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 선수단은 8월 열린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금 13개, 은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 8위를 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 144명이 참가했지만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런데 여기에 동메달 하나를 더해야 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역도 남자 최중량급(105kg 이상급)에 출전했던 전상균(43)이 파리 올림픽 기간 중 12년 만에 빼앗겼던 올림픽 메달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전상균은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된 챔피언스 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전상균은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의 ‘차장님’이다. 런던 올림픽 이후 선수에서 은퇴한 그는 소속팀이던 한국조폐공사 역도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4년 말 역도팀이 해체되면서 일반 회사원으로 ‘환직’했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화폐본부에서 지폐와 동전 등을 수요처에 공급하는 게 주 업무다. 그는 “눈앞에서 엄청난 돈뭉치를 보고 다룬다. 사소한 사고라도 나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철저하게 준비한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처음엔 회사 생활이 낯설고 쉽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분들을 만나 많이 배우면서 잘 지내 왔다”고 했다. 10년 가까이 바벨과 떨어져 있던 그에게 올해 초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루슬한 알베고프(러시아)가 도핑 위반 혐의로 메달을 박탈당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동메달은 4위를 한 전상균이 승계하게 됐다. 전상균은 런던 올림픽에서 인상 190kg, 용상 246kg으로 합계 436kg을 들어 4위에 올랐다. 전상균은 “올해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연락이 왔다. 동메달을 재배정받게 됐는데 ‘파리에 와서 받을래? 아니면 택배로 보내줄까’하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파리 한 번 가 보자고 해서 파리에 가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역도 선수 출신인 아내 오윤진(개명전 오숙경) 씨와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수 시절 이후 오랜만에 찾은 파리에서 그는 잊고 있었던 역도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는 걸 느꼈다. IOC는 그에게 비행기 표와 체류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경기장 출입이 가능한 AD카드는 배정하지 않았다. 그는 직접 돈을 주고 역도 경기장 입장 티켓을 구했다. 그리고 박혜정(21)이 여자 최중량급(81kg 초과급)에서 은메달을 들어 올리는 걸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전상균은 “(박)혜정이가 은메달을 따고, 시상대에 서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는 걸 느꼈다”며 “언젠가는 다시 역도 지도자가 돼 내가 키운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머리속으로 그려봤다”고 했다. 올림픽 메달이 없었기 때문인지 전상균은 그동안 실력에 비해 크게 이름을 떨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역도에 모처럼 나온 최중량급의 최강자였다. 2000년대 중후반 한국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 장미란(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있었다면 남자 역도 최중량급에는 전상균이 있었다. 장미란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무게는 드는 여자 선수였다면, 전상균은 모든 한국 사람을 통틀어 가장 힘이 센 남자였다. 다만 올림픽 메달만은 번번이 그를 외면했다. 대표적인 대회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대회를 전후해 근육통을 앓았던 그는 근육 이완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문제는 이완제를 과도하게 먹는 바람에 막상 힘을 써야 할 때 근육이 다 풀려버린 것이다. 장비 덕도 보지 못했다. 평소 그는 일본 제품이나 스웨덴제 바벨을 썼는데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산만 쓰도록 규정했다. 그는 “보기와 달리 내가 손이 좀 예민한 편이다. 이상하리만치 중국 제품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인상에서 세 차례 모두 실패하며 허무하게 실격을 당하고 말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비슷했다. 평소 갖고 있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인상 때 그는 평소보다 10kg 정도 무게가 덜 나왔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 용상 종목까지 무사히 마쳤다. 돌이켜보면 포기하지 않았기에 4위를 했고, 4위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동메달까지 되찾을 수 있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후 그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다. IOC로부터 통보를 받은 4월부터 그는 매달 52만5000원의 올림픽 동메달 연금을 받고 있다. 동료, 지인들로부터 축하도 많이 받았다. 그는 “무엇보다 내가 노력해서 딴 올림픽 메달을 평생 간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부담도 있다.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자칫 사고를 쳤다가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명예를 더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 비해 훨씬 절제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술자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조심해서 먹으려 한다”며 했다.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룬 그에겐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역사(力士)의 피를 물려받은 딸 전희수(17)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여고생인 전희수는 9월 스페인에서 열린 2024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여자 76kg급에서 인상 102kg, 용상 130kg, 합계 232kg을 들어 세 부문 모두 은메달을 따냈다. 10월 전국체전에서는 용상 131㎏을 들어 여고부 한국 신기록도 세웠다. 전상균은 “역도 코치를 하고 있는 아내가 어릴 때부터 재미 삼아 가르쳤는데 본인이 흥미를 느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채워야 할 게 많지만 언젠가는 올림픽 시상대에 설 수 있도록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그는 대표팀 전체를 통틀어 최중량 선수 타이틀을 도맡았다. 런던 올림픽 출전 당시 그의 몸무게는 165kg이었다. 먹고 싶지 않아도 힘을 키우기 위해 억지로 먹어야 하던 시절이었다. 은퇴 후 체중 조절에 나섰다. 그는 오전 4시면 기상한다. 경북 경산에는 크고 작은 저수지가 많은데 그는 저수지를 돌며 유산소 운동을 한다. 무리하게 뛰기보다는 가볍게 뛰기와 걷기를 반복한다. 그는 “공복 유산소 운동이 체중감량에 많은 도움이 된다. 매일 하루 1시간에서 한 시간 반가량 저수지 주변을 돈다”고 했다. 그렇게 몸에 크게 무리를 하지 않고도 30~40kg을 감량했다. 그는 “올림픽 메달을 받고 딸 희수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바람에 요즘 축하 자리가 많아 다시 살이 조금 쪘다”며 “좀 차분해지면 제대로 몸 관리를 재개할 것”이라며 웃었다. 여기서 평소 궁금하던 것 하나를 물었다. ‘헬창(헬스를 통해 몸 불리기에 열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3대 500(스쾃,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중량을 합쳐 500kg의 무게를 드는 것)’이 유행인데 그는 3대를 얼마쯤 들까 하는 것이다. 그는 따로 계산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3대 1000정도는 가뿐하지 않았을까’ 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상균은 “바벨에 원반을 최대한 끼우면 320~330kg 가량 된다. 한창 선수 생활을 할 때는 바벨을 끼울 수 있는 데까지 끼운 뒤 스쾃와 데드리프트를 반복해서 훈련하곤 했다”고 했다. 벤치 프레스도 비슷한 무게를 든다고 가정하면 3대 1000은 훌쩍 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게에 대한 욕심을 경계했다. 그는 “역도와 웨이트 트레이닝은 순발력과 탄력을 모두 키울 수 있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면서도 “하지만 무게를 올릴수록 부상 위험이 커진다. 특히 단기간에 무게를 올리면 큰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무게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도 선수와 지도자로 20년, 이후 10년을 회사원으로 살아온 그는 역도와 관계된 향후 인생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파리 올림픽에서 관중으로서 느꼈던 스포츠의 감동을 다시 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전상균은 “파리 올림픽에서 화제가 되면서 역도에 대해 새롭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회사에서 역도팀에 대한 재창단에 대해 고려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만약 역도팀이 다시 생긴다면 후배들 양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역도를 통해 회사의 이름도 크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차 김민선(21)이 정규시즌이 끝난 뒤 이벤트 대회로 열린 위믹스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투어 정규대회는 아니지만 프로 데뷔 후 거둔 첫 우승이다. 김민선은 17일 부산 기장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6언더파 66타를 쳤다. 김민선은 김수지(28)와 같은 타수를 기록한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민선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가상화폐 25만 위믹스를 받았다. 우승을 확정한 이날 오후 4시 20분 기준으로 3억4825만 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올 시즌 KLPGA투어 대회 중 우승 상금이 가장 많았던 8월 한화클래식(우승 상금 3억600만 원)을 뛰어넘는다. 다만 정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KLPGA투어 우승과 상금 기록엔 반영되지 않는다. 김민선은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했는데 아직 투어 우승이 없다. 