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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8호선의 연장선인 별내선이 10일 개통한다. 경기 남양주 별내역에서 8호선의 종점인 암사역까지 19분, 잠실역까지 27분 만에 도달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새벽 첫차를 시작으로 별내선 운행을 개시한다고 8일 밝혔다. 별내에서 모란 방향 첫차는 오전 5시 32분, 암사에서 별내 방향 첫차는 오전 5시 28분이다. 별내선은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총 12.9km 길이로 별내역에서 시작해 다산역, 동구릉역, 구리역, 장자호수공원역, 암사역사공원역을 거쳐 암사역과 연결된다. 2015년 9월 착공 이후 9년 만에 개통했다. 사업비 총 1조3806억 원이 투입됐다. 기존 별내에서 잠실역까지는 버스로 55분이 소요됐다. 앞으로 별내선을 타면 27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통합요금제가 적용돼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 시내버스 등 자유로운 환승이 가능하다. 별내선을 운행하는 열차는 대형 중전철 형식의 6칸 1편성 936명이 정원이다. 개통 후 별내선과 8호선은 기존보다 9편성 늘어난 29편성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서울 지하철 8호선의 연장선인 별내선이 10일 개통한다. 경기 남양주 별내역에서 8호선의 종점인 암사역까지 19분, 잠실역까지 27분 만에 도달한다. 남양주와 구리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국토교통부는 10일 새벽 첫 차를 시작으로 별내선 운행을 개시한다고 8일 밝혔다. 별내에서 모란 방향 첫차는 오전 5시 32분, 암사에서 별내 방향 첫차는 오전 5시 28분이다. 별내선은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총 12.9㎞ 길이로 별내역에서 시작해 다산역, 동구릉역, 구리역, 장자호수공원역, 암사역사공원역을 거쳐 암사역과 연결된다. 2015년 9월 착공 이후 9년 만에 개통했다. 사업비 총 1조3806억 원이 투입됐다.기존 별내에서 잠실역까지는 버스로 55분이 소요됐다. 앞으로 별내선을 타면 27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통합요금제가 적용돼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 시내버스 등 자유로운 환승이 가능하다. 별내선을 운행하는 열차는 대형 중전철 형식의 6칸 1편성 936명이 정원이다. 개통 후 별내선과 8호선은 기존보다 9편성 늘어난 29편성으로 운행될 예정이다.별내선 개통 이후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연계교통체계가 정비됐다. 암사역~천호역~강일역 등을 지나는 3324번 버스노선을 신설해 하루 90회 운행한다. 다산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8개 노선 16대를 증차한다. 출퇴근 시간대 암사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추가 투입하고 운행을 5회씩 늘리기로 했다.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별내선 개통으로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되면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교통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최근 은행권에선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 시중은행은 지난달 15일과 22일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05%포인트씩 올렸다. 금리를 높여 대출 한도를 줄이고, 이자 부담을 키워 집 구매를 망설이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실제 대출금리는 6월 말보다 0.04%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 가산금리를 올렸지만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더 많이 내려가 벌어진 일이다. 이 은행은 지난달 29일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추가로 올려야 했다. 대출금리 인상은 집값이 불안할 때마다 나오는 땜질 대처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련 은행 현장점검에 나서거나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하면 은행들은 금리를 알아서 올렸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이 급등하던 2021년 하반기에도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바뀌었는데 ‘관치금리 레퍼토리’는 그대로니 약발이 잘 받질 않고 있다.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를 켠 때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시장금리가 오르는데 은행들도 가산금리를 높이자 대출금리가 더 많이 올랐다. 반면 지금은 중앙은행들이 ‘인하 깜빡이’를 켜자 시장금리가 내렸다. 시장을 거슬러 대출금리 인상 카드를 쓰려니 효과가 나기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다. 2020∼2021년 집값 급등기에 자금이나 경험이 부족해 매수 타이밍을 놓친 사람들은 집값이 진정되길 절치부심 기다려 왔다. 그리고 대출금리가 내리자 내 집 마련에, 더 큰 아파트로 갈아타기에, 똘똘한 한 채 구하기에 각각 나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올 들어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며 집값이 올랐다. 최근 다른 지역도 함께 들썩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은 5년 10개월 만에 최고 상승 폭을 썼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0주 넘게 오른 상황에서 지난달 31일엔 임대차법 시행 4년을 맞았다. 2년 전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면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인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더 밀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대책은 결국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하는 것이다. 올해 초 계획했던 서울 재건축·재개발 물량 가운데 7월 25일까지 실제 공급된 물량은 18.2%뿐이다. 3년 뒤 공급을 좌우하는 주택건설사업 인허가 물량은 올해 1∼5월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정부는 이달 중 주택 공급 대책을 또 내놓는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려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조합원 갈등을 부추기는 분양가 상한제를 계속 유지할지 따져야 한다.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다주택자들이 매물 공급자로 나서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지금과 같은 땜질식 관치금리에 의존하면 집은 더 귀해질 것이다. 