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30

추천

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windup@donga.com

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야구35%
골프16%
배구14%
메이저리그9%
각종 경기7%
국제일반5%
사회일반5%
축구5%
씨름2%
기타2%
  • “차례상 음식, 남편들 주문전화 부쩍 늘었죠”

    주방 입구부터 고소한 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넓은 철제 테이블 위에 도라지, 시금치, 고사리 색색의 나물을 널어놓은 주방은 하나의 거대한 설 차례상을 떠올리게 했다. 주방 밖 쇠솥에는 상에 올릴 식혜가 팔팔 끓었다. 대형 불판 앞에 선 직원 한 명이 쉴 새 없이 전 부치기와 반죽을 반복했다. 소문난 맛집처럼 분주했다. 24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명절 차례상 대행 서비스업체 ‘다례원’을 찾았다. 1998년 사업을 시작한 다례원은 이 업계의 초기 멤버다. 전주 이씨 영응대군파 종손으로 일 년에 7, 8차례 제사상을 차려야 했던 이성수 대표(60)가 집안 내력을 살려 아예 아내와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에는 사흘에 상 하나를 차릴까 말까 할 정도로 주문량이 적었지만 2000년대 이후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사업도 함께 성장했다. 최근 명절 대목에는 하루에 많게는 30개가 넘는 제사상을 차려야 할 정도다. 이 대표는 “평소에도 제사나 고사상을 제공하는데 명절에는 평소보다 주문량이 4∼5배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300개 이상의 명절 음식 대행업체가 있을 것으로 이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 고객의 주문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상차림이 부담스러운 여성 고객의 주문이 많았다면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남성들이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간소하게나마 상을 차리려는 기러기 아빠들의 주문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요구에 맞게 상차림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통상 8∼10인분의 차례상을 준비하던 다례원은 5년 전부터 고객 요구에 맞춰 2∼3인분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지역별 특성에 맞춰 전라도, 경상도식 상차림도 따로 마련했다. 전라도식에는 병어 낙지, 경상도식에는 상어고기 민어 등 지역 특산물을 추가로 상에 올린다. 고객이 요구하는 음식을 함께 준비하기도 한다. 다례원의 설 차례상 가격은 크기별로 적게는 19만 원(2∼3인분)에서 많게는 38만 원(16∼18인분)이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5만4215원, 대형 유통업체 기준 34만9941원이다. 손수 상차림을 준비하는 비용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2016년 온라인 반찬업체 ‘더 반찬’을 인수하며 명절 음식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상차림 외에도 수제모둠전, LA갈비, 갈비찜 등 개별 제품도 판매한다. 대표 메뉴인 수제모둠전의 경우 2017년 설 1800세트, 지난해 2500세트로 40%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 설에는 3000세트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 명절 음식의 경우 명절이 되면 평소에 비해 10∼20배 주문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GS25 등 편의점들은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간편 명절음식도 선보이고 있다.고양=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9-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메시 보러 축구장 가듯… ‘롤’ 대결 보러 종로로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사거리 주변 빌딩 숲 사이에 숨은 ‘별천지’가 있다. 세계적인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이하 롤)’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마련한 ‘롤파크’다. 종로 그랑서울 빌딩 3층에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올해부터 롤의 국내 리그인 ‘LCK(롤 챔피언스 코리아)’ 전 경기가 열린다. 롤 프로선수와 팬들을 위한 e스포츠 복합문화공간인 롤파크를 ‘2019 스프링시즌’ 개막전이 열린 16일 찾아갔다.○ 2분 만에 개막일 경기 매진 SK텔레콤 T1과 진에어 그린윙스의 시즌 개막전 1시간 전부터 롤파크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팬들은 경기 뒤 열리는 팬미팅 참가권을 얻기 위해 20m 넘게 줄지어 섰다. 게임 속 캐릭터(챔피언)를 코스프레한 팬들도 눈길을 끌었다. 5280m²(약 1600평) 규모의 이 경기장에 라이엇게임즈는 2029년까지 총 1000억여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09년(국내 2011년) 출시된 롤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인기 e스포츠다. 2016년 9월 전 세계 월간 사용자가 1억 명이 넘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게임전문 리서치서비스 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롤의 시간점유율은 29.77%로 가장 높다. 12월 한 달 사용 시간만 184만3407시간이다. 2위 배틀그라운드(17.81%·110만3298시간)와 10%포인트 이상 차가 난다. 열기가 뜨겁다 보니 경기 관전 티켓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종종 암표가 나올 정도다. 선수들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팬들은 희열을 느낀다. 개막일 2경기는 예매 시작 2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 경기당 티켓 가격은 평일 9000원, 주말 1만1000원이다. 하루 2경기를 패키지로 구매하면 할인가(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7000원)가 적용된다. 이날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롤 팬 수십 명이 경기장 밖에 설치된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장 안에서는 여느 스포츠 못지않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롤파크에 마련된 롤 전용 경기장 ‘LCK아레나’는 격투기 경기장을 떠올리게 했다. 스탠딩석을 포함해 최대 500명(좌석 400개)의 관중을 수용하는 LCK아레나는 국내 e스포츠 경기장 중 처음으로 원형 형태로 설계됐다. 객석의 시야 각도를 넓혀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넓이 826m²(약 250평), 높이 8m 공간에 뒤로 갈수록 좌석을 높게 배치해 관중의 시야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무대 중앙에는 경기 장면을 보여주는 가로 5.5m, 세로 3m의 대형 화면을 3개면으로 설치했다. 경기장 양쪽에 코치 박스를 마련해 스포츠적 요소도 극대화했다. 야구의 ‘더그아웃’과 비슷한 이곳에서 각 팀 코치들은 경기를 보고 선수들이 헤드셋으로 나누는 대화 내용을 들으며 전략을 구상한다. 세트가 끝날 때마다 코치의 작전 지시가 이뤄진다. 선수들 자리에 별도로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아 관중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경기 전 선수들이 다른 팀 선수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대기실에서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경로를 분리하기도 했다. 프레스룸, 인터뷰룸 등도 차렸다. 공동취재구역 운영도 고려 중이다. 관중석 좌석도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안방구장인 ‘캄프누’ 좌석을 제작한 피게레스사(社) 제품이다. 좌석에는 USB 충전 포트도 달렸다. 경기장 내 중계석이 2개인 것도 눈길을 끈다. 하나는 우리말, 다른 하나는 영어 중계 부스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국내 리그의 수준이 세계 최고이다 보니 8 대 2 비율로 외국인 시청자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미국의 일부 매체는 국내 리그를 전담하는 취재진까지 두고 있다. 이전까지 게임 전문채널이 해오던 방송 제작도 올해부터는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한다. 로보틱 캠, 무인카메라 등 총 30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한다. 경기장 밖에는 팬 미팅존과 카페, PC방도 있다.○ 그들은 왜 롤에 열광하나 팬들은 왜 롤에 열광할까. 롤파크에서 만난 팬들이 꼽은 가장 큰 매력은 캐릭터(챔피언)의 다양성이다. 중앙대 e스포츠 동아리 ‘프라메’에서 활동한다는 최다현 씨(22·여)는 “어떤 챔피언을 고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질릴 새 없이 새로운 재미를 발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롤에는 140여 개의 캐릭터가 있다. 한국의 구미호를 모델로 한 ‘아리’라는 캐릭터도 있다. 활성화된 프로리그도 팬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국내 리그인 LCK의 경우 1군(챔피언스), 2군(챌린저스)으로 나누어 승강전을 치른다. 한국 외에도 중국, 대만, 북미, 유럽 등 세계 14개 지역에서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보며 축구에 흥미를 갖듯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챔피언십(일명 롤드컵)에서 3회 우승한 스타 플레이어인 ‘페이커’ 이상혁(23)은 수십억 원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개 리그의 상위 24개 팀이 승부를 펼치는 롤드컵은 세계 롤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무대다. 지난해 11월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의 시청자는 9960만 명이었다. SK텔레콤 T1팀 팬이라는 대학생 박동원 씨(26)는 “긴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축구 클럽들처럼 롤 팀들도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타며 다양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리그의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팀들과의 대결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도 중국 팀이 롤 금메달을 따냈다. 게임을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해 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성공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꾸준한 변화를 통해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게임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 게임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가상 걸그룹 ‘K/DA’가 발표한 주제가 ‘POP/STARS’가 2억4000만 건 이상의 영상, 음악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빌보드월드디지털 등 차트에서 1위를 하는 등 파급 효과도 크다.○ 캠퍼스 안 e스포츠 경기장 게임업계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를 약 9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는 2021년 e스포츠 산업 매출 규모가 16억5000만 달러(약 1조8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프로축구 등 기존 스포츠 구단의 e스포츠 참여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1일 발표한 ‘2018 e스포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축구, 배구, 농구단 등을 운영하는 터키 스포츠클럽인 베식타시가 롤 팀을 창단해 리그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기존 스포츠 구단이 속속 e스포츠단을 창단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축구 팀들이 ‘피파’ 프로 게이머를 영입해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SK, KT 등이 스포츠단 내에서 e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9일 LCK와 2년간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계약 실무 담당자인 우리은행 홍민호 과장은 “20, 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LCK 타이틀 스폰서를 맡기로 했다. 