작년과 올해 각각 30개 대회에 출전했고 두 차례 기록한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김민선은 이번 대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민선은 “정규 시즌 대회에서 우승한 건 아니지만 오늘 우승으로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25만 위믹스는 일주일 이내에 지급되는데 받는 날부터 곧바로 거래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특성상 거래 시점에 따라 액수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16일까지만 해도 25만 위믹스는 3억 원에 못 미쳤는데 하루 만에 3억5000만 원 가까이로 올랐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민선과 한국체육대 동기인 윤이나(21)는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 1위 보너스 10만 위믹스에다 이번 대회 공동 13위 상금 2만3000위믹스를 더해 12만3000위믹스(약 1억7133만 원)를 받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SSG가 한국계 투수 미치 화이트(30)를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영입했다. SSG는 16일 화이트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올해 평균 시속 152km, 최고 156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졌다. 슬라이더와 커브 스위퍼 등 변화구 완성도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SSG는 화이트에게 제1선발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화이트는 토론토와 샌프란시스코, 밀워키 등 세 팀을 거치면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3경기에 등판했다. 2016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통산 71경기에 나서 4승 12패에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화이트는 1969년 미국으로 이민해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한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외조부가 다저스의 열성 팬이었다. 미국 방송사 ABC 앵커인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이 화이트의 이모다. 화이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을 때 그의 가족 스토리가 아메리칸드림의 성공 사례로 ABC에 소개되기도 했다. 화이트는 2016년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았는데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닮은 얼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이트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상대한 타자는 추신수였다. 2020년 8월 29일 텍사스전을 통해 데뷔한 그는 첫 타자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 시절엔 류현진(한화)과,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에선 잠시나마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한솥밥을 먹었다. 화이트는 SSG 구단을 통해 “어머니의 나라에서 선수 생활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한국 리그에 하루빨리 적응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SSG는 올해 24경기에 등판해 11승 3패에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한 드루 앤더슨(30)과는 총액 120만 달러(약 16억8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앤더슨은 올 시즌 65이닝 만에 탈삼진 100개를 채워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소 이닝 100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 앤더슨은 올 시즌 115와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158개를 잡아내며 9이닝당 12.2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아림이 14일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리는 더 안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에 출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는 LPGA투어에서 통산 72승을 거둔 ‘레전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개최자로 나선다. 2020년 처음 열린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을 소렌스탐이 이어받으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치러지고 있다. 김아림은 10일 미국 하와이에서 끝난 롯데 챔피언십에서 4년 만의 LPGA투어 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한국 선수는 김아림을 포함해 3명이다. 양희영이 6월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유해란이 9월 FM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세 선수는 ‘더 안니카 드리븐’에서 시즌 2승째를 노린다. 김아림은 특히 지난주 롯데 챔피언십에서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대회 내내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달성해 연승에 대한 기대가 높다. 2020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인 김세영과 김효주, 안나린, 성유진, 이미향, 이소미, 최혜진 등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CME 글로브 포인트 58위인 김효주와 59위 이미향에겐 이번 대회 성적이 특히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 이어 21일부터는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열리는데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60위 이내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이번 대회를 통해 9월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이후 두 달 만의 복귀전을 치른다. 2021, 2022년에 이어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코르다는 가벼운 목 부상으로 한동안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올 시즌 최다인 6승을 거둔 코르다는 올해의 선수상(244점)을 확정한 상태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3위인 릴리아 부(미국)와 인뤄닝(중국·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4위) 해나 그린(호주·5위) 등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대만을 상대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2015년 제1회 대회 우승, 201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3회째인 올해는 상위 4개 팀이 겨루는 슈퍼라운드 진출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이번 대회엔 12개국이 출전했다.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 예선을 벌인 뒤 각 조 1, 2위가 일본 도쿄에서 진행되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WBSC 랭킹 6위 한국은 일본(1위) 대만(공동 2위) 쿠바(9위) 도미니카공화국(12위) 호주(15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예선에선 적어도 4승은 거둬야 안정적으로 슈퍼라운드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만과의 첫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한국 야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초반 탈락을 거듭했는데 첫 경기 패배가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에서 ‘복병’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고 결국 1회전에서 탈락했다. 국내에서 열린 2017년 WBC 첫 경기에선 이스라엘에 1-2로 졌다. 작년 WBC에선 호주에 7-8로 패한 뒤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WBSC 랭킹에서 알 수 있듯 대만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대만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와 대만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로 전력을 꾸렸다. 한국은 최근 대만에 고전해 왔다.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 김광현(SSG)을 마운드에 올리고도 대만에 0-7 완패를 당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조별리그에서 0-4로 패한 뒤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프로 선수가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대만에 26승 16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5경기만 놓고 보면 2승 3패로 밀린다.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을 꾸린 한국은 13일 대만전에 경험 많은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KT)를 선발로 내세운다. 최근 4년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72차례나 기록했을 만큼 경기력이 안정적인 데다 대만 타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미국전과 일본전, 지난해 WBC 호주전에 선발 등판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고영표는 “첫 경기부터 잘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택연(두산)과 박영현(KT) 정해영(KIA) 등이 대만전 마운드의 허리와 뒷문을 책임진다.타선에서는 ‘국제용 선수’로 떠오른 윤동희(롯데)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윤동희는 이번 대회 전에 치른 세 차례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날렸다. 윤동희는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으로 활약했다.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 1순위 후보로 꼽히는 김도영(KIA)도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만 선발 투수는 좌완 린위민이다.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린위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한국전에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결승전에서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5이닝 2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WBSC 랭킹 상위 12개국 참가프리미어12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한다. 2015년 제1회, 2019년에 2회 대회가 열렸다. 2023년 개최 예정이던 3회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에 따른 항저우 아시안게임 연기로 1년 미뤄져 올해 열린다. 4회 대회는 2027년 개최 예정이다. 프리미어12엔 WBSC 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한다. 올해 대회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상위 12개 팀이 출전했다. 프리미어12와 함께 대표적인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대회를 주관하고 예선을 거친 20개국이 참가한다.}