집을 사야 할 사람은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이는 결국 은행들 배만 불리는 일이다. 강유현 산업2부 차장 yhkang@donga.com}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배후 단지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들어서는 약 1200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다음 달 청약을 진행한다. HL디앤아이한라는 8월 중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리에서 ‘용인 둔전역 에피트’를 분양한다고 29일 밝혔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HL디앤아이한라가 27년 만에 ‘한라비발디’에서 ‘에피트’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용인에서 첫선을 보이는 단지다. 13개 동(지하 3층, 지상 최고 29층), 1275채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 △68㎡ A타입 149채 △68㎡ B타입 124채 △84㎡ A타입 366채 △84㎡ B타입 471채 △101㎡ 165채 등으로 구성됐다. 전체의 70%가량이 실수요자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84㎡로 채워졌다. 2027년 7월 입주 예정이다. 채광과 통풍을 고려해 남동, 남서향 위주로 단지를 배치했다. 전면과 후면을 확장해 서비스 면적을 늘리고 광폭 설계로 안방 및 주방의 쾌적성을 높였다. 단지 내 잔디마당과 곡선형 산책로, 연못, 휴게시설 등 조경도 갖췄다. 단지는 경전철 에버라인 둔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에 있다. 경전철 노선을 이용해 에버라인과 지하철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기흥역까지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기흥역에선 분당선을 이용해 서울 강남, 경기 분당·판교까지 오갈 수 있다. 경기도 철도기본계획에 따르면 에버라인 연장 노선을 기흥역에서 신분당선이 지나는 광교중앙역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용인시는 경기광주역과 남사역으로 이어지는 경강선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로 오가는 교통망도 다양해질 예정이다. 단지 앞을 지나는 중로 1-49호선이 개통되면 용인 나들목(IC)으로 가는 소요 시간이 줄어 영동고속도로와 수도권 제2순환도로 진입이 편리해진다. 세종∼포천고속도로는 1단계 구간이 연내 개통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배후 단지로서의 접근성도 눈에 띈다. 처인구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이동·남사읍 일대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728만 ㎡)와 SK하이닉스가 진행 중인 원삼면 일대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416만 ㎡) 등이 계획돼 있다. 국지도 57호선을 이용하면 일반산업단지와, 국도 45호선은 국가산업단지와 연결된다. 편의시설과 자연환경도 두루 갖췄다. 단지 주변에 하나로마트 포곡농협 본점과 종합병원인 명주병원, 용인시민체육센터, 둔전체육공원, 포곡읍 행정복지센터 및 소방서 등이 있다. 에버랜드, 용인 자연휴양림, 호암미술관 등과 가깝고 마구산이 단지를 품고 있다. 교육 시설로는 둔전초에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다. 농어촌 특별전형이 가능한 포곡고와 포곡중·영문중·고림중·용인고·고림고가 인근에 있다. 시공사 측은 이 단지를 교육특화 아파트로 조성하기 위해 서울대 교수인 오헌석 앱티마이저 대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앱티마이저의 △인공지능(AI) 기반 대학 전공 적성 진단 △동기부여 및 학습법 멘토링 △팔로업 멘토링 및 학부모 특강 △디지털 전환(DT) 체험교육 등 교육 서비스를 에피트 입주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단지 내 작은 도서관, 스터디룸, 독서실 등도 마련했다. 분양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주거단지와 직주근접 아파트로서 인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2010년대는 전기차(EV) 시장 태동기였다. 2010년 나온 세계 첫 양산형 전기차 닛산 ‘리프’는 2014년 국내에도 출시됐는데, 1회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는 132km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대해 기대와 의구심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HEV)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에 집중했다. 하지만 전기차의 확산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테슬라 ‘모델S’는 ‘전기차=소형차’라는 인식을 깨고 고급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각국 정부는 환경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앞다퉈 보조금을 지급했고 충전 인프라도 확산됐다. 최근 기아가 선보인 ‘EV3’는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 거리가 501km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기술도 발전했다. 그랬던 전기차 시장이 올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면했다.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아도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여전히 비싸다. 살 사람(얼리어답터)들은 이미 샀고 내연기관차 대비 효용성을 따지는 사람들은 머뭇거리고 있다. 지난 겨울 미국에서 한파로 배터리가 방전돼 길가에 멈춰 서버린 전기차들의 모습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이 주춤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 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전기차가 ‘예정된 미래’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는 탄소 감축을 위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수천 개의 반도체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모하게 되는 만큼 대형 배터리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배터리의 성능도 향상될 것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캐즘이 2026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로선 미래에 봄날을 맞이할 때까지 일단 이 보릿고개를 넘기는 게 급선무다. 경쟁국의 추격도 거세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지난해 50% 선이 붕괴됐다. 