최근 e스포츠가 아시아경기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참여의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는 롤, 오버워치 종목 관련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캠퍼스 내 경기장 ‘UCI e스포츠 아레나’를 짓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대도 지난해 e스포츠 관련 과목을 개설했는데, 120명 정원에 200명이 몰릴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가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e스포츠 관련 강의 개설 방침을 밝혔다. ‘2018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한국 e스포츠 선수 152명이 해외 무대에 진출해 있다. 롤 91명, 오버워치 61명이다. 외국 선수들이 국내로 들어와 훈련캠프를 차리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단이 야구 선진국인 일본이나 미국 등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떠나는 것처럼 외국 e스포츠 선수들도 e스포츠 강국인 한국으로 와서 연습 상대를 구해 훈련한다. 다만 선수들의 수준만큼 국내 게임산업계의 관심이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지난해 아시아경기 e스포츠 6개 종목 중에 국산 게임은 하나도 없었다”며 “한국 게임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e스포츠 관련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 리그오브레전드(LoL·롤) :: 2009년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선보인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게임. 국내에는 2011년 출시됐다. 5명이 한 팀이 돼 상대 팀의 기지 ‘넥서스’를 파괴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각기 다른 속성을 가진 140여 종류 캐릭터(챔피언)가 재미요소다. 경기 시간은 20∼40분 정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리그인 LCK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 총 14개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매년 세계 최고의 팀을 선발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도 열린다. 지난해 인천 문학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롤드컵 파이널에는 2만6000여 명의 관중이 몰리기도 했다. 시청자는 9960만 명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으며 당시 한국팀이 은메달을 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9-0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분 만에 개막일 티켓 매진…그들은 왜 ‘롤’에 열광하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주변 빌딩 숲 사이에 숨은 ‘별천지’가 있다. 세계적인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이하 롤)’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마련한 ‘롤파크’다. 종로 그랑서울 빌딩 3층에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올해부터 롤의 국내리그인 ‘LCK(롤 챔피언스 코리아)’ 전 경기가 열린다. 롤 프로선수와 팬들을 위한 e스포츠 복합문화공간인 롤파크를 ‘2019 스프링시즌’ 개막전이 열린 16일 찾아갔다. ●2분 만에 개막일 경기 매진 SK텔레콤 T1과 진에어 그린윙스의 시즌 개막전 1시간 전부터 롤파크에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팬들은 경기 뒤 열리는 팬미팅 참가권을 얻기 위해 20m 넘게 줄지어 섰다. 게임 속 캐릭터(챔피언)를 코스프레한 팬들도 눈길을 끌었다. 5280㎡(약 1600평) 규모의 이 경기장에 라이엇게임즈는 2029년까지 총 1000억여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09년(국내 2011년) 출시된 롤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인기 e스포츠다. 2016년 9월 저 세계 월간 사용자가 1억 명이 넘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게임전문 리서치서비스 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롤의 시간점유율은 29.77%로 가장 높다. 12월 한 달 사용시간만 184만3407시간이다. 2위 배틀그라운드(17.81%·110만3298시간)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열기가 뜨겁다보니 경기 관전 티켓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종종 암표가 나올 정도다. 선수들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팬들은 희열을 느낀다. 개막일 2경기는 예매 시작 2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 경기 당 티켓 가격은 평일 9000원, 주말 1만1000원이다. 하루 2경기를 패키지로 구매하면 할인가(평일 1만4000원, 주말 17000원)가 적용된다. 이날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롤 팬 수십 명이 경기장 밖에 설치된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장 안에서는 여느 스포츠 못지않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롤파크에 마련된 롤 전용 경기장 ‘LCK아레나’는 격투기 경기장을 떠올리게 했다. 스탠딩석을 포함해 최대 500명(좌석 400개)의 관중을 수용하는 LCK아레나는 국내 e스포츠 경기장 중 처음으로 원형 형태로 설계됐다. 객석의 시야 각도를 넓혀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넓이 826㎡(약 250평), 높이 8m 공간에 뒤로 갈수록 좌석을 높게 배치해 관중의 시야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무대 중앙에는 경기 장면을 보여주는 가로 5.5m, 세로 3m의 대형 화면을 3개면으로 설치했다. 경기장 양 쪽에 코치 박스를 마련해 스포츠적 요소도 극대화했다. 야구의 ‘더그아웃’과 비슷한 이곳에서 각 팀 코치들은 경기를 보고 선수들이 헤드셋으로 나누는 대화 내용을 들으며 전략을 구상한다. 세트가 끝날 때 마다 코치의 작전 지시가 이뤄진다. 선수들 자리에 별도로 칵막이를 설치하지 않아 관중들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경기 전 선수들이 다른 팀 선수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대기실에서 경기장으로의 진입 경로를 분리하기도 했다. 프레스룸, 인터뷰룸 등도 차렸다. 공동취재구역 운영도 고려중이다. 관중석 좌석도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누’ 좌석을 제작한 피게레스 사(社) 제품이다. 좌석에는 USB충전 포트도 달렸다. 경기장 내 중계석이 2개인 것도 눈길을 끈다. 하나는 우리말, 다른 하나는 영어 중계 부스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국내 리그의 수준이 세계 최고다 보니 8대 2 비율로 외국인 시청자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미국의 일부 매체는 국내 리그를 전담하는 취재진까지 두고 있다. 이전까지 게임 전문채널이 해오던 방송 제작도 올해부터는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한다. 로보틱 캠, 무인카메라 등 총 30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한다. 경기장 밖에는 팬 미팅존과 카페, PC방도 있다. ●그들은 왜 롤에 열광하나 팬들은 왜 롤에 열광할까. 롤파크에서 만난 팬들이 꼽은 가장 큰 매력은 캐릭터(챔피언)의 다양성이다. 중앙대 e스포츠 동아리 ‘프라메’에서 활동한다는 최다현 씨(22·여)는 “어떤 챔피언을 고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질릴 새 없이 새로운 재미를 발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롤에는 140여 개의 캐릭터가 있다. 한국의 구미호를 모델로 한 ‘아리’라는 캐릭터도 있다. 활성화된 프로리그도 팬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국내 리그인 LCK의 경우 1군(챔피언스), 2군(챌린저스)으로 나누어 승강전을 치른다. 한국 외에도 중국, 대만, 북미, 유럽 등 세계 14개 지역에서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보며 축구에 흥미를 갖듯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챔피언십(일명 롤드컵)에서 3회 우승한 스타플레이어인 ‘페이커’ 이상혁(23)은 수십억 원 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개 리그의 상위 팀 24개 팀이 승부를 펼치는 롤드컵은 세계 롤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무대다. 지난해 11월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의 시청자는 9960만 명이었다. SK텔레콤 T1팀 팬이라는 대학생 박동원 씨(26)는 “긴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축구 클럽들처럼 롤 팀들도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타며 다양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리그의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팀들과의 대결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도 중국 팀이 롤 금메달을 따냈다. 게임을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해 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성공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꾸준한 변화를 통해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게임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 게임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가상 걸그룹 ‘K/DA’가 발표한 주제가 ‘POP/STARS’가 2억4000만 건 이상의 영상, 음악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빌보드월드디지털 등 차트에서 1위를 하는 등 파급 효과도 크다. ●캠퍼스 안 e스포츠 경기장 게임 업계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를 약 9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는 2021년 e스포츠 산업 매출 규모가 16억5000만 달러(약 1조8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기존 프로축구 등 기존 스포츠 구단의 e스포츠 참여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1일 발표한 ‘2018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축구, 배구, 농구단 등을 운영하는 터키 스포츠클럽인 베식타스가 롤 팀을 창단해 리그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기존 스포츠 구단이 속속 e스포츠단을 창단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축구 팀들이 ‘피파’ 프로 게이머를 영입해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톰, KT 등이 스포츠단 내에서 e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9일 LCK와 2년간 타이틀 스폰서계약을 맺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계약 실무 담당자인 우리은행 홍민호 과장은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LCK 타이틀스폰서를 맡기로 했다. 최근 e스포츠가 아시아경기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참여의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Irvine·UCI)는 롤, 오버워치 종목 관련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캠퍼스 내 경기장 ‘UCI e스포츠 아레나’를 짓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대도 지난해 e스포츠 관련 과목을 개설했는데, 120명 정원에 200명이 몰릴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가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e스포츠 관련 강의 개설 방침을 밝혔다. ‘2018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한국 e스포츠 선수 152명이 해외 무대에 진출해 있다. 롤 91명, 오버워치 61명이다. 외국 선수들이 국내로 들어와 훈련캠프를 차리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 프로 야구단이 야구 선진국인 일본이나 미국 등으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떠나는 것처럼 외국 e스포츠 선수들도 e스포츠 강국인 한국으로 와서 연습 상대를 구해 훈련한다. 다만 선수들의 수준만큼 국내 게임 산업계의 관심이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지난해 아시아경기 e스포츠 6개 종목 중에 국산 게임은 하나도 없었다”며 “한국 게임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e스포츠 관련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9-01-18
    • 좋아요
    • 코멘트
  • “난 0점 남편, 집에선 낮은 포복” “호호, 알아서 잘해줘 고맙죠”