‘시니어 골프의 제왕’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8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랑거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 플레이오프 최종전 찰스 슈와브컵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다섯 타를 줄이며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랑거는 스티븐 알커(53·뉴질랜드)와 리처드 그린(53·호주)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이번 시즌 처음이자 PGA투어 챔피언스 통산 4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52만8000달러(약 7억4000만 원). 이번 우승으로 랑거의 찰스 슈와브컵 포인트 랭킹은 22위에서 7위로 올랐다. 챔피언스투어엔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한다. 이날 우승으로 랑거는 자신이 갖고 있던 PGA투어 챔피언스 통산 최다승 기록을 47승으로 늘렸다. 또 67세 2개월 14일에 대회 정상을 차지하며 작년 7월 시니어 US오픈에서 자신이 남긴 최고령 우승 기록(65세 10개월 5일)도 다시 썼다. 레전드에게 어울리는 드라마틱한 우승이었다. 랑거는 최종 라운드 17번홀까지 알커와 17언더파로 공동 선두였다. 18번홀(파5)에서 랑거의 티샷은 왼쪽 숲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세 번째 샷 만에 겨우 온그린에 성공했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7m였다. 티샷을 제대로 보낸 알커는 3.5m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다. 랑거는 7m 롱버디 퍼트를 그대로 홀에 떨어뜨렸다. 공은 완만한 S자 곡선을 그리며 홀로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랑거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한 뒤 모자를 그린에 내던지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알커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가며 승부가 갈렸다. 그동안 PGA투어 챔피언스 최우수선수(MVP)로 6번이나 뽑힌 랑거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랑거는 올해 2월 피클볼을 하다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고 수술을 받은 뒤 5월에야 투어에 복귀했다. 부상 여파로 대회에서 다리를 절룩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랑거는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매년 우승했다. 2017년엔 한 시즌에 7승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주까지 출전한 15번의 대회에서 준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10에 7번 드는 데 그쳤는데 시즌 최종전에서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대기록을 이어갔다. 랑거는 이번 대회 2라운드 64타, 3라운드 67타, 4라운드에서 66타를 치며 사흘 연속 ‘에이지 슈트(Age Shoot·자신의 나이보다 적거나 같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21, 22, 23번째 에이지 슈트였다. 랑거는 “시즌 마지막 대회 우승으로 18년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가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18번홀 롱 퍼트를 하기 전에 캐디가 ‘퍼트 한 번만 하면 되겠네’라고 했는데 이 말이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고 했다. 찰스 슈와브컵 랭킹 상위 35명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54)는 2언더파 282타로 공동 23위, 양용은(52)은 3오버파 287타로 공동 32위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96년과 1997년 프로야구 해태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포수 최해식(56)은 광주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 야구를 했던 그는 요식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처음부터 짜장면집을 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은퇴 후 자연스럽게 지도자가 됐지만 한 사건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한 선수가 밤늦게 숙소를 ‘탈출’하려다 다리가 부러지는 일이 있었는데 구단은 선수단 숙소 감독을 맡고 있던 그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는 “그 일을 계기로 미련 없이 팀을 떠났다”고 했다. 때마침 아내 김숙희 씨(57)가 장사를 해보자며 그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런데 그게 중국집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전까지 그는 음식을 만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건 배달이었다. 난생처음 오토바이를 타고 철가방을 들었다. 첫날부터 미끄러지며 사고를 냈다. 음식은 다 엎어지고, 입고 있던 청바지에선 피가 배어 나왔다. 그는 “언젠가 한 번은 넘어질 거 빨리 잘 넘어졌다. 이 정도 각오 없이 장사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털고 일어났다. 배달하면서 “몸을 움직일수록 돈을 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당시 광주에서는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었다. 그는 오전 5시가 되면 공사 현장으로 달려갔다. 추운 날씨에는 인부들을 위해 모닥불을 먼저 피워 놓았다. 인부들이 도착하면 따뜻한 물을 건네고 전단지를 돌렸다. 더운 여름에는 미리 꽁꽁 얼려 놓은 얼음물을 건넸다. 인부들은 그의 가게에 주문을 몰아줬다. 최해식은 “공사판 인부들은 누구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현장에 먼저 나가 있으면서 인정을 받았다”며 “야구선수나 코치로서 자존심은 철저히 버리고 맨발로 뛰었다”고 했다. 배달이 안정되자 주방에서 문제가 생겼다. 장사가 잘되자 주방장이 월급을 올려 달라며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새 주방장을 들여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최해식은 스스로 요리를 배우기로 했다. 요리를 익히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재능을 발견했다. 단 6개월 만에 그는 메뉴판에 있는 모든 요리를 만들어 냈다. 그는 20년 가까이 짜장면 봉사를 종종 해오고 있다.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빼놓지 않고 장애인복지관 등을 찾는다. 몇 해 전 천주교 신자가 된 그는 “성당을 다니면서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봉사를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도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며 “열심히 일하고 봉사를 하니 늙을 틈이 없다”고 했다. 건강관리는 골프로 한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 필드에 나간다. 카트를 타는 대신 직접 카트를 끌고 다녀야 하는 군(軍) 골프장, 일명 체력단련장을 선호한다. 그는 “9홀을 두 번 도는 군 골프장에서 걸으면서 골프를 친다. 높낮이가 있는 데다 하루에 만 보 이상을 걷게 된다. 그는 딱 60세까지만 일을 할 생각이다. 그는 “아내가 나를 만나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 예순 이후엔 여행을 다니며 여유롭게 지낼 것”이라며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아내와 함께 언젠가는 바티칸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해식은 의도치 않게 요리를 배운 것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이다. 그는 “기술이 있으니 어디를 가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요즘 주방장 일당이 20만 원은 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광주에는 프로야구 팬들에게 유명한 중식집이 하나 있다. 광주 광산구 운남동에 위치한 최고루다. 이곳은 1996년과 1997년 해태 타이거즈의 연속 우승을 이끈 포수 최해식(56)이 세운 짜장면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고루는 한때 광주지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 중식집 중 하나였다. 몇 해 전까지는 본점을 포함해 17개의 체인점이 지역 곳곳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재는 본점 하나만 최고루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 중이다. 최해식은 “모든 매장에서 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손님들이 불만이 있을 때는 모든 항의 전화가 나한테 쏟아지곤 했다”며 “현재는 마음 편하게 본점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 야구만 했던 그가 처음부터 짜장면집을 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 군산상고-건국대를 졸업하고 1991년 쌍방울에 입단한 그는 2000년 해태에서 은퇴할 때까지 10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 통산 타율 0.217이 말해주듯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포수로서 좋은 투수 리드와 프레이밍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어깨도 강해 도루 저지도 잘했다. 무엇보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포수였다. 투수 복도 있었다. 당시 한국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해태에는 조계현, 이강철, 임창용, 이대진, 김정수, 고 김상진 등 기라성같은 투수가 즐비했다. 최해식은 “‘볼 두 개 먼저 주고 시작하자’라고 자신감을 보인 투수들도 있었다. 최고의 투수들을 공을 받은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했다. 선수 은퇴 후 그는 자연스럽게 KIA 배터리 코치로 변신해 후배들을 지도했다. 순조롭게 흘러가던 그의 야구 인생은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뒤바뀌고 말았다. 2003년 KIA 2군 코치였던 그는 선수단 숙소를 감독하는 일도 맡고 있었다. 