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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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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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달리는 게 너무 좋아, 내년 목표는 풀코스 3시간20분내 완주”

    지윤아 씨(37)는 2015년 지인의 권유로 10km 단축 마라톤을 완주한 뒤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 단거리 선수로 잠깐 뛰었고 평소에도 피트니스를 하는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지만 긴 거리를 달릴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59분51초. 1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준비했고, 그 목표를 달성하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때부터 달리기를 멈출 수 없었다. “처음 시작할 땐 그냥 달리는 것 그 자체가 좋았죠. 근데 계속 달리니 거리도 늘리고 기록도 단축하고 싶은 겁니다. 10km 대회에 출전하려고 5∼7km를 달리며 훈련했는데 어느 순간 힘이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하프코스에 도전했고, 하프에 도전하다 보니 풀코스까지 완주하게 됐죠.” 풀코스 첫 도전은 2018년 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지 씨는 “훈련하다 오른쪽 장경인대 염증이 왔다. 10km까지 제대로 달리고 나머지는 절뚝거리면서 완주했다. 중간에 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5시간을 훌쩍 넘었지만 그래도 완주하니 그 성취감은 좋았다”고 했다. 이후 10km와 하프코스에 집중하며 몸을 만들어 다시 풀코스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바람에 대회가 사라져 개인 훈련을 해야 했다. 2022년 말부터 다시 대회가 열리게 돼 본격적으로 풀코스 공략에 나섰다. 2022년 가을 지인들과 함께 단체로 한복을 입고 5시간대에 완주했다. 지난해 서울마라톤에서 3시간50분10초로 ‘서브포(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했고, 올해 전성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 씨는 올 한 해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여자 20·30대 수상자로 선정됐다.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서 3시간23분51초(여자부 110위)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9월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에서는 3시간49분45초(여자부 19위)를 기록했다. 풀코스는 물론이고 하프코스(1시간35분5초), 10km(41분53초) 개인 최고 기록도 올해 다 작성했다. 지 씨는 러닝크루에서 달리며 실력을 쌓았다. 달리기 초창기 크루고스트에서 뛰었고, 지금은 ‘민식이’라는 애칭의 MNSIX와 1987RRR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2년부터 MNSIX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운영진에 참여했고 올해는 크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MNSIX는 ‘러닝을 추억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함께 달리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추억을 쌓고 있다”고 했다. 매월 두 번째 주 금요일 서울 반포종합운동장에서 민식이 트랙데이인 ‘민트데이’를 운영한다. 인터벌, 빌드업, 지속주 등 다양한 훈련을 하고 있다. 넷째 주 평일 하루는 정기런이 열리며 서울 곳곳을 달린다. 1987RRR은 ‘달리는 토끼’라는 뜻으로 1987년 토끼띠들 모임이다. 지 씨는 “1987RRR은 100명이 넘는 동호회다. 서로 마라톤 정보를 공유하고 격려하며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러닝크루 7979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광화문과 반포, 여의도에서 달리는데 여의도팀의 페이스메이커로 초보자들의 달리기를 돕고 있다. 한 스포츠 브랜드 러닝크루에서도 활동했다. “대회를 앞두고 크루 회원들과 약 3개월간 집중적으로 훈련합니다. 트랙에서 인터벌 훈련, 도로에서 장거리 훈련 등 프로그램을 짜 체계적으로 훈련합니다. 평소에는 월 200km 정도를 달리는데 대회를 앞두곤 300km 정도를 달리죠. 이렇게 훈련해서 목표로 한 기록이 나오면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올해부터는 기록 단축을 위해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그는 “오르막을 달리는 게 약점으로 꼽히는데 산을 달리면 좋아질 것 같아 시작했다. 산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꽃과 나무, 바위, 개울 등 자연경관 속을 달려 그 자체로 즐겁다. 하지만 아직은 달리면서 다치지 않으려 신경을 써야 하는 산보다는 자유롭게 달리는 도로가 더 좋다”고 했다. 지 씨의 내년 목표는 풀코스를 3시간 20분 이내에 달리는 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면 3시간 10분 이내에 달리는 ‘싱글’에 도전한다. 달리며 계속 도전하는 삶이 즐겁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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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 눈앞 메시-호날두, 선수들이 뽑는 ‘월드11’ 최종 후보에…非유럽 구단 ‘유이’

    마흔을 앞둔 나이지만 아직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37·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가 전 세계 프로축구 선수들이 뽑는 ‘월드 11’ 최종 후보에 올랐다.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FIFpro)은 70개국 2만8000여명 현직 선수의 투표를 받아 월드 11 최종 후보 26명을 선정해 3일 발표했다. 월드 11은 포지션별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선정해 베스트 11을 구성한다.메시와 호날두는 전성기는 지났지만 소속팀에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어 선수들로부터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 26명 중 비(非) 유럽 구단에서 뛰는 선수는 메시와 호날두뿐이다.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가 8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했다. 킬리안 음바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잉글랜드의 거함 맨체스터 시티는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 로드리, ‘괴물’ 엘링 홀란 등 7명이 명단에 들었다.스페인의 유로 2024(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인 FC바르셀로나 소속의 ‘17세 신성’ 라민 야말도 최종 후보로 올랐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선수는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FIFpro는 9일 월드 11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골키퍼 1명,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수 각 3명을 뽑고 그 나머지 차순위로 표를 얻은 선수 1명을 추가한다.◇FIFpro 월드 11 최종 후보△GK=에데르송(맨체스터 시티)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DF=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버질 판데이크(리버풀) 제레미 프림퐁(바이어 레버쿠젠)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MF=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FW=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콜 파머(첼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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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엄치고, 사이클 타고, 달리는 철인의 삶…너무 행복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은남 서울새솔초교 교사(48)는 11월 17일 서울 수서역에서 출발해 대모산과 구룡산, 인릉산, 청계산을 달려 양재시민의숲 매헌교로 골인하는 소아암 환우돕기 제15회 행복 트레일런 축제 30km 여자부에서 4시간 40분 55초로 우승했다. 산 타는 것을 즐기려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김 교사는 2012년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한 ‘철인’이다. 지금까지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완주하는 아이언맨코스(철인코스)를 10회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지난해 구례아이언맨 대회에서 세운 11시간 18분 34초다. 그는 “철인3종 대회 피니시라인을 지날 때 몸은 녹초가 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하고 기쁘다”고 했다.“큰아들 임신했을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으니 20년이 넘었죠. 둘째 임신했을 때도 수영 교실을 다니며 건강을 관리했는데 새벽에 수영장을 열심히 다니다 보니 좀 할 수 있게 됐죠. 그때 철인3종이 눈에 들어왔어요. 사이클도 타보지 않았고, 마라톤도 제대로 해보지 않았는데 무작정 하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았죠.”2012년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해 3시간대에 간신히 완주했다. 올림픽코스 기록이 없으면 철인코스에 나갈 수 없었다. 얼마 뒤 철인코스에도 출전해 15시간대에 완주했다. 그는 “주위에서 모두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냥 출전했다. 그리고 완주했다”며 웃었다.대회 출전을 놓고 봤을 때 세 종목 모두 사실상 처음이었다. 수영을 가장 오래 했지만 수영장 밖에서 하는 오픈워터 수영은 처음이었고, 사이클도 뒤에서 누가 잡아주는 단계에서 시작했다. 마라톤 풀코스의 경우 5시간대에서 시작해 ‘고수’가 됐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이라는 ‘서브스리’(3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를 세 차례 했다. 2019년 동아마라톤 겸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 57분 44초, 지난해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2시간 56분 46초, 그리고 올해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59분 20초를 기록했다. 100km 울트라마라톤도 9시간 44분에 완주했다.철인3종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올 구례아이언맨 대회에서 11시간 34분 26초로 여자부 45~49세 부문 2위를 하면서 내년 10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하와이 세계선수권은 철인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그는 “지난해에도 출전권을 얻었지만 올해 수업과 겹쳐 못 갔다. 내년엔 다행히 추석 연휴가 끼여 있어 갈 수 있다”고 했다.“철인코스를 완주할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온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또 해냈다는 자부심에 한껏 부풀죠. 그 어떤 도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아요. 솔직히 이런 것도 했는데 못 할 게 뭐 있냐는 마음이죠. 스트레스도 한 방에 날아가죠. 남들은 피곤하지 않으냐고 하는데 저는 주말에 대회에 출전하거나 팀 훈련을 하고 오면 에너지가 넘쳐요. 그 에너지로 다음 주를 활기차게 지냅니다.”삶에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뭐 과거엔 누가 부탁하면 다소 거리낌이 있었는데 철인코스를 완주한 뒤엔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너그러워지더라고요. 자존감이 높아지다 보니 주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봉사도 서슴없이 하게 되고요. 저 자신이란 그릇이 커지니 모든 게 수용적으로 되더라고요.”사실 처음엔 모든 종목이 어설퍼 고생했다. 2014년 철인3종 동호회 ‘네오트라이팀’에 창설 멤버로 가입해 활동하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철인3종 시작 4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즐길 수 있었다.3종목 중 가장 좋아하는 게 있을까?“이런 게 있죠. 오픈 워터에서 수영할 땐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어요. 물 자체가 무섭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몸싸움을 해야 해 사실 꺼리는 종목이죠. 사이클은 넘어져 다치는 게 두렵죠. 그래서 두 발로 땅을 밟고 달리는 마라톤을 가장 좋아합니다. 기록도 가장 좋게 된 것도 제가 많이 달리기 때문입니다.”지금은 매일 새벽 서울 목동마라톤교실에 가서 1시간 30분을 달리고 출근한다. 수영은 화요일과 목요일 퇴근한 뒤 한국체육대 선창용 수영교실에서 한다. 주말엔 네오트라이팀과 함께 훈련한다. 주중엔 개인 훈련, 주말엔 팀 훈련이라고 했다. 주말엔 프로그램에 따라 사이클을 130km에서 180km를 달린다. 마라톤 30km 이상 달리기도 한다.김 교사는 팀훈련을 선호한다.“개인 훈련을 혼자서 꼭 해야 하지만 함께하는 게 덜 힘들더라고요. 함께 달리고, 자전거도 함께 타면 장거리도 쉽게 갈 수 있죠. 개인이 하는 스포츠이지만 함께 할 때 더 쉬워요. 서로 힘이 돼 주기도 하고요.”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박수 쳐주고 있어요. 사실 저는 운동을 주로 새벽에 합니다. 새벽 3, 4시에 일어나 시작하니 주말에 아이들이나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집에 와 있죠. 아이들도 이젠 다 커서 그들만의 세계가 따로 있고요. 물론 대회 출전 땐 2~3일 비우기도 하지만 평소엔 가정일 하는 데 전혀 문제없습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땐 더 가족들에게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남편도 잘 도와주고요.”지도하는 학생들의 시선도 달라졌다.“고학년 중에서 특히 남학생들은 다루기 힘들 때가 많는데 제가 철인3종을 거뜬히 완주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제 앞에서는 조심하더라고요. 뭐 아이들이 까불어도 이젠 신경도 안 씁니다. 언제든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거든요.”철인3종을 하면서 가장 좋진 게 심폐지구력이다. 어떤 일을 해도 힘들지가 않다. 그는 “건강검진을 받으면 의사 선생님이 10년 넘게 젊게 봐준다. 운동을 하면서 실제 나이와 몸 나이는 별개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몸이 건강해야 젊음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한창 철인3종에 빠져 있을 때인 2017년 사이클 타다 넘어져 다친 뒤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그는 “어디가 부러지진 않았는데 헬멧이 망가지고 사이클 플레임까지 깨지는 사고가 난 뒤 무서워서 사이클을 못 탔다”고 했다. 그때 마라톤에 집중했고 2019년 서브스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 사고가 마라톤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는 산으로 갔다. 대회가 사라져 대체 훈련으로 찾은 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이다. 도로 질주도 막지는 않았지만 산를 타는 것는 코로나19 시절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다. 그게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2022년부터 다시 철인3종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지난해에 철인코스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당시 여자 45~49세 부문 1위, 여자부 전체 2위, 남녀 통틀어 863명 중 93위다.“솔직히 기록이나 순위를 위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요. 그럼 오래 즐길 수 없잖아요. 대회 출전 자체를 즐깁니다. 대회에서 잘 즐기려면 훈련을 많이 해야 하죠. 그래야 대회 때 힘들지 않죠. 훈련을 조금만 게을리하면 바로 티가 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상위권에 들더라고요. 전 남들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이 종목은 비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제가 완주하고 만족하는 것으로 족합니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기록이 좋으면 더 좋은 것일 뿐입니다.”김 교사는 매주 달리고 헤엄치고 페달을 밟는 삶이 행복하다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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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 영웅’ 하형주 “체육계가 어쩌다 이렇게… 원칙이 무너져”