    “처음 만났을 때 한쪽 눈에 다래끼가 나서 안대를 하고 있었어요. 그야말로 ‘한 눈’에 반한 거죠. 그땐 스무 살이라 그런 순진한 선택을 할 수 있었나 봐요. 지금도 딸들이 놀린다니까요. ‘엄만 순진한 게 아니라 멍청한 선택을 했다’고.”(전미애) “거 참. 탁월한 선택이었대도. 허허.”(신치용) 두 칸짜리 소파에 나란히 걸터앉은 부부는 끊임없이 토닥대며 애정을 과시했다. 1995년 팀을 맡아 2015년까지 20년 동안 전쟁터 같은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온 ‘코트 위의 제갈공명’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64·현 자문역)이 유일하게 갑옷을 벗을 수 있는 곳은 바로 아내 전미애 씨(59) 곁뿐이었다. 겨울리그 최다연승(77연승), 슈퍼리그 8연패, 프로배구 V리그 8회 우승 등 한국 남자배구의 유례없는 성공 스토리는 바로 아내와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남자배구, 여자농구 국가대표의 결혼으로도 화제가 됐던 스포츠 스타의 만남은 둘째 딸 신혜인(34·여자 프로농구 출신)과 사위 박철우(34·프로배구 삼성화재 소속) 부부로 대를 잇기도 했다. 1983년 결혼 뒤 37년째 서로의 곁을 지켜온 ‘절친 커플’ 신치용, 전미애 부부를 9일 경기 용인의 자택에서 만났다.○ 태릉선수촌에서 꽃피운 사랑 다섯 살 터울의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980년 태릉선수촌에서였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두 사람은 농구와 배구 종목 숙소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지게 됐다. 그는 그녀의 순수함이, 그녀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그의 듬직함이 좋았다. 예상외로 예쁜 신 씨의 글씨체도 마음에 들었다. 숨길 것도 없었다. 선수촌 안에서 공공연히 연인 사이임을 밝혔다. “지금 생각하면 맹랑했어요. 제가 장충체육관에서 경기를 하고 있으면 이 사람이 기자들을 만나서 우리가 결혼할 거라고 인터뷰를 했어요. 그땐 이 사람 말처럼 결혼하면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줄 알았어요. 당시 인식이 그랬죠.”(전) “그때는 시대가 그랬고. 감독할 때도 그렇고 결혼할 때도 생각해 보면 내가 세뇌교육에 소질이 있긴 있나봐. 허허허. 선수들 다룬 솜씨가 다 이런 데서 나온 거 아니겠어.”(신) 국가대표로 촉망받던 전 씨가 결혼을 하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히자 구단과 감독이 만류에 나섰다. 당시 전 씨가 뛰던 한국화장품은 배구단을 창단해 감독 자리를 맡기겠다는 당근까지 내밀며 신 씨에게 결혼을 미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저는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이 사람과 약속했잖아요. 그래서 구단에 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이 사람을 만나러 가기도 했다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황당해요.”(전) “어허이.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앞으로 내가 당신한테 더 맥을 못 추겠네.”(신) “그 정도로 믿었던 거죠.”(전) “오죽했으면 거제 갑부에게 시집간다는 소문이 돌지 않았겠습니까. 선수로서 한창때인데 나를 믿고 와준 게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이 사람이 큰소리 빵빵 쳐도 가만히 있죠.”(신) 두 사람은 1983년 5월 1일 신 씨 모교인 성균관대 명륜당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100점짜리 감독, 0점짜리 남편 스물여덟, 스물셋의 나이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은 경기 부천에 신혼집을 차렸다. 당시 한국전력 배구단 코치였던 신 씨는 친구 도움까지 받아 어렵게 보금자리를 꾸렸다. 신 씨는 “그때 내겐 오로지 운동밖에 없었다. ‘지도자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다 보니 아무래도 가정에는 소홀했다. 두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시즌 중에는 소속팀 코치, 비시즌에는 국가대표팀 코치 등을 맡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코트에서 보냈다. 두 딸이 자라는 동안 아빠로서 숙제 한번 도와주지 못했다. 1995년 삼성화재 초대 감독을 맡은 뒤로 상황은 더 심해졌다. “구단이 보면 이 사람 같은 감독은 없겠죠. 오로지 선수, 훈련, 성적만 생각하니까. 반대로 가정에서 보면 빵점도 아까워요. 마이너스야 마이너스.”(전) “저도 그 사실을 아니까 집에선 늘 낮은 포복으로 다녀요. 이 사람 덕에 내가 감독으로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신) “그럼 남편으론 실패했다는 거네?”(전) “어허, 거. 사람 참.”(신) 신 씨는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 날 흐트러짐 없는 것으로 소문났다. 오전 6시 전에 출근해 가장 먼저 감독실의 불을 켜는 건 그가 감독생활을 하며 한 번도 어겨 본 적 없는 원칙이다. 대표팀 코치 시절 오전 4시 20분에 기상해 태릉선수촌 근처 불암산에 오르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술을 좋아하면서도 부지런함을 잃지 않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전에 살던 집 근처에 생맥줏집이 있었어요. 이 사람이 술을 마시면 꼭 2차로 거기를 가요. 근데 자리가 길어지면 집엔 들르지 않고 바로 숙소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다음 날 생맥줏집 사장한테 이 사람이 왔다갔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정말 황당하지 않겠어요?”(전) “밤은 늦었고, 피곤하고. 어차피 새벽에 나가야 하니까 바로 숙소로 간 거지.”(신) “그건 자기 생각이죠. 말 한마디 없고.”(전) 부부 동반 모임을 마친 뒤 전 씨가 차를 운전해 귀가할 때의 일이다. 술을 마신 뒤 깜빡 졸던 신 씨가 눈을 떠보니 차가 배구단 숙소가 아닌 집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사님, 이쪽으로 가시면 안 됩니다.” 화들짝 놀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술김에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하는 것으로 착각한 것. 신 씨는 “무의식 속에서도 습관적으로 집이 아닌 숙소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나는 새벽에 다른 스태프보다 먼저 출근해야 직성이 풀렸다. 감독이라고 풀어진 모습을 보이면 어떤 선수가 좋아하겠나”라고 설명했다. 전 씨가 옆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집안일도 온전히 전 씨의 몫이었다. 경기 부천에서 시작해 현재의 용인까지 네 차례 집을 옮기는 동안 이사 당일 신 씨가 집에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신 씨가 대표팀 일정으로 해외에 나간 동안 이사한 적도 있다. 그 때문에 신 씨는 떠난 집과 돌아간 집이 다른 경험을 하기도 했다. “(딸) 혜인이가 (배구 선수) 철우랑 결혼한다고 할 때 ‘운동선수랑 한집에서 살려면 네가 벽에 못도 박고, 형광등도 직접 갈아야 한다’고 말했다니까요.”(전) “이 사람아. 내가 못질을 얼마나 잘한다고. 하지만 나에겐 늘 팀이 먼저야.”(신)○ 선 굵은 아내, 세심한 남편 올해 신 씨가 구단의 자문역(비상근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부부는 처음으로 겨울시즌을 온전히 함께 보내게 됐다. 부부는 인터뷰 내내 “우리 두 사람은 너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1995년 신 씨가 삼성화재 감독을 맡게 된 것도 전 씨의 생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삼성화재 대표이사를 처음 만날 때까지만 해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어요. 솔직히 전 한국전력에 남을 생각이 컸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이 있는데 팀을 옮겼다가 잘못해서 1, 2년 만에 잘리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신) “저는 이 사람하고 삼성이라는 구단이 체질이 맞을 것 같았어요. 워낙 준비를 꼼꼼히 하는 사람이니까 거기에 풍부한 지원까지 받으면 날개를 달 것 같은데 본인은 자꾸 아니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죠. ‘나 같으면 1년 하고 잘리더라도 해보고 잘리겠다.’”(전) “당신은 너무 낙관적이야. 나는 당신하고 두 딸 생각에….”(신) “솔직히 이 사람이 1년 하고 잘릴 거라고 생각하면 제가 하라고 했겠어요.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죠.”(전) “내가 잘리면 자기가 포장마차라도 해서 먹여 살리겠다는데, 어디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신) “전 할 수 있어요. 지금도 하라면 할 수 있어요.”(전) “내가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안다. 허허.”(신) 성격만큼 좋아하는 것도 서로 다르다. 전 씨가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지를 선호한다면 신 씨는 이것저것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를 선호한다. 신 씨가 여행지에 가서도 습관처럼 오전 6시부터 움직여야 한다며 가족들을 독촉해 사소한 분란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온도차가 있는 부부지만 배구, 그리고 두 딸 혜림(36), 혜인 씨에게서 태어난 네 손주 이야기를 할 때면 이내 한마음이 된다.○ ‘줄리엣’의 아빠, ‘로미오’의 장모 신치용, 전미애 부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둘째 딸 신혜인과 사위 박철우 부부다. 당시 삼성화재의 라이벌인 현대캐피탈 에이스였던 박철우와 신혜인의 러브스토리는 가문의 반대를 무릅쓴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교되기도 했다. 실제로 신 씨는 운동선수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세 모녀의 설득으로 결국 결혼을 수락했다. 박철우가 2010년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화재로 이적한 뒤에도 신 씨에게 집에서도 장인어른이라는 호칭 대신 감독님으로 부르게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가급적 집에서는 배구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도 장인, 사위만의 약속이다. 전 씨는 “남편이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고 함께한 가족 식사 자리에서 철우가 단도직입적으로 ‘이제 장인어른으로 불러도 되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사람이 감독 때 철우를 호되게 야단치는 장면이 아직도 인터넷에 돌아다녀요. 볼 때마다 어찌나 사돈댁에 민망하던지. 전에 경기를 지는 날에는 철우가 같이 가족 식사를 못하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감독님 앞에서 밥이 안 넘어간다고.”(전) “나는 외국인 선수고 사위고 안 가려요. 철저하게 해야지. 지금 철우 기본기 좋아진 것 봐.”(신) “그러게. 연결이 좋아지긴 했어. 요샌 도리어 철우가 경기 안 풀리는 날에 이 사람이랑 밥 먹고 싶어 한다니까요. 함께 경기를 복기하고 싶나 봐요.”(전) “그래서 요새는 저녁밥을 두 끼 먹는 경우도 있다니까. 허허.”(신) 최근에는 혜림, 혜인 씨 가족까지 세 가구가 함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여 살기 시작했다. 신 씨 부부 주방 창문으로 두 딸이 사는 아파트가 보일 정도다. 전 씨는 아침부터 큰딸 집으로 넘어가 딸들과 함께 네 손주를 돌본다. 신 씨도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 봉송 때 딸 혜인 씨와 손녀 소율 양(6)과 함께 찍은 사진을 거실에 두고 자주 들여다본다. “이제야 노는 맛을 알게 됐다”는 신 씨의 말과 달리 그는 최근 진천 선수촌장 또는 프로배구단 감독 후보 등으로 끊임없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내 전 씨는 “그렇게 살고도 또 일을 하고 싶냐”며 말리고 있지만 정작 신 씨는 “아직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신 씨의 새로운 출발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터뷰를 마친 뒤 서로에게 건넬 덕담을 부탁했다. “이젠 그저 건강이 최고죠. 손주들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신) “일찍 결혼을 해서 젊은 엄마가 됐는데 이젠 젊은 할머니가 됐어요. 할머니가 되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요새는 손주 보는 재미에 사는 거 같아요. 호호.”(전) “이 사람아 덕담하라니까. 덕담.”(신) “덕담할 게 없어요. 여태껏 알아서 너무 잘해 왔잖아. 안 그래요?”(전) 첫 만남 이후 40년째 이어온 ‘절친 커플’의 믿음이 보였다.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9-01-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흥민, 2019도 1골 1도움 출발… ‘DESK 톱’

