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를 확정짓자 해외 정상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다가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 조금이라도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약 25분 동안 직접 통화했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협력’과 ‘긴밀한 접촉’을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엘리제궁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럽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같은 날 텔레그램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력하고 흔들리지 않는 미국의 리더십은 세계와 정의로운 평화에 필수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등과 가자 전쟁을 치르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직접 통화해 이스라엘 안보와 이란의 위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국과 무역 분쟁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모두가 이익을 얻고, 싸우면 모두 손해라는 걸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전에는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없었던 ‘싸우면 모두 손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고 한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도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과 5분가량 통화했다. 향후 회담 일정에 대해 “현재 조율 중”이라며 조기 회담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세계 주요국 정상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앞다투어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새로운 트럼프 시대 맞이에 들어갔다. ‘트럼프 시대의 재개막’이 향후 미국에서 강해질 ‘자국 우선주의’ 무역 및 안보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 겪는 유럽, 이스라엘 축하 메시지 유럽 주요국, 이스라엘 등은 발 빠르게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가 향후 이들 지역의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과거 4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추후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가장 진실한 축하를 전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국가 수장 중 처음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헝가리, 미국 국기 이모티콘과 함께 “아름다운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적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X에 “인상적인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 아래 강력한 미국의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신속한 종전이 필요하다며 러시아 쪽에 기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그의 리더십은 다시 한번 우리의 동맹을 강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시절 가까운 사이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부르며 반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진정한 우정’을 언급하며 올 7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中-日, 동아시아 미칠 파장 예의 주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미국 국민의 민주주의 선택에도 경의를 표한다”며 “긴밀한 협력으로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과의 조기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5번 골프를 칠 정도로 밀월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미국의 고립주의 심화로 미국의 동아시아 관여가 약해지면 중국의 해양 진출, 북한 및 러시아의 위협이 강해져 일본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중국은 미국에 대해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상생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고 처리할 것”이라며 논평을 아꼈다.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해서만 ‘위험 축소(디리스킹)’ 정책을 펴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커플링(공급망 단절)’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대중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왔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거래에 능한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을 무역이나 경제 제재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줘룽타이(卓榮泰)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6일 대만의 방위비 부담 증액을 두고 “하루아침에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세계 주요국 정상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앞다투어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새로운 트럼프 시대 맞이에 들어갔다. ‘트럼프 시대의 재개막’이 향후 미국에서 강해질 ‘자국 우선주의’ 무역 및 안보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전쟁 겪는 유럽, 이스라엘 축하 메시지전쟁 중인 유럽과 이스라엘 등은 발빠르게 트럼프 후보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가 향후 이들 지역의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X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 지난 4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추후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장 진실한 축하”를 전했다. 