    “우리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에서 참 잘했는데 체육계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싶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2·사진)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원칙이 무너져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선수들의 생각과 기량은 21세기에 와 있는데 경기 단체의 사고나 행정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하던 40년 전과 똑같다. 변한 게 없다”고 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유도 95kg급 금메달리스트인 하 이사장은 동아대 교수를 지냈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 감사로 일해 오다가 20일 임기 3년의 공단 수장으로 취임했다. 지난달엔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2024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 이사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비리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내년 1월 치러지는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 등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차기 체육회장은 정말로 체육을 온몸으로 했던 분, 그래서 체육의 가치를 몸소 실천할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교육적 가치가 높은 스포츠가 몇몇 사람에 의해 조직화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가 추구하는 스포츠는 절대 이런 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됐는지 자책할 때도 있다”며 “이런 깊은 고민을 할 때는 우리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어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했다. 이날 하 이사장은 “교수를 할 때부터 공단을 동경해 왔다.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나도 공단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뤄 정말 기쁘다. 40년 전에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임기 3년 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것으로 ‘기본과 원칙 확립’을 꼽았다. 그는 “체육공단의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방향성을 정확하게 정립해 놓고 싶다”며 “공단의 설립 취지와 목적(스포츠 복지와 스포츠산업 성장)에 맞게 재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대표하는 스포츠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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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철인3종 철인코스 완주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요”

    김은남 서울새솔초교 교사(48)는 2012년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에 입문했다. 지금까지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완주하는 아이언맨코스(철인코스)를 10회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지난해 구례아이언맨 대회에서 세운 11시간18분34초다. 그는 “피니시라인을 지날 때 몸은 녹초가 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하고 기쁘다”고 했다. “큰아들 임신했을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으니 20년이 넘었죠. 둘째 임신했을 때도 수영 교실을 다니며 건강을 관리했는데 새벽에 수영장을 열심히 다니다 보니 좀 할 수 있게 됐죠. 그때 철인3종이 눈에 들어왔어요. 사이클도 타보지 않았고, 마라톤도 제대로 해보지 않았는데 무작정 하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았죠.”2012년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출전해 3시간대에 간신히 완주했다. 올림픽코스 기록이 없으면 철인코스에 나갈 수 없었다. 얼마 뒤 철인코스에도 출전해 15시간대에 완주했다. 그는 “주위에서 모두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냥 출전했다. 그리고 완주했다”며 웃었다. 대회 출전을 놓고 봤을 때 세 종목 모두 사실상 처음이었다. 수영을 가장 오래 했지만 수영장 밖에서 하는 오픈워터 수영은 처음이었고, 사이클도 뒤에서 누가 잡아주는 단계에서 시작했다. 마라톤 풀코스의 경우 5시간대에서 시작해 ‘고수’가 됐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이라는 ‘서브스리’(3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를 세 차례 했다. 2019년 동아마라톤 겸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57분44초, 지난해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인 2시간56분46초, 그리고 올해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59분20초를 기록했다. 100km 울트라마라톤도 9시간44분에 완주했다. 철인3종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올 구례아이언맨 대회에서 11시간34분26초로 여자부 45∼49세 부문 2위를 하면서 내년 10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하와이 세계선수권은 철인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그는 “지난해에도 출전권을 얻었지만 올해 수업과 겹쳐 못 갔다. 내년엔 다행히 추석 연휴가 끼여 있어 갈 수 있다”고 했다. “철인코스를 완주할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온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또 해냈다는 자부심에 한껏 부풀죠. 그 어떤 도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아요.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죠. 남들은 피곤하지 않으냐고 하는데 저는 주말에 대회에 출전하거나 팀 훈련을 하고 오면 에너지가 넘쳐요. 그 에너지로 다음 주를 활기차게 지냅니다.” 사실 처음엔 모든 종목이 어설퍼 고생했다. 2014년 철인3종 동호회 ‘네오트라이팀’에 창설 멤버로 가입해 활동하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철인3종 시작 4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은 매일 새벽 서울 목동마라톤교실에 가서 1시간30분을 달리고 출근한다. 수영은 화요일과 목요일 퇴근한 뒤 한국체육대 선창용 수영교실에서 한다. 주말엔 네오트라이팀과 함께 훈련한다. 주중엔 개인 훈련, 주말엔 팀 훈련이라고 했다. 주말엔 프로그램에 따라 사이클을 130km에서 180km를 달린다. 마라톤 30km 이상 달리기도 한다. 철인3종에 한창 빠져 있을 때인 2017년에 사이클을 타다 넘어져 다친 뒤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그는 “어디가 부러지진 않았는데 헬멧이 망가지고 사이클 프레임까지 깨지는 사고가 난 뒤 무서워서 사이클을 못 탔다”고 했다. 그때 마라톤에 집중했고 2019년 서브스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 사고가 마라톤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더 쉬었고, 2022년부터 다시 철인3종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지난해에 철인코스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당시 여자 45∼49세 부문 1위, 여자부 전체 2위, 남녀 통틀어 863명 중 93위였다. “솔직히 기록이나 순위를 위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요. 그럼 오래 즐길 수 없잖아요. 대회 출전 자체를 즐깁니다. 대회에서 잘 즐기려면 훈련을 많이 해야 하죠. 그래야 대회 때 힘들지 않죠. 훈련을 조금만 게을리하면 바로 티가 납니다.” 김 교사는 매주 달리고 헤엄치고 페달을 밟는 삶이 행복하다고 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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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패스 받아서 골이 터지면 이강인 부럽지 않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오경욱 서울 여의도고 동문 FC 감독(59)은 매주 토요일 모교에서 축구할 때마다 마치 고교 시절로 돌아간 듯 활기가 넘친다. 어릴 때부터 공 차는 것을 좋아했다. 수업 중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엔 어김없이 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공부에 집중해야 했던 고교 시절에도 축구는 스트레스 해소의 창구였다. 대학과 대학원, 교수 재직시절은 물론 사업을 하면서도 축구를 놓지 않고 있다. 삶의 활력소다.“제가 고등학교 다닐 땐 조기축구로 매일 새벽에 하는 것이었죠. 등교할 때마다 축구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웠어요. 나중에 저도 성인이 되면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지금은 조기축구라기 보다는 축구동호회로 움직이며 매일 새벽이 아닌 주말에 하는 것으로 바뀌었죠. 물론 매일 새벽하는 분들도 아직 있기는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일 공 차는 것은 쉽지 않더라고요.”70여 명의 회원 중 명예회원 일부 빼고 99% 여의도고 동문들로 이뤄진 여의도고 동문 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2~3시간 공을 찬다. 주로 모교 여의도고 운동장에서 타 동호회를 초청해 찬다. 가끔 타 동호회 구장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오 감독은 “우리팀은 대회 출전은 하지 않고 순수하게 공을 차며 선후배들끼리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고교 선후배들이 주축이다 보니 ‘회원 규율’이 세기는 하지만 축구 하나로 끈끈하게 뭉치며 경조사는 물론 생업까지도 돕기도 한다.여의도고 동문 FC는 2009년 창단했고, 오 감독은 2011년 합류했다. 1996년부터 경북 경주시 서라벌대(현 신경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해서 생활권이 서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1년 아이들 교육 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바로 가입했고, 올해 임기 2년의 감독을 맡게 됐다. 그만큼 애정이 각별하다.“학창 시절 공부했던 학교에서 축구하는 기분 아세요? 교정이 좀 바뀌긴 했지만 제가 공부했던 교실 건물은 그대로예요. 강산이 여러 번 바뀔 시간이 지났지만 저 자신은 마치 고교때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물론 이제 나이 먹어 낼모레 환갑이지만 기분은 그렇습니다. 대학 시절, 서라벌대 교수 시절에도 축구를 했지만 지금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죠. 동문 선후배들과 공 차는 지금이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감독이지만 실제 지도는 여의도고 축구선수 출신 동문 후배들이 맡고 있죠.”오 감독은 축구로 건강을 챙기면서 사업할 때 ‘축구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그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전자공학과 교수였던 그는 학교측이 지방에서 경쟁력 있는 학과를 만들라는 지시에 2008년 다이아몬드학과를 개설해 학과장을 맡았다. 그는 “평소 다이아몬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학교측에서도 좋은 평가를 해 학과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다이아몬드학과 특성상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확보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중앙아프리카에 머물며 다이아몬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축구를 했죠. 주로 거래 은행 직원들하고 했어요. 그런데 은행은 물론 거래처에 갈 때 유명 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가면 좋아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술술 얘기도 잘 통하죠. 그래서 사업상 중요한 일이 있을 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 유니폼을 입고 갔죠. 제가 있을 땐 박지성이 은퇴한 뒤였지만 그래도 인기가 있었죠. 박지성의 맨유 유니폼, 국가대표 유니폼 자주 입었어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사람들은 박지성은 그 존재만으로 축구 선수 이상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오 감독은 일찌감치 축구의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일이었죠. 호주 뉴질랜드 단기 연수가 겹쳐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을 비행기에서 기장의 목소리로 확인했죠.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골을 내줬다는 소식에 한국 사람 전체가 실망했죠. 설기현의 동점골에 비행기가 떠나가게 함성이 쏟아졌죠. 안정환의 골든골 땐 난리가 났어요. 기장도 ‘혹시 몰라 샴페인을 싣고 왔다’며 이코노미석 승객들에게도 샴페인을 제공했죠. 무엇보다 과거 ‘일본 혹은 중국 사람이냐?’고 묻던 호주 사람들이 ‘한국 사람이냐? 지금 한국에서 난리 났더라’며 엄지척을 해줬죠. 축구 하나로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알려졌어요.”