    ‘DESK.’ 2018∼2019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력을 압축한 단어다. 미드필더 델리 알리(23), 크리스티안 에릭센(27)과 공격수 손흥민(27), 해리 케인(26)의 영어 이름에서 알파벳 한 자씩을 따온 것이다. 일명 ‘DESK 4총사’는 이번 시즌 토트넘이 2위로 선두 경쟁을 벌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EPL 팀 전체 득점(46골)의 65%가 넘는 30골이 이 4명에게서 나왔다. ‘DESK’ 라인 중에서도 최근 손흥민의 기세가 가장 뜨겁다. 지난해 12월에만 EPL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2019년 새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린 카디프시티와의 EPL 21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26분 오른발 슛으로 쐐기 골을 터뜨렸다. 현지 시간 새해 첫날 시즌 11호골이자 리그 8호골을 기록했다. 전반 12분에는 에릭센의 골을 돕기도 했다. 팀은 3-0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EPL 공격 포인트만 따지면 7골 4도움으로 DESK에서 가장 앞선다. 이날 골 장면에서는 최근 손흥민의 물 오른 경기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역습 상황에서 케인의 패스를 연결 받은 손흥민이 볼 트래핑으로 슈팅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슈팅 각도도 절묘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예리한 각도로 골대 왼쪽 구석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짧은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골을 자축했다.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연속으로 출전하면서 체력 부담이 컸던 손흥민은 시즌 10번째 경기에서야 처음으로 골을 넣는 등 초반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렸다.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배려로 지난해 11월 A매치(국가대표 경기)에 차출되지 않으며 체력을 회복한 손흥민은 12월부터 공격 본색을 뽐내기 시작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체력 회복과 더불어 팀 전체적으로도 부상 선수 복귀 등 공수 양면에서 컨디션이 올라왔다. 손흥민도 측면 공격수보다 톱에서 기회를 많이 얻으면서 부담 없이 골을 넣는 데 주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5∼2016시즌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21라운드 기준 개인 통산 가장 많은 8골을 기록할 정도다. 이런 추세라면 2016∼2017시즌 기록한 개인 최다인 14골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500분 이상 경기에 출전한 선수 중에서 세 번째로 짧은 124.5분당 1골씩을 기록하고 있다. 아스널의 피에르 오바메양이 117.6분으로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앙토니 마르시알이 120.9분으로 2위, 팀 동료 케인이 128.4분으로 공동 4위다. 컵 대회를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손흥민은 2일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12월 EPL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지난해 12월 30일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1-3 역전패를 당했던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다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경기 뒤 손흥민은 “실망스러운 경기 이후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었다. 우리의 정신력과 특징을 보여준 경기다. 승점 3을 얻을 자격이 충분했다”고 평했다. 이달 중순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는 손흥민의 빈자리가 팀의 선두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손흥민은 5일 트랜미어와의 FA컵 3라운드, 9일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14일 맨유와의 리그 경기를 치른 뒤 대표팀에 합류한다. 아시안컵엔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16일)부터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9-0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헬멧캠 포수’… 마이크 낀 우즈… 날고 있는 중계기술