올해 1∼5월 기준으로는 46.8%(SNE리서치)까지 내려왔다. 강력한 내수시장과 값싼 원재료 등에 힘입은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올라 30%를 넘었다. 수십 년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겪어온 반도체와 달리 역사가 짧은 배터리 산업은 처음 겪는 위기에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배터리 3사는 중국 업체들의 텃밭인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시장에 도전하고 있고, 동시에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전고체·반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10∼12일 동아일보는 ‘도전받는 K배터리’ 시리즈를 통해 한국과 미국, EU의 배터리 지원책을 점검했다. 1조 원씩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지을 때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자금 지원 규모를 비교했더니, 미국에선 5년간 3조 원이 넘는 반면 EU는 4000억 원, 한국은 1200억 원에 그쳤다. 고급 인재에 대한 지원책은 중국에 밀렸다. 가격, 기술, 인재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나가는 경쟁국에 예정된 미래의 주도권을 내줄 판이다. 정부의 합리적인 지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강유현 산업2부 차장 yhkang@donga.com}
2018년 5월 독일 과학기술기업 머크의 창립 3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축사를 마치자 창업자의 11대손인 프랑크 슈탕겐베르크하버캄프 가족위원회 당시 회장은 답사를 하며 “상속세를 좀 낮춰 달라”고 했다. ‘농담 반 진담 반’ 유머에 메르켈 전 총리를 포함한 참석자 900여 명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사례를 보면 상속세는 13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머크에도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상속세 낼 돈을 마련하려고 주식을 팔다 보면 외부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상속세는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프랑스 등보다 엄격하지만 한국보다는 관대하다. 우선 최고세율이 30%로, 한국(50%)보다 낮다. ‘가업상속공제’를 통해 상속 후 수년간 지분을 보유하거나 고용을 유지하는 등 요건을 충족하면 세액을 일부 공제해 준다. 상속 규모가 클수록 공제폭이 줄어들지만, 한국처럼 애초부터 대기업을 대상에서 제외하진 않는다. 2021년 독일에서 가업상속공제 건수는 1만1874건, 금액으론 2조4760억 원에 달했다. 가족경영의 장점은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기업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머크는 2004년 액정표시장치(LCD) 연구 100주년을 맞았다. 머크가 액정이라는 물성(物性)을 발견한 건 1904년, LCD 시장이 개화한 건 1990년대다. 그사이 머크는 제약 사업에서 번 돈으로 LCD 연구를 이어가며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한국 산업계엔 4대 경영까지 등장했다. 이들이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연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승계 계획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상속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상속세 완화가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가족경영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머크가(家)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13대를 내려오며 지분을 보유한 가족은 200명을 넘었다. 하지만 이들 중 18명만 가족위원회(13명)와 파트너위원회(5명)를 통해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관여한다. 대형 인수합병(M&A)이나 큰 틀의 전략을 바꾸는 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문경영인 결정에 맡긴다. 대신 두 위원회 회장은 최고경영진 5인과 함께 퇴사 후 5년까지 회사에 대해 무한책임을 진다. 오너가라고 해서 입사에 ‘프리패스’는 없다. 입사를 하려면 다른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뒤 고위직급에 지원하는 방법뿐이며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가족위원회 회장은 75세가 정년이다. 소유와 경영을 독점하려는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다. 슈탕겐베르크하버캄프 전 회장의 평소 자랑은 “200명이 넘는 머크 패밀리 중 슈퍼카 타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과거 슈탕겐베르크하버캄프 전 회장이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장수 비결인 “가족 구성원들 스스로 머크의 오너라고 생각하지 않고, 후대를 위해 신탁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가치관”과 일맥상통한다. 혁신을 꿈꾸는 기업의 투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오너가의 진실성이 결합됐을 때 기업의 영속을 응원하기 위한 제도적 개편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강유현 산업1부 차장 yhkang@donga.com}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서 주목받은 신조어는 ‘젠새니티’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젠(Jen)’과 ‘광기(insanity)’를 합친 말로 대만에서 광기에 가까운 그의 인기를 의미한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한때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르기도 하며 황 CEO는 최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세계 13위 부호에 올랐다. 외신들은 그를 ‘IT 업계의 테일러 스위프트’라고 불렀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97%.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쟁사들이 엔비디아의 아성을 깨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그가 글로벌 IT 업계를 평정한 비결은 상상과 혁신이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처음부터 1위로 출발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 마크 스티븐스는 엔비디아에 창업자금을 댔던 과거를 떠올리며, 엔비디아가 1993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삼은 창업 아이템 3차원(3D) 그래픽카드 분야는 “0달러짜리 시장”이었다고 말했다. 