그런데 한 선수가 밤늦게 숙소를 ‘탈출’하려다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3층에서 빗물받이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다 다리가 부러진 것이다. 구단은 그에게 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다 큰 성인들의 사생활을 코치가 어떻게 일일이 책임져야 하나. 그 일을 계기로 미련 없이 팀을 떠났다”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입담이 좋았던 그는 한 스포츠케이블 TV의 해설위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때마침 아내가 장사를 해보자며 그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런데 그게 중국집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전까지 그는 짜장면과 짬뽕 등을 즐겨 먹었지만, 스스로 만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초라했다. 홀도 없는 배달 전문 중국집으로 월세는 단돈 50만 원이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하기로 한 김에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요리를 할 줄 모르는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건 배달이었다. 난생 처음 오토바이를 타고 철가방을 들었다. 첫날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 오토바이 운전에 익숙치 않았던 그는 브레이크를 잘못 밟아 미끄러지고 말았다. 음식은 다 엎어지고, 입고 있던 청바지에선 피가 배어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이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한 번은 넘어질 거 빨리 잘 넘어졌다. 이 정도 각오 없이 장사할 생각 하면 안 된다.”배달일을 하면서 그는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다. “몸을 움직일수록 돈을 번다”는 평범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였다. 당시 광주 지역에서는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었다. 그는 오전 5시가 되면 공사 현장으로 달려갔다. 추운 날씨에는 인부들을 위해 모닥불을 먼저 피워놓았다. 인부들이 도착하면 따뜻한 물을 건네고 전단지를 돌렸다. 더운 여름에는 미리 꽁꽁 얼려놓은 얼음물을 건넸다. 그에 답하듯 인부들은 그의 가게에 몰아서 주문을 했다. 최해식은 “공사판 인부들은 누구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그보다 먼저 현장에 나가 있으면 그분들이 먼저 인정을 해 준다”며 “야구선수나 코치로서의 자존심은 철저히 버리고 맨발로 뛰었다. 그때 그렇게 열심히 한 덕분에 오래 걸리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배달이 안정되자 주방에서 문제가 생겼다. 장사가 잘된다 싶자 주방장이 월급을 올려 달려며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새 주방장을 들여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최해식은 스스로 요리를 배우기로 했다. 더 많은 돈을 들여 실력 있는 요리사를 스승으로 모셨다. 요리를 마스터하기까지 예정은 2년으로 잡았다. 난생 처음 주방 칼을 잡고, 웍을 들었다. 그런데 요리를 하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재능을 발견했다. 요리가 생각대로, 마음 먹은 대로 된 것이다. 그는 “요리 하나하나가 빨리 이해가 됐다.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을 넘어 창의적인 요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6개월 만에 “하산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그는 주방에서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즐거움은 느꼈다. 그가 개발해낸 대표적인 요리는 최고루의 시그니처 메뉴가 된 볶음짬뽕이다. 이 밖에 그는 물짜장과 굴짜장 등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요리를 계속 개발해냈다. 이후 체인점을 늘려갈 때마다 그는 주방장을 가르칠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본점 하나만 운영하는 요즘은 그는 주방에 상주하진 않는다. 요리사 두 명과 보조 한 명 등 세 명이 현재 가게의 요리를 만든다. 하지만 손님이 많거나, 주문이 밀려들 때는 그가 직접 웍을 잡는다. 최해식은 “야구를 할 때도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시간이 빨랐다”며 “요리하는 손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점심처럼 한참 바쁠 때 1시간 정도 빨리 요리를 하곤 한다”며 웃었다. 요리를 배우고 난 뒤 그는 20년 가까이 짜장면 봉사를 종종 해오고 있다. 한때는 일 년에 여러 번 노인복지관이나 장애관 복지관을 찾아 짜장면을 무료로 만들었다. 그는 “젊은 때는 종종 했지만 요즘엔 그리 자주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데 그때 제대로 쉬지 못하면 언젠가부터인가 체력이 달리더라”라고 했다. 그래도 그는 요즘도 1년에 두 차례는 짜장면 봉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다. 몇 해 전부터 천주교 신자가 된 그는 “성당을 다니면서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많은 봉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도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성당에서 봉사를 다니는 장애인 복지관 등에서 짜장면 봉사를 한다”고 했다. 열심히 음식을 만들지만 그는 가능한 한 적게 먹으려 한다. 매끼 식사량을 조절하면서 아침과 저녁 등 하루 두 끼만 먹는다. 건강관리는 골프로 한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이면 필드에 나간다. 카트를 타는 대신 직접 카트를 끌고 다녀야 하는 군 골프장, 일명 체력단련장을 선호한다. 그는 “9홀을 두 번 도는 군 골프장에서 걸으면서 골프를 친다. 높낮이가 있는 데다가 하루에 만 보 이상을 걷게 된다. 꽤 운동이 된다”고 했다. 그는 골프 파트너는 김성한 전 KIA 감독 등 예전 타이거즈 멤버들이다. 그는 “김성한 감독님은 여전히 골프를 잘 친다. 내기를 하면 항상 내 돈을 따서 그 돈으로 밥을 사 주신다”며 웃었다. 50대 후반인 그는 딱 60세까지만 일을 할 생각이다. 이후에는 함께 고생해 온 아내 김숙희 씨(57)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즐겁게 살 생각이다. 최해식은 고등학생 때 첫사랑이던 김 씨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군산상고 시절 서울에 야구를 하러 왔다가 첫 눈에 반해 고백을 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 생일이 1월 6일로 같아 서로 생일을 잊을 일도 없다. 그는 “아내가 나를 만나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 예순이 될 때까지 열심히 일한 뒤 여행을 다니며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 생각”이라며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아내와 함께 언젠가는 바티칸을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해식은 아내 덕분에 배우게 된 요리에 대해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요리 기술이 있으니 어느 지역을 가든 아르바이트라도 할 수 있다. 요즘 주방장 일당이 20만 원은 된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영혼의 단짝’인 김하성(29·전 샌디에이고)과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내야수 김하성의 새 행선지로 샌프란시스코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MLB.com은 8일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김하성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가 특히 김하성을 영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밀워키 역시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 영입전에는 올 시즌이 끝난 후 새로 야구 운영 부문 사장으로 임명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버스터 포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포지 사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시즌에 유격수를 영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후반기부터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피츠제럴드가 2루로 가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FA 시장에 나와 있는 수준급 유격수는 김하성과 윌리 아다메스(29) 정도다. 아다메스는 올해 밀워키 소속으로 32개의 홈런과 11타점을 올렸다. 공격력에서는 아다메스가 뛰어나지만 김하성은 유격수뿐 아니라 2루수와 3루수 등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골드글러브급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MLB.com은 김하성과 이정후의 인연을 소개하며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행에 무게를 실었다. 이 매체는 “두 선수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프로야구 키움에서 함께 뛰었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한국 대표로 함께 활약했다”며 “이정후가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뒤 가장 먼저 전화로 소식을 전한 이가 김하성이었다”라고 전했다. 두 선수는 올해 팀은 달랐지만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도 수시로 만나 함께 식사를 하고, 전 소속팀 키움의 캠프를 방문하는 등 우의를 이어왔다. 김하성은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멜빈 감독은 올해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기 전 2022∼2023년 샌디에이고 감독이었는데 이때 김하성은 멜빈 감독 밑에서 MLB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했다. 올겨울 미국 진출에 도전하는 키움 내야수 김혜성(25)의 행선지로는 시애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애틀은 김혜성의 2루수 수비 능력과 콘택트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김혜성이 MLB에 진출하면 내년 시즌에는 3명의 키움 출신 야수들이 MLB 무대를 누비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후회 없는 선수 생활을 했다.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 그동안 잘 살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SSG 추신수(42)가 7일 인천 연수구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34년에 걸친 야구 선수 생활의 끝을 알렸다. 