    ‘스포츠투자의 미래에서 최상의 베팅은 미디어다(in the future of sports investing, Media is the best bet).’ 2014년 6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에서 나온 연구조사 제목이다. 2019년 새해에도 여전히 이 문장은 유효하다. 스포츠미디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 가치를 보여주는 중계권료도 날마다 치솟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992∼1997년 5시즌 동안 총 1억9100만 파운드(약 2692억 원)였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료는 2016∼2019년 3시즌에 총 51억 파운드(약 7조1899억 원)로 폭등했다. 경기당 중계권료로 치면 60만 파운드(약 8억4500만 원)에서 1020만 파운드(약 143억7900만 원)로 17배 늘었다. 세계 최고의 프로스포츠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중계권료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8년간(2014∼2022시즌) 총 396억 달러(약 44조352억 원)다. 미디어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중계기술 또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2018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은 중계기술의 미래를 보여준 무대였다. 안방에서도 경기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장면을 느끼게 하기 위해 공중에 설치한 케이블에 카메라를 매단 스카이캠과 주루코치, 포수 등의 헬멧 위에 카메라를 다는 헬멧캠 등을 선보였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도는 선수와 주루코치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코치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 밖에 외야에서 경기 중인 선수를 실시간 인터뷰 연결하고, 홈런더비를 4D리플레이로 보여주기도 했다. 내야 그라운드를 전광판 삼아 영상을 보여주는 ‘필드 프로젝션’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의 일대일 대결 ‘더 매치’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생생한 현장을 담기 위해 두 선수와 그들의 캐디 4명이 모두 마이크를 착용했고, 드론 카메라도 중계에 활용했다. 갤러리 없이 진행된 이 경기는 애초 미국 내에서 19.99달러(약 2만2200원) 유료 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전 페이월(지불장벽) 페이지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무료로 풀렸다. 동시에 기성 스포츠미디어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더 이상 스포츠팬들이 TV를 통해서만 스포츠를 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인 닐슨이 지난해 내놓은 ‘2017 스포츠미디어 리포트’에 따르면 2017년 NFL 슈퍼볼(결승전)을 TV 중계로 본 사람은 1억340만 명으로 페이스북 TV 연계 서비스로 본 사람(1억1210만 명)보다 적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아마존은 2019∼2020시즌 EPL 20경기 독점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중계 창구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해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들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 2차전 전날 만나 인터뷰한 영상을 올렸다. 박 감독이 1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약 38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스포츠미디어산업의 진화는 스포츠와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결합에 힘입고 있다. 2019년에도 스포츠 현장에서는 더욱 극적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9-0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첫 5000득점 너머 더 의미있는 기록 남길 것”

    “제게 배구는 즐거움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궁극적인 가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언젠가 코트를 떠나겠지만 최대한 이 길을 걷고 싶은 마음뿐이죠.” 30대 중반인 그에게서 구도자의 비장함이 느껴졌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주장 박철우(33·사진)가 곧 V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긴다. 남자부 최초 5000득점 고지에 7점만을 남겨놓고 있다. 남녀부를 통틀어서는 현대건설 황연주(32)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31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대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3-1 승리) 뒤 만난 박철우는 기록보다 그 너머를 이야기했다. “막상 5000득점을 하면 ‘5000득점 했네’ 정도이지 큰 의미를 두진 않을 것 같다. 이게 끝이 아니니까 앞으로 더 의미 있는 기록을 많이 만들고 싶다.” 박철우는 2017∼2018시즌 두 번째로 많은 득점(586점)과 높은 공격성공률(55.16%)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생긴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두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농구 스타 출신 아내 신혜인 씨(33)는 “주장을 맡은 뒤 팀의 기량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한다. 아내로서 (남편이) 경기가 끝난 뒤엔 좀 편안해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경기에서 지면 잠도 못 자고 생각도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박철우도 “팀이 지면 주장으로서 내가 하는 말에 의미가 없어진다. 예전엔 내가 잘하려 했다면 지금은 팀이 이기도록 더 닦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해를 앞둔 박철우의 꿈은 우승 트로피다. 한때 왕조로 불린 삼성화재는 최근 4시즌 동안 챔피언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은퇴 역시 아직은 먼 이야기다. “팀이 나를 원하는 이상 내 입으로 먼저 그만둔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 열정이 타들어가 사라지지 않는 한 끝까지 코트에 있을 것이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자부 5000득점 앞둔 삼성화재 박철우 “감독님, 세터들, 내 몸에게 고마워”