오 감독은 지난해 2월 퇴직하고 본격적으로 다이아몬드 사업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원석을 확보해 해외에 납품하거나 국내에 들여와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주로 수비를 보고 있는 오 감독은 “아직 건강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평소엔 틈틈이 몸으로 하는 웨이트트레이닝 스쾃과 런지, 팔굽혀펴기 등을 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그래도 25분씩 3~4경기는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오 감독처럼 주말 1회 축구하는 것도 건강 유지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강도 높게 운동해야 한다. 미국의학회지(JAMA)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 테니스 단식 경기, 에어로빅댄스, 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 중강도 운동은 시속 4.8km로 걷기나 시속 16km 이하 자전거 타기, 테니스 복식경기 등을 말한다. 오 감독이 축구를 25분씩 3~4경기 하는 것은 격렬한 고강도 운동이다.‘스포츠 천국’ 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에 축구하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축구는 25분씩 3~4경기를 뛴다. 75분에서 100분의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등산은 한번 하면 1,2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주말 축구, 등산으로도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동문 선후배 20대부터 60대 후반까지 뛰고 있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수비에 구멍이 생겨 골을 내줄 수 있죠. 그럼 온갖 비난이 쏟아지죠. 저 하나 때문에 팀이 지는 일이 없도록 늘 긴장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투수와 포수 놀음이라 야수들 중에 구멍이 있어도 티가 안 날 수 있지만 축구는 제가 안 뛰면 바로 티가 나기 때문에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평생 축구를 하면서 느끼는 게 있죠. ‘녹색 그라운드에서 나이 들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낀다’는 것이죠. 정말 이젠 1년이 달라요. 그래도 축구가 있어 버티고 있습니다.”동문들이 뭉치다 보니 모교 관련 행사에도 자주 참여 한다. 체육대회 자원봉사, 장학금 지원, 진로 상담 등 학교측에서 요청이 오면 흔쾌히 참여하고 있다.“차범근 감독이 여의도고에 축구부를 만들었죠. 한때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뭐 명문은 아닙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죠. 그 축구 선수들이 졸업한 뒤 진로를 고민할 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문들이 각계에서 활동하다 보니 여기저기 소개해 주기도 하죠.”주로 수비를 보는 오 감독은 ‘유튜브’ 등에 올라오는 축구 관련 동영상도 자주 찾아본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과감한 패싱 플레이를 가장 좋아한다.“이강인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좋습니다. 뭐 일찌감치 해외에서 생활해서 다소 한국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건방지다고 느낄 수도 있죠. 하지만 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죠. 이강인 같은 선수가 많아야 한국축구가 발전하죠. 축구란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요.”“이런 것 있죠. 제가 실력은 이강인에 비할 바 안 되지만 수비를 보다 전방으로 킬 패스했는데 그 공을 잡아 공격수가 골을 넣으면 마치 제가 이강인이 된 것처럼 즐겁죠. 그 맛에 축구합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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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주말마다 고교 선후배들과 공 차는 재미로 살아요”

    어릴 때부터 공 차는 것을 좋아했다. 수업 중간 쉬는 시간, 점심 시간엔 어김없이 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공부에 집중해야 했던 고교 시절에도 축구는 스트레스 해소 창구였다. 오경욱 서울 여의도고 동문 FC 감독(59)은 교수 재직 시절은 물론 사업을 하면서도 축구를 놓지 않고 있다. 축구는 삶의 활력소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땐 조기축구로 매일 새벽에 하는 것이었죠. 등교할 때마다 축구 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웠어요. 나중에 저도 성인이 되면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지금은 조기축구라기보다는 축구 동호회로 움직이며 매일 새벽이 아닌 주말에 하는 것으로 바뀌었죠. 물론 매일 새벽에 하는 분들도 아직 있기는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일 공 차는 것은 쉽지 않더라고요.”70여 명의 회원 중 명예회원 일부를 빼고 99% 여의도고 동문으로 이뤄진 여의도고 동문 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2∼3시간 공을 찬다. 주로 모교인 여의도고 운동장에서 다른 동호회를 초청해 찬다. 가끔은 다른 동호회 구장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오 감독은 “우리 팀은 대회 출전은 하지 않고 순수하게 공을 차며 선후배들끼리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고교 선후배들이 주축이다 보니 ‘회원 규율’이 세기는 하지만 축구 하나로 끈끈하게 뭉치며 경조사는 물론 생업까지 돕기도 한다. 여의도고 동문 FC는 2009년 창단했고, 오 감독은 2011년 합류했다. 1996년부터 경북 경주시 서라벌대(현 신경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해서 생활권이 서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1년 아이들 교육 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바로 가입했고, 올해 임기 2년의 감독을 맡게 됐다. 그만큼 애정이 각별하다. “학창 시절 공부했던 학교에서 축구 하는 기분 아세요? 교정이 좀 바뀌긴 했지만 제가 공부했던 교실 건물은 그대로예요. 강산이 여러 번 바뀔 시간이 지났지만 저 자신은 마치 고교 때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물론 이제 나이 먹어 낼모레 환갑이지만 기분은 그렇습니다. 대학 시절, 서라벌대 교수 시절에도 축구를 했지만 지금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죠. 동문 선후배들과 공 차는 지금이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감독이지만 실제 지도는 여의도고 축구 선수 출신 후배들이 맡고 있죠.” 오 감독은 축구로 건강을 챙기면서 사업할 때는 ‘축구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그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전자공학과 교수였던 그는 학교 측에서 경쟁력 있는 학과를 만들어 보라는 지시에 2008년 다이아몬드학과를 개설해 학과장을 맡았다. 그는 “평소 다이아몬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도 좋은 평가를 해 학과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다이아몬드학과 특성상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확보해 판매하는 사업도 병행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중앙아프리카에 머무르며 다이아몬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축구를 했죠. 주로 거래 은행 직원들하고 했어요. 그런데 은행은 물론 거래처에 갈 때 유명 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가면 좋아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술술 얘기가 잘 통하죠. 그래서 사업상 중요한 일이 있을 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 유니폼을 입고 갔죠. 제가 있을 땐 박지성이 은퇴한 뒤였지만 그래도 인기가 있었죠. 박지성의 맨유 유니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자주 입었어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사람들은 박지성은 그 존재만으로 축구 선수 이상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오 감독은 지난해 2월 퇴직하고 본격적으로 다이아몬드 사업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원석을 사 해외에 납품하거나 국내에 들여와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주로 수비를 보고 있는 오 감독은 “아직 건강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평소엔 틈틈이 웨이트트레이닝 스쾃과 런지, 팔굽혀펴기 등을 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그는 “20대부터 60대 후반까지의 동문 선후배들이 뛰고 있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골을 내줄 수 있다. 나 하나 때문에 팀이 지는 일이 없도록 늘 긴장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과감한 패싱 플레이를 가장 좋아한다는 오 감독은 “수비를 보면서도 전방으로 킬 패스해 골이 터지면 마치 내가 이강인이 된 것처럼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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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에 싸였던 인생…산 100km를 달리며 맑아졌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서울예대 연기과를 휴학하고 있던 2019년 1월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화이트트레일인제 12km에 출전했다. 그해 3월 열리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훈련삼아 출전했다. 그런데 여자부에서 1시간 20분 37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트레일러닝 첫 도전에 우승까지 한 것이다. 2018년부터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기 시작한 회사원 정현성 씨(31)는 지금은 트레일러닝계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제가 대학 다닐 때는 뭘 해도 안개 속에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대학에 들어가면 한 고비를 넘었으니 뭔가 보일 줄 알았어요. 근데 전혀 그게 아니더라고요. 노력해도 미래가 확실하지 않았어요. 계속 뭔가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서 찾아가야 하는…. 그냥 앞이 깜깜하다는 느낌이었죠. 답답했어요. 그런데 달리기는 노력한 만큼 결실이 나오는 겁니다. 거리가 정해져 있고, 어떤 거리든 포기하지 않고 달리면 완주할 수 있죠.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달리면서 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죠.”딸이 열심히 달리자 아버지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떻냐”고 했다. 2019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고, 3시간 26분 51초를 기록해 ‘330(3시간30분 이내 기록)’을 달성했다.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서 ‘330’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정 씨는 10월 20일 끝난 서울 100K(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 100km 여자부에서 3위를 했다. 서울 광장을 출발해 인왕산∼북악산∼서울 둘레길(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아차산)∼한강∼청계천을 거쳐 오는 코스에서 18시간 17분 52초를 기록했다.정 씨는 2019년 5월 TNF100 코리아 트레일러닝대회에서 100km에 처음 도전해 24시간 만에 완주했다.“100km 첫 도전 때 한 30km 정도 남았는데 뛸 수가 없는 겁니다. 왼쪽 허벅지 장경인대 쪽에 문제가 생겨 걸어야 했죠. 밤이라 헤드 랜턴을 켜고 땅바닥을 보고 걷다 앞을 보니 큰 산이 하나 나오는 겁니다. 갑자기 구토가 시작됐죠. 다시 힘겨운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것에 몸이 더 이상 못 간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조용히 눈을 감고 한동안 쉬었죠. 그리고 다시 출발해 결국 걸어서 완주했습니다. 그 순간 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분이 좋았죠.”산을 달리는 재미에 빠졌다. 산에선 달리는 주로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짝 긴장해야 한다.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긴장감이 좋았다. 오르막을 오를 땐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와 꽃, 개울, 바위 등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달리는 재미가 좋았다. 이를 정 씨는 “다운힐을 칠 때 희열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산 100km를 달릴 땐 상승고도와 거리를 감안해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한다. 그 묘미도 쏠쏠했다.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2019년 10월 트랜스제주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다시 100km를 완주했다. 트레일러닝에 맛을 들일 때쯤인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하는 바람에 대회가 사라져 혼자 달려야 했다. 대회는 없어졌지만 산이나 도로를 달리는 것에는 제한은 없었다. 2022년 대회가 다시 열리기 시작해 출전하기 시작했다. 10~50km를 달리면서 트랜스 제주 100km를 지난해까지 2회 연속 완주했다. 트레일러닝 100km 최고 기록은 지난해 세운 16시간 24분 18초.올해 들어선 주요 대회에서 입상권에 들었다. 원주트레일러닝 WTR SALOMON GTNS 50km에서 3위(8시간 32분 28초), 제1회 대관령 트레일런 42km 3위(5시간 26분 11초), ROKA 트레일러닝 10.1마일(약 16.3km) 2위(2시간 8분 40초), 그리고 서울 100K 100km에서 3위를 한 것이다.“올 서울 100K때 좀 아쉬웠어요. 1시간은 더 줄일 수 있었는데…. 근육 과사용으로 양쪽 햄스트링에 이상이 왔고 왼쪽 오금에도 통증이 왔어요. 미리 테이핑도 했는데 소용이 없었죠. 결국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정 씨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에 출전하는 것이다. UTMB는 유럽 알프스 산맥 170km를 달리는 트레일러닝 대회다. 참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 세계 트레일러너들은 영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참가 자격을 획득하기 어렵다. 11월 16일 말레이시아 울트라트레일 UTMB에 출전하는 이유다. UTMB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러닝 스톤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트랜스 제주에 3회 출전한 이유도 UTMB 러닝 스톤을 주기 때문이다. 러닝 스톤을 모은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추첨에서 낙점을 받아야 한다. 많이 모으면 당첨 확률이 높다.어렸을 때부터의 꿈인 연기자에 대한 목표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그는 “아직 연기자 관련 미래에 낀 안개가 자욱하지만 트레일러닝을 하면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감을 쌓았다. 