황 CEO는 기업들이나 PC를 보유하던 시기, PC가 각 가정집에 놓일 미래를 상상했다. 게임이 일상화되면서 영상을 실감나게 표현해줄 그래픽카드가 필요할 것이라 봤다. 자금 고갈과 폐업 위기를 버틴 끝에 6년 만에 세계 최초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가 탄생했다. 아무리 1위였다지만 지포스는 게임 마니아들이나 찾는 ‘틈새 제품’에 가까웠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주인공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인텔이었다. 약 10년 전 엔비디아는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딥러닝이라 불리던 AI였다. 비유를 하자면 CPU는 박사급 인재 1명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하나씩 푸는 방식이다. 반면 GPU는 똑똑한 고등학생 여러 명이 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푸는 구조다. 황 CEO는 대량 연산을 동시에 해야 하는 AI 특성에는 CPU보다 GPU가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개발에 뛰어들었다. 스티븐스는 당시에도 이 분야를 두고 “0달러짜리 시장”이라고 회상했다.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최근 우리 산업계 화두는 비상경영이다. 일부 기업은 주 6일 근무로 긴장도를 높였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기술 격차마저 좁혀진 업종에선 속속 철수하고 있다. 잡히지 않는 물가, 내리지 않는 금리에 경기 침체도 언제 풀릴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이미 젖과 꿀이 흐르는 시장에선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렵다. 1위 업체는 2위의 추격을 막기 위해 기술 격차 확보에 나서고, 대규모의 특허 등록을 통해 후발주자가 쫓아오기 어렵도록 사다리 걷어차기에 사활을 걸기 때문이다. 황 CEO는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 세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AI 시장에 뛰어들 결심을 하던 시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수십억 달러짜리 상장사였다. 누구도 회사가 탈선하길 원하지 않았다. (AI 도전은) 회사의 초점을 핵심 사업(게임용 GPU)에서 먼 곳으로 돌리는, 거대한 전환(pivot)이었다.” 이 전환은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공개되며 성공으로 입증됐다. 우리에게도 상상과 혁신의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유현 산업1부 차장 yhkang@donga.com}
왜 사람들은 자녀를 낳지 않으려고 할까. 아마도 주변 부모들의 모습이 ‘애 낳을 결심’을 할 만큼 행복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저출산 대책이 성공하긴 매우 어렵다. 모든 정책은 수요자를 고려해야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특히 수요자의 마음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워킹맘으로서 경험과 주변 사례들을 통해 ‘딩크로 남을 결심’을 하게 만드는 문제들을 짚어 보려 한다. 우선 임신부터다. A 씨는 난임휴가를 쓰기 어려워 회사를 관뒀다. 시험관 시술을 하려면 생리 시작 후 2, 3일 차에 꼭 병원을 가야 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 배에 주사를 놓으며 주 2회가량 병원에 간다. 수면마취로 난자를 추출하는 날도, 배아 이식 후 한동안 매일 착상을 돕는 주사를 맞을 때도 병원에 가야 한다. 어린이집은 충분한가. 우리 집 둘째는 생후 10개월부터 가정형 어린이집을 다녔다. 하지만 수개월 뒤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원장 선생님은 “집값이 너무 올라 계약 연장을 못 했다”고 했다. 사립 어린이집은 원아 수에 따라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저출산으로 원아가 줄어들면 지원금도 주는데 월세가 오르면 감당하기 어렵다. 육아휴직이 끝나는 시기 만나는 ‘육아 아웃소싱’ 시장은 매우 불투명하다. 조선족 입주 이모님을 구하는 절차는 이렇다. 시터 중개 애플리케이션에 구인광고를 올린다. 소개소에서 문자로 사진과 프로필이 온다. 신원 검증은 신분증으로 갈음한다. 약 30분 면접으로 아이를 맡길지를 결정한다. 조부모가 돕더라도 문제는 생긴다. B 씨는 아이를 봐주시던 친정 엄마의 건강이 악화되며 회사를 관뒀다. 엄마의 건강이 회복된 뒤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혹시 또 아프실까 내내 걱정이다. C 씨는 아이를 데리고 배우자의 해외 근무를 따라가려 했다. 하지만 휴직이 안 돼 퇴사했다. 회사는 선례를 만드는 일을 반기지 않았다. 내가 본, 집으로 가야 했던 워킹맘들은 일을 하기 싫어서 회사를 떠난 게 아니었다. 기업이 출산과 육아에 수반되는 부모의 헌신을 장려하고 국가가 제도적 차원에서 뒷받침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지 않는다면 나 하나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에 출산을 결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결국 삶의 지속 가능성이다. 영아기에 정부가 기저귀값을 한 달에 수십만 원 준다고 해서, 목돈을 주거나 대출을 탕감해 준다고 해서 그 이후의 문제들이 해결되진 않는다. 부모가 출근 전 차려 놓은 밥을 자녀가 냉장고에서 꺼내 혼자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워 먹을 수 있는 나이까지 겨우 키워 놓으면 다음은 사교육이 문제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약 4개월 뒤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년간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28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떨어졌다.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부총리급 조직으로 격 높게 신설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움직이려면 걸림돌을 하나하나 치워야 한다. 저출산 정책은 민심에 귀 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세금만 또 수십조 원 날리고 실패하게 될 것이다.강유현 산업1부 차장 yhkang@donga.com}