트럼프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국가 수장 중 처음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헝가리와 미국 국기 이모티콘과 함께 “아름다운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적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X에 “트럼프 대통령의 인상적인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 아래 강력한 미국의 시대가 오길 기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신속한 종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그의 리더십은 다시 한번 우리의 동맹을 강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던 시절 가까운 사이였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SNS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부르며 축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진정한 우정’을 언급하며 올 7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후보 자택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 중국-일본, 동아시아 미칠 파장 예의주시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6일 “미일 동맹은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이며 인도 태평양 지역, 국제사회 평화 번영의 기반”이라며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지는 가운데 한미일 협력 강화는 전례 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빠른 시기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와 트럼프 후보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르면 내년 1월 대면 회담을 성사하기 위한 물밑 조율에 들어갔다.트럼프 후보는 재임 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5번 골프를 칠 정도로 밀월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미국의 고립주의 심화로 미국의 동아시아 관여가 약해지면 중국의 해양 진출, 북한 및 러시아의 위협이 강해져 일본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중국 외교부는 6일 “중국은 미국에 대해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상생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고 처리할 것”이라며 논평을 아꼈다.첨단기술 분야에 대해서만 ‘위험 축소(디리스킹)’ 정책을 펴온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커플링(공급망 단절)’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대중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왔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거래에 능한 트럼프 후보가 대만을 무역이나 경제 제재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의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은 6일 대만의 방위비 부담과 관련해 “하루아침에 국방예산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1913∼2002) 전 부총리가 주인공인 TV 드라마 ‘서북세월’이 5일부터 관영 중국중앙(CC)TV에서 방영됐다. 지난해 3월 시 주석의 집권 3기가 시작된 뒤 중국에선 시 주석은 물론이고 그의 아버지 띄우기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통해 시 주석의 권위를 높이고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 또한 촉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중국의 유명 배우 진둥(靳東)이 주인공인 40부작 드라마는 오후 8시 황금시간대에 방영된다. 텐센트비디오(QQ), 아이치이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동시 송출된다. 홍콩 싱타오일보는 “시 전 부총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방영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드라마는 제1차 국공내전이 발발한 1927년부터 1952년까지 25년간 시 전 부총리가 고향 산시성 등에서 활동하며 젊은 혁명 지도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드라마는 그를 공산당에 충성하는 동시에 민중과 깊은 유대감을 가진 인물로 그린다고 한다. 공개된 예고편에선 젊은 시절의 마오쩌둥(毛澤東)과 시 전 부총리가 함께하는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중국의 8대 혁명 원로’로 꼽히는 시 전 부총리는 1959년 부총리에 올랐다. 1962년 마오쩌둥의 눈 밖에 나 당시 오지였던 산시성으로 쫓겨났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집권한 1978년에 복권됐고, 광둥성 당 서기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중국은 2013년 3월 시 주석 집권 직후부터 시 전 부총리 추모 작업에 공을 들여 왔다. 같은 해 10월 시 전 부총리의 탄생 100년을 맞아 기념 우표를 발행했으며,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도 벌였다. 2017년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시 주석이 부친을 “어려운 시기에도 당에 충실했던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해 주요 관영 매체들은 시 전 부총리의 탄생 110년을 맞아 그의 업적을 칭송하는 기사를 앞다퉈 내보냈다. CCTV는 이와 별도로 시 전 부총리의 삶을 다룬 6부작 다큐멘터리도 방영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8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9개국에 대해 내년 말까지 무비자 입국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1일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비자를 면제한 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3일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번 비자 면제 조치는 한국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갑작스레 발표됐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무비자 시범 정책 적용 국가를 확대해 왔지만, 주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 위주였다. 이번에 무비자 정책에 포함된 9개국도 한국을 제외하면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모두 유럽 국가다. 일단 이번 조치는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및 교류 증가 등 한중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한령(限韓令)의 전면 폐지 등 본격적인 해빙 무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이 한미일 협력 구도를 견제하고, 최근 경색됐던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를 이번 조치에 담았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을 계기로 북한이 최근 분명한 친(親)러시아 행보를 걷고 있고,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 이후 동북아 정세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한미일 가운데 한국을 가장 먼저 무비자 대상 국가에 포함시켰다.