내 인생에서도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매일 새벽 달리는 정 씨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체중을 이용하는 보디웨이트트레이닝을 수시로 한다. 스쾃과 런지, 푸시업, 플랭크 등 코어 근육을 키운다. 마라톤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 단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인 최고 기록이 올 3월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21분 18초인데 ‘싱글(3시간10분 이내)’ 달성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그는 “결국 산도 도로를 잘 뛰어야 잘 달린다. 도로에서 스피드를 키운다”고 했다. 마라톤 최종 목표는 ‘서브 스리(3시간 이내)’ 달성이다. 정 씨는 트레일러닝 대회가 있을 땐 매일 새벽 회복의 개념으로 가볍게 조깅으로 10에서 15km를 달린다. 대회가 없을 땐 20~30km 장거리를 주기적으로 달리며 400m 인터벌트레이닝 등 스피드 지구력을 키우는 훈련을 한다.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그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으로 주로 엘리트 선수들의 심폐지구력과 스피드를 강화할 때 쓰인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인터벌트레이닝 그 자체로 에너지 소비가 높은데 장시간 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전문가들은 1시간 동안 10km를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20회 하는 게 심폐지구력 향상과 에너지 소비엔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400m 인터벌 트레이닝도 400m를 90%로 달리고 천천히 조깅한 뒤 다시 400m를 반복적으로 달리는 훈련이다.로드와 산, 어디가 더 좋을까?“로드는 심장이 터질 정도로 달립니다. 쭉 뻗은 도로를 아무 장애없이 질주할 수 있죠. 어떨 때는 1초를 더 단축하려고 침을 질질 흘리며 피니시라인을 향해 달립니다. 산 100km는 그렇게 달리면 힘들죠. 오르막 내리막 적절히 안배해야 합니다. 계속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달려야 하죠. 그 재미를 말로 형용할 수가 없어요. 마라톤은 스피드를 즐기는 재미가 있고, 트레일러닝 100km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가자’ ‘아니 저렇게 가자’ 시나리오를 쓰듯 계속 머릿속에서 썼다 지웠다를 하면서 달리는 재미가 있습니다.”정 씨는 ‘몸을 너무 혹사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내 삶의 활력소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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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100㎞ 달리면 몸은 녹초지만 성취감은 최고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회사원 정현성 씨(31)는 2018년부터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딸이 열심히 달리자 아버지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떻냐”고 했다. 2019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에 처음 도전했고, 3시간26분51초를 기록해 ‘330’(3시간30분 이내 기록)을 달성했다. 정 씨는 지난달 20일 끝난 서울 100K(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 100km 여자부에서 3위를 했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인왕산∼북악산∼서울 둘레길(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아차산)∼한강∼청계천을 거쳐 오는 코스에서 18시간17분52초를 기록했다. 정 씨는 이젠 트레일러닝계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는 뭘 해도 안갯속에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미래가 확실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달리기는 노력한 만큼 결실이 나오는 겁니다. 거리가 정해져 있고, 어떤 거리든 포기하지 않고 달리면 완주할 수 있죠.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달리면서 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죠.”정 씨는 2019년 1월 강원 인제군에서 열린 화이트트레일인제 12km에 훈련 삼아 출전해 여자부에서 1시간20분37초로 1위를 했다. 트레일러닝 첫 도전에 우승까지 한 것이다. 그리고 그해 5월 TNF100 코리아 트레일러닝대회에서 100km에 처음 도전해 24시간 만에 완주했다. “100km 첫 도전 때 30km 정도 남았는데 뛸 수가 없는 겁니다. 왼쪽 허벅지 장경인대에 문제가 생겨 걸어야 했죠. 밤이라 헤드 랜턴을 켜고 땅바닥을 보고 걷다가 앞을 보니 큰 산이 하나 나오는 겁니다. 갑자기 구토가 시작됐죠. 힘겨운 오르막을 다시 올라야 하는 것에 몸이 더 이상 못 간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조용히 눈을 감고 한동안 쉬었죠. 그리고 다시 출발해 결국 걸어서 완주했습니다. 그 순간 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분이 좋았죠.” 산을 달리는 재미에 빠졌다. 산에선 달리는 주로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짝 긴장해야 한다.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긴장감이 좋았다. 오르막을 오를 땐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와 꽃, 개울, 바위 등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달리는 재미가 좋았다. 이를 정 씨는 “다운힐을 칠 때 희열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산 100km를 달릴 땐 상승 고도와 거리를 감안해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한다. 그 묘미도 쏠쏠했다.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019년 10월 트랜스 제주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다시 100km를 완주했다. 트레일러닝에 맛을 들일 때쯤인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사라져 혼자 달려야 했다. 대회는 없어졌지만 산이나 도로를 달리는 것에는 제한이 없었다. 2022년 대회가 다시 열리기 시작해 출전하기 시작했다. 10∼50km를 달리면서 트랜스 제주 100km를 지난해까지 2회 연속 완주했다. 100km 최고 기록은 지난해 세운 16시간24분18초. 올해 들어선 주요 대회에서 입상권에 들었다. 원주트레일러닝 WTR SALOMON GTNS 50km에서 3위(8시간32분28초), 제1회 대관령 트레일런 42km 3위(5시간26분11초), ROKA 트레일러닝 10.1마일(약 16.3km) 2위(2시간8분40초), 그리고 서울 100K 100km에서 3위를 한 것이다. “올해 서울 100K 때 좀 아쉬웠어요. 1시간은 더 줄일 수 있었는데…. 근육 과사용으로 양쪽 햄스트링에 이상이 왔고 왼쪽 오금에도 통증이 왔어요. 미리 테이핑도 했는데 소용없었죠. 결국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매일 새벽 달리는 정 씨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체중을 이용하는 보디웨이트트레이닝을 수시로 한다. 스쾃과 런지, 푸시업, 플랭크 등 코어 근육을 키운다. 마라톤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 단축에도 공들이고 있다. 개인 최고 기록이 올 3월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21분18초인데 ‘싱글’(3시간10분 이내) 달성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그는 “산도 결국 도로를 잘 뛰어야 잘 달린다. 도로에서 스피드를 키운다”고 했다. ‘몸을 너무 혹사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내 삶의 활력소”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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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흔한 살에 매일 새벽 사이클 타고, 주말엔 테니스 칩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홍기훈 춘당(春堂)장학회 이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새벽형’으로 살아왔다. 학창시절엔 공부를 했고, 지금은 운동을 한다. 아흔한 살의 나이에도 매일 새벽 사이클을 탄다. 주말엔 테니스를 친다. 공무원시절부터 43년 친 테니스 덕택에 아직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홍 이사장은 경기 김포군 공무원 시절인 1981년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임석봉 군수(85)가 테니스동호회를 만들며 과장들에게 라켓 등 테니스 용품을 사준 게 계기가 됐다. ‘새벽형’이었던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 테니스를 친 뒤 출근했다. 평생 테니스로 건강을 관리했고, 10월 23일엔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를 개최했다. 이젠 “노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며 시니어 건강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시 직책상 제가 막내였어요. 군청내에 테니스코트가 있었는데 새벽 4시에 나가서 땅을 고르고 라인을 그렸죠. 테니스가 좁은 공간에서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였어요. 참 효율적인 운동이었죠. 점심시간을 활용해 칠 수도 있었죠. 10년간은 거의 매일 쳤습니다.”테니스가 주는 묘미가 그를 끌어 당겼다. 스트로크에 발리, 스매싱 등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고, 상대 및 파트너와 함께 하는 즐거움도 컸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도 많았다. 평생 취미이자 건강 지킴이로 삼았다. 테니스에 빠지면서 테니스 발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홍 이사장은 1991년 당시 생활체육 단체인 김포테니스연합회를 조직해 1, 2대 회장을 맡았다. 현 김포테니스협회의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저에게 건강 비결을 많이 묻습니다. 테니스가 큰 도움이 됐냐고도 묻죠. 물론 도움이 됐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절 건강하게 낳아주셨다는 것이겠죠. 잘 먹고 잘 놀게…. 그리고 생활습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취미생활이었죠.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는 저의 삶의 방식에도 맞았죠. 전 어릴 때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녁 8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사이클을 2시간 정도 탄다. 2011년 발목 골절을 당한 뒤부터 생긴 습관이다. 그는 “그해 11월 추위를 막기 위해 집 2층 창에 비닐을 덧씌우는 작업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이 부러졌다. 3개월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했는데도 잘 걷지를 못했다. 그때 자전거에 눈을 돌렸다. 자전거를 타니 통증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었고 운동도 됐다”고 했다. 고교시절 30리(12km)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것도 도움이 됐다. 자전거를 타다 최근에 사이클로 바꿨다. 매일 왕복 16km를 달린 뒤 하루를 시작한다. 비나 눈이 오면 걷는다. 전문가들은 “90세 넘은 분들이 사이클을 타는 것은 아주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자전거에 비해 사이클은 중심 잡기가 더 힘들다. 기본 체력도 중요하지만 평형성과 상황 판단력이 없으면 타기 쉽지 않다. 홍 이사장은 매일 정원도 관리한다. 그는 “집 정원이 200평(661㎡) 정도 된다. 각종 나무와 화초를 심어 놔 그것 관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사이클 타고 온 뒤 1~2시간은 할애한다. 그리고 아침 먹고 출근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운동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체력 유지, 향상을 위한 훌륭한 신체활동이라고 정의한다.홍 이사장은 1994년 공직에서 은퇴한 뒤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김포노인대학장으로 4년,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장으로 12년을 봉사했다. 그는 “김포노인대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년제다. 대부분 1년제인데 내가 4년제로 만들었다. 김포노인대학에는 서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부터는 시니어테니스 대회를 만들어 85세 이상 노익장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는 85세 이상부에 43명, 90세 이상부에 14명 등 총 57명이 출전했다.시니어테니스대회는 참가만 하면 모든 것을 지원한다. 소정의 교통비는 물론 정갈한 도시락에 선물까지 제공한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만든 대회임에도 서울과 경기는 물론 강원, 전북, 충청, 경북 등에서도 어르신들이 대회 참가를 위해 먼 길을 오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저보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식들이 건강하게 다 잘 컸고, 제 건강에 문제없고, 제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제가 건강하니 자식들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제 걱정 안 해도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노인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평안합니다. 또 의료비가 덜 나가니 국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작은 테니스 대회가 대한민국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인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홍 이사장은 2018년 자신의 호를 딴 장학회를 만들어 경제적 어려움 속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있다.“제가 남양 홍씨였는데 그 중에서도 예사공파였죠. 그런데 예사공파 조직이 잘 안 갖춰져 있어서 조직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죠. 그러자 저를 예사공파 종친회에서 초대 회장을 시켜준 겁니다. 그러면서 종친회에서 저의 호를 ‘춘당(春堂)’으로 지어줬습니다. 봄에 새싹이 돋듯 예사공파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뜻입니다. 예사공파라는 집에 봄을 만들어줬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두 아들과 함께 제 호를 딴 장학회를 만들었죠. 김포지역에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은 없도록 하자라는 취지였습니다.”홍 이사장의 첫째 아들은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 수석비서관(66), 둘째 아들은 굽네치킨으로 유명한 GN그룹 홍경호 회장(55)이다. 홍 이사장은 아들들과도 자주 테니스를 즐겼다. 첫째인 홍 수석과는 복식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홍 수석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2021년 김포테니스아레나를 지어줬고, 홍 회장은 시니어테니스대회를 후원하고 있다.김포테니스아레나는 실내 3코트, 실외 1코트 총 4개의 코트로 구성돼 있다. 