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주민들은 용인시청 앞에서 ‘무조건 절대 반대’ 현수막이 달린 상여를 태웠다. 원삼면은 SK하이닉스가 120조 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지역이다. 집회에 참여한 지역 주민 200여 명은 “SK는 물러가라” 구호를 외쳤다.SK하이닉스는 2022년 12월 주민 대표와 하수도 정비, 청소년 육성 사업, 체육시설 설치 등 상생 협약을 체결해 이행 중이다. 그런데 최근 주민들은 팹(공장) 건설 현장의 식당과 카페 운영권, 팹 준공 후 공장 청소와 매점 운영 용역권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나섰다.이미 팹 착공은 3년이나 미뤄진 상태다. 2019년 일반산업단지 조성 계획 발표 당시 목표했던 팹 착공 시점은 2022년이었다. 하지만 토지 보상, 용수 협상과 관련한 경기 여주시의 어깃장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느라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제야 겨우 땅고르기를 하고 있는데, 회사는 주민들 반발로 일정이 또 지연될까 조마조마해하고 있다.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어떨까.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처인구 이동읍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철회하라는 주민들의 요구 속에 설명회는 무산됐다.앞서 2월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주 수원을 화천댐으로 정하자 강원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자원을 가져다 쓰면서 상의도 없이 결정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간 댐 건설로 지자체가 피해를 입었는데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윤석열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지원과 관련해 “시간이 보조금”이라고 말했다. “전력과 용수, 기반 시설, 공장 건설 (등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금 두 곳의 모습을 보면 우려부터 든다.한국은 이미 속도전에서 밀렸다. 동아일보와 산업연구원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에서 2021년 이후 발표된 반도체 관련 제조 설비 투자 규모를 집계한 결과, 총 753조 원의 프로젝트가 2030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마무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5월 9일자 A1면). 한국은 2047년을 목표로 한 삼성과 SK의 반도체 클러스터 등 초장기 계획뿐인데, 이마저도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주요 국가 프로젝트가 주민들 반대로 난항을 겪는 것은 드물지 않다. 그렇다면 기업도 주민 반대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해결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투자가 이뤄지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설명해 주민들과 공감대를 넓히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과거 30년은 반도체 산업에서 동북아시아의 확장 국면이었다. 미국은 칩을 싸게 만들기 위해 동북아에 생산을 맡겼다. 하지만 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과 미중 갈등을 계기로 상황은 달라졌다. ‘초고속 쩐의 전쟁’이 벌어지는 반도체 업계에서 속도전에서 실기하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말이 헛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는 걸림돌을 치워 투자의 물꼬를 터주고 지자체들은 지역 주민 설득에 힘을 보태야 한다.강유현 산업1부 차장 yhkang@donga.com}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스팀’ 로봇청소기가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했다.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국내 최초로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을 탑재했다. 물걸레를 1차로 고온의 스팀과 물로 자동 세척한 뒤 2차로 100도 스팀 살균하고, 3차로 55도 열풍으로 건조해 냄새와 세균 번식 우려를 해소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AI 기능도 강화했다. AI가 마룻바닥, 카펫 등 바닥 환경을 구분해 스스로 작동한다. 카펫모 길이에 따라 알아서 물걸레를 분리하거나 들어 올려 청소하고 흡입력까지 조절하는 식이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편리한 AI 기능에 보안까지 강화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정부와 약 2조2500억 원 규모로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공급하는 내용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을 통해 올해 11월까지 별도 금융 계약을 체결해야 발효되는 조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총 16억4400만 달러(약 2조2526억 원) 규모로 천무 72대의 발사대와 각각 사거리 80km 유도탄(CGR-80) 및 290km급 유도탄(CTM-290)을 공급하는 내용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열린 체결식에서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아르투르 쿱텔 폴란드 군비청장이 참석해 각각 서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1차 실행계약(K9 자주포 212문, 천무 218대)에 이어 2차 물량으로 K9 자주포 152문, 천무 72대를 확보했다. 다만 2차 실행계약은 K9 자주포는 올해 6월, 천무 72대는 11월까지 정부 간 금융 계약이 체결돼야 발효된다. 앞서 국회는 2월 수출금융 지원 한도를 늘리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손 대표는 “우리 정부와 폴란드 신(新)정부의 굳건한 신뢰 속에서 금융 지원을 전제로 이번 2차 계약이 이뤄졌다”며 “폴란드의 안보에 기여하고 방산이 양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 스마트모니터’ 라인업을 22일 출시했다(사진). 신제품은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초고해상도(UHD) M8(32형·최대 400니트·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 △UHD M7(43형, 32형·최대 300니트) △풀HD(FHD) M5(32형, 27형·최대 250니트) 등 3개다. M8은 AI 프로세서를 탑재해 저해상도 콘텐츠를 4K급으로 업스케일링해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갤럭시 버즈와 연결하면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감지해 사운드를 제공한다. 주변 소음을 감지해 콘텐츠의 음성만 증폭시켜줘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도 중요한 대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갤럭시 워치와 연동하면 실시간 헬스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출고가는 M8의 경우 85만 원, M7은 54만∼68만 원, M5는 33만∼39만 원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LG전자가 연구개발(R&D), 디자인, 품질, 정보기술(IT), 생산 등의 분야에서 연구위원 및 전문위원 26명을 발탁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임원급에 준하는 처우와 보상을 받으며 심도 있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선발된 연구위원은 18명, 전문위원은 8명이다. 