“美中 갈등-北러 밀착속… 中, 한국에 ‘한시 무비자’ 손내밀어”주중 韓대사관도 모르게 깜짝 발표美-日보다 한국 먼저 비자 면제일각 “對中제재 한미일 공조 흔들기”여행업계선 “中관광상품 늘릴 것”중국 정부가 1일 한국을 포함시킨 비자 면제 정책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현지 외교가에선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발표 시기는 물론 형식도 기존 방식과 달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날 저녁 늦게 홈페이지에 올린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 게시물을 통해 무비자 정책 국가 확대 사실을 밝혔다. 당일 오후 브리핑에선 언급조차 나오지 않았던 내용을 뒤늦게 추가한 것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3일 “우리도 현지 보도를 통해 발표 사실을 알았다”며 “주말이라 아직까지 관련 공식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中, 美 대선 직전 비자 면제 발표중국 외교부는 1일 “한국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만 롄허보는 “최근 최고지도자가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한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등과 달리, 한국이 포함된 건 놀랍다”고 평가했다.전문가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최근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 중국이 한국 비자 면제를 깜짝 발표한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한 건 중국이 북한은 물론이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북한의 파병을 계기로 동북아 정세가 ‘북-중-러 대 한미일’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는 움직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으로선 5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동북아 지역 안보와 대(對)중 제재에 관한 새로운 판이 짜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정책으로 대결 구도를 흔들려 한다는 해석이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한미일 가운데 경제적으로 중국과 가장 밀접한 한국을 약한 고리로 여겼다”고 말했다.● 한국 비자 면제, 미일보다 앞서다만, 한국의 비자 면제와 관련된 분위기가 그간 서서히 조성되고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한 이후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는 시각이다. 올 9월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베이징을 찾은 한중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중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자 정책 간소화’를 먼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정부도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자, 한국을 대상 국가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를 중국에 의사 타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중 고위급 만남 등 이렇다 할 계기가 없는 시점에 미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한국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것은 한국 측으로선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앞으로 중국 관광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비자 신청 절차와 비용이 사라지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겨울철 중국 인기 여행지인 샤먼, 쿤밍, 리장 등과 가볍게 떠날 수 있는 대도시(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여행 상품을 늘려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중국 관영 매체인 베이징일보도 2일 “팬데믹 이후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한중 양국은 서로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다”며 “비자 면제로 젊은이들의 상호 이해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중국 경제 회복을 위한 전환점 또는 또 다른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다.”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격)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가 4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선 특별 국채 발행을 포함한 대규모 재정정책이 집중 논의되고, 폐막일인 8일 침체돼 있는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종합 경기 부양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중국이 올해 9월 말부터 쏟아낸 통화 완화 조치, 부동산 부양책 등을 포함한 각종 경기 부양책의 세부 내용이 결정될 전망이다. 또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5%) 달성 여부를 가늠하는 최종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10조 위안 특별 국채 발행 전망”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이번 전국인대 상무위 회의에서 10조 위안(약 1934조 원) 이상의 추가 국채 발행을 승인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6조 위안은 지방정부의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4조 위안은 유휴 토지와 부동산 매입에 쓸 것으로 전망했다.중국 지방 정부 부채는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꼽힌다. 최근 부동산 침체로 인한 세수가 부족하고, 코로나19 확산 당시 투입된 행정 비용 부담으로 그 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숨겨진 부채’로 불리는 중국 지방정부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 부채 규모가 올해 66조 위안(약 1경2700조 원)으로 중국 GDP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지방 정부의 재정난을 완화시키면 지방 정부가 밀린 공사대금과 급여를 지급할 수 있고, 추가 투자에 나설 여력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관건은 재정 투입 규모다. 외신들은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주기 위해서는 국채 발행 규모가 10조 위안을 넘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GDP의 13% 수준인 4조 위안의 경기 부약책을 꺼내 들었다. 