평소엔 일반에 대여해준다. 춘당장학회 장학금도 두 아들이 반반씩 부담해 제공하고 있다. 장학금도 받았다 못 받으면 혼란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학교 때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대학 졸업때까지 지원해 돈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있다.“제가 김포에서도 가장 늦게 전기가 들어온 마을에 살았죠. 저녁에는 초롱불 하나 밑에서 부모님들께서 일을 해서 숙제 등 공부를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불 켜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죠. 지금까지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이유입니다. 제가 어렵게 공부해서인지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웠습니다.”‘100살은 거뜬히 넘겠다’는 질문에 홍 이사장은 “오래 살겠다고 계획을 세워서 살진 않았다.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게 중요하다. 테니스 치고 사이클 타며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내 일 열심히 하면 건강은 따라오지 않겠나”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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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인생 43년… 아흔한 살에 사이클도 탑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홍기훈 춘당(春堂)장학회 이사장(91)은 경기 김포군 공무원 시절인 1981년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임석봉 군수(85)가 테니스 동호회를 만들며 과장들에게 라켓 등 테니스용품을 사준 게 계기가 됐다. ‘새벽형’이었던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 테니스를 친 뒤 출근했다. 평생 테니스로 건강을 관리했고, 지난달 23일엔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제2회 춘당배 시니어 테니스 대회를 개최했다. 이젠 “노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며 시니어 건강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시 직책상 제가 막내였어요. 군청 내에 테니스코트가 있었는데 오전 4시에 나가서 땅을 고르고 라인을 그렸죠. 테니스가 좁은 공간에서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였어요. 참 효율적인 운동이었죠. 점심시간을 활용해 칠 수도 있었고요. 10년간은 거의 매일 쳤습니다.”테니스가 주는 묘미가 그를 끌어당겼다. 스트로크에 발리, 스매싱 등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고, 상대 및 파트너와 함께하는 즐거움도 컸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도 많았다. 평생 취미이자 건강 지킴이로 삼았다. 테니스에 빠지면서 테니스 발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홍 이사장은 1991년 당시 생활체육 단체인 김포테니스연합회를 조직해 1, 2대 회장을 맡았다. 현 김포테니스협회의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에게 건강 비결을 많이 묻습니다. 테니스가 큰 도움이 됐냐고도 묻죠. 물론 도움이 됐겠죠. 사실 생활 습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취미 생활이었죠.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는 저의 삶의 방식에도 맞았죠. 전 어릴 때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녁 8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사이클을 2시간 정도 탄다. 2011년 발목 골절을 당한 뒤부터 생긴 습관이다. 그는 “그해 11월 추위를 막기 위해 집 2층 창에 비닐을 덧씌우는 작업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이 부러졌다. 3개월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했는데도 잘 걷지를 못했다. 그때 자전거에 눈을 돌렸다. 자전거를 타니 통증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도 있었고 운동도 됐다”고 했다. 고교 시절 30리(약 12km)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것도 도움이 됐다. 자전거를 타다 최근에 사이클로 바꿨다. 매일 왕복 16km를 달린 뒤 하루를 시작한다. 비나 눈이 오면 걷는다. 전문가들은 “90세 넘은 분이 사이클을 타는 것은 아주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자전거에 비해 사이클은 중심 잡기가 더 힘들다. 기본 체력도 중요하지만 평형성과 상황 판단력이 없으면 타기 쉽지 않다. 홍 이사장은 매일 정원도 관리한다. 그는 “집 정원이 200평(약 660㎡) 정도 된다. 각종 나무와 화초를 심어 놔 그것을 관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사이클 타고 온 뒤 1∼2시간은 할애한다. 그리고 아침 먹고 출근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운동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체력 유지 및 향상을 위한 훌륭한 신체활동이라고 정의한다. 홍 이사장은 1994년 공직에서 은퇴한 뒤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김포노인대학장으로 4년,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장으로 12년을 봉사했다. 2018년 자신의 호를 딴 장학회를 설립해 경제적 어려움 속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는 시니어 테니스 대회를 만들어 85세 이상 시니어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저보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식들이 건강하게 다 잘 컸고, 제 건강에 문제없고, 제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제가 건강하니 자식들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제 걱정 안 해도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노인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평안합니다. 또 의료비가 덜 나가니 국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작은 테니스 대회가 대한민국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100세는 거뜬히 넘기겠다’는 질문에 홍 이사장은 “오래 살겠다고 계획을 세워서 살진 않았다.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게 중요하다. 테니스 치고 사이클 타며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내 일 열심히 하면 건강은 따라오지 않겠나”라며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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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흔 일곱에도 스매싱…79년 테니스 친 덕에 아직 건강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내가 여기 오는데 누구랑 함께 와야 해?”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 85세 이상부와 90세 이상부로 열린 이날 대회에 참가한 최고령은 강신국 씨로 97세였다. ‘여기 누구랑 오셨어요?’라고 물어보자 “아니 이런데 오는데 꼭 누굴 데리고 와야 하나?”라며 다소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강 씨는 “전철 타고 오다 택시 탔어”라고 말했다. 100세를 눈앞에 둔 고령임에도 전국 어디든 아직 혼자 다닐 수 있다고 했다.이날 열린 대회에서 강 씨는 공을 라켓에 제대로 맞히지 못할 때도 있지만 공을 때릴 땐 안정된 자세로 쳐 넘겼다. 대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힘이 좀 떨어지신 것 같은데 그래도 저 나이에 저 정도 치면 잘 치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제가 1927년생이에요. 한국 나이로 19살 때 해방이 됐죠. 그때부터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어요. 상업학교 나와 은행에 취업하려고 했는데 해방되면서 취소가 됐죠. 그런데 그때 수습으로 은행 다닐 때 은행에 근무하시던 분들이 하얀 바지에 하얀 운동화를 신고 테니스를 치는데 너무 보기 좋았어요. 그래서 치기 시작했어요.”은행에 입사하지 못한 강 씨는 평생 교직에 몸담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3회 테니스를 치러 다닌다. 서울 관악구 남강중학교에서 치는 테니스 모임에 나가고 있다. 그는 “남강테니스클럽에 ‘화금회’라는 게 있다. 우리는 월 수 금 테니스를 치고 있다. 난 단 하루도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 배경에 일찌감치 테니스를 치기 시작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이날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실버테니스 잔치가 열렸다. 85세 이상부에 43명, 90세 이상부에 14명 등 총 57명의 남녀 어르신이 출전해 테니스를 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 대회는 춘당장학회 홍기훈 이사장(91)이 주최한 대회로 참가비도 없고, 식사도 제공하고, 다양한 선물도 주는 대회다. 김포테니스아레나는 3년 전 세워졌고, 실내 3코트 실외 1코트 총 4코트로 구성돼 있다. 출전 선수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조희선 씨(96)도 50년 넘게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그는 “내 고향이 황해도인데 테니스 치는 선생님들을 보고 테니스를 알게 됐다. 당시 선생님들 없을 때 쳐 보다 나이 40세가 넘으면서 건강과 취미를 위해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테니스가 내 건강을 지켜주기도 했지만 이 나이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줬다. 주변에 친구들 다 죽었는데 테니스 채를 들고 코트에 나오면 나를 반겨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 덕에 아직 내가 즐겁게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여자부 출전 최고령 유명숙 씨(87)는 고교시절 연식정구 선수로 활약했다. 유 씨는 “학창시절 선수를 했는데 결혼하고 잊고 살다가 마흔 다 돼서 다시 건강을 위해 테니스를 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너무 테니스를 많이 쳐 무릎에 관절염이 왔고, 2년 전 인공관절 수술을 한 뒤 다시 테니스를 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움직이는데 불편하지만 테니스 치며 즐기는 기분이 너무 좋아 대회에 나왔다”고 했다.2018년 덴마크에서 발표된 연구(Copenhagen Heart Study)에 따르면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5년 동안 8577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평소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게 나왔고, 그중 테니스가 가장 높게 나온 것이다. 테니스를 칠 경우 기대수명이 9.7년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드민턴이 6.2년, 축구가 4.7년이었다. 수영과 조깅은 각각 3.4년과 3.2년, 헬스가 1.5년이었다.테니스를 주기적으로 칠 경우 기대수명을 높여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첫째는 테니스클럽 등 동호회 활동에 따른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테니스는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클럽이나 동호회가 형성된다. 그리고 대부분 대회에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대회를 복식으로 진행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며 살 수 있어 나이 들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이나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둘째는 적당한 운동을 통한 신체 건강 유지다.이날 경기에서 90세 이상부에서는 이을주 씨(93)-김응기 씨(90)조가 우승했고, 민경찬 씨(91)-박광노 씨(90)조가 준우승, 이정식 씨(93)-박순 씨(91)조, 조희선 씨(96)-유명숙 씨(87)조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85세 이상부에서는 김대규 씨(85)-이대우 씨(86)조가 우승했다. 2위는 한준구 씨(84)-김영석 씨(87)조가 차지했고, 윤상희 씨(87)-김춘회 씨(85)조, 지군자 씨(80)-한태성 씨(86)조가 공동 3위를 했다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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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클 타고 왕복 50km 출퇴근…몸이 근육질로 바뀌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5년 마흔 살을 앞두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거든요. 취미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사이클을 타게 됐습니다. 당시 제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는 부서가 아니라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맞춰서 하는 운동은 엄두를 못 냈죠. 저 혼자 할 수도 있고, 누군가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고, 당시 제 형님도 타고 있어서 사이클을 선택했습니다. 운동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사이클의 장점이 많았어요.”LG유플러스 보안운영팀 책임 김창우 씨(47)는 대전에서 근무할 때부터 건강과 취미를 위해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고, 지금은 하루에 400km도 주파할 수 있는 고수가 됐다.“처음엔 퇴근한 뒤 1~2시간 정도를 거의 매일 탔어요. 주말이나 휴일엔 4대강 등 전국 투어를 다녔죠. 사이클 입문 2년 만에 인천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국토종주를 포함해 전국 12개 자전거도로를 완주하는 1853km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죠. 2018년 서울로 발령받은 뒤에는 출퇴근을 사이클로 했죠.”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회사까지 왕복 50km를 달렸다. 편도로 약 22km인데 퇴근할 때 하늘공원 노을공원을 오르내린 뒤 집으로 가면 하루 50km 정도를 달렸다. 비가 와도 탄다. 눈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사이클을 타고 몸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지방이 거의 다 빠지고 근육질 몸매가 됐죠. 사이클 타기 전엔 환절기만 되면 몸살로 앓아누웠고, 기침도 많이 했어요. 라이딩을 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것 빼고는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엔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40km를 4박 5일에 갔는데 지금은 하루면 갑니다. 최근 3일간 서울-부산 왕복 1000km로 설계한 대회가 있었는데 첫날 360km, 둘째 날 340km, 마지막 날 300km를 달려 완주하고 왔죠.”사이클이 유산소운동으로 알려졌지만 근육단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이클을 타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려야 하는데 오르막을 오를 땐 하체와 복근, 상체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이런 이유로 젊은이들은 서울 남산 인왕산 북악산 등 2~3km를 계속 오르는 업힐라이딩을 즐기기도 한다. 