    “제게 배구는 즐거움이 아니에요. 그보단 궁극적인 가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언젠가 코트를 떠나겠지만 최대한 이 길을 걷고 싶은 마음뿐이죠.” 서른 중반이 된 그에게서 구도자의 비장함이 느껴졌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주장 박철우(33)가 곧 V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긴다. 남자부 최초 5000득점 고지에 단 7점만을 남겨놓고 있다. 남·여부 통틀어서도 현대건설 황연주(32)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31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무난하게 대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3-1 승리) 뒤 만난 박철우는 5000득점의 의미보다 그 후를 이야기했다. “막상 5000득점을 하면 ‘5000득점 했네’ 정도지 큰 의미를 두진 않을 것 같다. 내겐 5000득점이 끝이 아니니까 앞으로 더 의미 있는 기록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V리그 출범 전인 2004년 고교 졸업 뒤 바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던 박철우는 “어린 나이에도 출전 기회를 줬던 감독님들, 나를 믿고 볼을 올려준 세터들 그리고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통째로 시즌을 쉬어본 적 없는 내 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철우는 2017~2018시즌 단일 시즌 기준으로는 두 번째로 많은 득점(586점)과 높은 공격성공률(55.16)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시즌 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생긴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두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프로농구선수 출신 아내 신혜인 씨(33)는 “자신이 주장을 맡은 뒤 팀의 기량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한다. 아내로서 (남편이) 경기가 끝난 뒤엔 좀 편안해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여전히 경기에서 지면 잠도 못자고 생각도 복잡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우도 “결국 팀이 지면 주장으로서 내가 하는 말이 의미가 없어진다. 예전엔 내가 잘하려 했다면 지금은 팀이 이기도록 더 닦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새로 주전이 된 2년차 세터 김형진(23)을 코트 위에서 이끌어주는 것도 박철우의 몫이다. 두 딸 소율(5), 시하 양(2)에 대한 사랑도 박철우의 원동력이다. 인터뷰 때마다 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딸 바보’ 박철우는 “아이들이 ‘우리 아빠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오래오래 좋은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 최대한 친구 같은 아빠가 되려 하는데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다시 또 새해를 앞둔 박철우의 꿈은 우승 트로피다. 왕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삼성화재는 최근 4시즌 동안 챔피언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직 전체 7팀 중 4위에 머문 삼성화재는 최근 2연승을 달리며 순위 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 중심인 박철우에게 은퇴 역시 아직은 먼 이야기다. “팀이 나를 원하는 이상 내 입으로 먼저 그만둔다는 말은 절대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 열정이 타들어 사라지지 않는 한 끝까지 코트 위에 있을 것”이라는 말이 앞으로의 박철우를 더 기대하게했다. 대전=강홍구 기자windup@donga.com}

    • 2018-12-30
    • 좋아요
    • 코멘트
  • 박철우 21점 “이에는 이”

    라이벌의 선두 탈환에 제동을 걸었다. 프로배구 최고의 라이벌 매치 ‘V클래식 매치’에서 남자부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1(23-25, 29-27, 25-23, 25-21)로 이겼다. 6일 전 3라운드 맞대결 1-3 패배를 그대로 되갚았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삼성화재는 5위에서 3위로 점프했다.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하면 대한항공을 제치고 선두에 나설 수 있었던 현대캐피탈은 2위에 머물렀다. 두 팀의 시즌 맞대결 성적은 2승 2패로 균형을 이뤘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만 팀의 강점인 서브 공격을 3개 성공하며 기선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2세트부터 응집력이 살아났다. 한때 8-13까지 뒤졌던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타이스를 대신해 고준용을 투입한 뒤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따내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리시브 때문에 준용이를 투입한 게 효과를 봤다. 공격에서도 좋은 역할 해주면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라이트 박철우(공격성공률 48.64%·사진)와 레프트 타이스(48.71%)가 각각 21득점을 하며 팀 승리를 합작했다. 경기 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과의 지난 대결 뒤) 선수단이 스스로의 플레이에 분노를 느낀 것이 에너지가 된 것 같다. 어려운 경기를 잘 헤쳐 나갔다”고 말했다. 박철우(4993점)는 남자부 통산 최초 5000득점 고지에 7점만을 남겨 놓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상대보다 11개 많은 38개의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뒤 주전 세터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샤인’의 12월, 이보다 눈부실 순 없다

    “놀랍다(amazing), 믿어지지 않는다(unbelievable).” 손흥민(26)이 2경기 연속 멀티골을 터뜨리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46)은 단 두 단어로 손흥민의 활약상을 평가했다. 손흥민은 27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전반 23분, 후반 25분 골을 기록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 10호 골이자 리그에서만 6, 7호 골이다. 3일 전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멀티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 라이벌 아스널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골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이달 들어서만 8경기에서 7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참가 등 강행군으로 시즌 10번째 경기에서야 처음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등 골 가뭄에 시달렸던 그는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배려로 11월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에 차출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경기력을 회복했다. 손흥민은 이날 첫 번째 골을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 4명을 앞에 둔 상황에서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절묘한 슛을 때려 골문 구석을 흔들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손흥민은 이달 들어 리그에서만 6골, 2도움을 하며 개인 통산 세 번째 EPL ‘이달의 선수’ 수상 가능성도 높였다. 손흥민은 2016년 9월 4골, 1도움으로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7년 4월에도 5골, 1도움으로 수상했다. 손흥민이 세 번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면 토트넘 출신의 스타플레이어 로비 킨(은퇴), 개러스 베일(현 레알마드리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달 5골, 3도움을 기록한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 등이 경쟁자로 꼽힌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 45점이 되며 맨체스터시티(44점)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맨시티는 이날 레스터시티에 1-2로 패했다. 19라운드 기준 승점 45점은 토트넘 역대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2011∼2012시즌 42점이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손흥민의 빈자리가 토트넘의 사상 첫 리그 우승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내년 1월 중순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전까지 마지막 마법 한 방울까지 짜내기를 원할 것”이라며 순위 경쟁에서의 손흥민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손흥민은 내년 1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를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한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경기 뒤 손흥민에게 팀에서 네 번째로 높은 평점 8.73점을 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의 독일 격파, 월드컵 빛낸 사건”

    한국 축구대표팀의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2-0 승리가 올해의 이변 중 하나로 선정됐다. AP통신은 26일 올해 전 세계 스포츠계에 일어난 최대 이변 8가지를 발표했다. 그중 7번째인 ‘월드컵 이변’에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 조별리그(무승부), 러시아와 스페인 16강(러시아 승부차기 4-3 승리)과 함께 한국과 독일의 조별리그 3차전을 꼽았다. AP통신은 “스웨덴에 패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탈락을 피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해야 했지만 한국에 0-2로 패하면서 퇴장했다”며 “이런 이변들이 러시아 월드컵을 최고 대회 중 하나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앞서 BBC는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사진)의 쐐기골을 올해의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올해 최고 이변은 3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 1회전에서 최하위 16번 시드의 메릴랜드-볼티모어대가 톱시드인 버지니아대를 74-54, 20점 차로 꺾은 것이 꼽혔다. 이 외에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투어챔피언십에서 5년 1개월 만에 우승한 것 등이 거론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랑거리 된 비거리, 처음엔 반신반의”