연구위원의 경우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10명이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배출됐다.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인공지능연구소에서 근무 중인 배건태 박사(44)가 올해 최연소 연구위원이 됐다. 전문위원 중에서는 CX센터 산하 LSR고객연구소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반 사업 기회 발굴을 담당하는 신성원 위원(44·여)이 역대 최연소 전문위원으로 선정됐다. LG전자는 2009년부터 매년 연구·전문위원을 선발해 총 230명이 사내에 근무하고 있다. 직무별로 전체 직원의 1% 수준에 해당한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LG이노텍과 SK온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에디슨 어워즈’에서 2년 연속 수상했다. 에디슨 어워즈는 발명가 에디슨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열리는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으로 매년 16개 분야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LG이노텍은 광학 설계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용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 모듈’로 ‘상용 기술’ 분야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광학식 줌은 렌즈를 직접 움직여서 피사체를 확대해 고화질 이미지를 촬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기술로는 고정줌 모듈을 여러 개 장착해야 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등 전문 카메라 위주로만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LG이노텍의 기술로 내부 공간이 좁은 스마트폰에도 DSLR급 광학식 줌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코발트 프리 배터리로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이는 삼원계(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뺀 제품이다. SK온은 코발트가 없으면 생길 수 있는 구조적 불안정성과 수명 저하 문제를 단결정 양극재와 독자적 도핑 기술 등을 통해 해결했다. 코발트는 채굴 과정에서 아동 노동 착취, 인권 침해, 환경 오염 등 이슈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속가능성 차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코발트는 삼원계 배터리 소재 중 가장 비싼 만큼 배터리 대중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HD현대오일뱅크가 연산 13만 t 규모의 바이오 디젤 전용 공장(사진)을 상업 가동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고 18일 밝혔다.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내 약 4만 ㎡ 규모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디젤은 동식물성 기름 등을 원료로 생산된다. 석유 기반 연료와 성질이 유사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특히 바이오 디젤은 국내에서 현재 4%인 의무 혼합 비율이 2030년 8% 수준까지 높아질 예정이라 관련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공장에는 국내 최초로 초임계 공정이 도입됐다. 초임계 공정은 고온·고압 조건에서 촉매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식용 원료인 대두유와 팜유는 물론 팜 잔사유 등 비식용 원료도 투입할 수 있어 기존 공법 대비 식량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롯데웰푸드와 협력해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폐자원 순환 경제에 적극 나선다. HD현대오일뱅크는 롯데웰푸드로부터 폐식용유 등 바이오 디젤 원료를 공급받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한 바이오 디젤 제품을 롯데그룹 계열사의 운송용 트럭 등에 공급한다.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는 “바이오 디젤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바이오 항공유, 선박유 생산의 초석을 다졌다”며 “향후에는 해외 바이오 디젤 수출 사업 등 친환경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공장에 대한 투자금액을 44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오는 15일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2021년 미국 테일러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금액인 170억 달러보다 150% 넘게 증가한 것이다.최근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일명 ‘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투자 보조금을 60억 달러 이상 지급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총 4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만 TSMC의 경우 보조금으로 50억 달러 이상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이 미 정부와의 보조금 협상 과정에서 투자 금액을 대폭 늘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전후 미 정부는 삼성전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규모를 발표할 전망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어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지난해 하반기(7∼12월) 만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윳돈이 생기면 IBK기업은행 주식을 산다고 했다. 이유는 ‘배당’이었다. 그는 노후 자금을 비교적 안전한 곳에 투자하고 싶지만 정기예금 수익률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기업이라 웬만해선 망할 리 없고, 연 7% 정도 배당을 따박따박 챙겨주는 기업은행 주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은행의 배당액은 주당 984원으로, 배당수익률은 배당결정일 1주 전 주가의 7.3% 수준이다. 