전국, 특히 경기 강원 쪽에 업힐라이딩 유명 코스가 많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사이클을 타고난 뒤 허리 부근 근육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례도 많다. 특히 사이클 등 자전거는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유산소 무산소 운동이 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김 씨는 2019년부터 한국란도너스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란도너스(Randonneurs·랑도뇌르)는 프랑스어로 ‘한 바퀴를 도는 여행자’라는 의미인데 200~1200km 사이 또는 그 이상의 긴 거리를 외부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를 가리키기도 한다. 꼭 사이클이 아니어도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탈 수 있는 것이면 되지만 대부분 사이클을 탄다. 비경쟁 사이클투어가 목적이다.란도너스가 된 1년 뒤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사이클을 타고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지리산 정령치까지 백두대간 줄기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총 1760km, 상승고도만 4만m가 넘는 지옥의 코스가 4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구간마다 400~460km의 거리, 상승고도 1만m의 고난도 업힐코스를 규정 시간(15km/1시간) 안에 달리며 4개 코스를 1년 안에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간다.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우회하지 못하도록 주요 체크포인트(CP)에서 인증을 해야 한다. 란도너스 2만여 명 중 백두대간을 종주한 회원은 100명이 되지 않는다. 김 씨는 한국란도너스협회에서 주는 ‘R12상’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1년간 매월 200km 이상 대회를 한 번 이상 완주하면 메달을 준다. 김 씨는 4년 연속 이 메달을 받았고 5년 연속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 씨는 한국란도너스협회에서 제공하는 챌린지 중 어드벤처를 특히 좋아한다. 어드벤처 챌린지는 험난하고 오지의 작은 길을 달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어드벤처 챌린지는 산속 깊이 들어가 임도를 달립니다. 자갈길을 달리기도 하고, 아스팔트가 아닌 시멘트길을 달리기도 하죠. 차도 없고 사람들도 없어 고요하죠. 무엇보다 자연의 멋진 경관을 관람하며 달리는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김 씨는 24개의 어드벤처 코스 중 매년 6개 이상의 어드벤처 코스를 완주하면 주는 ‘어드벤처 시리즈’상을 2020년부터 3년 연속 받았다. 2020년엔 12개 코스를 완주했고, 2022년엔 24개를 모두 완주했다.김 씨는 백두대간 종주는 현재까지 단 한 번만 했다. 너무 힘들어서다.“란도너스 대회는 200, 300, 400, 600, 1000km 등이 있습니다. 그중 저에게는 400km가 가장 힘들어요. 400km 제한시간이 27시간인데 저는 빨리 마치자는 주의라서 20~22시간에 끝냅니다. 그런데 백두대간은 상승고도도 높은 데다 한번 끝내는 코스가 400~460km로 설정돼 있어요. 그렇다 보니 저로선 몸을 극한으로 몰아가게 됩니다. 한 번 했으니 나중에 천천히 다시 하려고 합니다.”김 씨는 지난해 6월 부산을 출발해 전남, 전북, 충남, 충북, 서울, 강원, 경북, 경남을 지나 부산으로 돌아오는 2030km를 달렸다. 부산시가 2030년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며 203시간 안에 완주하는 사이클 대회에 참가해 8일 만(192시간)에 완주한 것이다.“사실 지난해에 프랑스 유명한 란도너스 대회인 PBP(파리에서 브레스트 왕복 1200km)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산 2030km를 완주하기 위해서 다음 기회로 미뤘죠. 4년에 한 번씩 열리니 3년 뒤엔 꼭 PBP를 완주할 겁니다.”김 씨는 3년 전부터는 아내와도 함께 사이클을 탄다. 지금까지 200km 이상 챌린지를 3회 함께 완주했다. 하지만 아내는 장거리 챌린지 보다는 가볍게 달린다. 그는 “긴 거리를 안 달릴 땐 아내와는 가까운 거리를 즐겁게 산책하듯 달린다. 커피도 한잔하고 맛난 것도 먹으면서. 나도 란도너스로 해야 할 것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사이클을 탈 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꾸준하게 사이클을 즐기는 게 목표다.“마라톤과 같이 사이클도 정직한 운동입니다. 최소 주 3일 이상은 안장 위에 올라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즐기려면 200~400km를 타도 아무렇지 않은 몸을 만든다면 20~60km는 즐기면서 탈 수 있잖아요. 시속 30~40km를 달릴 수 있으면 시속 25km로 달리면 훨씬 덜 힘들죠. 늘 그런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70, 80세가 넘어서도 란도너로 살고 싶습니다.”김 씨는 3년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제 주위에 사이클을 잘 타시는 분들을 보니 다 달리고 있더라고요. 1km를 4분 30초에 달리시는 분도 있고요. 저도 사이클을 더 잘 타고 싶어 달리기 시작했죠. 처음엔 1km를 7분에 달렸죠. 그런데 유산소 운동인 사이클을 오래 타서인지 바로 페이스가 떨어지더라고요. 지금은 1km를 5분 페이스로 달릴 수 있죠.”점심시간에 피트니스센터로 가 20~30분 달린다. 사이클 장거리 투어가 없는 날엔 10~20km를 달린다. 마라톤 21.0975km 하프 코스도 여러 차례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1시간43분. 그는 “내년엔 풀코스를 완주할 계획”이라고 했다.“달려보니 왜 사람들이 달리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하체부터 상체까지 우리 몸의 기초 근육을 잘 만들어주더라고요. 잘 달리면 다른 운동도 더 잘하게 됩니다. 제가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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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사이클 타고 8일간 전국 2030㎞ 달려보셨나요?”

    LG유플러스 보안운영팀 책임 김창우 씨(47)는 2019년부터 한국란도너스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란도너스(Randonneurs·랑도뇌르)는 프랑스어로 ‘한 바퀴를 도는 여행자’라는 의미인데 200∼1200km 또는 그 이상의 긴 거리를 외부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를 가리키기도 한다. 꼭 사이클이 아니어도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탈 수 있는 것이면 되는데 대부분은 사이클을 탄다. 비경쟁 사이클 투어가 목적이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출발해 전남, 전북, 충남, 충북, 서울, 강원, 경북, 경남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2030km를 달렸다. 부산시가 2030년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며 203시간 안에 완주하는 사이클 대회를 열었고, 여기에 참가해 8일(192시간) 만에 완주한 것이다. “마흔을 바라보던 2015년에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전까지는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거든요. 취미 생활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사이클을 타게 됐습니다. 당시 회사 일은 내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는 부서가 아니어서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은 엄두를 못 냈죠. 나 혼자 할 수 있고 누군가와 함께 할 수도 있는 운동을 찾았고, 당시 형도 타고 있어서 사이클을 선택했습니다. 운동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당시 대전에서 근무할 때였다. 퇴근한 뒤 거의 매일 1, 2시간 정도를 탔다. 주말이나 휴일엔 4대강 등 전국 투어를 다녔다. 사이클 입문 2년 만에 인천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국토 종주를 포함해 전국 12개 자전거 도로를 완주하는 1853km 국토 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8년 서울로 발령받은 뒤에는 출퇴근을 사이클로 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회사까지 왕복 50km를 달렸다. 편도 약 22km인데 퇴근할 때 하늘공원 노을공원을 오르내린 뒤 집까지 하루 50km 정도를 달렸다. 비가 와도 탄다. 눈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사이클을 타면서 몸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지방이 거의 다 빠지고 근육질 몸매가 됐죠. 사이클 타기 전엔 환절기만 되면 몸살로 앓아누웠고, 기침도 많이 했어요. 라이딩을 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것 빼고는 감기 한 번 걸린 적이 없습니다. 체력도 좋아졌죠. 제가 처음엔 서울에서 부산까지 4박 5일에 갔는데 지금은 하루면 갑니다. 최근 3일간 서울∼부산 왕복 1000km 대회가 있었는데 첫날 360km, 둘째 날 340km, 마지막 날 300km를 달려 완주하고 왔죠.” 란도너스가 된 1년 뒤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사이클을 타고 강원 고성에서부터 지리산 정령치까지 백두대간 줄기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총 1760km, 상승고도만 4만 m가 넘는 지옥 코스가 4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구간마다 400∼460km의 거리, 상승고도 1만 m의 고난도 업힐 코스를 규정 시간(시간당 15km) 안에 달리며 4개 코스를 1년 안에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간다.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우회하지 못하도록 주요 체크 포인트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란도너스 2만여 명 중 백두대간을 종주한 회원은 100명이 되지 않는다. 김 씨는 3년 전부터는 아내와도 함께 사이클을 탄다. 지금까지 200km 이상 챌린지를 세 차례 함께 완주했다. 아내는 장거리 챌린지를 하기보다는 가볍게 달린다. 김 씨는 “긴 거리를 안 달릴 땐 아내와는 가까운 거리를 즐겁게 산책하듯 달린다”고 했다. 김 씨는 한국란도너스협회에서 주는 ‘R12상’에 애착이 있다. 1년간 매월 200km 이상 대회를 한 번 이상 완주하면 메달을 준다. 김 씨는 4년 연속 이 메달을 받았고 5년 연속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이렇게 꾸준하게 사이클을 즐기는 게 목표다. “마라톤과 같이 사이클도 정직한 운동입니다. 최소 주 3일 이상은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한 번에 200∼400km를 타도 아무렇지 않은 몸을 만든다면 20∼60km는 즐기면서 탈 수 있잖아요. 시속 30∼40km로 달릴 수 있으면 시속 25km로 달리는 게 훨씬 덜 힘들죠. 늘 그런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70, 80세가 넘어서도 페달을 밟고 싶습니다.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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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 차러 녹색그라운드 밟는 순간 0.1초도 안돼 소녀가 되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솔직히 여자들은 초록색 잔디를 밟을 기회가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잔디를 밟는 순간 0.1초도 안 돼 모두가 중고교 시절 여학생으로 돌아간 듯 밝아져요. 한 30~40년 젊어지는 순간이 되죠. 몸풀기부터 공 다루는 것까지 마치 유치원생처럼 배우고 있지만 매번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이주연 FC 더조이플러스 대표(59)는 2022년 고려대80년대학번 축구리그에 초대받아서 참석한 뒤 축구에 매료됐다. 지인들을 모아 당시 참석했던 고려대축구부 출신 변종국 감독(61)에게 지도를 부탁했고, 지난해 2월 팀을 창단해 매주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배불뚝이 아저씨도 흰머리를 휘날리며 나이를 잊은 듯 공을 재밌게 차더라고요. 여자분들도 똑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나와 응원전을 펼치고. 함께 뛰기도 하고…. 공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런 문화가 부러웠죠. 그래서 이화여대 동문 위주로 친구와 지인들을 전화로 모았죠. 처음엔 딱 10명이 모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35명이나 됩니다.”이 대표는 “운동 무능력자들의 모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영어 강사이자 시니어모델이고, 시니어모델과 뮤지컬 배우, 예술인, 회사원 등 스포츠 문외한들로 대부분 축구를 처음 접했다. 실업축구 할렐루야에서 활약한 뒤 유소년축구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변 감독의 지도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처음엔 드리블과 트래핑, 슈팅은 엄두도 못 냈다. 그래도 공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스트레칭체조, 달리기, 균형잡기, 스텝 등 축구를 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을 끌어 올리며 공과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았다. 드리블과 트래핑, 패스 연습, 킥까지 제대로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축구가 이렇게 힘든 스포츠인지를 해보고야 알았다. 체력과 기술은 기본이고, 우리팀은 물론 상대팀 움직임까지 파악해야 해 아직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그래도 훈련의 효과는 나타났다. 그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정말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진다. 이제 전후반 10분씩 게임은 소화할 수 있다. 아직 전후반 20분씩은 버겁지만 조만간 20분경기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고려대여자팀과 연습경기를 했고, 월 2회 서울 중경고에서 훈련할 때 숙명여대 ROTC 학생들하고도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벌써 해외 원정경기도 다녀왔다.“일본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다고 해서 교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알아보다 한일 교류를 많이 하는 일본 단체를 알게 됐고, 한국 특파원으로 왔던 분과 통화로 교류하다 직접 답사를 가게 됐죠. 5월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에 가서 일본 아마추어팀 ‘바스타즈’와 합동훈련 및 친선경기를 가졌죠. 10월 13일엔 바스타즈가 한국 방문 경기를 합니다.”이 대표는 한국 3팀을 더 초청해 총 5팀이 서울시립대 운동장에서 제1회 한일친선시니어축구대회를 여는 것으로 확대했다. 그는 FC 더조이플러스를 통해 여성 노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끄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2017년 지인들을 규합해 연극과 독서 등으로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적기업 더조이플러스를 만들었다. 회원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시니어모델 아카데미, 뮤지컬, 합창, 조손가족 대상 독서 프로그램 등 진행해 왔고, 축구팀까지 만들면서 여성 노인 건강 확대까지 모색하게 된 것이다.