    김아림(23·SBI저축은행)은 2018시즌 개막전(2017년 12월 효성챔피언십)을 치른 뒤 돌연 미국 전지훈련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3월 열리는 다음 대회까지 매년 해오던 전지훈련 대신 국내에 남아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자신의 장점인 드라이브 비거리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20일 서울 강남구 브라보앤뉴 본사에서 만난 김아림은 “주변의 조언을 들으면서도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이다. 솔직히 (비거리를) 멀리 보내는 게 얼마나 의미 있을까 싶었다. 드라이버는 그저 쇼라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라고 당시의 고민을 설명했다. 약점 보완 대신 장점 극대화를 선택한 김아림의 판단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2018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드라이브 비거리 1위(평균 259야드·약 237m)를 차지하며 ‘장타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단 그는 9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79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사진). 국내파와 해외파 선수가 대거 출동한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는 혼자 3승을 거둬 KLPGA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원조 장타여왕 박성현(25) 앞에서 거침없이 장타력을 뽐내며 선배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았다. 시즌 뒤에는 SBI저축은행과 후원계약을 2년 연장했고 브라보앤뉴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김아림은 “헬스장 바닥을 기면서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에 집중한 노력이 성공의 열쇠가 되었다. 드라이버가 원하는 대로 멀리 가기 시작하니까 리커버리샷(미스샷을 충분히 만회하는 샷) 같은 문제점들은 경기를 통해 보완되더라”고 말했다. 장타의 비결을 묻자 “세게 때리는 것보다 정확하게 때리는 게 중요하다.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먼저인데 각자 신체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밥 많이 드시라’고 말한다”고 웃었다. 2016년 1부 투어에 데뷔한 김아림에겐 선배들과의 맞대결도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특히 5월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박인비(30)와의 승부는 그에게 우승보다 더 값진 순간이었다. 당시 김아림은 한 홀 차로 패했다. 김아림은 “첫날 인비 언니를 봤는데 꼭 한번 함께 플레이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란 생각으로 내 한계점까지 가본 게 선수생활에 큰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승) 첫 홀부터 인비 언니를 향한 함성에 짓눌렸던 것이 기억난다”며 웃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국내 선수들과 함께한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는 “큰 대륙에서 경기를 해서 그런가 싶을 정도로 언니들이 모두 호탕하고 친절했다.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정작 경기에 돌입하면 집중하는 모습을 배워야겠더라”고 말했다. 김아림은 새해 목표로는 수치적인 부분보다는 ‘오늘의 나보다 더 발전한 내일의 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운동과 다르게 아무리 해도 실력이 안 늘어서” 골프를 선택했다는 그였다. 농구나 태권도는 좀 하면 결과가 잘 나오는데 골프는 쉽게 안 늘어서 오히려 재미가 붙었다고. “아무리 연구해도 골프는 늘 쉽게 답이 나오지 않더라”며 웃는 그의 얼굴에서 골프에 대한 집념을 느낄 수 있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유 소방수로… 퍼거슨 돌아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77·사진)이 팀으로 돌아온다. 2013년 5월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약 5년 7개월여 만이다. 25일(한국 시간)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퍼거슨 전 감독은 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컨설턴트(고문)로 복귀할 전망이다. 퍼거슨 전 감독은 구단 경영진인 보비 찰턴, 데이비드 길 등과 함께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을 도울 예정이다. 퍼거슨은 선수단을 관리하며 구단의 선수 이적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과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이다. 자신의 제자이자 최근 팀의 사령탑을 맡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에게도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맨유를 이끈 퍼거슨 전 감독은 리그 우승 13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FA컵 우승 5회 등을 차지했다. 1999년 트레블(리그, UCL, FA컵)을 달성하며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뛸 당시 사령탑이기도 하다. 퍼거슨 전 감독을 소방수로 투입할 정도로 맨유의 올 시즌 상황은 다급하다. 2016∼2017시즌부터 팀을 이끈 조제 모리뉴 전 감독이 18일 성적 부진의 이유로 경질된 상황이다. 소방수로 투입된 솔샤르 감독이 23일 리그 카디프시티와의 경기에서 5-1 대승을 이끌었지만 25일 현재 팀은 6위에 머물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6년 의리’ 지키러 새벽에 날아온 박항서

    ‘파파 리더십’으로 ‘박항서 매직’을 일으키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59)이 이번엔 ‘의리맨’으로 변신했다. 22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홍명보 자선축구대회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8’. 박 감독의 모습이 보이자 팬들은 열광했다. 15일 베트남에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컵을 안긴 박 감독은 20일부터 2019 아시안컵 대비 훈련에 돌입했고 25일에는 북한과의 평가전도 앞두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베트남축구협회에 양해를 구하고 이날 새벽 입국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함께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49)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2002년 박 감독은 수석코치로, 홍 전무는 주장으로 ‘4강 신화’를 합작했다. 둘은 이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 감독은 자선경기에서 사령탑도 자주 맡았다. 홍 전무는 올해 베트남 대표팀이 스즈키컵을 앞두고 한국 전지훈련을 할 때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도록 돕기도 했다. 3월 양국 축구협회는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홍 전무는 “박 선생님과 나는 스승과 제자이기도 하지만 편한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전화로 마지막을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흔쾌히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 전무는 본인이 전면에 나서기보단 뒤에서 후배들을 응원하겠다며 2003년부터 이어온 이 대회를 올해 16회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박 감독은 “(홍명보 자선축구대회는) 축구인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장이었는데 이렇게 끝나게 돼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용수 FC서울 감독, 김병지 해설위원 등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이 대거 출동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참석했다. 박 감독은 “2002년 월드컵 때 함께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면 그저 웃음이 나고 즐겁다”면서도 “멤버들 중 일자리가 없는 친구들이 많아 안타깝다. 빨리 좋은 자리를 찾았으면 싶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홍 전무 등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23일 베트남으로 떠났다. 박 감독은 21일 베트남 총리로부터 우정훈장을 받았다. 이미 3급 노동훈장을 받은 가운데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관계 향상에 도움을 줬다는 의미’의 훈장을 받은 것이다. 박 감독은 “2018년은 정말 기적 같은 승리의 행운을 준 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정상에 있을 때 떠나야 하지 않냐’는 말도 하지만 계약 기간이 1년 넘게 남아 있다. 더 큰 행운이 올 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피해 갈 생각이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장애인 근로자 자립 돕는 ‘골프존파스텔합창단’ 창단

    골프존뉴딘그룹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뉴딘파스텔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장애인 직업합창단 ‘골프존파스텔합창단’을 창단했다. 이를 통해 음악적 재능이 있는 장애인 근로자를 단원으로 고용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뉴딘파스텔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고용환경 개선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4일 서울 강남구 서울시립장애인행복플러스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일자리 창출 유공 서울시장 표창 수여식’에서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이번 수여식은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가 주최했다. 골프존뉴딘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창단한 이 합창단은 사내 공연 및 외부 초청 공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3일에는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개최한 첫 연말공연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태정 뉴딘파스텔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으로 그동안 음악적 재능을 가진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일터가 되고자 노력한 결과가 좋은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 내년부터 더 많은 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합창 단원에 이어 바리스타까지 채용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니폼 바꾸고 팀 분위기 바꾼 ‘V리그 스마일’

    “100점 만점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 100% 만족할 만한 플레이라는 걸 경험해 보지 못했거든요. 저는 이제 시작이니까요.” 1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리베로 박상미(24)는 경기력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해 달라는 말에 마치 신인처럼 답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꿈에 그리던 주전 기회를 잡은 그였지만 각오는 여느 신인보다 더 뜨거웠다. 실제로 최근 데뷔 후 첫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상미는 선수 자리가 아닌 취재진의 옆자리에 앉는 신인 같은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트레이드로 KGC인삼공사에서 이적해 온 박상미는 선두 경쟁 중인 3위 IBK기업은행(승점 26점)의 숨은 일꾼이다. IBK기업은행은 19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되긴 했지만 선두 GS칼텍스(28점)와 승점 단 2점 차다. 시즌 초반 리베로를 두고 고민했던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2라운드 후반부터 교체 선수로 주로 뛰던 박상미에게 주전 리베로 자리를 맡겼다. 이 감독은 “상미는 일명 얼굴에 철판을 깐 선수다. 교체 선수라고 쭈뼛대지 않고 늘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봤다”고 말했다. 박상미는 팀에서도 손꼽히는 분위기 메이커다. 정작 박상미는 “팬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도 “사실 ‘아직 내가 이럴 때가 아닌데’ 하는 걱정도 많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그냥 넘기고 싶지 않다. 이 기회가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든 또 누군가에게 넘겨줄 수 있기에 더욱 끈을 조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매 시즌이 끝날 때면 구단이 재계약을 해줄까 고민했던 절박함이 묻어났다. 한때 실업팀 생활도 고민했던 박상미는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 그 첫 번째인 것 같다. 앞으로 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전주 근영여고 동기인 GS칼텍스 이소영의 활약도 좋은 자극이 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았던 이소영은 이번 시즌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외동딸인 박상미는 “부모님이 소영이의 활약을 보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는 ‘내 딸도 잘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시겠다 싶었다”고 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여오현을 롤 모델로 꼽는 박상미는 “오현 선배처럼 리더십도 있고 코트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리베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좌우명은 ‘네 노력을 믿어라’다. 평소 밝게 웃는 얼굴 때문에 ‘하회탈’로 불리는 박상미는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노력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용인=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흥민, 복수혈전 환상골