투자금 대비 세전 7.3%의 연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배당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 즉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최근 마무리된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도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는 거셌다. 삼성물산이 대표적이다.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펀드 5곳이 연합해 삼성물산에 5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액을 회사 측 제안 규모보다 70% 이상 늘리라고 요구했다. 늑대가 무리지어 먹잇감을 물어뜯는다는 의미로 붙여진 ‘울프팩’ 전략이었다. 이들이 요구한 주주환원 규모는 총 1조2364억 원으로 지난해 회사의 잉여현금흐름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표 대결에서 삼성물산이 압승하긴 했지만 회사 임원들은 소액주주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펀드들 요구대로 주주환원을 하면 투자할 돈이 없어진다”며 반대표를 읍소해야 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치중해 투자를 실기하거나 인재를 놓치면 오히려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2013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미국의 데이터 관리 및 저장업체 넷앱의 지분 4.3%를 매입했다. 포천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13년 연속 든 회사였다. 그해 넷앱의 성장세는 전년 대비 크게 둔화됐지만 엘리엇의 요구로 자사주 매입 규모를 16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늘리고 주당 15센트의 분기별 배당금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900명은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약 1년 뒤 엘리엇은 상당수 지분을 처분했다. 2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3년 만에 500조 원을 넘어섰다. 5만 원대 초반까지 밀려났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젠슨이 승인했다(JENSEN APPROVED)”는 서명이 결정적이었다. 지난달 엔비디아의 개발자 행사 ‘GTC 2024’에서 삼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단짜리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전시했는데, 그가 여기에 서명한 것이다. 삼성이 SK하이닉스에 내준 HBM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달 20일 하루 만에 주가가 5.6% 뛰었다. 여기에 반도체 시장 회복세가 맞물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80층’(8만 원대에 주식 매수)에 갇혀 있던 주주들에겐 희망의 빛이 내려왔다. 단기 주가를 올리는 데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비판에 ‘밸류업’ 바람을 불어넣은 정부의 고민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기업의 본원적 가치다. 글로벌 기술 패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인재 양성이 필수다. 젠슨 황의 약속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은 단기 주가 부양책이 아니다.강유현 산업1부 차장 yhkang@donga.com}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전략적 시설 투자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간 약 53조1000억 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에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7조55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차세대 반도체 리더십 강화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고성능·첨단공정 제품 판매 및 다양한 응용처의 신규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메모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와 5세대 HBM인 ‘HBM3E’ 비중을 확대해 고성능·고대역폭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모바일 시장 외 사업 영역을 넓혀 견고한 사업 구조를 갖춰 나갈 계획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2세대 공정 양산과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 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0년간 업계를 선도하며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세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 사업화를 시작했다. 2017년 선보인 8단 ‘HBM2’(2세대)는 당시 가장 빠른 속도의 메모리였던 GDDR5 대비 8배 빠른 속도를 구현했다. 이 제품을 통해 AI와 HPC 시대에 필수적인 3차원 스택 기술을 선보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HBM2E’(3세대), HBM3를 양산하고 있으며 9.8Gbps(1초당 전송하는 Gb 단위) 속도의 HBM3E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HBM4’(6세대)는 2025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고온 열특성에 최적화된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AI 시대 초연결 경험 강화 삼성전자는 세트 사업에서 플래그십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고 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해 프리미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AI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스마트싱스를 통한 고객 맞춤형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생성형 AI, 디지털 헬스, 확장현실(XR)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기반 기술 확보를 위한 선행 R&D 및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경험(MX) 부문은 ‘갤럭시 S24’ 시리즈를 통해 고객에게 창의성과 편의성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한 폴더블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서 격차를 벌리면서 고객의 실사용 경험을 개선할 방침이다. 