부산수영초교 3학년이던 9세 때 야구를 시작한 추신수는 200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데뷔해 16년간 빅리거로 활약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은 한국프로야구 SSG에서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했다. 2주 전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아 보호대를 차고 기자회견에 나온 추신수는 “전(前) 야구 선수 추신수입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미국에서 뛸 때 새벽부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한국에 온 뒤엔 한 팬으로부터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돼 고맙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눈물도 흘렸다”며 “한국에서는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SSG 후배 김광현과 최정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최고의 순간은 2022년 우승”추신수는 MLB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다.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5년 4월 22일 MLB에 데뷔했다. 이후 2020년까지 빅리그를 누비며 1652경기에 나와 통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출전 경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한국인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도 기록했다. 2018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다인 52경기 연속 출루와 함께 한국인 야수 최초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13년 말에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810억 원)의 대박 계약도 했다. 추신수는 “스스로 냉정히 평가하자면 신체조건이나 재능에서 특별한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고, 한 번이라도 더 스윙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야구에 진심이었던 선수, 야구에 목숨을 걸었던 선수로 평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4년 동안 타자 부문 최고령 기록을 줄줄이 바꾸기도 했다. 2021년 21홈런-25도루로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 보유자가 됐고, 올해에는 타자 최고령 출장(42세 2개월 17일), 안타(42세 1개월 26일), 홈런(42세 22일) 기록을 세웠다. 그가 꼽은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은 SSG의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추신수는 “평생 우승에 목말랐는데 미국에서 못 해본 우승을 한국에서 맛봤다. 그동안 흘린 땀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감독 대신 아빠 노릇 할 것 추신수는 매년 시즌 종료와 함께 곧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천천히 미래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추신수는 “요즘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지도자 변신 계획은 없다. 추신수는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 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겠다”면서 “(특히) 감독은 준비와 열정이 갖춰졌을 때 할 수 있는 자리다. 지금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안이 와도 거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한국프로야구와 후배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가 한국에서 야구를 하는 동안 큰아들 무빈이와 둘째 아들 건우는 각각 미국 대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당분간은 미국을 오가며 아빠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은퇴식은 내년 시즌 중 열릴 예정이다. 추신수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었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5년 SSG의 전신 SK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던 최정(37)이 입단 20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선수가 됐다. 최정은 6일 막을 올린 FA 시장에서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계약금 30억 원, 연봉 합계 80억 원)에 계약했다. 별도 옵션 없이 전액을 보장받는 조건이다. 이번 계약으로 최정은 2000년 프로야구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누적 총액 3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최정은 2014년 11월 4년 총액 86억 원에 첫 번째 FA 계약을 했고, 2018년 말에는 6년 최대 106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에 사인했다. FA 시장에서 총 302억 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이전까지는 두산 포수 양의지(37)가 두 차례 FA 계약에서 총 277억 원을 받은 게 최고 기록이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최정은 여전히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을 올렸다. 홈런은 단독 3위, 타점은 공동 9위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978로 전체 타자 중 5위에 올랐다. 올 시즌까지 통산 495홈런을 쳐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갖고 있던 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도 넘어섰다. 최정의 통산 성적은 타율 0.288, 2269안타(6위), 495홈런(1위), 4197루타(1위), 1561타점(2위), 1461득점(1위), 1037볼넷(5위)이다. 3루수 수비 실력 역시 녹슬지 않았다. 여전히 넓은 수비 범위에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이번 시즌 최정은 129경기에 출전해 13개의 실책을 범했다. 올해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히는 KIA 3루수 김도영(21)에 비해 한결 안정적인 모습이다. 김도영은 141경기에서 30개의 실책을 범했다. 2028년까지 SSG 유니폼을 입게 된 최정은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에서 이승엽 감독님의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조용히 그리고 빨리 500홈런을 채우고 싶다”며 “600홈런이라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계약 기간 안에 600홈런을 채우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은 또 “홈런왕 타이틀과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한 번 더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최정은 지난해까지 세 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8번 수상했다. 최정이 골든글러브를 한 번 더 받으면 한대화(8회)를 넘어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가 된다. 최정은 “늘 변함없이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계약을 잘 마무리한 만큼 최선을 다해 팀과 개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끈을 조이겠다”며 “(2028년 개장 예정인) 청라돔에 가기 전에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SSG 구단은 “최정이 팀 성적에 기여하는 비중도 크지만 훈련과 생활적인 면에서도 솔선수범하기에 이번 계약이 팀 케미스트리 차원에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 2년 차인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고 스타로 떠오른 장유빈(22)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4개 주요 타이틀 석권에 도전한다. 장유빈은 7일부터 나흘간 제주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1)에서 열리는 KPGA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시즌 최종전인 이 대회는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70명만 출전해 컷 탈락 없이 순위를 가리는 왕중왕전이다. 장유빈은 3일 끝난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을 통해 이미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상금(10억4104만 원) 평균 타수(69.53타) 다승(2승)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KPGA투어 대상과 상금, 평균 타수(덕춘상) 다승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선수는 2009년 배상문이 마지막이다. 다승 공동 1위, 상금 2위를 달리고 있는 김민규(23)와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김민규는 누적 상금 9억8394만 원을 기록 중이다. 장유빈과는 5710만 원 차이다. KPGA 투어챔피언십 우승 상금은 2억2000만 원이다. 김민규가 우승하면 다승왕과 상금왕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다. 장유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 수상으로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출전권과 DP월드투어(유럽 투어) 1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장유빈은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 출전한다. 여기서 5위 이내에 들면 2025시즌 PGA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6∼45위는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출전 자격을 받는다. 장유빈은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퀄리파잉스쿨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퍼트에서 좀 더 자신감을 얻는다면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PGA 투어챔피언십에서는 신인상(명출상) 수상자도 가려진다. 김백준(23)이 신인상 포인트 1085.88점으로 선두에 올라 있고 송민혁(20)이 1030.44점으로 2위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신인상 포인트 900점, 2위는 480점, 3위는 405점을 얻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錢)의 전쟁’이라 불리는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6일 막을 올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시장이 문을 열기 하루 전인 5일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30명 중 승인 선수 20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SSG 중심 타자 최정(37)이다. 