이번에 10조 위안을 투입한다 해도 지난해 기준 GDP의 약 8%에 그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발표액이 이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美 대선 따라 투입액 달라질 수도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중국이 서방의 경제무역 제재 속에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자체 소비 시장을 살려야 본격적인 경기 침체 탈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지금까지 내놓은 부양책들은 과잉 생산과 내수 부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지난달 말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부양책은 소비를 포함해 국내 수요를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현금 살포성’ 대책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민들의 현금 지급에 대한 기대감, 나아가 복지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중국 당국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시행 중인 ‘이구환신(以舊換新·가전제품을 바꿀 때 보조금 지원)’ 정책 외에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원이나 사회보장 제도 강화 정책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두 달에 한 번꼴로 해당 월말에 열리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이 이번 제12차 회의를 당초 예상보다 1주일가량 미룬 것은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유세 중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폭탄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돼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GDP가 최대 2.5%포인트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중국은 무역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10∼20% 더 많은 재정 지원책을 승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 정부가 8일부터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아일랜드, 모나코, 아이슬란드, 안도라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인 여권 소지자가 업무, 관광, 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최대 15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비자 면제 기간은 내년 12월31일까지다.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 관광 입국을 허용해왔다.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일시적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에서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인 남성 A 씨와 관련해 “한국인은 믿을 수 없다” “간첩에게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각국 간의 치열한 ‘반도체 기술 확보 전쟁’ 중 벌어진 일종의 보복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방첩 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로 삼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31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중국 여러 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한국인 간첩 체포’라는 키워드가 8000만 건 이상 조회되며 오전 한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날 관영매체인 관차저왕(觀察者網)이 ‘반간첩법 통과 이후 첫 한국인 검거, 중국 주요 회사 3∼4곳에 근무한 전 삼성 직원’이란 제목의 기사로 A 씨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자 누리꾼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회사를 여러 개 바꾼 게 의심스럽다” “한국은 원래 중국을 싫어하고, 중국의 기술 개발을 우려한다”며 A 씨와 한국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산시성 고등법원 등 중국의 일부 기관은 공식 소셜미디어에 ‘한국인 간첩 검거’라는 키워드에 함께 간첩 적발 시 신고 요령 등을 담은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반간첩법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중국 국가안전부도 지난달 28일부터 ‘반도체 기술 유출’을 다룬 2∼3분짜리 미니 드라마를 연속 공개하는 등 기술 유출 신고에 적극 나서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인들의 반간첩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내 한국 기업 관계자는 “당장 중국에서 협력 업체나 외부 사람을 만나는 게 위축되고, 한국을 오가며 대외 활동을 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50대 한국인 남성 A 씨가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A 씨 가족은 지금까지 현지 수사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혐의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가족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수사당국이 조사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A 씨에게) 더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중국으로 입국하다가 여권을 압수당했다. 지난해 12월 수사관들에게 연행되기 3개월 전이다. 이 과정에서 2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 A 씨는 이를 가족에게 숨겼다. 조사를 받을 때면 A 씨는 “지방 출장을 다녀오겠다”며 2, 3일씩 집을 비웠다고 한다. 연행된 뒤로는 생사도 전언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A 씨가 거주해 온 허페이시 국가안전국은 “A 씨가 호텔에서 조사를 받는다”고 했지만, 정확한 위치나 호텔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다. 면회는 물론 전화 통화도 하지 못했다. 총 5차례 가진 한국 측 영사 면회를 통해 편지를 전달받거나 ‘피부염으로 약을 바른다’ 등의 소식만 전해 들었다. 가족들은 “A 씨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어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데, 구치소에 간 이후 약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 부인도 올 3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시 중국 수사당국은 “전해줄 게 있다”고 하며 만난 뒤 모처로 데려가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수사관들은 A 씨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근무할 당시 한국에는 언제 갔는지 등을 캐물었다. 또 이달 9일 첫 접견을 마친 중국 변호사는 “국내법상 가족에게도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서 “이미 증거가 확보됐고, A 씨도 시인했다”고 했다. A 씨 가족은 이를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은 “처음 창신메모리에 입사했을 때 고위직도 아니었다”며 “한국 직원에겐 기밀 정보 접근 권한도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중국인이나 대만 출신 직원들이 중심이었고, A 씨 등 한국 직원들은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가족은 A 씨의 구속 배경엔 한국에도 반간첩법을 적용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한다. 