“모델, 뮤지컬 등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웠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접한 뒤 축구팀을 만들었어요. 축구는 시작하면 계속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요.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축구하다 보니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도 좋아집니다. 서로 어울려 공 차고 함께 수다 떨며 밥도 먹고 참 좋은 운동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축구하며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서로를 이해하며….”시니어축구단을 표방해 평균 연령이 55세이지만 20대와 30대도 회원도 참여하고 있다. 누구든 받아준다. 회원이 넘치면 팀을 분산시켜 운영할 계획이다. 재능 기부도 축구를 매개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회원들이 모델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성악가, 섬유 아티스트,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FC 더조이플러스는 9월 28일 중경고에서 ‘2024 호프컵(HOPE CUP)’에 참가한 스리랑카팀과 친선 경기를 가지며 재능기부 행사를 했다. 오전에는 변종국 감독이 축구교실을 열었고, 오후에는 음악 클래스, 그리고 꿈 코칭 수업 등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하는 스리랑카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를 열었다. 작지만 선물도 전했다”라며 “FC 더조이플러스의 이상은 ‘나눔’이다. 어려움이 없는 세상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호프컵은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우리의 희망은 현실이 된다’를 테마로 스리랑카를 비롯해 베트남, 미얀마 등 10개국 160명의 아동 선수들이 한국에 모여 축구공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기아대책은 1989년부터 35년간 전 세계 공동체와 아동 자립을 위한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대표는 축구를 시작한 뒤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때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축구가 됐다고 했다.“사실 남자들은 만나면 군대 얘기, 스포츠 얘기잖아요. 여자들은 스포츠 얘기는 거의 안 해요. 그런데 우리 회원들은 만나면 축구 얘기로 대화를 시작해요. 변종국 감독님께서 이런 우리들을 보고 참 재밌어해요. 집에서도 TV 시청할 때 자연스럽게 축구 중계를 보게 됩니다. 식당에 가서도 축구 틀어달라고 해요. 이제 와서 보면 좀 억울한 생각도 들어요. 축구하면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잖아요. 여자들도 어렸을 때부터 했어도 됐는데…. 어쨌든 지금이라도 축구 하고 있어 행복합니다.”FC 더조이플러스 창단 배경에 SBS에서 방영하는 여성 축구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의 영향도 있었을까? “뭐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죠. 여자 축구선수들을 보면 쟤들은 왜 축구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축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골때녀’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골때녀’ 때문에 창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 분위기는 어느 정도 타긴 한 것 같습니다.”이 대표는 축구를 시작하면서 매일 운동하는 습관도 들였다. 이 대표는 “변 감독님께서 주 1회 축구하는 것만으론 체력을 키울 수 없으니 틈날 때마다 운동하라며 근린공원 운동기구 활용법을 알려줬다. 집 근처 공원을 둘러보니 운동기구가 잘 갖춰져 있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공원으로 달려가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젠 축구를 한 주라도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회원들과 평생 공을 찰 것”이라며 웃었다. “올해 너무 더워서 쉰 적이 있는데 몸이 찌뿌드드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아무리 덥거나 추워도 예정대로 축구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 찹니다. 그게 또 축구의 묘미더라고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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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스포츠공정위 구성 불공정”… 개선 권고 거부 체육회에 시정명령

    문화체육관광부가 10일 스포츠공정위원회의 불공정한 구성을 시정하라고 대한체육회에 명령했다. 지난달 9일 스포츠공정위의 불공정 구성과 운영에 대한 개선을 권고했는데 대한체육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한 달 만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5일 문체부의 권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체부는 10일 “대한체육회가 스포츠공정위의 불공정한 구성을 개선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불공정한 구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이행 계획서를 10월 18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명령도 거부하면 법률에 따라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가 구성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스포츠공정위는 대한체육회장을 포함한 체육회 임원의 연임 허용을 심의하는 곳이다. 대한체육회장은 규정상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는데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하면 두 차례 이상 연임도 가능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16년 처음 선출됐고 2021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내년 1월 있을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하려면 스포츠공정위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문체부는 “이 회장이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들에게 이 회장의 임기 연장 승인 심의를 맡기는 건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며 지난달 개선을 권고했었다. 문체부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 15명 전부를 이 회장이 임명했고 특히 스포츠공정위원장은 2017년부터 2년간 이 회장 특별보좌역을 지냈다. 스포츠공정위는 이 회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7년에 출범했는데 임원 연임 비율이 종전 22%에서 91%로 크게 올라 거수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체부는 또 대한체육회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체육단체 임원 징계관할권 상향 권고’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국민권익위는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와 지방체육단체 임원에 대한 징계를 해당 단체가 자체적으로 심의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가 직접 징계할 것을 권고했었다. 문체부는 “국민권익위가 같은 내용의 권고를 대한장애인체육회에도 했는데 받아들였다. 그런데 대한체육회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10일 문체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지난달 12일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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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매주 공 차며 스트레스 훌훌… 이 좋은 걸 왜 몰랐을까”

    이주연 FC 더조이플러스 대표(59)는 2022년 고려대 80년대 학번 축구리그에 초대받아 참석한 뒤 축구에 매료됐다. 지인들을 모아 당시 참석했던 고려대 축구부 출신 변종국 감독(61)에게 지도를 부탁했고, 지난해 2월 팀을 창단해 매주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배불뚝이 아저씨도 나이를 잊은 듯 흰머리를 휘날리며 재밌게 공을 차더라고요. 여성분들도 똑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나와 응원전을 펼치고. 함께 뛰기도 하고…. 공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런 문화가 부러웠죠. 그래서 이화여대 동문 위주로 친구와 지인들을 전화로 모았죠. 처음엔 딱 10명이 모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35명이나 됩니다.”이 대표는 “운동 무능력자들의 모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영어 강사이자 시니어 모델이고 시니어 모델과 뮤지컬 배우, 예술인, 회사원 등 스포츠 문외한들로 대부분 축구를 처음 접했다. 실업축구 할렐루야에서 활약한 뒤 유소년축구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변 감독의 지도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드리블과 트래핑, 슈팅은 엄두도 못 냈다. 그래도 공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솔직히 여성들은 초록색 잔디를 밟을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잔디를 밟는 순간 0.1초도 안 돼 모두가 중고교 시절 여학생으로 돌아간 듯 밝아져요. 한 30∼40년 젊어지는 순간이 되죠. 몸풀기부터 공 다루는 것까지 마치 유치원생처럼 배우고 있지만 매번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스트레칭 체조, 달리기, 균형 잡기, 스텝 등 축구를 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을 끌어올리며 공과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았다. 드리블과 트래핑, 패스 연습, 킥까지 제대로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축구가 이렇게 힘든 스포츠인지를 해보고야 알았다. 체력과 기술은 기본이고, 우리 팀은 물론 상대 팀 움직임까지 파약해야 해 아직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그래도 훈련의 효과는 나타났다. 그는 “이제 전후반 10분씩 게임은 소화할 수 있다. 아직 전후반 20분씩은 버겁다”고 했다. 고려대 여자팀과 연습경기를 했고, 월 2회 서울 중경고에서 훈련할 때 숙명여대 ROTC 학생들과도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해외 원정 경기도 다녀왔다. “일본은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다고 해서 교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알아보다 한일 교류를 많이 하는 일본 단체를 알게 됐고, 한국 특파원으로 왔던 분과 통화로 교류하다 직접 답사를 갔어요. 5월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에 가서 일본 아마추어팀 ‘바스타즈’와 합동훈련 및 친선경기를 가졌죠. 13일엔 바스타즈가 한국으로 와 방문경기를 합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세 팀을 더 초청해 총 5개 팀이 서울시립대 운동장에서 제1회 한일 친선 시니어 축구대회를 여는 것으로 확대했다. 그는 FC 더조이플러스를 통해 여성 노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끄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2017년 지인들을 규합해 연극과 독서 등으로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적 기업 더조이플러스를 만들었다. 회원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뮤지컬, 합창, 조손가족 대상 독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왔고, 축구팀까지 만들면서 여성 노인 건강 확대까지 모색하게 된 것이다. “모델, 뮤지컬 등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웠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접한 뒤 축구팀을 만들었어요. 축구는 시작하면 계속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요.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축구하다 보니 신체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 건강도 좋아집니다. 서로 어울려 공을 차고 함께 수다 떨며 밥도 먹고 참 좋은 운동입니다.” 시니어축구단을 표방해 평균 연령이 55세이지만 20, 30대 회원도 참여하고 있다. 누구든 받아준다. 회원이 넘치면 팀을 분산시켜 운영할 계획이다. 재능 기부도 축구를 매개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축구를 시작하면서 매일 운동하는 습관도 들였다. 이 대표는 “변 감독님께서 주 1회 축구만으론 체력을 키울 수 없으니 틈날 때마다 운동하라며 근린공원 운동기구 활용법을 알려줬다. 집 근처 공원을 둘러보니 운동기구가 잘 갖춰져 있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공원으로 달려가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젠 축구를 한 주라도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회원들과 평생 공을 찰 것”이라며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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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인이 카본화? 미드풋?…제발 제대로 달립시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몬주익 영웅’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54)이 나섰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 감독이 최근 ‘제2의 마라톤 붐’이 일 정도로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의 잘못된 관행에 쓴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신발에 대해, 그리고 달리는 주법에 대해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황 감독은 8월부터 유튜브 ‘골드클래스(Gold Class)’를 시작했다. 이 채널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대한민국에 엘리우드 킵초게가 있습니까? 카본화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발에 맞춰서 만들어졌기에 일반인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탄력이 높은 신발이기에 기술과 근육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신발의 기능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 신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것을 신느니 시장에 가서 아무 운동화 하나 사서 신고 뛰는 게 발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엘리우드 킵초게(40·케냐)는 2022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1분9초의 당시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선수다. 2019년에는 1시간59분40초의 비공인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카본화는 카본(Carbon) 플레이트가 들어간 러닝화다. 