최정은 사실상 이번 스토브리그 FA 1호 계약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소속팀 SSG는 4일 “최정 선수 측과 만나 긍정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선수 측이 FA 계약 방식으로 진행하길 원해 FA 시장이 열리는 6일 계약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A 계약을 사전에 예고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2005년 SK(SSG의 전신) 입단 후 올해까지 20년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은 이번이 벌써 3년째 FA 계약이다. 2014년 11월 4년 총액 86억 원, 2018년 말 6년 최대 106억 원에 각각 FA 계약을 한 바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지만 최정은 올 시즌에도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통산 홈런에서도 495개로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갖고 있던 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을 넘어섰다.3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정은 C 등급으로 분류돼 타 구단 이적 시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발생한다. 하지만 최정은 인천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최정이 필요한 SSG 역시 100억 원 대의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종전까지 FA 계약으로만 192억 원을 받은 최정은 계약 액수에 따라 총액 300억 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FA 계약으로 가장 많은 돈은 번 선수는 두산 양의지로 두 번의 FA 계약으로 277억 원을 벌었다. 100억 원 대 계약을 눈앞에 둔 최정은 양의지의 기록은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만약 6일 계약이 이뤄지면 최정은 ‘영원한 SSG’맨으로 남게 된다.최정 이외에도 준척급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온다. 2020시즌 후 두산과 4+3년 총액 85억 원에 계약한 내야수 허경민(34)도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시장에 나왔다. 첫 4년 동안 총액 65억 원(계약금 25억 원, 연봉 40억 원)을 받은 허경민은 3년 20억 원의 남은 옵션 조항을 포기하고 다시 시장에 나와 재평가를 기다린다. 투수 중에서는 선발 한 자리를 맡아줄 수 있는 최원태(27·LG)와 엄상백(KT)이 선발 투수가 부족한 팀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후반의 나이가 장점인 오른손 투수 최원태는 올해까지 통산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역시 20대인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올 시즌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거뒀다. 통산 성적은 45승 44패 평균자책점 4.82다. 이 밖에 KIA의 필승조로 활약한 장현식과 임기영,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 KT 유격수 심우준 등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 FA 승인선수 명단(20명) 임기영, 장현식, 서건창(이상 KIA) 류지혁, 김헌곤(이상 삼성) 최원태(LG), 김강률, 허경민(이상 두산) 엄상백, 우규민, 심우준(이상 KT) 노경은, 최정(이상 SSG) 구승민, 김원중(이상 롯데) 하주석(한화), 이용찬, 임정호, 김성욱(이상 NC) 문성현(키움·팀 순위 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역대 가장 낮은 정규시즌 승률(0.507)로 일본시리즈에 진출한 요코하마가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양대 리그 최고 승률(0.650) 팀 소프트뱅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요코하마는 3일 일본시리즈(7전 4승제) 6차전 안방경기에서 소프트뱅크를 11-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60, 1998년에 이어 통산 3번째이자 26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이다. 요코하마의 ‘가을 야구’는 업셋의 연속이었다. 센트럴리그의 요코하마는 정규시즌에서 반타작을 간신히 넘긴 승률 0.507(71승 3무 6패)을 기록하며 3위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탔다. 그리고 가을 야구 첫 관문인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3전 2승제)’에서 정규시즌 2위 팀 한신(승률 0.540)을 2연승으로 물리쳤다. 정규시즌 1위 요미우리(승률 0.566)와의 파이널 스테이지(6전 4승제)는 더 극적이었다. 파이널 스테이지에선 정규시즌 1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한다. 또 모든 경기가 1위 팀 안방 구장에서 열린다. 요코하마는 이런 핸디캡을 딛고 요미우리를 4승 3패로 꺾으면서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요코하마의 일본시리즈 상대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 정규시즌 1위이자 올 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 승률(0.650)을 기록한 팀이다. 소프트뱅크는 정규시즌에서 요코하마보다 20승이 더 많은 91승(3무 49패)을 거뒀다. 이 때문에 일본시리즈에서 요코하마가 우승할 걸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요코하마는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해 ‘언더도그의 반란’은 멈추는 듯했다. 하지만 방문경기로 치른 3∼5차전을 모두 이긴 뒤 3일 안방 6차전까지 대승으로 장식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미우라 다이스케 요코하마 감독(51)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올해는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왔지만 다음엔 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다시 한번 일본시리즈 정상에 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인 미우라 감독은 선수 시절(1992∼2016년) 요코하마에서만 뛴 ‘원 클럽맨’으로 요코하마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기쁨을 맛봤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3위 팀이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건 2010년 롯데 이후 14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당시 롯데의 정규시즌 승률은 0.528이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선 2001년 두산이 정규시즌을 승률 0.508(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게 역대 최저 승률 우승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2006년에 기록이 나왔다. 이해 내셔널리그의 세인트루이스가 정규시즌 승률 0.516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뒤 리그 디비전 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에 이어 월드시리즈까지 승자로 이름을 올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쇼트트랙 스타이자 구독자 100만 명의 유튜버 곽윤기(35)의 하루는 30년 넘게 오전 5시에 시작된다. 곽윤기는 “아침에 일어나는 건 누구나 힘들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 침대에서 일어나야 어떤 일이든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곽윤기는 어릴 때부터 끼가 넘치는 선수였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뒤 시상대 위에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춤’을 췄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추가한 뒤엔 BTS의 다이너마이트 춤으로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넘치는 끼를 살려 2019년 8월 1일 ‘꽉잡아윤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선수들이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게 속상했다. 빙상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매력을 좀 더 알리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그는 100만 구독자, 일명 ‘골드 버튼’의 주인공이 됐다. 선수로 출전한 그는 대표팀과 선수촌 영상들을 틈틈이 찍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올림픽 전 10만 명대이던 구독자 수가 대회 개막 며칠 후 50만 명을 돌파하더니 남자 계주 5000m 은메달 뒤에는 100만 명을 넘겼다. 그는 유튜브 촬영과 후배들 응원을 겸해 올여름 파리 여름올림픽에도 다녀왔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 올림픽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후배들의 금메달을 눈앞에서 10개도 넘게 봤다”며 웃었다. 파리 올림픽에 다녀온 후 그는 다시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목표는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이다. 그는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은퇴를 생각했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은 정말 내 스케이트 인생의 ‘라스트 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매일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에 걸쳐 스케이트 훈련과 지상 훈련을 한다. 일요일에도 유연성 강화를 위해 스포츠센터를 찾는다. 훈련 틈틈이 유튜브 콘텐츠도 만든다. 유튜버가 된 후 그는 이전에 몰랐던 세상을 마음껏 경험하고 있다. 2022년에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초청을 받아 서울과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에서 열린 홈런 경쟁 X에 참가했다. 지난달에는 대전에서 열린 하나은행 자선 축구대회에도 트로트 가수 임영웅, 축구 선수 기성용 등과 함께 출전했다. 치킨과 맥주, 화장품 등 광고도 찍었다. 그는 광고 수입과 유튜브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데도 열심이다. 2022년 동해안 산불 이재민을 위해 3000만 원을 기부했고, 올해는 청소년 운동선수들을 위해 1000만 원을 내놨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곽윤기는 잘 먹고, 잘 자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그는 “쉬는 것도 운동”이라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 그는 5월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출전해 3위를 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듯 쉴 때만큼은 모든 걸 내려놓고 푹 쉰다. 선수 생활과 유튜버를 병행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일등보다는 ‘온리 원’이 되고 싶다. 누군가 가지 않았던 길을 가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쇼트트랙 선수이자 ‘골드 버튼’ 유튜버인 곽윤기(35)의 하루는 오전 5시에 시작된다. 