가족은 “삼성전자 전 직원이 반도체 기술을 창신메모리에 유출해 재판에 넘겨졌다는 기사가 지난해 12월 15일에 나왔다”며 “3일 뒤에 아버지가 연행됐다”고 말했다. A 씨 재판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1년 가까이 진행된 조사로 A 씨와 가족 모두 초조하고 지친 상황”이라며 “정부가 영사 조력을 한다지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50대 한국인 남성 A 씨가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A씨 가족은 지금까지 현지 수사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혐의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가족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수사당국이 조사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A 씨에게) 더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가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중국으로 입국하다가 여권을 압수당했다. 지난해 12월 수사관들에게 연행되기 3개월 전이다. 이 과정에서 2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 A 씨는 이를 가족에게 숨겼다. 조사를 받을 때면 A 씨는 “지방 출장을 다녀오겠다”며 2, 3일씩 집을 비웠다고 한다.연행된 뒤로는 생사도 전언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A 씨가 거주해 온 허페이시 국가안전국은 “A 씨가 호텔에서 조사를 받는다”고 했지만, 정확한 위치나 호텔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다. 면회는 물론 전화 통화도 하지 못했다. 총 5차례 가진 한국 측 영사 면회를 통해 편지를 전달받거나 ‘피부염으로 약을 바른다’ 등의 소식만 전해 들었다. 가족들은 “A 씨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어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데, 구치소에 간 이후 약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A 씨 부인도 올 3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시 중국 수사당국은 “전해줄 게 있다”고 하며 만난 뒤 모처로 데려가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수사관들은 A 씨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근무할 당시 한국에는 언제 갔는지 등을 캐물었다. 또 이달 9일 첫 접견을 마친 중국 변호사는 “국내법상 가족에게도 구체적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서 “이미 증거가 확보됐고, A 씨도 시인했다”고 했다.A 씨 가족은 이를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은 “처음 창신메모리에 입사했을 때 고위직도 아니었다”며 “한국 직원에겐 기밀 정보 접근 권한도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중국인이나 대만 출신 직원들이 중심이었고, A 씨 등 한국 직원들은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는 설명이다.가족은 A씨의 구속 배경엔 한국에도 반간첩법을 적용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한다. 가족은 “삼성전자 전 직원이 반도체 기술을 창신메모리에 유출해 재판에 넘겨졌다는 기사가 지난해 12월 15일에 나왔다”며 “3일 뒤에 아버지가 연행됐다”고 말했다. A 씨 재판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1년 가까이 진행된 조사로 A 씨와 가족 모두 초조하고 지친 상황”이라며 “정부가 영사 조력을 한다지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운 우주선 ‘선저우(神舟) 19호’ 발사에 성공했다.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30일 오전 4시 27분(현지 시간) 간쑤(甘肃)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선저우 19호를 실은 장청(長征) 2F 로켓을 발사했다. 선저우 19호는 발사 약 10분 뒤 로켓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고, 중국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으로 향하는 예정 궤도에 진입했다.선저우 19호에는 사령관인 차이쉬저(蔡旭哲)와 쑹링둥(宋令東), 왕하오쩌(王浩澤) 등 3명의 우주 비행사가 탑승했다. 쑹링동과 왕하오쩌는 1990년 이후 태어난 젊은 비행사다. 신화통신은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태어난 세대)가 우주로 나간 것은 최초”라고 소개했다. 또 왕하오쩌는 중국의 세 번째 여성 우주비행사이자 로켓 엔지니어로는 첫 번째 여성이다.세 명의 우주비행사들은 올 4월 지구를 떠난 선저우 18호 승무원들과 교대해 6개월 동안 톈궁에 머물 예정이다. 이들이 톈궁에서 80여개의 우주과학 실험을 진행하며, 여기엔 인공 달 토양으로 만든 벽돌 실험도 포함된다. 해당 벽돌이 우주 환경에도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 향후 달에 연구기지 건설에 이용할 계획이다.이번 우주비행사들은 처음으로 지구에서 우주로 초파리를 가져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홍콩 밍(明)보가 보도하기도 했다. 장웨이(張偉)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유전자가 인간과 비슷한 초파리 실험을 통해 인류가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를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반(反)간첩법을 개정한 뒤 첫 한국인 구속 사례가 확인되면서 중국 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해당 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정보와 기술 등을 유출했다는 근거나 정황이 부족해도 반간첩법의 모호한 규정을 이용해 ‘국가 안보나 이익에 해를 줄 수 있는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발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올 5월 반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 국적의 50대 남성 A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근무하다 2016년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제조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이직했다. 이후 중국의 다른 반도체 회사 2, 3곳에서 일했다. 