카본 플레이트는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반발력을 극대화하기에 더욱 빨리 달릴 수 있게 해준다.“선수들도 평소 러닝할 때는 카본화를 안 신습니다. 착지한 후 킥을 할 때 탄성으로 튕겨주는 것인데 부상이 많아요. 킵초게 등이 기록을 내기 위해 맞춰놓은 신발입니다. 반복적으로 강하게 오래 뛰면 부상이 옵니다. 일 년에 열두 달 동안 우리가 쉼 없이 달려야 하는데 부상으로 인해 6개월씩 못 뛰는 선수가 너무 많아졌어요. 대한민국 마라톤에서 기록이 왜 이렇게 됐냐고요? 카본화가 나왔는데 기록 단축이 안 됩니다. 카본화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기 때문입니다.”일반인들이 카본화를 신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자신이 이 신발(카본화)의 기능을 쓸 수 있는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이면 신지말아야 합니다. 초보 운전자에게 배기량 6000CC 스포츠카 타면 사고가 납니다. 폼도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카본화를 얘기하는 것이 넌센스입니다. 훈련이 잘 돼 있지 않은 사람들이 신으면 발목과 종아리에 압력이 상승해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싸다고 다 좋은 신발이 아닙니다.”달리기 주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발 착지에 대한 얘기다. “일반인들이 포어풋, 미드풋, 리어풋을 얘기합니다. 참 나 어이가 없습니다. 잘 훈련된 선수들도 대부분 리어풋으로 뛰는데…. 풀코스를 달릴 때 100m를 16초나 17초로 달리는 선수들이나 미드풋으로 달립니다. 일반적인 선수들은 막판 스퍼트할 때나 미드풋으로 달려요.”포어풋(Forefoot)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착지법니다. 발바닥 앞으로만 달린다는 뜻이다.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는 선수들도 포어풋으로 달린다. 중장거리 선수들은 미드풋(Midfoot), 즉 뒤꿈치가 닿지 않고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해 달린다. 마라톤선수들은 주로 리어풋(Rearfoot)으로 달린다. 뒤꿈치부터 닿아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황 감독은 “빨리 달리는 것보다 먼저 좋은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 없이 즐겁게 달릴 수 있다. 제대로 달리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1991년 제62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2분35초로 3위를 하며 혜성과 같이 나타난 황 감독은 공식적인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단 10번도 안 된다. 황 감독은 1991년 영국 셰필드 유니버시아드 마라톤 우승(2시간12분40초), 1992년 2월 벳푸오이타마라톤 2위(2시간8분47초), 그리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우승(2시간13분23초),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2시간11분13초) 등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선발전 제67회 동아마라톤 26km 지점에서 발바닥이 찢어져 걷다시피 29위로 완주한 뒤 은퇴했다.황 감독은 10월 26일 경기 하남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리는 2024리스펙트 런을 함께 한다. 황 감독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다. 경북 영천 호국원에 모셔져 있다. 리스펙트 런은 국가보훈부와 동아일보가 ‘또 하나의 국가대표 제복 근무자’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달리기 대회다. 5km, 10km 두 코스에서 열린다. 황 감독은 10월 4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을 상대로 제대로 달리기 교실을 열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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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병으로 무너진 체력…아내와 탁구 치며 되살리고 있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건강을 위해 일찌감치 검도와 합기도, 복싱, 골프를 즐겼어요. 15년 전쯤 누님이 탁구 한번 쳐보라며 저를 탁구장으로 데려갔죠. 시간적, 경제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 작은 공이 주는 매력이 엄청났어요. 그때 이후 가장 오래 즐기는 스포츠가 됐습니다.”김익수 MD안과의원 원장(59)은 누나의 권유에 탁구에 빠져들었다. 아내 박소영 씨(58)와 함께 병원 일을 마치고 저녁때 탁구장을 찾아 개인 지도를 받으며 2, 3시간 공을 쳤고 오전 2, 3시까지 개인 훈련을 하기도 했다. 1주일 내내 친 적도 있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방세동 시술을 받은 데 이어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지방종이 재발하면서 건강이 급격히 무너졌다.“2007년 왼쪽 종아리 윗부분에 10cm가 넘는 근육 내 지방종이 생겨 계속 재발했어요.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급격히 뛰는 심방세동 증세가 악화해 2022년 5월 심장에 고주파 관을 삽입하여 좌심방 벽을 일부분 지지는 시술을 받았죠. 그런데 그 2개월 뒤 네 번째 지방종을 발견한 겁니다. 이미 3차례나 제거했는데 10년 만에 네 번째 재발한 겁니다. 이번엔 조직 검사상 악성으로 판정됐습니다. 제거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후유증으로 무릎 관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있죠. 이래저래 운동을 못 하게 된 겁니다.”지방종 수술은 근육까지 잘라내기 때문에 제거 후 움직임에 어려움이 따른다. 심방세동 수술 후유증으로 폐정맥 4개 중 아래 2개의 약 90%가 막혀 양쪽 폐 하측 기능 부전 상태까지 됐다.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러다간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원장은 지난해 초부터 다시 탁구 라켓을 잡았다. 늘 함께해준 아내와 함께 탁구장을 찾았다. 그는 “아내와는 병원에서도 함께 일하고, 검도와 합기도, 골프 등을 할 때도 함께 했다. 당연히 탁구도 함께 치고 있다”고 말했다.1년이 넘으면서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탁구 전성기 때보다는 아직 못하지만 체력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탁구를 시작한 지 약 10년이 되던 2018년 무렵이 전성기였다고 했다. 그땐 “더 잘 치려고 새벽까지 하루 6, 7시간 탁구를 쳐도 지치지 않았다”고 했다.지름 40mm, 무게 2.7g의 작은 탁구공이 주는 운동량은 대단했다. 몸풀기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10분만 쳐도 땀이 쏟아졌다. 김 원장은 “다시 탁구를 칠 땐 공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체력을 만들어 치다 보니 이젠 2, 3시간 칠 수 있는 체력이 됐다”고 했다.김 원장은 “또 다른 탁구의 매력은 언제든 게임을 할 수 있어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점”이라고 했다.“뭐 잘 치지는 못하지만 한 수 위 회원과 겨루고 싶죠. 저보다 못 치는 회원에게 지면 자존심이 상해 더 열심히 치게 되죠. 운동 효과도 큰데 게임으로 자극받아 탁구에 더 매진하게 되는 겁니다. 탁구 치고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그 상쾌함에 기분이 좋죠. 제 체력은 물론 정신력까지 키워줍니다. 탁구는 제 삶의 활력소가 됐습니다.”김 원장은 생활체육 탁구에서 5부에서 4부 사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 한신탁구교실에선 4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창 물이 올랐을 때인 2016년 서울시 구청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두 차례 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몸 건강은 물론이고 탁구를 잘 치기 위해 근육운동도 하고 있다. 피트니스에 빠져 있는 대학원생 아들이 근육운동 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김 원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헬스를 즐기던 아들이 ‘근육을 키우는 게 미래에 몇 억 원의 병원비를 줄여줄 수 있다’며 직접 지도도 해준다”고 했다. 주 2회 이상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김 원장은 습관적으로 인상을 쓰는 ‘직업병’도 탁구를 통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단 1%의 부작용에 관해서도 얘기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너무 진지하다 보니 미간을 찡그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처음 온 환자는 내 인상을 좋지 않게 본다”고 했다.“탁구를 칠 때도 집중하다 보면 인상을 쓰게 됩니다. 승부욕까지 있다 보니 저의 모습에 상대가 당황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게 탁구더라고요. 그래서 즐겁게 땀 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어린아이들처럼 함께 웃고 떠들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어 좋습니다.”아내하고 치면 누가 이길까?“뭐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가요? 스타일에 차이가 있습니다. 전 드라이브를 거는 등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는 반면 아내는 또박또박 정석대로 플레이합니다. 제가 드라이브 등 파워 플레이를 하다 보니 커트 등 쇼트게임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요. 아내는 쇼트게임을 잘해요.”김 원장은 “심장 건강을 위해 흥분하면 안 돼 탁구가 해가 될 수도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치니 폐활량이 좋아졌다. 건강해야 병도 견딜 수 있다. 이제 탁구는 평생 친구”라며 웃었다.<탁구의 운동효과는?>송홍선 국립안동대 체육과 교수(운동생리학)는 “탁구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모두 증진시키는 유익한 운동이다. 모든 연령대가 함께 할 수 있고, 운동 능력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탁구는전신 운동이다. 탁구 라켓을 잡은 팔뿐만 아니라 다리와 몸통의 코어 근육을 고루 사용해야 한다. 특히 탁구의 기본자세인 기마 자세를 유지하다 넘어오는 공을 치기 위해서 전후 좌우로 재빨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하체 근력 강화에도 탁월하다. 탁구는 구기 종목 중 공의 크기가 가장 작은 운동이다.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날아오는 공을 치기 위해 순간적인 판단력과 빠른 대응을 요구한다.순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탁구는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을 준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뇌 전문가인 다니엘 아멘 박사는 “탁구는 세계 최고의 두뇌 스포츠”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탁구는 상하체를 모두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면서 손과 눈의 협응력(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활성화)과 반사신경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다. 또한 공을 추적하고, 샷과 전략을 계획하고, 스핀을 파악할 때 뇌의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탁구를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전신운동인 만큼 에너지 소모도 엄청나다. 탁구를 30분만 쳐도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등 다른 운동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송홍선 박사는 “탁구는 중강도 운동으로 체중 60kg인 사람이 20분에 100칼로리를 소모한다. 한시간이면 300칼로리를 소모한다. 비만 예방에 좋은 스포츠”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이 많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탁구는 비만을 예방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인 탁구는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심장이 신체 곳곳에 산소를 제대로 전달되도록 돕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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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촌 “스포츠공정위 개선 안되면, 정몽규-이기흥 연임 불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의 불공정성이 시정되지 않으면 체육 단체장들이 3선 이상 성공해도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거취 결단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여러 지적을 통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것보다 개인이 선택하는 게 훨씬 명예롭지 않겠냐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승부조작 관련자들 사면, 석연치 않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등으로 논란이 된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반대해왔고,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정부 현안 질의 때도 그 의사를 밝혔다. 유 장관은 “체육 단체장은 원칙적으로는 두 번 이상 못 하게 돼 있다. 3선 도전할 때도 스포츠공정위원회 허가 과정을 거쳤다. 이번에도 똑같이 그런 절차를 거쳐야 된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스포츠공정위에 제대로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공정위가 그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한번 시정명령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선거에서 당선돼도 승인 불허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정 회장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미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문체부는 5월 체육회가 이사회를 열고 ‘인력 풀(pool) 부족’ 등을 이유로 체육회와 산하 경기단체 임원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승인하지 않았다. 유 장관은 “정관 개정은 불허를 했지만 그래도 스포츠공정위가 심의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법이 또 남아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스포츠공정위 구성이 이 회장 특보 출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등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고 보고 개선을 권고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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