쇼트트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30년 넘게 이어오는 습관이다. 곽윤기는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는 건 힘들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 침대에서 일어나야 어떤 일이든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쇼트트랙과 유튜버 중 어느 쪽이 ‘본캐’인지 ‘부캐’인지는 의미가 없다. 두 분야 모두 할 수 있는 데까지 잘하고 싶은 게 그의 생각이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잘하려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전 5시 기상은 그에겐 너무 당연한 일이다. 곽윤기는 어릴 적부터 특유의 끼가 넘치는 선수였다. 2010년 밴쿠버 겨울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그는 시상대 위에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춤, 일명 ‘시건방 춤’을 췄다. 경기 중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2014년 소치 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했고,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노 메달에 그쳤지만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생애 두 번째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는 시상식 때 BTS의 다이너마이트 춤을 췄다. 세 차례 올림픽 출전에 은메달 두 개를 딴 ‘선수’ 곽윤기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대회에서도 수많은 메달을 따낸 수준급 스케이터로 평가받는다. 올림픽 금메달 빼고는 모든 걸 다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더욱 각광을 받게 된 것 자신의 끼를 살려 유튜버 크리에이터 생활을 병행하면서부터다. 그는 2019년 8월 1일 처음 자신의 이름을 딴 ‘꽉잡아윤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선수로서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게 속상했다. 모든 선수들은 4년 동안 올림픽을 준비하는 게 그 과정들을 좀 더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단지 빙상 종목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매력을 좀 더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쇼트트랙 연구자이자 스포츠텔러라고 소개한다. 그는 유튜브에 쇼트트랙을 기본으로 다양한 종목을 소개하고 개인 일상을 알린다. 꾸준한 노력 끝에 2년 만에 10만 구독자 돌파하며 ‘실버 버튼’을 받았다. 그리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그는 100만 구독자, ‘골드 버튼’의 주인공이 됐다. 베이징 대회에 선수로 출전한 그는 경기를 준비하면서 틈틈이 대표팀과 선수촌 영상들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올림픽 전 10만 명 대이던 구독자 수가 올림픽 중간쯤 50만 명을 돌파하더니 남자 계주 5000m 은메달 뒤에는 100만 명을 넘겼다. “한국 최초의 성공한 올림픽 메달리스트 유튜버가 되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4일 현재 구독자는 100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 97만8000여 명이다. 유튜브 촬영과 응원을 겸해 지난 여름 파리 여름 올림픽에도 다녀왔다. 개막전 전날 파리에 도착해 폐회식까지 보고 돌아왔다. 동계 종목 선수인 그에게 파리 올림픽은 신세계나 마찬가지였다. 평소 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즈음이 스케이트 선수들에게는 전지훈련을 하는 때였기에 그 동안은 주로 TV로만 여름 올림픽을 봤다. 곽윤기는 “쇼트트랙 선수로 뛰면서 목표로 했던 올림픽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후배들을 응원하면서 내 눈으로 10개가 넘는 금메달을 봤다”며 “경기 후 만난 몇몇 친한 선수들은 자신들이 딴 금메달을 내 목에 걸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올림픽 금메달을 걸어본 것 자체가 행복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은 ‘선수’ 곽윤기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는 유니폼을 입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걸 새삼 깨달을 것이다. 그는 “한 때는 올림픽 금메달에 목말랐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파리 올림픽에 와서 보니 메달 유무나 색깔과 관계없이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를 향해 모든 걸 쏟아붓는 진정성이 정말 울림이 컸다”며 “그동안 곽윤기를 응원해주셨던 팬들에게 다시 한번 나도 그런 살아있는 눈빛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5월부터 서서히 운동을 재개했던 그는 파리 올림픽을 다녀온 후 본격적으로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한창 선수 생활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매일 오전과 오후 등 두 번에 걸쳐 스케이트 훈련과 지상 훈련을 한다. 하루 쉬는 일요일에도 유연성 훈련 등을 하기 위해 스포츠센터를 다닌다. 목표는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이다. 그는 “매번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은퇴를 생각했다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준비를 했다. 매번 거짓말을 한 것 같지만 이번이 정말로 내 스케이트 인생의 ‘라스트 댄스’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동갑내기 친구인 이정수(35)의 존재도 그에겐 큰 자극이 됐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2관왕인 이정수는 은퇴와 복귀를 반복하다가 2024~2025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5위에 올라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계주 멤버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투어에 출전하고 있는 이정수는 내년 2월 열리는 하얼빈 아시안게임에도 나간다. 곽윤기는 “친구인 이정수의 복귀 하면서 안된다고 생각했던 나를 일깨워 줬다”고 했다. 그렇다고 유튜버로서의 활동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훈련하는 틈틈이 짬을 내 영상을 찍고 업로드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가성비 촬영을 좋아한다. 생각나는 아이템이 있으면 가능한 한 한두 시간 안에 촬영을 마무리하는 편”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창작의 고통을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 그는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큰 어려움은 없다”며 “오히려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활동 반경이 무척 넓어져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상도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에는 메이저리그의 초청을 받아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서울,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에서 열린 홈런더비 X에 참가했다. 지난달에는 대전에서 열린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에 출전해 트로트 가수 임영웅, 축구 선수 기성용 등과 함께 공을 찼다. 5월 서울 한강에서 열린 제10회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튜버 활동을 하면서 그는 각종 광고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치킨, 맥주, 화장품, 커피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는 선수 활동와 유튜브 활동, 그리고 광고를 통해서 번 돈의 일부를 기부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2022년 동해안 산불 이재민을 위해 3000만 원을 기부했고, 작년에는 자선 바자회를 열어 모은 1000만 원을 세브란스 의료원에 기부했다. 올해는 청소년 운동선수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 원을 내놨다. 그는 “제가 버는 돈의 많은 부분이 제 유튜브를 시청해 주시는 분들로부터 나온 수익이다. 광고 역시 팬들이 좋아해 주셨기에 찍을 수 있었다”며 “팬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곽윤기는 잘 먹고, 잘 자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그는 “쉬는 것도 운동”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할 때 절대 무리하지 않으려 했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며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골절 부상이나 안면 부상 등을 피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하면서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멍때리기 대회 3위라는 순위가 말해주듯 그는 쉴 때만큼은 모든 걸 내려놓고 푹 쉰다고 했다. 스케이트나 유튜브에 대한 스위치도 완전히 끈 채 완벽한 휴식을 취한다. 그는 “쉴 때만큼은 내가 가장 기분 좋은 걸 하려고 한다. 햇빛을 받으며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성공한 유튜버인 그는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도 “누군가 가지 않았던 길을 가보고 싶다”며 “1등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서 ‘베스트 원’ 보다는 ‘온리 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금처럼 선수와 유튜버로 열심히 살아가면서 이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마다솜(25·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11번째로 ‘노 보기’ 우승을 차지했다.마다솜은 3일 제주시 엘리시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OIL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마다솜은 같은 타수의 김수지(28)와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두 번째 연장전에서 마다솜은 버디, 김수지는 파를 기록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이로써 마다솜은 시즌 2승, 통산 3승째를 올렸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억6200만 원이다. 새로운 ‘가을 여왕’의 탄생이었다. 1999년 9월생인 마다솜은 앞선 두 번의 우승 모두 가을인 9월에 거뒀다. 마다솜은 작년 9월 OK금융그룹 읏맨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올해 9월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 연장 승부 상대인 김수지는 그동안 ‘가을 여왕’으로 불려 왔던 선수다. 김수지는 여섯 차례 우승 중 다섯 번을 9, 10월에 챙겼다. 