중국 수사 당국은 그가 창신메모리에서 일하던 당시 내부의 핵심 기술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과 교민단체 등에 따르면 A 씨처럼 한국에서 일하다 중국 회사에 영입된 한국인 기술직은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10여 년 전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같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 기업 출신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특히 한국에서 공장 운영이나 주요 공정 관리 경험이 있는 인력을 선호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건너온 기술 분야 인력들은 공장이 안정되면 좀 더 좋은 처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이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다니던 중국 회사와 관계가 틀어지면 회사가 보복성으로 ‘반간첩법을 위반했다’며 당국에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건 반간첩법의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반간첩법에 따르면 국가 기밀 외에도 국가 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과 데이터를 취득하거나 불법 제공한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국가 안보와 이익의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아 주요 산업의 공정 관리에 관여한 외국인 기술자와 중국 기업과 협력한 외국 기업에 반간첩법에 따른 기술 유출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중국 당국이 수사를 통해 안보와 국익과의 관련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체포된 일본인 제약회사 직원을 포함해 2014년 반간첩법이 시행된 이후 최소 17명의 일본인이 해당 법으로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29일 “반간첩죄 혐의로 한국인을 체포했고,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필요한 편의를 제공받도록 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반(反)간첩법을 개정한 뒤 첫 한국인 구속 사례가 확인되면서 중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해당 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정보와 기술 등을 유출했다는 근거나 정황이 부족해도 반간첩법의 모호한 규정을 이용해 ‘국가 안보나 이익에 해를 줄 수 있는 기밀을 유출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발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올 5월 반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근무하다 2016년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이직했다. 이후 중국의 다른 반도체 회사 2~3곳에서 일했다. 중국 수사당국은 그가 창신메모리에 일하던 당시 내부의 핵심 기술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내 한국 기업들과 교민단체 등에 따르면 A 씨처럼 한국에서 일하다 중국 회사에 영입된 한국인 기술직은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10여 년 전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같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 기업 출신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특히 한국에서 공장 운영이나 주요 공정 관리 경험이 있는 인력을 선호했다.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건너온 기술 분야 인력들은 공장이 안정되면 좀더 좋은 처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이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다니던 중국 회사와 관계가 틀어지면 회사가 보복성으로 ‘반간첩법을 위반했다’며 당국에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건 반간첩법의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반간첩법에 따르면 국가 기밀 외에도 국가 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과 데이터를 취득하거나 불법 제공한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국가 안보와 이익의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아 주요 산업의 공정 관리에 관여한 외국인 기술자와 중국 기업과 협력한 외국 기업에 반간첩법에 따른 기술 유출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중국 당국이 수사를 통해 안보와 국익과의 관련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체포된 일본인 제약회사 직원을 포함해 2014년 반간첩죄가 시행된 이후 최소 17명의 일본인이 해당 법으로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중국 외교부는 29일 “반간첩죄 혐의로 한국인을 체포했고,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필요한 편의를 제공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중국이 간첩 행위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반간첩법을 시행한 뒤 한국인이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의 50대 남성 A 씨는 지난해 12월 자택에서 중국 수사 당국 관계자들에게 연행됐다. A 씨는 2016년 중국에 건너와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중국 수사 당국에 연행된 뒤 모처에 구금된 채 조사를 받았고, 올 5월 중국 검찰에 의해 정식으로 구속돼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중국 당국은 A 씨의 혐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처음 A 씨 조사를 담당한 기관이 반간첩법 위반을 주로 다루는 국가안전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사건 인지부터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A 씨가 반간첩법 위반 혐으로 구속된 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중국은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 데이터 등에 대한 정탐·취득·매수·불법 제공 등을 간첩행위에 추가한 반간첩법 개정안을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이다. 이 법에 따르면 중국 공안 당국은 간첩 행위 혐의자와 의심이 되는 사람의 휴대품을 열람하거나 압수할 수 있고, 신체에 대한 검사도 가능하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에서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매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300개 넘게 문을 닫았다.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면서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고 있고, 애국주의 소비 심리 확산으로 해외 브랜드나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굳이 찾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대만 차이나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내 나이키 최대 유통업체인 타오보인터내셔널의 직영 매장 수는 올 8월 말 기준 58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331개 줄었다. 2021년 7695개였던 중국 내 타오보인터내셔널 매장 수는 지난해 말 6144개로 줄었다. 2020년 약 360억1000만 위안(약 7조 원)이었던 매출 규모 역시 지난해 289억3000만 위안(약 5조6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촉발된 내수 부진 속에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이 일상 소비에 대한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들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 제품을 주로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수년째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과의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토종 의류 브랜드 안타스포츠의 매출은 2022년 나이키 차이나의 매출을 넘어섰다. 