    아시안컵 기대를 높이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20일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라이벌 아스널과의 2018∼2019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팀 동료 델리 알리(22)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골 망을 갈랐다. 시즌 통산 6호 골이다. 2015∼2016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이 아스널을 상대로 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북런던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경기는 ‘북런던 더비’로 불릴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실제로 이날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알리는 관중이 던진 플라스틱 물병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더욱이 아스널 팬들은 3일 두 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경기 당시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과장된 행동을 했다는 일명 ‘다이빙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스널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던 손흥민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듯 득점포를 가동하며 상대 팬들의 사기를 꺾었다. 손흥민은 “지난번 아스널과의 경기(2-4 패배)는 실망스러웠는데 오늘은 원하는 결과를 얻어서 행복하다. 팬들과 우리 선수들이 있는 이곳에서 득점을 하게 돼 특별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트넘은 후반 14분 나온 델리 알리의 추가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4강에서 첼시와 맞붙는다. 첼시는 8강에서 본머스에 1-0으로 승리했다. 한편 1월 열리는 2019 아시안컵 한국축구대표팀에 승선한 손흥민은 C조 3차전인 중국과의 경기부터 합류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강홍구 기자의 터치네트] 독주냐, 뒤집기냐…불붙는 여자부 신인상 경쟁

    독주냐, 뒤집기냐. 2018~2019시즌 V리그 일정이 반환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여자부 신인상 경쟁 또한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흥국생명 이주아(18)와 2순위 KGC인삼공사 박은진(19)이 눈길을 끕니다. 포지션이 센터인 두 선수는 프로 데뷔 전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 엔트리에 합류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블로킹의 여왕 현대건설 양효진(29)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가는 쪽은 이주아입니다. 이주아는 팀 내 센터 자원이 4명이나 있음에도 2라운드 후반부터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시즌 신인상의 주인공 센터 김채연(19)보다 최근 많은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지명 당시 “프로 적응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던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최근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센터 출신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신인답지 않게 코트에서 정신없이 헤매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기본기도 뛰어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주아는 빠른 발을 무기로 이동공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은진의 추격도 매섭습니다. 시즌 초반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박은진도 최근 3라운드 들어 선발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16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선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알레나(28)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보다 많은 공격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드래프트 당시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혔던 박은진은 2순위 지명 뒤 “신인상은 한 번만 타는 상이라 욕심이 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장 해설위원은 “이동공격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속공이나 파워, 블로킹의 높이에서 강점이 있다. 세터와의 호흡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열리는 흥국생명과 인삼공사의 3라운드 대결에 두 선수가 나란히 선발 출전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두 선수로선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기분 좋은 성탄절을 맞이할 선수는 과연 누가 될까요. 한편 기록 면에서는 현대건설 센터 정지윤(17)도 눈길을 끕니다. 시즌 전 베테랑 센터 김세영이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면서 생긴 빈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득점(56점)으로만 치면 신인 선수 중 가장 앞섭니다. 정지윤은 한 때 교체 외국인 선수 마야가 올 때까지 레프트로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올 시즌 팀이 부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0
    • 좋아요
    • 코멘트
  • “2019는 모든 대회 ‘톱15’… 돼지해를 고진영의 해로”

    저물어가는 2018년. 그에게 한 해를 마감하는 소감을 한 단어로 정리해 달라고 했더니 ‘행복’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상을 차지한 고진영(23·하이트진로)이다. 고진영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 굉장히 행복했다. 요새는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저를 도와주고 응원해준 분들을 만나 감사 인사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귀국한 고진영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국내 한 테마파크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올해 LPGA투어 진출에 앞서 고진영은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인연을 맺지 못했던 신인상과 LPGA투어 멤버로 첫 승, 그리고 영어 인터뷰가 그것이다. 치열하게 한 시즌을 보낸 그에게 이 목표는 모두 현실이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빅리그’ 직행의 길을 열었던 고진영.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L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출발부터 남달랐다. 자신의 투어 데뷔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67년 만에 나온 LPGA투어 공식 데뷔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순간이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고진영은 올 시즌 성공의 열쇠로 꾸준함을 꼽았다. “기술적으로 크게 좋아진 부분은 잘 모르겠다. LPGA투어는 장거리 이동이 많기에 스윙을 할 때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골프에만 집착하기보단 여행을 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보내려고 했다. 시간 될 때마다 골프장 근처 맛집, 명소에 들러 힐링을 했다.” 머리가 복잡해질 때는 정리정돈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고진영은 “일정이나 짐 정리를 하면 내 마음이 정리되는 것처럼 개운해진다. 때론 달리기를 통해 모든 걸 잊었다”고 했다. 낯선 무대에서 선배들의 한마디도 큰 도움이 됐다. “LPGA투어에 먼저 진출한 언니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잘 적응할 수 있었다.” 평소 영어 공부를 위해 투어 동료들과도 거침없이 영어로 소통하면서 적응력을 키웠다. 다시 새 출발선을 앞둔 고진영의 눈높이는 더 올라가 있다. “2018시즌 매 대회 목표가 톱20 안에 드는 것이었다면 2019시즌에는 톱15를 노리려고 한다.” 고진영은 LPGA투어 시즌 종료 후 바로 귀국하고 싶었을 텐데도 한동안 미국에 머물렀다. 지난달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2주 넘게 쇼트게임 레슨을 받았다. 세계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을 지도한 개러스 레이플스키의 집중 교육에 참가했다. 고진영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사자성어 ‘고진감래’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골프선수 고진영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듯 인간 고진영의 삶도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매주 경쟁을 해야 하지만 동료들과 어울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지내고 싶다. 팬들의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골프뿐 아니라 제 삶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 1995년생 돼지띠 고진영이 다가오는 돼지해(기해년)를 다시 한 번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다짐처럼 들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심석희 “코치 폭행에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 생각”

    “평창 겨울올림픽을 20일 남겨놓은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패딩을 입고 재판정에 들어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는 울먹이며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미리 준비한 메모를 읽어가며 어렵게 말을 이었다.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7)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재판부의 요청으로 참석한 심석희가 조 전 코치에 대해 엄벌을 내릴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그는 “그동안 피고인(조 전 코치)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피고인은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했고 4학년 때는 아이스하키채로 폭행해 손가락뼈가 골절됐다. 중학생 때부터는 강도가 더 심해져 밀폐된 공간에서 무자비하게 당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선수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심석희는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으로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평창 올림픽 개막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1월 중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7일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당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이던 심석희는 그 행사에 불참했다. 사실 확인 결과 심석희는 하루 전 조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 전엔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심석희는 또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자신을 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공판을 앞두고 탄원서를 통해 조 전 코치가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자신의 스케이트 날을 평소와 다르게 조정해 경기력을 떨어뜨리거나 경기를 앞두고 폭행해 제대로 성적을 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가 올림픽 기간 중 경기장에 나타나 해당 선수를 가르쳤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의 상처가 깊어 참담하다. 모두 제 책임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었다. (선수가) 조금 더 성장하길 바란 제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4일 열린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