마다솜은 이번 대회 내내 단 한 개의 보기도 남기지 않는 ‘무결점 경기’를 했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67타를 쳤다. 비 때문에 하루 밀려 진행된 2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도 역시 ‘노 보기’로 67타를 쳤다. 사흘 연속으로 ‘노 보기 67타’를 기록한 마다솜은 KLPGA투어 역대 11번째 ‘노 보기’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36홀(2라운드) 노 보기 우승이 네 번, 54홀(3라운드) 노 보기 우승이 여섯 번 있었다. 72홀(4라운드) 노 보기 챔피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선두 임희정에게 두 타 뒤진 단독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마다솜은 1번홀(파5), 2번홀(파4)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임희정이 이날 5타를 잃으면서 무너지는 사이 선두 경쟁은 단독 2위로 출발했던 김수지와 마다솜의 대결로 좁혀졌다. 승부처는 16번홀(파3)이었다. 마다솜의 티샷은 그린을 넘어가 프린지에 떨어졌다. 그런데 프린지에서 퍼트로 굴린 14.2m 거리 롱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마다솜은 연장 두 개 홀에서 각각 파와 버디를 기록했다. 마다솜은 “작년 이 대회에선 부상으로 기권했었다. 올해는 우승 욕심 없이 한 타 한 타 집중하면서 쳤다”며 “보기 없이 대회를 마친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고 올해 2승을 거둔 내게 99점을 주고 싶다. 8일 시작되는 시즌 최종전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에서 톱10에 들어 100점짜리 시즌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해란(23)은 3일 일본 시가현 오쓰의 세타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토토 저팬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3위를 했다. 유해란은 지난달 경기 파주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공동 6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메이뱅크 챔피언십(3위)에 이어 ‘아시안 스윙’ 대회 3주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26)이 국가대표 복귀 후 두 번째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최민정은 3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여자 1000m 결선에서 1분30초49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지났다. 잔드라 펠제부르(1분30초632·네덜란드)가 2위, 커린 스토더드(1분30초779·미국)가 3위를 했다. 최민정은 16세이던 2014년에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이후 9년간 국제무대를 누비던 최민정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2023∼2024시즌엔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장비(스케이트 부츠와 날) 교체, 부상 치료, 휴식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올해 4월 열린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최민정은 국가대표 복귀 후 처음 나선 대회였던 지난달 말 월드투어 1차 대회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날 두 번째 출전한 대회 10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ISU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민정의 우승 소식을 다루면서 “여왕이 돌아왔다!(The queen is back!)”고 전했다. 레이스 초반 선두를 유지하던 최민정은 결승선 세 바퀴를 남기고 펠제부르에게 선두를 잠시 내줬지만 두 바퀴를 남긴 두 번째 직선 주로에서 다시 선두로 나선 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시즌 첫 금메달을 따 굉장히 기쁘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김길리(20)는 1분31초069의 기록으로 5위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왕이 돌아왔다.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26)이 복귀 후 두 번째 대회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민정은 3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여자 1000m 결선에서 1분30초49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산드라 펠제부르(1분30초632·네덜란드), 커린 스토더드(1분30초779·미국)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2관왕(1500m, 3000m 계주)이자 2022 베이징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은 장비 교체와 부상 치료 및 휴식을 위해 2023~2024시즌 태극마크를 반납했다가 올 시즌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다. 지난달 말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최민정은 두 번째 국제대회 출전 만에 세계 정상에 복귀했다. ISU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민정의 우승 소식을 알리며 “여왕이 돌아왔다!(The queen is back!)”고 소개했다. 이날 레이스 초반 선두를 유지하던 최민정은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펠제부르에게 선두 자리를 잠시 내줬다. 최민정은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두 번째 직선주로에서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펠제부르를 다시 제친 뒤 폭발적인 스피드로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경기 후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시즌 첫 금메달을 받아 굉장히 기쁘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김길리(20)는 1분31초069의 기록으로 5위에 머물렀다. 최민정, 김길리, 김건희(24), 노도희(29)가 출전한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는 페널티를 받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경기 중 노도희가 중국 선수를 막았다는 판정을 받아 탈락하고 말았다. 같은 날 열린 남자 1500m 결선에 출전한 박지원(28)은 2분17초653으로 4위를 기록해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했다. 지난 시즌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크리스털 트로피를 받았던 박지원은 지난 달 말 1차 대회 같은 종목에서는 은메달을 회득했으나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따진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4일 진행되는 여자부 1500m와 500m, 남자부 1000m, 남자 계주 및 혼성 계주에서 추가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달 31일 제주 엘리시안CC(파72)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OIL 챔피언십 1라운드. 안송이(34)는 10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기 전 동반 플레이어인 이지현(26)과 기념사진을 남긴 뒤 첫 티샷을 했다. 안송이가 KLPGA투어 통산 최다 대회 출전 기록을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안송이는 이날 KLPGA투어 360번째 대회에 출전하면서 홍란(38·은퇴)이 갖고 있던 종전 최다 출전 기록(359경기)을 넘어섰다. 안송이는 2008년에 KLPGA에 입회했고, 2010년 투어에 데뷔했다.안송이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두 타를 줄이며 2언더파 70타로 공동 40위를 한 뒤 “투어에서 15년을 뛰다 보니 평소엔 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새 기록을 세우는 날이라 조금 들떴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안송이가 투어에서 이렇게 오래 버틸 걸로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안송이는 주니어 시절 눈에 띄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국가대표에 뽑힌 적도 없었다. 안송이는 투어에 데뷔한 2010년 상금 랭킹 74위로 시드를 잃었다. 시즌 종료 후 시드전을 거쳐 1부 투어에 복귀했는데 이듬해인 2011년 68위에 그쳐 또 시드를 놓쳤다. 그래도 투어 3년 차이던 2012년부터 올해까지 13년 연속 시드를 지켜오고 있다. 투어 데뷔 10년째이던 2019년엔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 챔피언십(현 SK텔레콤 SK쉴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 데뷔 후 237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이다. 당시로는 KLPGA투어 역사상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이었다. 지난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박주영(34)이 279번째 출전 대회 만에 우승하면서 기록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안송이는 2020년 팬텀 클래식에서 투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꾸준함의 대명사’ 안송이는 KB금융그룹 로고가 박힌 모자를 14년째 쓰고 있다.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한 스폰서와 가장 오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가 안송이다. 안송이는 “KB금융그룹은 의지할 곳이 없을 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은인이다. 그때 받았던 계약금으로 투어 생활을 하는 데 숨통이 트였다. 은퇴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안송이를 두고 “실력뿐 아니라 인성도 훌륭한 선수이기에 계속 믿고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안송이의 다음 목표는 투어 400번째 대회 출전이다. 2년만 더 뛰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올 시즌 상금 랭킹 48위인 안송이는 내년 시즌 시드도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태다. 안송이는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다. 지금 내 골프는 50∼70점 정도다. 더 좋은 골프를 칠 때까지 은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출전 대회 수 기록 앞자리는 바꿔보고 싶다. 400경기는 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승, 이왕이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1일 열릴 예정이던 S-OIL 챔피언십 2라운드는 비바람 때문에 취소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72홀에서 54홀로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일 2라운드가 속개되고, 3일 최종 라운드로 우승자를 가린다.제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