이후 양측의 매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차이나타임스 역시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의 업체 간 치열한 저가 경쟁,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요식업에서도 해외 프랜차이즈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중국 언론에는 미국의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매출 감소와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2019년 상하이에 처음 매장을 연 쉐이크쉑은 진출 초기 매장마다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우한, 광저우, 홍콩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쉐이크쉑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비싼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글을 올리는 사례가 잦다. 반면 ‘차이니즈 버거’를 강조하는 현지 요식업체 ‘타스팅’은 2022, 2023년 6078개의 신규 매장을 세우며 급성장했다. 타스팅은 이달 들어 미국 맥도널드를 제치고 화라이스, KFC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매장이 많은 햄버거 브랜드가 됐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중국이 간첩 행위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반간첩법을 시행한 뒤 한국인이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28일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2월 자택에서 중국 수사 당국 관계자들에게 연행됐다. A씨는 2016년 중국에 건너와 중국 최대 메모리 제조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중국 수사 당국에 연행된 뒤 모처에 구금된 채 조사를 받았고, 올 5월 중국 검찰에 의해 정식으로 구속돼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중국 당국은 A씨의 혐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처음 A씨 조사를 담당한 기관이 반간첩법 위반을 주로 다루는 국가안전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사건 인지부터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A씨가 반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중국은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 데이터 등에 대한 정탐·취득·매수·불법 제공 등을 간첩행위에 추가한 반간첩법 개정안을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이다. 이 법에 따르면 중국 공안 당국은 간첩 행위 혐의자와 의심이 되는 사람의 휴대품을 열람하거나 압수할 수 있고, 신체에 대한 검사도 가능하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에서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매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300개 넘게 문을 닫았다.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면서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고 있고, 애국주의 소비 심리 확산으로 해외 브랜드나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굳이 찾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대만 차이나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내 나이키 최대 유통업체인 타오보인터내셔널의 직영 매장 수는 올 8월 말 기준 58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331개 줄었다. 2021년 7695개였던 중국 내 타오보인터내셔널 매장 수 역시 지난해 말 6144개로 줄었다. 2020년 약 360억1000만 위안(약 7조 원)이었던 매출 규모 역시 지난해 289억3000만 위안(약 5조 6000억 원)으로 감소했다.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촉발된 내수 부진 속에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 일상 소비에 대한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들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기 보다는 온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 제품을 주로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 째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과의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토종 의류 브랜드 안타스포츠의 매출은 2022년 나이키 차이나의 매출을 넘어섰다. 이후 양측의 매출 격차가 확대디고 있다. 차이나타임스 역시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의 업체 간 치열한 저가 경쟁,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게 됐다고 진단했다.요식업에서도 해외 프랜차이즈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중국 언론에는 미국의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버거’가 매출 감소와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2019년 상하이에 처음 매장을 연 쉐이크쉑 버거는 진출 초기 매장마다 사람들이 줄 설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우한, 광저우, 홍콩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쉐이크쉑 버거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비싼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류의 글을 올리는 사례가 잦다.반면 ‘차이니즈 버거’를 강조하는 현지 요식업체 ‘타스팅’은 2022, 2023년 6078개의 신규 매장을 세우며 급성장했다. 타스팅은 이달 들어 미국 맥도날드를 제치고 화라이쓰, KFC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매장이 많은 햄버거 브랜드가 됐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충돌해 온 중국이 인도네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북나투나해에서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 지역에 세 차례나 해경선을 보냈다. 일각에선 중국이 프라보워 정부를 상대로 ‘회색 지대(Gray zone·그레이존·무력 공격에 이르기 전 단계)’ 도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해양경비청은 26일 성명을 통해 “중국 해안경비대 소속 5402호 함정이 전날 북나투나해 인도네시아 관할 구역에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선이 북나투나 해역에 진입한 것은 21일, 23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인도네시아 측은 “앞으로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보안 유지와 법 집행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해경선은 인도네시아 해경과 해군 함정에 의해 쫓겨났다. 