에게는 매우 의미가 큰 것”이라며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가자는 마음이 더 빠른 속도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안 의원은 비전발표회에서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궤멸하고 반드시 170석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 아마도 걱정이 많겠지만 안철수를 총선 압승의 도구로 써 달라”고 말했다.그는 8일 경기 평택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도 “총선은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내가 지휘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저는 3번의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수도권 유권자를 누구보다 잘 아는 당 대표 적임자”라며 말했다.두 주자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도 벌이고 있다.김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첩’ ‘신영복’ ‘사드 배치’ ‘햇볕정책’ 등에 대한 안 의원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과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국민의힘 정신에 부합하는 생각과 소신을 가지고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며 “당 대표에 도전했다면 당의 정체성, 당원 정신과 전혀 다른 언행에 대해 한 번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그러자 안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공격하는 마타도어, 색깔논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 제가 짧은 기간 공동 야당 대표를 했던 건 대한민국이 다 아는 사실이며 그 당시 행보로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며 “그 직후 야당의 문제점을 알고 당을 나왔고,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대선 두 번에 걸쳐 제 모든 것을 바쳐 정권교체에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의 중도사퇴 소문과 관련해선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거 봤느냐”고 일축했다.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100%’로 투표로 진행된다.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여론조사 30%’에서 일반 국민여론조사 비중을 없앤 것으로 당권 주자들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은 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마무리하고 10일 본경선에 진출할 4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합동연설회와 방송토론회 등을 거친 뒤 책임당원 78만 여명을 포함해 84만 명에 육박하는 당원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모바일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진행한다.하지만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끼리 한 번 더 겨뤄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결선투표는 다음 달 9일 양자토론회를 거친 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모바일과 ARS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12일 투표 결과가 발표된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은 지난 6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책임을 묻겠다며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탄핵이 기각된다면 그에 따른 혼란과 결과는 온전히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주 원내대표는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 경찰청 특수본(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서 이 장관은 별다른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고, 직무집행에서도 중대한 법률 위반이 드러난 것도 없다”며 “행안부 장관이 재난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안전사고 및 재난·재해 시 긴급구조·지원 등은 자치경찰의 사무이고 경찰이나 소방청에 대한 업무지휘 수단도 행안부 장관에게는 없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참사 발생 후 장관의 일부 언행이 부적절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을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헌재가 인용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원로 헌법학자의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이태원 참사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안타까운 재난”이라면서도 “장관 탄핵소추는 다른 문제다. 탄핵소추에 관해 헌법 제65조는 ‘공무원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 탄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헌법재판소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직무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 위반을 이유로 파면해야 한다면 법익형량원칙에 위반된다, 탄핵심판 청구는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말한다’고 했다”며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된 직책 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탄핵소추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고 말했다.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탄핵안을 인용하면서도 당시 민주당이 주장했던 세월호 7시간의 행적에 대해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고 말했다.야 3당이 발의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169석의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실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헌정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 사례가 되며, 이 장관의 직무는 즉시 중지된다.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장관 문책은 양심을 지닌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나서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국회로서 너무나 기본적인 책무”라며 “설령 정치적으로 불리할지라도 민주당은 그 계산기를 완전히 내려놓고 오직 ‘국민이 하라는 일’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는 헌법에 따라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이 장관의 해임을 건의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며 “경찰의 꼬리자르기식 수사에 이은 검찰 조사에서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장관은 여전히 정권이 부여한 치외법권 안에 있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국민도 못 지킨 총체적 무능 정권은 다시 국민과의 대결을 택하고 있다. 이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끝까지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대통령실은 ‘나쁜 선례’를 운운했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힘자랑을 하니, 당 대표 방탄이니, 심판받을 것이라고 하며 인면수심의 저주를 퍼부었다. 장관, 대통령실, 여당 할 것 없이 ‘막말 총공세’”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이미 갱신이 불가할 정도로 뻔뻔하고 무도하게 최악의 선례를 만든 것은 윤석열 정권”이라며 “정작 심판받아야 할 정당은 용산 눈치 보며 장관 방탄에만 급급했던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그는 “대통령이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장관급 실세 인사로 행안부 차관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나왔다”며 “탄핵소추로 장관의 업무가 정지되더라도 국정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을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국민과 고집스럽게 맞서는 것을 지금이라도 포기하기 바란다.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결코 국민의 상식과 양심을 이길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할 일은 이 장관을 지키라는 용산의 명령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여야는 3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추진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전날 탄핵소추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기각되면 그 혼란의 책임은 누가 져야 되는 것이냐”고 밝혔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분들이 계시고 정치를 복원하려고 하는 분들이 어제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과 관련해 “해임 건의는 정치적 선택이기 때문에 해임 건의를 할 수 있지만 탄핵소추는 정치적 결단일 뿐만 아니라 법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며 “탄핵소추는 기분상 마음에 안 든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의 신중한 결정을 다시 한번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주 원내대표는 “탄핵소추는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만 가능하다. 탄핵소추의 사유와 증거도 제출하게 돼 있다”며 “경찰 특수본(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서도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 섣불리 국회가 탄핵소추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탄핵요건이 되지 않아서 기각되면 그 혼란과 낭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 추진에 대해 논의했지만 당내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소추안과 김 여사 특검 모두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주 원내대표는 김 여사 특검 추진에 대해 “특검 여부도 자신들이 집권할 때 충분히 수사할 수 있었고 또 깊이 들여다본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곧 있을 것으로 안다”며 “그런 것들은 다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 성급한 결정으로 더 곤란한 지경으로 빠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장관 문책은 국민과 유가족, 생존자의 준엄한 명령이고 요구”라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이 장관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어제 의원총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의 탄핵을 소추하는 방안과 주가조작 의혹을 가진 김 여사의 특검을 추진하는 방안을 놓고 의원들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들었다”며 “조속히 (의견수렴) 과정을 밟아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와 관련해 “이 장관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정황과 사실이 확인된 김 여사가 수사를 반드시 받게 하자는 데에는 그 어떤 이견도 없었다”며 “다만 이 장관 탄핵은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 의견까지 수렴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만큼 조속히 그 과정을 밟겠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계속되는 국민의 문책 요구에도 무시로 일관하며 참사의 책임자인 이 장관에게 종합대책까지 만들게 했다”며 “지금 이 책임을 묻지 않으면 참사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유가족의 바람 역시 잘못한 책임자를 처벌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