나아가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대해 갤럭시 AI가 모바일 AI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제품을 혁신해 초고화질·초대형 TV 시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가전과 기기 간 연동 경험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하만은 차량 내 고객 경험을 강화해 전장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 사업 수주를 확대하고 홈오디오 등 고성장 제품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하만과 삼성전자 간 협업을 확대해 제품 차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6세대(6G) 기술 리더십 선점 노력 삼성전자는 2030년 6G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에 국제 표준화가 착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핵심 기술을 선행 개발하고, 6G 표준화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이동통신 사업자와 기술 시연 등을 통해 상용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6G 연구의 핵심 목표로 △통신망 설치·운영 비용 절감 △사용자 만족도 개선을 위한 효율성 혁신 △통신 이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능화 △컴퓨팅 기술 발전에 따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 혁신 등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저전력·고효율 6G 통신 반도체 △통신 지능화와 기반기술 혁신 △가상 기지국 기술 △5세대(5G) 대비 전력 소모와 통신 커버리지를 개선하는 안테나 기술 △신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기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6G 핵심 기술들을 폭넓게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이동통신공급자연합회(GSMA),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A), 오픈랜 표준 연합(ORAN Alliance) 등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핵심 당사자 간 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6G에 대한 주요 사업자, 제조사, 솔루션 업체들의 의견을 연구개발 방향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또 글로벌 표준화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에서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며 주요 국가와 산업계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연구원이 ITU 소속 6G 프레임워크 실무반과 GSA 주파수 실무반의 의장직을 맡는 등 주요국과 이동통신 업계의 목소리를 개발 및 표준화 방향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인공지능(AI) 및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솔루션 기업 모핑아이가 2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 에듀테크 박람회 ‘베트 쇼(BETT SHOW)’에 참가해 자사의 에듀테크 플랫폼 ‘BAMI EDU’를 선보였다. 특히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운영하는 한국관에서 3개 혁신 스타트업 중 하나로 선정돼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BAMI EDU는 생성형 AI와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디지털 교재를 제작하고 저작권을 보호받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회사 측은 “이 플랫폼은 미국과 한국의 교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학 교육의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멘토링을 통한 종합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모핑아이는 지난해 미국 대학 및 중고등학교와 교재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부로부터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I ACE(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urriculum Evaluation)’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세계 각국의 교육자들과 협력을 촉진할 계획이다.김기영 모핑아이 대표는 “BAMI EDU 에듀테크 플랫폼은 전 세계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모든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영국 베트 쇼 참가는 이러한 비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대한항공 여객기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다른 항공기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객기를 견인하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진 탓이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16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5분경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 주기장에서 삿포로발 인천행 대한항공 KE766편 항공기가 정지해있던 캐세이퍼시픽 CX583편과 부딪혔다. 강설에 따른 항공기 제·방빙 후 푸시백(탑승게이트에서 견인차를 이용해 뒤로 이동하는 것) 중이었는데, 조업사(JAL 자회사) 측 실수로 견인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항공 왼편 날개의 끝부분이 다른 항공기의 꼬리 부분과 접촉해 파손됐다.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승객 276명과 기장을 포함한 승무원 13명이 타고 있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기에는 승객이 없었다.대한항공 측은 일본 공항당국과 협의해 대체 항공편을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승객들에게는 기내식과 전자할인권을 제공할 예정이다.대체편은 이날 오후 8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후 11시 30분 삿포로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17일 오전 1시 삿포로 공항을 출발해 오전 4시 1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오후 2시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은 접촉사고 등 여파로 총 11시간 지연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신속하게 보항편을 투입해 안전하게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