북나투나해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북동쪽으로 230km 떨어진 나투나 제도의 북쪽 해역이다. 인도네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되며 대규모 어장이 있고, 천연가스도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최남단 하이난섬에서 1500km 떨어진 이곳이 이른바 ‘구단선(九段線·중국이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정한 해양경계선)’에 포함됐다며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7년 이 지역을 ‘북나투나해’라고 명명했다. 이후 중국의 반발에도 인근에 군사기지를 만들고, 중국 어선 출몰 시 전투기를 띄우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이달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북나투나해에 해경선을 보낸 것에 대해 “중국은 종종 새 지도자들을 시험하기 위해 회색지대 전술의 경계를 넓히는 수단으로 삼는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해경은) 법에 따라 중국 관할 수역을 정기 순찰한다”면서 “인도네시아와의 소통을 통해 양국 해양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브릭스(BRCIS)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의 첫날인 22일 “회원국 간 통화 결제를 늘리자”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회원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해 미국 달러에 기반한 국제 금융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탈(脫)달러’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NDB) 총재 겸 전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회원국 간 통화로 상호 결제를 하면 각 회원국의 재정 독립성이 높아지고 지정학적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도 최근 이에 관한 지급 결제 디지털 플랫폼 ‘브릭스 브리지’ 계획을 발표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지급 결제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23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전날 양국 간에 이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물음에 “금융 협력을 포함한 모든 현안이 논의됐다”고 답했다. 브릭스는 앞서 2015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과 유사한 NDB를 출범시켰다. 특히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미국이 주도한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했다. 이로 인한 루블화 급락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탈달러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중국, 이란 등 다른 회원국들도 탈달러에 대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역시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려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브릭스는 미국의 전체주의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조치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소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참여한 결제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미국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22일 양자 회담을 가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현대 사회에 모범이 되는 모델이자 세계 안정화를 이끄는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 또한 “국제사회가 심각한 변화를 맞고 있지만 양국 관계는 훼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 정상회의까지 총 4번 만났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히말라야 산맥 일대에서 국경 분쟁을 벌여 온 중국과 인도가 양측의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순찰 방식에 21일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나온 이 합의로 양국이 오랜 갈등을 해결할 계기를 마련한 만큼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양자 회담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21일 “(인도와 중국이) 국경 순찰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도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양국 군대는 약속된 일정에 따라 각자 국경을 순찰하고, 매달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위반 사항을 점검하기로 했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전쟁을 치렀고 현재까지 국경을 확정하지 못했다. 중국은 인도가 실효 지배 중인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를 ‘남(南)티베트’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한다. 인도 또한 1962년 전쟁 당시 중국이 점령한 북서부 카슈미르의 악사이친 고원을 자국 영토라고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한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2020년 6월 라다크의 갈완 계곡에서 양국 군인이 대대적으로 충돌했다. 당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고 이후로도 산발적인 충돌이 이어졌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이 자국 표준 지도를 공개하며 인도와의 국경 분쟁 지역을 모두 중국 영토로 표시해 인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각각 2013년, 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시 주석과 모디 총리의 양자 회담이 2020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껏 열리지 않는 것 또한 이 국경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합의가 국경 분쟁의 완전한 해소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여러 난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측은 국경에 배치된 수만 명의 병력을 철수할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또한 2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내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